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은 여인들 - 원어민강사 단편
3학년을 마치고, 두 학기가 남았지만 졸업에 필요한 학점은 20학점밖에 남지 않았던 나는,
1학기에 평소 공부하고 싶었던 동양고전, 한문강독, 그리고 영어회화... 이런 과목들을 신청했다.
동양고전 반과 한문강독 반은 수강신청 경쟁이 심하지 않았고,
공대생이 한문을 공부하려 하는 게 기특하다고 칭찬까지 들어 가며 재미있게 배웠었다.
반면에, 영어회화 수강은 경쟁이 치열했다.
네 개 반에 각 반마다 12명이 정원이었는데 그때는 선착순이 아니라 학번순으로 잘랐고,
복학생 4학년이었던 나는 당연히 우선순위였다.
강사는 좀 통통했지만 예쁘장하고 매력적인 여자였다. Susan Lee...
수잔은 Lee 씨였다. 동양계라는 걸 한 눈에 알 수 있는 얼굴로 보여서 한국계냐고 물었더니
미국인 중에도 ‘리’라는 성씨가 있다고 했었다.
그렇지만, 첫 수업시간에 나는 절망할 뻔했었다.
나는 그저 회화를 배우려고 수강신청한 거였는데,
나를 빼고 다른 학생들은 전부 외국에서 살다 왔거나, 유학,
최소한 어학연수라도 다녀 와서 회화가 좀 되는, 학점 쉽게 따려고 신청한 학생들이었다.
개쉬키들... 모르는 걸 배워야지, 아는 걸 왜 또 배우냐?
다들 유창하게 농담까지 주고받는 그 틈에서 나만 어물어물해, 손짓발짓을 다 동원해 가며 대화를 했는데,
그때 수잔은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보다도 내가 말할 때 리액션을 많이 해 주었다.
굿, 그레잇, 환타스틱, 땡큐...
특히, 무슨 질문을 던졌는데 학생들이 다들 답을 못할 때,
유일하게 대답하는 사람에게 수잔이 해주는 리액션이 바로 땡큐였다.
- 여러분과 나는 클래스룸에 있어요. 그리고 여러분은 가끔 렉처홀에서 강의를 듣기도 해요. 클래스룸과 렉처홀을 구분하는 기준은 뭘까요?
강의실의 넓이... 수용인원... 수많은 대답이 나왔지만 수잔은 계속 고개를 저었다.
- is it... level of bench ?
- Thank you, 미스터 핸... 주엉.. 우으.
수잔은 출석부를 한참 동안 들여다보며 내 이름을 발음했다.
클래스룸은 평평한 곳을, 렉처홀은 천장이 높고 계단식으로 좌석이 배열된 곳을 말한다고 했다.
중요한 건 아니었을지 몰라도, 그런 얘기는 무지 재미있었다.
나만 재미있었나...?
수잔은 세 명씩 팀을 나누어 주고 간단한 롤플레이나 스턴트를 시키곤 했는데,
스턴트를 할 때는 그 대본까지 우리가 만들어야 해서
세 명이 같이 준비하다가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며 친해졌었다.
우리 팀은 셋 다 4학년이었는데 남자는 나와 같은 학번이었고,
단발머리의 새침한 여자애는 3년 후배였다.
- 선배는 좋겠어요...
- 뭐가?
- 선배가 무슨 말만 하면 수잔이 칭찬하잖아요. 선배한테만...
- 내가 제일 못하니까 격려해 주려는 거겠지... 늬들은 다 외국에 살아 봤잖아...
- 흠... 혹시...
- 혹시?
- 수잔이 선배 좋아하는 거 아니예요?
- 푸헐~ 그럴 리가...
- 아무래도 수상해.. 킥~
- 네가 생각해도 우습지? 재헌이라면 몰라도, 날 왜 좋아하겠냐? 하하하..
- 킥킥~
같은 조에 있었던 재헌이라는 친구는 용모도 서구적으로 잘 생겼고 체격도 큰 데다가
유명 대기업의 미국 지사에 근무한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초, 중, 고를 다 다니다 온 친구였다.
당연히 영어는 원어민 수준으로 유창하게 구사하는 친구였고,
강사 수잔과 둘이 대화하면 나는 단어만 한두 개 겨우 알아들을 정도였다.
- 뭐, 수잔이 좋아하는 타입이 선배일 수도...
- 수잔 취향은 모르겠지만... 정우가 표현을 잘 하는 것 같아.
- 그래요?
- 야, 재헌아, 재헌아? 나 비행기 태우지 마라, 응?
- 음... 정우가 억양이나 액센트는 좀 부족하긴 한데, 단어 선택을 잘 해.
- 그래요? 난 잘 모르겠던데...
- 야, 됐어. 됐고, 내가 베이스 좌악 깔아 줄 테니까 에이뿔은 늬들이 다 먹어. 늬들은 지금 당장 우리말 안 써도 영어로 대화가 되지만 난 거기 못 끼잖아. 크크크...
베이스라는 건 그 당시 우리들끼리 통하는 말로, 낮은 점수를 받는 걸 말했다.
누군가가 베이스를 깔아 줘야 좋은 성적을 받는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그 클래스에서 한 학기 동안 나는 진짜 많은 걸 배웠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죽었다고 할 때 he died , he"s dead ... 밖에 몰랐던 나에게
수잔은 pass away 라는 표현을 가르쳐 주었다.
die 의 정중한 표현이었고, 우리말의 돌아가시다에 해당하는 표현이었다.
그런 것들을 배우며, 그 영어회화 시간은 단순한 회화 시간이 아니라
내 영어 공부에 한 차원 높은 새 세상이 열린, 그런 시간이었다.
......
하여튼, 나에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던 수잔이었는데,
수잔을 거의 2년만에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것도, 내 직장이었던 바로 그 연수원에서.
외국인의 눈에 비친 우리 회사의 모습을 외국인에게 듣는 시간이었는데,
초청받은 외국인 중에 수잔이 있었던 거였다.
그리고 고맙게도 수잔은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 와우, 당신은 내 학급의 학생 중 한 명이었어요. 그렇죠?
- 내 이름은 한정우예요. 기억해요?
- 미스터 한...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미즈 리...
- 수잔. 그냥 수잔이라고 해요.
- 그럼 당신도 정우라고 부르세요.
- 그래요 정우. 여기서 당신을 볼 줄은 몰랐어요.
- 나도 놀랐어요.
- 정우, 좋은 회사 다니네요?
- 하하, 땡큐...
수잔은 내가 졸업한 다음 학기까지만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어학원으로 옮겼다고 했다.
어차피 시간강사였고, 어학원의 페이가 더 좋았다고 하며 웃었다.
그렇게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외국인과 웃으면서 편하게 대화하는 나를 원장이 본 모양이었다.
영어 잘 하느냐, 외국에 살다 왔느냐... 나는 있는 그대로 대답했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었는데, 그때 한 학기 동안 많이 배웠다고...
나는 순전히 수잔의 클래스에서 이것저것 배운 게 많았던 좋은 기억만으로
수잔을 따라가 어학원에 등록을 했다.
그런데, 우리의 인연이 거기까지였는지,
수잔은 또 반년도 안 되어 미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었다.
대화는 쉬운 영어와 우리말을 섞어서 했지만,
내가 짐작한 우리말로 옮긴다. 영타 치기도 귀찮고...
솔직히 말하자면 영어... 잘 몰라서다. ㅜ.ㅜ
- 정우, 나 미국으로 돌아가요.
- 네? 언제요?
- 다음 달에... 그래서 수업은 이달까지만 해요.
- 그럼 이제 누가 나 영어 가르쳐 주지요...?
- 정우, 영어 잘 해요.
- 노우, 나 아직도 하나도 못해요.
- 예스, 정우 영어 좋아요. 발음보다 표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많지 않아요. 중요한 건 발음이 아니라 정확한 단어, 정확한 표현이예요. 정우는 표현 좋아요.
- 고마워요. 하지만 수잔 그리울 거예요...
- 나도 정우 그리워할 거예요.
- 아... 나는 단지 수잔 때문에 이 클래스에 등록했어요. 당신은 알죠?
- 알아요. 미안해요. 그래서 정우, 당신한테만 미리 말하는 거예요.
- 아, 수잔...
- 오우, 정우...
수잔은 눈물까지 보였다. 그리고 나를 안아 주었다.
날씬하지는 않았지만 나보다 조금 작은 키에, 서양인 특유의 큰 가슴과 엉덩이...
그런 여인이 내 목을 안고 매달렸고, 나도 그녀를 또 꼭 안아 주었다.
수잔은 가슴이 내 가슴에 짓눌리는... 풍만한 여인이었다.
수잔과 나는 한참 동안 안고 있었고, 아랫도리는 분위기 파악 못하고 기지개를 켜고 일어났다.
자지가 뻣뻣해져서 수잔의 몸에 닿는 걸 수잔도 눈치채지 않았을까 싶을 때쯤 수잔이 팔을 풀었다.
수잔이 한국을 떠나기 전에 만나서 밥이라도 한번 사주고 싶었다.
만나자는 약속은 영어로 간단히 date 였다.
수잔은 내 제안에 자기가 먼저 그러고 싶었다며 아주 좋아했다.
- 수잔, 한국 떠나기 전에 나랑 데이트 해요.
- 와우, 정우 진심이예요?
- 물론이죠...
- 나도 정우랑 데이트하고 싶었어요.
- 진짜로요?
- 슈어, 그런데 선생과 학생이라 걱정했어요. 선생이 학생 만나면 위험해요.
- 한국도 위험해요. 그래도 난 안 위험해요.
- 노우, 당신이 아니라 내가 위험 인물이라는 거예요. 나는 선생이예요.
- 다음주부터는 수잔은 선생님이 아니예요.
- 맞아요.
- 나, 목요일에 시간이 되는데 다음주 목요일, 아니면 그 다음주 목요일, 수잔이 선택해요.
- 음... 다음주 목요일이 좋겠어요.
- 좋아요. 다음주 목요일, 당신 저녁 시간은 나한테 있어요.
- 오케이. 정우, 잊으면 안 돼요. 내가 목요일 오후에 전화할 거예요.
수잔과 밥을 먹기로 하고 장소를 고르는데,
수잔 입맛을 고려하니 생각나는 곳이 땡스갓금요일과 오지 고기구이집, 두 곳 뿐이었다.
그런데 그 어학원 근처에 땡스갓은 없었고, 오지 뿐이었다. 아니, 오지가 없었고, 땡스갓이었나...
그것도 기억이 잘 안 난다.
하여튼 둘 중 하나에서 고기와 와인을 먹었다.
- 정우, 너는 스테이크 좋아해?
- 난 다 잘 먹어.
- 나, 한국음식도 좋아.
- 오늘은 우리 여기서 먹어. 다음에 한국음식 먹을 기회를 줄게.
- 굿. 너는 너와 함께 있는 사람을 배려해 줘. 그래서 난 편해.
- 땡큐,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럴 거야.
- 알아. 한국 남자는 다 너처럼 젠틀해.
- 많이 만나 봤어?
- 노우, 후후...
글쎄... 진짜일까?
왜, 그런 거 있잖은가? 원어민강사들이 한국 여자들 창녀 취급하는 거...
아, 여자는 좀 다른가?
여자강사는 한국 남자를 봉으로 여기지는 않을까 생각했지만,
적어도 내가 보아 온 모습만으로는 수잔은 괜찮은 여자였다.
뭐, 처음이든 아니든 나랑 무슨 상관인가,
내가 백마 한번 타 보려고 얘를 만나자고 한 게 아닌데...
- 맥주?
- 흠... 맥주는 내 배에 부담을 줄 거야.
- 소주 마셔 봤어? 코리안 보드카...
- 오, 노... 소주는 싫어. 와인은 어때?
- 와인? 그럴까?
- 나는 열세살 때부터 와인 마셨어.
- 우와... 한국에서는 어른 되어야 마셔. 스무살.
- 정우도? 정우는 몇 살 때 처음 마셨어?
- 나? 나는 착한 소년이었어. 스무살 되어서 소주 마셨어.
- 와우. 정우, 나 나쁜 소녀였다고 말하고 있어.
- 노우. 그렇게 생각 안 해.
- 정우, 나쁜 남자... 하하하...
- 하하하... 그런데 수잔, 너는 네 개인적인 거 묻는 거 싫어하지? 예를 들면 나이...
- 아, 한국에선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이 나이 물어봐. 난 스물아홉. 너는?
- 난 스물여섯.
수잔의 나이는 미국식으로 만 나이일 거라고 생각해서 나도 만 나이를 말했다.
수잔은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 그럼, 정우는 나를 누나라고 불러야 해.
- 허걱~ 수잔?
- 너보다 나이 많은 여자는 누나야.
- 와우, 너, 거의 한국 사람이야...
- 노우, 나는 미국인이야.
- 아, 알아. 내 말은 네가 한국 방식에 익숙하다는 말이야.
- 알겠어. 하지만 나는 미국인이야.
이런... 갑자기 기분이 상했다.
웃자고 한 얘기에도 정색을 하고 자기는 미국인이라고 말했다.
미국인이라는 게 그렇게 대단한 거였어?
하지만 불쾌한 건 불쾌한 거였고, 이제 곧 한국을 떠날 수잔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으니
그 정도는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웃어 주었다.
- 오케이. 하지만 네가 한국 문화를 이해해줘서 좋아.
- 너도 미국 문화 많이 알아. 정우.
- 다 수잔이 알려준 거야. 땡큐, 수잔
그러면서 고기를 먹고, 와인을 먹고... 등갈비를 갈라서 수잔이 집기 편하게 놓아 주는데,
수잔이 놀랍게도 수업시간에 있었던 얘기를 꺼냈다.
수잔이 그 얘기를 기억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다.
- 정우, 당신 학생은 요즘 어때?
- 내 학생?
- 예스, 당신의 학생. 똑똑한 학생. 그는 핸디캡이 있었어.
- 아... 민수...?
- 민수... 그는 민수였어...
민수는 우리 이웃집 동생이면서, 내가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하기 전까지 몇 달 동안 과외를 했던 학생이었다.
중학교 2년 내내 학교 1등을 하던 아이였는데
3학년이 되어 첫 등교하던 날 교통사고를 당해 석달이나 입원했던 아이였다.
수잔이 민수를 아는 건, 직업이라는 주제로 대화하던 시간에
수잔이 학생들에게 자기의 아르바이트나 직장 경험을 말해보라고 했고,
나는 아르바이트라고는 과외, 파트타임 가정교사밖에 해본 게 없다고 했었다.
그러자 수잔은 그 중에 기억나는 학생에 대해 말해보라고 했고,
나는 당연히 가장 먼저 생각나는 민수에 대해 말했다.
민수는 사고 후에 아주 큰 장애를 겪게 되었는데,
말을 듣거나 글을 읽기는 하는데 자기 생각을 말하거나 표현하려면 시간이 지연되는...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장애였다.
문제를 읽고 머릿속에 분명히 떠오른 답을 글로 쓰거나 입으로 말하려면
시간이 무지 오래 걸리는 증상이었다.
민수는 분명히 아는데 그걸 말이나 글로, 입이나 손으로 표현하는 게 지연될 뿐이다...
그 이야기를 내가 어설픈 영어로 간단히 말하다가 그 표현에서 막혔다.
도저히 영어로 표현할 수가 없어서 타임아웃을 부르고 우리말로 말했고,
영어를 제일 잘 하는 재헌이가 수잔에게 영어로 말해 주었었다.
내 의도와 딱 맞는 표현은 아니었지만 뭐라고 토를 달지도 못했다.
나는 민수에게 가르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같이 공부하는 거라고 했다.
민수와 나는 여름방학때부터 연합고사를 보기 직전까지 같이 공부했다.
오히려 내가 민수를 보고 부끄럽기도 하고, 배운 것도 많았다.
사실, 민수는 내 학생이기도 했지만 내 스승이기도 했다.
민수는 그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했고, 점점 반응하는 시간을 줄였다.
1학기에는 반도 못 채웠던 답안지를 점점 채워 나갔다.
그리고 민수는 결국 원하던 학교에 합격했고,
발표가 나던 날, 민수 어머님은 떡을 들고 우리 집에 찾아와 내 손을 잡고 우셨었다.
나는 뭐, 한 것도 없는데...
이런 얘기를 영어로 하면서 내가 아는 영어 표현을 총동원했다.
I can"t help crying... 나는 수업하다가 이따금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표현을 했던 게 지금도 생각난다.
내 이야기가 끝났을 때, 수잔은 눈물을 흘렸고 나는 쑥스럽게도 수업 중에 강사의 박수를 받았었다.
- 민수, 지금은 대학생이야.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대학교 입학 허가를 받았었어.
- 와우. 그는 위대해. 영웅이야.
- 나도 그렇게 생각해.
- 그리고 정우가 영웅을 만드는 걸 도왔어.
- 민수가 자신을 도왔을 뿐이야. 그리고 하늘이 도왔고.
- 정우도 그 한 부분을 차지했어.
- 그렇다면 나도 감사해.
- 정우, 당신도 영웅이야. 아무나 할 수 없는 거야.
- 할 수 있었던 게 나도 기뻐.
그때까지는 그냥 나를 기억하긴 하는구나 생각했는데,
수업시간에 했던 내 얘기를 기억해주는 수잔을 다시 보게 되었다.
옆에 있는 여자가 갑자기 예뻐 보이는 순간이 반드시 한번씩은 있다.
수잔이 선생님이 아니라 한 여자로서 예뻐 보인 게 바로 그 순간이었다.
나를, 내 얘기를 오랫동안 기억해 주는 여자...
- 정우, 걸프렌드 있어?
- 후후... 아니, 없어...
- 외국 사람이랑 데이트하는 거 처음이야?
- 응. 처음이야. 수잔이 처음이야.
- 와우... 그것도 기뻐. 정우 나 또 기쁘게 했어.
- 진짜?
- 예스...
- 수잔은? 남자친구 있어?
- 한국 오기 전에 사귄 남자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
- 그러면 넌 외로워.
- 아니, 괜찮아.
- 밤에 혼자면 누구나 외로워. ㅋㅋㅋ.
- you"re kidding me... ㅋㅋㅋ...
- ㅋㅋㅋ...
- 오늘밤은 그렇지 않을 거야.
오호라... 얘도 혹시...? 솔깃했지만 티는 내지 않고 그렇게 한참을 떠들며 먹고 마셨다.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가며 대화했지만 서로의 의사는 알 수 있었고,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고기구이와 돼지등갈비도 맛있었다. 수잔의 입맛에도 잘 맞았던 모양이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 와인을 마저 다 비운 다음, 오지의 고기구이집을 나설 때,
수잔은 내 팔짱을 끼고 있었다.
- 정우가 나 안아줄 때, 나, 정우 페니스 발기 느꼈어.
- 오, 불쾌했었다면 미안해.
- 그런 말 하지 마. 정우가 나에게 흥분한 건 내가 섹시해서야?
- 수잔은 섹시해. 그래서...
- 지금도 섹시해?
- 와우... 수잔, 그러면 나 흥분해.
- 흥분하면 왜 안 돼?
- 수잔, 나랑 섹스를 뜻하는 거야?
- 오, 정우... 너는 나랑 저녁 먹고 와인 마시고 그냥 가겠다는 거야?
미국인 여자에게 데이트를 신청할 땐, 밥먹고 술먹고... 거기서 끝이 아니라
밤의 행사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걸 그날 알게 되었다.
수잔의 발음은 피니스였지만 그냥 페니스라고 쓰기로 한다.
피니스... 느낌이 없다. 야한 느낌이...ㅋㅋㅋ
- 이렇게 매력적인 수잔을 두고 그럴 수는 없지.
- 와우... 너, 내가 매력적이라고 했어. 진짜 그렇게 생각해?
- 한국 모텔에 가 봤어? 아니면 호텔?
- 오우, 정우... 나, 내 스튜디오로 가고 싶은데. 너, 괜찮겠어?
- 네 스튜디오?
- 응. 내 스튜디오. 한국 사람들은 오피스텔이라고 해.
- 너 원하는 대로.
잠시 후, 우리는 수잔의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내 볼에 쪽~ 입을 맞춘 수잔은 샤워를 하겠다고 욕실로 들어갔다.
수잔의 침대에 혼자 앉아 나는 걱정만 하고 있었다.
제일 먼저 걱정된 건 사이즈였다.
외국놈들 페니스는 다 팔뚝만하다던데 세워 봐야 요만한 좆으로... ㅜ.ㅜ
지속시간도 걱정되었다. 수잔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어떡하나...
찍 싸버리고 얼굴이 빨개져서 팔짱낀 수잔의 눈총을 받는 장면이 저절로 상상되었다.
그러나, 나도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 팬티만 입고 기다리던 수잔의 피부를 쓰다듬으며
그런 생각은 안드로메다로 떠났고,
수잔의 침대에서 키스하고 풍만한 가슴을 만지면서 다행히 수잔은 내 손길에 쉽게 흥분해서 달아올랐다.
키스를 하면서 어깨와 등허리를 쓰다듬었고, 수잔은 내 머리를 안고 쓰다듬었다.
- 정우... 네 키스 좋아...
- 수잔, 뷰티풀... 네 가슴 아름다워...
- 오, 정우... 그거 좋아...
수잔은 내가 가슴을 빨아 주는 게 좋다고 했다.
키스하면서 외국인 특유의 누린내가 좀 나긴 했지만 한국에서는 한국음식만 먹었는지,
주워들었던 것처럼 심하지는 않았다.
심했다면 수잔의 보지에 입을 대는 건 엄두도 내지 못했을 뻔했다.
그러나 그 냄새의 거부감보다 풍만한 백인여자의 몸이 주는 흥분이 더 컸다.
허리는 날씬하고, 젖가슴과 엉덩이는 풍만한 걸 넘어서 푸짐하고...
- 오우, 정우...
- 쭈웁... 으음...
- 쫍~
- 좋아?
- 좋아... 정우, 키스 잘 해.
- 나 키스 좋아해.
- 쪼옵... 후움...
그렇게 한참을 물고 빨았다.
수잔의 가슴을 빨고 다리 사이로 들어갔다.
크기에 비해서 가슴의 탄력은 별로였고,
꼭지를 빨 때도 수잔만 오우~ 오우~ 감탄했을 뿐, 나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수잔의 보지는 환상적이었다.
비키니 라인으로 왁싱을 했고, 보지는 핑크빛으로 깨끗하고 매끈했다.
매력적인 금발의 미국 아가씨가 나이 서른에 이런 보지라니...
수잔의 그곳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살짝 삐져나온, 아주 조금 삐져나온 음순을 빨며 황홀했지만,
얼마 빨지 못하고 수잔에게 끌려 올라와야 했다. 수잔은 울상을 지으며 부끄러워했다.
- 정우... 거기에 키스하는 건 나를 당황하게 해
- 괜찮아. 누구나 하는 거야.
- 한국에 있는 오년동안 내 옆에는 남자가 없었어.
- 리얼리?
- 응. 미국에서도 남자친구 한 명하고만 섹스했어.
- 와우, 한국에서는?
- 오늘 네가 처음이야.
- 리얼리? 나, 럭키 가이.
- 진짜 그렇게 생각해?
- 응. 쪼옵~
- 후움~
- 수잔, 나한테 블로우잡 해 줄래?
- 나 많이 안 해봤어. 너에게 말했어. 남자친구 한명 뿐이었어.
- 괜찮아. 수잔 좋은 거지, 블로우잡 좋은 거 아니야.
- 오우, 너는 나를 기쁘게 하는 방법을 알아. 정우...
키스를 해 주고 수잔의 볼을 쓰다듬자, 수잔은 내 가랑이 밑으로 내려가 자지를 핥기 시작했다.
수잔은 나보다 훨씬 오래 내 자지를 물고 빨았다. 그리고, 내 자지에 감탄사를 쏟아냈다.
- 웁, 웁.... 네 페니스, 딱딱해.
- 수잔이 그렇게 만들었어.
- 와우, 네 말은 나를 흥분시켜. 쭈웁...
- 내 거 좋아?
- 예스, 아주 좋아. 너는 이 딱딱함을 유지하고 있어. 웁, 웁...
수잔은 딱딱해서 좋다고 하면서 크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나도 굳이 물어보지 않았다. 그러나 자지는 뻣뻣하게 짜릿할 뿐, 사정할 느낌은 들지 않았다.
수잔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리듬으로 자지를 빨아대기만 했다.
그래도 수잔이 좋다는 말에 자신있게 수잔의 입에 들이밀었고,
한참을 빨다가 수잔이 콘돔을 씌워 주었다.
- 나는 너를 믿지만, 언제든지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어.
- 나, 콘돔 써야만 한다는 걸 알아.
- 너는 쿨한 남자야.
- 땡큐... 준비됐어?
- 오우... 정우... 오우... 오우~....
수잔의 보지는 생각보다 좁고 빡빡했다.
수잔의 말대로 경험이 많지 않은 듯한 핑크빛 보지...
수잔의 보지도 다른 여자의 보지와 차별할 수는 없었다. 한번에 끝까지 쑤우욱...
수잔의 보지는 내 자지를 맛있게 물어 주었다.
- 오우, 네 페니스의 모든 인치가 들어왔어....
- 수잔... 네 안쪽은 따뜻해. 쪽~
- 오우, 마이... 네 페니스가 내 몸 안에 있어.
- 지금부터 그것은 네 거야...
- 내 거? 오우, 마이....
백마를 타고... 태극기를 꽂고... 그런 생각은 눈꼽만큼도 하지 않고,
그냥 내 품에 있는 여자라는 생각만 하며 키스하고 애무하고 섹스했다.
부드럽게, 때로는 강하게... 수잔의 보지는 내 자지를 꼭꼭 물어 주는 듯했다.
애액이 많이 나오면서 빡빡한 느낌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느낌은 좋았다.
잠시 후, 나는 수잔을 뒤집어 후배위로 박았고,
다행히, 수잔은 내가 사정하기 전에 침대에 얼굴을 처박고 올라 고함을 질렀다.
- 오우, 마이... 정우... 오우...
뿌듯한 느낌보다, 쪽팔림은 면했다는 안도감이 먼저 들었다.
수잔이 고함을 지르다 침대에 늘어진 후에 맘 편하게 박아대자 수잔은 또 고함을 질렀고,
그 소리를 들으며 나도 힘차게 뿜어냈다. 울컥~ 울컥~ 울컥~...
- 와우... 대단한 섹스였어.
- 좋아?
- 예스, 너는 마치 성난 황소 같았어.
- 수잔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
- 정우, 플레이보이지? 후후후...
- 노... 플레이보이 아니고, 그저 로맨틱 가이일 뿐이야...
- 난 벌써 알았어. 정우는 플레이보이야.
- 지금, 나는 플레이보이가 아니라 단지 너의 남자야.
- 와우... 내가 그 말 들은 첫 여자야?
- absolutely.
- 호호호... 농담이지? you"re kidding me...
수잔은 시트로 가슴을 가리며 일어나 앉았다.
나는 콘돔을 빼서 티슈로 싸서 버렸다. 수잔은 머리를 쓸어올리며 물었다.
- 정우, 너는 왜 나와 저녁을 먹고 와인을 마신 다음에 그냥 가려고 했어?
- 수잔, 나는 너와 함께 단지 저녁을 먹고 싶었어.
- 하지만 너는 나에게 일주일 간격을 두고 날짜를 선택하라고 했어.
- 그건... 언젠가 들은 적이 있어. 여자에게는 일주일 간격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해줘야 해.
- 그래, 여자는 마법에 걸릴 수 있고, 그건 한 주의 기간이 필요해.
- 알아.
- 나는 네가 그것, 마법 때문에 나에게 선택을 준 거라고 생각했어.
- 나는 마법이나 섹스를 생각한 건 아니야.
- 섹스가 아니라면 일주일 간격으로 선택을 줄 이유가 없어. 안 그래?
- 오우... 나는 이미 너랑 섹스했어. 그건 단지 과거일 뿐이야
- 맞아. 우린 동물처럼 섹스했고, 나는 구름 위에 있는 것처럼 만족했어.
수잔은 그러면서 나를 끌어안았다.
나는 그날 밤 수잔의 오피스텔에서 잤고 아침에 또 한번 섹스하고 출근했다.
그리고 수잔이 떠나기 전까지 서너 번 만나서 데이트했다.
같이 저녁을 먹고 술 마시고... 수잔과 나의 데이트는 항상 섹스로 끝났다.
수잔이 한국에서 사용하던 것들을 정리하는 걸 도와주기도 했다.
수잔이 쓰던 휴대폰은 어학원 명의라서 반납하면 되었고,
오피스텔에서 쓰던 인터넷을 해지하는 걸 주말에 같이 가서 도와 주었다.
인터넷 해지... 수잔은 영어로 disconnect 라고 했다. 연결을 끊어 달라...
나는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간단히 말했다. 해지해 주세요...
통신사 창구 여직원은 한국 사람이었으니까.
그리고 수잔이 떠나기 전날에도 만나서 저녁 먹고 마지막 섹스...
수잔은 섹스 후 내 품에 안겨 내 가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 정우... 네가 그리울 거야.
- 수잔... 나도...
- 너는 지난 몇 주 동안 내 남자친구였어.
- 난 아직도 난 네 남자친구야.
- 오, 정우. 사랑해. 내 한국인 남자친구, 우움~ 쫍~
- 쫍~ 나도 사랑해. 수잔.
- 하지만 우린 내일 아주 멀리 헤어져야 해.
- 알아. 하지만 나는 수잔을 기억할 거야.
- 나도 너를 기억할 거야. 정우. 그리고 너의 딱딱한 부분도... 킥킥...
- 와우, 영광이야.
- 아주 강력했어.
- 맞아, 그랬어. 그리고 지금도 강력해. 나는 내일 아침에도 한번 더 강력하기를 원해.
- 정우, 내가 한국을 잊을 수 없다면 나는 그걸 정우, 너 때문이라고 말해야 해.
- 후후...
- 정우, 네 페니스는 또 딱딱해지고 있어. 지금 또 한번 섹스를 원해?
- 네가 원하는 대로, 수잔...
- 너는 내 머리를 네 쪽으로 당기고 있어. 내가 블로우잡을 해주길 원하는 거야?
- 너는 내가 원하는 걸 알고 있어. 똑똑한 여자는 그냥 여자보다 매력적이야.
- 오우, 정우... 너는 내가 거부할 수 없게 만들고 있어.
- 후후...
- 우움~ 쭙~
수잔은 내 얼굴에서 눈을 떼지 않고 나와 눈을 맞추며 내 자지를 핥고 빨았다.
수잔은 한국 남자의 자지 맛이 어떤지 아마 확실하게 알았을 거다.
그리고 나는 수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 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 쪼옵~ 뭐든지. 우움...
- 너는 포르노를 본 적 있어? 수잔...
- 으흠... 쭙... 쭙...
- 포르노에 대해 알고 싶은 게 있어. 거기 나오는 단어들를 보통 사람들도 써?
- 쪼옵~ 예를 들면 어떤 단어?
- 음... cock... dick... pussy...
- 오우, 마이...
내 자지를 빨고 핥으며 간간이 대답을 하던 수잔이 자지를 뱉고 고개를 번쩍 들었다.
자지를 잡았던 손도 놓고 두 팔을 들어올렸다.
- 끔찍해... 정우, 너는 다른 사람 앞에서 그런 단어를 절대로 말하면 안돼.
- 끔찍해? 알았어. 말하지 않을 거야. 약속해.
- 내가 아는 사람은 모두가 싫어할 거야. 그런 말을 쓰는 사람을.
- 난 그런 사람이 아니야.
- 착한 남자, 정우. 너는 몇 주 동안 내 보이프렌드였던 남자야. 나는 지금 네가 묻는 이유가 단지 호기심인 걸 알아. 하지만 내가 한 달 전에 네가 그런 단어를 말하는 걸 들었다면 나는 너와 같이 저녁을 먹으려고 하지 않았을 거야.
- 내 호기심은 아직 충족되지 않았어. 너와 네 친구들은 이걸 뭐라고 말해?
- 네 딱딱한 것?
- 바로 맞췄어.
- 네가 아는 단어야. 페니스 penis.
- 그럼, 여자의 것은?
- 아래 거기? down there? 버자이너. vagina.
- 페니스, 버자이너... 사람들은 그런 말을 받아들일까?
- 의사들이 병원에서 말하기도 해.
- ok. 이제 확실히 알겠어. 그 부분을 말할 때 뭐라고 해야 하는지
- 너는 수업시간에도 똑똑한 학생이었어. 항상 내가 원하는 대답을 줬어.
- 땡큐, 수잔... 쪽~
- 그런데, 나 아닌 다른 여자에게 그런 말을 할 거야?
- 하하하...
- 오, 정우. 나는 벌써 내일이 걱정돼. 나는 너를 그리워할 거야.
- 내일 목적지는 어디지?
- 엘에이 국제공항. 내 가족은 모두 엘에이에 있어.
- 내가 엘에이에 가게 된다면 나는 너를 찾아볼 거야. 그리고 나는 네가 한국에 다시 방문하는 날을 기다릴 거야.
- 하지만 우리는 그게 언제인지 알 수 없어.
- 너는 내 이메일 주소를 알아.
- 그래, 우리는 메일로 대화할 수 있어. 그건 너와 나를 연결해줄 수 있어.
- 맞아. 그건 우리가 영원히 헤어지는 게 아니라는 뜻이야.
- 너는 떠나는 나에게 믿음을 주려 하고 있어. 하지만 내일이 되면 우리는 달라질 거야.
- 나도 알아. 하지만 나는 지금 현재가 전부라고 생각해. 내일은 아직 nothing 이야.
- 와우, 내 한국인 남자친구는 지금 철학을 강의하고 있어.
- 그리고, 그 철학 교수에게는 딱딱한 게 하나 있어. 그건 아직 네 거고 네가 하던 걸 계속 하길 원해.
- 와우... 정우 너...
수잔은 크게 웃고는 하다 만 블로우잡을 계속했고, 한참을 빨다가 내 자지에 올라탔다.
그리고 얼마 후, 수잔은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또 한번 울부짖는 소리를 들려 주었다.
다음날, 수잔이 떠나던 날, 작별인사를 하던 수잔은 나에게 키스를 퍼부으며 눈물을 보였다.
나는 뭐... 그냥 싱숭생숭했지만 이별이라는 건 언제나 쓸쓸한 거였다.
그녀는 혹시나 LA에 방문한다면 무슨 대학교를 찾으라고 했다.
거기서 다운타운쪽이 아니라 반대쪽 어디라고 블라블라 설명했지만
무슨 스트리트라는 단어밖에 기억할 수 없었다.
우리는 가끔씩 이메일을 주고 받았지만 스팸메일이 쌓이면서 그 메일 계정을 없앴고,
수잔의 계정을 따로 기록해 두지는 않았었다.
서양인들처럼 큰 물건이 아니라도 서양 여자와 섹스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하고,
그걸 생각할 때마다 실실 웃곤 했던 생각이 난다.
그럴 때 누가 왜 웃느냐고 물으면 그냥... 이라고 대답했다.
why? 왜냐고? just because... 그냥... 이것도 물론, 수잔에게 배운 표현이다.
* * * * * * * * *
서로 상대방 말을 잘 못하는 걸 표현하기 위해서
직역한 듯한 문장으로 써 봤는데 많이 어설프네요.
사실 저런 비슷한 말을 영어로, 수잔은 가끔 한국어를 섞어서 했습니다. ㅜ.ㅜ
얼굴이 벌써 화끈거립니다.
영어권 국가에서 접속하시는 분도 계시고,
그 분들 아니라도 영어 잘 하시는 분들 많은데...
3학년을 마치고, 두 학기가 남았지만 졸업에 필요한 학점은 20학점밖에 남지 않았던 나는,
1학기에 평소 공부하고 싶었던 동양고전, 한문강독, 그리고 영어회화... 이런 과목들을 신청했다.
동양고전 반과 한문강독 반은 수강신청 경쟁이 심하지 않았고,
공대생이 한문을 공부하려 하는 게 기특하다고 칭찬까지 들어 가며 재미있게 배웠었다.
반면에, 영어회화 수강은 경쟁이 치열했다.
네 개 반에 각 반마다 12명이 정원이었는데 그때는 선착순이 아니라 학번순으로 잘랐고,
복학생 4학년이었던 나는 당연히 우선순위였다.
강사는 좀 통통했지만 예쁘장하고 매력적인 여자였다. Susan Lee...
수잔은 Lee 씨였다. 동양계라는 걸 한 눈에 알 수 있는 얼굴로 보여서 한국계냐고 물었더니
미국인 중에도 ‘리’라는 성씨가 있다고 했었다.
그렇지만, 첫 수업시간에 나는 절망할 뻔했었다.
나는 그저 회화를 배우려고 수강신청한 거였는데,
나를 빼고 다른 학생들은 전부 외국에서 살다 왔거나, 유학,
최소한 어학연수라도 다녀 와서 회화가 좀 되는, 학점 쉽게 따려고 신청한 학생들이었다.
개쉬키들... 모르는 걸 배워야지, 아는 걸 왜 또 배우냐?
다들 유창하게 농담까지 주고받는 그 틈에서 나만 어물어물해, 손짓발짓을 다 동원해 가며 대화를 했는데,
그때 수잔은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보다도 내가 말할 때 리액션을 많이 해 주었다.
굿, 그레잇, 환타스틱, 땡큐...
특히, 무슨 질문을 던졌는데 학생들이 다들 답을 못할 때,
유일하게 대답하는 사람에게 수잔이 해주는 리액션이 바로 땡큐였다.
- 여러분과 나는 클래스룸에 있어요. 그리고 여러분은 가끔 렉처홀에서 강의를 듣기도 해요. 클래스룸과 렉처홀을 구분하는 기준은 뭘까요?
강의실의 넓이... 수용인원... 수많은 대답이 나왔지만 수잔은 계속 고개를 저었다.
- is it... level of bench ?
- Thank you, 미스터 핸... 주엉.. 우으.
수잔은 출석부를 한참 동안 들여다보며 내 이름을 발음했다.
클래스룸은 평평한 곳을, 렉처홀은 천장이 높고 계단식으로 좌석이 배열된 곳을 말한다고 했다.
중요한 건 아니었을지 몰라도, 그런 얘기는 무지 재미있었다.
나만 재미있었나...?
수잔은 세 명씩 팀을 나누어 주고 간단한 롤플레이나 스턴트를 시키곤 했는데,
스턴트를 할 때는 그 대본까지 우리가 만들어야 해서
세 명이 같이 준비하다가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며 친해졌었다.
우리 팀은 셋 다 4학년이었는데 남자는 나와 같은 학번이었고,
단발머리의 새침한 여자애는 3년 후배였다.
- 선배는 좋겠어요...
- 뭐가?
- 선배가 무슨 말만 하면 수잔이 칭찬하잖아요. 선배한테만...
- 내가 제일 못하니까 격려해 주려는 거겠지... 늬들은 다 외국에 살아 봤잖아...
- 흠... 혹시...
- 혹시?
- 수잔이 선배 좋아하는 거 아니예요?
- 푸헐~ 그럴 리가...
- 아무래도 수상해.. 킥~
- 네가 생각해도 우습지? 재헌이라면 몰라도, 날 왜 좋아하겠냐? 하하하..
- 킥킥~
같은 조에 있었던 재헌이라는 친구는 용모도 서구적으로 잘 생겼고 체격도 큰 데다가
유명 대기업의 미국 지사에 근무한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초, 중, 고를 다 다니다 온 친구였다.
당연히 영어는 원어민 수준으로 유창하게 구사하는 친구였고,
강사 수잔과 둘이 대화하면 나는 단어만 한두 개 겨우 알아들을 정도였다.
- 뭐, 수잔이 좋아하는 타입이 선배일 수도...
- 수잔 취향은 모르겠지만... 정우가 표현을 잘 하는 것 같아.
- 그래요?
- 야, 재헌아, 재헌아? 나 비행기 태우지 마라, 응?
- 음... 정우가 억양이나 액센트는 좀 부족하긴 한데, 단어 선택을 잘 해.
- 그래요? 난 잘 모르겠던데...
- 야, 됐어. 됐고, 내가 베이스 좌악 깔아 줄 테니까 에이뿔은 늬들이 다 먹어. 늬들은 지금 당장 우리말 안 써도 영어로 대화가 되지만 난 거기 못 끼잖아. 크크크...
베이스라는 건 그 당시 우리들끼리 통하는 말로, 낮은 점수를 받는 걸 말했다.
누군가가 베이스를 깔아 줘야 좋은 성적을 받는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그 클래스에서 한 학기 동안 나는 진짜 많은 걸 배웠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죽었다고 할 때 he died , he"s dead ... 밖에 몰랐던 나에게
수잔은 pass away 라는 표현을 가르쳐 주었다.
die 의 정중한 표현이었고, 우리말의 돌아가시다에 해당하는 표현이었다.
그런 것들을 배우며, 그 영어회화 시간은 단순한 회화 시간이 아니라
내 영어 공부에 한 차원 높은 새 세상이 열린, 그런 시간이었다.
......
하여튼, 나에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던 수잔이었는데,
수잔을 거의 2년만에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것도, 내 직장이었던 바로 그 연수원에서.
외국인의 눈에 비친 우리 회사의 모습을 외국인에게 듣는 시간이었는데,
초청받은 외국인 중에 수잔이 있었던 거였다.
그리고 고맙게도 수잔은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 와우, 당신은 내 학급의 학생 중 한 명이었어요. 그렇죠?
- 내 이름은 한정우예요. 기억해요?
- 미스터 한...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미즈 리...
- 수잔. 그냥 수잔이라고 해요.
- 그럼 당신도 정우라고 부르세요.
- 그래요 정우. 여기서 당신을 볼 줄은 몰랐어요.
- 나도 놀랐어요.
- 정우, 좋은 회사 다니네요?
- 하하, 땡큐...
수잔은 내가 졸업한 다음 학기까지만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어학원으로 옮겼다고 했다.
어차피 시간강사였고, 어학원의 페이가 더 좋았다고 하며 웃었다.
그렇게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외국인과 웃으면서 편하게 대화하는 나를 원장이 본 모양이었다.
영어 잘 하느냐, 외국에 살다 왔느냐... 나는 있는 그대로 대답했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었는데, 그때 한 학기 동안 많이 배웠다고...
나는 순전히 수잔의 클래스에서 이것저것 배운 게 많았던 좋은 기억만으로
수잔을 따라가 어학원에 등록을 했다.
그런데, 우리의 인연이 거기까지였는지,
수잔은 또 반년도 안 되어 미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었다.
대화는 쉬운 영어와 우리말을 섞어서 했지만,
내가 짐작한 우리말로 옮긴다. 영타 치기도 귀찮고...
솔직히 말하자면 영어... 잘 몰라서다. ㅜ.ㅜ
- 정우, 나 미국으로 돌아가요.
- 네? 언제요?
- 다음 달에... 그래서 수업은 이달까지만 해요.
- 그럼 이제 누가 나 영어 가르쳐 주지요...?
- 정우, 영어 잘 해요.
- 노우, 나 아직도 하나도 못해요.
- 예스, 정우 영어 좋아요. 발음보다 표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많지 않아요. 중요한 건 발음이 아니라 정확한 단어, 정확한 표현이예요. 정우는 표현 좋아요.
- 고마워요. 하지만 수잔 그리울 거예요...
- 나도 정우 그리워할 거예요.
- 아... 나는 단지 수잔 때문에 이 클래스에 등록했어요. 당신은 알죠?
- 알아요. 미안해요. 그래서 정우, 당신한테만 미리 말하는 거예요.
- 아, 수잔...
- 오우, 정우...
수잔은 눈물까지 보였다. 그리고 나를 안아 주었다.
날씬하지는 않았지만 나보다 조금 작은 키에, 서양인 특유의 큰 가슴과 엉덩이...
그런 여인이 내 목을 안고 매달렸고, 나도 그녀를 또 꼭 안아 주었다.
수잔은 가슴이 내 가슴에 짓눌리는... 풍만한 여인이었다.
수잔과 나는 한참 동안 안고 있었고, 아랫도리는 분위기 파악 못하고 기지개를 켜고 일어났다.
자지가 뻣뻣해져서 수잔의 몸에 닿는 걸 수잔도 눈치채지 않았을까 싶을 때쯤 수잔이 팔을 풀었다.
수잔이 한국을 떠나기 전에 만나서 밥이라도 한번 사주고 싶었다.
만나자는 약속은 영어로 간단히 date 였다.
수잔은 내 제안에 자기가 먼저 그러고 싶었다며 아주 좋아했다.
- 수잔, 한국 떠나기 전에 나랑 데이트 해요.
- 와우, 정우 진심이예요?
- 물론이죠...
- 나도 정우랑 데이트하고 싶었어요.
- 진짜로요?
- 슈어, 그런데 선생과 학생이라 걱정했어요. 선생이 학생 만나면 위험해요.
- 한국도 위험해요. 그래도 난 안 위험해요.
- 노우, 당신이 아니라 내가 위험 인물이라는 거예요. 나는 선생이예요.
- 다음주부터는 수잔은 선생님이 아니예요.
- 맞아요.
- 나, 목요일에 시간이 되는데 다음주 목요일, 아니면 그 다음주 목요일, 수잔이 선택해요.
- 음... 다음주 목요일이 좋겠어요.
- 좋아요. 다음주 목요일, 당신 저녁 시간은 나한테 있어요.
- 오케이. 정우, 잊으면 안 돼요. 내가 목요일 오후에 전화할 거예요.
수잔과 밥을 먹기로 하고 장소를 고르는데,
수잔 입맛을 고려하니 생각나는 곳이 땡스갓금요일과 오지 고기구이집, 두 곳 뿐이었다.
그런데 그 어학원 근처에 땡스갓은 없었고, 오지 뿐이었다. 아니, 오지가 없었고, 땡스갓이었나...
그것도 기억이 잘 안 난다.
하여튼 둘 중 하나에서 고기와 와인을 먹었다.
- 정우, 너는 스테이크 좋아해?
- 난 다 잘 먹어.
- 나, 한국음식도 좋아.
- 오늘은 우리 여기서 먹어. 다음에 한국음식 먹을 기회를 줄게.
- 굿. 너는 너와 함께 있는 사람을 배려해 줘. 그래서 난 편해.
- 땡큐,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럴 거야.
- 알아. 한국 남자는 다 너처럼 젠틀해.
- 많이 만나 봤어?
- 노우, 후후...
글쎄... 진짜일까?
왜, 그런 거 있잖은가? 원어민강사들이 한국 여자들 창녀 취급하는 거...
아, 여자는 좀 다른가?
여자강사는 한국 남자를 봉으로 여기지는 않을까 생각했지만,
적어도 내가 보아 온 모습만으로는 수잔은 괜찮은 여자였다.
뭐, 처음이든 아니든 나랑 무슨 상관인가,
내가 백마 한번 타 보려고 얘를 만나자고 한 게 아닌데...
- 맥주?
- 흠... 맥주는 내 배에 부담을 줄 거야.
- 소주 마셔 봤어? 코리안 보드카...
- 오, 노... 소주는 싫어. 와인은 어때?
- 와인? 그럴까?
- 나는 열세살 때부터 와인 마셨어.
- 우와... 한국에서는 어른 되어야 마셔. 스무살.
- 정우도? 정우는 몇 살 때 처음 마셨어?
- 나? 나는 착한 소년이었어. 스무살 되어서 소주 마셨어.
- 와우. 정우, 나 나쁜 소녀였다고 말하고 있어.
- 노우. 그렇게 생각 안 해.
- 정우, 나쁜 남자... 하하하...
- 하하하... 그런데 수잔, 너는 네 개인적인 거 묻는 거 싫어하지? 예를 들면 나이...
- 아, 한국에선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이 나이 물어봐. 난 스물아홉. 너는?
- 난 스물여섯.
수잔의 나이는 미국식으로 만 나이일 거라고 생각해서 나도 만 나이를 말했다.
수잔은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 그럼, 정우는 나를 누나라고 불러야 해.
- 허걱~ 수잔?
- 너보다 나이 많은 여자는 누나야.
- 와우, 너, 거의 한국 사람이야...
- 노우, 나는 미국인이야.
- 아, 알아. 내 말은 네가 한국 방식에 익숙하다는 말이야.
- 알겠어. 하지만 나는 미국인이야.
이런... 갑자기 기분이 상했다.
웃자고 한 얘기에도 정색을 하고 자기는 미국인이라고 말했다.
미국인이라는 게 그렇게 대단한 거였어?
하지만 불쾌한 건 불쾌한 거였고, 이제 곧 한국을 떠날 수잔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으니
그 정도는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웃어 주었다.
- 오케이. 하지만 네가 한국 문화를 이해해줘서 좋아.
- 너도 미국 문화 많이 알아. 정우.
- 다 수잔이 알려준 거야. 땡큐, 수잔
그러면서 고기를 먹고, 와인을 먹고... 등갈비를 갈라서 수잔이 집기 편하게 놓아 주는데,
수잔이 놀랍게도 수업시간에 있었던 얘기를 꺼냈다.
수잔이 그 얘기를 기억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다.
- 정우, 당신 학생은 요즘 어때?
- 내 학생?
- 예스, 당신의 학생. 똑똑한 학생. 그는 핸디캡이 있었어.
- 아... 민수...?
- 민수... 그는 민수였어...
민수는 우리 이웃집 동생이면서, 내가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하기 전까지 몇 달 동안 과외를 했던 학생이었다.
중학교 2년 내내 학교 1등을 하던 아이였는데
3학년이 되어 첫 등교하던 날 교통사고를 당해 석달이나 입원했던 아이였다.
수잔이 민수를 아는 건, 직업이라는 주제로 대화하던 시간에
수잔이 학생들에게 자기의 아르바이트나 직장 경험을 말해보라고 했고,
나는 아르바이트라고는 과외, 파트타임 가정교사밖에 해본 게 없다고 했었다.
그러자 수잔은 그 중에 기억나는 학생에 대해 말해보라고 했고,
나는 당연히 가장 먼저 생각나는 민수에 대해 말했다.
민수는 사고 후에 아주 큰 장애를 겪게 되었는데,
말을 듣거나 글을 읽기는 하는데 자기 생각을 말하거나 표현하려면 시간이 지연되는...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장애였다.
문제를 읽고 머릿속에 분명히 떠오른 답을 글로 쓰거나 입으로 말하려면
시간이 무지 오래 걸리는 증상이었다.
민수는 분명히 아는데 그걸 말이나 글로, 입이나 손으로 표현하는 게 지연될 뿐이다...
그 이야기를 내가 어설픈 영어로 간단히 말하다가 그 표현에서 막혔다.
도저히 영어로 표현할 수가 없어서 타임아웃을 부르고 우리말로 말했고,
영어를 제일 잘 하는 재헌이가 수잔에게 영어로 말해 주었었다.
내 의도와 딱 맞는 표현은 아니었지만 뭐라고 토를 달지도 못했다.
나는 민수에게 가르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같이 공부하는 거라고 했다.
민수와 나는 여름방학때부터 연합고사를 보기 직전까지 같이 공부했다.
오히려 내가 민수를 보고 부끄럽기도 하고, 배운 것도 많았다.
사실, 민수는 내 학생이기도 했지만 내 스승이기도 했다.
민수는 그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했고, 점점 반응하는 시간을 줄였다.
1학기에는 반도 못 채웠던 답안지를 점점 채워 나갔다.
그리고 민수는 결국 원하던 학교에 합격했고,
발표가 나던 날, 민수 어머님은 떡을 들고 우리 집에 찾아와 내 손을 잡고 우셨었다.
나는 뭐, 한 것도 없는데...
이런 얘기를 영어로 하면서 내가 아는 영어 표현을 총동원했다.
I can"t help crying... 나는 수업하다가 이따금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표현을 했던 게 지금도 생각난다.
내 이야기가 끝났을 때, 수잔은 눈물을 흘렸고 나는 쑥스럽게도 수업 중에 강사의 박수를 받았었다.
- 민수, 지금은 대학생이야.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대학교 입학 허가를 받았었어.
- 와우. 그는 위대해. 영웅이야.
- 나도 그렇게 생각해.
- 그리고 정우가 영웅을 만드는 걸 도왔어.
- 민수가 자신을 도왔을 뿐이야. 그리고 하늘이 도왔고.
- 정우도 그 한 부분을 차지했어.
- 그렇다면 나도 감사해.
- 정우, 당신도 영웅이야. 아무나 할 수 없는 거야.
- 할 수 있었던 게 나도 기뻐.
그때까지는 그냥 나를 기억하긴 하는구나 생각했는데,
수업시간에 했던 내 얘기를 기억해주는 수잔을 다시 보게 되었다.
옆에 있는 여자가 갑자기 예뻐 보이는 순간이 반드시 한번씩은 있다.
수잔이 선생님이 아니라 한 여자로서 예뻐 보인 게 바로 그 순간이었다.
나를, 내 얘기를 오랫동안 기억해 주는 여자...
- 정우, 걸프렌드 있어?
- 후후... 아니, 없어...
- 외국 사람이랑 데이트하는 거 처음이야?
- 응. 처음이야. 수잔이 처음이야.
- 와우... 그것도 기뻐. 정우 나 또 기쁘게 했어.
- 진짜?
- 예스...
- 수잔은? 남자친구 있어?
- 한국 오기 전에 사귄 남자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
- 그러면 넌 외로워.
- 아니, 괜찮아.
- 밤에 혼자면 누구나 외로워. ㅋㅋㅋ.
- you"re kidding me... ㅋㅋㅋ...
- ㅋㅋㅋ...
- 오늘밤은 그렇지 않을 거야.
오호라... 얘도 혹시...? 솔깃했지만 티는 내지 않고 그렇게 한참을 떠들며 먹고 마셨다.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가며 대화했지만 서로의 의사는 알 수 있었고,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고기구이와 돼지등갈비도 맛있었다. 수잔의 입맛에도 잘 맞았던 모양이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 와인을 마저 다 비운 다음, 오지의 고기구이집을 나설 때,
수잔은 내 팔짱을 끼고 있었다.
- 정우가 나 안아줄 때, 나, 정우 페니스 발기 느꼈어.
- 오, 불쾌했었다면 미안해.
- 그런 말 하지 마. 정우가 나에게 흥분한 건 내가 섹시해서야?
- 수잔은 섹시해. 그래서...
- 지금도 섹시해?
- 와우... 수잔, 그러면 나 흥분해.
- 흥분하면 왜 안 돼?
- 수잔, 나랑 섹스를 뜻하는 거야?
- 오, 정우... 너는 나랑 저녁 먹고 와인 마시고 그냥 가겠다는 거야?
미국인 여자에게 데이트를 신청할 땐, 밥먹고 술먹고... 거기서 끝이 아니라
밤의 행사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걸 그날 알게 되었다.
수잔의 발음은 피니스였지만 그냥 페니스라고 쓰기로 한다.
피니스... 느낌이 없다. 야한 느낌이...ㅋㅋㅋ
- 이렇게 매력적인 수잔을 두고 그럴 수는 없지.
- 와우... 너, 내가 매력적이라고 했어. 진짜 그렇게 생각해?
- 한국 모텔에 가 봤어? 아니면 호텔?
- 오우, 정우... 나, 내 스튜디오로 가고 싶은데. 너, 괜찮겠어?
- 네 스튜디오?
- 응. 내 스튜디오. 한국 사람들은 오피스텔이라고 해.
- 너 원하는 대로.
잠시 후, 우리는 수잔의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내 볼에 쪽~ 입을 맞춘 수잔은 샤워를 하겠다고 욕실로 들어갔다.
수잔의 침대에 혼자 앉아 나는 걱정만 하고 있었다.
제일 먼저 걱정된 건 사이즈였다.
외국놈들 페니스는 다 팔뚝만하다던데 세워 봐야 요만한 좆으로... ㅜ.ㅜ
지속시간도 걱정되었다. 수잔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어떡하나...
찍 싸버리고 얼굴이 빨개져서 팔짱낀 수잔의 눈총을 받는 장면이 저절로 상상되었다.
그러나, 나도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 팬티만 입고 기다리던 수잔의 피부를 쓰다듬으며
그런 생각은 안드로메다로 떠났고,
수잔의 침대에서 키스하고 풍만한 가슴을 만지면서 다행히 수잔은 내 손길에 쉽게 흥분해서 달아올랐다.
키스를 하면서 어깨와 등허리를 쓰다듬었고, 수잔은 내 머리를 안고 쓰다듬었다.
- 정우... 네 키스 좋아...
- 수잔, 뷰티풀... 네 가슴 아름다워...
- 오, 정우... 그거 좋아...
수잔은 내가 가슴을 빨아 주는 게 좋다고 했다.
키스하면서 외국인 특유의 누린내가 좀 나긴 했지만 한국에서는 한국음식만 먹었는지,
주워들었던 것처럼 심하지는 않았다.
심했다면 수잔의 보지에 입을 대는 건 엄두도 내지 못했을 뻔했다.
그러나 그 냄새의 거부감보다 풍만한 백인여자의 몸이 주는 흥분이 더 컸다.
허리는 날씬하고, 젖가슴과 엉덩이는 풍만한 걸 넘어서 푸짐하고...
- 오우, 정우...
- 쭈웁... 으음...
- 쫍~
- 좋아?
- 좋아... 정우, 키스 잘 해.
- 나 키스 좋아해.
- 쪼옵... 후움...
그렇게 한참을 물고 빨았다.
수잔의 가슴을 빨고 다리 사이로 들어갔다.
크기에 비해서 가슴의 탄력은 별로였고,
꼭지를 빨 때도 수잔만 오우~ 오우~ 감탄했을 뿐, 나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수잔의 보지는 환상적이었다.
비키니 라인으로 왁싱을 했고, 보지는 핑크빛으로 깨끗하고 매끈했다.
매력적인 금발의 미국 아가씨가 나이 서른에 이런 보지라니...
수잔의 그곳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살짝 삐져나온, 아주 조금 삐져나온 음순을 빨며 황홀했지만,
얼마 빨지 못하고 수잔에게 끌려 올라와야 했다. 수잔은 울상을 지으며 부끄러워했다.
- 정우... 거기에 키스하는 건 나를 당황하게 해
- 괜찮아. 누구나 하는 거야.
- 한국에 있는 오년동안 내 옆에는 남자가 없었어.
- 리얼리?
- 응. 미국에서도 남자친구 한 명하고만 섹스했어.
- 와우, 한국에서는?
- 오늘 네가 처음이야.
- 리얼리? 나, 럭키 가이.
- 진짜 그렇게 생각해?
- 응. 쪼옵~
- 후움~
- 수잔, 나한테 블로우잡 해 줄래?
- 나 많이 안 해봤어. 너에게 말했어. 남자친구 한명 뿐이었어.
- 괜찮아. 수잔 좋은 거지, 블로우잡 좋은 거 아니야.
- 오우, 너는 나를 기쁘게 하는 방법을 알아. 정우...
키스를 해 주고 수잔의 볼을 쓰다듬자, 수잔은 내 가랑이 밑으로 내려가 자지를 핥기 시작했다.
수잔은 나보다 훨씬 오래 내 자지를 물고 빨았다. 그리고, 내 자지에 감탄사를 쏟아냈다.
- 웁, 웁.... 네 페니스, 딱딱해.
- 수잔이 그렇게 만들었어.
- 와우, 네 말은 나를 흥분시켜. 쭈웁...
- 내 거 좋아?
- 예스, 아주 좋아. 너는 이 딱딱함을 유지하고 있어. 웁, 웁...
수잔은 딱딱해서 좋다고 하면서 크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나도 굳이 물어보지 않았다. 그러나 자지는 뻣뻣하게 짜릿할 뿐, 사정할 느낌은 들지 않았다.
수잔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리듬으로 자지를 빨아대기만 했다.
그래도 수잔이 좋다는 말에 자신있게 수잔의 입에 들이밀었고,
한참을 빨다가 수잔이 콘돔을 씌워 주었다.
- 나는 너를 믿지만, 언제든지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어.
- 나, 콘돔 써야만 한다는 걸 알아.
- 너는 쿨한 남자야.
- 땡큐... 준비됐어?
- 오우... 정우... 오우... 오우~....
수잔의 보지는 생각보다 좁고 빡빡했다.
수잔의 말대로 경험이 많지 않은 듯한 핑크빛 보지...
수잔의 보지도 다른 여자의 보지와 차별할 수는 없었다. 한번에 끝까지 쑤우욱...
수잔의 보지는 내 자지를 맛있게 물어 주었다.
- 오우, 네 페니스의 모든 인치가 들어왔어....
- 수잔... 네 안쪽은 따뜻해. 쪽~
- 오우, 마이... 네 페니스가 내 몸 안에 있어.
- 지금부터 그것은 네 거야...
- 내 거? 오우, 마이....
백마를 타고... 태극기를 꽂고... 그런 생각은 눈꼽만큼도 하지 않고,
그냥 내 품에 있는 여자라는 생각만 하며 키스하고 애무하고 섹스했다.
부드럽게, 때로는 강하게... 수잔의 보지는 내 자지를 꼭꼭 물어 주는 듯했다.
애액이 많이 나오면서 빡빡한 느낌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느낌은 좋았다.
잠시 후, 나는 수잔을 뒤집어 후배위로 박았고,
다행히, 수잔은 내가 사정하기 전에 침대에 얼굴을 처박고 올라 고함을 질렀다.
- 오우, 마이... 정우... 오우...
뿌듯한 느낌보다, 쪽팔림은 면했다는 안도감이 먼저 들었다.
수잔이 고함을 지르다 침대에 늘어진 후에 맘 편하게 박아대자 수잔은 또 고함을 질렀고,
그 소리를 들으며 나도 힘차게 뿜어냈다. 울컥~ 울컥~ 울컥~...
- 와우... 대단한 섹스였어.
- 좋아?
- 예스, 너는 마치 성난 황소 같았어.
- 수잔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
- 정우, 플레이보이지? 후후후...
- 노... 플레이보이 아니고, 그저 로맨틱 가이일 뿐이야...
- 난 벌써 알았어. 정우는 플레이보이야.
- 지금, 나는 플레이보이가 아니라 단지 너의 남자야.
- 와우... 내가 그 말 들은 첫 여자야?
- absolutely.
- 호호호... 농담이지? you"re kidding me...
수잔은 시트로 가슴을 가리며 일어나 앉았다.
나는 콘돔을 빼서 티슈로 싸서 버렸다. 수잔은 머리를 쓸어올리며 물었다.
- 정우, 너는 왜 나와 저녁을 먹고 와인을 마신 다음에 그냥 가려고 했어?
- 수잔, 나는 너와 함께 단지 저녁을 먹고 싶었어.
- 하지만 너는 나에게 일주일 간격을 두고 날짜를 선택하라고 했어.
- 그건... 언젠가 들은 적이 있어. 여자에게는 일주일 간격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해줘야 해.
- 그래, 여자는 마법에 걸릴 수 있고, 그건 한 주의 기간이 필요해.
- 알아.
- 나는 네가 그것, 마법 때문에 나에게 선택을 준 거라고 생각했어.
- 나는 마법이나 섹스를 생각한 건 아니야.
- 섹스가 아니라면 일주일 간격으로 선택을 줄 이유가 없어. 안 그래?
- 오우... 나는 이미 너랑 섹스했어. 그건 단지 과거일 뿐이야
- 맞아. 우린 동물처럼 섹스했고, 나는 구름 위에 있는 것처럼 만족했어.
수잔은 그러면서 나를 끌어안았다.
나는 그날 밤 수잔의 오피스텔에서 잤고 아침에 또 한번 섹스하고 출근했다.
그리고 수잔이 떠나기 전까지 서너 번 만나서 데이트했다.
같이 저녁을 먹고 술 마시고... 수잔과 나의 데이트는 항상 섹스로 끝났다.
수잔이 한국에서 사용하던 것들을 정리하는 걸 도와주기도 했다.
수잔이 쓰던 휴대폰은 어학원 명의라서 반납하면 되었고,
오피스텔에서 쓰던 인터넷을 해지하는 걸 주말에 같이 가서 도와 주었다.
인터넷 해지... 수잔은 영어로 disconnect 라고 했다. 연결을 끊어 달라...
나는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간단히 말했다. 해지해 주세요...
통신사 창구 여직원은 한국 사람이었으니까.
그리고 수잔이 떠나기 전날에도 만나서 저녁 먹고 마지막 섹스...
수잔은 섹스 후 내 품에 안겨 내 가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 정우... 네가 그리울 거야.
- 수잔... 나도...
- 너는 지난 몇 주 동안 내 남자친구였어.
- 난 아직도 난 네 남자친구야.
- 오, 정우. 사랑해. 내 한국인 남자친구, 우움~ 쫍~
- 쫍~ 나도 사랑해. 수잔.
- 하지만 우린 내일 아주 멀리 헤어져야 해.
- 알아. 하지만 나는 수잔을 기억할 거야.
- 나도 너를 기억할 거야. 정우. 그리고 너의 딱딱한 부분도... 킥킥...
- 와우, 영광이야.
- 아주 강력했어.
- 맞아, 그랬어. 그리고 지금도 강력해. 나는 내일 아침에도 한번 더 강력하기를 원해.
- 정우, 내가 한국을 잊을 수 없다면 나는 그걸 정우, 너 때문이라고 말해야 해.
- 후후...
- 정우, 네 페니스는 또 딱딱해지고 있어. 지금 또 한번 섹스를 원해?
- 네가 원하는 대로, 수잔...
- 너는 내 머리를 네 쪽으로 당기고 있어. 내가 블로우잡을 해주길 원하는 거야?
- 너는 내가 원하는 걸 알고 있어. 똑똑한 여자는 그냥 여자보다 매력적이야.
- 오우, 정우... 너는 내가 거부할 수 없게 만들고 있어.
- 후후...
- 우움~ 쭙~
수잔은 내 얼굴에서 눈을 떼지 않고 나와 눈을 맞추며 내 자지를 핥고 빨았다.
수잔은 한국 남자의 자지 맛이 어떤지 아마 확실하게 알았을 거다.
그리고 나는 수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 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 쪼옵~ 뭐든지. 우움...
- 너는 포르노를 본 적 있어? 수잔...
- 으흠... 쭙... 쭙...
- 포르노에 대해 알고 싶은 게 있어. 거기 나오는 단어들를 보통 사람들도 써?
- 쪼옵~ 예를 들면 어떤 단어?
- 음... cock... dick... pussy...
- 오우, 마이...
내 자지를 빨고 핥으며 간간이 대답을 하던 수잔이 자지를 뱉고 고개를 번쩍 들었다.
자지를 잡았던 손도 놓고 두 팔을 들어올렸다.
- 끔찍해... 정우, 너는 다른 사람 앞에서 그런 단어를 절대로 말하면 안돼.
- 끔찍해? 알았어. 말하지 않을 거야. 약속해.
- 내가 아는 사람은 모두가 싫어할 거야. 그런 말을 쓰는 사람을.
- 난 그런 사람이 아니야.
- 착한 남자, 정우. 너는 몇 주 동안 내 보이프렌드였던 남자야. 나는 지금 네가 묻는 이유가 단지 호기심인 걸 알아. 하지만 내가 한 달 전에 네가 그런 단어를 말하는 걸 들었다면 나는 너와 같이 저녁을 먹으려고 하지 않았을 거야.
- 내 호기심은 아직 충족되지 않았어. 너와 네 친구들은 이걸 뭐라고 말해?
- 네 딱딱한 것?
- 바로 맞췄어.
- 네가 아는 단어야. 페니스 penis.
- 그럼, 여자의 것은?
- 아래 거기? down there? 버자이너. vagina.
- 페니스, 버자이너... 사람들은 그런 말을 받아들일까?
- 의사들이 병원에서 말하기도 해.
- ok. 이제 확실히 알겠어. 그 부분을 말할 때 뭐라고 해야 하는지
- 너는 수업시간에도 똑똑한 학생이었어. 항상 내가 원하는 대답을 줬어.
- 땡큐, 수잔... 쪽~
- 그런데, 나 아닌 다른 여자에게 그런 말을 할 거야?
- 하하하...
- 오, 정우. 나는 벌써 내일이 걱정돼. 나는 너를 그리워할 거야.
- 내일 목적지는 어디지?
- 엘에이 국제공항. 내 가족은 모두 엘에이에 있어.
- 내가 엘에이에 가게 된다면 나는 너를 찾아볼 거야. 그리고 나는 네가 한국에 다시 방문하는 날을 기다릴 거야.
- 하지만 우리는 그게 언제인지 알 수 없어.
- 너는 내 이메일 주소를 알아.
- 그래, 우리는 메일로 대화할 수 있어. 그건 너와 나를 연결해줄 수 있어.
- 맞아. 그건 우리가 영원히 헤어지는 게 아니라는 뜻이야.
- 너는 떠나는 나에게 믿음을 주려 하고 있어. 하지만 내일이 되면 우리는 달라질 거야.
- 나도 알아. 하지만 나는 지금 현재가 전부라고 생각해. 내일은 아직 nothing 이야.
- 와우, 내 한국인 남자친구는 지금 철학을 강의하고 있어.
- 그리고, 그 철학 교수에게는 딱딱한 게 하나 있어. 그건 아직 네 거고 네가 하던 걸 계속 하길 원해.
- 와우... 정우 너...
수잔은 크게 웃고는 하다 만 블로우잡을 계속했고, 한참을 빨다가 내 자지에 올라탔다.
그리고 얼마 후, 수잔은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또 한번 울부짖는 소리를 들려 주었다.
다음날, 수잔이 떠나던 날, 작별인사를 하던 수잔은 나에게 키스를 퍼부으며 눈물을 보였다.
나는 뭐... 그냥 싱숭생숭했지만 이별이라는 건 언제나 쓸쓸한 거였다.
그녀는 혹시나 LA에 방문한다면 무슨 대학교를 찾으라고 했다.
거기서 다운타운쪽이 아니라 반대쪽 어디라고 블라블라 설명했지만
무슨 스트리트라는 단어밖에 기억할 수 없었다.
우리는 가끔씩 이메일을 주고 받았지만 스팸메일이 쌓이면서 그 메일 계정을 없앴고,
수잔의 계정을 따로 기록해 두지는 않았었다.
서양인들처럼 큰 물건이 아니라도 서양 여자와 섹스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하고,
그걸 생각할 때마다 실실 웃곤 했던 생각이 난다.
그럴 때 누가 왜 웃느냐고 물으면 그냥... 이라고 대답했다.
why? 왜냐고? just because... 그냥... 이것도 물론, 수잔에게 배운 표현이다.
* * * * * * * * *
서로 상대방 말을 잘 못하는 걸 표현하기 위해서
직역한 듯한 문장으로 써 봤는데 많이 어설프네요.
사실 저런 비슷한 말을 영어로, 수잔은 가끔 한국어를 섞어서 했습니다. ㅜ.ㅜ
얼굴이 벌써 화끈거립니다.
영어권 국가에서 접속하시는 분도 계시고,
그 분들 아니라도 영어 잘 하시는 분들 많은데...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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