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는 그 길로 통천여관을 나가, 일본인이 소유한 화전여관으로 옮겼다. 짐은 별로 안 가져왔으니 큰 문제는 없었다.
[국산품을 애용하자고 해도, 최근까지 대부분 일제 물건이 좋았습니다. 국산이 일제를 앞선 건 얼마 되지 않는 게 슬픈 현실이지요]
화젼여관은 숙박비가 똑같았지만, 이부자리는 통천여관보다 좋았다. 경수는 여자고 나발이고 오늘은 귀찮다고 물려버리고 그냥 잠이 들었다.
백만장자라는 게 좋은 것이다. 그가 가난했다면, 이미 낸 3원 (지금의 15만원 상당)이 아깝다고 그냥 통천여관에서 잤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는 3원을 더 이상 아끼지 않아도 된다.
다음날 아침, 그는 일본인 손님들과 함께 간단한 일본식 아침식사로 끼니를 때웠다. 아무래도 산골이니 산채 음식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비록 찬은 간단했지만, 어젯밤 통천여관에서 나온 적어도 두 번은 돌아나온 거 같은 말라 비틀어진 찬보다는 나았다.
[여기서 잠시….
어떤 기록에는 겨울에는 금강산 철도가 다니지 않았다고도 하는데 , 자세한 사실을 알 수 없습니다. 이미 써놓은 소설이니, 다녔다고 치고 쓰겠습니다. 당시의 기술력을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폭설이 심한 1-2월이 아니면 기차는 다녔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11월이라 이미 눈이 쌓여 있지만, 아직 다니기가 불가능한 시기는 아니었다. 아니 여름처럼 사람이 버글버글하지 않아서 오히려 좋았다.
경수는 출발하기 전에 삼중정 (미나카이, 당시 조선에서 제일 큰 백화점)에 들러 방한복 등을 사왔었다. 산행하려면 등산화도 필요한데, 그걸 빌려주는 곳에서 4원을 내고 아예 사버렸다. 어차피 비로봉을 넘어 외금강으로 갈 테니까. 등산화는 독일제였다. (당시 일본에서는 등산화 만드는 기술이 없었을 겁니다. 아무래도 그 시절에는 독일, 스위스 등에서 거의 모든 등산화를 만들었겠지요)
이 겨울날 무슨 금강산이냐고? 내 맘이다, 어쩔래?
출발한 지 얼마 안 되어 장안사에 들렀고,
(장안사는 금강산의 입구였는데, 6.25 때 파괴되었습니다.)
힘을 내어 명경대에 이르렀다. 등산로가 설치되어 있어서 오르는 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명경대를 거쳐 망군대, 송라대, 상불암 등을 지나는 동안의 경치는 굳이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 경수는 출출해졌다.
해가 중천에 뜬 시점에 경수는 표훈사에 들러 거기서 점심을 먹었다. (당시의 사찰은, 지금의 모텔, 식당 같은 역할도 했었습니다. 절에 손님들이 잘 수 있는 방을 만들어 놓고 숙박도 했습니다)
표훈사에 시주 2원을 하고 다시 출발했다. 다시 올 일 없는데 시주를 많이 할 이유는 없다. 해가 지기 전에 여관이 있는 마하연이라는 곳까지 가야 한다. 안 그러면 하루를 꼬박 낭비해야 하는 것이다.
금강문, 관음폭포, 사자암, 진주담 등 내금강의 눈 덮인 모습을 보며 경수는 절경에 눈을 떼지 못한다. 이 구경을 하려고 내가 지금까지 살아 있었구나.
하루에 내금강에서 금강산 정상인 비로봉까지는 갈 수 없다. 해가 지려는 시점, 경수는 마하연에 있는 숙소로 들어갔다.
마하연이라는 곳은 원래 선승들이 머무르는 암자인데 (이것도 6.25 때 파괴),
선승들이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세상 구경을 하는 숙소가 지어졌고 이것이 여관이 되어 오늘(1935년)에 이르고 있다.
여관 주인은 나이든 여자였다. 손님이 한두 명 있는 거 같긴 하지만, 겨울은 그냥 얼어죽을 수 없어 열어 두는 것 같아 보였다.
경수는 별 말 하지 않고 숙박료를 내고, 제일 좋은 방으로 들어간다. 음식은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기대보다는 괜찮았다.
그는 문을 잠그고, 촛불을 켠 후 잡지를 읽기 시작한다. 이 산골까지 전기가 있을 리가 없는 것이다.
그가 든 잡지는 ‘낑구’ 였다. (킹 잡지는 당시 일본에서 유명한 대중지였습니다)
“일본 최고의 부자 순위”
경수는 내심 궁금해져서 순위를 살펴보았다.
“ 1위 이와사키 히사야 5억원”
이 사람은 미츠비시 재벌의 총수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2위 미츠이 다카키미 4억5천만원”
이 사람은 미츠이 재벌의 영수이니 그럴 것이다.
“3위 이와사키 고야타 3억5천만원”
이 사람은 히사야의 사촌이자 현 미츠비시 재벌 최고경영자이니 그럴 것이다.
그 외에 스미토모, 오쿠라, 야스다, 후루가와 재벌 등의 영수들과 미츠이, 이와사키 가 일족들의 이름이 10위권을 차지하며, 1억 5천만원 이상이면 일본 재력가 10위권 내에 들었다.
그 외에 여러 사람들을 훑어 보던 경수의 손가락이 갑자기 한 군데에서 멈추었다.
“공동 63위 모리수 류헤이, 병고현, 반파해운 사장, 2500만원?”
모리수 류헤이라, 일본인 같지 않은 이름인데 참 특이하구나. 누구지? 리스트에는 간단한 소개만 나와 있을 뿐 프로필은 그다지 자세하게 나와 있지 않았다.
경수는 궁금하다 생각하며 리스트의 끝까지 다시 한번 읊어 보았다. 100위권이 1200만원으로, 조선에서 제일 부자라는 문휘용 백작이나 금광왕 최창학은 그 위치에 들지 못한다.
조선 경제가 궁핍하긴 궁핍하구나 생각을 하며, 경수는 나중에 일본에 가면 모리수 류헤이에 대해 한번 알아볼 생각이었다.
-
같은 시각, 경성 조선호텔.
하리마해운 사장 루퍼트 모리스는 호텔방에서 기다리고 있는 간타로와 차마동을 보러 갔다.
전세기를 타고 고베에서 후쿠오카를 거쳐 경성에 도착했다. 비용이 몇천 원이나 들었지만, 차마동 그자식을 보러 오는 길은 멀지 않다. 어디 내 돈 50만원을 챙긴 새끼가 어떤 놈인지 얼굴이나 한번 보자.
간타로는 꽁꽁 묶여 있는 차마동을 모리스에게 보여 준다. 간타로 옆에 있는 통역은 이미 그와 입을 맞추어 놓은 상태였다.
모리스는 차마동에게 몇 마디 묻고, 통역이 한국말로 뭐라고뭐라고 말하자 차마동은 어눌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말이 새는 것이, 모르히네(아편)을 너무 해서 정신이 빠져 그런 거 같았다.
몇 마디 듣고 있던 모리스는 갑자가 간타로에게 말한다.
“정말로 저 자가 차마동이 맞으냐? “ “네, 사장님.”
그러자 모리스는 지팡이로 간타로의 정강이를 세게 때렸다.
“너는 저 자가 차마동이라고 생각하냐?”
“분명히 차마동입니다. 신분증도 있고…” 모리스는 일어로 번역된 차마동의 신분증을 보여 주었다.
“내 네놈에게 일을 맡긴 게 실수지. 너는 저 놈이 내 돈을 떼어먹고 도망갈 만큼 간이 큰 놈으로 보여? 네 눈에는 그렇게 보여?”
모리스는 한 마디씩 하면서 지팡이로 간타로를 한 대씩 쳤다.
“다섯 살짜리 조타로가 가서 찾았어도 너보다는 잘 찾겠다. 에이구 이 화상아.. 내일 당장 상해지사로 발령낼 테니 거기로 가버려!”
“사장님!” 간타로가 소리친다.
“네가 조선에서 때려없앤 돈을 청구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마와해!”
모리스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자기 호텔방으로 돌아온다.
옆방에는 아리사가 하녀 2명과 함께 있었다. 이거 조선이라고 와서 호텔방을 나가지도 못하고 심심하기 짝이 없네. 하녀들이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별로 없었다.
이 때 모리스가 나타났다.
“아버지!”
“미안하다. 일이 좀 늦어질 것 같구나. 내일 조선총독부 좀 들러서 부탁할 게 있다. 그러니 모레 아침에나 원산으로 출발할 수 있겠구나.”
“아버지. 집에 돌아가고 싶어요.” 아리사가 말한다.
“그럼 내일 우리 직원을 보낼 테니 경성 구경이나 좀 하고 오너라.”
“경성은 고베나 오사카보다 훨씬 작고 초라해요.” 아리사는 투정했다. 하지만 모리스가 말한다.’
“그럼, 내가 가는 데에 네가 따라다닐래? 잠자코 공부나 해. 할 일 없으면 유성기나 듣든가.”
아이 씨. 여기 유성기는 낡아서 잘 듣지도 않아. 시녀들이 만들어 온 서양요리는 재료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일본에서만큼 맛이 없다.
그나마 본정에 가야 양식을 구경할 수 있으니, 내일은 거기나 가야겠다.
--
다음날 새벽, 길을 떠난 경수는 가섭굴, 백운대 등을 거쳐, 영랑봉에 올랐다. 그리고 길을 재촉해 비로봉으로 갔다. 비로봉 근처의 비로산장에 닿을 때까지는 잘 곳이 없기 때문이다.
보통 때는 약골이지만, 산을 오를 때와 방사를 할 때는 이상하게 체력이 넘쳤다. 며칠 동안 방사를 못했더니 좀 배고프긴 한데, 이런 겨울 산에는 박을 데가 마땅치 않으니 참아야 한다.
오후 4시 쯤에 경수는 비로봉에 올랐다 … 구름이 끼었지만 드문드문 보이는 경치는,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내금강, 외금강, 해금강이 다 내려다보이는 비로봉에서는, 온 세상이 다 보이는 거 같았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있었던 이야기들이 다 하룻밤의 꿈처럼 보이고, 속세를 떠나고 싶은 기분까지 들었다.
하지만 여기서 주저 앉으면 안 될 일이다. 앞으로 갈 길이 얼마나 많은데. 경수는 비로봉에서 30분 정도 기를 들이 마신 후, 서서히 동북쪽 비로산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일은 만물상 등을 둘러보고, 모레 외금강으로 해서 그 다음날 해금강 쪽을 둘러본 후, 원산에 가서 리츠코를 만나 방사를 할 생각이었다. 그러면 구룡폭포를 못 보는데, 나중으로 미루자.
현재
강의가 없는 지금은 탁승찬의 교수실은 사실상 그의 집과 다를 바 없었고, 차혜원은 이곳에서 살다시피 했다.
혜원은 승찬의 바지에 손을 집어넣고 그의 물건을 만지며 묻는다. “교수님. 교수님은 금강산이 좋아요, 설악산이 좋아요?”
승찬은 바지 벨트를 끄르며 말한다. “나? 설악산.”
“왜지요? 다들 금강산이 동양 제일의 명산이고 칭찬이 자자한데요? 금강산관광이 중단되어서 애석한데 말이죠.”
승찬이 말했다. “어쨌든 설악산은 남한에 있고 금강산은 북에 있어. 금강산 가는 건 김정일, 김정은 배 불려 주러 가는 거야.”
“그래도 관광인데…” 혜원은 고개를 숙인다.
“우리 할아버지는 지리산에서 빨치산들 잡다 돌아가셨어. 그러니 내 앞에서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마.” 승찬은 탁세청 총경을 생각했다. 지리산에서만 안 돌아가셨어도 내무장관, 국회의원도 얼마든지 하셨을 텐데, 경찰내에 있던 프락치 놈이 뒤에서 할아버지를 쏘고 빨치산 진영으로 도망쳤다. 그 문에 할아버지는 국가 유공자 대접도 못받다가 큰아버지의 노력으로 겨우 국립묘지에 묻혔던 것이다.
“저는 할아버지와 같이 금강산 구경을 해본 적이 있어요.”
“언제?” 승찬이 묻는다.
“제가 열 일곱살 때예요.” “누구랑?” “할아버지랑요.”
승찬은 별로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혜원의 할아버지가 누군지 알지 못했고, 알았더라도 그가 아는 차경수는 사진 한 장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연구하는 그가 그 사람이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으리라.
혜원은 입을 다물었다.
할아버지는 죽음이 가까울수록 더욱더 섹스에 탐닉했다. 물론 그 대상은 증손녀인 혜원이었다.
그 때가 지금부터 8년 전인 2003년. 할아버지는 이미 90이 넘었지만, 정력이 대단했다. 그날은 구룡폭포를 보고 선상호텔인 해금강 호텔로 돌아왔었다.
할아버지는 어린애처럼 좋아?다.
“내가 70년만에 끝내 구룡폭포를 가 보는구나.” “네 할아버지…”
그 때는 할아버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호텔로 돌아오자, 경수는 혜원이 샤워하기를 기다린 후, 스스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좋은 걸 많이 먹어서 아직도 힘이 좋았다.
경수가 나오자 혜원은 경수의 쭈글쭈굴한 자지를 손으로 애무한다. 경수가 말했다. ‘역시 혜원이 뿐이야. 내가 자손 복은 없어도, 증손 대에 와서 이런 호강을 받네.”
“할아버지…” 혜원은 무슨 장난감 움직이듯 경수의 자지를 매만지고, 그것은 금새 커져 있었다.
선실 밖에는 해금강의 장관이 보인다. 경수는 옛날 내금강 통천여관에서 화류병에 걸릴 뻔한 일을 생각했다.. 그리고는 생각에 잠긴다.
잠시 후 그는 혜원의 타월을 벗겨내고, 그녀를 끌어 안고 침대로 가져간다. 할아버지는 노익장이라 늙을수록 힘이 더 세어지는 거 같았다.
경수는 혜원의 위로 올라간다. 이미 키가 상당히 커진 혜원은 이렇게 가면 모델을 시켜도 될 것 같았다. 그는 혜원의 보지를 만진다.
“할아버지는 씨가 없어. 그러니까 안에다 싸도 돼.”
그렇다… 경수는 언제나 혜원의 안에다 쌌지만, 신기하게도 한 번도 임신이 되지 않았었다. 그 원인은 …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자연히 나올 것이다.
경수는 눈으로는 해금강을 보며, 혜원의 배 위에 올라가 한 번에 그의 자지를 꽂는다. 혜원은 기쁨과 고통이 섞인 눈으로 경수를 보았다.
경수는 혜원을 끌어안았다. 할아버지는 나이보다 상당히 동안이라, 얼핏 보면 40대까지도 내려 잡을 수 있었고, 죽기 전까지 머리가 희어지지 않았다.
혜원은 학교에서 원조 교제 하는 친구들의 심정으로 할아버지를 받아들인다.
경수는 혜원의 허리를 잡고 몸을 일으켰다. 그의 좆은 혜원의 어린 보지 안에 깊이 박혀 있다. 경수는 양손을 그녀의 어틸?놓고, 엉덩이를 떨었다. 혜원도 가는 신음소리를 낸다.
경수는 혜원의 위에 다시 엎드린 채 좆만 움직이다가, 어느 순간 움직임이 멈추었다. 경수의 정액은 터져나와, 이미 혜원의 항문 위를 흐르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그녀 안에 싼 정액에 정자가 한 개라도 있었다면 벌써 그녀는 세 아이의 어머니가 되고도 남음이 있었으리라… 그녀는 승찬에게 말했다.
“그런 이야기는 그만하고 한번 해 주세요.”
“여기서 또?”
“저는 좋은 집이 싫어요. 교수님 집에 들어가서 살면 안 돼요?”
“너는 부잣집 딸이야. 우리 집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까?” “네. 그렇지 않다면 왜 제가 여기 있겠어요?”
승찬은 결정을 내릴 때가 왔음을 알았다. 배려한답시고 시간만 낭비하는 건 비겁한 것에 지나지 않음이다.
그는 연회 같은 데에서 쓰는 멍텅구리 의자에 앉아 혜원에게 말했다. “올라와.”
“네.”
이미 승찬의 바지는 벗겨져 있다. 혜원은 길게 생각하지 않고 승찬의 허벅지 위로 올라간다.
그는 알까? 경수가 왜 거의 모든 유산을 모두 혜원에게 남겼는지? … 아니다. 그는 몰라야 하는 일이다. 집에 있는 김기홍 화백의 차경수 초상화도 기회 봐서 숨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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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 11월, 경성 여의도비행장.
일본에서 전세해 온 비행기에는 루퍼트 모리스 하리마해운 사장과 그 딸 아리사, 그리고 수행원 3명, 하녀 2명과 보디가드 2명이 조종사, 부조종사와 함께 총 11명 타고 있었다. 그 시절에는 꽤 큰 비행기였다.
원산에 도착하면 하리마해운과 협력하고 있는 간사이해운 측에서 준비해 온 짐꾼들과 합류해서 장전항으로 가서, 외금강으로 갈 것이다.
추운 겨울이고 스케쥴도 있으니 내금강까지는 무리고, 외금강, 해금강을 이틀 정도 보고 원산으로 돌아가 거기서 곧바로 부산을 거쳐 일본으로 돌아가면 일정 끝이다.
간타로 놈은 지금 만주를 지나가고 있겠군. 딘 넬슨을 태운 배는 바타비아(자카르타) 로 출발했다. 총독부에 반드시 차마동을 잡아달라고 부탁하고 갔으니, 조만간 연락이 있겠지.
아리사가 말한다. “아버지. 정말 이 추운 겨울에 다이아몬드산(금강산)을 가야겠어요?”
“조선땅에 볼 건 그거밖에 없잖니. 이 기회가 아니면 너와 같이 여행할 일도 없을 테고.”
비행기는 곧 여의도비행장을 이륙한다.
운명은 이날 밤 모리스가 그렇게 찾아 다니던 차마동이 외금강에서 모리스와 한 공간 아래에 있게 되는 일을 만들 것이다. 과연 그 귀추가 어떻게 될 지는 다음 회를 기대하시라.
[국산품을 애용하자고 해도, 최근까지 대부분 일제 물건이 좋았습니다. 국산이 일제를 앞선 건 얼마 되지 않는 게 슬픈 현실이지요]
화젼여관은 숙박비가 똑같았지만, 이부자리는 통천여관보다 좋았다. 경수는 여자고 나발이고 오늘은 귀찮다고 물려버리고 그냥 잠이 들었다.
백만장자라는 게 좋은 것이다. 그가 가난했다면, 이미 낸 3원 (지금의 15만원 상당)이 아깝다고 그냥 통천여관에서 잤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는 3원을 더 이상 아끼지 않아도 된다.
다음날 아침, 그는 일본인 손님들과 함께 간단한 일본식 아침식사로 끼니를 때웠다. 아무래도 산골이니 산채 음식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비록 찬은 간단했지만, 어젯밤 통천여관에서 나온 적어도 두 번은 돌아나온 거 같은 말라 비틀어진 찬보다는 나았다.
[여기서 잠시….
어떤 기록에는 겨울에는 금강산 철도가 다니지 않았다고도 하는데 , 자세한 사실을 알 수 없습니다. 이미 써놓은 소설이니, 다녔다고 치고 쓰겠습니다. 당시의 기술력을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폭설이 심한 1-2월이 아니면 기차는 다녔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11월이라 이미 눈이 쌓여 있지만, 아직 다니기가 불가능한 시기는 아니었다. 아니 여름처럼 사람이 버글버글하지 않아서 오히려 좋았다.
경수는 출발하기 전에 삼중정 (미나카이, 당시 조선에서 제일 큰 백화점)에 들러 방한복 등을 사왔었다. 산행하려면 등산화도 필요한데, 그걸 빌려주는 곳에서 4원을 내고 아예 사버렸다. 어차피 비로봉을 넘어 외금강으로 갈 테니까. 등산화는 독일제였다. (당시 일본에서는 등산화 만드는 기술이 없었을 겁니다. 아무래도 그 시절에는 독일, 스위스 등에서 거의 모든 등산화를 만들었겠지요)
이 겨울날 무슨 금강산이냐고? 내 맘이다, 어쩔래?
출발한 지 얼마 안 되어 장안사에 들렀고,
(장안사는 금강산의 입구였는데, 6.25 때 파괴되었습니다.)
힘을 내어 명경대에 이르렀다. 등산로가 설치되어 있어서 오르는 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명경대를 거쳐 망군대, 송라대, 상불암 등을 지나는 동안의 경치는 굳이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 경수는 출출해졌다.
해가 중천에 뜬 시점에 경수는 표훈사에 들러 거기서 점심을 먹었다. (당시의 사찰은, 지금의 모텔, 식당 같은 역할도 했었습니다. 절에 손님들이 잘 수 있는 방을 만들어 놓고 숙박도 했습니다)
표훈사에 시주 2원을 하고 다시 출발했다. 다시 올 일 없는데 시주를 많이 할 이유는 없다. 해가 지기 전에 여관이 있는 마하연이라는 곳까지 가야 한다. 안 그러면 하루를 꼬박 낭비해야 하는 것이다.
금강문, 관음폭포, 사자암, 진주담 등 내금강의 눈 덮인 모습을 보며 경수는 절경에 눈을 떼지 못한다. 이 구경을 하려고 내가 지금까지 살아 있었구나.
하루에 내금강에서 금강산 정상인 비로봉까지는 갈 수 없다. 해가 지려는 시점, 경수는 마하연에 있는 숙소로 들어갔다.
마하연이라는 곳은 원래 선승들이 머무르는 암자인데 (이것도 6.25 때 파괴),
선승들이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세상 구경을 하는 숙소가 지어졌고 이것이 여관이 되어 오늘(1935년)에 이르고 있다.
여관 주인은 나이든 여자였다. 손님이 한두 명 있는 거 같긴 하지만, 겨울은 그냥 얼어죽을 수 없어 열어 두는 것 같아 보였다.
경수는 별 말 하지 않고 숙박료를 내고, 제일 좋은 방으로 들어간다. 음식은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기대보다는 괜찮았다.
그는 문을 잠그고, 촛불을 켠 후 잡지를 읽기 시작한다. 이 산골까지 전기가 있을 리가 없는 것이다.
그가 든 잡지는 ‘낑구’ 였다. (킹 잡지는 당시 일본에서 유명한 대중지였습니다)
“일본 최고의 부자 순위”
경수는 내심 궁금해져서 순위를 살펴보았다.
“ 1위 이와사키 히사야 5억원”
이 사람은 미츠비시 재벌의 총수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2위 미츠이 다카키미 4억5천만원”
이 사람은 미츠이 재벌의 영수이니 그럴 것이다.
“3위 이와사키 고야타 3억5천만원”
이 사람은 히사야의 사촌이자 현 미츠비시 재벌 최고경영자이니 그럴 것이다.
그 외에 스미토모, 오쿠라, 야스다, 후루가와 재벌 등의 영수들과 미츠이, 이와사키 가 일족들의 이름이 10위권을 차지하며, 1억 5천만원 이상이면 일본 재력가 10위권 내에 들었다.
그 외에 여러 사람들을 훑어 보던 경수의 손가락이 갑자기 한 군데에서 멈추었다.
“공동 63위 모리수 류헤이, 병고현, 반파해운 사장, 2500만원?”
모리수 류헤이라, 일본인 같지 않은 이름인데 참 특이하구나. 누구지? 리스트에는 간단한 소개만 나와 있을 뿐 프로필은 그다지 자세하게 나와 있지 않았다.
경수는 궁금하다 생각하며 리스트의 끝까지 다시 한번 읊어 보았다. 100위권이 1200만원으로, 조선에서 제일 부자라는 문휘용 백작이나 금광왕 최창학은 그 위치에 들지 못한다.
조선 경제가 궁핍하긴 궁핍하구나 생각을 하며, 경수는 나중에 일본에 가면 모리수 류헤이에 대해 한번 알아볼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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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경성 조선호텔.
하리마해운 사장 루퍼트 모리스는 호텔방에서 기다리고 있는 간타로와 차마동을 보러 갔다.
전세기를 타고 고베에서 후쿠오카를 거쳐 경성에 도착했다. 비용이 몇천 원이나 들었지만, 차마동 그자식을 보러 오는 길은 멀지 않다. 어디 내 돈 50만원을 챙긴 새끼가 어떤 놈인지 얼굴이나 한번 보자.
간타로는 꽁꽁 묶여 있는 차마동을 모리스에게 보여 준다. 간타로 옆에 있는 통역은 이미 그와 입을 맞추어 놓은 상태였다.
모리스는 차마동에게 몇 마디 묻고, 통역이 한국말로 뭐라고뭐라고 말하자 차마동은 어눌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말이 새는 것이, 모르히네(아편)을 너무 해서 정신이 빠져 그런 거 같았다.
몇 마디 듣고 있던 모리스는 갑자가 간타로에게 말한다.
“정말로 저 자가 차마동이 맞으냐? “ “네, 사장님.”
그러자 모리스는 지팡이로 간타로의 정강이를 세게 때렸다.
“너는 저 자가 차마동이라고 생각하냐?”
“분명히 차마동입니다. 신분증도 있고…” 모리스는 일어로 번역된 차마동의 신분증을 보여 주었다.
“내 네놈에게 일을 맡긴 게 실수지. 너는 저 놈이 내 돈을 떼어먹고 도망갈 만큼 간이 큰 놈으로 보여? 네 눈에는 그렇게 보여?”
모리스는 한 마디씩 하면서 지팡이로 간타로를 한 대씩 쳤다.
“다섯 살짜리 조타로가 가서 찾았어도 너보다는 잘 찾겠다. 에이구 이 화상아.. 내일 당장 상해지사로 발령낼 테니 거기로 가버려!”
“사장님!” 간타로가 소리친다.
“네가 조선에서 때려없앤 돈을 청구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마와해!”
모리스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자기 호텔방으로 돌아온다.
옆방에는 아리사가 하녀 2명과 함께 있었다. 이거 조선이라고 와서 호텔방을 나가지도 못하고 심심하기 짝이 없네. 하녀들이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별로 없었다.
이 때 모리스가 나타났다.
“아버지!”
“미안하다. 일이 좀 늦어질 것 같구나. 내일 조선총독부 좀 들러서 부탁할 게 있다. 그러니 모레 아침에나 원산으로 출발할 수 있겠구나.”
“아버지. 집에 돌아가고 싶어요.” 아리사가 말한다.
“그럼 내일 우리 직원을 보낼 테니 경성 구경이나 좀 하고 오너라.”
“경성은 고베나 오사카보다 훨씬 작고 초라해요.” 아리사는 투정했다. 하지만 모리스가 말한다.’
“그럼, 내가 가는 데에 네가 따라다닐래? 잠자코 공부나 해. 할 일 없으면 유성기나 듣든가.”
아이 씨. 여기 유성기는 낡아서 잘 듣지도 않아. 시녀들이 만들어 온 서양요리는 재료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일본에서만큼 맛이 없다.
그나마 본정에 가야 양식을 구경할 수 있으니, 내일은 거기나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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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새벽, 길을 떠난 경수는 가섭굴, 백운대 등을 거쳐, 영랑봉에 올랐다. 그리고 길을 재촉해 비로봉으로 갔다. 비로봉 근처의 비로산장에 닿을 때까지는 잘 곳이 없기 때문이다.
보통 때는 약골이지만, 산을 오를 때와 방사를 할 때는 이상하게 체력이 넘쳤다. 며칠 동안 방사를 못했더니 좀 배고프긴 한데, 이런 겨울 산에는 박을 데가 마땅치 않으니 참아야 한다.
오후 4시 쯤에 경수는 비로봉에 올랐다 … 구름이 끼었지만 드문드문 보이는 경치는,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내금강, 외금강, 해금강이 다 내려다보이는 비로봉에서는, 온 세상이 다 보이는 거 같았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있었던 이야기들이 다 하룻밤의 꿈처럼 보이고, 속세를 떠나고 싶은 기분까지 들었다.
하지만 여기서 주저 앉으면 안 될 일이다. 앞으로 갈 길이 얼마나 많은데. 경수는 비로봉에서 30분 정도 기를 들이 마신 후, 서서히 동북쪽 비로산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일은 만물상 등을 둘러보고, 모레 외금강으로 해서 그 다음날 해금강 쪽을 둘러본 후, 원산에 가서 리츠코를 만나 방사를 할 생각이었다. 그러면 구룡폭포를 못 보는데, 나중으로 미루자.
현재
강의가 없는 지금은 탁승찬의 교수실은 사실상 그의 집과 다를 바 없었고, 차혜원은 이곳에서 살다시피 했다.
혜원은 승찬의 바지에 손을 집어넣고 그의 물건을 만지며 묻는다. “교수님. 교수님은 금강산이 좋아요, 설악산이 좋아요?”
승찬은 바지 벨트를 끄르며 말한다. “나? 설악산.”
“왜지요? 다들 금강산이 동양 제일의 명산이고 칭찬이 자자한데요? 금강산관광이 중단되어서 애석한데 말이죠.”
승찬이 말했다. “어쨌든 설악산은 남한에 있고 금강산은 북에 있어. 금강산 가는 건 김정일, 김정은 배 불려 주러 가는 거야.”
“그래도 관광인데…” 혜원은 고개를 숙인다.
“우리 할아버지는 지리산에서 빨치산들 잡다 돌아가셨어. 그러니 내 앞에서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마.” 승찬은 탁세청 총경을 생각했다. 지리산에서만 안 돌아가셨어도 내무장관, 국회의원도 얼마든지 하셨을 텐데, 경찰내에 있던 프락치 놈이 뒤에서 할아버지를 쏘고 빨치산 진영으로 도망쳤다. 그 문에 할아버지는 국가 유공자 대접도 못받다가 큰아버지의 노력으로 겨우 국립묘지에 묻혔던 것이다.
“저는 할아버지와 같이 금강산 구경을 해본 적이 있어요.”
“언제?” 승찬이 묻는다.
“제가 열 일곱살 때예요.” “누구랑?” “할아버지랑요.”
승찬은 별로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혜원의 할아버지가 누군지 알지 못했고, 알았더라도 그가 아는 차경수는 사진 한 장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연구하는 그가 그 사람이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으리라.
혜원은 입을 다물었다.
할아버지는 죽음이 가까울수록 더욱더 섹스에 탐닉했다. 물론 그 대상은 증손녀인 혜원이었다.
그 때가 지금부터 8년 전인 2003년. 할아버지는 이미 90이 넘었지만, 정력이 대단했다. 그날은 구룡폭포를 보고 선상호텔인 해금강 호텔로 돌아왔었다.
할아버지는 어린애처럼 좋아?다.
“내가 70년만에 끝내 구룡폭포를 가 보는구나.” “네 할아버지…”
그 때는 할아버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호텔로 돌아오자, 경수는 혜원이 샤워하기를 기다린 후, 스스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좋은 걸 많이 먹어서 아직도 힘이 좋았다.
경수가 나오자 혜원은 경수의 쭈글쭈굴한 자지를 손으로 애무한다. 경수가 말했다. ‘역시 혜원이 뿐이야. 내가 자손 복은 없어도, 증손 대에 와서 이런 호강을 받네.”
“할아버지…” 혜원은 무슨 장난감 움직이듯 경수의 자지를 매만지고, 그것은 금새 커져 있었다.
선실 밖에는 해금강의 장관이 보인다. 경수는 옛날 내금강 통천여관에서 화류병에 걸릴 뻔한 일을 생각했다.. 그리고는 생각에 잠긴다.
잠시 후 그는 혜원의 타월을 벗겨내고, 그녀를 끌어 안고 침대로 가져간다. 할아버지는 노익장이라 늙을수록 힘이 더 세어지는 거 같았다.
경수는 혜원의 위로 올라간다. 이미 키가 상당히 커진 혜원은 이렇게 가면 모델을 시켜도 될 것 같았다. 그는 혜원의 보지를 만진다.
“할아버지는 씨가 없어. 그러니까 안에다 싸도 돼.”
그렇다… 경수는 언제나 혜원의 안에다 쌌지만, 신기하게도 한 번도 임신이 되지 않았었다. 그 원인은 …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자연히 나올 것이다.
경수는 눈으로는 해금강을 보며, 혜원의 배 위에 올라가 한 번에 그의 자지를 꽂는다. 혜원은 기쁨과 고통이 섞인 눈으로 경수를 보았다.
경수는 혜원을 끌어안았다. 할아버지는 나이보다 상당히 동안이라, 얼핏 보면 40대까지도 내려 잡을 수 있었고, 죽기 전까지 머리가 희어지지 않았다.
혜원은 학교에서 원조 교제 하는 친구들의 심정으로 할아버지를 받아들인다.
경수는 혜원의 허리를 잡고 몸을 일으켰다. 그의 좆은 혜원의 어린 보지 안에 깊이 박혀 있다. 경수는 양손을 그녀의 어틸?놓고, 엉덩이를 떨었다. 혜원도 가는 신음소리를 낸다.
경수는 혜원의 위에 다시 엎드린 채 좆만 움직이다가, 어느 순간 움직임이 멈추었다. 경수의 정액은 터져나와, 이미 혜원의 항문 위를 흐르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그녀 안에 싼 정액에 정자가 한 개라도 있었다면 벌써 그녀는 세 아이의 어머니가 되고도 남음이 있었으리라… 그녀는 승찬에게 말했다.
“그런 이야기는 그만하고 한번 해 주세요.”
“여기서 또?”
“저는 좋은 집이 싫어요. 교수님 집에 들어가서 살면 안 돼요?”
“너는 부잣집 딸이야. 우리 집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까?” “네. 그렇지 않다면 왜 제가 여기 있겠어요?”
승찬은 결정을 내릴 때가 왔음을 알았다. 배려한답시고 시간만 낭비하는 건 비겁한 것에 지나지 않음이다.
그는 연회 같은 데에서 쓰는 멍텅구리 의자에 앉아 혜원에게 말했다. “올라와.”
“네.”
이미 승찬의 바지는 벗겨져 있다. 혜원은 길게 생각하지 않고 승찬의 허벅지 위로 올라간다.
그는 알까? 경수가 왜 거의 모든 유산을 모두 혜원에게 남겼는지? … 아니다. 그는 몰라야 하는 일이다. 집에 있는 김기홍 화백의 차경수 초상화도 기회 봐서 숨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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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 11월, 경성 여의도비행장.
일본에서 전세해 온 비행기에는 루퍼트 모리스 하리마해운 사장과 그 딸 아리사, 그리고 수행원 3명, 하녀 2명과 보디가드 2명이 조종사, 부조종사와 함께 총 11명 타고 있었다. 그 시절에는 꽤 큰 비행기였다.
원산에 도착하면 하리마해운과 협력하고 있는 간사이해운 측에서 준비해 온 짐꾼들과 합류해서 장전항으로 가서, 외금강으로 갈 것이다.
추운 겨울이고 스케쥴도 있으니 내금강까지는 무리고, 외금강, 해금강을 이틀 정도 보고 원산으로 돌아가 거기서 곧바로 부산을 거쳐 일본으로 돌아가면 일정 끝이다.
간타로 놈은 지금 만주를 지나가고 있겠군. 딘 넬슨을 태운 배는 바타비아(자카르타) 로 출발했다. 총독부에 반드시 차마동을 잡아달라고 부탁하고 갔으니, 조만간 연락이 있겠지.
아리사가 말한다. “아버지. 정말 이 추운 겨울에 다이아몬드산(금강산)을 가야겠어요?”
“조선땅에 볼 건 그거밖에 없잖니. 이 기회가 아니면 너와 같이 여행할 일도 없을 테고.”
비행기는 곧 여의도비행장을 이륙한다.
운명은 이날 밤 모리스가 그렇게 찾아 다니던 차마동이 외금강에서 모리스와 한 공간 아래에 있게 되는 일을 만들 것이다. 과연 그 귀추가 어떻게 될 지는 다음 회를 기대하시라.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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