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 나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은진씨의 얼굴이 눈 앞에 아른거리면서 은진씨의 그림자가 나를 덮었다. 그리고 몇 초의 시간이 몇 십 분처럼 느끼질 때쯤...
내 코를 향해 느껴지는 여자 화장품과 향수의 향기... 그리고 내 귓가에 조용히 들려오는 훈훈하면서 부드러운 봄바람 같은 그녀의 속삭임...
“그 사람. 자기편이 아니면 매우 냉정하고 차가운 사람이에요. 그리고 자신보다 어린 사람은 일단 무시하고 봐요. 저도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미움을 받았어요. 특히나 남자 직원들은 더 싫어하죠. 자기 일에 도움이 안된다 싶은 사람은 완전히 무시하고 아는 체도 안하고 인사도 안받고 고개 뻣뻣이 들고 눈 한 번 안마주쳐요. 저도 자신보다 어리다는 이유, 그리고 제가 특채로 들어온 것에 대한 시기심이 엄청 강해서 사사건건 사소한 일조차 트집잡고 시비를 걸어서 어떻게든 내쫓으려고 해요. 저보다 전에 있던 직원 하나도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서 스스로 퇴사했어요.”
“아니, 그럼 위에다 보고 해서 조치를 취하면 되지 않아요?”
“영훈씨는 아직 이곳 생활을 몰라서 그래요. 직급이 높다는 이유로, 작은 시골마을이라서 모두가 다 거기서 거기인 사람들이라서 유야무야 넘어가기 일쑤에요. 견책이나 문책같은 것도 하나도 없구요. 전에도 몇 번 계장님이 주의를 준 것 같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어요. 그러니 저같은 말단은 어떤 힘조차 쓸 수 없어요. 그냥 알아서 조용히 사는 거죠. 아니면 짐싸거나...”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납득을 했다. 대도시나 서울 같은 경우에도 이 바닥이 그렇고 그런데 이런 시골이야 더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알아서 기고, 알아서 피해 다니고 억울하면 승진하라는 말이 남 말 같지 않게 들려졌다. 어쨌든 나야 임시 계약직이니까 당장은 뭐 직접 부딪힐 일은 없겠지만 어쨌든 똥은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거랬으니까 그 말을 굳이 어겨가면서 내 일신상의 안위에 위해를 가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으므로 되도록 조용히 그리고 내 할 일만 잘 하면서 지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20여분 정도를 얘기를 하고선 할 말이 다 끝났는지 은진씨가 그만 올라가자고 했다. 그래서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데 이런!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고 꼴보기 싫은 사람은 같은 복도에서 만난다고 마침 일을 다른 과 일을 마치고 문을 나서던 대순씨와 마주쳐 버렸다. 우리를 쳐다 보더니 그 표정이 알 듯 모를 듯 이상하게 일그러지는 것은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그러더니 먼저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가버렸다. 나는 속으로 ‘쳇, 뭣 됐네’를 외치며 묵묵히 뒤를 따라 올라갔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점심을 먹으려는데 다른 자리에 있던 직원들이 아는 체를 하면서 대뜸 “은진씨랑 둘이 사겨요?” 라고 묻는 게 아닌가?
‘이런. 대순이 이 쉑히 도대체 뭔 소리를 퍼뜨리고 다니는거야? 되게 기분 나쁘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당장 달려가 따지고 싶었으나 아침에도 생각하며 굳게 다짐했던 똥은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한다는 옛 선인들의 말씀을 마음에 조각칼로 세세하게 새겨가며 참을 인자를 수도 없이 쓰면서 밥을 먹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국이 짠지 싱거운지 반찬이 맛있는지 맛없는지도 모른 채로 먹었다.
오후 일과 시간, 다들 식곤증 때문인지 나이 많은 어떤 직원은 책상에 아예 엎드려서 잠을 자고 있고 군데군데 직원들이 꾸벅꾸벅 졸거나 인터넷 쇼핑을 하면서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 있었다. 사실 우리가 하는 일이래야 전화로 민원 들어오면 민원 처리하고 타 부서에서 넘어오는 일이 있으면 그것을 처리하고 아니면 보통은 그냥 개인 일을 보는 게 일상사였던지라 오늘은 전화벨도 어쩌다 울릴 뿐 잠잠하니 딱 낮잠 자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 때, 옆자리 은진씨로부터 쪽지가 전해졌다. 예쁘게 딱지 모양으로 잘 접은 쪽지를 받자 나는 갑자기 ‘이 여자가 나에게 관심이 진짜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곱게 접은 쪽지를 펼치자마자 나의 착각이 순식간에 수 톤의 돌에 묶인 채로 바다에 가라앉는 참새의 마음같은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이 쪽지는 연서(聯書)가 아니었던 것이다. 쪽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앞자리 둘을 잘 관찰해 보세요. 재밌는 일이 생길지도...♡’
‘젠장 연애 편지도 아니면서 끝에 하트는 또 뭐냐?’
그런데 잘 관찰해 보라고? 왠지 그 속에는 엄청난 음모가 숨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쪽지대로 잘하면 뭔가 대박이 터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난 이런 쪽으로 오는 촉은 99.9%가 빗나가는 놀라운 통찰력의 소유자였으므로 내 예감에 기대를 걸어보기로 했다. 퇴근 하는 길에는 따분한 일상에서 벗어나 나의 무료함을 달래줄 뭔가 재밌는 일이 생길 것만 같아 마치 군대 있을 때 목과 팬티 속에 살모사를 칭칭 감고 군가를 부르던 그 때의 짜릿함이 느껴지면서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이 가벼운 발걸음은 퇴근의 즐거움인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기대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주일... 이런 된장. 별다른 변화를 느껴보지 못했다. 은진씨 말대로 유심히 관찰을 하면서 자리에 앉고 일어나는 것까지도 보았지만 그다지 특색있는 뭔가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 혹시 신입 길들이기로 은진씨가 나를 갖고 논 것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 드는 것이었다. 겨우 발견한 거라고는 대순씨가 은영씨 옆구리나 허벅지를 볼펜으로 쿡쿡 찌르는 것. 그것도 일정하지 않았고 자주 있지도 않았다. 그리고 오후에 다들 꿈나라에서 서류 결재를 받고 있을 때,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사무실 맨 뒤에 칸막이로 막아두고 한 사람이 겨우 드나들 정도로 입구만 만들어놓은 다실(茶室)에 들어갔다가 몇 분 안지나서 나온다는 것. 그리고 딱 한 번 목요일 오후에는 둘이 역시 시간차를 두고 서류철을 두고 밖에 나가서 30분 정도 있다가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 열심히 빌다 보면 손바닥이 닳고 진짜 우연치 않게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빌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처음 용산을 가면 용팔이한테 당하고 10번을 용산에 가면 용팔이의 의도를 알고 100번을 용산에 가면 나도 용팔이가 된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가 드디어 다시 한 번 이 자리에서 확인이 되었다. 한 달여가 지났을 무렵, 아침 저녁에는 약간 쌀쌀한 느낌이 들어도 낮에는 여름 저리가라 할 정도로 따끈따끈한 날씨에 다들 옷차림이 점점 가벼워지고 가져온 바람막이 잠바도 옆자리에 던져 놓고 잊고 퇴근할 만큼 좋아진 날씨 속에서 나는 대순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계장님의 호출을 받고 계장님 자리에 가던 도중 흘낏, 그것도 내가 눈동자를 굴렸다는 것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아주 순식간에 대순씨 자리를 보았을 때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던 바람막이 잠바의 안주머니 속에서 잠바의 파란색 재질과는 이질감이 느껴지는 살색의 천이 아주 조금 고개를 내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겼으나 자리로 돌아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머릿속에 맴돌고 있던 물음표 속에 느낌표가 하나씩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그 이질감을 주면서도 왠지 갖고 있으면 어떤 사람들에게는 뿌듯함과 짜릿함을 줄 것만 같은, 마치 그 살색 천이 나에게 하트를 그리며 봐달라고 애원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 살색 천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은 퇴근 무렵 정답인지 아닌지 아직 확정할 수는 없어도 정답 같다고 생각이 들게 하는 증거를 하나 남겨두었다. 그 살색 천의 정체는...
내 코를 향해 느껴지는 여자 화장품과 향수의 향기... 그리고 내 귓가에 조용히 들려오는 훈훈하면서 부드러운 봄바람 같은 그녀의 속삭임...
“그 사람. 자기편이 아니면 매우 냉정하고 차가운 사람이에요. 그리고 자신보다 어린 사람은 일단 무시하고 봐요. 저도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미움을 받았어요. 특히나 남자 직원들은 더 싫어하죠. 자기 일에 도움이 안된다 싶은 사람은 완전히 무시하고 아는 체도 안하고 인사도 안받고 고개 뻣뻣이 들고 눈 한 번 안마주쳐요. 저도 자신보다 어리다는 이유, 그리고 제가 특채로 들어온 것에 대한 시기심이 엄청 강해서 사사건건 사소한 일조차 트집잡고 시비를 걸어서 어떻게든 내쫓으려고 해요. 저보다 전에 있던 직원 하나도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서 스스로 퇴사했어요.”
“아니, 그럼 위에다 보고 해서 조치를 취하면 되지 않아요?”
“영훈씨는 아직 이곳 생활을 몰라서 그래요. 직급이 높다는 이유로, 작은 시골마을이라서 모두가 다 거기서 거기인 사람들이라서 유야무야 넘어가기 일쑤에요. 견책이나 문책같은 것도 하나도 없구요. 전에도 몇 번 계장님이 주의를 준 것 같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어요. 그러니 저같은 말단은 어떤 힘조차 쓸 수 없어요. 그냥 알아서 조용히 사는 거죠. 아니면 짐싸거나...”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납득을 했다. 대도시나 서울 같은 경우에도 이 바닥이 그렇고 그런데 이런 시골이야 더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알아서 기고, 알아서 피해 다니고 억울하면 승진하라는 말이 남 말 같지 않게 들려졌다. 어쨌든 나야 임시 계약직이니까 당장은 뭐 직접 부딪힐 일은 없겠지만 어쨌든 똥은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거랬으니까 그 말을 굳이 어겨가면서 내 일신상의 안위에 위해를 가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으므로 되도록 조용히 그리고 내 할 일만 잘 하면서 지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20여분 정도를 얘기를 하고선 할 말이 다 끝났는지 은진씨가 그만 올라가자고 했다. 그래서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데 이런!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고 꼴보기 싫은 사람은 같은 복도에서 만난다고 마침 일을 다른 과 일을 마치고 문을 나서던 대순씨와 마주쳐 버렸다. 우리를 쳐다 보더니 그 표정이 알 듯 모를 듯 이상하게 일그러지는 것은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그러더니 먼저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가버렸다. 나는 속으로 ‘쳇, 뭣 됐네’를 외치며 묵묵히 뒤를 따라 올라갔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점심을 먹으려는데 다른 자리에 있던 직원들이 아는 체를 하면서 대뜸 “은진씨랑 둘이 사겨요?” 라고 묻는 게 아닌가?
‘이런. 대순이 이 쉑히 도대체 뭔 소리를 퍼뜨리고 다니는거야? 되게 기분 나쁘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당장 달려가 따지고 싶었으나 아침에도 생각하며 굳게 다짐했던 똥은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한다는 옛 선인들의 말씀을 마음에 조각칼로 세세하게 새겨가며 참을 인자를 수도 없이 쓰면서 밥을 먹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국이 짠지 싱거운지 반찬이 맛있는지 맛없는지도 모른 채로 먹었다.
오후 일과 시간, 다들 식곤증 때문인지 나이 많은 어떤 직원은 책상에 아예 엎드려서 잠을 자고 있고 군데군데 직원들이 꾸벅꾸벅 졸거나 인터넷 쇼핑을 하면서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 있었다. 사실 우리가 하는 일이래야 전화로 민원 들어오면 민원 처리하고 타 부서에서 넘어오는 일이 있으면 그것을 처리하고 아니면 보통은 그냥 개인 일을 보는 게 일상사였던지라 오늘은 전화벨도 어쩌다 울릴 뿐 잠잠하니 딱 낮잠 자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 때, 옆자리 은진씨로부터 쪽지가 전해졌다. 예쁘게 딱지 모양으로 잘 접은 쪽지를 받자 나는 갑자기 ‘이 여자가 나에게 관심이 진짜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곱게 접은 쪽지를 펼치자마자 나의 착각이 순식간에 수 톤의 돌에 묶인 채로 바다에 가라앉는 참새의 마음같은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이 쪽지는 연서(聯書)가 아니었던 것이다. 쪽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앞자리 둘을 잘 관찰해 보세요. 재밌는 일이 생길지도...♡’
‘젠장 연애 편지도 아니면서 끝에 하트는 또 뭐냐?’
그런데 잘 관찰해 보라고? 왠지 그 속에는 엄청난 음모가 숨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쪽지대로 잘하면 뭔가 대박이 터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난 이런 쪽으로 오는 촉은 99.9%가 빗나가는 놀라운 통찰력의 소유자였으므로 내 예감에 기대를 걸어보기로 했다. 퇴근 하는 길에는 따분한 일상에서 벗어나 나의 무료함을 달래줄 뭔가 재밌는 일이 생길 것만 같아 마치 군대 있을 때 목과 팬티 속에 살모사를 칭칭 감고 군가를 부르던 그 때의 짜릿함이 느껴지면서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이 가벼운 발걸음은 퇴근의 즐거움인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기대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주일... 이런 된장. 별다른 변화를 느껴보지 못했다. 은진씨 말대로 유심히 관찰을 하면서 자리에 앉고 일어나는 것까지도 보았지만 그다지 특색있는 뭔가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 혹시 신입 길들이기로 은진씨가 나를 갖고 논 것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 드는 것이었다. 겨우 발견한 거라고는 대순씨가 은영씨 옆구리나 허벅지를 볼펜으로 쿡쿡 찌르는 것. 그것도 일정하지 않았고 자주 있지도 않았다. 그리고 오후에 다들 꿈나라에서 서류 결재를 받고 있을 때,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사무실 맨 뒤에 칸막이로 막아두고 한 사람이 겨우 드나들 정도로 입구만 만들어놓은 다실(茶室)에 들어갔다가 몇 분 안지나서 나온다는 것. 그리고 딱 한 번 목요일 오후에는 둘이 역시 시간차를 두고 서류철을 두고 밖에 나가서 30분 정도 있다가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 열심히 빌다 보면 손바닥이 닳고 진짜 우연치 않게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빌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처음 용산을 가면 용팔이한테 당하고 10번을 용산에 가면 용팔이의 의도를 알고 100번을 용산에 가면 나도 용팔이가 된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가 드디어 다시 한 번 이 자리에서 확인이 되었다. 한 달여가 지났을 무렵, 아침 저녁에는 약간 쌀쌀한 느낌이 들어도 낮에는 여름 저리가라 할 정도로 따끈따끈한 날씨에 다들 옷차림이 점점 가벼워지고 가져온 바람막이 잠바도 옆자리에 던져 놓고 잊고 퇴근할 만큼 좋아진 날씨 속에서 나는 대순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계장님의 호출을 받고 계장님 자리에 가던 도중 흘낏, 그것도 내가 눈동자를 굴렸다는 것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아주 순식간에 대순씨 자리를 보았을 때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던 바람막이 잠바의 안주머니 속에서 잠바의 파란색 재질과는 이질감이 느껴지는 살색의 천이 아주 조금 고개를 내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겼으나 자리로 돌아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머릿속에 맴돌고 있던 물음표 속에 느낌표가 하나씩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그 이질감을 주면서도 왠지 갖고 있으면 어떤 사람들에게는 뿌듯함과 짜릿함을 줄 것만 같은, 마치 그 살색 천이 나에게 하트를 그리며 봐달라고 애원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 살색 천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은 퇴근 무렵 정답인지 아닌지 아직 확정할 수는 없어도 정답 같다고 생각이 들게 하는 증거를 하나 남겨두었다. 그 살색 천의 정체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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