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돌아, 차돌아 [제33부]
차가 달리기 시작하고 대리운전기사가 묻는다.
[어디로 모실까요,]
[으음.......아무 곳이나 가까운 곳 홍등가로 가 주세요.]
차돌이가 가고자 하는 곳을 밝혀주자 현영이 눈을 부라리며 큰소리로 저지한다.
[어머머....정말 이상한 사람이네.......
차돌 씨....돈도 없잖아요.
쓸데없는 생각 말고 집으로 가요.
아저씨, XX동으로 가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기사는 이상한 웃음을 흘리며 현영이의 말에 공손히 대답한다.
차돌 이는 불쾌했다.
현영이가 마치 자기를 손아귀에 쥐고 있는 듯이 보였는가, 노한 눈길로 현영 이를 바라본다.
[정말 겁 대가리가 없네.
나 성질나면 물불을 안 가려...
어디서 여자가 남자가 하고자 하는 일을 방해하고 그래.......]
[치이....... 성질 내 보라 지, 설마 여기서 날 패 죽이기야 하겠어.]
현영이도지지 않는다.
비록 차돌 이를 쳐다보지는 않지만 확고한 결심을 한 것 같다.
차돌 이는 건방진 현영이의 대꾸에 뺨이라도 때려주려고 손을 쳐들었지만 그만 슬그머니 내리고 만다.
[이런. 씹 헐...... 이거 내 꼬락서니가 엉망이 되 버렸잖아.......제기랄.]
차돌 이는 혼자 궁시 렁 거린다.
현영 이는 차돌이가 뭐라 지껄이던 상관이 없는지 아무소리도 않고 슬그머니 차돌이의 손을 잡더니 자기 배 쪽으로 당겨 포근히 감싼 다음 눈을 감아 버린다.
차돌 이는 그런 현영이의 행동아 어처구니도 없었지만 술 먹은 탓이 아니겠느냐 생각하며 자기도 눈을 감는다.
[손님. XX동에 다 왔는데요.]
[아. 벌써요, 그럼 저기 슈퍼 지나 우회전해서 제일 산 쪽에 가서 세워주세요.]
차돌이가 눈을 뜨며 자세를 바로하고 짐을 챙긴다.
차는 차돌이가 원하는 방향에 섰고 선 곳은 차돌이의 집 대문 앞이었다.
차 소리가 들리니 곰이 뛰어나와 누군지를 살피더니 차돌이가 타고 있는 걸 보고 작게 묵례를 하고는 차돌이가 내리길 기다린다.
차돌 이는 현영 이를 바라본다.
[이제 집에가....
너 때문에 내가 기분이 엉망이 되었다는 걸 명심해.
앞으로 이런 일 한번만 더 있으면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
차돌이가 그 말을 하고 차에서 내리려는데 현영이가 붙잡는다.
차돌 이는 현영이가 또 다시 자기를 제지하자 불같이 노한다.
성난 얼굴로 현영 이를 바라보며 뭐라 한소리 하려했는데 현영이의 크고 맑은 눈에 어렴풋이 눈물이 고여 있는 걸 보고 화를 억누른다.
[또 왜 그래.......]
차돌이의 목소리는 아직도 냉랭하다.
[나. 오늘 차돌 씨와 있고 싶어....나 여기서 자고가면 안 돼.]
현영이가 뭔가 굳은 결심을 한 것인지 말투가 비장하기 그지없다.
허긴 여자로서의 자존심을 모두 팽개친 소리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너 내가 어떤 놈인지 아까 이야기 들었잖아.
왜 사서 고생하려고 지 랄 하는 거야.
그런다고 내 마음이 바뀔 줄 알아....괜한 헛수고 하지 말고 빨리 집으로 꺼져.]
차돌이가 현영이가 잡고 있는 손을 뿌리치고 다시 문을 열고 나가려한다.
그러나 현영 이는 다시 차돌 이를 잡는다.
[나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그냥 차돌 씨 옆에 있고 싶어.
정말이야 이일로 절대 차돌 씨를 괴롭히는 일은 없을 테니 오늘 하루만 재워 줘........]
현영이의 두 눈에 물기가 자욱하다.
얼마만큼이나 하기 싫은 말과 행동을 보여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기에 그녀는 점점 서러움에 복받치는 것을 견딜 수가 없었다.
[이런.....맹랑한 아가씨 보았나............]
차돌 이는 현영 이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현영이도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마주 쳐다보고 있다.
그 눈에 확고한 결심이 어려 있는 듯 입술도 앙 다물고 있다.
[너...후회 안할 자신 있어.]
[그래, 절대 후회 안 해...]
현영 이는 입술을 앙다물며 다짐한다.
[알았어, 내려,]
차돌이가 내리고 뒤이어 현영이도 내린다.
차돌 이는 곰에게 기사를 저 아래까지 태워주고 차를 집안에 들여 놓으라 지시하고는 집안으로 들어간다.
차돌이가 현영이가 집안에 들어서니 험상궂은 외팔이와 곰 처가 반갑게 맞는다.
[삼촌, 식사 전이죠.
오늘 씨래 기 국 끓여 놓았는데 정말 맛이 괜찮아요.]
[오..그래요, 형수.....
그럼 이 아가씨 것도 부탁해도 될까요.]
차돌 이는 곰의 처를 보며 환하게 웃어주며 현영이의 것도 부탁한다.
[그럼요. 많이 끓여 놓았으니 실컷 드셔도 모자라지 않을 거 에요...호호호...]
[아이고 형수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만날 늦게 와서 일만 시키고 그러네요.
언제고 형이랑 형수를 내가 톡톡히 대접할 테니 조금 봐 주세요. 헤헤헤......]
차돌 이는 고개를 숙여주고는 멋쩍게 뒷머리를 글 적 인다.
[무슨 말씀을..삼촌도 참..]
곰의 처도 차돌이의 아량이 멋 적는지 고개를 돌리고 만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듣고 있던 현영 이는 조금 놀라고 있었다.
그렇게 무뚝뚝한 차돌이가 아줌마 앞에 간사한 웃음을 흘려가며 아부를 하는 모습이 천진난만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이다.
이 사람도 이런 면이 있구나, 새삼 차돌이의 다른 면모를 발견하고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지금 현영이가 보는 차돌 이는 세상의 모든 착함을 지니고 있었다.
사람들과의 허물도 경계도 없는 너무나도 편안하고 다정하기 그지없었다.
이런 자상한 면이 있는 사람이니 내가 열성을 보이면 사랑을 쟁취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집과 집사이의 경계를 알리는 담이 우리 사는 세상에 빠짐없이 있지 않은가.
이것은 필요불가견한 조치이긴 하다.
모르는 사람을 경계하고 방어하기 위한 최초의 방법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남으로부터 오는 위협 같은 불안을 다소나마 해소 할 수 있기에 누구나가 취하는 조치가 아닌가.
그러나 우린 가끔 이웃 간의 담장을 허물고 서로 왕래하며 사는 이웃도 본다.
무엇이 이웃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궁금한 건 당연지사다.
어려운 것도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는 마음을 없애고 이해하고 존중하며 서로가 숨김없는 마음으로 진정으로 대한다면 사물의 담뿐이 아니라 우리들 마음속의 벽도 없어질 것이 아닌가.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얼마나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되는지는 몰라도 이 순간 현영 이는 자기는 언젠가 차돌이의 마음속에 있는 나라는 벽을 허물고 편안하고 다정한 그런 사람이 되어 그의 마음속에 안주하고 싶었다.
현영 이는 마치 천국에 온것 같았다.
그런 현영이가 예쁜 얼굴로 환하게 웃자 그 모습이 마치 선녀가 웃는 듯 아름답기가 그지없다.
곰의 처는 그런 현영 이를 보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어머나..어쩜 이렇게 고울 수가.......웃는 모습이 마치 천사 같네요.
오......... 고운 아가씨 어서 들어가요.]
[아주머니 감사합니다. 호호호..]
현영 이는 기분이 하늘을 나를 것 같았다.
누군들 자기를 예쁘다고 칭찬해 주는데 싫어할 리가 있겠는가, 아주머니의 찬사가 차돌이가 옆에 있어 듣고 있으니 더욱 기분이 좋은 것이다.
.
.
.
널찍한 거실에 들어 온 현영 이는 눈이 휘둥그레진다.
벽엔 고상한 액자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고 사방에 책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나..이 많은 책을 전부 보신 거 에요.
아마 난 평생을 살아도 다 못 읽을 거 에요.]
현영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책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차돌 이는 그런 현영 이를 바라보며 싱긋이 웃어준다.
[내가 어찌 그 책을 다 읽을 수 있겠어.
그러나 내가 보고자하는 부분은 전부 읽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거야......]
[호호호......책벌레인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 일 줄은.........
인생은 짧은데 책만 보다 갈 거 에요.]
현영 이는 속으로 놀랐다.
비록 차돌이가 부분적으로 읽었다고 말했지만 그 말은 이미 읽었다는 말로 들렸기 때문이다.
[후후..여자란.....사람은 평생을 살아도 세상이치는 다 모른다고 했어.
난 많이 알고 싶고.......뭐 그렇다고 해야겠지..후후..]
[그래도 그렇지...]
현영 이가 아직도 놀란 눈을 하고 있자 차돌 이는 현영 이를 소파에 앉기를 권한다.
[자...자..이리와 앉아.
집 구경하려고 온 것은 아닐 테니...........]
현영이가 소파에 앉고 차돌 이가 뭐라 이야기를 하려는 찰나 곰 처가 나타나 두 사람을 향해 환하게 웃어준다.
[삼촌. 식사준비 다 되었어요.]
[오..그래요. 형수, 고마워요
그리고 식사는 우리가 알아서 할 터이니 설거지는 내일하고 오늘은 그만 건너가
쉬세요.]
차돌 이는 곰 처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는 건너가라고 말한다.
[네, 그럼 편안히 쉬세요.]
곰 처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나간다.
차돌 이는 현영 이를 이끌고 식탁으로 안내한다.
가짓수가 많지 않은 반찬과 정갈한 밥상이 식탁위에 가지런히 차려져있다.
[많이 먹어, 형수가 음식솜씨가 좋아 반찬이 맛있을 거야]
차돌이가 저를 들어 밥그릇으로 가져가며 말한다.
현영 이는 작게 밥을 떠서 입에 넣고는 채소 나물을 집어 입에 넣고 오물거린다.
채소가 씹히는 소리가 들리며 목으로 음식물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이야. 정말 맛있다.........]
긴 머리를 연신 손으로 뒤로 넘겨가며 현영 이는 바쁘게 수저를 움직인다.
예쁜 입술을 오물거리며 음식을 먹는 현영이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게 보인다.
반듯한 이목구비 아래로 긴 목으로 넘어가는 음식물의 소리에 차돌이도 연신 음식을 집어먹기에 바쁘다.
현영 이는 밥공기에 밥을 모두 먹고는 컵에 있는 물로 입가심을 하고는 먼저 수저를 넣고 자기를 빤히 보고 있는 차돌 이를 보면서 웃어준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어요.
다시 또 얻어먹을 수 있겠지요. 차돌 씨...........]
[후후....나중에 다시는 이집에 발 들여놓고 싶지도 않을걸......
허긴 온다 해도 내가 반겨주진 않겠지만.......
자.... 식사 끝났으니 자리를 옮기지.
난 차를 좋아하지 않아서 우리 집엔 차가 없어 대신 물을 차라고 생각해.]
.
.
다시 두 사람은 소파에 앉았다.
차돌 이는 현영 이를 한동안 쳐다보더니 뜬금없이 묻는다.
[넌 처녀야........]
[어머머.......나쁜 사람이네.......
왜요 내가 처녀이길 바라나요.]
현영 이는 차돌이가 갑자기 뜬금없이 요상한 질문을 하자 눈이 동그라진다.
그러나 그가 묻는 의미를 눈치 채고는 당돌하게 되물어본다.
[후후....그래.......
난 여자의 첫 남자이길 바라는 늑대지. 후후......
그리고 무참하게 버리지만......
하여간 여긴 악의 소굴이고 넌 마음대로 들어왔지만 나갈 때에는 내 허락을 얻어야
나갈 수 있어.
난 지금 악마의 유혹에 동의하여 널 무참하게 괴롭힐 것이고 넌 오늘 어쩌면
죽어버리고 싶다고 느껴질 만큼 수치를 당할 테니. 후후후..
그러나 지금 바로 말 한마디 않고 일어나 간다면 넌 악의 소굴에서 빠져나갈 수 있어.
기회는 지금이야.
그러니 빨리 결정해.]
차돌 이가 얼굴에 음침하고 야릇한 비소를 흘리며 속삭인다.
현영 이는 갑자기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인다.
차돌 이가 좋아... 너무나 좋아 집까지 온 것은 몸을 허락하겠다는 각오가 되어 있었지만 지금 차돌 이의 얼굴표정을 보니 뭔가 꿍꿍이속이 들어있는 것 같아 막연한 불안감이 전신을 휩싼다.
그냥 일어나 가 버릴까 생각이 안 드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지금이 아니면 영영 차돌 이와 한 몸이 되는 기회가 없을 듯도 싶다.
말로는 나가면 된다 하지만 지금 차돌 이의 눈은 고기를 앞에 놓고 어떻게 요리할까하는 그런 포식동물이 되어있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문득 차돌 이가 한 말이 생각난다.
저 사람은 자기 입으로 자기가 변태라고 했는데.......정말 심하게 대하면 어쩌나... 지금의 눈동자를 보면 정말 더없는 수치를 안겨줄 것 같지 않는가.......
그러나 섹스엔 수백 가지의 체위가 있고 부부간에 어렵고 힘든 체위를 행하는 것도 사랑의 표시이며 더한 즐거움을 갖기 위한 방법이라고 듣지 않았는가...
내가 비록 처음이지만 차돌 이도 사람일진데 못 참을게 뭐 있을까. 또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가.....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나도 좋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현영 이는 심각한 얼굴을 풀고 차돌 이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미소를 짓는다.
[내가 처년지 아닌지는 내 남자가 알아보면 되는 것이고....
당신이 내 남자가 되어주실래요.]
현영 이는 생각했다.
이미 여기 올 때에는 모든 걸 각오하고 온 몸이다.
이제 와서 뒤로 물러서기도 싫었다.
그러나 비굴하게 굴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차돌 이와 정면으로 눈길을 마주하며 당당하게 맞서는 것이다.
[이런.....넌 이제 끝났어.
난 네 남자가 되는 걸 절대 응할 수 없어.
난 여자들이 내 여자이길 스스로 바라는 사람이지,
절대 이 세상에 한 사람 외에는 나를 마음대로 요리할 사람은 없을 거야.
그나저나 난 지금 극도의 흥분상태니 널 찢어발겨야겠는데.......
네가 벗겠어, 아님 내가 갈 갈이 찢어발길까..........]
[치이. 무슨 남자가. 말을 그렇게 험악하게 하세요.
난 내가 벗지도 찢어발기지도 않겠어요.]
현영이가 토라진 시늉을 한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본 차돌이가 발끈해 버린다.
[후후후. 이런 씨 이 펄........
난 두말하는 사람이 아니야........
난 변태야 성질나면 밖에 데리고 나가 발가벗겨 나무에 묶어놓고 해버리는 사람이야.
그것뿐이랴...아까 보았지 험상궂게 생긴 사람들.
그 형들에게 널 잡수셔하면 무척이나 좋아 하실 거야.
그 형들은 내말이면 자기 마누라도 나한테 바치는 사람이니....
난 성질나면 그렇게 할 것이고 넌 날 될 수 있으면 화나게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여긴 악의 소굴이니 천사나 선녀도 여기 오면 창녀가 될 수밖에 없는 곳이야....
그럼 그렇게 실시해볼까...]
차돌 이가 얼굴에 노한 빛을 드러내며 일어선다.
현영 이는 뜨끔 한다.
어쩌면 정말 이 사람은 그렇게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현영 이는 잽싸게 따라 일어나며 한마디 하고는 욕실로 들어간다.
[흥. 정말 멋대로야......아무것도 모르는 숙녀한테......
그래요, 내가 벗을게요.]
차돌 이는 현영이의 행동을 쳐다보다가 현영이의 말에 비릿한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나직이 혼자 들리게 중얼거린다.
[그래, 이년아...지금 많이 지껄여 둬라.....
나중에도 기가 사는지 보겠어. 후후후......
살려달라고 안하면 다행이지,
잘 먹고 잘사는 계집은 살결도 보드랍던데 오늘 네년은 완전히 죽었다고 곡소리
해야 할 거야......후후..좌우간 즐거운 밤이야...후후......]
.
.
현영이가 샤워를 끝내고 커다란 타 올로 몸을 가리고 욕실을 나오자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문 앞에서 차돌이가 냉큼 안아버린다.
그리고 타 올을 걷어 던져버린다.
순식간에 나신으로 차돌 이에게 안긴 몸이 되어버린 현영 이는 얼굴이 홍시처럼 변하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현영이가 욕실에서 나오며 본 차돌 이는 벌써 팬티만 남겨두고 전부 벗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슴을 터부룩이 덮은 털이 원숭이를 연상케 한 것이다.
[어머..몰라. 부끄러워요.]
차돌 이는 품안에 안긴 현영이의 나신을 쳐다보며 안방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렇지만 옮기는 와중에도 현영이의 나신에서 얼굴을 돌리지 않는다.
옷 속에 감쳐줘 몰랐던 풍만한 가슴이 보인다.
젖가슴 계곡사이로 아직 채 닦지 못한 물방울이 보인다.
그 물방울은 길게 호선을 그리며 계곡 저 아래로 사라지고 있었다.
커다란 유방한가운데 분홍빛 꽃 판이 보이고 진한 갈색의 유두가 도드라져 솟아있다.
하얀 피부와는 너무 대조적인 색깔이다.
차돌 이는 그 풍만한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 작은 유두를 이빨로 짓이기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아직 진정되지 않았는지 가쁜 호흡소리와 함께 호리한 허리선을 따라 하얀 복부가 보인다.
복부 한가운데 앙 징 스럽 도록 얄미운 움푹 패 인 배꼽이 보이고 숨을 내쉴 때마다 복부는 한껏 올랐다가 저 아래로 푹 꺼진다.
왼손으로 받친 엉덩이의 푹신한 살 위로 두 다리를 받치고 있는 아랫배 음습한 습지대가 보인다.
그 습지를 살짝 품고 있는 듯이 보이는 까만 밀림들이 차돌이의 눈을 자극시킨다.
배꼽을 시작으로 까만 털들이 연하게 선을 이어가다가 급기야 울창한 밀림을 이루고 있다
말 갈퀴를 닮았다고 하는가...
중앙으로 짙은 털들이 좌우로 퍼져있는 듯한 모습이다.
그 길고 새까만 털들도 아직 물기가 채 닦이지 않은 탓인지 서로 붙어 엉켜 있고 물기로 인해 더욱 습한 느낌이 든다.
34부에 계속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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