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여검사를 만난 목적은 모두 달성했다. 박명수의 의도를 파악했고, 덤으로 사진의 주인도 찾았다. 그럼 여검사는 왜 이 자리에 나온 걸까? 아니 사진을 보낸 이유는 뭘까? 눈앞의 여자의 ‘그곳’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알 수 없는 친근감과 그녀에 대해서 자신감을 주고 있었다.
단지 그곳을 사진으로 봤다는 것이 자신감을 준다는 것은 웃긴 일임에 분명한데, 내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내지 못하는 그녀도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더 이상 그녀와 나눌 대화가 없어 공기마저 어색하게 만드는 침묵이 흘렀다.
“더 이상 할 이야기 없다면 그만 일어날까요?”
“...네.....”
그녀에게 뭔가 수작을 부리고 싶은 욕심은 있었다.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그녀는 내심 갈등하고 있는 모양이다. 박명수를 미행했던 것으로 봐서 그에게 어느 정도 애정이나 미련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진을 보내고 이 자리에 나온 것은 그녀에게도 다른 마음이 생겼다는 것이라 짐작되었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나에게도 갈등이 있다. 검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으면서도 얼굴이나 몸매 역시 발군이다. 엄마나 누나가 도덕적 금기라면 그녀는 나에게는 높은 언덕 위의 꽃 같은 우위에 있는 여자로 인식되었다. 그녀의 앞에서 죄인으로 있었던 경험 때문이다. 나를 감옥에 넣기 위해 차가운 눈빛과 신랄한 비난을 퍼붓던 그녀의 입에 똘똘이를 박아 넣는 것은 육체적 쾌락과는 또 다른 맛이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의 그녀는 온몸이 허점투성이다. 여자들과 오랜 시간을 보낸 경험으로 봤을 때 그녀의 분위기는 ‘여자’였다. 그것만이라면 갈등을 할 것이 없다.
그러나 마음에 걸렸다. 수줍게 웃으며 넥타이를 매 주던 누나가, 상미. 보라 누나의 일을 알면서도 나에게 모든 것을 주려는 슬기누나가,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수영이 떠오른다. 이제와 양심에 걸려서 더 이상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물론 양심에 찔리기는 하지만 양심도 많이 더러워졌고 무뎌졌다. 다만 여기서 더 늘어나면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감당할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매력인 검사라는 직업도 여전히 무섭다. 허리에 손을 감는 즉시 땅바닥에 매다 꽃치고, 바로 수갑을 채울 수도 있었다.
“어디로 가세요?”
“집으로 가려고요..”
“태워다 드릴게요..”
“...괜찮은데...”
“차..지하에 있어요..”
“..........”
‘아버지..전 역시 아버지 자식인가 봐요..’
아버지는 문어발을 갖으셨고, 평소 음란한 생각이 많으셨다. 그런 아버지의 피를 절반이나 받은 나는 이미 머리로 그녀를 범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마음의 갈등과는 상관없이 뭔가를 기대하게 된다.
여검사의 차를 얻어 탔다. 검은 계열의 정장을 입고 있어 자동차도 그런 이미지로 짐작했는데 의외로 4륜구동 차였다. 다시 혼자만의 생각으로 어쩌면 그녀는 차가운 겉과는 달리 열정이 가득 들어 있으리라 여겼다.
“전 AA동에 살아요..”
“...알아요..”
유치원까지는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지 못했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생황 공간이 차차 넓어졌지만 여기는 나의 영역이 아니었다. 어쩌다 영역을 벗어날 때면 지하철을 애용해서 서울에서 17년을 살았어도 길은 잘 몰랐다.
“차가 많이 막히네요..”
“..네...”
지하철을 탔다면 집에 도착했을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모르는 동네였다. 거기다 도로는 차로 가득차서 걷는 것보다 아주 조금 빠를지도 모를 정도로 기어갔다. 길을 모른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아 그냥 잠자코 있으면서 괜히 차를 얻어 탔다고 후회했다.
“어디서 저녁 먹고 갈까요? 차가 많이 줄어 있을 텐데..”
“그럴까요? 저녁은 제가 대접할게요. 신세 진 것도 있고..”
“....그럴 거면..저녁은 제가 살 테니까 술을 사세요. 싼 걸로 대강 때울 생각이 아니라면요..”
“..그래요..그럼..”
‘......’
우리 집이 어딘지도 알고 있는 사람이 내가 몇 살인지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그녀는 의식적이던 무의식적이든 나를 어른으로 대하고 있다. 점점 어떤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대화를 나누고도 한 시간을 더 가자 차들이 줄어들고 심지어 건물도 거의 없는 길에 접어들었다. 그대로 조금 더 들어가니 팔각정을 옆에 끼고 있는 기와집이 나왔다. 기와집 앞 공터에는 자동차 전시회처럼 다양한 차들이 주차해 있었다.
연못과 화단이 있고 높은 기와집이 ‘ㄷ’ 또는 ‘ㅁ’구조로 몇 개의 방을 품고 이어져 있었다. 개량한복을 입은 아가씨와 젊은 남자들이 상과 음식을 들고 총총히 그러나 분주하지 않게 움직였다. 아버지가 운영했던 아방궁과는 비슷한 느낌이면서 또 달랐다.
수랏상과 안동소주를 시켰고, 얼마 후 교자상에 음식이 가득 담겨서 들어왔다. 한복을 곱게 입은 여자들이 옆에서 시중을 들어주려 했으나 여검사가 모두 내보내며 조용히 있고 싶다고 했다.
그러지 않으려고 했는데 압도되었다. 아버지랑 마셨을 때와는 너무 다른 분위기였다. 아방궁은 ‘비싸겠다.’는 느낌에 눌렸다면 이곳은 한옥이 주는 기품과 기둥이며 대들보에서 풍기는 나무냄새. 엷은 창호지에 붙여진 나뭇잎. 그런 전체적인 분위기가 압력을 넣었다.
“...........”
식사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먹었다. 어선이나 팔과탕 등 집에서 먹는 음식도 아니고 한껏 멋을 부린 상차림이라 젓가락 대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한입 먹어보니 맛은 그저 그랬다. 같은 한식이라면 모양은 좀 볼품없어도 엄마의 맛이 최고다. 오랜 시간 길들여진 것도 있겠지만 아무리 꾸며놔 봐야 여긴 식당이고, 식당 음식이라는 것이 백만원. 천만원짜리 재료를 쓴다고 해도 엄마의 정성에 미치지 못한다.
“여기 자주 오세요?”
“..가족끼리 몇 번...여기 음식을 아버지가 좋아하세요..”
엄마보다 맛이 없다는 것. 이상하게 그것이 긴장을 풀어줬다. 그리고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자 옆에 놓인 안동소주가 눈에 들어왔다. 한 번도 마셔보지 못한 것이라 호기심이 생겼다.
“한잔 드릴까요?”
“........”
교자상은 앉은 자세에서 상대방의 잔에 술을 채우기 불편한 넓이였다. 그래서 술잔을 만지작거리며 직접 따라 먹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봤다. 그 때 그녀는 일어나 내 옆자리로 와 무릎을 꿇고 앉아 술병을 들고 잔을 채웠다. 다시 이대로 잔을 받아야 하는지 아니면 나도 무릎을 꿇어야 하는 건지가 고민되었다.
술은 취하기 위해 마실 뿐 좋은 술인지. 또 뭐가 좋은 술인지 느끼진 못한다. 간혹 어디 물로 담근 술이 좋다. 어디 술이 유명한 이유는 그곳에 좋은 물이 나기 때문이다. 등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처음 먹어본 안동소주는 조금 독해서 그렇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잔이 비자 옆에 앉은 여자가 다시 술을 따른다. 정면에 보이는 한지로 어느새 떠오르는 월광이 은은하게 비취고 옆에는 아리따운 아가씨가 술을 쳐 주니 이것도 낭만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검사님도 한잔 받으실래요?”
“..주세요..”
“편하게 앉으세요..”
“..괜찮아요..”
‘이 여자..수영이 과네..’
우리는 별다른 얘기 없이 병을 다 비웠다. 아버지에게 훈련받은 나는 별로 취하지 않았다. 그녀는 얼굴이 조금 불게 물든 정도였는데 대화도 하지 않고 있어 얼마나 취했는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좀 더 마셨으면 좋겠는데, 이 자리에서 계속 마실지 아니면 자리를 옮기는 것이 좋을지 모르겠다.
“당신 누나..”
“네?”
“박명수 그 사람이랑 같이 잤을까요?”
“.............”
묻는 것이 아니다. 놀리는 말투였다. 자연스럽게 이 여자는 그것을 봤구나 하고 추측했다. 그리고 누나와 박명수가 같이 뒹구는 모습이 연상되었다. 피가 더 많은 술을 원하는데 병은 비어있고 괜히 그녀에게 화가 났다. 아니 애초에 일부러 그런 사실을 알려주는 그녀에게 화가 났다. 더불어 나에게 보내지는 사진 속의 그녀 몸도 떠올랐다. 박명수가 내 누나를 건드렸다면 나는 그의 여자를 부셔버리고 싶었다.
‘...........’
아니다. 누나도 이 여자도 피해자다. 또한 나에게는 그런 권리가 없었다. 그건 이 여자도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나를 자극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도 알 것이다.
“당신..내가 좋아요?”
“음........”
“괜히 머리 굴리는 것보다 솔직할 때가 좋은 경우가 있어요..사람 사이가 대체로 그렇죠..”
“...............”
“나에게 호의를 갖고 있나요?”
“...네.....”
“왜요? 난...유부녀랑 불륜도 했고...당신은 나를 잡아넣으려고 했는데?”
“.....봤어요..공항에서..”
“나를?”
“당신이랑..그녀들..우연히..”
“그래서요?”
“...보기 좋았어요..부러웠어요..”
“........”
‘거기서 뭘 했더라..’
특별히 기억나는 것이 없었다. 오히려 동연 누나 떠날 때가 더 기억에 남았다. 아무튼 그녀는 호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저랑 연애라도 하고 싶은 거예요?”
“.......”
어떤 때는 무언이 긍정을 나타낸다. 지금 같은 경우가 그럴 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연애라고 말해도 내가 생각하는 연애와 다를 수 있다. 실제로 수영이 말하는 우리 관계는 부부가 아니라 주종이고, 애정이 대신 지배와 복종이 있었다. 그런 면에서 내가 생각하는 연애는 결혼을 위한 연애였는데 그러기에는 나이차이가 너무 났다.
“결혼도 염두에 둔 연애?”
“그건...”
“그러면...보라누나...같은 관계?”
“..........”
‘하긴 이 여자가 나에 대해 뭐를 안다고 사랑을 느끼고 연애가 하고 싶겠어..’
그녀의 의중을 알게 되자 부담감은 확 줄었다. 보라누나 남편이 몰래카메라를 찍었고, 그것을 증거로 제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문제의 동영상을 다운 받아서 보기도 했다. 3s나 항문성교 등 변태적인 행위에 끌리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수영이와 동류네..’
무릎을 꿇고 있어서 선생님의 처분을 기다리는 학생처럼 보였다. 그녀의 몸이야 사진으로 몇 번이나 봤으니 딱히 궁금하지는 않았다.
‘성경험은 있을 테고..얼마나 잘하나..’
수영처럼 타고난 여자도 있고, 동연누나처럼 풍부한 경험으로 능숙한 여자도 있다. 또 엄마처럼 애정 넘치는 여자도 있고, 슬기누나처럼 신선하고 가르치는 맛이 있는 여자도 있었다. 보라누나나 상미누나 역시 그녀만의 매력과 기술이 있었다.
“동영상을 보고도 그런 관계를 원하는 거겠죠?”
“..........”
“당신의 의지를 보고 싶어요. 어쩐지 놀리는 거 같아..”
“.........”
내가 그녀를 놀리는 거였다. 한번 어떻게 나오는지 놀려보고 싶었다. 그래서 시켜놓고 보니 혹시라도 진짜로 나를 희롱했던 거라면 함정을 피해갈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녀는 잠시 당황하다가 무릎을 세워 다가왔다.
“..........”
키스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손이 밑으로 간다. 아무래도 불길했다. 수영이 이후 이렇게 예상을 깨는 여자는 좀 무섭다. 다행히 그녀는 바지를 푸를 때부터 서투른 티가 난다. 장소도 장소려니와 분위기나 그녀와 내 사이의 유대감도 바로 관계를 갖는 건 어려웠다. 만약 여기서 그걸 하려고 한다면 서투른 것도 거짓이고 아무하고나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여자일 거라고 추측했다.
“.........”
네 개의 방위 중 두 면은 문창살이 있는 여닫이 문이었고, 그나마도 한쪽은 약 30센티 정도 열려 있어 그쪽으로 달빛이 들어왔다. 간간히 사람 소리도 들렸다. 이쪽이 지대가 높아 지나가면서 안보일수는 있어도 안심할 수는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녀는 똘똘이만 덩그러니 꺼내 놓고 있었다. 술 때문인지 지금 자신의 상황 때문인지 얼굴이 더욱 빨갛다. 그리고 그보다 입술이 더욱 빨갰다.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촉촉해서 어쩌면 그녀의 아랫입도 웬만큼 젖은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빨아요?”
“응..”
“저...잘 못해요..”
“..그래..”
그렇게 해서 받게 된 그녀의 서비스는 한마디로 보통이었다. 잘하지도 못했고 처음도 아닌, 그저 열심히 한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기분은 최고다. 검사인 그녀가, 그토록 당당했던 박명수의 여자가, 누군가 지켜볼 수도 있는 반쯤 개방된 공간에서 내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있었고, 하루 종일 씻지도 않은 똘똘이를 성심성의껏 핥는다.
“쭈쭙...”
아쉬운 점은 똘똘이를 깊이 품지 못한다는 것과 똘똘이 이외의 곳은 그냥 둔다는 정도였다. 그런 것들은 차차 가르치면 되는 것이고, 슬기누나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도 있다. 내가 가르치는 방식은 먼저 해주는 것이다. 받아보면 느끼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만하고 일어서요..”
“........”
“치마를 허리 위로 올려요..”
“여기 서요?”
“...........”
계속 밖을 바라보면서 무릎까지 내려오던 치마가 위로 말아 올라가고 엉덩이를 완전히 감싼 팬티스타킹이 나타났다. 내 무릎 위쯤에 놓인 엉덩이를 움켜잡아 바짝 끌어당기자 별 저항 없이 다가왔다. 그녀의 사타구니에서 풍기는 냄새로 똘똘이에서 얼마나 진한 냄새가 났을지 미루어 짐작이 되었다. 반대로 그녀 역시 자신의 그곳에서 얼마나 독한 냄새가 날지 예상하고 엉덩이를 가능한 뒤로 빼려고 했다.
“힘 빼요..”
“싫어요..”
“이제부터 내가 당신걸 빨아먹을 거예요..그러니 힘 빼요..”
“다음에..다음에 하면..안 돼요?”
“.....당신도 한 일이에요. 원래 섹스는 더러운 거예요..”
“그래도...”
스타킹을 내리자 더욱 밀폐된 공간에서 푹 삭힌 냄새가 난다. 올려다보니 그녀는 나를 노려봤다. 그 안에서 그녀의 잠재된 욕망을 본 것 같았다. 스타킹 위에서의 느낌도 좋았지만 맨 살의 느낌을 살려 어루만져 본다. 그녀의 팬티는 닿는 면이 넓은 대신 양 옆이 끈으로 되어 있었다. 한쪽의 매듭을 잡아당기자 힘없이 분리되었고 힘없이 밑으로 추락했다.
“...........”
그녀는 내 표정을 살피고 있다. 난 놀랐고 당황했다. 그녀의 아래는 내 예상과 너무 달랐다. 그녀는 나에게 사진을 보낸 여자가 아니었다. 굉장히 털이 많았고, 아랫입 주변과 항문 주변까지 빽빽했다. 손으로 만져보고 잡아 당겨도 봤다. 솜털처럼 부드러우면서 동물을 쓰다듬는 감촉이었다.
“...징그럽죠?”
“이런 건 처음 봤어요..하지만 징그럽지는 않네요. 그리고 굉장히 부드러워요..감촉이 좋아요..”
“.......”
혼란스러운 머리를 가까스로 정리하고 아랫입술을 벌리고 손가락으로 구조와 기능을 탐색했다. 여자 팬티까지 벗겨 놓고 딴 생각을 하는 것은 모독이다. 경험상 이 여자는 일반적인 성감을 가지고 있다. 클리토리스에 민감하고, 요도 근방에서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털 때문인지 항문 근처를 만져도 비슷하게 반응했다.
“아....”
혀를 대자 움찔한다. 코로 지린내가 들어왔지만 참을 만 했다. 오줌 맛이 강해 원래의 애액이 무슨 맛인지는 모르겠고, 점성은 굉장히 묽었다. 자위를 많이 하는 편인 듯 혀만으로도 클리토리스가 반응해 단단해지면서 밖으로 나왔다. 입술로 물자 휘청 이면서 머리를 누른다.
“으음..”
손가락 하나로 항문을 만지고 엄지를 구멍에 넣고 다른 손으로는 클리토리스를 문지르면서 혀를 사용했다. 머리를 누르던 손이 반대로 밀어내려고 하고, 또 끌어안는다. 위치를 바꿔서 검지와 중지를 넣자 꽉 조였다. 그렇게 넓어지지 않은 것이 충분히 사용되지 않은 아랫입이라고 생각했다.
“저...앉고 싶어요..”
“금방 끝날 거 같은데..조금만 참아 봐요..”
빨고, 넣고, 물고, 잡아당기는 것을 조합해 놓자 그녀는 말을 탄 듯 한 자세로 서서 내 얼굴에 골반을 붙이고 양손으로는 머리카락을 움켜진 상태로 맹렬히 떨었다. 그리고 동시에 허연 밥풀 같은 액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그건 내가 내보내는 미친소보다 더 많은 양일 것이다. 그곳에 입을 붙이고 전부 빨아먹었다. 양이 많아서 먹기 곤란했지만 내 것을 마시는 여자들의 심정을 동정하면서 삼켰다.
키스.
그녀는 반쯤 풀린 눈으로 허벅지 위에 주저앉으면서부터 입술을 가져와 비볐다. 그렇게 시작된 키스가 30분은 너끈히 넘기도록 계속되었다. 그런 모습에서 일단은 그녀의 기대치를 충족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나도 새롭고 신선한 반응을 보이는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
“어떡하실 레요?”
“음..한잔 더 할까요?”
“.......저..별로에요?”
“네?”
“제가 마음에 안 드세요?”
“아니요. 좋아요..”
“.........그런데.....호텔..안가요?”
“아..”
“.......”
“그래도 명색이 연애인데...대화도 하고..진도도 맞춰가요...싫어요?”
“정말...그것뿐? 그대로 받아 들여도 되요?”
“그럼요..”
다시 자리를 잡고 새롭게 주안상과 술을 시켜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는 이름이 지 수경이라고 했다. ‘천방지축마골피’ 모두 중국에서 이주해온 성씨라는데 사람들 중에는 천민의 성씨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천방지축’이라는 단어 때문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일상적인 생활을 중심으로 알아나갔다. 아까부터 느꼈던 것인데 수경은 수영과 많이 닮았다. 이름에 똑같이 ‘수’가 들어간 것이 도드라지는 공통점이라 어쩌면 水의 특성을 받아 그렇게나 음란한 것은 아닐까 하고 어설프게 주워들은 음양오행설에 끼워 맞춰 봤다.
‘그렇게 따지면 지수도?’
알딸딸하게 취해서 집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 취중에도 택시비가 3만원이 넘게 나온 것이 이상해서 따졌다.
“아저씨. HT 호텔에서 여기까지 1시간도 안 걸리는데. 저는 그 중간에서 탔잖아요? 어째서 이렇게 많이 나온 거예요?”
“HT 호텔? 손님은 ZZ에서 타셨어요. HT 호텔에서 ZZ는 AA동과 반대로 가셨구먼...어서 돈이나 줘요!”
수경에게 속았던 기사 아저씨에게 속았던 누군가에게는 속은 것이다. 주머니에서 있는 현금을 탈탈 털어서 주고 내렸다. 수경에게 속았다면 검사씩이나 돼서 미성년자를 속인 것이고, 기사 아저씨에게 속았다면 그건 그것대로 억울했다. 세상에 믿을 연놈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면서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갔다.
“어? 현주누나~히히 우리 누나네?”
“어휴~ 너 술 마셨니?”
“응~ 한잔 했지~누난 왜 나와 있어? 나 기다렸어?”
“조용히 하고 어서 들어가자..사람들 욕하겠다.”
“누나~누나~업어줘~”
“얘는~아휴~ 술 냄새..”
품안에 속 들어오는 누나에게 업히려니 오히려 안은 격이 되었다. 팔에 감긴 목이 가늘고 섬세해 슬퍼 보이기까지 한다. 그래서 어떤 시인은 목이 길어서 슬픈 짐승이라는 시상까지 만들어 낸 것이리라.
“좋다..따듯해..누나한테서 좋은 냄새 난다..엄마 냄새..”
“...........”
“어디..가슴도 좀 만지자..”
“어머~누가 봐~”
엄마보다 작았다. 그래도 좋았다. 누나 등에 매달려 가슴을 만지면서 엘리베이터에 탔다. 내 가 본대로라면 누나는 박명수와 헤어진 것이고, 이유야 어찌 되었던 쓸쓸할 것 같았다. 이렇게나 고운 누나를 몰라주는 남자들이 한심하면서 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
‘그건 그렇고..그럼 사진은 누가 보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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