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촌리 설화(村里 說話) - 8
"야, 일로 와봐라!"
우리학교가 있는 내리에서 금촌리로 갈라지는 길목에서 한 여고생이 나를 불렀다. 그 옆에도 사복과 교복차림이 몇명 더 있는데 체격이나 생긴 것으로 보아 모두 읍내 여고생들일 것이다.
나를 불러세운 여고생은 한발을 내밀고 왼손은 허리에 걸친 똥폼을 잡은 꼴이나, 손가락 하나를 까딱거리는 것부터가 나는 기분이 나빴다.
"와 그라는데 ......?"
그쪽으로 몇걸음 옮기던 나는 돌아선 여고생들을 보자 좀 마음이 켕겼다. 세무점퍼에 판탈롱바지를 입고 남자 같은 체격의 그녀는 나도 익히 이름을 아는 황달자였고, 그 옆의 사복도 황달자와 늘 같이 다니는 낯익은 얼굴이었다. 그리고 보니 나를 손가락질하며 불렀던 교복도 기억이 난다.
그런데 또 하나 교복은 바로 우리 금촌리에 사는 문경미였다. 그럼 경미도 "7공주파" ......?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녀들에게 닥아 갔다.
"니가 문영도가?"
"와 그라는데 ......?"
똥폼의 교복이 아래위를 훑어보며 묻는 것에 여전히 기분이 거슬려 나는 똑같은 말을 퉁명스럽게 내 뱉었다.
"야, 임마! 선배가 묻는데 기다, 아이다로 대답하마 되지, 와 되묻노?"
황달자가 인상을 쓰며 나서는 바람에 나는 좀 꿀리는 기분이었다.
"문영도는 맞는데 ......?"
내가 더듬거리는데 퍽! 하며 황달자의 주먹이 날라와 내 턱에 꽂혔고, 잠시 비틀거릴만큼 그 맛은 매웠다.
"이 짜슥이 싸래기밥만 묻나, 말을 제대로 끝을 못맺노?"
나는 얻어맞은 뺨을 손바닥으로 감싸며 버럭 화가 났다.
이 쌍년으 가시나들이 감히 남자를 쳐? 그것도 주먹으로 ...... 니들 죽을라꼬 환장했나? 참, 세상이 말세로구나. ...... "세상이 말세" 라는 말은 이년들이 설치는 것을 보고 우리 금촌리의 한 어른이 혀를 차며 한 말이다. --- 그러나 지금 나의 이런 표현은 속으로만 웅얼거렸다.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감히 내색도 못하고 이 곤경을 벗어날 궁리를 해봤지만 막막했다.
"따라 온나!" 라고 짧게 말을 던지고 황달자가 앞서 가자 나는 걸음을 떼지 못하고 "어디 가는데 ......?" 라고 묻다가 그녀가 고개를 돌리며 눈을 부라리는 바람에 황급히 " ...... 요." 를 붙였다.
"니 좀 더 맞을래? 곱게 따라 올래?"
벌써 3명은 나를 에워싸고 있어 여기서 도망치기는 어렵고, 여자라지만 모두 나보다 체격이 월등히 좋은 그녀들과 힘으로 할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나는 황달자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몇번 길을 꺾으며 우리가 다다른 곳은 곳은 양조장 뒷문이었다. 이 양조장 주인은 황달자의 아버지, 우리가 흔히 "황부자"라고 부르는 황정구다.
누나들이나 나는 가끔 이곳에 막걸리를 사러 온적도 있었다. 금촌리에도 주막이 있지만, 양조장 막걸리가 신선하고 양도 많이 준다는 것 때문에 반말짜리 주전자나 들통을 들고 10리가 넘는 길을 오갔던 것이다. 그런데 차츰 소주에 밀려 시골에서도 막걸리가 잘 안팔리자 몇년전 아예 문을 닫아 버렸다.
황정구는 대신 읍내에서 소주와 맥주의 대리점을 하며 더욱 돈을 많이 벌었다. 그밖에 버스터미널과 3층짜리 건물도 몇개 갖고 있어 여전히 떵떵거리는 "황부자"였다.
그러나 뒤에서는 주민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욕도 많이 먹었다. 돈벌이에 너무 눈을 밝히는 것도 그렇지만, 또 자식들의 행패가 심했기 때문이다.
큰아들 상태는 우리 군에서 첫손 꼽는 깡패, 망나니였다. 당시 나이는 30대 중반인데 학생 때부터 돈을 뿌리며 똘마니들을 끌고 다녔고, "황부자"의 재산이 늘어나듯 그의 관록도 쌓여 요즘은 완전히 읍내의 주먹계를 쥐고 있다.
그의 동생 경태는 도시로까지 진출했다. 대구 칠성동 일대를 휘어잡고 있으며 그곳에 가서 "황배추"를 찾으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소문도 들었다.
그런 황씨네 핏줄과 가락은 딸들한테도 이어져 막내딸인 달자도 내놓은 여자깡패였다. 당시 여고 2학년인데 중학생 때부터 "7공주파" 라는 것을 만들어 스스로 두목 행세를 하며 휘젓고 다녔다. 제법 힘을 뽐내는 남학생들이나 진짜 깡패들도 이 "7공주파"는 감히 못건드린다고 했다. 아버지의 돈과 오빠들의 주먹이 든든히 버텨주니 그럴만도 하다.
이 "7공주파"는 같은 여학생은 물론 가끔 남학생들까지 끌고 가 패거나 주머니를 털기도 한다. 우리 금촌리의 한 고교생도 돈을 털린 적이 있는데, 그 사실을 알게된 그의 아버지도 뾰쪽한 수가 없자 "참, 가시나들까지 깡패로 설치다니 세상말세로구나!" 하며 탄식을 하던 것을 나도 직접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런 "7공주파"가 나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그동안 남자 깡패는 물론, 우리학교에서 힘 좀 쓰는 상급생들에게도 얻어맞거나 무엇을 빼앗겨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남들과 무리지어 다닌 적이 없고, 들쭝나거나 나서지 않고 늘 뒷전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런 가시나들에게 걸려 들다니 ...... 나는 바지의 시계주머니에 꼭꼭 접어넣은 빳빳한 5천원짜리를 빼앗기게 될까봐 걱정했다. 꼽추할매한테서 받은 것중 5천원은 군것질등으로 날렸지만 한장은 비상금조로 넣고 다니는 중이었다.
달자는 열쇠를 꺼내 양조장 뒷문의 자물쇠를 땄다. 안은 어둠컴컴했는데 한발을 들여놓자 퀘퀘한 술냄새가 풍겨 왔다. 큰 항아리와 가마솥, 나무통들이 그대로 쌓여 있는 곳을 지나 입구쪽으로 가자 사무실과 맞붙은 방 하나가 있었다. 그녀들은 방앞에 멈추었다.
나는 불쑥 며칠전 효석아재 아지매에게 한밤중 텅빈 양계장으로 끌려갔던 생각이 났다.
지금은 대낮이라지만 상대가 이름난 여자 깡패들이라 그때보다 상황은 더 나빴다. 달자가 방문을 열어 안을 들여다 보더니 "원 짜슥들, 청소 좀 하지." 라며 툴툴거렸다.
방은 꽤 넓찍한데 바닥에는 군용담요가 하나 깔려있고, 빈 맥주깡통과 소주병 이며 담배꽁초등이 널려 있었다. 그리고 벽에는 빨랫줄처럼 옷가지들이 걸려 있는데 브래지어나 삼각팬티, 티셔츠 같은 것들이 모두 여성용이었다. 이곳이 "7공주파"의 비밀 아지트인 것 같았다.
"책가방 내려 놓고 ......"
달자의 말에 책가방을 바닥에 놓고 엉거주춤 서있는데 그녀는 내 바지쪽을 보고 턱만 한번 끄덕이며 말했다.
"니 그거 까 봐라!"
"뭐를 ......?"
"이 새끼가 그래도 싸래기밥이가?"
한마디하며 달자가 몸을 좀 비트는가 싶더니 발이 날라왔다. 나는 그 옆차기를 얼굴에 맞고 나뒹굴었다. 교복이 나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달자성님은 당수가 3단이다. 괜히 화나게 하지 마레이."
이년들은 아까부터 동급생이며 같은 여자인 달자를 "성님" 이라고 불렀다. 자기들이 무슨 조폭이라고 ...... 아니꼽기 짝이 없지만 우선 내 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일어나자 눈물이 핑 돌았다. 정말 백주 대낮에 이게 무슨 봉변인가? ...... 주위를 둘러 봤지만 역시 벗어날 길이 없어 막막했다.
"빨리 까란말이다." 라고 달자가 나직하게 말했는데 그게 더 위협적으로 들렸다.
"뭐를요?"
"이 새끼가 귀까지 쳐뭇나? 니 좆을 까보란 말이다."
"그건 와요?" 라며 내가 울상을 짓는데 딱! 하고 머리통에서 불이 났다. 어느새 달자 손에는 당구 ?대의 반쪽자리 손잡이가 들려있었다.
"야, 문영도! 여까지 왔으마 순순히 시키는대로 하고 우리 성님 화 돋구지 마라."
아까 나를 일으켜 준 교복이 또 거든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더니 ...... 흘낏 눈길을 돌려보니 얼굴도 납작코에 여드름 투성이인 밉상이다. 우리 금촌리 사람인 문경미는 내 얼굴이 움직이자 슬쩍 고개를 돌리며 눈길을 피했다.
머뭇거리자 ?대가 어깨를 내리쳤다. 머리를 맞을 때보다는 덜 아팠지만 달자는 싱글싱글 웃고 있었다. 그게 눈을 부라릴 때보다 더 무서웠다.
"곱게 말할 때 들을래? 좀 더 맞고 할래? 나는 이제 매질하마 쉬지않고 10대를 때릴끼다."
여전히 싱글거리는 그녀를 보며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차라리 돈을 빼앗기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도 들었다. 잠시 망설였지만 입술을 깨물며 결국 바지 혁대를 풀었다.
"와, 소문이 진짜네!"
"참말로 댓길이다!"
잔뜩 겁에 질려있듯 자지도 풀이 죽어 있건만 여자깡패들은 탄성을 질렀다.
"아주 벗어삐고 방에 드가그라."
달자가 ?대로 내 배를 쿡 찌르며 말했다.
바지와 팬티를 땅바닥에 벗어 놓은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방에 들어간 것은 이미 막가는 길이었다. 그녀들이 시키는대로 담요 위에 누었다. 그녀들은 내 주위에 둘러섰다.
"자, 누가 먼저 잡술끼고? 그런데 저래 쳐져갔고는 안 드가잖나?"
"죽은 좆 세우는기야 이 김춘자 특기 아이가."
저희들끼리 낄낄거리며 김춘자라는 또하나의 사복이 내 아래쪽에 무릎을 꿇고 자지를 매만졌다.
나는 뒷날 강간, 특히 윤간과 관련된 기사를 대하게 되면 언제나 맹렬한 증오와 분노가 끓어 오른다.
또 피해자가 당한 충격과 슬픔에 대해 진지하게 동정을 하게 된다. 남자의 입장에서도 그 상황이 얼마나 치욕스럽고 공포에 떨게 했는가를 되돌아보면 여자가 당했을 상황이 정말 피부에 와 닿는 것이다..
그런데 그 치욕과 공포 속에서도 자지는 스멀스멀 일어났다. 춘자가 "아이,지린내 ......" 라면서도 내 자지를 입에 물었을 때 나는 눈을 감고, 제발 자지야, 모른 척 해줘라고 사정을 해봤건만 효과가 없었다.
"엄마야! 뭐 이런 물건이 다 있노?"
위로 휘어지며 자지가 완전히 서자 "7공주파" 두목마저 "엄마"를 찾고 탄성이 이어졌다.
달자가 서둘러 바지와 팬티만 벗은 채 내 몸위에 주저 앉았다. 아까는 누가 먼저 할테냐고 묻더니 벌떡 선 자지를 보고 욕심이 동한 모양이다.
그래서 첫번 째 강간이 시작되었다. 벌써 보짓물이 많이 나왔었던 모양으로 엉덩이를 들썩거릴 때마다 질컥! 질컥! 하는 소리가 났다. 한참 신음을 내던 그녀는 아예 엎어져 세무점퍼를 입은 가슴으로 내 얼굴을 짓이기며 계속 엉덩이를 움직였다.
"하아! 하아! ...... 이기 얼마나 갈끼고? 나무막대 집어연 것 같은데 니는 정말로 감각도 없나? ,,,,,, 하아!"
그녀는 세번째로 동작을 멈추고 숨을 헐떡거리며 나를 탓한다. 나 역시 치욕감 때문인지, 도대체 쾌감도 없고 빨리 끝냈으면 좋겠는데, 사정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때 불쑥 이미영선생의 말이 생각났다. "상대에게 사랑도 함께 보낸다고 생각하라."는 ...... 하지만 이런 깡패년한테 사랑이라니 ...... 그래, 나는 불손하고 미안하지만 이미영선생을 떠 올렸다. 지금 나는 이미영선생의 보지 속에 들어있다. 그녀가 내 자지를 사랑해주고 있다 ...... 그제서야 정액이 찍! 찍! 내 몸을 빠져 나갔다.
"엄마야! 뜨겁다!"
달자는 마지막 스퍼트를 내더니 몸을 늘어뜨리고 잠시 흐느꼈다.
"아이고, 아직도 밑에서는 불이 난다!"
달자가 정액이 흐르는 보지를 손바닥으로 막으며 물러나자 춘자가 내 자지 주변을 닦고 다시 손으로 주물렀다. 자지는 전혀 줄어들지 않고 그대로 빳빳한 상태였다.
"일라 봐라. 나는 누버서 할끼다. 옷도 다 벗고 ......"
이제는 춘자 차례인 모양이다. 그녀는 재빨리 옷을 벗어제꼈다.
"저 가시나는 유방 자랑하고 싶어 그러제."
누군가 놀리는데 나도 눈을 들어보니 정말 젖통이 지금껏 본 어느 여인보다 크고 젖무리도 넓은 것이 색깔도 고왔다.
"저런 유방이 알라 낳으마 더 잘 쳐진다카더라."
또 누군가 말하자 춘자가 발끈했다.
"가시나야, 악담 마라. 나는 알라 나도 젖은 절대 안먹일끼다."
"야, 젖통에 꼽는 것도 아이잖나? 뒷사람 많은데 빨리 해라이.".
달자의 재촉에 두번째 강간이 시작되었다. 아니, 이번은 사실 그런 표현이 좀 이상하기도 하다. 내가 스스로 엎드려야 하고 방아질도 내가 해야 하니까. 하지만 이게 좀 더 편할 것 같기도 했다. 내가 닥아가자 춘자는 익숙한 솜씨로 자지를 제 보지에 집어 넣었다.
"으음! ...... 이레 꽉 차 보기는 정말 처음이네. 유방도 좀 만져도고. 빨아도 좋고 ......"
그러나 나는 그녀의 추가 서비스 요구를 묵살하고 그냥 자지를 찔러 댔다. 나는 이번에도 빨리 끝내기를 바랬다. 그러나 금방 사정을 한 뒤라 그런지 허리가 아프도록 찔러대도 사정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헉헉대던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내 동작을 멈추게 했다.
그래도 내가 "그만 할까?" 라고 묻자 "아이다. 이런 좆맛을 또 언제 볼끼고? 내 안에도 싸도." 라며 엉덩이를 흔들어 댔다. 겨우 사정을 하고나자 숨도 차고 자지 끝도 아파 왔다.
"자, 이제 경미 니 차례다."
아직 숨이 차 하는 나를 두고 달자는 다음 차례를 지정했다. 이왕 버린 몸이라는 생각을 해서인지 이제 공포감은 없어졌지만 치욕감과 분노는 여전했다. 내가 여자고 남자놈들이 성난 좆을 흔들며 주위에 있었다면 얼마나 참혹한 상황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그때도 했다.
내가 경미 쪽을 보자 그녀는 급히 또 내 시선을 피하며 달자에게 말했다.
"내는 나중에 할께?"
"그라마 강복순, 니부터 해라."
"앗싸, 꼴찌는 아이구나! 그런데 쟈가 힘을 채려야제. 기술자 김춘자가 또 좀 세워주라."
"가시나야, 니는 인정사정도 없나? 쟈도 좀 쉬고 영양보충도 해야지."
내 자지는 완전히 죽어 있었다.
"뭐 물것 좀 있나?"
"건빵 두봉밖에 없다. 지난번 싹 쓸어 묵고 가게에 가서 더 사 뭇잖나."
달자의 말에 춘자가 대답했다.
"짜슥들, 그라마 보충을 해놔야지." 라며 달자는 돈을 꺼내 강복순에게 건넸다.
"뭐로 사 와야 되노?"
"맥주 몇깡 사고, 담배도 다 떨어져간다. 나머지는 점마, ...... 좆 빨리 서게 뭐든지 영양가 있는 것 사 온나."
나는 한손으로 자지를 가리고 문턱을 넘어 벗어 놓은 팬티와 바지를 줏어 입었다. 달자가 눈을 부라리다 그냥 고개를 돌렸다. 제년들도 좆맛을 보고 나서 모두 옷을 챙겨 입었는데, 나도 영양가 있는 것을 먹을 때까지 옷 입는 것조차 못하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큼직한 누런 봉투를 두팔로 껴안고 들어온 복순이가 풀어놓은 것은 맥주 다섯캔과 담배 두갑, 우유와 사이다와 박카스 몇병, 그리고 쇠고기통조림과 꽁치통조림까지 있었다. 달자가 먼저 혀를 찼다.
"참 돌대가리는 할 수 없네. 꽁치 무마 좆 선다카드나?"
"니가, 아니 성님이 영양가 있는거 사 오락 안캤나? 가게에 물건이 별로 없드라."
"그래, 꽁치 묵고 그 영양가로 좆 세울락 하마 어느 세월 기다려야 하노?"
여자깡패들은 낄낄거리며 모두 맥주캔을 하나씩 들고 내게도 권하는데 고개를 젓자 "그럼 뭐 물래?" 라기에 사이다병을 집었다. 사실 갈증은 심하게 났다.
"이것도 무라. 약이라 그래도 나을끼다."
춘자가 박카스를 따 주었다. 나는 사이다병을 반쯤 비우고 그것도 마셨다.
"내도 누버서 할끼다."
맥주 한캔을 잽싸게 비우고 복순이는 옷을 벗었다. 그녀는 털이 유난히 많았다. 겨드랑이털도 삐져 나오고, 보지는 어른 손바닥만큼이나 털로 덮여 갈라진 틈도 안 보일 정도였다.
그녀가 옷을 벗는동안 내 자지는 발딱 서 있었다. 깡패들이 요구하기 전에 나도 재빨리 아래를 벗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나마 벗어날 시간을 빨리 하게 될 것 같았다. 무릎을 꿇고 자지를 꼽으려 하자 복순이가 비명을 질렀다.
"아야! 이라마 안된다. 뛰어 다녔드이 다 말라뿟다. 니가 손가락으로 좀 부비도."
"내는 그런거 몬한다."
"뭐라꼬? ..... 이 짜슥이 ......"
복순이는 벌떡 일어나며 오른손을 주먹쥐었다.
제 요구를 딱 잘라 거부, 그것도 반말로 했으니 화가 난 모양이다. 그러나 바로 얼굴 앞에서 꺼떡대는 자지를 보더니 다시 누워 가랭이를 벌리고 제 손가락을 쑤셨다. 털이 많아서 그런지 속살은 유난히 빨개 보였다.
공알을 몇번 돌리고 질벽을 쿡쿡 찌르자 금방 질구는 물끼로 반짝거렸다. 그녀도 익숙한 솜씨로 자지를 집어 넣었다. 준비단계도 없이 나는 맹렬히 박아댔다. 너도 고통을 좀 받아 봐라 라는 기분이었다. 과연 "아악! 아악! ......" 하며 그녀가 내지르는 소리는 쾌감이나 좋아서가 아니라 고통의 비명이었다. 몇백번쯤은 찔러댔나, 좀 전에 사이다등을 마신 탓에 배에서는 출렁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아파오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녀가 먼저 손을 들었다.
"아아! 쪼매만 ...... 쪼매만 다 하자."
털이 많은 것처럼 보짓물도 많은지 이미 아래를 적셨고 자지를 빼자 뻥뚤린 구멍에서도 사정을 안했는데 맑은 물이 흘러 나왔다.
"엎드리라!"
숨이 좀 진정되자 복순이가 무릎을 세우며 가랭이를 벌리는데 나는 엉덩이를 치며 말했다.
"뭐라꼬 ......?"
그녀는 또 화가 난듯 나롤 쏘아 보았다.
그러나 내가 그 시선을 피하지 않자 벌떡 선 자지와 내 얼굴을 번갈아 두리번거리더니 순한 표정이 되어 엉덩이를 번쩍 쳐든 채 납작 엎드렸다. 주위를 둘러보니 달자와 춘자는 담배를 꼬나물고 세명 모두 빠구리장면에 넋을 잃은 모양새다.
아무도 나의 불손한 언행을 탓하지 않았다. 그 와중에서도 나는 이런 것이 좆의 위력일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복순이는 똥구멍 주변에도 털이 가득 나 있었다. 그래도 뒷치기는 몇번 해봤으므로 더듬지 않고 보지구명을 찾았고 다시 맹렬히 박아댔다. 앉은 자세로 하니 배도 출렁거리지 않았다.
"하악! ...... 하악! ...... 아이고, 어무이! ......아흑! 아아아 ......"
그녀도 이제 쾌락의 신음과 비명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껏 3명의 여자깡패중 소리가 제일 크고 야단스러웠다.
나는 힘이 들어 빨리 끝내고 싶었지만 이미 두차례나 사정을 한 직후라 그런지 사정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또 이미영선생과는 못해봤던 뒷치기를 상상하며 더욱 속도를 높였다. 사정이 닥아오자 서울띠기 아줌마에게 했듯 엉덩이에 뿌려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바꾸었다. 이런년들 좋으라고 쇼를 해줄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자지를 빼도 그녀는 한동안 엎드린 채 헐떡거렸다. 돌아 눕자 부르르 ...... 하며 보지에서 김빠지는 소리도 유난히 크게 들렸다.
다시 나를 보는 그녀의 눈길은 아까와 달랐다. 납작코에 여드름투성이의 얼굴을 붉히기까지 하며 나를 보는 그 눈빛은 감탄과 감사, 어쩌면 존경과 복종의 의미까지 있는 것 같았다.
"아따! 참말로 대단하다! 강복순이 진국을 찾아 뭇네."
"성님은 안 좋았나?"
"저런 대빵이 쑤셨는데 안 좋기야 하겠나? 그런데 쟈 하는거 보이 내는 찬밥만 문거 같다."
"그러게 옷이락도 다 벗어야제. 이왕 주는 것 홀딱 벗고 준다카는 말도 있잖나?"
"그래, 낸도 다음에는 확 까발리고 본격적으로 할끼다."
나는 또 화가 치밀었다. 이년들이 아주 나를 저희들 물건으로 생각하나보다.
"자, 이제 문경미, 니도 한번 멋지게 펼치봐라! 보는 맛도 사람 죽이네!"
그러나 경미는 옷을 벗을 채비도 않고 쭈삣쭈삣하며 기어드는 소리로 말했다.
"내는 안 할란다."
"와?"
달자뿐 아니라 나를 포함한 4명의 시선이 모두 경미에게 쏠렸다.
"그기 저 ...... 지금 멘스중이라서 ......"
"멘스 때 해도 괘않 ...... "
달자는 하던 말을 끊고 경미를 향해 눈을 부라렸다.
"가시나, 아니 이 짜슥, 니 지금 거짓말하제? 지난주에 내캉 패드 사서 같이 갈았잖나?"
달자의 추궁에 더욱 움츠려드는 것을 보니 경미가 거짓말을 한 것은 틀림없는 모양이다. 경미는 울쌍을 짓고 몸까지 떨며 말했다.
"사실은 ...... 내 아직 이런거 안해봤다. 너무 무섭다."
"그럼 니 아직 아다란 말이가?"
경미가 고개를 끄덕이자 달자의 표정은 더욱 험악해졌다.
"임마가 참말로 사람 갖고 노나? 니, 느그 사촌오빠캉 또 동네 누구랑 두명하고 했다고 안캤나?"
"사실은 ...... 그저 만지기만 한기다. 그것도 내가 자는중에 몰래 들어와서 ......"
"야, 이거 사람 환장하겠네! 내야 6학년 때 처녀막 찢어뿌고 느그는 언제 아다 깼닥 했노?"
"내는 중2 때. 느그들 모두 몸달아서 꼬나 봤던 알랑 드롱, 그 사회선생이 내 첫사랑 아이가."
춘자가 으스대듯 말하자 여드름쟁이 복순이도 이어 받았다.
"나야 신고식 때 치렀으이 벌써 햇수로는 2년이제. 그래도 그동안 10명은 넘게 따뭇다."
"그런데 경미 니는, ...... 피를 나눠 마시며 맹서하고 다짐했던 우리를 깜쪽같이 속였단 말이가? 이건 참말로 배신이다! 동지를 배반한기라."
달자의 말에 다른 두명도 동조했다.
"참말로 쟈가 호박씨 까는건 까맣게 몰랐네."
"경미는 자격미달이다. 규정대로 추방해야제."
듣다보니 정말 요상하기 짝이 없다. 아직 고등학생인 계집년들이 빠구리한 것이 무슨 자랑이라고 떠벌이고, 더구나 제가 하기싫어 안한 것을 배신이라고 몰아치다니 ...... 그런데 당사자인 경미가 전혀 반박을 못하고 죄인처럼 고개를 숙인 채 더욱 몸을 떨고 있다.
"자, 그럴수록 이 자리에서 빨리 해라. 우리야 모두 이제 고물 됐지만 그래, 오랫만에 아다 깨는 것도 구경 함 하자."
"참말로 안하마 안되겄나?"
"짜슥아! 니 앞에서 우리 모두 보지를 쑤셔 댔는데 니는 지금도 혼자 살짝 빠진다는기가? 니 참말로 배신 때릴래?"
경미는 눈물을 글썽이며 두목을 비롯한 동지들을 훑어 봤지만 모두 차가운 눈길만 보낼 뿐이었다. 마침내 체념한듯 그녀는 돌아서서 교복 밑으로 팬티를 내렸다.
"야! 이왕 주는거 홀딱 벗고 준다는 말도 모르나? 더구나 첫씹 하면서 치마만 걷고 할끼가? 아다 깬 기억은 오래 간데이. 무드를 만들어야지."
경미는 잠시 망서리다 교복 단추를 끌르기 시작했다.
지켜보는 내 기분도 착잡했다. 아까 경미를 보았을 때도 다른 금촌리 여고생을 봤다면 그리 놀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경미는 금촌리 남평 문씨의 종실댁 딸이었다.
종실의 종손은 항렬이 낮거나 나이가 어려도 친척들이 하대를 함부로 못한다. 시제를 비롯해 오래된 선조들의 제사를 모두 주관하고, 마을의 큰 일이 있으면 형식적이라도 종실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종실은 집성촌의 가문에서 왕가와 비슷한 권위와 대접을 받는 것이다.
종실은 보통 항렬이 낮아 경미도 내게 손자뻘이다. 하지만 나이 차이도 많고 종실과 특별히 가깝지도 않아 그녀가 나를 "할배" 라거나 내가 그녀를 "손녀"라고 부른 적은 한번도 없었다.
다만 경미는 얼굴도 곱상하고 공부도 잘한다는 소문을 들어 내게는 어려우면서도 좀 우러러 보는 존재였다.
경미는 완전 나체가 되어 내 앞에 섰다.
한팔로 가슴을, 한손은 보지를 가렸지만 곧 모두를 들어내야 할 것은 뻔하다. 좀 미안한 기분 때문인지 나도 이 방에 들어와 처음으로 윗옷을 벗었다. 그러자 더 창피해졌다.
그녀의 적당히 곡선을 만들며 풍만한 몸매에 비해 내 몸은 자지만 빼고는 너무 초라했다. 갈비뼈가 그대로 드러나고 다리도 그녀보다 가늘었다. 누워서도 몸을 가렸던 그녀는 내가 몸을 숙이자 가슴과 보지에서 손을 떼었다.
젖통은 춘자처럼 풍만하지는 않았지만 아담했다. 나는 이미영선생의 아담한 가슴을 떠올렸다. 젖꼭지는 이미영선생보다 훨씬 작았고 젖무리까지 모두가 연한 분홍빛이었다.
보지털은 별로 많은 편이 아닌데 지금껏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유난히 깨끗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아직 허벅지를 모으로 있는데 또 문득 영자누나의 보지를 봤던 생각이 났다.
그녀는 몸을 떨고 있었다. 다른 여자깡패들과와는 달리 내가 자지를 잡아 그녀의 숲에 덮인 꽃잎을 직접 찾아 갔다. 손등의 감촉으로 보아 그녀의 보지는 이미 충분히 젖어 있었다.
그러나 갈라진 틈새로 채 대가리도 다 안들어갔는데 그녀는 "악!" 소리를 지르며 온몸이 굳어졌다.
"힘 빼라! 다리를 좀 더 벌리고 ...... 우선 힘을 빼라! 그래야 덜 아프다."
구경꾼들이 떠들었다. 그런데 무엇인가 앞을 막고 있는 것 같았다. 다시 엉덩이를 뺐다가 천천히 들이미는데 역시 손가락 한마디쯤 들어가서는 더 안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잠시 망서리다 좀 더 세게 자지를 밀어 넣었다.
"아악!"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나를 끌어 안았다. 손톱이 내 등을 파고 드는 것 같다. 비명은 한번으로 끝나고 자지는 완전히 들어갔는데 그녀는 여전히 신음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것이 안스러워 나는 동작을 멈추었다. 그런데 그녀의 보지 속이 옴찔옴찔하면서 자지를 깨물듯 압박해오고 있다. 그 답례처럼 자지도 그속에서 걸떡거리는데 그때마다 그녀의 고통이 가득한 신음은 더 커지는 것 같았다. 나는 차라리 자지를 빼고 싶었다. 그때 그녀가 내 귀에 입을 대고 나직히 속삭였다.
"할배, 빨리 끝내 주소."
이 여자깡패들에게 끌려 왔을 때 나는 기회 있을 때마다 경미를 보며 같은 금촌리 사람으로서 도움을 호소하려 했다. 그러나 경미는 그때마다 내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녀가 더 궁지에 몰려 있는 것이다.
내가 자지를 움직이자 그녀는 다시 "아야! 아야!" 하며 비명을 질렀다. 이 상황에서는 그녀의 말대로 빨리 끝내는 것이 그나마 고통을 줄이는 방법일 것이다. 나는 조금씩 속도를 높여 나갔다. 그녀는 이제 이를 악물고 비명을 참는지 목구멍 안에서 "음! 으음!" 소리만 조금씩 났다.
이번에 나는 이미영선생이나 다른 여인이 아닌, 바로 나와 살을 섞고 있는 문경미에게 사랑을 보낸다고 생각했다. 몇번 더 움직이지 않아 사정이 시작되었다. 나는 곧 동작을 멈추었고 정액은 두번쯤 나가고 자지만 혼자 끄떡거리다 차츰 진정되었다.
나의 빠구리 경험중 가장 빨리, 그리고 미처 다 빼지도 않고 중단한 첫 케이스였다.
자지를 빼자 정액에 앞서 피 한방울이 톡 굴러 떨어졌다, 내 자지에도 피가 묻어 있었다.
피까지 이렇게 흘리다니 ...... 언뜻 그녀를 보니 눈물이 양 귓가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까의 고통스런 비명이나 소리없는 눈물이나 모두 이렇게 피가 나도록 내가 아프게 한 것 때문이다. 새삼 그녀가 안스럽고 미안했다.
둘러보니 구경꾼들도 다른 때처럼 얼굴을 붉히며 호기심에 가득찼던 것과 달리 좀 숙연한 표정이다. 이 못된 깡패년들도 경미에게는 좀 미안한 생각을 가진 모양이다.
"자, 이걸로 닦아라. 우선 여자부터 해 주고 ......"
뒷처리를 위해 아까 복순이와 빠구리를 끝내고 썼던 수건을 집어들자 달자가 점퍼 주머니에서 흰색의 명주스카프를 던져 주었다. 나는 먼저 정액이 쿨럭쿨럭 나오는 경미의 보지 주변을 닦았다. 거기에도 피가 꽤 섞여 있었다. 자지 마저 닦자 명주 스카프는 피와 정액으로 얼룩졌다. 나는 그것을 방구석에 집어던지고 옷을 입었다. 경미도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문영도. 어떻든 오늘 수고 많았다."
방을 나와 가방을 집어 드는데 달자가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이제 나는 풀려나는 것이다.
정말 치욕스럽고 분통 터지는 일이지만 그나마 다행이기도 하다. 그리 심하게 맞은 것도 아니고, 시계 주머니에 감춘 5천원도 빼앗기지 않았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돌아나서려 했다.
"잠깐, 이건 니가 숫처녀 따먹은기니 기념으로 가지가고, 오늘 일은 아무한테도 뻥끗하마 안된다이. 또 우리가 언제나 하고잡닥하마 달려 오그라."
나는 그 명주스카프를 펴 보았다. 핏자국은 이미 검은색으로 변해 있었다. 그런데 내 몸에서 갑자기 붉은피가 용솟음치는 것 같았다.
얼마 전, 학교 운동장에서 한 학생이 두녀석한테 얻어맞고 있었다.
맞던 애가 갑자기 얼굴을 문지르다 "어어, 피!"라고 소리를 질렀다. 한쪽 콧구멍 밑으로 빨간 줄이 그어졌다. 때리던 녀석들도 동작을 중단했다.
맞던 애가 손으로 코를 풀자 손바닥에는 핏덩이가 모였다. 그애는 그것을 손바닥으로 비비며 씽긋 웃는데 눈에는 독기가 철철 흐르는 것 같았다. "이새끼들, 오늘 같이 죽자!" 며 달려 드는데 도저히 이제껏 일방적으로 맞기만 하던 애 같지 않았다. 상대도 대항을 하는데 두녀석 모두 뺨에 피가 묻어 났고 도망치는 두녀석을 끝내 쫓아가 한애를 발로 짓밟는 것을 보고 소름이 끼쳤던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의 나 역시 피흘린 약자의 독기를 품어 내고 있었다.
"그래는 몬하겠다! 아 쌍년으 가시나들아! 내가 느그들 장난감이가, 강아지가? 이 쌍년으 개보지들아!"
비록 짧은 순간이지만 여자깡패들은 모두 멍한 표정이었다.
조금전까지 아무 반항 없이 온갖 수치스런 일을 순순히 해내던 꼬마한테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 꿈을 꾸고 있나 하는 기분도 들었을 것이다.
"니, 니 ...... 이기 참말로 ...... 이기 ...... 참말로 죽을라꼬 환장했나?"
달자가 말까지 더듬으며 눈을 부라렸다. 그러나 독기를 품고나니 전혀 무섭지가 않았다.
"그래! 내 환장했다. 어디 한번 죽여봐라! 이 개보지들아!"
나는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
"요 좆만한 새끼가 ...... 아주 간뎅이가 부었네."
달자가 몸을 돌리는데 나도 대비를 했으므로 그 옆차기에는 얼굴이 아니라 옆구리를 맞았다. 비틀거렸지만 쓸어지지는 않았다.
"그래, 내는 간이 너무 부어서 배밖에 나와 집에 두고 다닌다! 내가 좆만하마 느그는 제첩 정도 되나? 아이다. 개보지들이라 맛이 없어 국도 못 끓일끼다. 이 쌍년으 가시나들아!"
"이 짜슥이 참말로 돌았나? 함 죽어 볼래?"
춘자가 ?대를 휘들렀다. 처음은 머리통에, 두번째는 어깨에 맞았는데 모두 불에 데인듯 아픔보다는 뜨거웠다. 나는 비틀거렸지만 매를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머리를 들이밀었다.
"그래! 죽이라! 나를 패 죽이라! 내를 못 죽이마 느그들이 다 죽어야 할끼다! 이 쌍년으 개보지들아!"
춘자가 다시 ?대를 드는데 복순이가 "쟈, 피난다!"라고 하자 그냥 내려 놓았다. 얼굴을 문질러 보니 왼쪽 이마에서 피가 묻어 나왔다. 내가 씽긋 웃으며 얼굴을 더 들이밀자 춘자는 뒷걸음 쳤다.
"자, 자 ...... 쌈질은 그만 하고 ...... 우선 영도는 피를 좀 닦고 ...... 말로 풀어보자. 영도야, 니는 뭐가 문제고?"
달자가 아직도 씩씩거리면서 그래도 두목이라는 관록이랄까,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사태를 수습하려 나섰다. 경미가 수건을 들고 내게 닥아왔다. 그러나 나는 그 손을 뿌리치고 기세를 늦추지 않았다.
"뭐가 문제냐꼬? 느그들은 그걸 모르겠나? 지나가는 놈 납치해갔고 강제로 빠구리 하고, 문경미는 싫타카는데도 또 강제로 아다 깨고 피 흘리게 하고 ...... "
"허허허 ......"
달자는 영화 속의 깡패두목처럼 두손을 허리에 받치고 너털웃움울 제꼈다.
"니 말은 우리가 니를 강간했다카는기네. 아이고 야야, 송장도 일어나 웃겠다. 임마, 여자가 우째 남자를 강간하노?"
나는 바로 대꾸를 못하고 잠시 머뭇거렸다.
강간? ...... 그래, 강제로 빠구리하는게 강간이다. 나는 당시 그 뜻을 잘 몰랐지만 우리 금촌리에서도 한 반년전 홍씨네 여인이 타지 사람한테 강간을 당했다고 해서 경찰이 들락거렸던 일이 있다. 남자는, "서로 좋아서 했다"고 주장했건만 끝내 죄가 인정돼 징역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오야. 그라마 순사한테 물어보자! 4학년짜리가 멀대 같은 고등학생, 그것도 모두 헬렐레한 개보지들 눕히놓고 강간했는지 한번 물어보자. 낮잠 자던 순사도 웃겠다. 느그들이 매질하고 공갈 안쳤으마 내가 그런 개보지에 좆을 꼽겠나?"
"이 좆만한 새끼가 입만 열마 개보지가?"
달자가 인상을 쓰며 으르렁거렸지만 행동은 하지 않았다. 옆에 있던 복순이가 "저건 영도 말이 맞다." 라고 속삭이자 달자는 좀 곤혹스런 표정이었다.
"그래서 ...... 니가 원하는기 뭐꼬?"
달자의 말에는 이제 공격적인 기세가 없었다.
"원하는게 뭐냐꼬? 내가 뭘 원했나? 느그들이 강제로 내를 끌고 와서 빠구리하고 좆물 빼묵고, 문경미는 실탁하는데도 억지로 시켜가 피나게 하고 ...... "
나는 이제 두 손을 허리에 대며 어깨를 펴고 배도 내민 채 호기를 부렸다.
"흥, 느그들이 하고잡닥하마 언제든지 달려 오라꼬? ...... 참말로 개도 웃는다. 느그들 오늘 내 잘못 건드다! 그래, 니가 물었으이 대답하제. 우선 내한테 무릎꿇고 잘몬했다고 사과하고, 앞으로 내가 빠구리 하고잡닥하마 느그들이 달려 오그라!"
"허, 허 ......"
달자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헛웃음인지, 한숨인지 김빠지는 소리를 내고 나머지 세명은 얼굴이 질린 표정이었다. 그런데 나를 째려 보는 달자의 얼굴도 하얗게 질려가기 시작했다.
"이놈의 새끼 ......!"
달자가 펄쩍 뛰며 내 멱살을 잡고 밀자 나는 나자빠졌고 뺨을 몇대 때리더니 멱살을 조이며 한발로 가슴을 짓눌렀다. 나는 숨이 칵칵 막혔지만 아무 저항 도 하지 않았다.
"뭐 사과를 하라꼬? ...... 니가 빠구리 하자마 달려 오락꼬? ...... 야, 이짜슥아! 황달자는 그런 짓 할라카마 차라리 보지에 말뚝 박고 죽는다. 하지만 그전에 니가 죽어줘야겠다."
"그래,죽이라! ...... 헉, 헉! ...... 이 자리에서 나를 죽이라! 좀 더 세게 밟으마 죽을끼다. ...... 헉, 헉! ...... 하지만 내사 귀신이 되어서도 느그 개보지들 다 잡아 물끼다."
나는 숨이 막혀 왔지만 할 수 있는대로 기죽지 않고 달자를 노려보며 말을 내뱉었다. 노려보는 내 눈을 피하며 달자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더니 멱살을 놓고 뒤돌아서 손을 털며 중얼거렸다.
"뭐 저런 독종이 있노?"
"와 안죽이노? 이 자리에서 나를 못죽이마 나는 경찰서에 바로 갈끼다. 느그 개보지들 소문도 나고 감빵살이 좀 해봐라!"
"점마가 입만 열마 개보지락 하네. 그 개보지에 박았으이 니는 개좆이가?"
달자는 의외로 픽하고 웃더니 여전히 비웃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경찰서 가봐라. 황씨네가 그런 배경도 없이 설치겠다. 또 니가 감쌀락하는 문경미도 소문나마 좋겄다."
경미를 들먹이는 것에 찔끔했지만, 지금 달자는 기가 죽었다. 아버지 돈과 오빠들 주먹을 믿고 설쳐댔지만 매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바락바락 달려더는 10살짜리 소년은 상대해본 적이 없기에 행동에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이다.
"야, 느그 황씨만 대단코 금촌리 사람은 물로 보나? ..... 혁명 주체세력이고 장관하는 홍성태도 금촌리 사람이고 우리 재실할매 오빠다. 또 문경미는 우리 남평 문씨 종실이고 오빠가 서울에서 검사한다. 우리가 당한 일 알마 당장 부하들 풀어 촌놈 무지랭이들 줄줄이 엮어 갈끼다."
나는 흥분하면 가끔 말도 더듬는데 이날은 미리 생각지도 않은 말이 줄줄이 튀어 나왔다. 재실할매 이야기 할 때는 "나와 빠구리도 하는 사이다" 라고 하고 싶은 것을 참았다. 경미 오빠는 당시 내가 알기로 검찰청 서기라는데 내가 부풀려 버린 것이다.
달자는 더욱 혼란스러운 모양이다.
옆의 두 부하에게 "느그 홍 ...... 뭔가 그런 사람 아나?" 하고 묻자 복순이가 "영도 말이 맞다." 라고 했고, "경미 오빠가 검사가?" 라는 질문에는 들다 "모르겠다." 고 했다. 그러자 달자가 직접 경미에게 "느그 오빠 검찰청에 있나?" 라고 물었고 경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뒤로도 몇마디 공방이 오갔지만 결국 우리는 방으로 다시 들어가 삥 둘러 앉았다. 복순이가 한번 더 가게를 뛰어가서 캔맥주와 소주를 사왔다. 나는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어떻든 화해의 술자리였다.
"자, 우리 모두 막살하고 ...... "
달자가 쳐든 캔에 모두 부딪힐 때 나는 박카스병으로 대신했다. 웃음 속에 몇마디 대화가 오가는 중에 달자가 불쑥 내게 말했다.
"영도야, 니는 좆만 대빵이 아이고 빼짱도 대빵이다. 니 내 에스동생 해라."
나는 좀 재미있는 대답을 하고싶어 좀 궁리하다 말했다.
"나이로 치마 모두 누부야들이제. 그래, 옷 입고 만날 때는 언제나 누나라고 부를께. 하지만 남평 문씨네는 빠구리하는 사이마 언제나 남자를 하늘로 보는기라. 그라이 옷 벗었을 때는 내가 오빠 할께."
모두 깔깔 웃는데 경미만이 눈물을 글썽였다.
황달자등 "7공주파"와 작별인사를 하고 등을 돌리는 순간 나는 후 - 하고 큰 숨을 내쉬었다. 등으로는 식은 땀도 흐르는 것 같았다.
나는 호랑이굴을 빠져 나온 것이다. 어느 정도 상처도 입고 힘겨운 대결도 벌였지만 어떻든 목슴을 부지한 채 ......
결과만을 이야기 하자면 나의 무용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되돌아 보면 아슬아슬한 순간도 많았다. 내가 길거리에서 안 끌려 가려고, 혹은 양조장의 그녀들 아지트에서 반발이나 저항을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 나는 더 묵사발이 되도록 터지고, 결국 그녀들의 의도대로 결말이 났을 것이다. 경미를 보호한다고 빠구리를 안한 채 버텼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선 피를 보기 전의 나는 투지가 별로 없었고, 그 여자깡패들은 한가닥 양심에도 별 부담이 없는터라 "배신자" 편을 들려는 나를 더 신나게 팰 수 있는 명분도 얻었을 것이다.
그런데 늘 해오던 가락에 장난끼도 겻들여 친구를 밀어 넣은 것이 피와 눈물을 보게 되자, 그녀들도 마음 한쪽에 꿀리는 기분을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그녀들은 모두 이미 나와 빠구리를 한 처지다. 자기들이 보지를 내놓고 밑에 깔려 헉헉 댔으니 길거리에서 공갈을 쳤던 꼬마와는 입장이 크게 달라 졌다. 결국 나는 싸움을 건 타이밍이 좋았던 것이다.
또 하나 나에게 이로웠던 것은 내가 그런 무지했다는 점이다. 주먹이나 힘의 생리를 알았다면 그렇게 무모한 싸움에 나서지 못했을 것이다. ...... 이런 생각들을 하게되자 강간을 당했던 당시보다 더 무서운 기분이 들기도 했다.
"야, 일로 와봐라!"
우리학교가 있는 내리에서 금촌리로 갈라지는 길목에서 한 여고생이 나를 불렀다. 그 옆에도 사복과 교복차림이 몇명 더 있는데 체격이나 생긴 것으로 보아 모두 읍내 여고생들일 것이다.
나를 불러세운 여고생은 한발을 내밀고 왼손은 허리에 걸친 똥폼을 잡은 꼴이나, 손가락 하나를 까딱거리는 것부터가 나는 기분이 나빴다.
"와 그라는데 ......?"
그쪽으로 몇걸음 옮기던 나는 돌아선 여고생들을 보자 좀 마음이 켕겼다. 세무점퍼에 판탈롱바지를 입고 남자 같은 체격의 그녀는 나도 익히 이름을 아는 황달자였고, 그 옆의 사복도 황달자와 늘 같이 다니는 낯익은 얼굴이었다. 그리고 보니 나를 손가락질하며 불렀던 교복도 기억이 난다.
그런데 또 하나 교복은 바로 우리 금촌리에 사는 문경미였다. 그럼 경미도 "7공주파" ......?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녀들에게 닥아 갔다.
"니가 문영도가?"
"와 그라는데 ......?"
똥폼의 교복이 아래위를 훑어보며 묻는 것에 여전히 기분이 거슬려 나는 똑같은 말을 퉁명스럽게 내 뱉었다.
"야, 임마! 선배가 묻는데 기다, 아이다로 대답하마 되지, 와 되묻노?"
황달자가 인상을 쓰며 나서는 바람에 나는 좀 꿀리는 기분이었다.
"문영도는 맞는데 ......?"
내가 더듬거리는데 퍽! 하며 황달자의 주먹이 날라와 내 턱에 꽂혔고, 잠시 비틀거릴만큼 그 맛은 매웠다.
"이 짜슥이 싸래기밥만 묻나, 말을 제대로 끝을 못맺노?"
나는 얻어맞은 뺨을 손바닥으로 감싸며 버럭 화가 났다.
이 쌍년으 가시나들이 감히 남자를 쳐? 그것도 주먹으로 ...... 니들 죽을라꼬 환장했나? 참, 세상이 말세로구나. ...... "세상이 말세" 라는 말은 이년들이 설치는 것을 보고 우리 금촌리의 한 어른이 혀를 차며 한 말이다. --- 그러나 지금 나의 이런 표현은 속으로만 웅얼거렸다.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감히 내색도 못하고 이 곤경을 벗어날 궁리를 해봤지만 막막했다.
"따라 온나!" 라고 짧게 말을 던지고 황달자가 앞서 가자 나는 걸음을 떼지 못하고 "어디 가는데 ......?" 라고 묻다가 그녀가 고개를 돌리며 눈을 부라리는 바람에 황급히 " ...... 요." 를 붙였다.
"니 좀 더 맞을래? 곱게 따라 올래?"
벌써 3명은 나를 에워싸고 있어 여기서 도망치기는 어렵고, 여자라지만 모두 나보다 체격이 월등히 좋은 그녀들과 힘으로 할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나는 황달자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몇번 길을 꺾으며 우리가 다다른 곳은 곳은 양조장 뒷문이었다. 이 양조장 주인은 황달자의 아버지, 우리가 흔히 "황부자"라고 부르는 황정구다.
누나들이나 나는 가끔 이곳에 막걸리를 사러 온적도 있었다. 금촌리에도 주막이 있지만, 양조장 막걸리가 신선하고 양도 많이 준다는 것 때문에 반말짜리 주전자나 들통을 들고 10리가 넘는 길을 오갔던 것이다. 그런데 차츰 소주에 밀려 시골에서도 막걸리가 잘 안팔리자 몇년전 아예 문을 닫아 버렸다.
황정구는 대신 읍내에서 소주와 맥주의 대리점을 하며 더욱 돈을 많이 벌었다. 그밖에 버스터미널과 3층짜리 건물도 몇개 갖고 있어 여전히 떵떵거리는 "황부자"였다.
그러나 뒤에서는 주민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욕도 많이 먹었다. 돈벌이에 너무 눈을 밝히는 것도 그렇지만, 또 자식들의 행패가 심했기 때문이다.
큰아들 상태는 우리 군에서 첫손 꼽는 깡패, 망나니였다. 당시 나이는 30대 중반인데 학생 때부터 돈을 뿌리며 똘마니들을 끌고 다녔고, "황부자"의 재산이 늘어나듯 그의 관록도 쌓여 요즘은 완전히 읍내의 주먹계를 쥐고 있다.
그의 동생 경태는 도시로까지 진출했다. 대구 칠성동 일대를 휘어잡고 있으며 그곳에 가서 "황배추"를 찾으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소문도 들었다.
그런 황씨네 핏줄과 가락은 딸들한테도 이어져 막내딸인 달자도 내놓은 여자깡패였다. 당시 여고 2학년인데 중학생 때부터 "7공주파" 라는 것을 만들어 스스로 두목 행세를 하며 휘젓고 다녔다. 제법 힘을 뽐내는 남학생들이나 진짜 깡패들도 이 "7공주파"는 감히 못건드린다고 했다. 아버지의 돈과 오빠들의 주먹이 든든히 버텨주니 그럴만도 하다.
이 "7공주파"는 같은 여학생은 물론 가끔 남학생들까지 끌고 가 패거나 주머니를 털기도 한다. 우리 금촌리의 한 고교생도 돈을 털린 적이 있는데, 그 사실을 알게된 그의 아버지도 뾰쪽한 수가 없자 "참, 가시나들까지 깡패로 설치다니 세상말세로구나!" 하며 탄식을 하던 것을 나도 직접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런 "7공주파"가 나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그동안 남자 깡패는 물론, 우리학교에서 힘 좀 쓰는 상급생들에게도 얻어맞거나 무엇을 빼앗겨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남들과 무리지어 다닌 적이 없고, 들쭝나거나 나서지 않고 늘 뒷전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런 가시나들에게 걸려 들다니 ...... 나는 바지의 시계주머니에 꼭꼭 접어넣은 빳빳한 5천원짜리를 빼앗기게 될까봐 걱정했다. 꼽추할매한테서 받은 것중 5천원은 군것질등으로 날렸지만 한장은 비상금조로 넣고 다니는 중이었다.
달자는 열쇠를 꺼내 양조장 뒷문의 자물쇠를 땄다. 안은 어둠컴컴했는데 한발을 들여놓자 퀘퀘한 술냄새가 풍겨 왔다. 큰 항아리와 가마솥, 나무통들이 그대로 쌓여 있는 곳을 지나 입구쪽으로 가자 사무실과 맞붙은 방 하나가 있었다. 그녀들은 방앞에 멈추었다.
나는 불쑥 며칠전 효석아재 아지매에게 한밤중 텅빈 양계장으로 끌려갔던 생각이 났다.
지금은 대낮이라지만 상대가 이름난 여자 깡패들이라 그때보다 상황은 더 나빴다. 달자가 방문을 열어 안을 들여다 보더니 "원 짜슥들, 청소 좀 하지." 라며 툴툴거렸다.
방은 꽤 넓찍한데 바닥에는 군용담요가 하나 깔려있고, 빈 맥주깡통과 소주병 이며 담배꽁초등이 널려 있었다. 그리고 벽에는 빨랫줄처럼 옷가지들이 걸려 있는데 브래지어나 삼각팬티, 티셔츠 같은 것들이 모두 여성용이었다. 이곳이 "7공주파"의 비밀 아지트인 것 같았다.
"책가방 내려 놓고 ......"
달자의 말에 책가방을 바닥에 놓고 엉거주춤 서있는데 그녀는 내 바지쪽을 보고 턱만 한번 끄덕이며 말했다.
"니 그거 까 봐라!"
"뭐를 ......?"
"이 새끼가 그래도 싸래기밥이가?"
한마디하며 달자가 몸을 좀 비트는가 싶더니 발이 날라왔다. 나는 그 옆차기를 얼굴에 맞고 나뒹굴었다. 교복이 나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달자성님은 당수가 3단이다. 괜히 화나게 하지 마레이."
이년들은 아까부터 동급생이며 같은 여자인 달자를 "성님" 이라고 불렀다. 자기들이 무슨 조폭이라고 ...... 아니꼽기 짝이 없지만 우선 내 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일어나자 눈물이 핑 돌았다. 정말 백주 대낮에 이게 무슨 봉변인가? ...... 주위를 둘러 봤지만 역시 벗어날 길이 없어 막막했다.
"빨리 까란말이다." 라고 달자가 나직하게 말했는데 그게 더 위협적으로 들렸다.
"뭐를요?"
"이 새끼가 귀까지 쳐뭇나? 니 좆을 까보란 말이다."
"그건 와요?" 라며 내가 울상을 짓는데 딱! 하고 머리통에서 불이 났다. 어느새 달자 손에는 당구 ?대의 반쪽자리 손잡이가 들려있었다.
"야, 문영도! 여까지 왔으마 순순히 시키는대로 하고 우리 성님 화 돋구지 마라."
아까 나를 일으켜 준 교복이 또 거든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더니 ...... 흘낏 눈길을 돌려보니 얼굴도 납작코에 여드름 투성이인 밉상이다. 우리 금촌리 사람인 문경미는 내 얼굴이 움직이자 슬쩍 고개를 돌리며 눈길을 피했다.
머뭇거리자 ?대가 어깨를 내리쳤다. 머리를 맞을 때보다는 덜 아팠지만 달자는 싱글싱글 웃고 있었다. 그게 눈을 부라릴 때보다 더 무서웠다.
"곱게 말할 때 들을래? 좀 더 맞고 할래? 나는 이제 매질하마 쉬지않고 10대를 때릴끼다."
여전히 싱글거리는 그녀를 보며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차라리 돈을 빼앗기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도 들었다. 잠시 망설였지만 입술을 깨물며 결국 바지 혁대를 풀었다.
"와, 소문이 진짜네!"
"참말로 댓길이다!"
잔뜩 겁에 질려있듯 자지도 풀이 죽어 있건만 여자깡패들은 탄성을 질렀다.
"아주 벗어삐고 방에 드가그라."
달자가 ?대로 내 배를 쿡 찌르며 말했다.
바지와 팬티를 땅바닥에 벗어 놓은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방에 들어간 것은 이미 막가는 길이었다. 그녀들이 시키는대로 담요 위에 누었다. 그녀들은 내 주위에 둘러섰다.
"자, 누가 먼저 잡술끼고? 그런데 저래 쳐져갔고는 안 드가잖나?"
"죽은 좆 세우는기야 이 김춘자 특기 아이가."
저희들끼리 낄낄거리며 김춘자라는 또하나의 사복이 내 아래쪽에 무릎을 꿇고 자지를 매만졌다.
나는 뒷날 강간, 특히 윤간과 관련된 기사를 대하게 되면 언제나 맹렬한 증오와 분노가 끓어 오른다.
또 피해자가 당한 충격과 슬픔에 대해 진지하게 동정을 하게 된다. 남자의 입장에서도 그 상황이 얼마나 치욕스럽고 공포에 떨게 했는가를 되돌아보면 여자가 당했을 상황이 정말 피부에 와 닿는 것이다..
그런데 그 치욕과 공포 속에서도 자지는 스멀스멀 일어났다. 춘자가 "아이,지린내 ......" 라면서도 내 자지를 입에 물었을 때 나는 눈을 감고, 제발 자지야, 모른 척 해줘라고 사정을 해봤건만 효과가 없었다.
"엄마야! 뭐 이런 물건이 다 있노?"
위로 휘어지며 자지가 완전히 서자 "7공주파" 두목마저 "엄마"를 찾고 탄성이 이어졌다.
달자가 서둘러 바지와 팬티만 벗은 채 내 몸위에 주저 앉았다. 아까는 누가 먼저 할테냐고 묻더니 벌떡 선 자지를 보고 욕심이 동한 모양이다.
그래서 첫번 째 강간이 시작되었다. 벌써 보짓물이 많이 나왔었던 모양으로 엉덩이를 들썩거릴 때마다 질컥! 질컥! 하는 소리가 났다. 한참 신음을 내던 그녀는 아예 엎어져 세무점퍼를 입은 가슴으로 내 얼굴을 짓이기며 계속 엉덩이를 움직였다.
"하아! 하아! ...... 이기 얼마나 갈끼고? 나무막대 집어연 것 같은데 니는 정말로 감각도 없나? ,,,,,, 하아!"
그녀는 세번째로 동작을 멈추고 숨을 헐떡거리며 나를 탓한다. 나 역시 치욕감 때문인지, 도대체 쾌감도 없고 빨리 끝냈으면 좋겠는데, 사정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때 불쑥 이미영선생의 말이 생각났다. "상대에게 사랑도 함께 보낸다고 생각하라."는 ...... 하지만 이런 깡패년한테 사랑이라니 ...... 그래, 나는 불손하고 미안하지만 이미영선생을 떠 올렸다. 지금 나는 이미영선생의 보지 속에 들어있다. 그녀가 내 자지를 사랑해주고 있다 ...... 그제서야 정액이 찍! 찍! 내 몸을 빠져 나갔다.
"엄마야! 뜨겁다!"
달자는 마지막 스퍼트를 내더니 몸을 늘어뜨리고 잠시 흐느꼈다.
"아이고, 아직도 밑에서는 불이 난다!"
달자가 정액이 흐르는 보지를 손바닥으로 막으며 물러나자 춘자가 내 자지 주변을 닦고 다시 손으로 주물렀다. 자지는 전혀 줄어들지 않고 그대로 빳빳한 상태였다.
"일라 봐라. 나는 누버서 할끼다. 옷도 다 벗고 ......"
이제는 춘자 차례인 모양이다. 그녀는 재빨리 옷을 벗어제꼈다.
"저 가시나는 유방 자랑하고 싶어 그러제."
누군가 놀리는데 나도 눈을 들어보니 정말 젖통이 지금껏 본 어느 여인보다 크고 젖무리도 넓은 것이 색깔도 고왔다.
"저런 유방이 알라 낳으마 더 잘 쳐진다카더라."
또 누군가 말하자 춘자가 발끈했다.
"가시나야, 악담 마라. 나는 알라 나도 젖은 절대 안먹일끼다."
"야, 젖통에 꼽는 것도 아이잖나? 뒷사람 많은데 빨리 해라이.".
달자의 재촉에 두번째 강간이 시작되었다. 아니, 이번은 사실 그런 표현이 좀 이상하기도 하다. 내가 스스로 엎드려야 하고 방아질도 내가 해야 하니까. 하지만 이게 좀 더 편할 것 같기도 했다. 내가 닥아가자 춘자는 익숙한 솜씨로 자지를 제 보지에 집어 넣었다.
"으음! ...... 이레 꽉 차 보기는 정말 처음이네. 유방도 좀 만져도고. 빨아도 좋고 ......"
그러나 나는 그녀의 추가 서비스 요구를 묵살하고 그냥 자지를 찔러 댔다. 나는 이번에도 빨리 끝내기를 바랬다. 그러나 금방 사정을 한 뒤라 그런지 허리가 아프도록 찔러대도 사정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헉헉대던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내 동작을 멈추게 했다.
그래도 내가 "그만 할까?" 라고 묻자 "아이다. 이런 좆맛을 또 언제 볼끼고? 내 안에도 싸도." 라며 엉덩이를 흔들어 댔다. 겨우 사정을 하고나자 숨도 차고 자지 끝도 아파 왔다.
"자, 이제 경미 니 차례다."
아직 숨이 차 하는 나를 두고 달자는 다음 차례를 지정했다. 이왕 버린 몸이라는 생각을 해서인지 이제 공포감은 없어졌지만 치욕감과 분노는 여전했다. 내가 여자고 남자놈들이 성난 좆을 흔들며 주위에 있었다면 얼마나 참혹한 상황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그때도 했다.
내가 경미 쪽을 보자 그녀는 급히 또 내 시선을 피하며 달자에게 말했다.
"내는 나중에 할께?"
"그라마 강복순, 니부터 해라."
"앗싸, 꼴찌는 아이구나! 그런데 쟈가 힘을 채려야제. 기술자 김춘자가 또 좀 세워주라."
"가시나야, 니는 인정사정도 없나? 쟈도 좀 쉬고 영양보충도 해야지."
내 자지는 완전히 죽어 있었다.
"뭐 물것 좀 있나?"
"건빵 두봉밖에 없다. 지난번 싹 쓸어 묵고 가게에 가서 더 사 뭇잖나."
달자의 말에 춘자가 대답했다.
"짜슥들, 그라마 보충을 해놔야지." 라며 달자는 돈을 꺼내 강복순에게 건넸다.
"뭐로 사 와야 되노?"
"맥주 몇깡 사고, 담배도 다 떨어져간다. 나머지는 점마, ...... 좆 빨리 서게 뭐든지 영양가 있는 것 사 온나."
나는 한손으로 자지를 가리고 문턱을 넘어 벗어 놓은 팬티와 바지를 줏어 입었다. 달자가 눈을 부라리다 그냥 고개를 돌렸다. 제년들도 좆맛을 보고 나서 모두 옷을 챙겨 입었는데, 나도 영양가 있는 것을 먹을 때까지 옷 입는 것조차 못하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큼직한 누런 봉투를 두팔로 껴안고 들어온 복순이가 풀어놓은 것은 맥주 다섯캔과 담배 두갑, 우유와 사이다와 박카스 몇병, 그리고 쇠고기통조림과 꽁치통조림까지 있었다. 달자가 먼저 혀를 찼다.
"참 돌대가리는 할 수 없네. 꽁치 무마 좆 선다카드나?"
"니가, 아니 성님이 영양가 있는거 사 오락 안캤나? 가게에 물건이 별로 없드라."
"그래, 꽁치 묵고 그 영양가로 좆 세울락 하마 어느 세월 기다려야 하노?"
여자깡패들은 낄낄거리며 모두 맥주캔을 하나씩 들고 내게도 권하는데 고개를 젓자 "그럼 뭐 물래?" 라기에 사이다병을 집었다. 사실 갈증은 심하게 났다.
"이것도 무라. 약이라 그래도 나을끼다."
춘자가 박카스를 따 주었다. 나는 사이다병을 반쯤 비우고 그것도 마셨다.
"내도 누버서 할끼다."
맥주 한캔을 잽싸게 비우고 복순이는 옷을 벗었다. 그녀는 털이 유난히 많았다. 겨드랑이털도 삐져 나오고, 보지는 어른 손바닥만큼이나 털로 덮여 갈라진 틈도 안 보일 정도였다.
그녀가 옷을 벗는동안 내 자지는 발딱 서 있었다. 깡패들이 요구하기 전에 나도 재빨리 아래를 벗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나마 벗어날 시간을 빨리 하게 될 것 같았다. 무릎을 꿇고 자지를 꼽으려 하자 복순이가 비명을 질렀다.
"아야! 이라마 안된다. 뛰어 다녔드이 다 말라뿟다. 니가 손가락으로 좀 부비도."
"내는 그런거 몬한다."
"뭐라꼬? ..... 이 짜슥이 ......"
복순이는 벌떡 일어나며 오른손을 주먹쥐었다.
제 요구를 딱 잘라 거부, 그것도 반말로 했으니 화가 난 모양이다. 그러나 바로 얼굴 앞에서 꺼떡대는 자지를 보더니 다시 누워 가랭이를 벌리고 제 손가락을 쑤셨다. 털이 많아서 그런지 속살은 유난히 빨개 보였다.
공알을 몇번 돌리고 질벽을 쿡쿡 찌르자 금방 질구는 물끼로 반짝거렸다. 그녀도 익숙한 솜씨로 자지를 집어 넣었다. 준비단계도 없이 나는 맹렬히 박아댔다. 너도 고통을 좀 받아 봐라 라는 기분이었다. 과연 "아악! 아악! ......" 하며 그녀가 내지르는 소리는 쾌감이나 좋아서가 아니라 고통의 비명이었다. 몇백번쯤은 찔러댔나, 좀 전에 사이다등을 마신 탓에 배에서는 출렁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아파오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녀가 먼저 손을 들었다.
"아아! 쪼매만 ...... 쪼매만 다 하자."
털이 많은 것처럼 보짓물도 많은지 이미 아래를 적셨고 자지를 빼자 뻥뚤린 구멍에서도 사정을 안했는데 맑은 물이 흘러 나왔다.
"엎드리라!"
숨이 좀 진정되자 복순이가 무릎을 세우며 가랭이를 벌리는데 나는 엉덩이를 치며 말했다.
"뭐라꼬 ......?"
그녀는 또 화가 난듯 나롤 쏘아 보았다.
그러나 내가 그 시선을 피하지 않자 벌떡 선 자지와 내 얼굴을 번갈아 두리번거리더니 순한 표정이 되어 엉덩이를 번쩍 쳐든 채 납작 엎드렸다. 주위를 둘러보니 달자와 춘자는 담배를 꼬나물고 세명 모두 빠구리장면에 넋을 잃은 모양새다.
아무도 나의 불손한 언행을 탓하지 않았다. 그 와중에서도 나는 이런 것이 좆의 위력일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복순이는 똥구멍 주변에도 털이 가득 나 있었다. 그래도 뒷치기는 몇번 해봤으므로 더듬지 않고 보지구명을 찾았고 다시 맹렬히 박아댔다. 앉은 자세로 하니 배도 출렁거리지 않았다.
"하악! ...... 하악! ...... 아이고, 어무이! ......아흑! 아아아 ......"
그녀도 이제 쾌락의 신음과 비명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껏 3명의 여자깡패중 소리가 제일 크고 야단스러웠다.
나는 힘이 들어 빨리 끝내고 싶었지만 이미 두차례나 사정을 한 직후라 그런지 사정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또 이미영선생과는 못해봤던 뒷치기를 상상하며 더욱 속도를 높였다. 사정이 닥아오자 서울띠기 아줌마에게 했듯 엉덩이에 뿌려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바꾸었다. 이런년들 좋으라고 쇼를 해줄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자지를 빼도 그녀는 한동안 엎드린 채 헐떡거렸다. 돌아 눕자 부르르 ...... 하며 보지에서 김빠지는 소리도 유난히 크게 들렸다.
다시 나를 보는 그녀의 눈길은 아까와 달랐다. 납작코에 여드름투성이의 얼굴을 붉히기까지 하며 나를 보는 그 눈빛은 감탄과 감사, 어쩌면 존경과 복종의 의미까지 있는 것 같았다.
"아따! 참말로 대단하다! 강복순이 진국을 찾아 뭇네."
"성님은 안 좋았나?"
"저런 대빵이 쑤셨는데 안 좋기야 하겠나? 그런데 쟈 하는거 보이 내는 찬밥만 문거 같다."
"그러게 옷이락도 다 벗어야제. 이왕 주는 것 홀딱 벗고 준다카는 말도 있잖나?"
"그래, 낸도 다음에는 확 까발리고 본격적으로 할끼다."
나는 또 화가 치밀었다. 이년들이 아주 나를 저희들 물건으로 생각하나보다.
"자, 이제 문경미, 니도 한번 멋지게 펼치봐라! 보는 맛도 사람 죽이네!"
그러나 경미는 옷을 벗을 채비도 않고 쭈삣쭈삣하며 기어드는 소리로 말했다.
"내는 안 할란다."
"와?"
달자뿐 아니라 나를 포함한 4명의 시선이 모두 경미에게 쏠렸다.
"그기 저 ...... 지금 멘스중이라서 ......"
"멘스 때 해도 괘않 ...... "
달자는 하던 말을 끊고 경미를 향해 눈을 부라렸다.
"가시나, 아니 이 짜슥, 니 지금 거짓말하제? 지난주에 내캉 패드 사서 같이 갈았잖나?"
달자의 추궁에 더욱 움츠려드는 것을 보니 경미가 거짓말을 한 것은 틀림없는 모양이다. 경미는 울쌍을 짓고 몸까지 떨며 말했다.
"사실은 ...... 내 아직 이런거 안해봤다. 너무 무섭다."
"그럼 니 아직 아다란 말이가?"
경미가 고개를 끄덕이자 달자의 표정은 더욱 험악해졌다.
"임마가 참말로 사람 갖고 노나? 니, 느그 사촌오빠캉 또 동네 누구랑 두명하고 했다고 안캤나?"
"사실은 ...... 그저 만지기만 한기다. 그것도 내가 자는중에 몰래 들어와서 ......"
"야, 이거 사람 환장하겠네! 내야 6학년 때 처녀막 찢어뿌고 느그는 언제 아다 깼닥 했노?"
"내는 중2 때. 느그들 모두 몸달아서 꼬나 봤던 알랑 드롱, 그 사회선생이 내 첫사랑 아이가."
춘자가 으스대듯 말하자 여드름쟁이 복순이도 이어 받았다.
"나야 신고식 때 치렀으이 벌써 햇수로는 2년이제. 그래도 그동안 10명은 넘게 따뭇다."
"그런데 경미 니는, ...... 피를 나눠 마시며 맹서하고 다짐했던 우리를 깜쪽같이 속였단 말이가? 이건 참말로 배신이다! 동지를 배반한기라."
달자의 말에 다른 두명도 동조했다.
"참말로 쟈가 호박씨 까는건 까맣게 몰랐네."
"경미는 자격미달이다. 규정대로 추방해야제."
듣다보니 정말 요상하기 짝이 없다. 아직 고등학생인 계집년들이 빠구리한 것이 무슨 자랑이라고 떠벌이고, 더구나 제가 하기싫어 안한 것을 배신이라고 몰아치다니 ...... 그런데 당사자인 경미가 전혀 반박을 못하고 죄인처럼 고개를 숙인 채 더욱 몸을 떨고 있다.
"자, 그럴수록 이 자리에서 빨리 해라. 우리야 모두 이제 고물 됐지만 그래, 오랫만에 아다 깨는 것도 구경 함 하자."
"참말로 안하마 안되겄나?"
"짜슥아! 니 앞에서 우리 모두 보지를 쑤셔 댔는데 니는 지금도 혼자 살짝 빠진다는기가? 니 참말로 배신 때릴래?"
경미는 눈물을 글썽이며 두목을 비롯한 동지들을 훑어 봤지만 모두 차가운 눈길만 보낼 뿐이었다. 마침내 체념한듯 그녀는 돌아서서 교복 밑으로 팬티를 내렸다.
"야! 이왕 주는거 홀딱 벗고 준다는 말도 모르나? 더구나 첫씹 하면서 치마만 걷고 할끼가? 아다 깬 기억은 오래 간데이. 무드를 만들어야지."
경미는 잠시 망서리다 교복 단추를 끌르기 시작했다.
지켜보는 내 기분도 착잡했다. 아까 경미를 보았을 때도 다른 금촌리 여고생을 봤다면 그리 놀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경미는 금촌리 남평 문씨의 종실댁 딸이었다.
종실의 종손은 항렬이 낮거나 나이가 어려도 친척들이 하대를 함부로 못한다. 시제를 비롯해 오래된 선조들의 제사를 모두 주관하고, 마을의 큰 일이 있으면 형식적이라도 종실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종실은 집성촌의 가문에서 왕가와 비슷한 권위와 대접을 받는 것이다.
종실은 보통 항렬이 낮아 경미도 내게 손자뻘이다. 하지만 나이 차이도 많고 종실과 특별히 가깝지도 않아 그녀가 나를 "할배" 라거나 내가 그녀를 "손녀"라고 부른 적은 한번도 없었다.
다만 경미는 얼굴도 곱상하고 공부도 잘한다는 소문을 들어 내게는 어려우면서도 좀 우러러 보는 존재였다.
경미는 완전 나체가 되어 내 앞에 섰다.
한팔로 가슴을, 한손은 보지를 가렸지만 곧 모두를 들어내야 할 것은 뻔하다. 좀 미안한 기분 때문인지 나도 이 방에 들어와 처음으로 윗옷을 벗었다. 그러자 더 창피해졌다.
그녀의 적당히 곡선을 만들며 풍만한 몸매에 비해 내 몸은 자지만 빼고는 너무 초라했다. 갈비뼈가 그대로 드러나고 다리도 그녀보다 가늘었다. 누워서도 몸을 가렸던 그녀는 내가 몸을 숙이자 가슴과 보지에서 손을 떼었다.
젖통은 춘자처럼 풍만하지는 않았지만 아담했다. 나는 이미영선생의 아담한 가슴을 떠올렸다. 젖꼭지는 이미영선생보다 훨씬 작았고 젖무리까지 모두가 연한 분홍빛이었다.
보지털은 별로 많은 편이 아닌데 지금껏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유난히 깨끗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아직 허벅지를 모으로 있는데 또 문득 영자누나의 보지를 봤던 생각이 났다.
그녀는 몸을 떨고 있었다. 다른 여자깡패들과와는 달리 내가 자지를 잡아 그녀의 숲에 덮인 꽃잎을 직접 찾아 갔다. 손등의 감촉으로 보아 그녀의 보지는 이미 충분히 젖어 있었다.
그러나 갈라진 틈새로 채 대가리도 다 안들어갔는데 그녀는 "악!" 소리를 지르며 온몸이 굳어졌다.
"힘 빼라! 다리를 좀 더 벌리고 ...... 우선 힘을 빼라! 그래야 덜 아프다."
구경꾼들이 떠들었다. 그런데 무엇인가 앞을 막고 있는 것 같았다. 다시 엉덩이를 뺐다가 천천히 들이미는데 역시 손가락 한마디쯤 들어가서는 더 안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잠시 망서리다 좀 더 세게 자지를 밀어 넣었다.
"아악!"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나를 끌어 안았다. 손톱이 내 등을 파고 드는 것 같다. 비명은 한번으로 끝나고 자지는 완전히 들어갔는데 그녀는 여전히 신음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것이 안스러워 나는 동작을 멈추었다. 그런데 그녀의 보지 속이 옴찔옴찔하면서 자지를 깨물듯 압박해오고 있다. 그 답례처럼 자지도 그속에서 걸떡거리는데 그때마다 그녀의 고통이 가득한 신음은 더 커지는 것 같았다. 나는 차라리 자지를 빼고 싶었다. 그때 그녀가 내 귀에 입을 대고 나직히 속삭였다.
"할배, 빨리 끝내 주소."
이 여자깡패들에게 끌려 왔을 때 나는 기회 있을 때마다 경미를 보며 같은 금촌리 사람으로서 도움을 호소하려 했다. 그러나 경미는 그때마다 내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녀가 더 궁지에 몰려 있는 것이다.
내가 자지를 움직이자 그녀는 다시 "아야! 아야!" 하며 비명을 질렀다. 이 상황에서는 그녀의 말대로 빨리 끝내는 것이 그나마 고통을 줄이는 방법일 것이다. 나는 조금씩 속도를 높여 나갔다. 그녀는 이제 이를 악물고 비명을 참는지 목구멍 안에서 "음! 으음!" 소리만 조금씩 났다.
이번에 나는 이미영선생이나 다른 여인이 아닌, 바로 나와 살을 섞고 있는 문경미에게 사랑을 보낸다고 생각했다. 몇번 더 움직이지 않아 사정이 시작되었다. 나는 곧 동작을 멈추었고 정액은 두번쯤 나가고 자지만 혼자 끄떡거리다 차츰 진정되었다.
나의 빠구리 경험중 가장 빨리, 그리고 미처 다 빼지도 않고 중단한 첫 케이스였다.
자지를 빼자 정액에 앞서 피 한방울이 톡 굴러 떨어졌다, 내 자지에도 피가 묻어 있었다.
피까지 이렇게 흘리다니 ...... 언뜻 그녀를 보니 눈물이 양 귓가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까의 고통스런 비명이나 소리없는 눈물이나 모두 이렇게 피가 나도록 내가 아프게 한 것 때문이다. 새삼 그녀가 안스럽고 미안했다.
둘러보니 구경꾼들도 다른 때처럼 얼굴을 붉히며 호기심에 가득찼던 것과 달리 좀 숙연한 표정이다. 이 못된 깡패년들도 경미에게는 좀 미안한 생각을 가진 모양이다.
"자, 이걸로 닦아라. 우선 여자부터 해 주고 ......"
뒷처리를 위해 아까 복순이와 빠구리를 끝내고 썼던 수건을 집어들자 달자가 점퍼 주머니에서 흰색의 명주스카프를 던져 주었다. 나는 먼저 정액이 쿨럭쿨럭 나오는 경미의 보지 주변을 닦았다. 거기에도 피가 꽤 섞여 있었다. 자지 마저 닦자 명주 스카프는 피와 정액으로 얼룩졌다. 나는 그것을 방구석에 집어던지고 옷을 입었다. 경미도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문영도. 어떻든 오늘 수고 많았다."
방을 나와 가방을 집어 드는데 달자가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이제 나는 풀려나는 것이다.
정말 치욕스럽고 분통 터지는 일이지만 그나마 다행이기도 하다. 그리 심하게 맞은 것도 아니고, 시계 주머니에 감춘 5천원도 빼앗기지 않았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돌아나서려 했다.
"잠깐, 이건 니가 숫처녀 따먹은기니 기념으로 가지가고, 오늘 일은 아무한테도 뻥끗하마 안된다이. 또 우리가 언제나 하고잡닥하마 달려 오그라."
나는 그 명주스카프를 펴 보았다. 핏자국은 이미 검은색으로 변해 있었다. 그런데 내 몸에서 갑자기 붉은피가 용솟음치는 것 같았다.
얼마 전, 학교 운동장에서 한 학생이 두녀석한테 얻어맞고 있었다.
맞던 애가 갑자기 얼굴을 문지르다 "어어, 피!"라고 소리를 질렀다. 한쪽 콧구멍 밑으로 빨간 줄이 그어졌다. 때리던 녀석들도 동작을 중단했다.
맞던 애가 손으로 코를 풀자 손바닥에는 핏덩이가 모였다. 그애는 그것을 손바닥으로 비비며 씽긋 웃는데 눈에는 독기가 철철 흐르는 것 같았다. "이새끼들, 오늘 같이 죽자!" 며 달려 드는데 도저히 이제껏 일방적으로 맞기만 하던 애 같지 않았다. 상대도 대항을 하는데 두녀석 모두 뺨에 피가 묻어 났고 도망치는 두녀석을 끝내 쫓아가 한애를 발로 짓밟는 것을 보고 소름이 끼쳤던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의 나 역시 피흘린 약자의 독기를 품어 내고 있었다.
"그래는 몬하겠다! 아 쌍년으 가시나들아! 내가 느그들 장난감이가, 강아지가? 이 쌍년으 개보지들아!"
비록 짧은 순간이지만 여자깡패들은 모두 멍한 표정이었다.
조금전까지 아무 반항 없이 온갖 수치스런 일을 순순히 해내던 꼬마한테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 꿈을 꾸고 있나 하는 기분도 들었을 것이다.
"니, 니 ...... 이기 참말로 ...... 이기 ...... 참말로 죽을라꼬 환장했나?"
달자가 말까지 더듬으며 눈을 부라렸다. 그러나 독기를 품고나니 전혀 무섭지가 않았다.
"그래! 내 환장했다. 어디 한번 죽여봐라! 이 개보지들아!"
나는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
"요 좆만한 새끼가 ...... 아주 간뎅이가 부었네."
달자가 몸을 돌리는데 나도 대비를 했으므로 그 옆차기에는 얼굴이 아니라 옆구리를 맞았다. 비틀거렸지만 쓸어지지는 않았다.
"그래, 내는 간이 너무 부어서 배밖에 나와 집에 두고 다닌다! 내가 좆만하마 느그는 제첩 정도 되나? 아이다. 개보지들이라 맛이 없어 국도 못 끓일끼다. 이 쌍년으 가시나들아!"
"이 짜슥이 참말로 돌았나? 함 죽어 볼래?"
춘자가 ?대를 휘들렀다. 처음은 머리통에, 두번째는 어깨에 맞았는데 모두 불에 데인듯 아픔보다는 뜨거웠다. 나는 비틀거렸지만 매를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머리를 들이밀었다.
"그래! 죽이라! 나를 패 죽이라! 내를 못 죽이마 느그들이 다 죽어야 할끼다! 이 쌍년으 개보지들아!"
춘자가 다시 ?대를 드는데 복순이가 "쟈, 피난다!"라고 하자 그냥 내려 놓았다. 얼굴을 문질러 보니 왼쪽 이마에서 피가 묻어 나왔다. 내가 씽긋 웃으며 얼굴을 더 들이밀자 춘자는 뒷걸음 쳤다.
"자, 자 ...... 쌈질은 그만 하고 ...... 우선 영도는 피를 좀 닦고 ...... 말로 풀어보자. 영도야, 니는 뭐가 문제고?"
달자가 아직도 씩씩거리면서 그래도 두목이라는 관록이랄까,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사태를 수습하려 나섰다. 경미가 수건을 들고 내게 닥아왔다. 그러나 나는 그 손을 뿌리치고 기세를 늦추지 않았다.
"뭐가 문제냐꼬? 느그들은 그걸 모르겠나? 지나가는 놈 납치해갔고 강제로 빠구리 하고, 문경미는 싫타카는데도 또 강제로 아다 깨고 피 흘리게 하고 ...... "
"허허허 ......"
달자는 영화 속의 깡패두목처럼 두손을 허리에 받치고 너털웃움울 제꼈다.
"니 말은 우리가 니를 강간했다카는기네. 아이고 야야, 송장도 일어나 웃겠다. 임마, 여자가 우째 남자를 강간하노?"
나는 바로 대꾸를 못하고 잠시 머뭇거렸다.
강간? ...... 그래, 강제로 빠구리하는게 강간이다. 나는 당시 그 뜻을 잘 몰랐지만 우리 금촌리에서도 한 반년전 홍씨네 여인이 타지 사람한테 강간을 당했다고 해서 경찰이 들락거렸던 일이 있다. 남자는, "서로 좋아서 했다"고 주장했건만 끝내 죄가 인정돼 징역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오야. 그라마 순사한테 물어보자! 4학년짜리가 멀대 같은 고등학생, 그것도 모두 헬렐레한 개보지들 눕히놓고 강간했는지 한번 물어보자. 낮잠 자던 순사도 웃겠다. 느그들이 매질하고 공갈 안쳤으마 내가 그런 개보지에 좆을 꼽겠나?"
"이 좆만한 새끼가 입만 열마 개보지가?"
달자가 인상을 쓰며 으르렁거렸지만 행동은 하지 않았다. 옆에 있던 복순이가 "저건 영도 말이 맞다." 라고 속삭이자 달자는 좀 곤혹스런 표정이었다.
"그래서 ...... 니가 원하는기 뭐꼬?"
달자의 말에는 이제 공격적인 기세가 없었다.
"원하는게 뭐냐꼬? 내가 뭘 원했나? 느그들이 강제로 내를 끌고 와서 빠구리하고 좆물 빼묵고, 문경미는 실탁하는데도 억지로 시켜가 피나게 하고 ...... "
나는 이제 두 손을 허리에 대며 어깨를 펴고 배도 내민 채 호기를 부렸다.
"흥, 느그들이 하고잡닥하마 언제든지 달려 오라꼬? ...... 참말로 개도 웃는다. 느그들 오늘 내 잘못 건드다! 그래, 니가 물었으이 대답하제. 우선 내한테 무릎꿇고 잘몬했다고 사과하고, 앞으로 내가 빠구리 하고잡닥하마 느그들이 달려 오그라!"
"허, 허 ......"
달자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헛웃음인지, 한숨인지 김빠지는 소리를 내고 나머지 세명은 얼굴이 질린 표정이었다. 그런데 나를 째려 보는 달자의 얼굴도 하얗게 질려가기 시작했다.
"이놈의 새끼 ......!"
달자가 펄쩍 뛰며 내 멱살을 잡고 밀자 나는 나자빠졌고 뺨을 몇대 때리더니 멱살을 조이며 한발로 가슴을 짓눌렀다. 나는 숨이 칵칵 막혔지만 아무 저항 도 하지 않았다.
"뭐 사과를 하라꼬? ...... 니가 빠구리 하자마 달려 오락꼬? ...... 야, 이짜슥아! 황달자는 그런 짓 할라카마 차라리 보지에 말뚝 박고 죽는다. 하지만 그전에 니가 죽어줘야겠다."
"그래,죽이라! ...... 헉, 헉! ...... 이 자리에서 나를 죽이라! 좀 더 세게 밟으마 죽을끼다. ...... 헉, 헉! ...... 하지만 내사 귀신이 되어서도 느그 개보지들 다 잡아 물끼다."
나는 숨이 막혀 왔지만 할 수 있는대로 기죽지 않고 달자를 노려보며 말을 내뱉었다. 노려보는 내 눈을 피하며 달자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더니 멱살을 놓고 뒤돌아서 손을 털며 중얼거렸다.
"뭐 저런 독종이 있노?"
"와 안죽이노? 이 자리에서 나를 못죽이마 나는 경찰서에 바로 갈끼다. 느그 개보지들 소문도 나고 감빵살이 좀 해봐라!"
"점마가 입만 열마 개보지락 하네. 그 개보지에 박았으이 니는 개좆이가?"
달자는 의외로 픽하고 웃더니 여전히 비웃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경찰서 가봐라. 황씨네가 그런 배경도 없이 설치겠다. 또 니가 감쌀락하는 문경미도 소문나마 좋겄다."
경미를 들먹이는 것에 찔끔했지만, 지금 달자는 기가 죽었다. 아버지 돈과 오빠들 주먹을 믿고 설쳐댔지만 매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바락바락 달려더는 10살짜리 소년은 상대해본 적이 없기에 행동에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이다.
"야, 느그 황씨만 대단코 금촌리 사람은 물로 보나? ..... 혁명 주체세력이고 장관하는 홍성태도 금촌리 사람이고 우리 재실할매 오빠다. 또 문경미는 우리 남평 문씨 종실이고 오빠가 서울에서 검사한다. 우리가 당한 일 알마 당장 부하들 풀어 촌놈 무지랭이들 줄줄이 엮어 갈끼다."
나는 흥분하면 가끔 말도 더듬는데 이날은 미리 생각지도 않은 말이 줄줄이 튀어 나왔다. 재실할매 이야기 할 때는 "나와 빠구리도 하는 사이다" 라고 하고 싶은 것을 참았다. 경미 오빠는 당시 내가 알기로 검찰청 서기라는데 내가 부풀려 버린 것이다.
달자는 더욱 혼란스러운 모양이다.
옆의 두 부하에게 "느그 홍 ...... 뭔가 그런 사람 아나?" 하고 묻자 복순이가 "영도 말이 맞다." 라고 했고, "경미 오빠가 검사가?" 라는 질문에는 들다 "모르겠다." 고 했다. 그러자 달자가 직접 경미에게 "느그 오빠 검찰청에 있나?" 라고 물었고 경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뒤로도 몇마디 공방이 오갔지만 결국 우리는 방으로 다시 들어가 삥 둘러 앉았다. 복순이가 한번 더 가게를 뛰어가서 캔맥주와 소주를 사왔다. 나는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어떻든 화해의 술자리였다.
"자, 우리 모두 막살하고 ...... "
달자가 쳐든 캔에 모두 부딪힐 때 나는 박카스병으로 대신했다. 웃음 속에 몇마디 대화가 오가는 중에 달자가 불쑥 내게 말했다.
"영도야, 니는 좆만 대빵이 아이고 빼짱도 대빵이다. 니 내 에스동생 해라."
나는 좀 재미있는 대답을 하고싶어 좀 궁리하다 말했다.
"나이로 치마 모두 누부야들이제. 그래, 옷 입고 만날 때는 언제나 누나라고 부를께. 하지만 남평 문씨네는 빠구리하는 사이마 언제나 남자를 하늘로 보는기라. 그라이 옷 벗었을 때는 내가 오빠 할께."
모두 깔깔 웃는데 경미만이 눈물을 글썽였다.
황달자등 "7공주파"와 작별인사를 하고 등을 돌리는 순간 나는 후 - 하고 큰 숨을 내쉬었다. 등으로는 식은 땀도 흐르는 것 같았다.
나는 호랑이굴을 빠져 나온 것이다. 어느 정도 상처도 입고 힘겨운 대결도 벌였지만 어떻든 목슴을 부지한 채 ......
결과만을 이야기 하자면 나의 무용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되돌아 보면 아슬아슬한 순간도 많았다. 내가 길거리에서 안 끌려 가려고, 혹은 양조장의 그녀들 아지트에서 반발이나 저항을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 나는 더 묵사발이 되도록 터지고, 결국 그녀들의 의도대로 결말이 났을 것이다. 경미를 보호한다고 빠구리를 안한 채 버텼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선 피를 보기 전의 나는 투지가 별로 없었고, 그 여자깡패들은 한가닥 양심에도 별 부담이 없는터라 "배신자" 편을 들려는 나를 더 신나게 팰 수 있는 명분도 얻었을 것이다.
그런데 늘 해오던 가락에 장난끼도 겻들여 친구를 밀어 넣은 것이 피와 눈물을 보게 되자, 그녀들도 마음 한쪽에 꿀리는 기분을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그녀들은 모두 이미 나와 빠구리를 한 처지다. 자기들이 보지를 내놓고 밑에 깔려 헉헉 댔으니 길거리에서 공갈을 쳤던 꼬마와는 입장이 크게 달라 졌다. 결국 나는 싸움을 건 타이밍이 좋았던 것이다.
또 하나 나에게 이로웠던 것은 내가 그런 무지했다는 점이다. 주먹이나 힘의 생리를 알았다면 그렇게 무모한 싸움에 나서지 못했을 것이다. ...... 이런 생각들을 하게되자 강간을 당했던 당시보다 더 무서운 기분이 들기도 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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