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들의 교향곡 51부
얼마동안 말없이 누워있는데 옆에서 마담이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저도 하나만 주세요"
그러자 마담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그를 바라보았다. 허망함과 괴로움으로 속이 답답한 선규는 뭐라도 하고 싶었다. 그녀는 담배갑과 라이터를 건네주며 이상한듯이 말했다.
"처음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러더니 가게에서도 피우고. 요새 담배 배웠냐?"
"네"
마담의 말을 자세히 들어보니 미스성이 그에 관한 얘기를 세세하게 하지 않은것 같았다.
[그때 내가 담배를 처음 피웠다는걸 분명히 눈치챘을텐데.....]
더군다나 그때 미스성에게 마담의 관한 얘기를 했던걸 들었다면 마담은 분명히 거기에 대해 뭐라 한마디 했었을게 눈에 안봐도 훤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미스성에게 세삼스러운 고마움이 느껴졌다. 오래간만에 담배를 피우니 또다시 현기증이 나서 속이 울렁거렸다. 그러는데 옆에 있던 마담이 그와 그녀사이에 재떨이를 놓으며 별안간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네어머니께서 며칠전에 우리가게에 다녀가셨다고 하더라"
조심스럽게 담배연기를 빨아들이던 선규는 그소리에 연기가 목구멍에 걸려 침대밑으로 머리를 숙이고 숨이 끊어질듯이 심한 기침을 했다. 그광경을 보고있던 마담은 깔깔거리며 웃었다.
"뭘 그렇게 놀라? 사내놈이 그런것쯤에는 대범해야지"
어찌나 기침을 심하게 했는지 선규의 두눈에서는 눈물이 고였다.
"우리엄마인줄 어떻게 알아요?"
"안경끼시고 머리에는 약간 파마를 세련되게 하셨고 나이는 30대 후반정도 되신분 맞지?"
"....."
"그리고 네가 우리가게를 친구네 가게라고 했다면서?"
그말에 선규는 눈앞이 캄캄해지고 숨이 막혔다.
"그..그래서요?"
"역시 네어머니가 맞구나"
마담은 선규의 창백해진 얼굴을 즐기며 싱긋 웃었다.
"걱정하지마. 미스터박이 잘 처리했으니까. 가끔가다 의심을 품은 아내들이 찾아오는데 그런일은 미스터박이 도맡아서 하거든. 그래서 그사람이 그런일에는 일가견이 있어. 그래도 부모가 찾아온거는 처음이래서 미스터박도 속으로는 좀 놀랐다고 하더라"
"어..엄마가 뭐라고 그랬데요?"
여전히 입가에 여유있는 미소를 머금고 있는 마담은 엄마와 미스터박이 나눈 얘기를 전부 해주었다.
"나가실때는 미스터박의 말을 완전히 믿으시는 눈치이셨데. 미스터박이 그런거는 제대로 보니까 믿어도 돼"
엄마가 그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또한 마담의 태연스러운 표정을 보니 사실인것 같았다. 그제서야 선규는 깊은 안도를 했다.
"그게 정확히 언제였는지 아세요?"
마담은 손을 이마에 얹고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지난 월요일이었을거야. 맞아. 바로 내가 학교앞에서 너를 만난 시간이었어"
그소리에 선규는 다시한번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뭐 그런 우연의 일이 다 있냐? 엄마는 내가 이여자를 만나고 있는줄도 모르고 그가게에 가고]
그러면서 지난 월요일을 곰곰히 생각하자 그날저녁 그가 돌아왔었을때 엄마가 평소보다 더 반갑게 맞아주며 진수성찬으로 그를 극진하게 대해주었던게 기억났다. 그때 엄마가 계속해서 흐뭇하고 행복한 눈길로 그를 쳐다보았다는것이 떠오르자 그제서야 모든것이 이해되었다.
[그럼 그때 엄마가 딴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나에 대한 의심이 풀려서 그랬던거구나. 난 그것도 모르고......]
마담은 멍하니 재떨이에 재를 터는 선규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어머니가 그영수증을 보고 우리가게를 아신거니?"
"아니요. 아마 라이터때문일거에요. 제가 그때 모르고 라이터를 가져갔었거든요"
"어쨋든 어머니께 말 잘했다. 혹시 친구들에게도 말 안했지? 네나이때는 그런곳을 갔었다고 자랑하잖아"
"아무에게도 안했어요"
그러자 그녀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여전히 멍하게 있는 선규의 볼에 가벼운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래야지. 내가 전에 말했듯이 항상 입이 무거워야 해. 그래야 신용있게 보여 나중에 사회에서 성공할수 있는거야. 알았지?"
"네"
그의 볼을 가볍게 꼬집은다음 마담은 다시 제자리로 갔다.
"나도 거기에 있을걸. 우리선규의 어머님이 어떤분이신가 궁금한데?"
그녀의 못내 아쉬워하는 소리를 듣자 선규는 두눈이 커다랗게 떠지며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그의 그런 모습을 보고 마담은 아까보다 더 큰소리로 웃었다.
"농담이야, 농담"
웃음소리를 간신히 멎는 그녀를 보고 선규는 화가 치밀었다.
[이여자가 누구 죽는걸 보고싶어 이러나? 농담을 해도 그런 무시무시한 소리를.....]
웃음이 끝났어도 여전히 헐떡거리고 있는 그녀는 선규를 귀엽다는듯이 쳐다보았다.
"엄마가 무섭니?"
"이런일 가지고 무서워 하지않을 자식이 세상에 어디있어요?"
"네어머니는 어떤 분이시니?"
그소리에 선규는 호기심이 가득 담긴 마담의 얼굴을 한참동안 응시했다.
"그건 왜요?"
"그냥 궁금해서. 너도 나에 대해서 많은걸 물었잖아"
"보통 엄마하고 똑같으신 분이세요"
"어머니를 잘 따르니?"
"네"
"좋으신 분인가 보구나. 미스터박이 그러는데 아주 예의가 바르신 분인것 같다고 하더라"
엄마에 대해 마담과 얘기를 하고싶지 않아서 선규는 그녀의 말을 한쪽귀로 듣고 다른귀로 흘렸다.
"네아버지도 좋으신 분이니?"
"....."
아빠에 대한 말이 나오자 선규는 저도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마담은 그런 그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며 입을 열었다.
"아버지하고는 별로 친하지 않은가 보구나"
"그만 물어보세요.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한동안 그의 어두워진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녀는 담배와 재떨이를 치우고 팔을 뻗어 그를 품안에 안았다. 그리고는 그의 머리를 손으로 부드럽게 빗겨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중에 네어머니 모시고 낮에 한번 찾아와. 진짜 레스토랑처럼 식사 한끼 대접해 드릴테니"
그녀의 가느다란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있던 선규는 또 장난을 치는줄 알고 머리를 들어 쳐다보았으나 마담의 얼굴에는 뜻밖에도 진심이 담겨져 있었다. 그바람에 가슴에 있었던 불쾌한 감정들이 사라져서 다시 머리를 그녀의 목덜미에 놓고는 조용히 물었다.
"저에게 싫증나면 그때는 저를 안만날거죠?"
"그래주기를 원해?"
"다른 애들과는 그래서 더이상 만나지 않는거 아니에요?"
그러자 그녀는 그를 바로 눕히고 위로 올라와서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왠지 너하고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을거 같애"
그러더니 머리를 숙여 선규의 입에 깊숙한 키스를 했다. 그리고는 손을 밑으로 내려 또다시 발기된 성기를 만지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기특하네. 나이가 어리다는게 역시 다르긴 다르구나"
한동안 능숙한 솜씨로 성기를 흔들어주던 마담은 몸을 일으키고 호흡이 거칠어지고 있는 선규의 위로 올라 앉았다.
책방에 있는 태수는 중간고사가 얼마 안남아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서 고개를 들어보니 유진이었다. 얼굴에 궁금함이 가득 서려있는 그녀는 그의 앞에 미처 오기도전에 입부터 열었다.
"어떻게 됐어?"
그녀가 무엇을 말하는지를 잘 아는 태수는 입가에 미소를 띄며 천천히 말했다.
"그러다 숨넘어 가겠어요. 우선 의자에 앉아요"
"빨리 말해. 지난 한주동안 책방에도 못오고 해서 궁금해 혼났어"
평소 차분하던 유진이 이렇게까지 조바심을 내는걸보니 매우 신기했다.
"몇점 받았을거 같애요?"
"장난치지 말고 어서 말해줘"
웃음을 짓는 태수는 발을 동동 구르며 다그치는 그녀가 귀엽게까지 느껴졌다.
"95점이요"
그러자 유진의 얼굴은 환하게 바뀌어지면서 입가에서는 미소가 활짝 피었다.
"확인한거야?"
"선생님께 여쭤보았어요"
"정말 잘했다"
유진이 그의 손을 잡고 기뻐서 어쩔줄을 몰라하자 태수는 쑥스러워서 고개를 숙이고 겸연쩍게 웃었다.
"100점을 못받아서 미안해요"
"아니야. 불과 몇달전만 하더라고 피아노를 한번도 쳐본적이 없는 애가 95점을 받았다면 대단한거지. 제가 정말 자랑스럽다"
"이게 다 누나덕분이에요. 감사드려요"
"그게 무슨 소리니? 음악시험을 대비해서 이렇게 가르쳐준적이 없었는데 네가 잘해줘서 오히려 내가 고맙지"
얼굴 가득히 기뻐하는 표정을 짓고있는 그녀는 태수의 손을 놓을줄 몰랐다.
"아주머니께서는 이사실을 아시니?"
"네. 오늘 누나를 만나면 고맙다고 전해달라고 하시던데요"
태수의 눈에는 그말을 듣고 유진의 얼굴에서 더욱 기뻐하는 기색이 보이는것 같았다. 그러는 그녀를 보며 태수는 조심스러운 눈치로 물어보았다.
"그일은 이제 완전히 끝난거에요?"
"엉? 무슨일?"
"그선배라는 사람일말이에요"
"응. 학교에서도 한번도 본적이 없어. 네말듣고 완전히 포기했나봐"
"잘 됐네요"
"하여튼 이게 다 네덕분이다"
태수는 잔잔한 미소를 짓고있는 유진을 보며 그의 손을 계속 잡고있는 그녀의 손에서 전해져오는 따듯한 감촉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시험을 볼때 엄마와 그녀가 떠올랐었다는것이 생각나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아..아무것도 아니에요"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유진은 잠시 그와 얘기를 나누다가 공부하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주머니께서 너를 든든하게 생각하실 만하다"
"예?"
"이렇게 네할일 잘하고 옆의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기쁘게 해주잖아"
"과찬이에요"
태수는 쑥스럽게 웃고있었지만 마음속에서는 왠지 이상함을 느끼고 있었다. 평소같았으면 칭찬으로 들었겠지만 가슴속에서는 유진에 대한 일말의 경계심이 있어 알수없는 부담감도 들었다.
마담의 집을 서둘러 나와 집근처의 독서실로 갈려고했던 선규는 저도모르게 선생님집으로 발걸음이 향하고 있었다. 마담과 함께 있었을때는 계속 선생님생각이 났고 또한 언제 선생님남편이 올지 모른다는 조바심도 들곤 했었다. 생각할수록 선생님에게 일어나는 상황이 점점 남의 일 같지가 않게 느껴졌다. 마담과 선생님남편이 동거를 한다는 말은 충격이었다. 그말을 들은 이후로 선생님을 자세히 살펴보니 점점 야위어 지는것 같았고 그녀의 얼굴에서는 어두운 그림자가 보여져 더욱 불쌍하게 보였다. 오늘 그녀의 집에 찾아가겠다는 약속을 하지는 않았지만 왠지 선생님이 집에서 애들과 함께 쓸쓸히 있을거란 예감이 들었다. 먼저 말을 안하고 찾아간다는것이 실례인걸 알고있었지만 엄마가 당했던 상황과 워낙 비슷하다보니 선생님에게 동정이 가서 작은 위로라도 해주고 싶었다. 초인종을 누르고 얼마를 기다리자 그녀의 힘없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문을 열고 현관으로 들어가니 아팠을때보다 더 수척해진 선생님이 부드러운 표정으로 맞아주었다.
"왠일이니? 오늘 온다는 말 없었잖아"
"그냥 선생님생각이 나서요. 죄송해요. 뭐 하시던 중이셨어요?"
"아니야. 어서 들어와"
선생님이 그에게 먹을것을 줄려고 부엌으로 들어갈려고 하자 선규는 황급히 만류했다.
"그러시지 마세요. 그냥 선생님얼굴이나 볼려고 온건데 그러면 선생님을 귀찮게 해드리는거잖아요"
"그래도 그렇지. 네가 나를 얼마나 도와줬는데"
"그럼 마실거 아무거나 주세요"
그녀를 도와 거실로 쥬스를 가지고 온 선규는 집안이 조용하다는걸 깨달았다.
"아이들은 어디 갔어요? 보이지를 않네요"
"외갓집에 보냈어"
그말을 들은 선규는 대충 상황이 짐작되었다.
[애들아빠도 들어오지 않고 집안분위기도 이러니 거기에 가있는게 낫겠지]
그의 옆에 앉은 선생님은 앞에 있는 테이블을 바라보다가 이윽고 얼굴을 돌리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네가 나에게 찾아와 주는거는 고맙다만 곧 시험이 있는데 공부해야지. 이러면 시간을 낭비하는거잖아"
그러자 선규는 가지고 온 가방을 툭툭 두들기며 웃었다.
"독서실에서 아침부터 공부하다 오는 길이에요. 잘 알아서 하니까 걱정마세요"
"하긴 너를 잘 아니까 안심이 된다만....."
"몸은 이제 많이 좋아지셨어요? 학교에서는 좀 안좋아 보이시던데요"
"그때 네가 사다준 약덕분에 많이 좋아졌어. 다시한번 고맙다"
겸연쩍게 웃는 선규를 미소지으며 보던 선생님은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는 기타 안배우니?"
"네"
"그럼 더이상 안칠거야?"
"아니요. 이제는 기타없이 못살거 같아요. 기본은 아니까 저혼자 연습할수 있어요"
고개를 끄덕인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감탄어린 표정을 지었다.
"시험볼때 정말 놀랬다"
"저때문에요?"
"응. 잘 치는거는 알고 있었는데 네가 들려주었던것들 중에서 가장 좋았었어. 음악시험에서 너처럼 그렇게 감정을 싣는 연주는 들어본적이 없었거든. 나도모르게 감동이 느껴졌을 정도였으니까"
그말을 듣고 선규는 쑥스러워서 머리를 긁었다.
"칭찬이 너무 과하신것 같네요. 저야 선생님께서 그렇게 점수를 잘 주셔서 감사하기만 하죠"
둘이 함께 짓던 웃음이 멎자 한동안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테이블을 쳐다보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서는 쓸쓸함이 보였고 많이 지쳐있는것 같았다.
"혁재아바지께서는 아직도 많이 바쁘세요?"
그러자 선생님은 아무대답없이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고개를 숙였다. 얼마동안 지켜보던 선규는 그녀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
"선생님은 혼자가 아니시니까 힘내세요. 나중에는 꼭 행복한 날들이 올거에요"
그의 말이 끝나고 여전히 아무말이 없던 선생님은 별안간 그의 가슴에 머리를 묻고는 조용히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놀란 선규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몰라 한동안 망설이다가 두팔로 그녀를 안아주고는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다독거렸다. 어떤때는 얼굴에서 찬바람까지 불며 항상 절제된 모습만을 보여줬던 선생님이 그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자 가슴이 아팠다.
[속으로는 생각보다 마음고생이 많으셨나보지? 엄마도 옛날에 이랬었겠구나]
어렸을때를 더듬어보니 엄마가 가끔가다 선생님처럼 조용히 흐느껴 울던게 기억나서 가슴이 더욱 쓰라렸다. 그의 품안에 있는 선생님은 조그맣고 연약하게 느껴졌다. 몸을 들썩거리며 흐느낌을 그칠줄 모르는 그녀를 계속 달래주던 선규는 문득 그녀의 가족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한참동안 분노의 눈길로 선생님남편을 노려보는데 이윽고 선생님이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고는 천천히 일어났다.
"오늘은 그만 집에 가거라. 좀 쉬어야겠어"
선규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나자 선생님도 두손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일어났다. 그걸 보고 얼른 그녀의 두팔을 잡아 만류했다.
"제가 알아서 나갈테니 쉬세요"
그녀가 아무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는걸 보고는 선규는 인사를 한다음 집을 나왔다. 하지만 그의 가슴은 여전히 착잡하기만 하였다.
[괜히 와서 선생님을 울리기만 하고 가네]
한숨을 쉬며 걸어가는 선규의 머리속에서는 선생님의 울던 모습이 떠나가지를 않았다. 그러면서 사진속에서 보았던 선생님남편과 마담생각을 하던중 별안간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그방법이 과연 먹힐까?]
그러나 상대는 쉽게 생각했다가 오히려 협박까지 줬던 마담이었다. 이제는 더욱 거대하게 보이는 그녀를 생각하니 일이 잘못되었을때 그에게 닥쳐질 일이 짐작되어 겁이 났다.
[무모할지도 모르지만 나와 선생님이 살려면 그방법밖에 없을거야]
오래동안 고민하던 선규는 또한번 승부수를 던져보기로 결심했다.
저녁에 집에 간 선규는 그를 맞아주는 엄마를 보자 그제서야 그녀가 마담의 가게에 찾아갔었다는것이 기억났다. 하루종일 선생님일이 머리속에 들어있어서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었다.
"공부 많이 했어?"
"응"
그리고는 다시 저녁을 지으러 부엌으로 들어간 엄마의 뒷모습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다시한번 지난주를 생각해보니 엄마는 그에게 평소보다 더 상냥하게 대해줬었다.
[미스터박이 대체 얼마나 말을 잘 했길래 엄마의 태도가 저렇게 변한거야?]
마담에게 얘기를 들어 엄마와 미스터박사이에 대충 무슨말이 오갔는지는 알았으나 그래도 매우 신기했다.
[어쨋든 엄마가 눈치를 안챈게 천만다행이지]
그러면서 계속 그녀를 보고있으니 아까 선생님이 울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자 선규의 가슴은 다시 아파지기 시작했다.
[엄마가 나와 마담과의 일을 알고 선생님처럼 상심하면 어떡하지? 그러면 안되는데...]
그러는데 엄마가 그를 돌아보며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왜 그러고 서있어? 안 씻어?"
앞치마를 두룬 엄마를 보며 옛날에 그녀가 아빠와 헤어져 흐느꼈던 생각을 하자 가슴에서 무한한 동정심이 올라와서 그도모르게 엄마에게 성큼 다가갔다.
"왜 그러니?"
그러나 선규는 아무말없이 동그랗게 뜬 눈으로 쳐다보는 엄마를 힘껏 끌어안고 깊은 키스를 해주었다. 처음에는 흠짓 놀라다가 이내 가만히 있는 그녀의 육체의 감촉이 온몸에 전달되자 이윽고 그의 몸에서 흥분이 올라오는것이 느껴졌다.
아침조회가 끝나고 담임선생님을 따라 교무실에 갔다온 태수는 선규에게 다가왔다.
"선규야, 선생님께서 점심시간에 밥먹고 음악실로 오라고 하셔"
"나만?"
"응"
깜짝 놀란 선규는 태수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았으나 걱정하는 빛이라고는 조금도 보이지가 않았다.
"그외에는 별다른 말씀이 없으셨어?"
"응. 그냥 너에게 따로 하실 말씀이 계신가봐. 너 잘못한것도 없잖아?"
"그래, 알았다"
그뒤로 선규는 아침내내 수업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조회때 선생님을 봤었을때는 몸만 수척해 보였을뿐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에서는 이상한점을 하나도 발견할수가 없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천천히 간다고 느끼던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점심시간이 되자 선규는 부리나케 음악실로 향했다. 어제의 일도 있고해서 그녀가 왜 따로 부르는지 너무나 궁금하여 밥도 먹을수가 없었다. 혹시나 선생님남편이 돌아왔나하는 기대도 잠깐 해봤었지만 부질없는 생각같았다.
[그러면 선생님꼐께서 오늘 안색이 활짝 피셨겠지]
음악실문앞에서 잠시 망설이던 선규는 문을 조심스럽게 두들기고 열었다. 텅텅 비어있는 음악실안에는 선생님이 혼자 창문앞에 서서 바깥을 바라보다가 그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문닫고 이리와"
선생님옆에 다가가니 그녀는 어두운 기색에서도 그를 보며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생각보다 빨리 왔네. 밥은 먹었니?"
"네. 선생님도 드셨어요?"
"나는 생각이 없어서....."
다시 창문으로 고개를 돌린 그녀는 한참동안 교정에 심어져 있는 나무들을 응시했다. 선규도 할말이 없어서 그녀가 바라보는쪽을 함께 쳐다보고 있는데 이윽고 선생님의 입에서 어색하면서도 상냥한 목소리가 나왔다.
"어제는 너에게 그런모습을 보여 미안하다.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많이 놀랐었지?"
지쳐있는 얼굴에서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 그녀를 보며 선규는 부드럽게 웃고는 동정이 섞인 눈길로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창문으로 고개를 돌려 한동안 바깥의 경치를 물끄러미 보다가 조용한 소리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제가 어렸을때 엄마는 아빠와 헤어지셨어요"
"....."
"아빠는 일이 너무 바빠서 일요일에도 집에 있지를 않으셨죠. 그때 항상 집에서 저와 단둘이 있던 엄마가 쓸쓸해 보였던게 아직까지 기억나요"
"....."
"그런데 아빠는 나중에 다른 여자와 눈이 맞아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고 집에도 잘 들어오지를 않았죠. 어쩌다 들어오면 바보같이 증거를 남기고 와서 엄마가 발견하게 만들고......"
옆에서 선생님은 숨소리도 내지않으며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엄마는 자존심이 강한 여자에요. 그래도 저때문에 이혼만은 하지 않을려고 했는데 홧김에 그얘기를 했더니 아빠는 순순히 그러자고 하셨데요. 마치 기다렸다는듯이요. 그리고는 서로 눈맞은 여자와 함께 외국으로 가셨죠. 그뒤로는 아빠를 한번도 보지 못했어요. 이제는 얼굴도 기억나지 않아요"
잠시 입을 다문 그는 고개를 숙이고 긴한숨을 내쉬었다. 그러한 그를 보던 선생님의 얼굴에서는 가느다란 경련이 일어나고 있었다.
"엄마는 아빠에게 원망이 남아있지만 그게 아빠와 같이 살수없는 운명때문이었다고 생각하세요"
선규는 천천히 몸을 돌려 얼굴이 하얗게 되어있는 선생님을 쳐다보며 힘없는 미소를 지었다.
"애들한테 혁재아버지가 선생님과 말다툼을 하시고 집을 나가셨다는 말을 들었어요. 주제넘지만 선생님의 일이 우리집상황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왠지 남의 일 같지가 않아 저라도 선생님께 조그만 도움을 드리고 싶었어요"
고개를 떨군 그녀는 벽쪽으로 가서 그에게 등을 돌렸다.
"혁재아버지를 아직 사랑하세요?"
"....."
그녀가 아무대답을 하지않자 선규는 다가가서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그러자 고개를 약간 든 선생님은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선규는 잔잔한 미소를 띄며 말했다.
"아직 그운명이 결정된거는 아니니까 희망을 가지세요. 사람의 일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벌개진 눈으로 그를 바라보던 선생님의 얼굴에서는 미묘한 감정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저만 아는일이나까 걱정마세요. 그리고 견디기 힘드실때 선생님께서 원하시면 언제든지 저를 불러주세요. 아직 어려서 어른들의 일은 잘 모르지만 이런일은 남에게 얘기하기가 어렵다는거는 알아요. 별로 큰도움은 되어드리지 못하겠지만 작은 위로라도 해드릴게요. 엄마한테도 그래드렸거든요"
한참동안 묵묵히 서있던 그녀는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띄우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음악실을 나올려고 하는데 선생님이 그를 불렀다.
"선규야"
"네?"
"다음번에 우리집에 올때는 기타를 가져와줄래?"
그말에 선규는 얼굴에 미소를 가득 머금었다.
시험기간이 되어 태수는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있었다. 그러는데 문이 열리며 엄마가 들어와서 그의 어깨를 감까안았다. 언제부터인가부터 그녀는 아버지가 있었을때 입었던 잠옷을 입기 시작했었다. 보통잠옷처럼 상의와 바지로 이루어진 잠옷은 그녀를 청숙하고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해서 그도 엄마가 잠옷입는것을 좋아했다.
"공부끝날려면 아직 멀었니?"
"다 되어가니까 엄마 먼저 주무세요"
시험이 있을때면 밤늦게까지 공부를 해야해서 그럴때는 그들은 엄마방에서 잠을 잤다.
"피곤할텐데 어서 끝내고 자도록 해"
그리고는 그의 볼에 가벼운 입맞춤을 해주었다. 어깨위에 얹어있는 그녀의 손을 잡은 태수는 귓가로 느껴지는 그녀의 뜨거운 입김과 입맞춤으로 저도모르게 은근한 흥분이 올라와서 몸을 돌려 나갈려는 엄마를 낚아채서 그의 무릎위에 앉혔다. 두다리를 벌리고 아들의 무릎위에 앉게된 엄마는 두눈을 커다랗게 뜨고 놀란 얼굴로 쳐다보았다.
"공부때문에 시간도 없을텐데 이러면 어떡해?"
"잠시만 이렇게 있어주세요"
미소를 띄며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던 태수는 그녀를 껴안고 키스를 했다. 그러면서 그녀의 허리를 끌어당기자 어느새 발기되어 가는 성기가 밑에 있는 그녀의 둔덕에 닿게 되었다. 흠짓 놀란 엄마는 얼른 입을 떼고 다급히 말했다.
"안돼. 시험끝나고 하기로 하고 어서 공부해. 난 빨리 나가서 잘게"
그러나 만면에 부드러운 웃음을 짓고있는 태수는 그녀를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엄마는 긴장이 되고 떨리실때 제생각이 나세요?"
뜻밖의 말을 들은 엄마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럼. 네가 제일 먼저 생각나지. 그런데 그건 왜?"
그러나 태수는 음악시험볼때 그녀를 생각하자 떨렸던 마음이 진정되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러자 엄마의 눈가에 있는 잔잔한 주름들이 활짝 펴졌다.
"그럼 내가 시험을 잘볼수있도록 도와준거네?"
"네. 신기하죠?"
"신기하기는. 난 항상 네옆에 있잖아"
그소리를 듣고 가슴이 뭉클해진 태수는 애틋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다시 정열적으로 입을 맞추었다. 키스때문에 얼굴이 달아오른 엄마는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간신히 입을 떼었다.
"진짜로 안돼. 공부해야 할 사람이 이러면 어떡하니? 내가 괜히 들어왔나보다"
"엄마가 옆에 있으면 내일 시험을 더 잘볼것 같아요"
"그런말이 어디있니?"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웃음을 띄며 곱게 눈을 흘기는 엄마를 보자 그는 더이상은 참을수가 없어서 그녀를 바짝 끌어안고 또다시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얼마동안 몸부림을 치며 저항하던 그녀는 이윽고 잠잠해지며 그에게 힘없이 기대고 있었다. 한동안 엄마의 촉촉한 혀를 탐닉하던 태수는 앞으로 볼록하게 나온 젖가슴을 애무하다가 이내 잠옷상의의 단추들을 하나씩 풀으기 시작했다. 상의가 양옆으로 벌어지자 그속에 감추어져 있던 봉긋한 젖무덤이 모습을 드러냈다. 손으로 보드랍고 포근한 젖가슴을 어루만지다가 굳어져가는 젖꼭지를 만지자 그녀는 약간 움찔했다. 엄마와 관계를 맺은지 이미 1년이 되어가지만 그녀는 아직까지 그의 손길을 받을때마다 긴장을 했다. 그녀의 입에서 떨어져 하얀 목덜미와 젖무덤을 타고 내려가던 그의 뜨거운 입술은 그의 손으로 자극을 받고있는 유두를 머금었다. 이제는 제법 능숙해진 솜씨로 민감한 젖꼭지를 빨자 엄마의 입에서는 조그마한 교성이 흘러나왔다.
"아......... 아흑............"
쾌락이 몰려와 어쩔줄을 몰라하는 엄마의 육체를 더듬으며 이제는 완전히 발기된 성기를 그녀의 꽃잎에 갖다대고 천천히 문질렀다. 잠옷과 얇은 팬티로 느껴지는 은밀한 부분은 언제나 다름없이 부드럽고 신비스러운 느낌을 가져다 주었다. 한참동안 정신없이 젖꼭지들을 번갈아 가며 빨다가 그녀의 바지를 벗길려고 머리를 들었다. 그의 손끝이 그녀의 잠옷바지의 허리춤을 잡고 내릴려는 순간 엄마는 그의 손목을 급히 잡고 간신히 정신을 차리며 헐떡거리는 소리로 말했다.
"아..안돼. 네공부를 방해할수 없어.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시험끝난다음 하자. 응?"
그녀의 간곡한 표정을 보자 그도 더이상은 고집을 부릴수가 없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심 매우 아쉬웠지만 그가 잘되기만을 바라는 엄마의 속뜻을 잘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키지않는 손을 허리춤에서 어렵게 떼자 엄마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한동안 그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쳐다보았다.
"화났어?"
"아니에요. 엄마말씀대로 공부해야죠"
태수의 눈치를 살피던 그녀는 손을 밑으로 내려 아직까지 성을 내고 있는 성기를 만지더니 미안한 기색을 내지었다. 그리고는 방바닥으로 내려가서 무릎을 꿇은다음 그의 두다리를 벌렸다.
"바지벗어봐"
그녀의 뜻을 알아챈 태수는 몹시 당황했다.
"아..아니에요. 이러지 않으셔도 되요"
"나때문에 이렇게 됐잖아. 미안해서 그래. 하는거는 시간이 걸리니까 이거라도 금방 해줄게"
엄마가 사정하듯이 계속 말하자 태수는 어쩔수없이 바지와 팬티를 내렸다. 그녀는 미소를 머금고 성난 성기를 얼마동안 손으로 감싸고 흔들더니 이윽고 입안으로 집어넣었다. 엄마가 부드럽고 따듯한 입으로 성기를 조이고 혀로 핥기 시작하자 불편했던 그의 몸에서는 다시 흥분이 밀려왔다. 예전에 엄마가 오럴섹스를 해주다가 그녀의 입안에 그만 사정을 한적이 몇번 있었다. 그럴때마다 너무나 놀라고 미안해서 어쩔줄을 몰라했으나 그녀는 걱정하지 말라며 그냥 웃기만 하였다. 하지만 그녀가 괜찮다고 아무리 안심을 시켜도 엄마의 입안으로 정액을 넣는다는것은 무례하고 크나큰 실례로 생각돠어 마음이 편치않았다. 할때마다 늘 그러지 않겠다고 염두해두지만 엄마가 성기를 놓지않고 오럴섹스가 길어질때면 그도모르게 사정이 나왔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런 생각을 하며 흥분을 하면서도 그녀의 입안에 사정을 하지 않을려고 조심하고 있었다. 앞이 열린 잠옷차림으로 그의 성기를 정성껏 빨아주는 엄마는 별안간 입안에서 성기를 빼더니 촉촉한 혀로 귀두와 기둥 그리고 뿌리를 골고루 핥아주었다. 그리고는 손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지던 불알도 잊지않고 혀로 애무했다. 그녀의 오럴섹스 실력은 처음받았었을때와는 몰라보게 늘어있었다. 주체할수없는 흥분때문에 태수는 의자의 가장자리들을 손으로 움켜잡고 신음을 내뱉었다.
"으........ 아............."
다시 엄마가 성기를 입안에 넣고 머리를 움직이는 속도를 빨리하며 열정적으로 빨자 이성을 상실한 그는 그녀의 입안에 사정을 않하겠다는 생각도 잊어버리며 결국은 얼마후에 정액을 분출하고야 말았다. 조심을 하고있었어도 너무나 흥분이 되어있어서 성기를 엄마의 입안에서 뺄 겨를도 없었다.
"아!.......... 아!............"
정액이 하염없이 흘러나오고 있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성기를 입에 물고있었다. 이윽고 정액은 한방울도 남김없이 그녀의 목구멍으로 흘러들어갔고 엄마는 성기에 묻어있는 정액의 흔적들을 깨끗이 빨아주고나서야 막혔던 숨을 토해내며 머리를 들었다.
"헉헉........."
경련을 일으키며 쾌감을 만끽하던 태수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입가에 하얀 정액들이 묻어있는 엄마를 발견했다. 언제나 그녀의 입안에 사정했을때처럼 몹시나 놀라고 당혹스러워 얼른 그녀를 일으키고 책상위에 있는 휴지를 뽑아 입언저리를 닦아주었다.
"엄마....."
미안한 마음으로 쳐다보고 있는 그와 함께 정액을 닦아내던 엄마는 수줍어 보이는 엷은 미소를 살짝 지었다.
"이젠 공부할수 있겠어?"
"저만 기분좋으면 죄송하잖아요"
"괜찮아. 네가 기분좋으면 나도 좋으니까. 어서 공부해. 내가 네시간을 너무 많이 잡은것 같다"
홍조를 띄는 엄마는 재빨리 잠옷상의의 단추들을 잠그고 그의 볼에 입맞춤을 해준다음 웃음을 지으며 얼른 방을 나갔다. 미안함과 행복감으로 그녀가 나간 방문을 한참동안 바라보던 태수는 의자를 바로 하고 다시 공부하던 책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중간고사가 끝난 다음날, 선규와 함께 보급소로 가고있는 태수의 머리속에는 고민이 가득했다. 내일까지 문과나 이과중 진로를 하나 선택해서 학교에 제출해야 했다. 선규는 이미 결정해서 냈지만 그는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까 어느새 마지막날이 되도록 못내고 있었다. 그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어느쪽으로 갈것인지 정해져 있었으나 일단 엄마에게 말을 해야할거때문에 두려움이 들었다. 문과라면 세상일에 말려드는 직업들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그녀는 항상 그쪽계통은 가지말라고 신신당부하곤 했었다. 그러나 옛날부터 하고싶었던게 있었고 전에 유진의 말도 있고해서 이번만은 엄마가 원하는대로 가기를 내키지가 않았다.
[엄마가 들으시면 내내 걱정하실텐데.....]
그러던 그는 문득 유진이 생각났다. 요즘 왠지 경계심이 느껴지긴 했지만 속이 답답할때 그녀의 말한마디만 들으면 시원해지고 보이지않던 길이 눈앞에 보였다.
"선규야, 너는 문과간다고 했었지?"
"응. 근데 그건 왜? 설마 너 아직까지 안낸거는 아니겠지?"
선규의 말을 듣고 태수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선규는 놀라며 입을 열었다.
"아직 안냈구나. 내일이 마지막날인데 어떡할려고 그래? 아줌마때문에 그러는거야?"
"응"
태수의 고민을 알고있는 선규는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냥 말씀드려. 얘기가 잘 통하시는 분인데 설마 그걸 이해 못하실까?"
"너도 내장래에 대해서 우리엄마가 그러시는걸 잘 알잖아"
"그래도 그렇지. 네가 공부하고 싶어하는데 아무리 내키지 않으셔도 허락을 하시지 않으시겠니?"
"모르겠다. 너희엄마는 뭐라고 하시던?"
"우리엄마야 내가 하고싶다면 그냥 허락하시잖아"
그말을 들은 태수는 선규를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러는데 선규가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커서 무슨일을 하고싶은데?"
"아직 정확히는 모르겠어. 하지만 이과계통은 내적성에 맞지가 않는거 같애"
혹시 엄마의 귀에 들어갈까봐 그는 속마음을 선규라도 내보이고 싶지가 않았다. 그의 대답을 듣고 선규는 놀랍다는듯이 말했다.
"아직 결정안했어? 너같이 계획을 잘 세우는 애가 왠일이냐?"
"하고싶은게 많아서 그런가봐. 너는 돈많이 번다고 했지?"
"응. 상대에 갈려고"
"나중에 회사를 하나 세울거야?"
그소리에 선규는 눈쌀을 찌푸렸다.
"크게 돈벌려면 한국에서 어떻게 회사를 세워?"
"왜?"
"우리나라는 재벌이라는 기득권세력이 있기때문에 회사를 세워도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어. 중소기업들봐라. 재벌들에게 먹히거나 아니면 하청업자가 되서 그들과 운명을 같이 해야 되잖아. 특히 제조업이 그렇지"
"그래도 재벌에게 잘 붙으면 수입은 안정적이잖아"
그러나 선규는 머리를 내저었다.
"하지만 재벌이 무너지면 전부 끝장이지"
"재벌이 망할수가 있어? 우리나라 경제기반은 재벌들인데 그러면 큰일날거 아니야?"
"이세상에 망하지 않는게 어딨냐? 민족만 빼고는 전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법이야. 하여튼 이나라의 구조가 잘못된거 같애. 너무 한쪽에만 힘을 실어주면 안되거든. 재벌들이야말로 경제의 독재자들이야. 네말대로 재벌 하나라도 무너지면 아마 나라에 부도가 날거다"
"그런일이 있을수 있겠냐?"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수 있냐?"
선규에게서는 어딘지 모르게 불만과 부정의 기색이 역력했다.
"그럼 사업을 하지않는다면 뭘 할거야? 외국에 나가서 살거야?"
"남의 밑에서 평생동안 일하기는 싫고. 그렇다고 외국에 나가 살기도 싫고. 꼭 경영이 아니더라도 돈버는 방법은 얼마든지 많을거야. 그걸 찾아봐야지"
선규의 말을 듣고 태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가 좋으니 반드시 그방법을 찾겠지. 그나저나 선규는 아무 지장없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노력만 하면 되지만 나는 어떡한다?]
수심이 가득해지는 그의 얼굴을 보고 선규는 한숨을 쉬었다.
"하여간 우리나라 교육이 문제야. 한창 꿈이 많을 나이에 죽어라 공부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지금당장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라 그러고. 벌써부터 인생이 불쌍해지잖아"
"어떡하냐? 나라의 정책을 결정하시는 높으신 양반들이 이걸 옳은걸로 생각하시니. 우리같은 학생들은 그저 따라야지"
"잘못된 제도가 있으면 연구를 해서 고쳐야지 뭐 하는거냐? 국민이 내는 세금받아서 그냥 놀기만 하나봐"
"한자리에 오래있지를 못하니 연구할 틈이나 있겠냐? 그러다가 불만의 소리가 나오면 허둥지둥 뭐하나 바꾸고 대단한 일을 했다고 우쭐하는거지"
"태수야, 물론 나는 안할거지만 너도 커서 정치는 하지마라"
"가장 욕을 많이 받는 지름길이 정치하는건데 내가 그걸 왜 하냐?"
"그사람들은 자기네들이 욕을 받는다는걸 알까?"
"국민들을 무지한 백성들로 생각하는 사람들인데 아마 신경도 않쓸거다"
"아니야. 그래도 선거때는 제법 귀를 기울여주는 시늉은 하던데?"
그말에 태수는 선규와 함께 한참동안 비웃음을 터트렸다. 그런다음 선규는 근심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아줌마께 말씀드리기가 정 힘들다면 걱정하시지 않을걸로 아무거나 말씀드려. 문과도 공부할게 얼마나 많은데 그런거 하나 없겠냐? 결정은 대학갈때 하고. 우선 급한불부터 꺼야 할거 아니야?"
그소리를 듣고 태수가 깊은 생각에 잠기자 선규는 그의 어깨를 다정하게 두들겼다.
"너무 걱정하지마. 옛말에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데잖아"
그러자 입가에 미소를 띄고 선규를 바라보던 태수는 이윽고 보급소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51부끝
얼마동안 말없이 누워있는데 옆에서 마담이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저도 하나만 주세요"
그러자 마담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그를 바라보았다. 허망함과 괴로움으로 속이 답답한 선규는 뭐라도 하고 싶었다. 그녀는 담배갑과 라이터를 건네주며 이상한듯이 말했다.
"처음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러더니 가게에서도 피우고. 요새 담배 배웠냐?"
"네"
마담의 말을 자세히 들어보니 미스성이 그에 관한 얘기를 세세하게 하지 않은것 같았다.
[그때 내가 담배를 처음 피웠다는걸 분명히 눈치챘을텐데.....]
더군다나 그때 미스성에게 마담의 관한 얘기를 했던걸 들었다면 마담은 분명히 거기에 대해 뭐라 한마디 했었을게 눈에 안봐도 훤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미스성에게 세삼스러운 고마움이 느껴졌다. 오래간만에 담배를 피우니 또다시 현기증이 나서 속이 울렁거렸다. 그러는데 옆에 있던 마담이 그와 그녀사이에 재떨이를 놓으며 별안간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네어머니께서 며칠전에 우리가게에 다녀가셨다고 하더라"
조심스럽게 담배연기를 빨아들이던 선규는 그소리에 연기가 목구멍에 걸려 침대밑으로 머리를 숙이고 숨이 끊어질듯이 심한 기침을 했다. 그광경을 보고있던 마담은 깔깔거리며 웃었다.
"뭘 그렇게 놀라? 사내놈이 그런것쯤에는 대범해야지"
어찌나 기침을 심하게 했는지 선규의 두눈에서는 눈물이 고였다.
"우리엄마인줄 어떻게 알아요?"
"안경끼시고 머리에는 약간 파마를 세련되게 하셨고 나이는 30대 후반정도 되신분 맞지?"
"....."
"그리고 네가 우리가게를 친구네 가게라고 했다면서?"
그말에 선규는 눈앞이 캄캄해지고 숨이 막혔다.
"그..그래서요?"
"역시 네어머니가 맞구나"
마담은 선규의 창백해진 얼굴을 즐기며 싱긋 웃었다.
"걱정하지마. 미스터박이 잘 처리했으니까. 가끔가다 의심을 품은 아내들이 찾아오는데 그런일은 미스터박이 도맡아서 하거든. 그래서 그사람이 그런일에는 일가견이 있어. 그래도 부모가 찾아온거는 처음이래서 미스터박도 속으로는 좀 놀랐다고 하더라"
"어..엄마가 뭐라고 그랬데요?"
여전히 입가에 여유있는 미소를 머금고 있는 마담은 엄마와 미스터박이 나눈 얘기를 전부 해주었다.
"나가실때는 미스터박의 말을 완전히 믿으시는 눈치이셨데. 미스터박이 그런거는 제대로 보니까 믿어도 돼"
엄마가 그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또한 마담의 태연스러운 표정을 보니 사실인것 같았다. 그제서야 선규는 깊은 안도를 했다.
"그게 정확히 언제였는지 아세요?"
마담은 손을 이마에 얹고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지난 월요일이었을거야. 맞아. 바로 내가 학교앞에서 너를 만난 시간이었어"
그소리에 선규는 다시한번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뭐 그런 우연의 일이 다 있냐? 엄마는 내가 이여자를 만나고 있는줄도 모르고 그가게에 가고]
그러면서 지난 월요일을 곰곰히 생각하자 그날저녁 그가 돌아왔었을때 엄마가 평소보다 더 반갑게 맞아주며 진수성찬으로 그를 극진하게 대해주었던게 기억났다. 그때 엄마가 계속해서 흐뭇하고 행복한 눈길로 그를 쳐다보았다는것이 떠오르자 그제서야 모든것이 이해되었다.
[그럼 그때 엄마가 딴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나에 대한 의심이 풀려서 그랬던거구나. 난 그것도 모르고......]
마담은 멍하니 재떨이에 재를 터는 선규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어머니가 그영수증을 보고 우리가게를 아신거니?"
"아니요. 아마 라이터때문일거에요. 제가 그때 모르고 라이터를 가져갔었거든요"
"어쨋든 어머니께 말 잘했다. 혹시 친구들에게도 말 안했지? 네나이때는 그런곳을 갔었다고 자랑하잖아"
"아무에게도 안했어요"
그러자 그녀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여전히 멍하게 있는 선규의 볼에 가벼운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래야지. 내가 전에 말했듯이 항상 입이 무거워야 해. 그래야 신용있게 보여 나중에 사회에서 성공할수 있는거야. 알았지?"
"네"
그의 볼을 가볍게 꼬집은다음 마담은 다시 제자리로 갔다.
"나도 거기에 있을걸. 우리선규의 어머님이 어떤분이신가 궁금한데?"
그녀의 못내 아쉬워하는 소리를 듣자 선규는 두눈이 커다랗게 떠지며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그의 그런 모습을 보고 마담은 아까보다 더 큰소리로 웃었다.
"농담이야, 농담"
웃음소리를 간신히 멎는 그녀를 보고 선규는 화가 치밀었다.
[이여자가 누구 죽는걸 보고싶어 이러나? 농담을 해도 그런 무시무시한 소리를.....]
웃음이 끝났어도 여전히 헐떡거리고 있는 그녀는 선규를 귀엽다는듯이 쳐다보았다.
"엄마가 무섭니?"
"이런일 가지고 무서워 하지않을 자식이 세상에 어디있어요?"
"네어머니는 어떤 분이시니?"
그소리에 선규는 호기심이 가득 담긴 마담의 얼굴을 한참동안 응시했다.
"그건 왜요?"
"그냥 궁금해서. 너도 나에 대해서 많은걸 물었잖아"
"보통 엄마하고 똑같으신 분이세요"
"어머니를 잘 따르니?"
"네"
"좋으신 분인가 보구나. 미스터박이 그러는데 아주 예의가 바르신 분인것 같다고 하더라"
엄마에 대해 마담과 얘기를 하고싶지 않아서 선규는 그녀의 말을 한쪽귀로 듣고 다른귀로 흘렸다.
"네아버지도 좋으신 분이니?"
"....."
아빠에 대한 말이 나오자 선규는 저도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마담은 그런 그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며 입을 열었다.
"아버지하고는 별로 친하지 않은가 보구나"
"그만 물어보세요.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한동안 그의 어두워진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녀는 담배와 재떨이를 치우고 팔을 뻗어 그를 품안에 안았다. 그리고는 그의 머리를 손으로 부드럽게 빗겨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중에 네어머니 모시고 낮에 한번 찾아와. 진짜 레스토랑처럼 식사 한끼 대접해 드릴테니"
그녀의 가느다란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있던 선규는 또 장난을 치는줄 알고 머리를 들어 쳐다보았으나 마담의 얼굴에는 뜻밖에도 진심이 담겨져 있었다. 그바람에 가슴에 있었던 불쾌한 감정들이 사라져서 다시 머리를 그녀의 목덜미에 놓고는 조용히 물었다.
"저에게 싫증나면 그때는 저를 안만날거죠?"
"그래주기를 원해?"
"다른 애들과는 그래서 더이상 만나지 않는거 아니에요?"
그러자 그녀는 그를 바로 눕히고 위로 올라와서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왠지 너하고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을거 같애"
그러더니 머리를 숙여 선규의 입에 깊숙한 키스를 했다. 그리고는 손을 밑으로 내려 또다시 발기된 성기를 만지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기특하네. 나이가 어리다는게 역시 다르긴 다르구나"
한동안 능숙한 솜씨로 성기를 흔들어주던 마담은 몸을 일으키고 호흡이 거칠어지고 있는 선규의 위로 올라 앉았다.
책방에 있는 태수는 중간고사가 얼마 안남아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서 고개를 들어보니 유진이었다. 얼굴에 궁금함이 가득 서려있는 그녀는 그의 앞에 미처 오기도전에 입부터 열었다.
"어떻게 됐어?"
그녀가 무엇을 말하는지를 잘 아는 태수는 입가에 미소를 띄며 천천히 말했다.
"그러다 숨넘어 가겠어요. 우선 의자에 앉아요"
"빨리 말해. 지난 한주동안 책방에도 못오고 해서 궁금해 혼났어"
평소 차분하던 유진이 이렇게까지 조바심을 내는걸보니 매우 신기했다.
"몇점 받았을거 같애요?"
"장난치지 말고 어서 말해줘"
웃음을 짓는 태수는 발을 동동 구르며 다그치는 그녀가 귀엽게까지 느껴졌다.
"95점이요"
그러자 유진의 얼굴은 환하게 바뀌어지면서 입가에서는 미소가 활짝 피었다.
"확인한거야?"
"선생님께 여쭤보았어요"
"정말 잘했다"
유진이 그의 손을 잡고 기뻐서 어쩔줄을 몰라하자 태수는 쑥스러워서 고개를 숙이고 겸연쩍게 웃었다.
"100점을 못받아서 미안해요"
"아니야. 불과 몇달전만 하더라고 피아노를 한번도 쳐본적이 없는 애가 95점을 받았다면 대단한거지. 제가 정말 자랑스럽다"
"이게 다 누나덕분이에요. 감사드려요"
"그게 무슨 소리니? 음악시험을 대비해서 이렇게 가르쳐준적이 없었는데 네가 잘해줘서 오히려 내가 고맙지"
얼굴 가득히 기뻐하는 표정을 짓고있는 그녀는 태수의 손을 놓을줄 몰랐다.
"아주머니께서는 이사실을 아시니?"
"네. 오늘 누나를 만나면 고맙다고 전해달라고 하시던데요"
태수의 눈에는 그말을 듣고 유진의 얼굴에서 더욱 기뻐하는 기색이 보이는것 같았다. 그러는 그녀를 보며 태수는 조심스러운 눈치로 물어보았다.
"그일은 이제 완전히 끝난거에요?"
"엉? 무슨일?"
"그선배라는 사람일말이에요"
"응. 학교에서도 한번도 본적이 없어. 네말듣고 완전히 포기했나봐"
"잘 됐네요"
"하여튼 이게 다 네덕분이다"
태수는 잔잔한 미소를 짓고있는 유진을 보며 그의 손을 계속 잡고있는 그녀의 손에서 전해져오는 따듯한 감촉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시험을 볼때 엄마와 그녀가 떠올랐었다는것이 생각나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아..아무것도 아니에요"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유진은 잠시 그와 얘기를 나누다가 공부하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주머니께서 너를 든든하게 생각하실 만하다"
"예?"
"이렇게 네할일 잘하고 옆의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기쁘게 해주잖아"
"과찬이에요"
태수는 쑥스럽게 웃고있었지만 마음속에서는 왠지 이상함을 느끼고 있었다. 평소같았으면 칭찬으로 들었겠지만 가슴속에서는 유진에 대한 일말의 경계심이 있어 알수없는 부담감도 들었다.
마담의 집을 서둘러 나와 집근처의 독서실로 갈려고했던 선규는 저도모르게 선생님집으로 발걸음이 향하고 있었다. 마담과 함께 있었을때는 계속 선생님생각이 났고 또한 언제 선생님남편이 올지 모른다는 조바심도 들곤 했었다. 생각할수록 선생님에게 일어나는 상황이 점점 남의 일 같지가 않게 느껴졌다. 마담과 선생님남편이 동거를 한다는 말은 충격이었다. 그말을 들은 이후로 선생님을 자세히 살펴보니 점점 야위어 지는것 같았고 그녀의 얼굴에서는 어두운 그림자가 보여져 더욱 불쌍하게 보였다. 오늘 그녀의 집에 찾아가겠다는 약속을 하지는 않았지만 왠지 선생님이 집에서 애들과 함께 쓸쓸히 있을거란 예감이 들었다. 먼저 말을 안하고 찾아간다는것이 실례인걸 알고있었지만 엄마가 당했던 상황과 워낙 비슷하다보니 선생님에게 동정이 가서 작은 위로라도 해주고 싶었다. 초인종을 누르고 얼마를 기다리자 그녀의 힘없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문을 열고 현관으로 들어가니 아팠을때보다 더 수척해진 선생님이 부드러운 표정으로 맞아주었다.
"왠일이니? 오늘 온다는 말 없었잖아"
"그냥 선생님생각이 나서요. 죄송해요. 뭐 하시던 중이셨어요?"
"아니야. 어서 들어와"
선생님이 그에게 먹을것을 줄려고 부엌으로 들어갈려고 하자 선규는 황급히 만류했다.
"그러시지 마세요. 그냥 선생님얼굴이나 볼려고 온건데 그러면 선생님을 귀찮게 해드리는거잖아요"
"그래도 그렇지. 네가 나를 얼마나 도와줬는데"
"그럼 마실거 아무거나 주세요"
그녀를 도와 거실로 쥬스를 가지고 온 선규는 집안이 조용하다는걸 깨달았다.
"아이들은 어디 갔어요? 보이지를 않네요"
"외갓집에 보냈어"
그말을 들은 선규는 대충 상황이 짐작되었다.
[애들아빠도 들어오지 않고 집안분위기도 이러니 거기에 가있는게 낫겠지]
그의 옆에 앉은 선생님은 앞에 있는 테이블을 바라보다가 이윽고 얼굴을 돌리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네가 나에게 찾아와 주는거는 고맙다만 곧 시험이 있는데 공부해야지. 이러면 시간을 낭비하는거잖아"
그러자 선규는 가지고 온 가방을 툭툭 두들기며 웃었다.
"독서실에서 아침부터 공부하다 오는 길이에요. 잘 알아서 하니까 걱정마세요"
"하긴 너를 잘 아니까 안심이 된다만....."
"몸은 이제 많이 좋아지셨어요? 학교에서는 좀 안좋아 보이시던데요"
"그때 네가 사다준 약덕분에 많이 좋아졌어. 다시한번 고맙다"
겸연쩍게 웃는 선규를 미소지으며 보던 선생님은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는 기타 안배우니?"
"네"
"그럼 더이상 안칠거야?"
"아니요. 이제는 기타없이 못살거 같아요. 기본은 아니까 저혼자 연습할수 있어요"
고개를 끄덕인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감탄어린 표정을 지었다.
"시험볼때 정말 놀랬다"
"저때문에요?"
"응. 잘 치는거는 알고 있었는데 네가 들려주었던것들 중에서 가장 좋았었어. 음악시험에서 너처럼 그렇게 감정을 싣는 연주는 들어본적이 없었거든. 나도모르게 감동이 느껴졌을 정도였으니까"
그말을 듣고 선규는 쑥스러워서 머리를 긁었다.
"칭찬이 너무 과하신것 같네요. 저야 선생님께서 그렇게 점수를 잘 주셔서 감사하기만 하죠"
둘이 함께 짓던 웃음이 멎자 한동안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테이블을 쳐다보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서는 쓸쓸함이 보였고 많이 지쳐있는것 같았다.
"혁재아바지께서는 아직도 많이 바쁘세요?"
그러자 선생님은 아무대답없이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고개를 숙였다. 얼마동안 지켜보던 선규는 그녀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
"선생님은 혼자가 아니시니까 힘내세요. 나중에는 꼭 행복한 날들이 올거에요"
그의 말이 끝나고 여전히 아무말이 없던 선생님은 별안간 그의 가슴에 머리를 묻고는 조용히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놀란 선규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몰라 한동안 망설이다가 두팔로 그녀를 안아주고는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다독거렸다. 어떤때는 얼굴에서 찬바람까지 불며 항상 절제된 모습만을 보여줬던 선생님이 그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자 가슴이 아팠다.
[속으로는 생각보다 마음고생이 많으셨나보지? 엄마도 옛날에 이랬었겠구나]
어렸을때를 더듬어보니 엄마가 가끔가다 선생님처럼 조용히 흐느껴 울던게 기억나서 가슴이 더욱 쓰라렸다. 그의 품안에 있는 선생님은 조그맣고 연약하게 느껴졌다. 몸을 들썩거리며 흐느낌을 그칠줄 모르는 그녀를 계속 달래주던 선규는 문득 그녀의 가족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한참동안 분노의 눈길로 선생님남편을 노려보는데 이윽고 선생님이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고는 천천히 일어났다.
"오늘은 그만 집에 가거라. 좀 쉬어야겠어"
선규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나자 선생님도 두손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일어났다. 그걸 보고 얼른 그녀의 두팔을 잡아 만류했다.
"제가 알아서 나갈테니 쉬세요"
그녀가 아무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는걸 보고는 선규는 인사를 한다음 집을 나왔다. 하지만 그의 가슴은 여전히 착잡하기만 하였다.
[괜히 와서 선생님을 울리기만 하고 가네]
한숨을 쉬며 걸어가는 선규의 머리속에서는 선생님의 울던 모습이 떠나가지를 않았다. 그러면서 사진속에서 보았던 선생님남편과 마담생각을 하던중 별안간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그방법이 과연 먹힐까?]
그러나 상대는 쉽게 생각했다가 오히려 협박까지 줬던 마담이었다. 이제는 더욱 거대하게 보이는 그녀를 생각하니 일이 잘못되었을때 그에게 닥쳐질 일이 짐작되어 겁이 났다.
[무모할지도 모르지만 나와 선생님이 살려면 그방법밖에 없을거야]
오래동안 고민하던 선규는 또한번 승부수를 던져보기로 결심했다.
저녁에 집에 간 선규는 그를 맞아주는 엄마를 보자 그제서야 그녀가 마담의 가게에 찾아갔었다는것이 기억났다. 하루종일 선생님일이 머리속에 들어있어서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었다.
"공부 많이 했어?"
"응"
그리고는 다시 저녁을 지으러 부엌으로 들어간 엄마의 뒷모습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다시한번 지난주를 생각해보니 엄마는 그에게 평소보다 더 상냥하게 대해줬었다.
[미스터박이 대체 얼마나 말을 잘 했길래 엄마의 태도가 저렇게 변한거야?]
마담에게 얘기를 들어 엄마와 미스터박사이에 대충 무슨말이 오갔는지는 알았으나 그래도 매우 신기했다.
[어쨋든 엄마가 눈치를 안챈게 천만다행이지]
그러면서 계속 그녀를 보고있으니 아까 선생님이 울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자 선규의 가슴은 다시 아파지기 시작했다.
[엄마가 나와 마담과의 일을 알고 선생님처럼 상심하면 어떡하지? 그러면 안되는데...]
그러는데 엄마가 그를 돌아보며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왜 그러고 서있어? 안 씻어?"
앞치마를 두룬 엄마를 보며 옛날에 그녀가 아빠와 헤어져 흐느꼈던 생각을 하자 가슴에서 무한한 동정심이 올라와서 그도모르게 엄마에게 성큼 다가갔다.
"왜 그러니?"
그러나 선규는 아무말없이 동그랗게 뜬 눈으로 쳐다보는 엄마를 힘껏 끌어안고 깊은 키스를 해주었다. 처음에는 흠짓 놀라다가 이내 가만히 있는 그녀의 육체의 감촉이 온몸에 전달되자 이윽고 그의 몸에서 흥분이 올라오는것이 느껴졌다.
아침조회가 끝나고 담임선생님을 따라 교무실에 갔다온 태수는 선규에게 다가왔다.
"선규야, 선생님께서 점심시간에 밥먹고 음악실로 오라고 하셔"
"나만?"
"응"
깜짝 놀란 선규는 태수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았으나 걱정하는 빛이라고는 조금도 보이지가 않았다.
"그외에는 별다른 말씀이 없으셨어?"
"응. 그냥 너에게 따로 하실 말씀이 계신가봐. 너 잘못한것도 없잖아?"
"그래, 알았다"
그뒤로 선규는 아침내내 수업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조회때 선생님을 봤었을때는 몸만 수척해 보였을뿐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에서는 이상한점을 하나도 발견할수가 없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천천히 간다고 느끼던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점심시간이 되자 선규는 부리나케 음악실로 향했다. 어제의 일도 있고해서 그녀가 왜 따로 부르는지 너무나 궁금하여 밥도 먹을수가 없었다. 혹시나 선생님남편이 돌아왔나하는 기대도 잠깐 해봤었지만 부질없는 생각같았다.
[그러면 선생님꼐께서 오늘 안색이 활짝 피셨겠지]
음악실문앞에서 잠시 망설이던 선규는 문을 조심스럽게 두들기고 열었다. 텅텅 비어있는 음악실안에는 선생님이 혼자 창문앞에 서서 바깥을 바라보다가 그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문닫고 이리와"
선생님옆에 다가가니 그녀는 어두운 기색에서도 그를 보며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생각보다 빨리 왔네. 밥은 먹었니?"
"네. 선생님도 드셨어요?"
"나는 생각이 없어서....."
다시 창문으로 고개를 돌린 그녀는 한참동안 교정에 심어져 있는 나무들을 응시했다. 선규도 할말이 없어서 그녀가 바라보는쪽을 함께 쳐다보고 있는데 이윽고 선생님의 입에서 어색하면서도 상냥한 목소리가 나왔다.
"어제는 너에게 그런모습을 보여 미안하다.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많이 놀랐었지?"
지쳐있는 얼굴에서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 그녀를 보며 선규는 부드럽게 웃고는 동정이 섞인 눈길로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창문으로 고개를 돌려 한동안 바깥의 경치를 물끄러미 보다가 조용한 소리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제가 어렸을때 엄마는 아빠와 헤어지셨어요"
"....."
"아빠는 일이 너무 바빠서 일요일에도 집에 있지를 않으셨죠. 그때 항상 집에서 저와 단둘이 있던 엄마가 쓸쓸해 보였던게 아직까지 기억나요"
"....."
"그런데 아빠는 나중에 다른 여자와 눈이 맞아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고 집에도 잘 들어오지를 않았죠. 어쩌다 들어오면 바보같이 증거를 남기고 와서 엄마가 발견하게 만들고......"
옆에서 선생님은 숨소리도 내지않으며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엄마는 자존심이 강한 여자에요. 그래도 저때문에 이혼만은 하지 않을려고 했는데 홧김에 그얘기를 했더니 아빠는 순순히 그러자고 하셨데요. 마치 기다렸다는듯이요. 그리고는 서로 눈맞은 여자와 함께 외국으로 가셨죠. 그뒤로는 아빠를 한번도 보지 못했어요. 이제는 얼굴도 기억나지 않아요"
잠시 입을 다문 그는 고개를 숙이고 긴한숨을 내쉬었다. 그러한 그를 보던 선생님의 얼굴에서는 가느다란 경련이 일어나고 있었다.
"엄마는 아빠에게 원망이 남아있지만 그게 아빠와 같이 살수없는 운명때문이었다고 생각하세요"
선규는 천천히 몸을 돌려 얼굴이 하얗게 되어있는 선생님을 쳐다보며 힘없는 미소를 지었다.
"애들한테 혁재아버지가 선생님과 말다툼을 하시고 집을 나가셨다는 말을 들었어요. 주제넘지만 선생님의 일이 우리집상황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왠지 남의 일 같지가 않아 저라도 선생님께 조그만 도움을 드리고 싶었어요"
고개를 떨군 그녀는 벽쪽으로 가서 그에게 등을 돌렸다.
"혁재아버지를 아직 사랑하세요?"
"....."
그녀가 아무대답을 하지않자 선규는 다가가서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그러자 고개를 약간 든 선생님은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선규는 잔잔한 미소를 띄며 말했다.
"아직 그운명이 결정된거는 아니니까 희망을 가지세요. 사람의 일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벌개진 눈으로 그를 바라보던 선생님의 얼굴에서는 미묘한 감정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저만 아는일이나까 걱정마세요. 그리고 견디기 힘드실때 선생님께서 원하시면 언제든지 저를 불러주세요. 아직 어려서 어른들의 일은 잘 모르지만 이런일은 남에게 얘기하기가 어렵다는거는 알아요. 별로 큰도움은 되어드리지 못하겠지만 작은 위로라도 해드릴게요. 엄마한테도 그래드렸거든요"
한참동안 묵묵히 서있던 그녀는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띄우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음악실을 나올려고 하는데 선생님이 그를 불렀다.
"선규야"
"네?"
"다음번에 우리집에 올때는 기타를 가져와줄래?"
그말에 선규는 얼굴에 미소를 가득 머금었다.
시험기간이 되어 태수는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있었다. 그러는데 문이 열리며 엄마가 들어와서 그의 어깨를 감까안았다. 언제부터인가부터 그녀는 아버지가 있었을때 입었던 잠옷을 입기 시작했었다. 보통잠옷처럼 상의와 바지로 이루어진 잠옷은 그녀를 청숙하고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해서 그도 엄마가 잠옷입는것을 좋아했다.
"공부끝날려면 아직 멀었니?"
"다 되어가니까 엄마 먼저 주무세요"
시험이 있을때면 밤늦게까지 공부를 해야해서 그럴때는 그들은 엄마방에서 잠을 잤다.
"피곤할텐데 어서 끝내고 자도록 해"
그리고는 그의 볼에 가벼운 입맞춤을 해주었다. 어깨위에 얹어있는 그녀의 손을 잡은 태수는 귓가로 느껴지는 그녀의 뜨거운 입김과 입맞춤으로 저도모르게 은근한 흥분이 올라와서 몸을 돌려 나갈려는 엄마를 낚아채서 그의 무릎위에 앉혔다. 두다리를 벌리고 아들의 무릎위에 앉게된 엄마는 두눈을 커다랗게 뜨고 놀란 얼굴로 쳐다보았다.
"공부때문에 시간도 없을텐데 이러면 어떡해?"
"잠시만 이렇게 있어주세요"
미소를 띄며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던 태수는 그녀를 껴안고 키스를 했다. 그러면서 그녀의 허리를 끌어당기자 어느새 발기되어 가는 성기가 밑에 있는 그녀의 둔덕에 닿게 되었다. 흠짓 놀란 엄마는 얼른 입을 떼고 다급히 말했다.
"안돼. 시험끝나고 하기로 하고 어서 공부해. 난 빨리 나가서 잘게"
그러나 만면에 부드러운 웃음을 짓고있는 태수는 그녀를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엄마는 긴장이 되고 떨리실때 제생각이 나세요?"
뜻밖의 말을 들은 엄마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럼. 네가 제일 먼저 생각나지. 그런데 그건 왜?"
그러나 태수는 음악시험볼때 그녀를 생각하자 떨렸던 마음이 진정되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러자 엄마의 눈가에 있는 잔잔한 주름들이 활짝 펴졌다.
"그럼 내가 시험을 잘볼수있도록 도와준거네?"
"네. 신기하죠?"
"신기하기는. 난 항상 네옆에 있잖아"
그소리를 듣고 가슴이 뭉클해진 태수는 애틋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다시 정열적으로 입을 맞추었다. 키스때문에 얼굴이 달아오른 엄마는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간신히 입을 떼었다.
"진짜로 안돼. 공부해야 할 사람이 이러면 어떡하니? 내가 괜히 들어왔나보다"
"엄마가 옆에 있으면 내일 시험을 더 잘볼것 같아요"
"그런말이 어디있니?"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웃음을 띄며 곱게 눈을 흘기는 엄마를 보자 그는 더이상은 참을수가 없어서 그녀를 바짝 끌어안고 또다시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얼마동안 몸부림을 치며 저항하던 그녀는 이윽고 잠잠해지며 그에게 힘없이 기대고 있었다. 한동안 엄마의 촉촉한 혀를 탐닉하던 태수는 앞으로 볼록하게 나온 젖가슴을 애무하다가 이내 잠옷상의의 단추들을 하나씩 풀으기 시작했다. 상의가 양옆으로 벌어지자 그속에 감추어져 있던 봉긋한 젖무덤이 모습을 드러냈다. 손으로 보드랍고 포근한 젖가슴을 어루만지다가 굳어져가는 젖꼭지를 만지자 그녀는 약간 움찔했다. 엄마와 관계를 맺은지 이미 1년이 되어가지만 그녀는 아직까지 그의 손길을 받을때마다 긴장을 했다. 그녀의 입에서 떨어져 하얀 목덜미와 젖무덤을 타고 내려가던 그의 뜨거운 입술은 그의 손으로 자극을 받고있는 유두를 머금었다. 이제는 제법 능숙해진 솜씨로 민감한 젖꼭지를 빨자 엄마의 입에서는 조그마한 교성이 흘러나왔다.
"아......... 아흑............"
쾌락이 몰려와 어쩔줄을 몰라하는 엄마의 육체를 더듬으며 이제는 완전히 발기된 성기를 그녀의 꽃잎에 갖다대고 천천히 문질렀다. 잠옷과 얇은 팬티로 느껴지는 은밀한 부분은 언제나 다름없이 부드럽고 신비스러운 느낌을 가져다 주었다. 한참동안 정신없이 젖꼭지들을 번갈아 가며 빨다가 그녀의 바지를 벗길려고 머리를 들었다. 그의 손끝이 그녀의 잠옷바지의 허리춤을 잡고 내릴려는 순간 엄마는 그의 손목을 급히 잡고 간신히 정신을 차리며 헐떡거리는 소리로 말했다.
"아..안돼. 네공부를 방해할수 없어.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시험끝난다음 하자. 응?"
그녀의 간곡한 표정을 보자 그도 더이상은 고집을 부릴수가 없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심 매우 아쉬웠지만 그가 잘되기만을 바라는 엄마의 속뜻을 잘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키지않는 손을 허리춤에서 어렵게 떼자 엄마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한동안 그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쳐다보았다.
"화났어?"
"아니에요. 엄마말씀대로 공부해야죠"
태수의 눈치를 살피던 그녀는 손을 밑으로 내려 아직까지 성을 내고 있는 성기를 만지더니 미안한 기색을 내지었다. 그리고는 방바닥으로 내려가서 무릎을 꿇은다음 그의 두다리를 벌렸다.
"바지벗어봐"
그녀의 뜻을 알아챈 태수는 몹시 당황했다.
"아..아니에요. 이러지 않으셔도 되요"
"나때문에 이렇게 됐잖아. 미안해서 그래. 하는거는 시간이 걸리니까 이거라도 금방 해줄게"
엄마가 사정하듯이 계속 말하자 태수는 어쩔수없이 바지와 팬티를 내렸다. 그녀는 미소를 머금고 성난 성기를 얼마동안 손으로 감싸고 흔들더니 이윽고 입안으로 집어넣었다. 엄마가 부드럽고 따듯한 입으로 성기를 조이고 혀로 핥기 시작하자 불편했던 그의 몸에서는 다시 흥분이 밀려왔다. 예전에 엄마가 오럴섹스를 해주다가 그녀의 입안에 그만 사정을 한적이 몇번 있었다. 그럴때마다 너무나 놀라고 미안해서 어쩔줄을 몰라했으나 그녀는 걱정하지 말라며 그냥 웃기만 하였다. 하지만 그녀가 괜찮다고 아무리 안심을 시켜도 엄마의 입안으로 정액을 넣는다는것은 무례하고 크나큰 실례로 생각돠어 마음이 편치않았다. 할때마다 늘 그러지 않겠다고 염두해두지만 엄마가 성기를 놓지않고 오럴섹스가 길어질때면 그도모르게 사정이 나왔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런 생각을 하며 흥분을 하면서도 그녀의 입안에 사정을 하지 않을려고 조심하고 있었다. 앞이 열린 잠옷차림으로 그의 성기를 정성껏 빨아주는 엄마는 별안간 입안에서 성기를 빼더니 촉촉한 혀로 귀두와 기둥 그리고 뿌리를 골고루 핥아주었다. 그리고는 손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지던 불알도 잊지않고 혀로 애무했다. 그녀의 오럴섹스 실력은 처음받았었을때와는 몰라보게 늘어있었다. 주체할수없는 흥분때문에 태수는 의자의 가장자리들을 손으로 움켜잡고 신음을 내뱉었다.
"으........ 아............."
다시 엄마가 성기를 입안에 넣고 머리를 움직이는 속도를 빨리하며 열정적으로 빨자 이성을 상실한 그는 그녀의 입안에 사정을 않하겠다는 생각도 잊어버리며 결국은 얼마후에 정액을 분출하고야 말았다. 조심을 하고있었어도 너무나 흥분이 되어있어서 성기를 엄마의 입안에서 뺄 겨를도 없었다.
"아!.......... 아!............"
정액이 하염없이 흘러나오고 있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성기를 입에 물고있었다. 이윽고 정액은 한방울도 남김없이 그녀의 목구멍으로 흘러들어갔고 엄마는 성기에 묻어있는 정액의 흔적들을 깨끗이 빨아주고나서야 막혔던 숨을 토해내며 머리를 들었다.
"헉헉........."
경련을 일으키며 쾌감을 만끽하던 태수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입가에 하얀 정액들이 묻어있는 엄마를 발견했다. 언제나 그녀의 입안에 사정했을때처럼 몹시나 놀라고 당혹스러워 얼른 그녀를 일으키고 책상위에 있는 휴지를 뽑아 입언저리를 닦아주었다.
"엄마....."
미안한 마음으로 쳐다보고 있는 그와 함께 정액을 닦아내던 엄마는 수줍어 보이는 엷은 미소를 살짝 지었다.
"이젠 공부할수 있겠어?"
"저만 기분좋으면 죄송하잖아요"
"괜찮아. 네가 기분좋으면 나도 좋으니까. 어서 공부해. 내가 네시간을 너무 많이 잡은것 같다"
홍조를 띄는 엄마는 재빨리 잠옷상의의 단추들을 잠그고 그의 볼에 입맞춤을 해준다음 웃음을 지으며 얼른 방을 나갔다. 미안함과 행복감으로 그녀가 나간 방문을 한참동안 바라보던 태수는 의자를 바로 하고 다시 공부하던 책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중간고사가 끝난 다음날, 선규와 함께 보급소로 가고있는 태수의 머리속에는 고민이 가득했다. 내일까지 문과나 이과중 진로를 하나 선택해서 학교에 제출해야 했다. 선규는 이미 결정해서 냈지만 그는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까 어느새 마지막날이 되도록 못내고 있었다. 그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어느쪽으로 갈것인지 정해져 있었으나 일단 엄마에게 말을 해야할거때문에 두려움이 들었다. 문과라면 세상일에 말려드는 직업들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그녀는 항상 그쪽계통은 가지말라고 신신당부하곤 했었다. 그러나 옛날부터 하고싶었던게 있었고 전에 유진의 말도 있고해서 이번만은 엄마가 원하는대로 가기를 내키지가 않았다.
[엄마가 들으시면 내내 걱정하실텐데.....]
그러던 그는 문득 유진이 생각났다. 요즘 왠지 경계심이 느껴지긴 했지만 속이 답답할때 그녀의 말한마디만 들으면 시원해지고 보이지않던 길이 눈앞에 보였다.
"선규야, 너는 문과간다고 했었지?"
"응. 근데 그건 왜? 설마 너 아직까지 안낸거는 아니겠지?"
선규의 말을 듣고 태수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선규는 놀라며 입을 열었다.
"아직 안냈구나. 내일이 마지막날인데 어떡할려고 그래? 아줌마때문에 그러는거야?"
"응"
태수의 고민을 알고있는 선규는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냥 말씀드려. 얘기가 잘 통하시는 분인데 설마 그걸 이해 못하실까?"
"너도 내장래에 대해서 우리엄마가 그러시는걸 잘 알잖아"
"그래도 그렇지. 네가 공부하고 싶어하는데 아무리 내키지 않으셔도 허락을 하시지 않으시겠니?"
"모르겠다. 너희엄마는 뭐라고 하시던?"
"우리엄마야 내가 하고싶다면 그냥 허락하시잖아"
그말을 들은 태수는 선규를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러는데 선규가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커서 무슨일을 하고싶은데?"
"아직 정확히는 모르겠어. 하지만 이과계통은 내적성에 맞지가 않는거 같애"
혹시 엄마의 귀에 들어갈까봐 그는 속마음을 선규라도 내보이고 싶지가 않았다. 그의 대답을 듣고 선규는 놀랍다는듯이 말했다.
"아직 결정안했어? 너같이 계획을 잘 세우는 애가 왠일이냐?"
"하고싶은게 많아서 그런가봐. 너는 돈많이 번다고 했지?"
"응. 상대에 갈려고"
"나중에 회사를 하나 세울거야?"
그소리에 선규는 눈쌀을 찌푸렸다.
"크게 돈벌려면 한국에서 어떻게 회사를 세워?"
"왜?"
"우리나라는 재벌이라는 기득권세력이 있기때문에 회사를 세워도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어. 중소기업들봐라. 재벌들에게 먹히거나 아니면 하청업자가 되서 그들과 운명을 같이 해야 되잖아. 특히 제조업이 그렇지"
"그래도 재벌에게 잘 붙으면 수입은 안정적이잖아"
그러나 선규는 머리를 내저었다.
"하지만 재벌이 무너지면 전부 끝장이지"
"재벌이 망할수가 있어? 우리나라 경제기반은 재벌들인데 그러면 큰일날거 아니야?"
"이세상에 망하지 않는게 어딨냐? 민족만 빼고는 전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법이야. 하여튼 이나라의 구조가 잘못된거 같애. 너무 한쪽에만 힘을 실어주면 안되거든. 재벌들이야말로 경제의 독재자들이야. 네말대로 재벌 하나라도 무너지면 아마 나라에 부도가 날거다"
"그런일이 있을수 있겠냐?"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수 있냐?"
선규에게서는 어딘지 모르게 불만과 부정의 기색이 역력했다.
"그럼 사업을 하지않는다면 뭘 할거야? 외국에 나가서 살거야?"
"남의 밑에서 평생동안 일하기는 싫고. 그렇다고 외국에 나가 살기도 싫고. 꼭 경영이 아니더라도 돈버는 방법은 얼마든지 많을거야. 그걸 찾아봐야지"
선규의 말을 듣고 태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가 좋으니 반드시 그방법을 찾겠지. 그나저나 선규는 아무 지장없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노력만 하면 되지만 나는 어떡한다?]
수심이 가득해지는 그의 얼굴을 보고 선규는 한숨을 쉬었다.
"하여간 우리나라 교육이 문제야. 한창 꿈이 많을 나이에 죽어라 공부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지금당장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라 그러고. 벌써부터 인생이 불쌍해지잖아"
"어떡하냐? 나라의 정책을 결정하시는 높으신 양반들이 이걸 옳은걸로 생각하시니. 우리같은 학생들은 그저 따라야지"
"잘못된 제도가 있으면 연구를 해서 고쳐야지 뭐 하는거냐? 국민이 내는 세금받아서 그냥 놀기만 하나봐"
"한자리에 오래있지를 못하니 연구할 틈이나 있겠냐? 그러다가 불만의 소리가 나오면 허둥지둥 뭐하나 바꾸고 대단한 일을 했다고 우쭐하는거지"
"태수야, 물론 나는 안할거지만 너도 커서 정치는 하지마라"
"가장 욕을 많이 받는 지름길이 정치하는건데 내가 그걸 왜 하냐?"
"그사람들은 자기네들이 욕을 받는다는걸 알까?"
"국민들을 무지한 백성들로 생각하는 사람들인데 아마 신경도 않쓸거다"
"아니야. 그래도 선거때는 제법 귀를 기울여주는 시늉은 하던데?"
그말에 태수는 선규와 함께 한참동안 비웃음을 터트렸다. 그런다음 선규는 근심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아줌마께 말씀드리기가 정 힘들다면 걱정하시지 않을걸로 아무거나 말씀드려. 문과도 공부할게 얼마나 많은데 그런거 하나 없겠냐? 결정은 대학갈때 하고. 우선 급한불부터 꺼야 할거 아니야?"
그소리를 듣고 태수가 깊은 생각에 잠기자 선규는 그의 어깨를 다정하게 두들겼다.
"너무 걱정하지마. 옛말에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데잖아"
그러자 입가에 미소를 띄고 선규를 바라보던 태수는 이윽고 보급소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51부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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