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돌아, 차돌아 [제20부]
다음날 아침,
모두가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덕만은 국그릇을 숟갈을 가져가며 차돌 이에게 묻는다.
[어제 인사불성이 되도록 마신 걸로 알고 있어,
왜 그랬어,]
[.........................]
차돌 이는 말이 없다.
아직도 눈 주위가 퍼렇게 피멍이 들어있고 입술주위의 부기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흥........제까짓 게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술을 마셔........
여긴 술 먹고 들어와도 괜찮은 곳인 줄 아나봐.. 흥...]
미지는 차돌이가 못마땅한지 계속 콧방귀를 끼며 핀잔을 준다.
[미지. 너 가만있지 못하겠어.
차돌아......무슨 일이라도 있은 거야....안하던 행동을 다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봐..]
덕만은 킁킁대는 미지를 가만있게 하고 재차 묻는다.
그제 서야 차돌 이는 고개도 들지 않고 조용하게 말한다.
[죄송합니다.
누나가 보고 싶었고 누나가 끓여준 미역국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단지 그것 때문에....이런 몹쓸 사람 보았나.......
어......아니지. 오늘이 며칠이야..........그러고 보니 그럼 어제가.............]
덕만은 소리를 높여 차돌 이를 나무라다가 무언가 생각난 듯 목소리를 가라앉히고 차돌 이를 쳐다본다.
차돌 이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채로 공손하게 대답한다.
[예, 죄송합니다.]
[허허. 이런 실수가..........자네가 내 집에 오고 난 자네를 우리식구라 생각하면서도
자네의 생일을 잊어버리고 그냥 넘기게 했다니.......
허어........당신은 뭐하고 있었던 게야........생일도 하나 챙기지 못하고...........]
덕만은 미안한지 괜한 마누라를 핀잔한다.
[괜찮습니다, 지금도 고마운데..........앞으로 그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차돌 이는 정중하게 사과하고 용서를 빈다.
그때 민수가 밥을 먹다말고 차돌 이를 보며 애교를 떤다.
[형, 미안해........나는 정말 몰랐어. 이해하지 헤헤헤........]
[흥. 제까짓 게 생일이면 생일이지 그렇다고 술 먹고 들어와....]
미지가 다시 아니꼽다는 듯 트집을 잡는다.
[미지야,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넌 누나가 되어가지고 어째 하나도 베푸는 것은 없고 불평만 하는 거야...
어디서 배운 버릇이야..]
덕만이 참다못해 불같이 화를 낸다.
미지는 아빠가 자기편은 못될망정 차돌 이를 싸고돌면서 자기를 나무라자 그만 눈물을 흘리며 식탁을 차고 나가버린다.
[흑..흑.......아빠는 내가 미운가봐......
저 새끼가 오기 전엔 안 그랬는데 저 새끼 오고난 뒤부터는 아빠가 변했어.....
아빠 미워...정말 미워..흑....흑...........]
[저런.....저런..그래도 저것이......
당신은 자식 교육을 하는 거야 마는 거야]
덕만도 화가 나기는 마찬가지다.
마음속으로 장차 사윗감이다 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당사자인 미지가 저렇게 뒤 틀리어 있으니 속이 편치 않았고 그 화풀이를 죄 없는 일화에게 하는 것이다.
일화는 차돌이가 어제 생일이었다는 사실을 잊어먹은 게 무엇보다 마음 아프다.
자기의 실질적인 주인이 그토록 마음아파 술을 곤드레 먹도록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다고 생각하니 여간 씁쓸하지 않다.
그런데다 남편에게 핀잔까지 얻어먹으니 얼굴조차 들 수가 없을 정도로 부끄러워진다.
일화가 뭐라 변명이라도 하려하는데 덕만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차돌아........내가 너를 여기 데려오면서 호연지기를 키워주려 했는데 어째 자네의 그런 심기하나 못 헤아려서 미안하네...
미지일은 잊어버리게........저애도 심성은 좋은 아이네.........
그렇지 자네가 얼마 전에 개인 연구실을 가졌으면 했지.....
내 알아봐주지.......
그리고 내년에는 올해 것까지 보상해서 거창하게 열도록 하자고...허허허...........]
[사장님,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전 지금도 무엇 하나 아쉬운 게 없는데........도리어 제가 죄송합니다.]
차돌이도 미안하고 송구스러웠다.
만취되도록 술을 먹고 들어온 것도 죄송한데 덕만은 오히려 자기를 위로하고 또한 큰 선물을 주려하지 않는가.........
차돌 이는 고개를 깊이 숙여 용서를 빈다.
[허허허.........괜찮아...괜찮아........,
그런데 속은 괜찮은가...........]
덕만은 그런 차돌이가 좋았다.
자기 것이 아깝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만은 덕만은 지금 차돌 이를 보고 있노라면 무엇이든 주고 싶었다.
그만큼 차돌이가 믿음직스러웠고 마냥 좋았다.
[예,.....]
[역시 젊은 사람이라 다 르 구만.............
많이 먹게 빈속을 꽉 채우고 일어나도록 하라구.......허허허.......
그리고 나는 먼저 일어나겠네.]
덕만이 차돌이 더러 많이 먹으라는 지시를 하고는 수저를 놓고 물을 마시더니 의자에서 일어난다.
차돌이도 같이 일어나며 공손히 허리를 숙인다.
덕만이 안방으로 들어가고 일화도 남편을 따라 들어간다.
차돌이도 수저를 놓고 일어나 제방으로 들어와서 학교 갈 채비를 한다.
그때 방문이 열리고 민수가 들어와 차돌 이에게 미안하다며 거듭 머리를 조아린다.
차돌 이는 그런 민수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어제일 고맙다는 말과 함께 다가오는 일요일 같이 운동하러가자는 제안을 한다.
민수는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평시에는 운동의 운자도 꺼내지 말라 하던 차돌이도 산에 가면 자기의 자세도 교정해주고 같이 호흡 고르는 법 등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민수는 차돌 이와 여러 번 산에 운동을 하고 오면 머리도 맑아지고 덕분에 성적도 올라 아버지의 칭찬은 물론 할아버지에게도 전화로 칭찬을 받고 그렇게 좋아했던 것이다.
그래서 차돌이가 산에 가자면 만사 제쳐놓고 따르기에 이른 것이다.
[헤헤헤. 정말이지 형.......모래야 모래......
그런데 비가 안와야 할 텐데.............헤헤헤.]
민수는 무엇이 좋은지 약속을 상기시키며 웃는다.
[자식, 비가와도 간다. 됐니.....]
[이 야호.......댕 큐 형.........헤헤헤.]
민수가 환호성을 지르며 밖으로 나간다.
민수가 이층 제방으로 싱글벙글하며 올라갈 때 마침 이층에서 내려오는 미지가 동생의 모습을 본다.
[병신, 그까짓 놈이 무엇이 좋다고.........]
누나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민수가 올라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누나를 째려본다.
[누나, 정신 차려. 누나가 열 있어도 차돌이형 하나만 못하다는 걸 알아야 해.....
난 누나 친동생이지만 그걸 느끼고 있어,
정신 차리고 형한테 잘 보이도록 하는 게 누나 인생에 도움이 될 거야....]
[아니..... 이게 남자아니랄까 봐.........조그만 게 뭘 안다고......]
미지가 주먹을 쥐고 하늘로 들어올린다.
민수는 다시 제방으로 뛰어가며 할말을 다한다.
[치이....저런 여자를 누가 데려갈고.........]
미지는 말이 하고 싶어도 상대가 이미 사라지고 없으니 그냥 씩씩대기만 한다.
아무도 자기편이 없는 것이 무엇보다 속이 상하는 것이다.
,
.
.
[민수야, 이제 견딜만하니.........]
인상을 찌푸리며 참고 있는 민수를 보며 차돌이가 묻는다.
[응, 형.......그래도 아직은 추워.........]
[후후후...자식.....그래도 참아봐...........]
이름모를 새들이 지저귀고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며 내는 소리가 봄날을 더욱 싱그럽게 만드는 오후.......
계곡 속에 팬티만 입은 두 청년은 즐겁게 담소하며 조그만 폭포아래 몸을 담그고 그 물을 머리에서부터 나누며 대화하고 있었다.
차돌 이는 폭포아래 정좌한 채 민수에게 뭔가를 가르치려 한다.
[민수야.......사람의 기란 없는 듯 하면서도 있고 있는 것 같아도 없는 거야.....
모든 것은 사람이 얼마나 수련하느냐에 있다고 봐........
차력사나 초능력자들을 우리는 보잖아..........
그 사람들 평시에도 그런 힘을 발휘한다면 어떻게 되겠어........
순간에 몸속의 잠재력을 격발하여 그것을 자기가 어떤 곳으로 분출하느냐에 따라
능력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봐도 좋아.
그 기를 자기가 느낀다면 언제든지 잠재력을 발휘할 수가 있어.
그래서 모든 운동하는 사람이나 기공을 연마하는 사람들은 정신집중이 중요하다고 봐...
그래서 난 이곳을 찾았고 정신을 단련 하는 거야.....]
[형, 그렇다고 이런데 있어야만 되는 것이 아니잖아.......]
민수는 차돌이의 훈련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건 영화에서나 보던 것인데 차돌이가 자기를 겁주려고 흉내 내는 것도 같았고 이렇게 해야 그 힘을 얻는다고 생각지 않았다.
[맞아, 각기 다른 훈련방법이 있고 연마하는 기술도 모두 틀린 법이야......
허나 종내에는 이루려는 목적은 같은 법이야........
넌 나한테 배우려했고 난 내가 아는 기술을 가르쳐줄 뿐이지 남이 하는 것은 못해......]
[알았어, 형. 형이 시키는 데 로 할게.]
민수가 마지못해 고개를 숙인다.
[후후후...그럼 힘들겠지만 내가 가진 모든 마음을 비우도록 해봐..........
다시 말하면 나도 없고 너도 없는 그런 무아지경에 한번 빠지도록 말이야.....
이건 내가 해줄 수도 없는 일이야.....
그냥 아무것도 없는 그런 세계로 자기 자신을 인도해봐.....
그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하려는 마음이 굳건하다면 이루게 될 거야
그러면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내가 깨닫는 게 있을 거야........]
차돌이는 쉽게 말하고 있었다.
무아지경에 빠지는 일이 어찌 수월할 수 있단 말인가.
사람 마음이 얼마나 간사하고 잡념이 많은데 그걸 머릿속에서 비우는 일이 어찌 간단할 수 있단 말인가.
수양이 깊은 사람도 힘든 수행을 이제 처음 입문하는 민수에게 그걸 느끼라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차돌이도 별수 없었다.
자기도 처음에 그걸로 시작했으니 다른 기교나 동작을 가르쳐 줄 수도 없었고 자기가 느낀 바를 그대로 민수에게 전수할 뿐이다.
그것이 민수가 얼마나 힘든지도 모른 체..........
[,,,,,,,,,,,,,,,,,,,,,,]
민수는 말문을 닫았다.
그리고 나름대로 자세를 가다듬는다.
그렇게 둘은 눈을 감은 체 물줄기를 맞으며 미동도 없이 앉아있다.
그러나 그들은 얼마 있지도 못 한다.
민수는 몸을 으스스 떨며 황급히 폭포아래에서 뛰쳐나온다.
그리고 수건을 찾아 몸을 닦고는 부리나케 옷을 주워 입는다.
옷을 전부 입은 민수는 차돌 이를 쳐다본다.
차돌 이는 그 자세에서 움직임이 없다.
민수는 그런 차돌이가 한없이 우러러보이며 존경스럽기까지 한다.
[역시 형은 뭐가 달라도 달라...............]
민수가 오랫동안 차돌 이를 지켜보아야 했다.
차츰 지루해지고 갑갑증을 느끼려할 때 차돌이가 눈을 뜨며 폭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얕은 기합을 내지르며 발로 딛고 있던 바위를 차며 몸을 도약시킨다.
어른의 키를 충분히 넘어도 남을 만큼 몸을 도약시킨 차돌이가 한 바퀴 몸을 회전시키며 5M정도 떨어진 나무등걸을 발로 차고는 사뿐히 땅에 몸을 내려놓는다.
[쿵]
우직한 소리가 들리는 가 했더니 허벅지 둘레만한 나무가 우지직 소리를 내며 꺾어진다.
민수는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다.
차돌이의 기술이 자기의 상상을 뛰어넘은 엄청난 기술과 파괴력을 보였던 것이다.
[으............................]
민수가 놀라서 신음을 지르고 있는데 차돌이가 민수의 어깨를 치며 옆에 앉는다.
[자식, 놀랐어.]
[형, 정말 대단해.....난 형이 이정도일 줄은 꿈에도 생각 안했어.]
[그랬어, 너도 열심히 하면 돼.....내가 도와줄 테니..후후후.......]
민수는 차돌이가 너무 부러웠다.
나는 추워 조금밖에 견디지 못하는 것도 차돌 이는 한참을 견디고 있었고 그뿐인가....지금 벗고 있는데도 몸에서 수증기 같은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으니.......가슴에 억새풀 같은 털을 품고 있는 차돌이가 진정한 사나이로 보이고 있으니...........
민수는 그저 한숨만 내쉬고 있을 뿐이다.
.
.
[민수야, 이제 그만하자.]
민수가 자세를 잡으며 나무등걸을 향하여 손짓 발짓을 하고 있는데 차돌이가 제지한다.
민수는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며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차돌이 옆에 앉는다.
둘은 한참을 무슨 이야긴지 하면서 때론 크게 웃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문득 차돌 이는 뜬금없이 민수에게 물어본다.
[민수야, 너도 여자를 품어봤지,]
[헤헤헤...........]
민수는 말은 못하고 웃음으로 긍정을 표시한다.
[자식 내숭은............
네놈은 부자고 잘 생겼으니 마음에 드는 여자면 어찌할 수도 있다 보는데.......
하지만 너도 못 가지는 여자가 있을 거야......
넌 그런 여자를 품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 있다면 그게 누구야.....
조금도 숨기지 말고 내 속에 있는 마음을 내게 털어놔 봐....내가 도와줄지도 모르니....]
민수는 한참을 뜸을 들인다.
차돌 이는 조금 불쾌한 듯 빠르게 일침을 가한다.
[형 그런 일 없어,]
[넌 나에게 하나도 숨기지 않겠다고 했어.
내 맘을 알 것 같아,...널 믿은 내가 바보지............]
민수는 차돌이가 화가 난 듯이 보이자 급히 변명한다.
[아냐, 형 말할게....... 사실은......허지만 비밀은 지켜줘야 해...]
[알았어, 말해 봐..
내가 언제 쓸데없는 말 하고 다니는 것 봤어.]
[응. 그게........실은 나 누나를 가지고 싶어. 솔직히 엄마도........
이상하게 요즘은 그런 마음이 더욱 절실하게 들어...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걸 알지만 내가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내가 나쁜 놈이지 형,.]
민수가 쑥스러운지 차돌 이를 쳐다보며 뒷머리를 끌 적 인다.
차돌 이는 그런 민수를 보며 다정하게 웃어준다.
[자식, 그럴 줄 알았어,
사람이란 누구나 가질 수 없는 것에 더한 호기심과 소유욕을 느끼게 되어있어.
생각이 나쁜 것이 아냐...행동이 나쁜 것이지.....
그렇지만 꼭 가져야만 한다면 가질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껴지면 그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도전하고 성취하는 것이 남자라고 봐..........
자식, 멋있어, 정말 그럴 마음이 있다면 엄마는 몰라도 누난 어찌할 수도 있을법한데...]
차돌이의 말은 민수더러 누나를 범하라는 것과 다름이 없다.
민수는 마음속에 있는 이성에 대한 막연한 희망이 이루어 질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송곳 한다.
그것도 차돌이가 도와준다니 마치 일이 성사된 거나 같은 기분이 든다.
사실 그런 말을 하고는 차돌 이에게 욕들을 각오는 하고 비밀을 밝혔는데 도리어 위로하고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라며 용기를 주지 않는가....
민수는 기분이 들떠 다른 것은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오직 누나를 어찌해야 마음대로 할 수 있는지 방법을 듣고 싶었다.
[형, 정말 미지누나를 어찌할 수가 있는 방법이 있어.]
[이 자식, 정말 누나하고 빠구리하고 싶은 거야.
마음에 품은 호기심이 아니고 아주 절실하게 보이는데........]
[헤헤......형, 할 수만 있다면......한번 해 보고 싶어. 헤헤헤.......]
민수는 비굴한 웃음을 짓는다.
얼마나 민망하고 부끄러운 짓인가.
대명천지에서 자기 누나를 먹고 싶다고 남에게 이야기하고 있으니 민수는 웃고 있으나 속은 씁쓸했다.
[자식.......정말 하고 싶은 모양이네, 그렇다면 한마디만 하지.....
여자란 누구나 쉽게 몸을 허락하지 않아.......
그러나 그 어떤 방법이던 한번 몸을 준 남자에게는 꼼짝을 못하는 법이지.....
정녕 네가 누나를 가지고 싶으면 네가 하는 수단대로 하면 돼......
그리고 요즘 인터넷상으로 휘 귀한 약도 판다고 들었는데.......그걸 이용하던지....
하지만 넌 후회할거야........
잘못하면 평생 가슴에 후환으로 남을 수도 있는 일이야.....
잘 생각해서 선택해......]
차돌 이는 민수를 타이른다.
그런데 그것이 민수를 충동질하고 있는 것 같지 않는가.
다만 민수가 모를 뿐이다.
[맞아. 내가 왜 그걸 생각 못했지, 헤헤헤.......
그런데 누나가 나중에 가만있을까.........아마 날 죽이려 할 텐데........]
민수는 눈빛을 빛내며 고개를 번쩍 든다.
아무나 알고 있는 방법을 왜 생각 못했는지 자기 자신을 책망하며 눈빛을 빛내더니 이내 사그라든다.
아무리 절묘한 방법을 강구하더라도 그것이 자기 친누나이니 마음에 심한 죄책감도 밀려왔다.
또한 성사가 되더라도 뒷일이 후환에 걱정이 되는 것이다.
[자식, 누나를 먹는 일이야, 어찌 수월할 수 있겠어.
중요한건 하는 게 아니라 하고난 뒤의 일이야.
이미 후회할일을 저질렀다면 뒷 처리가 중요하지 않겠어.
그래야 다시 할 수 있느냐 아님 인생 종치느냐 달렸지.
누나의 성격을 보면 부드럽게 대하다가는 오히려 당해.....
조금은 무식하지만 비굴하고 우직한 방법만이 누나를 꼼짝 못하게 할 수 있을 거야.
일단은 누나를 따먹는 게 우선이야.
누나도 자손심이 있어 쉽게 입은 열지 못할 거야
그런 다음에 누나가 꼼작 못하게 결정적인 타격을 입힐 방법을 생각 하는 거야,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찾아보면 방법도 있을 듯한데...........
하여간 그게 성사되면 내 공이라 생각하고 나에게도 누나를 선심 쓸 거지........]
차돌 이는 민수를 부추긴다.
말려도 시원찮을 일을 차돌 이는 왜 부추기고 있는 것일까....
몸 안에 잠재된 음탕한 기질이 폭발한 것인가.....
차돌 이는 부드럽게 웃고 있었지만 그 눈을 보노라면 시퍼런 광망이 줄기줄기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그게..으음.......]
[그래..후후..아깝다 이거지.......아무나 할 수 없는 근친이니.....
허긴 내가 받아먹기는........걱정하지 마. 아무리 그렇지만 내가 어찌 그럴 수 있어.
난 뜨내기고 불쌍한 놈인데 괜히 그래본 것이야........후후..]
[아냐..형. 난 그 뜻이 아냐........형이 원하면. 난 뭐든지 해......]
민수는 차돌이가 자기 신세를 한탄하며 씁쓸하게 웃자 급히 변명하며 차돌이의 심기를 건드리려 하지 않는다.
차돌이가 토라지면 자기에게도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기에 민수는 차돌 이를 보며 울상을 짓는다.
[자식, ...그게 얼마나 하기 힘든 일인데
하여간 나중에 일이 성사되고 딴말하면 넌 후회할거야..........
그리고 후회하리라 생각한다면 지금부터라도 그런 것은 꿈도 꾸지 마...
아냐, 후회하게 돼.....포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차돌이가 엄포를 놓자 민수는 절대 그러지 않겠다며 차돌 이를 안심시킨다.
민수는 차돌이가 왜 간접적으로 그런 일을 묵과하고 도움을 주는지 깊이 생각을 해야만 하는 일인데도 존경과 겁을 집어먹고 있으니 단순해지고 마는 것이다.
[알아 .형. 후회해도 좋아.....사실 난 누나가 궁금해...
어차피 누나는 어차피 딴 남자에게 시집가잖아.
그리고 우리 친구들 중에도 그런 놈이 있어.
난 미친놈 아니냐며 놀리지만 어떨 땐 그 놈이 부러워.........
그러니 절대 그런 일 없을 테니 염려 마..]
차돌 이는 왜 미지를 민수가 범하도록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걸까.......
일화도 마음대로 하고 있고 사신의 힘을 빌리면 그런 일은 아주 수월히 할 수 있을 텐데......차돌 이는 나중에 더욱 올가미를 맬 수 있는 미끼가 필요해서인가.....
차돌 이는 민수가 보지 않는 틈을 이용하여 음침하게 웃는다.
21부에 계속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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