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미야. 여기...”
세희는 한껏 차려 입은 채로 들어오는 경미를 보고 손짓을 했다.
“오래 기다렸니?”
“아니..별루..”
“실은 우리 남편이 갑자기 약속이 생겨서...나도 남편 기다리다가 좀 늦었어..미안..”
세희는 이미 경수의 전화를 받아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 척 해야만 했다.
“그랬구나. 괜찮아. 나야 뭐. 너 만나려고 나온거니까.”
세희가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경미에게 말하자 경미는 미안한 마음이 조금 사라졌다.
‘이 지지배는 진짜.... 짜증나...얼굴도 예쁘고....머리도 좋고...마음씨도....휴..’
경미는 자신의 앞에서 천진할 정도로 순진하게 웃는 세희의 모습에 짜증이 났다.
‘남편으로 기를 죽여보려고 해도 전혀 통하지도 않는것 같고...진짜...짜증이다..’
그런 경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세희는 정말 반갑고 살갑게 경미에게 대했다.
“오늘 우리끼리 재미있게 놀자.”
“그...그래...”
세희의 모습에 경미는 떫떠름하게 말했다.
점심을 먹고 쇼핑을 다니면서 경미는 자신에게 너무나 친절하게 대하는 세희의 모습에 점점 짜증이 났다.
험을 잡으려 해도 도저히 잡을 수가 없었다.
저정도의 미모에 학벌이면 콧대가 높을만도 하건만은 점원에게도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았고 쇼핑백 또한 경미에게 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태도도 그랬다.
자신에게 진짜 어울리는 신발도 사주면서 어린애처럼 즐거워했다.
‘하여튼...저 지지배....미치겠네..’
경미는 속으로 세희의 욕을 하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집이 무척 아담하구나...”
“응, 남편이 없으니 혼자 사는데 큰 집이 필요하지 않아서..그리고 뭐...셀러리맨 부인이 아껴야 잘 살지..”
전혀 티없이 웃는 세희의 모습에 작은 집에 사는 것을 비웃으려던 의도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세희는 경미를 집으로 초대해 저녁식사를 대접한다고 부엌에서 분주했다.
거실에 있는 동안 경미는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
비록 작은 집이었지만 먼지하나 없을정도로 깨끗했다.
그리고 결코 비싸지는 않았지만 주인의 정성이 보이는 작은 소품들이 각자 있을 자리에 놓여 있어 집주인의 품격을 알수 있었다.
‘뭐....짱나..’
“경미야..밥 먹자...”
“으..응.”
식탁 앞에 선 경미는 식탁에 정갈하게 차려져 있는 음식들에 다시 한번 놀랐다.
준비할 시간도 별로 없었을 텐데 음식들은 하나같이 일류 식당에서나 볼 수 있을것 같은 냄새와 모양을 뽐냈다.
수저를 들어 전골을 입에 넣어 본 경미는 그 깊은 맛과 적당한 간에 감탄을 했고 몇가지 안되는 반찬이지만 하나같이 입에 맞았다.
그리고 반주라고 하면서 세희가 가져온 손수 담그었다는 모과차는 적당히 입에 달라붙었다.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거실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빨간 와인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시작된 세희의 이야기에 경미는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경미야....너 그거 알아?”
“???”
세희를 쳐다보는 경미를 보면서 세희가 웃음을 지었다.
“고등학교 때........”
“고등학교 때 뭐?”
“나....너 좋아했다........”
“뭐라고????”
경미는 순간 세희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고등학교 때 나 너 무척 좋아했었다고...괜히 너만 보면 좋고...그랬어..”
“..........?”
경미는 아직도 세희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파악이 되지 않아 멍하니 세희를 바라보았다.
“그런거 있잖아, 학창시절의 동경 같은거...”
“네가 날 좋아할 이유가 없었잖아....넌 공부도 잘하고, 예쁘고, 선생님들도 다 좋아하고...나야...너보다 한참 떨어졌었잖아...”
경미가 이상하다는 말투로 말을 했다.
“아니야. 너가 얼마나 예뻤는데...너만큼 예뻣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얼마나 많았는데..”
경미는 갑자기 마음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꼈다.
“같이 놀고 싶었는데.....우리 집안 때문에.....얼마나 아쉽고 속상했는지...”
세희의 얼굴이 추억에 잠겼다.
“정말....이야...? 그...말?”
경미는 웬지 쌀쌀해 보였던 세희가 너무나 싫었었다. 한때는 친해져 보려고 했었지만 세희는 결코 자신들의 무리에 끼지 않았었다.
“응.....나도 너희들과, 아니 너랑 친하게 지내고 싶었지..하지만 동생을 책임지고...내가 가장이 되어 살아가는게 그리 쉽지만은 않았거든....”
경미는 순간 마음이 짠해왔다.
‘그랬구나....나쁜..년.....진작..에 알았으면..’
경미는 모든 것이 후회가 되었다.
“너한테 연락이 왔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널 만난다고 하니까..가슴까지 떨렸는걸?”
“에이..무슨..”
“풋...넌 모를거야.....”
“뭘 몰라?”
“내가 얼마나 기대되고 좋았는지...널 만난다고 해서.....”
“그......그랬어?”
“응. 하루 종일 얼마나 그 시간을 기다렸는데....남편이랑 나와서 좀 그랬지만...너랑만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경미는 갑자기 세희한테 너무나 미안해졌다.
경미도 원래 나쁜 여자는 아니었기에..그리고 세희에 대한 평가는 무척이나 높았기에 그런 세희가 자신을 좋아했다고 말하자 그동안 세희에 대한 마음이 순식간에 풀리는 것을 느꼈다.
마음이 풀리고 보니 세희는 천사같았다.
질투할 이유가 사라지자 갑자기 경미는 세희가 너무나 아름다와 보였다.
같은 여자로서 부럽기도 했지만 그런 세희가 자신을 너무나 좋아한다고 말하자 세희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나도 너를 무척 좋아했어....그래서 질투가 많이 났었어..”
“바보..질투는..무슨....너가 얼마나 예쁜데...”
세희가 경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들어 뺨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경미는 마술에 걸린 듯 세희의 행동을 그냥 내버려 두었다.
아니, 오히려 세희의 손이 닿는 부분에 짜릿함을 느꼈다.
마음의 질투와 미움을 벗어버리고 나니 세희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와 보였다.
경미는 세희의 부드러운 손길이 자신의 뺨을 쓰다듬자 자신도 모르게 눈을 살짝 감았다.
그리고 손길을 느껴보았다.
와인으로 인해 달아오른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세희의 손이 뺨을 따라 내려와 경미의 목에서 다시 턱선을 타고 올라갔다.
귓볼에 살짝 손가락이 장난을 쳤다.
경미는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술 기운인지....세희의 손의 느낌에 가슴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경미야..너 너무나 아름다와...”
세희의 목소리가 귓가에 속삭였다.
경미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심장의 고동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했다.
정말 이상한 느낌이었다.
세희의 한손이 귓가를 쓰다듬고 있었고 한손이 경미의 뺨을 어루만졌다.
그런데....
경미는 갑자기 입술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느낌에 깜짝 놀라 눈을 떳다.
그러자 눈을 감은채 자신의 입술에 입술을 댄 체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세희를 보았다.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는 것을 보았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경미는 마음에 약간의 꺼리낌이 들었다.
하지만....
경미도 눈을 감고 말았다.
그리고....
부드럽게 입술 사이를 파고 들어오는 부드러운 혀의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아..........”
두 여자의 키스는 길고도 길었다.
혀와 혀가 엉키고, 타액이 서로의 목구멍을 넘었다.
처음의 어색함과 이상함은 모두 사라져 버렸다.
경미는 처음 느껴보는 최고의 부드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심장의 고동은 점점 가라앉았으나 작지만 깊은 흥분이 온 몸을 휘도는 것을 느꼈다.
세희의 키스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이젠 서로의 키스를 나누는 모습이 되었다.
“사랑해..”
잠시 입을 뗀 세희가 경미의 눈을 보면서 속삭였다.
“...고마와....”
경미는 왠지 세희가 고마왔다.
자신은 세희에게 못난 마음으로 이렇게 질투하고 그랬는데....오히려..세희는 그런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 주었다.
그리고....사랑한다고 고백해 주었다.
이번에는 경미의 입술이 세희의 입술을 덮었다.
세희의 손이 브라우스의 단추 하나를 풀고 경미의 가슴속으로 사라졌다.
따뜻한 손이 자신의 가슴을 잡아왔다.
경미는 몸을 움찔했으나 세희의 손을 인정했다.
세희 손은 마술처럼 경미의 젖가슴을 자극했다.
역시 처음 느껴보는 부드러운 손길이었다.
결혼하기전에 사귀었던 남자들과 섹스를 가져봤지만 이런 부드러움은 느껴보지 못했었다.
더군다나 어떻게 하면 좋은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아...여자의 느낌은....다르구나....아....음....’
자신의 가슴을 더듬는 세희의 손 역시 부드러웠다.
아주 작은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고 섬세한 손의 움직임이 성감대를 자극했다.
둘은 서서히 알몸이 되어갔다.
돈에 대해 별 아쉬움이 없는 경미는 나름대로 몸을 치장하고 가꾸는데 노력을 했기에 제법 괜찮은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세희의 벗은 몸을 본 경미는 자신의 몸이 약간 부끄러워졌다.
단순히 좋은 몸매, 그리고 나쁜 몸매를 이야기하는 그런 차원이 아닌 여러가지로 비교가 되었다.
하지만...
세희는 그런 경미의 몸을 사랑스럽고 소중하다는 듯이 만져주었다.
경미 역시 손과 몸에 느껴지는 세희의 몸이 너무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아....학...거긴...”
어디를 건들였을까...
세희의 손이 경미의 한 곳을 만지자 경미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세어나왔다.
이미 축축해진 경미의 몸....
여자의 손길과 애무로 자신이 이렇게 달아오를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급하고 거친 남자의 손길과는 달랐다.
정확히 자신이 어디를 자극하면 좋아하는지..그리고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부드럽고 섬세한 손길이 경미를 자극했다.
부드럽게 경미의 보지를 더듬던 세희의 손이 경미의 안으로 스스르 파고 들자 경미는 세희의 입술을 찾아 강하게 혀를 밀어 넣었다.
세희의 손가락이 경미의 안에서, 그리고 한 손가락이 크리토리스를 동시에 부드럽게 애무했다.
강하지 않은 움직임, 그러나 그 움직임으로 인해 경미는 서서히 고지에 오르기 시작했다.
어느순간...
경미의 몸이 활처럼 휘어졌다.
세희의 손이 더욱 부드럽게 경미의 그곳을 애무했다.
경미는 정말 오랜만에 최고의 편안하고 기분 좋은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었다.
“여보..나 오늘 세희네 집에서 자고 갈께요...”
경수는 왠지 기분이 이상했지만 세희 때문에라도 반대할 수가 없었다.
“으응..그래, 알았어..”
전화를 거는 동안 경미의 가슴을 천천히 빨고 있던 세희를 바라보는 경미의 눈이 따사로왔다.
이젠...
세희를 안고 싶었다.
집에 돌아온 경미는 지난 하루를 생각해 보았다.
처음 느껴보는 느낌과...그리고 기분 좋음...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세희와 보낸 하루 밤...
많은 이야기도 나누었다.
어느정도는 진실을 말했기에 경미도 세희에게 넘어올 수 밖에 없었다.
섹스란 느낌보다는 그냥 기분 좋은 유희를 한 것 같았다.
물론 경수에 대해 거리낌도 전혀 없었다.
결혼한 후 예전에 사귀었던 남자와 한번의 외도가 있었지만 경수에게 무척이나 미안했고 그로 인해 더 이상의 외도는 없었다.
그러나 세희와는 달랐다.
그냥 좋았다.
“넌 원래 이런 것 좋아해?”
경미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세희는 고개를 천천히 흔들었다.
“너야...내가 원래 좋아했으니까...하지만 나도 남자가 좋아...단지...”
경미는 세희의 다음 말을 듣지 않아도 알수 있을것 같았다.
“너 정도면...충분히 맘만 먹으면 남자들을 만날수 있잖아? 음....그럼 혹시 남편에 대한 죄책감...?”
“아니야...처음에는 그런 기분도 들었지만 오랫동안 떨어져 있다보니..점점 그것도 희미해 지더라...지금은..단지 조금 두렵기도 하고..그래..”
“그럼..좋은 사람 생기면 만날 생각은 있는거야?”
“으..응...뭐....하지만 모르는 사람은 시러...좀 그래..그렇다고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하긴...생각은 그렇지만 막상 시도하려 하면 쉽지 않은게..남자 만나는 거지..”
“아니야. 괜찮아..우린 좋은 친구잖아? 너만 있으면...되. 호호...좋은 친구면 되지..”
경미는 애써 스스로 만족하려는 세희의 말투에서 아쉬움을 느꼈었다.
경미는 어디 좋은 사람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제 마음을 열고 보니 세희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좋았다.
자신에게도 너무나 좋은 친구가 생긴 것처럼 느껴졌다.
세희라면....
뭐든지 아까울게...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의 만남과 하룻밤의 동거였지만 경미는 일생에 가장 좋은 사람, 좋은 친구를 만난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섹스아닌 섹스를 나누어서 그런지 몰라도 어떤 이야기도, 어떤 것도 세희에게는 이야기 할수 있을것 같았고 어떤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것 같았다.
자신에게 있는 것이라면...어떤 것이라도.......
경미는 갑자기 소스라치게 놀랐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것.....
경수...가 갑자기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이었다.
‘미친거..아냐..’
하지만 자신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이라 해도 세희에겐 충분히 줄 수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든 이후여서 그런지 미친생각이라는 생각과 함께 오히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세희에게 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별로 아깝지가 않았다.
애써 그 생각을 버리려 했지만 경미의 본능은 생각을 이어가게 했다.
경수와...세희와의 섹스....
그리고...셋이서....
경미는 생각만으로도 미친 짓이라고 단언했던 그런 상황이 머리속에 떠오르자 몸서리쳐질 것 같은 혐오감 대신 스물스물 몸에 올라오는 흥분을 느꼈다.
‘미친....아......음...’
경미의 손이 자연스럽게 가슴과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어떤 기분일까....남편과 세희가 섹스하는 것을 본다면....남편의 자지가 세희의 안으로 들어가고....둘이 진한 키스를 나누는 것을 본다면....’
그 결과는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생각만으로도 엄청나게 강한 흥분이 몸을 지배하는 것을 느낀 경미는 자위를 시작했다.
세희는 한껏 차려 입은 채로 들어오는 경미를 보고 손짓을 했다.
“오래 기다렸니?”
“아니..별루..”
“실은 우리 남편이 갑자기 약속이 생겨서...나도 남편 기다리다가 좀 늦었어..미안..”
세희는 이미 경수의 전화를 받아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 척 해야만 했다.
“그랬구나. 괜찮아. 나야 뭐. 너 만나려고 나온거니까.”
세희가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경미에게 말하자 경미는 미안한 마음이 조금 사라졌다.
‘이 지지배는 진짜.... 짜증나...얼굴도 예쁘고....머리도 좋고...마음씨도....휴..’
경미는 자신의 앞에서 천진할 정도로 순진하게 웃는 세희의 모습에 짜증이 났다.
‘남편으로 기를 죽여보려고 해도 전혀 통하지도 않는것 같고...진짜...짜증이다..’
그런 경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세희는 정말 반갑고 살갑게 경미에게 대했다.
“오늘 우리끼리 재미있게 놀자.”
“그...그래...”
세희의 모습에 경미는 떫떠름하게 말했다.
점심을 먹고 쇼핑을 다니면서 경미는 자신에게 너무나 친절하게 대하는 세희의 모습에 점점 짜증이 났다.
험을 잡으려 해도 도저히 잡을 수가 없었다.
저정도의 미모에 학벌이면 콧대가 높을만도 하건만은 점원에게도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았고 쇼핑백 또한 경미에게 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태도도 그랬다.
자신에게 진짜 어울리는 신발도 사주면서 어린애처럼 즐거워했다.
‘하여튼...저 지지배....미치겠네..’
경미는 속으로 세희의 욕을 하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집이 무척 아담하구나...”
“응, 남편이 없으니 혼자 사는데 큰 집이 필요하지 않아서..그리고 뭐...셀러리맨 부인이 아껴야 잘 살지..”
전혀 티없이 웃는 세희의 모습에 작은 집에 사는 것을 비웃으려던 의도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세희는 경미를 집으로 초대해 저녁식사를 대접한다고 부엌에서 분주했다.
거실에 있는 동안 경미는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
비록 작은 집이었지만 먼지하나 없을정도로 깨끗했다.
그리고 결코 비싸지는 않았지만 주인의 정성이 보이는 작은 소품들이 각자 있을 자리에 놓여 있어 집주인의 품격을 알수 있었다.
‘뭐....짱나..’
“경미야..밥 먹자...”
“으..응.”
식탁 앞에 선 경미는 식탁에 정갈하게 차려져 있는 음식들에 다시 한번 놀랐다.
준비할 시간도 별로 없었을 텐데 음식들은 하나같이 일류 식당에서나 볼 수 있을것 같은 냄새와 모양을 뽐냈다.
수저를 들어 전골을 입에 넣어 본 경미는 그 깊은 맛과 적당한 간에 감탄을 했고 몇가지 안되는 반찬이지만 하나같이 입에 맞았다.
그리고 반주라고 하면서 세희가 가져온 손수 담그었다는 모과차는 적당히 입에 달라붙었다.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거실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빨간 와인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시작된 세희의 이야기에 경미는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경미야....너 그거 알아?”
“???”
세희를 쳐다보는 경미를 보면서 세희가 웃음을 지었다.
“고등학교 때........”
“고등학교 때 뭐?”
“나....너 좋아했다........”
“뭐라고????”
경미는 순간 세희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고등학교 때 나 너 무척 좋아했었다고...괜히 너만 보면 좋고...그랬어..”
“..........?”
경미는 아직도 세희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파악이 되지 않아 멍하니 세희를 바라보았다.
“그런거 있잖아, 학창시절의 동경 같은거...”
“네가 날 좋아할 이유가 없었잖아....넌 공부도 잘하고, 예쁘고, 선생님들도 다 좋아하고...나야...너보다 한참 떨어졌었잖아...”
경미가 이상하다는 말투로 말을 했다.
“아니야. 너가 얼마나 예뻤는데...너만큼 예뻣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얼마나 많았는데..”
경미는 갑자기 마음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꼈다.
“같이 놀고 싶었는데.....우리 집안 때문에.....얼마나 아쉽고 속상했는지...”
세희의 얼굴이 추억에 잠겼다.
“정말....이야...? 그...말?”
경미는 웬지 쌀쌀해 보였던 세희가 너무나 싫었었다. 한때는 친해져 보려고 했었지만 세희는 결코 자신들의 무리에 끼지 않았었다.
“응.....나도 너희들과, 아니 너랑 친하게 지내고 싶었지..하지만 동생을 책임지고...내가 가장이 되어 살아가는게 그리 쉽지만은 않았거든....”
경미는 순간 마음이 짠해왔다.
‘그랬구나....나쁜..년.....진작..에 알았으면..’
경미는 모든 것이 후회가 되었다.
“너한테 연락이 왔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널 만난다고 하니까..가슴까지 떨렸는걸?”
“에이..무슨..”
“풋...넌 모를거야.....”
“뭘 몰라?”
“내가 얼마나 기대되고 좋았는지...널 만난다고 해서.....”
“그......그랬어?”
“응. 하루 종일 얼마나 그 시간을 기다렸는데....남편이랑 나와서 좀 그랬지만...너랑만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경미는 갑자기 세희한테 너무나 미안해졌다.
경미도 원래 나쁜 여자는 아니었기에..그리고 세희에 대한 평가는 무척이나 높았기에 그런 세희가 자신을 좋아했다고 말하자 그동안 세희에 대한 마음이 순식간에 풀리는 것을 느꼈다.
마음이 풀리고 보니 세희는 천사같았다.
질투할 이유가 사라지자 갑자기 경미는 세희가 너무나 아름다와 보였다.
같은 여자로서 부럽기도 했지만 그런 세희가 자신을 너무나 좋아한다고 말하자 세희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나도 너를 무척 좋아했어....그래서 질투가 많이 났었어..”
“바보..질투는..무슨....너가 얼마나 예쁜데...”
세희가 경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들어 뺨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경미는 마술에 걸린 듯 세희의 행동을 그냥 내버려 두었다.
아니, 오히려 세희의 손이 닿는 부분에 짜릿함을 느꼈다.
마음의 질투와 미움을 벗어버리고 나니 세희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와 보였다.
경미는 세희의 부드러운 손길이 자신의 뺨을 쓰다듬자 자신도 모르게 눈을 살짝 감았다.
그리고 손길을 느껴보았다.
와인으로 인해 달아오른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세희의 손이 뺨을 따라 내려와 경미의 목에서 다시 턱선을 타고 올라갔다.
귓볼에 살짝 손가락이 장난을 쳤다.
경미는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술 기운인지....세희의 손의 느낌에 가슴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경미야..너 너무나 아름다와...”
세희의 목소리가 귓가에 속삭였다.
경미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심장의 고동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했다.
정말 이상한 느낌이었다.
세희의 한손이 귓가를 쓰다듬고 있었고 한손이 경미의 뺨을 어루만졌다.
그런데....
경미는 갑자기 입술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느낌에 깜짝 놀라 눈을 떳다.
그러자 눈을 감은채 자신의 입술에 입술을 댄 체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세희를 보았다.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는 것을 보았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경미는 마음에 약간의 꺼리낌이 들었다.
하지만....
경미도 눈을 감고 말았다.
그리고....
부드럽게 입술 사이를 파고 들어오는 부드러운 혀의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아..........”
두 여자의 키스는 길고도 길었다.
혀와 혀가 엉키고, 타액이 서로의 목구멍을 넘었다.
처음의 어색함과 이상함은 모두 사라져 버렸다.
경미는 처음 느껴보는 최고의 부드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심장의 고동은 점점 가라앉았으나 작지만 깊은 흥분이 온 몸을 휘도는 것을 느꼈다.
세희의 키스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이젠 서로의 키스를 나누는 모습이 되었다.
“사랑해..”
잠시 입을 뗀 세희가 경미의 눈을 보면서 속삭였다.
“...고마와....”
경미는 왠지 세희가 고마왔다.
자신은 세희에게 못난 마음으로 이렇게 질투하고 그랬는데....오히려..세희는 그런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 주었다.
그리고....사랑한다고 고백해 주었다.
이번에는 경미의 입술이 세희의 입술을 덮었다.
세희의 손이 브라우스의 단추 하나를 풀고 경미의 가슴속으로 사라졌다.
따뜻한 손이 자신의 가슴을 잡아왔다.
경미는 몸을 움찔했으나 세희의 손을 인정했다.
세희 손은 마술처럼 경미의 젖가슴을 자극했다.
역시 처음 느껴보는 부드러운 손길이었다.
결혼하기전에 사귀었던 남자들과 섹스를 가져봤지만 이런 부드러움은 느껴보지 못했었다.
더군다나 어떻게 하면 좋은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아...여자의 느낌은....다르구나....아....음....’
자신의 가슴을 더듬는 세희의 손 역시 부드러웠다.
아주 작은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고 섬세한 손의 움직임이 성감대를 자극했다.
둘은 서서히 알몸이 되어갔다.
돈에 대해 별 아쉬움이 없는 경미는 나름대로 몸을 치장하고 가꾸는데 노력을 했기에 제법 괜찮은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세희의 벗은 몸을 본 경미는 자신의 몸이 약간 부끄러워졌다.
단순히 좋은 몸매, 그리고 나쁜 몸매를 이야기하는 그런 차원이 아닌 여러가지로 비교가 되었다.
하지만...
세희는 그런 경미의 몸을 사랑스럽고 소중하다는 듯이 만져주었다.
경미 역시 손과 몸에 느껴지는 세희의 몸이 너무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아....학...거긴...”
어디를 건들였을까...
세희의 손이 경미의 한 곳을 만지자 경미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세어나왔다.
이미 축축해진 경미의 몸....
여자의 손길과 애무로 자신이 이렇게 달아오를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급하고 거친 남자의 손길과는 달랐다.
정확히 자신이 어디를 자극하면 좋아하는지..그리고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부드럽고 섬세한 손길이 경미를 자극했다.
부드럽게 경미의 보지를 더듬던 세희의 손이 경미의 안으로 스스르 파고 들자 경미는 세희의 입술을 찾아 강하게 혀를 밀어 넣었다.
세희의 손가락이 경미의 안에서, 그리고 한 손가락이 크리토리스를 동시에 부드럽게 애무했다.
강하지 않은 움직임, 그러나 그 움직임으로 인해 경미는 서서히 고지에 오르기 시작했다.
어느순간...
경미의 몸이 활처럼 휘어졌다.
세희의 손이 더욱 부드럽게 경미의 그곳을 애무했다.
경미는 정말 오랜만에 최고의 편안하고 기분 좋은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었다.
“여보..나 오늘 세희네 집에서 자고 갈께요...”
경수는 왠지 기분이 이상했지만 세희 때문에라도 반대할 수가 없었다.
“으응..그래, 알았어..”
전화를 거는 동안 경미의 가슴을 천천히 빨고 있던 세희를 바라보는 경미의 눈이 따사로왔다.
이젠...
세희를 안고 싶었다.
집에 돌아온 경미는 지난 하루를 생각해 보았다.
처음 느껴보는 느낌과...그리고 기분 좋음...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세희와 보낸 하루 밤...
많은 이야기도 나누었다.
어느정도는 진실을 말했기에 경미도 세희에게 넘어올 수 밖에 없었다.
섹스란 느낌보다는 그냥 기분 좋은 유희를 한 것 같았다.
물론 경수에 대해 거리낌도 전혀 없었다.
결혼한 후 예전에 사귀었던 남자와 한번의 외도가 있었지만 경수에게 무척이나 미안했고 그로 인해 더 이상의 외도는 없었다.
그러나 세희와는 달랐다.
그냥 좋았다.
“넌 원래 이런 것 좋아해?”
경미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세희는 고개를 천천히 흔들었다.
“너야...내가 원래 좋아했으니까...하지만 나도 남자가 좋아...단지...”
경미는 세희의 다음 말을 듣지 않아도 알수 있을것 같았다.
“너 정도면...충분히 맘만 먹으면 남자들을 만날수 있잖아? 음....그럼 혹시 남편에 대한 죄책감...?”
“아니야...처음에는 그런 기분도 들었지만 오랫동안 떨어져 있다보니..점점 그것도 희미해 지더라...지금은..단지 조금 두렵기도 하고..그래..”
“그럼..좋은 사람 생기면 만날 생각은 있는거야?”
“으..응...뭐....하지만 모르는 사람은 시러...좀 그래..그렇다고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하긴...생각은 그렇지만 막상 시도하려 하면 쉽지 않은게..남자 만나는 거지..”
“아니야. 괜찮아..우린 좋은 친구잖아? 너만 있으면...되. 호호...좋은 친구면 되지..”
경미는 애써 스스로 만족하려는 세희의 말투에서 아쉬움을 느꼈었다.
경미는 어디 좋은 사람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제 마음을 열고 보니 세희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좋았다.
자신에게도 너무나 좋은 친구가 생긴 것처럼 느껴졌다.
세희라면....
뭐든지 아까울게...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의 만남과 하룻밤의 동거였지만 경미는 일생에 가장 좋은 사람, 좋은 친구를 만난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섹스아닌 섹스를 나누어서 그런지 몰라도 어떤 이야기도, 어떤 것도 세희에게는 이야기 할수 있을것 같았고 어떤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것 같았다.
자신에게 있는 것이라면...어떤 것이라도.......
경미는 갑자기 소스라치게 놀랐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것.....
경수...가 갑자기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이었다.
‘미친거..아냐..’
하지만 자신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이라 해도 세희에겐 충분히 줄 수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든 이후여서 그런지 미친생각이라는 생각과 함께 오히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세희에게 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별로 아깝지가 않았다.
애써 그 생각을 버리려 했지만 경미의 본능은 생각을 이어가게 했다.
경수와...세희와의 섹스....
그리고...셋이서....
경미는 생각만으로도 미친 짓이라고 단언했던 그런 상황이 머리속에 떠오르자 몸서리쳐질 것 같은 혐오감 대신 스물스물 몸에 올라오는 흥분을 느꼈다.
‘미친....아......음...’
경미의 손이 자연스럽게 가슴과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어떤 기분일까....남편과 세희가 섹스하는 것을 본다면....남편의 자지가 세희의 안으로 들어가고....둘이 진한 키스를 나누는 것을 본다면....’
그 결과는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생각만으로도 엄청나게 강한 흥분이 몸을 지배하는 것을 느낀 경미는 자위를 시작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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