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강하게 때리는 파열음.. 물건이 부딪히고 깨지는 소리..
시끄럽다..짜증스럽다.. 오늘도 엄마와 아빠는 싸우나보다. 늘 그렇듯이.. 뻔하지.. 또 그 놈의 돈이 문제겠지..
정말 저렇게 시끄럽게 싸울 때면 하루라도 빨리 집을 떠나 혼자 나와 살고싶다.
물론 겨우 16살인 나에게 그러려면 아직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겠지만..
"현태야!!! 빨리 이리로 와봐!"
"애는 또 왜 부르노~ 공부하게 놔둬라!"
"공부는 무슨.. 어서 일로 안 오나!!"
짜증난다. 싸우려면 두 분이서 싸우실 일이지 왜 또 나를 부른단 말인가.. 하지만 내가 가지 않으면 더 시끄
러워질 걸 알기에 난 가기 싫은 걸음을 떼고 억지로 안 방으로 걸어갔다.
안 방을 열자 역시나 지긋지긋한 광경이 펼쳐져 있다. 따로 굴러다니는 배터리, 구석에 던져진 시계, 리모콘
그래.. 항상 이런 식이지..
"여 와서 앉아봐라~"
"왜 또~!!"
"앉으라면 앉아라!!"
"또 애한테 무슨 소리 할라꼬?"
"됐고~ 당신도 여기 앉으소~"
"거 참.."
그리고 이어진 엄마의 얘기.. 간단히 요약하자면 아빠 사업이 어려우니 서울 이모집에 가서 당분간 있으라는
얘기였다. 집을 떠날 수 있는 기회라.. 나로썬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하루라도 이 지긋지긋한 집을 떠나고
싶은 심정이니.. 하지만 대놓고 좋아할 수는 없으니 난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고개를 두 어번
끄덕였다.
"좋단 말이가 싫단 말이가~"
"머..어쩔 수 없네..알았다..."
"하나뿐인 아들 꼭 서울 보내야 되나!!"
"지금 집 안 꼴을 보소~ 그리고 쟈도 당신 말대로 공부할라믄 서울에 가 있는게 낫제"
"허 참.. 서울서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겠노!"
"어떻게 생각은 무슨.. 뻔히 우리 사정 다 아는데.."
"마.. 알았다 그럼 니 맘대로 해라~ 현태 니는 진짜 괜찮은기가?"
"어쩔 수 있나.. 나도 집안 사정 잘 안다.. 그리고 서울 가는게 그리 나쁘지도 않고.."
"그럼 고마 그렇게 하든가.. 에이!!"
아빠는 내가 서울에 가는게 싫은지.. 담배를 들고는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문이 닫히는 소리에 문을
노려보는 엄마..
"저 노무 성질머리!! 현태 니는 나중에 결혼하거든 저라지 말라 알긋나?"
"알았다.. 얘기 끝났으면 나갈께.."
"그래.. 방에 들어가서 공부 좀 해라!! 제발 게임 좀 그만하고~"
"알았다.. 잔 소리는..."
문을 닫고 난 내 방으로 건너와 의자에 기대 멍하게 생각에 잠겼다.
`서울이라.. 드디어 내가 서울로 가는기가?? 좋긴 한데.. 거 참.. 생각해보니 조금 부담스럽긴 하네..
친척들이 머라 생각하겠노.. 에휴.. 에라~ 모르겠다.. 뭐.. 난 그냥 모른셈 하고 서울서 지내면 되는기지..
뭐...`
솔직히 아빠 말대로 약간 우리집을 이모집에서 깔볼 거 같아 걱정도 조금 되긴 했지만 걱정한다고 해결 될
일도 아니고 엄마 말대로 집안 사정이 안 좋으니.. 딱히 서울에 가지 않고 방법도 없었다. 한 명이라도 다른
곳에 가 있으면 생활비가 덜 들테니...
그 얘기가 있고 나서 엄마는 이모집에 연락해 내가 갈꺼라고 얘기를 했다. 엄마가 미리 어느 정도 얘기를
한 모양인지 이모는 흔쾌히 괜찮다고 허락을 했다. 허락이 있은지 며칠 뒤.. 집에 와서 내 방에 들어가니
짐들이 모두 싸져있고 방은 깨끗하게 비어 있었다.
"엄마~ 내 짐 다 싼거가??"
"그래 내가 고마 다 쌌다~ 빨리 짐 싸라니까 안 싸고 머했노?"
"챙길 것도 있고.. 안 가져갈 것도 있으니까 그렇지~ 이렇게 짐 다 싸면 어쩌노.."
"됐다~ 고마 다 가져가면 안 되나"
"짐이 많으니까 그렇지.."
"군말 고마하고.. 내일 차표 아침 일찍 끊어놨으니까 얼른 자거라"
"알았다.."
어느 정도 갈 때까지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엄마가 이렇게 급하게 서둘러서 준비를 끝내버리니 솔직히
조금 당황스러웠다.
`진짜 집이 많이 어렵나.. 나야 뭐 빨리 가면 좋기야 하지...`
다음날 아침 난 새벽 6시에 눈이 번쩍 떠졌다. 이제부터 서울에 가서 살 수 있다는 기대감때문인지..
일찍 일어난 김에 난 짐가방을 풀어 쓸데없는 물건들을 골라내기 시작했다. 엄마가 아무렇게나 막 짐을 싸서
그런지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모두 섞여 있어 짐들을 골라내는데는 상당히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8시..
"에이..귀찮아..몰라~ 나머진 그냥 들고 가야지..."
거실로 나오니 아빠는 아직 주무시는지 안 보이고 아침 준비를 하는 엄마만 보였다.
"오늘은 안 깨워도 일찍 일어났네"
"언제는 안 그랬나..."
"하이고~ 평소에도 일찍 일어난 것처럼 말하네~ 얼른 세수하고 와서 밥 묵어라"
"알았다.."
욕실로 들어가 간단한 세수를 마치고 자리에 앉아 엄마와 아침을 먹었다. 어쩌면 한동안 못 올지도 모를
집에서의 마지막 식사.. 하지만 뭐 별다른 감회는 없었다. 하루라도 빨리 이 곳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내
열망이 너무 강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아빠는 식사가 끝날 때까지 일어나지 않았고, 결국 엄마와 내가 집에서 나올 때까지 주무셨다.
"아빠한테 인사하고 가야 안 되나?"
"놔둬라~ 어제도 술 잔뜩 취해가 늦게 들어왔는게 고마 푹 자게.."
"알았다..가자 그럼.."
버스를 타고 역에 도착해 들어가니 10분 정도 여유가 남은 상황이었고, 이제 사람들이 기차를 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 저거타면 되제?"
"그래..타자"
"어~"
난생 처음 타보는 KTX.. 가끔 서울 갈 일있으면 시내버스 정도나 타봤지.. KTX를 타는건 처음이였다. 뭐..
기차 자체를 몇 번 안 타봤지만..
기차는 잠시 후 동대구역을 떠나 서울로 향했다. 1시간 40분 정도 걸리는 시간.. 정말 세상이 좋아지긴
좋아진 모양이였다. 이렇게 빨리 다닐 수 있다니.. 왜 사람들이 비싸도 KTX를 이용하는지 이해가 갔다.
이 정도로 빠르다면 뭐...
서울역에 도착해서 밖으로 나오자 멀리서 손을 흔드는 이모의 모습이 보였다.
"언니~!!"
"어~ 일찍 나와있네"
"그렇지 뭐~ 현태야 오랜만이네"
"네..안녕하세요..이모"
"그래 많이 컸다~"
"네.."
"아~ 내 정신도.. 짐 이리 주고~ 얼른 차에 타"
"내는 됐다.."
"왜?? 대구 바로 내려가게?"
"그래.. 해야 될 일도 많고.."
"그래도 집에 잠깐 왔다가지~ 얼마만에 서울 올라온건데.. 동생 집도 안 가고 가나?"
"내도 가고야 싶지.. 근데 진짜 일이 많아서 안되겠다~ 어차피 현태도 서울 와 있고.. 나중에 현태보러
겸사 겸사 서울 함 더 오면 되지.."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해..아쉽다.."
"그래.. 우리 현태 잘 좀 챙겨주고.."
"알았어~ 언니두 참..아들 걱정 어련히도 한다니까~"
"그래.. 그럼 부탁 좀 할께"
"어어~"
그렇게 엄마는 이모 집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다시 역으로 들어갔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를 엄마의
모습.. 그제서야 진짜 오랫동안 못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살짝 짠해왔다. 엄마의 손 흔드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엄마가 역 안으로 들어가자 이모는 시동을 켜고 차를 출발시켰다.
"현태 이모 오랜만에 보지?"
"네 몇 년 됐죠.."
"흐음~ 한 4~5년 됐나??"
"그쯤 됐을꺼에요.."
"그래~ 뭐..전학절차는 다 밟아놨고.. 생활하는데 크게 불편함을 없을꺼야.. 마침 유학간 성진이 방이
비었으니까 그 방 그대로 쓰면 될테고"
"성진이형 유학 갔어요?"
"어~ 몰랐니?? 벌써 1년 다 돼가는데"
"그렇구나..어디로 갔는데요?"
"독일~ 한국 오려면 아직 4~5년은 더 있어야 돼"
"오래 있다 오네요.."
"그렇지.. 뭐 하튼 성진이 빈 자리 우리 현태가 잘 메꿔주면 되겠네~ 혜린이랑도 친하게 지내구"
"아.. 혜린 누나요"
"혜린이가 누나니??"
"네.. 저보다 두 살 위니까.."
"아~ 그렇구나.. 난 동갑인 줄 알았네~ 어쨌든 모르는 거 있으면 혜린이한테 많이 물어보구 알았지?"
"네에..근데 저 혜린누나 여전히 공부 잘해요?"
"그럼~ 잘 하지... 성진이도 공부 잘 하잖아?"
"아뇨.. 전 그냥...하하..;;;"
"뭐.. 이제 중3이면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되지.."
"네에..."
항상 활기찬 목소리의 이모.. 오랜만에 본 이모는 별로 달라진게 없었다. 이미 40대 중반의 나이지만 예전보다
오히려 조금 더 예뻐진듯한 외모.. 그리고 그 나이라고 믿을 수 없는 몸매.. 옷 입는 센스까지.. 정말 30대
초반이나 중반이라 그래도 믿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모를 볼 때면 가끔 이모가 우리 엄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 같이 있을 수 있게 됐다니.. 나에겐 행운이였다.
`그래.. 이젠 이모집에서 이모 식구들이랑 가족처럼 그렇게 지내면 되는거야.. 당분간 집 생각은 안해야지..`
이모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나보니 금방 시간이 가서 차는 이모가 사는 아파트 단지 안까지 들어왔다.
차에서 내리자 멀리서 다가오는 이모부의 모습이 보였다.
"어~ 현태 왔구나~"
"네..이모부"
"어유~ 키 많이 컸네? 이제 나랑 비슷할 정도네.."
"아니에요 아직 작아요"
"작긴 녀석~ 다 컸구만~ 보자 짐들이 꽤 되네"
차에서 짐들을 꺼내 나와 이모, 이모부가 나눠서 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정말 많은 짐들.. 이모집에 꽤나
오랜시간 머물러 있어야 하지만 정말 필요 이상으로 짐들이 많은 것 같았다.
`무슨 짐들을 이리도 많이 싼거야;; 아우~ 내가 그리 정리했는데도...`
하지만 뒤늦게 후회해야 무슨 소용인가.. 그리고 짐들을 빨리 안 싼 내 책임도 있으니...
이모의 집에 도착해 성진이 형이 쓰던 방 안으로 짐들을 내려놓고, 이모부는 일이 있다며 나가시고 이모는
내 옆에서 짐들을 푸는 걸 도와주셨다.
"저 혼자 해도 되는데.."
"이 많은 짐들을 어떻게 너 혼자 다 하니~"
"그래두 이모 피곤하시잖아요.. 주말엔 좀 쉬셔야죠"
"별 걱정을 다 하네~ 이젠 편하게 그냥 엄마처럼 대해두 돼~ 알았지?"
"네.."
"그럼 엄마가 아들 짐 푸는거 도와주는건 당연한거 맞지?"
"네...;;"
"그럼 이모 잠시 옷 좀 갈아입고 올께"
"네"
짐들을 한참 꺼내 정리하고 있는데 잠시 후 문이 열리며 이모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벌써 많이 정리했네~ 잠깐 더워서 샤워 좀 하다보니 시간이 좀 걸렸어"
"괜찮아요~ 이모"
"그래~"
짧은 트레이닝복 하의에 딱 붙는 티셔츠를 입은 이모의 모습은 이모의 몸의 윤곽을 그대로 드러내주고 있었다.
꾸준히 운동을 해서 그런지 잘 빠진 다리.. 그리고 다리와 이어지는 볼륨감 있는 엉덩이 라인.. 탐스러운
가슴 라인까지..
이모의 모습은 나를 자극하며 묘한 기분을 들게 만들었다.
`씨발..장난 아니다.. 저게 누가 40대라 하겠어...`
한 번씩 허리를 굽힐 때마다 이모의 가슴라인이 살짝 보일때면 정말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렸다.
"내 얼굴에 뭐 묻었니?"
"네??아.. 아뇨~ 그냥 땀이 너무 나시는 거 같아서요..하하...;;"
"그러니? 더워서 그런가.. 에어콘 좀 틀어야겠다"
"네~ 그러세요"
이모의 모습을 감상하며 짐들을 천천히 정리하다보니 시간은 배로 더 걸렸고, 저녁 무렵이 다 되서야 짐들을
완전히 정리할 수 있었다.
"휴~ 다 했네"
"네.. 이모 수고하셨어요~"
"그래 너두.. 어우~ 이 땀 좀 봐~ 얼른 샤워하고 와 저녁 먹게"
"네"
이모를 몰래 훔쳐봐서 긴장이 되서 그런건지.. 짐들을 정리한다고 힘들어서 그런건지 정말 내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욕실로 들어가자마자 옷들을 벗고 샤워기로 찬 물을 뿌리니 이제 좀 살 것 같았다.
"아~ 시원하다"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타월로 몸을 닦으며 거울을 보고 있을 때, 갑자기 열리는 욕실문..
항상 집에서 샤워할 때는 나는 문을 안 잠그고 샤워를 했었다. 거의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으니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여기가 집이 아니란 걸 깜빡하고 내가 문을 잠그지 않은 모양이였다. 문이 열리고 모습을 드러낸건
혜린누나였다. 혜린 누나와 나 사이에 흐르는 잠깐의 정적.. 그리고 긴 비명소리..!
"꺄아아아악!!! 엄마~!! 도둑!!"
"엥??도..도둑??;;;"
아마도 날 도둑으로 오해한 모양이였다. 난 바로 혜린누나를 알아봤겄만.. 내가 그 사이에 그리 변했나..
도둑으로 날 알아본게 못내 서운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난 몸이 허전하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았다.
`아이고 이런!!!`
난 서둘러 타월로 일단 중요한 부분을 가렸다. 그리고 혜린 누나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이모..
"도둑이라니??? 아~ 현태"
"현태?? 사촌동생 현태?"
"어~ 얘기했잖니~ 서울 올라온다고.."
"아...그랬나...;;; 하하~ 미안..문 좀 닫고 하지.."
"네..죄송해요..근데 문 좀.."
"어?? 어어~"
그제서야 닫히는 욕실 문.. 난 어안이 벙벙해 한참을 멍하게 있다 몸을 마저 닦고 욕실 밖으로 나갔다.
"현태야 샤워 다했으면 밥 먹으렴"
"네..."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데 흐르는 어색한 침묵.. 혜린누나와 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상황이 웃긴지
가끔씩 터지는 키득 거리는 이모의 웃음소리..
"니들.. 계속 말 안하고 있을꺼니?"
"네??아..네.. 해야죠.."
"하..할꺼야~ 엄마두 참...하하..;; 현태야 이거 먹어~ 맛있어"
"네?? 아..네.."
"야~ 그리고 반말써.. 어릴땐 항상 반말쓰던게.. 혜린아~ 이러면서.."
"내..내가 언제요!!"
"진짜 그랬어~ 그치 엄마??"
"어~ 그랬었지"
"제가 그랬나요..하하..;;;"
그렇게 오해인지 진실인지 모를 대화를 나누며 정신없이 밥을 먹고 난 내 방으로 들어왔다.
"아우~ 첫 날부터 이게 뭐야;; 설마 내 꺼 본 건 아니겠지...;; 봤으려나... 에이 몰라~ 봤음 뭐 어때.."
침대에 누워 멍하게 천장을 보자 갑자기 아까 이모의 모습이 떠올라 내 자지는 하늘을 보고 곤두서 츄리닝이
텐트를 치고 있었다.
"얘가 왜 이래!! 아우..근데 진짜 이모 모습 죽이긴 했는데.. 그 가슴라인.. 진짜 보면 졸라 탱탱하겠지??"
난 츄리닝으로 손을 집어넣어 잔뜩 발기한 자지를 주무르며 달래줬다.
"에휴... 내가 해 줄 수 있는건 이것밖에 없다.. 만족해라.. 녀석아..."
그런 내 이야기를 알아들은건지 조금씩 작아지는 자지.. 그리고 조금씩 졸음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만 자자...피곤하다.. 힘든 하루네...`
시끄럽다..짜증스럽다.. 오늘도 엄마와 아빠는 싸우나보다. 늘 그렇듯이.. 뻔하지.. 또 그 놈의 돈이 문제겠지..
정말 저렇게 시끄럽게 싸울 때면 하루라도 빨리 집을 떠나 혼자 나와 살고싶다.
물론 겨우 16살인 나에게 그러려면 아직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겠지만..
"현태야!!! 빨리 이리로 와봐!"
"애는 또 왜 부르노~ 공부하게 놔둬라!"
"공부는 무슨.. 어서 일로 안 오나!!"
짜증난다. 싸우려면 두 분이서 싸우실 일이지 왜 또 나를 부른단 말인가.. 하지만 내가 가지 않으면 더 시끄
러워질 걸 알기에 난 가기 싫은 걸음을 떼고 억지로 안 방으로 걸어갔다.
안 방을 열자 역시나 지긋지긋한 광경이 펼쳐져 있다. 따로 굴러다니는 배터리, 구석에 던져진 시계, 리모콘
그래.. 항상 이런 식이지..
"여 와서 앉아봐라~"
"왜 또~!!"
"앉으라면 앉아라!!"
"또 애한테 무슨 소리 할라꼬?"
"됐고~ 당신도 여기 앉으소~"
"거 참.."
그리고 이어진 엄마의 얘기.. 간단히 요약하자면 아빠 사업이 어려우니 서울 이모집에 가서 당분간 있으라는
얘기였다. 집을 떠날 수 있는 기회라.. 나로썬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하루라도 이 지긋지긋한 집을 떠나고
싶은 심정이니.. 하지만 대놓고 좋아할 수는 없으니 난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고개를 두 어번
끄덕였다.
"좋단 말이가 싫단 말이가~"
"머..어쩔 수 없네..알았다..."
"하나뿐인 아들 꼭 서울 보내야 되나!!"
"지금 집 안 꼴을 보소~ 그리고 쟈도 당신 말대로 공부할라믄 서울에 가 있는게 낫제"
"허 참.. 서울서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겠노!"
"어떻게 생각은 무슨.. 뻔히 우리 사정 다 아는데.."
"마.. 알았다 그럼 니 맘대로 해라~ 현태 니는 진짜 괜찮은기가?"
"어쩔 수 있나.. 나도 집안 사정 잘 안다.. 그리고 서울 가는게 그리 나쁘지도 않고.."
"그럼 고마 그렇게 하든가.. 에이!!"
아빠는 내가 서울에 가는게 싫은지.. 담배를 들고는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문이 닫히는 소리에 문을
노려보는 엄마..
"저 노무 성질머리!! 현태 니는 나중에 결혼하거든 저라지 말라 알긋나?"
"알았다.. 얘기 끝났으면 나갈께.."
"그래.. 방에 들어가서 공부 좀 해라!! 제발 게임 좀 그만하고~"
"알았다.. 잔 소리는..."
문을 닫고 난 내 방으로 건너와 의자에 기대 멍하게 생각에 잠겼다.
`서울이라.. 드디어 내가 서울로 가는기가?? 좋긴 한데.. 거 참.. 생각해보니 조금 부담스럽긴 하네..
친척들이 머라 생각하겠노.. 에휴.. 에라~ 모르겠다.. 뭐.. 난 그냥 모른셈 하고 서울서 지내면 되는기지..
뭐...`
솔직히 아빠 말대로 약간 우리집을 이모집에서 깔볼 거 같아 걱정도 조금 되긴 했지만 걱정한다고 해결 될
일도 아니고 엄마 말대로 집안 사정이 안 좋으니.. 딱히 서울에 가지 않고 방법도 없었다. 한 명이라도 다른
곳에 가 있으면 생활비가 덜 들테니...
그 얘기가 있고 나서 엄마는 이모집에 연락해 내가 갈꺼라고 얘기를 했다. 엄마가 미리 어느 정도 얘기를
한 모양인지 이모는 흔쾌히 괜찮다고 허락을 했다. 허락이 있은지 며칠 뒤.. 집에 와서 내 방에 들어가니
짐들이 모두 싸져있고 방은 깨끗하게 비어 있었다.
"엄마~ 내 짐 다 싼거가??"
"그래 내가 고마 다 쌌다~ 빨리 짐 싸라니까 안 싸고 머했노?"
"챙길 것도 있고.. 안 가져갈 것도 있으니까 그렇지~ 이렇게 짐 다 싸면 어쩌노.."
"됐다~ 고마 다 가져가면 안 되나"
"짐이 많으니까 그렇지.."
"군말 고마하고.. 내일 차표 아침 일찍 끊어놨으니까 얼른 자거라"
"알았다.."
어느 정도 갈 때까지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엄마가 이렇게 급하게 서둘러서 준비를 끝내버리니 솔직히
조금 당황스러웠다.
`진짜 집이 많이 어렵나.. 나야 뭐 빨리 가면 좋기야 하지...`
다음날 아침 난 새벽 6시에 눈이 번쩍 떠졌다. 이제부터 서울에 가서 살 수 있다는 기대감때문인지..
일찍 일어난 김에 난 짐가방을 풀어 쓸데없는 물건들을 골라내기 시작했다. 엄마가 아무렇게나 막 짐을 싸서
그런지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모두 섞여 있어 짐들을 골라내는데는 상당히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8시..
"에이..귀찮아..몰라~ 나머진 그냥 들고 가야지..."
거실로 나오니 아빠는 아직 주무시는지 안 보이고 아침 준비를 하는 엄마만 보였다.
"오늘은 안 깨워도 일찍 일어났네"
"언제는 안 그랬나..."
"하이고~ 평소에도 일찍 일어난 것처럼 말하네~ 얼른 세수하고 와서 밥 묵어라"
"알았다.."
욕실로 들어가 간단한 세수를 마치고 자리에 앉아 엄마와 아침을 먹었다. 어쩌면 한동안 못 올지도 모를
집에서의 마지막 식사.. 하지만 뭐 별다른 감회는 없었다. 하루라도 빨리 이 곳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내
열망이 너무 강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아빠는 식사가 끝날 때까지 일어나지 않았고, 결국 엄마와 내가 집에서 나올 때까지 주무셨다.
"아빠한테 인사하고 가야 안 되나?"
"놔둬라~ 어제도 술 잔뜩 취해가 늦게 들어왔는게 고마 푹 자게.."
"알았다..가자 그럼.."
버스를 타고 역에 도착해 들어가니 10분 정도 여유가 남은 상황이었고, 이제 사람들이 기차를 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 저거타면 되제?"
"그래..타자"
"어~"
난생 처음 타보는 KTX.. 가끔 서울 갈 일있으면 시내버스 정도나 타봤지.. KTX를 타는건 처음이였다. 뭐..
기차 자체를 몇 번 안 타봤지만..
기차는 잠시 후 동대구역을 떠나 서울로 향했다. 1시간 40분 정도 걸리는 시간.. 정말 세상이 좋아지긴
좋아진 모양이였다. 이렇게 빨리 다닐 수 있다니.. 왜 사람들이 비싸도 KTX를 이용하는지 이해가 갔다.
이 정도로 빠르다면 뭐...
서울역에 도착해서 밖으로 나오자 멀리서 손을 흔드는 이모의 모습이 보였다.
"언니~!!"
"어~ 일찍 나와있네"
"그렇지 뭐~ 현태야 오랜만이네"
"네..안녕하세요..이모"
"그래 많이 컸다~"
"네.."
"아~ 내 정신도.. 짐 이리 주고~ 얼른 차에 타"
"내는 됐다.."
"왜?? 대구 바로 내려가게?"
"그래.. 해야 될 일도 많고.."
"그래도 집에 잠깐 왔다가지~ 얼마만에 서울 올라온건데.. 동생 집도 안 가고 가나?"
"내도 가고야 싶지.. 근데 진짜 일이 많아서 안되겠다~ 어차피 현태도 서울 와 있고.. 나중에 현태보러
겸사 겸사 서울 함 더 오면 되지.."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해..아쉽다.."
"그래.. 우리 현태 잘 좀 챙겨주고.."
"알았어~ 언니두 참..아들 걱정 어련히도 한다니까~"
"그래.. 그럼 부탁 좀 할께"
"어어~"
그렇게 엄마는 이모 집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다시 역으로 들어갔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를 엄마의
모습.. 그제서야 진짜 오랫동안 못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살짝 짠해왔다. 엄마의 손 흔드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엄마가 역 안으로 들어가자 이모는 시동을 켜고 차를 출발시켰다.
"현태 이모 오랜만에 보지?"
"네 몇 년 됐죠.."
"흐음~ 한 4~5년 됐나??"
"그쯤 됐을꺼에요.."
"그래~ 뭐..전학절차는 다 밟아놨고.. 생활하는데 크게 불편함을 없을꺼야.. 마침 유학간 성진이 방이
비었으니까 그 방 그대로 쓰면 될테고"
"성진이형 유학 갔어요?"
"어~ 몰랐니?? 벌써 1년 다 돼가는데"
"그렇구나..어디로 갔는데요?"
"독일~ 한국 오려면 아직 4~5년은 더 있어야 돼"
"오래 있다 오네요.."
"그렇지.. 뭐 하튼 성진이 빈 자리 우리 현태가 잘 메꿔주면 되겠네~ 혜린이랑도 친하게 지내구"
"아.. 혜린 누나요"
"혜린이가 누나니??"
"네.. 저보다 두 살 위니까.."
"아~ 그렇구나.. 난 동갑인 줄 알았네~ 어쨌든 모르는 거 있으면 혜린이한테 많이 물어보구 알았지?"
"네에..근데 저 혜린누나 여전히 공부 잘해요?"
"그럼~ 잘 하지... 성진이도 공부 잘 하잖아?"
"아뇨.. 전 그냥...하하..;;;"
"뭐.. 이제 중3이면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되지.."
"네에..."
항상 활기찬 목소리의 이모.. 오랜만에 본 이모는 별로 달라진게 없었다. 이미 40대 중반의 나이지만 예전보다
오히려 조금 더 예뻐진듯한 외모.. 그리고 그 나이라고 믿을 수 없는 몸매.. 옷 입는 센스까지.. 정말 30대
초반이나 중반이라 그래도 믿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모를 볼 때면 가끔 이모가 우리 엄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 같이 있을 수 있게 됐다니.. 나에겐 행운이였다.
`그래.. 이젠 이모집에서 이모 식구들이랑 가족처럼 그렇게 지내면 되는거야.. 당분간 집 생각은 안해야지..`
이모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나보니 금방 시간이 가서 차는 이모가 사는 아파트 단지 안까지 들어왔다.
차에서 내리자 멀리서 다가오는 이모부의 모습이 보였다.
"어~ 현태 왔구나~"
"네..이모부"
"어유~ 키 많이 컸네? 이제 나랑 비슷할 정도네.."
"아니에요 아직 작아요"
"작긴 녀석~ 다 컸구만~ 보자 짐들이 꽤 되네"
차에서 짐들을 꺼내 나와 이모, 이모부가 나눠서 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정말 많은 짐들.. 이모집에 꽤나
오랜시간 머물러 있어야 하지만 정말 필요 이상으로 짐들이 많은 것 같았다.
`무슨 짐들을 이리도 많이 싼거야;; 아우~ 내가 그리 정리했는데도...`
하지만 뒤늦게 후회해야 무슨 소용인가.. 그리고 짐들을 빨리 안 싼 내 책임도 있으니...
이모의 집에 도착해 성진이 형이 쓰던 방 안으로 짐들을 내려놓고, 이모부는 일이 있다며 나가시고 이모는
내 옆에서 짐들을 푸는 걸 도와주셨다.
"저 혼자 해도 되는데.."
"이 많은 짐들을 어떻게 너 혼자 다 하니~"
"그래두 이모 피곤하시잖아요.. 주말엔 좀 쉬셔야죠"
"별 걱정을 다 하네~ 이젠 편하게 그냥 엄마처럼 대해두 돼~ 알았지?"
"네.."
"그럼 엄마가 아들 짐 푸는거 도와주는건 당연한거 맞지?"
"네...;;"
"그럼 이모 잠시 옷 좀 갈아입고 올께"
"네"
짐들을 한참 꺼내 정리하고 있는데 잠시 후 문이 열리며 이모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벌써 많이 정리했네~ 잠깐 더워서 샤워 좀 하다보니 시간이 좀 걸렸어"
"괜찮아요~ 이모"
"그래~"
짧은 트레이닝복 하의에 딱 붙는 티셔츠를 입은 이모의 모습은 이모의 몸의 윤곽을 그대로 드러내주고 있었다.
꾸준히 운동을 해서 그런지 잘 빠진 다리.. 그리고 다리와 이어지는 볼륨감 있는 엉덩이 라인.. 탐스러운
가슴 라인까지..
이모의 모습은 나를 자극하며 묘한 기분을 들게 만들었다.
`씨발..장난 아니다.. 저게 누가 40대라 하겠어...`
한 번씩 허리를 굽힐 때마다 이모의 가슴라인이 살짝 보일때면 정말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렸다.
"내 얼굴에 뭐 묻었니?"
"네??아.. 아뇨~ 그냥 땀이 너무 나시는 거 같아서요..하하...;;"
"그러니? 더워서 그런가.. 에어콘 좀 틀어야겠다"
"네~ 그러세요"
이모의 모습을 감상하며 짐들을 천천히 정리하다보니 시간은 배로 더 걸렸고, 저녁 무렵이 다 되서야 짐들을
완전히 정리할 수 있었다.
"휴~ 다 했네"
"네.. 이모 수고하셨어요~"
"그래 너두.. 어우~ 이 땀 좀 봐~ 얼른 샤워하고 와 저녁 먹게"
"네"
이모를 몰래 훔쳐봐서 긴장이 되서 그런건지.. 짐들을 정리한다고 힘들어서 그런건지 정말 내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욕실로 들어가자마자 옷들을 벗고 샤워기로 찬 물을 뿌리니 이제 좀 살 것 같았다.
"아~ 시원하다"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타월로 몸을 닦으며 거울을 보고 있을 때, 갑자기 열리는 욕실문..
항상 집에서 샤워할 때는 나는 문을 안 잠그고 샤워를 했었다. 거의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으니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여기가 집이 아니란 걸 깜빡하고 내가 문을 잠그지 않은 모양이였다. 문이 열리고 모습을 드러낸건
혜린누나였다. 혜린 누나와 나 사이에 흐르는 잠깐의 정적.. 그리고 긴 비명소리..!
"꺄아아아악!!! 엄마~!! 도둑!!"
"엥??도..도둑??;;;"
아마도 날 도둑으로 오해한 모양이였다. 난 바로 혜린누나를 알아봤겄만.. 내가 그 사이에 그리 변했나..
도둑으로 날 알아본게 못내 서운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난 몸이 허전하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았다.
`아이고 이런!!!`
난 서둘러 타월로 일단 중요한 부분을 가렸다. 그리고 혜린 누나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이모..
"도둑이라니??? 아~ 현태"
"현태?? 사촌동생 현태?"
"어~ 얘기했잖니~ 서울 올라온다고.."
"아...그랬나...;;; 하하~ 미안..문 좀 닫고 하지.."
"네..죄송해요..근데 문 좀.."
"어?? 어어~"
그제서야 닫히는 욕실 문.. 난 어안이 벙벙해 한참을 멍하게 있다 몸을 마저 닦고 욕실 밖으로 나갔다.
"현태야 샤워 다했으면 밥 먹으렴"
"네..."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데 흐르는 어색한 침묵.. 혜린누나와 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상황이 웃긴지
가끔씩 터지는 키득 거리는 이모의 웃음소리..
"니들.. 계속 말 안하고 있을꺼니?"
"네??아..네.. 해야죠.."
"하..할꺼야~ 엄마두 참...하하..;; 현태야 이거 먹어~ 맛있어"
"네?? 아..네.."
"야~ 그리고 반말써.. 어릴땐 항상 반말쓰던게.. 혜린아~ 이러면서.."
"내..내가 언제요!!"
"진짜 그랬어~ 그치 엄마??"
"어~ 그랬었지"
"제가 그랬나요..하하..;;;"
그렇게 오해인지 진실인지 모를 대화를 나누며 정신없이 밥을 먹고 난 내 방으로 들어왔다.
"아우~ 첫 날부터 이게 뭐야;; 설마 내 꺼 본 건 아니겠지...;; 봤으려나... 에이 몰라~ 봤음 뭐 어때.."
침대에 누워 멍하게 천장을 보자 갑자기 아까 이모의 모습이 떠올라 내 자지는 하늘을 보고 곤두서 츄리닝이
텐트를 치고 있었다.
"얘가 왜 이래!! 아우..근데 진짜 이모 모습 죽이긴 했는데.. 그 가슴라인.. 진짜 보면 졸라 탱탱하겠지??"
난 츄리닝으로 손을 집어넣어 잔뜩 발기한 자지를 주무르며 달래줬다.
"에휴... 내가 해 줄 수 있는건 이것밖에 없다.. 만족해라.. 녀석아..."
그런 내 이야기를 알아들은건지 조금씩 작아지는 자지.. 그리고 조금씩 졸음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만 자자...피곤하다.. 힘든 하루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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