5. 민아와의 만남
크리스마스를 이틀 정도 앞둔 어느날, 드디어 민아가 뉴욕으로 오기로 한 날이 되었다. 그녀는 아침에 출발하면서 연락을 해오며 ‘오빠 빨리 보고 싶다’라는 말을 뜬금없이 해왔는데, 나는 그 말이 은근히 설레었다. 물론 말로는 ‘길이나 헤메지 말고 잘 찾아와’라고 말하며 넘기긴 했지만,
오후 12시쯤해서 집을 나섰다. 기차역으로 그녀를 픽업하로 가기 위해서였다. 헌데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을 했는지, 차를 주차해놓고 15분을 서있었는데도 그녀가 나타나지 않았다. 올 시간이 지난것 같은데, 날은 춥고, 마음은 점점 불안해지고, 전화를 걸었지만 신호가 잡히지 않는지 연결까지 되지 않았다. 30분쯤 지났을까? 한참후에야 그녀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었다.
민아의 첫인상은, 뭐랄까, 실물이 조금 더 괜찮은 외모라고 말하면 좋을것 같다. 추운 날씨 때문인지, 비록 두꺼운 옷들로 몸을 꽁꽁 감싸고 있었지만, 대충 봤을땐 사진보다 더 날씬한 것 같았다. 키도 생각보다 그렇게 작지도 않았고, 얼굴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나는, 그녀의 피부와 표정이 마음에 들었다. 전체적으로 밝은 톤, 그런 느낌이었다.
낯선 사람과 처음 대면할때 느낄수 있는 일시적인 머뭇거림은 있었다. 하지만, 금방 본 모습으로 돌아가 그녀에게 친밀감을 표시했다. 악수를 할까 하다가, 미국식으로 허그를 할것처럼 제스처를 취해보았다. 그러다가, 그녀가 안길려고 하자 몸을 옆으로 피하며 그녀를 뿌리쳤다. 웃음으로 어색함을 무모시켜볼려고 했던 것이었다. ‘치’하는 소리와 함께 웃음을 짓는 그녀, 나 만큼 어색했는지는 모르겠다. 여튼, 나는 환영의 메세지를 그녀에게 던졌다.
-이야..이쁜 민아..진짜 왔네..시골에서 오느라 수고했어-
실제 그녀의 표정은 그런 감이 없잖아 있어 보였다, 처음으로 뉴욕 여행에 나선 만큼, 한껏 들떠 있는 것 같은 그녀, 사실 그럴만도 한게, 친척집이라고 미국에 왔으면서도 거의 집에만 있었다고 말했던 그녀였다. 비록, 낯선 남자가 앞에 서있긴 했지만, 그렇게 가보고 싶었던 도시에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녀는 행복한 듯 했다. 아무튼, 2시간 넘게 열차를 타느라 수고한 그녀의 손에 들린 무거운 가방, 나는 그 가방을 뺏어 들었다. 주차장쪽으로 앞장 서서 걸어가며 집으로 가서 짐 가방을 먼저 내려놓자고 말했다. 마침 그때. 쫄래 쫄래 쫓아오던 민아의 입에서, 기분 좋은 멘트가 흘러나왔다.
-오빠..오빠 생각보다 훨씬 멋있어..호호-
습관적인 멘트일지도 모르겠다. 센스가 좋아보이는 그녀였다.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게 무엇인지 아는것, 그게 그녀의 매력중 하나처럼 느껴졌다. 지금 만나고 있는 남자 친구와 2년째에 접어들었다는 그녀, 나는. 그것만으로 대충 어림잡아 그녀의 성향을 짐작해보았다. 무난하게 오랫동안 한 남자를 만나면서,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적당한 센스가 필요할 것이고, 물론 한 남자에 국한되지만, 그녀는 어느정도 남자를 알것이고, 또 생각치도 못하게 겪어볼 만큼 겪어봤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런 일상에서 권태감을 느껴 지금처럼 대범한 짓을(?)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집으로 가는 길, 그녀는 옆에 앉아서 창문을 바라보며 좌우로 두리번 거리기 바뻤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지나가는 곳 중 유명하다 싶은 장소는 아는 만큼 설명을 해줬다. 여기는 뭐고, 저기는 뭐고, 마치 관광 가이드가 된 마냥..막히는 도로 사정에도 불구하고, 일부로 맨해튼 부근까지 한바퀴 돌았다. 그녀를 위한 배려였다. 뉴욕으로 유학을 오겠다고 준비했던 가닥이 있어서인지, 그녀는 내 설명에 연신 고개를 끄덕거리며 "아" 라는 감탄사를 뱉어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은근슬쩍 시비를 걸었다.
-근데..너 그렇게 너무 좌우로 두리번 거리지마, 촌스러운거 티나..-
-하하..내가 뭐..처음 왔으니깐 신기해서 그런거지-
-그렇긴 한데, 너무 관광객인척 하지마..같이 다니기 창피해-
-치..그래도 여기 와서 여행도 하고 오빠도 보고 그러니깐 너무 좋다..-
역시, 민아는 여우과(?)에 기교파(?)일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말한, 나를 만나서 좋다 라는 말에 많은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지만, 내가 반가운 건 확실한 것 같았고, 나에 대해 행여 생각했던 거와 다르다던지, 인상이 고약한다던지, 뭐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지는 않았다. 내 눈치상 그런 것 같았다.
30분이나 되었을까? 우린 처음 만났을때 느꼈던 잠시의 어색함을 완전히 허물었다. 채팅을 할때처럼 편하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동안 쌓아왔던 온라인 상의 정이, 오프라인까지 연결이 되서, 빠른 시간안에 친밀감을 형성하는데 기폭제 역할을 했던 것 같다. 대부분 그런건지는 모르겠다. 차이는 분명히 있을거라 생각이 들지만, 적어도 민아와 나는 좋은 흐름을 타고 있었다.
1시간 30분만에 집에 도착했다. 그녀는 집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외투를 벗어던지며, 곳곳을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정리가 잘 되있다느니, 홀애비 냄새가 별로 안난다느니, 막상 남자 혼자 사는 집에서 머물려고 하니, 그녀도 분위기가 약간 뻘쭘했나보다. 이상하게 칭찬을 해대며 자연스러운 척 하려는 것 같았다. 오버하는게 귀여운 구석이 있었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살며시 그녀의 몸을 안았다. "잘 왔어"라는 말이 하고 싶었다. 처음으로 갖는 그녀와의 스킨쉽, 내 머릿속엔 이미 계산되어있던 거지만, 그 타이밍을 찾았었다. 산뜻한 향수 냄새가 코 끝에 전해져왔다. 조금은 낯선 향기, 하지만 괜히 설레이게 만드는 향기였다.
그녀도, 어색하지 않았는지 "응"이라고 대답하며 내게 안겨왔다. 그녀 역시도 내가 싫지 않은 건 분명했다. 내숭도 없고, 한참을 안고 있는데도 빠져나갈려고 하지 않았다. 순간 입맞춤까지 할까 했지만, 참아보기로 마음 먹었다. 앞으로 주어질 시간은 충분했다. 4박 5일, 그녀의 머릿속은 어떤 계획들로 그 시간을 채울지 모르겠다. 허나, 내 머릿속은 8할 이상이 그녀의 육체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상상만 했던 게 실제 상황이 되었다. 이젠 모든 상황들을 내 의지와 생각대로 이끌기만 하면 될 것 같았다.
문득 시계를 바라보니 오후 3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평소 같으면 허기를 느낄 시간, 민아를 픽업하느라 깜빡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고보니 그녀도 점심을 먹었는지 안먹었는지 모르겠다. 정신이 없어서 묻지도 않았던것 같다.
-민아야..밥 먹어야지..배안고파?-
-응..조금, 오빠도 그래? 우리 밖에서 먹을까? 내가 맛있는거 사줄께..호호-
-흠..그럼..비싼거 먹어야 하는데..뭐 먹으로 가고 싶은데?-
-음..오빠가 전에 말한 것처럼, 컵라면 사서 센트럴 파크갈까? 호호-
별걸 다 기억하는 그녀, 스치듯이 던진 내 농담까지도 적절하게 사용을 하는 그녀였다. 개그 코드가 나랑 비슷한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 센스만큼은 합격점을 주고 싶었다.
얼마후, 집을 빠져나와 소호 근처에 가서 식사를 했다. 그리고나서, 그 주변을 잠시 걸었다. 문득 길에 있는 노점상을 지나가다가, 뉴욕 마크가 크게 적혀있는 기념품을 하나 사서 그녀에게 건냈다. 20불 안팍의 물건, 그녀는 엄청 고마운 척을 했다. 그런 그녀에게 처음으로 입맞춤을 시도했다. "쪽" 하고 소리가 난 가벼운 입맞춤,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것 같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제이랑 만나면서 한동안 잊고 지냈던, 소소한 데이트의 즐거움, 민아와의 시간은 그런 기억을 떠올리게끔 만들었다.
서로간에 말은 안하고 있었지만,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시작이야 어떠했든 강한 이끌림을 느꼈고, 비록 오늘 처음으로 만났음에도, 그 이끌림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서로 알았다. 4박 5일간의 짧은 만남, 어쩌면 일상으로부터의 짧은 일탈 같은 시간이였다. 낮이나 밤이나 24시간을 거의 붙어있는 다는 건, 굉장히 큰 의미였다. 여튼, 오늘 밤 부터 나는 그녀의 마음과 육체를 맘껏 느낄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밖에 나온김에 저녁 식사까지 해결하기로 했다. 맥주와 함께 가볍게 때우자는 생각에 치킨 전문점을 찾아 들어갔다. 여행온 첫날인데, 술 한잔은 해야하지 않을까 싶었다. 만나기전에는 그냥 음흉한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었는데, 어느새 나는 인간적으로 그녀에게 매력을 느꼈는지, 내 나름대로 배려를 하고 있었다. 신기했다. 꼭 일회성 만남이라서, 아니 어떤 목적 의식에 의해서 그런건 분명히 아니였다. 민아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은 여자였고, 나는 그런 그녀가 마음에 들었던 것 뿐이었다.
잠시후, 맥주가 한잔 들어가고, 분위기도 왁자지껄해서 그런지, 그녀는 연신 기분 좋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물론, 이런 저런 얘기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하긴, 원래 채팅할때도, 주로 그녀가 말을 많이 하고 내가 거기에 장난을 거는 식이긴 했다.
-오빠는 생각했던 것보다 아주 가벼운 느낌은 아닌거 같아..-
-채팅할때? 내가 그정도로 가벼운 느낌이야?-
-아니..항상 그런건 아니였구..여자 얘기할땐 그랬다구..-
-그래?-
-응..만나기 전에는 엄청 바람둥일 것 같았는데..꼭 그런 느낌이 드는 건 아냐-
-아..그래서 실망한거야? 바람둥이 아닌것 같아서? 하하..-
-호호..아냐..더 좋다는 말이야..-
-너..나한테 속고 있는거야 지금..알지?-
-아..그런거야? 호호-
칭찬인지 욕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말을 하는 건진 알것 같았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여자들이 생각하는 나는 분명히 다를 수 있었다. 그 디테일함이 얼마나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뭐, 결국 둘다 내 모습인건 분명했다. 여튼, 그게 중요한 건 아니구, 술이 한잔 들어가고 나니, 내게 호감을 보이고, 기분 좋은 멘트를 서슴없이 날리고 있는 민아가 신기하게도 보였다. ‘너 도데체 무슨 생각으로 온거야?’라고 차마 묻진 않았지만, 그녀는 지금 이 순간 어떤 생각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을까 궁금했다. 그저 낯선 곳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걸까?
집에 들어가기전에 확신을 가지고 싶었다. 오늘 나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녀의 마음을 열게 만드는 것이었고, 그녀의 육체까지 사로잡는 것이었다. 나는 민아가 그런 내 마음과 같은 선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나 역시도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진 않았다.
-너도 생각보다 예쁘고, 센스도 좋고 그래 -
-호호..그래? 내가 원래 조금 그래-
-아 증말..애들한테 무슨 말을 못하겠네..-
-치, 아무튼 칭찬은 맞는거지? 호호-
-어..안봤으면 완전 후회할뻔 했어. 온라인에 하도 나쁜 사람이 많아서..조심했거든-
-그래? 호호, 고마워..-
직접적으로 언급을 하진 않았지만, 서로의 속마음은 어느 정도 확인한 것 같았다. 의심의 여지는 별로 없었다. 민아는 민아대로 기분이 좋았고, 나는 나대로 확신이 섰으니, 이정도면 충분했다. 결국, 앞으로 4박 5일 동안은, 그냥 내 마음껏 솔직하게 그녀를 대하면 될 것 같았다. 오늘밤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아랫도리 녀석도 신이 났는지 벌써부터 힘이 들어갔다. 녀석도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녀의 육체가 녀석에게 오늘밤 기쁨을 줄 것이라는 것을..문득 시계를 확인해보니 밤 11시가 가까워졌었다. 이제 집에 가서 하루를 마무리(?) 하면 될 것 같았다.
-집에 가자. 배부르다-
-호호..그래..-
6. 민아와의 첫날밤
그녀와 나는 집으로 들어오자 마자 긴 입맞춤을 나누기 시작했다. 내가 기습적으로 그녀에게 달려들었던 것이었다. 끈적하고 감미로운 키스. 새로운 여자의 입술과 혀를 느낀다는 것은, 어쩌면 영원히 설레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한참을 그녀의 입술을 놓지 않고 물고 있었다. 5분 정도? 민아는 나름대로 능숙했다. 2년을 남자친구와 사겼다고 하니,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경험이 많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녀의 남자 친구, 물론 그 친구 생각을 안했던건 아니였다. 나도 찝찝함이 아예 없지는 않았으니,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채팅을 하면서 그 얘기를 한적이 있긴 했다. 조금 찝찝하다는 내 말에 대한 그녀의 대답은 명쾌했다. "오빠나 나나 비슷한거 아닌가?" 허긴, 민아의 말이 맞았다. 듣고보니 그랬다. 당사자가 판단하고 결정한 일이지, 내가 굳이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조금 이기적으로 생각하면 그만이었다. 뭐 모른셈 치지, 물론, 그 남자 입장에서야 당연히 기분 나쁘겠지만, 계속 볼 것도 아니고, 그녀나 나나 기분 좋은 일탈을 잠시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았다.
민아는 대범하고 적극적으로 키스에 응해왔다. 짧은 찰나, 나는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그녀의 몸을 훑었다. 서로에게 더 이상의 내숭은 의미없는 짓, 잠시후 입술을 서로에게서 뗄때도 어색함은 존재하지 않았다. 장난스럽게 그녀에게 씻을 것을 권했다.
-우리집 뜨거운 물 잘나와..깨끗이 씻어-
-하하..알았어..나 오래 걸릴거 같은데? 오빠가 먼저 쓸래?
-아 그래? 그럼 나먼저..난 10분이면 돼-
-응, 나는 옷갈아 입고 짐 정리좀 해야 겠다-
방안으로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 아까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지만, 비키니 차림의 사진을 보면서 예상했듯이,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녀가 방안으로 사라진 뒤, 나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밖으로 나오고 보니, 아직까지 민아는 짐 정리를 하고 있었다. 옷은 갈아입었는지 한결 가벼운 옷차림으로 바뀐것 같았다. 노란색 티셔츠에 핑크색 추리닝 바지, 밝은 느낌의 원색을 좋아하는 그녀였다.
-나 다 씻었어..너 나중에 편하게 볼일 봐-
-응..나 이것만 정리하고..근데 오빠 아까 전화 오는 것 같던데..-
-그래?..-
그녀의 말에 전화기를 찾아 집어 들었다. 부재중 전화 한통, 제이였다. 담배를 챙겨서 잠시 밖으로 나왔다. 하루에 3-4번씩은 일상적으로 통화를 하는 그녀였는데, 오늘은 교회 일때문에 바쁠거라고 해서 안하고 있었다. 12시가 가까운 시각, 늦은 시간인데 연락을 할까 말까 잠시 고민을 했다. 그래, 내일 하지 뭐, 오늘은 그냥 통화를 안하는게 나을것 같았다. 결국 담배만 피고 그냥 들어왔는데, 민아가 방에 없는 것 같았다. 정리를 마쳤는지, 화장실로 들어간 것 같았다.
화장실 앞 세면대에서 재빨리 양치를 하고, 침대에 먼저 자리를 잡고 누웠다. 거실에 앉아 있을까 잠시 고민을 했는데, 그냥 뻔뻔한게 구는게 나을것 같았다. 침대 앉아 있는데 제이가 떠올랐다. 글쎄, 그녀를 생각하면, 요새 그렇게 할말이 많지는 않다. 전화 연락만 해도 그렇다. 보통 일반적으로 시작하는 연인들이 통화를 하면서 많은 얘기들을 할 것 같은데, 제이와 나는 점점 갈수록 통화가 짧아졌다. 그녀가 늘 바쁜 것 같아서 내가 피하는 것도 있었고, 심리적으로 내가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해서 인지 몰라도, 그녀와의 통화는 늘 간결하고 명료했다. 제이도 그걸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기숙사에 들어가 밤 늦게 전화를 걸어올때는, 통화를 조금 오래하고 싶어하는 눈치를 보이기도 했다. 나는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내일 바쁠텐데 얼릉 자’ 그말을 하면서 금새 끊었다. 딱히 이유는 없었다. 괜히 심술난 척을 하는 건 아니였는데, 이상하게 요새들어 제이랑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냥 헤어질까도 했지만, 조금 아쉬웠다. 이중적인 심리, 혹시나 하는 마음? 제이를 상상하며 밤을 고독스럽게 지새운게 얼마인지 모르겠다. 쉽게 포기가 되진 않았다. 책임은 지기 싫고, 갖고는 싶고, 그런 심리? 제이는 내 스스로 생각해도 쉽지 않은 상대였다. 고민을 아주 많이 하게 만드는 존재였다.
제이는 제이고, 민아는 민아였다. 잠시후 민아가 화장실에서 나온 뒤, 침대속으로 기어들어왔다. ‘아 좋다..’ 그녀의 입에서 그말이 흘러나왔다. 다시 나는 민아에게 신경을 집중 하기 시작했다. 제이는 머릿속에서 이미 떨쳐버렸다. 장난을 걸면서 조금씩 민아를 건드려봤다. ‘나 건들면 혼나’라고 이상한 역정도 내보고, 은근슬쩍 스킨쉽도 해봤다. 분위기를 타야지 몸도 한껏 열리는 법, 내 판단이긴 하지만, 민아는 아기자기(?)하게 분위기를 이끄는게 좋을 것 같았다. 다 재밌자고 하는 일인데, 무턱대고 들이대고 싶진 않았다.
한 10분쯤 그랬을까? 민아에게 입을 내밀었다. 그녀가 내 키스를 받아들였다. 그녀의 입과 혀를 탐하며, 정신없이 티셔츠를 벗겼고, 추리닝 바지도 내렸다. 내 옷도 벗어 던졌다. 바깥은 모르겠지만, 안은 빵빵하게 히터를 틀어놓은 덕에, 후끈하기까지 했다. 키스가 이어지는 사이, 민아의 손이 내 가슴쪽을 파고 들어왔다. 적극성을 보이는 그녀, 나는 앉아있던 자세에서 그녀를 잡아당기며 허벅지 위로 그녀를 앉혔다. 그녀의 고개가 한참 숙여지며 내 가슴을 물어왔다. 쩝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흥분감이 일제히 나를 감싸왔다.
민아의 팬티에 손을 올렸다. 외모와 언발란스한(?) 티팬티. 그녀를 눕혀놓고 그 얇은 천을 벗겨내며 재빨리 입을 가져다 대었다. 흥건히 젖은 민아의 그곳, 잠시후 내가 그곳에서 만들어내는 듯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입에서 하이 톤의 신음소리가 뱉어지기 시작했다. 한껏 다리를 벌린 그녀의 모습, 몸을 배배꼬면서도 내게 잡혀 도망가지 못하고 있는 그 모습, 애초롭게까지 느껴졌다.
지금 상황에서 민아의 심경이 어떤 심경일지 문득 궁금했다. 낯선 곳, 낯선 남자, 어쩌면 일탈을 같이 저지르고 싶었던 남자에게, 자신의 비밀스런 곳을 드러내놓고 있는 심정이 어떨지 궁금했다. 생각만큼 좋은건지, 아님 얼마나 흥분감이 드는건지. 뭐 그런거 말이다.
한껏 솟아있는 내 물건, 나는 그녀의 입에 그것을 물렸다. 귀두 끝으로 겉물과 그녀의 침이 섞이면서 범벅이 되기 시작했다. 문득 들여다본 그녀의 얼굴, 자세히 보니 고양이 같기도 하고, 얼핏보면 강아지 같기도 하고, 여튼, 내 물건을 정성스럽게 핥아대는 그녀의 얼굴에 잠시 사랑스러움을 느꼈다. 생각해보면, 감격스러울 정도로 좋은 스킬이였다.
그녀의 다리 사이에 마침내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귀두가 그 은밀한 곳으로 빨려들어갈때, 민아의 입에선, 높은 음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더욱 그 소리를 크게 만들고 싶었다. 움직임을 가했다. 내가 속도를 가할수록 그녀는 손을 뻗어 나의 얼굴을 잡으려 했다. 그녀의 높은 음도 커져갔다. 옆집에 귀 밝은 사람이 산다면 충분히 울컥하도록, 그녀의 신음 소리는 매력적이었다.
-하..악..-
1분, 2분, 5분, 7분,,이런 저런 자세를 취하며 그녀의 몸을 자극했다. 이제는 거의 울부짖는 소리를 내기 시작한 민아, 가슴이 벅차왔다. 그랬다. 나는 이 순간을 위해서 연애를 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여자의 반응에 민감한 편이었다. 아니 어쩌면, 섹스 그 자체보다는 그쪽에 더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목표했던 대상을 성취했을때 느끼는 성취감은 별도로 말이다. 민아의 신음소리, 노력의(?) 보상을 받는 것 같았다.
신호가 왔다. 그녀의 몸속에서 물건을 빼내며, 그녀의 가슴 부근 어딘가에 갖다 대었다. 그녀가 눈을 크게 떴다. 쿨럭쿨럭 하고 물건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민아의 입에서는 깊고 큰 탄성이 흘러나왔다. 눈은 여전히 내 물건을 똑바로 쳐다보며, 그 순간을 함께 하고 있었다.
강민아, 남자가 좋아하는게 뭔지 아는 여자였다. 아니, 남자를 흥분하게 만드는 타고난 끼(?)가 있었다. 민아는, 내가 그녀의 몸에서 내려오고나서, 잠시 내 품에 안겨 있을려고 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무 말도 안하고 있어서, 조금 궁금하기도 했지만 굳이 묻지 않았다. 비슷할 것 같았다. 나처럼 잠시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다가, 지금은 아무 생각도 안하고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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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중 끊어쓰느라, 호텔 인터넷이 자꾸 끊겨서 -_-;;
아무튼 평소보다 1시간 정도 더 투자를 하는 것 같은데, 확실히 글이 길어지는 것 같습니다.
원래 쓸려고 했던 스토리는 더 많았는데, 쓰다보니 진도가 덜 나가는 듯 합니다 -_-;;
중편이 길어질 듯..아무쪼록 읽는데 불편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크리스마스를 이틀 정도 앞둔 어느날, 드디어 민아가 뉴욕으로 오기로 한 날이 되었다. 그녀는 아침에 출발하면서 연락을 해오며 ‘오빠 빨리 보고 싶다’라는 말을 뜬금없이 해왔는데, 나는 그 말이 은근히 설레었다. 물론 말로는 ‘길이나 헤메지 말고 잘 찾아와’라고 말하며 넘기긴 했지만,
오후 12시쯤해서 집을 나섰다. 기차역으로 그녀를 픽업하로 가기 위해서였다. 헌데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을 했는지, 차를 주차해놓고 15분을 서있었는데도 그녀가 나타나지 않았다. 올 시간이 지난것 같은데, 날은 춥고, 마음은 점점 불안해지고, 전화를 걸었지만 신호가 잡히지 않는지 연결까지 되지 않았다. 30분쯤 지났을까? 한참후에야 그녀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었다.
민아의 첫인상은, 뭐랄까, 실물이 조금 더 괜찮은 외모라고 말하면 좋을것 같다. 추운 날씨 때문인지, 비록 두꺼운 옷들로 몸을 꽁꽁 감싸고 있었지만, 대충 봤을땐 사진보다 더 날씬한 것 같았다. 키도 생각보다 그렇게 작지도 않았고, 얼굴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나는, 그녀의 피부와 표정이 마음에 들었다. 전체적으로 밝은 톤, 그런 느낌이었다.
낯선 사람과 처음 대면할때 느낄수 있는 일시적인 머뭇거림은 있었다. 하지만, 금방 본 모습으로 돌아가 그녀에게 친밀감을 표시했다. 악수를 할까 하다가, 미국식으로 허그를 할것처럼 제스처를 취해보았다. 그러다가, 그녀가 안길려고 하자 몸을 옆으로 피하며 그녀를 뿌리쳤다. 웃음으로 어색함을 무모시켜볼려고 했던 것이었다. ‘치’하는 소리와 함께 웃음을 짓는 그녀, 나 만큼 어색했는지는 모르겠다. 여튼, 나는 환영의 메세지를 그녀에게 던졌다.
-이야..이쁜 민아..진짜 왔네..시골에서 오느라 수고했어-
실제 그녀의 표정은 그런 감이 없잖아 있어 보였다, 처음으로 뉴욕 여행에 나선 만큼, 한껏 들떠 있는 것 같은 그녀, 사실 그럴만도 한게, 친척집이라고 미국에 왔으면서도 거의 집에만 있었다고 말했던 그녀였다. 비록, 낯선 남자가 앞에 서있긴 했지만, 그렇게 가보고 싶었던 도시에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녀는 행복한 듯 했다. 아무튼, 2시간 넘게 열차를 타느라 수고한 그녀의 손에 들린 무거운 가방, 나는 그 가방을 뺏어 들었다. 주차장쪽으로 앞장 서서 걸어가며 집으로 가서 짐 가방을 먼저 내려놓자고 말했다. 마침 그때. 쫄래 쫄래 쫓아오던 민아의 입에서, 기분 좋은 멘트가 흘러나왔다.
-오빠..오빠 생각보다 훨씬 멋있어..호호-
습관적인 멘트일지도 모르겠다. 센스가 좋아보이는 그녀였다.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게 무엇인지 아는것, 그게 그녀의 매력중 하나처럼 느껴졌다. 지금 만나고 있는 남자 친구와 2년째에 접어들었다는 그녀, 나는. 그것만으로 대충 어림잡아 그녀의 성향을 짐작해보았다. 무난하게 오랫동안 한 남자를 만나면서,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적당한 센스가 필요할 것이고, 물론 한 남자에 국한되지만, 그녀는 어느정도 남자를 알것이고, 또 생각치도 못하게 겪어볼 만큼 겪어봤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런 일상에서 권태감을 느껴 지금처럼 대범한 짓을(?)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집으로 가는 길, 그녀는 옆에 앉아서 창문을 바라보며 좌우로 두리번 거리기 바뻤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지나가는 곳 중 유명하다 싶은 장소는 아는 만큼 설명을 해줬다. 여기는 뭐고, 저기는 뭐고, 마치 관광 가이드가 된 마냥..막히는 도로 사정에도 불구하고, 일부로 맨해튼 부근까지 한바퀴 돌았다. 그녀를 위한 배려였다. 뉴욕으로 유학을 오겠다고 준비했던 가닥이 있어서인지, 그녀는 내 설명에 연신 고개를 끄덕거리며 "아" 라는 감탄사를 뱉어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은근슬쩍 시비를 걸었다.
-근데..너 그렇게 너무 좌우로 두리번 거리지마, 촌스러운거 티나..-
-하하..내가 뭐..처음 왔으니깐 신기해서 그런거지-
-그렇긴 한데, 너무 관광객인척 하지마..같이 다니기 창피해-
-치..그래도 여기 와서 여행도 하고 오빠도 보고 그러니깐 너무 좋다..-
역시, 민아는 여우과(?)에 기교파(?)일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말한, 나를 만나서 좋다 라는 말에 많은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지만, 내가 반가운 건 확실한 것 같았고, 나에 대해 행여 생각했던 거와 다르다던지, 인상이 고약한다던지, 뭐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지는 않았다. 내 눈치상 그런 것 같았다.
30분이나 되었을까? 우린 처음 만났을때 느꼈던 잠시의 어색함을 완전히 허물었다. 채팅을 할때처럼 편하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동안 쌓아왔던 온라인 상의 정이, 오프라인까지 연결이 되서, 빠른 시간안에 친밀감을 형성하는데 기폭제 역할을 했던 것 같다. 대부분 그런건지는 모르겠다. 차이는 분명히 있을거라 생각이 들지만, 적어도 민아와 나는 좋은 흐름을 타고 있었다.
1시간 30분만에 집에 도착했다. 그녀는 집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외투를 벗어던지며, 곳곳을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정리가 잘 되있다느니, 홀애비 냄새가 별로 안난다느니, 막상 남자 혼자 사는 집에서 머물려고 하니, 그녀도 분위기가 약간 뻘쭘했나보다. 이상하게 칭찬을 해대며 자연스러운 척 하려는 것 같았다. 오버하는게 귀여운 구석이 있었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살며시 그녀의 몸을 안았다. "잘 왔어"라는 말이 하고 싶었다. 처음으로 갖는 그녀와의 스킨쉽, 내 머릿속엔 이미 계산되어있던 거지만, 그 타이밍을 찾았었다. 산뜻한 향수 냄새가 코 끝에 전해져왔다. 조금은 낯선 향기, 하지만 괜히 설레이게 만드는 향기였다.
그녀도, 어색하지 않았는지 "응"이라고 대답하며 내게 안겨왔다. 그녀 역시도 내가 싫지 않은 건 분명했다. 내숭도 없고, 한참을 안고 있는데도 빠져나갈려고 하지 않았다. 순간 입맞춤까지 할까 했지만, 참아보기로 마음 먹었다. 앞으로 주어질 시간은 충분했다. 4박 5일, 그녀의 머릿속은 어떤 계획들로 그 시간을 채울지 모르겠다. 허나, 내 머릿속은 8할 이상이 그녀의 육체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상상만 했던 게 실제 상황이 되었다. 이젠 모든 상황들을 내 의지와 생각대로 이끌기만 하면 될 것 같았다.
문득 시계를 바라보니 오후 3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평소 같으면 허기를 느낄 시간, 민아를 픽업하느라 깜빡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고보니 그녀도 점심을 먹었는지 안먹었는지 모르겠다. 정신이 없어서 묻지도 않았던것 같다.
-민아야..밥 먹어야지..배안고파?-
-응..조금, 오빠도 그래? 우리 밖에서 먹을까? 내가 맛있는거 사줄께..호호-
-흠..그럼..비싼거 먹어야 하는데..뭐 먹으로 가고 싶은데?-
-음..오빠가 전에 말한 것처럼, 컵라면 사서 센트럴 파크갈까? 호호-
별걸 다 기억하는 그녀, 스치듯이 던진 내 농담까지도 적절하게 사용을 하는 그녀였다. 개그 코드가 나랑 비슷한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 센스만큼은 합격점을 주고 싶었다.
얼마후, 집을 빠져나와 소호 근처에 가서 식사를 했다. 그리고나서, 그 주변을 잠시 걸었다. 문득 길에 있는 노점상을 지나가다가, 뉴욕 마크가 크게 적혀있는 기념품을 하나 사서 그녀에게 건냈다. 20불 안팍의 물건, 그녀는 엄청 고마운 척을 했다. 그런 그녀에게 처음으로 입맞춤을 시도했다. "쪽" 하고 소리가 난 가벼운 입맞춤,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것 같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제이랑 만나면서 한동안 잊고 지냈던, 소소한 데이트의 즐거움, 민아와의 시간은 그런 기억을 떠올리게끔 만들었다.
서로간에 말은 안하고 있었지만,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시작이야 어떠했든 강한 이끌림을 느꼈고, 비록 오늘 처음으로 만났음에도, 그 이끌림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서로 알았다. 4박 5일간의 짧은 만남, 어쩌면 일상으로부터의 짧은 일탈 같은 시간이였다. 낮이나 밤이나 24시간을 거의 붙어있는 다는 건, 굉장히 큰 의미였다. 여튼, 오늘 밤 부터 나는 그녀의 마음과 육체를 맘껏 느낄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밖에 나온김에 저녁 식사까지 해결하기로 했다. 맥주와 함께 가볍게 때우자는 생각에 치킨 전문점을 찾아 들어갔다. 여행온 첫날인데, 술 한잔은 해야하지 않을까 싶었다. 만나기전에는 그냥 음흉한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었는데, 어느새 나는 인간적으로 그녀에게 매력을 느꼈는지, 내 나름대로 배려를 하고 있었다. 신기했다. 꼭 일회성 만남이라서, 아니 어떤 목적 의식에 의해서 그런건 분명히 아니였다. 민아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은 여자였고, 나는 그런 그녀가 마음에 들었던 것 뿐이었다.
잠시후, 맥주가 한잔 들어가고, 분위기도 왁자지껄해서 그런지, 그녀는 연신 기분 좋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물론, 이런 저런 얘기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하긴, 원래 채팅할때도, 주로 그녀가 말을 많이 하고 내가 거기에 장난을 거는 식이긴 했다.
-오빠는 생각했던 것보다 아주 가벼운 느낌은 아닌거 같아..-
-채팅할때? 내가 그정도로 가벼운 느낌이야?-
-아니..항상 그런건 아니였구..여자 얘기할땐 그랬다구..-
-그래?-
-응..만나기 전에는 엄청 바람둥일 것 같았는데..꼭 그런 느낌이 드는 건 아냐-
-아..그래서 실망한거야? 바람둥이 아닌것 같아서? 하하..-
-호호..아냐..더 좋다는 말이야..-
-너..나한테 속고 있는거야 지금..알지?-
-아..그런거야? 호호-
칭찬인지 욕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말을 하는 건진 알것 같았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여자들이 생각하는 나는 분명히 다를 수 있었다. 그 디테일함이 얼마나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뭐, 결국 둘다 내 모습인건 분명했다. 여튼, 그게 중요한 건 아니구, 술이 한잔 들어가고 나니, 내게 호감을 보이고, 기분 좋은 멘트를 서슴없이 날리고 있는 민아가 신기하게도 보였다. ‘너 도데체 무슨 생각으로 온거야?’라고 차마 묻진 않았지만, 그녀는 지금 이 순간 어떤 생각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을까 궁금했다. 그저 낯선 곳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걸까?
집에 들어가기전에 확신을 가지고 싶었다. 오늘 나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녀의 마음을 열게 만드는 것이었고, 그녀의 육체까지 사로잡는 것이었다. 나는 민아가 그런 내 마음과 같은 선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나 역시도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진 않았다.
-너도 생각보다 예쁘고, 센스도 좋고 그래 -
-호호..그래? 내가 원래 조금 그래-
-아 증말..애들한테 무슨 말을 못하겠네..-
-치, 아무튼 칭찬은 맞는거지? 호호-
-어..안봤으면 완전 후회할뻔 했어. 온라인에 하도 나쁜 사람이 많아서..조심했거든-
-그래? 호호, 고마워..-
직접적으로 언급을 하진 않았지만, 서로의 속마음은 어느 정도 확인한 것 같았다. 의심의 여지는 별로 없었다. 민아는 민아대로 기분이 좋았고, 나는 나대로 확신이 섰으니, 이정도면 충분했다. 결국, 앞으로 4박 5일 동안은, 그냥 내 마음껏 솔직하게 그녀를 대하면 될 것 같았다. 오늘밤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아랫도리 녀석도 신이 났는지 벌써부터 힘이 들어갔다. 녀석도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녀의 육체가 녀석에게 오늘밤 기쁨을 줄 것이라는 것을..문득 시계를 확인해보니 밤 11시가 가까워졌었다. 이제 집에 가서 하루를 마무리(?) 하면 될 것 같았다.
-집에 가자. 배부르다-
-호호..그래..-
6. 민아와의 첫날밤
그녀와 나는 집으로 들어오자 마자 긴 입맞춤을 나누기 시작했다. 내가 기습적으로 그녀에게 달려들었던 것이었다. 끈적하고 감미로운 키스. 새로운 여자의 입술과 혀를 느낀다는 것은, 어쩌면 영원히 설레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한참을 그녀의 입술을 놓지 않고 물고 있었다. 5분 정도? 민아는 나름대로 능숙했다. 2년을 남자친구와 사겼다고 하니,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경험이 많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녀의 남자 친구, 물론 그 친구 생각을 안했던건 아니였다. 나도 찝찝함이 아예 없지는 않았으니,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채팅을 하면서 그 얘기를 한적이 있긴 했다. 조금 찝찝하다는 내 말에 대한 그녀의 대답은 명쾌했다. "오빠나 나나 비슷한거 아닌가?" 허긴, 민아의 말이 맞았다. 듣고보니 그랬다. 당사자가 판단하고 결정한 일이지, 내가 굳이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조금 이기적으로 생각하면 그만이었다. 뭐 모른셈 치지, 물론, 그 남자 입장에서야 당연히 기분 나쁘겠지만, 계속 볼 것도 아니고, 그녀나 나나 기분 좋은 일탈을 잠시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았다.
민아는 대범하고 적극적으로 키스에 응해왔다. 짧은 찰나, 나는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그녀의 몸을 훑었다. 서로에게 더 이상의 내숭은 의미없는 짓, 잠시후 입술을 서로에게서 뗄때도 어색함은 존재하지 않았다. 장난스럽게 그녀에게 씻을 것을 권했다.
-우리집 뜨거운 물 잘나와..깨끗이 씻어-
-하하..알았어..나 오래 걸릴거 같은데? 오빠가 먼저 쓸래?
-아 그래? 그럼 나먼저..난 10분이면 돼-
-응, 나는 옷갈아 입고 짐 정리좀 해야 겠다-
방안으로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 아까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지만, 비키니 차림의 사진을 보면서 예상했듯이,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녀가 방안으로 사라진 뒤, 나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밖으로 나오고 보니, 아직까지 민아는 짐 정리를 하고 있었다. 옷은 갈아입었는지 한결 가벼운 옷차림으로 바뀐것 같았다. 노란색 티셔츠에 핑크색 추리닝 바지, 밝은 느낌의 원색을 좋아하는 그녀였다.
-나 다 씻었어..너 나중에 편하게 볼일 봐-
-응..나 이것만 정리하고..근데 오빠 아까 전화 오는 것 같던데..-
-그래?..-
그녀의 말에 전화기를 찾아 집어 들었다. 부재중 전화 한통, 제이였다. 담배를 챙겨서 잠시 밖으로 나왔다. 하루에 3-4번씩은 일상적으로 통화를 하는 그녀였는데, 오늘은 교회 일때문에 바쁠거라고 해서 안하고 있었다. 12시가 가까운 시각, 늦은 시간인데 연락을 할까 말까 잠시 고민을 했다. 그래, 내일 하지 뭐, 오늘은 그냥 통화를 안하는게 나을것 같았다. 결국 담배만 피고 그냥 들어왔는데, 민아가 방에 없는 것 같았다. 정리를 마쳤는지, 화장실로 들어간 것 같았다.
화장실 앞 세면대에서 재빨리 양치를 하고, 침대에 먼저 자리를 잡고 누웠다. 거실에 앉아 있을까 잠시 고민을 했는데, 그냥 뻔뻔한게 구는게 나을것 같았다. 침대 앉아 있는데 제이가 떠올랐다. 글쎄, 그녀를 생각하면, 요새 그렇게 할말이 많지는 않다. 전화 연락만 해도 그렇다. 보통 일반적으로 시작하는 연인들이 통화를 하면서 많은 얘기들을 할 것 같은데, 제이와 나는 점점 갈수록 통화가 짧아졌다. 그녀가 늘 바쁜 것 같아서 내가 피하는 것도 있었고, 심리적으로 내가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해서 인지 몰라도, 그녀와의 통화는 늘 간결하고 명료했다. 제이도 그걸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기숙사에 들어가 밤 늦게 전화를 걸어올때는, 통화를 조금 오래하고 싶어하는 눈치를 보이기도 했다. 나는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내일 바쁠텐데 얼릉 자’ 그말을 하면서 금새 끊었다. 딱히 이유는 없었다. 괜히 심술난 척을 하는 건 아니였는데, 이상하게 요새들어 제이랑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냥 헤어질까도 했지만, 조금 아쉬웠다. 이중적인 심리, 혹시나 하는 마음? 제이를 상상하며 밤을 고독스럽게 지새운게 얼마인지 모르겠다. 쉽게 포기가 되진 않았다. 책임은 지기 싫고, 갖고는 싶고, 그런 심리? 제이는 내 스스로 생각해도 쉽지 않은 상대였다. 고민을 아주 많이 하게 만드는 존재였다.
제이는 제이고, 민아는 민아였다. 잠시후 민아가 화장실에서 나온 뒤, 침대속으로 기어들어왔다. ‘아 좋다..’ 그녀의 입에서 그말이 흘러나왔다. 다시 나는 민아에게 신경을 집중 하기 시작했다. 제이는 머릿속에서 이미 떨쳐버렸다. 장난을 걸면서 조금씩 민아를 건드려봤다. ‘나 건들면 혼나’라고 이상한 역정도 내보고, 은근슬쩍 스킨쉽도 해봤다. 분위기를 타야지 몸도 한껏 열리는 법, 내 판단이긴 하지만, 민아는 아기자기(?)하게 분위기를 이끄는게 좋을 것 같았다. 다 재밌자고 하는 일인데, 무턱대고 들이대고 싶진 않았다.
한 10분쯤 그랬을까? 민아에게 입을 내밀었다. 그녀가 내 키스를 받아들였다. 그녀의 입과 혀를 탐하며, 정신없이 티셔츠를 벗겼고, 추리닝 바지도 내렸다. 내 옷도 벗어 던졌다. 바깥은 모르겠지만, 안은 빵빵하게 히터를 틀어놓은 덕에, 후끈하기까지 했다. 키스가 이어지는 사이, 민아의 손이 내 가슴쪽을 파고 들어왔다. 적극성을 보이는 그녀, 나는 앉아있던 자세에서 그녀를 잡아당기며 허벅지 위로 그녀를 앉혔다. 그녀의 고개가 한참 숙여지며 내 가슴을 물어왔다. 쩝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흥분감이 일제히 나를 감싸왔다.
민아의 팬티에 손을 올렸다. 외모와 언발란스한(?) 티팬티. 그녀를 눕혀놓고 그 얇은 천을 벗겨내며 재빨리 입을 가져다 대었다. 흥건히 젖은 민아의 그곳, 잠시후 내가 그곳에서 만들어내는 듯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입에서 하이 톤의 신음소리가 뱉어지기 시작했다. 한껏 다리를 벌린 그녀의 모습, 몸을 배배꼬면서도 내게 잡혀 도망가지 못하고 있는 그 모습, 애초롭게까지 느껴졌다.
지금 상황에서 민아의 심경이 어떤 심경일지 문득 궁금했다. 낯선 곳, 낯선 남자, 어쩌면 일탈을 같이 저지르고 싶었던 남자에게, 자신의 비밀스런 곳을 드러내놓고 있는 심정이 어떨지 궁금했다. 생각만큼 좋은건지, 아님 얼마나 흥분감이 드는건지. 뭐 그런거 말이다.
한껏 솟아있는 내 물건, 나는 그녀의 입에 그것을 물렸다. 귀두 끝으로 겉물과 그녀의 침이 섞이면서 범벅이 되기 시작했다. 문득 들여다본 그녀의 얼굴, 자세히 보니 고양이 같기도 하고, 얼핏보면 강아지 같기도 하고, 여튼, 내 물건을 정성스럽게 핥아대는 그녀의 얼굴에 잠시 사랑스러움을 느꼈다. 생각해보면, 감격스러울 정도로 좋은 스킬이였다.
그녀의 다리 사이에 마침내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귀두가 그 은밀한 곳으로 빨려들어갈때, 민아의 입에선, 높은 음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더욱 그 소리를 크게 만들고 싶었다. 움직임을 가했다. 내가 속도를 가할수록 그녀는 손을 뻗어 나의 얼굴을 잡으려 했다. 그녀의 높은 음도 커져갔다. 옆집에 귀 밝은 사람이 산다면 충분히 울컥하도록, 그녀의 신음 소리는 매력적이었다.
-하..악..-
1분, 2분, 5분, 7분,,이런 저런 자세를 취하며 그녀의 몸을 자극했다. 이제는 거의 울부짖는 소리를 내기 시작한 민아, 가슴이 벅차왔다. 그랬다. 나는 이 순간을 위해서 연애를 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여자의 반응에 민감한 편이었다. 아니 어쩌면, 섹스 그 자체보다는 그쪽에 더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목표했던 대상을 성취했을때 느끼는 성취감은 별도로 말이다. 민아의 신음소리, 노력의(?) 보상을 받는 것 같았다.
신호가 왔다. 그녀의 몸속에서 물건을 빼내며, 그녀의 가슴 부근 어딘가에 갖다 대었다. 그녀가 눈을 크게 떴다. 쿨럭쿨럭 하고 물건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민아의 입에서는 깊고 큰 탄성이 흘러나왔다. 눈은 여전히 내 물건을 똑바로 쳐다보며, 그 순간을 함께 하고 있었다.
강민아, 남자가 좋아하는게 뭔지 아는 여자였다. 아니, 남자를 흥분하게 만드는 타고난 끼(?)가 있었다. 민아는, 내가 그녀의 몸에서 내려오고나서, 잠시 내 품에 안겨 있을려고 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무 말도 안하고 있어서, 조금 궁금하기도 했지만 굳이 묻지 않았다. 비슷할 것 같았다. 나처럼 잠시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다가, 지금은 아무 생각도 안하고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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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중 끊어쓰느라, 호텔 인터넷이 자꾸 끊겨서 -_-;;
아무튼 평소보다 1시간 정도 더 투자를 하는 것 같은데, 확실히 글이 길어지는 것 같습니다.
원래 쓸려고 했던 스토리는 더 많았는데, 쓰다보니 진도가 덜 나가는 듯 합니다 -_-;;
중편이 길어질 듯..아무쪼록 읽는데 불편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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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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