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중에 뭐하는 거예요. 윤비서?"
"어머!! 사모님"
의성댁이 하던 일을 물려받은 진희는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에서 뭔가 열심히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회장님 늦게까지 일하시기에..... 밤참 좀 마련하려고요"
"그래요. 수고가 많네요."
"수고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별거 아니라는 듯 말하지만은 그래도 정선은 진희가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잘 안다. 이 넓은 집안 살림을 다 맡아서 하는 사람이 현재 이 사람이니까 말이다.
편안한 사무를 보며 일하던 여자가 이런 힘겨운 집안 살림을 맡는 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일까.
"그러고 보니 늦었네요. 아기 가진거 축하해줘야 하는데 말이죠."
"축하라니요. 그러실 필요는 없어요."
정선의 입에서 축하라는 말이 나오자 진희가 당황해 하며 어쩔줄 몰라한다. 그도 그럴것이 정부인이 아닌 애인이 임신한게 그렇게 모양새가 좋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선도 같이 임신을 하였다면은 몰라도.......
"그럼 전 이만......."
정선에게 양해를 구하고 진희는 준비한 음식들을 가지고 정욱의 방으로 향하였다. 그런 진희의 뒷모습을 정선은 부러운 듯 한동안 바라보며 지냈다.
똑똑.......
"들어와요"
그러자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진희였다.
"이 시간에 왠일이에요?"
"이거 드시라고요. 너무 늦게까지 일하시기에......"
간단한 요것거리를 내온 것이다. 그것을 보고 정욱은 진희에게 미소를 지으며 답하였다.
"고마워요. 진희씨"
그리고는 진희가 차려온 것들을 먹기 시작하였다. 원래 같으면은 놔두고 나가라고 하면은 되지만은 그래도 임신중인 그녀이니 만큼 아무 생각없이 그냥 홀대하기 그렇기에 그녀가 마음상하지 않게끔 이렇게 하는 것이다.
"잘 먹었어요. 맛이 있네요."
"더 드릴까요?"
정욱이 맛있게 먹자 진희는 더 권하였다.
"아니요. 밤도 늦었는데.... 이정도면은 됐어요."
그리고는 다시 서류더미에 파묻히며 일을 시작하였다. 그런 정욱의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더니 진희는 이내 그 방에서 돌아서려는 순간이었다.
"저기..... 진희씨."
정욱의 부름에 진희는 다시 돌아섰다.
"예?"
"아직 예기하지 않은거 같은데......."
돌아보지 않은 상태에서 정욱은 뭔가 할말이 있는지 잠시 뜸을 들이며 지내다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여름방학 전에....... 그일..... 정말로 미안해요. 사과할께요. 본의가 아니었어요."
"??!!"
여름방학전의 일.... 한동안 뭔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하다 잠시후 뇌리속에서 뭔가 생각이 났다. 앞으로의 일에 대비하라며 언질을 주었다가 차안에서 자신에게 달려들었을때를 말이다.
그때 정욱이 자신의 상체를 벗긴후 팬티까지 벗겨내면서 거기다가 자위를 하며 사정을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아버지에게 예기를 하라고 큰소리까지 땅땅쳤던.......
"그 일이라면은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회장님 본의가 아니었다는 것은 말않해도 잘 아니까요. 오히려 제가 회장님 심기를 생각하지 못하고 물고 늘어져서 그렇게 된것일뿐이죠."
그렇게 말하고는 진희는 방을 나섰다. 그런 진희를 보면서 정욱은 한편으로 안심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그 당시 자신이 했던 행동은 지탄 받아야 마땅한 행동인데 그리고 그녀로써는 상당한 수치심을 가질만한 일일텐데........
"하여간에 이해를 못하겠다니까. 아휴!! 그 생각은 그만두자. 내가 점쟁이도 아니고...."
다시 서류더미에 파묻혔다. 지금의 정욱으로써는 눈코 뜰새 없을 정도로 너무 바쁜 시기였다.
똑똑..........
"들어오세요."
또 진희인가 싶어서 정욱은 다시 돌아다 보았다. 문이 열리면서 들어오는 한 여자...정미였다.
"여긴 왠일이...에요?"
"그렇게 말하지 말랬잖아. 단 둘이 있을때는......."
"그래 왠일이야."
"내가 못올 때 왔나? 자 먹어. 늦게까지 일하느라고 고생하는 거 같아서......"
그녀도 뭔가 만들었단다. 그가 차려온 것을 보던 정욱은 난감해하였다.
"뭐, 이런 것을 다."
"어서 들어. 양껏 솜씨를 발휘해서 만든거야."
"알았어."
정욱이 자신이 차려준 것을 들기 시작하자 정미는 그런 정욱의 모습을 흐뭇한 듯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요즘 많이 힘들지......"
"그래 많이 힘들어 너희 아버지 때문에 말이야. 이 나이에 내가 왜 이렇게 머리를 굴려야 하는지......"
속으로 그렇게 외쳤지만은 겉으로는 음식을 씹으면서 아니라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오빠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많이 시끄러웠던거 잘 알아. 하지만은 찾아 갈수가 없었어. 나도 여러모로 바빴거던....."
"괜찮아"
"오빠...... 요즘에는 어머니 보고 싶지 않은가봐"
정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전에 그리움에 겨워서 자신과 살을 맞대며 지내던 그 일을 회상을 하며 한번 생각 없어 하는 의미에서 말한거였다. 어머니 예기가 나오자 한창 음식을 들던 정욱의 동작이 그대로 멎었다. 그리고는 포크를 놓고는 먹기를 중단하였다. 그런 정욱을 보면서 정미는 자신이 뭔가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황급히 말을 이었다.
"아, 오해하진 마. 그게...... 그게 아니고....."
"나, 바쁘거던...... 그만 나가줄래."
가시돋힌 어조로 말하는 정욱, 그런 정욱의 모습에 정미는 당황해하며 어쩔줄 몰라하였다.
"저기..... 오빠 내, 내말은 저어....."
하지만은 더는 정욱은 정미쪽을 돌아다 보지 않았다. 그런 정욱을 보면서 한동안 서글픈 표정을 하더니 정미는 이내 방을 나섰다.
"내가 실수를 했나? 그래도 그렇지......"
꼭 저렇게까지 차갑고 모질게 대하는 정욱을 정미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정욱의 방을 나서자 마자 정미는 문앞에서 대기중인 정선을 보게 되었다.
"언니!!"
"이 시간에 이 방엔 왠 일이야!!"
살벌한 어조로 묻는 언니의 모습에 정미는 일순 긴장을 하며 대답하였다.
"오빠...... 간식...... 좀 전해주려고..."
"그런데..... 나 한테 한마디도 말하지 않고 몰래 온 이유는....."
"그, 그게....."
뭔가 대답을 하려고 해도 정미는 언니의 눈초리에 질려서 뭐라고 답할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 동생을 한동안 추궁하더니 정선은 정미의 팔을 거칠게 낚아채고는 정미의 방으로 끌고 들어왔다.
"아야, 살살해. 좀....."
"경고하는데..... 우려하는 일이 벌어지면은 알지... 그랬다가는 너 죽고 나 죽는줄 알아. 알겠어."
서슬퍼런 정선의 질책에 정미는 마지못해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동생을 바라보던 정선은 경고를 그정도에서 끝내고 동생방에서 나왔다.
"너 정말로 정욱이 아니면은 않돼겠니?"
정미의 방에서 돌아서면서 정선은 혼자서 중얼거렸다. 정미가 이 집에서 지내는 동안 정욱에게 너무나도 헌신적이었다. 정욱이 출근할때에 배웅하는 것에서 시작을 해서 퇴근할 때 문밖에서 마중나와서 기다린다거나..... 정욱이 늦게 들어오더라도 잠도 않자고 기다리는 등 그야 말로 지극정성이었다. 그런 동생을 보면서 정선은 한숨이 나오지 않을수가 없었다.
현재는 정미를 대하는 정욱의 반응이 그렇게까지 열성적이지 않고 미온적이기에 문제가 없겠지만은 언젠가 정욱도 정미에 대해서 그런 감정이 싹트고 불길처럼 타오른다면은......
"그땐 정말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생각하면은 할수록 난감하였다.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에 직면을 한 두 남녀, 그리고 그것에 괴로워하며 울부짖는 모습을 떠올리자니 말이다. 하지만은 정선의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고개를 저으며 그런 걱정을 애써 떨쳤다. 아직은 그럴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을 하며.....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예."
자신의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인사를 건내는 비서에게 정욱은 건성으로 인사를 건냈다.
"오늘 일정은 한 십분 뒤에 보고 하도록 해요."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뭐예요?"
비서는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정욱에게 건내주었다. 편지 봉투였다.
"어떤 분이 회장님에게 건내달라고..... 반드시 회장님에게 전해 달라고만......"
"뭐길래......."
봉투에 담겨진 종이를 펴보는 순간 정욱의 표정이 변하였다.
"아까 한말 취소...... 나 잠시 나갔다 올께요"
"예?"
뭔가 물어보기도 전에 정욱은 쌩하니 바람과 같이 사라졌다. 잠시 우두커니 서 있던 한영혜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좀 종잡기 어려운 타입인데......"
아주 젊은 새파란 놈인데다가 미혼, 그리고 많은 재산에 대기업 회장이라는 직함..... 그야 말로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갖고 있는 존재...... 성공한 커리우먼의 대열에 올라서고 그녀는 좀더 높은 상류 사회로의 진출을 꽤하고 있었다. 새로 비서실에 발령을 받은후 그녀는 신임 회장에 대한 정보 수집에 혈안이 되었다. 하지만은 정작 얻은 것은 전혀 없었다.
도데체 집이랑 회사만 들락 날락 거리며 다른 사람들은 차마 따라할 엄두가 않나는 강행군식의 야근과 철야 근무를 밥먹듯이 하는데다가 상류 사회에 있는 사람들이라면은 누구나 갖고 있을 사교 활동이라던가 부와 권위를 과시할만한 것을 전혀 보이지 않기에 영혜는 상당히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조급하게 굴지 말자.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않그래."
핸드백에서 손거울을 꺼내며 화장을 고치면서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자신은 26살, 저 새파란 신임 회장은 21살..... 자신이 연상이라는 점이 맘에 걸리긴 하지만은 전해 들은 봐로는 이전 회장이 바람피워서 만들어낸 사생아인데다가 어머니 얼굴도 모른다고 들었다. 그런 태생적인 환경이 5년이라는 시간차이를 아마도 극복하게 해줄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여기며 영혜는 애써 그런 우려를 접어두었다.
정욱이 도착한곳은 회사 근처의 공원이었다. 한동안 여러곳을 둘러보던 정욱은 뭔가 발견을 하고는 서둘러서 뛰어갔다.
"유희구 맞지?"
그 말에 벤취에 앉아 있던 사람이 돌아보더니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고는 부동자세로 경례를 하였다.
"충성"
"쟈식........ 너나 나나 제대한지가 언젠 무슨......"
"정말로...... 강병장님이었네요"
"그럼 내가 아니면은 누구인줄 알았는데........"
상대는 아직도 믿어지지 않은지 놀라운 표정으로 정욱을 올려다 보았다. 유희구는 정욱과 같은 부대에 복무하던 후임병이었다. 한동안 서로 인사를 건내며 안부를 건내던 두사람은 근처 까페로 자리를 옮겼다.
"얼마전에 잡지를 보다가...... 사진이랑 같이 이름이 나오길래 혹시나 했는데....."
"그랬구나!!"
잡지 예기가 나오자 정욱은 희구가 뭘 보았는지 짐작이 갔다. 아마도 거대 그룹의 치열한 후계자 싸움에서 시작을 해서 새파란 어린 녀석이 형들 몰아내고 회장자리 턱하니 차지하는 상식과 원칙이 결여된 경영권 계승..... 등 갖가지 수식어들이 남발된 기사들일 것이다.
자신이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데다가 갖가지 구설수들이 남발되었고 한동안 적지 않은 눈치를 봐야 했으니까 말이다.
"그나저나..... 그정도 배경이 있으신 분이 어떻게 군 입대를...... 거기다가....."
"그 예긴 그만해. 우리 아버지는 신이 아니거든...."
"김종익 병장과는 어떻게 되세요. 혹시 인척......."
"뭔 소리야!! 인척은 뭔 인척??!!"
희구의 물음에 정욱은 처음엔 뭔 소리인가 싶어서 의아해하였지만은 곧 그 의미를 깨달을수 있었다.
"그 자식 뻥치는거 말하는 구나. 공교롭지만은 아닌데......."
"그랬군요. 그런데...... 그렇게 뻥치는데 어떻게 참고지냈어요? 다른 것은 그렇다 쳐도 강병장님 집안까지 사칭했잖아요."
희구가 말하는 것은 정욱이 복무중일 때 말년 병장인 김종익이 유세떠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제벌 2세를 자칭하며 떵떵거리던....... 하지만은 그것들이 전부다 뻥이라는 것은 이번 정욱과의 대화로 극명해진다. 그도 그럴것이 김종익이 내세운 배경은 정욱의 집안에서 운영하던 회사들이니까 말이다. 그 사실을 상기하던 정욱도 피식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군대라는 특수 환경 때문 아니겠어. 짬밥 먹으면은 콧대가 높아지고 다 자기 잘난 맛에 도취되는 거지. 아휴...... 그 자식 예긴 그만해. 짜증나니까 말이야."
김종익이 뻥치는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정욱은 너무나도 황당하였다. 00그룹의 회장이 자신의 아버지라고 소리치며..... 하지만은 그분은 자신의 아버지인데.... 그런데 왜 저 자식이 자기 아버지라고 할까... 혹시 아버지의 숨겨둔 다른 자식이 저 녀석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은 알아본 결과 허풍떠는 것이라는 것이 판명이 되었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듯 넘어가는 정욱의 모습에 희구는 존경 어린 눈길을 보냈다. 군대에 있을때는 말수가 상당히 적인 타입의 정욱이었지만은 언제나 자신이 모든 일에 앞장을 서고 표면상으로 나서길 꺼려하는 겸손함이 가득한....... 희구가 그간 관찰한 정욱의 모습이었다.
"항상 그 모습 그대로네."
"그건 그렇고..... 너 요즘 어떻게 지내?"
한참 상념에 휩싸인 희구가 정욱의 물음에 정신이 들었다.
"그저... 그렇죠. 뭐......."
"취직은........?"
대답을 못하고 어설픈 미소를 짓는 것이 그의 현 상황이 어떤지 암시하는 것 같다.
"내가 알아볼까."
"그러실 것 까지야........"
만류를 하는 것 같지만은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은 것이 정욱은 희구가 오늘 자신을 찾아온 것이 단지 옛 전우로써 만나러 온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대충 짐작을 할 수가 있었다. 뭔가 바라는 것이 있고 그것을 자신이 해주기를 원한다는 것을......
"아니.... 이 정도 자리에 있으면서 너 하나 챙겨주지 못할까봐서...... 너 전공이 영상 매체쪽이었지. 그렇다면은 홍보 업무가 적합하겠고......."
전역한지 오래 됐는데도 아직도 자신의 전공에 대해서 기억을 하는 정욱을 보면서 희구는 감격하기까지 하였다. 거기다가 자신의 일자리까지 신경써주기까지 하니 옛 상관에 대한 존경심이 더하기까지 하였다.
"홍보쪽이라면은 이준기 이사한테 예기 해둘테니까 이번 주일 내로 한번 찾아와라."
"??!!"
"너? 갑자기 표정이 왜 그래?"
갑자기 당황을 하며 안색이 파래지는 희구를 보면서 정욱의 의아해하며 질문하였다.
"저, 저기...... 거기 말고 다른데로....."
"너 전공이 그거 말고 다른데로 바뀌었어? 어떤건데....."
그러자 희구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게...... 그냥 사무 업무쪽으로 아무데나 마련해 주실순 없나요"
"왜 그러는 건데.......?"
하지만은 희구는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면서 정욱은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 어리둥절하였지만은 이내 찬찬히 앞전에 했던 말들을 되짚어 보았다. 그러다가 뭔가 짚히는 것이 있기에 조심스레 말을 꺼내었다.
"혹시...... 이준기 이사랑 아는 사이?"
그말에 희구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푹 숙인 상태에서 끄덕였다. 그냥 넘겨 짚기 식으로 거론하였는데 상대가 맞다고 하자 정욱의 궁금증을 더하였다.
"뭔 일인지 예기 해줄래. 그래야 어떻게 내가 조치를 해주든지 하지."
희구의 표정을 보자니 아무래도 이준기랑 않좋은 쪽과 연관이 있는 듯 하여보였다.
"그, 그게........"
그날 저녁 정미는 정욱이 잠시 만났으면은 한다는 진희의 예기를 듣고 부리나케 정욱의 방으로 올라갔다.
"무슨 일이야? 오빠."
"응, 그냥....... 얘기 상대가 있었으면은 해서......"
뭔가 중요한 일인가 싶어서 서둘러 올라왔더니 겨우 한다는 말이 심심해서 불렀다에 가까운 얘기이다. 하지만은 정미는 그런 정욱을 원망하지 않았다. 이렇게나마 자신을 불러준 것이 지금 정미에겐 감지덕지할 정도니까 말이다.
"요즘들어서 많이 바쁘던거 같던데...... 몸 생각 해가면서 일해. 우리 아버지도 오빠가 너무 야근에 철야를 밥먹듯이 한다고 걱정하던거 같던데......"
그 말을 듣고 정욱은 피식 웃었다. 정미의 말처럼 그렇게 자신을 생각해줘가면서 걱정하는 것일까.
"이제 일도 어느정도 손에 잡히고 하니까 그렇게까지 않해도 될거야. 어쨌던 신경써줘서 고마워."
그렇게 한창 얘기 꽃을 피우기 시작을 해서 재잘 재잘 거리던 두사람.... 그러다가 정미가 문득 화제를 다른데로 돌렸다.
"그런데..... 진희씨 언제까지 이 집에 데리고 있을거야?"
"그건 나도 잘 몰라. 아기 낳고 나면은 그때부터 천천히 생각 해볼테니까. 어쨌던 지금 당장 시급하게 생각할 일은 아니라고 봐."
"그래도 이렇게...... 한집에서 지내는거...... 않좋아 보여. 오빠 아버지도 돌아가신지도 꽤 됐는데........"
사실 정욱의 아버지가 생존해 계셨다고 해도 볼성 사나운 모습이라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정욱의 아버지의 바람기에 대해서는 정미가 알게 된 것은 요 근래의 일이다.
더군다나 자신의 언니와 그녀가 한 이불을 덮으면서 정욱의 아버지를 모셔왔다는 얘기를 듣고는 얼마나 놀랬는지.....
"그럴지도 모르지만은..... 내가 어머니랑 지금 한집에서 지내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
정욱의 말에 정미는 더는 반박하지 못하였다. 듣고 보니 거기서 거기니까 말이다.
"탐탁치 않게 보일수도 있지만은...... 그 사람 앞에서 뭐라고 하진 말아줘. 알고 보면은 기구한 팔자를 타고난 사람이니까 말이야."
"알았어."
정욱의 말에 어느정도 납득이 가는지 정미는 더는 뭐라고 하지 않았다. 사실 따지고 보면은 이 집안에서 진희는 자신의 언니랑 동일한 위치에 놔도 되는 상대니까 말이다. 거기다가 임신중이기까지 하고 말이다.
"진희씨 얘기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데..... 그 사람은 그렇다 쳐도 어머니는 앞으로 어떻게 할거래?"
"어떻게 할거라니?"
"재혼 같은거 말이야."
"아!! 그게......."
언니의 재혼 얘기가 나오자 정미의 표정이 찌뿌려진다. 정미가 잠시 말을 잇지 못하자 정욱이 계속 말을 이었다.
"아버지 돌아가신지 얼마 않됐지만은...... 그렇다고 해도 언제까지 저렇게 지내게 해드릴순 없고...... 그렇다고 해서 너의 아버지한테 해라 마라 이런 식으로 얘기 꺼내는 것도 그렇고...... 직접 어머니 면전에서 말하기도 그렇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하거든."
"그럴만도 하겠네."
"정미 니가 나서서 어떻게 권해봐. 혹시... 이전에 사귀던 사람이 있을수도 있고......"
그 말에 정미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런 정미의 표정을 살펴보던 정욱은 뭔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있긴 한거야?"
정욱의 물음에 정미는 한동안 묵묵부답 말이 없이 가만히 지내다가 한참후에야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렇다는 대답을 대신 하였다.
"그랬구나. 그럼 그 사람이 누군지 말해주면 않될까. 알면은 내가 나서서....."
"않돼!!"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정미가 단호한 어조로 않된다고 하자 순간 방안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미안해. 오빠.... 하지만은 언니한테 그 예기 꺼내는 거 않좋아. 그랬다가는 상처가 또 도질걸."
"공연한 얘기를 꺼낸나 보네. 알았어. 앞으로 주의할게. 그런데 한가지만 물어보면은 않될까."
"뭘?"
한동안 정욱은 망설이는 듯 하더니 이내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이전의 어머니 상대..... 아직도 그에 대해서 어머니는 마음을 두고 있는가 해서.... 내막은 잘 모르지만은 니 표정을 봐서는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 말에 정미는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표정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이 사람에게 모든 것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물론 자신에 대한것이라면은 상관없지만은 언니에 관련된 것이라면은 얘기는 다르다.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들에게까지 알려지는 것은 자신도 원치 않기에.......
"그게..... 딱 잘라 말하긴 그렇고 해서.... 어쩌면은 언니는 아직 그 사람에 대해서 마음에 두고 있는지도 몰라. 확신할순 없지만은 말이야. 그리고 오빠의 아버지랑 언니가 만난것도 어쩌면은 그 사람에 대해서 잊고 싶은 마음에서 충동적으로...... 아, 그만 예기 할래. 나 나가볼게."
그리고는 정미는 서둘러 정욱의 방을 나섰다. 정미가 나간 문쪽을 한동안 처다보던 정욱은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결국 그런 사연이었군."
오늘 낮에 있었던 희구와의 얘기들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새어머니랑 너의 형이랑 예전에 사귀던 사이였다고......"
"예."
"저기..... 어느 정도였는지 말해줄순 없을까."
희구의 입에서 뜻밖에 새어머니 정선의 과거 예기가 거론되자 정욱은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재차 질문을 하였다.
"자세히는 모르지만은...... 동거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정욱의 물음에 대답하는 것이지만은 그래도 자신의 형과도 관련된 일이니 만큼 말을 꺼내기가 희구로써는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었다.
동거..... 라는 단어까지 튀어나오자 정욱의 관심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런데..... 어쩌다가 헤어지게 된거야?"
"그게......."
다음으로 이어지는 말에 의하면은 자세한 내막은 희구도 잘 모르지만은 자신의 형 유희준은 정선과 같이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준기에게 인사까지 드린 상태라고 하였다. 그런데 어떤 업무상의 일로 인해서 자신의 형 희준과 이준기와 사이가 틀어졌고 결국 그 일이 발단이 되어서 결별로 까지 이어졌다고 하였다.
"업무상의 일이라? 너의 형 직업이 뭔데......."
"지금은 회계사 시험 통과해서 작은 사무소 하나 차려서 일하는 중이에요."
"그렇다면은 그때는 무직이었다는 소리네"
"예."
"알겠어. 그럼 이준기 이사랑 얼굴 볼일이 없는 쪽으로 알아봐줄게. 좀 시간이 걸리겠지만은......"
"고맙습니다. 정말로....."
정미와 희구와의 얘기를 종합을 해 볼 때 구체적인 내막을 파악하긴 그렇지만은 상당한 진통과 난항을 격으면서 둘은 헤어진거 같다.
"그래. 천천히 기회를 봐서 한번......."
희구의 형이라는 사람도 한번 만나고 정선에게 아직도 그에 대한 숨은 감정이 존재하는지 파악을 한후 다리를 놓던지 말던지 그때 가서 결정하기로 정욱은 다짐하였다.
똑똑........
"예 들어와요."
문이 열리고 들어온 사람은 진희였다. 쟁반에 과일 몇가지를 담아 들고서 안으로 들어왔다.
"어쩐 일이에요."
"어머!! 오늘도 밤늦게까지 일하시는 줄 알고......."
늦게 일할 정욱을 생각을 해서 진희가 입가심할 것들을 마련한것이었다. 하지만은 들어와서 침대에 걸터 앉은 정욱을 보니 자신의 예상이 틀렸다는 것을 알고 머슥해하였다.
"생각해줘서 고마워요. 이리 주세요."
"예. 회장님."
쟁반의 과일들을 책상에 올려놓고는 진희가 나갈려고 하였다.
"혼자서 먹기 그런데..... 같이 들지 그래요?"
그러자 진희가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이내 돌아선후 다가왔다.
"괜찮으시다면은......"
그리고는 진희도 과일을 먹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먹는 모습을 보는 정욱의 얼굴에는 미소가 어렸다.
"당신도 이렇게 보면은 보통 여자나 다름없네요."
늘 정욱은 진희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은 일반인들이랑 차원이 다른 격이 틀린 뭔가가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무표정한 감정이 없는 그러면서도 틈이 없는 완벽하면서도 철옹성의 장벽을 연상케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뭐..... 하실 말씀이라도......?"
먹다 말고 진희는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정욱의 시선을 의식하며 조심스레 질문을 하였다. 그녀의 물음에 정욱은 잠시 멈칫하였다. 그러다가 뭔가 생각이 났는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사실 궁금한게 있어서....."
"말씀하세요. 회장님."
정욱이 물어볼려고 하는 것이 뭘까 싶어서 진희는 긴장을 하며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표정을 보니까 아무래도 대답하기 곤란한 어려운 질문이 튀어나오진 않을까 짐작을 하며..
"당신은 저의 아버지 사랑하였어요?"
그 말에 진희의 얼굴에 당혹감이 어렸다.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면서 정욱은 이거 괜한 예기 꺼내서 민감한 부분을 자극한게 아닌가 하며 후회하였다.
잠시동안 대답을 못하던 진희는 이내 결심을 했는지 정욱의 물음에 답하였다.
"그런적 없습니다. 회장님."
그 말에 정욱은 이해가 않되는 듯 다시 반문하였다.
"그런데 어떻게........아기를...."
"저도 제 핏줄이라는 것을 가지고 싶었거든요."
그러면서 진희는 자신의 출신과 출생 내력에 대해 정욱에게 말해주었다. 그녀의 얘기를 듣고서 정욱은 아기에 집착을 하는 그녀의 심정을 알수가 있었다. 지금의 진희에겐 상대가 누구인지 전혀 중요치 않다는 것, 자신의 몸을 빌려서 태어나는 아이에 대한 깊은 사랑과 연민만이 있을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아이 가진 것을 알게 됐을 때 저도 엄마가 된다는 생각에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회장님 돌아가신 것 때문에 저도 얼마나 괴로웠는데 저도 그분의 뒤를 따를까 생각했을 정도였거든요."
정욱은 그 당시의 그녀의 기분이 어떠했을지 느낄수 있었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한말에 의문을 품고 질문하였다.
"저의 아버지 사랑한적 없다면서...... 괴로웠고 뒤를 따를 생각을 했다? 이게 말이......"
"그분을 존경했거든요. 그리고 저를 사랑해주셨고요."
"이해가 않가는 군요. 아버지가 당신을 사랑했다니?"
"돌아가신 회장님은 사모님이랑 저를 정말로 사랑하셨어요. 옆에서 보시는 분들에겐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진 모르지만은 저랑 사모님을 대하는 회장님은 항상 진지하셨고 순수함 그자체였습니다."
진희의 말이 전혀 믿어지지도 납득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은 달리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오늘날까지 살아오면서 자신이 바라본 아버지랑 진희가 바라본 아버지의 모습은 차이가 있을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자신보다 더욱 가깝게 아버지를 지켜봤고 모셔왔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다음으로 넘어갔다.
"아버지가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였다면은...... 그렇다면은 결혼은 왜.... 저는 그게 이해가 않가서요."
아버지가 후처로 정선을 맞아들일 때 정욱은 정말로 황당함 그자체였다. 아직 성인은 아니지만은 그래도 결혼할 수 있는 나이인 젊은 진희를 곁에 두고 있는 중이지 않은가. 그런데 어떻게 다시 다른 여자랑 정식으로 결혼을 할 생각을 할 수가 있었을까.
그리고 더욱 이해가 않가는 것은....... 진희는 아버지의 결혼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몇해동안 한 이불속에서 뒹굴며 몸을 맞대어온 사이라면은 남자쪽에서 후처를 맞아들인다는데 가만히 있는 다는 것이 말이나 되기나 할까. 그것도 지속적으로 자신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말이다.
정욱의 그 물음에 진희는 잠시 씁쓸한 미소를 짓더니 이내 말문을 열었다.
"저는 결혼을 원하지 않았어요.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은 저는 돌아가신 회장님을 존경한거지 사랑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은 지금 사모님과는 정 반대였던 것으로 압니다."
"이거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지금 설명을 드려도 그분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우실겁니다. 그래도.... 계속 들으시겠어요?"
그러자 정욱이 손을 내저으면서 만류하였다.
"그만, 그만..... 이거 뭐가 뭔지...... 참 복잡하네요."
투덜거리는 정욱을 바라보면서 진희는 미소를 지었다. 사실 자신보다 한 살 많지만은 아직 세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이 철부지를 바라보자니 웃음이 나오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렇게 깊히 이해 하실 필요 없으세요. 다 사람들 마다 살아가는 법이 다르니까요. 저도 그렇다고 생각을 하시면은 될겁니다."
그렇게 말하고 진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방문을 나서려는 순간...... 진희의 동작이 멈췄고 다시 되돌아 섰다. 한동안 진희랑 나눴던 예기를 상기하며 그 의미랑 뜻을 해석을 하려던 정욱은 뭔가 기척을 느끼고는 돌아다 보았다.
"나간거 아니었어요?"
아직도 진희가 나가지 않고 서 있자 정욱이 의아해하며 질문하였다. 그러자 진희는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이내 다가와서는 정욱에게 말하였다.
"실은....... 저도 이전부터 회장님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것이 있어서요"
"어떤건데요?"
"저희 둘이 처음 만났을 때....... 기억하시나요?"
진희가 조심스레 말을 꺼내자 정욱의 안색이 일그러졌다. 그런 정욱의 모습이 이전 처음 만났을때의 그의 모습이랑 흡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진희였다. 진희의 뇌리속에는 4년전 그때의 일들이 아련히 떠올랐다.
띠리리릭~~~
"예 전화 받았습니다."
전화 받고 상대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은 진희의 표정이 일순 굳어졌다.
"예. 예. 오늘 저녁 늦게..... 예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몇마디 말을 나눈후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는 자리에 일어서고는 집안 정리를 하였다. 곧 자신이 거처하는 이곳에 방문을 하고 육욕을 즐기고 열정을 불태울 그를 위해서 준비에 준비를 하였다. 집안 정리를 끝내고 난후 진희는 목욕을 하였다.
"오늘 설마...... 여기다가 하자고 하는 건 아니겠지?"
오늘 방문할 그와의 시간을 떠올리면서 한가지 걱정이 앞서기 시작하였다. 몇 달 전부터 병윤은 진희에게 색다른 방식의 체위를 할 것을 권했고 그것이 나열된 책자를 주기까지 하였다. 그것을 보면서 진희는 섹스를 하는데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할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날 자신이 병윤과 맨날 하던 것이 정상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외에 다른 체위법들에 대한 소개...... 진희는 병윤과 그 책을 같이 보면서 어떤 것으로 할지 선택을 하며 직접 하곤 하였다.
일명 뒷치기 라고 불리는 후배위에서 시작을 해서 오럴 섹스, 69 등등 다양하게 바꿔가면서 일을 치뤘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 다양한 방식 중에 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였다. 한가지만 빼고는........
"어떻게 하지?"
목욕을 끝내고 욕실 거울 앞에 서며 자신의 뒷 모습이 비친 거울을 돌아다 보면서 진희는 걱정 섞인 푸념을 늘어 놓았다. 진희가 바라다 보는 것은 자신의 엉덩이였다.
유일하게 하지 않은 이색적인 섹스인 항문 성교, 그것이 어떠한건지는 여러 경로를 통해서 정보를 습득하였기에 잘 안다. 하지만은 잘 아는 만큼 두려움이 커지는 중이었다.
그간 병윤과 관계를 가질때마다 느낀것이지만은 병윤의 성기의 크기가 어느정도인지 잘 안다. 처음 자신이 병윤과 관계를 가질 때 얼마나 아파하며 발버둥을 치며 울부짖기까지 하였던가. 물론 다리에 깁스를 한 상태여서 꼼짝도 할수 없었기에 피할수도 없었다.
그렇게 자신의 처녀성을 병윤에게 내주었고 진희는 그 이후에도 계속 병윤에 의해서 다리를 벌려야만 하였다. 그때마다 이어지는 고통은 10대의 진희가 감당하기 너무나도 벅찬것이었다. 아픔 보단 성적인 희열이랑 오르가즘이라는 것을 느끼고 깨달으며 서서히 리드란 것을 하기 시작한 것이 반년전쯤이었을 것이다. 그만큼 병윤과의 섹스에 적응을 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였다는 말이다.
그런 과거의 경험을 상기할 때 진희로써는 두려움이 생기지 않을수가 없었다. 한번도 하지 않은 자신의 항문, 만일에 여기에다가 한다면은....... 그 굵은 병윤의 것이 이 곳을 헤집고 파고든다...... 진희로써는 여간 고민이 아니었다.
"눈딱감고 하면 돼는 걸 뭐가 그렇게 걱정이야!!"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며 그렇게 애써 자위를 하고는 진희는 욕실을 나섰다.
알몸으로 집안을 돌아다니는 것이 이젠 일상 생활화 되어간다. 사실 집안에 진희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는데다가 언제 불시에 방문하게 될지 모르는 그로 인해서 이 것도 점점더 자연스럽게 되어간다.
거기다가 불시에 들이닥칠 그의 입장에서 본다면은 번거롭게 옷 벗기는 불필요한 과정을 생략을 할수 있기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는 만큼 서로가 원하고 편의?를 봐준다는 이점 때문에 진희로써는 알몸으로 집안을 활보하는 일이 상당히 잦았다.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서 한모금 마시는 순간이었다.
툭........ 등뒤에서 들려오는 인기척, 순간 진희는 병윤이 왔다는 것을 느끼고는 돌아섰다. 그런데......
"꺄악!! 누, 누구세요?"
진희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왠 자기 또래의 사내 한명이 자신의 집에 멍하니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뜬금없는 한남자의 출현에 진희는 경악을 하였고 곧 자신이 알몸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손으로 몸을 가리고 한걸음씩 뒤로 물러섰다.
"가, 가까이 오지 말아요."
"저, 저........ 그게....."
진희가 놀라는 것 못지 않게 상대또한 전라의 알몸의 여체를 직접 눈으로 보니까 적지 않게 혼란스러운가 보다. 하지만은 진희는 그런 그의 행동따위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한손으로 자신의 은밀한 부분을 가리면서 다른 한손으로는 뒤로 뻗으면서 찬장에 놔뒀던 식칼을 손을 댔다. 그러다가 칼 손잡이가 손에 잡히자 진희는 제빨리 상대에 겨누고 외쳤다.
"어떻게 들어왔어요. 당신은 뭐하는 사람이에요?"
"그, 그게....... 저어........"
손에 식칼이 잡히자 어느정도 마음의 안정을 서서히 되찾아가는 진희였다. 하지만은 반면 상대는 전혀 안정이 않돼는지 말을 더듬으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는 중이었다. 진희는 상대에 대한 대비를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계속 상대를 관찰을 하였다. 스포츠 머리에 교복을 입고 있었다. 어느 학교인진 잘 모르겠지만은 진희가 사는 근처의 학교는 아닌 것 같다.
그러다가 진희의 시선이 어느 한곳에 모아졌다. 상대의 교복 상의 가슴 한부분에 달려 있는 명찰쪽이었다.
"설마.....?"
진희는 상대의 명찰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강정욱........ 이라는 이름의 명찰, 그러다가 상대의 얼굴을 다시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혹시....... 정욱 도련님? 아니세요?"
"??!!"
진희의 물음에 상대는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가 맞다고 하자 진희는 돌아섰다. 상대가 누군지 어느정도 감 잡았는데다가 이렇게 전라의 몸을 내보이는 것이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식칼을 내려 놓았다.
"어떻게 된거지? 이 사람이 왜 여기에......"
진희의 머릿속은 그순간 엉망진창이었다. 이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할지가 너무나도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강도라고 여겼던 상대는 다름 아닌 자신이 모시는 분의 아들.... 갑작스런 이 사람의 출현에 진희는 그야 말로 난감하였다.
"어, 어떻게 오신거예요. 도련님."
돌아선 와중에서도 진희는 애써 침착하게 그에게 말을 던졌다. 하지만은 상대는 전혀 말이 없었다. 아니 채 말을 잇지 못하는 것이라고 봐야 할까.
그러다가 바깥에서 차의 엔진음이 들여왔다. 그 순간 진희의 안색이 파래진다.
"어, 어떻게 하지?"
병윤이 왔다는 것을 직감을 하자 진희의 갈등이 이순간 최고조에 달하였다. 곧 들이닥칠 그를 생각을 하자니 앞이 막막하였다.
"저, 이리로 오세요"
"??"
갑자기 돌아서서는 자신의 팔을 낚아채고는 어디론가 끌고가는 진희의 모습이 상대는 의아한 듯 하였지만은 아무 말 없이 순순히 따라갔다.
진희가 정욱을 끌고 간 것은 자신의 방안이었다. 방안에 들어온 두사람, 그러다가 진희가 옷장의 문을 열고는 정욱에게 돌아서면서 외쳤다.
"어서 들어가세요. 빨리요?"
"저, 지금..... 뭐하는....."
계속 말을 더듬으면서 뭐가 뭔지 통 몰라하는 모습, 설명을 해주고 싶지만은 지금 진희에겐 시간이 별로 없었다.
"이 안에서 꼼짝 말고 숨어 계세요. 절대 나오시면은 않돼고요."
"??"
"회장님 오셨어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그렇게 간단하게 축약을 하고 진희는 옷장의 문을 닫았다. 닫기 직전에 정욱의 표정은 그야 말로 사색이 다 돼어 있었다. 아마도 자신의 아버지가 오셨다는 말을 듣고 사태의 심각성을 어느정도 깨달아서가 아닐는지......
옷장의 문을 닫고서는 진희는 밖으로 나서려는 순간이었다.
"회장님!!"
방문을 나서려는 순간 들이닥친 병윤과 마주쳤다. 병윤은 늘 그랬듯이 알몸으로 자신을 맞이하는 진희의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았다.
"오늘따라 더 이뻐 보이는군."
"감사합니다. 피곤하실텐데....... 먼저 목욕이라도......"
그렇게 인사를 건내며 진희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 병윤에게 씻기를 권하였다. 하지만은 병윤은 진희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거 생략하고...... 자, 이리와"
알몸의 진희를 번쩍 안아들고는 침대위에 또慧?
"그, 그게......."
"귀여운 것.... 그렇게 놀랠게 뭐가 있어. 자, 시작할까."
병윤은 서둘러 옷을 벗어 던지고는 그대로 진희를 덮쳤다. 육중한 체구를 바탕으로 한 병윤의 굵은 성기가 사정없이 진희의 질 안을 파고 들었고 진희는 격렬한 신음성을 질러댔다.
"읍읍....... 흑흑.......아아, 아응"
"그, 그래...... 그렇게... 더 조여.....으읍...... 하아"
이미 두 사람은 흥분하여 최고조에 달하여 땀이 전신에 흘러내리기 시작하였다. 하지만은 병윤보다 진희의 흥분이 더하였다. 일상적인 병윤과의 섹스때라면은 그렇지 않겠지만은 지금 이방 안에는 자신과 병윤 말고도 다른 한 사람이 더있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상기하자니 평상시 보다 더 흥분이 되는 거였다.
병윤이 하체의 테크닉을 지속시키면서 진희를 내려다 보며 입을 벌렸다. 그러자 진희가 입을 벌렸다. 그러자 병윤이 진희랑 입을 맞췄다. 두사람의 입안에 혀가 오고 갔다.
"웁웁.... 졉졉...흡"
뜨거운 콧김과 타액을 교환해가며 받아마시며 그렇게 두사람은 위랑 아래가 하나로 합쳐지며 엉켜 있었다. 그러다가 잠시후 병윤이 진희와의 긴 입맞춤을 끝내고는 상체를 일으키고는 표정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으으.......아, 나, 나와..... 싸아..... 윽"
"아앙, 으읍 흐윽..... 아아"
잠시후 진희는 질 안에 뜨거운 뭔가가 세차게 가로지르는 것을 느꼈고 그 여파로 연신 비명을 질러댔다. 진희의 몸 속에 사정을 끝내고 나자 병윤은 아직도 하체가 진희의 몸속에 고정 시킨 상태에서 그래도 쓰러졌다.
"휴으...... 진희 너, 나날이 좋아지는 거 같아."
"감사합니다. 회장님"
진희를 만족스레 바라보며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작거리며 주무르는 병윤이었다.
그런 병윤의 애욕을 채우면서도 한편 진희는 저 옷장속의 인물을 상기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오늘은....... 뭘로 할까. 그래..... 돌아 누워봐."
그 말에 진희는 상대가 후배위, 뒷치기를 하려는 것으로 짐작을 하고는 돌아 누웠다.
"아직 하지 않은 곳이 바로 여기지..... 오늘은 여기를....."
병윤의 손길이 닿자 진희는 당황하였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항문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우려하던 것이 실현되는 순간이란 것을 깨닫자 재빨리 만류하려 하였다. 계속 이런 상태로 섹스를 하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었기에.......
"그, 거긴...... 아악.... 읍....흑!!"
이 방안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거랑 그 사람이 당신 아들이라는 것을 말이 튀어나오려는 순간이었다. 하지만은 그것이 채 나오기도 전에 병윤의 성기가 진희의 아직 개척되지 않은 통로를 뚫고 파고 들었다.
"아악...... 흑, 흡...으으윽.... 하아"
역시나 예상대로 아니 그 이상의 고통이 전해져 왔다. 처음 병윤에 의해서 14살 때 처녀성을 상실할때랑 비슷한 수준의 고통이 뒤에서 전해져 오자 그 것에 진희는 발버둥을 치며 신음을 질렀다. 하지만은 마치 작살에 꽂힌 물고기처럼 꼼짝도 못하고 몸의 일부만 비틀 거릴뿐이었다.
"으으..... 나, 싸아...... 하압"
"끄읍...... 아으윽"
항문성교는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정상위로 하는 것 보다 더욱 세차게 조이고 비벼대는 터라서 곧 병윤은 사정을 하고 말았다. 뜨거운 체액이 이번에는 뒤에서 가로지르는 것을 느꼈다. 진희는 온몸을 부들 부들 떨고 있었다. 그런 진희를 병윤은 적극적으로 애무를 해주고 비벼대며 육욕을 채우고 또 채웠다.
그렇게 그날 진희는 제2의 처녀성을 깨뜨렸다. 한 남자에 의해서......
"응, 알았어. 그리로 가지."
잠이 들었는지 아니면은 무리를 해서 정신을 잃었는진 몰라도 진희는 잠시 의식을 잃었다가 다시 깨어났다. 깨어난 순간 병윤은 누군가랑 전화를 걸고 있었다. 그런후 전화를 끊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자고 갈려고 했는데...... 급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미안해."
하지만은 진희는 병윤의 말에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너무 격렬하게 일을 치러서 힘이 하나도 없었다. 그냥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기만 할뿐이었다. 옷을 챙겨 입은 병윤은 진희에게 가벼운 키스를 한후 집을 나왔다.
홀로 남은 진희, 배웅이라도 해야 하지만은 그럴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온몸이 않아픈데가 없었다. 앞과 뒤로 격렬하게 쑤시고 헤집으며 파고든 통에 너무 체력의 소모가 심했는가 보다. 한동안 몸도 꿈쩍도 못하고 쓰러져 있는 와중에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옷장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진희는 곧 그와 다시 시선을 마주하였다.
아주 겁먹은 얼굴에 극도로 긴장을 한 그의 모습, 그러면서도 아주 청순한 티 없이 맑은 얼굴.... 진희는 차마 그랑 얼굴을 마주할 수가 없었다. 저런 사람과 마주하기에는 자신의 모습이 지금 너무나도 초라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지금 자신은 격렬한 정사를 치르느라고 땀 범벅에 전라의 알몸이었다. 그리고 침대 시트에는 땀과 정액과 피가 뒤 범벅일테니까 말이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저 사람이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자니 왠지 자신이 초라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진희는 그랑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 눈을 감았다. 차라리 그렇게 하는 편이 좋을거 같아서......
곧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조용히 누군가가 걸어 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그가 이 집에서 나갈려거 같았다. 이제 그랑 마주치지 않아도 될거라는 생각에 진희는 서서히 안정이 되기 시작하였다.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는 애써 몸을 일으키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였다. 이대로 잠들기에는 너무 찝찝하였기 때문이다.
"아악!! 아응, 않아픈데가 없네."
앞 부분은 그렇다 쳐도 뒤쪽이 너무 아팠다. 책에 적혀 있던대로 너무 무리를 주는 이색적인 섹스방식이라는 것을 진희는 실감이 갔다.
그렇게 아픔을 참아가며 힘겹게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이었다.
"헉!!"
다시 자신의 눈앞에 드러난 그 사람, 아직 나가지 않고 그대로 이 집에 남아 있었던가 보다.
"이거 어떻게 하지?"
진희는 너무나도 난감하였다. 당장 나가라고 큰 소리를 칠까? 그러기에는 진희의 몸상태가 않좋다. 그리고 마주하기 껄끄럽긴 하지만은 그래도 그분의 아들이 아닌가. 결코 자신이 이래라 저래라 할 만한 사람이 아니다.
이런 저런 생각에 잡혀 있는 와중에 그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진희는 서서히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혹시?"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래야 않을수가 없었다. 왜 여기 왔는진 모르지만은 어찌되었건 간에 자신은 아까 전부터 지금까지 전라의 알몸으로 그랑 대면해 왔다. 그리고 이 집에는 현재 아무도 없다. 그리고 자신은 현재 거동도 제대로 못하는 불편한 상태이다. 그렇기에 이 남자가 그런 의도를 품는다면은.......
"저, 제발..... 제발....."
진희의 두려움은 서서히 현실화 되는 거 같았다. 그 사람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서서히 진희랑 거리를 좁히기 시작하였다. 배개로 자신의 중요 부분을 대충 가린 진희는 있는 힘을 다해서 뒤로 물러나려고 하였다. 하지만은 그런 몸 상태로 진희가 내뺄수 있는 범위는 정해져 있었다. 그리고 그가 지척에까지 이르자 진희는 눈을 감았다. 지금 상황에서 자신은 스스로를 지킬수 없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뜨거운 사람의 체온이 느껴졌다. 이제 곧 자신의 전신이 이 사람이랑 다시 합쳐지겠지. 그렇게 예상을 하고 진희는 이를 악물며 긴장을 하였다. 하지만은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는 진희를 품에 안고는 번쩍 들면서 어디론가 이동하였다. 그런 그의 행동에 진희는 의아해하며 눈을 떴다. 잠시후 진희가 본 것은 욕실이었다. 욕조에는 따뜻한 물이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진희를 욕조 안에 살며시 내려다 놓았다.
그리고는 애써 진희랑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면서 욕실 밖으로 나갔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진희는 처음에는 황당해하더니 이내 자신을 생각을 해주는 그의 배려를 세삼 느끼고는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그리고는 진희는 목욕을 하기 시작하였다. 조금전 병윤과 격렬하게 벌인 정사의 체취들을 따뜻한 물에 훌훌 씻겨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한 30분 정도 그렇게 여유를 가지면서 목욕을 하고 나자 진희는 서서히 기운을 회복하였다.
아직도 여러 군데가 욱신거리긴 하였지만은 그래도 조금전 보단 나았다. 그렇게 목욕을 끝내고 나서 진희는 밖으로 나설려고 하였다. 그러나........
"아직 있을까? 아니면은 나갔을까?"
문득 그의 존재가 떠올랐다. 자신을 욕실까지 데려다 놓고는 그 다음엔 어떻게 하고 있을지 말이다. 아직 이 집에 그대로 있을지 아니면은 사라졌을지를 말이다.
일단은 나가 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복장?에 신경을 써야 하고 말이다.
목욕가운을 걸친후 진희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주변을 조심스레 살펴보고는 밖으로 나왔다.
"역시........"
현관문 근처에 그 사람이 아직 서성이고 있었다. 진희는 천천히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저어....."
진희가 제일 먼저 말을 걸자 그가 돌아다 보았다. 그리고 진희랑 시선이 마주치자 다시 당황해하는 거 같았다. 그런 그에게 뭐라고 얘기를 하려고 하였지만은 그가 먼저 말을 꺼내는 바람에 기회를 잃었다.
"이렇게.....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용서해주세요. 그럼....."
"??!!"
그리고는 그는 재빨리 문을 열고 사라졌다. 더는 여기 있기 거북하고 두려운 듯..... 그가 떠나고 홀로 남겨진 진희는 이날 있었던 일들이 전혀 이해가 않갔다.
갑작스레 자신이 모시는 분의 막내 아들이라는 사람의 방문...... 하지만은 그 사람이 방문을 한 이유는...... 모든게 그야말로 미스테리였다.
그 날이후로 그의 모습을 더는 보지 못하였다. 다시는 자신이 있는 집에 찾아오지도 않았고 말이다. 그날 있었던 일은 진희의 마음속에 숨겨진 비밀로 자리를 잡았다.
몇 년후 여고를 졸업한 진희는 병윤에 의해서 고졸이라는 학력의 한계를 극복을 하고 대기업의 비서에 취직을 하였다. 그리고 병윤의 권유에 의해서 그가 살고 있는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회사랑 집에서 계속 변함없이 그를 모시면서 말이다.
정욱과 다시 맞대면을 하게 된 것은 그의 집에 들어와 살게 되면서 부터였다.
하지만은 진희는 정욱과 거의 말을 하지 못하였다. 정욱이 애써 자신을 피하려고만 하였고 진희또한 그랑 얘기를 하는 것이 왠지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어느정도 거리를 두면서 그렇게 지내왔다.
"기억나요? 그런데..... 왜요?"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진희랑 정욱의 단둘만의 대화로 시작된다. 정욱이 자신의 물음에 기억난다고 대답을 하자 진희는 깊게 한숨을 들이쉬고는 다시 물었다.
"저..... 전 도무지 이해가 않가서 말이에요?"
"..................."
진희는 정욱의 표정을 조심스레 살피며 다음 말을 이었다.
"그날........ 어떻게 해서 그곳에 나타나셨는지...... 그리고 마지막에 하신말씀이...... 용서해달라는 말도 그렇고....... 설명을 해주시면은 않될까요?"
그날의 일들을 꺼내는 것은 진희로써는 그렇게 달가운 것은 아니었다. 자신과 죽은 병윤과의 정사 장면....... 특히 처음으로 제2의 처녀성이라는 항문 성교까지 이 사람이 직접 목격을했을거라는 생각까지 하자니 말이다.
하지만은 그런 수치심따윈 접어두어도 될 정도로 그때일에 대한 의문점을 풀고 싶었다. 그렇기에 진희는 정욱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거였다.
"제가 착각을 한거예요."
"착각이라니요?"
"우연히...... 아버지가 당신이랑 같이 교복가게에서 나오는 것을 봤어요?"
그 말에 진희는 다시 이전으로 기억을 되짚었다. 그렇다. 그때가 자신이 고등학교 입학을 했을때였을거다. 자신의 교복 맞추는데 병윤이 직접 동행하였고 사주었던 기억이 났다.
"그런데..... 그게 뭐 어쨌는데요?"
"그때...... 저는 당신이 아버지의 다른 숨겨진 자식이려니 생각을 했거든요"
정욱이 그때가 생각이 나는지 피식 미소를 지으면서 아련히 회상을 하기 시작하였다.
학교를 마치고 머리도 식힐겸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어디로 갈까 궁리를 하던 중이었다.
"어? 아버지?"
자신이 탄 버스가 어느 교복가게를 지나는 순간...... 정욱은 낯익은 한 노인과 자신 또래의 여자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기사 아저씨에게 자신이 내릴 지점을 지나쳤다면서 중도에 내려달라고 보챘다. 버스 기사는 투덜거리면서 중간에 차를 세우고는 문을 열어주었다.
차에서 내린 정욱은 쏜살같이 달려서 그곳을 향해서 달려갔다. 그리고 그 가게에 이르기 전에 문이 열리고 그 두사람이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분명히 자신의 아버지였다. 그리고 곁에 동행하는 다른 한 여자는.......
"누구지?"
정욱은 처음보는 여자였다. 자신의 아버지가 그 여자랑 같이 차를 세워둔 지점으로 가자 정욱도 뒤를 따랐다. 그때 그 가게의 점원들이 하는 예기가 정욱의 귀에 들려왔다.
"딸 자식한번 늦게도 봤군. 저 정도 나이에 저만한 여식이라면은 얼마나 애지중지 하겠어."
"그러게 말이야. 예쁘게도 키웠네. 처음엔 손녀딸이려니 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그들 점원들이 무심결에 내뱉은 딸이라는 단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정욱도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의 사생활이 문란하다는 것은 정욱도 잘 안다. 자신 역시 아버지가 바깥에서 만들어왔지 않은가. 그러니 만큼 자신외에도 다른 누군가에게서 자식을 더 보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이다. 만일 그게 저 여자라면은........
"그럴수도 있겠어. 그럼 나한텐 어떻게 될까? 누나? 아니면은.....동생?"
정욱은 상대가 누나일지...... 아니면은 여동생일지 너무나도 궁금하였다. 기왕이면은 여동생이라면은 좋을텐데...... 하지만은 이렇게 먼 발치에서 떨어진채로 보기만 한 상태에서는 파악하기 힘들었다.
곧 아버지가 탄 차가 시동을 걸며 사라지는 모습이 보였다. 정욱은 급히 택시를 불러 세웠다.
"아저씨...... 저기, 저차 따라가주세요. 들키지 않게......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말이에요"
"저기....... 학생 지금 첩보 영화 찍는 거야?"
다짜고짜 택시 불러세우고는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말을 내뱉는 머리에 피도 않마른 학생이 못마땅한지 기사는 군시렁거렸다. 그런 그에게 지갑에서 만원권 몇장 꺼내주자 그의 표정은 언제 그랬냐며 손님의 주문에 응하였다.
그 기사 역시 첩보 영화를 어느정도 봐왔는지 정욱의 요구에 부합되는 미행을 무리없이 소화해 냈다. 들키지 않게끔 멀찍이 떨어져 있으면서 미행을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해서 정욱은 그녀의 거처일것으로 짐작되는 집을 알아내는데 성공을 하였다.
일단 그녀가 사는 곳을 알아낸 이후 정욱은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하기 시작하였다.
"아버지한테 누구냐고 물어볼까?"
하지만은 고개를 저었다. 자신말고도 다른데서 자식을 보지 않았느냐고? 그랬다가는 완전 묵사발이 날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말도 꺼내는 것도 허락지 않은 아버지인데 그런데 성심 성의껏 대답을 해줄까?
한동안 그 일을 가지고 속으로 고민의 고민을 하던 정욱은 결국 아버지를 거치지 않고 자신의 배다른 누이로 여겨지는 그녀를 직접 만나기로 결심을 하였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그 집으로 들어가는 것일게다.
그곳은 아버지가 자주 간다는 호숫가의 여름 별장이었다. 아주 어릴적에 정욱도 와 본적이 있는 곳, 하지만은 그렇게 자주 온적은 없었다.
아버지가 출근하고 난 이후 안방을 뒤적거려서 별장 열쇠들이 주렁 주렁 달려있는 키뭉치를 꺼내들고 열쇠가게에서 전부다 복사를 하였다. 물론 그곳의 열쇠는 한가지겠지만은 하나하나 어느 곳의 별장 열쇠인지 분간 할 길이 없기에 그런 단순 무식한 방식으로 전부 복사하는 것을 택한 것이다. 그렇게 복사한후 그곳에 가서 자물쇠에 일일이 맞춘다면은 어느것 하나는 들어 맞을거라는 생각을 하며.....
그렇게 해서 만반의 준비를 끝낸후 정욱은 곧 실행에 옮겼다. 그녀가 사는 호숫가의 여름 별장으로 출발을 하였다. 별장에 이르자 정욱은 복사한 열쇠로 문을 열었다. 그렇게 떳떳?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이거 뭐라고 나를 소개해야 하나?"
안녕? 누나 아니면은 동생...... 나는 강정욱, 그쪽은 이름이 뭐야? 그쪽이나 나나 마찬가지로 아버지가 밖에서 만들어왔어. 바람 피워서 만들어진 자식끼리 잘해보자?
자신을 어떻게 소개를 할지 별의 별 궁리를 하면서 정욱은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은......
"그 다음은 말 않해도 이해가 될거예요. 간략하게 말해서 내가 착각해서 그런거죠"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그때를 회상하며 말하는 정욱을 보는 진희의 심정은 그야 말로 착잡하였다.
"실망이 크셨겠군요"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는 투로 말을 하고 있지만은 이 사람이 그때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지 감이 잡히는 진희였다. 배다른 누이 일것이라는 짐작을 하면서 찾아왔지만은 자신의 예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된 정도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직접 눈으로 보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한창 민감한
"어머!! 사모님"
의성댁이 하던 일을 물려받은 진희는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에서 뭔가 열심히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회장님 늦게까지 일하시기에..... 밤참 좀 마련하려고요"
"그래요. 수고가 많네요."
"수고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별거 아니라는 듯 말하지만은 그래도 정선은 진희가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잘 안다. 이 넓은 집안 살림을 다 맡아서 하는 사람이 현재 이 사람이니까 말이다.
편안한 사무를 보며 일하던 여자가 이런 힘겨운 집안 살림을 맡는 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일까.
"그러고 보니 늦었네요. 아기 가진거 축하해줘야 하는데 말이죠."
"축하라니요. 그러실 필요는 없어요."
정선의 입에서 축하라는 말이 나오자 진희가 당황해 하며 어쩔줄 몰라한다. 그도 그럴것이 정부인이 아닌 애인이 임신한게 그렇게 모양새가 좋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선도 같이 임신을 하였다면은 몰라도.......
"그럼 전 이만......."
정선에게 양해를 구하고 진희는 준비한 음식들을 가지고 정욱의 방으로 향하였다. 그런 진희의 뒷모습을 정선은 부러운 듯 한동안 바라보며 지냈다.
똑똑.......
"들어와요"
그러자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진희였다.
"이 시간에 왠일이에요?"
"이거 드시라고요. 너무 늦게까지 일하시기에......"
간단한 요것거리를 내온 것이다. 그것을 보고 정욱은 진희에게 미소를 지으며 답하였다.
"고마워요. 진희씨"
그리고는 진희가 차려온 것들을 먹기 시작하였다. 원래 같으면은 놔두고 나가라고 하면은 되지만은 그래도 임신중인 그녀이니 만큼 아무 생각없이 그냥 홀대하기 그렇기에 그녀가 마음상하지 않게끔 이렇게 하는 것이다.
"잘 먹었어요. 맛이 있네요."
"더 드릴까요?"
정욱이 맛있게 먹자 진희는 더 권하였다.
"아니요. 밤도 늦었는데.... 이정도면은 됐어요."
그리고는 다시 서류더미에 파묻히며 일을 시작하였다. 그런 정욱의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더니 진희는 이내 그 방에서 돌아서려는 순간이었다.
"저기..... 진희씨."
정욱의 부름에 진희는 다시 돌아섰다.
"예?"
"아직 예기하지 않은거 같은데......."
돌아보지 않은 상태에서 정욱은 뭔가 할말이 있는지 잠시 뜸을 들이며 지내다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여름방학 전에....... 그일..... 정말로 미안해요. 사과할께요. 본의가 아니었어요."
"??!!"
여름방학전의 일.... 한동안 뭔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하다 잠시후 뇌리속에서 뭔가 생각이 났다. 앞으로의 일에 대비하라며 언질을 주었다가 차안에서 자신에게 달려들었을때를 말이다.
그때 정욱이 자신의 상체를 벗긴후 팬티까지 벗겨내면서 거기다가 자위를 하며 사정을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아버지에게 예기를 하라고 큰소리까지 땅땅쳤던.......
"그 일이라면은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회장님 본의가 아니었다는 것은 말않해도 잘 아니까요. 오히려 제가 회장님 심기를 생각하지 못하고 물고 늘어져서 그렇게 된것일뿐이죠."
그렇게 말하고는 진희는 방을 나섰다. 그런 진희를 보면서 정욱은 한편으로 안심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그 당시 자신이 했던 행동은 지탄 받아야 마땅한 행동인데 그리고 그녀로써는 상당한 수치심을 가질만한 일일텐데........
"하여간에 이해를 못하겠다니까. 아휴!! 그 생각은 그만두자. 내가 점쟁이도 아니고...."
다시 서류더미에 파묻혔다. 지금의 정욱으로써는 눈코 뜰새 없을 정도로 너무 바쁜 시기였다.
똑똑..........
"들어오세요."
또 진희인가 싶어서 정욱은 다시 돌아다 보았다. 문이 열리면서 들어오는 한 여자...정미였다.
"여긴 왠일이...에요?"
"그렇게 말하지 말랬잖아. 단 둘이 있을때는......."
"그래 왠일이야."
"내가 못올 때 왔나? 자 먹어. 늦게까지 일하느라고 고생하는 거 같아서......"
그녀도 뭔가 만들었단다. 그가 차려온 것을 보던 정욱은 난감해하였다.
"뭐, 이런 것을 다."
"어서 들어. 양껏 솜씨를 발휘해서 만든거야."
"알았어."
정욱이 자신이 차려준 것을 들기 시작하자 정미는 그런 정욱의 모습을 흐뭇한 듯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요즘 많이 힘들지......"
"그래 많이 힘들어 너희 아버지 때문에 말이야. 이 나이에 내가 왜 이렇게 머리를 굴려야 하는지......"
속으로 그렇게 외쳤지만은 겉으로는 음식을 씹으면서 아니라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오빠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많이 시끄러웠던거 잘 알아. 하지만은 찾아 갈수가 없었어. 나도 여러모로 바빴거던....."
"괜찮아"
"오빠...... 요즘에는 어머니 보고 싶지 않은가봐"
정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전에 그리움에 겨워서 자신과 살을 맞대며 지내던 그 일을 회상을 하며 한번 생각 없어 하는 의미에서 말한거였다. 어머니 예기가 나오자 한창 음식을 들던 정욱의 동작이 그대로 멎었다. 그리고는 포크를 놓고는 먹기를 중단하였다. 그런 정욱을 보면서 정미는 자신이 뭔가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황급히 말을 이었다.
"아, 오해하진 마. 그게...... 그게 아니고....."
"나, 바쁘거던...... 그만 나가줄래."
가시돋힌 어조로 말하는 정욱, 그런 정욱의 모습에 정미는 당황해하며 어쩔줄 몰라하였다.
"저기..... 오빠 내, 내말은 저어....."
하지만은 더는 정욱은 정미쪽을 돌아다 보지 않았다. 그런 정욱을 보면서 한동안 서글픈 표정을 하더니 정미는 이내 방을 나섰다.
"내가 실수를 했나? 그래도 그렇지......"
꼭 저렇게까지 차갑고 모질게 대하는 정욱을 정미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정욱의 방을 나서자 마자 정미는 문앞에서 대기중인 정선을 보게 되었다.
"언니!!"
"이 시간에 이 방엔 왠 일이야!!"
살벌한 어조로 묻는 언니의 모습에 정미는 일순 긴장을 하며 대답하였다.
"오빠...... 간식...... 좀 전해주려고..."
"그런데..... 나 한테 한마디도 말하지 않고 몰래 온 이유는....."
"그, 그게....."
뭔가 대답을 하려고 해도 정미는 언니의 눈초리에 질려서 뭐라고 답할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 동생을 한동안 추궁하더니 정선은 정미의 팔을 거칠게 낚아채고는 정미의 방으로 끌고 들어왔다.
"아야, 살살해. 좀....."
"경고하는데..... 우려하는 일이 벌어지면은 알지... 그랬다가는 너 죽고 나 죽는줄 알아. 알겠어."
서슬퍼런 정선의 질책에 정미는 마지못해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동생을 바라보던 정선은 경고를 그정도에서 끝내고 동생방에서 나왔다.
"너 정말로 정욱이 아니면은 않돼겠니?"
정미의 방에서 돌아서면서 정선은 혼자서 중얼거렸다. 정미가 이 집에서 지내는 동안 정욱에게 너무나도 헌신적이었다. 정욱이 출근할때에 배웅하는 것에서 시작을 해서 퇴근할 때 문밖에서 마중나와서 기다린다거나..... 정욱이 늦게 들어오더라도 잠도 않자고 기다리는 등 그야 말로 지극정성이었다. 그런 동생을 보면서 정선은 한숨이 나오지 않을수가 없었다.
현재는 정미를 대하는 정욱의 반응이 그렇게까지 열성적이지 않고 미온적이기에 문제가 없겠지만은 언젠가 정욱도 정미에 대해서 그런 감정이 싹트고 불길처럼 타오른다면은......
"그땐 정말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생각하면은 할수록 난감하였다.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에 직면을 한 두 남녀, 그리고 그것에 괴로워하며 울부짖는 모습을 떠올리자니 말이다. 하지만은 정선의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고개를 저으며 그런 걱정을 애써 떨쳤다. 아직은 그럴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을 하며.....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예."
자신의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인사를 건내는 비서에게 정욱은 건성으로 인사를 건냈다.
"오늘 일정은 한 십분 뒤에 보고 하도록 해요."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뭐예요?"
비서는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정욱에게 건내주었다. 편지 봉투였다.
"어떤 분이 회장님에게 건내달라고..... 반드시 회장님에게 전해 달라고만......"
"뭐길래......."
봉투에 담겨진 종이를 펴보는 순간 정욱의 표정이 변하였다.
"아까 한말 취소...... 나 잠시 나갔다 올께요"
"예?"
뭔가 물어보기도 전에 정욱은 쌩하니 바람과 같이 사라졌다. 잠시 우두커니 서 있던 한영혜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좀 종잡기 어려운 타입인데......"
아주 젊은 새파란 놈인데다가 미혼, 그리고 많은 재산에 대기업 회장이라는 직함..... 그야 말로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갖고 있는 존재...... 성공한 커리우먼의 대열에 올라서고 그녀는 좀더 높은 상류 사회로의 진출을 꽤하고 있었다. 새로 비서실에 발령을 받은후 그녀는 신임 회장에 대한 정보 수집에 혈안이 되었다. 하지만은 정작 얻은 것은 전혀 없었다.
도데체 집이랑 회사만 들락 날락 거리며 다른 사람들은 차마 따라할 엄두가 않나는 강행군식의 야근과 철야 근무를 밥먹듯이 하는데다가 상류 사회에 있는 사람들이라면은 누구나 갖고 있을 사교 활동이라던가 부와 권위를 과시할만한 것을 전혀 보이지 않기에 영혜는 상당히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조급하게 굴지 말자.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않그래."
핸드백에서 손거울을 꺼내며 화장을 고치면서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자신은 26살, 저 새파란 신임 회장은 21살..... 자신이 연상이라는 점이 맘에 걸리긴 하지만은 전해 들은 봐로는 이전 회장이 바람피워서 만들어낸 사생아인데다가 어머니 얼굴도 모른다고 들었다. 그런 태생적인 환경이 5년이라는 시간차이를 아마도 극복하게 해줄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여기며 영혜는 애써 그런 우려를 접어두었다.
정욱이 도착한곳은 회사 근처의 공원이었다. 한동안 여러곳을 둘러보던 정욱은 뭔가 발견을 하고는 서둘러서 뛰어갔다.
"유희구 맞지?"
그 말에 벤취에 앉아 있던 사람이 돌아보더니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고는 부동자세로 경례를 하였다.
"충성"
"쟈식........ 너나 나나 제대한지가 언젠 무슨......"
"정말로...... 강병장님이었네요"
"그럼 내가 아니면은 누구인줄 알았는데........"
상대는 아직도 믿어지지 않은지 놀라운 표정으로 정욱을 올려다 보았다. 유희구는 정욱과 같은 부대에 복무하던 후임병이었다. 한동안 서로 인사를 건내며 안부를 건내던 두사람은 근처 까페로 자리를 옮겼다.
"얼마전에 잡지를 보다가...... 사진이랑 같이 이름이 나오길래 혹시나 했는데....."
"그랬구나!!"
잡지 예기가 나오자 정욱은 희구가 뭘 보았는지 짐작이 갔다. 아마도 거대 그룹의 치열한 후계자 싸움에서 시작을 해서 새파란 어린 녀석이 형들 몰아내고 회장자리 턱하니 차지하는 상식과 원칙이 결여된 경영권 계승..... 등 갖가지 수식어들이 남발된 기사들일 것이다.
자신이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데다가 갖가지 구설수들이 남발되었고 한동안 적지 않은 눈치를 봐야 했으니까 말이다.
"그나저나..... 그정도 배경이 있으신 분이 어떻게 군 입대를...... 거기다가....."
"그 예긴 그만해. 우리 아버지는 신이 아니거든...."
"김종익 병장과는 어떻게 되세요. 혹시 인척......."
"뭔 소리야!! 인척은 뭔 인척??!!"
희구의 물음에 정욱은 처음엔 뭔 소리인가 싶어서 의아해하였지만은 곧 그 의미를 깨달을수 있었다.
"그 자식 뻥치는거 말하는 구나. 공교롭지만은 아닌데......."
"그랬군요. 그런데...... 그렇게 뻥치는데 어떻게 참고지냈어요? 다른 것은 그렇다 쳐도 강병장님 집안까지 사칭했잖아요."
희구가 말하는 것은 정욱이 복무중일 때 말년 병장인 김종익이 유세떠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제벌 2세를 자칭하며 떵떵거리던....... 하지만은 그것들이 전부다 뻥이라는 것은 이번 정욱과의 대화로 극명해진다. 그도 그럴것이 김종익이 내세운 배경은 정욱의 집안에서 운영하던 회사들이니까 말이다. 그 사실을 상기하던 정욱도 피식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군대라는 특수 환경 때문 아니겠어. 짬밥 먹으면은 콧대가 높아지고 다 자기 잘난 맛에 도취되는 거지. 아휴...... 그 자식 예긴 그만해. 짜증나니까 말이야."
김종익이 뻥치는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정욱은 너무나도 황당하였다. 00그룹의 회장이 자신의 아버지라고 소리치며..... 하지만은 그분은 자신의 아버지인데.... 그런데 왜 저 자식이 자기 아버지라고 할까... 혹시 아버지의 숨겨둔 다른 자식이 저 녀석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은 알아본 결과 허풍떠는 것이라는 것이 판명이 되었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듯 넘어가는 정욱의 모습에 희구는 존경 어린 눈길을 보냈다. 군대에 있을때는 말수가 상당히 적인 타입의 정욱이었지만은 언제나 자신이 모든 일에 앞장을 서고 표면상으로 나서길 꺼려하는 겸손함이 가득한....... 희구가 그간 관찰한 정욱의 모습이었다.
"항상 그 모습 그대로네."
"그건 그렇고..... 너 요즘 어떻게 지내?"
한참 상념에 휩싸인 희구가 정욱의 물음에 정신이 들었다.
"그저... 그렇죠. 뭐......."
"취직은........?"
대답을 못하고 어설픈 미소를 짓는 것이 그의 현 상황이 어떤지 암시하는 것 같다.
"내가 알아볼까."
"그러실 것 까지야........"
만류를 하는 것 같지만은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은 것이 정욱은 희구가 오늘 자신을 찾아온 것이 단지 옛 전우로써 만나러 온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대충 짐작을 할 수가 있었다. 뭔가 바라는 것이 있고 그것을 자신이 해주기를 원한다는 것을......
"아니.... 이 정도 자리에 있으면서 너 하나 챙겨주지 못할까봐서...... 너 전공이 영상 매체쪽이었지. 그렇다면은 홍보 업무가 적합하겠고......."
전역한지 오래 됐는데도 아직도 자신의 전공에 대해서 기억을 하는 정욱을 보면서 희구는 감격하기까지 하였다. 거기다가 자신의 일자리까지 신경써주기까지 하니 옛 상관에 대한 존경심이 더하기까지 하였다.
"홍보쪽이라면은 이준기 이사한테 예기 해둘테니까 이번 주일 내로 한번 찾아와라."
"??!!"
"너? 갑자기 표정이 왜 그래?"
갑자기 당황을 하며 안색이 파래지는 희구를 보면서 정욱의 의아해하며 질문하였다.
"저, 저기...... 거기 말고 다른데로....."
"너 전공이 그거 말고 다른데로 바뀌었어? 어떤건데....."
그러자 희구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게...... 그냥 사무 업무쪽으로 아무데나 마련해 주실순 없나요"
"왜 그러는 건데.......?"
하지만은 희구는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면서 정욱은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 어리둥절하였지만은 이내 찬찬히 앞전에 했던 말들을 되짚어 보았다. 그러다가 뭔가 짚히는 것이 있기에 조심스레 말을 꺼내었다.
"혹시...... 이준기 이사랑 아는 사이?"
그말에 희구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푹 숙인 상태에서 끄덕였다. 그냥 넘겨 짚기 식으로 거론하였는데 상대가 맞다고 하자 정욱의 궁금증을 더하였다.
"뭔 일인지 예기 해줄래. 그래야 어떻게 내가 조치를 해주든지 하지."
희구의 표정을 보자니 아무래도 이준기랑 않좋은 쪽과 연관이 있는 듯 하여보였다.
"그, 그게........"
그날 저녁 정미는 정욱이 잠시 만났으면은 한다는 진희의 예기를 듣고 부리나케 정욱의 방으로 올라갔다.
"무슨 일이야? 오빠."
"응, 그냥....... 얘기 상대가 있었으면은 해서......"
뭔가 중요한 일인가 싶어서 서둘러 올라왔더니 겨우 한다는 말이 심심해서 불렀다에 가까운 얘기이다. 하지만은 정미는 그런 정욱을 원망하지 않았다. 이렇게나마 자신을 불러준 것이 지금 정미에겐 감지덕지할 정도니까 말이다.
"요즘들어서 많이 바쁘던거 같던데...... 몸 생각 해가면서 일해. 우리 아버지도 오빠가 너무 야근에 철야를 밥먹듯이 한다고 걱정하던거 같던데......"
그 말을 듣고 정욱은 피식 웃었다. 정미의 말처럼 그렇게 자신을 생각해줘가면서 걱정하는 것일까.
"이제 일도 어느정도 손에 잡히고 하니까 그렇게까지 않해도 될거야. 어쨌던 신경써줘서 고마워."
그렇게 한창 얘기 꽃을 피우기 시작을 해서 재잘 재잘 거리던 두사람.... 그러다가 정미가 문득 화제를 다른데로 돌렸다.
"그런데..... 진희씨 언제까지 이 집에 데리고 있을거야?"
"그건 나도 잘 몰라. 아기 낳고 나면은 그때부터 천천히 생각 해볼테니까. 어쨌던 지금 당장 시급하게 생각할 일은 아니라고 봐."
"그래도 이렇게...... 한집에서 지내는거...... 않좋아 보여. 오빠 아버지도 돌아가신지도 꽤 됐는데........"
사실 정욱의 아버지가 생존해 계셨다고 해도 볼성 사나운 모습이라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정욱의 아버지의 바람기에 대해서는 정미가 알게 된 것은 요 근래의 일이다.
더군다나 자신의 언니와 그녀가 한 이불을 덮으면서 정욱의 아버지를 모셔왔다는 얘기를 듣고는 얼마나 놀랬는지.....
"그럴지도 모르지만은..... 내가 어머니랑 지금 한집에서 지내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
정욱의 말에 정미는 더는 반박하지 못하였다. 듣고 보니 거기서 거기니까 말이다.
"탐탁치 않게 보일수도 있지만은...... 그 사람 앞에서 뭐라고 하진 말아줘. 알고 보면은 기구한 팔자를 타고난 사람이니까 말이야."
"알았어."
정욱의 말에 어느정도 납득이 가는지 정미는 더는 뭐라고 하지 않았다. 사실 따지고 보면은 이 집안에서 진희는 자신의 언니랑 동일한 위치에 놔도 되는 상대니까 말이다. 거기다가 임신중이기까지 하고 말이다.
"진희씨 얘기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데..... 그 사람은 그렇다 쳐도 어머니는 앞으로 어떻게 할거래?"
"어떻게 할거라니?"
"재혼 같은거 말이야."
"아!! 그게......."
언니의 재혼 얘기가 나오자 정미의 표정이 찌뿌려진다. 정미가 잠시 말을 잇지 못하자 정욱이 계속 말을 이었다.
"아버지 돌아가신지 얼마 않됐지만은...... 그렇다고 해도 언제까지 저렇게 지내게 해드릴순 없고...... 그렇다고 해서 너의 아버지한테 해라 마라 이런 식으로 얘기 꺼내는 것도 그렇고...... 직접 어머니 면전에서 말하기도 그렇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하거든."
"그럴만도 하겠네."
"정미 니가 나서서 어떻게 권해봐. 혹시... 이전에 사귀던 사람이 있을수도 있고......"
그 말에 정미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런 정미의 표정을 살펴보던 정욱은 뭔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있긴 한거야?"
정욱의 물음에 정미는 한동안 묵묵부답 말이 없이 가만히 지내다가 한참후에야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렇다는 대답을 대신 하였다.
"그랬구나. 그럼 그 사람이 누군지 말해주면 않될까. 알면은 내가 나서서....."
"않돼!!"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정미가 단호한 어조로 않된다고 하자 순간 방안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미안해. 오빠.... 하지만은 언니한테 그 예기 꺼내는 거 않좋아. 그랬다가는 상처가 또 도질걸."
"공연한 얘기를 꺼낸나 보네. 알았어. 앞으로 주의할게. 그런데 한가지만 물어보면은 않될까."
"뭘?"
한동안 정욱은 망설이는 듯 하더니 이내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이전의 어머니 상대..... 아직도 그에 대해서 어머니는 마음을 두고 있는가 해서.... 내막은 잘 모르지만은 니 표정을 봐서는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 말에 정미는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표정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이 사람에게 모든 것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물론 자신에 대한것이라면은 상관없지만은 언니에 관련된 것이라면은 얘기는 다르다.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들에게까지 알려지는 것은 자신도 원치 않기에.......
"그게..... 딱 잘라 말하긴 그렇고 해서.... 어쩌면은 언니는 아직 그 사람에 대해서 마음에 두고 있는지도 몰라. 확신할순 없지만은 말이야. 그리고 오빠의 아버지랑 언니가 만난것도 어쩌면은 그 사람에 대해서 잊고 싶은 마음에서 충동적으로...... 아, 그만 예기 할래. 나 나가볼게."
그리고는 정미는 서둘러 정욱의 방을 나섰다. 정미가 나간 문쪽을 한동안 처다보던 정욱은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결국 그런 사연이었군."
오늘 낮에 있었던 희구와의 얘기들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새어머니랑 너의 형이랑 예전에 사귀던 사이였다고......"
"예."
"저기..... 어느 정도였는지 말해줄순 없을까."
희구의 입에서 뜻밖에 새어머니 정선의 과거 예기가 거론되자 정욱은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재차 질문을 하였다.
"자세히는 모르지만은...... 동거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정욱의 물음에 대답하는 것이지만은 그래도 자신의 형과도 관련된 일이니 만큼 말을 꺼내기가 희구로써는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었다.
동거..... 라는 단어까지 튀어나오자 정욱의 관심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런데..... 어쩌다가 헤어지게 된거야?"
"그게......."
다음으로 이어지는 말에 의하면은 자세한 내막은 희구도 잘 모르지만은 자신의 형 유희준은 정선과 같이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준기에게 인사까지 드린 상태라고 하였다. 그런데 어떤 업무상의 일로 인해서 자신의 형 희준과 이준기와 사이가 틀어졌고 결국 그 일이 발단이 되어서 결별로 까지 이어졌다고 하였다.
"업무상의 일이라? 너의 형 직업이 뭔데......."
"지금은 회계사 시험 통과해서 작은 사무소 하나 차려서 일하는 중이에요."
"그렇다면은 그때는 무직이었다는 소리네"
"예."
"알겠어. 그럼 이준기 이사랑 얼굴 볼일이 없는 쪽으로 알아봐줄게. 좀 시간이 걸리겠지만은......"
"고맙습니다. 정말로....."
정미와 희구와의 얘기를 종합을 해 볼 때 구체적인 내막을 파악하긴 그렇지만은 상당한 진통과 난항을 격으면서 둘은 헤어진거 같다.
"그래. 천천히 기회를 봐서 한번......."
희구의 형이라는 사람도 한번 만나고 정선에게 아직도 그에 대한 숨은 감정이 존재하는지 파악을 한후 다리를 놓던지 말던지 그때 가서 결정하기로 정욱은 다짐하였다.
똑똑........
"예 들어와요."
문이 열리고 들어온 사람은 진희였다. 쟁반에 과일 몇가지를 담아 들고서 안으로 들어왔다.
"어쩐 일이에요."
"어머!! 오늘도 밤늦게까지 일하시는 줄 알고......."
늦게 일할 정욱을 생각을 해서 진희가 입가심할 것들을 마련한것이었다. 하지만은 들어와서 침대에 걸터 앉은 정욱을 보니 자신의 예상이 틀렸다는 것을 알고 머슥해하였다.
"생각해줘서 고마워요. 이리 주세요."
"예. 회장님."
쟁반의 과일들을 책상에 올려놓고는 진희가 나갈려고 하였다.
"혼자서 먹기 그런데..... 같이 들지 그래요?"
그러자 진희가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이내 돌아선후 다가왔다.
"괜찮으시다면은......"
그리고는 진희도 과일을 먹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먹는 모습을 보는 정욱의 얼굴에는 미소가 어렸다.
"당신도 이렇게 보면은 보통 여자나 다름없네요."
늘 정욱은 진희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은 일반인들이랑 차원이 다른 격이 틀린 뭔가가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무표정한 감정이 없는 그러면서도 틈이 없는 완벽하면서도 철옹성의 장벽을 연상케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뭐..... 하실 말씀이라도......?"
먹다 말고 진희는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정욱의 시선을 의식하며 조심스레 질문을 하였다. 그녀의 물음에 정욱은 잠시 멈칫하였다. 그러다가 뭔가 생각이 났는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사실 궁금한게 있어서....."
"말씀하세요. 회장님."
정욱이 물어볼려고 하는 것이 뭘까 싶어서 진희는 긴장을 하며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표정을 보니까 아무래도 대답하기 곤란한 어려운 질문이 튀어나오진 않을까 짐작을 하며..
"당신은 저의 아버지 사랑하였어요?"
그 말에 진희의 얼굴에 당혹감이 어렸다.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면서 정욱은 이거 괜한 예기 꺼내서 민감한 부분을 자극한게 아닌가 하며 후회하였다.
잠시동안 대답을 못하던 진희는 이내 결심을 했는지 정욱의 물음에 답하였다.
"그런적 없습니다. 회장님."
그 말에 정욱은 이해가 않되는 듯 다시 반문하였다.
"그런데 어떻게........아기를...."
"저도 제 핏줄이라는 것을 가지고 싶었거든요."
그러면서 진희는 자신의 출신과 출생 내력에 대해 정욱에게 말해주었다. 그녀의 얘기를 듣고서 정욱은 아기에 집착을 하는 그녀의 심정을 알수가 있었다. 지금의 진희에겐 상대가 누구인지 전혀 중요치 않다는 것, 자신의 몸을 빌려서 태어나는 아이에 대한 깊은 사랑과 연민만이 있을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아이 가진 것을 알게 됐을 때 저도 엄마가 된다는 생각에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회장님 돌아가신 것 때문에 저도 얼마나 괴로웠는데 저도 그분의 뒤를 따를까 생각했을 정도였거든요."
정욱은 그 당시의 그녀의 기분이 어떠했을지 느낄수 있었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한말에 의문을 품고 질문하였다.
"저의 아버지 사랑한적 없다면서...... 괴로웠고 뒤를 따를 생각을 했다? 이게 말이......"
"그분을 존경했거든요. 그리고 저를 사랑해주셨고요."
"이해가 않가는 군요. 아버지가 당신을 사랑했다니?"
"돌아가신 회장님은 사모님이랑 저를 정말로 사랑하셨어요. 옆에서 보시는 분들에겐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진 모르지만은 저랑 사모님을 대하는 회장님은 항상 진지하셨고 순수함 그자체였습니다."
진희의 말이 전혀 믿어지지도 납득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은 달리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오늘날까지 살아오면서 자신이 바라본 아버지랑 진희가 바라본 아버지의 모습은 차이가 있을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자신보다 더욱 가깝게 아버지를 지켜봤고 모셔왔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다음으로 넘어갔다.
"아버지가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였다면은...... 그렇다면은 결혼은 왜.... 저는 그게 이해가 않가서요."
아버지가 후처로 정선을 맞아들일 때 정욱은 정말로 황당함 그자체였다. 아직 성인은 아니지만은 그래도 결혼할 수 있는 나이인 젊은 진희를 곁에 두고 있는 중이지 않은가. 그런데 어떻게 다시 다른 여자랑 정식으로 결혼을 할 생각을 할 수가 있었을까.
그리고 더욱 이해가 않가는 것은....... 진희는 아버지의 결혼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몇해동안 한 이불속에서 뒹굴며 몸을 맞대어온 사이라면은 남자쪽에서 후처를 맞아들인다는데 가만히 있는 다는 것이 말이나 되기나 할까. 그것도 지속적으로 자신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말이다.
정욱의 그 물음에 진희는 잠시 씁쓸한 미소를 짓더니 이내 말문을 열었다.
"저는 결혼을 원하지 않았어요.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은 저는 돌아가신 회장님을 존경한거지 사랑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은 지금 사모님과는 정 반대였던 것으로 압니다."
"이거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지금 설명을 드려도 그분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우실겁니다. 그래도.... 계속 들으시겠어요?"
그러자 정욱이 손을 내저으면서 만류하였다.
"그만, 그만..... 이거 뭐가 뭔지...... 참 복잡하네요."
투덜거리는 정욱을 바라보면서 진희는 미소를 지었다. 사실 자신보다 한 살 많지만은 아직 세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이 철부지를 바라보자니 웃음이 나오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렇게 깊히 이해 하실 필요 없으세요. 다 사람들 마다 살아가는 법이 다르니까요. 저도 그렇다고 생각을 하시면은 될겁니다."
그렇게 말하고 진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방문을 나서려는 순간...... 진희의 동작이 멈췄고 다시 되돌아 섰다. 한동안 진희랑 나눴던 예기를 상기하며 그 의미랑 뜻을 해석을 하려던 정욱은 뭔가 기척을 느끼고는 돌아다 보았다.
"나간거 아니었어요?"
아직도 진희가 나가지 않고 서 있자 정욱이 의아해하며 질문하였다. 그러자 진희는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이내 다가와서는 정욱에게 말하였다.
"실은....... 저도 이전부터 회장님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것이 있어서요"
"어떤건데요?"
"저희 둘이 처음 만났을 때....... 기억하시나요?"
진희가 조심스레 말을 꺼내자 정욱의 안색이 일그러졌다. 그런 정욱의 모습이 이전 처음 만났을때의 그의 모습이랑 흡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진희였다. 진희의 뇌리속에는 4년전 그때의 일들이 아련히 떠올랐다.
띠리리릭~~~
"예 전화 받았습니다."
전화 받고 상대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은 진희의 표정이 일순 굳어졌다.
"예. 예. 오늘 저녁 늦게..... 예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몇마디 말을 나눈후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는 자리에 일어서고는 집안 정리를 하였다. 곧 자신이 거처하는 이곳에 방문을 하고 육욕을 즐기고 열정을 불태울 그를 위해서 준비에 준비를 하였다. 집안 정리를 끝내고 난후 진희는 목욕을 하였다.
"오늘 설마...... 여기다가 하자고 하는 건 아니겠지?"
오늘 방문할 그와의 시간을 떠올리면서 한가지 걱정이 앞서기 시작하였다. 몇 달 전부터 병윤은 진희에게 색다른 방식의 체위를 할 것을 권했고 그것이 나열된 책자를 주기까지 하였다. 그것을 보면서 진희는 섹스를 하는데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할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날 자신이 병윤과 맨날 하던 것이 정상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외에 다른 체위법들에 대한 소개...... 진희는 병윤과 그 책을 같이 보면서 어떤 것으로 할지 선택을 하며 직접 하곤 하였다.
일명 뒷치기 라고 불리는 후배위에서 시작을 해서 오럴 섹스, 69 등등 다양하게 바꿔가면서 일을 치뤘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 다양한 방식 중에 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였다. 한가지만 빼고는........
"어떻게 하지?"
목욕을 끝내고 욕실 거울 앞에 서며 자신의 뒷 모습이 비친 거울을 돌아다 보면서 진희는 걱정 섞인 푸념을 늘어 놓았다. 진희가 바라다 보는 것은 자신의 엉덩이였다.
유일하게 하지 않은 이색적인 섹스인 항문 성교, 그것이 어떠한건지는 여러 경로를 통해서 정보를 습득하였기에 잘 안다. 하지만은 잘 아는 만큼 두려움이 커지는 중이었다.
그간 병윤과 관계를 가질때마다 느낀것이지만은 병윤의 성기의 크기가 어느정도인지 잘 안다. 처음 자신이 병윤과 관계를 가질 때 얼마나 아파하며 발버둥을 치며 울부짖기까지 하였던가. 물론 다리에 깁스를 한 상태여서 꼼짝도 할수 없었기에 피할수도 없었다.
그렇게 자신의 처녀성을 병윤에게 내주었고 진희는 그 이후에도 계속 병윤에 의해서 다리를 벌려야만 하였다. 그때마다 이어지는 고통은 10대의 진희가 감당하기 너무나도 벅찬것이었다. 아픔 보단 성적인 희열이랑 오르가즘이라는 것을 느끼고 깨달으며 서서히 리드란 것을 하기 시작한 것이 반년전쯤이었을 것이다. 그만큼 병윤과의 섹스에 적응을 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였다는 말이다.
그런 과거의 경험을 상기할 때 진희로써는 두려움이 생기지 않을수가 없었다. 한번도 하지 않은 자신의 항문, 만일에 여기에다가 한다면은....... 그 굵은 병윤의 것이 이 곳을 헤집고 파고든다...... 진희로써는 여간 고민이 아니었다.
"눈딱감고 하면 돼는 걸 뭐가 그렇게 걱정이야!!"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며 그렇게 애써 자위를 하고는 진희는 욕실을 나섰다.
알몸으로 집안을 돌아다니는 것이 이젠 일상 생활화 되어간다. 사실 집안에 진희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는데다가 언제 불시에 방문하게 될지 모르는 그로 인해서 이 것도 점점더 자연스럽게 되어간다.
거기다가 불시에 들이닥칠 그의 입장에서 본다면은 번거롭게 옷 벗기는 불필요한 과정을 생략을 할수 있기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는 만큼 서로가 원하고 편의?를 봐준다는 이점 때문에 진희로써는 알몸으로 집안을 활보하는 일이 상당히 잦았다.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서 한모금 마시는 순간이었다.
툭........ 등뒤에서 들려오는 인기척, 순간 진희는 병윤이 왔다는 것을 느끼고는 돌아섰다. 그런데......
"꺄악!! 누, 누구세요?"
진희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왠 자기 또래의 사내 한명이 자신의 집에 멍하니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뜬금없는 한남자의 출현에 진희는 경악을 하였고 곧 자신이 알몸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손으로 몸을 가리고 한걸음씩 뒤로 물러섰다.
"가, 가까이 오지 말아요."
"저, 저........ 그게....."
진희가 놀라는 것 못지 않게 상대또한 전라의 알몸의 여체를 직접 눈으로 보니까 적지 않게 혼란스러운가 보다. 하지만은 진희는 그런 그의 행동따위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한손으로 자신의 은밀한 부분을 가리면서 다른 한손으로는 뒤로 뻗으면서 찬장에 놔뒀던 식칼을 손을 댔다. 그러다가 칼 손잡이가 손에 잡히자 진희는 제빨리 상대에 겨누고 외쳤다.
"어떻게 들어왔어요. 당신은 뭐하는 사람이에요?"
"그, 그게....... 저어........"
손에 식칼이 잡히자 어느정도 마음의 안정을 서서히 되찾아가는 진희였다. 하지만은 반면 상대는 전혀 안정이 않돼는지 말을 더듬으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는 중이었다. 진희는 상대에 대한 대비를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계속 상대를 관찰을 하였다. 스포츠 머리에 교복을 입고 있었다. 어느 학교인진 잘 모르겠지만은 진희가 사는 근처의 학교는 아닌 것 같다.
그러다가 진희의 시선이 어느 한곳에 모아졌다. 상대의 교복 상의 가슴 한부분에 달려 있는 명찰쪽이었다.
"설마.....?"
진희는 상대의 명찰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강정욱........ 이라는 이름의 명찰, 그러다가 상대의 얼굴을 다시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혹시....... 정욱 도련님? 아니세요?"
"??!!"
진희의 물음에 상대는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가 맞다고 하자 진희는 돌아섰다. 상대가 누군지 어느정도 감 잡았는데다가 이렇게 전라의 몸을 내보이는 것이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식칼을 내려 놓았다.
"어떻게 된거지? 이 사람이 왜 여기에......"
진희의 머릿속은 그순간 엉망진창이었다. 이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할지가 너무나도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강도라고 여겼던 상대는 다름 아닌 자신이 모시는 분의 아들.... 갑작스런 이 사람의 출현에 진희는 그야 말로 난감하였다.
"어, 어떻게 오신거예요. 도련님."
돌아선 와중에서도 진희는 애써 침착하게 그에게 말을 던졌다. 하지만은 상대는 전혀 말이 없었다. 아니 채 말을 잇지 못하는 것이라고 봐야 할까.
그러다가 바깥에서 차의 엔진음이 들여왔다. 그 순간 진희의 안색이 파래진다.
"어, 어떻게 하지?"
병윤이 왔다는 것을 직감을 하자 진희의 갈등이 이순간 최고조에 달하였다. 곧 들이닥칠 그를 생각을 하자니 앞이 막막하였다.
"저, 이리로 오세요"
"??"
갑자기 돌아서서는 자신의 팔을 낚아채고는 어디론가 끌고가는 진희의 모습이 상대는 의아한 듯 하였지만은 아무 말 없이 순순히 따라갔다.
진희가 정욱을 끌고 간 것은 자신의 방안이었다. 방안에 들어온 두사람, 그러다가 진희가 옷장의 문을 열고는 정욱에게 돌아서면서 외쳤다.
"어서 들어가세요. 빨리요?"
"저, 지금..... 뭐하는....."
계속 말을 더듬으면서 뭐가 뭔지 통 몰라하는 모습, 설명을 해주고 싶지만은 지금 진희에겐 시간이 별로 없었다.
"이 안에서 꼼짝 말고 숨어 계세요. 절대 나오시면은 않돼고요."
"??"
"회장님 오셨어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그렇게 간단하게 축약을 하고 진희는 옷장의 문을 닫았다. 닫기 직전에 정욱의 표정은 그야 말로 사색이 다 돼어 있었다. 아마도 자신의 아버지가 오셨다는 말을 듣고 사태의 심각성을 어느정도 깨달아서가 아닐는지......
옷장의 문을 닫고서는 진희는 밖으로 나서려는 순간이었다.
"회장님!!"
방문을 나서려는 순간 들이닥친 병윤과 마주쳤다. 병윤은 늘 그랬듯이 알몸으로 자신을 맞이하는 진희의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았다.
"오늘따라 더 이뻐 보이는군."
"감사합니다. 피곤하실텐데....... 먼저 목욕이라도......"
그렇게 인사를 건내며 진희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 병윤에게 씻기를 권하였다. 하지만은 병윤은 진희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거 생략하고...... 자, 이리와"
알몸의 진희를 번쩍 안아들고는 침대위에 또慧?
"그, 그게......."
"귀여운 것.... 그렇게 놀랠게 뭐가 있어. 자, 시작할까."
병윤은 서둘러 옷을 벗어 던지고는 그대로 진희를 덮쳤다. 육중한 체구를 바탕으로 한 병윤의 굵은 성기가 사정없이 진희의 질 안을 파고 들었고 진희는 격렬한 신음성을 질러댔다.
"읍읍....... 흑흑.......아아, 아응"
"그, 그래...... 그렇게... 더 조여.....으읍...... 하아"
이미 두 사람은 흥분하여 최고조에 달하여 땀이 전신에 흘러내리기 시작하였다. 하지만은 병윤보다 진희의 흥분이 더하였다. 일상적인 병윤과의 섹스때라면은 그렇지 않겠지만은 지금 이방 안에는 자신과 병윤 말고도 다른 한 사람이 더있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상기하자니 평상시 보다 더 흥분이 되는 거였다.
병윤이 하체의 테크닉을 지속시키면서 진희를 내려다 보며 입을 벌렸다. 그러자 진희가 입을 벌렸다. 그러자 병윤이 진희랑 입을 맞췄다. 두사람의 입안에 혀가 오고 갔다.
"웁웁.... 졉졉...흡"
뜨거운 콧김과 타액을 교환해가며 받아마시며 그렇게 두사람은 위랑 아래가 하나로 합쳐지며 엉켜 있었다. 그러다가 잠시후 병윤이 진희와의 긴 입맞춤을 끝내고는 상체를 일으키고는 표정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으으.......아, 나, 나와..... 싸아..... 윽"
"아앙, 으읍 흐윽..... 아아"
잠시후 진희는 질 안에 뜨거운 뭔가가 세차게 가로지르는 것을 느꼈고 그 여파로 연신 비명을 질러댔다. 진희의 몸 속에 사정을 끝내고 나자 병윤은 아직도 하체가 진희의 몸속에 고정 시킨 상태에서 그래도 쓰러졌다.
"휴으...... 진희 너, 나날이 좋아지는 거 같아."
"감사합니다. 회장님"
진희를 만족스레 바라보며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작거리며 주무르는 병윤이었다.
그런 병윤의 애욕을 채우면서도 한편 진희는 저 옷장속의 인물을 상기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오늘은....... 뭘로 할까. 그래..... 돌아 누워봐."
그 말에 진희는 상대가 후배위, 뒷치기를 하려는 것으로 짐작을 하고는 돌아 누웠다.
"아직 하지 않은 곳이 바로 여기지..... 오늘은 여기를....."
병윤의 손길이 닿자 진희는 당황하였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항문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우려하던 것이 실현되는 순간이란 것을 깨닫자 재빨리 만류하려 하였다. 계속 이런 상태로 섹스를 하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었기에.......
"그, 거긴...... 아악.... 읍....흑!!"
이 방안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거랑 그 사람이 당신 아들이라는 것을 말이 튀어나오려는 순간이었다. 하지만은 그것이 채 나오기도 전에 병윤의 성기가 진희의 아직 개척되지 않은 통로를 뚫고 파고 들었다.
"아악...... 흑, 흡...으으윽.... 하아"
역시나 예상대로 아니 그 이상의 고통이 전해져 왔다. 처음 병윤에 의해서 14살 때 처녀성을 상실할때랑 비슷한 수준의 고통이 뒤에서 전해져 오자 그 것에 진희는 발버둥을 치며 신음을 질렀다. 하지만은 마치 작살에 꽂힌 물고기처럼 꼼짝도 못하고 몸의 일부만 비틀 거릴뿐이었다.
"으으..... 나, 싸아...... 하압"
"끄읍...... 아으윽"
항문성교는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정상위로 하는 것 보다 더욱 세차게 조이고 비벼대는 터라서 곧 병윤은 사정을 하고 말았다. 뜨거운 체액이 이번에는 뒤에서 가로지르는 것을 느꼈다. 진희는 온몸을 부들 부들 떨고 있었다. 그런 진희를 병윤은 적극적으로 애무를 해주고 비벼대며 육욕을 채우고 또 채웠다.
그렇게 그날 진희는 제2의 처녀성을 깨뜨렸다. 한 남자에 의해서......
"응, 알았어. 그리로 가지."
잠이 들었는지 아니면은 무리를 해서 정신을 잃었는진 몰라도 진희는 잠시 의식을 잃었다가 다시 깨어났다. 깨어난 순간 병윤은 누군가랑 전화를 걸고 있었다. 그런후 전화를 끊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자고 갈려고 했는데...... 급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미안해."
하지만은 진희는 병윤의 말에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너무 격렬하게 일을 치러서 힘이 하나도 없었다. 그냥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기만 할뿐이었다. 옷을 챙겨 입은 병윤은 진희에게 가벼운 키스를 한후 집을 나왔다.
홀로 남은 진희, 배웅이라도 해야 하지만은 그럴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온몸이 않아픈데가 없었다. 앞과 뒤로 격렬하게 쑤시고 헤집으며 파고든 통에 너무 체력의 소모가 심했는가 보다. 한동안 몸도 꿈쩍도 못하고 쓰러져 있는 와중에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옷장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진희는 곧 그와 다시 시선을 마주하였다.
아주 겁먹은 얼굴에 극도로 긴장을 한 그의 모습, 그러면서도 아주 청순한 티 없이 맑은 얼굴.... 진희는 차마 그랑 얼굴을 마주할 수가 없었다. 저런 사람과 마주하기에는 자신의 모습이 지금 너무나도 초라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지금 자신은 격렬한 정사를 치르느라고 땀 범벅에 전라의 알몸이었다. 그리고 침대 시트에는 땀과 정액과 피가 뒤 범벅일테니까 말이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저 사람이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자니 왠지 자신이 초라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진희는 그랑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 눈을 감았다. 차라리 그렇게 하는 편이 좋을거 같아서......
곧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조용히 누군가가 걸어 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그가 이 집에서 나갈려거 같았다. 이제 그랑 마주치지 않아도 될거라는 생각에 진희는 서서히 안정이 되기 시작하였다.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는 애써 몸을 일으키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였다. 이대로 잠들기에는 너무 찝찝하였기 때문이다.
"아악!! 아응, 않아픈데가 없네."
앞 부분은 그렇다 쳐도 뒤쪽이 너무 아팠다. 책에 적혀 있던대로 너무 무리를 주는 이색적인 섹스방식이라는 것을 진희는 실감이 갔다.
그렇게 아픔을 참아가며 힘겹게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이었다.
"헉!!"
다시 자신의 눈앞에 드러난 그 사람, 아직 나가지 않고 그대로 이 집에 남아 있었던가 보다.
"이거 어떻게 하지?"
진희는 너무나도 난감하였다. 당장 나가라고 큰 소리를 칠까? 그러기에는 진희의 몸상태가 않좋다. 그리고 마주하기 껄끄럽긴 하지만은 그래도 그분의 아들이 아닌가. 결코 자신이 이래라 저래라 할 만한 사람이 아니다.
이런 저런 생각에 잡혀 있는 와중에 그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진희는 서서히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혹시?"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래야 않을수가 없었다. 왜 여기 왔는진 모르지만은 어찌되었건 간에 자신은 아까 전부터 지금까지 전라의 알몸으로 그랑 대면해 왔다. 그리고 이 집에는 현재 아무도 없다. 그리고 자신은 현재 거동도 제대로 못하는 불편한 상태이다. 그렇기에 이 남자가 그런 의도를 품는다면은.......
"저, 제발..... 제발....."
진희의 두려움은 서서히 현실화 되는 거 같았다. 그 사람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서서히 진희랑 거리를 좁히기 시작하였다. 배개로 자신의 중요 부분을 대충 가린 진희는 있는 힘을 다해서 뒤로 물러나려고 하였다. 하지만은 그런 몸 상태로 진희가 내뺄수 있는 범위는 정해져 있었다. 그리고 그가 지척에까지 이르자 진희는 눈을 감았다. 지금 상황에서 자신은 스스로를 지킬수 없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뜨거운 사람의 체온이 느껴졌다. 이제 곧 자신의 전신이 이 사람이랑 다시 합쳐지겠지. 그렇게 예상을 하고 진희는 이를 악물며 긴장을 하였다. 하지만은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는 진희를 품에 안고는 번쩍 들면서 어디론가 이동하였다. 그런 그의 행동에 진희는 의아해하며 눈을 떴다. 잠시후 진희가 본 것은 욕실이었다. 욕조에는 따뜻한 물이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진희를 욕조 안에 살며시 내려다 놓았다.
그리고는 애써 진희랑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면서 욕실 밖으로 나갔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진희는 처음에는 황당해하더니 이내 자신을 생각을 해주는 그의 배려를 세삼 느끼고는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그리고는 진희는 목욕을 하기 시작하였다. 조금전 병윤과 격렬하게 벌인 정사의 체취들을 따뜻한 물에 훌훌 씻겨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한 30분 정도 그렇게 여유를 가지면서 목욕을 하고 나자 진희는 서서히 기운을 회복하였다.
아직도 여러 군데가 욱신거리긴 하였지만은 그래도 조금전 보단 나았다. 그렇게 목욕을 끝내고 나서 진희는 밖으로 나설려고 하였다. 그러나........
"아직 있을까? 아니면은 나갔을까?"
문득 그의 존재가 떠올랐다. 자신을 욕실까지 데려다 놓고는 그 다음엔 어떻게 하고 있을지 말이다. 아직 이 집에 그대로 있을지 아니면은 사라졌을지를 말이다.
일단은 나가 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복장?에 신경을 써야 하고 말이다.
목욕가운을 걸친후 진희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주변을 조심스레 살펴보고는 밖으로 나왔다.
"역시........"
현관문 근처에 그 사람이 아직 서성이고 있었다. 진희는 천천히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저어....."
진희가 제일 먼저 말을 걸자 그가 돌아다 보았다. 그리고 진희랑 시선이 마주치자 다시 당황해하는 거 같았다. 그런 그에게 뭐라고 얘기를 하려고 하였지만은 그가 먼저 말을 꺼내는 바람에 기회를 잃었다.
"이렇게.....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용서해주세요. 그럼....."
"??!!"
그리고는 그는 재빨리 문을 열고 사라졌다. 더는 여기 있기 거북하고 두려운 듯..... 그가 떠나고 홀로 남겨진 진희는 이날 있었던 일들이 전혀 이해가 않갔다.
갑작스레 자신이 모시는 분의 막내 아들이라는 사람의 방문...... 하지만은 그 사람이 방문을 한 이유는...... 모든게 그야말로 미스테리였다.
그 날이후로 그의 모습을 더는 보지 못하였다. 다시는 자신이 있는 집에 찾아오지도 않았고 말이다. 그날 있었던 일은 진희의 마음속에 숨겨진 비밀로 자리를 잡았다.
몇 년후 여고를 졸업한 진희는 병윤에 의해서 고졸이라는 학력의 한계를 극복을 하고 대기업의 비서에 취직을 하였다. 그리고 병윤의 권유에 의해서 그가 살고 있는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회사랑 집에서 계속 변함없이 그를 모시면서 말이다.
정욱과 다시 맞대면을 하게 된 것은 그의 집에 들어와 살게 되면서 부터였다.
하지만은 진희는 정욱과 거의 말을 하지 못하였다. 정욱이 애써 자신을 피하려고만 하였고 진희또한 그랑 얘기를 하는 것이 왠지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어느정도 거리를 두면서 그렇게 지내왔다.
"기억나요? 그런데..... 왜요?"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진희랑 정욱의 단둘만의 대화로 시작된다. 정욱이 자신의 물음에 기억난다고 대답을 하자 진희는 깊게 한숨을 들이쉬고는 다시 물었다.
"저..... 전 도무지 이해가 않가서 말이에요?"
"..................."
진희는 정욱의 표정을 조심스레 살피며 다음 말을 이었다.
"그날........ 어떻게 해서 그곳에 나타나셨는지...... 그리고 마지막에 하신말씀이...... 용서해달라는 말도 그렇고....... 설명을 해주시면은 않될까요?"
그날의 일들을 꺼내는 것은 진희로써는 그렇게 달가운 것은 아니었다. 자신과 죽은 병윤과의 정사 장면....... 특히 처음으로 제2의 처녀성이라는 항문 성교까지 이 사람이 직접 목격을했을거라는 생각까지 하자니 말이다.
하지만은 그런 수치심따윈 접어두어도 될 정도로 그때일에 대한 의문점을 풀고 싶었다. 그렇기에 진희는 정욱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거였다.
"제가 착각을 한거예요."
"착각이라니요?"
"우연히...... 아버지가 당신이랑 같이 교복가게에서 나오는 것을 봤어요?"
그 말에 진희는 다시 이전으로 기억을 되짚었다. 그렇다. 그때가 자신이 고등학교 입학을 했을때였을거다. 자신의 교복 맞추는데 병윤이 직접 동행하였고 사주었던 기억이 났다.
"그런데..... 그게 뭐 어쨌는데요?"
"그때...... 저는 당신이 아버지의 다른 숨겨진 자식이려니 생각을 했거든요"
정욱이 그때가 생각이 나는지 피식 미소를 지으면서 아련히 회상을 하기 시작하였다.
학교를 마치고 머리도 식힐겸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어디로 갈까 궁리를 하던 중이었다.
"어? 아버지?"
자신이 탄 버스가 어느 교복가게를 지나는 순간...... 정욱은 낯익은 한 노인과 자신 또래의 여자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기사 아저씨에게 자신이 내릴 지점을 지나쳤다면서 중도에 내려달라고 보챘다. 버스 기사는 투덜거리면서 중간에 차를 세우고는 문을 열어주었다.
차에서 내린 정욱은 쏜살같이 달려서 그곳을 향해서 달려갔다. 그리고 그 가게에 이르기 전에 문이 열리고 그 두사람이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분명히 자신의 아버지였다. 그리고 곁에 동행하는 다른 한 여자는.......
"누구지?"
정욱은 처음보는 여자였다. 자신의 아버지가 그 여자랑 같이 차를 세워둔 지점으로 가자 정욱도 뒤를 따랐다. 그때 그 가게의 점원들이 하는 예기가 정욱의 귀에 들려왔다.
"딸 자식한번 늦게도 봤군. 저 정도 나이에 저만한 여식이라면은 얼마나 애지중지 하겠어."
"그러게 말이야. 예쁘게도 키웠네. 처음엔 손녀딸이려니 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그들 점원들이 무심결에 내뱉은 딸이라는 단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정욱도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의 사생활이 문란하다는 것은 정욱도 잘 안다. 자신 역시 아버지가 바깥에서 만들어왔지 않은가. 그러니 만큼 자신외에도 다른 누군가에게서 자식을 더 보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이다. 만일 그게 저 여자라면은........
"그럴수도 있겠어. 그럼 나한텐 어떻게 될까? 누나? 아니면은.....동생?"
정욱은 상대가 누나일지...... 아니면은 여동생일지 너무나도 궁금하였다. 기왕이면은 여동생이라면은 좋을텐데...... 하지만은 이렇게 먼 발치에서 떨어진채로 보기만 한 상태에서는 파악하기 힘들었다.
곧 아버지가 탄 차가 시동을 걸며 사라지는 모습이 보였다. 정욱은 급히 택시를 불러 세웠다.
"아저씨...... 저기, 저차 따라가주세요. 들키지 않게......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말이에요"
"저기....... 학생 지금 첩보 영화 찍는 거야?"
다짜고짜 택시 불러세우고는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말을 내뱉는 머리에 피도 않마른 학생이 못마땅한지 기사는 군시렁거렸다. 그런 그에게 지갑에서 만원권 몇장 꺼내주자 그의 표정은 언제 그랬냐며 손님의 주문에 응하였다.
그 기사 역시 첩보 영화를 어느정도 봐왔는지 정욱의 요구에 부합되는 미행을 무리없이 소화해 냈다. 들키지 않게끔 멀찍이 떨어져 있으면서 미행을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해서 정욱은 그녀의 거처일것으로 짐작되는 집을 알아내는데 성공을 하였다.
일단 그녀가 사는 곳을 알아낸 이후 정욱은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하기 시작하였다.
"아버지한테 누구냐고 물어볼까?"
하지만은 고개를 저었다. 자신말고도 다른데서 자식을 보지 않았느냐고? 그랬다가는 완전 묵사발이 날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말도 꺼내는 것도 허락지 않은 아버지인데 그런데 성심 성의껏 대답을 해줄까?
한동안 그 일을 가지고 속으로 고민의 고민을 하던 정욱은 결국 아버지를 거치지 않고 자신의 배다른 누이로 여겨지는 그녀를 직접 만나기로 결심을 하였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그 집으로 들어가는 것일게다.
그곳은 아버지가 자주 간다는 호숫가의 여름 별장이었다. 아주 어릴적에 정욱도 와 본적이 있는 곳, 하지만은 그렇게 자주 온적은 없었다.
아버지가 출근하고 난 이후 안방을 뒤적거려서 별장 열쇠들이 주렁 주렁 달려있는 키뭉치를 꺼내들고 열쇠가게에서 전부다 복사를 하였다. 물론 그곳의 열쇠는 한가지겠지만은 하나하나 어느 곳의 별장 열쇠인지 분간 할 길이 없기에 그런 단순 무식한 방식으로 전부 복사하는 것을 택한 것이다. 그렇게 복사한후 그곳에 가서 자물쇠에 일일이 맞춘다면은 어느것 하나는 들어 맞을거라는 생각을 하며.....
그렇게 해서 만반의 준비를 끝낸후 정욱은 곧 실행에 옮겼다. 그녀가 사는 호숫가의 여름 별장으로 출발을 하였다. 별장에 이르자 정욱은 복사한 열쇠로 문을 열었다. 그렇게 떳떳?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이거 뭐라고 나를 소개해야 하나?"
안녕? 누나 아니면은 동생...... 나는 강정욱, 그쪽은 이름이 뭐야? 그쪽이나 나나 마찬가지로 아버지가 밖에서 만들어왔어. 바람 피워서 만들어진 자식끼리 잘해보자?
자신을 어떻게 소개를 할지 별의 별 궁리를 하면서 정욱은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은......
"그 다음은 말 않해도 이해가 될거예요. 간략하게 말해서 내가 착각해서 그런거죠"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그때를 회상하며 말하는 정욱을 보는 진희의 심정은 그야 말로 착잡하였다.
"실망이 크셨겠군요"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는 투로 말을 하고 있지만은 이 사람이 그때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지 감이 잡히는 진희였다. 배다른 누이 일것이라는 짐작을 하면서 찾아왔지만은 자신의 예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된 정도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직접 눈으로 보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한창 민감한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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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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