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부]
[...그건 그렇고. 태현 아우에게는 말 했는가?]
[...예.]
[그래. 뭐라던가?]
어두운 음영이 드리운 밀폐된 사무실. 길수는 앞에 앉아있는 사내를 아무말 없이 차가운 눈길로 노려보았다. 자신의 물음에 길수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그 사내는 불편한듯이 헛기침을 몇번 하고는 말했다.
[흐,흠. 뭐...기분 나쁜일이라도 있었는가 길수?]
[...예. 어제 태현 형님이 습격을 받으셨거든요.]
[아,아니. 뭐라구? 그래, 태현 아우는 무사한가?]
길수의 말에 사내가 깜짝 놀라며 물었고, 길수는 그런 사내를 가증스럽다는듯이 노려보며 말했다.
[태현 형님이 무사한지 무사하지 않은지는 형님이 더 잘 아실꺼 아닙니까.]
[응? 그..그게 무슨 말인가...?]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사내의 말에 길수는 사내를 노려보며 박수를 한번 짝 쳤다. 그러자 문이 열리며 그의 부하들이 누군가를 끌고 들어왔다. 끌려들어온 남자는 웃옷이 벗겨진채 허리부근이 붕대에 감겨 있었다. 그리고 심한 구타를 당했는지 온몸이 피멍으로 가득했다.
[이녀석이 누군지 잘 아실겁니다.]
길수의 말에 사내는 끌려 들어온 남자를 보았고, 그의 눈은 순간 놀라움으로 흠짓 떨렸다. 길수는 사내의 눈이 떨리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보았다.
[어제 서울시내 건달들을 샅샅이 뒤져서 태현 형님이 습격을 받은 시간에 알리바이가 없는 녀석들을 찾아냈습니다. 그놈들이 어제 우철이와 제가 오는걸 보고 도망쳤었는데, 그때 제가 다행히도 이녀석 얼굴을 기억해 뒀었죠.]
[흐,흠! 자네 무슨 소리 하는건가! 나는 이 사내에게 태현 아우를 치라는 말같은걸 한적따윈 없네!]
사내의 완강한 말에 길수는 천천히 담배를 피워물며 말했다.
[저는 형님보고 이 사내에게 태현 형님을 치라는 명령을 했냐고 물은적은 없습니다.]
[뭐? 그,그건...!]
쉬쉿! 파박!!
[히익!]
사내는 채 길수가 품에서 단검 둘을 꺼내는 것조차 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가 기겁을 하며 얼어붙은 것은 이미 단검 두개가 그가 앉아 있는 자리 바로 뒤에 있는 벽(나무)에 박힌 뒤였다.
[저는 항상 칼을 두개만 가지고 다닙니다. 그런데 그 두개의 칼이 내 손안에 있지 않을땐 무척 불안하죠. 그래서 저는 만약 제가 칼을 가지고 있지 않을때 제 앞에서 거짓말을 한 새끼들은 모두 죽여 버렸습니다. 만약 그런 새끼들을 그때 살려두면 분명 절 죽일테니까요.]
길수의 냉랭한 음성에 사내는 곧 얼굴을 감싸쥐며 자포자기한 음성으로 말했다.
[...미안하네...정말 미안하네...]
[저에게 미안해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왜 형님께서 그딴짓을 했는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길수의 말에 사내는 괴로운 음성으로 대답했다.
[야마구치에서...만약 협력해준다면 나에게 부산을 준다고 약속했네. ...자네도 알다시피 내가 요즘 너무 어려운 상황 아닌가. 그래서 그만...]
[그래서. 15년도 넘게 알고 지내온. 그리고 의형제까지 맺은 동생을 팔아넘기려 했던겁니까?]
길수의 말은 마치 씹어 뱉어져 나오는듯 했다. 사내는 자신을 죽일듯이 노려보는 길수의 그런 눈빛을 보곤 바닥에 털퍼덕 무릎을 꿇었다.
[미안하네...내가 잠시 미쳤던것 같네...정말..정말 미안하네...크흑...]
어쩌면 길수가 정말로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그런걸까. 사내는 길수에게 사죄하며 바닥에 머리를 박고는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그러나 길수는 사내의 그런 모습에서 조금의 동정도 느끼지 않았다. 다만 그는 흐느껴우는 사내를 이를 꽉 깨문채 노려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화창한 햇살이 창문을 타고 흘러들어온다. 월요일 아침. 오늘은 한주의 시작이자 태현과 유리가 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흐윽...하악...아...앙...]
어젯밤 내일 여행 떠날 준비로 부산했던 덕에 오늘은 늦게까지 잠들어 있어야할 두 사람은 그러나 아침 일찍부터 깨어 있었다.
[하아...아빠...아앙...사랑..해...]
유리가 태현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 깊이 끌어안으며 속삭인다. 하지만 태현은 아무런 대꾸없이 단지 부드럽게 손만을 움직여 주고 있었다. 촉촉히 젖어있는 유리의 분홍빛 살결 위에서...
[하아...아빠두...흐윽...아..빠두...어서..사랑한다고...하앙...말해줘...]
아무런 대꾸없는 아빠가 답답했던 것일까. 유리는 부드럽게 움직이고 있는 아빠의 손을 부여잡으며 그렇게 말했다. 쾌감보다는 아빠의 사랑확인이 먼저였기 때문에.
[..사랑해.]
조용한 태현의 목소리가 울렸다. 유리는 아빠의 목소리를 듣자 그제야 아빠의 손을 풀어주며 그의 머리를 다시 꼬옥 감싸안았다. 태현의 손이 다시금 유리의 분홍빛 속살을 헤집기 시작하고, 그녀의 홍조띈 음핵은 다시 아빠의 손가락에 희롱당하기 시작했다.
[흐응...하악...하아...아빠...아..빠...나...하악...나아...]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유리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아빠를 계속 부르더니, 곧 허리를 휘며 몸을 가늘게 떨었다. 태현은 아무말 없이 유리의 가슴에 안긴채 그녀의 속살을 더욱 진하게 애무해주었고 그 덕분에 유리는 자신이 자위를 할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절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윽고 몸에 힘이 빠져버린채 태현의 머리를 놓아준 유리. 그러나 그녀는 방금전 그런 절정을 느끼고 난 사람다운 만족스런 표정을 하고 있지 않았다. 아빠의 손길은 자신을 만족시켜주기보다는 오히려 더욱 아빠에 대한 갈증만을 불러일으킨 때문이다.
[...아빠...]
유리가 애탄 음성으로 태현을 바라본다. 그리고 태현은 유리의 그런 눈빛 속에서 지금 그녀가 어떠한 심정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유리가 원하고 있는 그것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이미 자신 스스로에게 맹세한 이후다. 태현은 유리를 바라보며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거절. 유리는 당연히 아빠의 고개가 가로저어질 줄 알았건만 오히려 그것을 알았기에 아빠에게서 거절받는 것에 더욱 실망감이 들었다.
[...미안.]
아빠가 사과했다. 자신이 잘못한건 하나도 없으면서. 철없는 딸을 위해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에 밤에 몰래 아내의 사진을 들고 눈물 흘렸으면서. 그랬으면서 오히려 사과를 한다. 유리는 이렇게 바보같은 아빠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자신의 사랑을 받아줄것도 아니면서...사랑에 못이겨. 딸을 향한 아빠의 사랑이라는 것에 못이겨 그저 이렇게 자신을 괴롭히다니. 차라리 회초리를 들고 자신의 마음은 잘못된 것이라고 따끔하게 훈계를 하는편이 자신도 속이 편할텐데. 하지만 유리는 알고 있었다. 이런 아빠이기에 자신이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럼...조금만 더 만져줘...]
유리의 애탄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현은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유리에게 말했다.
[그러면 유리만 더 힘들어질 뿐이야...]
[...그럼...]
유리가 아빠에게 몸을 꼬옥 가져다 붙이며 아빠위에 올라탓다. 유리의 뽀얀 앙가슴이 태현의 가슴에 밀착된다. 그리고...유리는 아빠의 목에 머리를 묻으며 속삭였다.
[...만져줘...힘들어지지 않을때까지...내가 더이상 아빠를 갈망하게 되지 않을때까지...만져줘...]
[유리야...]
태현의 안타까운 음성이 유리의 귓가에 울린다. 유리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태현을 내려다봤다. 이미 그녀의 눈빛은 태현을 아빠로 바라보는 눈빛이 아니었다. 너무나도 사랑하고 너무나도 아끼는 연인을 바라보는 눈빛. 그녀의 눈빛엔 그런 사랑이 넘쳐 흘렀던 것이다.
[나 만지기 싫어...?]
[...유리야. 그런게 아니라...]
[더럽지?]
[...응?]
[내 거기...더럽지? 이상한 물도 막 나오구...]
[아니야 유리야. 절대 더럽지 않아. 그리고 그..물은 유리가 여자라는 증거인걸...]
태현의 얼굴은 행여나 자신이 유리에게 상처를 줄까봐 걱정으로 가득했다. 유리는 그런 아빠를 내려다보며 다시 한번 생각했다. 이런 아빠이니 자신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거라고...
[아빠...사랑해...]
애정이 흘러 넘치는 목소리. 태현은 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자신도 말해주었다.
[아빠도 사랑해 유리야...]
누군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을땐 기쁘다. 자신의 존재에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것이니까. 하지만 그 누군가가 아빠라면...
[...아빠.]
...유리는 너무나 슬퍼졌다. 아빠의 입에서 흘러나온 사랑이란 단어의 의미 속에 자신이 너무나 원하는 그 의미는 포함되어 있지 않을테니까.
[...영원히 함께 있고 싶어...둘이서만...]
태현은 살며시 자신의 입술에 키스를 해오는 딸에게 아무말 없이 그녀의 머리만 쓰다듬어주었다.
[아빠~. 빨리와~~.]
유리가 저만치서 이쪽을 보며 깜찍하게 손을 흔든다. 태현은 빙그레 웃음지었다. 짐은 아까 미리 짐칸으로 보내어 놓았고 그래서 지금은 발걸음이 즐거운데다 가볍기까지 하다. 게다가 눈도 즐겁고. 태현은 뭐가 그리 신나는지 연신 방글거리는 유리가 그렇게나 사랑스러울 수 없었다. 물론 유리의 그런 예쁜 모습이 태현이게만 보이는건 아니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세계에서 벗어나 적어도 한번쯤은 유리를 힐끗 거린 것이다. 아까운 볼거리는 꼭 눈에 담아두고 싶은 심정이랄까. 보기드문 미인인 유리는 그래서 사람들의 이목을 한눈에 집중시키고 있었다.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몰랐지만.
탑승 장소로 가는 길은 바닥이 나무로 된 길고 넓은 길이었다. 길 옆이나 길 중간 중간엔 태현과 유리 같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과 배웅나온 사람들로 붐볐고, 태현은 사람들 사이를 헤쳐가며 느긋한 발걸음을 옮겼다. 유리는 벌써 저만치 탑승 장소 앞에서 아빠를 기다리고 있다. 유리가 입모양으로 빨리오라는 말을 하는 모습이 태현의 눈에 들어왔다. 태현은 빙긋 웃음지으며 자신도 입모양으로 알았다고 대답해주었다. 하지만 태현의 발걸음은 여전히 느긋하기만 하다.
{물건은 무사하겠지?}
{걱정 말라구. 내가 다 손을 써놨으니까.}
검은 정장의 서른 중반 안팎으로 보이는 장년(壯年)인과 20대 중반의 잘생긴 청년하나가 뒤에 검은 썬글라스와 중절모로 얼굴을 숨긴 세명의 사내를 거느리고 걸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중국어로 대화하고 있었다.
{아무 걱정말고 오늘밤엔 마음껏 즐겨. 행동개시는 내일 새벽이니까.}
장년인은 청년의 어깨를 툭툭 쳐주었다.
[아빠~. 왜 그렇게 발걸음이 느린거야~~.]
[하하~. 미안 미안~.]
그때 그들의 눈에 한 다정한 부녀가 들어왔다. 딸은 아빠가 다가오자마자 핀찬을 줬고 아빠는 장난스럽게 딸의 머리를 헝클어 뜨리며 탑승장 입구로 걸어갔다.
[히잉~. 너무해~.]
[하하. 뭐 어때. 네 머리는 몇번만 쓸어주면 다 정리 되잖아~.]
장년인은 재빨리 아빠뒤를 따라가 그에게 팔짱을 끼는 딸을 보며 청년에게 말했다.
{후훗. 맘에 드냐?}
{음..제법 괜찮은 계집이군.}
장년인은 피식 웃으며 청년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며 말했다.
{내일 새벽엔 네여자야.}
청년은 점점 멀어지는 딸을 뜨거운 눈길로 바라보았고, 장년인은 그런 청년을 보며 비릿한 웃음을 입가에 머금었다.
뿌우우--------------.
우렁찬 고동소리와 함께 배가 출발했다. 270m로 63빌딩보다 긴 길이. 19층짜리 건물과 맞먹는 높이. 1100여개의 객실과 923석 규모의 극장에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16개의 식당. 그리고 수영장과 각종 위락시설을 갖춘 초호화 유람선이 마침내 3박 4일의 일정을 가지고 닻을 올린 것이다. 오색 찬란한 꽃가루들이 휘날리고 수천개의 풍선들이 하늘높이 올라가는 속에서 배 안이나 탑승장 안이나, 모든 사람들이 서로 아는사이든 그렇지 않든 환한 웃음을 지으며 서로에게 손을 흔들며 즐거운 항해를 기원해주었다. 새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그렇게 Queen Elizabeth호는 출항했다.
[우와~. 방 좋다~.]
유리가 침대에 폴짝 뛰어오르며 말했다. 이미 짐은 방안에 와있었고, 태현은 여행 가방 두개를 구석에 놔두며 빙긋 웃었다.
[방 참 깨끗하네.]
[응~. 헤헤. 아빠~. 우리 빨리 옷 갈아입고 야외 수영장에 놀러가자~.]
[하하. 그래 그래.]
태현은 들떠있는 유리를 보며 웃음지었다. 아무튼 태현은 유리가 욕실에서(방은 원룸 형식으로 되어있었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나오는 동안 자신도 재빨리 트렁크 사각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
[짠~~.]
잠시후. 유리가 마치 마술사가 마술을 부린후에 관객들에게 제스쳐를 취하는 것처럼 두팔을 양옆으로 활짝 벌리며 폴짝 뛰어 나타났다. 그 모습을 본 태현은 그만 마시고 있던 물을 뱉을 뻔했다.
[유,유리야?]
[헤헤~. 이쁘지~?]
유리는 그 자리에서 빙그르르 한바퀴 돌며 잔뜩 기대어린 얼굴로 태현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이쁘긴 이뻤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이쁘다는 표현만으론 지금 유리의 모습을 설명하는데 부족함이 있다는 것이었다. 몸에 달라붙는 일반 수영복도 부끄러워서 사각 트렁크 수영복을 입은 아빠와는 반대로 유리는 화끈한 비키니 차림이었던 것이다. 유리의 새하얀 살결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하얀색 비키니였는데, 그걸 입혀놓으니 유리의 늘씬한 몸매가 아무런 여과도 없이 그대로 드러나 아빠인 태현조차도 시선처리에 곤란을 느낄 정도였다.
[치이! 뭐야. 안 이뻐? 윤지랑 가서 정말 고심끝에 산 수영복인데...]
아빠가 빨리 대답을 하지 않자 유리가 삐진 얼굴로 그렇게 말했고 태현은 그러자 재빨리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
[하하. 아냐 아냐~. 정말 이뻐~. 아빤 유리가 너무 이뻐서 완전히 넋을 잃어버릴 정도야~.]
[헤에~. 정말~?]
[응~.]
아빠의 말에 유리는 금세 활짝 웃었다. 그리고 유리의 그런 화사한 미소를 바라보며 태현은 유리가 저런 모습으로 바로 밖으로 나가면 괜히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꺼같은 노파심에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흐,흠. 유리야. 저기...그래도 수영장까지는 반팔티라도 하나 걸치고 가는게 좋지 않을까?]
[뭐? 에이~. 아빠는~? 당연하잖아 그런건~.]
유리의 말에 태현은 괜시리 얼굴이 붉어졌다. 유리는 그런 아빠를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태현은 괜히 무안해져서 얼른 유리에게 반팔티를 가져다 주었고 자신도 반팔티를 입었다. 여하튼, 목걸이 형식으로 된 조그만 열쇠 두개를 나눠가진 두 부녀는 그렇게 맨 위층에 있는 야외 수영장으로 향했다.
[우와~. 넓다~.]
야외 수영장을 본 유리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 나왔다. 유람선 맨 위층은 전체가 수영장으로 쓰이고 있었는데, 수영장은 모두 세개였다. 하나는 100m 성인 풀이었고 하나는 어린이용 풀,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다이빙 풀이었다. 수영장에는 이미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태현은 유리를 이끌고 비어있는 자리로 갔다. 두개의 의자가 한쌍으로 놓여있는 자리였는데 따가운 햇빛을 피할 수 있게 의자 사이에 놓인 조그만 테이블 위로는 커다란 파라솔이 펼쳐져 있었다.
[아빠~. 나 썬텐 오일좀 발라줘.]
[응. 근데 가져왔어?]
[당연하지~.]
유리는 의자 등받이의 각도를 조정해서 뒤로 눕히곤 그위에 엎드렸다.
[내가 가져온 가방에 있어.]
태현은 유리가 가져온 조그만 가방 안에서 썬텐 오일을 꺼내었다. 태현은 유리 옆으로 다가가 오일을 적당히 자신의 손바닥에 뿌리곤 잘 문질러서 유리의 몸위에 발라주기 시작했다.
[한군데도 빠트리지 말고 다 발라줘야되~?]
[응. 걱정마.]
태현은 그렇게 잡티 하나없는 우윳빛 유리의 살결을 문질러 주면서 이렇게 새하얀 피부를 태운다는 게 왠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흐응~...왠지 기분 좋다.]
그때 유리가 생긋 웃으며 태현을 뒤돌아봤다. 태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뭐가?]
[아빠가 정성껏 만져주니까. 헤헤. 좀 야한말인가..?]
유리는 혀를 쏙 내밀며 귀엽게 웃었고 태현은 그런 유리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너털 웃음을 터트리며 유리의 엉덩이를 톡 쳐주며 말했다.
[자. 이제 다 발랐어.]
[뭐? 벌써?]
[벌써는 뭐가 벌써야. 아빠가 무슨, 오일을 만들어서 발라주는것도 아니고.]
[하지만 앞쪽엔 안 발라줬잖아.]
유리의 말에 태현은 엉뚱한 소리 말라는 얼굴로 유리에게 말했다.
[야. 앞쪽은 너 혼자 바를 수 있잖아.]
태현의 말에 유리는 얄밉다는듯이 그런 아빠를 한번 꼴쳐봐 주고는 앞쪽엔 자신이 오일을 바르기 시작했다.
[치이! 치이! 흥! 흥~!]
태현은 계속 콧방귀를 뀌며 오일을 바르는 유리를 보며 웃음짓지 않을 수 없었다. 미운짓만 골라해도 싫지 않을 딸인데 하물며 저렇게 이쁜짓만 골라서 하는데야...
태현은 자신이 가져온 가방 안에서 지갑을 꺼내며 말했다.
[유리야. 아빠 마실 것 좀 사올게.]
[치! 사오든지 말든지.]
유리는 여전히 삐진척을 했지만 태현은 저래도 금세 풀어지는 딸이기에 그저 빙그레 웃으며 음료수를 사러갔다.
아빠가 음료수를 사러간지도 시간이 꽤 흘렀다. 그러나 아빠는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매점을 못 찾았거나 길을 잃어버린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아까 봤을때 매점(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레스토랑과 비슷했지만.)은 수영장 바로 옆에 있어서 못 찾거나 길을 잃을 것도 없어 보이는데...
[헤이~. 아가씨 이쁜데? 혼자 온거야?]
그때 의자에 앉아서 두리번 거리고 있는 유리에게 남자 세명이 다가왔다. 그들은 하나같이 웃통은 벗어제끼고 있었는데 아마 자신들의 검게 탄 근육질 몸을 과시하려는 의도에서 그러고 있는것 같았다.
[누구..세요?]
그들의 우락부락한 근육질에 겁을 먹은것일까. 유리는 펴고있던 다리를 자신도 모르게 움츠리며 그렇게 물었다. 그러자 세남자중 가운데 있는 남자가 나머지 두남자를 돌아보며 말했다.
[우리? 우린 섹시한 양만 잡아먹는 늑대들이지. 흐흐~.]
그의 말에 나머지 두남자는 낄낄거리며 웃었다. 유리는 이렇게 수작을 걸어오는 남자들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를 몰라 애탄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아빠가 어서 돌아오지 않나 마음을 졸였다.
[이봐. 섹시한 양. 혼자왔으면 우리랑 놀지 않을래~? 오빠들이 재미있게 해줄게.]
[호..혼자오지 않았어요!]
급히 대답하는 유리의 모습에 다시한번 남자들에게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왜..웃으세요.]
유리가 잔뜩 움츠러든 목소리로 이해가 안 간다는듯이 그렇게 물었고, 웃고있던 중간에 서있는 남자가 대꾸했다.
[웃기잖아. 우리가 무슨 인신매매범도 아니고. 그렇게 기겁을 하면서 대답하니까.]
[하..하지만 정말 혼자 오지 않은걸요.]
[그래? 하지만 지금은 혼자네. 일행이 올때까지 오빠들이 같이 놀아줄게~. 우리 섹시한 양도 좋지~?]
남자는 그러며 천천히 유리의 옆으로 다가왔고 유리는 어찌할바를 모르며 몸을 반대쪽으로 기울였다. 하지만 그쪽으로도 다른 한 남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몰라 울상을 짓는 유리에게, 그때 어떤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햐아~. 자기야 미안 미안~. 내가 너무 늦었지~?]
유리는 갑자기 다가온 새로운 또한명의 남자를 놀란 얼굴로 바라보았다. 그는 나이를 알 수 없게 생겼는데 액면으로만 보자면 대충 스물대여섯 정도 될것 같았다. 먼저 와있던 세명의 남자들은 인상을 험악하게 구기며, 다가온 수려한 용모의 사내를 쳐다보았고. 그 사내는 세명의 남자들을 마주 바라보며 말했다.
[자~. 이제 애인 왔으니까 그쪽들은 그만 가주시죠?]
[당신이 이 여자 애인이야?]
[그런것 같은데.]
[내가 보기엔 아닌것 같은데? 이봐. 괜히 멋있는척 하지말고 그만 꺼져주시지?]
사내는 피식 웃으며 유리를 잡아 이끌어 자신의 뒤에 숨겼다. 유리는 얼떨결에 그의 뒤에 서게되었고, 사내와 얘기하던 남자는 바닥에 침을 탁 뱉으면서 말했다.
[당장 원위치 시켜. 그리고 넌 가던길이나 마저 가라고.]
[싫다면?]
사내는 남자의 협박어린 목소리에 호기롭게 대꾸했고 남자는 잠시동안 험악한 인상으로 사내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사내는 조금의 표정 변화도 없이 한결같은 여유로 그 남자를 마주보았고, 곧 그 남자는 욕지꺼리를 내뱉으며 친구들을 데리곤 가버렸다. 의외로 싱겁게 끝나버린 상황에 사내는 피식 웃으며 유리를 돌아보며 말했다.
[괜찮으세요?]
[예? 아..예. 정말...감사합니다.]
남자들이 가버리자 그제야 졸였던 마음을 풀고있던 유리는 사내의 물음에 얼른 감사의 인사를 꾸벅 했다.
[하하.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일을 했을 뿐인걸요. 그쪽같은 미인은 이런데 오면 참 귀찮은 일들을 많이 당하시죠. 참. 저는 윤현준이라고 합니다.]
윤현준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는 그러며 유리에게 손을 내밀었고 유리는 생긋 미소지으며 그의 손을 마주잡아 악수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정유리라고 해요. 도와주신 것에 대해서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하하. 저는 그럼 다시한번 당연히 해야 할일을 했을 뿐입니다~.]
현준의 농담에 유리는 웃음지었고, 현준은 그런 유리를 빙긋 웃는 얼굴로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
[정유리라...정말 이름도 외모만큼이나 아름다우시네요.]
현준은 그러면서 싱긋 웃었고, 유리는 그런 현준의 살인미소에 생긋 미소지었다.
[감사합니다.]
[하하..저..그런데. 정말 일행과 함께 오신건가요?]
자신의 살인미소가 통하지 않았음에 잠시 당황한걸까. 현준은 얼른 말머리를 돌렸고 유리는 여전한 미소를 얼굴에 띄운채 고개를 끄덕였다.
[예. 잠깐 음료수를 사러갔는데 아직 안 오네요.]
[예...그렇군요. 흠. 뭐. 그럼~. 일행이 있다고 하시니 저는 이만 자리를 비켜드리겠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시길...]
현준은 한쪽 눈을 찡긋하며 가버렸고 유리는 그런 그에게 생긋 웃으며 손을 흔들어준다음 의자로 돌아가 풀썩 주저 앉았다.
[씨이. 아빠는 왜 이렇게 안 오는거야?]
방금전의 그 화사한 미소는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유리는 얼굴 가득히 잔뜩 약오른 표정을 떠올린채 다시 아빠를 찾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저는 그럼 이만..유리가 기다리고 있어서요.]
[예~. 그럼 또 나중에 뵈요~.]
[예-.]
태현은 채지현에게 인사를 꾸벅 하고는 발걸음을 재촉해 유리가 있는곳으로 향했다. 사실 태현은 그녀와 매점 앞에서 마주쳤을때 정말 놀랐었다. 그녀는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의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휴가차 이 배에 탄것이라 했다. 태현은 알던 얼굴을 이런 바다 한가운데서 만나 반갑긴 반가웠으나 유리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다. 하지만 지현은 계속해서 태현에게 말을 걸었고 태현은 어쩔 수 없이 억지 웃음을 띈채 지현을 끝까지 상대해 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무튼 태현은 서둘러서 유리에게로 갔다. 유리는 태현이 시야에 잡힌 순간부터 주욱 태현을 노려보고 있었고 태현은 얼른 유리 옆으로 다가와 얼음팩 안에 있던 차가운 음료수 캔을 유리에게 내밀었다.
[아빠가 많이 늦었지~?]
[응.]
유리는 아빠가 내미는 음료수 캔은 받아들지 않고 아빠를 올려다 노려보며 대꾸했다. 태현은 미안한 얼굴로 유리 옆에 앉아선 캔을 따서 다시 유리에게 내밀었다.
[화났어? 아빠 늦어서 너무 미안해..]
유리는 아빠의 손에서 홱 가로채듯이 음료수 캔을 받아들고는 단숨에 그걸 다 마셔버렸다.
[천천히 마셔. 채할라.]
태현은 걱정스런 얼굴로 유리를 바라보았고 유리는 음료수를 벌컥 벌컥 다 마셔버린후 태현을 노려보며 말했다.
[아하~그러셔? 내가 채할까는 걱정이나 되는가보지?]
방금전 유리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는가는 전혀 모르고 있는 태현은 유리가 왜 이렇게나 잔뜩 삐져있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자신은 그저 조금 늦게 온것일 뿐인데. 거기다 시간이 그렇게나 많이 걸린것도 아니다.
[유리야. 아빠는...]
[왜 이렇게 늦은거야?]
태현이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유리가 아빠의 말을 끊으며 물어왔다. 태현은 유리의 물음에 뭐라고 대답할까 하다가 사실대로 말하는 게 좋을것 같아서 일단 헛기침을 몇번하고는 입을 열었다.
[누구 아는 사람을 만났어.]
[누구?]
[응...저...텔런트 채지현씨.]
[......]
유리의 얼굴이 삽시간에 굳어졌고 태현은 그런 유리의 표정에 움찔 놀랐다.
[흐,흠. 저...유리야..?]
[...그래서. 여태까지 그 여자랑 얘기하고 온거야?]
[으,응? 아,아니. 그..얘기라기 보다는...]
말끝을 얼버무리는 아빠를 보며 유리는 아무말 없이 그렇게 아빠를 가만히 노려만 보다가 곧 벌떡 일어나서 입고온 반팔티를 들고는 방으로 가버렸다. 태현은 깜짝놀라며 얼른 들고온 것들을 챙겨서는 유리의 뒤를 따라갔다. 잠시후, 씩씩거리며 방으로 돌아온 유리는 뒤따라 들어온 아빠에게 들고온 반팔티를 집어 던지며 바락 고함질렀다.
[그 여자랑 얘기한다고 나 못 구해준거야?!]
유리의 고함소리에 태현은 얼른 문을 닫고는 의아한 얼굴로 되물었다.
[못..구해주다니?]
[다른 남자들이 나한테 집적거렸단 말야!]
[뭐? 정말?]
유리의 말에 태현의 깜짝 놀랐다. 유리는 서러운 목소리로 계속 말을 이었다.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 남자 세명이나 날 둘러쌌단 말야. 난 아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근데 이상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와서 날 구해줬어. 하지만 난 아빠가 날 구해주길 원했단 말이야...! 아빠가 나 구해주고...그리고 나한테 무서웠지..하면서 나 끌어안아주고 나 달래주길 원했단 말이야...그런데...]
태현은 서러운듯이 하소연 하는 유리를 안타까운 얼굴로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유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아빠를 노려보았다.
[그런데 아빠는 그 시간에 다른 여자랑 즐겁게 얘기나 하고 있었던 거야...?]
유리의 말에 태현은 가슴이 미어질듯이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태현은 천천히 유리에게 다가가 그녀를 이끌어 침대에 앉혔다. 그리곤 유리를 꼬옥 감싸 안아주었다.
[유리야...미안해...유리가 무서워 할때 아빠가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많이 무서웠지...?]
너무나도 따뜻한 아빠의 음성에 유리는 그만 눈물이 왈칵 치밀어 오르는걸 느끼며 아빠를 꼬옥 끌어안았다. 그리곤 흐느끼는 음성으로 말했다.
[이제...나 혼자 내버려 두지마...? 절대로......알았지...?]
[응...이제 절대로 유리 혼자 있게 하지 않을게...]
태현은 부드러운 음성으로 그렇게 속삭여 주었고 유리는 천천히 포옹을 풀고는 애틋한 눈길로 아빠를 바라보았다. 태현은 부드럽게 미소지어주며 유리에게 키스를 해주었고 유리는 아빠의 목을 꼭 끌어안으며 아빠와 깊디 깊은 키스를 나누었다.
...쪼옥...쪼..옥...츄우우...쪼오옥...
두개의 혀가 서로를 탐하는 소리와 함께 서로가 서로의 입술을 빨아들이는 농밀한 키스소리가 곧 방안을 가득히 메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동안 키스를 나누던 두 사람은 동시에 입술을 천천히 떼어냈고, 태현은 유리의 애타는 눈길을 바라보곤 곧 그녀를 침대에 똑바로 눕혔다.
[...사랑한다고 해줘...]
유리가 아빠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태현은 천천히 유리의 옆으로 몸을 기울이며 속삭였다.
[...사랑해.]
유리의 입가에 살며시 행복한 미소가 어렸다. 태현은 천천히 눈을 감는 유리에게 부드러운 키스를 해주며 그녀의 가슴을 어루만져주기 시작했다.
[...흐응...아...흐..응...흐윽...하아....]
곧 유리의 입술에선 가느다란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태현은 이제 천천히 손을 내려갔다. 유리의 날씬한 배와 허리를 지나서...그의 손길은 서서히 유리의 비키니 수영복 안으로 침범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흐윽...하아...아빠...]
유리가 태현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 깊이 끌어안아 버린다. 하지만 태현의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그의 손은 이미 촉촉해져 있는 유리의 부끄러운 곳 위를 감싸 덮은채 살며시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흐응...하아앙....아...흐윽...]
그녀의 분홍빛 살결이 점차 거칠게 희롱당해감에 따라 유리의 숨소리도 더욱 가빠졌다. 태현은 유리의 클리토리스를 부드럽게, 때로는 거칠게 애무하면서 유리가 쾌감을 더욱 잘 느낄 수 있게 해주었고, 때로는 유리의 토톰한 보지 사이에 손가락을 끼워넣곤 비벼주기도 했다. 그런데 태현은 그렇게 하다가 어느순간 그만 실수로 유리의 보지 구멍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 넣어버리고 말았다.
[흐윽! 하아앙...!]
태현이 당황해 있는 사이, 유리가 허리를 휘면서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 태현은 안 그래도 실수로 유리의 몸 안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당황해 있는데 유리가 그때 절정을 느껴버리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더군다나 마치 자신의 손가락을 끊어 버릴듯이 조여오는 유리의 보지는 태현을 더욱 당혹스럽게 했다. 잠시후. 유리는 침대위로 몸을 힘없이 떨어뜨리며 가쁜 숨을 고르고는 곧 가느다란 목소리로 속삭여왔다.
[...키스...해줘...]
유리의 말에 태현은 잠시 당황을 접어두고는 유리의 보지 속에서 자신의 손가락을 빼어냈다. 유리가 그때 다시 한차례 몸을 떨어서 태현을 놀라게 했지만 그래도 태현은 다시 마음을 가라 앉히며 유리에게 부드럽게 키스를 해주었다. 유리는 아빠의 머리를 꼬옥 감싸쥐며 조금더 깊이 아빠를 느끼고 싶은지 혀를 아빠의 입속으로 깊이 깊이 내밀어왔고 태현은 그런 유리의 혀를 부드럽게 애무해 주었다.
[...아빠...]
얼마후..천천히 입술을 아빠에게서 떼어낸 유리가 애타는 음성으로 아빠를 불렀다. 태현은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유리를 바라보았고 유리는 그런 아빠의 얼굴을 꼬옥 감싸며 말을 이었다.
[...아빠가 내 곁에 없으면...난 숨을 쉴 수가 없어...]
[......]
[...죽어버릴지도 몰라...]
태현은 아무말 없이 유리의 머리를 쓸어주었다.
[그러니까...]
유리의 가느다란 음성이 이어졌다.
[...절대로 내 곁을 떠나지마...영원히...]
아무런 대답 없는 태현은 단지 조용히 유리의 머리만 부드럽게 쓸어주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태현 아우에게는 말 했는가?]
[...예.]
[그래. 뭐라던가?]
어두운 음영이 드리운 밀폐된 사무실. 길수는 앞에 앉아있는 사내를 아무말 없이 차가운 눈길로 노려보았다. 자신의 물음에 길수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그 사내는 불편한듯이 헛기침을 몇번 하고는 말했다.
[흐,흠. 뭐...기분 나쁜일이라도 있었는가 길수?]
[...예. 어제 태현 형님이 습격을 받으셨거든요.]
[아,아니. 뭐라구? 그래, 태현 아우는 무사한가?]
길수의 말에 사내가 깜짝 놀라며 물었고, 길수는 그런 사내를 가증스럽다는듯이 노려보며 말했다.
[태현 형님이 무사한지 무사하지 않은지는 형님이 더 잘 아실꺼 아닙니까.]
[응? 그..그게 무슨 말인가...?]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사내의 말에 길수는 사내를 노려보며 박수를 한번 짝 쳤다. 그러자 문이 열리며 그의 부하들이 누군가를 끌고 들어왔다. 끌려들어온 남자는 웃옷이 벗겨진채 허리부근이 붕대에 감겨 있었다. 그리고 심한 구타를 당했는지 온몸이 피멍으로 가득했다.
[이녀석이 누군지 잘 아실겁니다.]
길수의 말에 사내는 끌려 들어온 남자를 보았고, 그의 눈은 순간 놀라움으로 흠짓 떨렸다. 길수는 사내의 눈이 떨리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보았다.
[어제 서울시내 건달들을 샅샅이 뒤져서 태현 형님이 습격을 받은 시간에 알리바이가 없는 녀석들을 찾아냈습니다. 그놈들이 어제 우철이와 제가 오는걸 보고 도망쳤었는데, 그때 제가 다행히도 이녀석 얼굴을 기억해 뒀었죠.]
[흐,흠! 자네 무슨 소리 하는건가! 나는 이 사내에게 태현 아우를 치라는 말같은걸 한적따윈 없네!]
사내의 완강한 말에 길수는 천천히 담배를 피워물며 말했다.
[저는 형님보고 이 사내에게 태현 형님을 치라는 명령을 했냐고 물은적은 없습니다.]
[뭐? 그,그건...!]
쉬쉿! 파박!!
[히익!]
사내는 채 길수가 품에서 단검 둘을 꺼내는 것조차 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가 기겁을 하며 얼어붙은 것은 이미 단검 두개가 그가 앉아 있는 자리 바로 뒤에 있는 벽(나무)에 박힌 뒤였다.
[저는 항상 칼을 두개만 가지고 다닙니다. 그런데 그 두개의 칼이 내 손안에 있지 않을땐 무척 불안하죠. 그래서 저는 만약 제가 칼을 가지고 있지 않을때 제 앞에서 거짓말을 한 새끼들은 모두 죽여 버렸습니다. 만약 그런 새끼들을 그때 살려두면 분명 절 죽일테니까요.]
길수의 냉랭한 음성에 사내는 곧 얼굴을 감싸쥐며 자포자기한 음성으로 말했다.
[...미안하네...정말 미안하네...]
[저에게 미안해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왜 형님께서 그딴짓을 했는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길수의 말에 사내는 괴로운 음성으로 대답했다.
[야마구치에서...만약 협력해준다면 나에게 부산을 준다고 약속했네. ...자네도 알다시피 내가 요즘 너무 어려운 상황 아닌가. 그래서 그만...]
[그래서. 15년도 넘게 알고 지내온. 그리고 의형제까지 맺은 동생을 팔아넘기려 했던겁니까?]
길수의 말은 마치 씹어 뱉어져 나오는듯 했다. 사내는 자신을 죽일듯이 노려보는 길수의 그런 눈빛을 보곤 바닥에 털퍼덕 무릎을 꿇었다.
[미안하네...내가 잠시 미쳤던것 같네...정말..정말 미안하네...크흑...]
어쩌면 길수가 정말로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그런걸까. 사내는 길수에게 사죄하며 바닥에 머리를 박고는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그러나 길수는 사내의 그런 모습에서 조금의 동정도 느끼지 않았다. 다만 그는 흐느껴우는 사내를 이를 꽉 깨문채 노려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화창한 햇살이 창문을 타고 흘러들어온다. 월요일 아침. 오늘은 한주의 시작이자 태현과 유리가 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흐윽...하악...아...앙...]
어젯밤 내일 여행 떠날 준비로 부산했던 덕에 오늘은 늦게까지 잠들어 있어야할 두 사람은 그러나 아침 일찍부터 깨어 있었다.
[하아...아빠...아앙...사랑..해...]
유리가 태현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 깊이 끌어안으며 속삭인다. 하지만 태현은 아무런 대꾸없이 단지 부드럽게 손만을 움직여 주고 있었다. 촉촉히 젖어있는 유리의 분홍빛 살결 위에서...
[하아...아빠두...흐윽...아..빠두...어서..사랑한다고...하앙...말해줘...]
아무런 대꾸없는 아빠가 답답했던 것일까. 유리는 부드럽게 움직이고 있는 아빠의 손을 부여잡으며 그렇게 말했다. 쾌감보다는 아빠의 사랑확인이 먼저였기 때문에.
[..사랑해.]
조용한 태현의 목소리가 울렸다. 유리는 아빠의 목소리를 듣자 그제야 아빠의 손을 풀어주며 그의 머리를 다시 꼬옥 감싸안았다. 태현의 손이 다시금 유리의 분홍빛 속살을 헤집기 시작하고, 그녀의 홍조띈 음핵은 다시 아빠의 손가락에 희롱당하기 시작했다.
[흐응...하악...하아...아빠...아..빠...나...하악...나아...]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유리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아빠를 계속 부르더니, 곧 허리를 휘며 몸을 가늘게 떨었다. 태현은 아무말 없이 유리의 가슴에 안긴채 그녀의 속살을 더욱 진하게 애무해주었고 그 덕분에 유리는 자신이 자위를 할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절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윽고 몸에 힘이 빠져버린채 태현의 머리를 놓아준 유리. 그러나 그녀는 방금전 그런 절정을 느끼고 난 사람다운 만족스런 표정을 하고 있지 않았다. 아빠의 손길은 자신을 만족시켜주기보다는 오히려 더욱 아빠에 대한 갈증만을 불러일으킨 때문이다.
[...아빠...]
유리가 애탄 음성으로 태현을 바라본다. 그리고 태현은 유리의 그런 눈빛 속에서 지금 그녀가 어떠한 심정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유리가 원하고 있는 그것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이미 자신 스스로에게 맹세한 이후다. 태현은 유리를 바라보며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거절. 유리는 당연히 아빠의 고개가 가로저어질 줄 알았건만 오히려 그것을 알았기에 아빠에게서 거절받는 것에 더욱 실망감이 들었다.
[...미안.]
아빠가 사과했다. 자신이 잘못한건 하나도 없으면서. 철없는 딸을 위해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에 밤에 몰래 아내의 사진을 들고 눈물 흘렸으면서. 그랬으면서 오히려 사과를 한다. 유리는 이렇게 바보같은 아빠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자신의 사랑을 받아줄것도 아니면서...사랑에 못이겨. 딸을 향한 아빠의 사랑이라는 것에 못이겨 그저 이렇게 자신을 괴롭히다니. 차라리 회초리를 들고 자신의 마음은 잘못된 것이라고 따끔하게 훈계를 하는편이 자신도 속이 편할텐데. 하지만 유리는 알고 있었다. 이런 아빠이기에 자신이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럼...조금만 더 만져줘...]
유리의 애탄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현은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유리에게 말했다.
[그러면 유리만 더 힘들어질 뿐이야...]
[...그럼...]
유리가 아빠에게 몸을 꼬옥 가져다 붙이며 아빠위에 올라탓다. 유리의 뽀얀 앙가슴이 태현의 가슴에 밀착된다. 그리고...유리는 아빠의 목에 머리를 묻으며 속삭였다.
[...만져줘...힘들어지지 않을때까지...내가 더이상 아빠를 갈망하게 되지 않을때까지...만져줘...]
[유리야...]
태현의 안타까운 음성이 유리의 귓가에 울린다. 유리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태현을 내려다봤다. 이미 그녀의 눈빛은 태현을 아빠로 바라보는 눈빛이 아니었다. 너무나도 사랑하고 너무나도 아끼는 연인을 바라보는 눈빛. 그녀의 눈빛엔 그런 사랑이 넘쳐 흘렀던 것이다.
[나 만지기 싫어...?]
[...유리야. 그런게 아니라...]
[더럽지?]
[...응?]
[내 거기...더럽지? 이상한 물도 막 나오구...]
[아니야 유리야. 절대 더럽지 않아. 그리고 그..물은 유리가 여자라는 증거인걸...]
태현의 얼굴은 행여나 자신이 유리에게 상처를 줄까봐 걱정으로 가득했다. 유리는 그런 아빠를 내려다보며 다시 한번 생각했다. 이런 아빠이니 자신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거라고...
[아빠...사랑해...]
애정이 흘러 넘치는 목소리. 태현은 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자신도 말해주었다.
[아빠도 사랑해 유리야...]
누군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을땐 기쁘다. 자신의 존재에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것이니까. 하지만 그 누군가가 아빠라면...
[...아빠.]
...유리는 너무나 슬퍼졌다. 아빠의 입에서 흘러나온 사랑이란 단어의 의미 속에 자신이 너무나 원하는 그 의미는 포함되어 있지 않을테니까.
[...영원히 함께 있고 싶어...둘이서만...]
태현은 살며시 자신의 입술에 키스를 해오는 딸에게 아무말 없이 그녀의 머리만 쓰다듬어주었다.
[아빠~. 빨리와~~.]
유리가 저만치서 이쪽을 보며 깜찍하게 손을 흔든다. 태현은 빙그레 웃음지었다. 짐은 아까 미리 짐칸으로 보내어 놓았고 그래서 지금은 발걸음이 즐거운데다 가볍기까지 하다. 게다가 눈도 즐겁고. 태현은 뭐가 그리 신나는지 연신 방글거리는 유리가 그렇게나 사랑스러울 수 없었다. 물론 유리의 그런 예쁜 모습이 태현이게만 보이는건 아니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세계에서 벗어나 적어도 한번쯤은 유리를 힐끗 거린 것이다. 아까운 볼거리는 꼭 눈에 담아두고 싶은 심정이랄까. 보기드문 미인인 유리는 그래서 사람들의 이목을 한눈에 집중시키고 있었다.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몰랐지만.
탑승 장소로 가는 길은 바닥이 나무로 된 길고 넓은 길이었다. 길 옆이나 길 중간 중간엔 태현과 유리 같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과 배웅나온 사람들로 붐볐고, 태현은 사람들 사이를 헤쳐가며 느긋한 발걸음을 옮겼다. 유리는 벌써 저만치 탑승 장소 앞에서 아빠를 기다리고 있다. 유리가 입모양으로 빨리오라는 말을 하는 모습이 태현의 눈에 들어왔다. 태현은 빙긋 웃음지으며 자신도 입모양으로 알았다고 대답해주었다. 하지만 태현의 발걸음은 여전히 느긋하기만 하다.
{물건은 무사하겠지?}
{걱정 말라구. 내가 다 손을 써놨으니까.}
검은 정장의 서른 중반 안팎으로 보이는 장년(壯年)인과 20대 중반의 잘생긴 청년하나가 뒤에 검은 썬글라스와 중절모로 얼굴을 숨긴 세명의 사내를 거느리고 걸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중국어로 대화하고 있었다.
{아무 걱정말고 오늘밤엔 마음껏 즐겨. 행동개시는 내일 새벽이니까.}
장년인은 청년의 어깨를 툭툭 쳐주었다.
[아빠~. 왜 그렇게 발걸음이 느린거야~~.]
[하하~. 미안 미안~.]
그때 그들의 눈에 한 다정한 부녀가 들어왔다. 딸은 아빠가 다가오자마자 핀찬을 줬고 아빠는 장난스럽게 딸의 머리를 헝클어 뜨리며 탑승장 입구로 걸어갔다.
[히잉~. 너무해~.]
[하하. 뭐 어때. 네 머리는 몇번만 쓸어주면 다 정리 되잖아~.]
장년인은 재빨리 아빠뒤를 따라가 그에게 팔짱을 끼는 딸을 보며 청년에게 말했다.
{후훗. 맘에 드냐?}
{음..제법 괜찮은 계집이군.}
장년인은 피식 웃으며 청년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며 말했다.
{내일 새벽엔 네여자야.}
청년은 점점 멀어지는 딸을 뜨거운 눈길로 바라보았고, 장년인은 그런 청년을 보며 비릿한 웃음을 입가에 머금었다.
뿌우우--------------.
우렁찬 고동소리와 함께 배가 출발했다. 270m로 63빌딩보다 긴 길이. 19층짜리 건물과 맞먹는 높이. 1100여개의 객실과 923석 규모의 극장에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16개의 식당. 그리고 수영장과 각종 위락시설을 갖춘 초호화 유람선이 마침내 3박 4일의 일정을 가지고 닻을 올린 것이다. 오색 찬란한 꽃가루들이 휘날리고 수천개의 풍선들이 하늘높이 올라가는 속에서 배 안이나 탑승장 안이나, 모든 사람들이 서로 아는사이든 그렇지 않든 환한 웃음을 지으며 서로에게 손을 흔들며 즐거운 항해를 기원해주었다. 새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그렇게 Queen Elizabeth호는 출항했다.
[우와~. 방 좋다~.]
유리가 침대에 폴짝 뛰어오르며 말했다. 이미 짐은 방안에 와있었고, 태현은 여행 가방 두개를 구석에 놔두며 빙긋 웃었다.
[방 참 깨끗하네.]
[응~. 헤헤. 아빠~. 우리 빨리 옷 갈아입고 야외 수영장에 놀러가자~.]
[하하. 그래 그래.]
태현은 들떠있는 유리를 보며 웃음지었다. 아무튼 태현은 유리가 욕실에서(방은 원룸 형식으로 되어있었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나오는 동안 자신도 재빨리 트렁크 사각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
[짠~~.]
잠시후. 유리가 마치 마술사가 마술을 부린후에 관객들에게 제스쳐를 취하는 것처럼 두팔을 양옆으로 활짝 벌리며 폴짝 뛰어 나타났다. 그 모습을 본 태현은 그만 마시고 있던 물을 뱉을 뻔했다.
[유,유리야?]
[헤헤~. 이쁘지~?]
유리는 그 자리에서 빙그르르 한바퀴 돌며 잔뜩 기대어린 얼굴로 태현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이쁘긴 이뻤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이쁘다는 표현만으론 지금 유리의 모습을 설명하는데 부족함이 있다는 것이었다. 몸에 달라붙는 일반 수영복도 부끄러워서 사각 트렁크 수영복을 입은 아빠와는 반대로 유리는 화끈한 비키니 차림이었던 것이다. 유리의 새하얀 살결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하얀색 비키니였는데, 그걸 입혀놓으니 유리의 늘씬한 몸매가 아무런 여과도 없이 그대로 드러나 아빠인 태현조차도 시선처리에 곤란을 느낄 정도였다.
[치이! 뭐야. 안 이뻐? 윤지랑 가서 정말 고심끝에 산 수영복인데...]
아빠가 빨리 대답을 하지 않자 유리가 삐진 얼굴로 그렇게 말했고 태현은 그러자 재빨리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
[하하. 아냐 아냐~. 정말 이뻐~. 아빤 유리가 너무 이뻐서 완전히 넋을 잃어버릴 정도야~.]
[헤에~. 정말~?]
[응~.]
아빠의 말에 유리는 금세 활짝 웃었다. 그리고 유리의 그런 화사한 미소를 바라보며 태현은 유리가 저런 모습으로 바로 밖으로 나가면 괜히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꺼같은 노파심에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흐,흠. 유리야. 저기...그래도 수영장까지는 반팔티라도 하나 걸치고 가는게 좋지 않을까?]
[뭐? 에이~. 아빠는~? 당연하잖아 그런건~.]
유리의 말에 태현은 괜시리 얼굴이 붉어졌다. 유리는 그런 아빠를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태현은 괜히 무안해져서 얼른 유리에게 반팔티를 가져다 주었고 자신도 반팔티를 입었다. 여하튼, 목걸이 형식으로 된 조그만 열쇠 두개를 나눠가진 두 부녀는 그렇게 맨 위층에 있는 야외 수영장으로 향했다.
[우와~. 넓다~.]
야외 수영장을 본 유리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 나왔다. 유람선 맨 위층은 전체가 수영장으로 쓰이고 있었는데, 수영장은 모두 세개였다. 하나는 100m 성인 풀이었고 하나는 어린이용 풀,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다이빙 풀이었다. 수영장에는 이미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태현은 유리를 이끌고 비어있는 자리로 갔다. 두개의 의자가 한쌍으로 놓여있는 자리였는데 따가운 햇빛을 피할 수 있게 의자 사이에 놓인 조그만 테이블 위로는 커다란 파라솔이 펼쳐져 있었다.
[아빠~. 나 썬텐 오일좀 발라줘.]
[응. 근데 가져왔어?]
[당연하지~.]
유리는 의자 등받이의 각도를 조정해서 뒤로 눕히곤 그위에 엎드렸다.
[내가 가져온 가방에 있어.]
태현은 유리가 가져온 조그만 가방 안에서 썬텐 오일을 꺼내었다. 태현은 유리 옆으로 다가가 오일을 적당히 자신의 손바닥에 뿌리곤 잘 문질러서 유리의 몸위에 발라주기 시작했다.
[한군데도 빠트리지 말고 다 발라줘야되~?]
[응. 걱정마.]
태현은 그렇게 잡티 하나없는 우윳빛 유리의 살결을 문질러 주면서 이렇게 새하얀 피부를 태운다는 게 왠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흐응~...왠지 기분 좋다.]
그때 유리가 생긋 웃으며 태현을 뒤돌아봤다. 태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뭐가?]
[아빠가 정성껏 만져주니까. 헤헤. 좀 야한말인가..?]
유리는 혀를 쏙 내밀며 귀엽게 웃었고 태현은 그런 유리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너털 웃음을 터트리며 유리의 엉덩이를 톡 쳐주며 말했다.
[자. 이제 다 발랐어.]
[뭐? 벌써?]
[벌써는 뭐가 벌써야. 아빠가 무슨, 오일을 만들어서 발라주는것도 아니고.]
[하지만 앞쪽엔 안 발라줬잖아.]
유리의 말에 태현은 엉뚱한 소리 말라는 얼굴로 유리에게 말했다.
[야. 앞쪽은 너 혼자 바를 수 있잖아.]
태현의 말에 유리는 얄밉다는듯이 그런 아빠를 한번 꼴쳐봐 주고는 앞쪽엔 자신이 오일을 바르기 시작했다.
[치이! 치이! 흥! 흥~!]
태현은 계속 콧방귀를 뀌며 오일을 바르는 유리를 보며 웃음짓지 않을 수 없었다. 미운짓만 골라해도 싫지 않을 딸인데 하물며 저렇게 이쁜짓만 골라서 하는데야...
태현은 자신이 가져온 가방 안에서 지갑을 꺼내며 말했다.
[유리야. 아빠 마실 것 좀 사올게.]
[치! 사오든지 말든지.]
유리는 여전히 삐진척을 했지만 태현은 저래도 금세 풀어지는 딸이기에 그저 빙그레 웃으며 음료수를 사러갔다.
아빠가 음료수를 사러간지도 시간이 꽤 흘렀다. 그러나 아빠는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매점을 못 찾았거나 길을 잃어버린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아까 봤을때 매점(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레스토랑과 비슷했지만.)은 수영장 바로 옆에 있어서 못 찾거나 길을 잃을 것도 없어 보이는데...
[헤이~. 아가씨 이쁜데? 혼자 온거야?]
그때 의자에 앉아서 두리번 거리고 있는 유리에게 남자 세명이 다가왔다. 그들은 하나같이 웃통은 벗어제끼고 있었는데 아마 자신들의 검게 탄 근육질 몸을 과시하려는 의도에서 그러고 있는것 같았다.
[누구..세요?]
그들의 우락부락한 근육질에 겁을 먹은것일까. 유리는 펴고있던 다리를 자신도 모르게 움츠리며 그렇게 물었다. 그러자 세남자중 가운데 있는 남자가 나머지 두남자를 돌아보며 말했다.
[우리? 우린 섹시한 양만 잡아먹는 늑대들이지. 흐흐~.]
그의 말에 나머지 두남자는 낄낄거리며 웃었다. 유리는 이렇게 수작을 걸어오는 남자들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를 몰라 애탄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아빠가 어서 돌아오지 않나 마음을 졸였다.
[이봐. 섹시한 양. 혼자왔으면 우리랑 놀지 않을래~? 오빠들이 재미있게 해줄게.]
[호..혼자오지 않았어요!]
급히 대답하는 유리의 모습에 다시한번 남자들에게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왜..웃으세요.]
유리가 잔뜩 움츠러든 목소리로 이해가 안 간다는듯이 그렇게 물었고, 웃고있던 중간에 서있는 남자가 대꾸했다.
[웃기잖아. 우리가 무슨 인신매매범도 아니고. 그렇게 기겁을 하면서 대답하니까.]
[하..하지만 정말 혼자 오지 않은걸요.]
[그래? 하지만 지금은 혼자네. 일행이 올때까지 오빠들이 같이 놀아줄게~. 우리 섹시한 양도 좋지~?]
남자는 그러며 천천히 유리의 옆으로 다가왔고 유리는 어찌할바를 모르며 몸을 반대쪽으로 기울였다. 하지만 그쪽으로도 다른 한 남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몰라 울상을 짓는 유리에게, 그때 어떤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햐아~. 자기야 미안 미안~. 내가 너무 늦었지~?]
유리는 갑자기 다가온 새로운 또한명의 남자를 놀란 얼굴로 바라보았다. 그는 나이를 알 수 없게 생겼는데 액면으로만 보자면 대충 스물대여섯 정도 될것 같았다. 먼저 와있던 세명의 남자들은 인상을 험악하게 구기며, 다가온 수려한 용모의 사내를 쳐다보았고. 그 사내는 세명의 남자들을 마주 바라보며 말했다.
[자~. 이제 애인 왔으니까 그쪽들은 그만 가주시죠?]
[당신이 이 여자 애인이야?]
[그런것 같은데.]
[내가 보기엔 아닌것 같은데? 이봐. 괜히 멋있는척 하지말고 그만 꺼져주시지?]
사내는 피식 웃으며 유리를 잡아 이끌어 자신의 뒤에 숨겼다. 유리는 얼떨결에 그의 뒤에 서게되었고, 사내와 얘기하던 남자는 바닥에 침을 탁 뱉으면서 말했다.
[당장 원위치 시켜. 그리고 넌 가던길이나 마저 가라고.]
[싫다면?]
사내는 남자의 협박어린 목소리에 호기롭게 대꾸했고 남자는 잠시동안 험악한 인상으로 사내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사내는 조금의 표정 변화도 없이 한결같은 여유로 그 남자를 마주보았고, 곧 그 남자는 욕지꺼리를 내뱉으며 친구들을 데리곤 가버렸다. 의외로 싱겁게 끝나버린 상황에 사내는 피식 웃으며 유리를 돌아보며 말했다.
[괜찮으세요?]
[예? 아..예. 정말...감사합니다.]
남자들이 가버리자 그제야 졸였던 마음을 풀고있던 유리는 사내의 물음에 얼른 감사의 인사를 꾸벅 했다.
[하하.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일을 했을 뿐인걸요. 그쪽같은 미인은 이런데 오면 참 귀찮은 일들을 많이 당하시죠. 참. 저는 윤현준이라고 합니다.]
윤현준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는 그러며 유리에게 손을 내밀었고 유리는 생긋 미소지으며 그의 손을 마주잡아 악수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정유리라고 해요. 도와주신 것에 대해서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하하. 저는 그럼 다시한번 당연히 해야 할일을 했을 뿐입니다~.]
현준의 농담에 유리는 웃음지었고, 현준은 그런 유리를 빙긋 웃는 얼굴로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
[정유리라...정말 이름도 외모만큼이나 아름다우시네요.]
현준은 그러면서 싱긋 웃었고, 유리는 그런 현준의 살인미소에 생긋 미소지었다.
[감사합니다.]
[하하..저..그런데. 정말 일행과 함께 오신건가요?]
자신의 살인미소가 통하지 않았음에 잠시 당황한걸까. 현준은 얼른 말머리를 돌렸고 유리는 여전한 미소를 얼굴에 띄운채 고개를 끄덕였다.
[예. 잠깐 음료수를 사러갔는데 아직 안 오네요.]
[예...그렇군요. 흠. 뭐. 그럼~. 일행이 있다고 하시니 저는 이만 자리를 비켜드리겠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시길...]
현준은 한쪽 눈을 찡긋하며 가버렸고 유리는 그런 그에게 생긋 웃으며 손을 흔들어준다음 의자로 돌아가 풀썩 주저 앉았다.
[씨이. 아빠는 왜 이렇게 안 오는거야?]
방금전의 그 화사한 미소는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유리는 얼굴 가득히 잔뜩 약오른 표정을 떠올린채 다시 아빠를 찾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저는 그럼 이만..유리가 기다리고 있어서요.]
[예~. 그럼 또 나중에 뵈요~.]
[예-.]
태현은 채지현에게 인사를 꾸벅 하고는 발걸음을 재촉해 유리가 있는곳으로 향했다. 사실 태현은 그녀와 매점 앞에서 마주쳤을때 정말 놀랐었다. 그녀는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의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휴가차 이 배에 탄것이라 했다. 태현은 알던 얼굴을 이런 바다 한가운데서 만나 반갑긴 반가웠으나 유리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다. 하지만 지현은 계속해서 태현에게 말을 걸었고 태현은 어쩔 수 없이 억지 웃음을 띈채 지현을 끝까지 상대해 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무튼 태현은 서둘러서 유리에게로 갔다. 유리는 태현이 시야에 잡힌 순간부터 주욱 태현을 노려보고 있었고 태현은 얼른 유리 옆으로 다가와 얼음팩 안에 있던 차가운 음료수 캔을 유리에게 내밀었다.
[아빠가 많이 늦었지~?]
[응.]
유리는 아빠가 내미는 음료수 캔은 받아들지 않고 아빠를 올려다 노려보며 대꾸했다. 태현은 미안한 얼굴로 유리 옆에 앉아선 캔을 따서 다시 유리에게 내밀었다.
[화났어? 아빠 늦어서 너무 미안해..]
유리는 아빠의 손에서 홱 가로채듯이 음료수 캔을 받아들고는 단숨에 그걸 다 마셔버렸다.
[천천히 마셔. 채할라.]
태현은 걱정스런 얼굴로 유리를 바라보았고 유리는 음료수를 벌컥 벌컥 다 마셔버린후 태현을 노려보며 말했다.
[아하~그러셔? 내가 채할까는 걱정이나 되는가보지?]
방금전 유리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는가는 전혀 모르고 있는 태현은 유리가 왜 이렇게나 잔뜩 삐져있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자신은 그저 조금 늦게 온것일 뿐인데. 거기다 시간이 그렇게나 많이 걸린것도 아니다.
[유리야. 아빠는...]
[왜 이렇게 늦은거야?]
태현이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유리가 아빠의 말을 끊으며 물어왔다. 태현은 유리의 물음에 뭐라고 대답할까 하다가 사실대로 말하는 게 좋을것 같아서 일단 헛기침을 몇번하고는 입을 열었다.
[누구 아는 사람을 만났어.]
[누구?]
[응...저...텔런트 채지현씨.]
[......]
유리의 얼굴이 삽시간에 굳어졌고 태현은 그런 유리의 표정에 움찔 놀랐다.
[흐,흠. 저...유리야..?]
[...그래서. 여태까지 그 여자랑 얘기하고 온거야?]
[으,응? 아,아니. 그..얘기라기 보다는...]
말끝을 얼버무리는 아빠를 보며 유리는 아무말 없이 그렇게 아빠를 가만히 노려만 보다가 곧 벌떡 일어나서 입고온 반팔티를 들고는 방으로 가버렸다. 태현은 깜짝놀라며 얼른 들고온 것들을 챙겨서는 유리의 뒤를 따라갔다. 잠시후, 씩씩거리며 방으로 돌아온 유리는 뒤따라 들어온 아빠에게 들고온 반팔티를 집어 던지며 바락 고함질렀다.
[그 여자랑 얘기한다고 나 못 구해준거야?!]
유리의 고함소리에 태현은 얼른 문을 닫고는 의아한 얼굴로 되물었다.
[못..구해주다니?]
[다른 남자들이 나한테 집적거렸단 말야!]
[뭐? 정말?]
유리의 말에 태현의 깜짝 놀랐다. 유리는 서러운 목소리로 계속 말을 이었다.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 남자 세명이나 날 둘러쌌단 말야. 난 아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근데 이상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와서 날 구해줬어. 하지만 난 아빠가 날 구해주길 원했단 말이야...! 아빠가 나 구해주고...그리고 나한테 무서웠지..하면서 나 끌어안아주고 나 달래주길 원했단 말이야...그런데...]
태현은 서러운듯이 하소연 하는 유리를 안타까운 얼굴로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유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아빠를 노려보았다.
[그런데 아빠는 그 시간에 다른 여자랑 즐겁게 얘기나 하고 있었던 거야...?]
유리의 말에 태현은 가슴이 미어질듯이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태현은 천천히 유리에게 다가가 그녀를 이끌어 침대에 앉혔다. 그리곤 유리를 꼬옥 감싸 안아주었다.
[유리야...미안해...유리가 무서워 할때 아빠가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많이 무서웠지...?]
너무나도 따뜻한 아빠의 음성에 유리는 그만 눈물이 왈칵 치밀어 오르는걸 느끼며 아빠를 꼬옥 끌어안았다. 그리곤 흐느끼는 음성으로 말했다.
[이제...나 혼자 내버려 두지마...? 절대로......알았지...?]
[응...이제 절대로 유리 혼자 있게 하지 않을게...]
태현은 부드러운 음성으로 그렇게 속삭여 주었고 유리는 천천히 포옹을 풀고는 애틋한 눈길로 아빠를 바라보았다. 태현은 부드럽게 미소지어주며 유리에게 키스를 해주었고 유리는 아빠의 목을 꼭 끌어안으며 아빠와 깊디 깊은 키스를 나누었다.
...쪼옥...쪼..옥...츄우우...쪼오옥...
두개의 혀가 서로를 탐하는 소리와 함께 서로가 서로의 입술을 빨아들이는 농밀한 키스소리가 곧 방안을 가득히 메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동안 키스를 나누던 두 사람은 동시에 입술을 천천히 떼어냈고, 태현은 유리의 애타는 눈길을 바라보곤 곧 그녀를 침대에 똑바로 눕혔다.
[...사랑한다고 해줘...]
유리가 아빠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태현은 천천히 유리의 옆으로 몸을 기울이며 속삭였다.
[...사랑해.]
유리의 입가에 살며시 행복한 미소가 어렸다. 태현은 천천히 눈을 감는 유리에게 부드러운 키스를 해주며 그녀의 가슴을 어루만져주기 시작했다.
[...흐응...아...흐..응...흐윽...하아....]
곧 유리의 입술에선 가느다란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태현은 이제 천천히 손을 내려갔다. 유리의 날씬한 배와 허리를 지나서...그의 손길은 서서히 유리의 비키니 수영복 안으로 침범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흐윽...하아...아빠...]
유리가 태현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 깊이 끌어안아 버린다. 하지만 태현의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그의 손은 이미 촉촉해져 있는 유리의 부끄러운 곳 위를 감싸 덮은채 살며시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흐응...하아앙....아...흐윽...]
그녀의 분홍빛 살결이 점차 거칠게 희롱당해감에 따라 유리의 숨소리도 더욱 가빠졌다. 태현은 유리의 클리토리스를 부드럽게, 때로는 거칠게 애무하면서 유리가 쾌감을 더욱 잘 느낄 수 있게 해주었고, 때로는 유리의 토톰한 보지 사이에 손가락을 끼워넣곤 비벼주기도 했다. 그런데 태현은 그렇게 하다가 어느순간 그만 실수로 유리의 보지 구멍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 넣어버리고 말았다.
[흐윽! 하아앙...!]
태현이 당황해 있는 사이, 유리가 허리를 휘면서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 태현은 안 그래도 실수로 유리의 몸 안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당황해 있는데 유리가 그때 절정을 느껴버리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더군다나 마치 자신의 손가락을 끊어 버릴듯이 조여오는 유리의 보지는 태현을 더욱 당혹스럽게 했다. 잠시후. 유리는 침대위로 몸을 힘없이 떨어뜨리며 가쁜 숨을 고르고는 곧 가느다란 목소리로 속삭여왔다.
[...키스...해줘...]
유리의 말에 태현은 잠시 당황을 접어두고는 유리의 보지 속에서 자신의 손가락을 빼어냈다. 유리가 그때 다시 한차례 몸을 떨어서 태현을 놀라게 했지만 그래도 태현은 다시 마음을 가라 앉히며 유리에게 부드럽게 키스를 해주었다. 유리는 아빠의 머리를 꼬옥 감싸쥐며 조금더 깊이 아빠를 느끼고 싶은지 혀를 아빠의 입속으로 깊이 깊이 내밀어왔고 태현은 그런 유리의 혀를 부드럽게 애무해 주었다.
[...아빠...]
얼마후..천천히 입술을 아빠에게서 떼어낸 유리가 애타는 음성으로 아빠를 불렀다. 태현은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유리를 바라보았고 유리는 그런 아빠의 얼굴을 꼬옥 감싸며 말을 이었다.
[...아빠가 내 곁에 없으면...난 숨을 쉴 수가 없어...]
[......]
[...죽어버릴지도 몰라...]
태현은 아무말 없이 유리의 머리를 쓸어주었다.
[그러니까...]
유리의 가느다란 음성이 이어졌다.
[...절대로 내 곁을 떠나지마...영원히...]
아무런 대답 없는 태현은 단지 조용히 유리의 머리만 부드럽게 쓸어주고 있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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