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와이셔츠에 검은색 정장 바지를 꺼내 입었다.
숨바꼭질하듯 약속 날짜를 미루던 미연과의 만남 때문이다.
토요일 만나기로 했던 약속 날자는 일요일로 미뤄졌다.
두 번째 약속일, 일요일 아침.
돌연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하는 카톡을 보내왔다.
일요일 오후가 되자 미연은 또다시 만나자는 카톡을 보내왔다.
잠실역 근처 커피?br />
약속시간은 오후 여섯 시였지만,
여섯 시가 지나도 미연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재촉하거나, 어디쯤 왔는지 물어보지 않은 이유는,
나온다고 해도, 혹은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그럴수도 있겠다는 편안한 마음 때문이다.
한편으론 미연이란 여성에 대해 호기심이 일었지만,
어떤 관계로 이어나가야 할지 고민도 되는 만남이었다.
여섯시 십분.
커피?입구로 한 여성이 들어섰다.
길고 찰랑이는 머릿결, 흰색과 검은색이 세로로 교차한 줄무늬 낫시,
딱 달라붙은 스키니 진, 굽 높은 구두,
주변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한 여성이 들어섰다.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더니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저기요... 커피熾?도착했습니다.-
카톡을 확인하고 미연을 향해 다가갔다.
“미연씨죠? 여기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자리가 없어요. 다른 곳으로 가실래요?”
미연의 표정은 무척 당황스러워 보였다.
커피?내부를 둘러보더니 애기같이 가냘픈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기.. 어디로요?”
“일단 좀 걸으면서 얘기할까요?”
다소곳이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조용히 따라나서는 그녀였다.
처음에는 관찰하듯 한걸음 뒤따라 걸어오더니,
천천히 걸으며 미연을 기다려주자 나란히 걸으며 힐끔거렸다.
우수어린 눈빛? 뇌쇄적인 눈빛? 혹은 졸린 눈 같은?
무척 특이한 눈매가 눈에 띄였다.
길가는 남성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미연에게 쏠리고 있었다.
남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꽤 있을 듯한 멋진 여성이었다.
한손에 폭 안길듯한 가는 허리.
씨컵은 되어 보이는 듯한 풍만한 가슴.
쭉 뻗어내린 늘씬한 하체,
분명 키가 160 정도라고 기억하는데
힐을 신어서인지 170은 넘어 보이는 것 같다.
카톡 대화 내용으로는 알바를 해도 학비가 모자라 휴학과 복학을 반복한다고 했다.
유명 메이커는 아닌 옷이지만, 미연의 스타일은 너무 세련되어 보였다.
묘하게 조화되어 있는 벨트와 구두까지.
상상했던 미연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뽀얀 피부며, 힘든 일은 전혀 하지 않은 듯한 매끈한 손,
잘 가꾸어진 손톱.
물론 힘든 형편이라해도 여대생이라면 외모에 투자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미연의 스타일은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너무 다른 것이 문제였다.
‘꽃뱀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잠시 혼란스러웠다.
여성을 만나서 눈길을 피했던 기억이 없었는데...
관찰하듯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미연의 눈빛을 본능적으로 피하고 있었다.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운다.
‘이 정도 외모인데 남자친구가 없어?’
‘잠실역이면 집값이 비싼 곳인데 부모님과 함께 산다?’
수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잠실역에서의 만남은,
쏟아지는 남성들의 시선과 함께 불편하고 어색한 만남이 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아니면 이해되지 않는 미연의 모습때문일까?
첫 만남에서 실례되는 일인지 뻔히 알면서도 흡연장으로 향하며 두 번째 말을 꺼냈다.
“담배 피워요?”
“아.. 아뇨.”
“저기 담배 피는 곳이 그래도 사람이 없네요. 저쪽으로 가서 얘기하죠.”
“네에...”
성큼성큼 걸어가 담배를 꺼내물며 건물 벽을 등지며 돌아섰다.
아름다운 여성을 앞에 두고도 마음은 왠지 불편하고 어색할 뿐이다.
편안했던 유이가 생각날 정도로 미연과의 만남은 불편하고 어색했다.
카톡으로 이미 충분한 대화는 나눈 상태였다.
미연의 상황과 평소 일정은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오늘 만난 것은 관계를 결정하는 마지막 확인절차였을 뿐.
서로 마음에 들면 호텔로 가기로 암묵적인 합의까지 있는 상태였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이르러 더 이상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미연은 우두커니 서 있었다.
무슨 말이든 꺼내야 했는데, 주변의 남성들이 힐끗거리는 시선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녀의 팔을 잡아 슬쩍 끌어당기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여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불편한데 자리를 옮길까요?”
“어디로요?”
“근처에 호텔이나 모텔 있나요?”
“네? 벌써요?”
당황한 듯 어쩔 줄 몰라 하는 미연이었다.
“오늘은 얘기만 나눌 생각이니 걱정마세요. 아니면 근처에 조용한 카페로 갈까요?”
“음... 이 시간에... 근처에 조용한 카페가 있을까요... 그냥 여기서 말씀하시면 안되나요? 그리고 저 오늘은 안되는 날인데요... 그 날이예요....”
성숙하고 늘씬한 몸매와는 달리 가냘픈 애기목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마치 변성기를 지나지 않은 초등학생, 그중에도 저학년들이 내는 목소리 같았다.
헬륨 가스를 마신것이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의 독특한 목소리였다.
불현듯
‘너의 불완전함이 좋아’
라는 문장이 생각났다.
완벽한 모습에 어울리지 않는 미연의 애기목소리
불완전한 모습이 경계심을 누그러뜨린다.
“음.. 카페는 조용한 곳이 없을 것 같기는 해요.. 그렇다고 모텔에 갈수도 없는데... 저기 죄송한데 한가지 여쭈어볼게요.”
“네 말씀하세요.”
“조용한 곳에서 얘기만 하실려고 하시는 거죠?”
“네. 그렇습니다.”
대답과 반대로 저절로 확장되어 커지는 성기가 느껴진다.
"그럼... 그렇게 해요..."
볼륨감 넘치는 미연과 단 둘이 모텔에 간다.
얘기를 맘껏 나눌 수 있는 조용한 곳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리 특별하지도 않은 상황임에도 성기는 이미 걷기 힘들 정도로 발기된다.
소설이 어려워지면 소설이 아닌 미학이 될 뿐이다.
단어를 찾아 헤메고 문장을 찾아 헤메는 예술가일 뿐이다.
벼락같은 비유를!! 이라며...
애타게 비유법을 찾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소설은 어려우면서도 쉬운 일이기도 하다.
어렵고 힘들기만 했던 소설이었다.
생각만 달리하면 어렵지 않은 소설이기도 하다.
잠시였지만 미연의 세련된 모습에 위축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녀에게 어울리는 비유와 단어를 찾느라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미연은 내 소설의 여주인공이며, 한명의 여성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순간 그녀와 대화할 수 있는 것은 주변에서 힐끗거리는 남성들이 아니었다.
당연한 권리라도 되듯 미연의 허리에 살짝 손을 대고 걸음을 내딛었다.
“근처에 모텔이 어느쪽에 있죠?”
“저.. 쪽이요... 그런데 저... 오늘... 너무 늦게 들어가면 안되서요...”
횡단보도 반대편을 가리키며 미연의 고개는 점점 숙여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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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에 올리는 불끈거리지 않은 소설이라서 죄송합니다^^
숨바꼭질하듯 약속 날짜를 미루던 미연과의 만남 때문이다.
토요일 만나기로 했던 약속 날자는 일요일로 미뤄졌다.
두 번째 약속일, 일요일 아침.
돌연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하는 카톡을 보내왔다.
일요일 오후가 되자 미연은 또다시 만나자는 카톡을 보내왔다.
잠실역 근처 커피?br />
약속시간은 오후 여섯 시였지만,
여섯 시가 지나도 미연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재촉하거나, 어디쯤 왔는지 물어보지 않은 이유는,
나온다고 해도, 혹은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그럴수도 있겠다는 편안한 마음 때문이다.
한편으론 미연이란 여성에 대해 호기심이 일었지만,
어떤 관계로 이어나가야 할지 고민도 되는 만남이었다.
여섯시 십분.
커피?입구로 한 여성이 들어섰다.
길고 찰랑이는 머릿결, 흰색과 검은색이 세로로 교차한 줄무늬 낫시,
딱 달라붙은 스키니 진, 굽 높은 구두,
주변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한 여성이 들어섰다.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더니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저기요... 커피熾?도착했습니다.-
카톡을 확인하고 미연을 향해 다가갔다.
“미연씨죠? 여기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자리가 없어요. 다른 곳으로 가실래요?”
미연의 표정은 무척 당황스러워 보였다.
커피?내부를 둘러보더니 애기같이 가냘픈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기.. 어디로요?”
“일단 좀 걸으면서 얘기할까요?”
다소곳이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조용히 따라나서는 그녀였다.
처음에는 관찰하듯 한걸음 뒤따라 걸어오더니,
천천히 걸으며 미연을 기다려주자 나란히 걸으며 힐끔거렸다.
우수어린 눈빛? 뇌쇄적인 눈빛? 혹은 졸린 눈 같은?
무척 특이한 눈매가 눈에 띄였다.
길가는 남성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미연에게 쏠리고 있었다.
남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꽤 있을 듯한 멋진 여성이었다.
한손에 폭 안길듯한 가는 허리.
씨컵은 되어 보이는 듯한 풍만한 가슴.
쭉 뻗어내린 늘씬한 하체,
분명 키가 160 정도라고 기억하는데
힐을 신어서인지 170은 넘어 보이는 것 같다.
카톡 대화 내용으로는 알바를 해도 학비가 모자라 휴학과 복학을 반복한다고 했다.
유명 메이커는 아닌 옷이지만, 미연의 스타일은 너무 세련되어 보였다.
묘하게 조화되어 있는 벨트와 구두까지.
상상했던 미연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뽀얀 피부며, 힘든 일은 전혀 하지 않은 듯한 매끈한 손,
잘 가꾸어진 손톱.
물론 힘든 형편이라해도 여대생이라면 외모에 투자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미연의 스타일은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너무 다른 것이 문제였다.
‘꽃뱀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잠시 혼란스러웠다.
여성을 만나서 눈길을 피했던 기억이 없었는데...
관찰하듯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미연의 눈빛을 본능적으로 피하고 있었다.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운다.
‘이 정도 외모인데 남자친구가 없어?’
‘잠실역이면 집값이 비싼 곳인데 부모님과 함께 산다?’
수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잠실역에서의 만남은,
쏟아지는 남성들의 시선과 함께 불편하고 어색한 만남이 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아니면 이해되지 않는 미연의 모습때문일까?
첫 만남에서 실례되는 일인지 뻔히 알면서도 흡연장으로 향하며 두 번째 말을 꺼냈다.
“담배 피워요?”
“아.. 아뇨.”
“저기 담배 피는 곳이 그래도 사람이 없네요. 저쪽으로 가서 얘기하죠.”
“네에...”
성큼성큼 걸어가 담배를 꺼내물며 건물 벽을 등지며 돌아섰다.
아름다운 여성을 앞에 두고도 마음은 왠지 불편하고 어색할 뿐이다.
편안했던 유이가 생각날 정도로 미연과의 만남은 불편하고 어색했다.
카톡으로 이미 충분한 대화는 나눈 상태였다.
미연의 상황과 평소 일정은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오늘 만난 것은 관계를 결정하는 마지막 확인절차였을 뿐.
서로 마음에 들면 호텔로 가기로 암묵적인 합의까지 있는 상태였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이르러 더 이상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미연은 우두커니 서 있었다.
무슨 말이든 꺼내야 했는데, 주변의 남성들이 힐끗거리는 시선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녀의 팔을 잡아 슬쩍 끌어당기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여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불편한데 자리를 옮길까요?”
“어디로요?”
“근처에 호텔이나 모텔 있나요?”
“네? 벌써요?”
당황한 듯 어쩔 줄 몰라 하는 미연이었다.
“오늘은 얘기만 나눌 생각이니 걱정마세요. 아니면 근처에 조용한 카페로 갈까요?”
“음... 이 시간에... 근처에 조용한 카페가 있을까요... 그냥 여기서 말씀하시면 안되나요? 그리고 저 오늘은 안되는 날인데요... 그 날이예요....”
성숙하고 늘씬한 몸매와는 달리 가냘픈 애기목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마치 변성기를 지나지 않은 초등학생, 그중에도 저학년들이 내는 목소리 같았다.
헬륨 가스를 마신것이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의 독특한 목소리였다.
불현듯
‘너의 불완전함이 좋아’
라는 문장이 생각났다.
완벽한 모습에 어울리지 않는 미연의 애기목소리
불완전한 모습이 경계심을 누그러뜨린다.
“음.. 카페는 조용한 곳이 없을 것 같기는 해요.. 그렇다고 모텔에 갈수도 없는데... 저기 죄송한데 한가지 여쭈어볼게요.”
“네 말씀하세요.”
“조용한 곳에서 얘기만 하실려고 하시는 거죠?”
“네. 그렇습니다.”
대답과 반대로 저절로 확장되어 커지는 성기가 느껴진다.
"그럼... 그렇게 해요..."
볼륨감 넘치는 미연과 단 둘이 모텔에 간다.
얘기를 맘껏 나눌 수 있는 조용한 곳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리 특별하지도 않은 상황임에도 성기는 이미 걷기 힘들 정도로 발기된다.
소설이 어려워지면 소설이 아닌 미학이 될 뿐이다.
단어를 찾아 헤메고 문장을 찾아 헤메는 예술가일 뿐이다.
벼락같은 비유를!! 이라며...
애타게 비유법을 찾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소설은 어려우면서도 쉬운 일이기도 하다.
어렵고 힘들기만 했던 소설이었다.
생각만 달리하면 어렵지 않은 소설이기도 하다.
잠시였지만 미연의 세련된 모습에 위축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녀에게 어울리는 비유와 단어를 찾느라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미연은 내 소설의 여주인공이며, 한명의 여성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순간 그녀와 대화할 수 있는 것은 주변에서 힐끗거리는 남성들이 아니었다.
당연한 권리라도 되듯 미연의 허리에 살짝 손을 대고 걸음을 내딛었다.
“근처에 모텔이 어느쪽에 있죠?”
“저.. 쪽이요... 그런데 저... 오늘... 너무 늦게 들어가면 안되서요...”
횡단보도 반대편을 가리키며 미연의 고개는 점점 숙여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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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에 올리는 불끈거리지 않은 소설이라서 죄송합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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