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꽤 흘렀지만은 정욱은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저쪽을 주시하였다. 그 방향에는 정욱이 아는 두 사람이 서 있었다.
한사람은 윤주이고 다른 한 사람은 잘 모르지만은 그래도 약간 안면은 있던 사람이었다.
얼마전 스쿠버 다이빙을 가기 전에 학교 근처에서 윤주가 일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자신의 옆자리에 서 있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역시 서로 아는 사이였군"
그때 자신과 마찬가지로 먼 발치에서 바라만 보던 그 중년의 남자, 어림 잡아서 정욱의 형님들이랑 비슷한 연령대의 사내가 지금 윤주랑 저렇게 실랑이를 벌인다.
뭔가를 달래면서 그러면서도 당황해 하며 애원하는 얼굴로 윤주를 붙잡는 그 사람, 그런 그를 매몰차게 밀치면서 저리 가라는 식으로 매정하게 나오는 윤주의 모습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면서 정욱은 이들 사이에 뭔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연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윤주의 모습이 자신의 생각에 더욱 확신을 주었다.
상대가 미워 죽겠다는 표정을 하지만은 한편으로는 그런 자신을 더욱 미워하는 듯 어쩔줄 몰라하며 약간 울먹이기까지 하였다.
잠시후 상대는 착잡한 표정으로 윤주를 바라보더니 이내 돌아서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한동안 윤주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며 뭔가에 마음아파하는 듯하였다.
"뭘까?"
자신이 알지 못하는 뭔가가 윤주에게 있는거 같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덧 북받혀 오던 울음이 그치고는 어느정도 감정이 추슬러지자 윤주의 표정이 다시 평상시로 돌아갔다. 실컷 울고 슬퍼하고 나니까 한결 나아지는 듯 해 보인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정욱은 망설였다.
"그냥 돌아갈까?"
아무래도 오늘은 기분이 영 그런거 같아 보였기에 지금 가서 그녀를 보는 것이 별로 좋지 않을거 같았다.
"오빠~~"
"응, 잘 지냈어."
자신을 보자 반갑게 달려오는 윤주의 모습을 보면서 정욱은 왠지 덜떠름한 얼굴로 그녀를 맞이하였다. 돌아설려는 순간에 그녀가 먼저 정욱을 알아보고 달려온 것이다.
하지만은 윤주는 정욱의 표정을 눈치채지 못하였는지 어느때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정욱의 품안으로 안겨들어왔다.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 흡"
"읍읍.... 그만, 사람들 보잖아."
안긴것으로도 모자라 자신의 입에 입술을 맞추는 윤주의 행동에 정욱은 놀라서 그녀를 떨칠려고 하였다.
"뭐 어때서...."
그런 정욱의 행동에 윤주는 서운하다는 듯 토라진 얼굴을 하였다.
"그만하고 안으로 들어가자."
"응, 어서 들어와요. 이번 동아리 다이버 어땠어요?"
한동안 보지 못했던 공백기간동안 뭔 일이 있었는지 윤주가 궁금한 듯 이런 저런 질문 공세를 퍼부우며 둘은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은 정욱은 이런 윤주의 모습에 평소랑 다른 뭔가가 있음을 확연히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느낌은 조금전 자신이 목격한 것이랑 연관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졌다.
"오빠 차한잔 타줘요?"
"응, 그래 줄래."
정욱이 흔쾌히 응하자 윤주는 부엌으로 나갔다. 하지만은 잠시후 울상인 얼굴로 들어오고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이거 어쩌죠. 있는줄 알았는데 없어요?"
"괜찮아. 마신걸로 하지."
"아니, 지금 당장 가서 사 올께요"
"그럴 필요 없다니까."
"금방 올께요"
윤주는 정욱의 만류를 뿌리치고는 밖으로 나갔다.
"그건 그렇고..... 이건 뭐지? 가계부인가?"
윤주가 돌아올 동안 기다리기 무료한지 정욱은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들을 꺼내서 훑어 보던중 두툼한 수첩같은 것을 보고 호기심에 펴본다. 살펴보니 그건 윤주가 작성한 가계부였다.
"오호~ 보기보단 알뜰하군."
간혹가다가 적자 나는 부분이 나오긴 하지만은 그래도 전체적으로 볼때는 살림사는데 나무랄데 없어 보였다.
"이것도 그렇고 이것도..... 응?"
?어보던 중 다음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뭔가가 떨어져 나왔다. 살펴보니 몇장의 사진과 그리고 여권같은 신분증이었다. 그런데 그 여권은 윤주의 사진이 붙여 있는 일본에서 발행된 것이었다.
"일본어잖아. 가만 이건 뭐라고 읽는 거야? 이마..니시 히나"
정욱은 다시 여권을 자세히 훑어 보았다. 그리 능숙하진 않지만은 그래도 일본어 실력이 어느정도 있기에 내용을 파악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정욱의 시선이 여권에서 나머지 사진쪽을 향하였다.
몇장의 사진들, 그 사진에 나와 있는 것은 윤주였다. 그 외에도 다른 사람이랑 같이 찍은 사진도 있는데 그중에 정욱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도 나왔다.
똑같이 기모노를 입은 윤주 외에도 윤주랑 닮은 (어머니가 아닐까 여겨지는) 중년의 여성이랑 다른 중년의 사내..
그 사람은 조금전에 보았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그것도 사진에는 아주 다정하게 미소를 지으며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었다.
바깥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아무래도 윤주가 온거 같았다. 정욱은 서둘러 자신이 보던 것들을 정리를 하고는 원상태로 그 자리에 가져다 놓았다. 곧 방문이 열리고 윤주가 미소를 지으며 짠 하며 나타났다.
"많이 기다렸죠."
"기다리긴 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그리고는 윤주는 정욱에게 대접할 차를 준비하고자 부엌으로 나갔다.
"너 한테 무슨 일이 있던거니"
아무도 없는 방안에서 정욱은 그렇게 혼자 중얼거렸다.
누군지 알수 없는 조금전 그 사내의 존재와 힘겨워하며 울먹이던 윤주의 모습, 그리고 방금전에 본 여권과 사진들....... 정욱은 윤주에게 뭔가 자신이 알지 못하는 깊은 상처나 사연이 있다고 확신하였다.
잠시후 차 두잔을 가져온 윤주는 정욱과 이런 저런 예기로 시간을 보냈다. 언제나 명랑하고 흥겨워하는 활기찬 그녀의 모습 그대로였지만은 정욱은 그녀가 왠지 평상시의 그녀가 아닌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건 자신의 속내를 누군가에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연기하는 것 같았다.
아마도 조금전 그 모습을 보지 않았다면은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을지도 모르지만은......
"오빠, 저건 어때요? 예쁜데......."
"너? 꼭 속옷 말고는 고를게 없니."
"사준다고 했잖아요. 이제 와서 말 바꾸기에요?"
"아니 그게 아니라......"
"아니면은 와서 봐요. 뭐가 그렇게 부끄러워요?"
난감해 하는 정욱을 보고는 옆의 사람들이 재미있다는 듯 처다본다.
한참 시간을 보내던 두사람은 간만에 시내에 나들이를 나가기로 하였다.
먼저 예기를 꺼낸 것은 윤주였다. 정욱도 흔쾌히 응하였다. 한동안 거리를 활보하던 중 둘은 백화점에 들러서 아이 쇼핑을 즐겼다.
하지만은 윤주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기분 전환을 겸해서 정욱은 윤주에게 사고 싶은 것을 사주겠다고 하며 뭐든지 골르라고 하였다. 그러자 윤주는 좋아서 정욱을 잡아 끌고는 어느 매장으로 향하였다. 바로 여성 속옷 매장으로........
일반 옷이라던가 정장 같은 것을 고려해서 간만에 한턱 쓴다고 한것인데 어쩌다가 이렇게 속옷 매장을 휘젓고 다니게된 것이다.
"저 손님 처음인가봐?"
저 옆에서 매장 직원이 얼굴 빨개져 있는 정욱을 바라보며 옆의 동료랑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사실 말이 소근 거리는 것이지 저들 하는 소리 알아듣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그래 처음이다. 어쩔래. 너희들이 뭐 보태줄래"
남자가 여자 속옷 가게에 들릴 일이 뭐가 있을까.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이상은 그럴 일은 전무한 것인데...... 그런데 그게 뭐가 우스운 일인지.....
"이거랑, 이거...... 요것으로 해주세요"
"예. 손님 잠시만요........ 54만원 돼겠습니다."
"헥...... 그렇게나요?"
"예"
자신이 그렇게까지 비싼것들 골랐는지 몰랐다는 듯 놀라는 윤주를 바라보며 매장 직원은 은근히 비웃는 듯 이죽거렸다.
"아, 아무래도...... 저, 다음에......"
않돼겠다는 듯 사는 거 취소하는 쪽으로 갈려고 하자 직원은 그럴줄 알았다는 듯 노골적으로 비웃기 시작하였다.
"그냥 아이쇼핑이나 하다 가지."
"이걸로 계산해주세요."
이때 정욱이 나섰다. 윤주가 난처해질까봐서 이렇게 나선 것이다. 하지만은 윤주는 예상외로 비싼 속옷 가격에 정욱에게 부담을 줄까봐서 만류하였다.
"오빠!!"
"괜찮아."
정욱이 카드를 내밀자 매장 직원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정욱이 내민 카드가 보통의 일반 카드가 아니었기에......
"이, 일시불로 하시겠습니까. 아니면은 할부로......"
"한꺼번에......"
그 말이 떨어지자 마자 직원은 바로 카드를 긁었다. 정욱과 윤주는 물건을 챙겨들고는 나왔다.
"미안해 오빠.... 그렇게 비싼건줄 몰랐어."
"그럴 필요 없데도... 간만에 너한테 뭔가 해줄려고 했는데 잘됐지 뭐."
사실 정욱도 속옷의 가격이 비싼것에 놀라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몇벌 사지 않았는데 수십만원이라니...... 하지만은 윤주처럼 취소라는 단어를 떠올리진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정욱에겐 그만한 여유가 있지 않은가. 그리고 얼마전에 수천만원의 현금 서비스까지 받았기에 수십만원 정도 긁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둘은 근처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러서 맘에 드는 것으로 골라서 먹었다.
"저기 오빠....."
"응?"
아이스크림을 한입 삼키며 윤주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이렇게 예쁜 속옷 사줘서 정말로 고마워."
"너무 부담 갖지 말라니까 그러네.."
"부담 갖는 것이 아니고....... 나, 오늘 오빠랑 같이 있을래."
"뭔 소리하는 거야?"
"오늘 집에 않들어 갈거야."
"??!!"
뭔 소리인가 싶어서 정욱은 윤주의 말에 귀를 귀울였다. 하지만은 곧 이어진 그녀의 말에 경악을 하였다.
"오빠도 오늘밤 저랑 같이 있어요 그럴수 있죠?"
처음엔 뭔 소리인줄 몰랐던 정욱은 곧 그녀의 말뜻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은 윤주야."
"전번에 말했잖아요. 오빠가 원하면은 언제든지 허락하겠다고..... 오늘 예쁜 속옷 사줬으니.."
그 속옷을 입은 모습도 보여줄겸 해서 오늘밤을 같이 하자는 말이다.
하지만은 이런 제의를 받은 것이 정욱으로써는 처음인지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난감하였다.
그렇게 두사람 사이엔 침묵이 흘렀다. 얼마후 아이스크림을 다 먹은 두사람은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윤주는 정욱의 팔을 잡아끌고는 어디론가를 향하였다.
둘이 도착한곳은 어느 한적한 골목에 자리잡은 러브호텔이었다.
그 앞에 다다른 두사람은 아무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윤주가 정욱과 팔짱을 끼며 안으로 들어가자고 손짓을 하였다. 하지만은 정욱은 묵묵 부답 아무런 반응도 대꾸도 없었다.
"어서요!!"
보다 못한 윤주가 결국 먼저 입을 열고 채근한다.
"않돼겠어."
정욱이 그렇게 말하며 윤주와의 팔짱을 풀었다. 윤주는 정욱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왠일인지 몰라도 조금전 보다 더 차가워 보이는 뭔가가 느껴졌다. 그런 정욱의 모습에 윤주는 의아한 듯 되묻는다.
"왜그래요. 오빠. 여기까지 와 놓고는......"
"윤주 너 좀 진지해지는 것이 어때."
"예?"
갑자기 뭔 소리인지 의아해하는 윤주를 바라보며 정욱이 계속 말을 이었다.
"뭔 일인지 모르겠지만은 너는 지금 뭔가에 흠뻑 빠져들고 싶어해. 자신을 망쳐가면서 까지 그렇게......"
그 말에 윤주의 안색이 변한다.
"뭔 소리에요? 갑자기...."
"난 너를 망치고 싶진 않아. 뭔 일이 있었는진 몰라도 그렇게까지 피한다고 해서 해결 될일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오빠......"
"아침에 너랑 있던 그 사람때문이지?"
정욱의 이 말에 윤주는 돌아서서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윤주가 사라진 방향을 한동안 처다보던 정욱은 곧 이어 윤주가 지나쳤던 길거리에 정차해 있던 차가 한 대 시동이 걸리면서 사라지는 것을 보게된다. 그 차는 조금전 아이스크림 가게를 나올때부터 천천히 움직이면서 자신들의 뒤를 따라오던 그 차였다.
처음엔 몰랐는데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자신과 윤주의 뒤를 밟는 것이란 것을 눈치챌수 있었다. 그렇게 자신들의 뒤를 ?는 다른 존재를 의식하던 중 정욱은 한가지 다른 가능성을 떠올렸다.
그것은 윤주도 자신들의 뒤를 밟는 그 존재를 알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찬찬히 윤주의 행동 하나하나를 살펴보며 되짚어보았다. 그리곤 결국은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아무렇지 않은 듯 러브호텔로 향하지만은 내심으로는 속으로 적지 않게 두려움을 느끼며 갈등하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을 한다?. 아니 뭣 때문에 저러는지부터 알아야지."
저 멀리 윤주가 사라진 방향을 향해서 차가 뒤따르는 모습을 보며 정욱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하여간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감이 않잡혔다.
그렇게 윤주랑 헤어지고 나서 한동안 정욱은 윤주와 연락을 끊었다. 아니 서로가 서로에게 연락을 주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렇게 지내기를 여러 달.....
학교를 마치며 집으로 돌아오자 하숙집 할머니로부터 기다리는 손님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예쁘장한 아가씨 하나가 학생을 만나자고 기다리고 있어"
주인 할머니의 말을 듣고는 정욱은 아마도 새어머니 아니면은 윤비서 둘중 하나일거라는 생각에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은 방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상대는 다름아닌 윤주였다.
"연락도 없이 갑자기 와서 미안해요"
"미안하긴..... 그건 그렇고 잘 지냈어."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였다. 정욱이 마실 것을 내와서 윤주에게 대접을 하였다. 한동안 둘은 한모금씩 들이키면서 침묵으로 일관을 한다. 그런다가 제일 먼저 그 침묵을 깬 것은 윤주였다.
"그... 날은 정말 미안해요"
"미안하긴.... 내가 생각없이 함부로 말한거 같아."
"아니에요. 오빠 말이 맞아요. 제가........오빠한테 잘못한거예요"
그말을 끝으로 다시 둘 사이에는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가 다시 침묵을 깬 것을 정욱이었다.
"그 사람 누구니. 누군데 그렇게 니가 힘들어 한건지 말해줄래."
"흑흑......."
정욱의 입에서 "그 사람" 이라는 말이 나오자 윤주는 고개를 숙이며 흐느끼기 시작하였다.
"뭔가를 알아야 나도 도와줄거 아냐."
하지만은 윤주는 아무 대답이없었다. 정욱은 답답하였다. 하지만은 그렇다고해서 다그칠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한참동안 그렇게 훌쩍거리며 울어대던 윤주의 울음소리가 어느덧 그치자 정욱은 고개를 들고 바라보았다. 윤주는 잠들어 있었다. 너무 울어대서일까? 아니면은 서로 말이 없이 지내니까 고요함에 빠져서 그렇게 잠이 쏟아진것인지......
"그래 한숨 푹자. 언젠가 다시 기회가 오겠지."
잠든 윤주를 바라보며 정욱은 그녀를 향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뭔진 모르지만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거나 충격으로 인해서 저러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의 윤주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울 시기이고....
조만간에 그 이유란 것이 밝혀 질 날이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은 정욱은 그녀를 위해서 앞장서서 해결을 해주리라고 다짐의 다짐을 하였다. 그렇게 그녀가 잠든 모습을 바라보던 정욱은 이내 졸음이 쏟아졌다. 정욱은 그녀의 곁에 드러누웠다. 윤주가 누운 쪽을 향해서 돌아떠煮?계속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얼마후 정욱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저기.... 잠시만....."
학교를 마치고 교문을 나서던 정욱을 향해서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정욱은 그쪽을 향해서 고개를 돌렸다.
"우리 안면이 있죠. 그렇죠"
"예!!"
자신을 부르던 사람은 다름 아닌 전번 윤주와 같이 있었던 그 사람이었다. 정욱이 자신을 알아보는 듯 하자 그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다가왔다.
"윤주 때문에 오신거예요?"
"윤주? 윤주라고..... 아!! 히나 말이군요"
"??"
갑작스런 상대의 횡설 수설에 정욱은 의아해하였다. 윤주라고 하니까 뭔 소리냐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히나라고 하면서 알아듣지를 않나.
하지만은 정욱의 의아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잠시후 머릿속에 전번 윤주의 방에서 보았던 여권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마도 윤주의 일본식 이름을 말하는 거 같았다.
"잠깐 시간을 내줄수 있나요? 몇가지 할 예기도 있고......."
"예. 그렇게 하죠."
누군지 잘 알지못하는 상대랑 같이 동행한다는 것이 그렇지만은 정욱으로써는 윤주에 대한 의문도 풀겸해서 흔쾌히 수락한것이다.
두 사람은 근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의 까페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서 둘은 서로를 소개를 하였고 그로 인해서 정욱은 상대가 일본 사람으로 이름은 이마니시 토루 라고하며 나이는 39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대의 이름을 알게 되자 정욱은 윤주의 여권을 떠올리며 이 사람이랑 이름 앞부분이 유사하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이 품고 있던 의문점을 하나하나 제시하였다.
"그럼 윤주는 일본 사람인가요?"
"아니죠. 아직 일본인으로 귀화하진 않았어요. 엄밀히 말하면은 현재까진 한국사람이죠"
윤주가 태어난 곳은 일본으로 소위 말하자면은 원정 출산에 가깝다고 할수 있다. 이마니시 히나라는 이름은 그로 인해서 윤주에게 임시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 외에도 많은 예기를 나누었고 그로 인해서 정욱은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윤주의 집안에 일본인 피가 섞여 있고 국적은 다르지만은 이마니시 토루라는 사람과 박윤주는 4촌지간이라는 것도 함께 말이다.
"그랬군요."
"히나가 예기하지 않던가요?"
"전혀요."
정욱의 대답에 상대는 뜻밖이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럼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그말이군요."
"이왕에 이렇게 만났으니까 예기 좀 해줄래요. 윤주랑 당신이랑 어떻게 되는지 왜 그렇게 심각해 하는지를 말이에요"
그러자 토루라는 그 사람은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정욱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듣지 않는 것이 좋을거예요. 만일 듣게 되면은 당신과 히나 사이에...."
그러자 정욱이 중간에 말을 끊으면서 가로막았다. 아무래도 이 사람이 오해를 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 듯 하기에.....
"아!! 오해는 마세요. 저는 히나 아니 윤주랑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요. 그냥 알고 지내는 오빠일분이에요"
하지만은 상대는 그 말을 선뜻 믿지 못하겠다는 듯 미심쩍어하는 눈치였다. 상대가 자신을 못믿어하는 듯 하자 답답한 마음에 더욱 그 사실을 강조하였다.
"정말이라니까 그러네요"
"오늘 제가 그쪽을 이리로 부른 것은 이 말을 하기 위함이에요."
잠시 그가 분위기를 잡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히나는 저 때문에 많은 상처를 받은 아이입니다. 그래서 한국으로 온것이고요. 처음봤을 때 많이 힘들어하고 괴로워 하던거 같았는데 여기와서 보니까 의외로 잘 지내고 있는거 같더군요."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을 이었다.
"아마도 당신이 곁에 있어서 그런거 같은데...... 그녀를 잘 부탁 드립니다."
"저, 그게 아니라.."
"히나를 지켜주세요."
당황하는 정욱을 뒤로 한 채 그는 그 말 한마디를 남기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걸어나갔다. 토루 라는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정욱은 뭐가 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자신 때문에 상처를 입었다고.... 그럼 도데체 뭐란 거야?"
그가 자신에게 들려준 예기가 너무 막연하다 보니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아 난감할 수밖에 없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정욱은 그가 말한 내용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차근차근 정리를 하였다.
일단은 두 사람은 연인이나 그와 유사한 관계가 아닐까 여겨진다. 물론 윤주 나이 18살에 그 사람 나이 39살을 떠올린다면은 말도 않될거라고 생각할수 있지만은 여태껏 보아왔던 둘 사이의 분위기라던가 느낌으로 보건데 그럴 가능성이 없진 않다.
"뭔 일로 인해서 윤주랑 싸웠고 상처를 줘서 도망쳐왔다? 그래서 여기까지 온것이고 그 사람이 뒤 ?아 온것이라......"
대충 이런 설정이 가능해진다. 하지만은 그 이상은 추측이 힘들었다.
"윤주한테 물어볼수도 없고....... 하여간에 이해가 가지 않은 일들뿐이군."
아는 것이 없으니까 더는 파고 들수가 없으니 어쩔까. 그렇게 스스로에 대해서 푸념을 하던 중 정욱은 자신의 하숙집에 도착을 하였다.
"학생 전번의 그 아가씨 또 찾아왔어."
"그래요?"
전번의 그 아가씨라면은 당연히 윤주를 뜻하기에 정욱은 얼른 방안으로 달려갔다.
"불쑥 찾아와서 미안해요"
"미안할거 뭐가 있어. 자, 앉아."
정욱과 마주한 윤주는 뭔가를 망설이는 듯 초조해하는 것 같았다. 그런 윤주를 보면서 정욱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할말이 있는거 같은데 해봐. 부담 갖지 말고........"
그러자 윤주가 이내 결심을 한 듯 한숨 들이쉬고는 이내 입을 열었다.
"지금 내가 하는 말 듣고 나한테 화 내지 않을 자신 있어요?"
"물론......."
"이 예기 들으면은 오빠 자존심 상하거나 나 한테 실망할텐데....."
정욱은 윤주가 뭔가 숨기고 있던 것을 자신에게 말하려는 것임을 직감하였다. 일단은 그녀에게 문제가 뭔지를 알아야 하겠기에 정욱의 대답은 긍정적이었다.
"실망하지 않을테니까 말해봐. 뭔진 몰라도 너 나쁜 마음을 품었거나 하는 것 아니란거 아니까....."
"그럼 말할께요. 그때 러브호텔로 가자고 한 것은 그분에게 보일려고 그런거예요."
"그분이라면은 니 사촌이라는 토루라는 사람?"
그러자 윤주는 놀랍다는 듯 눈이 휘둥그레진다.
"어떻게 알았어요?"
"오늘 학교 마치고 그 사람 만났어."
그리고는 그와 나눴던 예기를 윤주에게 들려주었다. 그 예기를 듣는 윤주의 표정이 침울해졌다.
"이왕 이렇게 말이 나왔으니까 말인데...... 상처 받았다는 것이 뭔 뜻인지 말해줄래. 그리고 왜 그 사람에게 보일려고 나랑 러브호텔로 가려고 했는지도......"
"저, 한국 오기 전에 그분이랑 약혼했어요"
"??!!"
약혼? 너무나도 뜻밖인 말인지라 정욱은 윤주의 말에 귀를 귀울였다.
"저, 그분 너무 사랑했는데..... 그런데......"
윤주가 말한 내용은 이러했다. 어렷을 때 아버지를 여윈 윤주는 어머니와 함께 일본에서 자랐다고 이마니시 토루의 집안과 아주 가깝게 지냈다고 하였다. 12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의 집에서 살았고 같이 지내는 동안 서로 가까워졌고 사랑하는 사이가 됐다고 하였다.
일본에서는 4촌부터 결혼이 가능한 만큼 토루와 윤주는 거기에 해당이 되기 때문에 둘은 미래를 기약하였고 거의 사실혼 관계를 가져가며 지내왔다고 하였다.
"그런데.... 왜 틀어진거니? 서로 장래를 약속하였다면은 아무런 문제 될게 없을텐데..."
그녀의 예기를 듣던 정욱은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듯 질문하였다.
약간 상식을 벗어난 연인들의 예기지만은 그래도 어느정도 납득이 갔다. 남녀관계에 굳이 나이를 적용해서 그 틀에서 움직이고 행동해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까 말이다.
같이 살며 지내다 보면은 어느정도 정이란게 들고 사랑하는 맘이 생기는 것은 있을수 있는 일이니까.
그리고 윤주의 모습을 보자 아직도 그에 대한 감정이 변함없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더욱 이들이 틀어진 이유가 궁금하였다. 어느 한쪽이 변심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지만은 지금의 윤주의 모습과 오늘 만난 토루의 모습으로 보건데 그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욱의 물음에 윤주는 약간 벌벌 떨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게, 그게..... 흑흑..... 그분이 엄마를 죽였어요. 그래서..... 엉엉"
"??!!"
자신의 엄마를 죽였다는 소리가 나오자 윤주는 참고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정욱은 처음에는 뭐가 뭔지 몰라 당혹해 하다가 그녀가 진정될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어느정도 울어대더니 이내 진정이 되던지 말하기 시작하였다.
"돌아가시기 전에 엄마는 그..... 분이랑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어요. 저만 모르고 있었어요"
"죽였다는 말은 뭐니?"
서서히 진정하며 또박또박 말을 하는 윤주에게 정욱은 조심스레 질문을 던졌다. 아무래도 사안이 사안이니 만큼 그로 인해서 윤주가 상처를 입을까봐 접근하는 태도는 매우 조심스러웠다.
뒤에 들려주는 윤주의 말은 정욱은 모든 것을 알수가 있었다. 윤주의 어머니가 죽은 원인이 토루와 관련이 있다는 것..... 윤주의 어머니는 죽기전에 토루와의 관계로 아이를 가진 상태였고 난산으로 인해서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고 한다.
"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유를 알지 못했어요. 그저 혼자서 어떻게 지낼까 암담하기만 하였는데...... 그분이 저를 헌신적으로 돌봐주셔서....... 그만 좋아하게 됐는데..... 그런데 그게..."
둘이서 같이 지내는 동안 사랑의 감정이 생기고 그리고 키워나가며 장래를 약속하기까지 하였는데 그만 윤주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유를 알게 되었고 어머니와 토루의 관계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심한 배신감과 분노, 자신이 농락을 당했다고 느껴지자 집을 나왔고 결국 한국까지 오게 된 것이다. 토루가 찾지 못하게끔 그렇게.......
"그랬구나"
"한동안 이곳에서 지내면서 잊고 지내려고 했는데....... 그런데 찾아와서는....... 훌쩍, 그때 오빠랑 러브호텔 간거 그 사람이 멀리서 보고 있어서 일부러 보이게 할려고....."
정욱의 예상대로 그때 윤주는 누군가가 먼 발치에서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잇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순간의 충동으로 정욱에게 그날 밤 같이 하고 싶다고 한것이었고 그래서 러브호텔로 동행하였던 것이다.
그것을 보고 있을 토루라는 사람의 마음에 상처가 생길것이고 괴롭게 될거라는 판단에서...
이제야 윤주의 숨겨진 내막을 알게된 정욱은 착잡한 심정이었다.
"너무 사랑하여서 생겨난 상처라고 해야 하나"
윤주의 예기를 들어보면은 그 사람을 미워한다기 보다는 너무 좋아한 만큼 실망감이 더 컸다고 봐야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래서 이 나이의 윤주는 순간 감당하기 힘들었고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미안해요. 정말로..... 오빠한테 그런 짓을 해서...."
"괜찮아. 이해 못할 것도 아닌데...... 그건 그렇고 어쩔거야?"
"뭐가요?"
"그 사람이랑 어떻게 할거냐고..... 오늘 보니까 지난번 러브호텔 동행했기때문인지 우리 둘이 연인 사이로 알고 있던데......"
그러자 윤주의 표정이 미묘해진다. 자신과 정욱을 연인 사이로 알고 있다는 예기에 시원 섭섭해하는 눈치였다. 아마도 자신의 의도대로 그 사람이 오해를 한 것이 고소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스러워하는 거 같았다. 그런 윤주를 보면서 정욱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할거냐고...."
"모르겠어요. 저도....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정욱의 채근에 윤주는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고만 하였다.
그런 윤주를 보면서 정욱은 한가지 확신을 가졌다.
"넌 아직도 그 사람을 좋아하고 있어"
그가 자신 이외의 다른 여자와의 관계를 알고 실망하고 분노한다는 것, 그 대상이 자신의 엄마였다는 것에 더욱 자극을 받았고 결국 이성을 주체못해서 그렇게 처신을 한것이라고...
이렇게 되자 정욱은 윤주를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대충 감이 잡혔다.
"이제 그만 울어. 얼굴 다 부었잖아."
"예"
"아직도 그 사람이 그렇게 밉니?"
대답대신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은 다시 만나서 진지하게 예기하는 것이 어때."
"그렇지만은....."
"오늘 그 사람이랑 만났고 니 예기 들어서 종합해보니까 농락하거나 욕을 보인 것은 아닌거 같은데.... 이건 어디까지나 내 느낌이지만은 너의 엄마랑 그 사람이랑 어떤관계인지를 떠나서 너에 대해서만큼은 상당히 진지했던거 같아."
"정말로요?"
윤주의 모습을 정욱은 재미있다는 듯 처다보았다. 긴가민가하면서 솔깃해 하며 귀를 귀울이고 있는 것이 아직도 철부지 어린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까지나 제 3자이니 만큼 더 이상 나서고 뭐라고 하긴 그렇지만은 일단 내 생각은 그래. 일단은 감정은 접어두고 그 부분에 대해서 그 사람이랑 다시 한번 만나서 예기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정말로 그렇게 생각을 해요?"
"그럼."
그것을 기점으로 해서 침울해하며 울먹거리던 윤주의 모습이 180도 반전하였다.
"싸워가면서 정이 든다는 게 이건가?"
지금의 윤주의 모습이 거기에 해당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더욱 큰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정작 자신은 전혀 그것을 깨닫지 못한채. 아직 어려서 그럴테지만은.....
"그건 그렇고..... 너 정말로 나랑 거기 갈 생각이었니?"
"뭘요?"
"러브 호텔....."
순간 윤주의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였다.
"토루 라는 사람에게 그냥 나랑 진한 사이라는 것을 보여줄려고 얼쩡거리다 말려고 했는지 아니면은......"
"그게...... 정말 죄송해요. 오빠"
이 말을 듣고 나자 정욱은 윤주의 마음을 분명히 알수가 있을거 같았다.
"넌 그 사람을 미워한적이 없어. 그리고 나를 사랑한적 또한 없고...."
"괜찮아. 결국 우리들한텐 아무일도 없었잖아."
"그래도....."
"사실 그날 나도 너 데리고 들어갈 마음도 용기도 없었거든.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렇게 하기에는 좀 뭣하니까. 니가 하도 당차게 제의하고 앞장서니까 나도 모르게 그만....."
"그럼 그때 우리 둘은 오기로 거기 갔었다 그말이네요."
"그런 셈이지"
윤주가 웃었다. 그리고 정욱도 같이 웃었다. 그렇게 서로에 대해서 털어 놓자 한결 마음이 놓이고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서로 이야기 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덧 밤이 깊었다.
"이런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 내가 데려다 줄까?"
"저 여기서 자고 가면은 않돼요?"
"뭐?"
"그런 뜻으로 한말 아니에요. 그냥 재워 달라는 말일뿐이에요"
무슨 엉뚱한 생각을 하느냐는 듯 윤주가 비야냥 거리는 듯 퉁명스레 대답하였다.
물론 정욱으로써도 그 말이 하룻밤 재워달라는 의미란 것을 잘 안다. 하지만은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고 행동을 하긴 그렇지 않은가.
정욱이 뭐라 대답못하고 망설이고 있자 윤주는 상대의 동의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부자리를 폈다. 자리를 깔자 윤주는 옷을 벗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정욱은 당황하여 윤주를 만류하였다.
"저기.... 그냥 자."
하지만은 윤주는 정욱의 제지를 무시하고 벗기 시작하였다. 아무렇지 않은 듯 아니 그러는 정욱의 태도가 이해가 않된다는 식의 표정을 지으면서 태연하게 옷을 벗기 시작하였다.
이윽고 팬티를 제외하고 전부 다 벗고 나자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아직도 얼굴이 빨개져 멍하니 있는 정욱을 보면서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을 한다.
정욱은 할수 없이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윤주가 정욱의 품안으로 파고 들어왔다.
정욱은 난감하면서도 어찌할줄 몰랐다. 살내음이 물씬 풍기고 촉촉한 그녀의 피부가 자신의 몸과 맞닿자 흥분이 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윤주가 그런 정욱의 모습에 재미있는 듯 한마디하였다.
"오빠는 정말로 여자 경험 없구나."
"넌 일찍도 경험했구나"
"저도 없어요. 저 아직 처녀예요"
그러자 정욱은 더욱 의문에 가득 담긴 시선으로 윤주를 바라보며 질문하였다.
"뭐라고? 그런데 너 어떻게 이렇게 대담하게 나올수 있는 거니?"
"오빠를 믿으니까 그렇죠. 아무려면 제가 아무한테나 그럴거라고 보세요?"
그간 서로 지내오면서 윤주는 정욱을 신뢰할 정도로 호감을 가졌다. 그래서 이렇게 거리낌없는 행동도 서슴치 않고 행할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은 아무리 윤주가 자신을 믿고 의지한다고 해도 이런 것은 약간 거북한 듯 정욱은 말을 이었다.
"그래도.... 그러는 건.... 게다가 너 약혼자라는 사람도 있잖아. 그 생각도 해야지."
하지만은 이번에도 윤주의 반응은 정욱의 예상 밖이었다.
"그 사람 그런거 신경 않써요. 하여간에 한국 사람들은 정조관념에 너무 치중한다니까. 손만 잡아도 수절하라느니 말라느니...."
"신경을 않쓴다니? 결혼 할 사이라면서....."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서 뭐라고 하긴 그렇고...... 그건 나중에 설명해줄께요. 그만 자요. 피곤하지 않아요."
더 이상 그런 일로 아웅다웅하긴 그렇다는 듯 윤주는 더욱 정욱의 품안을 파고들며 잠을 청하였다.
"어딜 가요 오빠?"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는 정욱을 보며 윤주가 의아해하자 정욱이 황급히 대답하였다.
"응 나 화장실에......."
하지만은 윤주의 표정이 잠시 미묘해지더니 미소를 지으며 은근히 말한다.
"제가 도와드릴까요?"
"뭘?"
그러자 윤주가 어디를 향해서 손가락을 가리킨다. 정욱이 윤주가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이 내려가자 당황하였다.
윤주가 손으로 가리킨 곳은 정욱의 바지쪽에 불끈 솟아난 부분이었다. 그리고 그곳 중앙은 약간 촉촉하게 뭔가에 젖어 있는 상태였다.
오늘따라 유별나게 그녀로 인해서 이렇게 성적 충동을 받자 정욱은 일단 화장실로 가서 진하게 빼고 나서 다시 잠자리에 들 예정이었다. 그런데 윤주가 그것을 용케도 보게 된것이다.
"아, 그게.... 됐어. 나갔다 올게."
"잠깐만요."
윤주의 제지에 정욱은 행동을 멈추고 뒤를 돌아다 보았다. 윤주가 일어났다. 그러자 정욱은 더욱 호흡이 가빠지고 얼굴이 달아올랐다. 현재 윤주는 팬티 하나만 걸쳐 있는 상태이다. 거의 벗은 것이나 다를봐 없는 상태이다. 그런데 그녀가 보란 듯이 아무렇지 않게 태연하게 자신쪽으로 다가오니 지금은 어느때보다 이성적인 충동이 앞섰다.
다행히도 윤주는 그렇게까지 풍만한 체형은 아니었다. 전번에 본적이 있는 정미라는 여자의 한쪽 가슴 사이즈를 떠올린다면은 절벽에서 계란 후라이 사이라고 해야 할까.
"그냥 여기서 해요. 제가 도와 드릴께요"
"뭔 소리야. 도와준다니."
그러자 윤주가 답답하다는 듯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더니 그 안에 다른 손가락 하나를 집어 넣고 넣었다 뺐다 반복을 하며 손짓을 하였다.
그제야 정욱은 그녀가 말하는 의미를 알수가 있었다. 섹스가 아닌 단지 자위를 도와주겠다는 뜻이란 것을..... 하지만은 그와동시에 정욱은 그녀에 대해 더욱 의문이 증폭되었다
"섹스 한적 없다는 애가 어떻게 이렇게 나올수 있어."
이제 18살된 여자 애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뭐라고 해야 할까. 자신보다 수준 높고 자유분방한 성향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던 정욱은 지금 그녀의 제의를 거절하기로 한 듯 다시 돌아서서 나갈려고 하였다. 그러자 윤주가 정욱의 팔을 잡고 제지를 한다.
그러자 정욱은 약간 짜증이 난다는 듯 윤주를 돌아보았다. 윤주는 고개를 숙이고 한 손으로 팬티를 벌리고 다른 손으로 팬티 속에 손을 넣었다.
도데체 뭐하는 건지 바라보던 정욱은 잠시후 화들짝 놀랐다.
"이걸로 해요"
"너?"
"그래도 그게 더 수월하지 않아요?"
윤주가 내민 것은 그녀가 차고 있던 생리대였다. 휴지로 하지 말고 거기에다가 사정해라 그말이다.
얼떨결에 정욱은 윤주가 내민 생리대를 건내받았다. 정욱이 그것을 받자 윤주는 방문을 열고는 밖을 향해서 손짓을 하였다.
어서 가서 일 보고 오라는 듯.........
정욱은 방문을 나서면서 윤주가 나직하게 속삭인 소리를 듣게 되었다.
"오빠 파이팅!! 힘내요"
그리고는 방문을 나서자 윤주가 문을 닫았다. 일단 그렇게 윤주랑 있던 방에서 벗어나자 정욱은 서서히 진정이 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은 좀처럼 치솟던 욕구는 가라앉지 않았다.
"이런적 없었는데.... 이거 테스트 받는 것도 아니고.....그나저나 파이팅은 뭔 파이팅? 운동 경기하러 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속으로 군시렁거리면서 정욱은 화장실로 향하였다.
문을 잠그자 정욱은 그제서야 안심하고 바지를 내렸다. 이미 흥분할데로 흥분해서 정욱의 성기는 솟을대로 솟아나 있는 상태였다.
정욱은 윤주가 건내준 생리대를 펴보았다. 그러자 정욱은 깜짝 놀랐다. 윤주의 그 부위에 접합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쪽에 변색된 것으로 보이는 핏자국이 나 있기 때문이다.
시큼한 내음을 뒤로한채 정욱은 그 핏자국이 나 있는 부분을 만져보았다. 그렇게까지 오래된 것 같진 않아 보였다. 약간 냄새가 좀 나지만은 이거 착용한지 얼마 않된거 같았다. 그렇다면은.....
"설마 오늘이 그날인 것은 아니겠지."
고개를 저으며 애써 부인을 하고는 정욱은 솟을대로 솟은 성기끝을 생리대에 갖다 대고는 천천히 문지르기 시작하였다.
"으으..... 으으.... 아아"
천천히 왕복을 하자 진한 쾌감이 몸전체에 번지기 시작하였다. 성기부위에는 조금전에 약간씩 흘러나온 액들로 인해서 윤활제 역할을 해서 정욱의 자위를 원활하게 해주었다.
쥬걱쥬걱..... 졉졉졉...... 성기를 잡고 왕복을 하는 정욱의 손짓이 더욱 빨라지고 정욱도 성감이 고조되기 시작하였다.
"으으으..... 윤주야. 나, 견디기 힘들어."
나직하게 정욱은 윤주가 앞에 있는 것처럼 그렇게 외쳤다. 약간 풍겨나오는 시큼한 내음에 윤주의 혈이 묻어 나 있는 생리대를 성기 끝에 대고 감싸 있는 형태이니 자연히 윤주의 그 부위를 열고 삽입한뒤 왕복한다는 상상을 하기 충분하였다.
"아아아아..... 나, 나, 싸..... 쌀거 같아."
"괜찮아요. 어서 싸요. 오빠....."
윤주가 그렇게 자신에게 외치고 있는거 같았다. 생리대가 문득 윤주의 얼굴이 어려보였다.
"아아, 하악.... 알았어. 나, 나 쌀게....... 으윽, 하아"
순간 성감이 극도로 고조된 정욱의 신음이 화장실 안에 울려퍼졌다.
..... 한방을 한방울 그렇게 정욱의 분신들이 차례대로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성기를 붙잡고 있는 손의 왕복운동도 더욱 격렬해지고 성기 역시 뜨겁게 달아오를데로 달아올랐다.
"하아, 하아.... 아아...... 휴으....."
한차례 몸이 타오를 정도로 달아오르더니 이내 급격하게 체온이 내려갔다. 그와 더불어서 손에 잡힌 성기 역시 그 크기가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잠시후 정욱은 이성을 회복하였다. 그리고는 자신의 성기끝을 감싸고 있는 생리대를 펴보았다. 이미 정욱의 정액을 급속도로 흡수를 한 상태이고 흰 덩어리들만 군데군데 보였다.
그렇게 윤주가 뿌려댄 피와 뒹엉켜 급속도로 흡수되는 자신의 분신들을 한동안 바라보더니 정욱은 바지춤을 추스르고는 윤주의 생리대를 휴지통에 집어넣으려고 하였다. 하지만은 잠시 행동을 멈추더니 이내 그것을 감싸고는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
이곳이 자신의 집이라면은 몰라도 하숙집이요 자취방이 아닌가. 자신 혼자만 지내는 것이 아니니 만큼 누가 이 안에 있는 것을 보기라도 한다면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중에 달리 다른 식으로 처리를 하겠다는 심산에서 그것을 들고 나온 것이다.
자신의 방으로 들어오자 윤주가 일어나 정욱을 맞이하였다. 한차례 진하게 빼고 난뒤라 그런 윤주의 전신을 마주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될게 없었다.
"많이 나왔나요?"
"응"
그리고는 정욱은 손에 쥐고 있는 생리대를 방안의 휴지통에 버릴려고 하자 윤주가 제지하였다.
"그거 이리줘요"
"왜?"
하지만은 윤주는 대답을 않고 낚어채 생리대를 펴보고는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와아!! 많이도 쌌네요."
"구경 그만하고 그만 자자."
윤주가 자신이 뿌려댄 정액들을 신기한 듯이 바라보자 정욱은 순간 무안해졌고 얼른 자라는 말로 불편하고 어색한 심기를 대신 표출하였다.
"알았어요."
정욱의 심중을 읽은 듯 윤주가 피식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팬티를 내리고는 다시 그 것을 착용하였다. 순간 윤주의 음모와 음부가 드러났고 정욱은 그것을 볼수가 있었다. 하지만은 그것보다는 자신이 사정을 한 생리대를 다시 착용하는 것이 너무나도 기가막혔다.
"버리지 않고 그걸 왜 다시 차?"
"여분으로 가지고 온게 없거든요"
"내가 나가서 사올까?"
"아니요. 그럴 필요 없어요. 이거면은 돼요."
어이없어하는 정욱은 안중에 없이 윤주는 끝내 정욱의 정액이 뒤범벅이 된 생리대를 착용하고 팬티를 올렸다.
그리고는 두사람은 나란히 누웠다. 윤주가 정욱의 품안으로 들어오자 정욱은 그녀를 안아주었다.
윤주는 정욱을 뚫어지게 처다보더니 이내 정욱의 입술을 덮쳤다.
"읍읍....그만하고 자자니까"
"예."
장난기 어린 얼굴의 윤주는 계속 그러고 싶었지만은 정욱이 피곤해 하는 듯하자 그만두기로 하고 잠을 청하였다.
"그런데 너 정말로 그 사람 사랑하는거 맞니?"
"물론이죠."
당연한 듯 대답하는 윤주, 그러자 정욱이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재차 질문을 하였다.
"그런데 너 어떻게 나랑 아무렇지 않게 그럴수 있는 건지....."
"피~~ 서로 좋아하는데 뭐 어때요? 좋아하는 거랑 사랑하는 거랑 별개잖아요."
윤주가 퉁명스레 대꾸하였다. 하지만은 정욱은 도저히 납득이 가질 않았다.
"그래도 서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이란게 있잖아."
"우리는 그 선을 지키고 있잖아요."
"그래도 이건....."
"전 순결이니 정조니 하는 그런 구태의연한 소리 몰라요. 서로 좋아하면은 원하면은 하고 싶으면은 할뿐이지요."
"섹스 경험 없는 것 치고는 너무 자유분방하구나."
"저도 이제 그런거 생각할수도 있고 얼마든지 경험할수 있거든요. 그리고 책임질 능력도 있고요. 어렷을때부터 배운건데 뭐든지 그것을 감당하고 극복할 자신이 있을때에 도전할 자격이 있다고 배웠어요."
"듣고 보니 그렇군."
생각을 해보니 윤주의 태도나 행동이 그렇게까지 무책임하고 대책없이 일을 벌리는 것 같진 않아 보였다. 윤주가 더욱 품안에 파고들자 정욱은 그녀를 두손으로 더욱 끌어안아주었다.
"그건 그렇고.... 예기를 들으니까 너 순수 한국인은 아닌거 같던데....."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 정욱이 묻자 윤주가 설명을 해주었다.
"할머니랑 어머니가 일본사람이에요."
"이마...니시 히나 가 너의 진짜 이름이니?"
"정식으로 일본인으로 귀화를 하면은 저는 그 이름으로 살아갈거예요. 그 분이 저에게 지어준 이름이거든요. 지금 정식 이름은 박윤주가 맞아요"
"그런데 귀화할 생각은 언제부터 한거니."
이번에는 윤주는 답이 없었다. 정욱이 내려다보니 윤주는 이미 잠이 들어 있었다.
"그래. 오늘은 자고 다음에 예기하자."
잠든 윤주의 모습을 보면서 정욱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얼마후 정욱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날 윤주와 정욱은 하숙집 주인 할머니가 차려준 밥을 먹고 나왔다. 정욱은 윤주를 버스타는 곳까지 바래다 주었다. 하지만은 가는 동안 정욱의 신경은 다른데 쓰였다. 그녀의 걸음 걸음마다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부스럭거리는 미세한 음이 자신의 신경에 집중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젯밤 자위를 하였고 윤주의 생리대에다가 진하게 뿌려대었는데 그런데 윤주는 다시 그것을 착용하였으니까 오죽할까. 간밤에 혹시라도 생리대에 뿌린 정액들이 윤주의 음부속으로 흘러들어갔으면은 어쩔까. 그리고 그것으로 해서 뭔 일이 생기기라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갖가지 잡생각들이 떠오를 정도였다. 물론 쓸데없는 걱정이지만은.......
"오빠 저 그만 가볼께요. 어제 정말로 고마웠어요"
"그래. 잘가. 다음에 또 보자."
그렇게 두사람은 정류장에서 헤어졌다. 저 멀리 윤주가 탄 버스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정욱은 발길을 돌렸다.
"저기, 이런 말 하긴 그런데..... 여긴 한두 사람 사는 곳이 아니니까 남들 눈치 볼 일은 삼가해줘. 학생"
막 들어오는 정욱을 향해서 하숙집 주인 할머니가 한소리 하였다. 어젯밤 윤주를 재운 것을 가지고 뭐라고 하는 것이다.
"걱정마세요. 할머니가 생각하시는 그런 일은 없었으니까요. 그냥 이런 저런 예기하다가 늦어서 제 방에 재워준거 뿐이에요"
생각같아서는 남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말라며 한소리라도 하는 것이 시원하겠지만은 그래도 나이가 든 만큼 어느정도 젊은 자신이 한발 물러서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적당히 한마디 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모녀 2대에 걸쳐 한남자랑 열애를 한다?"
어제 윤주와 나누면서 들은 그녀의 내막을 떠올리며 정욱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게까지 복잡하고 이리저리 뒤죽박죽된 인간관계라던가 이성관계에 대해서 접해본적이 없는 만큼 생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은 애써 웃음을 삼켜서 표정관리를 하였다. 상대가 윤주와 관련된 일인데다가 자신을 믿고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도움까지 요청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렇게 비웃는 식으로 나오는 것은 그녀에 대한 모독이라고 여기며 자제하였다.
시계를 보니 학교 갈 시간 다됐다. 대충 방안을 정리를 한후 등교를 하였다.
몇일후 정욱은 강의를 끝마치고 나오던 중 맞은 편에서 낯익은 한 사내랑 마주쳤다.
"수업 끝났나요?"
"예."
토루 바로 그 사람이었다. 아마도 그는 정욱을 기다리고 있었던거 같았다. 토루가 시간을 내달라고 하자 정욱은 근처에 한적한 곳으로 안내를 해서 자리를 만들었다.
"저, 곧 일본으로 돌아갈겁니다."
"그러세요"
"그전에 그쪽을 한번 보고 갈려고 이렇게 찾아온겁니다."
"저를 왜요?"
자신에게 뭔 용건으로 찾아온것일까. 궁금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히나를 잘 부탁 드립니다. 염치 없는 부탁입니다만은 제가 준 상처를 당신이 다독거리면서 아물게 해주셨으면은......"
예기를 듣던중 정욱은 그의 말을 중간에 끊으며 제지를 한다.
"아니, 뭔 소리 하는 겁니까."
"아직도 그녀가 말하지 않았나 본데..... 그냥 그대로 그녀랑 저에게 뭔 일이 생겼는지 파고들지 마시고 덮어주십시오. 부탁합니다."
아주 진지하고 간절한 어조로 부탁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정욱은 몇가지 사실을 알수 있었다. 아직 윤주랑 이 사람은 만나지 않았고 예기를 꺼내지도 않았다는 사실이랑 윤주 못지 않게 이 사람또한 그녀를 깊히 사랑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몇일전에 윤주가 저에게 와서 다 예기했어요?"
"예?"
다 예기했다는 말에 토루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아직 몰랐다면은 다행이라고 여기고 그냥 지나칠수 있다고 여겼는데 상대가 안다고 하니까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듣고보니 약간 복잡하긴 복잡하더군요."
그리고 그날 정욱은 윤주랑 나누었던 예기를 천천히 그에게 들려주었다.
"한국으로 와서 그쪽이 윤주를 만났을 때 당신이 한 실수는 좀더 강하게 밀고 나가지 않았다고 봐요. 물론 윤주는 그쪽을 오해하고 있었던건 사실이에요. 하지만은 한가지 확실한 것은 오해를 하고 실망한만큼 당신을 아직도 계속 마음에 두고 사랑하고 있었다는 거죠."
"그, 그렇습니까."
정욱의 예기를 듣던 토루는 긴가민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속으로 희망이 싹트는 것을 느꼈다. 더 이상은 그녀와 희망이 없고 예전처럼 돌아가기 어려울거라는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다가 이렇게 낙관적인 예기를 들으니 금세 기운이 솟는거 같았다.
"저는, 히나가 너무 상처받아서 더는 저를 돌아다 보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젠 그렇지 않아요. 지금이라도 가서 좀더 진지하게 예기를 해보세요. 지난번처럼 막무가내로 얼굴도 않보려고 하는 일은 없을겁니다."
"그럴까요?"
이번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단지 직접 시도를 해서 끝을 보라는 식의 무언의 압력을 상대에게 주었다. 효과는 적중하는 거 같았다. 정욱의 침묵이 그에게 더욱 확신을 주는 거 같았다.
"그러지 말고 가서 한번 진지하게 예기해보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만은..... 저기 당신은 히나와 정말로......"
정욱의 격려섞인 말에 희망을 가지던 중 문득 생각이 났는지 정욱과 윤주의 관계 예기를 거론하였다.
"아!! 정말로 아니라니까 그러네요. 저기 그날 러브호텔로 간 것은 일부러 그런겁니다"
"예?"
"그날 당신이 따라오는 거 윤주도 알고 있었고 순간적으로 미운 맘에 그쪽 보라고 연출한거예요. 저는 멋모르고 끌려다녔고요."
그날의 일들을 자세하게 예기해주자 토루는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은 상당히 기분이 들떠 있는거 같았다. 그렇게 이런 저런 예기를 나눈후 토루는 정욱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건낸후 떠났다. 돌아서는 그의 발걸음에 남달리 힘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봐서 아마도 윤주의 집으로 향하는 것이 아닐까 여겨졌다.
"윤주는 그렇다 쳐도 이 사람은 뭐야? 살아온 세월이란게 있을텐데 이렇게 단순해서야...."
문득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수 없었다. 나이에 맞지 않게 토루라는 사람은 윤주에게 그야말로 쩔쩔매는 거 같았다. 뭐랄까 기초적인 연애 지식도 없다고 할까. 확실하게 말하자면은 정욱보다 한수 아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쨌던 그 초짜아닌 초짜는 신이나서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중이다.
"따라갈까. 아니면은....."
지금 정욱은 망설이고 있었다. 토루는 아마도 히나 아니 윤주를 만나러 가는 것이 분명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자신은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할까. 방관자 입장에서 잘되기를 기원하며 자신의 일에 몰두할까. 아니면은 몰래 뒤따라가서 어떻게 될지 구경이나 할까. 고민되었다
하지만은 그 고민은 오래가지 못하였다. 이내 결심하였다는 듯 정욱은 토루가 간 방향을 향해서 뛰어갔다.
"왜 않된다는 거예요?"
"글세 지금은 들어가면은 않돼"
쇼핑을 마치고 막 집으로 돌아오는데 문앞에서 자신의 한쪽 가슴을 거의 다 본 그 인간이 제지를 하자 돌연 짜증이 나지 않을수가 없었다.
"잘은 모르겠지만은 아무래도 오늘밤은 다른데서 지내는 것이 좋겠어. 그러니까.....억!!"
정욱이 말을 끝내기도전에 정미는 그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재수없는 이 인간의 괴변을 더 이상 들을 생각이 없었기에.......
"아흑, 억억....흐읍..... ?졉"
"뭔 소리야?"
문을 열고 부엌에 들어서자 정미는 이상한 소리에 귀를 귀울였다.
"천천히, 제발, 아악, 흡흡... 아흐응"
"철석 철석, 읍읍, 츄걱츄걱..... 헉헉"
방안에서 들려오는 이 소리, 정미가 듣기에는 분명히 남녀간의 비음섞인 신음소리였다.
그런데 그중에 자신의 룸메이트인 윤주의 것으로 보이는 신음소리도 함께 있다는 사실이다.
호기심과 더불어서 당혹감이 정미의 얼굴에 교차하였다. 그러다가 정미는 누군가 뒤에서 자신의 어깨를 손을 올리자 돌아보았다.
정욱이었다. 그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는 문밖을 향해서 손가락질을 한다.
"나가서 예기해"
뭐가 뭔지 모르지만은 방안에서는 남녀간의 진하고 은밀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이 사람은 뭔 일이 있었는지 아는 것 같기에 정미는 일단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초지종부터 듣고자 따라나왔다. 둘은 집에서 약간 떨어진 공터에 가서 예기를 나누었다.
"세상에 그게 말이나 돼요!!"
정욱으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은 정미는 경악을 하고는 정욱에게 따져들었다.
"윤주랑 그렇게 가깝게 지냈는데..... 어떻게.. 그런 짓을 하도록 방관할수 있어요."
"서로 사랑하는 연인들이 그러는데 상관할수 없잖아."
"뭐가 사랑하는 사이에요. 완전 원조교제지. 윤주 어떻게 할거예요. 그쪽이 책임질거예요!!"
정미가 이렇게 강짜로 나오는 건 어쩌면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것이 이제 18살짜리가 거의 40살 가까운 아저씨랑 저렇게 한집에서 보란 듯이 뒹굴고 있는데 같이 지내왔던 룸메이트 입장에서는 보통일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더욱 기가막힌 것은 지금 정욱이라는 이 재수없어 보이는 인간이 그들이 즐기는데 지장이 없게끔 망을 보는 역할을 하는 것 같기에 더욱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은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정욱도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생각을 하던 간에 오늘은 집에 들어가지 말고 다른데서 잘곳을 마련해봐. 그리고 행여라도 저 자리에 끼어들어서 산통 다 깰 생각일랑 하지 말고......"
그리고는 정욱은 더는 할말이 없다는 듯 그곳을 떠났다.
토루의 뒤를 밟아서 결국 정욱은 이곳까지 오게되었다. 저녁때까지 이 집앞에서 서성이던 토루는 일을 마치고 돌아온 윤주랑 마주하게 되었고 결국 둘은 서먹서먹한 표정으로 마주하다가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둘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다가 정욱은 발길을 돌릴려고 하였지만은 이내 궁금한 맘에 몰래 안으로 들어갔다. 윤주가 전에 정욱에게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열쇠까지 건내줬기에 몰래 문열고 들어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잠시동안 숨을 죽이며 지켜보던 정욱은 그들이 신음소리를 연발하며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아마도 서로 견디지 못해서 어느쪽이 먼저인지 모르지만은 달려들지 않았나 싶다. 이제 둘 사이가 잘됐구나 싶어서 흡족한 맘에 몰래 집을 나오는데 맞은 편에서 윤주의 룸메이트 정미가 오는 것을 볼수 있었다.
정욱은 난감했다. 한창 저들이 달아오르고 즐기기 시작한 이 시점에 그녀가 등장한다면은....
아무래도 그냥 모르는 척 하기 그렇고 해서 저쪽에 가서 오늘은 다른데서 자라고 충고를 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이유까지 설명해줬다.
물론 그 이유래봤자 대충 사실의 골격만 밝혔지 구체적인 부분까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저 정미라는 여자는 아주 기겁을 하며 자신을 원조교제알선책 및 혹은 사창가를 전전하는 기둥서방, 펨푸쯤으로 취급을하며 따지지 않는가. 열이 받혔지만은 그래도 윤주의 집앞에서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기에 자신이 참기로 하였다.
"내막을
한사람은 윤주이고 다른 한 사람은 잘 모르지만은 그래도 약간 안면은 있던 사람이었다.
얼마전 스쿠버 다이빙을 가기 전에 학교 근처에서 윤주가 일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자신의 옆자리에 서 있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역시 서로 아는 사이였군"
그때 자신과 마찬가지로 먼 발치에서 바라만 보던 그 중년의 남자, 어림 잡아서 정욱의 형님들이랑 비슷한 연령대의 사내가 지금 윤주랑 저렇게 실랑이를 벌인다.
뭔가를 달래면서 그러면서도 당황해 하며 애원하는 얼굴로 윤주를 붙잡는 그 사람, 그런 그를 매몰차게 밀치면서 저리 가라는 식으로 매정하게 나오는 윤주의 모습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면서 정욱은 이들 사이에 뭔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연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윤주의 모습이 자신의 생각에 더욱 확신을 주었다.
상대가 미워 죽겠다는 표정을 하지만은 한편으로는 그런 자신을 더욱 미워하는 듯 어쩔줄 몰라하며 약간 울먹이기까지 하였다.
잠시후 상대는 착잡한 표정으로 윤주를 바라보더니 이내 돌아서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한동안 윤주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며 뭔가에 마음아파하는 듯하였다.
"뭘까?"
자신이 알지 못하는 뭔가가 윤주에게 있는거 같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덧 북받혀 오던 울음이 그치고는 어느정도 감정이 추슬러지자 윤주의 표정이 다시 평상시로 돌아갔다. 실컷 울고 슬퍼하고 나니까 한결 나아지는 듯 해 보인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정욱은 망설였다.
"그냥 돌아갈까?"
아무래도 오늘은 기분이 영 그런거 같아 보였기에 지금 가서 그녀를 보는 것이 별로 좋지 않을거 같았다.
"오빠~~"
"응, 잘 지냈어."
자신을 보자 반갑게 달려오는 윤주의 모습을 보면서 정욱은 왠지 덜떠름한 얼굴로 그녀를 맞이하였다. 돌아설려는 순간에 그녀가 먼저 정욱을 알아보고 달려온 것이다.
하지만은 윤주는 정욱의 표정을 눈치채지 못하였는지 어느때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정욱의 품안으로 안겨들어왔다.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 흡"
"읍읍.... 그만, 사람들 보잖아."
안긴것으로도 모자라 자신의 입에 입술을 맞추는 윤주의 행동에 정욱은 놀라서 그녀를 떨칠려고 하였다.
"뭐 어때서...."
그런 정욱의 행동에 윤주는 서운하다는 듯 토라진 얼굴을 하였다.
"그만하고 안으로 들어가자."
"응, 어서 들어와요. 이번 동아리 다이버 어땠어요?"
한동안 보지 못했던 공백기간동안 뭔 일이 있었는지 윤주가 궁금한 듯 이런 저런 질문 공세를 퍼부우며 둘은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은 정욱은 이런 윤주의 모습에 평소랑 다른 뭔가가 있음을 확연히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느낌은 조금전 자신이 목격한 것이랑 연관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졌다.
"오빠 차한잔 타줘요?"
"응, 그래 줄래."
정욱이 흔쾌히 응하자 윤주는 부엌으로 나갔다. 하지만은 잠시후 울상인 얼굴로 들어오고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이거 어쩌죠. 있는줄 알았는데 없어요?"
"괜찮아. 마신걸로 하지."
"아니, 지금 당장 가서 사 올께요"
"그럴 필요 없다니까."
"금방 올께요"
윤주는 정욱의 만류를 뿌리치고는 밖으로 나갔다.
"그건 그렇고..... 이건 뭐지? 가계부인가?"
윤주가 돌아올 동안 기다리기 무료한지 정욱은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들을 꺼내서 훑어 보던중 두툼한 수첩같은 것을 보고 호기심에 펴본다. 살펴보니 그건 윤주가 작성한 가계부였다.
"오호~ 보기보단 알뜰하군."
간혹가다가 적자 나는 부분이 나오긴 하지만은 그래도 전체적으로 볼때는 살림사는데 나무랄데 없어 보였다.
"이것도 그렇고 이것도..... 응?"
?어보던 중 다음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뭔가가 떨어져 나왔다. 살펴보니 몇장의 사진과 그리고 여권같은 신분증이었다. 그런데 그 여권은 윤주의 사진이 붙여 있는 일본에서 발행된 것이었다.
"일본어잖아. 가만 이건 뭐라고 읽는 거야? 이마..니시 히나"
정욱은 다시 여권을 자세히 훑어 보았다. 그리 능숙하진 않지만은 그래도 일본어 실력이 어느정도 있기에 내용을 파악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정욱의 시선이 여권에서 나머지 사진쪽을 향하였다.
몇장의 사진들, 그 사진에 나와 있는 것은 윤주였다. 그 외에도 다른 사람이랑 같이 찍은 사진도 있는데 그중에 정욱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도 나왔다.
똑같이 기모노를 입은 윤주 외에도 윤주랑 닮은 (어머니가 아닐까 여겨지는) 중년의 여성이랑 다른 중년의 사내..
그 사람은 조금전에 보았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그것도 사진에는 아주 다정하게 미소를 지으며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었다.
바깥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아무래도 윤주가 온거 같았다. 정욱은 서둘러 자신이 보던 것들을 정리를 하고는 원상태로 그 자리에 가져다 놓았다. 곧 방문이 열리고 윤주가 미소를 지으며 짠 하며 나타났다.
"많이 기다렸죠."
"기다리긴 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그리고는 윤주는 정욱에게 대접할 차를 준비하고자 부엌으로 나갔다.
"너 한테 무슨 일이 있던거니"
아무도 없는 방안에서 정욱은 그렇게 혼자 중얼거렸다.
누군지 알수 없는 조금전 그 사내의 존재와 힘겨워하며 울먹이던 윤주의 모습, 그리고 방금전에 본 여권과 사진들....... 정욱은 윤주에게 뭔가 자신이 알지 못하는 깊은 상처나 사연이 있다고 확신하였다.
잠시후 차 두잔을 가져온 윤주는 정욱과 이런 저런 예기로 시간을 보냈다. 언제나 명랑하고 흥겨워하는 활기찬 그녀의 모습 그대로였지만은 정욱은 그녀가 왠지 평상시의 그녀가 아닌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건 자신의 속내를 누군가에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연기하는 것 같았다.
아마도 조금전 그 모습을 보지 않았다면은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을지도 모르지만은......
"오빠, 저건 어때요? 예쁜데......."
"너? 꼭 속옷 말고는 고를게 없니."
"사준다고 했잖아요. 이제 와서 말 바꾸기에요?"
"아니 그게 아니라......"
"아니면은 와서 봐요. 뭐가 그렇게 부끄러워요?"
난감해 하는 정욱을 보고는 옆의 사람들이 재미있다는 듯 처다본다.
한참 시간을 보내던 두사람은 간만에 시내에 나들이를 나가기로 하였다.
먼저 예기를 꺼낸 것은 윤주였다. 정욱도 흔쾌히 응하였다. 한동안 거리를 활보하던 중 둘은 백화점에 들러서 아이 쇼핑을 즐겼다.
하지만은 윤주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기분 전환을 겸해서 정욱은 윤주에게 사고 싶은 것을 사주겠다고 하며 뭐든지 골르라고 하였다. 그러자 윤주는 좋아서 정욱을 잡아 끌고는 어느 매장으로 향하였다. 바로 여성 속옷 매장으로........
일반 옷이라던가 정장 같은 것을 고려해서 간만에 한턱 쓴다고 한것인데 어쩌다가 이렇게 속옷 매장을 휘젓고 다니게된 것이다.
"저 손님 처음인가봐?"
저 옆에서 매장 직원이 얼굴 빨개져 있는 정욱을 바라보며 옆의 동료랑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사실 말이 소근 거리는 것이지 저들 하는 소리 알아듣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그래 처음이다. 어쩔래. 너희들이 뭐 보태줄래"
남자가 여자 속옷 가게에 들릴 일이 뭐가 있을까.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이상은 그럴 일은 전무한 것인데...... 그런데 그게 뭐가 우스운 일인지.....
"이거랑, 이거...... 요것으로 해주세요"
"예. 손님 잠시만요........ 54만원 돼겠습니다."
"헥...... 그렇게나요?"
"예"
자신이 그렇게까지 비싼것들 골랐는지 몰랐다는 듯 놀라는 윤주를 바라보며 매장 직원은 은근히 비웃는 듯 이죽거렸다.
"아, 아무래도...... 저, 다음에......"
않돼겠다는 듯 사는 거 취소하는 쪽으로 갈려고 하자 직원은 그럴줄 알았다는 듯 노골적으로 비웃기 시작하였다.
"그냥 아이쇼핑이나 하다 가지."
"이걸로 계산해주세요."
이때 정욱이 나섰다. 윤주가 난처해질까봐서 이렇게 나선 것이다. 하지만은 윤주는 예상외로 비싼 속옷 가격에 정욱에게 부담을 줄까봐서 만류하였다.
"오빠!!"
"괜찮아."
정욱이 카드를 내밀자 매장 직원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정욱이 내민 카드가 보통의 일반 카드가 아니었기에......
"이, 일시불로 하시겠습니까. 아니면은 할부로......"
"한꺼번에......"
그 말이 떨어지자 마자 직원은 바로 카드를 긁었다. 정욱과 윤주는 물건을 챙겨들고는 나왔다.
"미안해 오빠.... 그렇게 비싼건줄 몰랐어."
"그럴 필요 없데도... 간만에 너한테 뭔가 해줄려고 했는데 잘됐지 뭐."
사실 정욱도 속옷의 가격이 비싼것에 놀라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몇벌 사지 않았는데 수십만원이라니...... 하지만은 윤주처럼 취소라는 단어를 떠올리진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정욱에겐 그만한 여유가 있지 않은가. 그리고 얼마전에 수천만원의 현금 서비스까지 받았기에 수십만원 정도 긁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둘은 근처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러서 맘에 드는 것으로 골라서 먹었다.
"저기 오빠....."
"응?"
아이스크림을 한입 삼키며 윤주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이렇게 예쁜 속옷 사줘서 정말로 고마워."
"너무 부담 갖지 말라니까 그러네.."
"부담 갖는 것이 아니고....... 나, 오늘 오빠랑 같이 있을래."
"뭔 소리하는 거야?"
"오늘 집에 않들어 갈거야."
"??!!"
뭔 소리인가 싶어서 정욱은 윤주의 말에 귀를 귀울였다. 하지만은 곧 이어진 그녀의 말에 경악을 하였다.
"오빠도 오늘밤 저랑 같이 있어요 그럴수 있죠?"
처음엔 뭔 소리인줄 몰랐던 정욱은 곧 그녀의 말뜻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은 윤주야."
"전번에 말했잖아요. 오빠가 원하면은 언제든지 허락하겠다고..... 오늘 예쁜 속옷 사줬으니.."
그 속옷을 입은 모습도 보여줄겸 해서 오늘밤을 같이 하자는 말이다.
하지만은 이런 제의를 받은 것이 정욱으로써는 처음인지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난감하였다.
그렇게 두사람 사이엔 침묵이 흘렀다. 얼마후 아이스크림을 다 먹은 두사람은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윤주는 정욱의 팔을 잡아끌고는 어디론가를 향하였다.
둘이 도착한곳은 어느 한적한 골목에 자리잡은 러브호텔이었다.
그 앞에 다다른 두사람은 아무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윤주가 정욱과 팔짱을 끼며 안으로 들어가자고 손짓을 하였다. 하지만은 정욱은 묵묵 부답 아무런 반응도 대꾸도 없었다.
"어서요!!"
보다 못한 윤주가 결국 먼저 입을 열고 채근한다.
"않돼겠어."
정욱이 그렇게 말하며 윤주와의 팔짱을 풀었다. 윤주는 정욱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왠일인지 몰라도 조금전 보다 더 차가워 보이는 뭔가가 느껴졌다. 그런 정욱의 모습에 윤주는 의아한 듯 되묻는다.
"왜그래요. 오빠. 여기까지 와 놓고는......"
"윤주 너 좀 진지해지는 것이 어때."
"예?"
갑자기 뭔 소리인지 의아해하는 윤주를 바라보며 정욱이 계속 말을 이었다.
"뭔 일인지 모르겠지만은 너는 지금 뭔가에 흠뻑 빠져들고 싶어해. 자신을 망쳐가면서 까지 그렇게......"
그 말에 윤주의 안색이 변한다.
"뭔 소리에요? 갑자기...."
"난 너를 망치고 싶진 않아. 뭔 일이 있었는진 몰라도 그렇게까지 피한다고 해서 해결 될일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오빠......"
"아침에 너랑 있던 그 사람때문이지?"
정욱의 이 말에 윤주는 돌아서서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윤주가 사라진 방향을 한동안 처다보던 정욱은 곧 이어 윤주가 지나쳤던 길거리에 정차해 있던 차가 한 대 시동이 걸리면서 사라지는 것을 보게된다. 그 차는 조금전 아이스크림 가게를 나올때부터 천천히 움직이면서 자신들의 뒤를 따라오던 그 차였다.
처음엔 몰랐는데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자신과 윤주의 뒤를 밟는 것이란 것을 눈치챌수 있었다. 그렇게 자신들의 뒤를 ?는 다른 존재를 의식하던 중 정욱은 한가지 다른 가능성을 떠올렸다.
그것은 윤주도 자신들의 뒤를 밟는 그 존재를 알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찬찬히 윤주의 행동 하나하나를 살펴보며 되짚어보았다. 그리곤 결국은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아무렇지 않은 듯 러브호텔로 향하지만은 내심으로는 속으로 적지 않게 두려움을 느끼며 갈등하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을 한다?. 아니 뭣 때문에 저러는지부터 알아야지."
저 멀리 윤주가 사라진 방향을 향해서 차가 뒤따르는 모습을 보며 정욱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하여간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감이 않잡혔다.
그렇게 윤주랑 헤어지고 나서 한동안 정욱은 윤주와 연락을 끊었다. 아니 서로가 서로에게 연락을 주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렇게 지내기를 여러 달.....
학교를 마치며 집으로 돌아오자 하숙집 할머니로부터 기다리는 손님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예쁘장한 아가씨 하나가 학생을 만나자고 기다리고 있어"
주인 할머니의 말을 듣고는 정욱은 아마도 새어머니 아니면은 윤비서 둘중 하나일거라는 생각에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은 방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상대는 다름아닌 윤주였다.
"연락도 없이 갑자기 와서 미안해요"
"미안하긴..... 그건 그렇고 잘 지냈어."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였다. 정욱이 마실 것을 내와서 윤주에게 대접을 하였다. 한동안 둘은 한모금씩 들이키면서 침묵으로 일관을 한다. 그런다가 제일 먼저 그 침묵을 깬 것은 윤주였다.
"그... 날은 정말 미안해요"
"미안하긴.... 내가 생각없이 함부로 말한거 같아."
"아니에요. 오빠 말이 맞아요. 제가........오빠한테 잘못한거예요"
그말을 끝으로 다시 둘 사이에는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가 다시 침묵을 깬 것을 정욱이었다.
"그 사람 누구니. 누군데 그렇게 니가 힘들어 한건지 말해줄래."
"흑흑......."
정욱의 입에서 "그 사람" 이라는 말이 나오자 윤주는 고개를 숙이며 흐느끼기 시작하였다.
"뭔가를 알아야 나도 도와줄거 아냐."
하지만은 윤주는 아무 대답이없었다. 정욱은 답답하였다. 하지만은 그렇다고해서 다그칠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한참동안 그렇게 훌쩍거리며 울어대던 윤주의 울음소리가 어느덧 그치자 정욱은 고개를 들고 바라보았다. 윤주는 잠들어 있었다. 너무 울어대서일까? 아니면은 서로 말이 없이 지내니까 고요함에 빠져서 그렇게 잠이 쏟아진것인지......
"그래 한숨 푹자. 언젠가 다시 기회가 오겠지."
잠든 윤주를 바라보며 정욱은 그녀를 향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뭔진 모르지만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거나 충격으로 인해서 저러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의 윤주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울 시기이고....
조만간에 그 이유란 것이 밝혀 질 날이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은 정욱은 그녀를 위해서 앞장서서 해결을 해주리라고 다짐의 다짐을 하였다. 그렇게 그녀가 잠든 모습을 바라보던 정욱은 이내 졸음이 쏟아졌다. 정욱은 그녀의 곁에 드러누웠다. 윤주가 누운 쪽을 향해서 돌아떠煮?계속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얼마후 정욱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저기.... 잠시만....."
학교를 마치고 교문을 나서던 정욱을 향해서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정욱은 그쪽을 향해서 고개를 돌렸다.
"우리 안면이 있죠. 그렇죠"
"예!!"
자신을 부르던 사람은 다름 아닌 전번 윤주와 같이 있었던 그 사람이었다. 정욱이 자신을 알아보는 듯 하자 그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다가왔다.
"윤주 때문에 오신거예요?"
"윤주? 윤주라고..... 아!! 히나 말이군요"
"??"
갑작스런 상대의 횡설 수설에 정욱은 의아해하였다. 윤주라고 하니까 뭔 소리냐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히나라고 하면서 알아듣지를 않나.
하지만은 정욱의 의아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잠시후 머릿속에 전번 윤주의 방에서 보았던 여권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마도 윤주의 일본식 이름을 말하는 거 같았다.
"잠깐 시간을 내줄수 있나요? 몇가지 할 예기도 있고......."
"예. 그렇게 하죠."
누군지 잘 알지못하는 상대랑 같이 동행한다는 것이 그렇지만은 정욱으로써는 윤주에 대한 의문도 풀겸해서 흔쾌히 수락한것이다.
두 사람은 근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의 까페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서 둘은 서로를 소개를 하였고 그로 인해서 정욱은 상대가 일본 사람으로 이름은 이마니시 토루 라고하며 나이는 39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대의 이름을 알게 되자 정욱은 윤주의 여권을 떠올리며 이 사람이랑 이름 앞부분이 유사하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이 품고 있던 의문점을 하나하나 제시하였다.
"그럼 윤주는 일본 사람인가요?"
"아니죠. 아직 일본인으로 귀화하진 않았어요. 엄밀히 말하면은 현재까진 한국사람이죠"
윤주가 태어난 곳은 일본으로 소위 말하자면은 원정 출산에 가깝다고 할수 있다. 이마니시 히나라는 이름은 그로 인해서 윤주에게 임시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 외에도 많은 예기를 나누었고 그로 인해서 정욱은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윤주의 집안에 일본인 피가 섞여 있고 국적은 다르지만은 이마니시 토루라는 사람과 박윤주는 4촌지간이라는 것도 함께 말이다.
"그랬군요."
"히나가 예기하지 않던가요?"
"전혀요."
정욱의 대답에 상대는 뜻밖이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럼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그말이군요."
"이왕에 이렇게 만났으니까 예기 좀 해줄래요. 윤주랑 당신이랑 어떻게 되는지 왜 그렇게 심각해 하는지를 말이에요"
그러자 토루라는 그 사람은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정욱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듣지 않는 것이 좋을거예요. 만일 듣게 되면은 당신과 히나 사이에...."
그러자 정욱이 중간에 말을 끊으면서 가로막았다. 아무래도 이 사람이 오해를 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 듯 하기에.....
"아!! 오해는 마세요. 저는 히나 아니 윤주랑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요. 그냥 알고 지내는 오빠일분이에요"
하지만은 상대는 그 말을 선뜻 믿지 못하겠다는 듯 미심쩍어하는 눈치였다. 상대가 자신을 못믿어하는 듯 하자 답답한 마음에 더욱 그 사실을 강조하였다.
"정말이라니까 그러네요"
"오늘 제가 그쪽을 이리로 부른 것은 이 말을 하기 위함이에요."
잠시 그가 분위기를 잡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히나는 저 때문에 많은 상처를 받은 아이입니다. 그래서 한국으로 온것이고요. 처음봤을 때 많이 힘들어하고 괴로워 하던거 같았는데 여기와서 보니까 의외로 잘 지내고 있는거 같더군요."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을 이었다.
"아마도 당신이 곁에 있어서 그런거 같은데...... 그녀를 잘 부탁 드립니다."
"저, 그게 아니라.."
"히나를 지켜주세요."
당황하는 정욱을 뒤로 한 채 그는 그 말 한마디를 남기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걸어나갔다. 토루 라는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정욱은 뭐가 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자신 때문에 상처를 입었다고.... 그럼 도데체 뭐란 거야?"
그가 자신에게 들려준 예기가 너무 막연하다 보니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아 난감할 수밖에 없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정욱은 그가 말한 내용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차근차근 정리를 하였다.
일단은 두 사람은 연인이나 그와 유사한 관계가 아닐까 여겨진다. 물론 윤주 나이 18살에 그 사람 나이 39살을 떠올린다면은 말도 않될거라고 생각할수 있지만은 여태껏 보아왔던 둘 사이의 분위기라던가 느낌으로 보건데 그럴 가능성이 없진 않다.
"뭔 일로 인해서 윤주랑 싸웠고 상처를 줘서 도망쳐왔다? 그래서 여기까지 온것이고 그 사람이 뒤 ?아 온것이라......"
대충 이런 설정이 가능해진다. 하지만은 그 이상은 추측이 힘들었다.
"윤주한테 물어볼수도 없고....... 하여간에 이해가 가지 않은 일들뿐이군."
아는 것이 없으니까 더는 파고 들수가 없으니 어쩔까. 그렇게 스스로에 대해서 푸념을 하던 중 정욱은 자신의 하숙집에 도착을 하였다.
"학생 전번의 그 아가씨 또 찾아왔어."
"그래요?"
전번의 그 아가씨라면은 당연히 윤주를 뜻하기에 정욱은 얼른 방안으로 달려갔다.
"불쑥 찾아와서 미안해요"
"미안할거 뭐가 있어. 자, 앉아."
정욱과 마주한 윤주는 뭔가를 망설이는 듯 초조해하는 것 같았다. 그런 윤주를 보면서 정욱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할말이 있는거 같은데 해봐. 부담 갖지 말고........"
그러자 윤주가 이내 결심을 한 듯 한숨 들이쉬고는 이내 입을 열었다.
"지금 내가 하는 말 듣고 나한테 화 내지 않을 자신 있어요?"
"물론......."
"이 예기 들으면은 오빠 자존심 상하거나 나 한테 실망할텐데....."
정욱은 윤주가 뭔가 숨기고 있던 것을 자신에게 말하려는 것임을 직감하였다. 일단은 그녀에게 문제가 뭔지를 알아야 하겠기에 정욱의 대답은 긍정적이었다.
"실망하지 않을테니까 말해봐. 뭔진 몰라도 너 나쁜 마음을 품었거나 하는 것 아니란거 아니까....."
"그럼 말할께요. 그때 러브호텔로 가자고 한 것은 그분에게 보일려고 그런거예요."
"그분이라면은 니 사촌이라는 토루라는 사람?"
그러자 윤주는 놀랍다는 듯 눈이 휘둥그레진다.
"어떻게 알았어요?"
"오늘 학교 마치고 그 사람 만났어."
그리고는 그와 나눴던 예기를 윤주에게 들려주었다. 그 예기를 듣는 윤주의 표정이 침울해졌다.
"이왕 이렇게 말이 나왔으니까 말인데...... 상처 받았다는 것이 뭔 뜻인지 말해줄래. 그리고 왜 그 사람에게 보일려고 나랑 러브호텔로 가려고 했는지도......"
"저, 한국 오기 전에 그분이랑 약혼했어요"
"??!!"
약혼? 너무나도 뜻밖인 말인지라 정욱은 윤주의 말에 귀를 귀울였다.
"저, 그분 너무 사랑했는데..... 그런데......"
윤주가 말한 내용은 이러했다. 어렷을 때 아버지를 여윈 윤주는 어머니와 함께 일본에서 자랐다고 이마니시 토루의 집안과 아주 가깝게 지냈다고 하였다. 12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의 집에서 살았고 같이 지내는 동안 서로 가까워졌고 사랑하는 사이가 됐다고 하였다.
일본에서는 4촌부터 결혼이 가능한 만큼 토루와 윤주는 거기에 해당이 되기 때문에 둘은 미래를 기약하였고 거의 사실혼 관계를 가져가며 지내왔다고 하였다.
"그런데.... 왜 틀어진거니? 서로 장래를 약속하였다면은 아무런 문제 될게 없을텐데..."
그녀의 예기를 듣던 정욱은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듯 질문하였다.
약간 상식을 벗어난 연인들의 예기지만은 그래도 어느정도 납득이 갔다. 남녀관계에 굳이 나이를 적용해서 그 틀에서 움직이고 행동해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까 말이다.
같이 살며 지내다 보면은 어느정도 정이란게 들고 사랑하는 맘이 생기는 것은 있을수 있는 일이니까.
그리고 윤주의 모습을 보자 아직도 그에 대한 감정이 변함없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더욱 이들이 틀어진 이유가 궁금하였다. 어느 한쪽이 변심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지만은 지금의 윤주의 모습과 오늘 만난 토루의 모습으로 보건데 그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욱의 물음에 윤주는 약간 벌벌 떨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게, 그게..... 흑흑..... 그분이 엄마를 죽였어요. 그래서..... 엉엉"
"??!!"
자신의 엄마를 죽였다는 소리가 나오자 윤주는 참고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정욱은 처음에는 뭐가 뭔지 몰라 당혹해 하다가 그녀가 진정될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어느정도 울어대더니 이내 진정이 되던지 말하기 시작하였다.
"돌아가시기 전에 엄마는 그..... 분이랑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어요. 저만 모르고 있었어요"
"죽였다는 말은 뭐니?"
서서히 진정하며 또박또박 말을 하는 윤주에게 정욱은 조심스레 질문을 던졌다. 아무래도 사안이 사안이니 만큼 그로 인해서 윤주가 상처를 입을까봐 접근하는 태도는 매우 조심스러웠다.
뒤에 들려주는 윤주의 말은 정욱은 모든 것을 알수가 있었다. 윤주의 어머니가 죽은 원인이 토루와 관련이 있다는 것..... 윤주의 어머니는 죽기전에 토루와의 관계로 아이를 가진 상태였고 난산으로 인해서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고 한다.
"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유를 알지 못했어요. 그저 혼자서 어떻게 지낼까 암담하기만 하였는데...... 그분이 저를 헌신적으로 돌봐주셔서....... 그만 좋아하게 됐는데..... 그런데 그게..."
둘이서 같이 지내는 동안 사랑의 감정이 생기고 그리고 키워나가며 장래를 약속하기까지 하였는데 그만 윤주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유를 알게 되었고 어머니와 토루의 관계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심한 배신감과 분노, 자신이 농락을 당했다고 느껴지자 집을 나왔고 결국 한국까지 오게 된 것이다. 토루가 찾지 못하게끔 그렇게.......
"그랬구나"
"한동안 이곳에서 지내면서 잊고 지내려고 했는데....... 그런데 찾아와서는....... 훌쩍, 그때 오빠랑 러브호텔 간거 그 사람이 멀리서 보고 있어서 일부러 보이게 할려고....."
정욱의 예상대로 그때 윤주는 누군가가 먼 발치에서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잇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순간의 충동으로 정욱에게 그날 밤 같이 하고 싶다고 한것이었고 그래서 러브호텔로 동행하였던 것이다.
그것을 보고 있을 토루라는 사람의 마음에 상처가 생길것이고 괴롭게 될거라는 판단에서...
이제야 윤주의 숨겨진 내막을 알게된 정욱은 착잡한 심정이었다.
"너무 사랑하여서 생겨난 상처라고 해야 하나"
윤주의 예기를 들어보면은 그 사람을 미워한다기 보다는 너무 좋아한 만큼 실망감이 더 컸다고 봐야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래서 이 나이의 윤주는 순간 감당하기 힘들었고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미안해요. 정말로..... 오빠한테 그런 짓을 해서...."
"괜찮아. 이해 못할 것도 아닌데...... 그건 그렇고 어쩔거야?"
"뭐가요?"
"그 사람이랑 어떻게 할거냐고..... 오늘 보니까 지난번 러브호텔 동행했기때문인지 우리 둘이 연인 사이로 알고 있던데......"
그러자 윤주의 표정이 미묘해진다. 자신과 정욱을 연인 사이로 알고 있다는 예기에 시원 섭섭해하는 눈치였다. 아마도 자신의 의도대로 그 사람이 오해를 한 것이 고소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스러워하는 거 같았다. 그런 윤주를 보면서 정욱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할거냐고...."
"모르겠어요. 저도....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정욱의 채근에 윤주는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고만 하였다.
그런 윤주를 보면서 정욱은 한가지 확신을 가졌다.
"넌 아직도 그 사람을 좋아하고 있어"
그가 자신 이외의 다른 여자와의 관계를 알고 실망하고 분노한다는 것, 그 대상이 자신의 엄마였다는 것에 더욱 자극을 받았고 결국 이성을 주체못해서 그렇게 처신을 한것이라고...
이렇게 되자 정욱은 윤주를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대충 감이 잡혔다.
"이제 그만 울어. 얼굴 다 부었잖아."
"예"
"아직도 그 사람이 그렇게 밉니?"
대답대신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은 다시 만나서 진지하게 예기하는 것이 어때."
"그렇지만은....."
"오늘 그 사람이랑 만났고 니 예기 들어서 종합해보니까 농락하거나 욕을 보인 것은 아닌거 같은데.... 이건 어디까지나 내 느낌이지만은 너의 엄마랑 그 사람이랑 어떤관계인지를 떠나서 너에 대해서만큼은 상당히 진지했던거 같아."
"정말로요?"
윤주의 모습을 정욱은 재미있다는 듯 처다보았다. 긴가민가하면서 솔깃해 하며 귀를 귀울이고 있는 것이 아직도 철부지 어린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까지나 제 3자이니 만큼 더 이상 나서고 뭐라고 하긴 그렇지만은 일단 내 생각은 그래. 일단은 감정은 접어두고 그 부분에 대해서 그 사람이랑 다시 한번 만나서 예기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정말로 그렇게 생각을 해요?"
"그럼."
그것을 기점으로 해서 침울해하며 울먹거리던 윤주의 모습이 180도 반전하였다.
"싸워가면서 정이 든다는 게 이건가?"
지금의 윤주의 모습이 거기에 해당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더욱 큰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정작 자신은 전혀 그것을 깨닫지 못한채. 아직 어려서 그럴테지만은.....
"그건 그렇고..... 너 정말로 나랑 거기 갈 생각이었니?"
"뭘요?"
"러브 호텔....."
순간 윤주의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였다.
"토루 라는 사람에게 그냥 나랑 진한 사이라는 것을 보여줄려고 얼쩡거리다 말려고 했는지 아니면은......"
"그게...... 정말 죄송해요. 오빠"
이 말을 듣고 나자 정욱은 윤주의 마음을 분명히 알수가 있을거 같았다.
"넌 그 사람을 미워한적이 없어. 그리고 나를 사랑한적 또한 없고...."
"괜찮아. 결국 우리들한텐 아무일도 없었잖아."
"그래도....."
"사실 그날 나도 너 데리고 들어갈 마음도 용기도 없었거든.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렇게 하기에는 좀 뭣하니까. 니가 하도 당차게 제의하고 앞장서니까 나도 모르게 그만....."
"그럼 그때 우리 둘은 오기로 거기 갔었다 그말이네요."
"그런 셈이지"
윤주가 웃었다. 그리고 정욱도 같이 웃었다. 그렇게 서로에 대해서 털어 놓자 한결 마음이 놓이고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서로 이야기 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덧 밤이 깊었다.
"이런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 내가 데려다 줄까?"
"저 여기서 자고 가면은 않돼요?"
"뭐?"
"그런 뜻으로 한말 아니에요. 그냥 재워 달라는 말일뿐이에요"
무슨 엉뚱한 생각을 하느냐는 듯 윤주가 비야냥 거리는 듯 퉁명스레 대답하였다.
물론 정욱으로써도 그 말이 하룻밤 재워달라는 의미란 것을 잘 안다. 하지만은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고 행동을 하긴 그렇지 않은가.
정욱이 뭐라 대답못하고 망설이고 있자 윤주는 상대의 동의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부자리를 폈다. 자리를 깔자 윤주는 옷을 벗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정욱은 당황하여 윤주를 만류하였다.
"저기.... 그냥 자."
하지만은 윤주는 정욱의 제지를 무시하고 벗기 시작하였다. 아무렇지 않은 듯 아니 그러는 정욱의 태도가 이해가 않된다는 식의 표정을 지으면서 태연하게 옷을 벗기 시작하였다.
이윽고 팬티를 제외하고 전부 다 벗고 나자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아직도 얼굴이 빨개져 멍하니 있는 정욱을 보면서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을 한다.
정욱은 할수 없이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윤주가 정욱의 품안으로 파고 들어왔다.
정욱은 난감하면서도 어찌할줄 몰랐다. 살내음이 물씬 풍기고 촉촉한 그녀의 피부가 자신의 몸과 맞닿자 흥분이 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윤주가 그런 정욱의 모습에 재미있는 듯 한마디하였다.
"오빠는 정말로 여자 경험 없구나."
"넌 일찍도 경험했구나"
"저도 없어요. 저 아직 처녀예요"
그러자 정욱은 더욱 의문에 가득 담긴 시선으로 윤주를 바라보며 질문하였다.
"뭐라고? 그런데 너 어떻게 이렇게 대담하게 나올수 있는 거니?"
"오빠를 믿으니까 그렇죠. 아무려면 제가 아무한테나 그럴거라고 보세요?"
그간 서로 지내오면서 윤주는 정욱을 신뢰할 정도로 호감을 가졌다. 그래서 이렇게 거리낌없는 행동도 서슴치 않고 행할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은 아무리 윤주가 자신을 믿고 의지한다고 해도 이런 것은 약간 거북한 듯 정욱은 말을 이었다.
"그래도.... 그러는 건.... 게다가 너 약혼자라는 사람도 있잖아. 그 생각도 해야지."
하지만은 이번에도 윤주의 반응은 정욱의 예상 밖이었다.
"그 사람 그런거 신경 않써요. 하여간에 한국 사람들은 정조관념에 너무 치중한다니까. 손만 잡아도 수절하라느니 말라느니...."
"신경을 않쓴다니? 결혼 할 사이라면서....."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서 뭐라고 하긴 그렇고...... 그건 나중에 설명해줄께요. 그만 자요. 피곤하지 않아요."
더 이상 그런 일로 아웅다웅하긴 그렇다는 듯 윤주는 더욱 정욱의 품안을 파고들며 잠을 청하였다.
"어딜 가요 오빠?"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는 정욱을 보며 윤주가 의아해하자 정욱이 황급히 대답하였다.
"응 나 화장실에......."
하지만은 윤주의 표정이 잠시 미묘해지더니 미소를 지으며 은근히 말한다.
"제가 도와드릴까요?"
"뭘?"
그러자 윤주가 어디를 향해서 손가락을 가리킨다. 정욱이 윤주가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이 내려가자 당황하였다.
윤주가 손으로 가리킨 곳은 정욱의 바지쪽에 불끈 솟아난 부분이었다. 그리고 그곳 중앙은 약간 촉촉하게 뭔가에 젖어 있는 상태였다.
오늘따라 유별나게 그녀로 인해서 이렇게 성적 충동을 받자 정욱은 일단 화장실로 가서 진하게 빼고 나서 다시 잠자리에 들 예정이었다. 그런데 윤주가 그것을 용케도 보게 된것이다.
"아, 그게.... 됐어. 나갔다 올게."
"잠깐만요."
윤주의 제지에 정욱은 행동을 멈추고 뒤를 돌아다 보았다. 윤주가 일어났다. 그러자 정욱은 더욱 호흡이 가빠지고 얼굴이 달아올랐다. 현재 윤주는 팬티 하나만 걸쳐 있는 상태이다. 거의 벗은 것이나 다를봐 없는 상태이다. 그런데 그녀가 보란 듯이 아무렇지 않게 태연하게 자신쪽으로 다가오니 지금은 어느때보다 이성적인 충동이 앞섰다.
다행히도 윤주는 그렇게까지 풍만한 체형은 아니었다. 전번에 본적이 있는 정미라는 여자의 한쪽 가슴 사이즈를 떠올린다면은 절벽에서 계란 후라이 사이라고 해야 할까.
"그냥 여기서 해요. 제가 도와 드릴께요"
"뭔 소리야. 도와준다니."
그러자 윤주가 답답하다는 듯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더니 그 안에 다른 손가락 하나를 집어 넣고 넣었다 뺐다 반복을 하며 손짓을 하였다.
그제야 정욱은 그녀가 말하는 의미를 알수가 있었다. 섹스가 아닌 단지 자위를 도와주겠다는 뜻이란 것을..... 하지만은 그와동시에 정욱은 그녀에 대해 더욱 의문이 증폭되었다
"섹스 한적 없다는 애가 어떻게 이렇게 나올수 있어."
이제 18살된 여자 애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뭐라고 해야 할까. 자신보다 수준 높고 자유분방한 성향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던 정욱은 지금 그녀의 제의를 거절하기로 한 듯 다시 돌아서서 나갈려고 하였다. 그러자 윤주가 정욱의 팔을 잡고 제지를 한다.
그러자 정욱은 약간 짜증이 난다는 듯 윤주를 돌아보았다. 윤주는 고개를 숙이고 한 손으로 팬티를 벌리고 다른 손으로 팬티 속에 손을 넣었다.
도데체 뭐하는 건지 바라보던 정욱은 잠시후 화들짝 놀랐다.
"이걸로 해요"
"너?"
"그래도 그게 더 수월하지 않아요?"
윤주가 내민 것은 그녀가 차고 있던 생리대였다. 휴지로 하지 말고 거기에다가 사정해라 그말이다.
얼떨결에 정욱은 윤주가 내민 생리대를 건내받았다. 정욱이 그것을 받자 윤주는 방문을 열고는 밖을 향해서 손짓을 하였다.
어서 가서 일 보고 오라는 듯.........
정욱은 방문을 나서면서 윤주가 나직하게 속삭인 소리를 듣게 되었다.
"오빠 파이팅!! 힘내요"
그리고는 방문을 나서자 윤주가 문을 닫았다. 일단 그렇게 윤주랑 있던 방에서 벗어나자 정욱은 서서히 진정이 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은 좀처럼 치솟던 욕구는 가라앉지 않았다.
"이런적 없었는데.... 이거 테스트 받는 것도 아니고.....그나저나 파이팅은 뭔 파이팅? 운동 경기하러 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속으로 군시렁거리면서 정욱은 화장실로 향하였다.
문을 잠그자 정욱은 그제서야 안심하고 바지를 내렸다. 이미 흥분할데로 흥분해서 정욱의 성기는 솟을대로 솟아나 있는 상태였다.
정욱은 윤주가 건내준 생리대를 펴보았다. 그러자 정욱은 깜짝 놀랐다. 윤주의 그 부위에 접합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쪽에 변색된 것으로 보이는 핏자국이 나 있기 때문이다.
시큼한 내음을 뒤로한채 정욱은 그 핏자국이 나 있는 부분을 만져보았다. 그렇게까지 오래된 것 같진 않아 보였다. 약간 냄새가 좀 나지만은 이거 착용한지 얼마 않된거 같았다. 그렇다면은.....
"설마 오늘이 그날인 것은 아니겠지."
고개를 저으며 애써 부인을 하고는 정욱은 솟을대로 솟은 성기끝을 생리대에 갖다 대고는 천천히 문지르기 시작하였다.
"으으..... 으으.... 아아"
천천히 왕복을 하자 진한 쾌감이 몸전체에 번지기 시작하였다. 성기부위에는 조금전에 약간씩 흘러나온 액들로 인해서 윤활제 역할을 해서 정욱의 자위를 원활하게 해주었다.
쥬걱쥬걱..... 졉졉졉...... 성기를 잡고 왕복을 하는 정욱의 손짓이 더욱 빨라지고 정욱도 성감이 고조되기 시작하였다.
"으으으..... 윤주야. 나, 견디기 힘들어."
나직하게 정욱은 윤주가 앞에 있는 것처럼 그렇게 외쳤다. 약간 풍겨나오는 시큼한 내음에 윤주의 혈이 묻어 나 있는 생리대를 성기 끝에 대고 감싸 있는 형태이니 자연히 윤주의 그 부위를 열고 삽입한뒤 왕복한다는 상상을 하기 충분하였다.
"아아아아..... 나, 나, 싸..... 쌀거 같아."
"괜찮아요. 어서 싸요. 오빠....."
윤주가 그렇게 자신에게 외치고 있는거 같았다. 생리대가 문득 윤주의 얼굴이 어려보였다.
"아아, 하악.... 알았어. 나, 나 쌀게....... 으윽, 하아"
순간 성감이 극도로 고조된 정욱의 신음이 화장실 안에 울려퍼졌다.
..... 한방을 한방울 그렇게 정욱의 분신들이 차례대로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성기를 붙잡고 있는 손의 왕복운동도 더욱 격렬해지고 성기 역시 뜨겁게 달아오를데로 달아올랐다.
"하아, 하아.... 아아...... 휴으....."
한차례 몸이 타오를 정도로 달아오르더니 이내 급격하게 체온이 내려갔다. 그와 더불어서 손에 잡힌 성기 역시 그 크기가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잠시후 정욱은 이성을 회복하였다. 그리고는 자신의 성기끝을 감싸고 있는 생리대를 펴보았다. 이미 정욱의 정액을 급속도로 흡수를 한 상태이고 흰 덩어리들만 군데군데 보였다.
그렇게 윤주가 뿌려댄 피와 뒹엉켜 급속도로 흡수되는 자신의 분신들을 한동안 바라보더니 정욱은 바지춤을 추스르고는 윤주의 생리대를 휴지통에 집어넣으려고 하였다. 하지만은 잠시 행동을 멈추더니 이내 그것을 감싸고는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
이곳이 자신의 집이라면은 몰라도 하숙집이요 자취방이 아닌가. 자신 혼자만 지내는 것이 아니니 만큼 누가 이 안에 있는 것을 보기라도 한다면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중에 달리 다른 식으로 처리를 하겠다는 심산에서 그것을 들고 나온 것이다.
자신의 방으로 들어오자 윤주가 일어나 정욱을 맞이하였다. 한차례 진하게 빼고 난뒤라 그런 윤주의 전신을 마주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될게 없었다.
"많이 나왔나요?"
"응"
그리고는 정욱은 손에 쥐고 있는 생리대를 방안의 휴지통에 버릴려고 하자 윤주가 제지하였다.
"그거 이리줘요"
"왜?"
하지만은 윤주는 대답을 않고 낚어채 생리대를 펴보고는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와아!! 많이도 쌌네요."
"구경 그만하고 그만 자자."
윤주가 자신이 뿌려댄 정액들을 신기한 듯이 바라보자 정욱은 순간 무안해졌고 얼른 자라는 말로 불편하고 어색한 심기를 대신 표출하였다.
"알았어요."
정욱의 심중을 읽은 듯 윤주가 피식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팬티를 내리고는 다시 그 것을 착용하였다. 순간 윤주의 음모와 음부가 드러났고 정욱은 그것을 볼수가 있었다. 하지만은 그것보다는 자신이 사정을 한 생리대를 다시 착용하는 것이 너무나도 기가막혔다.
"버리지 않고 그걸 왜 다시 차?"
"여분으로 가지고 온게 없거든요"
"내가 나가서 사올까?"
"아니요. 그럴 필요 없어요. 이거면은 돼요."
어이없어하는 정욱은 안중에 없이 윤주는 끝내 정욱의 정액이 뒤범벅이 된 생리대를 착용하고 팬티를 올렸다.
그리고는 두사람은 나란히 누웠다. 윤주가 정욱의 품안으로 들어오자 정욱은 그녀를 안아주었다.
윤주는 정욱을 뚫어지게 처다보더니 이내 정욱의 입술을 덮쳤다.
"읍읍....그만하고 자자니까"
"예."
장난기 어린 얼굴의 윤주는 계속 그러고 싶었지만은 정욱이 피곤해 하는 듯하자 그만두기로 하고 잠을 청하였다.
"그런데 너 정말로 그 사람 사랑하는거 맞니?"
"물론이죠."
당연한 듯 대답하는 윤주, 그러자 정욱이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재차 질문을 하였다.
"그런데 너 어떻게 나랑 아무렇지 않게 그럴수 있는 건지....."
"피~~ 서로 좋아하는데 뭐 어때요? 좋아하는 거랑 사랑하는 거랑 별개잖아요."
윤주가 퉁명스레 대꾸하였다. 하지만은 정욱은 도저히 납득이 가질 않았다.
"그래도 서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이란게 있잖아."
"우리는 그 선을 지키고 있잖아요."
"그래도 이건....."
"전 순결이니 정조니 하는 그런 구태의연한 소리 몰라요. 서로 좋아하면은 원하면은 하고 싶으면은 할뿐이지요."
"섹스 경험 없는 것 치고는 너무 자유분방하구나."
"저도 이제 그런거 생각할수도 있고 얼마든지 경험할수 있거든요. 그리고 책임질 능력도 있고요. 어렷을때부터 배운건데 뭐든지 그것을 감당하고 극복할 자신이 있을때에 도전할 자격이 있다고 배웠어요."
"듣고 보니 그렇군."
생각을 해보니 윤주의 태도나 행동이 그렇게까지 무책임하고 대책없이 일을 벌리는 것 같진 않아 보였다. 윤주가 더욱 품안에 파고들자 정욱은 그녀를 두손으로 더욱 끌어안아주었다.
"그건 그렇고.... 예기를 들으니까 너 순수 한국인은 아닌거 같던데....."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 정욱이 묻자 윤주가 설명을 해주었다.
"할머니랑 어머니가 일본사람이에요."
"이마...니시 히나 가 너의 진짜 이름이니?"
"정식으로 일본인으로 귀화를 하면은 저는 그 이름으로 살아갈거예요. 그 분이 저에게 지어준 이름이거든요. 지금 정식 이름은 박윤주가 맞아요"
"그런데 귀화할 생각은 언제부터 한거니."
이번에는 윤주는 답이 없었다. 정욱이 내려다보니 윤주는 이미 잠이 들어 있었다.
"그래. 오늘은 자고 다음에 예기하자."
잠든 윤주의 모습을 보면서 정욱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얼마후 정욱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날 윤주와 정욱은 하숙집 주인 할머니가 차려준 밥을 먹고 나왔다. 정욱은 윤주를 버스타는 곳까지 바래다 주었다. 하지만은 가는 동안 정욱의 신경은 다른데 쓰였다. 그녀의 걸음 걸음마다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부스럭거리는 미세한 음이 자신의 신경에 집중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젯밤 자위를 하였고 윤주의 생리대에다가 진하게 뿌려대었는데 그런데 윤주는 다시 그것을 착용하였으니까 오죽할까. 간밤에 혹시라도 생리대에 뿌린 정액들이 윤주의 음부속으로 흘러들어갔으면은 어쩔까. 그리고 그것으로 해서 뭔 일이 생기기라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갖가지 잡생각들이 떠오를 정도였다. 물론 쓸데없는 걱정이지만은.......
"오빠 저 그만 가볼께요. 어제 정말로 고마웠어요"
"그래. 잘가. 다음에 또 보자."
그렇게 두사람은 정류장에서 헤어졌다. 저 멀리 윤주가 탄 버스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정욱은 발길을 돌렸다.
"저기, 이런 말 하긴 그런데..... 여긴 한두 사람 사는 곳이 아니니까 남들 눈치 볼 일은 삼가해줘. 학생"
막 들어오는 정욱을 향해서 하숙집 주인 할머니가 한소리 하였다. 어젯밤 윤주를 재운 것을 가지고 뭐라고 하는 것이다.
"걱정마세요. 할머니가 생각하시는 그런 일은 없었으니까요. 그냥 이런 저런 예기하다가 늦어서 제 방에 재워준거 뿐이에요"
생각같아서는 남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말라며 한소리라도 하는 것이 시원하겠지만은 그래도 나이가 든 만큼 어느정도 젊은 자신이 한발 물러서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적당히 한마디 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모녀 2대에 걸쳐 한남자랑 열애를 한다?"
어제 윤주와 나누면서 들은 그녀의 내막을 떠올리며 정욱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게까지 복잡하고 이리저리 뒤죽박죽된 인간관계라던가 이성관계에 대해서 접해본적이 없는 만큼 생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은 애써 웃음을 삼켜서 표정관리를 하였다. 상대가 윤주와 관련된 일인데다가 자신을 믿고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도움까지 요청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렇게 비웃는 식으로 나오는 것은 그녀에 대한 모독이라고 여기며 자제하였다.
시계를 보니 학교 갈 시간 다됐다. 대충 방안을 정리를 한후 등교를 하였다.
몇일후 정욱은 강의를 끝마치고 나오던 중 맞은 편에서 낯익은 한 사내랑 마주쳤다.
"수업 끝났나요?"
"예."
토루 바로 그 사람이었다. 아마도 그는 정욱을 기다리고 있었던거 같았다. 토루가 시간을 내달라고 하자 정욱은 근처에 한적한 곳으로 안내를 해서 자리를 만들었다.
"저, 곧 일본으로 돌아갈겁니다."
"그러세요"
"그전에 그쪽을 한번 보고 갈려고 이렇게 찾아온겁니다."
"저를 왜요?"
자신에게 뭔 용건으로 찾아온것일까. 궁금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히나를 잘 부탁 드립니다. 염치 없는 부탁입니다만은 제가 준 상처를 당신이 다독거리면서 아물게 해주셨으면은......"
예기를 듣던중 정욱은 그의 말을 중간에 끊으며 제지를 한다.
"아니, 뭔 소리 하는 겁니까."
"아직도 그녀가 말하지 않았나 본데..... 그냥 그대로 그녀랑 저에게 뭔 일이 생겼는지 파고들지 마시고 덮어주십시오. 부탁합니다."
아주 진지하고 간절한 어조로 부탁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정욱은 몇가지 사실을 알수 있었다. 아직 윤주랑 이 사람은 만나지 않았고 예기를 꺼내지도 않았다는 사실이랑 윤주 못지 않게 이 사람또한 그녀를 깊히 사랑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몇일전에 윤주가 저에게 와서 다 예기했어요?"
"예?"
다 예기했다는 말에 토루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아직 몰랐다면은 다행이라고 여기고 그냥 지나칠수 있다고 여겼는데 상대가 안다고 하니까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듣고보니 약간 복잡하긴 복잡하더군요."
그리고 그날 정욱은 윤주랑 나누었던 예기를 천천히 그에게 들려주었다.
"한국으로 와서 그쪽이 윤주를 만났을 때 당신이 한 실수는 좀더 강하게 밀고 나가지 않았다고 봐요. 물론 윤주는 그쪽을 오해하고 있었던건 사실이에요. 하지만은 한가지 확실한 것은 오해를 하고 실망한만큼 당신을 아직도 계속 마음에 두고 사랑하고 있었다는 거죠."
"그, 그렇습니까."
정욱의 예기를 듣던 토루는 긴가민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속으로 희망이 싹트는 것을 느꼈다. 더 이상은 그녀와 희망이 없고 예전처럼 돌아가기 어려울거라는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다가 이렇게 낙관적인 예기를 들으니 금세 기운이 솟는거 같았다.
"저는, 히나가 너무 상처받아서 더는 저를 돌아다 보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젠 그렇지 않아요. 지금이라도 가서 좀더 진지하게 예기를 해보세요. 지난번처럼 막무가내로 얼굴도 않보려고 하는 일은 없을겁니다."
"그럴까요?"
이번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단지 직접 시도를 해서 끝을 보라는 식의 무언의 압력을 상대에게 주었다. 효과는 적중하는 거 같았다. 정욱의 침묵이 그에게 더욱 확신을 주는 거 같았다.
"그러지 말고 가서 한번 진지하게 예기해보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만은..... 저기 당신은 히나와 정말로......"
정욱의 격려섞인 말에 희망을 가지던 중 문득 생각이 났는지 정욱과 윤주의 관계 예기를 거론하였다.
"아!! 정말로 아니라니까 그러네요. 저기 그날 러브호텔로 간 것은 일부러 그런겁니다"
"예?"
"그날 당신이 따라오는 거 윤주도 알고 있었고 순간적으로 미운 맘에 그쪽 보라고 연출한거예요. 저는 멋모르고 끌려다녔고요."
그날의 일들을 자세하게 예기해주자 토루는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은 상당히 기분이 들떠 있는거 같았다. 그렇게 이런 저런 예기를 나눈후 토루는 정욱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건낸후 떠났다. 돌아서는 그의 발걸음에 남달리 힘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봐서 아마도 윤주의 집으로 향하는 것이 아닐까 여겨졌다.
"윤주는 그렇다 쳐도 이 사람은 뭐야? 살아온 세월이란게 있을텐데 이렇게 단순해서야...."
문득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수 없었다. 나이에 맞지 않게 토루라는 사람은 윤주에게 그야말로 쩔쩔매는 거 같았다. 뭐랄까 기초적인 연애 지식도 없다고 할까. 확실하게 말하자면은 정욱보다 한수 아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쨌던 그 초짜아닌 초짜는 신이나서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중이다.
"따라갈까. 아니면은....."
지금 정욱은 망설이고 있었다. 토루는 아마도 히나 아니 윤주를 만나러 가는 것이 분명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자신은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할까. 방관자 입장에서 잘되기를 기원하며 자신의 일에 몰두할까. 아니면은 몰래 뒤따라가서 어떻게 될지 구경이나 할까. 고민되었다
하지만은 그 고민은 오래가지 못하였다. 이내 결심하였다는 듯 정욱은 토루가 간 방향을 향해서 뛰어갔다.
"왜 않된다는 거예요?"
"글세 지금은 들어가면은 않돼"
쇼핑을 마치고 막 집으로 돌아오는데 문앞에서 자신의 한쪽 가슴을 거의 다 본 그 인간이 제지를 하자 돌연 짜증이 나지 않을수가 없었다.
"잘은 모르겠지만은 아무래도 오늘밤은 다른데서 지내는 것이 좋겠어. 그러니까.....억!!"
정욱이 말을 끝내기도전에 정미는 그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재수없는 이 인간의 괴변을 더 이상 들을 생각이 없었기에.......
"아흑, 억억....흐읍..... ?졉"
"뭔 소리야?"
문을 열고 부엌에 들어서자 정미는 이상한 소리에 귀를 귀울였다.
"천천히, 제발, 아악, 흡흡... 아흐응"
"철석 철석, 읍읍, 츄걱츄걱..... 헉헉"
방안에서 들려오는 이 소리, 정미가 듣기에는 분명히 남녀간의 비음섞인 신음소리였다.
그런데 그중에 자신의 룸메이트인 윤주의 것으로 보이는 신음소리도 함께 있다는 사실이다.
호기심과 더불어서 당혹감이 정미의 얼굴에 교차하였다. 그러다가 정미는 누군가 뒤에서 자신의 어깨를 손을 올리자 돌아보았다.
정욱이었다. 그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는 문밖을 향해서 손가락질을 한다.
"나가서 예기해"
뭐가 뭔지 모르지만은 방안에서는 남녀간의 진하고 은밀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이 사람은 뭔 일이 있었는지 아는 것 같기에 정미는 일단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초지종부터 듣고자 따라나왔다. 둘은 집에서 약간 떨어진 공터에 가서 예기를 나누었다.
"세상에 그게 말이나 돼요!!"
정욱으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은 정미는 경악을 하고는 정욱에게 따져들었다.
"윤주랑 그렇게 가깝게 지냈는데..... 어떻게.. 그런 짓을 하도록 방관할수 있어요."
"서로 사랑하는 연인들이 그러는데 상관할수 없잖아."
"뭐가 사랑하는 사이에요. 완전 원조교제지. 윤주 어떻게 할거예요. 그쪽이 책임질거예요!!"
정미가 이렇게 강짜로 나오는 건 어쩌면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것이 이제 18살짜리가 거의 40살 가까운 아저씨랑 저렇게 한집에서 보란 듯이 뒹굴고 있는데 같이 지내왔던 룸메이트 입장에서는 보통일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더욱 기가막힌 것은 지금 정욱이라는 이 재수없어 보이는 인간이 그들이 즐기는데 지장이 없게끔 망을 보는 역할을 하는 것 같기에 더욱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은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정욱도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생각을 하던 간에 오늘은 집에 들어가지 말고 다른데서 잘곳을 마련해봐. 그리고 행여라도 저 자리에 끼어들어서 산통 다 깰 생각일랑 하지 말고......"
그리고는 정욱은 더는 할말이 없다는 듯 그곳을 떠났다.
토루의 뒤를 밟아서 결국 정욱은 이곳까지 오게되었다. 저녁때까지 이 집앞에서 서성이던 토루는 일을 마치고 돌아온 윤주랑 마주하게 되었고 결국 둘은 서먹서먹한 표정으로 마주하다가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둘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다가 정욱은 발길을 돌릴려고 하였지만은 이내 궁금한 맘에 몰래 안으로 들어갔다. 윤주가 전에 정욱에게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열쇠까지 건내줬기에 몰래 문열고 들어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잠시동안 숨을 죽이며 지켜보던 정욱은 그들이 신음소리를 연발하며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아마도 서로 견디지 못해서 어느쪽이 먼저인지 모르지만은 달려들지 않았나 싶다. 이제 둘 사이가 잘됐구나 싶어서 흡족한 맘에 몰래 집을 나오는데 맞은 편에서 윤주의 룸메이트 정미가 오는 것을 볼수 있었다.
정욱은 난감했다. 한창 저들이 달아오르고 즐기기 시작한 이 시점에 그녀가 등장한다면은....
아무래도 그냥 모르는 척 하기 그렇고 해서 저쪽에 가서 오늘은 다른데서 자라고 충고를 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이유까지 설명해줬다.
물론 그 이유래봤자 대충 사실의 골격만 밝혔지 구체적인 부분까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저 정미라는 여자는 아주 기겁을 하며 자신을 원조교제알선책 및 혹은 사창가를 전전하는 기둥서방, 펨푸쯤으로 취급을하며 따지지 않는가. 열이 받혔지만은 그래도 윤주의 집앞에서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기에 자신이 참기로 하였다.
"내막을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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