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unfaithful husband ( 바람둥이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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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고민거리를 처음으로 숨김없이 말해보겠습니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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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 남편(L)을 무척 사랑하고 있답니다.
L은 연애시절이나 지금이나 늘 섹시하고, 매일 보는 얼굴인데도 퇴근시간이 될 즈음이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우리는 2002년에 결혼했는데, 둘 다 적령기가 지난 무렵이었습니다. L은 38이었고, 전 32이었죠.
그 전에 결혼을 전제로 4년 간 만났던 사람(K)이 있었는데, L을 알고부터 제가 매정하게 관계를 끊게 되었습니다.
제가 갑자기 K와의 절교를 선언하자 특히 엄마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당시에 K는 대학병원의 의사였고, 전 아이들에게 무용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양가 부모들이 아는 사이고, 어른들은 우리 둘의 결혼을 의심치 않고 있을 때였죠.
제가 L을 만난 곳은 여의도에 있는 모 은행의 로비였습니다. 제 동창이 그곳의 국제부에 근무했는데, 그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L의 모습을 처음 본 것입니다.
한 마디로 너무 멋진 남자가 제 눈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 전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었던..."너무나도 자신감에 가득차보이는 남성"이...제 시선을 고정시켰습니다.
전 평소에 제가 남자를 ?아다닐 일은 절대 없을 거라 생각해왔고, 또 특별한 이상형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생전 처음 본 알 수 없는 L이라는 사람에게 견딜 수 없는 관심이 갔습니다. L은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로비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전 곧 마중나온 친구를 만나, "혹시 저기 서 있는 남자 알아?"하고 물어보았습니다.
친구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띠며, "우리 부서 대리야..., 근데, 왜?"라고 답하며 절 놀리듯 쳐다보더군요.
"으응...그냥....", 그랬더니,
친구가 "L대리님...인기 짱인데...스타일 시크하지..."하며 내게 관심있냐고 물었습니다.
전 단호히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친구는 내게 허락도 구하지 않고, 갑자기 큰 소리로 L을 부르더니 저와 인사를 시켜주더군요.
L은 간단한 인사를 전하더니 "담에 인연이 있으면 뵈요"라는 말을 남기고 담배를 문 채로 현관으로 나갔습니다.
약간 자존심이 상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곧 떨쳐 버리고 친구와 저녁 먹고 한참 수다를 떨었습니다.
그날 친구가 전해 준 얘기로는 L이 상당한 바람둥이라는 것과, 그리고 재미있고 멋진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요약하면 상사에게는 당당하고, 부하직원에게는 친절한..등등..한 마디로 나이스하지만 문제는 있는 남자란 뜻인데...
이상하게도 집에 온 저는 종일 그 사람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몇 일이 지나자 우습게도 한번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주체할 수 없게 되더군요..
그래서 실은 친구 핑계로 그 은행의 국제부를 수차 방문했습니다.
늘 떨어져서 L의 모습을 잠깐 보는 것으로만 위안을 삼아야했습니다.
그는 간혹 책상에서 유유자적 담배를 피우기도 했는데, 분명 그곳은 금연구역이라, 고객도 아닌 직원이 흡연을 일삼는 게 이해가 잘 안갔습니다.
친구에게 "쟤는 뭔데..여기서 담배를 막 피고 그래?"라고 물었더니, L만 유일하게 여기서 담배를 피운다고 하더군요. 별반 터치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 야, 혹시 저 사람 성격 문제가 있는 거 아니니...지가 무슨 무법자도 아니고..말야.."
그렇지 않다고 친구가 막 변호하는 걸 보면 아무튼 그이는 인심을 잃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근데..너 왜 자꾸 L대리에 대해 물어봐...너 관심있는 거 아냐...K씨가 알면 섭섭하겠다..얘.."
2.
그날 이후 제 머린 온통 L이 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으로만 가득찼습니다. L의 샤프한 용모와 희고 긴 손가락, 가느다란 눈매, 붉은 입술....
K는 여전히 제게 따뜻했지만, 제 마음은 다른 세계를 향했습니다.
결국 저는 친구에게 제 마음을 고백하고, L과의 만남을 주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친구는 많이 놀랐지만, 제 부탁을 기꺼이 들어주었습니다.
덕분에 L과 첫 데이트를 할 수 있었습니다.
첫 만남에서 그는 로맨틱한 저녁을 사주었습니다. L은 생각했던 대로 유쾌한 사람이고 저를 몹시 즐겁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데려다주는 차 안에서 제 가슴에 손을 얹더군요. 너무나 태연하게..
좀 불쾌하고 황당한 기분이 들어 집에 도착할 때까지 고개를 반대편 창가로 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집 앞에서 L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윙크까지 곁들여 "오늘 무척 즐거웠다"고 너스레를 떨며 저를 내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아무 연락이 없었습니다.
3.
이후로 꽤 고통스런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정말 미치겠더군요. 이 사람이 날 심하게 갖고 논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급기야 제가 L의 사무실로 직접 전화했습니다. 뭔가 항의를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하지만 수화기를 타고 전해오는 L의 목소리가 외려 감미롭게 들리더군요. 갑자기 멍한 기분이 되어 전혀 엉뚱한 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L대리님, 저..오늘 시간되시면 술 한 잔 해요”
전화를 끊고 얼굴이 화끈.
그날 저녁 늦게 삼성동 부근에서 L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자신은 술을 잘 못한다면서, 하지만 기꺼이 술자리는 같이 하겠다며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퉁명스레 보통 자주 들리시는 데로 가시라고 했더니, 이 사람, 호스트 바 같은 데도 좋으냐고 묻더군요.
망치로 한대 얻어맞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역시 구제불능이군...”
씁쓸해진 기분에다 묘한 반항심마저 일어, “네, 한번 데려다 줘보세요”라고 답했습니다.
그랬더니 L 그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그건 농담이고 근처에 아는 룸쌀롱이 있으니 한번 따라와 보겠냐고 했습니다. “........” 그래서 L을 따라 생전 처음 룸쌀롱이란 곳을 가게 되었습니다. L은 그곳이 꽤 익숙한지 현관 입구에서 어느 마담을 호출하더니 귓속말로 뭔가를 주문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마담의 어색한 눈인사를 받으며 미로 같은 통로를 지나 어느 룸으로 안내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쾌적하고 좋더군요. 하지만 저로서는 생소하고 어색한 분위기에 동화되기 어려웠습니다. 좀 정신이 없었죠. L은 몹시 유쾌한 듯 마담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몇 가지 주문을 했습니다. 거기엔 아가씨도 포함되었습니다. 마담과 아가씨, L과 나..이렇게 4사람이 있는 정방형의 공간이 무척 불편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마담은 저와 동갑이었고 아가씨는 좀 어렸는데 고상한 분위기는 없었지만 세련된 느낌을 주어 불안한 마음은 가셨습니다. 저를 많이 배려해주고, 편하게 대해주어 조금씩 마음은 풀렸지만 L을 오빠라고 부르며 껴안고 친하게 대하는 모습은 보기 싫었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시츄에이션이야...어이가 없어서리...”
몇 번 주저하다가 폭탄주를 연거푸 두 잔 마시게 되었고, 제 얼굴은 사과보다 더 빨개졌습니다. 전 맥주나 와인 한잔이면 딱 정량이니까요.
우리들은 마치 오누이 사이마냥 친근한 분위기에 젖어 들어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밴드를 부르고, 기타와 드럼 소리에 취해 즐겁게 노래 부르고 춤도 추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저는 룸쌀롱이란 곳이 막 좋아졌습니다. 술 취한 기분에 저도 L을 오빠라 부르며 약간 얼이 빠진 계집애마냥 분위기에 동화되어갔습니다.
이후로도 오빠가 데려가는 곳은 다 좋았습니다.
4.
자정이 지나고 새벽 1시가 지날 무렵 그곳을 나왔습니다. 10시 귀가 통금시간도 훌쩍 넘겼고, 엄마의 호통이 겁이 나서 집에 전화도 하지 못했습니다. 핸드폰은 계속 드르륵거리고,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K의 호출도 계속되고, 급기야 배터리를 분리해버렸습니다. 지구가 멸망해도 그날만은 L과 함께 있고 싶었습니다. L은 저를 집에다 데려다주겠다고 했지만, 저는 집에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머리가 아프다고 했습니다. 그가 좀 쉬었다가겠냐고 물을 때 “훗..본성을 드러내는군..”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괴로운 몸짓을 했고, 그는 대리기사를 불러 논현동 쪽의 호텔로 차를 향하게 했습니다. 복잡한 머릿속을 떨쳐내려고 머리를 흔드는 순간 취기가 올라왔습니다. 호텔의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기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급기야 침대에 쓰러져버린 저를 L은 천천히 유린하는듯했습니다. 몽롱한 기분에 L의 벗은 몸매가 비쳐지고, 전 몹시 흥분되었습니다. 하지만 제 몸은 말은 잘 듣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우리 둘은 첫날밤을 발가벗고 껴안은 채로 잠들었습니다. 그의 가슴은 세상에서 가장 푸근하고 편했습니다.
저는 그를 정말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눈을 뜨니 이미 아침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너무나 놀란 나머지 몸을 추슬러 일어나 샤워를 하고 옷을 입었습니다. 밖은 흐린 날씨로 간간이 비가 내리는 듯 했습니다. 곤히 잠든 L의 모습을 응시하며 저는 불안감과 행복감 둘을 모두 느꼈습니다. 출근 시간이 된 것 같아 전 그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L은 마지못해 일어나 굼뜬 동작으로 움직이더니, 회사에 전화를 걸어 직속상사와 통화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과장님, 오늘 하루 쉬고 싶습니다..”
“......”
“비도 오고해서요, 몹시 마음이 우울해져서 오늘은 그냥 혼자 조용히 쉬었으면 합니다.”
“............”
“내일부터는 변함없이 충성하겠습니다..히힛..”
그리고는 저보고 좀 더 자자며 혼자 골아 떨어졌습니다.
L은 정말 대책 없고 불성실한 캐릭터였습니다. 그래도 전 그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전 앉은 채로 그가 일어날 때까지 두 시간을 넘게 기다려야했습니다.
5.
체크아웃을 하고, 호텔 밖을 나왔을 때는 비가 좀 더 세차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집에 들어갈 생각을 하니 걱정이 태산 같았습니다. L은 자기는 오늘 쉬게 되어 괜찮은데, 내가 걱정이라며 아무튼 점심 먹고 가라면서, 집에 들어가기 10분전부터 고민해도 충분하다면서 저를 달랬습니다.
저는 이때 L과는 다시는 만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혼상대로는 신뢰하기에 부족하다는 속물적이지만 현명한 결론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점심을 사양하고, 그냥 커피나 한잔 마시고 헤어지자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커피를 마셨습니다. 그러면서 둘이 같이 있는 순간은 집 걱정을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역시 저는 L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었습니다.
흥미롭게도 또 그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배짱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의 저답지 않게 “집에 가서 부모님께 한번 크게 야단맞고 말지”하는 생각에 미치자 의외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이렇게 커피를 마시고 헤어졌더라면 그날의 일은 추억의 편린으로만 남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때 제가 귀걸이를 잃어버린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L이 호텔로 전화를 하자, 아직 방을 메이크업하지 않았다고 해서 우리 둘은 다시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다행히 그곳에서 귀걸이를 찾게 되었습니다. .....................................................................................................
우리는 그곳을 바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L은 나를 응시했습니다. 그리고 옷을 벗겼습니다. 전 반항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반항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의 유혹은 너무나 강렬했습니다. 그는 저를 미친 듯이 탐닉했고, 간밤의 몽롱함이 아닌 선명함으로 그를 받아들였습니다. L의 숨소리만으로도 온몸의 감각이 돋아나고, 이러다간 정말이지 미쳐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L의 튼튼한 다리를 만지고 허리를 감싸며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혼돈의 상태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K와는 결코 도달해보지 못한 세계, 선을 이미 넘어버린 저는 부끄러움을 잊은 채 날카로운 교성을 내지르고 있었습니다. 주체할 수 없이 몸이 떨리면서 아래에서 강렬한 무언가가 터져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그가 내 몸에서 분리되자 제 밑에서는 계속 울컥 쏟아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벅찬 감정이었습니다. 그것은 분명 이전에 감지했던 오르가즘과는 또 다른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저를 딴 사람으로 만들어 상상하기 힘든 음란함을 실행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L을 눕게 하고 올라앉아 계속 몸을 움직였습니다. 그날 낮에 저는 새로운 상대와 10번을 넘게 엑스터시의 경계를 넘어선 것 같습니다.
나는 이제 L오빠의 사람이 될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6.
전 오빠와 이듬해에 결혼했습니다.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오빠는 처음에 일말 걱정했던 만큼 나태하거나 제멋대로인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꽤 유능하고, 책임감도 두터웠지요. 결혼 후에 외국계 은행으로 옮겼다가 현재 사업을 하고 있는 남편은 지금도 여전히 순조롭습니다. 전 남편이 지닌 원천적인 자신감과 변함없이 완벽한 육체적 관계에 매우 만족하고 행복감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L은 제게 여러 가지 기쁨을 안겨준 최상의 남편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사랑스러운 딸과 아들을 두었습니다.
저는 오빠를 만나게 해준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7.
하지만,
오빠가 지금 저를 너무나 고통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오빠의 복잡한 여자관계는 심심치 않게 저를 괴롭혀왔습니다.
하지만 L은 마법과 같이 저를 위로하고, 불행을 행복으로 변화시켜 주었습니다.
저는 매일같이 어느 여자와도 딱 한번의 관계는 눈감아 준다며, 절대 정이 쌓이는 지속적인 관계는 용납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습니다.
그동안 몇 번 오빠가 실망을 준 적도 있지만 내가 그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시간이 자연스럽게 고통을 해결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빠가 감당하기 어려운 대형사고를 쳤습니다.
믿기 어렵게도 엄마와 관계를 가진 겁니다.
결혼을 제일 반대하는 입장에 서 있던 엄마가 지금은 오빠와 너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둘은 취향이나 기호, 취미가 거의 같습니다.
지난해에 오빠가 엄마 차를 바꿔줄 때만해도 저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장모에게 차를 선물하는 사위. 보기 좋은 그림이잖아요.
엄마가 종종 오빠와 필드에 나갈 때는 저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엄마는 미인입니다. 엄마가 아직 젊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지금처럼 실감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이건 너무한 것 아닌가요.
밤새워 여성체험-고민 방의 글들을 읽으며 그나마 여기서 조금의 위안을 얻었습니다.
너무나 미운 오빠,
그러면서도 아직 오빠를 거부하지 못하고, 오빠와의 밤을 기다리는 자아의 모순.
과연 앞으로 스스로 편해질 날이 올까요.
지금은 이 남자를 가둬 사육하고 싶은 마음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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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는 내 남편...이미 결혼 전에 충분히 예감했던 부분이 있지만, 연애 기간 2년 결혼 생활 4년 동안 이 남자가 무수히 뒤통수 친 일들을 삽화(에피소드) 형식으로 스케치해 나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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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고민거리를 처음으로 숨김없이 말해보겠습니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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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 남편(L)을 무척 사랑하고 있답니다.
L은 연애시절이나 지금이나 늘 섹시하고, 매일 보는 얼굴인데도 퇴근시간이 될 즈음이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우리는 2002년에 결혼했는데, 둘 다 적령기가 지난 무렵이었습니다. L은 38이었고, 전 32이었죠.
그 전에 결혼을 전제로 4년 간 만났던 사람(K)이 있었는데, L을 알고부터 제가 매정하게 관계를 끊게 되었습니다.
제가 갑자기 K와의 절교를 선언하자 특히 엄마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당시에 K는 대학병원의 의사였고, 전 아이들에게 무용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양가 부모들이 아는 사이고, 어른들은 우리 둘의 결혼을 의심치 않고 있을 때였죠.
제가 L을 만난 곳은 여의도에 있는 모 은행의 로비였습니다. 제 동창이 그곳의 국제부에 근무했는데, 그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L의 모습을 처음 본 것입니다.
한 마디로 너무 멋진 남자가 제 눈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 전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었던..."너무나도 자신감에 가득차보이는 남성"이...제 시선을 고정시켰습니다.
전 평소에 제가 남자를 ?아다닐 일은 절대 없을 거라 생각해왔고, 또 특별한 이상형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생전 처음 본 알 수 없는 L이라는 사람에게 견딜 수 없는 관심이 갔습니다. L은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로비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전 곧 마중나온 친구를 만나, "혹시 저기 서 있는 남자 알아?"하고 물어보았습니다.
친구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띠며, "우리 부서 대리야..., 근데, 왜?"라고 답하며 절 놀리듯 쳐다보더군요.
"으응...그냥....", 그랬더니,
친구가 "L대리님...인기 짱인데...스타일 시크하지..."하며 내게 관심있냐고 물었습니다.
전 단호히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친구는 내게 허락도 구하지 않고, 갑자기 큰 소리로 L을 부르더니 저와 인사를 시켜주더군요.
L은 간단한 인사를 전하더니 "담에 인연이 있으면 뵈요"라는 말을 남기고 담배를 문 채로 현관으로 나갔습니다.
약간 자존심이 상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곧 떨쳐 버리고 친구와 저녁 먹고 한참 수다를 떨었습니다.
그날 친구가 전해 준 얘기로는 L이 상당한 바람둥이라는 것과, 그리고 재미있고 멋진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요약하면 상사에게는 당당하고, 부하직원에게는 친절한..등등..한 마디로 나이스하지만 문제는 있는 남자란 뜻인데...
이상하게도 집에 온 저는 종일 그 사람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몇 일이 지나자 우습게도 한번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주체할 수 없게 되더군요..
그래서 실은 친구 핑계로 그 은행의 국제부를 수차 방문했습니다.
늘 떨어져서 L의 모습을 잠깐 보는 것으로만 위안을 삼아야했습니다.
그는 간혹 책상에서 유유자적 담배를 피우기도 했는데, 분명 그곳은 금연구역이라, 고객도 아닌 직원이 흡연을 일삼는 게 이해가 잘 안갔습니다.
친구에게 "쟤는 뭔데..여기서 담배를 막 피고 그래?"라고 물었더니, L만 유일하게 여기서 담배를 피운다고 하더군요. 별반 터치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 야, 혹시 저 사람 성격 문제가 있는 거 아니니...지가 무슨 무법자도 아니고..말야.."
그렇지 않다고 친구가 막 변호하는 걸 보면 아무튼 그이는 인심을 잃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근데..너 왜 자꾸 L대리에 대해 물어봐...너 관심있는 거 아냐...K씨가 알면 섭섭하겠다..얘.."
2.
그날 이후 제 머린 온통 L이 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으로만 가득찼습니다. L의 샤프한 용모와 희고 긴 손가락, 가느다란 눈매, 붉은 입술....
K는 여전히 제게 따뜻했지만, 제 마음은 다른 세계를 향했습니다.
결국 저는 친구에게 제 마음을 고백하고, L과의 만남을 주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친구는 많이 놀랐지만, 제 부탁을 기꺼이 들어주었습니다.
덕분에 L과 첫 데이트를 할 수 있었습니다.
첫 만남에서 그는 로맨틱한 저녁을 사주었습니다. L은 생각했던 대로 유쾌한 사람이고 저를 몹시 즐겁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데려다주는 차 안에서 제 가슴에 손을 얹더군요. 너무나 태연하게..
좀 불쾌하고 황당한 기분이 들어 집에 도착할 때까지 고개를 반대편 창가로 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집 앞에서 L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윙크까지 곁들여 "오늘 무척 즐거웠다"고 너스레를 떨며 저를 내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아무 연락이 없었습니다.
3.
이후로 꽤 고통스런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정말 미치겠더군요. 이 사람이 날 심하게 갖고 논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급기야 제가 L의 사무실로 직접 전화했습니다. 뭔가 항의를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하지만 수화기를 타고 전해오는 L의 목소리가 외려 감미롭게 들리더군요. 갑자기 멍한 기분이 되어 전혀 엉뚱한 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L대리님, 저..오늘 시간되시면 술 한 잔 해요”
전화를 끊고 얼굴이 화끈.
그날 저녁 늦게 삼성동 부근에서 L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자신은 술을 잘 못한다면서, 하지만 기꺼이 술자리는 같이 하겠다며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퉁명스레 보통 자주 들리시는 데로 가시라고 했더니, 이 사람, 호스트 바 같은 데도 좋으냐고 묻더군요.
망치로 한대 얻어맞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역시 구제불능이군...”
씁쓸해진 기분에다 묘한 반항심마저 일어, “네, 한번 데려다 줘보세요”라고 답했습니다.
그랬더니 L 그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그건 농담이고 근처에 아는 룸쌀롱이 있으니 한번 따라와 보겠냐고 했습니다. “........” 그래서 L을 따라 생전 처음 룸쌀롱이란 곳을 가게 되었습니다. L은 그곳이 꽤 익숙한지 현관 입구에서 어느 마담을 호출하더니 귓속말로 뭔가를 주문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마담의 어색한 눈인사를 받으며 미로 같은 통로를 지나 어느 룸으로 안내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쾌적하고 좋더군요. 하지만 저로서는 생소하고 어색한 분위기에 동화되기 어려웠습니다. 좀 정신이 없었죠. L은 몹시 유쾌한 듯 마담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몇 가지 주문을 했습니다. 거기엔 아가씨도 포함되었습니다. 마담과 아가씨, L과 나..이렇게 4사람이 있는 정방형의 공간이 무척 불편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마담은 저와 동갑이었고 아가씨는 좀 어렸는데 고상한 분위기는 없었지만 세련된 느낌을 주어 불안한 마음은 가셨습니다. 저를 많이 배려해주고, 편하게 대해주어 조금씩 마음은 풀렸지만 L을 오빠라고 부르며 껴안고 친하게 대하는 모습은 보기 싫었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시츄에이션이야...어이가 없어서리...”
몇 번 주저하다가 폭탄주를 연거푸 두 잔 마시게 되었고, 제 얼굴은 사과보다 더 빨개졌습니다. 전 맥주나 와인 한잔이면 딱 정량이니까요.
우리들은 마치 오누이 사이마냥 친근한 분위기에 젖어 들어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밴드를 부르고, 기타와 드럼 소리에 취해 즐겁게 노래 부르고 춤도 추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저는 룸쌀롱이란 곳이 막 좋아졌습니다. 술 취한 기분에 저도 L을 오빠라 부르며 약간 얼이 빠진 계집애마냥 분위기에 동화되어갔습니다.
이후로도 오빠가 데려가는 곳은 다 좋았습니다.
4.
자정이 지나고 새벽 1시가 지날 무렵 그곳을 나왔습니다. 10시 귀가 통금시간도 훌쩍 넘겼고, 엄마의 호통이 겁이 나서 집에 전화도 하지 못했습니다. 핸드폰은 계속 드르륵거리고,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K의 호출도 계속되고, 급기야 배터리를 분리해버렸습니다. 지구가 멸망해도 그날만은 L과 함께 있고 싶었습니다. L은 저를 집에다 데려다주겠다고 했지만, 저는 집에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머리가 아프다고 했습니다. 그가 좀 쉬었다가겠냐고 물을 때 “훗..본성을 드러내는군..”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괴로운 몸짓을 했고, 그는 대리기사를 불러 논현동 쪽의 호텔로 차를 향하게 했습니다. 복잡한 머릿속을 떨쳐내려고 머리를 흔드는 순간 취기가 올라왔습니다. 호텔의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기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급기야 침대에 쓰러져버린 저를 L은 천천히 유린하는듯했습니다. 몽롱한 기분에 L의 벗은 몸매가 비쳐지고, 전 몹시 흥분되었습니다. 하지만 제 몸은 말은 잘 듣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우리 둘은 첫날밤을 발가벗고 껴안은 채로 잠들었습니다. 그의 가슴은 세상에서 가장 푸근하고 편했습니다.
저는 그를 정말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눈을 뜨니 이미 아침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너무나 놀란 나머지 몸을 추슬러 일어나 샤워를 하고 옷을 입었습니다. 밖은 흐린 날씨로 간간이 비가 내리는 듯 했습니다. 곤히 잠든 L의 모습을 응시하며 저는 불안감과 행복감 둘을 모두 느꼈습니다. 출근 시간이 된 것 같아 전 그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L은 마지못해 일어나 굼뜬 동작으로 움직이더니, 회사에 전화를 걸어 직속상사와 통화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과장님, 오늘 하루 쉬고 싶습니다..”
“......”
“비도 오고해서요, 몹시 마음이 우울해져서 오늘은 그냥 혼자 조용히 쉬었으면 합니다.”
“............”
“내일부터는 변함없이 충성하겠습니다..히힛..”
그리고는 저보고 좀 더 자자며 혼자 골아 떨어졌습니다.
L은 정말 대책 없고 불성실한 캐릭터였습니다. 그래도 전 그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전 앉은 채로 그가 일어날 때까지 두 시간을 넘게 기다려야했습니다.
5.
체크아웃을 하고, 호텔 밖을 나왔을 때는 비가 좀 더 세차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집에 들어갈 생각을 하니 걱정이 태산 같았습니다. L은 자기는 오늘 쉬게 되어 괜찮은데, 내가 걱정이라며 아무튼 점심 먹고 가라면서, 집에 들어가기 10분전부터 고민해도 충분하다면서 저를 달랬습니다.
저는 이때 L과는 다시는 만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혼상대로는 신뢰하기에 부족하다는 속물적이지만 현명한 결론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점심을 사양하고, 그냥 커피나 한잔 마시고 헤어지자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커피를 마셨습니다. 그러면서 둘이 같이 있는 순간은 집 걱정을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역시 저는 L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었습니다.
흥미롭게도 또 그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배짱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의 저답지 않게 “집에 가서 부모님께 한번 크게 야단맞고 말지”하는 생각에 미치자 의외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이렇게 커피를 마시고 헤어졌더라면 그날의 일은 추억의 편린으로만 남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때 제가 귀걸이를 잃어버린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L이 호텔로 전화를 하자, 아직 방을 메이크업하지 않았다고 해서 우리 둘은 다시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다행히 그곳에서 귀걸이를 찾게 되었습니다. .....................................................................................................
우리는 그곳을 바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L은 나를 응시했습니다. 그리고 옷을 벗겼습니다. 전 반항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반항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의 유혹은 너무나 강렬했습니다. 그는 저를 미친 듯이 탐닉했고, 간밤의 몽롱함이 아닌 선명함으로 그를 받아들였습니다. L의 숨소리만으로도 온몸의 감각이 돋아나고, 이러다간 정말이지 미쳐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L의 튼튼한 다리를 만지고 허리를 감싸며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혼돈의 상태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K와는 결코 도달해보지 못한 세계, 선을 이미 넘어버린 저는 부끄러움을 잊은 채 날카로운 교성을 내지르고 있었습니다. 주체할 수 없이 몸이 떨리면서 아래에서 강렬한 무언가가 터져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그가 내 몸에서 분리되자 제 밑에서는 계속 울컥 쏟아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벅찬 감정이었습니다. 그것은 분명 이전에 감지했던 오르가즘과는 또 다른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저를 딴 사람으로 만들어 상상하기 힘든 음란함을 실행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L을 눕게 하고 올라앉아 계속 몸을 움직였습니다. 그날 낮에 저는 새로운 상대와 10번을 넘게 엑스터시의 경계를 넘어선 것 같습니다.
나는 이제 L오빠의 사람이 될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6.
전 오빠와 이듬해에 결혼했습니다.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오빠는 처음에 일말 걱정했던 만큼 나태하거나 제멋대로인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꽤 유능하고, 책임감도 두터웠지요. 결혼 후에 외국계 은행으로 옮겼다가 현재 사업을 하고 있는 남편은 지금도 여전히 순조롭습니다. 전 남편이 지닌 원천적인 자신감과 변함없이 완벽한 육체적 관계에 매우 만족하고 행복감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L은 제게 여러 가지 기쁨을 안겨준 최상의 남편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사랑스러운 딸과 아들을 두었습니다.
저는 오빠를 만나게 해준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7.
하지만,
오빠가 지금 저를 너무나 고통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오빠의 복잡한 여자관계는 심심치 않게 저를 괴롭혀왔습니다.
하지만 L은 마법과 같이 저를 위로하고, 불행을 행복으로 변화시켜 주었습니다.
저는 매일같이 어느 여자와도 딱 한번의 관계는 눈감아 준다며, 절대 정이 쌓이는 지속적인 관계는 용납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습니다.
그동안 몇 번 오빠가 실망을 준 적도 있지만 내가 그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시간이 자연스럽게 고통을 해결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빠가 감당하기 어려운 대형사고를 쳤습니다.
믿기 어렵게도 엄마와 관계를 가진 겁니다.
결혼을 제일 반대하는 입장에 서 있던 엄마가 지금은 오빠와 너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둘은 취향이나 기호, 취미가 거의 같습니다.
지난해에 오빠가 엄마 차를 바꿔줄 때만해도 저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장모에게 차를 선물하는 사위. 보기 좋은 그림이잖아요.
엄마가 종종 오빠와 필드에 나갈 때는 저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엄마는 미인입니다. 엄마가 아직 젊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지금처럼 실감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이건 너무한 것 아닌가요.
밤새워 여성체험-고민 방의 글들을 읽으며 그나마 여기서 조금의 위안을 얻었습니다.
너무나 미운 오빠,
그러면서도 아직 오빠를 거부하지 못하고, 오빠와의 밤을 기다리는 자아의 모순.
과연 앞으로 스스로 편해질 날이 올까요.
지금은 이 남자를 가둬 사육하고 싶은 마음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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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는 내 남편...이미 결혼 전에 충분히 예감했던 부분이 있지만, 연애 기간 2년 결혼 생활 4년 동안 이 남자가 무수히 뒤통수 친 일들을 삽화(에피소드) 형식으로 스케치해 나갈 겁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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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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