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수영이가 중학생이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때 남편이 각방을 요구할때 난 정말 남편에게 생전
처음으로 남편에게 화가 났다. 하지만 그이의 기운빠진 모습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생긴 불안함에
남편의 손을 꼬옥 잡고서 이유를 말해달라고 했었다.
이제 겨우 40살에 아침 조깅과 수영을 빼먹지도 않고 하느라 20대 그대로의 모습에 꼬박꼬박 빼먹지
않고 정기건강검사까지 매년 2번씩 받고, 남편의 보석 상점도 이제 안정이 되어서 특별한 일 하나 생기지
않고 무탈하며 애들문제도 없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 맞은 심정이었다.
" 이유?..후우~~~!...우리가 언제 잠자리 가졌지? "
" ...4달전에요..수진이 미국가기 전날 가져서 기억해요. "
" ...나도 기억해...그때 참 힘들었지? 하하하.....후우~~ "
남편은 정말 메마른 웃음을 토해내고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남편이 발기가 되었다가도 금새 죽는
일이 반복되어 많이 피곤하고 힘든가 싶어 보약까지 지어 먹였었다.
" ...그날 이후로 솔직히...물건이 서지지가 않아...... "
" 네에? ..우..우리 내일 당장 병원에 가봐요!....당신 나이가 얼마인데?..네에? "
" 아니야...벌써 다 가봤어.....몸뚱아리는 건강 그 자체래...그저 발기만 되지 않을뿐이래.. "
" 스..스트레스! 그게 많아도 안된다면서요? 혹시....나랑 도련님 때문에 그래요? "
" 아니야! 무슨 말이야? 행여나 그런 생각 하지도 마!! "
" 흐흑!...그..그럼..병원에서도 아무것도 모른데요?...네에? "
" 그게....무슨 성상담인가 뭔가 하는데까지 가봤는데....
아직 제대로 알수 없지만 무슨 심리적인 문제때문이라고 얼버무리더라구..
그래서 2달 정도 꾸준히 상담하고 검사도 받고 했는데도 원인도 제대로 모르더라구...
...크흑!!..나...나도 답답해 미치겠어.....당신 볼낮도 없고.... "
" 아니에요! 나랑 같이 가봐요! 그런건 배우자랑 같이 가야 제대로 알수있다고 한걸 들었어요!
그러니 우리 내일 같이 가봐요...알았죠? "
" ...으..응!...여보!..고마워!...그리고.... "
" 그만!!..부부사이에 그런말 안하는거래요! 그저 사랑한다구만 해요! 나 얼마나 당신 사랑하는데.. "
" ㅎㅎㅎㅎ. 알지! 그럼! 내가 여태껏 살아오며 잘한게 뭐냐고 한다면 바로 당신하고 결혼한거야!
우리 형제들 사랑하고 아껴주지 애들 건강하고 잘 키운게 다 누구 덕분인데....
얼마나 행복한데....ㅎㅎㅎ "
" 피잇! 자~! 어서자요! 안괴롭힐테니까...내일 꼭 같이 가요.... "
다음날부터 가게에 나가지 않고서 그이와 함께 병원부터 무당까지 찾아다녀봤지만 이렇다할 원인을 찾지
못했다. 수차례에 걸친 검사에서 몸에 이상이 없다는 말만 확인하고서 상담전문가를 찾아가 딸아이들에게도
말하지 않는 우리 부부의 비밀까지 털어놓았지만 우리를 은연중 이상하게 볼뿐 이렇다할 이유조차 내밀지
못한체 약이나 처방해 주거나 명상법과 배우자간 대화치료 등등 해줬을 뿐이다.
혹시나 색다른 여자를 보면 되살아날까 싶어 인터넷으로 각양각색 여자를 돈으로 데려와 하룻밤을 보내도록
해봤지만 고개만 흔들뿐이었다. 오죽 답답하면 무당굿까지 해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났을때 남편은 아예 포기를 해버리고 말았다.
그이가 남는방으로 침구류를 들이고 가구를 들일때 정말 가슴이 새카맣게 탔지만 그이의 손을 잡은체
아무말도 하지를 못했다. 딸애들은 그것을 보고 불안에 떨자 남편은 애들에게 환하게 웃으며 아무일
없다고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이며 그저 나이가 들면 부부끼리 각방쓰는건 자연스러운거라고 했다.
여전히 애들이 불안해 했지만 각방쓰기전과 다름없이 나와 포옹과 키스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니
딸애들도 점차 안정이 되고 나와 남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예전처럼 밝고 건강하게 지내기 시작했다.
기운없는 남편, 불안해 하는 딸애들을 볼때마다 모든게 다 내 잘못같아 얼마나 하늘을 원망했었는지
모른다. 잘못을 저지른거라면 내가 저질렀는데 엄한 사람 왜 괴롭히냐고 혼자 자는 베개가 마르질 않았다.
그렇게 각방을 쓰면서도 꾸준히 남편에게 무슨 방법이 반드시 있을거라고 위로했지만 남편은 힘없이
웃으며 괜찮다고 했고, 나 몰래 도련님을 만나 날 부탁한다고 했었다. 도련님에게 나중에 그말을 들었을때
정말 대성통곡을 하며 내가 죽일년이라고 끝없이 되뇌고 하늘을 욕하고 조상들을 욕했다. 그렇게 통곡을
하고 난뒤 그만 몸저 누워버리고 말았었다.
남편 자신이 억장이 무너질텐데도 나를 안심시키기 위해 재미없는 농담을 내 머리맡에서 할때 남편앞에서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딸애들 말고 남편인 자신을 위해 훌훌털어버리라고 하며 날 꼭 안아주고
난후 한 열흘동안 도련님과 지내다 오라고 했다.
딸애들은 엄마 없는것도 모르게 해주겠다고하며 다음날 딸애들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가버렸다. 애들의
2학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학교에 말도 안해놓고 가버린것이었다. 학교에서 연락이 왔기에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결혼하고 첨으로 그이에게 실컷 잔소리를 퍼부었다.
남편은 껄껄웃으며 애들에게 전화기를 넘겨 딸애들의 철없는 아빠에 대한 성토, 몸이 안좋은 엄마에 대한
걱정, 무슨 선물을 사다줄지 묻고, 학교 선생님들에게 잘 말해달라고 부리는 애교, 뭘 보고 누굴 만났는지
등등 장장 3시간에 걸친 통화를 하고 나니 신기하게도 무거웠던 몸에 힘이 들어가졌다.
애들이 내 걱정을 하도록 했다는것이 정말 한심해서 자리를 털고 일어나 대청소를 하고 밀렸던 집안일을
해치운뒤 개운하게 목욕을 한후 남편의 폭탄선언후 처음으로 곤하게 잘 수 있었다. 다음날 이번엔
근육통으로 끙끙 앓으며 오랫동안 도련님에게만 맡겨놓은 가게가 걱정되어 전화를 걸었더니 30분도 안되
집으로 찾아와 근육통으로 몸살이 날 보고 박장대소를 한뒤 날 돌봐주었다.
그날이후로 남편과 딸애들과 매일 전화통화를 하며 도련님과 단둘이 보냈다. 남편은 생전처음 딸애들과
처음으로 간 여행이 너무나 좋은지 다가오는 겨울방학동안 더 있다가 오게 해달라고 사정을 해왔다.
특히나 막내 수영이가 코맹맹이 소리로 엄마를 외치며 하는 애교섞인 부탁에 마지못해 지는척 들어주었다.
막내학교문제는 쉽게 되었는데 큰애의 고등학교에다가는 고개를 조아리며 사정사정을 하여 기말고사이후
어학연수로 간것으로 처리해주었다. 결국 겨울방학전에 큰딸 수진이만 들어와 다음날 바로 외삼촌이 준비한
방학동안의 영어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수진이가 철이 들고 처음으로 같이 누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역시 큰애라 그런지 가족들 모두를
생각하는 마음씀씀이에 다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뿌듯했다. 정말 열아들 부럽지 않은 딸이란
생각에 정말 내 뱃속에 나온 애가 맞을까 하는 실없는 생각도 들었다.
수진이가 있는 동안 도련님은 자리를 피해주었고 수진이를 배웅하고 난뒤 가게가 있는 건물에 있는 도련님의
오피스텔에서 지냈다. 수진이를 낳고 난뒤부터 도련님과 몸을 섞어온 이후 단둘이 오랫동안 있어보는건
처음이라 정말 우리두사람 모두 신혼부부가 된것 같았다.
나, 남편, 도련님 세사람의 이런 비정상적인 관계는 지금의 우리들의 풍족하고 행복한 삶으로 이끌어냈고,
오히려 형제간의 갈등도 풀었고, 비뚤어진 삶을 살던 도련님도 지금의 건전한 사회인으로서 있게 했으며
지금의 두 딸들을 얻을수 있었다. 물론 우리 세사람의 동의로 딸애들이 모르게 해왔고, 지금에 와서는
모든게 자연스럽다.
솔직히 난 두남자와 이렇게 살아온게 행복하다. 처음의 경악과 혼란의 시기에도 난 남편인 세진과 도련님인
세영 두 남자 모두를 사랑했었다. 친정 식구들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가족간의 유대와 여자로서의 행복을
두 남자에게서 모두 나눠 받아서 너무나 행복했다.
상고 재학시절 3학년때 실습하러 나갔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사귀다 덜컥 임심하는 바람에 고등학교
졸업후 일주일후에 수진이를 낳은뒤 결혼식을 올렸다. 남편 전에도 남자들과 잠자리를 가진적이 여러번
있었고 낙태도 두번이나 했었던 적이 있었던만큼 요조숙녀는 절대 아니었다.
내게 관심을 갖고 다가온 젊고 재기발랄한 청년이었던 남편이 직장회식후에 집까지 바래다 주겠다고 할때
솔직히 난 놀아본 아이라고 여러 남자들과 잠자리를 한적이 있다고 말해버렸다. 내게 다가오는 이 남자가
내 과거에 대한 사실을 뒷담화로 들은후 차버리기전에 내가 먼저 차버릴 결심을 하고 뱉은 말이었다.
어차피 내 외모에 혹해 가랭이나 벌려보려고 다가온 남자가 한둘이 아니었었고 가뜩이나 호감가는 이 남자와
사귀다 안좋은 소리 들으며 차이기전에 선수를 쳐버린셈이었다. 하지만 남편은 바보같이 웃으며 자기도
고아에 말썽쟁이에 꼴똥인 남동생 하나를 혹으로 달고 있다고 한뒤 그런게 뭐가 중요하냐고 했다.
날 부축해 걸어가며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무슨 조건이 필요하겠냐고 솔직히 말해서 예쁜여자에게
좋아한다고 말하는게 뭐가 어때서 그러냐고 내게 심통을 부렸다. 난 걸어가던걸 멈추고 나랑 자고 싶냐고
물었고 남편은 그렇다고 말했다. 그날 남편과 관계를 가지며 여태본것들의 두배는 족히 되어보이는 우람한
남편의 성기에 놀랐고 또다시 첫경험하는듯한 느낌을 가졌다. 그밤이후로 우리는 서로 사귀기 시작했다.
남편과 사귀며 들은 과거사는 그이가 중3 때 5살 어린 남동생을 남기고 교통사고로 돌아가시자 그이는
장학금을 주는 상고로 들어가 졸업하고 그를 잘 본 학교 교장이 추천해준 분의 웨딩전문회사에서 취업했다.
그러다 결혼 예물을 사고파는 분이 그이를 맘에 들어해 그 밑으로 자리를 옮기고 일을 배우며 공부하여
4년후에 그 분이 운영하는 여러 보석 상점가운데 한곳의 부지점장이 되었다.
나와 만나기전에 네명의 여자와 사귀었지만 고아라는 사실을 알자 헤어지자고 했다고 한다. 더구나 나와
동갑인 하나뿐인 남동생은 거의 요새 말하는 일진의 부류였을만큼 엉망이라고 말해주며 고등학생이 된뒤엔
집에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며 걱정과 화를 냈었다.
작은부분까지 날 위해주고 생각해주는 남편에게 푹 빠져버려 난생처음 나도 사내에게 애정과 정성을 쏟아
부었다. 처음에 남편의 잠자리 기술은 영 아니어서 내가 경험했던것과 친구들의 경험을 접목해 남편을
이끌어내길 한달만에 결국 날 까무러치게 만들었다. 남편과 사귀는동안 하루하루가 정말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다.
석달후에 임신한것을 알자 불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속이기 싫어서 남편에게 임신 사실을 밝혔다. 이전
남자들을 떠올리며 이별의 순서를 밟을줄 알았다. 아직 젊고 전도유망한 사람인데 내게 발목잡히지 않을
거라고 지레짐작했었다.
하지만 남편은 일하던 귀금속 가게에서 내 탄생석인 루비가 박힌 반지를 구해 내 손에 끼어주며 청혼을
하고선 내 손을 붙잡고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계신 친정엄마에게 간뒤 자신의 아이를 가졌으니 책임지겠다며
결혼허락을 구했다.
물론 난리가 났었지만 큰언니, 둘째언니와 전혀 다르게 꽤 놀아나던 내가 남편손을 꼭 잡은체 안떨어지는걸
보시고는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탓한뒤 승낙을 하셨다. 남편이 허락을 구하는동안 친정식구들에게도
홀대를 당하던 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있어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수 있었기에 너무나 기뻤다.
지금은 날 낳아주셧던 엄마의 본심을 알기에 그때 남편을 홀대하던 엄마를 원망했던것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친정집에서 결혼 허락을 받고 아예 남편의 단칸방에서 동거를 하며 상고를 졸업했고 얼마뒤 수진이를 낳았다.
출산 축하인사와 자기의 첫조카를 보러온 세영씨, 직접 본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중키에 균형잡힌 체격에
미남인 남편과 달리 세영씨는 그때 당시에도 형보다 크고 싸움인지 운동인지 모를것으로 잘 단련된 체격을
가진 부리부리한 외모여서 오히려 남편이 동생처럼 보일정도였다.
병원에서 산후조리하며 누워있는 동안 남편이 잠시 가게에 간 사이에 도련님이 방문을 해서 무뚝뚝하게
축하한다고 한뒤 말없이 강보에 쌓여 내 옆에 누어있는 수진이를 홀린듯이 입을 멍청히 벌리고 친정식구들이
올때까지 바라보았다. 남편에게 듣던대로 거친느낌이 물씬 풍기지만 그런 모습을 보니 그렇게 나쁜 사람
같이 보이진 않았다.
친정식구들이 왔을때도 공손하게 인사하고 떠나고 다음날은 남편이 있을때 다시 왔다. 이번엔 어제 빈손으로
온게 무안했는지 꽃과 선물셋트, 돌이나 지나야 찰수 있을 기저귀를 사들고 왔다. 남편과 도련님의 대화를
수진이를 옆에 뉘이고 들을때에서야 얼마나 틀어진 사이인지 알수 있었다. 언성이 커지려고 할때쯤 내가
애깰지 모르니 조용히 하라구 하자 조용해졌다.
두 남자는 아무말없이 하염없이 아기를 바라보다 내가 젖을 먹이려고 하자 도련님이 무안한지 밖으로
나갔다. 수진이에게 젖을 먹이며 남편에게 저렇게 쑥맥에다 조카를 저렇게 위하는 도련님이 귀엽다고
말하자 남편은 얌전히 있을때만 저렇다고 하며 펄쩍뛰었다. 난 피식 웃으며 우리 애기의 하나뿐인 유일한
삼촌인데 번듯하게 해야겠다고 말하자 남편은 아무말 안했지만 바보처럼 소리없이 웃었다.
나도 친정에서 남편이 도련님을 대하듯 지내왔기에 두사람의 관계가 손에 잡힐것 같았다. 이틀동안 잠깐 본게
다인 도련님이었지만 선한 부분을 보았고, 남편과 살며 비로소 안정을 찾은 나의 경험에 비추어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 나처럼 완전히 바뀔거라고 확신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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