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새벽 차가운 바람을 헤치며 한수는 한손에는 신문뭉치를 들고 골목길을
열심히 뛰어다니며 신문을 집집마다 넣고 있었다.
한참을 골목길을 뛰어다니며 신문을 배달하던 한수는 드디어 마지막집까지
돌고는 뜀박질을 멈추고 가빠진 숨을 내쉬었다..
"헉.. 헉... 할머니가 기다리시겠다... 어서 가야지.."
한수는 숨을 고르고는 다시 뛰어가기시작했다...
점점 길은 가파르지고 주위에은 낡은 스레트지풍의 허름한 집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한수는 가파른 이 오르막길에 익숙한지 힘들지 않게 열심히 뛰어 올라갔다..
한참을 좁은 골목길을 지나온 한수는 드디어 조그마한 낡은 집앞에 와서는
가쁜 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산동네라지만 한수가 서있는 집은 다른 집에 비해 너무나도 초라했다..
금방이라도 허물어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신기할 정도로 집은 오래되어 낡아
있었다..
하지만 한수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보금자리였다.
이세상에서 한수가 기대고 의지할수 있는 할머니와의 보금자리 한수는 아무리
허름한 집이라도 할머니와 함께 지낼수 있는곳이면 만족하였다..
나무로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조그마한 부엌을 지나 작은 방문을 열었다.
"할머니... 나왔어요...."
"아이고... 우리 한수 왔구나.. 어여 들어와.. 춥제.. 언능 들어와...."
"헤헤... 별루 안 추어요.. 밥은 드셨어요...?"
"우리 한수 고생하는데.. 이 할미 혼자 어케 먼저 먹어.. 같이 먹을려고 기다리고
있었지...."
"아이참... 할머니 .. 앞으로 그러지마세요. 몸도 불편하신대. 끼니 라도 잘찾아
드셔야죠.. 그럼 앞으로 걱정대서 신문도 못돌려요..."
"아이구... 착한녀석.. 할미 생각 이제 고만혀.. 어여 들어와.."
한수는 이세상에서 자신을 유일하게 생각해주는 할머니가 너무나도 고마웠다.
하지만 요즘 몸이 불편해서 자꾸만 두려왔다..
이대로 자신만을 남기고 할머니가 떠나가실 것 같은 기분이 자꾸만 들었다..
[할머니가 없다면.. 나는 어떻해야하지..이런 내가 무슨생각을...]
한수는 방금 불길한 생각을한 자신을 질책하고는 얼렁 방안으로 들어가서
신문을 돌리러 나가기전에 차려노은 밥상을 펴고는 할머니와 밥을 먹었다..
밥을 먹으면서 할머니는 자꾸만 한수의 얼굴을 처다보았다.
"한수야....."
한수는 갑자기 밥을 먹지않고 자신을 부르는 할머니를 처다보았다...
"네....?"
"......아니다... 어서 먹어..."
"할머니도 참.. 어서 할머니도 밥드세요...."
요 근래 자꾸만 할머니가 자신을 처다보고 무언가 말을 할듯하면서도 망설이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하지만 한수는 떄가 대면 말하겠지하고 생각하고는 일부러 캐묻지 않았다..
밥을 다먹고 한수는 밥상을 치고는 서점에 나가기 위해 세수를 하였다..
그리고는 할머니의 밥상을 다시 차려주고는 집을 나섰다..
한수는 집을 나서면서 날이 갈수록 쇠약해지시는 할머니가 걱정이되었다.
갑자기 또다시 할머니가 자신의 곁에 없으면 어떻할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우울하게 서점으로 발길을 향했다.
아연은 몽롱한눈을 뜨고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오늘 따라 왠지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싫었다..
어제 옛날 사랑했던 선생님과 너무나도 흡사하게 생긴 아이를 보아서 마음이
심란해 밤에 잠을 설처서인지 몸이 몹시도 무거웠다..
아연은 어제 일이 마치 꿈인거만 같았다..
자신이 힘들어하는걸 알고는 선생님의 영혼이 잠시 앞에 나타난거같은 기분이
들었다..
처음 보는 대도 도저히 남처럼 느껴지지가 않고 친근하면서도 왠지모르게 정이
들었다.
[오늘 부터 나온다고 했지.. 어서 일어나서 나가봐야겠네...]
아연은 애써 기운차게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는 서점으로 향했다..
서점앞에서는 벌써 한수가 와서 서있어다..
"어머 ... 벌써 왔니..? 아직 출근시간 안댔는데..."
"안녕하세요... 그냥.. 일찍 나왔어요.. 첫날인대..."
"그래 미안하네.. 춥지... 어서 문열고 들어가자..."
아연과 한수는 문을 열고는 서점안으로 들어왔다.
한수는 아직도 추운지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아연은 그런 한수를 보고는 자신은 잘못이 없는대도 미안한 마음과 안쓰러워 보였다
그래서 얼렁 히타를 털고는 한수를 불렀다..
"한수라고 했지.. 일루와서 몸좀 녹여..."
"아니에요.. 괜찮은걸요... 저 근대 뭐부터해야 하죠..."
"아냐.. 조금 있다가해....어서 와서 몸좀 녹여.. 보는내가 미안하자나..."
"괜찮은대..."
한수는 아연이 자신을 생각해주자 가슴이 뭉클했다.
할머니이후로 자신을 이처럼 걱정해주고 따듯하게 대해주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아연의 말과 행동에서 지금껏 느껴보지못한 편안함과 포근함이 느껴졌다..
아연 역시 한수를 보고있노라면 왠지모르게 자신이 해줄수 있는거라면 맹목적적으로 잘해주고 싶었다.
자신을 남겨두고 먼저 세상을 떠버린 사랑했던 경식을 닮았기때문인지 한수에게
잘해주고 싶었다.
둘은 각자서로에 대한 호감을 생각하며 말없이 따뜻한 전기날로에서 몸을 녹였다.
바깥의 추위와는 상관없이 서점안은 서서히 따뜻한 공기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저... 이제 몸도 놓였는대... 머하면 대요....?"
"그래... 그럼 .. 청소부터 할까...바닥쓸고 밀대로 닦아... "
"네....."
한수는 아연에게 청소용구가 어딧는지 물어보고는 부지런히 청소를 하였다.
아연은 그동안 어제밤에 대여해주고 들어온 책들을 정리하였다.
한참을 소란스럽게 야무지게 청소를 하던 한수는 뒷정리를 다하고는 아연에게
뭐해야할지 물어보았다..
"한수야.. 너 .. 컴퓨터. 다를줄아니...?"
"그게... 못 다루는대요...."
"그래 그럼 배워야겠네... "
"네..그런대... 어렵나요...."
"호호... 왜 그리 긴장해.. 별루 안어려워..그냥 책빌려가는거 입력시키고 책반납들어오는거 체크하고.. 그것만 알면대...."
아연은 한수에게 컴퓨터 다루는걸 가르쳐주었다..
한수는 진지하게 아연이 가르켜주는걸 잊지않기위해 머릿속에 집어넣었다.
한수는 공부를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거도 많았지만 집안이 어려워 배움에 대한
욕망을 참아야만했다..
컴퓨터라는 고급 기계를 조금이라도 배울수 있다는 일념에 언제 다시 올지모르고
사용할지 모르기에 이번참에 확실히 배울려고 하였다.
어릴적부터 머리가 좋은 한수는 금방 이해하고 대충 어떻게 사용하는지 배웠다.
"와~한수 머리좋네... 이해도 빠르고....나는 늙어서 그런지 한참걸렸는대.."
"아니에요....그런데... 궁금하게 있는대. 사장님 나이가 어떻게 대나요...?"
"왜...? 궁금해....?"
"늙으셨다고 하시길래... 제가보기앤 너무 젊고 이뻐보이는대..."
"호호... 아부하기는... 올해 32살...."
"헉... 정말요...? 그렇게 안보이시는대.....저는 20대 후반정도로 ...보았는대.."
"후후...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이나... 그게 그거지...."
"20대 후반이라도 27살 정도로 봤어요...."
"호호... 애가 자꾸 사람 민망하게 하네...."
아연은 한수와의 대화가 너무나도 즐거웠다...
그동안 이처럼 즐겁게 웃으면서 애기한적이 없었다...
왠지 한수와 대화를 하면 마치 선생님(경식)과 대화를 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한수가 아연의 미모를 칭찬하자 왠지모르게 기분이 좋고 얼굴이 불어젔다..
다른 사람이 이런말을 했으면 기분이 이처럼 좋지 않았을 건대....
한수와 의 대화는 왠지모르게 즐거웠다...
한수 역시 아연과의 대화를 하면서 오늘처럼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가식 없이 대하기는 처음이였다..
왠지모르게 아연에게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아연과 한수는 그게 혈육의정인줄도 모른체 서로에대한 호감이 점점 깊어만갔다.
평일 오전이라서 그런지 책방은 손님이 없었다..
그래서 한수와 아연은 많은 애기를 나누면서 급속도로 친해지게 되었다.
"그런대.. 어제 .. 애기 들어보니깐.. 생활이 무척어려운것 같던데..."
"네...할머니와 단둘이 살아요.. 그동안은 할머니가 일을 해서 간신히 먹고 살았는대
이제 할머니가 몸이 편찮으셔서 자리에 누우셨어요.. 그래서 학교도 그만두고
이렇게 돈벌로 다녀요..."
"어머... 미안해... 내가 괜한걸 물어보았나 보다..."
"아니에요....괜찮아요..."
아연은 한수의 딱한 처지를 알고는 왠지모르게 마음이 아팠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러다녀아할 나이에 돈벌러 다녀야하다니....]
아연은 한수가 너무나도 안쓰러워보였다.. 하지만 한수가 기분이 나쁠까봐
차마 내색을 하지 않았다...
갑자기 둘사이에 아까와는 다른 어색한 분위기가 돌았다...
둘은 한참을 서먹서먹하게 앉아 있었다..
"어머... 벌써 점심 시간이네...배고프지 밥먹어야지..어떤거먹고 싶어..?"
"저는 괜찮아요... 저 걱정마시고 드세요..."
"아냐 ..부담가지지말고 먹고싶은거 말해봐 .. "
"그냥 사장님 드시는거... "
"나는 한수가 먹고 싶어하는거 사주고 싶은데..."
"그럼 짜장면...시켜먹어요..."
"에게... 겨우 짜장면.. 다른거 먹고 싶은거 없어...?"
"정말로 짜장면이면 대요..."
"흠.. 그래... 알았어....잠시만..."
아연은 중국집에다가 전화를해 음식을 시켰다.
한수는 아연이 점심을 사주겠다는 말에 왠지모르게 부담감이 되고 마음이 불편하였다.
얼마후 음식이 오고 한수와 아연은 자장면을 먹었다..
한수는 너무나도 오랜만에 먹어보는 짜장면이기에 금방 다먹어버렸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싼 음식이지만 한수의 사정상 자장면을
먹는거는 사치였다.
"배마니 고팠나보네... 내꺼 좀더 먹어... 나는 너무 많아서 못먹겠어.."
"아니에요... 사장님 드세요.. 저도 배불러요..."
"아냐... 그릇 줘봐... 내꺼 더먹어.. 요즘 살이 너무 쩌서 다이어트하는중이야..
자장면 먹음 그동안 다이어트한게 말짱 도루묵이자너...."
한수는 더이상 거절하지 못하고는 그릇을 내밀었다.
아연은 한수의 그릇에다가 자신의 자장면을 반이상 담아주었다.
한수는 또다시 맛있게 다먹어버렸다..
아연은 먹성좋게 음식을 먹는 한수를 보고 흐뭇한 마음이 드는 반면에 왠지모르게
불쌍해보였다..
"잘먹었어요. 사장님.. 내일 부터는 도시락 사가지고 다닐께요..."
"아냐... 괜찮아... 원래 점심 저녁은 내가 사줄마음먹고 사람 구했는데 뭐.."
"그래도.. 이렇게 계속 사먹으면 돈많이 들텐데..."
"후후.. 걱정하지마 .. 내가 다알아서해..."
저녁이 다되어서 부터 손님들이 많아지기 시작하였다..
한산한 오전과는 달리 저녁이 될수록 손님들이 많아졌다..
첫날이라서 그런지 한수는 많아지는 손님들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실수도 여러번했고 그럴때마다 아연의 눈치를 보았으나 아연은 자신의
눈치를 보는 한수에게 질책이 아닌 미소로 응해주었다..
아연의 그런 배려에 한수는 고마움을 느꼈다..
"휴... 오늘 첫날이라서 힘들었지... "
"아니에요... 실수해서 죄송해요.. 내일 부터 잘할께요..."
"호호.. 그래도 실수한거는 아나보네... 너무 마음에 두지마 처음이라서 그래..."
"네.. 고마워요..."
"그래 어서 들어가봐야지... 할머니도 혼자 계신대...."
"네.. 그런데.. 사장님은 몇시에 들어가세요...?"
"12시... 왜..?"
"아뇨.. 그냥... 그런대 집은 어디세요...?"
"응 여기서 걸어서 10분정도 ..."
"네... 그럼 ... 수고 하세요..."
"그래 잘가고 내일 보자...."
한수는 가게에서 나와서 집쪽으로 달리기 시작하였다...
어느세 집에 도착한 한수는 허름한 나무문을 열고 안방으로 뛰어들어갔다..
"할머니 다녀왔습니다...."
"아이구... 우리 손주.. 머가 그리 급하다고 뛰어 와.. 천천히오지.."
"할머니 보고싶어서 이렇게 뛰어왔죠...밥은 드셨어요...?"
"아니 .. 너오면 같이 먹을려구... "
"할머니 이제 그러지마세요.. 재때 끼니를 챙겨드셔야지 빨리 건강해지시죠..
그리고 앞으로 저는 가게에서 밥먹고와요..."
"알았다.. 앞으로는 먼저 먹을께...그런대 기분좋은 일이라도 있냐... "
"네...? 왜... 기분 좋아보이나요..?"
"그렇게 보이는 구나..."
한수는 아연과 함께 있었던 시간이 마냥 즐거워서인지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져
있었다..
한수의 할머니는 오랜만에 한수가 이처럼 기분 좋아보이니 자신도 기분이 좋아졌다
한수는 오늘 있었던일을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할머니도 한수의 이야기를 듣더니 즐거운지 연신 웃음을 참지 못하였다..
그리고 한수는 시계를 보더니
"할머니 나 잠시 나갔다올께요.. 오래 안걸려요...."
"이늦은 밤에 어딜가려고....?"
"사장님 집에 들어가시는대... 대려다드릴려구요... 늦은 밤길에 여자혼자
다니면 위험하자나요...."
"우리 한수가 너희 사장님 무척 마음에 드나보구나... 그래 어여 가따와..."
"네... 주무시고 계세요..."
한수는 집을 나서며 책방으로 향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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