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題 ; 사랑했지만
잠시 서서 열리는 문을 비집고 내리며
“잘 가! 낼 봐.”
별 감정 없이 친구에게 인사하고 붐비는 사람들 틈에 끼여 출구를 향해 걸어가고 굉음을 내며 꼬리에 꼬리를 문 전철은 뱀이 파고들 듯 캄캄한 굴 속으로 사라졌다. 승호는 계단을 밟아 올라가며 한 손으론 둘러맨 가방의 끈을 잡고 다른 한 손은 바지 주머니 속에 쿡 쑤셔 넣고
“좆 같이 저 쪽엔 에스컬레이터가 있는데.”
별로 힘들지도 않는 계단을 오르면서 괜히 욕 한번 하고는 시선을 위로 돌렸다. 앞서 올라가는 여자의 스커트 사이로 하얀 허벅지 살결이 눈에 들어오자
“씨발... 다 보이겠다.”
보이는 건 없어도 그렇게 한 번 톡 쏘아붙이고는 느릿느릿 계단을 올라와 인도로 빠져 나왔다. 옆 차로에선 이미 라이트를 켠 차들로 만원이고 머리 위는 고가도로가 하늘을 막고 있었다. 담배갑을 가방 속에서 꺼내더니 한 개 피 뽑아 입에 물고 불을 붙이려다 말고는 다시 갑 속에 넣어 가방에 푹 집어넣었다. 그래도 착한 학생이었다.
“씨바... 교복 입고 담배 물고 가면 사람들이 속으로 욕하겠지.”
발아래 뭔가를 획 차며 뒤뚱하며 걸음을 옮기다 보니 인도 바닥에 너절히 깔린 똑 같은 전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걸으면서 그 전단지 하나에 글자 하나씩만 읽어도 계속
1
걸어가며 읽으니 한 전단지를 다 읽는 꼴이 되었다.
[시설은 룸살롱, 가격은 가요방’, 또 이런 문구 팔도 미시 50명 대기]
“좆 까는 소리 하지 마라.”
승호는 괜히 신경질을 내며 전단지 속의 씹 할 년들의 예쁜 얼굴을 확 뭉갰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학원 수업하고 저녁 시간을 넘기고도 밥은 먹지도 못한 채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냥 자신의 일상이 그러하다보니 학원 빼 먹는 일은 없었다. 학교 공부하고 학원 공부해도 지방으로 역유학 가지 않으면 천만다행인 고교 2학년. 그래도 반에서 10등 15등 정도는 하는데, 낮에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한 말이 생각났다. 10등을 넘기면 서울 시내 소재 대학교는 못 간다고. 그리고 친구의 말도 생각난다. 서울 시내 전체 고등학교의 반 10등 안의 학생 숫자가 서울 소재 4년제 숫자보다 훨씬 적다고.
“희석이 말 대로면 난 갈 수 있잖아. 근데 선생님은 왜 못 간다 하지? 씹할 좆도 모르면서...!”
선생님 말이나 희석이 말 다 맞다. 좆도 모르는 건 승호 지 자신이었다. 지하철역에서 멀지 않는 곳에 집이 있어서 금방 도착했다. 큼직한 어느 대문 앞에 서더니 초인종을 눌렸다. 인터폰으로 대화도 없이 철커덕하며 열렸다. 대문 안으로 들어서서 마당을 잔디로 조성한 사잇길로 걸어 현관문을 열었다.
2
“승호 오니? 배고프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 나이에도 앳된 얼굴에 푸른색 긴 실크 천의 원피스를 입고 승호를 맞았다. 그 여자의 인사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가방을 제 방에 획 던지고는 식탁에 앉았다. 그 여자는 분주히 승호의 저녁상을 차리니 승호는 수저를 쥐며 한 숟가락 밥을 퍼서 입안으로 쑤셔 넣으며
“아버지는?”
“좀 늦으신데.”
그리곤 아무 말이 없었다. 몇 년 전 엄마가 돌아가시고 최근에 맞이한 아버지의 아내 즉 승호에겐 새엄마 윤희였다. 윤희는 남편의 아들에게 잘 해 주고 싶어 제 딴엔 계모 소리 듣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 하지만 아직 재혼한지 얼마 안 되어 서로가 서먹하고 정 붙일 계기가 좀처럼 생기지 않았지만 그래도 윤희는 입이 툭 튀어나온 승호를 잘 대해주었다. 밥을 먹고 있는데 저 쪽 방문이 열리더니
“오빠 왔어?”
인사를 하는 세영은 승호의 여동생이었다.
“응. 세영이! 일찍 왔네? 공부 열심히 하지?”
그래도 오빠라고 중3인 여동생을 챙겼다. 세영은 감수성이 예민한 여자 애였지만 그래도 성격이 활달하여 새엄마와 잘 지냈다. 승호는 세영이가 못마땅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새엄마가 된 이상 엄마이니 잘 지내는 것이 좋다는
3
인식은 있으면서도 그게 잘 되지 않을 뿐이었다.
“세영아! 엄마가 뭐 좀 먹을 것 줄까?”
“응. 새엄마!”
세영은 승호에게 인사하고는 다시 제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윤희는 밥 먹고 있는 승호 식탁 옆에 앉아 과일 몇 가지를 정성스럽게 깎아 쟁반에 담았다. 승호는 밥 먹다가 무의식적으로 옆에 앉은 윤희를 힐끗 쳐다보았다. 순간 윤희와 눈이 마주치자 윤희는 소리 없이 웃어주며 아들의 환심을 사려했다. 환심이란 것을 이상하게 생각 할 것은 없고 빨리 정 붙여 진짜 엄마가 되어 보기 위한 정성의 환심이었다. 몰라 또 다른 계산이 깔린 환심 사기의 일환인지는 모르겠으나. 윤희는 애들만 있고 아직 남편도 들어오지 않은 시간이라 비록 실크 원피스를 입고 있지만 잠옷은 아니었다. 스타일은 잠옷이지만 색깔이 찐한 것이어서 실내복으로 입어도 별 무리 없어 보였다. 아무리 색깔이 찐하여 비치지 않는다 하여도 보드라운 실크천이라 승호가 바로 옆에서 보는 순간 가슴선의 윤곽마저 가릴 수는 없는지 봉긋하게 앞으로 튀어나온 두 젖가슴이 천을 앞으로 밀어내며 그 한가운데 톡 불거진 유두 자국이 선명히 남아있었다.
승호는 새엄마에게 정도 가지 않고 여자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한 번도 엄마라고 불러 본 적도 없었다. 맘껏 무르익은 농염한 30대 초반의 자태가 한 겹 천 속에 싸여
4
숨겨져 있음을 알지 못했다.
윤희는 과일 쟁반을 들고 의자에서 일어나 세영이 방으로 갔다. 지금까지 윤희를 대하는 태도는 그리하였어도 승호도 윤희가 엄마가 아닌 여자로 부지불식간에 보이는가 보다. 일어나는 모습을 훔쳐보니 보드라운 천이 사각 소리를 내며 착 달라붙어 있다가 살에서 떨어지는 엉덩이의 둥근 모습을 물끄러미 훔쳐보며 또 반찬 하나를 집어 입 속으로 가져갔다. 노크하고 문을 열고
“세영아! 공부 하는데 힘들지? 이것 먹고 하렴?”
“고마워. 새엄마!”
윤희는 세영이가 자기를 불러줄 때 ‘새’자를 빼고 그냥 ‘엄마’라고 불러 줬으면 했으나 그래도 그게 어딘데 하며 흡족해 했다. 보통의 경우는 어린 남매가 있는 집에 새엄마가 들어오면 딸년이 뽀르퉁하고 아들놈은 무덤덤한 게 보통이나 이 집은 좀 달랐다. 승호는 밥을 먹다가는 문득 생각이 났다. 늘상 이 시간에 들어오면 세영은 학원 수업 시간이라 집에 없던 애가 오늘은 있으니 말이다.
“세영아!”
큰 소리로 불렀다. 그러나 세영은 자기 방문을 닫고 있어서 들리지 않는지 대답이 없었다. 옆에 윤희에게 물어도 되건만 굳이 세영을 또 불렀다.
“세영아!”
그제야 세영이 방문을 열며
5
“왜? 오빠!”
“너 이 시간 학원에 있을 시간 아냐?”
세영이 대답하려는데 윤희가 말을 가로 채 대신 대답했다.
"세영이에게 오늘부터 가정교사 오기로 했어."
윤희는 널찍한 거실의 소파에 기대 앉아 한쪽 발을 저 쪽 발 무릎 위에 꼬아 올리고 약간 들추어난 허벅지를 보이며 TV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안암동 어디더라? 아하! 한국대학교 1학년인데 공부를 아주 잘 한데."
승호는 윤희의 말을 건성으로 들으며 저녁밥을 다 먹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컴퓨터를 켜더니 메신저를 확인하고 자판을 두드리며 친구들과 노닥거리다가는 World of war craft 에 빠졌다. 담배는 호기심에 피우는 것인지 멋으로 분위기 되면 한 개피씩 연기를 빨아당기는 정도인지 밥을 먹고 나면 한 대 피우는 것이 보통이지만 승호는 그러지 않았다.
윤희는 유재석과 그 똘만이들이 벌이는 무한도전이란 오락 프로를 보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행복에 겨워 있는 모습이었다. TV 프로의 내용이 전연 다른 내용이지만 혼자이다 보니 한 손으로 생각 없이 벌어진 치마 사이로 손을 넣어 허벅지를 한 번 쓸고는 보지 둔턱에 살짝 손바닥으로 감싸보았다. 윤희는 25살에 결혼하여 신혼의 꿈을 펼치지도 못하고 이혼하고 부모와 같이 살다가 서른이
6
넘어 승호의 아버지 태식을 만나 재혼했다.
모르는 것이 남자의 마음이고 성격인지 윤희가 고1 때 당시 고2였던 전 남편을 만나 긴 세월 열애 끝에 결혼했다. 결혼하고 한 두 달 살아보니 남자의 성격이 여과없이 드러났다. 젊은 사람이 툭하면 술을 먹고 와서는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손찌검을 하며 집기를 부숴버리는 등 윤희를 죽일 듯 공포 분위기로 몰아가며 안절부절 못하는 여자를 보며 즐기는 그런 파탄의 성격 소유자였다. 보통 야설에서 남자가 여자를 그렇게 취급하고 노예로 만들면 그게 쾌감이고 여자도 그 행위의 고통스러움에 발악하면서도 마음은 쾌락으로 빠져드는 감정 변화의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지만 실재 생활에서 당하면 여자는 견디기 어렵다. 그것도 서서히 서로 즐기는 차원으로 흘러가고 여자의 양해 아래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지 결혼 초 느닷없이 그 지랄을 하면 견딜 여자가 없다
윤희는 근 10년의 열애의 결실인 결혼을 헌신짝 버리듯 협의이혼하고 말았다. 가슴 깊이 상처를 남기고 살아오다 자신과 띠 동갑인 12살 위의 태식과 정식으로 결혼하고 몇 달 째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려고 애 쓰며 보내고 있었다.
한산한 6호선 안암역에서 한 여학생이 손가방 하나를 들고 전철을 탔다. 화장기 없는 평범한 모습이나 훤칠한 키에 청초함이 물씬 풍기는 어딘가 범상치 않음이 보이는 듯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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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서서 열리는 문을 비집고 내리며
“잘 가! 낼 봐.”
별 감정 없이 친구에게 인사하고 붐비는 사람들 틈에 끼여 출구를 향해 걸어가고 굉음을 내며 꼬리에 꼬리를 문 전철은 뱀이 파고들 듯 캄캄한 굴 속으로 사라졌다. 승호는 계단을 밟아 올라가며 한 손으론 둘러맨 가방의 끈을 잡고 다른 한 손은 바지 주머니 속에 쿡 쑤셔 넣고
“좆 같이 저 쪽엔 에스컬레이터가 있는데.”
별로 힘들지도 않는 계단을 오르면서 괜히 욕 한번 하고는 시선을 위로 돌렸다. 앞서 올라가는 여자의 스커트 사이로 하얀 허벅지 살결이 눈에 들어오자
“씨발... 다 보이겠다.”
보이는 건 없어도 그렇게 한 번 톡 쏘아붙이고는 느릿느릿 계단을 올라와 인도로 빠져 나왔다. 옆 차로에선 이미 라이트를 켠 차들로 만원이고 머리 위는 고가도로가 하늘을 막고 있었다. 담배갑을 가방 속에서 꺼내더니 한 개 피 뽑아 입에 물고 불을 붙이려다 말고는 다시 갑 속에 넣어 가방에 푹 집어넣었다. 그래도 착한 학생이었다.
“씨바... 교복 입고 담배 물고 가면 사람들이 속으로 욕하겠지.”
발아래 뭔가를 획 차며 뒤뚱하며 걸음을 옮기다 보니 인도 바닥에 너절히 깔린 똑 같은 전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걸으면서 그 전단지 하나에 글자 하나씩만 읽어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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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며 읽으니 한 전단지를 다 읽는 꼴이 되었다.
[시설은 룸살롱, 가격은 가요방’, 또 이런 문구 팔도 미시 50명 대기]
“좆 까는 소리 하지 마라.”
승호는 괜히 신경질을 내며 전단지 속의 씹 할 년들의 예쁜 얼굴을 확 뭉갰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학원 수업하고 저녁 시간을 넘기고도 밥은 먹지도 못한 채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냥 자신의 일상이 그러하다보니 학원 빼 먹는 일은 없었다. 학교 공부하고 학원 공부해도 지방으로 역유학 가지 않으면 천만다행인 고교 2학년. 그래도 반에서 10등 15등 정도는 하는데, 낮에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한 말이 생각났다. 10등을 넘기면 서울 시내 소재 대학교는 못 간다고. 그리고 친구의 말도 생각난다. 서울 시내 전체 고등학교의 반 10등 안의 학생 숫자가 서울 소재 4년제 숫자보다 훨씬 적다고.
“희석이 말 대로면 난 갈 수 있잖아. 근데 선생님은 왜 못 간다 하지? 씹할 좆도 모르면서...!”
선생님 말이나 희석이 말 다 맞다. 좆도 모르는 건 승호 지 자신이었다. 지하철역에서 멀지 않는 곳에 집이 있어서 금방 도착했다. 큼직한 어느 대문 앞에 서더니 초인종을 눌렸다. 인터폰으로 대화도 없이 철커덕하며 열렸다. 대문 안으로 들어서서 마당을 잔디로 조성한 사잇길로 걸어 현관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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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호 오니? 배고프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 나이에도 앳된 얼굴에 푸른색 긴 실크 천의 원피스를 입고 승호를 맞았다. 그 여자의 인사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가방을 제 방에 획 던지고는 식탁에 앉았다. 그 여자는 분주히 승호의 저녁상을 차리니 승호는 수저를 쥐며 한 숟가락 밥을 퍼서 입안으로 쑤셔 넣으며
“아버지는?”
“좀 늦으신데.”
그리곤 아무 말이 없었다. 몇 년 전 엄마가 돌아가시고 최근에 맞이한 아버지의 아내 즉 승호에겐 새엄마 윤희였다. 윤희는 남편의 아들에게 잘 해 주고 싶어 제 딴엔 계모 소리 듣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 하지만 아직 재혼한지 얼마 안 되어 서로가 서먹하고 정 붙일 계기가 좀처럼 생기지 않았지만 그래도 윤희는 입이 툭 튀어나온 승호를 잘 대해주었다. 밥을 먹고 있는데 저 쪽 방문이 열리더니
“오빠 왔어?”
인사를 하는 세영은 승호의 여동생이었다.
“응. 세영이! 일찍 왔네? 공부 열심히 하지?”
그래도 오빠라고 중3인 여동생을 챙겼다. 세영은 감수성이 예민한 여자 애였지만 그래도 성격이 활달하여 새엄마와 잘 지냈다. 승호는 세영이가 못마땅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새엄마가 된 이상 엄마이니 잘 지내는 것이 좋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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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은 있으면서도 그게 잘 되지 않을 뿐이었다.
“세영아! 엄마가 뭐 좀 먹을 것 줄까?”
“응. 새엄마!”
세영은 승호에게 인사하고는 다시 제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윤희는 밥 먹고 있는 승호 식탁 옆에 앉아 과일 몇 가지를 정성스럽게 깎아 쟁반에 담았다. 승호는 밥 먹다가 무의식적으로 옆에 앉은 윤희를 힐끗 쳐다보았다. 순간 윤희와 눈이 마주치자 윤희는 소리 없이 웃어주며 아들의 환심을 사려했다. 환심이란 것을 이상하게 생각 할 것은 없고 빨리 정 붙여 진짜 엄마가 되어 보기 위한 정성의 환심이었다. 몰라 또 다른 계산이 깔린 환심 사기의 일환인지는 모르겠으나. 윤희는 애들만 있고 아직 남편도 들어오지 않은 시간이라 비록 실크 원피스를 입고 있지만 잠옷은 아니었다. 스타일은 잠옷이지만 색깔이 찐한 것이어서 실내복으로 입어도 별 무리 없어 보였다. 아무리 색깔이 찐하여 비치지 않는다 하여도 보드라운 실크천이라 승호가 바로 옆에서 보는 순간 가슴선의 윤곽마저 가릴 수는 없는지 봉긋하게 앞으로 튀어나온 두 젖가슴이 천을 앞으로 밀어내며 그 한가운데 톡 불거진 유두 자국이 선명히 남아있었다.
승호는 새엄마에게 정도 가지 않고 여자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한 번도 엄마라고 불러 본 적도 없었다. 맘껏 무르익은 농염한 30대 초반의 자태가 한 겹 천 속에 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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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져 있음을 알지 못했다.
윤희는 과일 쟁반을 들고 의자에서 일어나 세영이 방으로 갔다. 지금까지 윤희를 대하는 태도는 그리하였어도 승호도 윤희가 엄마가 아닌 여자로 부지불식간에 보이는가 보다. 일어나는 모습을 훔쳐보니 보드라운 천이 사각 소리를 내며 착 달라붙어 있다가 살에서 떨어지는 엉덩이의 둥근 모습을 물끄러미 훔쳐보며 또 반찬 하나를 집어 입 속으로 가져갔다. 노크하고 문을 열고
“세영아! 공부 하는데 힘들지? 이것 먹고 하렴?”
“고마워. 새엄마!”
윤희는 세영이가 자기를 불러줄 때 ‘새’자를 빼고 그냥 ‘엄마’라고 불러 줬으면 했으나 그래도 그게 어딘데 하며 흡족해 했다. 보통의 경우는 어린 남매가 있는 집에 새엄마가 들어오면 딸년이 뽀르퉁하고 아들놈은 무덤덤한 게 보통이나 이 집은 좀 달랐다. 승호는 밥을 먹다가는 문득 생각이 났다. 늘상 이 시간에 들어오면 세영은 학원 수업 시간이라 집에 없던 애가 오늘은 있으니 말이다.
“세영아!”
큰 소리로 불렀다. 그러나 세영은 자기 방문을 닫고 있어서 들리지 않는지 대답이 없었다. 옆에 윤희에게 물어도 되건만 굳이 세영을 또 불렀다.
“세영아!”
그제야 세영이 방문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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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빠!”
“너 이 시간 학원에 있을 시간 아냐?”
세영이 대답하려는데 윤희가 말을 가로 채 대신 대답했다.
"세영이에게 오늘부터 가정교사 오기로 했어."
윤희는 널찍한 거실의 소파에 기대 앉아 한쪽 발을 저 쪽 발 무릎 위에 꼬아 올리고 약간 들추어난 허벅지를 보이며 TV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안암동 어디더라? 아하! 한국대학교 1학년인데 공부를 아주 잘 한데."
승호는 윤희의 말을 건성으로 들으며 저녁밥을 다 먹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컴퓨터를 켜더니 메신저를 확인하고 자판을 두드리며 친구들과 노닥거리다가는 World of war craft 에 빠졌다. 담배는 호기심에 피우는 것인지 멋으로 분위기 되면 한 개피씩 연기를 빨아당기는 정도인지 밥을 먹고 나면 한 대 피우는 것이 보통이지만 승호는 그러지 않았다.
윤희는 유재석과 그 똘만이들이 벌이는 무한도전이란 오락 프로를 보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행복에 겨워 있는 모습이었다. TV 프로의 내용이 전연 다른 내용이지만 혼자이다 보니 한 손으로 생각 없이 벌어진 치마 사이로 손을 넣어 허벅지를 한 번 쓸고는 보지 둔턱에 살짝 손바닥으로 감싸보았다. 윤희는 25살에 결혼하여 신혼의 꿈을 펼치지도 못하고 이혼하고 부모와 같이 살다가 서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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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 승호의 아버지 태식을 만나 재혼했다.
모르는 것이 남자의 마음이고 성격인지 윤희가 고1 때 당시 고2였던 전 남편을 만나 긴 세월 열애 끝에 결혼했다. 결혼하고 한 두 달 살아보니 남자의 성격이 여과없이 드러났다. 젊은 사람이 툭하면 술을 먹고 와서는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손찌검을 하며 집기를 부숴버리는 등 윤희를 죽일 듯 공포 분위기로 몰아가며 안절부절 못하는 여자를 보며 즐기는 그런 파탄의 성격 소유자였다. 보통 야설에서 남자가 여자를 그렇게 취급하고 노예로 만들면 그게 쾌감이고 여자도 그 행위의 고통스러움에 발악하면서도 마음은 쾌락으로 빠져드는 감정 변화의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지만 실재 생활에서 당하면 여자는 견디기 어렵다. 그것도 서서히 서로 즐기는 차원으로 흘러가고 여자의 양해 아래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지 결혼 초 느닷없이 그 지랄을 하면 견딜 여자가 없다
윤희는 근 10년의 열애의 결실인 결혼을 헌신짝 버리듯 협의이혼하고 말았다. 가슴 깊이 상처를 남기고 살아오다 자신과 띠 동갑인 12살 위의 태식과 정식으로 결혼하고 몇 달 째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려고 애 쓰며 보내고 있었다.
한산한 6호선 안암역에서 한 여학생이 손가방 하나를 들고 전철을 탔다. 화장기 없는 평범한 모습이나 훤칠한 키에 청초함이 물씬 풍기는 어딘가 범상치 않음이 보이는 듯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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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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