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벗은 박 과장은 상희를 반듯이 눕히고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는 브래지어와 팬티 차림이 되어 정신을 잃고 있는 상희를 음미 하듯이 내려다봤다. 뽀얀 피부에 보기보다도 앙증맞은 그녀의 모습은 박 과장의 성욕을 잔뜩 끌어 올렸다. 브래지어와 팬티를 벗기고 젖가슴을 움켜쥔다. 그들은 발가벗은 남녀일 뿐이었다. 박 과장을 골려주려던 상희는 도리어 겁탈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채 의식을 잃고 있었다.
“후후~! 보기보다 괜찮은데........”
중얼거리는 박 과장은 젖가슴을 주무르며 젖꼭지를 입속으로 빨아 당겼다.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상희는 옅은 신음을 흘렸다. 젖꼭지를 유린하던 박 과장이 그녀의 허벅지를 벌리고 내려다봤다. 그의 손끝이 진홍빛 살갗으로 둘러싸인 보지를 어루만졌다. 손가락을 보지 속으로 넣어 살살 숨겨진 살갗을 애무했다.
“아 으.........”
무의식 상태에서 상희의 허리가 꿈틀거렸다. 의식과 분리된 그녀의 보지 속에서 맑은 샘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꿈틀거리는 상희의 육체를 바라보는 박 과장의 눈빛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의 하복부에는 발기된 페니스가 끄덕거린다. 박 과장은 끄덕거리는 페니스를 쥐고 습진 상희의 보지 속으로 박아 넣으며 숨을 들이마셨다.
“끙.......!”
“하 잇.......! 머, 머야?”
하복부를 치밀고 들어오는 충격에 상희가 눈을 뜨고 올려다보았다. 흐린 시야 속에 발가벗은 남자의 모습을 보고 그녀는 기절하듯이 놀랬다. 이미 남자의 성기가 몸속을 파고 들어와 있지 않은가. 어찌하여 발가벗겨져 남자의 가슴아래 깔려 있는 것인가. 상희는 자신의 몸을 점령하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내려다보는 남자가 골탕을 먹이려던 박 과장이라는 것에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지만 그녀는 몸부림을 쳤다.
“아, 안 돼. 이 개만도 못한 놈아.........”
“이, 이러지 마. 나하고 살자고.”
박 과장은 불같이 달아오른 성욕을 참지 못해 시근덕거렸다. 그는 보지 속으로 들어간 페니스를 더욱 깊숙이 박아 넣었다가 빼내기를 반복했다. 역겨움을 느껴 발버둥치는 상희의 나신이 흔들렸다. 어떻게 해서 호텔 방까지 온 것인지. 그러나 박 과장의 남성이 몸속에서 빠져 나갈 때마다 그녀는 의지와는 다르게 둔부를 들어 올리고 있었다. 다만 치욕스러운 상황을 견디지 못해 아우성 칠 뿐이었다.
“시, 싫어. 악마 같은 놈아.”
“왜 이래? 꼬리칠 때는 언제고. 우리 즐겁게 살자고.”
헐떡거리는 박 과장은 온 몸의 신경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 상희가 저항을 할수록 더욱 강렬한 쾌감을 느낄 뿐이다. 상희는 그를 밀쳐 내려고 하지만 남자의 힘을 당 할 수도 없고, 몸 속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쾌감에 거부하는 의지를 상실해 갈뿐이었다. 몸속으로 틀어박힌 남성이 숨겨진 감각의 돌기들을 거칠게 마찰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박 과장의 등을 움켜쥐고 매달렸다. 헐떡거리는 박 과장이 만족스런 미소를 흘렸다.
“그거 봐. 너도 좋아 하잖아.”
“시, 싫다고. 더, 더러운 놈아.”
거부하는 말을 뱉어내지만 상희는 성에 민감한 여자에 불과했다. 도리어 그녀는 둔부를 들어 올리며 남자의 성기를 깊이 받아 드리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었다. 불같은 성욕에 달아오른 박 과장은 숨을 몰아쉬며 허리를 흔들어 그녀를 거칠게 유린했다. 상희의 저항하는 말도 사라지고 룸 안에는 거친 숨소리만 흐른다. 그리고 살갗이 부딪는 소리가 일정하게 울렸다.
“탁, 타 악. 타 닥. 탁.......”
“하 아. 아 하. 으 하. 난 몰라. 하 으.......”
“허 억. 하 윽........”
방아를 찌듯이 좌우로 또는 앞뒤로 엉덩이를 흔들며 보지 속을 헤집던 박 과장이 상희의 나신을 붙들고 풀썩 엎드렸다. 한창 엑스터시의 절정을 향해 오르던 상희는 몸속으로 뜨거운 분비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절정을 못 느낀 안타까움도 있지만, 그녀는 역겨움이 다시 살아났다. 젖가슴을 움켜쥐고 늘어졌던 박 과장이 부스스 일어났다.
박 과장을 밀쳐내고 일어난 상희는 구역질을 할 것만 같았다. 희소를 흘리고 있던 박 과장이 일어나는 상희를 껴안으려 한다. 뒤를 돌아 본 상희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번개같이 상희는 팔을 뻗어 박 과장의 뺨을 후려쳤다.
“개만도 못한 놈! 가만 안둘 거야.”
“핫! 상희씨도 좋아 했잖아. 상희씨가 좋아서 어쩔 수 없었어.”
“뭐라고!? 너를 평생 저주할 거야.”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상희는 벗겨졌던 팬티와 브래지어를 걸쳤다. 여자의 경험이 다분한 박 과장은 육체를 정복하면 마음마저 빼앗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얻어맞은 뺨이 벌겋게 된 박 과장은 옷을 추슬러 입는 상희의 등 뒤로 다가가서 다시 껴안으려했다.
“상희씨 진심이야. 나하고 살자.”
“뭐라고? 이 더러운 자식아!”
저주와 분노가 머리끝까지 뻗친 상희는 돌아서서 박 과장을 걷어찼다. 의외의 일격에 박 과장은 바닥에 벌렁 나가자빠진다. 파랗게 독이 오른 상희는 다시 박 과장을 걷어차고 룸을 뛰어 나갔다. 커피숍 주차장으로 향하는 상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녀는 이렇게 당하도록 만든 은숙이 저주스러웠다. 또한 자신의 모습이 추하게 느껴졌다.
정신없이 집으로 돌아온 상희는 분이 풀리지 않는다. 거실에서 마주치는 현우를 볼 수도 없는 그녀는 외면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걸쳤던 옷을 찢어 버리듯이 벗어던지고 원피스로 갈아입었다. 세면장으로 들어간 그녀는 발가벗고 샤워기 밑에 섰다. 쏟아져 내리는 물밑에서 허벅지 사이를 박박 문지르며 박 과장의 분비물을 씻어냈다. 상희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자신의 실수를 잊어버리려 노력하지만 상희는 왠지 마음마저 더렵혀진 것 같아서 기억을 지울 수 없다. 매일 아침 상희가 눈을 떠서 바라보는 것은 정원에 떨어지고 있는 낙엽이었다. 그녀도 무덤이 있는 늪 속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는 것 같았다. 박 과장의 거친 숨소리, 보지 속을 파고들던 남성의 이질감, 그런데도 절정을 향해 치닫다가 중단된 쾌감의 불만스러움이 영원히 멈추어진 것 같았다.
언어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식구들과의 대화도 단절한 며칠 동안 상희는 꼼짝하지 않고 정원을 바라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정원에서는 아영과 현우가 배드민턴을 치며 웃고 떠드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의 즐거운 표정과는 달리 상희는 단절된 세상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아영은 연예기획사의 오디션을 봤다가 떨어졌다. 자신이 바라던 소원을 이루지 못했는데도 아영은 실망하기는커녕 웃음을 잃지 않았다. 성관계에서 오르가즘의 희열을 알게 된 아영은 현우만 봐도 웃음이 저절로 나오고 즐거웠다. 한창 처녀 때에 낙엽 굴러가는 것만 봐도 웃음을 터트린다는데, 배드민턴을 치는 현우의 동작하나하나마다 아영은 까르르 폭소를 터트렸다.
그들의 모습을 보는 상희는 문득 집안에 틀어박혀 있는 자신이 너무 초라해보였다. 우울한 상희는 친구들을 만나서 바람이라도 쏘이고 올 생각으로 핸드폰을 꺼내들고 망설였다. 친구들이라고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리도 없고, 더욱이나 은숙을 다시는 보기도 싫었다. 멍하니 정원을 내다보고 있던 상희는 깜짝 놀랐다. 들고 있던 핸드폰의 벨이 울린 것이었다. 모르는 전화번호였다. 그녀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안녕하셨습니까! 상희씨.”
“누구신데요?”
“하하~! 벌써 목소리를 잊으셨습니까? 저 박 과장입니다.”
느끼한 목소리에 치욕감을 느낀 상희는 부르르 떨었다. 박 과장이 어떻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알았을까. 은숙이 가르쳐 줬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정신을 잃었을 때 알아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정을 나타내면 오히려 상대에게 약점을 들어내 보이는 것 같다. 마른 침을 삼킨 상희는 목소리를 갈아 앉혔다.
“그런데요?”
“저는 상희씨 생각으로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만나고 싶습니다.”
“여보세요! 어린 나이도 아니면서 무슨 짓이야. 평생 저주 할 테니. 다시 전화하지 마.”
“사, 상희씨........”
역겨움이 치솟는 상희는 통화를 끊고 배터리를 꺼내 던졌다. 그녀는 울화가 치밀어 견딜 수가 없었다. 박 과장의 목소리를 들으니 온 몸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부리나케 세면장으로 들어가 옷을 벗고 샤워기 밑에 섰다. 그녀는 박 과장의 손길이 스쳤던 피부들을 벗겨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밤이 이슥하도록 그녀는 침대위에서 뒤척거렸다. 남자에게 강간을 당한 여자들의 얘기를 말로만 들었던 그녀였다. 몸속으로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만 같고 누군가 거칠게 다루어 주었으면 하는 욕망이 끓어오른다. 아니 누군가에 의해 더렵혀진 몸을 씻어내고 싶은 그녀는 현우의 열정적인 숨결과 손길을 떠올렸다. 현우의 가슴에 안기면 치욕적인 순간들을 잊을 것만 같은 그녀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방을 나온 상희는 아영의 방을 힐끗 쳐다보고 이층 계단을 올라갔다. 조심스럽게 현우의 방문을 열고 들어섰다. 책을 보다가 잠자리에 누웠던 현우가 상체를 일으킨다. 방문을 닫고 선 상희가 추운 사람처럼 어깨를 감싸고 서 있었다. 현우는 요즘 이모가 말도 잘하지 않고 넋을 놓고 있는 모습에 혹시 아영과의 관계를 눈치 채지 않았는지 조심하고 있다.
“어~! 이모! 아직 안 잤어?”
“현우야........”
이름을 불러 놓고 상희는 잠시 멈칫했다. 다른 날처럼 현우가 와서 안아주기를 바라는 그녀의 자존심이었다. 천천히 침대로 걸어간 그녀가 현우를 내려다본다. 그때서야 현우가 그녀의 팔을 잡아 당겨 침대에 눕히고 끌어안았다. 말없이 가슴을 파고드는 상희를 껴안은 현우는 평상시보다 우울한 표정을 하는 그녀 모습에 조금은 긴장하고 있었다.
“이모! 무슨 일 있어?”
“아니, 아무 말도 하지 마.”
상희는 현우의 목덜미에 팔을 두르며 가슴을 파고들었다. 긴장을 했던 현우는 그녀에게서 장미 향기를 맡는다. 꿀벌을 유혹하는 꽃향기였다. 현우의 손길이 그녀의 걸친 잠옷을 천천히 벗겨냈다. 자신의 팬티를 벗은 현우가 익숙하게 그녀의 팬티도 벗겨낸다. 입술과 입술이 포개지고 혀와 혀가 엉키어 불꽃같은 흥분을 일으킨다. 상희는 비로소 더렵혀졌던 자신의 육체를 되찾는 황홀함에 젖는다.
“하 아! 현우야.......”
“이모는 더 아름다워져.”
상희는 현우의 속삭이는 말을 기다렸는지 모른다. 치욕적인 순간들을 지우는 말이다. 흐린 침대등불 밑에 끌어안고 있는 현우의 근육질과 겨드랑이 사이의 감가적인 꺼뭇한 털이 보인다. 마치 억센 짐승이 들판을 달리며 들어내는 근육 같다. 젖가슴이 현우의 손아귀에 들어가고 젖꼭지가 빨리면서 상희는 꿈틀거리는 남자의 근육 속에 갇혀 허덕였다.
“하 아~! 난 몰라.”
상희는 오늘따라 자궁 속에서 흥건한 희열의 샘물이 흘러넘치는 것을 느낀다. 흥분의 불길 속에 허덕이는 상희는 손을 밑으로 뻗었다. 그녀는 손에 잡히는 남자의 성기를 붙잡고 감탄한다. 손아귀를 넘치게 잡힌 괴물처럼 우람하게 솟은 남성이 꿈틀거렸다. 그녀의 보지 속으로는 현우의 손가락이 넘나들었다. 급격하게 흥분한 상희는 입술을 깨물면서 신음을 흘렸다.
“하 아~! 미치겠어. 해줘.”
“오늘 이모 모습이 너무 관능적이다.”
현우는 촉촉하게 젖은 그녀의 보지구멍을 벌리고 페니스를 집어넣었다. 미끄덩하고 빨려들어 가는 페니스가 보지 속을 가득 채웠다. 상희는 와락 현우의 허리를 잡아 당기며 둔부를 들어 올렸다. 상희가 바라던 포만감으로 가득한 황홀한 안락함이다. 이제는 그녀에게 익숙해진 다이너마이트 같은 마력을 지닌 남성이 그녀의 몸속을 헤집기 시작했다.
“그, 그래. 혀, 현우야. 아 후. 하 아. 아 으........”
“아! 이모 너무 좋아.......”
오늘따라 페니스를 감싸며 강렬하게 옥죄는 느낌에 현우는 현기증이 일어났다. 일단 보지 속을 점령한 페니스는 인정사정없이 연쇄적으로 폭발하는 그런 거였다. 인간에게 있어서 태풍보다 더 큰 위력과 힘을 아낌없이 분출하는 그것을 두고 말함이 아닌가. 현우의 남성이 거칠게 치밀고 들어올수록 상희는 치를 떨며 매달린다.
“하 앙. 아 후. 아 으. 미치겠어. 아 하. 으 으........”
“이, 이모. 사정 할 것 같아.........”
“아, 안 돼. 조, 조금만 더. 하 아. 아 우. 후 아........”
“헉~! 허 윽. 하 아........”
상희는 거칠게 밀어 붙이는 현우의 행위에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 현우의 몸이 뜨거운 불덩이로 달구어지며 자신의 보지 속을 농락하고 상희는 버둥거리며 아득한 희열의 늪을 헤맸다. 남자는 보지속의 자지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온 몸이 같이 움직인다. 그녀는 현우의 가슴 밑에 깔려 아찔한 늪 속을 허우적거렸다.
“아 흑! 하 아. 으 하. 으으.........”
“아. 이모. 그게 나를.......”
헐떡거리는 현우는 그녀의 보지가 자지를 감싸고 주무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가슴은 가슴대로 잇닿았고 하복부가 마찰하며 현우는 상희의 팽팽하게 부풀은 젖가슴을 짓누르며 움켜잡는다. 질주하는 허벅지 사이로 끈적끈적한 땀방울이 흐르고 현우와 상희의 몸은 밀착되어 부딪칠 때마다 물 흐르는 소리가 났다.
“터. 덕. 찌거덕. 찌걱. 타 악. 타 닥........”
“아 항. 하 아. 아 흠. 우 하..........”
어느 순간 상희는 자지러지는 엑스터시에 젖어 현우의 입술을 찾아 빨았다. 그리고 눈동자를 크게 뜨고 상체를 일으키며 바들바들 떨었다. 현우는 페니스로 가득히 채워진 보지속이 흥건한 열탕으로 변하는 것을 느낀다. 상희가 극한 오르가즘을 느끼고 흘린 감격의 샘물이다. 절정을 향해 헐떡거리던 현우는 상희 젖가슴을 움켜쥐고 경직 되었다. 여자의 몸속을 치받던 페니스에서 뜨거운 진액이 분수처럼 쏟아져 들어갔다. 충격을 받은 상희가 현우의 둔부를 움켜쥐고 심음을 터트렸다.
“하 아! 혀, 현우야. 주, 죽겠어.”
“허 걱! 이, 이모.......”
자궁 속까지 들어오는 뜨거운 촉감에 상희는 파르르 떨며 움켜쥔 현우의 엉덩이를 잡아당겼다. 헐떡이는 숨을 고르는 동안 정적이 감돈다. 거친 숨소리와 피부가 잇닿는 소리가 멈춘 방안에는 시계 초침이 돌아가는 소리와 아직도 멈추지 않는 두 사람의 맥박 소리가 요동친다. 상희는 우울했던 계절에서 벗어나 아늑한 초원에 들어선 심정이었다.
커튼 사이로 밝은 달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길게 숨을 내쉬는 상희는 몸속에서 흐느적거리던 남성이 다시 발기하여 꿈틀 거리는 것을 느꼈다. 쌍꺼풀이 짙어진 그녀가 현우를 올려다보며 곱게 눈을 흘겼다. 또 하려고 하느냐고 묻는 상희의 눈빛에 현우는 장난꾸러기 소년처럼 만족한 미소를 흘린다.
다시 발기하기 시작한 페니스가 그녀의 몸속에 돋아난 돌기들을 자극했다. 눈을 흘겼던 상희는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현우의 등줄기를 움켜쥐었다. 손바닥으로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는 현우의 입속으로 젖꼭지가 빨려 들어간다. 상희는 다시 쾌감의 너울 속에 빠져들었다. 상희는 까마득한 낭떠러지에서 버둥거린다.
“혀, 현우야. 아 하. 하 으. 자, 자기야. 하 아.......”
“이, 이모가 좋아죽겠어.......”
사정을 하고도 현우의 행위는 그칠 줄 모른다.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두 번, 세 번까지 그녀를 놓아 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상희는 축 늘어져 있다가도 연달아 밀려오는 오르가즘에 매달리며 허덕인다. 결국 상희는 동이 틀 무렵에 현우의 방에서 나왔다. 지쳐서 깊은 잠에 빠질 것 같으면서도 상희는 감격스러움에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결국 뜬 눈으로 현우의 아침 식사를 정성껏 차리던 그녀는 하품을 하며 내려오는 현우를 바라본다. 그리고 피곤해서 휑해진 현우의 눈을 보고 배시시 미소를 짓는다.
현우와 격려한 정사를 벌인 상희는 하루하루가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녀는 이것이 행복이라는 단어와 어울리는지를 새삼스럽게 생각한다. 이따금 끈질기게 전화를 걸어오는 박 과장의 목소리를 들어도 이제는 오히려 보복을 한 것 같은 심정이었다. 그 후로 상희는 박 과장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외출도 자주 하지 않던 상희는 무심코 달력을 들여다본다. 첫눈이 온다고 마음이 들떴는데 벌써 내일이 성탄절이라는 것에 그녀는 시간을 모르고 살고 있는 자신을 새삼스럽게 의식한다. 어둠이 내리는 정원에는 하얀 눈이 소복하게 내리고 있다. 현우와 아영이는 어린아이들처럼 눈송이를 만들어 던지면서 깔깔거리며 웃고 있다. 빙그레 미소를 진 상희가 방으로 들어가려다가 돌아섰다.
눈싸움을 하다가 거실로 들어오는 현우와 아영이를 바라본다. 무엇이 좋은지 아영이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웃음을 터트리는 아영이 현우의 등에 업혀 들어왔다. 상희의 시선을 의식한 현우가 슬그머니 아영이를 내려놓는다. 아영이가 부리나케 뛰어 들어오면서 상희에게 말했다.
“엄마! 나, 오빠하고 놀다 올게.”
“어디를........?”
“그냥 시내에 구경하고 오려고.”
“저녁 안 먹고?”
“나가서 먹지, 뭐.”
“........늦지 말고 들어와.”
허락을 하지만 상희는 그들이 밤에 나가는 것이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어느 날인가 흐트러진 모습으로 이층에서 내려오던 딸의 모습이 상희의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올랐다. 상희의 허락을 받은 아영이가 팔짝 뛰며 좋아한다. 그리고 눈치만 살피고 있는 현우의 허리에 팔을 감고 당겼다.
“가자, 오빠. 헤헤헤.......”
“다녀올게요........”
본의 아니게 아영의 허리를 감싼 현우는 마지못한 척 아영에게 이끌려 나간다. 왠지 불안하고 서운한 상희는 눈 내리는 정원을 내다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현우의 허리를 끌어안은 아영이가 옆구리에 매달린 모습이다. 현우도 아영의 어깨를 감싸고 대문을 향해 가고 있었다. 외사촌간이지만 남매가 분명한 그들의 모습이 어쩐지 끈끈한 연인들 같아서 상희의 마음을 편치 않게 했다.
집을 나선 현우와 아영이는 흥청거리는 성탄절 전야의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늦은 시간에 귀가했다. 그들이 돌아오고 나서야 불안했던 상희는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나 상희는 모르고 있었다. 그녀가 잠들고 나서 아영은 살그머니 방문을 열고 나와 발돋움 하여 이층의 현우의 방으로 스며들었다. 아영은 점점 현우를 통해 성적인 욕구가 달아오르고 있다. 그런데 아영의 성적인 집념은 결국 문제를 일으키고 말았다.
동이 트기 전 새벽녘에 상희는 잠결에 소변을 보러 화장실을 갔다. 화장실에서 나와 안방으로 들어가려던 상희는 주춤한다. 아영의 방문 틈으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상희는 아영이 공부하다가 전등을 켜놓고 잠든 것이라고 여긴다. 기특한 생각이 들어 상희는 아영의 방문을 열고 들어간다.
책상위에는 보고 있던 책이 그대로 펼쳐져 있다. 잠결인지라 무심코 전등 스위치를 끄려던 상희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침대위에는 모포가 젖혀져 있고 아영이가 보이지 않았다. 분명히 어제 밤에 돌아온 것을 상희가 확인했는데 아영이가 이 밤중에 어디 갈 리가 없다. 주방과 거실을 돌아본 그녀는 현관문을 열어 정원을 살폈다. 싸늘한 밤바람에 정신이드는 상희는 별안간 전신이 오싹했다. 어젯밤에 포옹하다시피 다정하게 나가던 이영과 현우의 모습이 떠올랐다. 불길한 생각에 상희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설마.........!”
상희는 다리가 후들거리고 떨렸다. 현관문을 닫고 돌아선 상희는 이층 층계를 바라봤다. 그녀는 자신의 불길한 추측이 아닐 것이라고 강하게 부정한다. 그러면서도 상희의 발걸음은 이층 층계를 오르고 있었다. 현우의 방 문 손잡이를 상희의 잡은 손이 떨렸다. 소리 없이 방문을 열고 들여다 본 상희는 새파랗게 질려 파르르 떨었다.
침대위에는 벌거벗은 아영이 현우의 가슴에 안겨 있었다. 왠지 끈적거리는 방안의 분위기, 서로 부둥켜안고 깊은 잠에 빠진 그들의 모습을 보는 상희는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심장이 마구 뛰었다. 몸속의 피가 모두 빠져나가고 곧 쓰러질 것만 같은 상희는 심호흡을 했다. 가슴에 손을 대고 침착해야한다고 스스로를 안정시켰다.
하지만 상희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침대로 가서 모포를 젖히며 현우의 가슴에 안긴 아영이의 팔을 잡아 당겨 일으킨다. 상희는 잠결에 게슴츠레 눈을 뜨는 아영의 뺨을 후려쳤다. 철썩 소리와 함께 아영의 턱이 옆으로 획 돌아갔다. 눈에 핏발이 선 상희의 목소리가 앙칼지게 방안을 울렸다.
“너, 뭐하는 짓이야.”
“어, 엄마........”
잠결에 뺨을 얻어맞은 아영은 파랗게 질린 엄마를 보는 순간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상희를 올려다보던 아영의 입술이 터져 피가 흘렀다. 발가벗고 있던 아영은 급히 모포를 당겨 젖가슴을 가렸다. 잠결에 눈을 뜬 현우가 상희의 모습에 기겁을 하고 일어나 침대에서 벗어났다. 팬티만 걸친 현우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거리다가 급히 추리닝을 걸쳤다.
독살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상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방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눈치를 살피던 아영이 급히 팬티와 잠옷을 걸쳤다. 상희는 말없이 다시 아영의 뺨을 후려쳤다. 멍하니 바라보던 현우가 가로막고 서서 상희의 손목을 잡았다.
“이. 이모! 내가 다 잘못한 거야.”
“지금 넌 가만있어! 죽기 전에.......”
상희가 저돌적으로 현우의 가슴을 밀어붙였다. 항상 이영과의 관계가 들어 날 것이 두려웠던 현우는 무방비 상태였다. 그는 뒷걸음치다가 의자에 걸려 엉덩방아를 찧고 넘어졌다. 현우를 밀어버린 상희가 침대 끝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영이의 머리채를 잡아끌었다. 눈앞에 보이는 것이 없는 상희는 치를 떨었다.
“이 계집애야. 너를 키워 놨더니 뭐하는 짓이야. 나하고 같이 죽자.”
“어, 엄마! 요, 용서해 줘........”
“용서!? 뭐를 용서해. 따라 와.”
아영은 머리채를 붙잡힌 채 사색이 되었다. 분에 못 이겨 씨근덕거리는 상희는 아영의 머리채를 끌고 현우의 방을 나섰다. 층계를 내려온 상희는 아영을 데리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현우가 뒤따라 층계를 내려왔다. 현우도 안방으로 따라 들어가려니 상희가 방문을 쾅! 소리가 나게 닫고 문을 잠갔다.
안방에서 별안간 상희가 흐느껴 우는소리를 듣는 현우는 하얗게 질려 거실 소파에 앉았다. 아영을 방으로 끌고 들어간 상희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녀의 두 눈에서는 시냇물처럼 눈물이 흘러내렸다. 막상 아영을 데리고 왔으나 상희는 도리어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엄마의 흐느끼는 모습을 본 아영이도 무릎을 꿇고 앉아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한동안 흐느끼던 상희는 벽에 기대 앉아 밝아오는 창문을 바라봤다. 그녀의 눈에서는 아직도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딸만을 원망 할 수도 없고 상희는 현우와 육체관계를 한 자신이 더 저주스러웠다. 자신과 은밀한 관계를 하고 있으면서 아영과 한 침대에 뒹군 현우를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었다.
그러나 상희 자신이 현우의 방으로 들어갔던 시초가 잘못된 것처럼, 상황으로 봐서는 아영이가 현우의 방을 찾아 든 것이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훌쩍이는 딸의 모습이 측은하여 상희는 가슴이 저리고 아팠다. 한동안 침묵이 흐르고 상희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아영에게 물었다.
“언제부터 그런 거니?”
“..........”
아영은 대답 없이 흘쩍거리기만 했다. 아영이 불쌍하기도 하지만 대답이 없는 아영의 모습에 상희는 발끈했다. 그녀는 부르르 떨며 아영에게 다가앉았다. 그리고 아영의 어깨를 주먹으로 치며 악을 썼다.
“언제부터 그런 거냐고? 못난 계집애야.”
“..........”
“왜 말을 안 해? 엄마 죽는 꼴을 보고 싶어.”
“........한 달 전 쯤.......”
주춤거리던 아영이 모기소리만큼 작은 목소리를 간신히 흘렸다. 한 달 전에 무슨 상황이었기에 아영이 현우와 성관계를 시작했는지 상희는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상희는 성숙해가는 딸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자신이 후회스럽고 죄책감을 느꼈다. 문득 상희는 아영이가 현우와 관계를 갖기 전에 다른 남자와 육체경험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너, 전에도 남자 있었어? 처음 관계를 했던 남자가 누구야?”
“아니........오빠.”
아영이 고개를 저어 부인하며 강조했다. 어쩌면 아영에게 현우가 첫 남자이든지 아닌지는 중요치 않은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영의 말을 들은 상희는 자책감이 들었다. 상희는 현우의 여자가 되어 성욕을 불태웠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거실에서 동태를 살피던 현우는 흐느끼는 소리가 잦아지고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그래도 안절부절못하던 현우는 좌절감에 빠져 천천히 이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동안 방안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던 현우는 식사도 안하고 집을 나섰다. 성탄절을 보내는 모든 사람의 얼굴빛이 흥겨워 보이지만 현우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귀가 잘 안 들리는 가정부 할머니는 아무것도 모르고 상희에게 식사준비가 됐다고 했다. 오전 내내 혼란에 빠져 방안에서 넋을 놓고 있던 상희는 화를 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디서 만날지 모르는 박 과장의 모습도 그렇고 조카와의 불륜관계가 친척들이 알게 되는 것도 두렵다.
더욱이나 한 남자를 상대로 딸인 아영까지 결부된 일이기에 상희는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그녀는, 살고 싶은 의욕도 상실했다. 상희는 불현듯 캐나다에 살고 있는 언니가 이민 와서 같이 살자는 말을 떠올렸다.
길게 한숨을 내쉰 상희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아영에게 식사를 하라고 했다. 어찌되었던지 현우를 다그쳐야겠다고 생각한 상희가 이층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방안에는 현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할머니에게 물으니 현우는 식사도 하지 않고 말없이 나갔다고 했다. 저녁식사 시간이 지나 현우는 친구와 술을 마시고 집으로 들어왔다.------------
“후후~! 보기보다 괜찮은데........”
중얼거리는 박 과장은 젖가슴을 주무르며 젖꼭지를 입속으로 빨아 당겼다.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상희는 옅은 신음을 흘렸다. 젖꼭지를 유린하던 박 과장이 그녀의 허벅지를 벌리고 내려다봤다. 그의 손끝이 진홍빛 살갗으로 둘러싸인 보지를 어루만졌다. 손가락을 보지 속으로 넣어 살살 숨겨진 살갗을 애무했다.
“아 으.........”
무의식 상태에서 상희의 허리가 꿈틀거렸다. 의식과 분리된 그녀의 보지 속에서 맑은 샘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꿈틀거리는 상희의 육체를 바라보는 박 과장의 눈빛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의 하복부에는 발기된 페니스가 끄덕거린다. 박 과장은 끄덕거리는 페니스를 쥐고 습진 상희의 보지 속으로 박아 넣으며 숨을 들이마셨다.
“끙.......!”
“하 잇.......! 머, 머야?”
하복부를 치밀고 들어오는 충격에 상희가 눈을 뜨고 올려다보았다. 흐린 시야 속에 발가벗은 남자의 모습을 보고 그녀는 기절하듯이 놀랬다. 이미 남자의 성기가 몸속을 파고 들어와 있지 않은가. 어찌하여 발가벗겨져 남자의 가슴아래 깔려 있는 것인가. 상희는 자신의 몸을 점령하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내려다보는 남자가 골탕을 먹이려던 박 과장이라는 것에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지만 그녀는 몸부림을 쳤다.
“아, 안 돼. 이 개만도 못한 놈아.........”
“이, 이러지 마. 나하고 살자고.”
박 과장은 불같이 달아오른 성욕을 참지 못해 시근덕거렸다. 그는 보지 속으로 들어간 페니스를 더욱 깊숙이 박아 넣었다가 빼내기를 반복했다. 역겨움을 느껴 발버둥치는 상희의 나신이 흔들렸다. 어떻게 해서 호텔 방까지 온 것인지. 그러나 박 과장의 남성이 몸속에서 빠져 나갈 때마다 그녀는 의지와는 다르게 둔부를 들어 올리고 있었다. 다만 치욕스러운 상황을 견디지 못해 아우성 칠 뿐이었다.
“시, 싫어. 악마 같은 놈아.”
“왜 이래? 꼬리칠 때는 언제고. 우리 즐겁게 살자고.”
헐떡거리는 박 과장은 온 몸의 신경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 상희가 저항을 할수록 더욱 강렬한 쾌감을 느낄 뿐이다. 상희는 그를 밀쳐 내려고 하지만 남자의 힘을 당 할 수도 없고, 몸 속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쾌감에 거부하는 의지를 상실해 갈뿐이었다. 몸속으로 틀어박힌 남성이 숨겨진 감각의 돌기들을 거칠게 마찰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박 과장의 등을 움켜쥐고 매달렸다. 헐떡거리는 박 과장이 만족스런 미소를 흘렸다.
“그거 봐. 너도 좋아 하잖아.”
“시, 싫다고. 더, 더러운 놈아.”
거부하는 말을 뱉어내지만 상희는 성에 민감한 여자에 불과했다. 도리어 그녀는 둔부를 들어 올리며 남자의 성기를 깊이 받아 드리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었다. 불같은 성욕에 달아오른 박 과장은 숨을 몰아쉬며 허리를 흔들어 그녀를 거칠게 유린했다. 상희의 저항하는 말도 사라지고 룸 안에는 거친 숨소리만 흐른다. 그리고 살갗이 부딪는 소리가 일정하게 울렸다.
“탁, 타 악. 타 닥. 탁.......”
“하 아. 아 하. 으 하. 난 몰라. 하 으.......”
“허 억. 하 윽........”
방아를 찌듯이 좌우로 또는 앞뒤로 엉덩이를 흔들며 보지 속을 헤집던 박 과장이 상희의 나신을 붙들고 풀썩 엎드렸다. 한창 엑스터시의 절정을 향해 오르던 상희는 몸속으로 뜨거운 분비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절정을 못 느낀 안타까움도 있지만, 그녀는 역겨움이 다시 살아났다. 젖가슴을 움켜쥐고 늘어졌던 박 과장이 부스스 일어났다.
박 과장을 밀쳐내고 일어난 상희는 구역질을 할 것만 같았다. 희소를 흘리고 있던 박 과장이 일어나는 상희를 껴안으려 한다. 뒤를 돌아 본 상희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번개같이 상희는 팔을 뻗어 박 과장의 뺨을 후려쳤다.
“개만도 못한 놈! 가만 안둘 거야.”
“핫! 상희씨도 좋아 했잖아. 상희씨가 좋아서 어쩔 수 없었어.”
“뭐라고!? 너를 평생 저주할 거야.”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상희는 벗겨졌던 팬티와 브래지어를 걸쳤다. 여자의 경험이 다분한 박 과장은 육체를 정복하면 마음마저 빼앗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얻어맞은 뺨이 벌겋게 된 박 과장은 옷을 추슬러 입는 상희의 등 뒤로 다가가서 다시 껴안으려했다.
“상희씨 진심이야. 나하고 살자.”
“뭐라고? 이 더러운 자식아!”
저주와 분노가 머리끝까지 뻗친 상희는 돌아서서 박 과장을 걷어찼다. 의외의 일격에 박 과장은 바닥에 벌렁 나가자빠진다. 파랗게 독이 오른 상희는 다시 박 과장을 걷어차고 룸을 뛰어 나갔다. 커피숍 주차장으로 향하는 상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녀는 이렇게 당하도록 만든 은숙이 저주스러웠다. 또한 자신의 모습이 추하게 느껴졌다.
정신없이 집으로 돌아온 상희는 분이 풀리지 않는다. 거실에서 마주치는 현우를 볼 수도 없는 그녀는 외면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걸쳤던 옷을 찢어 버리듯이 벗어던지고 원피스로 갈아입었다. 세면장으로 들어간 그녀는 발가벗고 샤워기 밑에 섰다. 쏟아져 내리는 물밑에서 허벅지 사이를 박박 문지르며 박 과장의 분비물을 씻어냈다. 상희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자신의 실수를 잊어버리려 노력하지만 상희는 왠지 마음마저 더렵혀진 것 같아서 기억을 지울 수 없다. 매일 아침 상희가 눈을 떠서 바라보는 것은 정원에 떨어지고 있는 낙엽이었다. 그녀도 무덤이 있는 늪 속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는 것 같았다. 박 과장의 거친 숨소리, 보지 속을 파고들던 남성의 이질감, 그런데도 절정을 향해 치닫다가 중단된 쾌감의 불만스러움이 영원히 멈추어진 것 같았다.
언어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식구들과의 대화도 단절한 며칠 동안 상희는 꼼짝하지 않고 정원을 바라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정원에서는 아영과 현우가 배드민턴을 치며 웃고 떠드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의 즐거운 표정과는 달리 상희는 단절된 세상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아영은 연예기획사의 오디션을 봤다가 떨어졌다. 자신이 바라던 소원을 이루지 못했는데도 아영은 실망하기는커녕 웃음을 잃지 않았다. 성관계에서 오르가즘의 희열을 알게 된 아영은 현우만 봐도 웃음이 저절로 나오고 즐거웠다. 한창 처녀 때에 낙엽 굴러가는 것만 봐도 웃음을 터트린다는데, 배드민턴을 치는 현우의 동작하나하나마다 아영은 까르르 폭소를 터트렸다.
그들의 모습을 보는 상희는 문득 집안에 틀어박혀 있는 자신이 너무 초라해보였다. 우울한 상희는 친구들을 만나서 바람이라도 쏘이고 올 생각으로 핸드폰을 꺼내들고 망설였다. 친구들이라고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리도 없고, 더욱이나 은숙을 다시는 보기도 싫었다. 멍하니 정원을 내다보고 있던 상희는 깜짝 놀랐다. 들고 있던 핸드폰의 벨이 울린 것이었다. 모르는 전화번호였다. 그녀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안녕하셨습니까! 상희씨.”
“누구신데요?”
“하하~! 벌써 목소리를 잊으셨습니까? 저 박 과장입니다.”
느끼한 목소리에 치욕감을 느낀 상희는 부르르 떨었다. 박 과장이 어떻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알았을까. 은숙이 가르쳐 줬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정신을 잃었을 때 알아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정을 나타내면 오히려 상대에게 약점을 들어내 보이는 것 같다. 마른 침을 삼킨 상희는 목소리를 갈아 앉혔다.
“그런데요?”
“저는 상희씨 생각으로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만나고 싶습니다.”
“여보세요! 어린 나이도 아니면서 무슨 짓이야. 평생 저주 할 테니. 다시 전화하지 마.”
“사, 상희씨........”
역겨움이 치솟는 상희는 통화를 끊고 배터리를 꺼내 던졌다. 그녀는 울화가 치밀어 견딜 수가 없었다. 박 과장의 목소리를 들으니 온 몸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부리나케 세면장으로 들어가 옷을 벗고 샤워기 밑에 섰다. 그녀는 박 과장의 손길이 스쳤던 피부들을 벗겨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밤이 이슥하도록 그녀는 침대위에서 뒤척거렸다. 남자에게 강간을 당한 여자들의 얘기를 말로만 들었던 그녀였다. 몸속으로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만 같고 누군가 거칠게 다루어 주었으면 하는 욕망이 끓어오른다. 아니 누군가에 의해 더렵혀진 몸을 씻어내고 싶은 그녀는 현우의 열정적인 숨결과 손길을 떠올렸다. 현우의 가슴에 안기면 치욕적인 순간들을 잊을 것만 같은 그녀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방을 나온 상희는 아영의 방을 힐끗 쳐다보고 이층 계단을 올라갔다. 조심스럽게 현우의 방문을 열고 들어섰다. 책을 보다가 잠자리에 누웠던 현우가 상체를 일으킨다. 방문을 닫고 선 상희가 추운 사람처럼 어깨를 감싸고 서 있었다. 현우는 요즘 이모가 말도 잘하지 않고 넋을 놓고 있는 모습에 혹시 아영과의 관계를 눈치 채지 않았는지 조심하고 있다.
“어~! 이모! 아직 안 잤어?”
“현우야........”
이름을 불러 놓고 상희는 잠시 멈칫했다. 다른 날처럼 현우가 와서 안아주기를 바라는 그녀의 자존심이었다. 천천히 침대로 걸어간 그녀가 현우를 내려다본다. 그때서야 현우가 그녀의 팔을 잡아 당겨 침대에 눕히고 끌어안았다. 말없이 가슴을 파고드는 상희를 껴안은 현우는 평상시보다 우울한 표정을 하는 그녀 모습에 조금은 긴장하고 있었다.
“이모! 무슨 일 있어?”
“아니, 아무 말도 하지 마.”
상희는 현우의 목덜미에 팔을 두르며 가슴을 파고들었다. 긴장을 했던 현우는 그녀에게서 장미 향기를 맡는다. 꿀벌을 유혹하는 꽃향기였다. 현우의 손길이 그녀의 걸친 잠옷을 천천히 벗겨냈다. 자신의 팬티를 벗은 현우가 익숙하게 그녀의 팬티도 벗겨낸다. 입술과 입술이 포개지고 혀와 혀가 엉키어 불꽃같은 흥분을 일으킨다. 상희는 비로소 더렵혀졌던 자신의 육체를 되찾는 황홀함에 젖는다.
“하 아! 현우야.......”
“이모는 더 아름다워져.”
상희는 현우의 속삭이는 말을 기다렸는지 모른다. 치욕적인 순간들을 지우는 말이다. 흐린 침대등불 밑에 끌어안고 있는 현우의 근육질과 겨드랑이 사이의 감가적인 꺼뭇한 털이 보인다. 마치 억센 짐승이 들판을 달리며 들어내는 근육 같다. 젖가슴이 현우의 손아귀에 들어가고 젖꼭지가 빨리면서 상희는 꿈틀거리는 남자의 근육 속에 갇혀 허덕였다.
“하 아~! 난 몰라.”
상희는 오늘따라 자궁 속에서 흥건한 희열의 샘물이 흘러넘치는 것을 느낀다. 흥분의 불길 속에 허덕이는 상희는 손을 밑으로 뻗었다. 그녀는 손에 잡히는 남자의 성기를 붙잡고 감탄한다. 손아귀를 넘치게 잡힌 괴물처럼 우람하게 솟은 남성이 꿈틀거렸다. 그녀의 보지 속으로는 현우의 손가락이 넘나들었다. 급격하게 흥분한 상희는 입술을 깨물면서 신음을 흘렸다.
“하 아~! 미치겠어. 해줘.”
“오늘 이모 모습이 너무 관능적이다.”
현우는 촉촉하게 젖은 그녀의 보지구멍을 벌리고 페니스를 집어넣었다. 미끄덩하고 빨려들어 가는 페니스가 보지 속을 가득 채웠다. 상희는 와락 현우의 허리를 잡아 당기며 둔부를 들어 올렸다. 상희가 바라던 포만감으로 가득한 황홀한 안락함이다. 이제는 그녀에게 익숙해진 다이너마이트 같은 마력을 지닌 남성이 그녀의 몸속을 헤집기 시작했다.
“그, 그래. 혀, 현우야. 아 후. 하 아. 아 으........”
“아! 이모 너무 좋아.......”
오늘따라 페니스를 감싸며 강렬하게 옥죄는 느낌에 현우는 현기증이 일어났다. 일단 보지 속을 점령한 페니스는 인정사정없이 연쇄적으로 폭발하는 그런 거였다. 인간에게 있어서 태풍보다 더 큰 위력과 힘을 아낌없이 분출하는 그것을 두고 말함이 아닌가. 현우의 남성이 거칠게 치밀고 들어올수록 상희는 치를 떨며 매달린다.
“하 앙. 아 후. 아 으. 미치겠어. 아 하. 으 으........”
“이, 이모. 사정 할 것 같아.........”
“아, 안 돼. 조, 조금만 더. 하 아. 아 우. 후 아........”
“헉~! 허 윽. 하 아........”
상희는 거칠게 밀어 붙이는 현우의 행위에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 현우의 몸이 뜨거운 불덩이로 달구어지며 자신의 보지 속을 농락하고 상희는 버둥거리며 아득한 희열의 늪을 헤맸다. 남자는 보지속의 자지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온 몸이 같이 움직인다. 그녀는 현우의 가슴 밑에 깔려 아찔한 늪 속을 허우적거렸다.
“아 흑! 하 아. 으 하. 으으.........”
“아. 이모. 그게 나를.......”
헐떡거리는 현우는 그녀의 보지가 자지를 감싸고 주무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가슴은 가슴대로 잇닿았고 하복부가 마찰하며 현우는 상희의 팽팽하게 부풀은 젖가슴을 짓누르며 움켜잡는다. 질주하는 허벅지 사이로 끈적끈적한 땀방울이 흐르고 현우와 상희의 몸은 밀착되어 부딪칠 때마다 물 흐르는 소리가 났다.
“터. 덕. 찌거덕. 찌걱. 타 악. 타 닥........”
“아 항. 하 아. 아 흠. 우 하..........”
어느 순간 상희는 자지러지는 엑스터시에 젖어 현우의 입술을 찾아 빨았다. 그리고 눈동자를 크게 뜨고 상체를 일으키며 바들바들 떨었다. 현우는 페니스로 가득히 채워진 보지속이 흥건한 열탕으로 변하는 것을 느낀다. 상희가 극한 오르가즘을 느끼고 흘린 감격의 샘물이다. 절정을 향해 헐떡거리던 현우는 상희 젖가슴을 움켜쥐고 경직 되었다. 여자의 몸속을 치받던 페니스에서 뜨거운 진액이 분수처럼 쏟아져 들어갔다. 충격을 받은 상희가 현우의 둔부를 움켜쥐고 심음을 터트렸다.
“하 아! 혀, 현우야. 주, 죽겠어.”
“허 걱! 이, 이모.......”
자궁 속까지 들어오는 뜨거운 촉감에 상희는 파르르 떨며 움켜쥔 현우의 엉덩이를 잡아당겼다. 헐떡이는 숨을 고르는 동안 정적이 감돈다. 거친 숨소리와 피부가 잇닿는 소리가 멈춘 방안에는 시계 초침이 돌아가는 소리와 아직도 멈추지 않는 두 사람의 맥박 소리가 요동친다. 상희는 우울했던 계절에서 벗어나 아늑한 초원에 들어선 심정이었다.
커튼 사이로 밝은 달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길게 숨을 내쉬는 상희는 몸속에서 흐느적거리던 남성이 다시 발기하여 꿈틀 거리는 것을 느꼈다. 쌍꺼풀이 짙어진 그녀가 현우를 올려다보며 곱게 눈을 흘겼다. 또 하려고 하느냐고 묻는 상희의 눈빛에 현우는 장난꾸러기 소년처럼 만족한 미소를 흘린다.
다시 발기하기 시작한 페니스가 그녀의 몸속에 돋아난 돌기들을 자극했다. 눈을 흘겼던 상희는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현우의 등줄기를 움켜쥐었다. 손바닥으로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는 현우의 입속으로 젖꼭지가 빨려 들어간다. 상희는 다시 쾌감의 너울 속에 빠져들었다. 상희는 까마득한 낭떠러지에서 버둥거린다.
“혀, 현우야. 아 하. 하 으. 자, 자기야. 하 아.......”
“이, 이모가 좋아죽겠어.......”
사정을 하고도 현우의 행위는 그칠 줄 모른다.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두 번, 세 번까지 그녀를 놓아 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상희는 축 늘어져 있다가도 연달아 밀려오는 오르가즘에 매달리며 허덕인다. 결국 상희는 동이 틀 무렵에 현우의 방에서 나왔다. 지쳐서 깊은 잠에 빠질 것 같으면서도 상희는 감격스러움에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결국 뜬 눈으로 현우의 아침 식사를 정성껏 차리던 그녀는 하품을 하며 내려오는 현우를 바라본다. 그리고 피곤해서 휑해진 현우의 눈을 보고 배시시 미소를 짓는다.
현우와 격려한 정사를 벌인 상희는 하루하루가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녀는 이것이 행복이라는 단어와 어울리는지를 새삼스럽게 생각한다. 이따금 끈질기게 전화를 걸어오는 박 과장의 목소리를 들어도 이제는 오히려 보복을 한 것 같은 심정이었다. 그 후로 상희는 박 과장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외출도 자주 하지 않던 상희는 무심코 달력을 들여다본다. 첫눈이 온다고 마음이 들떴는데 벌써 내일이 성탄절이라는 것에 그녀는 시간을 모르고 살고 있는 자신을 새삼스럽게 의식한다. 어둠이 내리는 정원에는 하얀 눈이 소복하게 내리고 있다. 현우와 아영이는 어린아이들처럼 눈송이를 만들어 던지면서 깔깔거리며 웃고 있다. 빙그레 미소를 진 상희가 방으로 들어가려다가 돌아섰다.
눈싸움을 하다가 거실로 들어오는 현우와 아영이를 바라본다. 무엇이 좋은지 아영이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웃음을 터트리는 아영이 현우의 등에 업혀 들어왔다. 상희의 시선을 의식한 현우가 슬그머니 아영이를 내려놓는다. 아영이가 부리나케 뛰어 들어오면서 상희에게 말했다.
“엄마! 나, 오빠하고 놀다 올게.”
“어디를........?”
“그냥 시내에 구경하고 오려고.”
“저녁 안 먹고?”
“나가서 먹지, 뭐.”
“........늦지 말고 들어와.”
허락을 하지만 상희는 그들이 밤에 나가는 것이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어느 날인가 흐트러진 모습으로 이층에서 내려오던 딸의 모습이 상희의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올랐다. 상희의 허락을 받은 아영이가 팔짝 뛰며 좋아한다. 그리고 눈치만 살피고 있는 현우의 허리에 팔을 감고 당겼다.
“가자, 오빠. 헤헤헤.......”
“다녀올게요........”
본의 아니게 아영의 허리를 감싼 현우는 마지못한 척 아영에게 이끌려 나간다. 왠지 불안하고 서운한 상희는 눈 내리는 정원을 내다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현우의 허리를 끌어안은 아영이가 옆구리에 매달린 모습이다. 현우도 아영의 어깨를 감싸고 대문을 향해 가고 있었다. 외사촌간이지만 남매가 분명한 그들의 모습이 어쩐지 끈끈한 연인들 같아서 상희의 마음을 편치 않게 했다.
집을 나선 현우와 아영이는 흥청거리는 성탄절 전야의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늦은 시간에 귀가했다. 그들이 돌아오고 나서야 불안했던 상희는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나 상희는 모르고 있었다. 그녀가 잠들고 나서 아영은 살그머니 방문을 열고 나와 발돋움 하여 이층의 현우의 방으로 스며들었다. 아영은 점점 현우를 통해 성적인 욕구가 달아오르고 있다. 그런데 아영의 성적인 집념은 결국 문제를 일으키고 말았다.
동이 트기 전 새벽녘에 상희는 잠결에 소변을 보러 화장실을 갔다. 화장실에서 나와 안방으로 들어가려던 상희는 주춤한다. 아영의 방문 틈으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상희는 아영이 공부하다가 전등을 켜놓고 잠든 것이라고 여긴다. 기특한 생각이 들어 상희는 아영의 방문을 열고 들어간다.
책상위에는 보고 있던 책이 그대로 펼쳐져 있다. 잠결인지라 무심코 전등 스위치를 끄려던 상희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침대위에는 모포가 젖혀져 있고 아영이가 보이지 않았다. 분명히 어제 밤에 돌아온 것을 상희가 확인했는데 아영이가 이 밤중에 어디 갈 리가 없다. 주방과 거실을 돌아본 그녀는 현관문을 열어 정원을 살폈다. 싸늘한 밤바람에 정신이드는 상희는 별안간 전신이 오싹했다. 어젯밤에 포옹하다시피 다정하게 나가던 이영과 현우의 모습이 떠올랐다. 불길한 생각에 상희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설마.........!”
상희는 다리가 후들거리고 떨렸다. 현관문을 닫고 돌아선 상희는 이층 층계를 바라봤다. 그녀는 자신의 불길한 추측이 아닐 것이라고 강하게 부정한다. 그러면서도 상희의 발걸음은 이층 층계를 오르고 있었다. 현우의 방 문 손잡이를 상희의 잡은 손이 떨렸다. 소리 없이 방문을 열고 들여다 본 상희는 새파랗게 질려 파르르 떨었다.
침대위에는 벌거벗은 아영이 현우의 가슴에 안겨 있었다. 왠지 끈적거리는 방안의 분위기, 서로 부둥켜안고 깊은 잠에 빠진 그들의 모습을 보는 상희는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심장이 마구 뛰었다. 몸속의 피가 모두 빠져나가고 곧 쓰러질 것만 같은 상희는 심호흡을 했다. 가슴에 손을 대고 침착해야한다고 스스로를 안정시켰다.
하지만 상희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침대로 가서 모포를 젖히며 현우의 가슴에 안긴 아영이의 팔을 잡아 당겨 일으킨다. 상희는 잠결에 게슴츠레 눈을 뜨는 아영의 뺨을 후려쳤다. 철썩 소리와 함께 아영의 턱이 옆으로 획 돌아갔다. 눈에 핏발이 선 상희의 목소리가 앙칼지게 방안을 울렸다.
“너, 뭐하는 짓이야.”
“어, 엄마........”
잠결에 뺨을 얻어맞은 아영은 파랗게 질린 엄마를 보는 순간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상희를 올려다보던 아영의 입술이 터져 피가 흘렀다. 발가벗고 있던 아영은 급히 모포를 당겨 젖가슴을 가렸다. 잠결에 눈을 뜬 현우가 상희의 모습에 기겁을 하고 일어나 침대에서 벗어났다. 팬티만 걸친 현우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거리다가 급히 추리닝을 걸쳤다.
독살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상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방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눈치를 살피던 아영이 급히 팬티와 잠옷을 걸쳤다. 상희는 말없이 다시 아영의 뺨을 후려쳤다. 멍하니 바라보던 현우가 가로막고 서서 상희의 손목을 잡았다.
“이. 이모! 내가 다 잘못한 거야.”
“지금 넌 가만있어! 죽기 전에.......”
상희가 저돌적으로 현우의 가슴을 밀어붙였다. 항상 이영과의 관계가 들어 날 것이 두려웠던 현우는 무방비 상태였다. 그는 뒷걸음치다가 의자에 걸려 엉덩방아를 찧고 넘어졌다. 현우를 밀어버린 상희가 침대 끝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영이의 머리채를 잡아끌었다. 눈앞에 보이는 것이 없는 상희는 치를 떨었다.
“이 계집애야. 너를 키워 놨더니 뭐하는 짓이야. 나하고 같이 죽자.”
“어, 엄마! 요, 용서해 줘........”
“용서!? 뭐를 용서해. 따라 와.”
아영은 머리채를 붙잡힌 채 사색이 되었다. 분에 못 이겨 씨근덕거리는 상희는 아영의 머리채를 끌고 현우의 방을 나섰다. 층계를 내려온 상희는 아영을 데리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현우가 뒤따라 층계를 내려왔다. 현우도 안방으로 따라 들어가려니 상희가 방문을 쾅! 소리가 나게 닫고 문을 잠갔다.
안방에서 별안간 상희가 흐느껴 우는소리를 듣는 현우는 하얗게 질려 거실 소파에 앉았다. 아영을 방으로 끌고 들어간 상희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녀의 두 눈에서는 시냇물처럼 눈물이 흘러내렸다. 막상 아영을 데리고 왔으나 상희는 도리어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엄마의 흐느끼는 모습을 본 아영이도 무릎을 꿇고 앉아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한동안 흐느끼던 상희는 벽에 기대 앉아 밝아오는 창문을 바라봤다. 그녀의 눈에서는 아직도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딸만을 원망 할 수도 없고 상희는 현우와 육체관계를 한 자신이 더 저주스러웠다. 자신과 은밀한 관계를 하고 있으면서 아영과 한 침대에 뒹군 현우를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었다.
그러나 상희 자신이 현우의 방으로 들어갔던 시초가 잘못된 것처럼, 상황으로 봐서는 아영이가 현우의 방을 찾아 든 것이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훌쩍이는 딸의 모습이 측은하여 상희는 가슴이 저리고 아팠다. 한동안 침묵이 흐르고 상희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아영에게 물었다.
“언제부터 그런 거니?”
“..........”
아영은 대답 없이 흘쩍거리기만 했다. 아영이 불쌍하기도 하지만 대답이 없는 아영의 모습에 상희는 발끈했다. 그녀는 부르르 떨며 아영에게 다가앉았다. 그리고 아영의 어깨를 주먹으로 치며 악을 썼다.
“언제부터 그런 거냐고? 못난 계집애야.”
“..........”
“왜 말을 안 해? 엄마 죽는 꼴을 보고 싶어.”
“........한 달 전 쯤.......”
주춤거리던 아영이 모기소리만큼 작은 목소리를 간신히 흘렸다. 한 달 전에 무슨 상황이었기에 아영이 현우와 성관계를 시작했는지 상희는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상희는 성숙해가는 딸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자신이 후회스럽고 죄책감을 느꼈다. 문득 상희는 아영이가 현우와 관계를 갖기 전에 다른 남자와 육체경험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너, 전에도 남자 있었어? 처음 관계를 했던 남자가 누구야?”
“아니........오빠.”
아영이 고개를 저어 부인하며 강조했다. 어쩌면 아영에게 현우가 첫 남자이든지 아닌지는 중요치 않은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영의 말을 들은 상희는 자책감이 들었다. 상희는 현우의 여자가 되어 성욕을 불태웠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거실에서 동태를 살피던 현우는 흐느끼는 소리가 잦아지고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그래도 안절부절못하던 현우는 좌절감에 빠져 천천히 이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동안 방안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던 현우는 식사도 안하고 집을 나섰다. 성탄절을 보내는 모든 사람의 얼굴빛이 흥겨워 보이지만 현우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귀가 잘 안 들리는 가정부 할머니는 아무것도 모르고 상희에게 식사준비가 됐다고 했다. 오전 내내 혼란에 빠져 방안에서 넋을 놓고 있던 상희는 화를 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디서 만날지 모르는 박 과장의 모습도 그렇고 조카와의 불륜관계가 친척들이 알게 되는 것도 두렵다.
더욱이나 한 남자를 상대로 딸인 아영까지 결부된 일이기에 상희는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그녀는, 살고 싶은 의욕도 상실했다. 상희는 불현듯 캐나다에 살고 있는 언니가 이민 와서 같이 살자는 말을 떠올렸다.
길게 한숨을 내쉰 상희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아영에게 식사를 하라고 했다. 어찌되었던지 현우를 다그쳐야겠다고 생각한 상희가 이층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방안에는 현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할머니에게 물으니 현우는 식사도 하지 않고 말없이 나갔다고 했다. 저녁식사 시간이 지나 현우는 친구와 술을 마시고 집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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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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