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촌리 설화(金村里 說話) - 87
막 잠이 들려는 중 안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잠이 달아나 버렸다.
살 부딪치는 소리와 아직은 낮게 깔려있는 엄마의 신음소리, 분명 아버지와 엄마가 빠구리를 하는 중일 것이다. 귀를 쫑긋하고 신경을 기울이니 그 소리를 점점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아윽, 영자 아배! ······ 하악, 여보! ······ ”
결국 엄마의 비명이 터졌다. 직접 옆에서 지켜본 적도 있고 건넌방에서 소리로만 들은 적도 몇 번이지만 분명히 엄마가 절정을 맞으면서 내는 환희의 외침이다.
“아아! ······ 으, 으, 으! ······ ”
이어서 아버지의 신음도 들렸다. 사정할 때 내는 소리다.
그 소리들이 오늘은 유난히 반갑게 들렸다.
아버지가 다리를 절단한 후 부부관계, 즉 그 전처럼 정상적인 빠구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나의 관심사중 하나였다. 그것은 아버지나 엄마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조건일 것 같았다.
그런데 아버지가 퇴원한 후 처음 엿듣게 된 부모의 빠구리는 별로 신통치 않았다. 끝나고 나서 속삭이는 일종의 품평회에서도 아버지는 불만과 불안의 느낌을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아버지도 엄마도 분명 절정에 다다른 것이다. 아버지가 지팡이에 의지하며 절뚝거리지만 걸음을 걸을 수 있듯 빠구리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크!
아직도 안방에서 들려온 소리의 여운이 남아있는 것 같은데 나는 무심코 윗목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깜짝 놀랐다. 영미 누나와 눈이 마주친 것이다.
방의 불은 껐지만 밀려든 달빛으로 사물은 거의 식별할 수 있었는데 누나도 안방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가 고개를 돌린 나와 딱 마주쳐 버렸다.
누나는 급히 이불을 뒤집어썼다. 하지만 누나 역시 잠들지 않고 나처럼 안방의 소리를 고스란히 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소감은 어땠을까. 그저 훔쳐보기처럼 야릇한 호기심이었을까, 나처럼 반갑게 받아들였을까, ······ 그 주제로 누나와 대화를 할 수도 없으니 나는 알 길이 없다.
다음날 아버지는 집을 떠났다.
사고 당시 일하던 건설회사에 아버지가 편지를 보내고 며칠 전에는 시외전화까지 해서 일자리의 확답을 받았다는 것이다. 다리 하나가 없는 아버지가 그전처럼 힘든 노동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회사측은 일종의 보상 차원에서 건설자재들을 야적해 놓은 곳의 경비원 자리를 내주었다고 한다.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힘들마 언제든 그냥 집으로 오이소.”
엄마는 대문 밖까지 나와 눈물을 글썽였다. 꽤 무거워 보이는 가방 때문에도 나는 학교의 지각을 작정하고 버스 정류장까지 아버지를 배웅했다.
다친 몸으로도 일자리가 생겼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절뚝거리는 아버지의 뒷모습은 너무 쓸쓸해 보였다.
월부금을 부을 때가 며칠 지났다. 조금씩 조바심이 나자 나는 그녀들과 빠구리 하는 것을 월부금 낸다는 식으로 생각했던 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한달에 한번씩, ······ 계약서를 쓴 것은 아니지만 나와 이렇게 약속을 하게된 여인이 3명이다.
첫 대상은 꼽추할매, 나의 첫 여인인 서울띠기가 떠나고 나서 발길을 끊었더니 눈물을 흘리면서 애원해 나도 측은한 기분이 들어 한달에 한번이라는 약속을 하게 되었다.
그 약속을 거의 충실히 지켜 오면서 그녀와의 사이에도 새롭게 정이 다져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나를 아들처럼, 혹은 둘째 서방으로 받아들이는 그 순박하면서도 애틋한 정감이 나를 포근하게 해준다.
두 번 째의 계약이 동갑내기며 한반인 고행자다.
성조숙증이라는 특별한 증세 때문에 6살에 첫 생리를 하고 8살부터 빠구리를 해왔다는 그녀는 어린애 주먹만 한 젖통과 꽤 밀집한 보지털로도 그녀가 얼마나 조숙한가를 보여준다.
빠구리의 맛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마약중독자가 약에 탐닉하듯 빠구리를 해왔던 그녀는 나와 빠구리를 하고 나서 다시는 다른 남자와 하지 않을 테니 한달에 한번씩만 자기를 안아달라고 했다.
나와 비슷한 처지라는 점에서 연민도 느꼈지만 그녀는 나름대로 감수성도 풍부하고 차츰 나와 하면서 절정도 알게 되어 더욱 정이 가는 여인이다.
이원주 선생과의 한달에 한번은 그녀가 거의 일방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스승과 제자라는 현실은 아무리 우리가 자석의 양극처럼 서로를 당긴다 해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의 장벽이다. 그녀는 그 현실에 항상 괴로워하고 자책하는 모습이다.
빠구리를 할 때면 그토록 뜨겁고 음탕하게까지 느껴지는 그녀가 빠구리를 끝내고 나면 눈물을 흘리거나 우울한 표정이 되어 자책과 후회를 하는 것이 거의 관행처럼 되어버렸다.
그러나 그녀도 나를 완전히 단념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래서 절충을 본 것이 한달에 한번이었다. 그런데 그 한달이 지나고 며칠이 더 흘렀건만 그녀는 나를 불러주지 않았다. 나는 그녀가 그립고 조바심이 났다.
그제서야 나는 한달에 한번이라는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게 되었다.
그 전에 나는 한달에 한번씩 빠구리를 하는 여인들에게 내가 베푼다는 것과 비슷한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월부금을 낸다는 식의 발상도 그런 시건방진 관념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찬찬히 생각을 정리해보니 나는 그녀들에게 베푼 것이 아니라 받아낸 것이다.
그녀들과 약속한 날짜가 다가오면 나는 그녀들이 그립고 만나면 거의 흡족한 빠구리를 했었다. 월부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월급을 받는 셈이다. 그렇기에 월급을 제때 못 받은 월급쟁이처럼 나는 허전하고 안달이 나는 모양이다.
4교시가 끝나고 이원주 선생이 교실을 나섰을 때 나는 뒤따라가서 그녀를 불렀다.
“저, 오늘 새임 댁에 가도 됩니까?”
“응? ······ 왜 ······ ?”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묻기에 나는 당황하고 민망했다. 그러나 이왕 말을 꺼낸 것, 내 의사는 전달하기로 했다.
“새임, 오늘이 한달 하고도 4일 째라예.”
내가 받을 월급이 4일이나 밀렸다고 독촉하는 것을 그녀도 알아듣기를 바랐다.
“아아, 그거 ······ ! 나도 기억하고 있어. 그런데 내 사정이 좀 ······ ”
그녀는 약간 얼굴을 붉히는 것 같으면서 말을 더듬는다.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더 조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알겠심더.”
나는 절을 꾸벅하고 뒤돌아 섰다.“문영도!”
그녀가 나를 불러세우고 말했다.
“이따 6시쯤 올 수 있겠니?”
이원주 선생 댁에 약속된 시각에 도착하자 그녀는 방긋 웃으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저녁은 먹어야지? 나는 요즘 컨디션이 안 좋아 음식도 하기 싫고 ······ 그래서 라면 하나 끓여 찬밥 말아먹으려 했는데 너도 그렇게 할까?”
“지는 배 안 고픕니다. 안 먹을래요.”
그 말을 듣고보니 그녀의 얼굴도 좀 피로해 보였다.
“그럼 차라도 한잔 ······ ?”
“아입니다. 지는 그저 새임이 보고싶어서 ······ ”
“정말? ······ 그렇게 내가 보고싶었어?”
그녀가 재확인을 하듯 물었을 때 나는 그녀를 똑바로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랬어! 그런데 요즘 컨디션이 ······ 그래도 우선 ······ ”
그녀가 말 끝을 흐리는데 내가 다가서자 팔을 벌려 나를 받아들일 자세다. 우리는 식탁 옆에서 자연스럽게 포옹하고 키스했다.
“하아! ······ 그럼 방으로 들어갈까?”
긴 입맞춤이 끝나자 그녀는 참았던 숨을 내쉬며 내 손을 이끌었다.
“옷을 벗으렴.”
그녀의 말에 따라 나는 훌훌 옷을 벗고 팬티마저 벗어 제낀 후 침대로 올라갔다. 그녀는 원피스만 벗고 란제리 차림으로 나를 눕혔다. 그녀가 위에서 내 얼굴을 누르며 다시 키스했다.
그런데 왜 그녀는 속옷을 벗지 않을까. 내가 벗겨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 알 수 없지만 일단 서로의 혀가 오가는 중에 나는 속옷 위로 그녀의 가슴을 더듬었다. 브래지어도 차고 있었다.
“하아! ······ 오늘은 그냥 내가 해줄게. 너는 가만히 누워있어.”
내 가슴을 쓰다듬던 손이 점점 내려와 벌떡 선 자지에 머물렀고 잠시 어루만지더니 입으로 문다.
그녀의 자지 빠는 기술은 점점 늘고 있다. 입술을 오므리고 위아래로 고개를 흔들자 온몸으로 그 쾌감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혼자만 서비스를 받는다는 것은 미안하기도 하지만 나 자신에게도 미흡하다. 몸을 일으켜 우선 그녀의 속옷을 벗기려 했다.
“아이, 안돼! 오늘은 안돼!”
“와예?”
평소와 다른 그녀의 반응을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나 지금 ······ ”
그녀의 얼굴이 약간 붉어지면서 말했다.
“사실은 생리중이야. 너 여자의 생리라는 것 알지?”
“아, 멘스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자지를 쓰다듬었다.
“내일이나 모레쯤 끝날 것 같은데 ······ 그래서 너와 만나는 것도 미룬 거야. 나는 가끔 생리통도 심하게 올 때가 있고 그럼 컨디션도 엉망이 되지. 그런데 네가 이렇게 보채니 ······ 하기야 나도 네가 보고싶었고 ······ 어떻든 오늘은 내가 입으로 끝내줄게.”
“그래도 새임, 위는 벗어도 되잖아예. 새임 젖을 먹고 싶어요.”
나는 그녀의 속옷 밑을 끌어올렸다. 란제리도 위로 벗는다는 것을 몇 번 본적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 꼭 그래야 돼? ······ 욕심쟁이 ······ ”
잠시 머뭇거리던 그녀는 엉덩이를 들고 이어 두팔도 들어주었다. 겨드랑이에는 바리캉으로 금방 깎은 머리카락처럼 짧은 털이 보였다. 생리가 끝나고 나를 만나게 되면 분명 면도를 하겠지만 오늘은 갑작스레 만나느라 지나쳐버린 모양이다.
브래지어도 벗기고 이제는 내가 그녀를 눕혔다. 풍만한 젖통은 작은 산봉우리 모양을 하고 젖꼭지도 딱딱해 있다.
“하아! 이건 너무 ······ 아이, 이제 그만 ······ ”
한쪽 젖꼭지를 빨아댈 때부터 나를 안은 팔에 힘을 주고 숨소리가 가빠지며 몸을 비틀던 그녀는 젖꼭지를 바꿔 물자 잠시 후 내 머리를 밀어내려 한다.
“와예?”
나는 젖꼭지에서 입을 떼고 물었다.
“생리 때는 더 민감해지나봐. 견디기가 힘들어. 그러니 오늘은 그냥 내가 해주기만 할게.”
“견디기 힘 들마 해버리마 되잖아예? 지도 그저 받기만 하는 건 힘든 기라요.”
그녀의 팬티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푹신한 털이 잠시 잡히지만 보지에는 장막이 쳐있다. 바로 그녀의 생리대가 막고 있는 것이다.
“어머나, 손 넣지 마!”
그녀가 황급히 내 손을 잡아 끌었다.
쫒겨나온 손바닥을 팬티 위로 덮고 살짝 누르며 내가 말했다.
“생리 때 해도 괘않던데요.”
“뭐?”
그녀가 놀란 눈으로 나를 올려보며 큰 소리를 낼 때 나는 아차! 하는 기분이었다.
“너는 해봤어?”
“뭐를요?”
뻔히 묻는 내용을 알면서도 나는 한번 능청을 부려 보았다.
“생리중인 여자하고 말야? ······ 너는 해봤니?”
그녀의 질문이 이어지니 계속 입을 다물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네.”
“누구하고 ······ ?”
“그기 ······ 저 ······ ”
정직하게 말한다면 청송띠기와 김춘자, 그녀들과의 경험뿐이다.
“영구 아범하고도 경도 때 그냥 했는데 ······ ”
청송띠기는 모처럼 만나게 된 나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는지 이렇게 말했고 나도 자지에 피를 묻혀가면서 빠구리를 했다. 김춘자와는 한창 하던 중 그녀의 멘스가 터진 것을 알았으나 그냥 계속했었다.
하지만 그녀들의 이름을 바로 댈 수는 없었다.
이원주 선생은 내가 자기에게 두 번 째 남자라고 밝힌 적이 있었다. 첫 번째 남자는 내가 얻어맞기도 한 채병욱이라는 검사 자식이다.
그런데 그녀는 나에게 자신이 몇 번째 여자냐고 물은 적이 없었다. 어쩌면 우연히 알게 된 이미영 선생이 당연히 나의 첫 번째 여인이고 자신이 나의 두 번째 여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 같다.
내가 이실직고를 해서 금촌리의 환갑이 지난 할머니를 비롯해 여러 여인들, 7공주파를 비롯한 많은 여고생들, 더구나 엄마며 새할머니, 2명의 친누나까지와 빠구리를 했었다는 것을 안다면 아마 기절을 하거나 나를 괴물 보듯 할 것이다.
“미영이, ······ 너 미영이하고 그렇게 했어?”
내가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하자 그녀가 답을 내놓았다. 틀린 답이지만 나는 그것을 인정키로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애도 참 뻔뻔스럽게 ······ ”
그녀의 표정이 묘했다. 그녀는 자신의 후배며 나의 첫여인이라고 믿는 이미영 선생에게 가끔 질투나 경쟁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았다.
“미영이와 나중 누가 더 좋았느냐?”고 비교를 하기도 했고, 처음 보지를 빨아주었을 때 갑자기 내 행동을 중단시키고 “너 미영이한테도 이렇게 해 줬지?”라고 묻기도 했다.
“그 새임이 먼저 해주셨어요.”
나는 꾸중을 듣는 것 같아 재빨리 변명했다.
“뭐? 그럼 미영이가 네 여기를 ······ 입으로 ······ ?”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눈을 한번 질끈 감았다 뜨고는 말했다.
“나도 할 수 있어!”
그리고는 내 자지를 입에 물었었다.
“그때 괘않던데요.”
나는 그녀의 젖통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미영 선생과 생리 중 빠구리했다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처럼 되었으니 나는 좀 더 뻔뻔스러워 지기로 했다.
“그 새임은 생리 중이라 더 잘 느껴지고 빨리 오른다고 하셨어요.”
“정말 그럴까? ······ ”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망설이는 중 나는 젖꼭지를 입에 물고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수북한 털을 지나 공알까지 다달았다. 그녀가 몸을 한번 부르르 떨었다.
“아이, 지금은 그러지 마!”
내 손은 팬티에서 쫒겨났지만 대신 젖꼭지를 배배 틀며 입에 물고있는 젖꼭지도 힘을 주어 빨았다.
“하아! ······ 하아! ······ 하윽! ······ ”
젖꼭지만을 만지는데도 그녀는 몸을 비틀고 신음을 지른다. 청송띠기나 김춘자처럼 그녀 역시 느낌이 빨리, 그리고 진하게 오는 것 같았다.“나도 한번 씻고 와볼까? ······ ”
그녀는 팬티만 입은 채 욕실로 향했다.
“아무래도 불안하고 불결해.”
그녀는 침대 위에 타올을 깔고 그 위에 무릎을 세운 채 누웠다. 나는 몸을 포개기 전에 보지 쪽에 얼굴을 묻었다.
“아이, 오늘은 그러지 마. 거긴 더러워.”
그녀가 발버둥을 쳤다. 그러나 나는 이미 생리중이던 청송띠기와의 경험이 있다. 공알만 건드리는데는 문제가 없는 것이다.
질구를 살짝 열어봐도 피는 보이지 않고 물기만 가득하다. 그래도 나는 공알에만 혀를 댔다.
“하윽! ······ 하아! ······ 하아! ······ ”
그녀가 몸을 비틀며 신음을 내는데 공알도 다른 때보다 더 부풀어 있는 것 같았다.
“하아! 이제 그냥 ······ 이리 와! 하아! ······ 그냥 들어와!”
몸을 포개자 그녀는 급히 손으로 자지를 잡아 구멍에 인도한다. 서두를만큼 마음이 조급한가 보다. 자지는 거침없이 쑥 들어갔다.
“하윽! ······ ”
그녀는 내 등을 감은 팔에 힘을 줄뿐 아니라 두다리로도 내 몸을 옭죄었다. 그리고 엉덩이를 좌우로 비틀었다. 나는 아직 방아질을 시작하지 않았다.
생리중인 보지라는 기분 탓인지 그 속이 다른 때보다 더 뜨겁게 느껴졌다. 보지가 조금씩 옴찔거린다.
“새임, 괘않아예?”
나는 천천히 엉덩이를 움직이며 물어 보았다.
“하아! ······ 나는 괜찮아. 하아! ······ 평소보다도 더 ······ 역시 이곳도 민감한가 봐! 하지만 하아! ······ 너한테는 괜히 미안해. 너는 하아! ······ 어때?”
“새임 이쨔가 ······ 보지 속이 다른 때보다 더 뜨거워요.”
“그래? 하아! ······ 그렇게 말해주니 미안하면서도 고맙다! 하아 ······ 나는 처음이거든. 생리 중에 남자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어. 하아! ······ 그런데 이렇게 ······ 더 빨리 해줘도, 하아! ······ ”
그녀의 요청대로 방아질이 빨라졌다. 나도 점점 기분이 올라갔다. 역시 밀린 월급 빨리 달라고 조르기를 잘 한 것 같다.
“하윽! ······ 하악! ······ 하악! ······ 학! ······ 학! ······ 그만, 이제 그만! ······ ”
그녀는 절정도 빨리 온 것 같다. 나를 못 움직이게 하는데 보지 속은 경련을 일으킨 듯 빠르게 수축을 반복한다. 가쁜 숨이 서서히 진정되자 그녀는 옭죄었던 다리도 풀고 등을 감았던 팔도 느슨해지며 입술을 찾았다.
한동안 서로의 혀가 오가는 중 나는 평소보다 민감하다는 그녀의 젖통을 어루만졌다. 젖꼭지가 금세 딱딱해졌다.
“이제는 내가 위로 ······ ?”
그녀가 몸을 일으키려 하기에 자지를 뺐다. 그녀가 바로 소리를 질렀다.
“어머나, 저런 ······ ! 역시 그래서 ······ 아이 참, 미안해!”
그녀가 당황해 하는데 보니 자지에 약간의 피가 묻어 있었다. 보지의 질구 쪽에도 조금 피가 번져있다. 마치 숫처녀가 처녀막이 깨졌을 때처럼.
그녀는 타올로 자지를 닦으며 얼굴을 붉혔다. 나는 그런 그녀가 괜히 안쓰러워 보였다.
“지는 괘않아예. 새임은 특별히 아프거나 하지는 않습니까?”
“나는 괜찮아. 하지만 너를 이렇게 더럽혀 놨으니 ······ ”
“새임 몸 속에 있었던 긴데 뭐가 더러워요? 끝나고 씻으마 되지, 새임이 올라 오이소.”
그녀는 마지못한 듯 몸을 포개면서도 자지를 바로 끼우지 않고 머뭇거린다. 어쩔 수 없이 내가 손으로 구멍을 맞추고 그녀의 엉덩이를 내리 눌렀다. 자지는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내가 밑에서 몇 번 자지를 치받자 비로서 그녀는 방아질을 시작했다. 그래도 어째 아까 밑에 있을 때보다 소극적이다.
내가 일어나 마주 앉은 자세가 되었다.
젖통을 번갈아 주무르고 빨아댔다.
“하아! ······ ”
고개를 뒤로 젖히고 신음을 내는 그녀의 목덜미를 다시 혀로 훑어갔다. 이어 다시 입술을 찾았다.
그녀의 엉덩이가 다시 움직였다. 나는 두손으로 그녀의 볼기를 잡고 움직임을 도왔다.
“하윽! ······ 하악! ······ 하악! ······ 학! 학! 학! ······ ”
그녀가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한참을 헉헉거린 뒤에 그녀를 엎드리게 했고 거센 비명을 지르는 중에 나는 사정했다.
“아무래도 다시 씻어야겠어. 지금 바로 욕실로 가자. 내가 씻어줄게.”
타올로 대충 뒤처리를 하고 그녀는 내 손을 이끌었다. 그녀는 씻지도 않고 욕실의 찬장에서 생리대를 하나 꺼내 팬티에 붙이더니 팬티만 입고는 샤워기를 자지에 댔다. 비누칠을 하고 미끌거리며 그녀의 손이 움직이자 자지는 어느 새 빳빳해졌다.
“미안해, 영도야. 하지만 오늘 고마웠어.”
비누 거품을 씻어내자 그녀는 자지를 덥석 물었다. 계속 얼굴을 움직이는 것을 보니 여기서 정액을 또 한번 빼낼 태세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흡족한 상태인데 미안해서 그러는 것 같기도 했다. 그녀를 제지하고 대신 입을 맞추어 주었다.
토요일에는 고행자와 만났다. 월부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월급을 받는 날이 되었기 때문이다.
“행자야, 오늘은 느그 집에 갈까?”
교실을 나서며 말을 건네자 그녀는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교 길에는 금촌리에 사는 6학년생 대여섯명이 한 무리가 되어 끼리끼리 잡담을 하며 걸었다.
“오늘은 꼭 한달이 되는 날이네.”
행자가 남들은 못듣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나도 월급 받으러 가는 기다.”
“월급 ······ ? 그게 무슨 말이니?”
“히 히, 그런 기 있다.”
나는 혼자 낄낄거리며 더 설명을 하지 않았다. 월부금과 월급의 차이를 이야기하자면 내 말주변도 부족하고 혹 내 뜻과 달리 잘못 전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머나, 영도야!”
“아, 금지 누나!”
뜻밖에 길거리에서 박금지와 마주쳤다. 그녀의 언니 박금순과 빠구리를 하다 아버지에게 현장을 들켰고 그 부모에게 질책을 당한 후 나는 공산상회를 가급적 피해 다녔다.
어쩔 수 없이 친구들과 그 앞을 지나게 될 때에는 공산상회 쪽에서 볼 때 눈에 안뜨이게 무리의 한구석에서 고개를 숙이거나 얼굴을 가리고 급히 지나가야 했다.
오늘도 그렇게 공산상회를 지나쳤는데 몇걸음 못가 금지와 맞닥드린 것이다.
얼마전 7공주파 중 김춘자와 송숙자를 만나 빠구리를 하면서 남은 7공주파의 근황을 듣고 여름방학이 되면 만나게 될 것을 기대했는데 오늘 먼저 박금지와 만나게 되었다. 잠시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은 뒤 그녀가 짓궂은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니, 우리 아빠 엄마한테 딱 걸렸다며 ······ ?”
“그래 돼 삤다. 참 그 뒤 집에서는 우째 됐노?”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지만 그 뒤소식도 궁금했다.
“집안이 약간 시끄러웠지. 나한테도 언니하고 섹스한 남자를 아느냐고 물으시는데 시침을 딱 뗐고 그대로 넘어갔다.”
“참 누부야는 은행원 생활이 재미있나?”
“그저 그렇다. 주판도 못하고 돈 세는 것도 못해서 걱정을 했는데 남들도 계산은 다 계산기 두드리고 돈도 기계가 세어주니 별 문제는 없는 기라. 참, 나도 이제 일을 하니 니하고는 일요일밖에 못 만나겠네. 정말 오랜만인데 마침 내일이 일요일 아이가. 니 우리집에 올래?”
“집에 ······ ? 괘않겠나?”
“뭐 어때. 그 일은 이제 잊혀졌고 아빠 엄마는 낮에 점방을 지키니까. 그래도 점심 때 가끔 집에 들리실 때도 있으니 오후 2시쯤이면 좋겠다. 언니도 니 많이 기다릴 기다.”
내일 오후 2시쯤 그 자매와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금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행자는 무리와 떨어져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누구니?”
“응, 내가 좀 아는 누나. 올해 여고 졸업하고 읍내 농협에서 일하는 은행원이다.”
그녀는 더 이상 금지에 대해 묻지 않았다.
행자와 나의 한달에 한번씩 행사는 이제 꽤 익숙해져 있다. 그녀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요를 폈고 압박붕대를 풀어주자 그녀는 뒷물을 하고 함께 엉켰다.
“참, 오늘은 좀 일찍 끝내야 해. 읍내에서 3시쯤 엄마를 만나기로 했거든. 여름옷을 한 벌 사준다고 ······ ” 그래도 시간은 충분했다. 키스를 한 뒤 서로 보지와 자지를 빨아주는 것도 이제 정해진 코스가 되었다.
“털이 제법 많아졌네.”
그녀가 내 두덩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확실히 자지 털은 면적도 조금 넓어지고 길어졌다. 그러나 아직도 행자의 보지털에 비하면 부끄러운 수준이다.
“이것도 더 커진 것 같고 ······ ”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자지를 입에 물었다.
“이제 6학년 좆 아이가. 6학년 씹은 어떤가 보자. 와, 많이 영글었네.”
“너 아까 그 아는 누나라는 여자, 그 언니하고도 섹스했지?”
불쑥 행자가 박금지 이야기를 꺼냈다.
“아이다. 그냥 아는 사이다.”
나는 일단 부인부터 했다. 얼굴도 봤는데 괜히 소문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체, 서로 오가는 눈빛부터 다르던데 ······ 너 그전에 환갑 넘은 할머니며 중학생도 아니고 고등학생하고만 했다고 나한테 으스댔잖아? 아까 그 언니가 네가 말했던 여고생이지?”
으스대기는, ······ 처음 행자의 젖통과 보지털을 보았을 때 나보다 훨씬 성숙해 보이는 그녀에게 기가 죽어서 떠벌인 것일 뿐인데.
“응? 내 말 맞지?”
나를 빤히 노려보면서 묻는데 거짓말을 계속할 수 없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맛이 좋던?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색기가 넘치던데 ······ 나처럼 병이 들어서가 아니라 저렇게 팔팔하면서도 성숙한 여자는 역시 느낌이 다르지?”
이것도 역시 질투인가. 나는 조금 당황하면서도 어차피 시인을 한 것, 다 털어놓기로 했다.
“그 누나는 좀 특별하기는 하다. 자지가 드가면 꽉꽉 물어주는 기라.”
“꽉꽉 물다니 ······ ? 그게 무슨 말이냐?”
“히 히, 보지 속이 이래 손바닥으로 쥐어짜듯이 꽉꽉 조여 주는 기라.”
나는 주먹을 폈다 오무렸다 하면서 설명했다.
“정말 ······ ? 아, 나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긴자꾸라고, 그런 여자는 남자 성기를 세게 조여 그대로 사정하는 수도 있다더라. 나는 그렇지 못하지?”
행자는 좀 풀이 죽은 표정이었다.
“야야, 니도 훌륭하다. 이래 싱싱하고 보지도 뜨겁고 잘 조여 주잖나. 어디 우리 공주님 보지맛 좀 보자.”
나는 자지를 집어넣었다. 힘을 주었더니 자지가 벌떡거린다. 그것을 느꼈는지 그녀도 보지에 힘을 주는 것 같고 보지가 옴찔거렸다.
“하아! ······ 하아! ······ ”
이제 그녀는 방아질을 하면 처음 할 때와는 달리 꼭 신음이 터져 나온다.
8살 때 첫 빠구리를 한 후 나를 만날 때까지 20여명의 남자와, 그중 어떤 남자와는 10번도 넘게 빠구리를 해왔다면서도 그때의 그녀는 빠구리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빠구리에 익숙해지는 것과 절정을 맛보는 것은 꼭 일치하지 않는 모양이다. 어떻든 그녀는 이제 나와 할 때는 거의 절정에 오르고 있다.
자세를 3번 바꾸는 동안 그녀는 매번 비명을 질러댔고 내 밑에서 한창 엉덩이를 움직여 박자를 맞추는 중 나는 사정했다.
집에 돌아와 보니 영숙 누나가 와있었다. 근 한달만에 집에 들른 것이다.
누나가 사 온 빵으로 엄마 영미 누나등 4명이 둘러앉아 환담을 하며 맛있게 먹었다.
“참, 경자 누부야도 잘 있나?”
엄마에게 손님이 찾아오고 영미 누나도 인사를 하며 참례를 하느라 영숙 누나와 잠시 단둘이 되자 나는 무심코 물었다.
“와, 그 언니가 보고 싶나?”
눈을 흘기면서 갑자기 새침해지는 표정에 나는 당황했다. 보고 싶다는 것보다는 그저 궁금했을 뿐인데 ······ 특히 누나와의 빠구리 장면을 들킨 이래 혹 다른 후유증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걱정스러웠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떻든 빠구리를 한 상대 앞에서 다른 빠구리의 상대를 들추는 것은 안좋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토요일 밤에는 ‘주말의 명화’라고 TV에서 영화 한편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아버지가 안방에 있을 때도 영화를 아버지가 보고 있으면 밤 늦게까지도 나는 함께 보았다.
오늘 밤의 영화 제목은 <카사블랑카>였다. 험프리 보가드와 잉그릿드 버그만이 주연인데 남주인공의 냉정하면서도 터프한 매력도 좋았지만 그의 옛 연인이었던 여주인공의 미모가 무척 빛나는 영화였다.
우리집 안방에도 TV가 있고 영화 한편을 안방에서 통째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나로서는 대단한 호강이지만 아버지의 한 다리를 잃은 대가라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 한쪽은 우울했다.
엄마는 일찌감치 잠이 들었고 영미 누나도 하품을 하며 보다 중간에 잠자리에 들어 영숙 누나와 나만이 끝까지 영화를 다 보았다.
아침 식사에는 영숙 누나가 사 온 소고기로 국을 끓이고 생선튀김까지 나와 오랜만에 풍성한 밥상이었다.
일요일이라 오붓하고 느긋하게 식사를 마친 4명은 상을 물린 후에도 환담이 이어졌다.
아버지의 상처가 잘 아물었고 걸음걸이도 많이 좋아졌으며 다시 직장을 잡은 것들이 남은 가족들에게 안도와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일이었다. 이어서 영자 누나가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갸가 오늘 내일 하는갑더라.”
“그리고 보니 참 세월이 빠르다. 정확히 언니의 출산일이 언제고?”
엄마의 말에 영숙 누나가 맞장구를 치며 물었다.
“엊그제 온 편지를 보니 열흘 안팎인 것 같더라.”
“아, 언니 편지가 또 왔구나! 나도 좀 보자.”
엄마는 장롱에서 편지를 꺼냈다. 금요일에 영자 누나의 편지가 도착했다. 시집 간 뒤로 3번 째 온 편지다.
나는 처음 누나의 편지를 받은 후 답장을 쓰려 했지만 첫마디부터 끙끙대다 결국 답장을 보내지 못했다.
‘보고싶은 누나에게’라고 제목을 썼다가 밋밋한 것 같아 ‘사랑하는 누나에게’라고 고쳐 보았지만 역시 느낌이 이상했다.
내 편지도 매형이 읽어서 누나에게 전해줄 것인데 누나와 내가 빠구리를 한 사이라는 것이 일종의 자격지심으로 작용하는 것인지 결국 답장을 보내지 못했고 다행히 우리 가족을 대표해 영숙 누나가 답장을 보냈다.
3번 째 편지를 받으면서 이번에는 나도 꼭 답장을 보내겠다고 단단히 작정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 온 편지는 편지봉투에 넣은 것이 아니라 아예 소포로 왔다. 점자를 가르쳐 준 박금순에게 보내는 점자편지도 동봉하다 보니 부피가 많아서였다.
“내사 글자를 하도 알아보기 힘들어 끝까지 읽도 몬했다. 하여튼 예정일은 임박한 모양이더라.”
나도 이번에 온 누나의 편지는 이미 보았는데 엄마의 말처럼 읽기가 힘들었다. 매형이 받아써준 것이 틀림없는 그 편지는 글씨가 워낙 악필이고 띄어쓰기도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어떻든 내용은 우리 가족의 안부를 묻고 누나 네도 잘 지내며 곧 출산을 하게 될 것인데 지금 뱃속의 아기는 딸일 것 같다는 말도 들어 있었다.
“그런데 무슨 편지가 이래 많노?”
소포로 배달된 봉투를 열며 영숙 누나가 물었다.
“영자 편지는 두장이고 나머지는 점자선생한테 보내는 점자편지다.”
“내가 읽어줄게. 어무이도 끝까지 못봤다며 ······ ?”
영미 누나가 냉큼 그 두장의 편지지를 집어 들었다.
“부모님 전상서. 아버님 어머님 기체, 후일, 향만강, ······ 하옵시 ······ 며가내두 ······ 아, 이거 글자가 와 이렇노? 형부가 학교는 어디까지 다녔는데 이래 글씨가 엉망이고? ······ 루평한하 ······ 시온지요. 또영숙영 미영도등 동생들도 잘지내 고있는지 궁금하옵니다 소자는 부모님의 보살 핌과 염려지 ······ 아이, 이건 또 무슨 글자가 이렇노?”
“야야, 니 읽는 기 무슨 말인지 더 못 알아 듣겠다.”
영숙 누나가 편지를 빼앗았다. 한동안 말없이 훑어보고 나서 말했다.
“영미야, 편지는 그래 읽는 기 아이다. 우선 부모님 전상서가 아니라 부모님전 상서, 즉 부모님 앞에 올리는 글이라는 뜻인 기라.”
“그라마 띄어쓰기를 제대로 해야지, 그래 붙여 써놓았으니 분간이 되나?”
영미 누나가 쫑알거렸다.
“띄어쓰기가 안 되었으마 읽는 사람이 제대로 띄어읽기를 하마되지. 본문도 내용은 정확하니 띄어읽기만 잘하면 되는 기라.”
영숙 누나는 아까의 영미 누나와 달리 편지를 술술 읽어 내려갔다.
“아버님 어머님 기체후 일향만강하옵시며 가내 두루 평안하시온지요? ······ 이제 알아듣겠나? ······ 기체후는 몸과 마음의 형편이라는 뜻으로 어른들한테 문안 편지를 올릴 때의 관용구나 마찬가지다. 일향만강은 한결같이 평안하시냐는 뜻이고 ······ ”
“그럼 언니 말대로 알아듣기 쉬운 말로 쓰지, 뭐 그래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써갈기노?”
영미 누나가 억울하다는 듯이 항변했다.
“언니는 겨우 라디오에서 얻은 지식으로도 이렇게 예절에 맞는 편지를 쓰는데 니는 고등학생이 그 편지도 제대로 못 읽는다니 참말로 창피한 줄 알아라.”
영숙 누나는 동생에게 핀잔을 준 후 다시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또 영숙 영미 영도 등 동생들도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옵니다. 소자는 부모님의 보살핌과 염려지덕으로 잘 지내고 있사옵니다. 특히 오늘은 부모님께 한가지 기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어 저도 기쁜 마음입니다. 아버님 어머님, 저는 이제 곧 엄마가 됩니다. 뱃속의 아기는 벌써 얼마 전부터 빨리 세상을 구경하고싶다고 어미의 배를 발로 차고 있답니다. ······ ”
영숙 누나가 편지 읽던 것을 중단하고 엄마에게 물었다.
“어무이, 참말로 뱃속의 아기가 발길질을 하나?”
“하 하, 그기 태동이라 카는 기다. 크는 과정이겠지만 태아도 산달이 가까워지면 뱃속에서 움직임이 더 활발해지는 기라.”
“언젠가 어머님이 저희 딸들 앞에서 ‘느그도 엄마가 돼봐라.’라고 하신 말씀이 새삼 떠오릅니다. 엄마가 된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면서도 가슴 벅찬 감격으로 다가오고 저의 아기가 성장하는 동안 또 얼마나 많은 사연과 곡절들이 있게 될까를 생각해보면 새삼 저를 이만큼 키워주신 어머님에 대한 감사와 그리움을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야, 언니가 되게 말을 잘하네!”
영미 누나가 낭독을 방해하며 끼어들었다.“영자가 원래 생각이 깊은 아 아이가. 그래도 자슥, 직접 내 앞에서 말로도 하지, 꼭 편지로 그 말을 해야하나?”
엄마의 눈시울이 좀 붉어지는 것 같더니 쑥스런 표정으로 눈가를 닦았다.
“어머님, 저의 뱃속 아기는 분명히 딸일 것 같습니다. 제 몸에 새 생명이 깃든 후 저는 복숭아를 따오고, 집안에 밤톨이 가득하고, 공작새를 품에 안고 집에 돌아오는 꿈들을 꾸었답니다. 시어머님이나 마을의 어르신들은 이런 저의 꿈을 태몽이라고 하시며 그것도 딸을 낳는 태몽이라고 하십니다. ······ ”
“태몽이 뭐꼬?”
영미 누나가 낭독을 끊으며 또 질문을 했다.
“니는 그 나이가 되도록 태몽도 모르나? 여자가 임신을 전후해서 아기와 관련된 꿈을 꾸는 기 태몽이다. 아들인지 딸인지나 장래 운명 같은 것을 알려주기도 한다 카더라.”
영숙 누나가 핀잔을 하듯 동생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럼 어무이 나 배었을 때도 태몽을 꿨나? 무슨 꿈을 꿨노?”
“태몽을 대단한 것처럼 말하는 이들도 있는데 나는 그런 것 안 믿는다. 느그들 오빠, 첫아들 때는 호랑이 꿈을 꾸고, 영자 때도 연꽃에 보석처럼 알이 반짝이는 꿈을 꿨는데 하나는 일찍 잃고 영자도 그리 되어버렸잖나. ······ 자꾸 끼어들지 말고 영숙아, 편지 마저 읽어봐라.”
이때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듣기에 “전보요.”라는 것 같았지만 엄마나 두 누나는 못들은 모양이다.
“누구 안 계십니까? 전보 왔어요!”
댓돌 앞에서 큰 소리가 났고 영미 누나가 바로 뛰어나갔다. 다시 방으로 들어온 누나의 손에는 종이쪽지 하나가 들려있었다.
영숙 누나는 편지 읽기를 중단했고 모두의 시선이 영미 누나에게 쏠려 있었다.
영미 누나가 쪽지를 펴보는데 얼굴색이 심상치 않다.
“엄마야, 이기 뭐꼬?”
누나는 비명을 질렀다.
“큰 언니, 영자 언니가 죽었단다!”
막 잠이 들려는 중 안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잠이 달아나 버렸다.
살 부딪치는 소리와 아직은 낮게 깔려있는 엄마의 신음소리, 분명 아버지와 엄마가 빠구리를 하는 중일 것이다. 귀를 쫑긋하고 신경을 기울이니 그 소리를 점점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아윽, 영자 아배! ······ 하악, 여보! ······ ”
결국 엄마의 비명이 터졌다. 직접 옆에서 지켜본 적도 있고 건넌방에서 소리로만 들은 적도 몇 번이지만 분명히 엄마가 절정을 맞으면서 내는 환희의 외침이다.
“아아! ······ 으, 으, 으! ······ ”
이어서 아버지의 신음도 들렸다. 사정할 때 내는 소리다.
그 소리들이 오늘은 유난히 반갑게 들렸다.
아버지가 다리를 절단한 후 부부관계, 즉 그 전처럼 정상적인 빠구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나의 관심사중 하나였다. 그것은 아버지나 엄마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조건일 것 같았다.
그런데 아버지가 퇴원한 후 처음 엿듣게 된 부모의 빠구리는 별로 신통치 않았다. 끝나고 나서 속삭이는 일종의 품평회에서도 아버지는 불만과 불안의 느낌을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아버지도 엄마도 분명 절정에 다다른 것이다. 아버지가 지팡이에 의지하며 절뚝거리지만 걸음을 걸을 수 있듯 빠구리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크!
아직도 안방에서 들려온 소리의 여운이 남아있는 것 같은데 나는 무심코 윗목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깜짝 놀랐다. 영미 누나와 눈이 마주친 것이다.
방의 불은 껐지만 밀려든 달빛으로 사물은 거의 식별할 수 있었는데 누나도 안방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가 고개를 돌린 나와 딱 마주쳐 버렸다.
누나는 급히 이불을 뒤집어썼다. 하지만 누나 역시 잠들지 않고 나처럼 안방의 소리를 고스란히 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소감은 어땠을까. 그저 훔쳐보기처럼 야릇한 호기심이었을까, 나처럼 반갑게 받아들였을까, ······ 그 주제로 누나와 대화를 할 수도 없으니 나는 알 길이 없다.
다음날 아버지는 집을 떠났다.
사고 당시 일하던 건설회사에 아버지가 편지를 보내고 며칠 전에는 시외전화까지 해서 일자리의 확답을 받았다는 것이다. 다리 하나가 없는 아버지가 그전처럼 힘든 노동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회사측은 일종의 보상 차원에서 건설자재들을 야적해 놓은 곳의 경비원 자리를 내주었다고 한다.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힘들마 언제든 그냥 집으로 오이소.”
엄마는 대문 밖까지 나와 눈물을 글썽였다. 꽤 무거워 보이는 가방 때문에도 나는 학교의 지각을 작정하고 버스 정류장까지 아버지를 배웅했다.
다친 몸으로도 일자리가 생겼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절뚝거리는 아버지의 뒷모습은 너무 쓸쓸해 보였다.
월부금을 부을 때가 며칠 지났다. 조금씩 조바심이 나자 나는 그녀들과 빠구리 하는 것을 월부금 낸다는 식으로 생각했던 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한달에 한번씩, ······ 계약서를 쓴 것은 아니지만 나와 이렇게 약속을 하게된 여인이 3명이다.
첫 대상은 꼽추할매, 나의 첫 여인인 서울띠기가 떠나고 나서 발길을 끊었더니 눈물을 흘리면서 애원해 나도 측은한 기분이 들어 한달에 한번이라는 약속을 하게 되었다.
그 약속을 거의 충실히 지켜 오면서 그녀와의 사이에도 새롭게 정이 다져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나를 아들처럼, 혹은 둘째 서방으로 받아들이는 그 순박하면서도 애틋한 정감이 나를 포근하게 해준다.
두 번 째의 계약이 동갑내기며 한반인 고행자다.
성조숙증이라는 특별한 증세 때문에 6살에 첫 생리를 하고 8살부터 빠구리를 해왔다는 그녀는 어린애 주먹만 한 젖통과 꽤 밀집한 보지털로도 그녀가 얼마나 조숙한가를 보여준다.
빠구리의 맛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마약중독자가 약에 탐닉하듯 빠구리를 해왔던 그녀는 나와 빠구리를 하고 나서 다시는 다른 남자와 하지 않을 테니 한달에 한번씩만 자기를 안아달라고 했다.
나와 비슷한 처지라는 점에서 연민도 느꼈지만 그녀는 나름대로 감수성도 풍부하고 차츰 나와 하면서 절정도 알게 되어 더욱 정이 가는 여인이다.
이원주 선생과의 한달에 한번은 그녀가 거의 일방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스승과 제자라는 현실은 아무리 우리가 자석의 양극처럼 서로를 당긴다 해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의 장벽이다. 그녀는 그 현실에 항상 괴로워하고 자책하는 모습이다.
빠구리를 할 때면 그토록 뜨겁고 음탕하게까지 느껴지는 그녀가 빠구리를 끝내고 나면 눈물을 흘리거나 우울한 표정이 되어 자책과 후회를 하는 것이 거의 관행처럼 되어버렸다.
그러나 그녀도 나를 완전히 단념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래서 절충을 본 것이 한달에 한번이었다. 그런데 그 한달이 지나고 며칠이 더 흘렀건만 그녀는 나를 불러주지 않았다. 나는 그녀가 그립고 조바심이 났다.
그제서야 나는 한달에 한번이라는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게 되었다.
그 전에 나는 한달에 한번씩 빠구리를 하는 여인들에게 내가 베푼다는 것과 비슷한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월부금을 낸다는 식의 발상도 그런 시건방진 관념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찬찬히 생각을 정리해보니 나는 그녀들에게 베푼 것이 아니라 받아낸 것이다.
그녀들과 약속한 날짜가 다가오면 나는 그녀들이 그립고 만나면 거의 흡족한 빠구리를 했었다. 월부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월급을 받는 셈이다. 그렇기에 월급을 제때 못 받은 월급쟁이처럼 나는 허전하고 안달이 나는 모양이다.
4교시가 끝나고 이원주 선생이 교실을 나섰을 때 나는 뒤따라가서 그녀를 불렀다.
“저, 오늘 새임 댁에 가도 됩니까?”
“응? ······ 왜 ······ ?”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묻기에 나는 당황하고 민망했다. 그러나 이왕 말을 꺼낸 것, 내 의사는 전달하기로 했다.
“새임, 오늘이 한달 하고도 4일 째라예.”
내가 받을 월급이 4일이나 밀렸다고 독촉하는 것을 그녀도 알아듣기를 바랐다.
“아아, 그거 ······ ! 나도 기억하고 있어. 그런데 내 사정이 좀 ······ ”
그녀는 약간 얼굴을 붉히는 것 같으면서 말을 더듬는다.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더 조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알겠심더.”
나는 절을 꾸벅하고 뒤돌아 섰다.“문영도!”
그녀가 나를 불러세우고 말했다.
“이따 6시쯤 올 수 있겠니?”
이원주 선생 댁에 약속된 시각에 도착하자 그녀는 방긋 웃으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저녁은 먹어야지? 나는 요즘 컨디션이 안 좋아 음식도 하기 싫고 ······ 그래서 라면 하나 끓여 찬밥 말아먹으려 했는데 너도 그렇게 할까?”
“지는 배 안 고픕니다. 안 먹을래요.”
그 말을 듣고보니 그녀의 얼굴도 좀 피로해 보였다.
“그럼 차라도 한잔 ······ ?”
“아입니다. 지는 그저 새임이 보고싶어서 ······ ”
“정말? ······ 그렇게 내가 보고싶었어?”
그녀가 재확인을 하듯 물었을 때 나는 그녀를 똑바로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랬어! 그런데 요즘 컨디션이 ······ 그래도 우선 ······ ”
그녀가 말 끝을 흐리는데 내가 다가서자 팔을 벌려 나를 받아들일 자세다. 우리는 식탁 옆에서 자연스럽게 포옹하고 키스했다.
“하아! ······ 그럼 방으로 들어갈까?”
긴 입맞춤이 끝나자 그녀는 참았던 숨을 내쉬며 내 손을 이끌었다.
“옷을 벗으렴.”
그녀의 말에 따라 나는 훌훌 옷을 벗고 팬티마저 벗어 제낀 후 침대로 올라갔다. 그녀는 원피스만 벗고 란제리 차림으로 나를 눕혔다. 그녀가 위에서 내 얼굴을 누르며 다시 키스했다.
그런데 왜 그녀는 속옷을 벗지 않을까. 내가 벗겨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 알 수 없지만 일단 서로의 혀가 오가는 중에 나는 속옷 위로 그녀의 가슴을 더듬었다. 브래지어도 차고 있었다.
“하아! ······ 오늘은 그냥 내가 해줄게. 너는 가만히 누워있어.”
내 가슴을 쓰다듬던 손이 점점 내려와 벌떡 선 자지에 머물렀고 잠시 어루만지더니 입으로 문다.
그녀의 자지 빠는 기술은 점점 늘고 있다. 입술을 오므리고 위아래로 고개를 흔들자 온몸으로 그 쾌감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혼자만 서비스를 받는다는 것은 미안하기도 하지만 나 자신에게도 미흡하다. 몸을 일으켜 우선 그녀의 속옷을 벗기려 했다.
“아이, 안돼! 오늘은 안돼!”
“와예?”
평소와 다른 그녀의 반응을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나 지금 ······ ”
그녀의 얼굴이 약간 붉어지면서 말했다.
“사실은 생리중이야. 너 여자의 생리라는 것 알지?”
“아, 멘스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자지를 쓰다듬었다.
“내일이나 모레쯤 끝날 것 같은데 ······ 그래서 너와 만나는 것도 미룬 거야. 나는 가끔 생리통도 심하게 올 때가 있고 그럼 컨디션도 엉망이 되지. 그런데 네가 이렇게 보채니 ······ 하기야 나도 네가 보고싶었고 ······ 어떻든 오늘은 내가 입으로 끝내줄게.”
“그래도 새임, 위는 벗어도 되잖아예. 새임 젖을 먹고 싶어요.”
나는 그녀의 속옷 밑을 끌어올렸다. 란제리도 위로 벗는다는 것을 몇 번 본적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 꼭 그래야 돼? ······ 욕심쟁이 ······ ”
잠시 머뭇거리던 그녀는 엉덩이를 들고 이어 두팔도 들어주었다. 겨드랑이에는 바리캉으로 금방 깎은 머리카락처럼 짧은 털이 보였다. 생리가 끝나고 나를 만나게 되면 분명 면도를 하겠지만 오늘은 갑작스레 만나느라 지나쳐버린 모양이다.
브래지어도 벗기고 이제는 내가 그녀를 눕혔다. 풍만한 젖통은 작은 산봉우리 모양을 하고 젖꼭지도 딱딱해 있다.
“하아! 이건 너무 ······ 아이, 이제 그만 ······ ”
한쪽 젖꼭지를 빨아댈 때부터 나를 안은 팔에 힘을 주고 숨소리가 가빠지며 몸을 비틀던 그녀는 젖꼭지를 바꿔 물자 잠시 후 내 머리를 밀어내려 한다.
“와예?”
나는 젖꼭지에서 입을 떼고 물었다.
“생리 때는 더 민감해지나봐. 견디기가 힘들어. 그러니 오늘은 그냥 내가 해주기만 할게.”
“견디기 힘 들마 해버리마 되잖아예? 지도 그저 받기만 하는 건 힘든 기라요.”
그녀의 팬티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푹신한 털이 잠시 잡히지만 보지에는 장막이 쳐있다. 바로 그녀의 생리대가 막고 있는 것이다.
“어머나, 손 넣지 마!”
그녀가 황급히 내 손을 잡아 끌었다.
쫒겨나온 손바닥을 팬티 위로 덮고 살짝 누르며 내가 말했다.
“생리 때 해도 괘않던데요.”
“뭐?”
그녀가 놀란 눈으로 나를 올려보며 큰 소리를 낼 때 나는 아차! 하는 기분이었다.
“너는 해봤어?”
“뭐를요?”
뻔히 묻는 내용을 알면서도 나는 한번 능청을 부려 보았다.
“생리중인 여자하고 말야? ······ 너는 해봤니?”
그녀의 질문이 이어지니 계속 입을 다물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네.”
“누구하고 ······ ?”
“그기 ······ 저 ······ ”
정직하게 말한다면 청송띠기와 김춘자, 그녀들과의 경험뿐이다.
“영구 아범하고도 경도 때 그냥 했는데 ······ ”
청송띠기는 모처럼 만나게 된 나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는지 이렇게 말했고 나도 자지에 피를 묻혀가면서 빠구리를 했다. 김춘자와는 한창 하던 중 그녀의 멘스가 터진 것을 알았으나 그냥 계속했었다.
하지만 그녀들의 이름을 바로 댈 수는 없었다.
이원주 선생은 내가 자기에게 두 번 째 남자라고 밝힌 적이 있었다. 첫 번째 남자는 내가 얻어맞기도 한 채병욱이라는 검사 자식이다.
그런데 그녀는 나에게 자신이 몇 번째 여자냐고 물은 적이 없었다. 어쩌면 우연히 알게 된 이미영 선생이 당연히 나의 첫 번째 여인이고 자신이 나의 두 번째 여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 같다.
내가 이실직고를 해서 금촌리의 환갑이 지난 할머니를 비롯해 여러 여인들, 7공주파를 비롯한 많은 여고생들, 더구나 엄마며 새할머니, 2명의 친누나까지와 빠구리를 했었다는 것을 안다면 아마 기절을 하거나 나를 괴물 보듯 할 것이다.
“미영이, ······ 너 미영이하고 그렇게 했어?”
내가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하자 그녀가 답을 내놓았다. 틀린 답이지만 나는 그것을 인정키로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애도 참 뻔뻔스럽게 ······ ”
그녀의 표정이 묘했다. 그녀는 자신의 후배며 나의 첫여인이라고 믿는 이미영 선생에게 가끔 질투나 경쟁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았다.
“미영이와 나중 누가 더 좋았느냐?”고 비교를 하기도 했고, 처음 보지를 빨아주었을 때 갑자기 내 행동을 중단시키고 “너 미영이한테도 이렇게 해 줬지?”라고 묻기도 했다.
“그 새임이 먼저 해주셨어요.”
나는 꾸중을 듣는 것 같아 재빨리 변명했다.
“뭐? 그럼 미영이가 네 여기를 ······ 입으로 ······ ?”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눈을 한번 질끈 감았다 뜨고는 말했다.
“나도 할 수 있어!”
그리고는 내 자지를 입에 물었었다.
“그때 괘않던데요.”
나는 그녀의 젖통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미영 선생과 생리 중 빠구리했다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처럼 되었으니 나는 좀 더 뻔뻔스러워 지기로 했다.
“그 새임은 생리 중이라 더 잘 느껴지고 빨리 오른다고 하셨어요.”
“정말 그럴까? ······ ”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망설이는 중 나는 젖꼭지를 입에 물고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수북한 털을 지나 공알까지 다달았다. 그녀가 몸을 한번 부르르 떨었다.
“아이, 지금은 그러지 마!”
내 손은 팬티에서 쫒겨났지만 대신 젖꼭지를 배배 틀며 입에 물고있는 젖꼭지도 힘을 주어 빨았다.
“하아! ······ 하아! ······ 하윽! ······ ”
젖꼭지만을 만지는데도 그녀는 몸을 비틀고 신음을 지른다. 청송띠기나 김춘자처럼 그녀 역시 느낌이 빨리, 그리고 진하게 오는 것 같았다.“나도 한번 씻고 와볼까? ······ ”
그녀는 팬티만 입은 채 욕실로 향했다.
“아무래도 불안하고 불결해.”
그녀는 침대 위에 타올을 깔고 그 위에 무릎을 세운 채 누웠다. 나는 몸을 포개기 전에 보지 쪽에 얼굴을 묻었다.
“아이, 오늘은 그러지 마. 거긴 더러워.”
그녀가 발버둥을 쳤다. 그러나 나는 이미 생리중이던 청송띠기와의 경험이 있다. 공알만 건드리는데는 문제가 없는 것이다.
질구를 살짝 열어봐도 피는 보이지 않고 물기만 가득하다. 그래도 나는 공알에만 혀를 댔다.
“하윽! ······ 하아! ······ 하아! ······ ”
그녀가 몸을 비틀며 신음을 내는데 공알도 다른 때보다 더 부풀어 있는 것 같았다.
“하아! 이제 그냥 ······ 이리 와! 하아! ······ 그냥 들어와!”
몸을 포개자 그녀는 급히 손으로 자지를 잡아 구멍에 인도한다. 서두를만큼 마음이 조급한가 보다. 자지는 거침없이 쑥 들어갔다.
“하윽! ······ ”
그녀는 내 등을 감은 팔에 힘을 줄뿐 아니라 두다리로도 내 몸을 옭죄었다. 그리고 엉덩이를 좌우로 비틀었다. 나는 아직 방아질을 시작하지 않았다.
생리중인 보지라는 기분 탓인지 그 속이 다른 때보다 더 뜨겁게 느껴졌다. 보지가 조금씩 옴찔거린다.
“새임, 괘않아예?”
나는 천천히 엉덩이를 움직이며 물어 보았다.
“하아! ······ 나는 괜찮아. 하아! ······ 평소보다도 더 ······ 역시 이곳도 민감한가 봐! 하지만 하아! ······ 너한테는 괜히 미안해. 너는 하아! ······ 어때?”
“새임 이쨔가 ······ 보지 속이 다른 때보다 더 뜨거워요.”
“그래? 하아! ······ 그렇게 말해주니 미안하면서도 고맙다! 하아 ······ 나는 처음이거든. 생리 중에 남자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어. 하아! ······ 그런데 이렇게 ······ 더 빨리 해줘도, 하아! ······ ”
그녀의 요청대로 방아질이 빨라졌다. 나도 점점 기분이 올라갔다. 역시 밀린 월급 빨리 달라고 조르기를 잘 한 것 같다.
“하윽! ······ 하악! ······ 하악! ······ 학! ······ 학! ······ 그만, 이제 그만! ······ ”
그녀는 절정도 빨리 온 것 같다. 나를 못 움직이게 하는데 보지 속은 경련을 일으킨 듯 빠르게 수축을 반복한다. 가쁜 숨이 서서히 진정되자 그녀는 옭죄었던 다리도 풀고 등을 감았던 팔도 느슨해지며 입술을 찾았다.
한동안 서로의 혀가 오가는 중 나는 평소보다 민감하다는 그녀의 젖통을 어루만졌다. 젖꼭지가 금세 딱딱해졌다.
“이제는 내가 위로 ······ ?”
그녀가 몸을 일으키려 하기에 자지를 뺐다. 그녀가 바로 소리를 질렀다.
“어머나, 저런 ······ ! 역시 그래서 ······ 아이 참, 미안해!”
그녀가 당황해 하는데 보니 자지에 약간의 피가 묻어 있었다. 보지의 질구 쪽에도 조금 피가 번져있다. 마치 숫처녀가 처녀막이 깨졌을 때처럼.
그녀는 타올로 자지를 닦으며 얼굴을 붉혔다. 나는 그런 그녀가 괜히 안쓰러워 보였다.
“지는 괘않아예. 새임은 특별히 아프거나 하지는 않습니까?”
“나는 괜찮아. 하지만 너를 이렇게 더럽혀 놨으니 ······ ”
“새임 몸 속에 있었던 긴데 뭐가 더러워요? 끝나고 씻으마 되지, 새임이 올라 오이소.”
그녀는 마지못한 듯 몸을 포개면서도 자지를 바로 끼우지 않고 머뭇거린다. 어쩔 수 없이 내가 손으로 구멍을 맞추고 그녀의 엉덩이를 내리 눌렀다. 자지는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내가 밑에서 몇 번 자지를 치받자 비로서 그녀는 방아질을 시작했다. 그래도 어째 아까 밑에 있을 때보다 소극적이다.
내가 일어나 마주 앉은 자세가 되었다.
젖통을 번갈아 주무르고 빨아댔다.
“하아! ······ ”
고개를 뒤로 젖히고 신음을 내는 그녀의 목덜미를 다시 혀로 훑어갔다. 이어 다시 입술을 찾았다.
그녀의 엉덩이가 다시 움직였다. 나는 두손으로 그녀의 볼기를 잡고 움직임을 도왔다.
“하윽! ······ 하악! ······ 하악! ······ 학! 학! 학! ······ ”
그녀가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한참을 헉헉거린 뒤에 그녀를 엎드리게 했고 거센 비명을 지르는 중에 나는 사정했다.
“아무래도 다시 씻어야겠어. 지금 바로 욕실로 가자. 내가 씻어줄게.”
타올로 대충 뒤처리를 하고 그녀는 내 손을 이끌었다. 그녀는 씻지도 않고 욕실의 찬장에서 생리대를 하나 꺼내 팬티에 붙이더니 팬티만 입고는 샤워기를 자지에 댔다. 비누칠을 하고 미끌거리며 그녀의 손이 움직이자 자지는 어느 새 빳빳해졌다.
“미안해, 영도야. 하지만 오늘 고마웠어.”
비누 거품을 씻어내자 그녀는 자지를 덥석 물었다. 계속 얼굴을 움직이는 것을 보니 여기서 정액을 또 한번 빼낼 태세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흡족한 상태인데 미안해서 그러는 것 같기도 했다. 그녀를 제지하고 대신 입을 맞추어 주었다.
토요일에는 고행자와 만났다. 월부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월급을 받는 날이 되었기 때문이다.
“행자야, 오늘은 느그 집에 갈까?”
교실을 나서며 말을 건네자 그녀는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교 길에는 금촌리에 사는 6학년생 대여섯명이 한 무리가 되어 끼리끼리 잡담을 하며 걸었다.
“오늘은 꼭 한달이 되는 날이네.”
행자가 남들은 못듣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나도 월급 받으러 가는 기다.”
“월급 ······ ? 그게 무슨 말이니?”
“히 히, 그런 기 있다.”
나는 혼자 낄낄거리며 더 설명을 하지 않았다. 월부금과 월급의 차이를 이야기하자면 내 말주변도 부족하고 혹 내 뜻과 달리 잘못 전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머나, 영도야!”
“아, 금지 누나!”
뜻밖에 길거리에서 박금지와 마주쳤다. 그녀의 언니 박금순과 빠구리를 하다 아버지에게 현장을 들켰고 그 부모에게 질책을 당한 후 나는 공산상회를 가급적 피해 다녔다.
어쩔 수 없이 친구들과 그 앞을 지나게 될 때에는 공산상회 쪽에서 볼 때 눈에 안뜨이게 무리의 한구석에서 고개를 숙이거나 얼굴을 가리고 급히 지나가야 했다.
오늘도 그렇게 공산상회를 지나쳤는데 몇걸음 못가 금지와 맞닥드린 것이다.
얼마전 7공주파 중 김춘자와 송숙자를 만나 빠구리를 하면서 남은 7공주파의 근황을 듣고 여름방학이 되면 만나게 될 것을 기대했는데 오늘 먼저 박금지와 만나게 되었다. 잠시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은 뒤 그녀가 짓궂은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니, 우리 아빠 엄마한테 딱 걸렸다며 ······ ?”
“그래 돼 삤다. 참 그 뒤 집에서는 우째 됐노?”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지만 그 뒤소식도 궁금했다.
“집안이 약간 시끄러웠지. 나한테도 언니하고 섹스한 남자를 아느냐고 물으시는데 시침을 딱 뗐고 그대로 넘어갔다.”
“참 누부야는 은행원 생활이 재미있나?”
“그저 그렇다. 주판도 못하고 돈 세는 것도 못해서 걱정을 했는데 남들도 계산은 다 계산기 두드리고 돈도 기계가 세어주니 별 문제는 없는 기라. 참, 나도 이제 일을 하니 니하고는 일요일밖에 못 만나겠네. 정말 오랜만인데 마침 내일이 일요일 아이가. 니 우리집에 올래?”
“집에 ······ ? 괘않겠나?”
“뭐 어때. 그 일은 이제 잊혀졌고 아빠 엄마는 낮에 점방을 지키니까. 그래도 점심 때 가끔 집에 들리실 때도 있으니 오후 2시쯤이면 좋겠다. 언니도 니 많이 기다릴 기다.”
내일 오후 2시쯤 그 자매와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금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행자는 무리와 떨어져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누구니?”
“응, 내가 좀 아는 누나. 올해 여고 졸업하고 읍내 농협에서 일하는 은행원이다.”
그녀는 더 이상 금지에 대해 묻지 않았다.
행자와 나의 한달에 한번씩 행사는 이제 꽤 익숙해져 있다. 그녀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요를 폈고 압박붕대를 풀어주자 그녀는 뒷물을 하고 함께 엉켰다.
“참, 오늘은 좀 일찍 끝내야 해. 읍내에서 3시쯤 엄마를 만나기로 했거든. 여름옷을 한 벌 사준다고 ······ ” 그래도 시간은 충분했다. 키스를 한 뒤 서로 보지와 자지를 빨아주는 것도 이제 정해진 코스가 되었다.
“털이 제법 많아졌네.”
그녀가 내 두덩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확실히 자지 털은 면적도 조금 넓어지고 길어졌다. 그러나 아직도 행자의 보지털에 비하면 부끄러운 수준이다.
“이것도 더 커진 것 같고 ······ ”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자지를 입에 물었다.
“이제 6학년 좆 아이가. 6학년 씹은 어떤가 보자. 와, 많이 영글었네.”
“너 아까 그 아는 누나라는 여자, 그 언니하고도 섹스했지?”
불쑥 행자가 박금지 이야기를 꺼냈다.
“아이다. 그냥 아는 사이다.”
나는 일단 부인부터 했다. 얼굴도 봤는데 괜히 소문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체, 서로 오가는 눈빛부터 다르던데 ······ 너 그전에 환갑 넘은 할머니며 중학생도 아니고 고등학생하고만 했다고 나한테 으스댔잖아? 아까 그 언니가 네가 말했던 여고생이지?”
으스대기는, ······ 처음 행자의 젖통과 보지털을 보았을 때 나보다 훨씬 성숙해 보이는 그녀에게 기가 죽어서 떠벌인 것일 뿐인데.
“응? 내 말 맞지?”
나를 빤히 노려보면서 묻는데 거짓말을 계속할 수 없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맛이 좋던?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색기가 넘치던데 ······ 나처럼 병이 들어서가 아니라 저렇게 팔팔하면서도 성숙한 여자는 역시 느낌이 다르지?”
이것도 역시 질투인가. 나는 조금 당황하면서도 어차피 시인을 한 것, 다 털어놓기로 했다.
“그 누나는 좀 특별하기는 하다. 자지가 드가면 꽉꽉 물어주는 기라.”
“꽉꽉 물다니 ······ ? 그게 무슨 말이냐?”
“히 히, 보지 속이 이래 손바닥으로 쥐어짜듯이 꽉꽉 조여 주는 기라.”
나는 주먹을 폈다 오무렸다 하면서 설명했다.
“정말 ······ ? 아, 나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긴자꾸라고, 그런 여자는 남자 성기를 세게 조여 그대로 사정하는 수도 있다더라. 나는 그렇지 못하지?”
행자는 좀 풀이 죽은 표정이었다.
“야야, 니도 훌륭하다. 이래 싱싱하고 보지도 뜨겁고 잘 조여 주잖나. 어디 우리 공주님 보지맛 좀 보자.”
나는 자지를 집어넣었다. 힘을 주었더니 자지가 벌떡거린다. 그것을 느꼈는지 그녀도 보지에 힘을 주는 것 같고 보지가 옴찔거렸다.
“하아! ······ 하아! ······ ”
이제 그녀는 방아질을 하면 처음 할 때와는 달리 꼭 신음이 터져 나온다.
8살 때 첫 빠구리를 한 후 나를 만날 때까지 20여명의 남자와, 그중 어떤 남자와는 10번도 넘게 빠구리를 해왔다면서도 그때의 그녀는 빠구리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빠구리에 익숙해지는 것과 절정을 맛보는 것은 꼭 일치하지 않는 모양이다. 어떻든 그녀는 이제 나와 할 때는 거의 절정에 오르고 있다.
자세를 3번 바꾸는 동안 그녀는 매번 비명을 질러댔고 내 밑에서 한창 엉덩이를 움직여 박자를 맞추는 중 나는 사정했다.
집에 돌아와 보니 영숙 누나가 와있었다. 근 한달만에 집에 들른 것이다.
누나가 사 온 빵으로 엄마 영미 누나등 4명이 둘러앉아 환담을 하며 맛있게 먹었다.
“참, 경자 누부야도 잘 있나?”
엄마에게 손님이 찾아오고 영미 누나도 인사를 하며 참례를 하느라 영숙 누나와 잠시 단둘이 되자 나는 무심코 물었다.
“와, 그 언니가 보고 싶나?”
눈을 흘기면서 갑자기 새침해지는 표정에 나는 당황했다. 보고 싶다는 것보다는 그저 궁금했을 뿐인데 ······ 특히 누나와의 빠구리 장면을 들킨 이래 혹 다른 후유증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걱정스러웠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떻든 빠구리를 한 상대 앞에서 다른 빠구리의 상대를 들추는 것은 안좋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토요일 밤에는 ‘주말의 명화’라고 TV에서 영화 한편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아버지가 안방에 있을 때도 영화를 아버지가 보고 있으면 밤 늦게까지도 나는 함께 보았다.
오늘 밤의 영화 제목은 <카사블랑카>였다. 험프리 보가드와 잉그릿드 버그만이 주연인데 남주인공의 냉정하면서도 터프한 매력도 좋았지만 그의 옛 연인이었던 여주인공의 미모가 무척 빛나는 영화였다.
우리집 안방에도 TV가 있고 영화 한편을 안방에서 통째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나로서는 대단한 호강이지만 아버지의 한 다리를 잃은 대가라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 한쪽은 우울했다.
엄마는 일찌감치 잠이 들었고 영미 누나도 하품을 하며 보다 중간에 잠자리에 들어 영숙 누나와 나만이 끝까지 영화를 다 보았다.
아침 식사에는 영숙 누나가 사 온 소고기로 국을 끓이고 생선튀김까지 나와 오랜만에 풍성한 밥상이었다.
일요일이라 오붓하고 느긋하게 식사를 마친 4명은 상을 물린 후에도 환담이 이어졌다.
아버지의 상처가 잘 아물었고 걸음걸이도 많이 좋아졌으며 다시 직장을 잡은 것들이 남은 가족들에게 안도와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일이었다. 이어서 영자 누나가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갸가 오늘 내일 하는갑더라.”
“그리고 보니 참 세월이 빠르다. 정확히 언니의 출산일이 언제고?”
엄마의 말에 영숙 누나가 맞장구를 치며 물었다.
“엊그제 온 편지를 보니 열흘 안팎인 것 같더라.”
“아, 언니 편지가 또 왔구나! 나도 좀 보자.”
엄마는 장롱에서 편지를 꺼냈다. 금요일에 영자 누나의 편지가 도착했다. 시집 간 뒤로 3번 째 온 편지다.
나는 처음 누나의 편지를 받은 후 답장을 쓰려 했지만 첫마디부터 끙끙대다 결국 답장을 보내지 못했다.
‘보고싶은 누나에게’라고 제목을 썼다가 밋밋한 것 같아 ‘사랑하는 누나에게’라고 고쳐 보았지만 역시 느낌이 이상했다.
내 편지도 매형이 읽어서 누나에게 전해줄 것인데 누나와 내가 빠구리를 한 사이라는 것이 일종의 자격지심으로 작용하는 것인지 결국 답장을 보내지 못했고 다행히 우리 가족을 대표해 영숙 누나가 답장을 보냈다.
3번 째 편지를 받으면서 이번에는 나도 꼭 답장을 보내겠다고 단단히 작정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 온 편지는 편지봉투에 넣은 것이 아니라 아예 소포로 왔다. 점자를 가르쳐 준 박금순에게 보내는 점자편지도 동봉하다 보니 부피가 많아서였다.
“내사 글자를 하도 알아보기 힘들어 끝까지 읽도 몬했다. 하여튼 예정일은 임박한 모양이더라.”
나도 이번에 온 누나의 편지는 이미 보았는데 엄마의 말처럼 읽기가 힘들었다. 매형이 받아써준 것이 틀림없는 그 편지는 글씨가 워낙 악필이고 띄어쓰기도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어떻든 내용은 우리 가족의 안부를 묻고 누나 네도 잘 지내며 곧 출산을 하게 될 것인데 지금 뱃속의 아기는 딸일 것 같다는 말도 들어 있었다.
“그런데 무슨 편지가 이래 많노?”
소포로 배달된 봉투를 열며 영숙 누나가 물었다.
“영자 편지는 두장이고 나머지는 점자선생한테 보내는 점자편지다.”
“내가 읽어줄게. 어무이도 끝까지 못봤다며 ······ ?”
영미 누나가 냉큼 그 두장의 편지지를 집어 들었다.
“부모님 전상서. 아버님 어머님 기체, 후일, 향만강, ······ 하옵시 ······ 며가내두 ······ 아, 이거 글자가 와 이렇노? 형부가 학교는 어디까지 다녔는데 이래 글씨가 엉망이고? ······ 루평한하 ······ 시온지요. 또영숙영 미영도등 동생들도 잘지내 고있는지 궁금하옵니다 소자는 부모님의 보살 핌과 염려지 ······ 아이, 이건 또 무슨 글자가 이렇노?”
“야야, 니 읽는 기 무슨 말인지 더 못 알아 듣겠다.”
영숙 누나가 편지를 빼앗았다. 한동안 말없이 훑어보고 나서 말했다.
“영미야, 편지는 그래 읽는 기 아이다. 우선 부모님 전상서가 아니라 부모님전 상서, 즉 부모님 앞에 올리는 글이라는 뜻인 기라.”
“그라마 띄어쓰기를 제대로 해야지, 그래 붙여 써놓았으니 분간이 되나?”
영미 누나가 쫑알거렸다.
“띄어쓰기가 안 되었으마 읽는 사람이 제대로 띄어읽기를 하마되지. 본문도 내용은 정확하니 띄어읽기만 잘하면 되는 기라.”
영숙 누나는 아까의 영미 누나와 달리 편지를 술술 읽어 내려갔다.
“아버님 어머님 기체후 일향만강하옵시며 가내 두루 평안하시온지요? ······ 이제 알아듣겠나? ······ 기체후는 몸과 마음의 형편이라는 뜻으로 어른들한테 문안 편지를 올릴 때의 관용구나 마찬가지다. 일향만강은 한결같이 평안하시냐는 뜻이고 ······ ”
“그럼 언니 말대로 알아듣기 쉬운 말로 쓰지, 뭐 그래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써갈기노?”
영미 누나가 억울하다는 듯이 항변했다.
“언니는 겨우 라디오에서 얻은 지식으로도 이렇게 예절에 맞는 편지를 쓰는데 니는 고등학생이 그 편지도 제대로 못 읽는다니 참말로 창피한 줄 알아라.”
영숙 누나는 동생에게 핀잔을 준 후 다시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또 영숙 영미 영도 등 동생들도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옵니다. 소자는 부모님의 보살핌과 염려지덕으로 잘 지내고 있사옵니다. 특히 오늘은 부모님께 한가지 기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어 저도 기쁜 마음입니다. 아버님 어머님, 저는 이제 곧 엄마가 됩니다. 뱃속의 아기는 벌써 얼마 전부터 빨리 세상을 구경하고싶다고 어미의 배를 발로 차고 있답니다. ······ ”
영숙 누나가 편지 읽던 것을 중단하고 엄마에게 물었다.
“어무이, 참말로 뱃속의 아기가 발길질을 하나?”
“하 하, 그기 태동이라 카는 기다. 크는 과정이겠지만 태아도 산달이 가까워지면 뱃속에서 움직임이 더 활발해지는 기라.”
“언젠가 어머님이 저희 딸들 앞에서 ‘느그도 엄마가 돼봐라.’라고 하신 말씀이 새삼 떠오릅니다. 엄마가 된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면서도 가슴 벅찬 감격으로 다가오고 저의 아기가 성장하는 동안 또 얼마나 많은 사연과 곡절들이 있게 될까를 생각해보면 새삼 저를 이만큼 키워주신 어머님에 대한 감사와 그리움을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야, 언니가 되게 말을 잘하네!”
영미 누나가 낭독을 방해하며 끼어들었다.“영자가 원래 생각이 깊은 아 아이가. 그래도 자슥, 직접 내 앞에서 말로도 하지, 꼭 편지로 그 말을 해야하나?”
엄마의 눈시울이 좀 붉어지는 것 같더니 쑥스런 표정으로 눈가를 닦았다.
“어머님, 저의 뱃속 아기는 분명히 딸일 것 같습니다. 제 몸에 새 생명이 깃든 후 저는 복숭아를 따오고, 집안에 밤톨이 가득하고, 공작새를 품에 안고 집에 돌아오는 꿈들을 꾸었답니다. 시어머님이나 마을의 어르신들은 이런 저의 꿈을 태몽이라고 하시며 그것도 딸을 낳는 태몽이라고 하십니다. ······ ”
“태몽이 뭐꼬?”
영미 누나가 낭독을 끊으며 또 질문을 했다.
“니는 그 나이가 되도록 태몽도 모르나? 여자가 임신을 전후해서 아기와 관련된 꿈을 꾸는 기 태몽이다. 아들인지 딸인지나 장래 운명 같은 것을 알려주기도 한다 카더라.”
영숙 누나가 핀잔을 하듯 동생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럼 어무이 나 배었을 때도 태몽을 꿨나? 무슨 꿈을 꿨노?”
“태몽을 대단한 것처럼 말하는 이들도 있는데 나는 그런 것 안 믿는다. 느그들 오빠, 첫아들 때는 호랑이 꿈을 꾸고, 영자 때도 연꽃에 보석처럼 알이 반짝이는 꿈을 꿨는데 하나는 일찍 잃고 영자도 그리 되어버렸잖나. ······ 자꾸 끼어들지 말고 영숙아, 편지 마저 읽어봐라.”
이때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듣기에 “전보요.”라는 것 같았지만 엄마나 두 누나는 못들은 모양이다.
“누구 안 계십니까? 전보 왔어요!”
댓돌 앞에서 큰 소리가 났고 영미 누나가 바로 뛰어나갔다. 다시 방으로 들어온 누나의 손에는 종이쪽지 하나가 들려있었다.
영숙 누나는 편지 읽기를 중단했고 모두의 시선이 영미 누나에게 쏠려 있었다.
영미 누나가 쪽지를 펴보는데 얼굴색이 심상치 않다.
“엄마야, 이기 뭐꼬?”
누나는 비명을 질렀다.
“큰 언니, 영자 언니가 죽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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