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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40 1,301회 0건


세상에서 가장 피곤한 직업 베스트 10 안에는 분명 고등학생이 있다 에 전 재산을 걸 의향이 있다. 공부가 적성에 맞고 안 맞고를 떠나 대학에 가느냐 못가냐 하는 생존경쟁 때문이다. 99점을 맞는 것보다 1등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남보다 더 놓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더 조금 자야하고 책상에 오래 앉아야 하며 그러고도 집중해야 한다. 한마디로 피곤했다.

“아함~”

딸깍.

현주누나는 안방에 붙은 화장실을 사용하고 거실에 붙은 욕실은 연주누나와 내가 사용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는 내가 먼저 사용한다. 보통은..

쪼르르..

“엄마야~ 미안..”

“.......뭘 새삼스럽게.......”

하긴 그렇다. 연주누나가 좌변기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봤다고 해서 놀라고 당황할 이유는 없었다. 우리 사이에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고 문을 닫고 기다렸다 차례를 기다리면 된다. 그러나 쉽게 나가고 싶지 않았다. 일주일에 7번. 혹은 그보다 많이 보게 되는 누나의 몸이었고, 눈을 감고도 생생하게 그릴 수 있음에도 변기 위의 누나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문을 닫던가 들어오던가..”

“으응..”

마음은 밖으로 나갔는데 몸은 안으로 들어갔다. 화장실 조명이라는 것이 정육점의 불빛과 같은 색감이라 곱게 접혀있는 누나 다리가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통통하니 물이 올라있는 것이 닭다리가 연상된다.

쪼르르..쪼륵..

“부끄럽게...뭘 그렇게 보니~”

“으응...그냥..”

예전부터 느낀 건데 연주누나는 다른 여자들보다 더 당당한 느낌, 보이는 것에 대해 별로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지금도 말로만 부끄럽다고 하지 특별히 가리려고 하지도 않고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굳이 비교하자면 보통의 여자들이 일본판 포르노의 여자들처럼 행동한다면 누나는 서양여자들처럼 행동한다고 할까. 근본적으로 성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 일거라고 생각된다.

여자의 아랫입은 일반적으로 음문이라고 하고, 하문, 옥문, 비속어로 보지, 은어로 구멍 이라고 한다. 그냥 보지도 자꾸 보고 싶은데 오줌 누는 보지는 더 보고 싶었다. 그런 내 마음을 눈치 챈 것처럼 누나는 다리를 넓히고 엉덩이를 들어준다.

“웁..”

“호호호”

순간적으로 오줌발이 높이 치솟아 얼굴을 적셨다. 누나는 장난이라는 표정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몰라도 얼굴표정이 묘사하기 어려울정도로 야릇하고 색정적이었다. 똘똘이가 뿌듯한 것이 짜릿짜릿하게 전류가 흐른다. 누나가 처녀만 아니었으면 아직도 찔끔거리는 구멍을 똘똘이로 막고 싶었다.

‘첫 경험을 화장실에서 시킬 수야...’

이심전심이랄까. 연주누나가 부드러운 손으로 똘똘이를 꺼내들고 만져준다. 거리낌이 없는 손길은 때때로 그녀가 아직 처녀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었다. 아니면 호적등본과 마찬가지로 무늬만 처녀인 상태가 된 걸까. 내가 생각해도 여러 여자들을 만나봤다고 자부하는데도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누나처럼 새로운 스타일의 여자는 학구열이 자극받는다.

“오줌 마려워?”

누나는 똘똘이가 아침이면 혼자 아무 이유 없이 발기하곤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보다 많은 이유로 오줌이 가득차면 이렇게 된다는 사실도 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른 이유, 가장 근본적인 원인 때문이다.

“화장실에 온 것은 그 때문이기는 한데...지금은 누나 때문이야..”

“정말?”

여자가 자신 때문에 흥분하는 것은 남자에게 기쁜 일이듯 누나 역시 똘똘이가 자기 때문에 껄떡거린다는 사실을 흐뭇해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은 손길에, 입술에 묻어났다. 아침에 일어나 아직 뽀뽀도 하지 않았는데 똘똘이는 그녀의 입속에서 목욕을 한다. 자신의 몸이지만 시샘이 난다.

“음...”

기억에 남는 첫날밤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누나의 혀 움직임과 입술의 압력, 그리고 기술에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하다. 거머리가 달라붙은 것처럼 쩍쩍 달라붙어 빨아먹는데 똘똘이 안의 피가 빨려나가는 감각이었다.

“아...”

“목젖을 찌르는 느낌이 좋아...음..쭙..쭙...”

누나는 구슬 주머니를 주무르면서 똘똘이를 깊이 받아 넣는다. 그것은 박는다는 느낌이다. 그때마다 누나 말처럼 똘똘이 끝으로 누나의 목젖이 지나갔다. 그리고 똘똘이의 가장 넓은 부분, 헬멧의 가장자리 부분이 누나의 목구멍에 걸리고 비벼졌다.

“흡..흡...”

어느새 이마에서 땀이 맺혔다. 외부 온도 때문이 아니라 내부에서 뜨거운 열기가 솟구쳤기 때문이다. 그와 더불어 똘똘이 머리로 미친소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분출을 위해 정열 했다.

“조금 더 참아..참을 수 있지?”

“..응....”

누나 역시 나를 아는 많은 여자들처럼 파정시점을 정확히 감지한다. 그러나 쉽게 분출시켜 주지는 않는다. 최대한 가지고 놀겠다는 느낌? 입술과 볼, 심지어는 눈썹 같은 작은 부분까지도 사용하기 때문에 누나 얼굴은 자신의 침으로 촉촉했다.

“쭙..쭙...”

가끔씩 누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다. 선천적인 끼가 있는 수영을 제외하고는 엄마조차 똘똘이를 빨아주는 것을 스스로 즐기기까지 1년은 걸렸다. 그 밖의 여자들은 어디까지나 나에 대한 애정으로 서비스 해 주는 것에 불과했다. 그런데 작은누나는 아직 처녀인 주제에, 똘똘이를 문지 한 달도 안돼서 뜻밖의 행동을 한다.

“안 돼..안 돼..아직 참아..”

“흐흠...”

아무리 이곳저곳으로 옮기며 자극을 덜 준다고 해도 주머니나 사타구니 사이 같은 곳을 그렇게 심하게 빨리면 참기 어렵다. 누나가 미친소가 나가는 길목을 손으로 꽉 움켜잡고 있었는데 그곳을 중심으로 똘똘이가 껄떡거리는 것이 검붉게 변하면서 바들바들 떨었다. 똘똘이가 질식해서 죽으려는 것처럼 보였다.

“으음...”

누나는 더 이상 안 되겠는지 급히 똘똘이를 최대한 깊이 삼켰다. 목젖과 목구멍을 지나 한참을 더 들어간 기분이었다. 그렇게 두어 번 같은 골자기를 통과하자 더 이상 미친소들을 막지 못하게 되었다.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미친소들에게 밀려 선두열의 미친소들이 떼를 지어 몰려나갔다. 그때마다 다리와 허리에서 ‘힘’이 쭉쭉 빨려 나가는 기분이다. 할 수 없이 누나의 머리를 움켜잡고 최대한 빠르게 허리를 움직여 박았다.

“읍..읍...”

“아.....”

가벼운 현기증을 느꼈다. 또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누나의 입술도 느꼈고, 미지의 생명체 같이 꿈틀거리는 혀도 느꼈다. 특히 그 혀는 요도를 열고 안으로 들어오려고 한다. 짜릿한 아픔에 허리가 휜다.

“그만...”

“으응...아직 커졌잖아..”

“나 오줌 마려워...”

“...........”

누나의 손이 엉덩이를 감싸 안았다. 똘똘이는 여전히 따듯하고 촉촉한 공간에 갇혀 있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그냥 누나의 입에 볼일을 보라는 것일까. 누나의 눈을 바라봤다.

“............”

얼마 전 일이 생각났다. 아마도 내가 누나의 오줌을 먹었기 때문에 자신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누나 성격으로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다.

나는 누나 오줌이 불쾌하거나 불결하지는 않았다. 따듯해서 먹기 거북하지도 않았던 거 같다. 나는 그랬지만 누나도 그럴까. 사람에 따라서는 굉장히 혐오감을 갖게 된다고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끄덕. 끄덕..

결국 힘을 풀고 언제든 뱉어낼 수 있도록 조금씩 흘려보내기도 했다. 미리 예단하기 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가는 것이 좋을 듯해서였다. 지금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이 많았고, 때로는 더 좋아졌고 또 때로는 나빠졌지만 아직은 후회 없이 살고 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했다.

꿀꺽..꿀꺽..

천천히 누려고 했지만 완벽하게 조절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일부는 입술 가장자리를 타고 흘렸다. 그래도 누나는 최선을 다해 마신다. 그리고 누나의 눈을 통해 알았다.

누나의 입에 오줌을 싼다는 것이 결코 쾌락적인 느낌은 없었다. 대신 놀라울 정도로 심리적인 충만감을 줬다. 언젠가 타인의 애정을 원한다면 그만큼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적이 있다. 그리고 오늘 누군가 타인이 ‘나의 애정’을 원해서 더럽고 어려운 일을 해주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기분은 가슴이 너무나 설레고 기쁨이 충만해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만들었다.

누나는 내가 누나의 오줌을 마신 일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그것을 자신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와 같은 이유로 자신의 애정을 나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는 것이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그게 누나 성격이지...’

다른 여자도 마친 가지겠지만 연주누나에게만은 다른 여자들과의 일을 들키면 안 된다. 만약 누나가 알게 된다면 틀림없이 밖으로 나가 다른 남자를 덮칠 것이다. 내가 누나의 마지막 남자가 될 수는 없다. 그래도 누나가 정말 사랑하는, 누나를 사랑해 주는 남자에게 누나를 보내고 싶다고 생각한다.

다른 여자 하니까 슬기누나. 수영. 수경이 생각난다. 보라누나, 상희누나와 이별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도로 4명이 되어 있다. 연주누나와 수영은 학교와 집에서 매일 보기도 해서 특별히 시간을 요하지는 않았고, 슬기누나는 취업준비로 바쁘고, 수경 역시 검사다 보니 일이 많아 지금까지는 4명이라도 겹치지 않게 잘 지내왔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이렇게 지내기는 어렵겠지?’

어렵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불가능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실제로 내놓고 사귈 수 있는 여자는 슬기누나 뿐이라 다른 여자들은 몰래 데이트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일반적인 양다리보다 들키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렇게 아침부터 누나와의 애정을 확인했다. 그리고 누나는 바로 MT를 떠났다. 새벽부터 화장실에 있었던 이유가 그것이었다.


--------


‘감히 나를 차? 분수를 몰라도 정도가 있지..’

검사가 천직인 줄 알고 살았을 때는 자부심도 있었고 보람도 있었다. 그러다 1000억의 꿈을 보았다. 화려한 미래가 무한히 열려 있다고 생각했다. 경력 좀 관리하다가 정계로 진출하고 3선 쯤 되면 서울이나 부산 시장을 거쳐 50줄에는 청와대에 입성한다. 는 야심찬 밑그림도 그렸다.

‘유재석. 개자식..하필 거기에 마주칠게 뭐야..띠팔.’

100번째 꽃다발과 함께 반지를 주면서 청혼을 하고 감격해 하는 현주를 데리고 바로 호텔로 go. go. 깃발을 꽂고 나서 상견례. 그렇게 유재석을 만나야 했다. 반대할 여유를 주지 않는 것이 관건이었고, 그 계획에는 현주는 없었다. 당연했다. 내가 누군가? 어떻게 나를 거절할 수가 있는가..

그런데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현주는 청혼을 뿌리쳤고, 그 자리에서 유재석과 마주쳤다. 의혹의 싹이 심어졌다고 봐야 한다.

‘이제 방법이 없나?’

포기? 1000억이 포기한다고 할 수 있는 금액인가? 그런 마음에 가슴이 타들어갔다. 울화병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러니 사건들이 눈에, 머리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누가 폭력을 휘둘렀네. 사람이 죽었네, 사기를 당했네. 하나같이 별 볼일 없는 것들이었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거야?’

가슴이 답답하다.

겨우 하루 일과를 마치고 퇴근을 했다. 머리는 복잡하고 가슴은 화기가 넘실거렸다. 자연히 발걸음은 천근의 무게처럼 아스팔트에 질질 끌렸다. 며칠째 퇴근 후에는 술집으로 간다. 맨 정신으로는 잠이 들지 못했다. 생각이 많아서다. 인정하기 싫지만 후회도 있었다. 그런 생각들이 끊임없이 괴롭혔고, 새벽이 다 돼야 겨우 선잠이 든다. 그러다보니 술을 안마실수가 없었다.

‘어쩌다 내가 이 꼴이 되었을까...’

평소 술을 도피처로 삼는 사람들을 경멸했다. 인생 패배자. 한두 번 실패를 겪었다고 왜 모든 것을 포기한 듯이 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얼마든지 다른 길을 뚫을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아니다.

‘1000억이잖아..’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10번을 죽었다 살아나도 만들 수 없는 돈. 돈이 그 정도가 되면 이미 돈이 아니라 권력이었다. 포기할 수도 잊을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더욱이 손에 다 쥐었다고 생각했는데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버린 것 같은 지금은 미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

앞에 걸어가는 여자의 뒤태가 시선을 끈다. 단순히 시선을 끄는 정도가 아니라 음심을 불어넣었다. 실룩실룩 움직이는 엉덩이에 손을 대면 통통 퉁겨질 거 같은 탄력이 정장 치마 위로도 느껴졌다.

‘섹 좀 쓰겠는데..’

나를 마주보며 걸어오는 남자들이 그녀를 돌아본다. 아마도 앞쪽도 제법 생긴 모양이다. 어쩌다 마주치는 남자들의 눈이 그렇게 말했다. 술 생각이 조금 줄어들면서 여자 생각이 난다.

‘수경이라도 불러?’

현주랑 잘 될 거라고 생각하던 때는 그녀가 부담스러웠다. 똑똑한 여자라 더 꺼림칙했다. 그녀가 원한을 품고 태클을 걸 수도 있다. 그 정도 능력은 있는 여자였다. 개인적으로 똑똑한 여자는 별로다. 다행히 능력 있는 여자들이 대개 그렇듯 수경이도 자존심이 강했다. 내가 슬금슬금 피하자 속으로는 화가 나겠지만 내색하지 않고 멀어졌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앞의 여자를 따라갔다.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만큼 그녀의 엉덩이는 박음 직하게 생겼다. 엉덩이뿐만이 아니다. 소위 말하는 ‘라인’이 살아 있다. 얼굴과 앞모습이 궁금해졌다. 어차피 특별한 약속이 있는 것도,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있던 것도 아니다.

‘저 사람은...’

그녀는 한적한 모퉁이 앞, 검정색 그랜저에 기대서 있는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그 남자가 안면이 있다. 정식으로 알게 된 사람이 아니라 텔레비전이나 신문에서 자주 보이는 사람이다.

‘지철수 시장?’

공화당 출신의 서울시장. 잃어버린 정권을 되찾을 기대주로 부각되고 있는 인물이다. 전직 대통령과 깊은 유대가 있어 비자금 사건 때 소환조사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의견을 내놓았던 검사는 지금 인천지검 교통과로 갔다. 그는 강자였다.

그런 남자를 만나는 여자가 더욱 궁금했다. 마침 그녀는 차에 타려고 몸이 반쯤 돌아섰다.

“앗!”

‘수경이?’

차에 타려던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본다. 의심할여지 없이 지수경검사가 분명했다.

“누구? 아는 분이니?”

“별로...잘 몰라요..”

“그래? 어서 타라. 너의 엄마 너 기다리다가 또 폭발할라..”

“호호. 그럼 안 되죠. 가요. 아빠.”

‘아빠? 아빠!’

‘수경의 아버지가 지철수?’


-----------


연주는 MT를 갔고, 재석이와 2박3일 동안 단둘이 지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두려웠다.

‘뭐가?’

둘이서 뭔가를 하게 될까봐? 아니면 아무 일도 없을까봐? 어느 쪽이든 무서웠다. 나는 연주처럼 아무 생각 없이 재석이 앞에서 다리를 벌리기에는 나이도 10살이나 많았고, 그만큼 사회적 책임을 알고 있다. 그러니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이 있고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은 해야 한다.

지금 가장 바람직한 것은 재석이를 향한 마음을 끊어버리면서 연주도 재석이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 그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근거렸다. 같이 보낼 2틀이 너무나 기쁘고 설다. 바람직한 상태로 2틀을 보내고 나면 실망할 것이다.

띠리링~ 띠리링~

“네~ 홍보과 유현주입니다.”

“.....나야...”

“.......................”

“나라고!”

박명수다. 초저녁부터 술이라도 먹었는지 잔뜩 흥분한 목소리였다. 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심장이 오그라들 정도로 긴장했다. 그는 거짓말쟁이다. 그러면서도 힘을 갖고 있는 남자였다. 힘 있는 거짓말쟁이가 거짓말이 탄로 났을 땐 힘을 쓰려고 할지 모른다. 그래서 더욱 두려운 남자다.

“....알..아..요..”

“나와. 할 말 있으니까.”

“.....바..빠...요..”

“잔말 말고. 나오라면 나와. 좋은 말 할 때!”

“...............”

이럴 때 여자라는 사실이 싫다. 겁을 먹고 목소리가 떨리게 나오는 것도 싫지만 무엇보다 그가 회사로 찾아와 행패를 부릴까봐 걱정이다. 그런 일이 생기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피해를 당한다.

“지금 회사 앞이야. 10분 안에 안 나오면 들어가고 끌고 나온다. 알아서 해.”

“.....알았..어요..”

이쯤 되면 안 나갈 수 없다. 명색이 검사인 그를 정문의 경비업체 분들이 막아줄 수 있을 리 없고, 흥분한 그가 머리채라도 잡아끌고 나가면 회사생활도 끝장이다.

‘재석아......’

이럴 때 가장 의지가 되고 생각나는 사람은 재석이다. 하지만 가장 보이고 싶지 않은 사람 역시 재석이다.

똑딱 똑딱.

우물쭈물하는 동안 눈 깜짝 하는 사이 10분이 지나갔다. 이제는 그가 참지 못하고 쳐들어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급히 핸드백을 챙겨들고 과장님께 거짓말을 하고 나갔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몇 번이나 전화를 할까 말까 망설였다. 결국 그 모든 기회를 놓치고 그의 앞에 섰다.

“타.”

“어디가려고요?”

“잔말 말고 타.”

“...........”

조수석에 앉자 그는 묘한 미소를 짓는다. 일종의 승리감의 표현 같다. 하긴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뜻대로 움직였으니 그의 승리를 부정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그의 눈빛, 먹이를 앞에 둔 육식동물 같은 탐욕이 보였다.

‘재석이를 불렀어야 했는데..’

“할 말이 뭐에요?”

“...........급할 거 없잖아.”

“그럼 어디 가는지나 말해줘요.”

“............”


차가 시외로 나가는 길로 들어섰을 때는 절망감마저 들었다. 함부로 차에 탄 어리석음을 원망했고, 신에게 아무 일 없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기도가 통했다. 금요일 밤, 시외로 나가는 도로는 차들로 미어터지려고 한다. 거의 서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 지금이라면 그대로 문을 열고 내려도 될 정도였다.

“할 말 없으면 내리겠어요.”

“가만있어.”

“흥!”

“아 정말!”

내리려는 나와 잡으려는 그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막히는 도로라고 해도 조금씩 움직였고, 짜증난 뒤차들이 클락션을 누르고 소리를 지른다.

“알았어. 시내로 돌아갈게. 정말 할 말이 있어서 그러니까. 가만히 좀 있어.”

“싫어요. 내리겠어요.”

“너의 아버지와 유재석이 일이야.”

“.............”

“아..짜증나. 뭔 놈의 차가 이렇게 많아. 띠팔.”

박명수는 외각으로 빠져나가 시내로 차를 돌렸다. 차의 방향이 시내로 향한 것이 안심되기도 했지만 아빠와 재석이 일이란 말에 얌전히 있었다. 그가 자신에게 접근한 이유 역시 그 때문이라면 설명이 된다.



===================


너무 오랜만이죠? 저번에도 이렇게 말했던 기억이...

일주일에 한편은 올리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좀 바빴어요.

장사준비 한다는 것은 저번에 이야기 했던 거 같고, 여러 가지 신경 쓰이는 것이 많네요.

참.

9월 1일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그 전까지 애모를 완결하고 싶습니다.

아자! 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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