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로 들어온 현우는 TV를 보고 있는 상희를 의식하면서 바로 이층으로 올라갔다. 그는 그녀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막상 현우를 대하고 보니 상희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망설여졌다. 잠시 생각을 하던 그녀는 천천히 이층으로 올라갔다. 방안으로 들어서는 상희와 현우의 시선이 마주쳤다.
상희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는지 긴장이 되는 현우는 시선을 바로하지 못했다. 고개를 들지 못하는 현우를 보는 순간 상희는 배신감이 솟아올랐다. 그녀는 술 냄새가 풍기는 현우를 노려봤다. 그녀는 분통이 터지고 원망스러우나 한편으로는 그의 가슴에 안겨 여자의 본능에 만족하던 자신이 저주스러웠다. 그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애증이었다. 길게 한 숨을 내쉰 상희는 아영에게 물었던 질문을 반복해서 던졌다.
“언제부터 그런 거니........?”
“이모가 오해하고........남자 만나던 날.......”
“너, 어떻게 그럴 수 있니?”
“죄송해. 이모........”
“죄송하다고!? 그런 말로 해결 될 일이니?”
“............”
“이모라고 부르지도 마. 아영이 하고 한국 떠날 테니, 넌 알아서 해.”
“..........!?”
상희는 긴말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흠칫하며 놀라는 현우는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분노하는 상희의 마음 한쪽은 떨리고 있었다. 그녀의 가슴 한쪽은 아직도 현우의 여자가 되었던 감정이 자리 잡고 있었다. 무슨 말인가 하려던 상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방문을 열고 나온 그녀는 다리가 휘청거리며 현기증을 느낀다. 잠시 벽을 잡고 진정한 그녀는 층계를 내려갔다.
침침한 집안의 분위기 속에 한해가 저물고 또 다시 한해가 시작되었다. 상희나 아영은 현우를 봐도 피하고 시선을 마주하지 않았다. 살벌한 집안 분위기를 느낀 가정부 할머니는 가적간의 다툼이 있는 것으로 알고 눈치만 살폈다. 집안에 정을 붙일 수 없는 현우는 휴강기간이기에 친구들과 어울려 우울함을 달래는 시간이 지속되었다.
상희는 결국 캐나다에 있는 언니의 도움을 받아 이민 신청을 했다. 현우를 대하는 상희는 찬바람이 불듯이 냉랭하지만, 아영은 첫정을 준 남자이기에 간혹 엄마의 눈치를 살피며 현우와 시선이 마주치면 애잔한 눈빛을 보냈다. 현우는 이모의 집에 계속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어떤 결단도 내리지 못하고 눈치만 살필 뿐이었다.
갈팡질팡하는 현우가 유일하게 위안을 받는 시간은 이따금 미영과 전화통화를 하는 것이다. 오늘도 현우는 친구들의 모임에 참석했다. 친구 생일 모임이어서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축하를 해주었다. 문득 현우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생일! 생각해 보니 내일이 미영의 생일이 아닌가! 두리번거리던 현우는 승용차를 가지고 온 민석에게 다가갔다.
“민석아! 차 가지고 왔지?”
“응! 왜.......?”
“차, 좀 하루 빌려줘.”
“차를 빌려 달라고........!?”
“그래, 중요한 일인데, 내가 한 턱 낼게.”
“산지 얼마 안 되서, 곤란한데........”
“그러지 말고 빌려 줘.”
현우는 대뜸 민석의 팔을 낚아챘다. 그리고 민석의 호주머니를 뒤져 승용차 열쇠를 꺼냈다. 예상치 않고 있던 민석이 당황하여 현우에게 열쇠를 다시 빼앗으려고 하다가 노려보았다. 승용차 열쇠를 감춘 현우가 빙그레 웃으며 민석의 등을 두드렸다.
“미안해. 정말 중요한 일이거든.”
“하~ 참나! 조심해서 몰아야 돼.”
“알았어. 고마워.”
“..........!?”
씁쓸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민석을 뒤로하고 현우는 음식점을 나왔다. 주차장으로 가는 도중에 현우는 미영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 앞으로 간다고 했다. 민석의 승용차를 몰고 나온 현우의 얼굴에는 모처럼만에 희색이 가득하다. 이 순간에 우울했던 그를 즐겁게 하는 사람은 미영뿐이 없었다. 상가의 불빛들이 요란한 밤의 대로로 차를 몰고 가던 현우는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아르바이트를 마친 미영은 퇴근을 하기위해 손가방을 어깨에 메고 건물 복도를 걸어 나오고 있었다. 야간 근무를 하는 동료들에게 손 인사를 한 미영은 건물 입구에서 휴대폰을 꺼내 시게를 봤다. 평상시보다 조금 이른 퇴근 시간이었다. 왠지 즐거워하며 주차장으로 오라는 현우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여운을 남겼다.
건물 옆의 주차장으로 들어간 그녀 앞에서 승용차의 헤드라이트가 번쩍거렸다. 눈이 부신 미영이 손을 들어 불빛을 가렸다. 승용차 운전석 문이 열리고 환하게 웃고 있는 현우의 모습이 미영의 시야에 들어왔다. 현우가 다가와서 팔로 미영의 어깨에 감쌌다. 미영은 다른 날보다 더 활기 넘쳐 보이는 현우를 의아하게 바라봤다.
“웬 승용차.......!?”
“후후~! 오늘을 위해서 친구한테 빌렸지.”
“오늘.........!?”
“하여튼 차에 타.”
현우가 조수석의 문을 열어주었다. 미영이 차에 올라가고 운전석에 올라앉은 현우가 힘차게 시동을 걸어 승용차를 출발시켰다. 밤거리로 들어선 승용차는 자동차의 물결을 헤치고 달린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현우가 힐끔 미영을 쳐다보며 웃는다. 미영은 현우의 뚫어지게 바라보는 눈빛에 정감을 느꼈다.
“오빠! 어디 가는 거야?”
“하하~! 그냥 미영이를 납치하건데.......”
“피 잇! 무슨 말을.......”
“지금 기분이라면 미영이를 영원히 넙치하고 싶어.”
“호호호.........”
미영은 현우의 엉뚱한 말에 환하게 웃었다. 한강변으로 향하던 승용차는 고수부지로 들어갔다. 추위에도 불구하고 고수부지 한쪽으로는 조명 불빛 아래 농구를 하고 있는 젊은이들과 눈 위를 걷는 남녀들이 보였다. 강변 한쪽에 승용차를 세운 현우가 운전석에서 내렸다. 미영도 승용차에서 내려 현우를 따라갔다. 승용차 뒤편에 서 있던 현우가 미영을 끌어당겼다. 미영은 의아스러운 표정을 한다. 현우가 등 뒤로 돌아가더니 미영이의 눈을 가렸다.
“셋을 세면 눈을 뜨고 돌아 봐.”
“뭔데........!?”
전혀 현우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미영은 승용차를 등지고 돌아선 채 궁금하기만 했다. 승용차의 뒤 트렁크 문이 열리는 소리와 현우가 라이터를 키는 소리가 미영의 귀에 들렸다. 현우가 그녀를 눈을 가린 채 돌려 세웠다. 잠시 후 현우가 천천히 숫자를 세기 시작하는 소리를 듣는 미영은 아리송하기만 했다.
“하나, 둘, 셋!”
“.........”
현우가 미영의 눈을 가렸던 손을 풀었다. 눈을 뜬 미영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열려진 트렁크 안에는 촛불로 둘러싸인 장미꽃으로 가득했다. 장미꽃에는 ‘장미 같은 미영의 생일을 축하 해!’라는 리본이 달려있었다. 그리고 풍선들이 하늘로 날아 올라가기 시작했다. 뚫어지게 바라보던 미영의 눈동자에는 감동의 이슬이 맺혔다.
“오빠! 너무 고마워.”
“축하 해. 그리고 사랑해!”
미영의 어깨를 양손으로 잡은 현우의 눈빛에 정감으로 가득했다. 현우가 점퍼의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상자 안에 들어있는 목걸이의 수정구슬이 조명등 불빛을 받아 반짝였다. 현우가 그녀의 목에 수정 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현우를 올려다보는 미영의 눈동자에 맺힌 눈물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였다.
“내 생일인 걸 어떻게 알았어?”
“미영의 모든 것이 내 가슴에 있는 걸.”
마주친 그들의 시선에는 따뜻한 감정의 물결이 흘렀다. 현우가 그녀의 턱을 받쳐 들고 내려다본다. 현우의 가슴에 안긴 미영은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가까이 다가오는 현우의 입술을 쳐다보는 미영의 짙은 눈썹이 가늘게 떨렸다. 사르르 눈을 감는 미영의 입술에 현우의 입술이 포개졌다.
그들은 감정의 포로가 되어 서로의 입술을 탐닉했다. 그녀의 입술을 벌리고 혀를 빨아 당긴다. 미영은 자신의 둔부를 끌어당기며 농도 깊은 키스를 하는 현우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 갈 것 같은 뜨거운 열기를 느낀다. 현우는 하복부에 닿은 그녀에게서 전해오는 감촉에 빠져들었다. 한동안 현우의 진한 키스를 받으며 가슴에 안겼던 미영이 촉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사람들이 봐........”
“보면 어때!”
미영을 풀어준 현우가 열려진 승용차의 트렁크에서 샴페인을 꺼냈다. 샴페인을 흔들어 매개를 따니 하얀 거품이 분수처럼 치솟았다. 현우는 그라스 두 개를 꺼내 샴페인을 채웠다. 그라스 하나를 미영에게 건네주고 현우는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미영의 생일을 위해서!”
“고마워요.”
따뜻한 미소로 서로를 마주한 그들은 그라스의 샴페인으로 입술을 적셨다. 그라스를 든 채 미영의 어깨에 팔을 두른 현우가 천천히 강변으로 걸어갔다. 그들은 강물을 바라보며 나란히 강 뚝 위에 앉았다. 도시의 불빛을 받아 찰랑거리는 강물을 받은 그들의 얼굴에도 물결이 쳤다. 이따금 현우의 뜨거운 시선을 의식하는 미영이 자잘한 미소를 흘렸다.
“오빠의 꿈은 뭐야?”
“도시 외곽에 예쁜 정원을 가진 집에서 사랑하는 여자와 같이 있는 것.”
“누군지 그 여자는 좋겠다.”
“그 여자! 미영이가 되어주면 안되나?”
“지금 농담이야, 아니면 상습적인 프러포즈야?”
“소원을 말하는 건데.”
“정말로?”
“진심이야? 사귀는 여자 없어?”
“어떤 말부터 대답할까.......? 미영이와 영원하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고 했고, 사귀는 여자가 없었다고 말할 수 없지. 그러나 과거형이야.”
“그럼 나한테 말한 것도 과거형이 될 수 있겠네.”
현우는 미영의 말에 이모와 아영이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러나 바람에 꺼져버린 등불이었고, 돌이킬 수 없는 욕구의 불길이었다. 그동안 바라보고 있던 미영의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에서 현우는 삶의 진실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미영에 대한 감정은 단순한 것이 아니고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구심점 같은 특별함이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지 염려스러운 현우는 미영의 어깨를 끌어안는다.
“미영이는 내가 살아갈 수 있는 목표를 가르쳐주는 등불이야. 나에 대한 미영의 감정을 알고 싶어.”
“음.......! 오빠가 좋아. 솔직히 언니가 오해를 하기도 했고, 내가 잘못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오빠를 향해 있는 나 자신에 놀랐어.”
“난 처음에는 깊은 호감을 느꼈지만, 미영의 마음을 몰라서 쉽게 마음을 표시할 수 없었어.”
“오빠도 그랬구나!”
“그런데, 우울할 때면 미영이가 떠오르더라고. 꿋꿋하게 살고있는 미영이를 생각하면 내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되돌아보게 되고........”
현우와 미영은 자신의 마음을 여과 없이 털어내며 감정을 들어내는 대화를 했다. 어쩌면 말이 필요 없는 서로의 애정을 털어 놓는 것이다. 남녀의 인연은 악연과 필연이 있다. 우연히 서로가 만나게 되었지만, 그들은 서로의 만남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느낀다. 대화를 하다가 미영이 불쑥 물었다.
“그런데 언니가 캐나다로 이민 간다는 말이 있던데?”
“음.........”
현우는 상처를 들어내는 것 같아 한 숨을 내쉰다. 그는 이모와 아영과의 은밀한 관계를 미영에게 말 할 수는 없었다. 누구의 탓이라고 하기 전에 한 순간 불길처럼 솟았던 욕망의 그림자에 현우는 한기를 느낀다. 그러나 넘어서는 안 될 관계가 된 이모와 아영에게 아련한 감정은 남아 있었다. 갑자기 어두워지는 현우의 표정에 미영은 걱정스러웠다.
“그럼, 오빠는 언니 집에서 나와야 하잖아?”
“아버지에게 말했어. 방을 구해야지.”
“왜, 언니는 갑작스럽게 캐나다로 가는 거야?”
“글쎄.........나도 모르겠어.”
쌓여 있던 눈을 날리는 찬바람이 불어왔다. 미영의 어깨를 껴안아 일으킨 현우는 발걸음을 옮겼다. 미영을 승용차에 태운 현우는 그녀의 집 쪽으로 향했다. 미영의 자취방이 보이는 연립주택 앞에서 차를 세운 현우는 아쉬운 표정으로 어두운 골목을 응시한다. 머뭇거리던 미정이 입술을 쫑긋거린다.
“오빠, 커피 한 잔 마시고 가.”
“그래도 돼?”
현우의 반문에 미영은 대답대신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승용차를 주차시킨 현우는 미영을 따라 주택 안으로 들어갔다. 반 지하로 내려가서 방문을 여는 미영이 조금은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집안으로 들어선 현우는 미영이의 상큼한 체취가 풍기는 특유의 향기에 아늑함을 느꼈다.
“너무 단출하지? 여기 들어오는 남자는 오빠가 처음이야.”
“미영이 성격처럼 깨끗하고 은은한데.”
“커피 물, 끓일 동안 오빠! 잠간 앉아 있어.”
“..........”
현우는 점퍼를 벗어 놓고 작은 거실의 소파에 앉은 현우는 마치 이국에 온 사람처럼 주위를 들러보았다. 창틀 앞에 놓인 꽃병에는 안개꽃과 백합이 어우러져 있다. 방으로 향하는 입구에는 하얀 커튼이 쳐져있고 뜻을 알 수 없는 마치 이집트 벽화 같은 그림이 벽에 걸려 있었다. 집안 곳곳이 미영의 순백한 체취가 가득했다. 거실 한쪽의 주방으로 가서 커피포트를 가스레인지에 올려놓은 미영이 부끄러운 표정을 하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현우가 조금은 낯선 모습으로 앉아 있는 동안 옷을 갈아입은 미영이 방에서 나오며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몸에 달라붙는 바지를 벗고 블라우스와 플레아스커트를 걸친 그녀의 모습이 한결 청초해 보였다. 굴곡 있는 그녀의 자태에 현우는 더욱 관능적으로 보였다. 그는 주방으로 돌아서는 그녀의 뒷모습에 사랑스러움을 느꼈다. 아니 안아주고 싶은 참을 수 없는 욕망의 불꽃이 일어났다. 소파에서 일어난 현우는 슬그머니 그녀의 등 뒤로 다가갔다.
현우가 다가오는 것을 느낀 미영이 고개를 돌렸다. 현우가 그녀를 껴안았다. 이글거리는 현우의 눈빛에 미영은 녹아내릴 것만 같다. 현우가 그녀를 돌려세워 끌어안는다. 가까이 다가오는 현우의 눈빛과 열기를 느끼는 미영은 아찔함에 눈을 사르르 감았다. 현우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위에 포개졌다.
그들은 이따금 만나면서 스킨십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가늘게 떨리는 미영은 그의 입술을 받아드리며 호흡이 멈출 것 같았다. 미영은 아늑함과 떨림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른 남자와 스킨십을 했었지만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그녀였다. 그녀는 거부감 없이 현우의 혀를 받아 드렸다. 혀가 현우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 민감해지면서 그녀는 다리가 휘청거렸다. 현우의 가슴을 살짝 밀어낸 그녀가 솜사탕 같은 목소리를 흘렸다.
“오빠! 물 끓는데, 커피 마셔........”
“내 머릿속에는 미영이 뿐이야.”
가스레인지 위의 커피포트에서 김이 솟구치고 있었다. 현우는 한 손을 뻗쳐 가스레인지의 스위치를 껐다. 그리고 다시 미영을 끌어안고 입술을 찾았다. 입술과 입술이 부딪고 혀와 혀가 엉키어 서로의 끓어오르는 애정을 느낀다. 현우는 하복부에 잇닿은 미영에게서 전달해오는 따뜻함에 후끈 달아오른다.
농도 깊은 키스를 하는 현우의 두 팔이 그녀의 양쪽 둔부를 잡아당겼다. 두발이 바닥에서 들어 올려질 정도로 현우의 가슴에 안긴 그녀는 짜릿한 희열에 젖는다. 불같은 욕망에 달아오른 현우는 그녀를 소유하고 싶은 욕구의 불길에 휩싸였다. 그녀를 으스러지도록 껴안은 현우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의 감격적인 이벤트에 젖었던 미영은 흥분해 있지만, 뭔가 여기에서 거부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현우의 열기에 그녀를 꼼짝할 수가 없었다. 아! 안되는데....... 자신을 안고 있는 현우가 남자에게 비밀스러운 자신만의 침실로 들어가는 것을 의식하는 미영은 두려움과 안개 속에 갇히는 황홀함에 젖었다.
침대위에 눕혀진 미영은 현우의 가슴에 갇혀 숨을 쉴 수도 없었다. 현우의 혀끝이 그녀의 귓불과 목덜미를 스치며 그녀를 마비시켰다. 현우의 손끝에서 블라우스가 풀어졌다. 브래지어를 밀어 올리고 들어오는 현우의 손길에 그녀는 전기에 감전된 사람처럼 흠칫했다. 온 몸의 신경과 남자의 손끝이 닿는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현기증을 느끼는 미영의 브래지어는 어느새 호크가 풀어져 흘러내렸다. 현우는 농염하게 들어난 젖가슴을 보듬고 더듬었다. 현우의 머리가 젖가슴에 묻혔다. 젖꼭지가 현우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미영은 파르르 떨었다. 온 몸이 남자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쾌감은 감당할 수 없는 희열이다.
“오, 오빠.........”
“사랑해.........”
현우의 속삭이는 목소리는 그녀의 감성을 열기의 회오리 속에 빠트렸다. 현우의 하복부에는 페니스가 불끈불끈 솟아올랐다. 자신의 셔츠를 벗어던진 현우는 바지 혁대를 풀어내고 있었다. 바지를 벗은 현우는 미영의 젖가슴을 타액으로 적시며 밑으로 손을 뻗었다. 현우의 손끝이 미영의 스커트 호크를 풀어냈다. 현기증을 느껴 눈을 감고 있던 미영은 스커트가 벗겨지는 것을 의식했다.
그녀가 눈을 뜨니 상체를 들어낸 현우가 팬티 속을 더듬으며 내려다본다. 미영은 본능적으로 벗겨지려는 팬티 끈을 거머쥐었다. 팬티 속을 더듬는 현우의 손끝이 여자의 비역을 더듬었다. 민감한 음순이 현우의 손바닥에 휩쓸렸다. 전류에 감전 된 것처럼 짜릿한 쾌감을 느끼는 미영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하 앗. 오, 오빠! 난 아직.........”
“사람스런 미영을 갖고 싶어.”
미영은 현우의 그윽한 목소리에 진심이 서려 있는 것을 느꼈다. 이글거리는 현우의 눈동자 속으로 미영은 빨려 들어갈 것 같았다. 미영은 정말 현우를 사랑하고 있는 것인지를 자신 스스로에게 묻고 싶었다. 처음으로 금단의 문을 열려고 하는 현우의 진심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은 미영의 마음이다.
“........날, 정말 사랑해?”
“내 모든 것을 받쳐서........미영이는 내가 두려워?”
“아니........나도 오빠를.......”
현우의 입술이 다시 그녀의 입술에 포개졌다. 사랑한다는 미영의 말은 입속으로 사라지고, 현우는 자신의 걸친 팬티마저 벗어던졌다. 그리고 꽃잎 조각 같은 그녀의 팬티가 발밑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완전히 발가벗겨진 미영의 나신이 현우의 알몸을 들어낸 가슴 아래 갇혔다. 피부와 피부가 잇닿은 촉감에 미영은 다시 눈을 감고 두려움과 아늑한 희열에 빠졌다.
미영의 젖꼭지가 현우의 입속에서 돌기를 일으키고 그녀의 음모가 손바닥에 휩싸였다. 젖가슴을 타액으로 적신 현우의 혀끝에 열기가 넘쳤다. 미영의 젖가슴과 허리의 신경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음모를 쓸어내리던 현우의 손끝이 클리토리스를 스치고 다녔다. 온몸의 신경이 한 곳으로 몰리는 감각에 빠진 미영이 현우의 머리를 팔로 감쌌다.
“하 앗! 나, 난 몰라........”
“하! 사랑스러워........”
음순을 건들고 다니던 현우의 손끝이 보지를 더듬었다. 현우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내려다본다. 탐스러운 둔부에 곡선이 아름다운 허리, 생각보다도 볼륨감 넘치는 허벅지가 탄력이 넘친다. 두 허벅지가 만나는 곳에는 검고 광택이 있는 음모가 머릿결처럼 곱게 덮여 있다. 허벅지를 벌리자 연홍빛 보지 살갗이 꽃잎처럼 펼쳐져 꿈틀 거리며 맑은 샘물에 적셔있다. 현우는 촉촉하게 젖은 보지위에 입술을 갖다 댔다. 묘한 이질감에 미영은 파르르 떨며 허벅지를 조였다.
“아 후! 혀, 현우 오빠........”
“미영이 몸은 예뻐........”
불같은 뜨거움에 미영이 눈을 뜨고 내려다보니 현우의 허벅지 사이에는 우람한 남성이 괴물처럼 치솟아 있다. 그리고 현우의 혀끝이 보지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부끄러움 속에서도 진절머리 쳐지는 쾌감에 그녀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오, 오빠 어떻게 거기를.......”
“하 으~! 미영의 모든 것이 달콤해........”
보지 속으로 혀끝을 밀어 넣던 현우가 손바닥으로 음부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보지 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신경들이 한군데로 몰리고 미영은 참을 수 없는 충격에 휩싸였다. 보지 속으로 들어간 손가락이 숨겨진 살갗들을 마찰했다. 미영은 몸속에 숨겨진 감각의 돌기들이 올올이 살아나는 쾌감에 어찌할 바를 몰라 허우적거렸다. 손가락이 보지 속을 헤집을 때마다 그녀는 거친 신음을 흘렸다.
“하 우! 혀, 현우씨. 난 몰라. 아 하. 으 으. 하 응.........”
“헉! 미, 미영이...........”
미영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현우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잔득 흥분하고 있는 그녀를 내려다보는 현우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의 하복부에 솟아오른 페니스는 불끈거리며 성난 짐승처럼 머리를 들고 아우성쳤다.
목덜미에 핏줄이 돋아난 현우는 보지를 벌려 구멍을 넓히고 불기둥처럼 솟은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몸속으로 파고드는 충격에 미영은 벌린 입술을 다물지 못했다. 급히 숨을 들이마신 미영이 놀라서 눈동자를 크게 뜨고 바들바들 떨었다.
“하 앗! 엄마 얏........”
갑작스런 충격에 커다랗게 뜬 미영의 눈동자가 밑으로 향해 있었다. 남성의 상징인 그 우람한 흉물이 보지 속에 틀어 박혀 있었다. 동시에 미영은 순결을 앗아가는 통증이 아스라이 하복부에서 일어났다. 신음소리와 미간을 찌푸리는 미영의 모습에 현우는 잠시 보지 속에서 페니스를 꺼냈다.
페니스의 귀두가 맑은 샘물과 혈흔을 뒤집어쓰고 있다. 미영의 순결을 간직했다는 감정은 현우의 성욕을 들끓어 오르게 한다. 통증을 느끼는 미영의 표정은 순결함의 상징이었다. 또한 현우는 그녀의 마음과 육체까지도 자신의 여자가 되었다는 충만감이 들었다. 현우는 다시 붉은 혈흔과 샘물로 젖은 보지 속으로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다시 통증을 느끼는 미영이 고개를 옆으로 틀었다.
“하 윽! 어떡해.........”
“사, 사랑해........”
페니스를 옥죄이는 저항감을 느끼는 현우는 성난 들짐승처럼 거친 숨을 뿜어냈다. 작살을 맞은 은어처럼 발가벗은 나신을 퍼덕이는 미영은 현우의 가슴에 손을 대고 입술을 깨물었다. 현우는 조심스럽게 보지 속을 점령하고 천천히 엉덩이를 들었다가 내리 누른다. 천천히 반복적으로 보지 속을 헤집는 현우는 긴축감에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만 같았다.
보지 속의 남성이 좌우로 또는 깊게 틀어박히면서 미영의 나신이 힘없이 흔들렸다. 미간을 찌푸렸던 미영의 얼굴이 붉게 변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숨이 거칠어지고 아련한 희열이 몸속에서 피어올랐다.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현우의 몸짓에 따라 미영의 나신이 밀착되어 물결처럼 흔들린다. 그리고 그녀는 옅은 숨소리를 흘렸다.
“헛, 흠, 핫, 으으, 흠........”
“헉, 허 윽, 아학.......”
헐떡거리는 현우는 점점 빠르게 보지 깊숙이 페니스를 빠르게 움직였다. 현우와 시선을 마주친 그녀는 고개를 돌려 외면했다. 스며드는 통증과 함께 아련하게 밀려오는 희열을 느끼려고 안타까워하는 그녀의 표정이었다. 점점 빠르게 보지 속을 헤집는 페니스가 격렬하게 움직였다.
성난 짐승처럼 그녀의 보지 속을 유린하던 현우의 페니스에서 뜨거운 용액이 분수처럼 쏟아졌다. 미영은 자궁 깊숙이 뿜어져 들어오는 뜨거움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그녀는 처음으로 생명을 잉태하는 남자의 사랑을 받아드렸다는 것을 의식했다. 가슴속을 파고드는 미영의 나신을 부둥켜안는 현우는 경직되었다.
“허 억~!”
“오, 오빠.........”
미영은 골반이 무너지며 몸속이 불길 속에 쌓이는 감각에 파르르 떨었다. 현우는 그녀를 가슴속에 묻고 헐떡이는 숨결을 진정시켰다. 미영은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한 남자에게 순결을 받치고 여자가 되었다는 감정은 아련한 아픔과 묘한 황홀함이 어우러졌다. 현우는 이모나 아영과는 다른 욕망에 만족스러웠다. 마음을 의지할 수 있는 안식처의 아늑함과 보호하고 싶은 책임감을 떠 올리는 본능이었다.
창문으로 스며드는 달빛에 베개를 덮고 있는 미영의 머리카락이 오선지의 선처럼 가지런히 펼쳐져 있었다. 현우는 그녀의 뺨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입맞춤을 했다. 그들 사이에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감정이 흐른다. 어디선가 피아노의 은은한 멜로디가 흐르는 것 같다. 현우는 그녀를 안고 포근한 잠에 빠진다.
따스한 햇살에 정원에 쌓인 눈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상희와 아영은 각자 자신들의 방에 있고 거실 안에는 쓸쓸함이 깃들어 있다. 거실 소파에 앉아 창문을 바라보는 현우는 스산함을 느껴 걸치고 있는 가디건의 옷깃을 여민다. 그는 미영이의 잔잔한 미소를 떠올렸다. 순결을 주고 가슴에 안겨서 자고 일어난 그녀가 아침식사를 준비를 하는 뒷모습, 그리고 그를 돌아보는 애정이 가득 담긴 미영의 미소를 생각하는 현우는 햇살처럼 따뜻한 행복감에 젖는다.
안방 문이 열고 나오던 상희가 소파에 앉은 현우를 발견했다. 시선이 마주친 현우가 씁쓸한 표정을 한다. 상희는 이미 집과 임대료를 받던 건물들을 정리하고 캐나다로 이민하기 위해 모든 수속을 마쳤다. 혼자 앉아 있는 현우를 바라보는 상희의 눈썹이 떨린다. 상희는 탁자를 마주하고 다소곳이 소파에 앉았다. 현우나 상희는 어쩌면 하고 싶은 말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마음으로만 새긴다. 소리 없는 한 숨을 내쉰 상희가 나직하게 말했다.
“난.......,! 아영이 하고 이 달 말에 캐나다로 갈 꺼다.........”
“아~!”
모든 것을 예상하고 있던 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침묵 속에 서로를 의식하는 그들은 마른 침을 삼킨다. 잠시 앉아있던 상희가 몸을 사리며 일어서서 세면장으로 들어간다. 세면장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를 듣는 현우는 성욕에 휩싸여 흘리던 이모의 신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땀을 씻어내는 그녀의 나신이 떠올랐다.
눈을 감고 있던 현우는 슬그머니 일어나서 이층으로 올라갔다. 상희는 한동안 세면장 안에서 거실에 앉아있는 현우의 동태를 살폈다. 냉정해지려고 하지만 상희는 아직도 이따금 상희는 현우의 가슴에 안겨 황홀함에 젖었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숨소리를 죽이고 있던 그녀는 이층으로 올라가는 현우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세면장을 나왔다.
상희는 현우가 집을 떠나던 날에 한쪽에 남아있던 정염의 감정을 담담하게 덮어 버릴 수 있었다. 이모의 집에서 나가서 독립할 수밖에 없는 현우는 어머니에게 이모가 캐나다로 이민한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미영과의 관계를 솔직히 고백했다. 그의 어머니는 현우의 결단을 믿는다면서 미영을 며느리로 인정하니 같이 내려오라고 했다. 아울러 현우에게 전세방이라도 구할 수 있게 조치해준다고 했다.
현우는 미영에게 어머니의 말을 전달하니 미영은 무척 부끄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상희가 캐나다로 떠난다는 말을 듣고 미영은 현우를 걱정했다. 한동안 고심을 하던 미영은 얼굴을 붉히더니 전세방을 구할 때까지 자신의 자취방에서 같이 있자는 말을 하고는 시선을 마주하지 못했다.
짐이 많지 않아서 작은 트럭에 이삿짐을 실은 현우가 주춤거리며 돌아보더니 대문을 나선다. 거실 창문을 내다보는 상희는 왠지 가슴 한쪽을 도려내는 아픔을 느꼈다. 아영은 자신의 창문에서 사라져 가는 현우를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였다. 아영은 현우가 자신의 엄마와 은밀한 관계인 것을 모르고 있다. 단지 그녀는 순결을 준 남자를 떠나보내는 현실을 받아 드리기 힘들어서 슬픔에 잠길 뿐이었다. [END]
상희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는지 긴장이 되는 현우는 시선을 바로하지 못했다. 고개를 들지 못하는 현우를 보는 순간 상희는 배신감이 솟아올랐다. 그녀는 술 냄새가 풍기는 현우를 노려봤다. 그녀는 분통이 터지고 원망스러우나 한편으로는 그의 가슴에 안겨 여자의 본능에 만족하던 자신이 저주스러웠다. 그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애증이었다. 길게 한 숨을 내쉰 상희는 아영에게 물었던 질문을 반복해서 던졌다.
“언제부터 그런 거니........?”
“이모가 오해하고........남자 만나던 날.......”
“너, 어떻게 그럴 수 있니?”
“죄송해. 이모........”
“죄송하다고!? 그런 말로 해결 될 일이니?”
“............”
“이모라고 부르지도 마. 아영이 하고 한국 떠날 테니, 넌 알아서 해.”
“..........!?”
상희는 긴말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흠칫하며 놀라는 현우는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분노하는 상희의 마음 한쪽은 떨리고 있었다. 그녀의 가슴 한쪽은 아직도 현우의 여자가 되었던 감정이 자리 잡고 있었다. 무슨 말인가 하려던 상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방문을 열고 나온 그녀는 다리가 휘청거리며 현기증을 느낀다. 잠시 벽을 잡고 진정한 그녀는 층계를 내려갔다.
침침한 집안의 분위기 속에 한해가 저물고 또 다시 한해가 시작되었다. 상희나 아영은 현우를 봐도 피하고 시선을 마주하지 않았다. 살벌한 집안 분위기를 느낀 가정부 할머니는 가적간의 다툼이 있는 것으로 알고 눈치만 살폈다. 집안에 정을 붙일 수 없는 현우는 휴강기간이기에 친구들과 어울려 우울함을 달래는 시간이 지속되었다.
상희는 결국 캐나다에 있는 언니의 도움을 받아 이민 신청을 했다. 현우를 대하는 상희는 찬바람이 불듯이 냉랭하지만, 아영은 첫정을 준 남자이기에 간혹 엄마의 눈치를 살피며 현우와 시선이 마주치면 애잔한 눈빛을 보냈다. 현우는 이모의 집에 계속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어떤 결단도 내리지 못하고 눈치만 살필 뿐이었다.
갈팡질팡하는 현우가 유일하게 위안을 받는 시간은 이따금 미영과 전화통화를 하는 것이다. 오늘도 현우는 친구들의 모임에 참석했다. 친구 생일 모임이어서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축하를 해주었다. 문득 현우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생일! 생각해 보니 내일이 미영의 생일이 아닌가! 두리번거리던 현우는 승용차를 가지고 온 민석에게 다가갔다.
“민석아! 차 가지고 왔지?”
“응! 왜.......?”
“차, 좀 하루 빌려줘.”
“차를 빌려 달라고........!?”
“그래, 중요한 일인데, 내가 한 턱 낼게.”
“산지 얼마 안 되서, 곤란한데........”
“그러지 말고 빌려 줘.”
현우는 대뜸 민석의 팔을 낚아챘다. 그리고 민석의 호주머니를 뒤져 승용차 열쇠를 꺼냈다. 예상치 않고 있던 민석이 당황하여 현우에게 열쇠를 다시 빼앗으려고 하다가 노려보았다. 승용차 열쇠를 감춘 현우가 빙그레 웃으며 민석의 등을 두드렸다.
“미안해. 정말 중요한 일이거든.”
“하~ 참나! 조심해서 몰아야 돼.”
“알았어. 고마워.”
“..........!?”
씁쓸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민석을 뒤로하고 현우는 음식점을 나왔다. 주차장으로 가는 도중에 현우는 미영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 앞으로 간다고 했다. 민석의 승용차를 몰고 나온 현우의 얼굴에는 모처럼만에 희색이 가득하다. 이 순간에 우울했던 그를 즐겁게 하는 사람은 미영뿐이 없었다. 상가의 불빛들이 요란한 밤의 대로로 차를 몰고 가던 현우는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아르바이트를 마친 미영은 퇴근을 하기위해 손가방을 어깨에 메고 건물 복도를 걸어 나오고 있었다. 야간 근무를 하는 동료들에게 손 인사를 한 미영은 건물 입구에서 휴대폰을 꺼내 시게를 봤다. 평상시보다 조금 이른 퇴근 시간이었다. 왠지 즐거워하며 주차장으로 오라는 현우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여운을 남겼다.
건물 옆의 주차장으로 들어간 그녀 앞에서 승용차의 헤드라이트가 번쩍거렸다. 눈이 부신 미영이 손을 들어 불빛을 가렸다. 승용차 운전석 문이 열리고 환하게 웃고 있는 현우의 모습이 미영의 시야에 들어왔다. 현우가 다가와서 팔로 미영의 어깨에 감쌌다. 미영은 다른 날보다 더 활기 넘쳐 보이는 현우를 의아하게 바라봤다.
“웬 승용차.......!?”
“후후~! 오늘을 위해서 친구한테 빌렸지.”
“오늘.........!?”
“하여튼 차에 타.”
현우가 조수석의 문을 열어주었다. 미영이 차에 올라가고 운전석에 올라앉은 현우가 힘차게 시동을 걸어 승용차를 출발시켰다. 밤거리로 들어선 승용차는 자동차의 물결을 헤치고 달린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현우가 힐끔 미영을 쳐다보며 웃는다. 미영은 현우의 뚫어지게 바라보는 눈빛에 정감을 느꼈다.
“오빠! 어디 가는 거야?”
“하하~! 그냥 미영이를 납치하건데.......”
“피 잇! 무슨 말을.......”
“지금 기분이라면 미영이를 영원히 넙치하고 싶어.”
“호호호.........”
미영은 현우의 엉뚱한 말에 환하게 웃었다. 한강변으로 향하던 승용차는 고수부지로 들어갔다. 추위에도 불구하고 고수부지 한쪽으로는 조명 불빛 아래 농구를 하고 있는 젊은이들과 눈 위를 걷는 남녀들이 보였다. 강변 한쪽에 승용차를 세운 현우가 운전석에서 내렸다. 미영도 승용차에서 내려 현우를 따라갔다. 승용차 뒤편에 서 있던 현우가 미영을 끌어당겼다. 미영은 의아스러운 표정을 한다. 현우가 등 뒤로 돌아가더니 미영이의 눈을 가렸다.
“셋을 세면 눈을 뜨고 돌아 봐.”
“뭔데........!?”
전혀 현우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미영은 승용차를 등지고 돌아선 채 궁금하기만 했다. 승용차의 뒤 트렁크 문이 열리는 소리와 현우가 라이터를 키는 소리가 미영의 귀에 들렸다. 현우가 그녀를 눈을 가린 채 돌려 세웠다. 잠시 후 현우가 천천히 숫자를 세기 시작하는 소리를 듣는 미영은 아리송하기만 했다.
“하나, 둘, 셋!”
“.........”
현우가 미영의 눈을 가렸던 손을 풀었다. 눈을 뜬 미영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열려진 트렁크 안에는 촛불로 둘러싸인 장미꽃으로 가득했다. 장미꽃에는 ‘장미 같은 미영의 생일을 축하 해!’라는 리본이 달려있었다. 그리고 풍선들이 하늘로 날아 올라가기 시작했다. 뚫어지게 바라보던 미영의 눈동자에는 감동의 이슬이 맺혔다.
“오빠! 너무 고마워.”
“축하 해. 그리고 사랑해!”
미영의 어깨를 양손으로 잡은 현우의 눈빛에 정감으로 가득했다. 현우가 점퍼의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상자 안에 들어있는 목걸이의 수정구슬이 조명등 불빛을 받아 반짝였다. 현우가 그녀의 목에 수정 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현우를 올려다보는 미영의 눈동자에 맺힌 눈물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였다.
“내 생일인 걸 어떻게 알았어?”
“미영의 모든 것이 내 가슴에 있는 걸.”
마주친 그들의 시선에는 따뜻한 감정의 물결이 흘렀다. 현우가 그녀의 턱을 받쳐 들고 내려다본다. 현우의 가슴에 안긴 미영은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가까이 다가오는 현우의 입술을 쳐다보는 미영의 짙은 눈썹이 가늘게 떨렸다. 사르르 눈을 감는 미영의 입술에 현우의 입술이 포개졌다.
그들은 감정의 포로가 되어 서로의 입술을 탐닉했다. 그녀의 입술을 벌리고 혀를 빨아 당긴다. 미영은 자신의 둔부를 끌어당기며 농도 깊은 키스를 하는 현우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 갈 것 같은 뜨거운 열기를 느낀다. 현우는 하복부에 닿은 그녀에게서 전해오는 감촉에 빠져들었다. 한동안 현우의 진한 키스를 받으며 가슴에 안겼던 미영이 촉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사람들이 봐........”
“보면 어때!”
미영을 풀어준 현우가 열려진 승용차의 트렁크에서 샴페인을 꺼냈다. 샴페인을 흔들어 매개를 따니 하얀 거품이 분수처럼 치솟았다. 현우는 그라스 두 개를 꺼내 샴페인을 채웠다. 그라스 하나를 미영에게 건네주고 현우는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미영의 생일을 위해서!”
“고마워요.”
따뜻한 미소로 서로를 마주한 그들은 그라스의 샴페인으로 입술을 적셨다. 그라스를 든 채 미영의 어깨에 팔을 두른 현우가 천천히 강변으로 걸어갔다. 그들은 강물을 바라보며 나란히 강 뚝 위에 앉았다. 도시의 불빛을 받아 찰랑거리는 강물을 받은 그들의 얼굴에도 물결이 쳤다. 이따금 현우의 뜨거운 시선을 의식하는 미영이 자잘한 미소를 흘렸다.
“오빠의 꿈은 뭐야?”
“도시 외곽에 예쁜 정원을 가진 집에서 사랑하는 여자와 같이 있는 것.”
“누군지 그 여자는 좋겠다.”
“그 여자! 미영이가 되어주면 안되나?”
“지금 농담이야, 아니면 상습적인 프러포즈야?”
“소원을 말하는 건데.”
“정말로?”
“진심이야? 사귀는 여자 없어?”
“어떤 말부터 대답할까.......? 미영이와 영원하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고 했고, 사귀는 여자가 없었다고 말할 수 없지. 그러나 과거형이야.”
“그럼 나한테 말한 것도 과거형이 될 수 있겠네.”
현우는 미영의 말에 이모와 아영이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러나 바람에 꺼져버린 등불이었고, 돌이킬 수 없는 욕구의 불길이었다. 그동안 바라보고 있던 미영의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에서 현우는 삶의 진실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미영에 대한 감정은 단순한 것이 아니고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구심점 같은 특별함이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지 염려스러운 현우는 미영의 어깨를 끌어안는다.
“미영이는 내가 살아갈 수 있는 목표를 가르쳐주는 등불이야. 나에 대한 미영의 감정을 알고 싶어.”
“음.......! 오빠가 좋아. 솔직히 언니가 오해를 하기도 했고, 내가 잘못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오빠를 향해 있는 나 자신에 놀랐어.”
“난 처음에는 깊은 호감을 느꼈지만, 미영의 마음을 몰라서 쉽게 마음을 표시할 수 없었어.”
“오빠도 그랬구나!”
“그런데, 우울할 때면 미영이가 떠오르더라고. 꿋꿋하게 살고있는 미영이를 생각하면 내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되돌아보게 되고........”
현우와 미영은 자신의 마음을 여과 없이 털어내며 감정을 들어내는 대화를 했다. 어쩌면 말이 필요 없는 서로의 애정을 털어 놓는 것이다. 남녀의 인연은 악연과 필연이 있다. 우연히 서로가 만나게 되었지만, 그들은 서로의 만남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느낀다. 대화를 하다가 미영이 불쑥 물었다.
“그런데 언니가 캐나다로 이민 간다는 말이 있던데?”
“음.........”
현우는 상처를 들어내는 것 같아 한 숨을 내쉰다. 그는 이모와 아영과의 은밀한 관계를 미영에게 말 할 수는 없었다. 누구의 탓이라고 하기 전에 한 순간 불길처럼 솟았던 욕망의 그림자에 현우는 한기를 느낀다. 그러나 넘어서는 안 될 관계가 된 이모와 아영에게 아련한 감정은 남아 있었다. 갑자기 어두워지는 현우의 표정에 미영은 걱정스러웠다.
“그럼, 오빠는 언니 집에서 나와야 하잖아?”
“아버지에게 말했어. 방을 구해야지.”
“왜, 언니는 갑작스럽게 캐나다로 가는 거야?”
“글쎄.........나도 모르겠어.”
쌓여 있던 눈을 날리는 찬바람이 불어왔다. 미영의 어깨를 껴안아 일으킨 현우는 발걸음을 옮겼다. 미영을 승용차에 태운 현우는 그녀의 집 쪽으로 향했다. 미영의 자취방이 보이는 연립주택 앞에서 차를 세운 현우는 아쉬운 표정으로 어두운 골목을 응시한다. 머뭇거리던 미정이 입술을 쫑긋거린다.
“오빠, 커피 한 잔 마시고 가.”
“그래도 돼?”
현우의 반문에 미영은 대답대신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승용차를 주차시킨 현우는 미영을 따라 주택 안으로 들어갔다. 반 지하로 내려가서 방문을 여는 미영이 조금은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집안으로 들어선 현우는 미영이의 상큼한 체취가 풍기는 특유의 향기에 아늑함을 느꼈다.
“너무 단출하지? 여기 들어오는 남자는 오빠가 처음이야.”
“미영이 성격처럼 깨끗하고 은은한데.”
“커피 물, 끓일 동안 오빠! 잠간 앉아 있어.”
“..........”
현우는 점퍼를 벗어 놓고 작은 거실의 소파에 앉은 현우는 마치 이국에 온 사람처럼 주위를 들러보았다. 창틀 앞에 놓인 꽃병에는 안개꽃과 백합이 어우러져 있다. 방으로 향하는 입구에는 하얀 커튼이 쳐져있고 뜻을 알 수 없는 마치 이집트 벽화 같은 그림이 벽에 걸려 있었다. 집안 곳곳이 미영의 순백한 체취가 가득했다. 거실 한쪽의 주방으로 가서 커피포트를 가스레인지에 올려놓은 미영이 부끄러운 표정을 하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현우가 조금은 낯선 모습으로 앉아 있는 동안 옷을 갈아입은 미영이 방에서 나오며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몸에 달라붙는 바지를 벗고 블라우스와 플레아스커트를 걸친 그녀의 모습이 한결 청초해 보였다. 굴곡 있는 그녀의 자태에 현우는 더욱 관능적으로 보였다. 그는 주방으로 돌아서는 그녀의 뒷모습에 사랑스러움을 느꼈다. 아니 안아주고 싶은 참을 수 없는 욕망의 불꽃이 일어났다. 소파에서 일어난 현우는 슬그머니 그녀의 등 뒤로 다가갔다.
현우가 다가오는 것을 느낀 미영이 고개를 돌렸다. 현우가 그녀를 껴안았다. 이글거리는 현우의 눈빛에 미영은 녹아내릴 것만 같다. 현우가 그녀를 돌려세워 끌어안는다. 가까이 다가오는 현우의 눈빛과 열기를 느끼는 미영은 아찔함에 눈을 사르르 감았다. 현우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위에 포개졌다.
그들은 이따금 만나면서 스킨십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가늘게 떨리는 미영은 그의 입술을 받아드리며 호흡이 멈출 것 같았다. 미영은 아늑함과 떨림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른 남자와 스킨십을 했었지만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그녀였다. 그녀는 거부감 없이 현우의 혀를 받아 드렸다. 혀가 현우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 민감해지면서 그녀는 다리가 휘청거렸다. 현우의 가슴을 살짝 밀어낸 그녀가 솜사탕 같은 목소리를 흘렸다.
“오빠! 물 끓는데, 커피 마셔........”
“내 머릿속에는 미영이 뿐이야.”
가스레인지 위의 커피포트에서 김이 솟구치고 있었다. 현우는 한 손을 뻗쳐 가스레인지의 스위치를 껐다. 그리고 다시 미영을 끌어안고 입술을 찾았다. 입술과 입술이 부딪고 혀와 혀가 엉키어 서로의 끓어오르는 애정을 느낀다. 현우는 하복부에 잇닿은 미영에게서 전달해오는 따뜻함에 후끈 달아오른다.
농도 깊은 키스를 하는 현우의 두 팔이 그녀의 양쪽 둔부를 잡아당겼다. 두발이 바닥에서 들어 올려질 정도로 현우의 가슴에 안긴 그녀는 짜릿한 희열에 젖는다. 불같은 욕망에 달아오른 현우는 그녀를 소유하고 싶은 욕구의 불길에 휩싸였다. 그녀를 으스러지도록 껴안은 현우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의 감격적인 이벤트에 젖었던 미영은 흥분해 있지만, 뭔가 여기에서 거부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현우의 열기에 그녀를 꼼짝할 수가 없었다. 아! 안되는데....... 자신을 안고 있는 현우가 남자에게 비밀스러운 자신만의 침실로 들어가는 것을 의식하는 미영은 두려움과 안개 속에 갇히는 황홀함에 젖었다.
침대위에 눕혀진 미영은 현우의 가슴에 갇혀 숨을 쉴 수도 없었다. 현우의 혀끝이 그녀의 귓불과 목덜미를 스치며 그녀를 마비시켰다. 현우의 손끝에서 블라우스가 풀어졌다. 브래지어를 밀어 올리고 들어오는 현우의 손길에 그녀는 전기에 감전된 사람처럼 흠칫했다. 온 몸의 신경과 남자의 손끝이 닿는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현기증을 느끼는 미영의 브래지어는 어느새 호크가 풀어져 흘러내렸다. 현우는 농염하게 들어난 젖가슴을 보듬고 더듬었다. 현우의 머리가 젖가슴에 묻혔다. 젖꼭지가 현우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미영은 파르르 떨었다. 온 몸이 남자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쾌감은 감당할 수 없는 희열이다.
“오, 오빠.........”
“사랑해.........”
현우의 속삭이는 목소리는 그녀의 감성을 열기의 회오리 속에 빠트렸다. 현우의 하복부에는 페니스가 불끈불끈 솟아올랐다. 자신의 셔츠를 벗어던진 현우는 바지 혁대를 풀어내고 있었다. 바지를 벗은 현우는 미영의 젖가슴을 타액으로 적시며 밑으로 손을 뻗었다. 현우의 손끝이 미영의 스커트 호크를 풀어냈다. 현기증을 느껴 눈을 감고 있던 미영은 스커트가 벗겨지는 것을 의식했다.
그녀가 눈을 뜨니 상체를 들어낸 현우가 팬티 속을 더듬으며 내려다본다. 미영은 본능적으로 벗겨지려는 팬티 끈을 거머쥐었다. 팬티 속을 더듬는 현우의 손끝이 여자의 비역을 더듬었다. 민감한 음순이 현우의 손바닥에 휩쓸렸다. 전류에 감전 된 것처럼 짜릿한 쾌감을 느끼는 미영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하 앗. 오, 오빠! 난 아직.........”
“사람스런 미영을 갖고 싶어.”
미영은 현우의 그윽한 목소리에 진심이 서려 있는 것을 느꼈다. 이글거리는 현우의 눈동자 속으로 미영은 빨려 들어갈 것 같았다. 미영은 정말 현우를 사랑하고 있는 것인지를 자신 스스로에게 묻고 싶었다. 처음으로 금단의 문을 열려고 하는 현우의 진심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은 미영의 마음이다.
“........날, 정말 사랑해?”
“내 모든 것을 받쳐서........미영이는 내가 두려워?”
“아니........나도 오빠를.......”
현우의 입술이 다시 그녀의 입술에 포개졌다. 사랑한다는 미영의 말은 입속으로 사라지고, 현우는 자신의 걸친 팬티마저 벗어던졌다. 그리고 꽃잎 조각 같은 그녀의 팬티가 발밑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완전히 발가벗겨진 미영의 나신이 현우의 알몸을 들어낸 가슴 아래 갇혔다. 피부와 피부가 잇닿은 촉감에 미영은 다시 눈을 감고 두려움과 아늑한 희열에 빠졌다.
미영의 젖꼭지가 현우의 입속에서 돌기를 일으키고 그녀의 음모가 손바닥에 휩싸였다. 젖가슴을 타액으로 적신 현우의 혀끝에 열기가 넘쳤다. 미영의 젖가슴과 허리의 신경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음모를 쓸어내리던 현우의 손끝이 클리토리스를 스치고 다녔다. 온몸의 신경이 한 곳으로 몰리는 감각에 빠진 미영이 현우의 머리를 팔로 감쌌다.
“하 앗! 나, 난 몰라........”
“하! 사랑스러워........”
음순을 건들고 다니던 현우의 손끝이 보지를 더듬었다. 현우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내려다본다. 탐스러운 둔부에 곡선이 아름다운 허리, 생각보다도 볼륨감 넘치는 허벅지가 탄력이 넘친다. 두 허벅지가 만나는 곳에는 검고 광택이 있는 음모가 머릿결처럼 곱게 덮여 있다. 허벅지를 벌리자 연홍빛 보지 살갗이 꽃잎처럼 펼쳐져 꿈틀 거리며 맑은 샘물에 적셔있다. 현우는 촉촉하게 젖은 보지위에 입술을 갖다 댔다. 묘한 이질감에 미영은 파르르 떨며 허벅지를 조였다.
“아 후! 혀, 현우 오빠........”
“미영이 몸은 예뻐........”
불같은 뜨거움에 미영이 눈을 뜨고 내려다보니 현우의 허벅지 사이에는 우람한 남성이 괴물처럼 치솟아 있다. 그리고 현우의 혀끝이 보지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부끄러움 속에서도 진절머리 쳐지는 쾌감에 그녀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오, 오빠 어떻게 거기를.......”
“하 으~! 미영의 모든 것이 달콤해........”
보지 속으로 혀끝을 밀어 넣던 현우가 손바닥으로 음부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보지 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신경들이 한군데로 몰리고 미영은 참을 수 없는 충격에 휩싸였다. 보지 속으로 들어간 손가락이 숨겨진 살갗들을 마찰했다. 미영은 몸속에 숨겨진 감각의 돌기들이 올올이 살아나는 쾌감에 어찌할 바를 몰라 허우적거렸다. 손가락이 보지 속을 헤집을 때마다 그녀는 거친 신음을 흘렸다.
“하 우! 혀, 현우씨. 난 몰라. 아 하. 으 으. 하 응.........”
“헉! 미, 미영이...........”
미영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현우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잔득 흥분하고 있는 그녀를 내려다보는 현우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의 하복부에 솟아오른 페니스는 불끈거리며 성난 짐승처럼 머리를 들고 아우성쳤다.
목덜미에 핏줄이 돋아난 현우는 보지를 벌려 구멍을 넓히고 불기둥처럼 솟은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몸속으로 파고드는 충격에 미영은 벌린 입술을 다물지 못했다. 급히 숨을 들이마신 미영이 놀라서 눈동자를 크게 뜨고 바들바들 떨었다.
“하 앗! 엄마 얏........”
갑작스런 충격에 커다랗게 뜬 미영의 눈동자가 밑으로 향해 있었다. 남성의 상징인 그 우람한 흉물이 보지 속에 틀어 박혀 있었다. 동시에 미영은 순결을 앗아가는 통증이 아스라이 하복부에서 일어났다. 신음소리와 미간을 찌푸리는 미영의 모습에 현우는 잠시 보지 속에서 페니스를 꺼냈다.
페니스의 귀두가 맑은 샘물과 혈흔을 뒤집어쓰고 있다. 미영의 순결을 간직했다는 감정은 현우의 성욕을 들끓어 오르게 한다. 통증을 느끼는 미영의 표정은 순결함의 상징이었다. 또한 현우는 그녀의 마음과 육체까지도 자신의 여자가 되었다는 충만감이 들었다. 현우는 다시 붉은 혈흔과 샘물로 젖은 보지 속으로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다시 통증을 느끼는 미영이 고개를 옆으로 틀었다.
“하 윽! 어떡해.........”
“사, 사랑해........”
페니스를 옥죄이는 저항감을 느끼는 현우는 성난 들짐승처럼 거친 숨을 뿜어냈다. 작살을 맞은 은어처럼 발가벗은 나신을 퍼덕이는 미영은 현우의 가슴에 손을 대고 입술을 깨물었다. 현우는 조심스럽게 보지 속을 점령하고 천천히 엉덩이를 들었다가 내리 누른다. 천천히 반복적으로 보지 속을 헤집는 현우는 긴축감에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만 같았다.
보지 속의 남성이 좌우로 또는 깊게 틀어박히면서 미영의 나신이 힘없이 흔들렸다. 미간을 찌푸렸던 미영의 얼굴이 붉게 변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숨이 거칠어지고 아련한 희열이 몸속에서 피어올랐다.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현우의 몸짓에 따라 미영의 나신이 밀착되어 물결처럼 흔들린다. 그리고 그녀는 옅은 숨소리를 흘렸다.
“헛, 흠, 핫, 으으, 흠........”
“헉, 허 윽, 아학.......”
헐떡거리는 현우는 점점 빠르게 보지 깊숙이 페니스를 빠르게 움직였다. 현우와 시선을 마주친 그녀는 고개를 돌려 외면했다. 스며드는 통증과 함께 아련하게 밀려오는 희열을 느끼려고 안타까워하는 그녀의 표정이었다. 점점 빠르게 보지 속을 헤집는 페니스가 격렬하게 움직였다.
성난 짐승처럼 그녀의 보지 속을 유린하던 현우의 페니스에서 뜨거운 용액이 분수처럼 쏟아졌다. 미영은 자궁 깊숙이 뿜어져 들어오는 뜨거움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그녀는 처음으로 생명을 잉태하는 남자의 사랑을 받아드렸다는 것을 의식했다. 가슴속을 파고드는 미영의 나신을 부둥켜안는 현우는 경직되었다.
“허 억~!”
“오, 오빠.........”
미영은 골반이 무너지며 몸속이 불길 속에 쌓이는 감각에 파르르 떨었다. 현우는 그녀를 가슴속에 묻고 헐떡이는 숨결을 진정시켰다. 미영은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한 남자에게 순결을 받치고 여자가 되었다는 감정은 아련한 아픔과 묘한 황홀함이 어우러졌다. 현우는 이모나 아영과는 다른 욕망에 만족스러웠다. 마음을 의지할 수 있는 안식처의 아늑함과 보호하고 싶은 책임감을 떠 올리는 본능이었다.
창문으로 스며드는 달빛에 베개를 덮고 있는 미영의 머리카락이 오선지의 선처럼 가지런히 펼쳐져 있었다. 현우는 그녀의 뺨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입맞춤을 했다. 그들 사이에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감정이 흐른다. 어디선가 피아노의 은은한 멜로디가 흐르는 것 같다. 현우는 그녀를 안고 포근한 잠에 빠진다.
따스한 햇살에 정원에 쌓인 눈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상희와 아영은 각자 자신들의 방에 있고 거실 안에는 쓸쓸함이 깃들어 있다. 거실 소파에 앉아 창문을 바라보는 현우는 스산함을 느껴 걸치고 있는 가디건의 옷깃을 여민다. 그는 미영이의 잔잔한 미소를 떠올렸다. 순결을 주고 가슴에 안겨서 자고 일어난 그녀가 아침식사를 준비를 하는 뒷모습, 그리고 그를 돌아보는 애정이 가득 담긴 미영의 미소를 생각하는 현우는 햇살처럼 따뜻한 행복감에 젖는다.
안방 문이 열고 나오던 상희가 소파에 앉은 현우를 발견했다. 시선이 마주친 현우가 씁쓸한 표정을 한다. 상희는 이미 집과 임대료를 받던 건물들을 정리하고 캐나다로 이민하기 위해 모든 수속을 마쳤다. 혼자 앉아 있는 현우를 바라보는 상희의 눈썹이 떨린다. 상희는 탁자를 마주하고 다소곳이 소파에 앉았다. 현우나 상희는 어쩌면 하고 싶은 말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마음으로만 새긴다. 소리 없는 한 숨을 내쉰 상희가 나직하게 말했다.
“난.......,! 아영이 하고 이 달 말에 캐나다로 갈 꺼다.........”
“아~!”
모든 것을 예상하고 있던 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침묵 속에 서로를 의식하는 그들은 마른 침을 삼킨다. 잠시 앉아있던 상희가 몸을 사리며 일어서서 세면장으로 들어간다. 세면장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를 듣는 현우는 성욕에 휩싸여 흘리던 이모의 신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땀을 씻어내는 그녀의 나신이 떠올랐다.
눈을 감고 있던 현우는 슬그머니 일어나서 이층으로 올라갔다. 상희는 한동안 세면장 안에서 거실에 앉아있는 현우의 동태를 살폈다. 냉정해지려고 하지만 상희는 아직도 이따금 상희는 현우의 가슴에 안겨 황홀함에 젖었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숨소리를 죽이고 있던 그녀는 이층으로 올라가는 현우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세면장을 나왔다.
상희는 현우가 집을 떠나던 날에 한쪽에 남아있던 정염의 감정을 담담하게 덮어 버릴 수 있었다. 이모의 집에서 나가서 독립할 수밖에 없는 현우는 어머니에게 이모가 캐나다로 이민한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미영과의 관계를 솔직히 고백했다. 그의 어머니는 현우의 결단을 믿는다면서 미영을 며느리로 인정하니 같이 내려오라고 했다. 아울러 현우에게 전세방이라도 구할 수 있게 조치해준다고 했다.
현우는 미영에게 어머니의 말을 전달하니 미영은 무척 부끄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상희가 캐나다로 떠난다는 말을 듣고 미영은 현우를 걱정했다. 한동안 고심을 하던 미영은 얼굴을 붉히더니 전세방을 구할 때까지 자신의 자취방에서 같이 있자는 말을 하고는 시선을 마주하지 못했다.
짐이 많지 않아서 작은 트럭에 이삿짐을 실은 현우가 주춤거리며 돌아보더니 대문을 나선다. 거실 창문을 내다보는 상희는 왠지 가슴 한쪽을 도려내는 아픔을 느꼈다. 아영은 자신의 창문에서 사라져 가는 현우를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였다. 아영은 현우가 자신의 엄마와 은밀한 관계인 것을 모르고 있다. 단지 그녀는 순결을 준 남자를 떠나보내는 현실을 받아 드리기 힘들어서 슬픔에 잠길 뿐이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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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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