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돌아, 차돌아 [제39부]
다시 추운 겨울이 찾아오고 해가 저물고 새해가 오더니 계절은 순식간에 바뀌어 버렸다.
일년이란 세월이 속절없이 지나간 것이다.
일년 전 지금에도 이렇게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곤 하여 옷깃을 추켜 입어야 되었는데 세월은 가도 날씨는 변화지 않는 모양이다.
시끄러운 굉음소리가 시도 때도 없이 들린다.
차돌 이는 일행들과 떨어져 건물창가로 가더니 창밖으로 보이는 조국의 푸른 하늘을 쳐다본다.
비록 날씨는 쌀쌀하지만 하늘은 청명하기만 하다.
[하늘아, 일년 있다 보자.......]
차돌 이는 하늘을 보며 혼자만의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그때 다시 차돌이 옆으로 일행들이 우 루 루 몰려온다.
차돌이가 아는 많은 사람들이 차돌 이를 환송하고 있었다.
[좌우간 몸 건강하시게.......]
덕만이 차돌이의 손을 잡으며 흔든다.
그 옆에 일화가 얼굴에 웃음을 띠우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슬픈 그런 웃음을 지으며 말없이 차돌 이를 응시하며 웃어주고 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신경을 다 쓰 주시니.........]
차돌이가 송구스러운 듯 멋쩍게 웃어 보인다.
[무슨 말인가, 현재는 내가 보호자 아닌가....
알고자하는 모든 것을 배우고 건강히 돌아오길 빌겠네........]
덕만이 말을 마치고 차돌 이와 악수한 손을 풀자 기다렸다는 듯 미지가 나선다.
[졸업식 때는 올 거지.......]
미지가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표정이다.
차돌 이는 덕만이 있는 곳에서 미지가 눈물을 보이려하자 당황하여 슬쩍 덕만을 쳐다본다.
그러나 덕만은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곁눈질로 딸을 쳐다보고는 일부러 모르는 체 딴 곳을 응시하고 있는 것이다.
[누나...상황이 허락한다면 올 거야......
일생에 한번뿐인데 그 모습을 꼭 보일사람이 있어.
반드시 오도록 노력할게...........]
차돌이가 졸업식 때는 오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그나마 안도가 되는지 슬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미지다.
[형, 잘 다녀와........]
민수가 손을 내민다.
[자식, 대학가더니 제법 어른티를 내고 있어.
너도 열심히 공부하고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지 마. 알았지.......]
[에이..... 형은 여기까지 와서도....알았어, 사부님. 헤헤........]
민수가 차돌 이에게 눈을 흘기며 머쓱한 표정을 짓는다.
차돌 이는 일행을 보며 다시 한 번 정중히 고개를 숙여 마지막 인사를 한다.
[이제 모두 돌아들 가세요.
시간이 다 되었나 봐요......그럼........]
안내방송이 흘러나와 북경 발 비행기에 타는 손님을 출구로 안내하는 멘트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래, 너도 건강히 잘 다녀와......]
덕만이 차돌 이를 어서가라고 손을 흔든다.
차돌이가 몸을 돌려 출구로 향하자 모두는 차돌 이에게 손을 흔들어준다.
차돌이도 출구로 향하며 고개를 돌려보고는 그러한 모습에 마주 손을 흔들어 답례를 한다.
차돌이가 입구를 통과하고 모습을 감춘다.
그제 서야 일행들도 몸을 돌려 공항청사를 빠져나온다.
덕만은 차를 향해 걷다가 일화를 본다.
[당신도 차돌이가 없지만 차돌이 집에 아직 식구가 있잖아,
신경을 가지고 돌봐 주도록 해.....
나도 그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 할 테니........
차돌이의 부탁이 아니라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덕만은 일화에게 당부한다.
차돌이가 없지만 차돌이 집에 있는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라는 이야기다.
덕만은 그만큼 차돌 이를 귀히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알았어요, 염려마세요.]
일화가 조금도 거부감을 나타내지 않고 승낙한다.
일화 역시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잘 할 필요가 있었다.
혹 나중에 그 사람들에게 소홀하여 차돌이의 눈에 벗어난다면...........그건 생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덕만은 그런 일화의 대답이 기분이 좋은 듯 환하게 미소를 짓는다.
[어쩜 그놈이 내 사위가 되는 것이 아닌 가 몰라....
오늘 보니 우리 미지가 그놈에게 빠져있는 듯도 하고 말이야......허허허..........]
[당신은 차돌 이에게 미지를 시집보내고 싶으세요.]
일화가 덕만의 마음을 알아보는 듯 조용하게 물어본다.
[그래, 요즘 그놈 같은 젊은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어.
회사의 중요하고 사활이 걸린 문제도 그놈은 이상하게도 잘 해결하더란 말이야.
실력도 실력이지만 놈은 복덩어리가 틀림없어.
그 놈을 내 옆에 두는데 난 미지 말고 딸이 더 있어도 몽땅 주고 그놈을 맞이하고
싶어, 허허허.....]
덕만은 일화에게 마음을 보인다.
덕만 으로서는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차돌이 만한 사람이 없었다.
업무로서도 남자로서도 차돌 이는 묘하게 사람을 매료시키는 그 무언가가 있었다.
덕만은 그런 차돌 이를 그 누구에게도 빼앗기고 싶지 않았고 할 만 있다면 영원히 곁에 두고 싶었다.
[당신은 차돌이가 그렇게 좋은가 보죠......
그러다가 차돌이가 거절하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래요.]
일화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금 덕만 에게 묻는다.
[그래서 차돌 이를 잡아두기 위해 묘수를 고민 중이야...
이미 새로 짓는 합작회사에는 놈에게 감투를 쒸 워 놓았지만 그것 가지고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말이야......
놈은 내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포부가 큰 놈이야.......
그래서 더욱 고민이 커..]
덕만의 얼굴이 굳어진다.
자기의 생각에도 차돌 이를 잡을 묘수가 떠오르지 않았는데 오늘 미지가 차돌 이를 대하는 모습이 예전과는 전혀 딴판이라 잘하면 차돌 이를 영구히 잡아둘 수 있는 방법이 미지 손에 달린 것이라 여겨졌고 잘하면 차돌 이를 사위로 맞아 꼼짝 달 삭 못하게 묶어둘 수 있다고 여겨진 것이다.
그래서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은 주변에 차돌이보다 나은 인재들이 많잖아요.
그런데도 집안도 그렇고 고아이다시피 한 차돌 이에게 미지를 맡길 생각을 하다니
전혀 당신 같아 보이지 않네요.]
일화는 계속 덕만을 물고 늘어진다.
덕만은 일화가 은연중에 그럴 수 없다는 뜻으로 여겼는지 목소리의 톤이 올라간다.
[당신은 세상을 몰라....
요즘 세상에 한번 잘못하면 부귀와 권세는 하루아침에 몰락하는 세상이야.
살아남는 자가 최고야.
내가보기엔 그런 세상을 적절히 대응해가며 절대 손아귀에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을
놈이 차돌이야...
세상을 뒤져봐...
그런 인재가 흔한지..........
차돌이야 말로 보물 중에 보물이야........]
덕만이 차돌 이를 극에 달하도록 칭찬하고 있다.
아마 미지 들어라 고 하는 의도도 있겠지만 사실은 느낀 대로 말한 것이다.
그러자 일화는 그만 입을 닫아 버린다.
허긴 일화도 몸은 덕만의 곁에 있지만 이미 마음은 송두리째 차돌 이에게 가 있는지 오래아닌가.
다만 덕만의 생각이 궁금하고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하여 물고 물어본 것인데 덕만도 남자일 뿐이지 자기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여겨졌다.
일화는 차돌이가 자랑스러워진다.
비록 하인 같은 대접을 받고 있어도 주인이 다른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으니 흐뭇하기 이를 데 없었다. 다만 표정을 나타낼 수 없어 조용히 침묵하고 있지만 그 느낌은 미지도 매한가지이리라 생각도 든다.
[미지, 넌 차돌 이를 남자로서 어떻게 생각해.......]
덕만이 넌지시 미지의 마음을 물어본다.
[...............................]
그러나 미지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차돌이가 자기의 부군이 된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이미 그런 상황이 되기에는 물 건너간 상황이니 속으로 아픈 마음을 달래고 있을 뿐이다.
자기가 차돌 이와 있고 싶어 엄마까지 유혹하여 차돌 이의 정액 받이로 만들었는데 지금 아빠의 희망이 한갓 헛수고에 지나지 않으니 말은 못하고 끙끙 앓고 있다.
[그래, 너도 잘 생각해 봐........
그럼 세상에 차돌이 만한 남자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될 거야..허허허.........]
덕만은 마치 차돌이가 이제 사위라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는지 호탕하게 웃는다.
그러나 덕만은 알고 있을까........
이미 자기의 마누라와 딸은 차돌이의 한마디에 웃고 우는 그런 가련한 신세가 되어버린걸.....
그러나 아무것도 모르는 덕만은 마치 승리지가 된 듯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
.
공항활주로를 벗어난 보잉707이 육중한 몸체를 뽐내며 하늘을 치솟더니 공항을 벗어나 어디론가 로 향해 날아간다.
그런 비행기를 바라보며 울고 있는 한 여자가 있다.
공항을 끼고 도는 도로변에 빨간 승용차를 주차해놓고 하염없이 금방 사라진 비행기를 쳐다보며 울고 있었다.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을 다듬을 생각도 없는 듯 흐르는 눈물을 그대로 두고 있다.
소리를 죽여 우는 여자의 마음이 얼마나 고통스런 것인가는 당해본 사람이면 알 것이다.
[잘 다녀오세요. 당신말대로 더욱 예쁘게 그리고 당신이 원하는 그런 몸과 마음을
가지도록 할 테니 건강하게 돌아와 주세요.]
현영이었다.
공항에 나가 직접 만나고 작별인사를 하려했으나 그곳에 미지와 미지의 부모가 올 것은 뻔한 이치고 친구 간에 이상한 모습을 그 부모에게나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어 호기심을 일으키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공항청사에 가 직접 작별인사를 못하고 아까 전화로 간단히 작별인사를 하고는 못내 떠나는 비행기라도 보아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 이렇게 비행장 주변 도로에서 마냥 눈물을 흘리며 이별을 슬퍼하고 있는 것이다.
실로 여러 사람의 가슴에 고통을 남겨두고 차돌 이는 자기의 목적달성을 위하여 과감하게 이별을 강행했던 것이다.
비행기 안의 차돌이의 씁쓸한 것은 마찬가지다.
이제껏 맛본 호강은 오늘로써 끝이다.
마음만 먹으면 온갖 음식이나 또한 여자들의 시중을 맘껏 받을수 있는 그런 멋진 시간이 없어진 것이다.
이제 새로운 문화와 인종들 사이에서 나 혼자 지키고 살아가야 한다.
어떤 나라건 이방인에 대한 배척은 있기 마련이라 그것을 극복하고 내 것으로 만들려면 남보다 더한 각고의 노력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안다.
차돌 이는 주먹을 불끈 쥔다.
해내고야 말리라....그 무엇하나라도 더 배우고 말리라........
차돌 이는 마음속으로 굳게 결심하고 전의를 불태운다.
비행기는 구름위에 떠있는 듯 창가에 보이는 것이라곤 하얀 구름덩어리뿐이다.
차돌 이는 그 포근한 정경을 봐서인지 한꺼번에 피곤이 전신을 업 습 한다.
눈을 감은지 오랜 시간이 걸릴 필요도 없이 잠시 후 차돌이의 코에서 얕은 코고는 소리와 함께 높은 상공에서 그렇게 잠이 들고 말았다.
.
.
.
넓고 아늑한 호텔객실
차돌 이는 창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창가에 비치는 도시의 풍경은 웅장하기 그지없었다.
북경의 거리가 한눈에 들어올 듯이 높고 웅장한 건물들이 열을 지어있었다.
저 멀리 자금성의 자락도 보이고 있다.
뒤쪽 창가로는 산야가 병풍처럼 둘러져있었고 돌과 나무가 조화를 이뤄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한참을 물끄러미 밖의 정경을 바라보고 있던 차돌이가 몸을 돌려 소지품을 확인하고 무엇인가를 꺼내 전화를 건다.
그리고 유창한 중국어로 무슨 말인가를 주고받더니 얼굴이 환해진다.
차돌 이는 전화를 끊고 주먹을 꽉 쥔다.
[됐어, 배우는 거야..무엇이든 하나라도 더 많이 알아가지고 가야 해..]
차돌 이는 침대에 벌렁 드러눕는다.
긴 시간이 걸려 당도한 곳은 아니지만 낯 설은 곳이고 내일 일을 생각하는지 차돌이의 얼굴은 굳은 표정이 역력했다.
...............................................................
다음날
차돌이가 택시를 타고 어디론 가를 향했고 차돌이가 택시에 내려 얼마 있지 않아 예쁘게 생긴 처자가 차돌이 앞에 나타나더니 생긋 웃는다.
[혹시 손 차돌이란 분이 아닌지........]
차돌 이는 예쁘게 생긴 여자가 자기에게 다가와 말을 걸자 반갑게 웃어준다.
[예, 그렇습니다.]
차돌 이는 말을 하고는 여자를 다시 한 번 살펴본다.
긴 머리에 뒤로 묶은 끈을 한 모습이 실제 나이를 짐작하기 어렵지만 더 청순해 보인다.
키는 크고 오목구비가 뚜렷하고 통통하다 싶을 정도의 볼 살이 여간 보기 좋은 것이 아니었다.
약간은 까무잡잡한 얼굴색이지만 긴 목은 시리도록 하얘보인다.
그 목 아래로 고전 중국옷을 화려하게 차려입었고 몸에 달라붙은 옷이라 그런지 가슴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잘록한 허리선 아래 펑퍼짐한 히프가 엄청난 탄력이라도 보여주는 듯 팽팽하게 옷 속에 감추어져 있는 것이다.
허벅지 사이로 터진 옷 속에서 드러나는 살갗에 스타킹을 신었고 그 다리는 곧게 뻗어 대지를 밟고 서 있었다.
[호호호. 전 양양이라고 해요.
할아버지가 모셔오라고 하셔서..........]
양양은 차돌이가 자기를 살펴보자 조금은 부끄럽기도 했지만 더욱 자신의 몸매를 자랑하기라도 할 셈인지 허리를 비틀어가며 살 짜기 웃으며 말을 건넨다.
[아 그러세요, 초면에 수고를 끼칩니다.]
차돌이도 마주 보며 수고를 하게함을 미안해한다.
그런 차돌이의 눈에 번뜩 광기가 비쳐 나오더니 번개같이 사라지고 원래의 표정을 유지한다.
양양은 차돌이의 눈빛을 보지 못했다.
슬쩍 몸을 돌리며 차돌 이를 이끈다.
[절 따라오시죠.
여기서 조금 걸어야 할 것이에요.]
[네, 감사합니다.]
차돌 이는 양양의 한발 뒤에서 따라간다.
차돌 이는 걸으면서 양양을 살펴보며 몸에 전류 같은 것이 흐름을 느낀다.
엉덩이를 실쭉거리며 걷는 양양의 모습이 사내의 욕정을 충동질하고도 남을 만큼 뇌 살 적으로 걸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차돌 이는 바지속이 꿈틀거리며 홍두깨가 염치없이 자꾸 부풀어 오름을 느낀다.
종내에는 걷기도 힘들만큼 한껏 부풀어 걸을 때마다 천에 시달리며 자제하지 못하는 자지를 달래어야 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커다란 중국 고풍의 저택에 도착한다.
양양은 그 집 앞에 서더니 차돌 이를 바라보며 다시 생긋 웃어준다.
[다 왔어요, 여기에요.]
[아..예..예.........]
차돌 이는 무슨 말인가를 하려했지만 말이 나오지 않는다.
바지 속에 꿈틀거리는 자지에게 온통 신경이 가 있어 양양에게 할 말을 잊어버리고 만 것이다.
[들어가세요.]
양양은 대문을 밀고 들어간다.
차돌 이는 양양을 따라 대문 안으로 들어가 집안을 살펴본다.
넓은 정원에 싱그러운 나무가 담을 둘러치다 시피 심어져 있었고 군데군데 뜰에는 이름 모를 식물이 나 있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
높은 담장에 가려져있어 밖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 집안 마당에 군데군데 작은 하우스가 있었고 그 속에서도 이름 모를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양양은 걸음을 천천히 하며 차돌이가 집안을 살펴보느라 늦어진 걸음에 보조를 같이 하여준다.
[어떻게 할아버지를 아셨는지 모르겠군요.
국내에서도 몇 분을 빼놓고는 할아버지를 잘 모르시는데 한국에서 어찌 알고
할아버지를 찾게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더군다나 할아버지는 남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좀체 가르치려 드는 분이 아니신데
손님에게 허락을 하셨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아마 손님은 한국에서 대단한 모양입니다. 호호호.........]
양양은 얼굴에 온통 의아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자기 할아버지를 아는 사람도 드문데 더군다나 누구의 소개로 온 젊은이였고 그런 젊은이를 할아버지는 거절하지 않고 받아준 것이다.
도대체 이 젊은 사람에게 무엇이 있기에 그토록 완고하던 할아버지도 별 말없이 받아들였는지 모든 게 궁금하여 속으로는 미칠 지경이었다.
[아. 그러십니까....전 사실 지인에 도움을 받았지 할아버지가 절 맞아주시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아가씨께서 많이 도움을 주세요.]
차돌 이는 양양에게 도움을 원하는 인사를 하고는 다시 허리를 굽힌다.
사실 차돌이도 지금 만나려는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지 알지는 못했다.
대단한 분이니 잘 모시라는 말만 들었을 뿐이다.
[호호호. 전 도움도 되지 못해요.
할아버지 고집이 왕고집이라....하여간 모든 것은 손님에게 달렸어요.]
양양도 더 이상 묻지 않는다.
차돌 이를 보니 그 역시 할아버지를 모르는 것 같았고 구태여 질문을 던져보았자 돌아오는 대답은 뻔 한 것이기에 궁금증을 접어두기로 했다.
차돌이가 양양을 따라 방으로 들어간다.
방 안쪽 벽 한가운데 비쩍 마른 노인한분이 입에 곰방대를 물고 눈을 감고 계신다.
차돌 이는 급히 노인의 앞으로 다가가 큰절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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