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돌아, 차돌아 [제7부]
차돌이가 문을 밀고 들어간다.
그리고 손님인줄 알고 인사를 하려던 주인아주머니가 크게 놀라며 잽싸게 뛰어와 차돌이의 손을 잡는다.
[어떻게 된 거야....
난 네가 말도 없이 가버린 줄 알았어....
옷이 그게 뭐야...어디 맞기라도 한거야......
도대체 어디 있다 이제 나타나는 거야.]
이번에는 차돌이가 의아해진다.
산에 갔다 오는 사람보고 아주머니가 너무 호들갑을 부리며 안달하자 차돌 이는 멍하니 아주머니를 쳐다본다.
[아줌마, 지금 산에 갔다 오는 거잖아요.
가게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요. 노는 날 일을 다 하게...]
그때 주방에서 나온 아저씨가 차돌 이를 본다.
[야,,,,이놈아 야.....지금 네가 나가고 며칠이 지난 줄이나 아나....
벌써 사흘째다 사흘....이놈이 지금 정신을 어디다 팽개치고 다니나.....
도대체 어찌된 거야........]
[옛.............]
차돌 이는 눈을 크게 뜨고 멍청해진다.
잠시 정신을 잃은 것 같은데 사흘이 지나다니......그럼 내가 사흘 동안 그 산속에서 정신을 잃었단 말이야.......
그러고 보니 엄청 배도 고파온다.
도대체 내가 어찌된 거야......
분명 백사에게 물렸으니 어딘가 이상해야 하는데 전신에 기운은 옛날보다 넘치고 있고 차돌 이는 어리벙벙할 뿐이다.
[사흘이 지나다니........내가 사흘 동안 정신을 잃었단 말인가]
차돌이는 다시 넘어지면서 다친 몸을 살펴본다.
그제서야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그런데 어디에도 짖
찢어지거나 찰과상 같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분명 피는 말라붙어 덕지덕지 앉아있는데 어디 아픈데도 없는 것이 아닌가....
차돌 이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것 참..어찌된 건지.......산에서 미끄러져 정신을 잃었다가 그리고 집에 오는데.....]
차돌이가 중얼거리는 소리에 아주머니는 뭔가 감을 잡은 듯 하다.
[그랬구나..갑자기 쏟아진 비에 길을 잃고 쓰러졌구나.
다행이다. 우린 네가 어디 간 줄 알고 얼마나 서운했는데.......
자. 어서 앉아, 밥이라도 먹어야지. 배고프겠다.]
차돌이는 주인 부부의 애써주는 마음에 감격한다.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그동안에도 자식같이 돌봐준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자기가 없어지고 이렇게 애타하고 있음을 알고는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감격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백사이야기는 꺼내고 싶지 않았다.
차돌 이는 대충 그간의 일을 이야기 한다.
아주머니는 식사를 챙기면서도 차돌이의 이야기를 듣고 중간 중간에 혀를 차기도 하고 안타까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차돌이가 무사하게 귀환했음을 안도하는 것이다.
[자식.......그래 아무데나 목욕하려다 그렇지......
이제 또 산에 갈 거야.....]
아저씨가 걱정이 되는지 차돌이의 머리를 쥐어박는다.
[그래...이젠 산에 가지마.....
내 운동기구 하나 사다줄 테니 다시는 산에 가지마........]
아주머니가 아저씨의 말을 거든다.
그리고 차돌 이에게 숟갈을 쥐어주며 어서 밥 먹어 라는 시늉을 한다.
차돌 이는 더 이상 주인 부부를 바로 보지 못한다.
자기를 걱정하는 마음을 알았기에 마주 쳐다보면 눈물이 떨어질 것 같아서이다.
차돌 이는 급하게 밥을 먹는다.
[얘..얘..... 체할라...천천히 먹어.]
번개같이 한그릇을 비우자 아주머니는 기다렸다는 듯 그릇을 들고 다시 밥을 퍼온다.
차돌이는 개눈 감추듯 두 그릇을 비우고 의자를 물린다.
[아주머니 저 씻고 옷 갈아입고 나올게요.
그간 본의 아니게 쉬었으니 열심히 해야죠.]
[아니다, 차돌아. 오늘 하루는 그냥 쉬려무나.......
그렇게 바쁘지도 않으니.......]
[하여간 씻고 옷 갈아입고 나오겠습니다.]
차돌 이는 주인부부의 눈을 등 뒤로 하고 주방에 딸린 문으로 나간다.
주인부부의 입에서는 흐뭇한 미소가 감돌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활짝 펴진다.
[역시 놈은 어딘가 틀려.....
저놈이 지금 이렇게 살아도 나중엔 분명 큰 인물이 될 거야. 암.......]
[그래요, 저도 늘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분명 요즘 보기 드문 아이임이 틀림없어요.]
[으음......당신이 많이 챙겨줘....
우리가 뭘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저놈은 은혜를 원수로 갚을 놈은 절대 아닌 것
같으니.......]
[알았어요, 여보..........]
서로 마주보는 부부의 얼굴엔 차돌 이에게 배려하려는 마음이 가득히 배여 나온다.
.
.
.
그로부터 며칠 후
차돌 이는 쉬는 날 다시 산을 찾았고 예의 작은 폭포 밑에서 명상에 잠겨있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하여 명상에 잠길 수 없었다.
차돌 이는 눈을 뜬다.
바로 앞 바위위에 백사가 또 아리를 틀고 있다.
자기가 구해주고 또 자기를 물어 정신을 잃게 했던 백사가 눈앞에 있었다.
차돌 이는 순간 놀라기도 했지만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백사에게서 살기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에 살며시 웃어주며 반갑게 혼자말로 말을 걸어본다.
[너야, 놀랬잖아.....
왜 왔어, 사람들 눈에 보이면 안돼. 어서가......]
차돌이가 손을 저어 백사을 ?아보지만 백사는 움직이지를 않는다.
이상함을 느낀 차돌이가 다시 말을 걸어본다.
[왜...나랑 있고 싶은 거야.....허나 안돼. 난 네가 무섭거든.....]
백사는 눈동자를 굴리며 뭔가를 알리는 듯 했다.
차돌 이는 이상하게 백사의 표정이 슬퍼보였다.
[아...너도 친구가 없는 게로군.
그래서 내게 왔구 만.....그런 거야...]
백사가 눈을 깜박인다.
차돌 이는 신기했다.
어디선가 본적이 있다
무릇 영물이란 사람 말을 알아듣는다고...
차돌 이는 백사가 영물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럼 넌 내말을 잘 들을 거야. 그럼 놀아주지....
그러나 내말을 어기면 절대 널 쳐다보지도 않을 거야..]
백사가 다시 눈을 깜박인다.
[그럼 좋아....나와 놀려면 몇 가지는 지켜야 해
넌 지금부터 다시는 사람을 물면 안돼....
그리고 나와 있어도 흔적이나 내가 이상하게 아니 징그럽게 느끼게 해선 안돼....
그리고 내가 널 찾으면 언제든지 올수 있어.]
차돌 이는 그냥 물어본 것이다.
설마 짐승이 어찌 그럴 수가 있나하는 마음에서
그러나
백사는 눈을 깜박이다가 또 아리를 풀고 한 바퀴 빙 돌더니 다시 또 아리를 틀고 앉는다.
승낙한다는 표시인가.
차돌 이는 백사의 행동이 예사롭지 않았지만 뭔가를 알리는 표시임을 짐작한다.
[그러나 오늘은 안돼....저번에 너 때문에 늦어 주인 부부를 얼마나 걱정 시켰는데.
나 빨리 가야하거 던 그러니 이제 가봐.]
차돌 이는 백사를 보며 친근하게 말한다.
그러나 백사는 여전히 그대로 앉아있다.
[너, 내말 잘 듣는다 하고선 벌써 말을 안 듣다니...
내 나중에 찾을 테니 지금은 어서 가....]
그제 서야 백사는 눈을 껌벅이더니 허공으로 치솟아 사라져버린다.
차돌 이는 놀라고 만다.
설마 백사가 허공을 비상해서 사라질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분명 영물이리라.
차돌 이는 기분이 좋았다.
아직까지 변변한 친구하나 사귀지 못했는데 짐승이지만 자기 말을 알아듣고 한편으로는 영물 같아 보이는 짐승과 같이 어울릴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좋았다.
차돌 이는 그 곳을 벗어나 산을 내려온다.
입에서 휘파람소리를 내며 그렇게 흥이 나서 내려오는 것이다.
.
.
.
내일이 추석인가 보다.
벌써 많은 세월이 흘렀다.
차돌이가 여기 둥지를 틀고 있은 것이 2년이 넘었다.
그간 차돌이의 근황은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그간 꾸준히 해온 운동은 이제 어느 정도 몸에 기술이 붙었는지 어느 누구와 싸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지만 한번도 시합에 나서지는 못했다.
물론 나이가 어린 탓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마음을 먹고 기를 올리고 주먹을 뻗으면 엄청난 파괴를 가져오는 자신의 힘을 보고 기절하도록 놀란 것이다.
어디에서 생긴 힘인지 천천히 생각해본 결과 백사[사신]에게 물리고 난 뒤부터 그런 힘이 생긴걸 알았다.
[참고. 사신은 차돌이가 백사에게 지어준 이름]
그것을 알고 난 차돌 이는 그런 힘을 아무도 없는 곳에서 실험해보고 진정 엄청난 힘이 주먹을 통하여 뻗어 나와 무시무시한 위력을 보이자 기분도 좋았지만 겁도 났던 것이다.
진정 살기를 품고 이런 힘으로 사람을 때린다면 뒷일은 생각하기도 싫었다.
차돌 이는 그 힘을 평생 쓰지 않기로 마음의 결심을 굳게 했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가지는 시합에도 행여나 순간적으로 그 힘이 나올까 두려워 관장이나 주위 사람들이 그렇게 권유해도 나가지를 않았던 것이다.
차돌 이는 격투기를 통하여 그것으로 챔피언이 되어 누나를 찾고 용서받고자 했는데 만사휴의가 된 것이다.
차돌 이는 다른 방법으로 성공하기 위하여 요즘 깊은 생각에 젖어있는 것이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 대입검정고시를 합격한 것과......백사와 친해진 것.....그리고 나날이 건장해지고 사내답게 변한 몸..... 무엇보다 차돌 이를 괴롭히는 것은 여자만 보면 특히 예쁜 여자를 보고 저 여자와 자봤으면 그러한 생각을 품으면 온몸이 달아오르고 견딜 수가 없었다.
해서 사람이 없는 곳에서 대낮이라도 자위를 해야 할 정도로 넘치는 성욕을 감당할 재간이 없었다.
또한 사타구니 성기도 어른이 되면 조금씩 커지지만 차돌이의 성기는 기형이라 할 정도로 발기하면 45도에 가까운 형상으로 구부러지는 것이다.
두께나 길이도 일반사람들의 크기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장대하게 자랐고 평시에는 다른 사람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데 발기하면형상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기형으로 변하는 바람에 속 앓이 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성기고 또 어린 나이라 다른 사람은 거의 일직선이며 어쩌다 자기 같은 사람이 있다 해도 휘어진 정도인데 차돌 이는 사람의 상상을 넘어버린 성기를 지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주인아주머니가 성장한 자기를 보고 가끔 멍청히 쳐다보며 뭔가 갈구하는 눈빛을 보이지를 않나...
이제 중학생이 된 주인부부의 딸이 지나칠 정도로 따르고 관심을 보이지를 않나...
차돌 이는 그 모든 것이 부담이 되곤 했던 것이다.
이제는 떠날 때가 된 것인가.....
이날도 차돌 이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거리를 어슬렁거리고 있다.
집 근처 작은 공원에서 한동안 밤하늘을 보며 있다가 시간이 너무 늦은 것을 깨닫고 지름길을 통하여 집으로 들어가는 중이였다.
[제발...살려주세요.]
어디선가 가냘프고 애처로운 소리가 들린다.
차돌 이는 소리가 난 곳으로 급히 발을 옮긴다.
골목을 돌아 인적이 드물고 급커브가 있는 길에서 봉고차가 승용차를 가로막고는 여자를 태우려 하는 것이다.
차문이 열려있고 엎어진 남자가 있는데 얼굴에 피투성이다.
차돌 이는 망설임도 없이 실 갱이 를 벌이고 있는 곳으로 간다.
그리고 승용차를 막고선 봉고차의 번호를 머릿속에 기억하고는 사람들에게 나선다.
[아저씨..이게 무슨 짓입니까......아직도 사람을 납치하려는 자들이 있다니......]
차돌이가 갑자기 나타나서 자기들의 일을 방해하자 모든 사내들이 차돌 이를 쳐다본다.
덩치는 컸지만 아직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는 꼬마가 아닌가...
[이런 개새끼......어디서 이런 좆만 한 새끼가 나타나서 우리 일을 망치나.....
씹할 놈 그냥 곱게 갈 일이지....
생쥐 저 녀석도 보내버려.
이왕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한 놈 더 골로 보낸다고 달라질게 뭐있어.]
생쥐란 놈이 다짜고짜 오더니 차돌 이를 향해 주먹을 날린다.
그러나 차돌 이는 날아오는 주먹을 피하며 여자를 봉고차에 태우려고 하는 사내에게 급히 달려가 몸을 밀어버린다.
사내들과 여자가 나둥그레진다.
[이런 씹 새끼가.....
야 이 새끼부터 처리하자.]
사내하나만 여자를 끌어안고 잡고 있고 나머지가 벌 떼처럼 차돌 이에게 달려든다.
대 여섯 명의 사내들이 갑자기 달려들자 차돌 이는 당황해 버린다.
언제 이런 드잡이 질을 해본 적이 있는가.
아무리 운동을 하고 했지만 이런 싸움과는 질적으로 틀리기에 차돌 이는 무수하게 날아오는 손짓과 발짓에 온몸을 짓이겨지도록 두들겨 맞는다.
그러나 정신을 잃지 않고 악바리처럼 달려드는 바람에 사내들은 조그만 아이에게 기가 질리면서도 때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차돌이의 얼굴에도 피투성이다.
얼마나 맞았을까 멀리서 싸이 렌 소리가 들린다.
그러자 이젠 때리는 남자들이 당황한다.
[안되겠다, 빨리 여자를 싣고 달아나자.....
이 좆만 한 새끼 때문에 일이 엉망으로 됐잖아.....]
사내들이 차돌 이를 내버려두고 여자를 차에 싣기 위해 우 루루 달려들어 몸부림치며 반항하는 여자를 차에 태우려 한다.
차돌 이는 악에 받혔다.
어디서 이런 힘이 났을까.
그렇게 맞고 나면 다른 놈이라도 벌써 정신을 잃거나 골로가야하는데 차돌이가 달려와 여자를 죽어라고 켜 안고 놓지를 않는다.
사내들은 어이가 없는 모양이다.
[이것 봐라. 어디서 이런 찰거머리가 와서 다된 밥에 죽을 빠트리나....
야..... 이 개새끼 죽여 버려.]
옆에 있던 한 놈이 어디서 준비했는지 쇠 파이프로 차돌이의 이마며 팔 온몸을 사정없이 때린다.
그러나 맞으면서도 차돌 이는 여자를 놓지 않는다.
싸이 렌은 더 크게 들린다.
곧 이곳에 도착될 모양이다.
[야 그만 튀자 어디서 저런 개새끼가 나타나서 다된 밥에 코를 빠트리다니......
씨 펄. 이거 형님을 어찌 보나.....
야....... 할 수 없다 그만 튀자...]
사내들은 차돌 이와 여자를 두고 급히 봉고에 올라타더니 사라져버린다.
그제 서야 차돌 이는 이제껏 깡으로 잡아온 정신을 잃어버린다.
여자는 차돌이의 손에서 힘이 풀리고 자유롭게 되자 차돌 이를 보더니 승용차로 달려간다, 그리고 사내에게 달려들어 몸의 상태를 살핀다.
[여보, 정신 차려. 제발 .엉 어어 엉..........]
자기를 구해준 차돌이보다 남편의 안위가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여자는 옷을 찢어 피를 흘리는 남편을 지혈하는 모양이다
그 와중에도 차돌 이는 억수 같은 피를 흘리며 기절해있고 얼굴은 점점 하얗게 변하며 창백해지는 것이다.
8부에 계속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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