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
‘엄마, 섹스가 뭐야? 섹스가 재미있어? 엄마도 그거… 해?’
이건 또 무슨 해괴한 질문? 나는 소파에 누워 TV를 보다가, 벌떡 일어나 앉아, 딸내미를 쳐다 보았다. 그러나, 딸내미는 나의 그런 돌발적인 대응이 도리어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한 태도다. 우리가 어릴 적에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그런 질문….그런 의문은 저 멀찌감치 상자 속에 쳐 박아 넣어 두어야만, 안전할 것 같다고 스스로 느끼던, 그런 질문을 요즈음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저렇게 쉽사리 해대는 가 보다.
‘왜, 학교에서 누가 뭐라디?’
‘애들, 요새 그거 관심 떠느라 아주 죽어가요, 죽어가….’
‘뭔 관심?’
‘요즈음 학교에서 아이들이 섹스라는 주제에 대해서 열심히 얘기하곤 한다니깐? 그런데, 누구 하나도 제대로 잘 알고 있는 게 없는 거 같아서 말이야.’
‘쮜그만 것들이 공부는 않하고서리…’
나의 어릴 적 시절도 마찬 가지였다. 그저 그렇고 그런 얘기만 튀어 나오면 부모님은 무조건 공부를 반찬 삼아,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공부하기 싫으니까, 오만상 주접 떨게 없어, 그런 얘기들만 하고 자빠진다며, 눈을 부라리셨다. 감히 그 당시에는 섹스의 섹짜도 입에 올릴 수 없는 주변 환경에다가, 모든 것이 잠들어 있는 것처럼 물 밑에서만 요동치던 시절….그건 일종의 금기사항 이었다. 마당에 널려진 빨래 에서도, 어머님이나 누님의 브래지어, 팬티는 언제나 수건 밑에서 진땀을 흘려가며, 널려 있었고, 세상의 돌아가는 모든 것들은, 눈에 보이고는 있었지만, 섹스만 쏙 빠진 채로 흘러가는 실개천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러다 보니, 가장 흔하게 접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상대는, 역시 친구들이 최고 였다. 부모는 아예 대화 상대에서 젖혀져 있었고, 부모님께서도 시답지 않은 우리들의 관심사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계셨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그 정보의 본류도 어찌 보면, 정통적인 방법은 아니었다. 과장되고, 부풀려진 이른바, 각색된 섹스의 유형을 먼저 대했고, 책이나 잡지, 더 나아가 조금 나은 부류들은, 부모님의 옷장 속에 고이 숨겨져 있던 음란 비디오 테이프를 돌려 보면서, 저게 바로 섹스구나, 하는 잘못된 정의에 익숙해 있던 것이 우리들 이었다. 아내와 결혼하고, 나누었던 학창시절의 이런 얘기들 속에서 그나마 여학생들은 남자들과 달리, 더 척박한 정보의 사막 속에서 어처구니 없게도, 성적으로 좇나 무식한 간판을, 이마에 내걸고, 결혼으로 까지 걸어온, 역사적 인물들도 셀 수없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요즈음 애들 정말 못 말려, 어떻게 부모한테 섹스가 어쩌구 물을 수 있지?’
‘그러게나 말이야. 그렇지만 달리 뒤집어 생각하면, 더 바람직 할 수도 있다, 뭐?’
‘그건 또 무슨 말이래?’
아내가 눈이 땡 그래 져서 묻는다. 나는 우리들이 자라온 시절을 되돌아 보자고 했다. 우리가 배워 왔던 섹스라는 개념의 허구가, 깨달음의 경지에 접어들 때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왔는가를 되돌아 보라고 했다. 아내의 일성은 바로 튀어 나왔다.
‘자기야, 나는 그 포르논가 뭔가를 친구 집에 따라 갔다가, 멋모르고 보고서, 이틀 동안 밥을 못 먹었다니 깐. 내 기억 속에 첫 섹스에 대한 훔쳐 보기를, 구역질로 시작했다는 게, 제일 찝찝했었던 거 같아. 시간이 차츰 흐르고, 그 기억 속에서 지저분한 부분만, 사그리 잊어먹게 되는 현상이, 나뿐만이 아니었다구. 다들 그런 것쯤이야 하던 애들도, 모두 나가 떨어지던 게 아직도 생생해.’
여자들은 남자들 보다 성적인 호기심이 덜했을 뿐더러, 언제나 고상한 섹스의 정형만을 그리워 해 온 탓인지, 적나라한 장면에 빡시게 대가리를 디미는 친구들은 별로 없었다고 회상했다. 하긴, 얼마 전에 발표된 외국의 성인 남녀들에게 조사한 내용에 의하면, 가장 좋아하는 섹스의 희망사항이 무어냐는 질문에, 남자의 경우는, 자기의 배우자와 더불어, 셋, 혹은 그 이상의 관계라도 상관없는, 한계 없는 섹스의 실현을 꼽았고, 여자의 경우는, 기념일, 생일, 이벤트를 통한 배우자와의 로맨틱한 섹스를, 최고로 꼽았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여자들이 생각하는 섹스의 정수를 간단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니, 포르노라고 하는 각색된 음란의 세계를 대하는, 학창 시절의 남녀가 느끼는 감상은, 그야말로 비교 할 수조차 없는 격차가 있었음은, 당연한 일이었던 것 같다.
‘집에서조차 그럼 성교육을 해야 돼, 말아야 돼? 그렇다고 섹스가 뭐냐는 질문을 그냥 꿀꺽 삼키고 나 몰라라 할 수도 없잖아?’
‘그건 또 그렇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냥 섹스가 뭐야 라고 설명할래? 그건 쫌 쌩뚱 맞잖아?’
‘그럼, 그 잘난 당신 좇대가리 꺼덕 대는 거, 자라나는 딸내미 한테 보여 줄 테야?’
잘나지는 못했어도 보여 주라면, 못 보여 줄 것 도 없지, 라는 말이 목구녕까지 걸렸어도, 난 꾹 참았다. 그랬다가는 정신 병자에다, 근친상간, 어쩌구 하면서 나를 범법자로 몰아갔을 테니 말이다. 사실, 내가 자라온 시절 속에서, 부모에 대한 나의 시각은, 고정관념, 그 자체 였다고 말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언제나 돈 벌러 나가시고, 어머님은 집안에서 살림 하시고…. 그 이외에 부모님에게 그 이상 더해진, 정의라는 것은 없었다. 섹스가 있었기에, 우리 형제들이 튀어 나왔겠으나, 그 과정에서 섹스라는 도입부는 쏙 빠지고, 더군다나, 출산 이후에도, 분명히 부모님들은 서로간의 정을 돈독히 하고, 이른바, 즐기는 섹스를 해 오셨음에도, 밤마다 굳게 닫히는 안방에서는, 언제나 조용히 잠만 주무시는 걸로 알아왔던 우리들…..감히 부모님이 포르노에서처럼, 서로 물고, 빨고, 디리 쑤시고, 헐떡대는, 그런 아수라장을 방안에서 벌이신다 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 우리들 이었다. 따라간 친구네 집의 안방 장롱, 깊숙이 보관되어 있던, 포르노를 꺼내 보는 와중에서도, 저것은 부부간에 호기심의 일환으로, 그냥 취미 삼아 보는 것이지, 저와 비슷한 행위의 일부라도 우리 집이든, 친구 집 이든 간에, 부모님의 방에서, 따라하기 처럼 벌어진다고는 생각조차 할 수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그것을 대하는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주변에 저렇게 하는 사람들이 없으니, 나라도 자라서는, 저렇게 해 봐야지 하는 의지를, 스스로 키워왔다는 표현을 꼭 하고 싶다. 정말 그랬다. 그 당시는 뻔데기 좇에, 솜털만 숭숭난, 물건도 아닌 좇대가리 였지만, 어서 자라서 어른이 되면, 영화의 장면처럼, 길고, 굵은, 좇털이 부숭부숭한 좇대가리로 꼭 키워서리, 여자들의 보지를 흠씬 조져 줘야겠다는 일종의 정복 욕을 스스로 키웠다는 표현도 그에 더하고 싶다. 여기서 우리들의 뇌리에 깊게 박혀버린, 들어 낼래야, 들어내기 힘든, 한가지 사고는, 바로 섹스에 대한 우리들의 잘못된 선입견이 그것이었다. 영화나 잡지 속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하나 같이, 섹스에 목말라 있는 스타일을 고집한다. 남자의 손길만 가도, 자지러 지고, 씹물을 질질 흘려대며, 남자가 이유 없이, 바지를 까 내리고, 벌떡 선 좇대를 들이대기만 하면, 이유 불문하고, 좇나 맛나게, 쩝쩝대며, 빨아 준다고 믿었던 시절……그 설정이 허구라는 것을 알고 나서도, 나는 내 마음 속에 두고 있는 여학생의 앞에서, 아무런 사전 설명 없이, 벌떡 선 좇대를 까 내린다면, 영화처럼 그녀가 스르륵 내 좇에 감겨와 주게 되기를, 얼마나 고대 했는지 모른다. 그런 잘못된 오판의 허우적 조차도, 그 당시에는 오만상 즐기고 있던 나 자신이, 지금 생각하면 우습기까지 하지만, 그 당시에는 너무도 절실한 기대와 바램이었다. 둘러선 모든 여성들이 나의 좇대를 향해, 갈망의 눈빛으로 애원해 주기를, 내가 권총 뽑듯이, 바지에서 꺼내기만 하면, 보지가 지근거릴 정도로 달려와, 냉큼 입으로 빨아 주기를, 박아달라고 보지를 만장으로 벌려 주기를, 얼마나 학수고대 했는지, 허구 헌날, 꿈에 나타나, 아침이면, 띠발 띠발 하면서, 아랫도리에 곤죽이 되어 있는 좇물을 닦아내고, 팬티를 갈아 입는다, 어쩐다, 부산을 떨곤 했으니까. 아내는 그런 몽정의 행태까지도 실소를 금치 못했다. 어쩜, 되도 않는 그런 꿈으로 밤새 쾌락의 밤을 보낼 수 있는지, 도저히 자기의 머리로서는 이해가 가질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내의 성적인 상상은, 언제나 배우나, 탤런트, 가수 같은 연예인을 중심으로 자연발생 했다고 했다. 남자들처럼 적극적이고, 적나라한 섹스에 대한 접근이 아니고, 자신이 그 연예인의 상대역이 된 듯한 상상이 먼저 치밀어 오르고, 우선 멋진 키스를 통해, 온 몸의 기운이 촉 쳐지는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것이, 시초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여자들의 키스에 대한 집착은 대단한 것으로 나는 경험해 왔다. 아내는 그 상대와 섹스가 아닌, 관계의 정립이 선언되는, 일종의 키스라는 형태가, 오히려 섹스보다 자신을 더욱 뜨겁게 달구었다고 회상했다. 전기가 찌르르 통한다는 표현으로 대변되는, 아내의 그 느낌은 간혹, 나와의 섹스 전, 키스의 황홀함을 되뇌면서, 언제나 들이대는 아내의 깃발 이었다. 그런 날은 특별히 전신을 키스로 뒤덮거나, 혀 밑에 가래톳이 솟을 정도로, 온 몸을 빨아 주어야 직성이 풀리는 고로, 조금 피곤한 날이기까지 하다. 아마도 아내는 그런 애무와 전희의 패턴 속에서, 자기만의 은밀한 섹스의 충만함을 만끽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이런 키스의 복잡성도 실제적인 경험을 하고 나면, 그 맛이 조금 가신다고 아내는 경험을 토로했다.
‘그럼 어쩌지?’
‘어쩌긴, 민한 내 재주로 어떻게든 이해시켜 봐야지. 고것들도 요즈음은 자존심이란 게 있어서리, 질문에 답해주질 않으면 자기를 무시하느냐, 질문을 그다지도 씹을 수 있느냐 하며, 난리 칠 게 뻔한데, 워쩌겄시유?’
‘섹스, 그거 자기가 생각하는 것 보담 설명하기 까다롭다?’
그건 그랬다. 우리가 자라오면서 우리의 출생과 더불어, 은근히 여성의 성기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해 볼 요량으로, 부모님에게 꼬질대를 들이대면, 대번에, 다리 밑에서 주어왔네 어쩌구 하시면서, 어린 내 심사를 그다지도 울려 놓기 십상 이셨던 걸 보면, 우리의 부모들은 그 섹스와 관련된 설명에 지극히 인색했던 것이 아닌가 회상해 본다. 나중에 자라서, 그 다리가 사람들이 걸어 지나가는 다리가 아니라, 좀더 세세한 표현으로 하자면, 오마니의 가랭이 사이로 미끈덩 하며, 튀어 나왔다는 걸 알았지만 서도….그 당시는 왜 그다지도 부모님의 놀림감이 되는 것이 서러웠는지, 지금 생각해도 모를 일이다.
‘당신은 어릴 때 애기는 어디서 나오냐고 물어 본적 있냐?’
아내는 웃으면서 나도 똑 같은 대답을 갖고 있을 거라면서, 두 가지 중에 하나란다. 배꼽에서 나왔든가, 아니면 다리 밑 어쩌고 라고 말이다. 나는 그 것조차 우리 윗대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통해 전수된 성교육의 잔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배꼽이 갖고 있는 의미를, 이를테면 질문하는 사람이 누구건 간에, 생명을 거론할 때면, 씨의 입이 줄어서 된 단어라고 하는, 씹을 천박하게 상상할 것이 아니라, 생명을 보듬고 키워내는 자궁과 연결된 생명 줄이 있던 자리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라는 일종의 암시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뭐 너무 고지식하다는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그렇다고 해도, 세월이 바뀌어 가고 있는 마당에, 내 자신이 부모님과 같이 배꼽 어쩌고, 다리 어쩌구 하면서, 섹스의 본질을 알고 싶어하는 딸내미 에게 뺑끼를 쳐대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렇다고, 섹스를 가르켜, 좇대와 보지가 엉키고 설켜서, 좇나리 땀나고, 재미 있는 일거리 라고만 한다면, 그건 좀 다른 문제가 될 듯도 싶었다. 섹스가 가져다 주는 아랫도리의 쾌감이야, 말로 형용할 수도 없지만, 자식에게 그 쾌감에만 집중적인 포커스를 맞추어 들이대면, 그 아이가 자라 나가면서, 섹스는 책임이 전제된 유희가 아니라, 쾌락을 유도해 내는 촉발제 라는 관점에서만, 섹스를 바라볼 것도 염려가 되기 때문이었다. 단어를 가려 한다는 것도 크나 큰 장애 요소가 아닐 수 없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자지를, 자지로, 보지를, 보지로 부르지 못하고 자라난 불행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언제나 그거, 거시키니, 있잖아 등등으로 대표 되는 남녀의 성기를 대칭 하는 단어들은 언제나 우리의 주위에 있어왔고, 부모에게 그 성기로 인해, 거론 되야 할 부득이한 사정이 생길 때에는, 언제나 어려 보이게 하는 애칭을 써 온 것도 기억에 남는다. 짬지, 꼼지에 더하여 뿡알, 등….., 애 띄게 보이려는 의도가 역력한 단어들로 가칭 되던 그 서먹함…우리는 그렇게 언어 세계에서 조차, 바로 표현할 수 없는 족쇄를 입에다 걸고, 대갈빡만 좇나 굴려대던 세대 였다. 그래서 그런지, 아내와 나는 섹스를 하면서 그런 단어들을 적나라하게 입으로 주어 삼기면서, 씹이네, 좇이네, 보지네, 똥꾸녕 이네, 씹 공알, 씹 구녕 등등, 원초적인 단어들을 외칠 때면, 별다른 행위적 설정이 없이도, 지 스스로 흥분할 수 있는 충분한 계기를 제공하는 걸 보면, 가려진 욕구의 분출이 가져다 주는 해방감이란 것이 그토록 위대하구나 하는 것을 언제나 살아가면서 느끼고는 있다. 게다가 사실, 딸내미 이긴 하지만, 더더욱 괴로운 것은 섹스라는 사실을, 아무런 스스럼 없이, 주제화 시켜 거론한다는 것이, 나의 사고로는 용납되지 못하는 졸렬함이, 더 심각한 문제 이기는 했다. 하고 많은 부모 자식간의 대화에, 왜 하필 씹, 좇, 섹스, 빠구리 어쩌고 하는 주제를 꼭 입에 올려야 하는가라는 불편함이 그것 이었는데, 그 치졸함에서, 나는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 부모의 모습을 보게 되어 심사가 편치는 않았다. 아내와 딸내미는 초경을 시작하면서, 나 몰래, 자신의 신체적 변화에 대한 서로간의 밀담이 늘어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고, 남자라고 버티고 있는 나와의 사이에 있어서, 조금씩 스킨쉽 조차 줄어감을 느끼고는 있어도, 구지 반문하질 않는 실정이었다. 이를 테면, 나 홀로 외톨이가 되어가는 것 같은 와중에, 섹스라는 행위의 구구한 설명을 구지 나에게 전가하는 아내의 심뽀도, 미웁기 그지 없었으며, 빤빤한 얼굴로 나에게 어서 얘기해 보라며, 들이대는 딸내미의 천연덕 스러움도 이해가 되질 않았으니까 말이다. 그저 쉽게 쉽게, 초경이 시작되니, 난자의 생산이 시작된 것이고, 넌 임신가능 이라는 보따리를 오늘부터 져야 하며, 그로 인해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의 상호 보완적 조절 기능으로 말미암아, 젖퉁이도 커지고, 응댕이도 빵빵 해지고, 씹털도 부숭부숭 해지는 거란다 라고, 일사천리로 가정 시간에 들었을 법한 얘기를 줏어 섬기면, 그만 인데 비해, 섹스의 그 야리야리한 디테일을 입으로 걸고 넘어지자니, 초장부터 버벅댈 것 같은 내 심사가 용서가 되질 않고 있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곤혹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은 섹스의 가려진 부분들에 대한 돌발적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것이, 가장 큰 고비라고 여겨졌다. 이를테면, 자기 반에 누구누구 엄마, 아빠가 우리처럼 연애결혼을 해서 잘 살아 왔었는데, 집안이 망가진 것도 아니면서, 이혼을 했다고 들었는데, 그럼 그것도 섹스의 문제가 이유가 될 수 있냐고 묻는다면, 그때 그때 달라요 라고 어느 개그맨처럼 답할 수는 없는 노릇 이었기에…..사실 살아가는 도중에 등장하는, 수 많은 섹스에 얼킨, 일탈들에 대해서 다 말해줄 수는 없어도, 독소적인 요소에 대해서 거론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 이었지만, 순수한 섹스의 엑기스에 매달리고 있는 딸내미 에게 근친상간이네, 삼섬이네, 불륜이네, 떼씹이네, 동성애네, SM이네 하는 단어들을 엽기적으로 날려대기 시작하면, 아마도 딸내미는 곧바로 저런 또라이 대가리의 아빠와 아직도 살고 있는 엄마가 불쌍하다는 눈초리가 바로 시작 될까 봐 두려운 것도 사실이었다. 그 선의 테두리라는 문제도 무시할 수 없긴 하다. 과연 섹스에 대한 설명을 해줄 때, 어느 선까지를 허용하고, 어느 한도 이상은 유보해야 되는가 하는 점은 영원한 숙제가 아닐까 한다.
‘그럼, 자기가 하는 거다?’
꽁지를 빼고 나에게 짐을 떠 안기는 아내의 저 얌통머리….섹스를 더럽다고는 말 할 수 없어도, 그 행위의 중간 중간에 튀어 나오는, 아직도 아내가 탐탁치 않게 생각하면서 더럽다는 표현을 잊지 않는 그 과정조차 입에 담아야 할는지, 속이 부글부글 끓을 뿐이었다.
‘자기야, 속 쓰리게 생각하지마. 외국에서는 딸내미의 첫 데이트 때는, 부모가 앞장서서 피임약도 권한다잖아? 그렇게는 못한다 할지라도, 이렇게 집에서 섹스에 대한 숭고한 정신을 부모의 입으로 전수 한다는 거, 이거 보통 일 아니에요. 소명의식을 갖고 덤빌 일 이라구. 자고로 술도 웃어른이나 부모 앞에서 배워야 한다고 그랬잖아? 술이나 섹스나, 다를 게 뭐 있대? 적당히 즐기고 마시면, 몸에도 좋고, 기분도 좋지만, 과했다가는 몸 망쳐, 인심 잃어…아무튼 세상만사, 과해서 좋을 건 하나도 없지만, 가르쳐 주는 곳이 마땅치 않은 두 가지 곤혹스러운 짐을, 부모 된 입장에서, 시원스럽게 벗겨 주면, 그것만 가지고도 백점 아빠, 백점 남편, 아니겠냐구?’
하이고, 째진 입이라고 말은 잘해요. 어떻게 된 여자가 가로로 째진 입이나, 세로로 째진 입이나 간에, 어쩜 저렇게 노래를 잘 부를까? 하긴 그 우아래 입심으로 꺼뻑 넘어가는 게, 나이긴 하지만서도….
‘현서야, 아빠랑 면담 쫌 하자.’
나는 가뜩이나 요즈음 자주 흘러 내리는 츄리닝 바지를 치켜 올리며, 딸내미를 거실로 불렀다. 둘이서만 하겠다는 걸, 아내는 중간에 한마디도 끼어 들지 않을 테니, 같이 보자고 한다. 그래도 심판이 있어야 한다나?
‘응, 왜?’
공부하다 나왔는지 오른 쪽 머리가 배배 틀어져 있다. 아내나 딸내미나 간에 책을 볼 때면, 돼지 꼬리, 땡야 처럼, 오른쪽 머리를 손가락으로 배배 꼬면서, 보는 버릇 때문에, 척 보면 뭘 하다 나왔는지 알 수가 있다.
‘얘, 왜는? 아빠가 친히, 니가 며칠 전에 엄마한테 물었던 문제에 대해서, 명강의를 해주신 다고 해서….’
아내가 운을 띄웠다. 지가 않 한다면서 설레발은?
‘앉아봐. 현서가 한 질문이 뭐냐면….’
‘섹스요.’
너무도 드라이 한 딸내미의 반응, 강적도 이런 강적이 없다. 지에미는 좇도 아는 게 없는데, 요년은 어떻게 요다지도 초장부터 빡씨게 나오나?
‘그래, 섹스…..당연히 네가 물은 것은 남녀의 성별을 구분하는 허접한 질문은 아니었을 거고….’
‘왜요? 요즈음은 그 성별도 문제 라구요. 언제나 무슨 조사서네 어쩌구 하는 서류에 보면 남,녀 라고만 되어 있잖아요? 하리수 누나 같은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위해 가운데 中자 같은 거 써 주는 게 필요하다고 친구들 중에 누가 그러던데….’
한 술 더 뜨는 게 아니고, 양푼 으로 한 바가지나 더 뜨는 딸내미, 내가 섹스를 밝히던 세월이 순식간에 쪽 팔리게 느껴지는 순간 이었다. 언제나 아내가 나를 가리켜, 허구헌날 꺼떡 대며, 그 짓 밖에 해대는 게 없지 라고 하는 말을 들으면서도, 낄낄대기만 했는데, 그 피가 어디로 갔는지 궁금 했었어도 이럴 줄은…..
‘자, 그럼, 현서의 질문의 요지를 우선 들어보자.’
‘아빠, 어디 학생들 질문부터 받고 가르치는 선생이 워디 있대요? 일단 좌악 읊퍼 주시면, 모자라거나, 의문 나는 사항에 대해서 묻는 게 정석이지. 명강의 되기는 초장에 글러 부렀네….그럼 그렇지…아빠가 하는 일이….’
나는 심기 일전해서 헛기침을 두어 방 날린 후에 얘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TV에서 나오는 만화영화 보는 자세로 있던 현서가, 어느 사이엔가 내 얘기를 적고 있는 것이 보이기도 했다.
‘현서야, 너 우리나라가 올림픽에서 금메달 주루륵 따오는 양궁이라고 알지? 이제부터 아빠가 하는 얘기는 섹스에 대한 부문을 양궁과 견주어 말하게 될 테니, 오해가 없이 잘 들어야 한다? 요즈음 너희들도 알다시피 세상 곳곳에서 섹스에 대한 얘기가 많이 들릴 거야. 초딩도 섹스를 한다는 이 판국에, 아빠는 이렇게 처녀티가 물씬 나도록 섹스의 일부라도, 그것도 부모에게 들어야 한다고 귀를 기울이는 딸내미를 둔 것에, 무한한 감사를 느끼고 있음을 일단 말해주고 싶다. 섹스라는 것은 일단 아빠의 생각으로는 나이가 중요하다고 봐.’
‘왜여? 제 친구들 중에 원조 하는 애들도 있고, 남자 친구랑 집에서 영화 보다가 그거 해 봤다는 애들도 부지기순대….’
‘자, 잘들어 봐. 활을 쏘려면 무슨 요소가 필요할까?’
‘응, 그러니까, 궁수, 활, 화살,…그리고 또 뭐가 있죠, 아빠?’
‘과녁…..그렇지? 그런데 여기서 우리, 활의 예를 들어 보자, 소년 궁수들도 있다만, 그것도 일정한 나이가 넘지 않고서는 활을 들려 쏠 수는 없게 되어 있지. 활시위를 당긴다고 하는 것은 적절한 근육의 탄력과 힘, 버팅김, 그리고, 경험이 있어야 하기 때문 이란다.’
‘그게 섹스랑 무슨 상관이 있는데여?’
‘섹스를 하기 위해서는 너도 알다시피 누가 필요하지? 그래, 남자와 여자가 필요하지? 바로 남자가 궁수에 해당하고, 여자가 활에 해당하는 거란다. 장성해서 온전한 키와 힘을 갖춘 궁수만이 원하는 과녁으로 정확히 도달 시킬 수 있는 활시위를 당길 자격이 있다고 보는 거지. 섹스를 위해서는 적절한 나이가 그래서 중요한 거지.’
‘아빠, 그럼 나이가 어리다고 섹스를 하면 그냥 무덤덤 한가여? 친구들 얘기는 그렇질 않던데……’
벌써부터, 남학교가 아닌 여학교 에서 조차, 어린 미성년의 나이에 섹스를 했다는 것이 자랑거리로 돌고 있다니 기가 찰 노릇 이었다.
‘왜 무덤덤해? 어리다고 성기가 없나? 다만, 동일한 쾌감을 느낀다고 할지라도, 죄책감이 결부된 쾌감과 그렇지 않은 섹스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는 게지.’
‘어릴 때 한다고 다 죄책감이 든다는 것은 아빠의 편견 아니에요?’
띠발, 누굴 닮아 저렇게 좇나 똑똑해?
‘현서도 한번 생각해 봐. 만일 현서가 우리들 없는 사이에, 아는 친구를 불러다가니, 니 방에서 섹스를 한다고 생각했을 때, 너라면, 누가 혹시 올지 모르니, 조심하자 라는 얘기, 그 친구에게 하지 않을까? 어째서 그런 얘기를 할까? 임신 때문에? 아니면, 보다 격렬하게 하고 싶어서? 아니야. 사람의 마음속에 어느 곳에든지 자리잡고 있는 도덕률이네, 이성이네 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야. 서로가 서로를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결혼 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린 나이라는 것 때문에, 너희들 스스로가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섹스를 감행하는 거지.’
‘자기야, 그 감행이란 말은 빼자, 무신, 남파 공작원도 아니고 설랑….’
‘그럼, 아빠랑, 엄마는 무엇 때문에 섹스를 해요? 쾌감 때문에 하는 거에요, 아니면, 어쩔 수 없이 같이 살고 있으니까 하는 거에여?’
나는 속마음으로 그야, 닝기리 아쌀한 좇대가리의 쾌감 때문이지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꿀꺽 삼킬 수밖에 없었다. 시퍼렇게 치뜨고 있는 아내의 두 눈 때문 이었다.
‘현서야, 자고로 섹스란 수태를 목적으로 인간에게 부여된 신의 선물 이란다. 종족을 번성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인간과 인간만의 생물학적 생명창조의 공동작업….그렇지만, 옛날과 달리, 사람들의 생활이 여유로와 지면서, 섹스가 단지 종족번식의 도구로만 쓰이기에는 그 즐거움이 너무 기억에 남아서, 피임이라는 방법을 생각해 냈고, 그로 인해 섹스라는 행위가 범용화 된 것이지, 중세시대 때만 해도 결혼하지 않은 남녀 간은, 접촉조차 허용되질 않았단다. 아빠와 엄마는 합법적으로 부부임을 만인에게 공표 했고, 그로부터 부부라는 사회를 유지 하면서 살아왔고, 수태의 목적으로 섹스도 했고, 너를 낳고는 지금까지 서로 깊이 사랑하기에, 서로를 위로하고, 즐겁게 해주자는 의미에서 섹스를 해온 것이지, 단지 쾌락에만 집착해서 섹스를 한 것은 아니지.’
‘근데, 왜 엄마 아빠는 툭하면 싸워여? 섹스가 문제에여, 아니면, 뭐가 문제에여?’
‘부부가 살다 보면 당연히 싸울 수도 있지. 왜냐하면, 근 이십 여년이 넘게 다른 환경, 다른 개념의 가족집단에서 살다가 떨어져 나와, 아빠랑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고 살고는 있다 해도, 처음부터 모든 면이 짝짝 아구리가 맞아 떨어진다면 거짓말 아니겠니? 활 쏘는 것도 같은 이치지, 궁수가 몸이 약하면, 활이 잘 안땡겨 질 테니, 온 몸의 힘을 더 키워야 할 것이고, 활줄이 너무 팽팽하면 끊어지기 쉬우니, 궁수의 여력에 맞추어 조금 풀어 줄줄도 아는 것, 그게 묘미거덩….부부 사이의 섹스도 마찬가지란다. 섹스가 부부 사이에서 밥처럼 중요하다는 말, 너 처음 들어봤지?. 그래, 싸우고 투닥 거리는 것만큼, 섹스도 부부 사이에 없어서는 안될 감초 같은 거란다.’
‘그런데, 정말 섹스를 하긴 하세여?’
‘그럼, 너 언젠가 자다가 우리 방에 놀래가지고 뛰어 들어온 적 있었지?’
‘네, 쥐가 집안에 돌아다닌다고….’
‘쥐는 무신….남자와 여자가 섹스를 그것도 침대에서 하다 보면, 침대의 스프링이나 나무가 삐걱대는 소리가 당연히 난단다. 우리야 그 소리가 나지 않게 하려고 애쓰긴 해도, 워낙 즐겁게 섹스를 하다 보면 그걸 어쩌지 못하고, 놔둬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걸 네가 듣고 섹스라고는 감히 상상도 못하고 우리 방에 온 거란다.’
‘그렇구나…..그런데, 정작 섹스는 어떻게 해여? 그냥 키스 하면서 벌거벗고 뒹굴면 되여?’
딸내미의 눈동자가 번뜩였지만, 어찌 그렇게 천진하게 묻고 있는지 기가 찰 노릇 이었다. 나는 일부러 아내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아내는 엉덩이를 들썩여가며, 저 인간이 기어이 좇 같은 헷소리를 나불댈 모냥 이야 라면서 제지시킬 기세 였지만, 딸내미의 진지한 서슬에 눌려, 씩씩대고만 있었기에…
‘섹스의 그 많은 방법과 자세를 이 자리에서 다 얘기 한다면, 밤이 새도 모자랄 거야.’
‘그렇게나 방법이 많아여? 그럼 엄마 아빠는 그 많은 방법을 어떻게 다 외워여? 책 펴놓고 하나?’
‘가끔 포르노도 보고, 인터넷도 보고 그러지….그렇지만 그 많은 방법이 다 섹스를 기쁘게 하는 것은 아니란다. 사람마다 자기가 좋아하는 자세라는 것이 있지. 그러나, 무엇보다도 섹스를 기쁘게 하려면, 섹스를 앞두고 있는 서로의 마음가짐이 상대를 진정으로 원하고 있어야 한단다. 궁수가 정작 활이 쏘기 싫어진다면, 제대로 과녁까지 화살을 날릴 수 있겠니? 활도 궁수를 원하고, 궁수도 활이 손에 꼭 맞아, 더없이 애지중지하게 여겨 진다면 그것 만큼 조화로운 것이 없지.’
‘그럼, 마음만 맞으면 섹스가 즐거워 지나여?’
‘아니지. 섹스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준비동작이 꼭 필요하지, 너희도 학교에서 체조할 때, 준비운동이란 것을 먼저 하는 것처럼, 섹스에도 애무라고 하는 행위가 섹스 전에 꼭 있단다. 이 애무가 없이 이루어 지는 섹스는 팥 없는 찐빵에, 고무줄 없는 빤쭈 라고 할 수 있지.’
‘사돈 남 말하고 있어요… 글쎄….쯧쯧쯧….’
조그만 소리로 딸내미가 들을까, 작은 소리로 아내가 조잘 대는 걸 내가 모를 리 없다. 하긴 줄창, 서기 바쁘게 쑤셔 박아 대는, 내 버릇이 쬐께 거시기 허긴 했다.
‘애무는 어떻게 하는 데여?’
‘우선 서로의 몸을 지극히 사랑해 주는 거야. 마음 속에 있는 사랑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서로간에 성기를 삽입하고 보듬는 행위 이전에, 여러 자극을 이용해서 즐겁게 온 몸을 워밍업 시켜주는 거지. 서로 온 몸을 혀로 핥아 준다거나, 빨아준다거나, 서로의 성기를 물고, 빨고, 핥아주는 것도 여기에 해당하지.’
‘으이그 찝찔 하겠다. 샤워를 자주 해야 겠네여?’
‘그럼 그래야쥐이이이이! 누구 처럼 허연 거 그대로 들이대는….’
‘거기까지! 쉬이이이잇! 쯧쯧…’
내가 악다구니 받치는 소리로 뭔 얘기를 하려다가 아내의 제지로 나는 또다시 꿀꺽……
‘그래서 섹스는 서로에 대한 배려 라고들 하지. 서로에게 사랑 받기 위해, 끊임없이 가꾸고, 깨끗이 씻어서, 알로 깐 복숭아처럼 맛난 물이 졸졸 흐르는 채로, 접시에 이쁘게 받쳐 올리는, 그 맛이 섹스의 준비라고 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이즈음 서로가 스킨 쉽으로 흥분이 고조되면, 여자는 여자대로, 남자의 성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고…’
‘무슨 준비여?’
‘응, 그러니까, 남자 성기가 평소 크기와 다르게 벌떡 서걸랑, 그걸 발기라고 하지, 가정 시간에 배웠지? 그래, 그렇게 굵고, 길게 변한 남자의 성기가 여자의 음구를 그냥 밀치고 들어오면, 아프고 찢어 질 수도 있잖아? 그러니, 애무를 통해 충분히 섹스를 하고 싶은 생각이 충만하도록 해주면, 음구가 조금 벌어지면서, 음구 주위를 타고 음수라고 하는 윤활액이 자르르 흐르게 되는 거지…. 그게 신호라고 할 수 있어. 그렇게 되면 바로 남자의 성기가 여자의 성기를 뚫고 들어가는 행위, 삽입이 시작되는 거야. 다양한 방법이라는 것이 이 때부터 그때, 그때, 다른 거야.’
‘그때, 그때, 다르다니요?’
‘예를 들어, 만일 여자가 임신 중 이거나 배에 살이 많을 때에, 남자가 위에서 덮쳐 누르면, 배랑 가슴이랑 심하게 답답하거든?...’
‘정말 답답하단다!!!!!!!….’
아내가 지분거렸다. 평소에 뱃살을 쬐끔이락두, 뺐더라면 이럴 때 쪽 팔리지나 않는 건데….
‘뭐 여러 가지 이유로 마련된 다양한 삽입 자세가 있게 되지.’
‘그냥 삽입이라는 행위만 하고 끝이에요? 그게 쾌감의 종착역 이래여? 나 원 참, 싱거워서리…’
똑똑 해도 정말 징하게, 좇나리 똑똑하다, 우리 딸!
‘그게 아니쥐. 남자가 삽입을 한 채로 왕복운동을 통해, 여자의 성기 안에서 마찰되는 질벽에서 높은 쾌감을 느끼고, 여자는 여자대로 남자의 성기가, 자신의 성기 안에서 질강을 긁어 대는 것으로 인해, 발생되는 쾌감으로 인해, 남자는 종국적으로 사정이라는 매커니즘으로 접어들고, 여자도 그에 상응하는 오르가즘을 얻게 되는 것이 섹스의 휘날레 란다.’
‘아, 그렇구나, 그런데, 그게 활 쏘는 거랑 무신 연관이래여?’
‘바로 섹스가 화살 이란다. 궁수인 남자와, 활인 여자가 호흡과 보조를 맞추어 힘껏 활시위를 당겨, 정확한 조준과 경험에 의거해서, 화살을 날리게 되지, 맨 처음에야 그렇겠니? 빗나가기도 하고, 엉뚱한 결과가 나오기도 하지. 그러나, 서로가 한 마음이 되어, 기쁨과 통일화된 느낌으로, 날린 화살이 갈 데라고는? 그래, 과녁 밖에 없지? 그 과녁은 바로 서로에 대한 사랑의 확인 이란다. 명중되었을 때 느끼는 희열은, 그 무엇으로도 표현 할 수가 없고, 다시 화살을 쏠 수밖에 없는 궁수의 심정을 알기라도 하듯이, 활도 마냥 화살과 궁수의 손짓을 기다리게 되지. 그 섹스의 과정에 한치라도 죄책감이나 후회가 뒤따르는 짓이 있어서는 과녁에 화살이 꼽혔다고 할지라도 문제는 있단다….’
‘무슨 문제여?’
‘궁수가 더 화려하고 이쁘게 만든 활이 있다고 냉큼 활을 갈아 치우거나, 궁수가 부실하고, 나날이 맘에 안 든다고 궁수가 잠든 사이나, 자리를 비운 사이에 다른 젊디 젊은 궁수를 부른다든가 하는 일 말이야. 그걸 이름 하야, 불륜내지는 외도라고들 하지.’
‘아, 그렇구나… 그러니까, 섹스는 적정한 연령에 해야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후회 없이 하려면 정해진 상대, 예를 들자면, 부부의 사이가 가장 적절하다 이런 야그져?’
‘고렇지! 아, 똑똑하다, 우리 딸! 이제 의문점이 해소 돼 부렀능가?’
‘대충요.’
‘아니 이게 무신 망발? 대충이라니? 아빠가 쪽팔림을 무릅쓰고 월매나 열강을 혀 부렀는디?’
‘그때 그때 다르데메여? 나도 아직 혀보질 않아서 뭐라 이해했다고 혀긴, 쪼가 그렇죠 잉?’
혀를 냉큼 내밀고, 방으로 쪼르르 달려 들어가는 딸내미의 뒷모습을 보면서, 아내가 가가대소를 터뜨렸다.
‘누구 딸 아니 랠까봐, 소 귀에 경 읽기는, 어찌 그리 닮았누?’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 아마도 딸내미는 그 화살의 의미만큼은 정확히 받아들였을 것이다. 우리 두 사람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끝-
‘엄마, 섹스가 뭐야? 섹스가 재미있어? 엄마도 그거… 해?’
이건 또 무슨 해괴한 질문? 나는 소파에 누워 TV를 보다가, 벌떡 일어나 앉아, 딸내미를 쳐다 보았다. 그러나, 딸내미는 나의 그런 돌발적인 대응이 도리어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한 태도다. 우리가 어릴 적에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그런 질문….그런 의문은 저 멀찌감치 상자 속에 쳐 박아 넣어 두어야만, 안전할 것 같다고 스스로 느끼던, 그런 질문을 요즈음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저렇게 쉽사리 해대는 가 보다.
‘왜, 학교에서 누가 뭐라디?’
‘애들, 요새 그거 관심 떠느라 아주 죽어가요, 죽어가….’
‘뭔 관심?’
‘요즈음 학교에서 아이들이 섹스라는 주제에 대해서 열심히 얘기하곤 한다니깐? 그런데, 누구 하나도 제대로 잘 알고 있는 게 없는 거 같아서 말이야.’
‘쮜그만 것들이 공부는 않하고서리…’
나의 어릴 적 시절도 마찬 가지였다. 그저 그렇고 그런 얘기만 튀어 나오면 부모님은 무조건 공부를 반찬 삼아,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공부하기 싫으니까, 오만상 주접 떨게 없어, 그런 얘기들만 하고 자빠진다며, 눈을 부라리셨다. 감히 그 당시에는 섹스의 섹짜도 입에 올릴 수 없는 주변 환경에다가, 모든 것이 잠들어 있는 것처럼 물 밑에서만 요동치던 시절….그건 일종의 금기사항 이었다. 마당에 널려진 빨래 에서도, 어머님이나 누님의 브래지어, 팬티는 언제나 수건 밑에서 진땀을 흘려가며, 널려 있었고, 세상의 돌아가는 모든 것들은, 눈에 보이고는 있었지만, 섹스만 쏙 빠진 채로 흘러가는 실개천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러다 보니, 가장 흔하게 접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상대는, 역시 친구들이 최고 였다. 부모는 아예 대화 상대에서 젖혀져 있었고, 부모님께서도 시답지 않은 우리들의 관심사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계셨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그 정보의 본류도 어찌 보면, 정통적인 방법은 아니었다. 과장되고, 부풀려진 이른바, 각색된 섹스의 유형을 먼저 대했고, 책이나 잡지, 더 나아가 조금 나은 부류들은, 부모님의 옷장 속에 고이 숨겨져 있던 음란 비디오 테이프를 돌려 보면서, 저게 바로 섹스구나, 하는 잘못된 정의에 익숙해 있던 것이 우리들 이었다. 아내와 결혼하고, 나누었던 학창시절의 이런 얘기들 속에서 그나마 여학생들은 남자들과 달리, 더 척박한 정보의 사막 속에서 어처구니 없게도, 성적으로 좇나 무식한 간판을, 이마에 내걸고, 결혼으로 까지 걸어온, 역사적 인물들도 셀 수없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요즈음 애들 정말 못 말려, 어떻게 부모한테 섹스가 어쩌구 물을 수 있지?’
‘그러게나 말이야. 그렇지만 달리 뒤집어 생각하면, 더 바람직 할 수도 있다, 뭐?’
‘그건 또 무슨 말이래?’
아내가 눈이 땡 그래 져서 묻는다. 나는 우리들이 자라온 시절을 되돌아 보자고 했다. 우리가 배워 왔던 섹스라는 개념의 허구가, 깨달음의 경지에 접어들 때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왔는가를 되돌아 보라고 했다. 아내의 일성은 바로 튀어 나왔다.
‘자기야, 나는 그 포르논가 뭔가를 친구 집에 따라 갔다가, 멋모르고 보고서, 이틀 동안 밥을 못 먹었다니 깐. 내 기억 속에 첫 섹스에 대한 훔쳐 보기를, 구역질로 시작했다는 게, 제일 찝찝했었던 거 같아. 시간이 차츰 흐르고, 그 기억 속에서 지저분한 부분만, 사그리 잊어먹게 되는 현상이, 나뿐만이 아니었다구. 다들 그런 것쯤이야 하던 애들도, 모두 나가 떨어지던 게 아직도 생생해.’
여자들은 남자들 보다 성적인 호기심이 덜했을 뿐더러, 언제나 고상한 섹스의 정형만을 그리워 해 온 탓인지, 적나라한 장면에 빡시게 대가리를 디미는 친구들은 별로 없었다고 회상했다. 하긴, 얼마 전에 발표된 외국의 성인 남녀들에게 조사한 내용에 의하면, 가장 좋아하는 섹스의 희망사항이 무어냐는 질문에, 남자의 경우는, 자기의 배우자와 더불어, 셋, 혹은 그 이상의 관계라도 상관없는, 한계 없는 섹스의 실현을 꼽았고, 여자의 경우는, 기념일, 생일, 이벤트를 통한 배우자와의 로맨틱한 섹스를, 최고로 꼽았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여자들이 생각하는 섹스의 정수를 간단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니, 포르노라고 하는 각색된 음란의 세계를 대하는, 학창 시절의 남녀가 느끼는 감상은, 그야말로 비교 할 수조차 없는 격차가 있었음은, 당연한 일이었던 것 같다.
‘집에서조차 그럼 성교육을 해야 돼, 말아야 돼? 그렇다고 섹스가 뭐냐는 질문을 그냥 꿀꺽 삼키고 나 몰라라 할 수도 없잖아?’
‘그건 또 그렇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냥 섹스가 뭐야 라고 설명할래? 그건 쫌 쌩뚱 맞잖아?’
‘그럼, 그 잘난 당신 좇대가리 꺼덕 대는 거, 자라나는 딸내미 한테 보여 줄 테야?’
잘나지는 못했어도 보여 주라면, 못 보여 줄 것 도 없지, 라는 말이 목구녕까지 걸렸어도, 난 꾹 참았다. 그랬다가는 정신 병자에다, 근친상간, 어쩌구 하면서 나를 범법자로 몰아갔을 테니 말이다. 사실, 내가 자라온 시절 속에서, 부모에 대한 나의 시각은, 고정관념, 그 자체 였다고 말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언제나 돈 벌러 나가시고, 어머님은 집안에서 살림 하시고…. 그 이외에 부모님에게 그 이상 더해진, 정의라는 것은 없었다. 섹스가 있었기에, 우리 형제들이 튀어 나왔겠으나, 그 과정에서 섹스라는 도입부는 쏙 빠지고, 더군다나, 출산 이후에도, 분명히 부모님들은 서로간의 정을 돈독히 하고, 이른바, 즐기는 섹스를 해 오셨음에도, 밤마다 굳게 닫히는 안방에서는, 언제나 조용히 잠만 주무시는 걸로 알아왔던 우리들…..감히 부모님이 포르노에서처럼, 서로 물고, 빨고, 디리 쑤시고, 헐떡대는, 그런 아수라장을 방안에서 벌이신다 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 우리들 이었다. 따라간 친구네 집의 안방 장롱, 깊숙이 보관되어 있던, 포르노를 꺼내 보는 와중에서도, 저것은 부부간에 호기심의 일환으로, 그냥 취미 삼아 보는 것이지, 저와 비슷한 행위의 일부라도 우리 집이든, 친구 집 이든 간에, 부모님의 방에서, 따라하기 처럼 벌어진다고는 생각조차 할 수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그것을 대하는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주변에 저렇게 하는 사람들이 없으니, 나라도 자라서는, 저렇게 해 봐야지 하는 의지를, 스스로 키워왔다는 표현을 꼭 하고 싶다. 정말 그랬다. 그 당시는 뻔데기 좇에, 솜털만 숭숭난, 물건도 아닌 좇대가리 였지만, 어서 자라서 어른이 되면, 영화의 장면처럼, 길고, 굵은, 좇털이 부숭부숭한 좇대가리로 꼭 키워서리, 여자들의 보지를 흠씬 조져 줘야겠다는 일종의 정복 욕을 스스로 키웠다는 표현도 그에 더하고 싶다. 여기서 우리들의 뇌리에 깊게 박혀버린, 들어 낼래야, 들어내기 힘든, 한가지 사고는, 바로 섹스에 대한 우리들의 잘못된 선입견이 그것이었다. 영화나 잡지 속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하나 같이, 섹스에 목말라 있는 스타일을 고집한다. 남자의 손길만 가도, 자지러 지고, 씹물을 질질 흘려대며, 남자가 이유 없이, 바지를 까 내리고, 벌떡 선 좇대를 들이대기만 하면, 이유 불문하고, 좇나 맛나게, 쩝쩝대며, 빨아 준다고 믿었던 시절……그 설정이 허구라는 것을 알고 나서도, 나는 내 마음 속에 두고 있는 여학생의 앞에서, 아무런 사전 설명 없이, 벌떡 선 좇대를 까 내린다면, 영화처럼 그녀가 스르륵 내 좇에 감겨와 주게 되기를, 얼마나 고대 했는지 모른다. 그런 잘못된 오판의 허우적 조차도, 그 당시에는 오만상 즐기고 있던 나 자신이, 지금 생각하면 우습기까지 하지만, 그 당시에는 너무도 절실한 기대와 바램이었다. 둘러선 모든 여성들이 나의 좇대를 향해, 갈망의 눈빛으로 애원해 주기를, 내가 권총 뽑듯이, 바지에서 꺼내기만 하면, 보지가 지근거릴 정도로 달려와, 냉큼 입으로 빨아 주기를, 박아달라고 보지를 만장으로 벌려 주기를, 얼마나 학수고대 했는지, 허구 헌날, 꿈에 나타나, 아침이면, 띠발 띠발 하면서, 아랫도리에 곤죽이 되어 있는 좇물을 닦아내고, 팬티를 갈아 입는다, 어쩐다, 부산을 떨곤 했으니까. 아내는 그런 몽정의 행태까지도 실소를 금치 못했다. 어쩜, 되도 않는 그런 꿈으로 밤새 쾌락의 밤을 보낼 수 있는지, 도저히 자기의 머리로서는 이해가 가질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내의 성적인 상상은, 언제나 배우나, 탤런트, 가수 같은 연예인을 중심으로 자연발생 했다고 했다. 남자들처럼 적극적이고, 적나라한 섹스에 대한 접근이 아니고, 자신이 그 연예인의 상대역이 된 듯한 상상이 먼저 치밀어 오르고, 우선 멋진 키스를 통해, 온 몸의 기운이 촉 쳐지는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것이, 시초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여자들의 키스에 대한 집착은 대단한 것으로 나는 경험해 왔다. 아내는 그 상대와 섹스가 아닌, 관계의 정립이 선언되는, 일종의 키스라는 형태가, 오히려 섹스보다 자신을 더욱 뜨겁게 달구었다고 회상했다. 전기가 찌르르 통한다는 표현으로 대변되는, 아내의 그 느낌은 간혹, 나와의 섹스 전, 키스의 황홀함을 되뇌면서, 언제나 들이대는 아내의 깃발 이었다. 그런 날은 특별히 전신을 키스로 뒤덮거나, 혀 밑에 가래톳이 솟을 정도로, 온 몸을 빨아 주어야 직성이 풀리는 고로, 조금 피곤한 날이기까지 하다. 아마도 아내는 그런 애무와 전희의 패턴 속에서, 자기만의 은밀한 섹스의 충만함을 만끽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이런 키스의 복잡성도 실제적인 경험을 하고 나면, 그 맛이 조금 가신다고 아내는 경험을 토로했다.
‘그럼 어쩌지?’
‘어쩌긴, 민한 내 재주로 어떻게든 이해시켜 봐야지. 고것들도 요즈음은 자존심이란 게 있어서리, 질문에 답해주질 않으면 자기를 무시하느냐, 질문을 그다지도 씹을 수 있느냐 하며, 난리 칠 게 뻔한데, 워쩌겄시유?’
‘섹스, 그거 자기가 생각하는 것 보담 설명하기 까다롭다?’
그건 그랬다. 우리가 자라오면서 우리의 출생과 더불어, 은근히 여성의 성기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해 볼 요량으로, 부모님에게 꼬질대를 들이대면, 대번에, 다리 밑에서 주어왔네 어쩌구 하시면서, 어린 내 심사를 그다지도 울려 놓기 십상 이셨던 걸 보면, 우리의 부모들은 그 섹스와 관련된 설명에 지극히 인색했던 것이 아닌가 회상해 본다. 나중에 자라서, 그 다리가 사람들이 걸어 지나가는 다리가 아니라, 좀더 세세한 표현으로 하자면, 오마니의 가랭이 사이로 미끈덩 하며, 튀어 나왔다는 걸 알았지만 서도….그 당시는 왜 그다지도 부모님의 놀림감이 되는 것이 서러웠는지, 지금 생각해도 모를 일이다.
‘당신은 어릴 때 애기는 어디서 나오냐고 물어 본적 있냐?’
아내는 웃으면서 나도 똑 같은 대답을 갖고 있을 거라면서, 두 가지 중에 하나란다. 배꼽에서 나왔든가, 아니면 다리 밑 어쩌고 라고 말이다. 나는 그 것조차 우리 윗대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통해 전수된 성교육의 잔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배꼽이 갖고 있는 의미를, 이를테면 질문하는 사람이 누구건 간에, 생명을 거론할 때면, 씨의 입이 줄어서 된 단어라고 하는, 씹을 천박하게 상상할 것이 아니라, 생명을 보듬고 키워내는 자궁과 연결된 생명 줄이 있던 자리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라는 일종의 암시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뭐 너무 고지식하다는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그렇다고 해도, 세월이 바뀌어 가고 있는 마당에, 내 자신이 부모님과 같이 배꼽 어쩌고, 다리 어쩌구 하면서, 섹스의 본질을 알고 싶어하는 딸내미 에게 뺑끼를 쳐대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렇다고, 섹스를 가르켜, 좇대와 보지가 엉키고 설켜서, 좇나리 땀나고, 재미 있는 일거리 라고만 한다면, 그건 좀 다른 문제가 될 듯도 싶었다. 섹스가 가져다 주는 아랫도리의 쾌감이야, 말로 형용할 수도 없지만, 자식에게 그 쾌감에만 집중적인 포커스를 맞추어 들이대면, 그 아이가 자라 나가면서, 섹스는 책임이 전제된 유희가 아니라, 쾌락을 유도해 내는 촉발제 라는 관점에서만, 섹스를 바라볼 것도 염려가 되기 때문이었다. 단어를 가려 한다는 것도 크나 큰 장애 요소가 아닐 수 없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자지를, 자지로, 보지를, 보지로 부르지 못하고 자라난 불행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언제나 그거, 거시키니, 있잖아 등등으로 대표 되는 남녀의 성기를 대칭 하는 단어들은 언제나 우리의 주위에 있어왔고, 부모에게 그 성기로 인해, 거론 되야 할 부득이한 사정이 생길 때에는, 언제나 어려 보이게 하는 애칭을 써 온 것도 기억에 남는다. 짬지, 꼼지에 더하여 뿡알, 등….., 애 띄게 보이려는 의도가 역력한 단어들로 가칭 되던 그 서먹함…우리는 그렇게 언어 세계에서 조차, 바로 표현할 수 없는 족쇄를 입에다 걸고, 대갈빡만 좇나 굴려대던 세대 였다. 그래서 그런지, 아내와 나는 섹스를 하면서 그런 단어들을 적나라하게 입으로 주어 삼기면서, 씹이네, 좇이네, 보지네, 똥꾸녕 이네, 씹 공알, 씹 구녕 등등, 원초적인 단어들을 외칠 때면, 별다른 행위적 설정이 없이도, 지 스스로 흥분할 수 있는 충분한 계기를 제공하는 걸 보면, 가려진 욕구의 분출이 가져다 주는 해방감이란 것이 그토록 위대하구나 하는 것을 언제나 살아가면서 느끼고는 있다. 게다가 사실, 딸내미 이긴 하지만, 더더욱 괴로운 것은 섹스라는 사실을, 아무런 스스럼 없이, 주제화 시켜 거론한다는 것이, 나의 사고로는 용납되지 못하는 졸렬함이, 더 심각한 문제 이기는 했다. 하고 많은 부모 자식간의 대화에, 왜 하필 씹, 좇, 섹스, 빠구리 어쩌고 하는 주제를 꼭 입에 올려야 하는가라는 불편함이 그것 이었는데, 그 치졸함에서, 나는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 부모의 모습을 보게 되어 심사가 편치는 않았다. 아내와 딸내미는 초경을 시작하면서, 나 몰래, 자신의 신체적 변화에 대한 서로간의 밀담이 늘어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고, 남자라고 버티고 있는 나와의 사이에 있어서, 조금씩 스킨쉽 조차 줄어감을 느끼고는 있어도, 구지 반문하질 않는 실정이었다. 이를 테면, 나 홀로 외톨이가 되어가는 것 같은 와중에, 섹스라는 행위의 구구한 설명을 구지 나에게 전가하는 아내의 심뽀도, 미웁기 그지 없었으며, 빤빤한 얼굴로 나에게 어서 얘기해 보라며, 들이대는 딸내미의 천연덕 스러움도 이해가 되질 않았으니까 말이다. 그저 쉽게 쉽게, 초경이 시작되니, 난자의 생산이 시작된 것이고, 넌 임신가능 이라는 보따리를 오늘부터 져야 하며, 그로 인해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의 상호 보완적 조절 기능으로 말미암아, 젖퉁이도 커지고, 응댕이도 빵빵 해지고, 씹털도 부숭부숭 해지는 거란다 라고, 일사천리로 가정 시간에 들었을 법한 얘기를 줏어 섬기면, 그만 인데 비해, 섹스의 그 야리야리한 디테일을 입으로 걸고 넘어지자니, 초장부터 버벅댈 것 같은 내 심사가 용서가 되질 않고 있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곤혹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은 섹스의 가려진 부분들에 대한 돌발적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것이, 가장 큰 고비라고 여겨졌다. 이를테면, 자기 반에 누구누구 엄마, 아빠가 우리처럼 연애결혼을 해서 잘 살아 왔었는데, 집안이 망가진 것도 아니면서, 이혼을 했다고 들었는데, 그럼 그것도 섹스의 문제가 이유가 될 수 있냐고 묻는다면, 그때 그때 달라요 라고 어느 개그맨처럼 답할 수는 없는 노릇 이었기에…..사실 살아가는 도중에 등장하는, 수 많은 섹스에 얼킨, 일탈들에 대해서 다 말해줄 수는 없어도, 독소적인 요소에 대해서 거론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 이었지만, 순수한 섹스의 엑기스에 매달리고 있는 딸내미 에게 근친상간이네, 삼섬이네, 불륜이네, 떼씹이네, 동성애네, SM이네 하는 단어들을 엽기적으로 날려대기 시작하면, 아마도 딸내미는 곧바로 저런 또라이 대가리의 아빠와 아직도 살고 있는 엄마가 불쌍하다는 눈초리가 바로 시작 될까 봐 두려운 것도 사실이었다. 그 선의 테두리라는 문제도 무시할 수 없긴 하다. 과연 섹스에 대한 설명을 해줄 때, 어느 선까지를 허용하고, 어느 한도 이상은 유보해야 되는가 하는 점은 영원한 숙제가 아닐까 한다.
‘그럼, 자기가 하는 거다?’
꽁지를 빼고 나에게 짐을 떠 안기는 아내의 저 얌통머리….섹스를 더럽다고는 말 할 수 없어도, 그 행위의 중간 중간에 튀어 나오는, 아직도 아내가 탐탁치 않게 생각하면서 더럽다는 표현을 잊지 않는 그 과정조차 입에 담아야 할는지, 속이 부글부글 끓을 뿐이었다.
‘자기야, 속 쓰리게 생각하지마. 외국에서는 딸내미의 첫 데이트 때는, 부모가 앞장서서 피임약도 권한다잖아? 그렇게는 못한다 할지라도, 이렇게 집에서 섹스에 대한 숭고한 정신을 부모의 입으로 전수 한다는 거, 이거 보통 일 아니에요. 소명의식을 갖고 덤빌 일 이라구. 자고로 술도 웃어른이나 부모 앞에서 배워야 한다고 그랬잖아? 술이나 섹스나, 다를 게 뭐 있대? 적당히 즐기고 마시면, 몸에도 좋고, 기분도 좋지만, 과했다가는 몸 망쳐, 인심 잃어…아무튼 세상만사, 과해서 좋을 건 하나도 없지만, 가르쳐 주는 곳이 마땅치 않은 두 가지 곤혹스러운 짐을, 부모 된 입장에서, 시원스럽게 벗겨 주면, 그것만 가지고도 백점 아빠, 백점 남편, 아니겠냐구?’
하이고, 째진 입이라고 말은 잘해요. 어떻게 된 여자가 가로로 째진 입이나, 세로로 째진 입이나 간에, 어쩜 저렇게 노래를 잘 부를까? 하긴 그 우아래 입심으로 꺼뻑 넘어가는 게, 나이긴 하지만서도….
‘현서야, 아빠랑 면담 쫌 하자.’
나는 가뜩이나 요즈음 자주 흘러 내리는 츄리닝 바지를 치켜 올리며, 딸내미를 거실로 불렀다. 둘이서만 하겠다는 걸, 아내는 중간에 한마디도 끼어 들지 않을 테니, 같이 보자고 한다. 그래도 심판이 있어야 한다나?
‘응, 왜?’
공부하다 나왔는지 오른 쪽 머리가 배배 틀어져 있다. 아내나 딸내미나 간에 책을 볼 때면, 돼지 꼬리, 땡야 처럼, 오른쪽 머리를 손가락으로 배배 꼬면서, 보는 버릇 때문에, 척 보면 뭘 하다 나왔는지 알 수가 있다.
‘얘, 왜는? 아빠가 친히, 니가 며칠 전에 엄마한테 물었던 문제에 대해서, 명강의를 해주신 다고 해서….’
아내가 운을 띄웠다. 지가 않 한다면서 설레발은?
‘앉아봐. 현서가 한 질문이 뭐냐면….’
‘섹스요.’
너무도 드라이 한 딸내미의 반응, 강적도 이런 강적이 없다. 지에미는 좇도 아는 게 없는데, 요년은 어떻게 요다지도 초장부터 빡씨게 나오나?
‘그래, 섹스…..당연히 네가 물은 것은 남녀의 성별을 구분하는 허접한 질문은 아니었을 거고….’
‘왜요? 요즈음은 그 성별도 문제 라구요. 언제나 무슨 조사서네 어쩌구 하는 서류에 보면 남,녀 라고만 되어 있잖아요? 하리수 누나 같은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위해 가운데 中자 같은 거 써 주는 게 필요하다고 친구들 중에 누가 그러던데….’
한 술 더 뜨는 게 아니고, 양푼 으로 한 바가지나 더 뜨는 딸내미, 내가 섹스를 밝히던 세월이 순식간에 쪽 팔리게 느껴지는 순간 이었다. 언제나 아내가 나를 가리켜, 허구헌날 꺼떡 대며, 그 짓 밖에 해대는 게 없지 라고 하는 말을 들으면서도, 낄낄대기만 했는데, 그 피가 어디로 갔는지 궁금 했었어도 이럴 줄은…..
‘자, 그럼, 현서의 질문의 요지를 우선 들어보자.’
‘아빠, 어디 학생들 질문부터 받고 가르치는 선생이 워디 있대요? 일단 좌악 읊퍼 주시면, 모자라거나, 의문 나는 사항에 대해서 묻는 게 정석이지. 명강의 되기는 초장에 글러 부렀네….그럼 그렇지…아빠가 하는 일이….’
나는 심기 일전해서 헛기침을 두어 방 날린 후에 얘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TV에서 나오는 만화영화 보는 자세로 있던 현서가, 어느 사이엔가 내 얘기를 적고 있는 것이 보이기도 했다.
‘현서야, 너 우리나라가 올림픽에서 금메달 주루륵 따오는 양궁이라고 알지? 이제부터 아빠가 하는 얘기는 섹스에 대한 부문을 양궁과 견주어 말하게 될 테니, 오해가 없이 잘 들어야 한다? 요즈음 너희들도 알다시피 세상 곳곳에서 섹스에 대한 얘기가 많이 들릴 거야. 초딩도 섹스를 한다는 이 판국에, 아빠는 이렇게 처녀티가 물씬 나도록 섹스의 일부라도, 그것도 부모에게 들어야 한다고 귀를 기울이는 딸내미를 둔 것에, 무한한 감사를 느끼고 있음을 일단 말해주고 싶다. 섹스라는 것은 일단 아빠의 생각으로는 나이가 중요하다고 봐.’
‘왜여? 제 친구들 중에 원조 하는 애들도 있고, 남자 친구랑 집에서 영화 보다가 그거 해 봤다는 애들도 부지기순대….’
‘자, 잘들어 봐. 활을 쏘려면 무슨 요소가 필요할까?’
‘응, 그러니까, 궁수, 활, 화살,…그리고 또 뭐가 있죠, 아빠?’
‘과녁…..그렇지? 그런데 여기서 우리, 활의 예를 들어 보자, 소년 궁수들도 있다만, 그것도 일정한 나이가 넘지 않고서는 활을 들려 쏠 수는 없게 되어 있지. 활시위를 당긴다고 하는 것은 적절한 근육의 탄력과 힘, 버팅김, 그리고, 경험이 있어야 하기 때문 이란다.’
‘그게 섹스랑 무슨 상관이 있는데여?’
‘섹스를 하기 위해서는 너도 알다시피 누가 필요하지? 그래, 남자와 여자가 필요하지? 바로 남자가 궁수에 해당하고, 여자가 활에 해당하는 거란다. 장성해서 온전한 키와 힘을 갖춘 궁수만이 원하는 과녁으로 정확히 도달 시킬 수 있는 활시위를 당길 자격이 있다고 보는 거지. 섹스를 위해서는 적절한 나이가 그래서 중요한 거지.’
‘아빠, 그럼 나이가 어리다고 섹스를 하면 그냥 무덤덤 한가여? 친구들 얘기는 그렇질 않던데……’
벌써부터, 남학교가 아닌 여학교 에서 조차, 어린 미성년의 나이에 섹스를 했다는 것이 자랑거리로 돌고 있다니 기가 찰 노릇 이었다.
‘왜 무덤덤해? 어리다고 성기가 없나? 다만, 동일한 쾌감을 느낀다고 할지라도, 죄책감이 결부된 쾌감과 그렇지 않은 섹스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는 게지.’
‘어릴 때 한다고 다 죄책감이 든다는 것은 아빠의 편견 아니에요?’
띠발, 누굴 닮아 저렇게 좇나 똑똑해?
‘현서도 한번 생각해 봐. 만일 현서가 우리들 없는 사이에, 아는 친구를 불러다가니, 니 방에서 섹스를 한다고 생각했을 때, 너라면, 누가 혹시 올지 모르니, 조심하자 라는 얘기, 그 친구에게 하지 않을까? 어째서 그런 얘기를 할까? 임신 때문에? 아니면, 보다 격렬하게 하고 싶어서? 아니야. 사람의 마음속에 어느 곳에든지 자리잡고 있는 도덕률이네, 이성이네 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야. 서로가 서로를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결혼 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린 나이라는 것 때문에, 너희들 스스로가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섹스를 감행하는 거지.’
‘자기야, 그 감행이란 말은 빼자, 무신, 남파 공작원도 아니고 설랑….’
‘그럼, 아빠랑, 엄마는 무엇 때문에 섹스를 해요? 쾌감 때문에 하는 거에요, 아니면, 어쩔 수 없이 같이 살고 있으니까 하는 거에여?’
나는 속마음으로 그야, 닝기리 아쌀한 좇대가리의 쾌감 때문이지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꿀꺽 삼킬 수밖에 없었다. 시퍼렇게 치뜨고 있는 아내의 두 눈 때문 이었다.
‘현서야, 자고로 섹스란 수태를 목적으로 인간에게 부여된 신의 선물 이란다. 종족을 번성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인간과 인간만의 생물학적 생명창조의 공동작업….그렇지만, 옛날과 달리, 사람들의 생활이 여유로와 지면서, 섹스가 단지 종족번식의 도구로만 쓰이기에는 그 즐거움이 너무 기억에 남아서, 피임이라는 방법을 생각해 냈고, 그로 인해 섹스라는 행위가 범용화 된 것이지, 중세시대 때만 해도 결혼하지 않은 남녀 간은, 접촉조차 허용되질 않았단다. 아빠와 엄마는 합법적으로 부부임을 만인에게 공표 했고, 그로부터 부부라는 사회를 유지 하면서 살아왔고, 수태의 목적으로 섹스도 했고, 너를 낳고는 지금까지 서로 깊이 사랑하기에, 서로를 위로하고, 즐겁게 해주자는 의미에서 섹스를 해온 것이지, 단지 쾌락에만 집착해서 섹스를 한 것은 아니지.’
‘근데, 왜 엄마 아빠는 툭하면 싸워여? 섹스가 문제에여, 아니면, 뭐가 문제에여?’
‘부부가 살다 보면 당연히 싸울 수도 있지. 왜냐하면, 근 이십 여년이 넘게 다른 환경, 다른 개념의 가족집단에서 살다가 떨어져 나와, 아빠랑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고 살고는 있다 해도, 처음부터 모든 면이 짝짝 아구리가 맞아 떨어진다면 거짓말 아니겠니? 활 쏘는 것도 같은 이치지, 궁수가 몸이 약하면, 활이 잘 안땡겨 질 테니, 온 몸의 힘을 더 키워야 할 것이고, 활줄이 너무 팽팽하면 끊어지기 쉬우니, 궁수의 여력에 맞추어 조금 풀어 줄줄도 아는 것, 그게 묘미거덩….부부 사이의 섹스도 마찬가지란다. 섹스가 부부 사이에서 밥처럼 중요하다는 말, 너 처음 들어봤지?. 그래, 싸우고 투닥 거리는 것만큼, 섹스도 부부 사이에 없어서는 안될 감초 같은 거란다.’
‘그런데, 정말 섹스를 하긴 하세여?’
‘그럼, 너 언젠가 자다가 우리 방에 놀래가지고 뛰어 들어온 적 있었지?’
‘네, 쥐가 집안에 돌아다닌다고….’
‘쥐는 무신….남자와 여자가 섹스를 그것도 침대에서 하다 보면, 침대의 스프링이나 나무가 삐걱대는 소리가 당연히 난단다. 우리야 그 소리가 나지 않게 하려고 애쓰긴 해도, 워낙 즐겁게 섹스를 하다 보면 그걸 어쩌지 못하고, 놔둬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걸 네가 듣고 섹스라고는 감히 상상도 못하고 우리 방에 온 거란다.’
‘그렇구나…..그런데, 정작 섹스는 어떻게 해여? 그냥 키스 하면서 벌거벗고 뒹굴면 되여?’
딸내미의 눈동자가 번뜩였지만, 어찌 그렇게 천진하게 묻고 있는지 기가 찰 노릇 이었다. 나는 일부러 아내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아내는 엉덩이를 들썩여가며, 저 인간이 기어이 좇 같은 헷소리를 나불댈 모냥 이야 라면서 제지시킬 기세 였지만, 딸내미의 진지한 서슬에 눌려, 씩씩대고만 있었기에…
‘섹스의 그 많은 방법과 자세를 이 자리에서 다 얘기 한다면, 밤이 새도 모자랄 거야.’
‘그렇게나 방법이 많아여? 그럼 엄마 아빠는 그 많은 방법을 어떻게 다 외워여? 책 펴놓고 하나?’
‘가끔 포르노도 보고, 인터넷도 보고 그러지….그렇지만 그 많은 방법이 다 섹스를 기쁘게 하는 것은 아니란다. 사람마다 자기가 좋아하는 자세라는 것이 있지. 그러나, 무엇보다도 섹스를 기쁘게 하려면, 섹스를 앞두고 있는 서로의 마음가짐이 상대를 진정으로 원하고 있어야 한단다. 궁수가 정작 활이 쏘기 싫어진다면, 제대로 과녁까지 화살을 날릴 수 있겠니? 활도 궁수를 원하고, 궁수도 활이 손에 꼭 맞아, 더없이 애지중지하게 여겨 진다면 그것 만큼 조화로운 것이 없지.’
‘그럼, 마음만 맞으면 섹스가 즐거워 지나여?’
‘아니지. 섹스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준비동작이 꼭 필요하지, 너희도 학교에서 체조할 때, 준비운동이란 것을 먼저 하는 것처럼, 섹스에도 애무라고 하는 행위가 섹스 전에 꼭 있단다. 이 애무가 없이 이루어 지는 섹스는 팥 없는 찐빵에, 고무줄 없는 빤쭈 라고 할 수 있지.’
‘사돈 남 말하고 있어요… 글쎄….쯧쯧쯧….’
조그만 소리로 딸내미가 들을까, 작은 소리로 아내가 조잘 대는 걸 내가 모를 리 없다. 하긴 줄창, 서기 바쁘게 쑤셔 박아 대는, 내 버릇이 쬐께 거시기 허긴 했다.
‘애무는 어떻게 하는 데여?’
‘우선 서로의 몸을 지극히 사랑해 주는 거야. 마음 속에 있는 사랑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서로간에 성기를 삽입하고 보듬는 행위 이전에, 여러 자극을 이용해서 즐겁게 온 몸을 워밍업 시켜주는 거지. 서로 온 몸을 혀로 핥아 준다거나, 빨아준다거나, 서로의 성기를 물고, 빨고, 핥아주는 것도 여기에 해당하지.’
‘으이그 찝찔 하겠다. 샤워를 자주 해야 겠네여?’
‘그럼 그래야쥐이이이이! 누구 처럼 허연 거 그대로 들이대는….’
‘거기까지! 쉬이이이잇! 쯧쯧…’
내가 악다구니 받치는 소리로 뭔 얘기를 하려다가 아내의 제지로 나는 또다시 꿀꺽……
‘그래서 섹스는 서로에 대한 배려 라고들 하지. 서로에게 사랑 받기 위해, 끊임없이 가꾸고, 깨끗이 씻어서, 알로 깐 복숭아처럼 맛난 물이 졸졸 흐르는 채로, 접시에 이쁘게 받쳐 올리는, 그 맛이 섹스의 준비라고 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이즈음 서로가 스킨 쉽으로 흥분이 고조되면, 여자는 여자대로, 남자의 성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고…’
‘무슨 준비여?’
‘응, 그러니까, 남자 성기가 평소 크기와 다르게 벌떡 서걸랑, 그걸 발기라고 하지, 가정 시간에 배웠지? 그래, 그렇게 굵고, 길게 변한 남자의 성기가 여자의 음구를 그냥 밀치고 들어오면, 아프고 찢어 질 수도 있잖아? 그러니, 애무를 통해 충분히 섹스를 하고 싶은 생각이 충만하도록 해주면, 음구가 조금 벌어지면서, 음구 주위를 타고 음수라고 하는 윤활액이 자르르 흐르게 되는 거지…. 그게 신호라고 할 수 있어. 그렇게 되면 바로 남자의 성기가 여자의 성기를 뚫고 들어가는 행위, 삽입이 시작되는 거야. 다양한 방법이라는 것이 이 때부터 그때, 그때, 다른 거야.’
‘그때, 그때, 다르다니요?’
‘예를 들어, 만일 여자가 임신 중 이거나 배에 살이 많을 때에, 남자가 위에서 덮쳐 누르면, 배랑 가슴이랑 심하게 답답하거든?...’
‘정말 답답하단다!!!!!!!….’
아내가 지분거렸다. 평소에 뱃살을 쬐끔이락두, 뺐더라면 이럴 때 쪽 팔리지나 않는 건데….
‘뭐 여러 가지 이유로 마련된 다양한 삽입 자세가 있게 되지.’
‘그냥 삽입이라는 행위만 하고 끝이에요? 그게 쾌감의 종착역 이래여? 나 원 참, 싱거워서리…’
똑똑 해도 정말 징하게, 좇나리 똑똑하다, 우리 딸!
‘그게 아니쥐. 남자가 삽입을 한 채로 왕복운동을 통해, 여자의 성기 안에서 마찰되는 질벽에서 높은 쾌감을 느끼고, 여자는 여자대로 남자의 성기가, 자신의 성기 안에서 질강을 긁어 대는 것으로 인해, 발생되는 쾌감으로 인해, 남자는 종국적으로 사정이라는 매커니즘으로 접어들고, 여자도 그에 상응하는 오르가즘을 얻게 되는 것이 섹스의 휘날레 란다.’
‘아, 그렇구나, 그런데, 그게 활 쏘는 거랑 무신 연관이래여?’
‘바로 섹스가 화살 이란다. 궁수인 남자와, 활인 여자가 호흡과 보조를 맞추어 힘껏 활시위를 당겨, 정확한 조준과 경험에 의거해서, 화살을 날리게 되지, 맨 처음에야 그렇겠니? 빗나가기도 하고, 엉뚱한 결과가 나오기도 하지. 그러나, 서로가 한 마음이 되어, 기쁨과 통일화된 느낌으로, 날린 화살이 갈 데라고는? 그래, 과녁 밖에 없지? 그 과녁은 바로 서로에 대한 사랑의 확인 이란다. 명중되었을 때 느끼는 희열은, 그 무엇으로도 표현 할 수가 없고, 다시 화살을 쏠 수밖에 없는 궁수의 심정을 알기라도 하듯이, 활도 마냥 화살과 궁수의 손짓을 기다리게 되지. 그 섹스의 과정에 한치라도 죄책감이나 후회가 뒤따르는 짓이 있어서는 과녁에 화살이 꼽혔다고 할지라도 문제는 있단다….’
‘무슨 문제여?’
‘궁수가 더 화려하고 이쁘게 만든 활이 있다고 냉큼 활을 갈아 치우거나, 궁수가 부실하고, 나날이 맘에 안 든다고 궁수가 잠든 사이나, 자리를 비운 사이에 다른 젊디 젊은 궁수를 부른다든가 하는 일 말이야. 그걸 이름 하야, 불륜내지는 외도라고들 하지.’
‘아, 그렇구나… 그러니까, 섹스는 적정한 연령에 해야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후회 없이 하려면 정해진 상대, 예를 들자면, 부부의 사이가 가장 적절하다 이런 야그져?’
‘고렇지! 아, 똑똑하다, 우리 딸! 이제 의문점이 해소 돼 부렀능가?’
‘대충요.’
‘아니 이게 무신 망발? 대충이라니? 아빠가 쪽팔림을 무릅쓰고 월매나 열강을 혀 부렀는디?’
‘그때 그때 다르데메여? 나도 아직 혀보질 않아서 뭐라 이해했다고 혀긴, 쪼가 그렇죠 잉?’
혀를 냉큼 내밀고, 방으로 쪼르르 달려 들어가는 딸내미의 뒷모습을 보면서, 아내가 가가대소를 터뜨렸다.
‘누구 딸 아니 랠까봐, 소 귀에 경 읽기는, 어찌 그리 닮았누?’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 아마도 딸내미는 그 화살의 의미만큼은 정확히 받아들였을 것이다. 우리 두 사람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끝-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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