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를 하며 당시 4,000만원 정도 벌었다.
고시원을 하게 되며 과외를 그만둘 생각이었지만,
과외선생 구하기 쉽지 않다며, 고시원일 그만두시면 한번 연락달라셨다.
아빠가 지방발령을 받으며 집을 전세를 두었다가
세입자가 여기 문제다 저기 문제다 하며 연락해오는 바람에
부동산에 이야기해서 전세를 끼워 팔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얄미웠던 세입자가 고마웠다.
얼마되지 않아 IMF로 인한 부동산가격이 많이 내려갔고
아빠가 다시 서울로 올라올 시점에 같은 집을
우리가 판 가격보다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
엄마는 처음 세를 줄 때 보증금으로 받은 돈 중 3,000만원을 나에게 주었다.
이 돈으로 너가 한번 살 집을 구해보라는 것.
턱없이 부족했던 돈.
부모가 지방내려가며 준 목돈이지만,
아빠가 다시 서울에 올라오면 필요로 할 돈이다 생각했기에 건들이지 않고
내가 과외로 번 돈으로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다.
도곡동에서 은희와 잠깐 몇 달 살면서,
주변에 나쁜 사람들 뿐이라며 4,000만원이 들어간 통장을 부탁했다.
그리고 매달 약 10만원 정도의 공과금이 발생하는 여의도의 오피스텔을
경원이가 쓸 수 있게 해주었다.
100% 내 돈은 아니지만 혼란스러운 시기의 IMF에
현금으로 1억넘는 돈을 손에 쥐고 있었다는 것은
그래도 여유스럽고 복된 일이었다.
누군가에겐 힘든 시기에
나는 많은 부를 가지게 된 시기였다.
누구도 내가 이리 큰 돈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고
관심을 두지 않았다.
#
고모는 나에게
당시 시세로 2-3억 되는 신림동 고시원
보험으로 나온 1억이 넘는 돈
예금적금의 7천만원
장례비용으로 남은 돈 몇 백만원
1억도 큰 돈이다고 생각했는데
순간 나는 딱히 한 것 없이 5억이 넘는 자산가가 되어 있었다.
흔히 요즘 유행하는 말로 자고 일어나니 금수저가 되어 있었던거다.
하지만 금수저라고 달라지는 건 별로 없었다.
아니
다른 돈들은 다들 내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수 있지만
고모에게서 고시원을 상속받았다는 것은
빠르게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친척들에게는 엄마한테 받은 돈 몇 천과 함께 심하게 뻥튀기가 되었다.
아마도 엄마가 고모들에게 말하면서 과장을 하신 듯 했다.
힘든 시기에 재산이 생겼다는 소문은 그리 좋은 건 아니다.
#
고시원은 오래된 2층집을 개조한 것이었다.
고모는 화장품방문판매를 하며 갯돈놀이로 돈을 많이 버셨다.
그렇게해서 고시원을 운영한 것
고시원은 멀쩡했지만 자세히 보면 보수공사가 필요로 했다.
또 방을 보러오는 분들이 꼭 하는 말.
“두루넷 있어요?” 혹은 “인터넷 설치할 수 있어요?”
인터넷을 쓸 수 있냐는 말.
즉 보수공사를 하면 제대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고모가 남겨준 돈으로 제대로 인테리어 공사를 할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유지할까?
그럼 나는 여기서 계속 고시원생활을 해야 할까?
#
우선 등기이전을 하면서 내 신분은 개인사업자가 되어 있었고,
나름 요즘 초등학생들이 되고 싶어하는 작은 건물주가 되어 있었다.
주민등록 주소지를 고시원으로 옴기고,
내가 계속 고시원을 운영할 마음은 없었지만
앞으로 일을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내가 상속받았다는 소식
혹은 고모가 돌아가셨다는 소문에
고시원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졌다.
이 건물이 얼마짜리인지?
몇 종인지?
그래 방은 몇 개가 있는지?
보증금은 얼마인지?
달세는?
그런 질문들.
그리고 걸려오는 전화.
부평에 사는 이모가 요즘 많이 어려운데,
내가 고시원을 이모한테 해보라고 하는 건 어떻겠느냐는 식
아니 왜 고모의 것에 자기들끼리 정해놓고 주라 마라 하는건지
자기들이 매년 제사를 지내줄 것도 아니면서…
해줄 건 생각안하고, 재물에만 관심을 보이는 것은
가족 친척이고 참 보기 안좋았다.
#
우선 고시원의 일을 최대한 줄이도록 했다.
부동산에서 연락이 온다.
혹 파실 생각이 없으신지.
“얼마에요?”
“2억 2천정도까지 해볼께요. 권리금은 한 1억정도.”
권리금이란 것도 있구나.
“아직 팔 생각은 없어요.”
“그럼 연락주세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
남자들은 돈이 생기면 딴 생각을 하게 되고
실수도 많이 한다
여자들이 늘 하는 말.
그런데 이제 “내꺼!”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그럴까?
딱히 딴생각이 들지 않았고 부담스러웠다.
단지 돈이 있어서 그런지 주변에 돈 이야기가 나오면 짜증이 났고,
어떻게 해야 하나 늘 머리 속은 힘들었었다.
돈이 없어도 힘들겠지만
돈이 많아도 힘이 들었다.
아니 더 힘든 것 같았다.
#
나는 딱히 욕심을 부린 것도
갑자기 불어난 돈으로 허세를 부린 적도 없었다.
단지 조금의 여유가 생겨난 것은 분명했다.
이렇게 생겨난 부가 불과 1년도 안되는 시간 안에 대부분 사라지게 되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좀 더 챙겨주고, 쓰고, 조금이라도 즐길 껄.
제대로 누려보지도 못하고…
세금내고, 그 다음 세금을 내기도 전에 너무나 어이 없게 날리게 되었다.
건물주가 부럽다고?
건물을 가지고 있으면 세입자들이 다달이 월세를 따박따박 주고,
때되면 올린다 하면 “넵!”하고 듣고,
정말 인생이 편하고 여유로워질꺼다고?
나는 지금까지의 삶에서 부동산으로 인해 낭패를 본 적이 두 번 있다.
이것이 그 첫번째의 이야기다.
고시원을 하게 되며 과외를 그만둘 생각이었지만,
과외선생 구하기 쉽지 않다며, 고시원일 그만두시면 한번 연락달라셨다.
아빠가 지방발령을 받으며 집을 전세를 두었다가
세입자가 여기 문제다 저기 문제다 하며 연락해오는 바람에
부동산에 이야기해서 전세를 끼워 팔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얄미웠던 세입자가 고마웠다.
얼마되지 않아 IMF로 인한 부동산가격이 많이 내려갔고
아빠가 다시 서울로 올라올 시점에 같은 집을
우리가 판 가격보다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
엄마는 처음 세를 줄 때 보증금으로 받은 돈 중 3,000만원을 나에게 주었다.
이 돈으로 너가 한번 살 집을 구해보라는 것.
턱없이 부족했던 돈.
부모가 지방내려가며 준 목돈이지만,
아빠가 다시 서울에 올라오면 필요로 할 돈이다 생각했기에 건들이지 않고
내가 과외로 번 돈으로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다.
도곡동에서 은희와 잠깐 몇 달 살면서,
주변에 나쁜 사람들 뿐이라며 4,000만원이 들어간 통장을 부탁했다.
그리고 매달 약 10만원 정도의 공과금이 발생하는 여의도의 오피스텔을
경원이가 쓸 수 있게 해주었다.
100% 내 돈은 아니지만 혼란스러운 시기의 IMF에
현금으로 1억넘는 돈을 손에 쥐고 있었다는 것은
그래도 여유스럽고 복된 일이었다.
누군가에겐 힘든 시기에
나는 많은 부를 가지게 된 시기였다.
누구도 내가 이리 큰 돈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고
관심을 두지 않았다.
#
고모는 나에게
당시 시세로 2-3억 되는 신림동 고시원
보험으로 나온 1억이 넘는 돈
예금적금의 7천만원
장례비용으로 남은 돈 몇 백만원
1억도 큰 돈이다고 생각했는데
순간 나는 딱히 한 것 없이 5억이 넘는 자산가가 되어 있었다.
흔히 요즘 유행하는 말로 자고 일어나니 금수저가 되어 있었던거다.
하지만 금수저라고 달라지는 건 별로 없었다.
아니
다른 돈들은 다들 내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수 있지만
고모에게서 고시원을 상속받았다는 것은
빠르게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친척들에게는 엄마한테 받은 돈 몇 천과 함께 심하게 뻥튀기가 되었다.
아마도 엄마가 고모들에게 말하면서 과장을 하신 듯 했다.
힘든 시기에 재산이 생겼다는 소문은 그리 좋은 건 아니다.
#
고시원은 오래된 2층집을 개조한 것이었다.
고모는 화장품방문판매를 하며 갯돈놀이로 돈을 많이 버셨다.
그렇게해서 고시원을 운영한 것
고시원은 멀쩡했지만 자세히 보면 보수공사가 필요로 했다.
또 방을 보러오는 분들이 꼭 하는 말.
“두루넷 있어요?” 혹은 “인터넷 설치할 수 있어요?”
인터넷을 쓸 수 있냐는 말.
즉 보수공사를 하면 제대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고모가 남겨준 돈으로 제대로 인테리어 공사를 할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유지할까?
그럼 나는 여기서 계속 고시원생활을 해야 할까?
#
우선 등기이전을 하면서 내 신분은 개인사업자가 되어 있었고,
나름 요즘 초등학생들이 되고 싶어하는 작은 건물주가 되어 있었다.
주민등록 주소지를 고시원으로 옴기고,
내가 계속 고시원을 운영할 마음은 없었지만
앞으로 일을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내가 상속받았다는 소식
혹은 고모가 돌아가셨다는 소문에
고시원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졌다.
이 건물이 얼마짜리인지?
몇 종인지?
그래 방은 몇 개가 있는지?
보증금은 얼마인지?
달세는?
그런 질문들.
그리고 걸려오는 전화.
부평에 사는 이모가 요즘 많이 어려운데,
내가 고시원을 이모한테 해보라고 하는 건 어떻겠느냐는 식
아니 왜 고모의 것에 자기들끼리 정해놓고 주라 마라 하는건지
자기들이 매년 제사를 지내줄 것도 아니면서…
해줄 건 생각안하고, 재물에만 관심을 보이는 것은
가족 친척이고 참 보기 안좋았다.
#
우선 고시원의 일을 최대한 줄이도록 했다.
부동산에서 연락이 온다.
혹 파실 생각이 없으신지.
“얼마에요?”
“2억 2천정도까지 해볼께요. 권리금은 한 1억정도.”
권리금이란 것도 있구나.
“아직 팔 생각은 없어요.”
“그럼 연락주세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
남자들은 돈이 생기면 딴 생각을 하게 되고
실수도 많이 한다
여자들이 늘 하는 말.
그런데 이제 “내꺼!”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그럴까?
딱히 딴생각이 들지 않았고 부담스러웠다.
단지 돈이 있어서 그런지 주변에 돈 이야기가 나오면 짜증이 났고,
어떻게 해야 하나 늘 머리 속은 힘들었었다.
돈이 없어도 힘들겠지만
돈이 많아도 힘이 들었다.
아니 더 힘든 것 같았다.
#
나는 딱히 욕심을 부린 것도
갑자기 불어난 돈으로 허세를 부린 적도 없었다.
단지 조금의 여유가 생겨난 것은 분명했다.
이렇게 생겨난 부가 불과 1년도 안되는 시간 안에 대부분 사라지게 되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좀 더 챙겨주고, 쓰고, 조금이라도 즐길 껄.
제대로 누려보지도 못하고…
세금내고, 그 다음 세금을 내기도 전에 너무나 어이 없게 날리게 되었다.
건물주가 부럽다고?
건물을 가지고 있으면 세입자들이 다달이 월세를 따박따박 주고,
때되면 올린다 하면 “넵!”하고 듣고,
정말 인생이 편하고 여유로워질꺼다고?
나는 지금까지의 삶에서 부동산으로 인해 낭패를 본 적이 두 번 있다.
이것이 그 첫번째의 이야기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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