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복도에 앉아 있는 정인은 상심과 아픔에 휩싸여 한없이 울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차마 보고 싶지 않았다.
나에게는 어렸을 적 아주 소박한 꿈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를 일찍 여위고 아버지와 살다보니...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싶었다. 그리고 정말 자랑스럽고 아무 힘도 없는 아주 평범한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되고 싶은 거였다. 모든 아이들은 대통령이나 과학자, 판검사를 꿈꾼다. 하지만 난 달랐다.
난 그저 아주 지극히 평범한 아버지가 되고 싶었을 뿐....
정인이가 울고 있다 울음을 멈추고 나에게 다가와 내가 누워 있는 침대로 다가왔다. 그리고 말없이 내손을
잡아주었다. 따뜻하고 포근하고.. 엄마 같았다.
"아파?"
"아니."
"말해. 아프면."
"안아파."
정인이는 내가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더 안스러워졌을까.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는 나는
절망 그 자체 였다. 갑자기 속이 매스껍기 시작했다. 머리가 또 아파올라는 모양이다.
담당 주치의가 다가왔다. 울고 있는 정인이를 쳐다본다.
"다음주 정도에 수술 날짜를 잡았습니다. 왼쪽 뇌를 절제 해야 하는데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 합니다."
"왼쪽을요?"
"네 좌뇌에 자라고 있는 악성종양이 이제 곧 기억력부분까지 침범 할 겁니다. 그전에 치료를 해봐야죠."
"죽는건 아니였나요?"
의사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면 나에게 대답했다.
"종양걸렸다고 다 죽는건 아닙니다. 죽는 이유는 합병증인 경우가 제일 많고 다음으로 수술 도중입니다."
정인이가 놀라 의사에게 물었다.
"수술하다가도 죽나요?"
"환자가 수술도중 뇌 기능을 잃어 사망하는 경우도 있고 그 외에 발작이라든가 뭐 많은 경우가 있습니다.
신체중에 가장 중요한 뇌를 수술하는 것이기에 민감한 사항이죠."
나는 내 머리가 반쪽이 된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 제가 수술을 받고 나서 다시 정상적으로 살수 있나요?"
"재활치료 잘받으시고 저희들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만 다른것은 악성이시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이점 역시 환자분이나 보호자 분께서도 아셔야 하는 점입니다."
"그럼 제가 죽을 수 있을 확률이...."
"악성이십니다. 생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흑흑흑...."
정인이가 구슬피 울기 시작했다. 나또한 눈물이 흐를 것 같아 얼굴을 감쌌다.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악성 뇌종양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전이성 뇌종양이고 이는 환자의 연령, 신경학적인 상태, 원발암의 상태,
뇌 이외의 다른 부위에의 전이 유무 등에 따라서 생존 기간이 다릅니다. 그리고 다형성 교모세포종의 경우에는
수술 및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을 시행하면 2년생존률이 12% 가량 됩니다."
의사의 말은 내가 죽는다는 사망선고와 같았다. 모든게 허무해지기 시작했다. 죽고 싶을 만큼...
"저는 방사선으로는 안되나요?"
"불행히도 환자께서는... 힘들것 같습니다. 일단 수술을 해봐야 할것 같습니다."
의사가 상황을 전하고 내가 있는 침대에서 멀리간다. 나와 정인이를 놔두고... 이쯤되면 어찌 해야 할지 몰랐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정인이가 있는 침대 옆을 봤다. 없다. 어디갔지....?
"화장실에 갔나?"
혼자 화장실에 갔을 거란 생각에 10분 20분을 기다렸다. 나타나질 않았다. 불안한 기운이 엄습했다.
"또 떠난건가... 날 버리고... 오빠이기전에 사랑했던 남자인데..."
인정해야 했다. 나같은 버러지가 왜 그녀에게 더 미련을 갖고 떠나지 못하게 해야 하는 것인가...
그렇게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나는 허무한 생각에 아무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눈을 감았다.
어렷을 적 내가 살던 동네와 친구들... 그리고 살아온 모든 것들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추억이다....
눈을 떴다. 복도가 보이고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나는 이제 이런 그림을 볼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거늘..
복도에서 눈에 많이 익은 아이가 해맑게 달려오고 있었다. 그 뒤에는 정인이가 있었다.
달려오던 아이는 내 침대 옆에 서서 나를 물끄덤이 쳐다본다. 나와 눈이 마주치고 나는 감격의 눈물이
쏟아 졌다.
"혜린아...."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 할 수 없어 한손으로 내 입을 가렸다. 흐느끼는 소리가 들릴까 두려웠다.
"엄마, 이 아저씨가 아빠야?"
혜린이가 나보고 아빠라고... 아빠라고 말한다. 너무 가슴아픈 순간이였다.
"응. 혜린이를 엄마 뱃속에 만들어준 혜린이 아빠야..."
정인이도 같이 흐느끼며 어린 혜린이에게 내가 아빠라고 가르쳐주고 있다.
"아빠."
혜린이의 말에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눈물이 왈칵 쏟아 졌다.
"이리와..."
누워 있는 나에게 안기는 혜린이의 향기는 참으로 좋았다. 영원히 책임져야 하는 내 핏줄이였다.
정인이를 봐라보았다. 그리고 그 뒤에는 아버지가 서계셨다.
"아버지..."
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못하시고 나에게 천천히 다가오셨다. 그리고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셨다.
"이녀석아.... 말좀하지 그랬어..."
"아버지..."
그렇게 부자가 눈물바다가 되었다. 온 가족이 슬픔에 잠겼다. 슬픈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다.
일주일이 벌써 지나갔다. 섬광처럼...
병원 베란다에 바람을 쐬로 정인이가 끄는 휠체어를 탔다. 혜린이는 아직 아무것도 몰랐다. 어린 아이가
이런 죽음의 현실을 이해하긴 어려웠으니까.
"혼자 힘들었겠네."
"..........."
"퇴원하고 혜린이랑 같이 놀이동산 가자. 솜사탕도 먹고 놀이기구도 타고..."
"응."
12월의 베란다는 참 추웠다. 하지만 하늘에서 눈이 내릴 듯 꾸부정한 날씨가 보기는 좋았다.
정인이가 내 목에 있던 목도리를 잘 다스려 준다. 혹시라도 추울까봐...
"그만 들어갈까?"
내 목도리를 잡고 있던 정인이의 손을 잡았다.
"나 무서워."
"기죽지마."
"내일... 내일 수술실에서 못나오면..."
"됐어. 그런말 하지마."
"못나오면... 재혼해."
"우리 결혼도 안했는데?"
그녀의 눈에는 닭똥같은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미안해... 사랑해..."
"나도...."
다음날... 수술실로 향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사전에 나를 추수린다.
그리고 수술실로 가는 배드로 이동해서 누웠다. 정인이와 아버지만이 내 옆을 지켜주었다.
"아버지."
"기도하마. 돌아올꺼야 넌."
"죄송해요. 효도하지 못해서..."
"이 애비가.. 너랑 정인이에게 못될 짓을 해서.. 더 미안하다."
"사랑해요."
아버지와 짧은 인사를 나누고 정인이가 내 옆으로 다가 왔다. 창백한 얼굴로 내손을 잡아 주었다.
"나랑 어제 약속한거 기억나?"
"뭐?"
"당신 퇴원하고... 혜린이랑 놀러 가자고 했던거."
"응."
나는 미소를 머금었다.
"꼭 약속 지켜."
"세상이 우릴 인정하지 않겠지만... 난 당신만 사랑해."
"고마워...."
간호사들이 이제 수술실로 들어가야 한다며 정인이를 때어 놓았다. 나는 침대에 누워서 그들을 쳐다 보고
있었다. 그때 정인이의 입모양이 내 두눈에 보였다.
"라져가을망히...."
나는 그녀의 마직막 말을 생각하며 수술실로 들어갔다. 수술실 문이 닫히고 나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생각으로 계속 외치는 말이 있었다. 라져가을망히.....
2개월 후....
정인이는 아침부터 부산을 떨어야 했다. 설거지를 하고 짐을 쌌다. 혜린이와 함께 옷을 입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피크닉을 가는 모습이였다.
"엄마, 우리 언제가?"
"응, 잠시만 기달려. 이제 곧 아빠 보로 가자."
그때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딩동~ 딩동~
"할아버지 오셨나보다. 나가자."
혜린이가 웃으면서 현관문을 열었다.
"할아버지."
"어이구. 내새끼 왜 이렇게 이쁠까. 하하하하."
"오셨어요."
"응. 그래 준비는 다 됐니?"
"네."
"그래, 가자."
우린 도현씨 아버지... 그러니까 내 친아버지의 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날씨가 너무 화창하고 밝았다. 이제 곧있으면 봄이 오려나보다. 마음도 포근했고 내 옆에 있는 혜린이가
그날 따라 더 귀여워 보였다.
차가 멈추고 나는 차 문을 열었다. 그리고 혜린이를 내리게 하고 넓은 강을 쳐다봤다.
그이가 죽은지 오늘이 49일. 오늘도 그이는 내가 오늘지 알고 맑은 하늘을 선물해주었나보다.
비록 나와의 마지막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그래도 도현씨를... 내 오빠를... 평생 사랑할 듯 하다.
"오빠, 저왔어요. 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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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휴... 힘들게 달려온 시간이였습니다. 제 다섯번째 작품이 이렇게 끝을 보게 되었습니다. 구상을 하는 동안
많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야설적이지 않고 뭔가 남길 수 있는 작품을 집필 하고 싶었습니다.
연재 하는 동안 질타와 비난도 몇몇분들에게 받았지만 소설이란 점을 착암해주시여 많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되어 집니다. 이제 저도 좀 휴식을 취하고 내년, 신작으로 여러분들께 다시 찾아 뵐께요.
그동안 내사랑 내곁에를 사랑해 주신 모든 독자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나에게는 어렸을 적 아주 소박한 꿈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를 일찍 여위고 아버지와 살다보니...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싶었다. 그리고 정말 자랑스럽고 아무 힘도 없는 아주 평범한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되고 싶은 거였다. 모든 아이들은 대통령이나 과학자, 판검사를 꿈꾼다. 하지만 난 달랐다.
난 그저 아주 지극히 평범한 아버지가 되고 싶었을 뿐....
정인이가 울고 있다 울음을 멈추고 나에게 다가와 내가 누워 있는 침대로 다가왔다. 그리고 말없이 내손을
잡아주었다. 따뜻하고 포근하고.. 엄마 같았다.
"아파?"
"아니."
"말해. 아프면."
"안아파."
정인이는 내가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더 안스러워졌을까.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는 나는
절망 그 자체 였다. 갑자기 속이 매스껍기 시작했다. 머리가 또 아파올라는 모양이다.
담당 주치의가 다가왔다. 울고 있는 정인이를 쳐다본다.
"다음주 정도에 수술 날짜를 잡았습니다. 왼쪽 뇌를 절제 해야 하는데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 합니다."
"왼쪽을요?"
"네 좌뇌에 자라고 있는 악성종양이 이제 곧 기억력부분까지 침범 할 겁니다. 그전에 치료를 해봐야죠."
"죽는건 아니였나요?"
의사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면 나에게 대답했다.
"종양걸렸다고 다 죽는건 아닙니다. 죽는 이유는 합병증인 경우가 제일 많고 다음으로 수술 도중입니다."
정인이가 놀라 의사에게 물었다.
"수술하다가도 죽나요?"
"환자가 수술도중 뇌 기능을 잃어 사망하는 경우도 있고 그 외에 발작이라든가 뭐 많은 경우가 있습니다.
신체중에 가장 중요한 뇌를 수술하는 것이기에 민감한 사항이죠."
나는 내 머리가 반쪽이 된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 제가 수술을 받고 나서 다시 정상적으로 살수 있나요?"
"재활치료 잘받으시고 저희들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만 다른것은 악성이시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이점 역시 환자분이나 보호자 분께서도 아셔야 하는 점입니다."
"그럼 제가 죽을 수 있을 확률이...."
"악성이십니다. 생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흑흑흑...."
정인이가 구슬피 울기 시작했다. 나또한 눈물이 흐를 것 같아 얼굴을 감쌌다.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악성 뇌종양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전이성 뇌종양이고 이는 환자의 연령, 신경학적인 상태, 원발암의 상태,
뇌 이외의 다른 부위에의 전이 유무 등에 따라서 생존 기간이 다릅니다. 그리고 다형성 교모세포종의 경우에는
수술 및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을 시행하면 2년생존률이 12% 가량 됩니다."
의사의 말은 내가 죽는다는 사망선고와 같았다. 모든게 허무해지기 시작했다. 죽고 싶을 만큼...
"저는 방사선으로는 안되나요?"
"불행히도 환자께서는... 힘들것 같습니다. 일단 수술을 해봐야 할것 같습니다."
의사가 상황을 전하고 내가 있는 침대에서 멀리간다. 나와 정인이를 놔두고... 이쯤되면 어찌 해야 할지 몰랐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정인이가 있는 침대 옆을 봤다. 없다. 어디갔지....?
"화장실에 갔나?"
혼자 화장실에 갔을 거란 생각에 10분 20분을 기다렸다. 나타나질 않았다. 불안한 기운이 엄습했다.
"또 떠난건가... 날 버리고... 오빠이기전에 사랑했던 남자인데..."
인정해야 했다. 나같은 버러지가 왜 그녀에게 더 미련을 갖고 떠나지 못하게 해야 하는 것인가...
그렇게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나는 허무한 생각에 아무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눈을 감았다.
어렷을 적 내가 살던 동네와 친구들... 그리고 살아온 모든 것들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추억이다....
눈을 떴다. 복도가 보이고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나는 이제 이런 그림을 볼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거늘..
복도에서 눈에 많이 익은 아이가 해맑게 달려오고 있었다. 그 뒤에는 정인이가 있었다.
달려오던 아이는 내 침대 옆에 서서 나를 물끄덤이 쳐다본다. 나와 눈이 마주치고 나는 감격의 눈물이
쏟아 졌다.
"혜린아...."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 할 수 없어 한손으로 내 입을 가렸다. 흐느끼는 소리가 들릴까 두려웠다.
"엄마, 이 아저씨가 아빠야?"
혜린이가 나보고 아빠라고... 아빠라고 말한다. 너무 가슴아픈 순간이였다.
"응. 혜린이를 엄마 뱃속에 만들어준 혜린이 아빠야..."
정인이도 같이 흐느끼며 어린 혜린이에게 내가 아빠라고 가르쳐주고 있다.
"아빠."
혜린이의 말에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눈물이 왈칵 쏟아 졌다.
"이리와..."
누워 있는 나에게 안기는 혜린이의 향기는 참으로 좋았다. 영원히 책임져야 하는 내 핏줄이였다.
정인이를 봐라보았다. 그리고 그 뒤에는 아버지가 서계셨다.
"아버지..."
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못하시고 나에게 천천히 다가오셨다. 그리고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셨다.
"이녀석아.... 말좀하지 그랬어..."
"아버지..."
그렇게 부자가 눈물바다가 되었다. 온 가족이 슬픔에 잠겼다. 슬픈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다.
일주일이 벌써 지나갔다. 섬광처럼...
병원 베란다에 바람을 쐬로 정인이가 끄는 휠체어를 탔다. 혜린이는 아직 아무것도 몰랐다. 어린 아이가
이런 죽음의 현실을 이해하긴 어려웠으니까.
"혼자 힘들었겠네."
"..........."
"퇴원하고 혜린이랑 같이 놀이동산 가자. 솜사탕도 먹고 놀이기구도 타고..."
"응."
12월의 베란다는 참 추웠다. 하지만 하늘에서 눈이 내릴 듯 꾸부정한 날씨가 보기는 좋았다.
정인이가 내 목에 있던 목도리를 잘 다스려 준다. 혹시라도 추울까봐...
"그만 들어갈까?"
내 목도리를 잡고 있던 정인이의 손을 잡았다.
"나 무서워."
"기죽지마."
"내일... 내일 수술실에서 못나오면..."
"됐어. 그런말 하지마."
"못나오면... 재혼해."
"우리 결혼도 안했는데?"
그녀의 눈에는 닭똥같은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미안해... 사랑해..."
"나도...."
다음날... 수술실로 향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사전에 나를 추수린다.
그리고 수술실로 가는 배드로 이동해서 누웠다. 정인이와 아버지만이 내 옆을 지켜주었다.
"아버지."
"기도하마. 돌아올꺼야 넌."
"죄송해요. 효도하지 못해서..."
"이 애비가.. 너랑 정인이에게 못될 짓을 해서.. 더 미안하다."
"사랑해요."
아버지와 짧은 인사를 나누고 정인이가 내 옆으로 다가 왔다. 창백한 얼굴로 내손을 잡아 주었다.
"나랑 어제 약속한거 기억나?"
"뭐?"
"당신 퇴원하고... 혜린이랑 놀러 가자고 했던거."
"응."
나는 미소를 머금었다.
"꼭 약속 지켜."
"세상이 우릴 인정하지 않겠지만... 난 당신만 사랑해."
"고마워...."
간호사들이 이제 수술실로 들어가야 한다며 정인이를 때어 놓았다. 나는 침대에 누워서 그들을 쳐다 보고
있었다. 그때 정인이의 입모양이 내 두눈에 보였다.
"라져가을망히...."
나는 그녀의 마직막 말을 생각하며 수술실로 들어갔다. 수술실 문이 닫히고 나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생각으로 계속 외치는 말이 있었다. 라져가을망히.....
2개월 후....
정인이는 아침부터 부산을 떨어야 했다. 설거지를 하고 짐을 쌌다. 혜린이와 함께 옷을 입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피크닉을 가는 모습이였다.
"엄마, 우리 언제가?"
"응, 잠시만 기달려. 이제 곧 아빠 보로 가자."
그때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딩동~ 딩동~
"할아버지 오셨나보다. 나가자."
혜린이가 웃으면서 현관문을 열었다.
"할아버지."
"어이구. 내새끼 왜 이렇게 이쁠까. 하하하하."
"오셨어요."
"응. 그래 준비는 다 됐니?"
"네."
"그래, 가자."
우린 도현씨 아버지... 그러니까 내 친아버지의 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날씨가 너무 화창하고 밝았다. 이제 곧있으면 봄이 오려나보다. 마음도 포근했고 내 옆에 있는 혜린이가
그날 따라 더 귀여워 보였다.
차가 멈추고 나는 차 문을 열었다. 그리고 혜린이를 내리게 하고 넓은 강을 쳐다봤다.
그이가 죽은지 오늘이 49일. 오늘도 그이는 내가 오늘지 알고 맑은 하늘을 선물해주었나보다.
비록 나와의 마지막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그래도 도현씨를... 내 오빠를... 평생 사랑할 듯 하다.
"오빠, 저왔어요. 보고 싶었어요?"
===============================================================================================
<작가의 말>
휴... 힘들게 달려온 시간이였습니다. 제 다섯번째 작품이 이렇게 끝을 보게 되었습니다. 구상을 하는 동안
많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야설적이지 않고 뭔가 남길 수 있는 작품을 집필 하고 싶었습니다.
연재 하는 동안 질타와 비난도 몇몇분들에게 받았지만 소설이란 점을 착암해주시여 많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되어 집니다. 이제 저도 좀 휴식을 취하고 내년, 신작으로 여러분들께 다시 찾아 뵐께요.
그동안 내사랑 내곁에를 사랑해 주신 모든 독자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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