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6학년 즈음에 시골 큰 아버지 댁에 간 기억이 있다. 가물가물 하지만 고속버스를 타고 3시간도 넘게 가면 시내 고속버스 정류장에 내리고는 택시를 잡아타고 한 15분 정도 가다가 내려서 또 다시 30분 정도를 걸어야 하는 시골이었다. (물론 지금은 그 집 앞까지 길이 나 있을뿐더러 더 나아가 산 기슭까지 길이 나있다.)
더 어릴 적에 아버지를 따라 시골에서 놀다가 그만 피부병에 걸려 아버지가 어머니께 크게 욕을 먹고는 그 뒤로 처음 시골에 간 것이었다. 그때 그 피부병으로 꾀나 고생을 해서 그 뒤로는 나도 시골 가는 것이 두려운 일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제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였다) 6학년이면 꾀 자랐고 매일 형만 데리고 시골을 가는 것이 조금 질투가 나서 조르고 졸라 따라나선 것이었다.
큰 아버지와 큰 어머니는 아주 조그마할 때 보고는 처음 보는 것이어서 매우 반기셨다.
“아이고오~ 이게 누구여~~어~~”
”야가 막둥이당가?”
“예”
아버지는 연신 싱글벙글 이었고 시골에 꾀 많은 친척이 살고 있어 매우 환대를 받는 처지였다. 서울서 왔다고 다들 호들갑들을 떠셨다. 그 당시 서울서 아버지는 꾀 큰 성공을 거두셨고 시골에 많은 돈을 들여 형제 분들(아버지는 형제 분들이 많으시다)에게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실 때였다.
아버지가 차려준 식당을 하시는 큰 아버지의 첫째 아들(사촌 형님 이지만 나랑은 20살도 넘는 나이차가 난다)도 무뚝뚝하지만 아버지께 감사한 눈빛으로 반겼다. 팔에는 이제 6살이 된 딸아이를 안고 있었는데 예쁘장하게 생기고 꾀 부끄럼을 타 제 아버지를 꼭 안고 있었다.
“삼촌~ 야가 막둥이요잉?”
“그래~”
“아따 많이 커부럿소잉”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딸을 내려놓더니 대뜸 나에게
“니 전빵 아냐잉?”
“네?”
사람들은 그런 나를 보고 크게 웃었다.
“아따 서울 아가 전빵을 알것냐~ 아가~ 과자도 팔고, 사탕도 파는 덴디~”
“아 가게요?”
“아따 서울서는 가게라고 부르냐잉”
또 다시 사람들이 왁자지껄 웃으며 떠들었다, 사촌형은 나를 따로 불러 전빵 위치를 가르쳐 주면서 천원(당시 천원은 매우 큰 돈이었다. 짜장면이 한 그릇에 400원 하던 시절이었으니까)을 쥐어주면서
“낭중에 심심허믄 가서 까자 사묵어라잉”
하며 흐믓한 표정을 지어주셨다. 이제 돈의 소중함을 알아가던 나는 내심 큰 돈이 생겨 매우 기분이 좋아졌다. 웃는 나에게 6살배기 딸아이의 손을 쥐어주면서
“형아는 삼촌이랑 할 야그가 있응께 니는 애기랑 좀 놀아줘잉~”
하는 것이었다. 천원이나 주었는데 그게 문제랴~ 게다가 나는 형제 중에서도 막내라서 동생이 없어 낮설은 시골에서 예쁘장한 이 아이를 돌보는 것이 사명인양 크게 대답하고는 손을 잡고 바로 집을 나왔다.
“안녕~ 몇살이야?”
“…”
대답이 없다. 뭐 상관없다. 난 시골에 자주 오는 편도 아니었고 또 나보다 훨씬 어린애라 집 앞에 흐르는 개울가로 가서 이것 저것을 하면서 놀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 그 애가 내 앞에서 웃고 있다. 그 뒤로 꾀 많이 시골에 갔지만 여식이어서 그랬는지 그 뒤로 사촌 형은 그 앨 한번도 데리고 오지 않았었다. 사실 내심 많이 궁금했지만 그저 소식을 무심히 물어보고는 말았던 것 같다.
“아저씨 히히”
“응? 그래~ 내가 아저씨지~ 야 근데 내가 널 20년 만에 보는 거라서 그런지 막 못 대하겠네~”
“호호호~ 그니까요~ 나 어릴적에 아저씨가 나 업구 비 오는데 전빵에 가서 둘이 되게 웃겼는데~”
그래~ 그랬다. 그날은 오전에 비가 오지 않다가 오후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었다. 당시 시골에서는 비가 오면 길이 정말이지 질퍽질퍽 했었다.
“하하 그걸 기억하네에~ 너는 너무 어려서 기억 못 할 줄 알았더니~”
“어머~ 왜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데…”
오전에 실컷 놀고 다시 큰 아버님 댁에 들어가니 밥 때가 다 되어 다들 식사를 차리고 한켠에서는 어른들이 술을 드시면서 집안 이야기를 하시느라 정신이 없었다. 드디어 밥이 차려졌는데 나는 어렸지만 항렬이 높아(아버지께서 절 마흔이 넘어서 보셨지요 ㅠㅠ) 어른들과 식사를 했다. 자리도 어려울 뿐더러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 꾀 멀리 있어 도무지 밥 맛이 나질 않았다. 서울서 나고 자라서 그런지 영 시골 음식은 입에 안 맞는 것이다. 그건 지금까지 이어져 사실 지방에 내려가면 잘 식사를 하지 못한다.
“아따~ 아가 왜 밥을 먹다 마는겨?”
큰 어머니는 식사를 하시지 않으시고 계속 어른들의 식사 수발을 들고 계셨다.
“…”
어린 나는 맛이 없다는 말은 차마 못하고 그냥 고개를 떨구고 있었는데 아버지께서 이것저것 내가 좋아할 만한 반찬들을 옮겨 주시고는
“사나아가~ 쫌더 묵고 밥 맛 없으믄 일어나야~”
하시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는 얼른 밥을 떠 입에 넣고 아버지가 앞으로 밀어주신 반찬으로 조금 더 밥을 먹었다. 그나마 반 정도 먹은건 아버지가 반찬을 밀어 주셔서 이다. 나는 속으로
‘천원으로 조금 더 있다가 과자를 사먹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배부르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수저를 놓고 마루에서 밥을 먹는 그 애를 불러 나가서 놀자고 하니 밥을 더 먹였으면 하는 사촌형수님을 뿌리치고 얼른 따라 나왔다. 놀면서 꾀나 친해져서 이젠 나에게는 말도 잘하고, 오빠 오빠 하면서 절대 손을 놓지 않고 꼭 따라 붙었던 기억이다.
“하하하 그때 너랑 나랑 논뚜렁에 빠져서… 많이 혼났었는데… 기억나니?”
“그때 아저씨가 힘든데도 나 계속 업어서 집에 왔었죠?”
“어쭈 기억하네~?”
“그럼요~ 그때 비가 와서 여름이었지만 추웠었는데 아저씨 등이 어찌나 따뜻했었는지…”
“하하하~ 그랬어? 하긴 그때 좀 춥긴 추었지~”
“그럼요~ 오들오들 떨면서도 나 업어주느라고… 호호~ 그리고 집에 와서 아저씨는 감기 걸렸었죠? 나는 업혀 있어서 괜찮았었는데”
“이야~ 자세하게 잘 기억한다?”
놀다 보니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비가 와서 집에 뛰어 들어와 밖에 비 오는 걸 보고 있었다. 마당에 지렁이들이 꿈틀꿈틀~ 당시에는 비가 오면 마당에 지렁이 천지였다.
비 오는걸 한참이나 구경하는데 어찌나 심심하던지… 그때 배에서 꼬로록 소리가 들리고 밥을 먹다 말은 그 애도 날 빤히 쳐다 보았다.
“너 전빵 어딘지 알아?”
“잉~ 오빠”
“그럼 나랑 우산 쓰고 전빵 갈래?”
“와아~ 정말?”
“응~ 나 천원이나 있어~ 우리 과자 사먹으러 가자”
어른들께 잠시 나갔다가 온다고 하니 물가에는 절대 가지 말고 집 근처에 있으라는 당부를 듣고야 집을 나설 수 있었다. 한 손에 우산을 들고, 한 손은 그 애를 잡고 집을 나와 전빵을 향했다. 택시에서 내려 여기로 왔던 그 길이다.
“여기서 머니?”
고개를 저으면서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킨다.
“저쪽?”
“잉”
그 방향으로 길이 나 있어 그 방향으로 계속 가는데 중간에 길이 확 틀어져 있다. 그것도 반대로… 난감하다… 전빵은 저 쪽인데 길은 반대로 나 있다. 10걸음 정도 길을 따라 가다가 안되겠다 싶어 아이를 업었다.
“너 이리 와서 업혀”
“잉”
아이에게 우산을 들려주고
“우산 놓치면 안되~”
“잉”
꽉 잡으라는 다짐을 받고 당시 논을 가로질러 가려는 요량으로 아이를 업은 것이었다.
“아아~ 옛날 생각 난다… 그때 서울에서 온 오빠가 완전 멋있었는데…”
“야~ 꼬맹이가…”
“왜요오~ 6살은 그럼 안되나?”
둘은 보면서 크게 웃었다. 그 애는 벌써 25살이나 되어 간호사가 되어 있었고 서울에 볼일이 있어 우리집에서 며칠 기거를 하게 되었다. 부모님은 두 분 모두 일이 있어서 집에 계시지 않을 때였지만 서울에 사는 식구라고는 우리뿐이어서 나만 있는 집에 온 것이다. 내가 퇴근 하기를 집 앞에서 2시간도 넘게 기다려 얼른 집으로 들어가 커피를 한잔 만들어 먹으면서 꺼낸 이야기가 어릴 때에 전빵에 갔던 이야기로 서먹함을 없애는 중이었다.
왜냐하면 6살 그 기억 이후로 그 애를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 간호사라고?”
“네~ 이제 대학 졸업해서 신삥이죠 뭐”
“하하~ 아이고~ 나도 참~~ 그 꼬맹이가 이렇게 처녀가 되도록 나는 장가도 못가고 뭐했나 모르겠다아~”
“꼬맹이라니~ 우린 이제 같이 늙어가는 처지 라고요~”
“어쭈 야~ 내가 너 업고 다녔었어~ 어디서~”
농을 주고 받는 사이 커피도 다 마시고 배도 고파왔다.
“그런데 배 고프지 않아?”
“아까부터 배고팟거든요?”
“근데 너 사투리 이제 안 쓴다?”
“어머~ 전 원래 안 ㎞킵?”
“그래? 아무튼 근데 집에 아무도 없어서 밥도 없는데 뭐 시켜 먹을까 나가서 먹을래? 뭐 좋아하니?”
“음… 20년 만에 만났는데 맛있는거 사주겠죠?”
“그래~ 맛있구 싼걸루 먹자~ 뭐 좋아해?”
“회요”
“회?”
“네 회!!”
그래도 서울까지 와서 동네 그저 그런 횟집을 갈수는 없었다.
“그럼 맛있는데 갈려면 집 근처는 아닌데~ 아무튼 나가자”
그 애를 데리고 집을 나와 문을 잠그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니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 애가 웃고 있다. 어릴 적에도 참 예쁘게 생긴 아이라고 생각 했었지만 크고 나니 훨씬 더 예뻐졌다.
“크으~ 넌 어릴때가 진짜 이뻣는데 말야~”
“어머~ 왜 이러세요~ 저 병원에서 엄~~청 인기 많아요~ 의사들도 데쉬하고~”
“그래? 시골이라서 인물이 없나보지~”
“어머 어머 시골이라니요~ 엄연히 광역신데~”
서로 농을 주고 받으면서 차를 몰고 자주 가는 로바다야끼를 갔다. 이 집은 좀 비싸긴 해도 쓰끼다시도 많이 나올 뿐더러 양은 적고 맛있게 가지 수가 많이 나와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물론 메인 요리인 회도 주방장님이 직접 생선을 공수해 맛도 일품이었다.
“우와~ 나 이런데 첨와봐~ 여긴 뭐 하는 데에요?”
“회 파는데”
“그냥 횟집?”
“아니 로바다야끼라고 일식집 비슷한 데야~”
“아~”
두 명이 앉도록 준비된 문 없는 방에 나란히 앉아서 음식을 먹었다. 맛있다고 연신 감탄사를 내면서 먹는 그 애가 보기에 참 좋았다.
“와~ 아저씨 돈 잘 버나 보다~ 이런데도 막 다니구~”
사장님과 주방장님이 오셔서 아는 척을 하셔서 그런지 이상한 오해를 하고 있다.
“별로 안 비싸~ 그리고 귀한 손님 오셨는데 귀한 음식 대접해야 나중에 XX형님께 안 혼나지~ 아참!! 근데 내가 너무 늦게 물어본다. 형님하고 형수님은 어떠셔?”
갑자기 기운이 다운된다. 고개를 푹 숙이고는 젖가락을 꽉 쥔다. 왠지 물어보지 말걸… 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똑 같아요~”
말을 하고는 나온 음식만 다시 먹는다.
“야야~ 체해~ 천천히 먹어~”
“아 근데 회 먹으면서는 쏘주를 해야 하는데~”
“너 술도 먹어?”
“아따 이가네 집 자손이 술 못먹으면 그게 이가당가~”
“오호~ 너도 이가라 이거지? 사장님 여기 처음처럼이요~”
20년 동안 보지 않고 살다가 만났지만 20년 전에 딱 한번 보았을 뿐인데도 낯설지가 않다. 성격이 잘 맞는 것인가? 아니면 그 전부터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가? 호감? 그래~ 난 당시 시골에 가면 조용하고 말수 없는 아이로 통했었는데 이 아이랑은 참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 듣기로는 이 애도 꾀나 부끄럼을 타는 성격이라 조용히 제 아버지의 옷자락만 잡고 도통 말이 없었다고 했다. 그런 두 아이가 조잘조잘 떠들면서 함께 노는 모습이 어른들은 신기했었나 보다.
“아!저!씨!! 무슨 생각 해요오~ 나 심심하게~”
“응? 아~ 갑자기 어릴 때 그날이 다시 생각나서… 너도 나도 참 시골가면 재미 없었는데… 그날은 재미있었던 것 같아~”
“음홧홧홧~ 내가 놀아줘서 그렇지~~이~~”
“야 꼬맹이 데리고 놀아준 사람은 나거든?”
크게 서로 웃고는 다시 서먹해 진다. 화재를 빨리 돌리는 것이 상책!!
“그래~ 남자친구는 있고?”
“윽~ 내 유일한 약점을~~”
“없어?”
“응~”
“너 왜 아저씨한테 반말해~”
“아 거 쫌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아무튼 왜 없냐? 이쁘게 생겨가지구?”
“몰라요~ 아저씨 같은 사람이면 좋겠는데 시골 촌구석이라 그런 놈이 없네~”
“눈은 높아가지구~”
“어머~ 비행기 쫌 태워주니까 뵈는게 없나~”
역시 남자든 여자든 어리든 나이가 많든 공통의 관심사는 별반 다르지 않다.
뭐 이렇게 회를 먹으면서 꾀나 술을 마셨다. 그 애는 꾀나 마신 것 같았지만 조금의 흐트러짐이나 취기 없이 말짱했다. 나만 좀 취해서 쉰 소리를 해대고 있었다.
“야~ 이제 그만 집으로 가자!!”
“아~ 술빨 받는데 술판 깨네~”
“그래? 그럼 집에 맥주나 좀 사가지고 가서 TV나 멍때리면서 보다가 자~”
“그럴까요?”
다시 의기투합해서 대리기사님을 불러서 집으로 돌아왔다.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나는 맥주를 사러 편의점을 가고 그 애 먼저 집으로 들여보냈다.
돌아오는 길에 담배를 피우는데 갑자기 비가 조금 부슬부슬 오기 시작했다. 그 애를 본 그날 오후처럼…
서울서만 자랐던 나는 비오는 논두렁이 이렇게 미끄러울 줄은 몰랐다. 정말이지 몰랐다. 조심조심 가는데도 발이 푹푹 빠지는 것이었다. 그러다 거의 다 와서는 그 애를 업은 채로 미끄러져서 둘 다 논두렁에 빠진 것이다. 우는 그 애 손을 잡고 전빵에 들어서니
“오매~ 아가~ 어디 넘어졌냐잉”
“네~ 저희 씻을데 없을까요?”
“오매~ 일로~~”
전빵 뒤로 조그만 마당이랑 아주머니 사시는 조그만 방이 딸린 집이 붙어 있었다. 작두샘(펌프같이 생겨서 힘주어 몇 번 흔들면 물이 나왔다. 당시에는 이게 꾀 신기 했었다.)을 연신 퍼 올려서 대야에 물을 받아서 그 애를 씻겼다. 혹시 형수님께 혼날지도 몰라서 내 옷은 신경도 못 쓰고 그애 옷을 티가 안 나도록 씻기고 또 씻겼다.
나도 대충 흙을 털어내고 전빵으로 돌아오니 아주머니는
“느그 안춥냐잉~ 일로 온나~”
하시면서 그 애가 입고 있는 원피스를 벗기시더니 쭉쭉 짜서 탁탁 털더니 대충 너시고는 아주머니가 덮고 계시던 호랑이 담요 안으로 그 애를 끌어다 꼭 안아 주시면서 수건으로 그 애 머리를 말려주셨다.
아주머니가 너무 고마웠다. 나는 그대로 옷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채로 서 있었는데 아주머니가 수건을 주셔서 겨우 얼굴이랑 머리만 닦고는 아주머니께 바지에서 젖은 오백원짜리 지폐 두장을 꺼내
“과자 사러 왔어요~”
했다. 아주머니는
“아이고오~ 니 워디 애기냐?”
“저기 위에~ 과수원 바로 앞에…”
“이~ 서울서 동상 온다더니 니가 그집 새끼냐~잉. 아니 애기를 비오는디~ 참말로~ 아가 이거 하나만 주고 하나는 니 주머니에 다시 느라~”
하시더니 오백원만 받으시고는 큰 봉다리에 있는 과자 없는 과자 빵까지 넣어 주시고는
“얼렁 애기 데불고 집에 가서 옷 갈아입고 이거 묵으라~”
하면서 그 애 원피스를 다시 입혀 주셨다. 우리는 내가 처음 아버지 손을 잡고 왔던 그 길로 손을 꼭 붙잡고 내 달려 단박에 집으로 뛰었고 중간에 반대편 길을 지나면서 바보 같은 놈이라는 자조를 하면서 집에 왔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집 앞에서 담배를 하나 더 피웠다.
그날 집에 와서는 난 아버지께 잔소리를 들었고 큰 어머니께서는 우리 둘을 작은방에 이불 속으로 넣으시고는 옷을 가져다가 빨아 주셨다. 우리는 둘이 이불 속에서 킥킥 웃으면서 과자를 먹었다. 그러다가 스르륵 잠이 들었고, 깨어보니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다급하게 옆자리를 보니 그 애는 벌써 없었다. 아마 어제 밤에 사촌 형에게 업혀 제 집으로 갔을 것이다. 왠지 서운했다.
항상 시골에 오면 또래 친척이 없어 두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언제 집에 가나~ 하고 심심해 했었는데 그 애가 없어져 나이 차이가 7살이나 나는데도 그 애가 없어진 것이 아쉬웠고 인사도 없이 그렇게 되어 참 서운했었다.
담배를 끄고 집으로 들어갔다.
“야~ 어딧니?”
어디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화장실 문이 빼꼼히 열리면서
“아저씨 나 여깃는데…”
하는 것이었다. 샤워를 한 모양이다.
“술먹다가 왠 샤워~ 얼른 나와라”
하고는 소파에 앉아 사온 맥주와 안주를 꺼내놓고 내 방으로 가서 옷을 갈아 입었다.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어저씨”
“야~야~ 나 옷”
“어머~~”
하더니 바로 나간다. 입던 옷을 마저 입고 나가니
“미안~ 히히~”
“야 남자 방문을 벌컥벌컥 여냐~”
“누가 옷 갈아입을 줄 알았나아~”
“아무튼 맥주 먹자”
“근데 왜 이리 오래 걸렸어?”
“집 앞에서 담배 하나 피우고 들어오느라고… 그리구 편의점이 엎어지면 코 닿을데 있진 않거든?”
“아~”
TV를 보면서 조금 더 수다를 떨다가 보니 맥주도 떨어졌다. 뭐 일부러 많이 사오지 않고 조금만 사온 탓이지만…
“어? 술 없다 술줘~”
“야 이거 밖에 안 사왔어~ 그냥 이걸로 만족해라”
“에게? 남자가 쫌스럽긴 내가 사올께 편의점 어디?”
“야야~ 나 더 이상 못 먹겠어~”
“아저씨 늙어서 그래?”
“그래 그래~ 늙어서 그렇다”
“그럼 내가 좀 봐주지~”
하더니 벌러덩 눕는 것이다. 그것도 내 허벅지를 베개 삼아서…
“야 무거워~ 뭐하는 짓이야~”
“아 편해에~~”
하면서 내 허벅지를 두 팔로 감아 끌어 당겨 제 베개를 삼는 것이다. 순간 갈아입은 그 애의 티셔츠 사이로 가슴 골이 보이고 브래이지어도 살짝 보인다. 고개를 확 돌렸다.
‘정말 많이 컷구나~ 하긴 아가씨지~ 근데 얘는 삐적 말라서 왜 이렇게 가슴이 커?”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간다. 그 애가 눈치 챌까 화들짝 놀래서 TV로 눈을 돌려 집중해서 TV를 보았다. 재미없는 드라마~ 그 애는 재미있는지 말도 없이 TV만 본다. 느긋하게 소파에 기대니 스물스물 잠 서방이 오신다. 눈을 감고 있었는데 조금 졸았나 보다.
“아저씨 방에가서 자~”
하며 그 애가 흔들어 깨우는 것이다.
“아 귀찮아~ 걍 내비둬~ 알아서 들어갈께”
하고는 그대로 소파에 누웠다.
“아~ 정마알~”
하더니 내 팔을 일자로 펴더니 그걸 다시 또 베개 삼아 바로 내 앞에 옆으로 눕는다. 다시 나머지 내 팔을 둘러 지를 안게 하더니 다시 TV를 본다. 샴프 냄새가 좋다. 그 애 목 덜미가 희고 예쁘다.
“야 팔아퍼~”
“아 쫌 남자가~”
이러면서 다시 TV를 좀 보다가 잠이 들었다. 최대한 엉덩이를 소파에 가까이 해서 그녀와 떨어뜨려 놓았다. 샴프 냄새랑 그 애 목덜미 때문에 아랫도리에 다시 힘들 들어가려고 했기 때문이다.
잠깐 졸은 것 같다. 다시 깨어보니 TV는 케이블 방송에서 하는 영화를 하고 있고, 그 애를 보니 뒤 돌아서 나를 껴안고 자고 있는 것이다. 깜짝 놀랐다. 연인처럼 서로 안고 잠을 자고 있는 것이다. 왠지 어릴 때 생각이 났다.
그래서 팔에 힘을 주어 그 애를 꼭 안아 주었다.
갑자기 그 애가 눈을 뜨더니 양 팔을 들어 목을 감더니 가슴에 붙어 자다가 위로 쑥 올라와 입을 맞춘다.
정말 놀랐다. 갑자기 눈을 뜬 것도(아마 잠을 자고 있지는 않은 모양이다), 양 팔로 날 감아 온 것도, 또 입을 맞추는 것도…
멍하니 그냥 가만히 있는데 그 애의 혀가 이빨 사이로 들어온다. 내 혀를 타고 더 깊게 들어온다. 내 고개를 하늘로 보게 하더니 위에서 내 입술, 혀를 빨아들이고 있다.
맛있다.
입술도… 혀도… 맛있다. 샴프 냄새도 좋고 긴 생머리의 그 애 머리칼이 내 얼굴을 조금 간저럽히는 그 기분도 맛있다.
길고 길게 우리는 서로의 입술과 혀를 탐했다.
한참 지났을까?
“아저씨~”
하고 입을 연다.
“으… 응~~”
“나 아저씨가 너무 좋아~ 그 때 6살 이후로 계속 아저씨 너무 보고 싶었어~”
“으 응? 응~~”
“뭐가 응이야아~~”
하더니 내 입술을 꽉 깨문다. 아프다.
“아얏! 아니 그게 아니구~ 나도 너 너무 보고 싶었어~ 그 뒤로 시골집에 오지 않더라?”
“응~ 아빠랑 할아버지랑 싸워서~ 갈수가 없었어~”
“아~ 그랬구나~”
다시 입술을 덮어온다. 갑자기 일어나더니 저 입을 요량으로 가져온 티셔츠와 트레이닝 바지를 벗는다. 레이스가 달린 핑크 속옷!! 귀엽다.
“…”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말릴 수도 없었고, 더군다나 내가 벗길 수도 없었다.
그녀가 갑자기 내가 입은 트레이닝 바지를 확 하고 단번에 허벅지까지 내리는 것이다.
쪽팔린다. 이미 커져버린 분신이 꺼떡꺼떡 거리고 있다.
“히히”
조금 웃더니 그 애가 그걸 단번에 손에 힘을 꽉 주어 잡는다.
“헛”
외마디 신음이 나온다.
그녀는 그걸 잡고 몇 번 정도 위 아래로 흔들더니 입으로 가져간다. 나는 소파에 누워 있는 그 상태고 그녀는 바닥에 앉아 내 자지를 잡고 그걸 입으로 가져가고 있다.
아 꼴린다. 씨발 정말 꼴린다.
입으로 가져간 그녀는 입술을 내밀어 뽀뽀를 조금 해주고 혀를 내밀어 귀두를 돌려 애무한다. 왼손으로 잡은 그걸 다시 오른손으로 잡더니 뽀뽀와 혀 해무를 반복… 그러나 느낌은 다르다. 그녀가 왼손으로 불알을 잡아주며 조금 당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등이 꼿꼿해 지는 느낌이다. 그녀가 입에 한껏 물어온다. 손 바닥에 땀에 난다. 근친… 아 이런 씨발~
그 애는 정성스럽게 내 것을 빨아주고, 얼러주고, 놀래주고, 안심시켜 주었다.
그러다가 눈이 마주쳤다. 큰 눈망울, 얇지만 뚜렸한 이목구비… 순간 소녀시대 윤아랑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벌떡 일어나 그 애를 양 팔에 앉으니 그 애가 목을 감아 지탱 한다. 그대로 내 방으로 그 애를 데리고 가서 방문도 닫지 않은 채로 내 침대에 뉘었다. 그 애가 눈을 감는다.
그 애를 옆으로 뉘어 브레이지어 후크를 열고, 다시 정상으로 뉘어 그걸 몸에서 떼어 냈다. 바끄러운지 그 애가 팔을 엑스자로 틀어 자기 가슴을 최대한 가려보려 한다. 그렇지만 그렇게 가리기엔 그 애는 가슴이 크다.
양 손으로 그 애 팔목을 잡고 벌려 가슴을 잠깐 감상하고 얼굴을 낮춰 그 애 왼쪽 가슴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아~~ 앙~~~”
양 팔목을 놓고 내 양 손은 다시 그 애의 양 가슴을 주물렀다. 그러면서 번갈아 가면서 그 애 젖꼭지를 빨고 혀로 돌리고 애무를 했다. 신음소리… 부르르 떨림… 몸의 뒤틀림…
그 애가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우면서 아름답다.
입술로 그 애 목덜미 까지 올라가 그 애의 귀와 목 덜미에 큰 숨을 쉬었다. 부르르 떤다. 목을 움츠린다. 그 애 양 손이 내 어깨를 잡는다. 얼굴을 조금 떼었더니 아까 본 그 애 목덜미가 날 미치게 한다. 다시 입술로 그 애 목덜미를 맛본다. 혀를 길게 뻗어 그 애 목덜미 맛을 본다.
그리고는 입술로 가슴 골을 지나 배에 키스 했다. 천천히 그리고 간들간들… 그 애가 숨 가빠 하면서 몸을 경직시킨다. 더 몸을 내려 그 애 다리를 벌리고 그 애 둔덕까지 입술을 대고는 그대로 다리를 애무해 간다. 허벅지도, 무릎도, 종아리도 모두 맛있지만 각각 다른 맛이 난다. 다시 반대쪽 다리를 이번에는 발목부터 애무해 간다. 이번에는 좀 더 빨리 그렇게 그녀의 소중한 그곳으로 진격! 진격이다. 입술이 가까워 질수록 그 애는 다시 경직되어 간다.
키스~
부르르 떤다. 가볍게 그 곳 전체에 키스~ 점점 신음이 커지고 몸이 경직되고 떨려온다. 그리고는 드디어 그녀의 클리토리스에 10번 정도 깊게 키스를 하고 혀를 내어 맛을 보았다. 조금 봉긋해진다. 크진 않지만 작아서 어딘지 찾을 필요는 없다.
약하게… 점점 강하게… 그러다 다시 약하게… 점점 강하게 클리토리스를 애무했다. 그 애가 신음소리를 더 깊게 낸다.
“아~~ 앙~~ 응~~ 하악! 헛! 으으음~~~~”
일어서서 내 것을 보니 아직 팔팔하다. 그 애를 빨아먹어서 인지 힘이 더 나는 듯 하다. 오른손으로 잡고 그 애 위로 올랐다. 그 앤 눈을 감고 있다. 그 애 그곳에 자지를 가져다 대니 움찔움찔 한다. 눈을 떠 날 본다.
“아저씨~”
“왜?”
“넣어죠~”
넣었다. 조금 천천히 최대한 이 들어가는 느낌을 느끼기 위해 눈을 감고 목을 젖히고 그 애 안으로 들어간다. 최초의 삽입!! 그 들어가는 느낌!! 뭔가를 뚫고 지나가는 그 느낌!!
강렬하다. 얼굴을 내려 그 애를 보면서 넣으니 그 애가 한참 찡그리면서 좋은 듯이 아픈 듯이 알 수 없는 신음 소리를 낸다.
“아~ 응~ 흥~ 힉~”
다 들어갔다. 내 것이 그리 크지 않지만 최대한 공을 들여 넣느라 조금 시간을 들였다. 완전히 들어가고 나니 그 애가 눈을 떠서 나를 본다.
“아저씨~ 보고 싶었어~”
“나도~”
천천히 움직였다. 그렇지만 리듬은 타야 한다. 물은 적당하다. 리듬이 쉬웠는지 그 애도 그 리듬을 타기 시작한다. 신음 소리도 규칙적으로 나온다.
그렇게 그 애와 함께 춤을 추었다. 때로는 4박자 왈츠로… 때로는 라틴처럼 강하게~ 그렇게 여러 춤을 추었다. 시간에 쫓길 필요는 없다. 그저 춤을 추는 것이다.
딸랑딸랑~ 신데렐라가 12시의 종소리를 듣는 것처럼 내게도 그런 소리가 들린다. 이제 곧 무도회는 사라진다. 아쉽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런 아쉬움을 느낄 새는 없다. 점점 클라이막스로 치닫는다.
눈을 감았다. 저 멀리 파도가 일어난다. 조금씩 그 파도는 거세진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보일 거리에 파도가 일고 있고 누군가 그 곳에서 파도를 타고 있다. 점점 가까워져 간다. 그 서퍼는 다름아닌 초등학교 6학년의 나다. 순식간에 눈 앞으로 다가온다.
그녀 안에 토했다. 빼려고 했지만 눈을 감고 1분도 지나지 않아 파도가 와버린 탓이다. 아니 이건 변명이고… 그녀와 함께 가고 싶었다.
한쪽 귀에서 그녀가 계속 ‘아저씨’를 크게 외치고 있어 그녀도 곧 함께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나의 절정과 그녀의 끝이 함께 이기를 바랬다. 그리고 우리는 그 끝에서 서로를 붙잡고 있다.
다음날도 그 애와 함께 그 끝을 다녀왔고, 다음날도 다녀왔다. 그 다음날 그녀는 진한 키스를 남기고 다시 집과 직장으로 떠나 버렸다.
에필로그
그 애는 그 뒤 3년 정도 지나 시집을 가기 전까지 일년에 두어번 만나 함께 그 끝을 다녀왔고, 시집을 간 이후로는 그 애 남편이 일본에 일자리를 얻어 그 애를 볼 수는 없게 되었다.
함께 다녀왔던 그 끝에는 항상 전빵이 있었고 우리는 그 곳을 다녀온 뒤에는 항상 함께 과자를 먹었다.
더 어릴 적에 아버지를 따라 시골에서 놀다가 그만 피부병에 걸려 아버지가 어머니께 크게 욕을 먹고는 그 뒤로 처음 시골에 간 것이었다. 그때 그 피부병으로 꾀나 고생을 해서 그 뒤로는 나도 시골 가는 것이 두려운 일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제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였다) 6학년이면 꾀 자랐고 매일 형만 데리고 시골을 가는 것이 조금 질투가 나서 조르고 졸라 따라나선 것이었다.
큰 아버지와 큰 어머니는 아주 조그마할 때 보고는 처음 보는 것이어서 매우 반기셨다.
“아이고오~ 이게 누구여~~어~~”
”야가 막둥이당가?”
“예”
아버지는 연신 싱글벙글 이었고 시골에 꾀 많은 친척이 살고 있어 매우 환대를 받는 처지였다. 서울서 왔다고 다들 호들갑들을 떠셨다. 그 당시 서울서 아버지는 꾀 큰 성공을 거두셨고 시골에 많은 돈을 들여 형제 분들(아버지는 형제 분들이 많으시다)에게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실 때였다.
아버지가 차려준 식당을 하시는 큰 아버지의 첫째 아들(사촌 형님 이지만 나랑은 20살도 넘는 나이차가 난다)도 무뚝뚝하지만 아버지께 감사한 눈빛으로 반겼다. 팔에는 이제 6살이 된 딸아이를 안고 있었는데 예쁘장하게 생기고 꾀 부끄럼을 타 제 아버지를 꼭 안고 있었다.
“삼촌~ 야가 막둥이요잉?”
“그래~”
“아따 많이 커부럿소잉”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딸을 내려놓더니 대뜸 나에게
“니 전빵 아냐잉?”
“네?”
사람들은 그런 나를 보고 크게 웃었다.
“아따 서울 아가 전빵을 알것냐~ 아가~ 과자도 팔고, 사탕도 파는 덴디~”
“아 가게요?”
“아따 서울서는 가게라고 부르냐잉”
또 다시 사람들이 왁자지껄 웃으며 떠들었다, 사촌형은 나를 따로 불러 전빵 위치를 가르쳐 주면서 천원(당시 천원은 매우 큰 돈이었다. 짜장면이 한 그릇에 400원 하던 시절이었으니까)을 쥐어주면서
“낭중에 심심허믄 가서 까자 사묵어라잉”
하며 흐믓한 표정을 지어주셨다. 이제 돈의 소중함을 알아가던 나는 내심 큰 돈이 생겨 매우 기분이 좋아졌다. 웃는 나에게 6살배기 딸아이의 손을 쥐어주면서
“형아는 삼촌이랑 할 야그가 있응께 니는 애기랑 좀 놀아줘잉~”
하는 것이었다. 천원이나 주었는데 그게 문제랴~ 게다가 나는 형제 중에서도 막내라서 동생이 없어 낮설은 시골에서 예쁘장한 이 아이를 돌보는 것이 사명인양 크게 대답하고는 손을 잡고 바로 집을 나왔다.
“안녕~ 몇살이야?”
“…”
대답이 없다. 뭐 상관없다. 난 시골에 자주 오는 편도 아니었고 또 나보다 훨씬 어린애라 집 앞에 흐르는 개울가로 가서 이것 저것을 하면서 놀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 그 애가 내 앞에서 웃고 있다. 그 뒤로 꾀 많이 시골에 갔지만 여식이어서 그랬는지 그 뒤로 사촌 형은 그 앨 한번도 데리고 오지 않았었다. 사실 내심 많이 궁금했지만 그저 소식을 무심히 물어보고는 말았던 것 같다.
“아저씨 히히”
“응? 그래~ 내가 아저씨지~ 야 근데 내가 널 20년 만에 보는 거라서 그런지 막 못 대하겠네~”
“호호호~ 그니까요~ 나 어릴적에 아저씨가 나 업구 비 오는데 전빵에 가서 둘이 되게 웃겼는데~”
그래~ 그랬다. 그날은 오전에 비가 오지 않다가 오후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었다. 당시 시골에서는 비가 오면 길이 정말이지 질퍽질퍽 했었다.
“하하 그걸 기억하네에~ 너는 너무 어려서 기억 못 할 줄 알았더니~”
“어머~ 왜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데…”
오전에 실컷 놀고 다시 큰 아버님 댁에 들어가니 밥 때가 다 되어 다들 식사를 차리고 한켠에서는 어른들이 술을 드시면서 집안 이야기를 하시느라 정신이 없었다. 드디어 밥이 차려졌는데 나는 어렸지만 항렬이 높아(아버지께서 절 마흔이 넘어서 보셨지요 ㅠㅠ) 어른들과 식사를 했다. 자리도 어려울 뿐더러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 꾀 멀리 있어 도무지 밥 맛이 나질 않았다. 서울서 나고 자라서 그런지 영 시골 음식은 입에 안 맞는 것이다. 그건 지금까지 이어져 사실 지방에 내려가면 잘 식사를 하지 못한다.
“아따~ 아가 왜 밥을 먹다 마는겨?”
큰 어머니는 식사를 하시지 않으시고 계속 어른들의 식사 수발을 들고 계셨다.
“…”
어린 나는 맛이 없다는 말은 차마 못하고 그냥 고개를 떨구고 있었는데 아버지께서 이것저것 내가 좋아할 만한 반찬들을 옮겨 주시고는
“사나아가~ 쫌더 묵고 밥 맛 없으믄 일어나야~”
하시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는 얼른 밥을 떠 입에 넣고 아버지가 앞으로 밀어주신 반찬으로 조금 더 밥을 먹었다. 그나마 반 정도 먹은건 아버지가 반찬을 밀어 주셔서 이다. 나는 속으로
‘천원으로 조금 더 있다가 과자를 사먹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배부르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수저를 놓고 마루에서 밥을 먹는 그 애를 불러 나가서 놀자고 하니 밥을 더 먹였으면 하는 사촌형수님을 뿌리치고 얼른 따라 나왔다. 놀면서 꾀나 친해져서 이젠 나에게는 말도 잘하고, 오빠 오빠 하면서 절대 손을 놓지 않고 꼭 따라 붙었던 기억이다.
“하하하 그때 너랑 나랑 논뚜렁에 빠져서… 많이 혼났었는데… 기억나니?”
“그때 아저씨가 힘든데도 나 계속 업어서 집에 왔었죠?”
“어쭈 기억하네~?”
“그럼요~ 그때 비가 와서 여름이었지만 추웠었는데 아저씨 등이 어찌나 따뜻했었는지…”
“하하하~ 그랬어? 하긴 그때 좀 춥긴 추었지~”
“그럼요~ 오들오들 떨면서도 나 업어주느라고… 호호~ 그리고 집에 와서 아저씨는 감기 걸렸었죠? 나는 업혀 있어서 괜찮았었는데”
“이야~ 자세하게 잘 기억한다?”
놀다 보니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비가 와서 집에 뛰어 들어와 밖에 비 오는 걸 보고 있었다. 마당에 지렁이들이 꿈틀꿈틀~ 당시에는 비가 오면 마당에 지렁이 천지였다.
비 오는걸 한참이나 구경하는데 어찌나 심심하던지… 그때 배에서 꼬로록 소리가 들리고 밥을 먹다 말은 그 애도 날 빤히 쳐다 보았다.
“너 전빵 어딘지 알아?”
“잉~ 오빠”
“그럼 나랑 우산 쓰고 전빵 갈래?”
“와아~ 정말?”
“응~ 나 천원이나 있어~ 우리 과자 사먹으러 가자”
어른들께 잠시 나갔다가 온다고 하니 물가에는 절대 가지 말고 집 근처에 있으라는 당부를 듣고야 집을 나설 수 있었다. 한 손에 우산을 들고, 한 손은 그 애를 잡고 집을 나와 전빵을 향했다. 택시에서 내려 여기로 왔던 그 길이다.
“여기서 머니?”
고개를 저으면서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킨다.
“저쪽?”
“잉”
그 방향으로 길이 나 있어 그 방향으로 계속 가는데 중간에 길이 확 틀어져 있다. 그것도 반대로… 난감하다… 전빵은 저 쪽인데 길은 반대로 나 있다. 10걸음 정도 길을 따라 가다가 안되겠다 싶어 아이를 업었다.
“너 이리 와서 업혀”
“잉”
아이에게 우산을 들려주고
“우산 놓치면 안되~”
“잉”
꽉 잡으라는 다짐을 받고 당시 논을 가로질러 가려는 요량으로 아이를 업은 것이었다.
“아아~ 옛날 생각 난다… 그때 서울에서 온 오빠가 완전 멋있었는데…”
“야~ 꼬맹이가…”
“왜요오~ 6살은 그럼 안되나?”
둘은 보면서 크게 웃었다. 그 애는 벌써 25살이나 되어 간호사가 되어 있었고 서울에 볼일이 있어 우리집에서 며칠 기거를 하게 되었다. 부모님은 두 분 모두 일이 있어서 집에 계시지 않을 때였지만 서울에 사는 식구라고는 우리뿐이어서 나만 있는 집에 온 것이다. 내가 퇴근 하기를 집 앞에서 2시간도 넘게 기다려 얼른 집으로 들어가 커피를 한잔 만들어 먹으면서 꺼낸 이야기가 어릴 때에 전빵에 갔던 이야기로 서먹함을 없애는 중이었다.
왜냐하면 6살 그 기억 이후로 그 애를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 간호사라고?”
“네~ 이제 대학 졸업해서 신삥이죠 뭐”
“하하~ 아이고~ 나도 참~~ 그 꼬맹이가 이렇게 처녀가 되도록 나는 장가도 못가고 뭐했나 모르겠다아~”
“꼬맹이라니~ 우린 이제 같이 늙어가는 처지 라고요~”
“어쭈 야~ 내가 너 업고 다녔었어~ 어디서~”
농을 주고 받는 사이 커피도 다 마시고 배도 고파왔다.
“그런데 배 고프지 않아?”
“아까부터 배고팟거든요?”
“근데 너 사투리 이제 안 쓴다?”
“어머~ 전 원래 안 ㎞킵?”
“그래? 아무튼 근데 집에 아무도 없어서 밥도 없는데 뭐 시켜 먹을까 나가서 먹을래? 뭐 좋아하니?”
“음… 20년 만에 만났는데 맛있는거 사주겠죠?”
“그래~ 맛있구 싼걸루 먹자~ 뭐 좋아해?”
“회요”
“회?”
“네 회!!”
그래도 서울까지 와서 동네 그저 그런 횟집을 갈수는 없었다.
“그럼 맛있는데 갈려면 집 근처는 아닌데~ 아무튼 나가자”
그 애를 데리고 집을 나와 문을 잠그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니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 애가 웃고 있다. 어릴 적에도 참 예쁘게 생긴 아이라고 생각 했었지만 크고 나니 훨씬 더 예뻐졌다.
“크으~ 넌 어릴때가 진짜 이뻣는데 말야~”
“어머~ 왜 이러세요~ 저 병원에서 엄~~청 인기 많아요~ 의사들도 데쉬하고~”
“그래? 시골이라서 인물이 없나보지~”
“어머 어머 시골이라니요~ 엄연히 광역신데~”
서로 농을 주고 받으면서 차를 몰고 자주 가는 로바다야끼를 갔다. 이 집은 좀 비싸긴 해도 쓰끼다시도 많이 나올 뿐더러 양은 적고 맛있게 가지 수가 많이 나와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물론 메인 요리인 회도 주방장님이 직접 생선을 공수해 맛도 일품이었다.
“우와~ 나 이런데 첨와봐~ 여긴 뭐 하는 데에요?”
“회 파는데”
“그냥 횟집?”
“아니 로바다야끼라고 일식집 비슷한 데야~”
“아~”
두 명이 앉도록 준비된 문 없는 방에 나란히 앉아서 음식을 먹었다. 맛있다고 연신 감탄사를 내면서 먹는 그 애가 보기에 참 좋았다.
“와~ 아저씨 돈 잘 버나 보다~ 이런데도 막 다니구~”
사장님과 주방장님이 오셔서 아는 척을 하셔서 그런지 이상한 오해를 하고 있다.
“별로 안 비싸~ 그리고 귀한 손님 오셨는데 귀한 음식 대접해야 나중에 XX형님께 안 혼나지~ 아참!! 근데 내가 너무 늦게 물어본다. 형님하고 형수님은 어떠셔?”
갑자기 기운이 다운된다. 고개를 푹 숙이고는 젖가락을 꽉 쥔다. 왠지 물어보지 말걸… 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똑 같아요~”
말을 하고는 나온 음식만 다시 먹는다.
“야야~ 체해~ 천천히 먹어~”
“아 근데 회 먹으면서는 쏘주를 해야 하는데~”
“너 술도 먹어?”
“아따 이가네 집 자손이 술 못먹으면 그게 이가당가~”
“오호~ 너도 이가라 이거지? 사장님 여기 처음처럼이요~”
20년 동안 보지 않고 살다가 만났지만 20년 전에 딱 한번 보았을 뿐인데도 낯설지가 않다. 성격이 잘 맞는 것인가? 아니면 그 전부터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가? 호감? 그래~ 난 당시 시골에 가면 조용하고 말수 없는 아이로 통했었는데 이 아이랑은 참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 듣기로는 이 애도 꾀나 부끄럼을 타는 성격이라 조용히 제 아버지의 옷자락만 잡고 도통 말이 없었다고 했다. 그런 두 아이가 조잘조잘 떠들면서 함께 노는 모습이 어른들은 신기했었나 보다.
“아!저!씨!! 무슨 생각 해요오~ 나 심심하게~”
“응? 아~ 갑자기 어릴 때 그날이 다시 생각나서… 너도 나도 참 시골가면 재미 없었는데… 그날은 재미있었던 것 같아~”
“음홧홧홧~ 내가 놀아줘서 그렇지~~이~~”
“야 꼬맹이 데리고 놀아준 사람은 나거든?”
크게 서로 웃고는 다시 서먹해 진다. 화재를 빨리 돌리는 것이 상책!!
“그래~ 남자친구는 있고?”
“윽~ 내 유일한 약점을~~”
“없어?”
“응~”
“너 왜 아저씨한테 반말해~”
“아 거 쫌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아무튼 왜 없냐? 이쁘게 생겨가지구?”
“몰라요~ 아저씨 같은 사람이면 좋겠는데 시골 촌구석이라 그런 놈이 없네~”
“눈은 높아가지구~”
“어머~ 비행기 쫌 태워주니까 뵈는게 없나~”
역시 남자든 여자든 어리든 나이가 많든 공통의 관심사는 별반 다르지 않다.
뭐 이렇게 회를 먹으면서 꾀나 술을 마셨다. 그 애는 꾀나 마신 것 같았지만 조금의 흐트러짐이나 취기 없이 말짱했다. 나만 좀 취해서 쉰 소리를 해대고 있었다.
“야~ 이제 그만 집으로 가자!!”
“아~ 술빨 받는데 술판 깨네~”
“그래? 그럼 집에 맥주나 좀 사가지고 가서 TV나 멍때리면서 보다가 자~”
“그럴까요?”
다시 의기투합해서 대리기사님을 불러서 집으로 돌아왔다.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나는 맥주를 사러 편의점을 가고 그 애 먼저 집으로 들여보냈다.
돌아오는 길에 담배를 피우는데 갑자기 비가 조금 부슬부슬 오기 시작했다. 그 애를 본 그날 오후처럼…
서울서만 자랐던 나는 비오는 논두렁이 이렇게 미끄러울 줄은 몰랐다. 정말이지 몰랐다. 조심조심 가는데도 발이 푹푹 빠지는 것이었다. 그러다 거의 다 와서는 그 애를 업은 채로 미끄러져서 둘 다 논두렁에 빠진 것이다. 우는 그 애 손을 잡고 전빵에 들어서니
“오매~ 아가~ 어디 넘어졌냐잉”
“네~ 저희 씻을데 없을까요?”
“오매~ 일로~~”
전빵 뒤로 조그만 마당이랑 아주머니 사시는 조그만 방이 딸린 집이 붙어 있었다. 작두샘(펌프같이 생겨서 힘주어 몇 번 흔들면 물이 나왔다. 당시에는 이게 꾀 신기 했었다.)을 연신 퍼 올려서 대야에 물을 받아서 그 애를 씻겼다. 혹시 형수님께 혼날지도 몰라서 내 옷은 신경도 못 쓰고 그애 옷을 티가 안 나도록 씻기고 또 씻겼다.
나도 대충 흙을 털어내고 전빵으로 돌아오니 아주머니는
“느그 안춥냐잉~ 일로 온나~”
하시면서 그 애가 입고 있는 원피스를 벗기시더니 쭉쭉 짜서 탁탁 털더니 대충 너시고는 아주머니가 덮고 계시던 호랑이 담요 안으로 그 애를 끌어다 꼭 안아 주시면서 수건으로 그 애 머리를 말려주셨다.
아주머니가 너무 고마웠다. 나는 그대로 옷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채로 서 있었는데 아주머니가 수건을 주셔서 겨우 얼굴이랑 머리만 닦고는 아주머니께 바지에서 젖은 오백원짜리 지폐 두장을 꺼내
“과자 사러 왔어요~”
했다. 아주머니는
“아이고오~ 니 워디 애기냐?”
“저기 위에~ 과수원 바로 앞에…”
“이~ 서울서 동상 온다더니 니가 그집 새끼냐~잉. 아니 애기를 비오는디~ 참말로~ 아가 이거 하나만 주고 하나는 니 주머니에 다시 느라~”
하시더니 오백원만 받으시고는 큰 봉다리에 있는 과자 없는 과자 빵까지 넣어 주시고는
“얼렁 애기 데불고 집에 가서 옷 갈아입고 이거 묵으라~”
하면서 그 애 원피스를 다시 입혀 주셨다. 우리는 내가 처음 아버지 손을 잡고 왔던 그 길로 손을 꼭 붙잡고 내 달려 단박에 집으로 뛰었고 중간에 반대편 길을 지나면서 바보 같은 놈이라는 자조를 하면서 집에 왔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집 앞에서 담배를 하나 더 피웠다.
그날 집에 와서는 난 아버지께 잔소리를 들었고 큰 어머니께서는 우리 둘을 작은방에 이불 속으로 넣으시고는 옷을 가져다가 빨아 주셨다. 우리는 둘이 이불 속에서 킥킥 웃으면서 과자를 먹었다. 그러다가 스르륵 잠이 들었고, 깨어보니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다급하게 옆자리를 보니 그 애는 벌써 없었다. 아마 어제 밤에 사촌 형에게 업혀 제 집으로 갔을 것이다. 왠지 서운했다.
항상 시골에 오면 또래 친척이 없어 두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언제 집에 가나~ 하고 심심해 했었는데 그 애가 없어져 나이 차이가 7살이나 나는데도 그 애가 없어진 것이 아쉬웠고 인사도 없이 그렇게 되어 참 서운했었다.
담배를 끄고 집으로 들어갔다.
“야~ 어딧니?”
어디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화장실 문이 빼꼼히 열리면서
“아저씨 나 여깃는데…”
하는 것이었다. 샤워를 한 모양이다.
“술먹다가 왠 샤워~ 얼른 나와라”
하고는 소파에 앉아 사온 맥주와 안주를 꺼내놓고 내 방으로 가서 옷을 갈아 입었다.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어저씨”
“야~야~ 나 옷”
“어머~~”
하더니 바로 나간다. 입던 옷을 마저 입고 나가니
“미안~ 히히~”
“야 남자 방문을 벌컥벌컥 여냐~”
“누가 옷 갈아입을 줄 알았나아~”
“아무튼 맥주 먹자”
“근데 왜 이리 오래 걸렸어?”
“집 앞에서 담배 하나 피우고 들어오느라고… 그리구 편의점이 엎어지면 코 닿을데 있진 않거든?”
“아~”
TV를 보면서 조금 더 수다를 떨다가 보니 맥주도 떨어졌다. 뭐 일부러 많이 사오지 않고 조금만 사온 탓이지만…
“어? 술 없다 술줘~”
“야 이거 밖에 안 사왔어~ 그냥 이걸로 만족해라”
“에게? 남자가 쫌스럽긴 내가 사올께 편의점 어디?”
“야야~ 나 더 이상 못 먹겠어~”
“아저씨 늙어서 그래?”
“그래 그래~ 늙어서 그렇다”
“그럼 내가 좀 봐주지~”
하더니 벌러덩 눕는 것이다. 그것도 내 허벅지를 베개 삼아서…
“야 무거워~ 뭐하는 짓이야~”
“아 편해에~~”
하면서 내 허벅지를 두 팔로 감아 끌어 당겨 제 베개를 삼는 것이다. 순간 갈아입은 그 애의 티셔츠 사이로 가슴 골이 보이고 브래이지어도 살짝 보인다. 고개를 확 돌렸다.
‘정말 많이 컷구나~ 하긴 아가씨지~ 근데 얘는 삐적 말라서 왜 이렇게 가슴이 커?”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간다. 그 애가 눈치 챌까 화들짝 놀래서 TV로 눈을 돌려 집중해서 TV를 보았다. 재미없는 드라마~ 그 애는 재미있는지 말도 없이 TV만 본다. 느긋하게 소파에 기대니 스물스물 잠 서방이 오신다. 눈을 감고 있었는데 조금 졸았나 보다.
“아저씨 방에가서 자~”
하며 그 애가 흔들어 깨우는 것이다.
“아 귀찮아~ 걍 내비둬~ 알아서 들어갈께”
하고는 그대로 소파에 누웠다.
“아~ 정마알~”
하더니 내 팔을 일자로 펴더니 그걸 다시 또 베개 삼아 바로 내 앞에 옆으로 눕는다. 다시 나머지 내 팔을 둘러 지를 안게 하더니 다시 TV를 본다. 샴프 냄새가 좋다. 그 애 목 덜미가 희고 예쁘다.
“야 팔아퍼~”
“아 쫌 남자가~”
이러면서 다시 TV를 좀 보다가 잠이 들었다. 최대한 엉덩이를 소파에 가까이 해서 그녀와 떨어뜨려 놓았다. 샴프 냄새랑 그 애 목덜미 때문에 아랫도리에 다시 힘들 들어가려고 했기 때문이다.
잠깐 졸은 것 같다. 다시 깨어보니 TV는 케이블 방송에서 하는 영화를 하고 있고, 그 애를 보니 뒤 돌아서 나를 껴안고 자고 있는 것이다. 깜짝 놀랐다. 연인처럼 서로 안고 잠을 자고 있는 것이다. 왠지 어릴 때 생각이 났다.
그래서 팔에 힘을 주어 그 애를 꼭 안아 주었다.
갑자기 그 애가 눈을 뜨더니 양 팔을 들어 목을 감더니 가슴에 붙어 자다가 위로 쑥 올라와 입을 맞춘다.
정말 놀랐다. 갑자기 눈을 뜬 것도(아마 잠을 자고 있지는 않은 모양이다), 양 팔로 날 감아 온 것도, 또 입을 맞추는 것도…
멍하니 그냥 가만히 있는데 그 애의 혀가 이빨 사이로 들어온다. 내 혀를 타고 더 깊게 들어온다. 내 고개를 하늘로 보게 하더니 위에서 내 입술, 혀를 빨아들이고 있다.
맛있다.
입술도… 혀도… 맛있다. 샴프 냄새도 좋고 긴 생머리의 그 애 머리칼이 내 얼굴을 조금 간저럽히는 그 기분도 맛있다.
길고 길게 우리는 서로의 입술과 혀를 탐했다.
한참 지났을까?
“아저씨~”
하고 입을 연다.
“으… 응~~”
“나 아저씨가 너무 좋아~ 그 때 6살 이후로 계속 아저씨 너무 보고 싶었어~”
“으 응? 응~~”
“뭐가 응이야아~~”
하더니 내 입술을 꽉 깨문다. 아프다.
“아얏! 아니 그게 아니구~ 나도 너 너무 보고 싶었어~ 그 뒤로 시골집에 오지 않더라?”
“응~ 아빠랑 할아버지랑 싸워서~ 갈수가 없었어~”
“아~ 그랬구나~”
다시 입술을 덮어온다. 갑자기 일어나더니 저 입을 요량으로 가져온 티셔츠와 트레이닝 바지를 벗는다. 레이스가 달린 핑크 속옷!! 귀엽다.
“…”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말릴 수도 없었고, 더군다나 내가 벗길 수도 없었다.
그녀가 갑자기 내가 입은 트레이닝 바지를 확 하고 단번에 허벅지까지 내리는 것이다.
쪽팔린다. 이미 커져버린 분신이 꺼떡꺼떡 거리고 있다.
“히히”
조금 웃더니 그 애가 그걸 단번에 손에 힘을 꽉 주어 잡는다.
“헛”
외마디 신음이 나온다.
그녀는 그걸 잡고 몇 번 정도 위 아래로 흔들더니 입으로 가져간다. 나는 소파에 누워 있는 그 상태고 그녀는 바닥에 앉아 내 자지를 잡고 그걸 입으로 가져가고 있다.
아 꼴린다. 씨발 정말 꼴린다.
입으로 가져간 그녀는 입술을 내밀어 뽀뽀를 조금 해주고 혀를 내밀어 귀두를 돌려 애무한다. 왼손으로 잡은 그걸 다시 오른손으로 잡더니 뽀뽀와 혀 해무를 반복… 그러나 느낌은 다르다. 그녀가 왼손으로 불알을 잡아주며 조금 당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등이 꼿꼿해 지는 느낌이다. 그녀가 입에 한껏 물어온다. 손 바닥에 땀에 난다. 근친… 아 이런 씨발~
그 애는 정성스럽게 내 것을 빨아주고, 얼러주고, 놀래주고, 안심시켜 주었다.
그러다가 눈이 마주쳤다. 큰 눈망울, 얇지만 뚜렸한 이목구비… 순간 소녀시대 윤아랑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벌떡 일어나 그 애를 양 팔에 앉으니 그 애가 목을 감아 지탱 한다. 그대로 내 방으로 그 애를 데리고 가서 방문도 닫지 않은 채로 내 침대에 뉘었다. 그 애가 눈을 감는다.
그 애를 옆으로 뉘어 브레이지어 후크를 열고, 다시 정상으로 뉘어 그걸 몸에서 떼어 냈다. 바끄러운지 그 애가 팔을 엑스자로 틀어 자기 가슴을 최대한 가려보려 한다. 그렇지만 그렇게 가리기엔 그 애는 가슴이 크다.
양 손으로 그 애 팔목을 잡고 벌려 가슴을 잠깐 감상하고 얼굴을 낮춰 그 애 왼쪽 가슴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아~~ 앙~~~”
양 팔목을 놓고 내 양 손은 다시 그 애의 양 가슴을 주물렀다. 그러면서 번갈아 가면서 그 애 젖꼭지를 빨고 혀로 돌리고 애무를 했다. 신음소리… 부르르 떨림… 몸의 뒤틀림…
그 애가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우면서 아름답다.
입술로 그 애 목덜미 까지 올라가 그 애의 귀와 목 덜미에 큰 숨을 쉬었다. 부르르 떤다. 목을 움츠린다. 그 애 양 손이 내 어깨를 잡는다. 얼굴을 조금 떼었더니 아까 본 그 애 목덜미가 날 미치게 한다. 다시 입술로 그 애 목덜미를 맛본다. 혀를 길게 뻗어 그 애 목덜미 맛을 본다.
그리고는 입술로 가슴 골을 지나 배에 키스 했다. 천천히 그리고 간들간들… 그 애가 숨 가빠 하면서 몸을 경직시킨다. 더 몸을 내려 그 애 다리를 벌리고 그 애 둔덕까지 입술을 대고는 그대로 다리를 애무해 간다. 허벅지도, 무릎도, 종아리도 모두 맛있지만 각각 다른 맛이 난다. 다시 반대쪽 다리를 이번에는 발목부터 애무해 간다. 이번에는 좀 더 빨리 그렇게 그녀의 소중한 그곳으로 진격! 진격이다. 입술이 가까워 질수록 그 애는 다시 경직되어 간다.
키스~
부르르 떤다. 가볍게 그 곳 전체에 키스~ 점점 신음이 커지고 몸이 경직되고 떨려온다. 그리고는 드디어 그녀의 클리토리스에 10번 정도 깊게 키스를 하고 혀를 내어 맛을 보았다. 조금 봉긋해진다. 크진 않지만 작아서 어딘지 찾을 필요는 없다.
약하게… 점점 강하게… 그러다 다시 약하게… 점점 강하게 클리토리스를 애무했다. 그 애가 신음소리를 더 깊게 낸다.
“아~~ 앙~~ 응~~ 하악! 헛! 으으음~~~~”
일어서서 내 것을 보니 아직 팔팔하다. 그 애를 빨아먹어서 인지 힘이 더 나는 듯 하다. 오른손으로 잡고 그 애 위로 올랐다. 그 앤 눈을 감고 있다. 그 애 그곳에 자지를 가져다 대니 움찔움찔 한다. 눈을 떠 날 본다.
“아저씨~”
“왜?”
“넣어죠~”
넣었다. 조금 천천히 최대한 이 들어가는 느낌을 느끼기 위해 눈을 감고 목을 젖히고 그 애 안으로 들어간다. 최초의 삽입!! 그 들어가는 느낌!! 뭔가를 뚫고 지나가는 그 느낌!!
강렬하다. 얼굴을 내려 그 애를 보면서 넣으니 그 애가 한참 찡그리면서 좋은 듯이 아픈 듯이 알 수 없는 신음 소리를 낸다.
“아~ 응~ 흥~ 힉~”
다 들어갔다. 내 것이 그리 크지 않지만 최대한 공을 들여 넣느라 조금 시간을 들였다. 완전히 들어가고 나니 그 애가 눈을 떠서 나를 본다.
“아저씨~ 보고 싶었어~”
“나도~”
천천히 움직였다. 그렇지만 리듬은 타야 한다. 물은 적당하다. 리듬이 쉬웠는지 그 애도 그 리듬을 타기 시작한다. 신음 소리도 규칙적으로 나온다.
그렇게 그 애와 함께 춤을 추었다. 때로는 4박자 왈츠로… 때로는 라틴처럼 강하게~ 그렇게 여러 춤을 추었다. 시간에 쫓길 필요는 없다. 그저 춤을 추는 것이다.
딸랑딸랑~ 신데렐라가 12시의 종소리를 듣는 것처럼 내게도 그런 소리가 들린다. 이제 곧 무도회는 사라진다. 아쉽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런 아쉬움을 느낄 새는 없다. 점점 클라이막스로 치닫는다.
눈을 감았다. 저 멀리 파도가 일어난다. 조금씩 그 파도는 거세진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보일 거리에 파도가 일고 있고 누군가 그 곳에서 파도를 타고 있다. 점점 가까워져 간다. 그 서퍼는 다름아닌 초등학교 6학년의 나다. 순식간에 눈 앞으로 다가온다.
그녀 안에 토했다. 빼려고 했지만 눈을 감고 1분도 지나지 않아 파도가 와버린 탓이다. 아니 이건 변명이고… 그녀와 함께 가고 싶었다.
한쪽 귀에서 그녀가 계속 ‘아저씨’를 크게 외치고 있어 그녀도 곧 함께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나의 절정과 그녀의 끝이 함께 이기를 바랬다. 그리고 우리는 그 끝에서 서로를 붙잡고 있다.
다음날도 그 애와 함께 그 끝을 다녀왔고, 다음날도 다녀왔다. 그 다음날 그녀는 진한 키스를 남기고 다시 집과 직장으로 떠나 버렸다.
에필로그
그 애는 그 뒤 3년 정도 지나 시집을 가기 전까지 일년에 두어번 만나 함께 그 끝을 다녀왔고, 시집을 간 이후로는 그 애 남편이 일본에 일자리를 얻어 그 애를 볼 수는 없게 되었다.
함께 다녀왔던 그 끝에는 항상 전빵이 있었고 우리는 그 곳을 다녀온 뒤에는 항상 함께 과자를 먹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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