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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2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23:35 708회 0건
회사의 중요 프로젝트를 큰 탈 없이 마무리 한 현욱은 금요일 근무를 마치고 함께 주말여행을 떠나는 게 어떻겠냐며 은지에게 묻는다.

“우리 그동안 단 둘이 여행 다녀온 적 없지? 마침 중요한 업무도 끝났고 주말엔 나도 좀 쉬고 싶은데 여보, 우리 주말여행을 다녀오는 게 어떨까?”

“어머, 정말요?”

“허허~, 그래요. 우리 지현이도 없겠다 둘이 함께 옛날 생각하면서 다녀옵시다.”

“좋아요. 여보, 우리 바다 보러 가요.”

“그럽시다. 당신은 바다를 참 좋아해 속초로 가는 건 어때?”

“좀 먼데 당신 피곤하지 않겠어요?”

“음, 실은 당신 몰래 이벤트로 내일 저녁에 갑자기 떠나려 준비를 했는데...... 교통편은 속초가 고향인 직원이 부친 생신이라 가는 길에 동승하기로 했고 콘도는 예약해두었으니 염려하지 않아도 돼.”

“잘됐네요. 지현이랑 은수가 호주로 간 뒤 당신까지 바쁘고 좀 울적했었는데 정말 기뻐요.”

와락 현욱을 끌어안으며 어린아이처럼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띠우는 은지를 현욱은 등을 토닥이다 볼을 살짝 꼬집는다.

“어이쿠, 우리 큰 애기 그렇게 좋아?”

“그럼요. 당신하고 함께 하는 건 뭐든지 좋아요.”

“요 귀여운 마누라~ 미안해요. 항상 당신 혼자만 내버려두고......”

“당신은 우리 가족을 돌보느라 고생하시잖아요. 미안해하실 것 없어요. 그리구 제가 당신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죠?”

“그럼~ 세상에서 날 제일 사랑해주는 사람은 당신이야.”

다시 한 번 현욱은 은지가 사랑스러워 못 참겠다는 듯 두 손을 은지의 양 볼에 얹어 살짝 꼬집은 후 촉촉한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덮는다.

“여보, 오늘 기분 좋은데 와인 한 잔 어때?”

“좋아요. 간단한 안주거리 준비할게요. 잠시 앉아계세요.”

“냉장고에 있는 치즈나 한 조각 내와요. 번잡스럽게 만들지 말고.”

“네, 그럴게요.”

거실 소파에 몸을 맡기며 현욱은 냉장고 문을 열고 치즈를 꺼내 접시에 담는 은지의 뒷모습을 흡족한 눈으로 바라본다.

치즈 몇 조각을 접시에 담아 내온 은지는 현욱이 따라주는 레드와인이 글라스 안에 공기방울을 만들어 떠올리는 모양을 보며 참 이쁘단 생각을 해본다. 적절히 와인과 공기가 혼합되도록 병을 높이 들어 쪼르르 소리가 나도록 따르는 현욱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자신이 누리는 이 행복한 일상이 모두 남편이 만들어내는 ‘작품 같다‘란 생각을 한다.

“허허, 이사람 내 얼굴에 뭐 묻었나, 왜 그렇게 뚫어지게 봐?”

“당신 너무 멋있어서요. 정말 우리 남편 잘 생겼어.”

“새삼스럽긴, 내가 잘생긴 것 세상이 다 아는 일 아닌가?”

“어머머~ 누가 그래요. 당신 잘 생겼다고?”

“어허~ 이사람, 길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봐. 다들 잘생겼다고 하지.”

“세상에나 잘생긴 사람 다 은수 따라서 호주 갔나보네요. 호호호......”

“응? 막내처제 따라서 호주로? 하하하”

“호호호......”

와인 잔의 목을 손끝으로 살짝 잡아든 은지와 현욱의 서로의 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치며 눈을 마주보고 작게 그리고 부드럽게 말한다.

“사랑해.”

“사랑해요.”

혀끝에 느껴지는 레드와인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과 은근하고 달짝지근한 향기가 은지의 마음을 한 없이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그 편안함에 젖어든 은지는 잔을 내려놓으며 또다시 남편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굵은 눈썹과 적당히 부드러운 눈매 그리고 곧게 내려선 코의 선을 지나 크지도 그러나 작지도 않은 미소 걸린 현욱의 입술까지......

“허, 이사람 오늘 왜 자꾸 내 얼굴을 그렇게 들여다보나? 하루 종일 내가 보고 싶었던 모양이군.”

“네, 당신이 출근 하고나면 그때부터 보고 싶어져요. 언제나......”

“그렇게 보고 싶은데 하루 종일 어떻게 참고 지내나?”

놀리듯 묻는 현욱의 말에 은지는 눈가에 부드러운 미소로 대답한다.

와인 잔을 들어 입술을 적시는 은지의 모습을 보며 현욱은 참으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자란 생각을 갖는다. 자신의 작은 이벤트에도 한껏 즐거워해 주고 기뻐해 주는 천상 자신의 아내란 생각을 하게되는 것이다.

그라스에 남은 선홍 빛깔의 와인을 목으로 넘기며 은지는 참으로 오랜만에 남편과 단 둘이 떠나는 여행의 기대감으로 한껏 들떠 연신 얼굴에 미소를 짓는다. 남편의 바쁜 업무와 알뜰살뜰 모아 집을 장만하겠다는 생각으로 연해할 때 이후론 단 둘이 여행을 떠났던 기억은 별로 없었던 듯하다. 월세를 늘려 전세로 다시 전세에서 조그마한 아파트를 장만하고 딸아이가 태어났다.

줄곧 남편 뒷바라지와 쑥쑥 커가는 딸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며 좀 더 생활을 알뜰히 가꾼 덕에 제법 넓은 평수의 아파트를 장만하고 남편도 어느덧 승진을 하여 이젠 살림의 여유도 갖춘, 작지만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해오던 터였다.

그동안 집안 살림에만 신경을 쓰느라 여행이란 사치는 감히 마음속에 품지도 않았었던 은지였다.

쉼 없이 얼굴에 미소를 그려내는 은지의 모습에 현욱은 한편 미안하기도 하고 한편 고맙기도 하다.

“어이구, 이 사람이 아주 어린애처럼 좋아서 어쩔 줄 몰라~”

“네, 너무 좋아요. 호호호~”

“그동안 내가 너무 무심 했구먼.......”

“괜찮아요, 당신 그동안 너무 애쓰고 살았잖아요.”

"내일 퇴근하면 바로 출발할 거니까 당신 미리 준비해놓고 기다려.“

“알았어요. 준비하고 기다릴게요.”

“내일을 위해서 이만 잡시다.”

“네, 당신 먼저 들어가세요. 전 이거 치우고 들어갈게요.”

“대충 치우고 잡시다.”

현욱의 팔베개를 하고 누운 은지는 남편의 볼에 ‘쪽’ 소리가 나도록 뽀뽀를 한 후 넓은 품을 파고들며 눈을 감는다.





Nothing I must do

Nowhere I should be

No one in my life

To answer to, but me

No more candlelights

No more purple skies

No one to be near

As my heart slowly dies





내가 해야 할 일은 없어요.

있어야 할 곳도 없어요.

내 삶엔 아무도 없어요.

나에게 대답해줄 그 누구도,

오직 나 뿐 이에요.

더 이상의 촛불도

더 이상의 보랏빛 하늘도

가까이 있어 줄 사람도 없어요.

내 마음이 천천히 죽어가고 있네요.





If I could hold you one more time

Like in the days when you were mine

I"d look at you

Till I was blind

So you would stay

I"d say a prayer each time you smile

Cradle the moments like a child

I"d stop the world if only I

Could hold you one more time





우리가 함께였을 때처럼

그대를 다시 한 번 더 붙잡을 수 있었다면

내 눈이 멀 때까지

그대만을 바라보고 있을 텐데

그러면 그대가 날 떠나지 않을 지도 모르는데

그대가 웃을 때마다 기도 했을 거예요.

그대만을 위해 무엇이든 해줬을 텐데

다시 한 번 그대를 잡을 수만 있다면

이 세상을 멈추게 했을 거예요.





I"ve memorized your face

I know your touch by heart

Still lost in your embrace

I dream of where you are





아직도 그대 얼굴이 기억나네요.

마음으로 느껴지는 그대의 손길

아직도 그 대의 품안에 기대어

그대가 어디 있는지를 꿈꾸어요.





If I could hold you one more time

Like in the days when you were mine

I"d look at you

Till I was blind

So you would stay

I"d say a prayer each time you smile

Cradle the moments like a child

I"d stop the world if only I

Could hold you one more time





우리가 함께였을 때처럼

그대를 다시 한 번 더 붙잡을 수 있었다면

내 눈이 멀 때까지

그대만을 바라보고 있을 텐데

그러면 그대가 날 떠나지 않을 지도 모르는데

그대가 웃을 때마다 기도 했을 거예요.

그대만을 위해 무엇이든 해줬을 텐데

다시 한 번 그대를 잡을 수만 있다면

이 세상을 멈추게 했을 거예요.





은수는 Richard marx 의 "one more time"을 듣고 또 듣는다. 한없이 내려앉는 가슴을 가장 깊은 곳에 밀어 넣으려는 듯 눈을 감고 소파에 푹 파묻힌 채로 미동조차 없이 리플레이 되는 곡을 듣고 있다.

무작정 도서관에서 취업공부에 정신없는 현욱을 찾아가 손을 잡고 떼를 쓰다시피 커피 한 잔을 사달라고 졸랐고 근처 이층에 있던 커피숍에 들어가 아이리쉬 커피를 한 잔 시켜놓고 또다시 책을 들여다보는 현욱 앞에 앉아 두 손으로 턱을 괴고 하염없이 바라볼 때 들었던 곡이다.

한참 어린 나이에 그 노래가 주는 느낌은 그냥 조용한 곡 이었을 뿐,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우연히 다시 듣게 된 이곡은 은수의 가슴에 자꾸만 깊은 생채기를 남긴다. 아픔이다. 차마 아프다 말 할 수없는 아픔이다.

어둠 속에 갇힌 호주의 한 도시에 은수는 또 그렇게 혼자만의 세상에 스스로를 가둔다. 말하고 싶고 드러내고 싶은 그 마음을 어쩌지 못해 은수는 자신을 가두고 만다.

저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한 줄기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른다.

불 꺼진 거실 소파에 덩그러니 놓여진 은수의 실루엣이 하나의 석고상 마냥 그렇게 꼼짝하지 않는다. 가끔, 아주 가끔 고개를 들어 어두운 거실 자신의 반대편에 누군가 있는 것처럼 바라다볼 뿐이었다.





초여름 녹음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금요일 오후, 현욱과 은지는 현욱의 부하직원인 김윤호 대리의 차에 몸을 맡기고 서울을 출발했다.

“김 대리님, 고마워서 어쩌죠. 그리고 미안해요.”

“사모님, 그런 말씀 마세요. 어차피 가는 길 저도 덜 지루하고 좋죠. 뭐, 정 미안하시면 휴게소에 들러 맛있는 우동 한 그릇 사주시면 됩니다.”

“정말 고마워요. 대신 제가 나중에 정식으로 집에 초대 할게요. 총각이시라면서 식당 밥이 물렸을 텐데 제가 맛있는 거 많이 해드릴게요.”

“정말 이십니까, 사모님?”

“그럼요. 꼭 한 번 초대 할게요.”

“기대 하겠습니다. 사모님~ 참, 부장님 속초 도착 하면 차는 부장님이 쓰세요.”

“아니, 이사람 괜찮네. 이렇게 속초 까지 픽업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차는 괜찮네.”

“아닙니다. 부장님, 어차피 어른들 모시고 다니려면 봉고차를 몰아야 하는데 그럼 이차는 그냥 세워두니까 부장님이 일요일까지 쓰셔도 됩니다. 대신 나중에 사모님이 맛있는 거 많이 만들어주시면 됩니다. 하하하......”

“허, 이거 괜히 미안해지는 걸~”

“마음 편히 쓰세요. 저 지금 부장님께 아부 하는 거 아닙니다. 사모님께 아부 하는 거지~ 하하하”

“어머, 정말 고마워요. 이렇게까지 신경 써주시지 않아도 되는데......”

“약속이나 잊지 마세요. 사모님, 저 기대 잔뜩 하고 있습니다. 회사 선배님들이 그러시는데 사모님 손맛이 일품이라고 그러던데요.”

“부끄럽네요. 그냥 주부 솜씨가 다 똑같지......”

“그럼, 이사람 음식 솜씨야 어디 내놔도 손색없지, 일간 우리 부서 직원들 집으로 한 번 부르지.”

“지금부터 계속 굶어 놔야겠습니다. 그래야 사모님이 만드신 음식 배터지게 먹죠. 하하하”

“허, 이사람 그러다 쓰러져서 다음 프로젝트 차질 생기면 어찌 하려고?”

“저 쓰러지기 전에 부르시면 되잖습니까.”

“하하하, 알겠네. 이 사람아~”

“그나저나 주말이라 그런지 속도가 나질 않는데 잠시 휴게소에 들러 커피 한 잔 드시고 갈까요?”

“그래, 그게 좋겠네. 화장실도 다녀올 겸.”

“그럼 다음 휴게소에 들어가겠습니다. 길이 막히지 않으면 대관령휴게소에 들러 맑은 공기 마시며 커피를 마시는 게 좋은데 말입니다.”

“자네 피곤하면 나랑 교대하지?”

“아닙니다. 부장님, 아직은 끄떡없습니다.”

“운전하다 피곤하면 말해, 먼 길 가는데 교대로 운전해야 덜 피곤하지.”

“옛날에 비하면 요즘은 집에 다녀오는 길이 그리 피곤하지 않습니다. 험 한 길 공사를 잘 해놔서 한결 수월합니다.”

“하긴, 요즘은 그래도 강원도 길이 좀 나아지긴 했더군. 전에 강원도에 출장이라도 갈 일이 생기면 반쯤 죽어났다니까...... 길은 좁지, 험하기는 얼마나 험한가.”

“맞습니다. 새벽녘이면 안개는 어찌나 그렇게 심하게 끼던지 늘 다니는 길인데도 꼬불꼬불 휜 길을 따라 안개 속을 내려갈 땐 등에서 식은땀이 꽤나 흐르곤 했었다니까요.”

“그래도 주변 경치는 좋잖아요.”

가만히 듣고 있던 은지가 한 마디 거든다.

“예, 맞습니다. 사모님, 강원도 가는 길은 경관 하나는 끝내줍니다. 겨울이면 하얗게 눈 덮인 산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습니다. 봄은 말 할 것도 없구요. 여름이면 온 산에 초록이 푸르다 못해 까맣게 보일정도여서 눈에 쌓인 피로가 싹 가시죠. 거기다 가을이면 온통 형형색색 붉게 물든 단풍이 온 산등성이를 덮어놓으니 그 경치는 빌딩숲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아름다음이죠.”

즐거운 대화가 오고가는 사이 저 앞에 휴게소가 보인다.

빽빽하게 들어선 차량들 사이에 어렵게 주차를 한 일행은 차에서 내려 브랜드커피를 파는 곳으로 가 각자 취향에 맞춰 커피를 주문했다.

마침, 테이블에 앉았던 가족으로 보이는 일행이 일어나고 현욱 부부와 직원이 자릴 잡았다.

“왜 결혼은 아직?”

은지가 불쑥 묻는 말에 김 대리가 웃는 얼굴로 대답한다.

“아직은 혼자 사는 게 좋습니다. 제가 좀 책임감이 없는 편이라 장가들어 가족을 이룬다는 게 겁도 나구요. 하하하”

“그래도 혼자 살면 외롭고 힘들 건데......”

“아직은 독신생활에 만족하며 삽니다.”

“독신주의신가보다.”

“그런 건 아니구요. 때가 되면 결혼 할 생각도 있습니다.”

“호호호, 김 대리님 눈이 높으셔서 아직 결혼 못하셨나 보다.”

“하하하, 사모님도 참~, 키가 이렇게 작은데 눈이 높아봐야 얼마나 높겠습니까.”

“호호호~ 말씀도 참 재미있게 하시고......”

“올 해 나이가 어떻게 되셨어요?”

“딱 서른넷입니다.”

“어머, 이젠 배우자 찾으셔야겠어요. 더 늦기 전에......”

“그래야 하는데 부장님이 얼마나 절 괴롭히시는지 도통 시간이 나질 않아요. 허구한 날 야근에 철야에 거기다 출장은 얼마나 자주 보내시게요.”

“어어~, 이 사람이 내가 언제 자넬 그리 부려먹었다고...... 누가 들으면 아주 못된 직장상사인 줄 알겠네.”

“호호호, 당신 정말 회사에서 나쁜 상산가보다.”

“허어~, 이 사람까지......”

“맞습니다. 사모님, 정말 저 괴로워 죽겠습니다. 사모님이 좀 말려주세요. 아하하하”

“허허허~ 참, 나......”

“호호호, 정말 재미있으셔~”

커피가 다 식어 버릴 때까지 즐겁게 대화를 나누던 세 사람은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 다시 속초를 향해 나선다. 조금은 나아진 교통흐름에 편안해진 은지는 슬며시 밀려드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현욱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잠이 든다.





위스키를 잔에 따라 들이킨 은수는 독한 알콜이 주는 싸한 느낌에 살짝 인상을 찌푸리고 소파에 의지했던 몸을 일으켜 지현이 잠든 방문을 연다. 편안한 모습으로 잠든 지현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은수는 지현의 얼굴에 새겨진 현욱의 얼굴을 본다.

단정한 눈썹과 적당한 간격을 한 아미 곧게 내려선 콧날, 꼭 다문 입술까지 하나하나 현욱의 흔적을 찾던 은수는 침대 시트를 가슴께로 끌어올려 덮어주곤 지현의 머리를 조심스레 쓸어내려간다.

잠결에 지현이 돌아눕고 은수는 지현의 볼에 살짝 입맞춤을 한 후 조용히 돌아서 나와 방문을 닫는다.





현욱의 뜨거운 입술이 작은 떨림과 함께 살며시 감긴 눈꺼풀에 내려앉는다. 숨이 멎어 버릴 것만 같은 은수는 침대커버를 움켜쥐고 달착지근한 신음을 흘린다.

“하아~, 형부... 형부...”

현욱의 입술이 은수의 얼굴 구석구석 솜털을 일깨우려는 듯 부드럽게 그리고 뜨겁게 스쳐 지난다. 빨갛게 달아오른 은수의 귓불을 입술로 깨물 듯 품었다 뜨거운 숨결을 불어넣는 현욱의 터치에 은수는 목을 꺽어 턱을 하늘을 향해 들어 올린다.

“흐음~”

귓가에 머물던 현욱의 입술이 턱선을 따라 목을 지나고 어깨를 지나 손가락 끝에 다다랐을 때 은수는 현욱의 입에 물린 손가락 마디마디의 감촉에 열꽃이 온몸을 덮어간다. 몸 깊숙이 자리한 성감의 근원에서 올라오는 감각에 은수는 가슴을 크게 융기시키며 두 눈을 꼭 감고 눈가에 잔주름을 만든다.

천천히 네글리제 위로 가슴을 만져가는 현욱의 손길에 은수는 도드라진 유두가 부끄러워 고개를 외로 꼬며 현욱의 손등을 자신의 손으로 덮는다.

은수의 젖은 입술을 덮는 현욱의 입술에 은수는 살짝 입을 열고 현욱이 혀의 유희를 시작하자 은수는 현욱의 침을 모두 마셔버리기라도 하려는 듯 강하게 빨아드린다. 끝 없을 것 같은 현욱의 입맞춤과 부드럽고 때론 격한 감정을 실은 가슴을 희롱하는 손놀림이 은수를 격한 어지러움증에 몰아넣는다.

“처재......”

부드럽게 은수를 부르는 현욱

“하아~ 싫어...... 이름 불러줘, 형부.”

“그래. 은수야,”

“하..윽, 현욱씨~, 사랑해요. 현욱씨, 사랑해요.”

“은수야 사랑해. 은수야......”

귓속을 파고드는 현욱의 부드럽고 달콤한 속삭임에 은수는 현욱의 등에 두 팔을 두르고 힘껏 끌어안는다.

천천히 네글리제를 끌어올려 가슴을 드러낸 현욱은 탄력 있게 솟아오른 젖가슴의 동그란 유륜을 따라 손끝으로 빙글 원을 그린다. 하얀 가슴위에 검게 자리 잡은 유두를 손가락 사이에 끼워놓고 돌리자 은수의 입에선 달뜬 신음이 터지고 입으로 물어 살짝 빨아 당기자 은수가 현욱의 머리를 감싸 가슴 쪽으로 당긴다.

“하아~, 현욱씨......”

부드럽게 혀로 유두를 희롱하던 현욱이 은수의 가슴을 한입 가득 베어 문다.

“윽, .................”

“아, 아파요~ ”

짜릿한 통증에 고통을 호소하던 은수가 강하게 빨아드리는 현욱이 주는 자극에 또 다른 쾌감을 얻어 가며 가슴을 밀어 올린다.

“하~윽, 현욱~씨~~~~”

가슴을 희롱하던 현욱의 입술이 끝없는 여행을 시작한다. 가슴 아래에서 유두를 향해 미끌어지듯 올라서고 다시 옆구리를 향해 미끄럼을 탄다. 부드럽게 오르다 강하게 물고 다시 부드럽게 산등성이를 내려선다. 꼭대기에 섰던 혀가 붉게 달아오른 목 언저리를 향해 내달리고 다시 산등성이 올라서 춤을 추다 다시 옆구리 라인을 따라 내려간다. 스쳐 지나는 자리마다 뜨겁게 열꽃이 피어오르고 멈추었던 자리엔 성감이 내려앉아 은수의 정신을 흐트러지게 만든다.

옆구리를 따라 오르내리던 현욱이 은수의 예쁘게 자리한 배꼽에 혀끝을 찔러 넣어 이리저리 휘 젓는다.

한 없이 내려앉는 은수의 몸에 끝없는 자극을 가하던 현욱이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 은수를 내려다본다.

현욱의 움직임이 멈추고 자신에게서 몸을 떼어내자 은수는 감았던 눈을 떠 현욱이 자신을 욕망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내려다보는 모습을 본다.

‘부끄럽다.’

현욱의 눈길이 부끄럽다.

‘가슴언저리까지 올라간 네글리제가 나를 음란하게 보이게 하겠지. 가슴을 드러낸 채 그의 체액으로 번들거리는 내 모습이 얼마나 음란하게 보일까... 부끄러워......’

은수는 부끄러움과 보여 지는 자신의 맨 몸이 주는 자극에 스스로 취해 온몸이 달아오른다.

“하아~”

밀려드는 부끄러움과 그리고 부끄러움과는 또 다른 느낌에 감정이 격해지는 은수는 작은 신음을 내뱉으며 그만 두 눈을 감아버린다.

현욱은 은수의 온 몸의 라인을 따라 손끝을 움직여간다. 솜털이 깨어나는 듯 온몸의 신경이 스스로 살아 움직이듯 현욱의 손길을 따라 반응을 보이며 꼭 감은 은수의 눈꺼풀에 잔 떨림을 일으킨다. 살짝 벌어지는 은수의 입술 사이로 참아내던 신음이 흘러나오고 시트를 움켜잡은 손에 핏줄이 도드라진다.

천천히 현욱은 손의 움직임을 아래로 향한다. 꼭 다문 허벅지사이를 따라 천천히 움직여가던 현욱의 손길이 무릎에 다다라선 빙글빙글 원을 그리다 종아리를 따라 내려가 작고 이쁜 발을 가만히 쥐어갈 때 은수는 자신도 모르게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며 울컥 뜨거운 느낌이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느낌이다.

“하윽...... 나...... 나..”

발가락 하나하나를 어루만지던 현욱이 입으로 물어가자 은수의 고개가 들리고 가슴이 하늘을 향해 큰 원을 그린다.

발가락을 정성스럽게 빨던 현욱의 입술이 천천히 정강이를 타고 오른다. 현욱의 축축한 입술이 무릎을 거쳐 허벅지를 애무하자 은수는 허리를 뒤틀며 입술을 깨물고 허벅지를 오르내리던 현욱의 입술이 일순 자신의 팬티위에 뜨거운 숨결과 함께 자리할 때 ‘움찔’ 몸을 경직 시키며 몸 안에 가득 담아두었던 애 액으로 팬티를 적시고 만다.

팬티위에 머물던 현욱의 입술이 물러나 다시 복부와 가슴을 거쳐 턱을 지나 입술에 다다르자 은수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듯 현욱의 혀를 받아드려 강하게 빨아 당긴다. 서로의 혀가 뒤엉켜 희롱 하는 사이 현욱의 손이 복부를 통해 은수의 팬티를 파고들어 흠뻑 젖어버린

샘의 가장자리를 맴돌다 작게 돌기한 음핵을 찾아낸다. 갈라진, 애 액으로 음란하게 젖어버린 은수의 샘 골을 따라 현욱의 손가락이 비벼지며 음핵이 비틀려지는 자극이 오자 은수는 하체를 튕기듯 올리고 현욱의 손등에 자신의 손을 얹어 힘주어 내리누른다.

은수의 샘은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손을 따라 이리저리 짓이겨지는 느낌에 끊임없는 액을 토해내며 움찔움찔 경련을 일으키고 현욱의 손가락 하나가 천천히 파고들자 강하게 조여 간다.

현욱의 애무만으로 끝없이 타들어가던 은수가 샘 깊은 곳에 잔 경련을 일으키며 정상을 향해 달려간다.

“아흑~, 여보...... 현욱씨.... 나...... 나...............................”





강하게 밀려오는 절정감에 허리를 뒤틀던 은수가 몸을 벌떡 일으킨다.

‘하~아.......’

잠에서 깬 은수는 민망함에 어쩔 줄 모르다 슬립 아래로 손을 가져간다. 흠뻑 젖어버린 팬티가 만져지자 은수는 두 눈을 질끈 감아버린 채 무릎 사이에 고개를 묻는다.

‘아무리 꿈이라지만 어떻게 형부와.......’

한참을 그렇게 고개를 묻고 있던 은수는 욕실에 들어가 팬티를 벗어 물에 담근 후 멍하게 거울을 들여다본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던 은수는 눈을 감고 현실 같던 꿈속 정사를 머리에서 지우려 애를 쓴다.

‘말도 않돼..... 어떻게 그런 꿈을 꿀 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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