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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30 715회 0건
안녕하세요 (__) 예전에 건앤런, 0파란하늘0, 白雪香이라는 필명으로 여러 소설들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새엄마와의 사랑이란 글을 끝으로 소라를 떠났으니 그때로부터 벌써 2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 지나버렸네요... 세월이 정말 빠르다는 것을 실감하겠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겠지만...보스의 딸은 제가 두 번째로 소라에 올렸던 글입니다. 중간 중간에 연중을 몇 번이나 해서 읽어주신 분들께 정말로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는 글이기도 하지요...
보스의 딸은 제가 개인적으로도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글이고, 또 새엄마와의 사랑 마지막편에 리플로도 많은 분들이 보스의 딸 완결을 바라시는 감사한 바람을 보여주셨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시간을 내어 보스의 딸을 완결짓고자 소라로 돌아왔어요. 과거에 보스의 딸을 좋아해주셨던 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처음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보스의 딸을 어떻게 봐주실까...걱정부터 앞서지만, 그래도..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__)

연재는 앞으로 하루 4부씩 30부까지를 복구시키고, 그 뒤로 31부부터 차근 차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요.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


17살에 적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누군가를 죽여보았고
20살에 이르러는 더이상 내 주위에 나의 적이 되고자하는 이가 없었고
23살에 드디어 암흑가를 평정했다.
...그리고.
30살에 그녀를 잃었다.


「보스의 딸」


[1부]


"형님이 은퇴하신지도 벌써 8년째군요."
"훗...벌써 그렇게 시간이 흘러 버렸나...?"

아직도 해가 넘어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초여름, 6월의 오후. 약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나는 레스토랑의 오후는 한가한 두 사나이의 대화로 평화로운 오후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저녁 프라임 타임이기에 그래서 두 사나이는 지금의 이 한가함을 더 즐기고 싶은지 모른다. 두 사나이의 모습은 상당히 대조적이었는데, 다른 한명의 사나이를 형님이라 부른 사나이는 거의 2m는 될법한 키에 엄청난 덩치를 지니고 있는. 하지만 후덕한 인상의 사나이였고. 형님이라 불리운 사나이는 182cm정도의 키에 상당히 수려한 용모를 지닌 사나이였다.

"그래도 형님은 유리 때문에 시간 가는줄 모르시죠?"

덩치는 유리컵을 닦으며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고, 형님이라 불린 사내는 한숨을 푹 내쉬며 피식 웃었다.

"녀석이 어릴때는 참 귀엽고 이뻣는데. 그게 참... 녀석이 나이를 먹어갈수록 상대하기가 껄끄럽더라고. 어느날 갑자기 피묻은 팬티를 나한테 보여주면서 죽을병 걸렸다고 엉엉 울때는 어찌나 당혹스럽던지..."

덩치는 시익 웃으며 계속해서 사내의 목소리가 이어지길 기다렸다.

"...솔직히 나도 그때 뭐가 뭔지 몰랐거든. 119에 전화할뻔 했다니까..."

덩치는 사내의 말에 키득거리며 계속해서 유리컵을 닦았다. 사내는 입꼬리를 올리며 담배를 하나 꺼내물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래도 딸 생각만 하면 웃음을 짓게되는 그였다.

"형님 그런데 그거 아세요?"
"응?"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던 사내가 다시 덩치를 바라보며 대꾸했고 덩치는 빙글 웃는 얼굴로 말했다.

"제가 처음 형님을 알게 되었을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지금 형님의 말수가 많아 졌다는거..."
"훗...그런가...?"

사내는 피식 웃으며 담배를 깊게 한모금 빨아들였다.

"...유리의 영향이라면...영향일 수도 있겠지."

사내는 제 엄마와는 정반대로 활발한 성격의 딸을 떠올리며 빙긋 웃었다.

"참. 그나저나 지금 형님이 담배 피시는거 유리가 보면 난리 날텐데요."
"괜찮아. 아직 유리 올려면 시간 남았어."

사내는 느긋한 음성으로 말했고 덩치는 어깨를 으쓱하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럼 전 저녁 준비나 하겠습니다--."
"음. 나도 이거만 피우고 갈게."

사내는 그러며 창가 자리로가 느긋하게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공원에 인접해있는 레스토랑이었기에, 지금 밖에 가족단위로 오후의 한가한 한때를 즐기러나온 사람들이 사내의 눈에 들어왔다. 정말 평화롭고 보기좋은 풍경이었다. 그러고보면 그녀 살아 생전엔 저렇게 셋이서 함께 나와본 기억이 없었다. 같이 놀러나가자고 칭얼거리는 유리를 달래며 자신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던 아내... 참...사랑했었는데. 사내는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지는것을 느꼈다. 그때 그렇게 그녀를 보내고 나서야 비로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사내는 희미한 미소를 머금으며 담배 꽁초를 재털이에 눌러 껏다.

딸랑-. 딸랑-.

그때 레스토랑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그리고 자연스레 문으로 시선이 옮겨져간 사내의 얼굴엔 금세 환한 미소가 물들었다. 그녀는 레스토랑 여기저기를 휘둘러 보더니 금방 사내를 찾으며 잽싸게 뛰어왔다.

"아빠~~."
"하하. 잘 다녀왔니?"

사내는 환하게 웃으며 달려와 답싹 안기는 유리를 끌어안아주었다.

"웅~~. 다녀왔습니다~~."

유리는 생글거리며 사내의 무릎위에 걸터앉아 냉큼 인사를 하고는 사내의 입술에 뽀뽀를 쪽 했다. 사내는 빙긋 웃으며 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유리는 마치 주인에게 귀염받는 강아지처럼 귀여운 얼굴로 사내의 부드러운 손길에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아빠는 잘있었어~?"
"응~. 잘있었지. 유리는 오늘 하루 어땠어?"
"응--.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고 왔지~. 아참! 그런데 말야. 오늘 학교에 어떤 학생이 한명 전학왔는데 말이야~? 글쎄..."

유리는 여전히 아빠의 무릎에 걸터 앉은채 오늘 하루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늘어놓기 시작했고 사내는 그런 딸의 수다를 재미있게 들어주었다. 밀려 올라간 스커트 아래로 드러난 유리의 매끈한 다리와 이제 어른이나 다름없이 풍만해진 그녀의 가슴이 신경쓰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것은 역시 남자로서 가지는 부담감이 아니라 아버지로서 -딸이 그만큼 성장했다는데서- 가지는 흐뭇함일것이다.

"어? 유리왔네~?"

그때 한창 재미있게 이야길 하고있던 그들에게 덩치가 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주방에서 걸어나오며 말했다.

"와~. 현석 아저씨도 있었네~?"
"...저기. 나도 여기서 일하거든."
"아하하~. 알어~. 농담이야~~."

유리는 활기찬 목소리로 말했다. 한편 사내는 그래도 둘이서는 이러고 있어도 상관없었지만 20년을 알고지내온 부하 앞에서 딸과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게 왠지 부끄러워서 유리를 무릎에서 내려놓았다.

"응? 왜?"

그러자 유리가 아쉬운듯한 음성으로 물었고 사내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헝클여뜨리며 말했다.

"이제 손님올 시간 다됐어. 아빠도 이제 저녁 준비해야지. 너도 빨리 옷갈아입고 나와."
"피이~~. 시간 보니까 아직 손님들 올려면 멀었구만 뭐..."

유리는 사내가 헝클어뜨려놓은 머리를 정리하며 삐진 목소리로 말했고 사내는 빙긋 웃으며 주방으로 걸어갔다.

"유비무환~~. 손님이 시간 정해놓고 오는게 아니란다~~."
"흥~! 메에에롱---."

유리는 콧방귀를 끼며 아빠의 뒷모습에 대고 혀를 낼롬 내밀었다. 그런데 그때 유리에게 뭔가 상당히 거슬리는 냄새가 맡아져 왔다. 방금전까진 아빠랑 얘기한다고 전혀 못느꼇었는데...

"아빠~! 또 담배?지--!!"

유리의 앙칼진 목소리에 사내는 움찔하더니 뒤도 돌아보지않고 주방으로 달려가버렸다. 유리는 잔뜩 약오른 얼굴로 아빠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곧 그의 뒷모습이 주방 속으로 사라지자마자 유리의 얼굴은 금세 어두워져버렸다.

"...몸에 안 좋다구...나 아빠가 아파지는건 싫단말야..."

유리는 잠시 그렇게 어두운 표정을 지었지만 곧 다시 금세 활기찬 얼굴로 표정을 되돌리며 활짝 웃었다.

"좋아~! 오늘도 열심히~~!"

유리는 손뼉을 짝 치며 탈의실로 씩씩하게 걸어갔다. 그녀는 저녁땐 아빠의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저녁때가 레스토랑의 프라임 타임이다보니 일손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내는 다른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보단 딸의 도움을 빌렸다. 하지만 그녀가 오고 나서도 일손이 모자라는건 마찬가지였다. 유리의 미모에 혹한 사람들이 꾸역 꾸역 몰려왔기 때문에... 한편.

"오늘은 아빠의 약점도 하나 잡았고...헤헷."

유리는 탈의실 거울에 비친 자신에게 생긋 웃어보이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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