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이모가 다시 들어왔을 때는 어딘지 모르게 달라져보였다.
나시 원피스는 그대론데 아까는 보지 못했던 젖꼭지가 톡 불거져 있었다.
"이건 또 뭐야? 노브라잖아!"
눈을 아무리 씻고봐도 틀림없는 노브라였다. 그 지경이니 침이 절로 꿀꺽 삼켜졌다. 아닌게 아니라 애기 손톱크기만한 젖꼭지가 주는 상징적 의미는 그 어떤 포르노보다 강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었다.
"문 닫았어."
이건 또 무슨 소린가? 문을 닫다니?
나는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었다. 여지껏 이런 적이 없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이모의 태도가 수상쩍기 때문이었다. 나는 협곡 처럼 깊게 파인 젖가슴 골을 내리 훑으려 말했다.
"왜 이모?"
그때 이모는 은근슬쩍 내 눈치를 살피며 새 테이프를 꽂고 있었다.
"그냥.... 오늘은 쉬고 싶어. 못잔 잠이나 실컷 잘래."
"그럼 난 가야겠네."
마음에도 없는 말이었다. 어디까지나 이모의 반응을 보기 위한 미끼였다. 만에 하나 그녀 나름대로 어떤 복선이 깔려있다면 내가 기대하고 있는 반응을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결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얘는 .... 가더라도 마저 보고 가야지."
"그래도 돼?"
나는 속으로 이 분위기를 잘만 타면 이모를 어찌할 수 있겠다는 기대치에 한껏 고무된 나머지 체질에 맞지도 않는 능청을 떨었다.
"응...."
"이모, 문도 닫았겟다 우리 같이 보면 안돼? 이모도 다 안봤다면서?"
왜 갑자가 그 말이 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것도 그녀의 반응을 보고자 하는 나름대로의 의도된 멘트였는지도 몰랐다. 왜냐하면 이모의 반응에 따라 분위기는 백팔십도 달라질 수 있으니까.
그러자 이모가 눈을 살짝 흘기며 일단은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얘는.... 극장에서 하는 영화라면 모를까.... 포르노를 같이 보자는 소리가 말이 되는 소리니? 그래도 명색이 난 이모이기 전에 여자고, 넌 조카이기 전에 남잔데...."
말이야 맞는 말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남자가 노골적으로 치근덕거리면 다된 밥에 재뿌리는 법이고 될 일도 안되는 법이다.
"여자는 무슨 나 옛날에 이모 알몸 다 봤어."
"뭐? 언제?"
"에이 이모도 알면서, 그때 나랑 눈 딱 마주 쳤잖아. 크으흐흐"
"얘는.... 내가 언제 너랑 준이 딱 마주쳤니? 니가 내 목욕 하는 거 훔쳐 봤겠지 뭐...."
그랬다.
당시 우리 반 반장 우영은 전교에서 1, 2등을 했고 태권은 반에서 언제나 2등이었다. 나는 10등쯤 했다. 우리들은 명문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하려하는 공통 목표가 있었다.
우리들은 고등학교 입시공부를 한답시고 밤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있곤 했다. 하지만 실상 공부를 하는 시간보다는 노는 시간이 더 많았다. 운동장에서 야구를 하거나 편을 먹고 탁구를 치거나 농구를 하거나 연애편지를 쓰거나 학교 앞 구멍가게로 떡볶이와 오뎅 국물을 먹으러 다녔다.
저녁에 하교를 하던 중 태권의 선동에 의해 친구녀석들이 우리 집으로 몰려왔다. 우리 집이 학교에서 가장 가까웠는데 라면을 끓여먹고 가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엄마를 찾았지만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안방 문을 열어보니 텅 비어 있었다. 나는 오히려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을 방에 놔두고 라면을 끓이러 나가는데 갑자기 여자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누나와 이모 가 수돗가에서 목욕을 시작한 것 같았다.
“이게 무슨 소리냐?”
태권이가 물었다.
“누나와 이모가 목욕을 하나봐.”
“어디서?”
나는 태권이 무척 호기심을 보이자 대답을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수돗가…”
“수돗가라면…? 그럼 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우영이와 태권이 동시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녀석들은 나만큼이나 우리 집 구조를 자세히 알고 있었다.
“안 돼!”
“안 되긴 뭐가 안 돼?”
“들키면 나 죽어!”
“괜찮아 임마. 이 엉아가 그렇게 허술한 놈인 줄 알아.”
태권이 앞장을 섰고 우영이가 뒤를 따랐다. 나는 불안감에 녀석들을 따라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태권은 도로 쪽으로 나있는 출입문을 열고 나가 허리를 숙인 채 발소리를 죽여가며 집 뒤로 돌아갔다. 집 뒤쪽은 담 대신 측백나무 울타리가 늘어서 있었다.
태권은 측백나무 뒤에 엎드려 잠시 주변을 살폈다. 나와 우영이도 태권을 따라 옆에 엎드렸다.
“좀 박박 밀어라. 간지럽다. 호호호…”
이모의 목소리였다.
태권과 우영이가 거의 동시에 측백나무를 헤집었다.
“우와!”
태권의 입에서 신음 같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호기심이 발동한 나도 촘촘히 심어져 있는 측백나무 줄기를 헤집었다.
10미터쯤 떨어져 있는 수돗가에서는 누나가 쪼그려 앉아 이모의 등에 바가지로 물을 끼얹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와 목욕을 하는 여인들의 사이에 장독대가 놓여 있어 하체는 보이지 않고 겨우 젖가슴이 보일 듯 말듯했다.
“우와 저 누나 가슴 죽인다. 너네 집에 쌍안경 있지? 빨리 가서 가져와.”
태권이 내 귀에 입을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싫어!”
“알았어, 짜식. 내가 가서 가져오지.”
태권은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일어나 허리를 숙이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두 여자가 목욕을 하고 있는 수돗가는 마치 일부러 연출을 한 무대 같아 보였다. 삼십 촉 백열등이 수돗가 주변만을 비추고 있었고 그 밑에서 허연 알몸을 드러낸 채 두 여자가 목욕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제 두 여자가 돌아앉았다. 이모가 누나의 때를 밀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모는 비누를 손에 쥐고 누나의 몸 곳곳에 비누칠을 했다. 등에서 시작해 옆구리, 가슴과 배, 사타구니사이까지 비누칠을 했다. 나는 누나의 가슴을 자세히 보고 싶었지만 창피한지 몸을 웅크리고 있어 가슴이 보일 듯 말듯했다.
언뜻 봐서 누나의 가슴은 아이 젖을 주는 성인 여자들의 가슴 반정도 크기로 보였다. 허벅지와 함께 유난히 반질거리는 허연 가슴은 작은 사과를 반으로 잘라 놓은 듯 했는데 작은 유두가 약간 위쪽으로 치켜 올라가 있는 것 같았다.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태권이 쌍안경을 손에 들고 모습을 드러냈다. 녀석은 곧바로 내 옆에 엎드려 측백나무 사이로 쌍안경을 디밀었다.
“우와!”
다시 태권이 들릴까말까한 감탄사를 토해냈다.
“보인다, 보인다… 좀 더… 그래!”
이모가 누나의 엉덩이를 비롯한 하체를 씻기기 위해 누나를 일으켜 세웠을 때 태권의 목에서 신음소리 같은 것이 흘러나왔다.
내가 갑자기 태권의 쌍안경을 낚아챘다. 평소에도 나는 누나의 알몸에 대해 많은 상상을 했었고 은밀한 부분들을 살펴보고 싶었는데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았다.
쌍안경을 눈에 대자 마치 누나와 이모가 내 코앞에 있는 것 같았다. 손을 뻗으면 곧바로 번들거리는 두 여자의 몸이 만져질 것만 같았다.
누나의 몸매와 이모의 몸매는 확실히 달랐다. 누나의 몸은 군살이 하나도 없었고 늘씬했지만 풍요롭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반면 이모는 늘씬하면서도 누나가 가지고 있지 못한 풍만함이 있었다. 엉덩이도 컸고 가슴도 누나의 두 배쯤 되어 보였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가슴이 크게 출렁거렸다.
나는 이모의 가슴에 이어 사타구니 사이에 초점을 맞췄으나 약간 검은 음모가 보일 뿐 더 이상은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비누거품이 몸을 감싸고 있어 은밀한 부분들을 감추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몸에 물을 뿌릴 때까지 기다려야 은밀한 부분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누나가 비누가 칠해진 이모의 다리를 손으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엉덩이, 허벅지, 무릎, 종아리, 발… 나는 누나의 손길이 움직이는 대로 시선을 따라갔다. 하얀 피부는 물기 때문에 더욱 반짝반짝 빛났고 탐스러웠으며 탄탄해 보였다. 이모의 알몸은 정말 대리석으로 만든 비너스 조각상 같았다.
누군가가 내 옆으로 다가오더니 갑자기 내 쌍안경을 빼앗아 갔다. 우영이였다.
“야, 우리 공평하게 1분씩 돌려가며 보자.”
나는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드디어 누나가 바가지를 집어들어 물통에서 물을 떴다. 하지만 누나가 이모의 몸에 물을 뿌렸을 때 이모가 차가움 때문인지 몸을 돌려 우리는 뒷모습 밖에 볼 수 없었다. 탄탄한 엉덩이가 아름다운 뒷모습도 무척이나 자극적이었으나 우리가 보고자하는 것은 그런 아름다움이 아니었다.
내 시야에 어느 순간 어머니가 들어왔다. 어머니가 수건 한 장을 들고 부엌문을 빠져나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큰일이었다. 누나와 이모의 알몸을 친구들과 함께 보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니었으나 어머니의 알몸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문제가 크게 달랐다.
“야, 들키기 전에 그만 가자!”
친구녀석들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찌르며 내가 조용히 속삭였다. 그러나 녀석들은 자리를 떠날 기미가 없었다.
내가 망설이고 있는 사이 어머니가 거침없이 옷을 벗기 시작했다. 티를 벗고 브래지어를 풀자 풍만한 가슴이 드러났다. 어머니는 이어서 바지를 벗고 팬티를 벗었다.
“우와! 쥑인다.”
우영이의 쌍안경을 빼앗아 눈에 대고 있던 태권이 다시 탄성을 연발했다. 나는 급히 태권이 가지고 있던 쌍안경을 빼앗았다. 녀석들에게 어머니의 알몸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내 은밀한 부분들을 보여주는 것만큼이나 창피했는데 쌍안경으로 자세히 관찰하게 할 수는 없었다.
나는 녀석들이 서로 차지하려고 하는 쌍안경을 가만히 들고만 있을 수 없어 다시 눈에 가져다댔다.
나는 쌍안경으로 누나와 이모의 알몸만을 보려 했지만 내 눈길은 나도 모르는 사이 자꾸만 어머니에게 돌아가곤 했다. 나는 어머니의 몸매를 훔쳐보고 있는 것이 무슨 큰 죄를 짓고 있는 것 같은 죄책감이 들었다. 하지만 호기심은 그 모든 것을 억누를 수 있을 만큼 강렬했다.
어머니의 몸매는 누나와 이모의 장점을 다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다리를 비롯해 몸매 전체가 늘씬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가슴과 엉덩이는 이모 이상으로 풍만했다. 피부색 또한 가장 희고 깨끗해 보였다.
어머니가 몸에 물을 몇 번 끼얹고 비누칠을 한 뒤 수돗가 난간에 주저앉았다. 다리를 벌리고 있었음으로 은밀한 부분이 우리 쪽으로 노출되어 있었으나 장독대 때문에 무릎과 가슴 위쪽만 우리 눈에 들어왔다.
이모가 어머니의 뒤에 쪼그려 앉아 이태리타월로 등을 밀었다. 잠시 뒤 물을 몇 바가지 끼얹고 난 이모가 어머니의 몸에 비누칠을 시작했다.
누나는 목욕을 다 마치고 옷을 입고 있었다. 누나는 옷을 입을 다 입을 때까지도 우리 쪽으로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옷을 다 입은 누나가 포장을 헤치고 밖으로 나갔다.
누나가 사라지자 이모가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몸에 비누칠을 하던 이모가 젖가슴을 손으로 문지르다 나선형으로 좁혀 들어가며 어머니의 유두를 집중적으로 문질러댔다.
“야, 간지러워!”
어머니는 몸을 움츠렸으나 적극적인 행동은 아니었다.
“뭐가 간지럽다고 그래. 남자가 하면 성감대고 여자가 하면 간지럽냐? 언니, 가만히 있어봐.”
이모가 재밌다는 듯이 이제 우리 어머니를 뒤에서 끌어안고 두 손으로 가슴을 주물러댔다.
“야, 그만 가자!”
나는 다시 옆에서 넋을 놓고 있는 친구 녀석들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찌르며 말했다. 그러나 녀석들은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우영이와 태권은 바지 속에 손을 넣고 자신들의 고추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나는 녀석들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들이 들어있는지 뻔히 알고 있었다. 녀석들은 분명 우리 어머니의 알몸 곳곳을 만지고 있을 테고 어쩌면 질퍽하게 섹스까지 하고 있을 터였다.
내가 다시 수돗가로 시선을 돌렸을 때 이모가 손을 점점 밑으로 내렸다. 장독들 때문에 손이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았지만 사타구니 사이 어딘가를 만지고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 어머니의 얼굴에 웃는 듯한 표정, 찡그리는 듯한 표정이 번갈아 교차하는 것이 보였다.
잠시도 쉬지 않고 시끄럽게 수다를 떨던 두 여자의 입에서 한동안 아무 말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표정만 살아있는 침묵의 시간이었다.
어느 순간 태권이 갑자기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녀석은 내 쌍안경을 낚아채더니 살금살금 담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안 돼!”
직감적으로 나는 녀석이 위험한 행동을 하리라는 것을 느끼고 작게 외쳤다.
“쉿!”
녀석은 고개를 뒤로 돌려 입가에 손가락을 한번 대고는 발소리를 죽이며 걸어갔다.
나는 불안감에 녀석을 따라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녀석은 담에 손을 걸치고 담 위로 고개를 조금 내밀더니 안전하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보고 싶은 것이 보이지 않는지, 고개를 조금 더 위로 뺐다. 그래도 녀석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녀석은 철봉을 하듯 팔로 상체를 끌어올린 뒤 담에 다리를 걸어 담 위로 올라가 엎드렸다.
“안 돼. 빨리 내려와!”
내가 다급하게 말했으나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담 위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빨리 내려오라니까!”
급기야 나는 녀석의 티셔츠를 잡고 뒤로 잡아당겼다.
“어 어 어 어…”
녀석의 몸이 중심을 잃고 뒤로 기우는가 싶더니, 녀석이 정작 담에서 떨어진 것은 앞쪽이었다.
“으악!”
비명소리에 이어 둔탁한 퍽 소리가 났고 다시 우리 어머니와 이모가 지르는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우영이가 후닥닥 달려와 내 곁을 스쳐지나 달려갔다. 나는 녀석을 따라 몇 미터 달리다 우뚝 멈추어 섰다. 녀석과 나는 상황이 결코 같지 않았다. 녀석처럼 뱃속 편하게 도망간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도망갈 수 있는 일이라고 해도 먼저 태권이 무사한지 확인이 된 다음에나 가능한 일었다. 어머니와 이모에게 꾸중을 듣는 것보다 태권의 부상정도가 더 중요한 문제였다.
내가 선뜻 집으로 들어서지 못하고 대문 틈을 기웃거리고 있을 때 갑자기 누군가가 문을 밀고 밖으로 뛰어나왔다. 태권이었다. 녀석은 다리를 심하게 절뚝거리고 있었다. 나는 태권의 팔을 잡아 부축한 뒤 녀석의 자전거가 놓여 있는 곳으로 뛰다시피 걷기 시작했다.
“이 녀석들!”
등 뒤에서 이모의 날카로운 외침이 들려왔다.
나시 원피스는 그대론데 아까는 보지 못했던 젖꼭지가 톡 불거져 있었다.
"이건 또 뭐야? 노브라잖아!"
눈을 아무리 씻고봐도 틀림없는 노브라였다. 그 지경이니 침이 절로 꿀꺽 삼켜졌다. 아닌게 아니라 애기 손톱크기만한 젖꼭지가 주는 상징적 의미는 그 어떤 포르노보다 강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었다.
"문 닫았어."
이건 또 무슨 소린가? 문을 닫다니?
나는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었다. 여지껏 이런 적이 없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이모의 태도가 수상쩍기 때문이었다. 나는 협곡 처럼 깊게 파인 젖가슴 골을 내리 훑으려 말했다.
"왜 이모?"
그때 이모는 은근슬쩍 내 눈치를 살피며 새 테이프를 꽂고 있었다.
"그냥.... 오늘은 쉬고 싶어. 못잔 잠이나 실컷 잘래."
"그럼 난 가야겠네."
마음에도 없는 말이었다. 어디까지나 이모의 반응을 보기 위한 미끼였다. 만에 하나 그녀 나름대로 어떤 복선이 깔려있다면 내가 기대하고 있는 반응을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결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얘는 .... 가더라도 마저 보고 가야지."
"그래도 돼?"
나는 속으로 이 분위기를 잘만 타면 이모를 어찌할 수 있겠다는 기대치에 한껏 고무된 나머지 체질에 맞지도 않는 능청을 떨었다.
"응...."
"이모, 문도 닫았겟다 우리 같이 보면 안돼? 이모도 다 안봤다면서?"
왜 갑자가 그 말이 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것도 그녀의 반응을 보고자 하는 나름대로의 의도된 멘트였는지도 몰랐다. 왜냐하면 이모의 반응에 따라 분위기는 백팔십도 달라질 수 있으니까.
그러자 이모가 눈을 살짝 흘기며 일단은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얘는.... 극장에서 하는 영화라면 모를까.... 포르노를 같이 보자는 소리가 말이 되는 소리니? 그래도 명색이 난 이모이기 전에 여자고, 넌 조카이기 전에 남잔데...."
말이야 맞는 말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남자가 노골적으로 치근덕거리면 다된 밥에 재뿌리는 법이고 될 일도 안되는 법이다.
"여자는 무슨 나 옛날에 이모 알몸 다 봤어."
"뭐? 언제?"
"에이 이모도 알면서, 그때 나랑 눈 딱 마주 쳤잖아. 크으흐흐"
"얘는.... 내가 언제 너랑 준이 딱 마주쳤니? 니가 내 목욕 하는 거 훔쳐 봤겠지 뭐...."
그랬다.
당시 우리 반 반장 우영은 전교에서 1, 2등을 했고 태권은 반에서 언제나 2등이었다. 나는 10등쯤 했다. 우리들은 명문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하려하는 공통 목표가 있었다.
우리들은 고등학교 입시공부를 한답시고 밤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있곤 했다. 하지만 실상 공부를 하는 시간보다는 노는 시간이 더 많았다. 운동장에서 야구를 하거나 편을 먹고 탁구를 치거나 농구를 하거나 연애편지를 쓰거나 학교 앞 구멍가게로 떡볶이와 오뎅 국물을 먹으러 다녔다.
저녁에 하교를 하던 중 태권의 선동에 의해 친구녀석들이 우리 집으로 몰려왔다. 우리 집이 학교에서 가장 가까웠는데 라면을 끓여먹고 가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엄마를 찾았지만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안방 문을 열어보니 텅 비어 있었다. 나는 오히려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을 방에 놔두고 라면을 끓이러 나가는데 갑자기 여자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누나와 이모 가 수돗가에서 목욕을 시작한 것 같았다.
“이게 무슨 소리냐?”
태권이가 물었다.
“누나와 이모가 목욕을 하나봐.”
“어디서?”
나는 태권이 무척 호기심을 보이자 대답을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수돗가…”
“수돗가라면…? 그럼 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우영이와 태권이 동시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녀석들은 나만큼이나 우리 집 구조를 자세히 알고 있었다.
“안 돼!”
“안 되긴 뭐가 안 돼?”
“들키면 나 죽어!”
“괜찮아 임마. 이 엉아가 그렇게 허술한 놈인 줄 알아.”
태권이 앞장을 섰고 우영이가 뒤를 따랐다. 나는 불안감에 녀석들을 따라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태권은 도로 쪽으로 나있는 출입문을 열고 나가 허리를 숙인 채 발소리를 죽여가며 집 뒤로 돌아갔다. 집 뒤쪽은 담 대신 측백나무 울타리가 늘어서 있었다.
태권은 측백나무 뒤에 엎드려 잠시 주변을 살폈다. 나와 우영이도 태권을 따라 옆에 엎드렸다.
“좀 박박 밀어라. 간지럽다. 호호호…”
이모의 목소리였다.
태권과 우영이가 거의 동시에 측백나무를 헤집었다.
“우와!”
태권의 입에서 신음 같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호기심이 발동한 나도 촘촘히 심어져 있는 측백나무 줄기를 헤집었다.
10미터쯤 떨어져 있는 수돗가에서는 누나가 쪼그려 앉아 이모의 등에 바가지로 물을 끼얹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와 목욕을 하는 여인들의 사이에 장독대가 놓여 있어 하체는 보이지 않고 겨우 젖가슴이 보일 듯 말듯했다.
“우와 저 누나 가슴 죽인다. 너네 집에 쌍안경 있지? 빨리 가서 가져와.”
태권이 내 귀에 입을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싫어!”
“알았어, 짜식. 내가 가서 가져오지.”
태권은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일어나 허리를 숙이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두 여자가 목욕을 하고 있는 수돗가는 마치 일부러 연출을 한 무대 같아 보였다. 삼십 촉 백열등이 수돗가 주변만을 비추고 있었고 그 밑에서 허연 알몸을 드러낸 채 두 여자가 목욕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제 두 여자가 돌아앉았다. 이모가 누나의 때를 밀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모는 비누를 손에 쥐고 누나의 몸 곳곳에 비누칠을 했다. 등에서 시작해 옆구리, 가슴과 배, 사타구니사이까지 비누칠을 했다. 나는 누나의 가슴을 자세히 보고 싶었지만 창피한지 몸을 웅크리고 있어 가슴이 보일 듯 말듯했다.
언뜻 봐서 누나의 가슴은 아이 젖을 주는 성인 여자들의 가슴 반정도 크기로 보였다. 허벅지와 함께 유난히 반질거리는 허연 가슴은 작은 사과를 반으로 잘라 놓은 듯 했는데 작은 유두가 약간 위쪽으로 치켜 올라가 있는 것 같았다.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태권이 쌍안경을 손에 들고 모습을 드러냈다. 녀석은 곧바로 내 옆에 엎드려 측백나무 사이로 쌍안경을 디밀었다.
“우와!”
다시 태권이 들릴까말까한 감탄사를 토해냈다.
“보인다, 보인다… 좀 더… 그래!”
이모가 누나의 엉덩이를 비롯한 하체를 씻기기 위해 누나를 일으켜 세웠을 때 태권의 목에서 신음소리 같은 것이 흘러나왔다.
내가 갑자기 태권의 쌍안경을 낚아챘다. 평소에도 나는 누나의 알몸에 대해 많은 상상을 했었고 은밀한 부분들을 살펴보고 싶었는데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았다.
쌍안경을 눈에 대자 마치 누나와 이모가 내 코앞에 있는 것 같았다. 손을 뻗으면 곧바로 번들거리는 두 여자의 몸이 만져질 것만 같았다.
누나의 몸매와 이모의 몸매는 확실히 달랐다. 누나의 몸은 군살이 하나도 없었고 늘씬했지만 풍요롭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반면 이모는 늘씬하면서도 누나가 가지고 있지 못한 풍만함이 있었다. 엉덩이도 컸고 가슴도 누나의 두 배쯤 되어 보였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가슴이 크게 출렁거렸다.
나는 이모의 가슴에 이어 사타구니 사이에 초점을 맞췄으나 약간 검은 음모가 보일 뿐 더 이상은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비누거품이 몸을 감싸고 있어 은밀한 부분들을 감추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몸에 물을 뿌릴 때까지 기다려야 은밀한 부분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누나가 비누가 칠해진 이모의 다리를 손으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엉덩이, 허벅지, 무릎, 종아리, 발… 나는 누나의 손길이 움직이는 대로 시선을 따라갔다. 하얀 피부는 물기 때문에 더욱 반짝반짝 빛났고 탐스러웠으며 탄탄해 보였다. 이모의 알몸은 정말 대리석으로 만든 비너스 조각상 같았다.
누군가가 내 옆으로 다가오더니 갑자기 내 쌍안경을 빼앗아 갔다. 우영이였다.
“야, 우리 공평하게 1분씩 돌려가며 보자.”
나는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드디어 누나가 바가지를 집어들어 물통에서 물을 떴다. 하지만 누나가 이모의 몸에 물을 뿌렸을 때 이모가 차가움 때문인지 몸을 돌려 우리는 뒷모습 밖에 볼 수 없었다. 탄탄한 엉덩이가 아름다운 뒷모습도 무척이나 자극적이었으나 우리가 보고자하는 것은 그런 아름다움이 아니었다.
내 시야에 어느 순간 어머니가 들어왔다. 어머니가 수건 한 장을 들고 부엌문을 빠져나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큰일이었다. 누나와 이모의 알몸을 친구들과 함께 보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니었으나 어머니의 알몸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문제가 크게 달랐다.
“야, 들키기 전에 그만 가자!”
친구녀석들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찌르며 내가 조용히 속삭였다. 그러나 녀석들은 자리를 떠날 기미가 없었다.
내가 망설이고 있는 사이 어머니가 거침없이 옷을 벗기 시작했다. 티를 벗고 브래지어를 풀자 풍만한 가슴이 드러났다. 어머니는 이어서 바지를 벗고 팬티를 벗었다.
“우와! 쥑인다.”
우영이의 쌍안경을 빼앗아 눈에 대고 있던 태권이 다시 탄성을 연발했다. 나는 급히 태권이 가지고 있던 쌍안경을 빼앗았다. 녀석들에게 어머니의 알몸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내 은밀한 부분들을 보여주는 것만큼이나 창피했는데 쌍안경으로 자세히 관찰하게 할 수는 없었다.
나는 녀석들이 서로 차지하려고 하는 쌍안경을 가만히 들고만 있을 수 없어 다시 눈에 가져다댔다.
나는 쌍안경으로 누나와 이모의 알몸만을 보려 했지만 내 눈길은 나도 모르는 사이 자꾸만 어머니에게 돌아가곤 했다. 나는 어머니의 몸매를 훔쳐보고 있는 것이 무슨 큰 죄를 짓고 있는 것 같은 죄책감이 들었다. 하지만 호기심은 그 모든 것을 억누를 수 있을 만큼 강렬했다.
어머니의 몸매는 누나와 이모의 장점을 다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다리를 비롯해 몸매 전체가 늘씬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가슴과 엉덩이는 이모 이상으로 풍만했다. 피부색 또한 가장 희고 깨끗해 보였다.
어머니가 몸에 물을 몇 번 끼얹고 비누칠을 한 뒤 수돗가 난간에 주저앉았다. 다리를 벌리고 있었음으로 은밀한 부분이 우리 쪽으로 노출되어 있었으나 장독대 때문에 무릎과 가슴 위쪽만 우리 눈에 들어왔다.
이모가 어머니의 뒤에 쪼그려 앉아 이태리타월로 등을 밀었다. 잠시 뒤 물을 몇 바가지 끼얹고 난 이모가 어머니의 몸에 비누칠을 시작했다.
누나는 목욕을 다 마치고 옷을 입고 있었다. 누나는 옷을 입을 다 입을 때까지도 우리 쪽으로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옷을 다 입은 누나가 포장을 헤치고 밖으로 나갔다.
누나가 사라지자 이모가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몸에 비누칠을 하던 이모가 젖가슴을 손으로 문지르다 나선형으로 좁혀 들어가며 어머니의 유두를 집중적으로 문질러댔다.
“야, 간지러워!”
어머니는 몸을 움츠렸으나 적극적인 행동은 아니었다.
“뭐가 간지럽다고 그래. 남자가 하면 성감대고 여자가 하면 간지럽냐? 언니, 가만히 있어봐.”
이모가 재밌다는 듯이 이제 우리 어머니를 뒤에서 끌어안고 두 손으로 가슴을 주물러댔다.
“야, 그만 가자!”
나는 다시 옆에서 넋을 놓고 있는 친구 녀석들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찌르며 말했다. 그러나 녀석들은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우영이와 태권은 바지 속에 손을 넣고 자신들의 고추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나는 녀석들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들이 들어있는지 뻔히 알고 있었다. 녀석들은 분명 우리 어머니의 알몸 곳곳을 만지고 있을 테고 어쩌면 질퍽하게 섹스까지 하고 있을 터였다.
내가 다시 수돗가로 시선을 돌렸을 때 이모가 손을 점점 밑으로 내렸다. 장독들 때문에 손이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았지만 사타구니 사이 어딘가를 만지고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 어머니의 얼굴에 웃는 듯한 표정, 찡그리는 듯한 표정이 번갈아 교차하는 것이 보였다.
잠시도 쉬지 않고 시끄럽게 수다를 떨던 두 여자의 입에서 한동안 아무 말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표정만 살아있는 침묵의 시간이었다.
어느 순간 태권이 갑자기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녀석은 내 쌍안경을 낚아채더니 살금살금 담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안 돼!”
직감적으로 나는 녀석이 위험한 행동을 하리라는 것을 느끼고 작게 외쳤다.
“쉿!”
녀석은 고개를 뒤로 돌려 입가에 손가락을 한번 대고는 발소리를 죽이며 걸어갔다.
나는 불안감에 녀석을 따라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녀석은 담에 손을 걸치고 담 위로 고개를 조금 내밀더니 안전하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보고 싶은 것이 보이지 않는지, 고개를 조금 더 위로 뺐다. 그래도 녀석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녀석은 철봉을 하듯 팔로 상체를 끌어올린 뒤 담에 다리를 걸어 담 위로 올라가 엎드렸다.
“안 돼. 빨리 내려와!”
내가 다급하게 말했으나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담 위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빨리 내려오라니까!”
급기야 나는 녀석의 티셔츠를 잡고 뒤로 잡아당겼다.
“어 어 어 어…”
녀석의 몸이 중심을 잃고 뒤로 기우는가 싶더니, 녀석이 정작 담에서 떨어진 것은 앞쪽이었다.
“으악!”
비명소리에 이어 둔탁한 퍽 소리가 났고 다시 우리 어머니와 이모가 지르는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우영이가 후닥닥 달려와 내 곁을 스쳐지나 달려갔다. 나는 녀석을 따라 몇 미터 달리다 우뚝 멈추어 섰다. 녀석과 나는 상황이 결코 같지 않았다. 녀석처럼 뱃속 편하게 도망간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도망갈 수 있는 일이라고 해도 먼저 태권이 무사한지 확인이 된 다음에나 가능한 일었다. 어머니와 이모에게 꾸중을 듣는 것보다 태권의 부상정도가 더 중요한 문제였다.
내가 선뜻 집으로 들어서지 못하고 대문 틈을 기웃거리고 있을 때 갑자기 누군가가 문을 밀고 밖으로 뛰어나왔다. 태권이었다. 녀석은 다리를 심하게 절뚝거리고 있었다. 나는 태권의 팔을 잡아 부축한 뒤 녀석의 자전거가 놓여 있는 곳으로 뛰다시피 걷기 시작했다.
“이 녀석들!”
등 뒤에서 이모의 날카로운 외침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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