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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29 684회 0건
[8부]

레스토랑으로 돌아가 현석을 도와주고 원래 시간에 맞춰서 집으로 돌아온 태현은 아직까지도 가슴이 두근거리는걸 어쩔 수 없었다. 고작 그까짓 조무래기들 좀 손봐줬다고 이렇게나 가슴이 뛰는 자신이 한심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다시해본 싸움이라는것이 가져다주는 카타르시스적인 느낌에 기분은 좋았다.
그러다 문득 시계를 바라보니 벌써 11시다. 태현은 서둘러 샤워를 한뒤 오늘은 내일있을 마지막날 시험을 대비해서 밤새워 공부할 유리를 위해서 간식을 준비했다.
잠시후. 초인종이 울렸고, 태현은 반가운 얼굴로 유리를 맞아들였다.

"아빠~~~."

태현은 와락 안기는 유리를 꼬옥 안아주며 말했다.

"그래~~. 우리 유리 오늘도 수고했지~?"
"응--. 나 오늘 너무 힘들었어...그러니까...자. 뽀뽀~~."

태현은 깜찍한 표정으로 입술을 쭈욱 내밀어오는 유리에게 뽀뽀를 쪽 해주었다.

"헤에~~."

유리는 행복한 표정이 되어 집으로 들어섰다. 태현은 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아빠가 유리 책상에 간식 차려 놓았으니까. 공부하면서 먹어. 알았지-?"
"와아~! 아빠가 간식도 차려놨어~~?"
"응--."

태현은 활짝 웃음짓는 유리가 너무 사랑스러워 보여 그녀의 이마에 입맞춤을 해주었다. 유리는 왠일로 아빠가 이렇게 스스로 입을 맞춰주나 싶어 내심 의아했지만 그래도 행복한건 어쩔 수 없었다.

"헤헤~~."

태현은 방긋 웃는 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그러니까 열심히 공부해서 내일 시험도 잘봐~?"
"응~~! 화이팅~!"
"그래-. 화이팅~!"

유리는 아빠의 입술에 입맞춤을 한번더 하고는 2층 자기방으로 향했다. 태현은 그런 유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빙그레 미소지었다.





그로부터 1주일하고도 3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유리는 그동안 매일 매일 아빠와 키스를 했지만 그 횟수는 하루에 두번을 넘어가지 않았다. 아무래도 아빠에게 눈치가 보이기도 했고 자신과 키스를 할때마다 아빠가 불편해 했기 때문이다.
유리는 가만히 생각했다. 왜 일주일하고도 반이나 시간이 더 흘렀는데도 아빠와의 관계에 발전이 없는 것일까. 설마 키스를 하루에 두번밖에 하지 않아서 그런걸까...?

"유리야. 너 무슨생각을 그렇게 해?"
"으,응?"
"너~. 또 그남자 생각했지?"

오늘은 방학식을 하는 날이다. 반은 벌써 여름방학때 뭘할건지 이야기를 주고받는 아이들로 시끄러웠고 그런 반 분위기는 이미 방학중이나 마찬가지같아 보였다. 유리는 배시시 웃으며 물어오는 윤지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사실은. ...윤지야. 나 고민이 있는데..."
"역시~~. 고민이 있는줄 알았다니까~. 뭔데? 뭐든 물어보셔 이 언니한테~."
"응...사실 나 그 사람하고 이제 키스까지 하게 됐거든?"
"뭐어~진짜?"
"쉬이--."

유리는 윤지에게 목소리를 낮추라는 신호를 보내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데 그 다음으로 관계를 발전 시킬 방법을 모르겠어."
"너...설마 그 사람하고 그거 하고 싶은거야?"

유리는 얼굴에 홍조를 물들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꼭 그런게 아니라. ...아직 그사람은 날 좋아하지 않는것 같거든."
"뭐? 키스했다며?"
"응. 그런데...그게 내가 졸라서 한거거든..."
"뭐어~? 이야...천하의 정유리도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초라해지는구나~."
"치이~! 너 그런 소리할거면 나 앞으론 너한테 상담 안할거야."
"아~알았어. 알았어~. 미아안~."

윤지는 그리곤 유리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어쨋든 그럴땐 이렇게해. 그냥 앞뒤 볼것 없이 그사람 덮쳐버려. 물론 알몸으로. 너같은애를 물리칠 남자가 어디있겠냐? 니가 좋아하는게 남자인이상 분명히 뭔가 썸씽이 일어날 것이고 그럼 너와 그 사람의 관계는 급속도로 발전 할 수밖에 없게될거야. 후후."

윤지의 말을 듣고난 유리는 반신반의 하는 표정으로 윤지에게 물었다.

"정말 그럴까?"
"당근~~. 이 언니 말만 믿으라구~~."
"흐음..."

생각해보면 아빠와의 관계에 진척이 없는것은 자신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데 있다고 볼 수 있었다. 이미 예전에 모든 계획을 세워 놓았긴 했다지만 역시 지금과 같이 발전이 없는 이유, 그러니까 키스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건 아빠의 태도에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고 그렇다면 역시 윤지의 말대로 그런 좀 극적인 방법도 필요할것 같았다.

"자~. 그럼 성적표를 나눠 주겠어요~~."

에에~~~~~~~~~~~~~!! 우우-------------!!

유리는 반 아이들의 야유에 급히 정신을 차렸다. 생각에 잠겨있다보니 어느새 담임 선생님이 들어온것도 모르고 있었다.

"선생님은 여러분의 자존심을 존중해서 절대로 각자의 등수를 말하진 않겠어요~. 자~. 그럼 먼저~. 정유리. 성적표 받아가세요~."
"에이~! 선생님 등수대로 나눠주는거 아니에요~?!"
"어머~. 제가 언제 그런다고 말했나요?"

학생들의 야유섞인 눈길을 받으며 담임(여선생)은 능청스런 표정으로 대꾸했다. 한편 유리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앞으로 나갔다. 일단 담임 선생님이 자신을 첫번째로 부르는것을 봐서는 반에서는 일등을 한것 같았다. 2년째 이 선생님을 담임으로 두고 있어서 항상 성적표는 등수대로 나눠준다는걸 알고 있었다.

"자--. 축하해 유리야~."

유리는 생글거리는 선생님이 건네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보지는 않고 급히 품에 안곤 자기 자리로 향했다. 귓가로 선생님이 다음 학생을 부르는것을 들으며 유리는 자리에 앉았다.
심장 고동소리가 귓가까지 울려온다. 유리는 조심스레 성적표를 펴들었다.
평균...95.7...반석차...1...전교석차...8...
쿵...!!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유리는 왈칵 눈물이 솟아 오르려는걸 느꼈다. 가슴에선 뭔가 묵직한 돌덩이 같은게 하나 내려앉는 느낌이다.

"에잇~! 뭘그리 울상을 짓고 있어 요것아~!"

그때 윤지가 유리의 성적표를 뺏어들고는 훑어봤다.

"우와~!! 유리야 축하해~!"

유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윤지를 노려봤다.

"...놀리지마."
"...응? 무슨말이야? 너 안 기뻐?"

윤지는 의아한 표정으로 유리를 바라봤고 유리는 눈물을 스윽 훔치며 말했다.

"그렇게나 열심히 했는데...중간고사때랑 똑같잖...?"

힘없는 목소리로 말하던 유리는 뭔가가 이상하단걸 깨달았다. 윤지는 그런 유리를 바라보며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이것아. 너 중간고사때꺼 본거 아냐? 기말고사 성적표는 1학기 성적표에 포함되어서 나오는거잖아."
"그럼...?!"

유리의 눈망울이 화등잔만하게 커졌다. 윤지는 그런 친구를 바라보며 활짝 웃음지으며 성적표를 펴보였다.

"자~ 봐. 평균 99.1 반석차 1. 전교석차 1~~. 이게 인간의 성적표냐~~."

유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윤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그럼 나 해낸거야...?"
"새삼스럽게 해내긴 뭘 해내. 중학교때 밥먹듯이 하던거 고등학교에 와서 잠시 걸렀다가 다시 복귀하신거지."
"꺄아~~. 윤지야 사랑해~~!"

유리는 윤지를 와락 끌어안았고 윤지는 짐짓 난감하다는 얼굴로 대꾸했다.

"어허. 난 여자한텐 관심없데두 그러네."

하지만 윤지의 목소리는 유리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유리는 전교 1등을 하면 무슨 소원이라도 들어준다는-사실은 전교 1등을 하면 무슨 소원이라도 들어달라고 유리가 태현에게 부탁한것이지만-아빠의 약속을 떠올리며 벌써부터 마음이 저쪽 드넓은 푸른바다 한가운데로 가있는걸 느꼈다.





그날 밤. 친구들과 방학식 뒤풀이겸 밖에서 실컷 놀고온 유리는 밤 11시가 되서야 집으로 들어섰다. 아까 낮에 아빠에게 친구들과 놀고 온다는 이야기를 해놓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이렇게 늦게 집으로 돌아오니 죄송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혼날까봐 조마 조마하기도 했다.

"이제오니~?"

유리는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있던 태현의 인사에 약간 흠짓 놀랐지만 그래도 그의 목소리가 부드러웠기에 재빨리 애교어린 목소리로 아빠에게 달려가 안겼다.

"아빠~~. 미안해~~. 나 너무 늦었지--."
"어이구. 그래. 그래도 지가 늦은건 아네. 아빠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유리는 태현의 목을 끌어안으며 여전히 애교가 담뿍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해요오---. 화난거 아니지~?"
"화났어."

태현은 짐짓 인상을 구기며 말했고 유리는 그런 태현의 얼굴에서 그가 정말로 화가난건 아니라는걸 읽을 수 있었다. 하긴 아직까지 아빠가 자신에게 화를 낸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그럼~~. 이걸 보면 화가 풀릴꺼야~~."

유리는 생긋 웃으며 그렇게 말하더니 방으로 뛰어가 오늘 받은 성적표를 들고왔다.

"짜잔~~."

태현은 유리에게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태현의 눈동자가 잠시 성적표위를 훑어지나가고, 태현의 얼굴은 곧 환한 기쁨으로 물들었다.

"우리딸 일루와~. 한번 안아보자~."

태현은 두팔을 활짝 벌렸고 유리는 아빠위에 걸터앉아 아빠 품속에 답싹 안겼다.

"수고했어 우리딸~~."
"헤에~~."

유리는 꼬옥 안아주는 아빠의 품속에서 한없는 따뜻함을 느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단지 아빠가 이렇게 안아주는것 만으로도 시험 공부할때의 힘들었던것이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참. 유리가 전교 1등하면 아빠가 무슨 소원이라도 들어준다고 했었지?"

그때 태현이 갑자기 유리와의 약속이 떠오른듯 포옹을 풀며 유리에게 말했고 유리는 좀더 아빠의 품안을 느끼고 싶었지만 기왕에 아빠가 말을 꺼낸김에 생각해뒀던 부탁을 꺼냈다. 전교 1등 아빠와의 약속 생일선물이라면 아마 아빠가 이정도 부탁은 흔쾌히 들어줄것이다.

"아빠 나 사실은..."
"응. 말해봐~."
"사실은 나. 생일선물로 아빠랑 단둘이 유람선 타고 놀러가고싶어."
"응? 유람선?"

뭔가 다른 부탁. 그러니까 예를들면 새휴대폰을 사달라던가 아니면 컴퓨터를 새로 사달라던가하는 부탁을 할줄 알았던 태현은 유리의 부탁에 너털 웃음을 터트렸다.

"하핫. 아빠랑 둘이서 놀러가는게 뭐가 재미있다고 그래. 차라리 아빠가 표 구해줄테니까 친구들이랑 유람선 타고 갔다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태현은 유리가 그렇게 말해준것에 무척이나 기뻣다.

"싫어...나 아빠랑 단둘이 가고싶단말야...아빠는 나랑 둘이서 놀러가는거 싫어?"
"하하. 아빠가 싫을리가 있나. 그런데, 무슨 유람선?"
"응...그게 좀 비싼데..."

유리는 그러며 성적표와 함께 들고와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종이 한장을 꺼내었다. 꼬깃 꼬깃 접혀있는 종이를 유리가 펴들자 거기엔 인터넷에서 뽑았는지 약간 잉크가 번져있는 호화 유람선 투어가 소개되어 있었다. 태현은 유리에게서 그 종이를 받아들곤 살펴보았다.

"음~~. 보자...여기엔 두가지가 소개되어 있네? 부산발 홍콩편이랑 인천발 도쿄편."
"응..."
"유리는 어디꺼 타고싶어?"
"응-. 홍콩편. 도쿄는 저번에 가봤으니까."

태현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정말 아빠랑 둘이서 가도 괜찮겠어? 재미없을텐데."
"아냐~. 난 아빠랑이니까 가고싶은거라구--."

유리의 말에 태현은 가슴이 뿌듯해지는걸 느꼈다. 분명 친구들이랑 가면 더 즐거운 여행이 될텐데 그걸 마다하고 자신과 둘이서 여행을 가고싶어하는 딸이 그렇게나 기특해 보일 수가 없었다.

"오케이~. 알았어. 오랜만에 같이 여행이나 가자~."
"정말~?! 꺄아~~! 아빠 사랑해~~!"

유리는 얼굴 가득히 환한 웃음을 지으며 태현에게 와락 안겼다.

"어이쿠~. 하하하."

태현은 쾌활한 웃음을 터트리며 유리를 안아주었다.

"참. 좀많이 비쌀건데 괜찮아?"

유리가 갑자기 비용이 걱정되는지 태현을 바라보며 물었고 태현은 빙긋 웃어주며 대답했다.

"괜찮아. 아빠 돈 많어~. 그런 걱정은 하지마~~."
"헤헤~~."

유리는 걱정은 접어두고 아빠를 꼬옥 끌어안았다.

"아빠 사랑해~~."
"응~~. 아빠두 우리 유리 사랑해~~."

유리의 얼굴가득 행복한 미소가 어렸다.





자기방으로 돌아와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웠던 유리는 아빠와 단둘이 여행을 간다는 생각에 흥분이 되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동안 뒤척이던 유리는 결국 몸을 일으키고 말았고, 베개를 들고 1층 아빠방으로 향했다. 몰래 옆에 누워서 자면 아빠도 눈치채지 못할것이다.
하지만 아빠는 방에 없었다. 유리는 혹시 혼자서 술이라도 드시나 싶어 부엌으로 가봤지만 아빠는 거기에도 없었다.

"...어디로 간거야?"

잠시 집안을 둘러보던 유리는 곧 욕실 불이 켜져있는것을 발견했다.

"목욕하고 있나...?"

유리는 조심스럽게 발소리를 죽여 욕실로 다가갔다. 문에 가만히 귀를 대고 들어보니 약하게 물이 찰방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때 유리의 머리속에 아까 낮에 윤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유리의 입가에 미소가 살며시 번졌다. 이건 핑계거리도 좋다. 등을 밀어주겠다고 하면 되니까. 유리는 속옷까지 모두 벗어서 문옆에 차곡 차곡 개어 놓곤 크게 한번 쉼호흡을 하곤 문을 살며시 열었다.

"아빠--."
"......?! 유,유리야?"

태현은 한밤중에 갑자기 몸이 찝찝함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버려 그냥 이대로 다시 자기보다는 목욕이나 하기로 했고 지금 이렇게 느긋하게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갑자기 유리가 문을 열고 나타난 것이다.
태현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런데 태현이 이렇게 당황하게된 이유는 비단 한밤중의 갑작스런 손님만이 이유가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유리가 지금 실오라기 하나 걸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태현은 급히 고개를 돌려 유리의 몸에서 시선을 떼며 말했다.

"아,아직 안잤니?"
"응. 잠이 안와서...아빠. 내가 아빠 등밀어줄께~~. 들어가도 되지?"
"유,유리야. 그건..."
"왜...안되?"
"아니. 그러니까. 일단 뭐라도 걸치고...아,아니. 그게아니라..."

생각해보니 자신도 지금 알몸이지 않는가? 태현은 너무나 당황해서 말을 더듬거렸고 그 사이에 이미 유리는 욕실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 있었다.

"에이~. 뭐어때~. 아빠랑 딸사인데~~."

"...그...그러니까 아빠랑 딸사이니까 안된다고...!"

머리엔 떠올랐지만 그것이 입으로 흘러나오진 않았다. 태현은 욕실 의자를 가져와 욕조 옆에 유리가 붙어앉는 기척을 느꼈고, 이어서 귓가에 너무나도 가까이서 유리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흠짓 놀랐다.

"호호~~. 아빠랑 둘이서 목욕하는건 정말 오랜만이다. 그치?"

그건 그렇다. 벌써 5년쯤 됐나? 유리가 6학년 올라가면서 녀석과 같이 목욕하지 않았으니. 태현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흐,흠. 유리야. 저기...아빠는 혼자서도 등 잘밀 수 있어. 그러니까..."
"치이! 아빤 나랑 목욕하기 싫어? 벌써 열여덟이나 먹어버리니까 내가 징그러워진거지?"
"으,응? 아냐~아냐~. 우리딸이 얼마나 귀엽고 이쁜데--."

태현은 유리에게서 등을 돌리고 벽을 바라보며 급히 유리의 말을 부정했고 유리는 그런 아빠가 왠지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져서 그만 뒤에서 와락 끌어안아버릴뻔 했다.

"아빠 근데 거기 들어간지 얼마나 됐어?"
"응? 하,한 5분쯤...?"
"와아~. 그럼 지금 나도 들어가면 되겠다~. 그리고 한 15분쯤 뒤에 같이 등밀어주기해 우리~~."

태현은 기쁨으로 가득 물들어있는 유리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만약 유리의 말대로 하게되면 정말. 엄청나게 어색할 것이다. 거기다 수년째 여자 알몸이라곤 본적없는 자신의 자지가 그냥 얌전하게 있을거란 보장도 없었다.
태현은 급히 말했다.

"유...유리야. 그러니까...아빠는 이제 목욕 다한것같거든? 그러니까 이제 유리가 해. 아빠는 나가줄게. 알았지?"
"역시 아빤 나랑 목욕하기 싫은거구나. 어릴땐 그렇게나 이쁘다면서 안아주고 얼뤄주면서 목욕시켜주더니. 이제 정말 다 크고나니까 내가 징그러워진거지?"
"아,아냐 유리야~! 징그럽다니... 유리가 얼마나 예쁜데 그래~?"

태현은 유리의 화난 음성에 급히 변명했다. 하지만 태현이 지금 조금만이라도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본다면 턱을 괴고 재미있어 죽겠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유리를 볼 수 있을것이다.

"자~. 그럼 나 이제 들어갈께~~."
"뭐,뭐? 아니. 잠깐만...유,유리야!"

찰방--. 찰방--.

유리네 욕조는 일반 욕조보다 크기가 더 크긴 했지만 그래도 아빠와 고등학생 딸이 동시에 들어가기엔 약간 비좁았다. 태현은 천천히 욕조 안으로 들어오는 유리에게서 시선을 피하며 급히 옆에 놓여있던 수건을 들어 유리에게 건냈다.

"일단 몸좀 가려."

유리는 태현에게서 수건을 건네받아 가슴을 가리긴 했지만 물때문에 보지까지는 가리지 못했다. 태현은 임시 방편으로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자지를 가리곤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야. 아빠랑 같이 목욕하는건 이게 마지막이야. 알았지?"

아빠의 말에 유리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글쎄~~. 어쩔까나~~."
"유리야. 원래 다 큰 딸이랑 아빠는..."
"참!"

태현이 조용히 타이르는 목소리로 유리에게 하던 말이 유리가 갑자기 터트린 탄성으로 끊어져 버렸다. 유리는 생긋 웃으며 가슴을 가리고 있던 수건을 내렸다.

"짠~~. 봐. 나도 이제 꽤 봐줄만 하지?"

유리는 자신의 가슴을 감싸잡아 아빠에게 들어보였다. 풍만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크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예쁜 모양새에 탄력있어 보이는 유방이었다. 거기에 분홍빛 유두는 아직 유리가 처녀라는것을 입증이라도 해주는듯 했고, 그것은 유리의 가슴에서 아름다움과 더불어 순결함까지 느끼게 해주었다. 하지만 태현의 눈에 그런것이 들어올리는 없었다. 태현은 급히 시선을 돌려 벽을 쏘아보며 말했다.

"뭐하는짓이야. 당장 안가려?"

화난 음성이었다. 태현은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그 목소리에 스스로 흠짓 놀라버렸고 유리는 기가 죽은채 수건을 끌어당겨 가슴을 가렸다.

"죄송해요..."

잔뜩 풀이 죽어있는 유리의 목소리에 태현은 가슴이 아려오는걸 느꼈다. 아직 한번도 혼낸적이 없는 딸인데. 지금도 본의는 아니지만 그런 음성이 터져나온것은 사실 다 자신의 탓이 아닌가? 자신이 딸의 알몸을 보고 몸에 반응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걱정때문에...이렇게 아빠랑 오랜만에 목욕을 같이 하고싶어 하는 순진한 딸에게 화를 내다니...태현은 한숨을 푸욱 내쉬며 고개를 돌려 유리를 바라보았다.
수건이 완전이 물에 젖어버려 완연히 유리의 가슴 윤곽선이며 유두가 돌출된 모습까지 적나라하게 보였지만 태현은 애써 그곳을 시야에 두지 않으려 하며 유리에게 말했다.

"화낸거 미안해 유리야..."
"아니에요...제가 너무 버릇없게 굴었어요..."

태현은 존댓말까지 하며 눈을 내려깔고 있는 유리가 너무나 안쓰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태현은 유리를 끌어당겨 꼬옥 끌어안았다.

"미안해 유리야...아빠 너무 미안해..."
"그럼..."

유리는 눈빛 가득히 자신에 대한 미안함을 담고있는 아빠를 바라보며 말했다.

"...대신...키스해줘."
"으,응?"

태현은 유리의 말에 움찔 놀랐다.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키스를 안해주면 유리가 울음을 터트릴것만 같았다. 하지만 알몸으로 딸과 키스라니...

"역시...안되는거구나..."

태현은 눈시울을 붉히며 눈을 내려까는 유리를 보며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냥 쉽게 생각해서 아빠가 딸이랑 목욕하다가 딸을 그만 울려버려 달래주는 방법으로 뽀뽀를 해준다고 생각하면 되는거다.
태현은 천천히 유리의 턱을 들어올리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유리를 달래주며 천천히 입술을 유리에게로 가져갔다. 유리는 천천히 눈을 내려감았고, 곧 태현의 입술이 유리의 입술에 맞닿았다. 태현은 유리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걸 보며 천천히 눈을 내려감았고, 입술을 부드럽게 움직이며 유리의 입술을 어루만져 주었다.

츄우...쪼...옥....쪼오옥....츄우우....쪼...옥...

욕실에 부녀의 키스소리가 은은하게 울리고... 유리는 지금껏 아빠와 했던 그 어떤 키스보다 지금의 키스가 달콤하다고 느꼈다. 왜냐면 이제까지는 지금처럼 아빠가 키스를 해준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껏 키스를 할때는 자신만 입술을 움직였는데 오늘은 아빠가 입술을 움직이며 키스를 해준다. 유리는 너무나 황홀하고 행복한 느낌에 서서히 점점 아빠의 몸위로 자신의 몸을 기울여갔다.
태현은 점점 유리에게 밀려서 욕조에 반눕는 자세가 되어버렸고 유리는 그 위로 몸을 꼬옥 가져다 붙이며 태현의 입술을 깊이 깊이 음미했다.

츄우...쪼옥...쪼...옥...츄우웁...쪼옥...

한층더 농밀한 키스소리가 욕실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고, 한편 지금 태현은 키스는 하고 있지만 속으론 어찌 할 바를 모르며 우왕 좌왕하고 있었다. 키스가 가져다주는 야릇한 느낌도 느낌이지만 지금 유리가 워낙에 몸을 가져다 붙이고 있어서 유리의 가슴이 자신의 가슴을 압박 하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나 부드러운 그 느낌에 태현은 미칠것만 같았다. 그리고 거기다 직접 맞닿진 않았지만 유리의 보지와 자신의 자지가 거의 밀착 되어있었다. 그러니까 아랫배까지는 유리와 찰싹 달라붙어 있는 것이다. 더불어 코끝에서 느껴져 오는 향긋한 유리의 샴푸내음은 아내의 아련한 향기를 떠올리게 하며 태현을 거침없이 흥분으로 끌고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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