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정욱이 그놈도 우리들 움직임을 알고 있었던 거야."
"설마.... 이렇게까지 나올거라고는 누군들 생각이나 했겠나."
진철수 조영민, 장건영도 상관으로부터 전해듣는 희소식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였다. 발단은 김정준이 유상민과 더불어서 그룹내에서의 직위에 대해 사직서를 제출하고 나왔을 때 회장이 건내준 주식과 지분때문이었다. 그안에는 정욱이 소유하고 있던 00철강, 00중공업, 00화학의 주식과 지분들 외에도 따로 3개계열사의 주식과 지분들이 더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다른 3개 계열사들은 다름아닌 진철수 조영민, 장건영 이들 3사람이 사장으로 있는 기업들이다. 독립시킨 3개사 외에도 현재 그룹내의 계열사 3곳에 대한 영향력을 김정준과 유상민이 갖게되어서 사실상 이들이 대주주가 된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이들은 그 일로 인해 들떠 있었다.
"이것이 뭘 의미를 할까요?"
"의미라니..... 무슨 뜻인가?"
"두분이 보시기에도 다른 뜻이 있을거 아닙니까. 그냥 원로분들에게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게끔 챙겨 넣은 것으로 보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장건영 사장의 말에 김정준과 유상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눈치였다.
"물론 다른 뜻이 있겠지. 그냥 기분 내키는데로 이렇게 덮석 내준 것 분명 아니지."
"그게 뭘까 하는 겁니다."
"현재 회장님이 보유하신 그룹내에 있는 3개사가 실질적으로 두분에게 넘어갔습니다. 거기다가 그이전에 두분께서는 3개 사를 갖고 독립을 해나가셨고요."
"그렇지."
"이들 기업은 계열사중에서 알짜입니다. 그런 것을 두분에게 넘겼다는 것은 추측할수 있는 것은 단 한가지입니다."
"그게 뭔가?"
"조만간에 나머지 3개사를 더 떼내서 내보낼수 있다 이거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내보내서 뭘 어쩌겠다고?"
"회장님의 속내를 잘 모르겠지만은..... 조만간에 뭔가 큰 일을 벌일게 분명합니다. 예컨대 이준기 부회장을 축출하는데 어떤 수를 동원할겁니다. 어떤 식으로 행동에 옮길지는 알순 없지만은 그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을 격을 것이고 회사에선 그것을 부담해야 하겠지요. 그것을 감안을 해서 미리 우량 기업들을 떼어낸다.... 이렇게 생각을 해볼수 있진 않을까요?"
현재 김정준과 유상민이 정욱에게서 추가로 받은 진철수, 장건영, 조영민 3사람이 맡고 있는 계열사 주식과 지분들이라면은 어떻게 해서든지 그룹에서 떨어져나가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으니까 말이다.
"그럴지도..... 모르겠군. 아니....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보네."
"그렇다면은 이거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
"서서히 정욱이도 뭔가 일을 벌일게 분명하다? 그소리.... 그렇다면은 이거 가만 있을순 없잖아."
유상민의 말에 조영민이 나섰다.
"않됩니다. 절대로 먼저 나서면은 않됩니다."
"하지만은........"
"회장님 쪽에서 뭔가 이쪽에 요청해오지 않은 이상은 저희들이 먼저 두각을 나타내서는 곤란합니다."
"그렇습니다. 조사장 말이 맞아요. 일단은 회장님의 의중이 어떤것인지부터 파악을 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어떻게든 나서든 방관하던지 가부간의 결정을 내야 할겁니다."
그러자 김정준이 벌레씹은 표정으로 대꾸를 하였다.
"이거 정말로 답답하군. 가서 물어볼수도 없고....."
"어쩔수 없습니다. 저희들의 움직임을 이 부회장이 눈치라도 채는 날에는......"
"그건 잘 알아. 알았어. 알았다고..... 그러면은 이 시점에서 우리들이 할수 있는 일은 뭘까."
"장 사장이 말한데로...... 어쩌면은 추가로 계열사 분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겠죠. 그에 대비를 해서 다른 대주주들이랑 소액 주주들에게 언질을 주며 설득을 하는 것이 어떨까요."
"그러는 것이 좋겠습니다.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닐거라고 보네요. 거기다가......"
조영민은 김정준 유상민 두사람에게 넘어온 주식/지분들을 떠올리면서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자신감이 생기기까지 하였다.
"참, 자네들.... 이부회장 측의 움직임 뭐 이상징후가 있던가...."
"그러고 보니.... 요즘 여러 가지 일로 술렁이고 있더군요."
그말에 김정준이 긴장을하면서 귀를 귀울였다.
"술렁이다니......"
"강전무, 강실장 두 사람 복귀시키는 것 말입니다. 이 부회장이랑 회장님, 그리고 이부회장이랑 그 측근들끼리 그 일로 시끌벅적하더군요"
"흠, 그거야... 예상했던 일들이고...... 진통이 생길 수밖에 없겠지."
"거기다가...... 뭔 일인지 모르겠지만은 이 부회장 측근들끼리 내분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뭔 소리인가? 내분이라니......."
"구석희 실장이나 한영성 차장이 자주 이 부회장 사무실에 들락 날락 거리고 이따금씩 언성을 높이면서 분위기가 살벌하다고 그러더군요. 뭔 일때문인지 전혀 알수가 없습니다."
"서윤이랑 서진이 복귀 시키는 것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고......."
얘기를 듣던 유상민이 한마디 하였다. 하지만은 장건영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닌거 같습니다. 그 두사람 문제와는 별개 같습니다. 어쨌던 간에 뭔 일로 인해서 삐거덕거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뭔일인지 알아내려면은 시간이......"
"알았어. 계속 수고를 해보게. 이제 그룹에서 우리둘은 나가떨어진 만큼 실질적인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자네들이 해줘야 하네."
"물론입니다."
조영민, 장건영, 진철수 3사람은 이구동성으로 답하였다. 그렇게 그날의 비밀 회의는 일단락되었다. 간만에 들려온 희소식에 이들은 사기충천하였고 더욱 자신들의 일에 매진하기로 결의를 다지면서 헤어졌다.
장건영의 말대로 현재 이준기 부회장의 집무실에서는 연일 모종의 중대 회의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거 정말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부회장님 현재로써는 방법이 없습니다. 포기하시는 것이...."
그러자 이준기가 발끈하며 소리를 지른다.
"그게 말이나 돼. 그 많은 돈들을....... 그걸......"
"하지만은 그렇다고 해서 소송을건다거나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서 찾거나 환수하는 것은 좀.."
"으이그....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원......"
상관의 이갈리는 목소리에 다들 고개를 들지 못하고 눈치만 보았다. 준기와 그 측근들이 이렇게 의기소침해 있는 이유는 이러하였다.외국은행에 개설된 몇 개의 계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전부 이준기가 조성한 비자금들을 예치시킨 것들로 타인 명의의 차명으로 분산 예치 시킨것들이었다.그런데 그들 계좌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조사를 해본 결과 해당 은행들이 최근에 다른 은행들이랑 인수 합병을 거쳤는데 그 과정에서 전산망 통합 작업을 하면서 오류가 생긴 것으로 추정되었다. 장기간 예치시키고 찾아가지 않은 휴면 계좌들이 정리되는 과정에서 그렇게 된 것으로 잠정적으로 결론지었다.그로 인해서 이들은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중이었다. 하지만은 마땅한 대책이 없었다.정상적인 소송 절차를 거친다면은 어떻게 환수하거나 보상 받을수 있다. 하지만은 그러기 위해서는 그것을 증명을 해야 하는데 이들이 예치시킨 계좌의 명의는 타인 명의인데다가 성격상 비자금으로 떳떳치 못한 돈이다. 만일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서 환수를 시도한다면은 그것이 세상에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은 이들로써는 여간 곤란한 이일이 아닐수 없기에 다들 이러고 있는 것이다.한영성 차장은 환수보단 그냥 그대로 묻어두는 것이 어떻냐는 대안을 내놓았다. 어떻게 보면은 그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일수 있지만은 그래도 사라진 계좌에 예치된 돈들이 한두푼이 아닌만큼 쉽사리 그 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중이다.
"뭐, 어쩔수 없지. 방법이 없다면은...... 이 참에 해외에 개설된 계좌들을 점검해봐야 하겠군. 그리고 관련 은행들쪽의 동향이나 움직임도 살펴보고...... 두 번 다시 이런 사고가 생기는 것을 미연에 방지를 해야 하지 않나."
"예. 부회장님."
어쭐수 없다는 듯 현실을 받아들이며 입맛을 다시는 이준기를 보면서 다들 안도하기 시작하였다. 호되게 경을 치르거나 면박당하지 않을까 생각하였는데 이렇게 넘어가니 말이다.
"그건 그렇고..... 강실장 강전무 이 두사람 문제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 이거 언제까지 이 문제 가지고 입씨름 하는 것도 그렇고......"
"절대 않됩니다. 부회장님."
"아무렴요. 그들을 복귀시킨다는 것은 있을수 없습니다."
다들 그 문제에 대해서는 완강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도 그럴것이 강서윤이랑 강서진이 다시 일선에 복귀한다면은 언제 자신들에게 칼날을 들이 내밀지 알수가 없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들이 김정준의 후임으로 이준기가 지내던 이사직에 후임으로 발령을 받는 다면은 그 자리를 각자 염두해두고 있던 이들로써는 여간 손해가 아니기때문이다.
"한차장 생각은 어떤가?"
다른 사람들은 반대 의사를 내비치는데 정작 한영성만은 묵묵 부답이니 이준기는 왜 그런가 싶어서 의아해하며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그러자 한영성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하더니 이내 말을 하였다.
"반대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부회장님."
"무슨 소리인가?"
이준기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죄다 한영성에게로 몰린다. 한영성은 잠시 그들의 시선에 난감해하더니 천천히 말을 이었다.
"어느정도는 회장의 뜻에 맞춰주는 것이 어떨까요"
"그럼, 그 놈들 다시 불러들이라 그말이요."
"한차장 생각이있는 거요 없는 거요."
다들 한영성의 뜻밖의 발언에 따지고 들었다. 하지만은 한영성은 그런 분위기에 내색을 하지 않고 천천히 자신의 의견을 내놓았다.
"회장님 말처럼 아무래도 주변의 시선이라던가 이목을 고려해서 외형상으로 경영권, 재산 분쟁, 가족간의 불화가 종식되었다는 것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렇긴 하겠지. 그점에 대해선 나도 반대하진 않아. 하지만은 그래도......."
"물론 부회장님이 우려하는 것이 뭔지 잘 압니다. 하지만은 그 문제는 당장 발생하지 않을거라고 보여집니다. 일단은 강전무의 처가 식구들을 전부 걸러냈으니까요."
"그렇지. 하지만은 그들은 알고 보면은 별볼일 없는 잔챙이에 지나지 않아. 그들이랑 비교해서 강전무는 차원이 틀려. 다시 불러들이고 나면은 언제 내몰수 있게 될는지 기약을 할수 없지 않나."
"그렇게 할수 없게 만들면은 됩니다."
"어떻게......."
그말에 이준기는 뭔가 좋은 대안이 있는가 싶어서 기대에 찬 시선으로 한영성의 다음 말에 귀를 귀울였다.
"복귀를 시키되.... 딴짓을 할수 없게끔 한직을 주면은 됩니다. 그리고 회장님 역시 그 두사람들과 불편한 관계는 여전하지 않습니까. 그 점을 이용해서 어떻게 보직 문제에 대해 조절을 하며 그들을 절대 신뢰할수 없게끔 만들면은 됩니다."
"불러들이긴 하지만은 이전처럼 기반을 다지지 못하게끔 철저히 감시하고 제재를 가한다.... 좋아 한번 생각을 해보지. 자네말 참고해두도록 하겠네"
"감사합니다. 부회장님."
이준기의 신뢰가 가득 담긴 시선에 한영성은 속으로 크게 흡족해 하였다. 이것으로 해서 어쩌면은 이준기가 지내던 이사직에 대한 후임으로 자신이 지명을 받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자니 의기양양해졌다.그렇게 측근들과의 회의를 끝난뒤 다들 돌아가자 준기는 창밖을 내다보면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거 정말로 내키지 않은데...... 방법이 없는 걸까."
합리적인 관점에서 그들 둘의 복귀는 타당하다. 하지만은 아무래도 감정적인 측면에서 이준기는 그 안을 받아들이긴 어려웠다. 과거 서윤을 상대해봐서 잘 알지만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놈이 아니었으니까. 만일 그 녀석이 자신에게 언젠가 정면으로 도전을 해온다면은....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린다.
"강실장만 불러들이고 그 놈은 배제 시킨다면은..... 아휴!! 어느것도 쉽지 않군. 그래."
한동안 머리를 굴렸지만은 전혀 답이 나오지 않았다. 현 시점에서 자신은 정욱의 요구를 뿌리칠 명분이 없었다. 그렇게 고민 고민하던 준기는 이내 뭔가 결심을 하였는지 전화기를 들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어느정도 영향력을 행사할만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회장님...... 전화가 왔는데.....!!"
"누구 전화인데 그래요?"
"회장님의.... 큰누님인데요"
"??!!"
그 말에 정욱은 잠시 멈칫거리더니 이내 침착한 어조로 말하였다.
"연결해주세요."
"예."
곧 삐 소리와 더불어서 외부와 연결되었다는 신호음이 울리고 정욱은 전화를 받았다.
잠시후 정욱은 집무실에서 나왔다. 그가 나오자 한영혜는 자리에 일어났다.
"잠시 나갔다 올테니까.... 그런줄 알고 계세요."
"다른 분들이 찾으시면은 어디로 연락을......"
"아!! 오래 않걸릴거예요. 잠깐 나갔다 오는 거니까..... 정 중요하다 싶으면은 부회장님에게 먼저 보고를 하게 하세요."
"알겠습니다."
정욱이 나가자 한영혜는 어디론가 연락을 하기 위해서 휴대폰을 주머니에서 빼냈다. 그러다가 아니다 싶어서 다시 주머니로 폰을 넣었다.
"이런거 까지 보고할 필요는 없지."
조금전 정욱에게 전화를 연결했을 때 자신도 그들의 통화 내역을 들어서 잘 알고 있었다.그 나이 많은 누님이라는 자는 억지로 아양을 떨며 좀 만났으면은 한다고 하였고 정욱은 내키지 않은 듯 마지 못해 예예 하면서 그러겠노라고 하였다.이들이 직접 만나서 뭔 얘기를 할지 않봐도 잘 안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요주의 인물들은 아니기에 한영혜는 대수롭지 않은 듯 그냥 덮어두기로 하였다.
"너 요즘 들어서 많이 수척해보이는 구나."
"그러게..... 이전보다 많이 않돼 보여."
"회사일이 많이 힘든가 보지?"
처음 보자마자 누나들이 각기 한마디씩 하며 재잘 거리며 떠드는 모습을 정욱은 별로 내키지 않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왠일들이에요. 나를 부른 이유부터 말씀하시죠"
이런 영영가 없는 대화를 재빨리 종결짓기 위해서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꺼내는 정욱을 3자매는 잠시 당황하더니 이내 표정관리를 하며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너, 아직도 우리들한테 서운한 감정 남아 있구나."
"그때 아버지 유언이 하도 뜻밖이라서.....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날 부른 목적이 뭐냐고요!!"
더는 이런 알랑 방귀뀌는 누나들의 잔소리를 듣기 힘든지 언성을 높혀가며 자신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자 다들 꿀먹은 벙어리 마냥 침묵으로 일관하더니 서로 눈치만 보았다. 먼저 말을 해라는 식으로 팔밀이하는 듯 서로 시선을 주고 받았다.
"역시 그러면은 그렇지."
이들이 자신을 이렇게 찾아올 이유는 전혀 없다. 있다면은 뭔가 바라는 봐가 있어서 일 것이다. 현재 자신은 이들 시각에서 본다면은 뭐든지 다 가진 칼자루 쥔 몸이니까 말이다.
"이번에 너 이 이사를 부회장으로 임명한거 그게 말이나 돼니."
"그 소리 듣고 우리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그래서요?"
그러저 연장자인 윤혜가 나직한 어조로 정욱에게 말하였다.
"너무 우리들 경계하진 말아. 사실 우린 니가 너무 걱정이 되어서 그러는 거야"
"..............."
"너희 매형들도 정욱이 널 얼마나 걱정하는 줄 알기나 하니. 이준기 그 자식이 언젠가는 회사를 말아먹고 널 내?을지 모른다고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야."
윤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윤채도 재빨리 말을 이었다.
"지금 너한테는 누군가가 도와줘야해. 우리들이 힘이 되줄게. 우린 한 식구잖아. 않그래."
"그럼... 정욱아. 우리들한테 서운한 감정은 접어두고 이제부터라도 손잡는 게 어떻니."
막내누나인 윤미의 말이 끝나자 그제서야 정욱은 입을 열었다.
"그게 누나들 뜻이에요? 아니면은 매형들의 뜻이에요?"
"뭔 소리니?"
"정말로 매형들이 그렇게 생각을 해냈고 나설려고 하느냐 그말이에요"
"??"
정욱의 이 말에 다들 뭔 소리인지 도통 모르겠다는 듯 의아해하였다. 그런 누나들을 향해서 정욱은 다시 말을 이었다.
"누나들이 지금 나한테 뭣하러 온건지 말 않해도 잘 알아요. 이 부회장 문제 들먹거리면서 매형들 인사문제 거론하는 거겠지요. 도와줄테니까 힘이 되줄테니까 나 역시 매형들 신경좀 써달라고...... 않그래요?"
"그, 그게.........."
정욱이 너무나도 자신들의 속내를 정확히 짚어내자 다들 당황하는 눈치였다. 그들을 보면서 정욱은 속으로 그들을 비웃었다. 아마도 이들은 지금 속으로 "저 자식 제법이네. 다시 봤어." 하며 놀라워하고 있을거다.
"잘 알고 있구나. 그럼......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큰 누나, 아니..... 누나들...... 매형들에 대해서 어떻게 보세요?"
"뭔 소리니?"
"매형들은 누나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야심만만한 사람들이 아니에요. 다만 누나들이 그렇게 만들고 있을뿐이죠."
"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어!!"
도저히 밑도 끝도 없는 정욱의 말에 이들의 언성이 높아져가고 있었다. 하지만은 정욱은 그들의 반응에 개의치 않고 자신의 말을 계속 하였다.
"사위 자식도 자식이다. 아들 자식들만 자식은 아니다. 아들 자식들은 저만치 가고 있는데 사위 자식들은 지금 뭣하냐. 따라잡아라. 지금 이대로 물러나거나 도태된다면은 죽도 밥도 않된다. 분발하라...... 이런 식으로 매형들을 자극을 해서 질질 끌고 다니는 식이라고요. 누나들이....."
"너, 너!! 듣자 듣자 하니까 점점........"
"기가 막혀서... 너 유산에 회사까지 다 받으니까 우리들이 전혀눈에 않뵈이나 본데.... 나, 참......"
그렇게 다들 한마디씩 하고서는 윤혜, 윤채 윤미 3자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정욱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돌아가서 매형들에게 직접 물어봐. 허심탄회하게 속에 있는거 다 털어놔 보라고.... 절대로 서방님 타박하거나 욕보이진 않을테니까 진정한 그 속내를 말해보라고...... 그러면은 알게 될거야. 매형들의 고충을....."
그렇게 말하고는 정욱이 먼저 자리를 떴다. 돌아서는 정욱의 뒷모습을 한동안 유심히 바라보던 3자매도 자리를 떴다.
"남편을 사랑하는 건지..... 아니면은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이기고 보려는 생각이 강한건지...."
조금전의 누나들을 떠올리면서 혀를 끌끌 찼다. 그간 옆에서 보아왔기에 정욱은 잘 안다. 매형들은 평범한 사람들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전번 유산 상속 및 경영권 싸움이 법정으로까지 갔을 때 누나들쪽은 그야 말로 별거 아니었을 정도로 상대할만한 가치가 없었다. 매형들이란 존재는 억지로 이래저래 끌려다니는 소 신세와 같았기때문이었다.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서 할수 없이 자신들도 덩달아서 따라하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은 낙오될거 같고 많은 비난이 쏟아질거 같으니까 어쩔수 없이 움직이는..... 매형들은 딱 그 신세 그 처지였다.
"이제 매형들좀 풀어주는 것이 어때 누나들......."
저 멀리 그들이 탄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정욱은 나직히 중얼거렸다.
"이거 니가 좀 어떻게 나서면은 않될까?"
"왠만하면은 정욱이 하자고 하는데로 하시는게 어때요. 이제 정욱이 내세워서 그 사람들이랑 으르렁 거리는 것도 이쯤 해두세요."
"하지만은...... 그게....."
아버지의 호출로 친정으로 찾아온 정선은 그간의 사정 얘기를 듣고 짜증난 어조로 대꾸하였다. 할말이 있다면서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에 뭔 일인가 싶어서 귀를 귀울이며 경청하였는데..... 정욱이가 형들 회사 복귀하려는 것 철회하게끔 중간에서 힘좀 써달라고... 그래도 자신의 말이라면은 차마 더는 고집 피우지 못할거라는 기껏 한다는 얘기가 그거였다. 그렇기에 정선은 짜증이 나지 않을수가 없었다.
"아버지.... 정욱이 심정 잘 몰라서 그런데.... 그애 그렇게 매정한 애가 아니에요. 전번에 아버지 손 들어줘서 그사람들 내쳤을 때 속으로 얼마나 힘들고 괴로워 했는지 아세요."
"니 말도 맞아. 하지만은......."
"이젠 아버지도 부회장이잖아요. 그리고... 강전무 처가 식구들 다 걸러냈고..... 이 쯤에서 아버지도 못이기는 척 하고 한발 물러나주세요. 명목상이지만 외손자 부탁 외할아버지가 눈 질긋 감고 들어준다. 이렇게 생각을 하세요. 그정도도 못해요?"
"............"
정선의 지적에 준기는 달리 할말이 없었다. 사실 하나에서 열까지 따지는 것을 본다면은 그렇게 틀린 소리는 아니었으니까......정선 역시 이 참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계속 밀고 나갔다. 지금의 아버지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맘에 않들기에......
"이런 일로 이젠 저 부르시지 말았으면은 해요. 저도..... 이젠 지겹다고요."
"미, 미안하구나."
딸의 짜증섞인 어조에 준기는 더는 뭐라고 말할수 없었다. 어지간하면은 아버지인 자신에게 그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지 않은 아이인데..... 오늘 이렇게 보니까 자신이 너무 못할 짓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 측은하였다.
"정욱이 나이를 생각해보세요. 그렇게 세파에 찌든 물든 애가 아니에요. 그런 애한테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눈에 뵈이지 않도록 누굴 치고 짜르게 하는 거... 결코 좋은 일이 못돼요. 아버지한테 절대로 득이 될 수 없다고요. 알겠어요"
"알았다. 알았어."
준기와 정선의 논쟁은 이쯤에서 종지부를 찍게되었다.
"그건 그렇고..... 요즘 어떻니. 지내는데 불편한건 없고......."
"없어요. 불편할게 뭐가 있겠어요."
"그렇다면은 다행이고..... 아!! 얼마전에 정미 생일이었는데.... 챙겨줬니."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 준기가 말을 꺼내자 정선은 고개를 저었다.
"챙겨주지 못했다고? 저런.... 난리났겠구나."
"아니요. 이번은 아니에요."
"뭔 소리니?"
정선은 정미의 근래에 들어서 달라진 면목을 아버지에게 말해주었다. 그러자 준기는 놀랍다는 듯 눈이 휘둥그레진다.
"왠 일이니.... 그 애가..... 그렇게 어른스러워지다니."
"정미도 이젠 어린애가 아니에요"
"혹시..... 남자 친구라도 생긴거 아니냐?"
그 말에 정선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남자 친구.... 라는 단어를 떠올리자 누군가가 떠올랐기에.....
"나도 몰라요. 저..... 이만 가볼께요."
"벌써 가보려고......"
"바쁘실텐데..... 제가 오래 있어봤자 뭐하겠어요. 그럼....."
그렇게 대화를 끝맺고 정선은 친정집을 나섰다. 돌아서는 딸의 모습을 보는 준기는 착잡함을 금할수 없었다. 이제 24살, 결혼한지 1년 남짓 됐는데 상처한 과부 신세..... 그리고 그대로 지금것 지낸다. 한창 나이에 그렇게 홀로 지내는 것은 정말로 감당하기 힘든 고충이란 것을 준기는 잘 안다.
"조금만 기다려라."
그렇게 멀지 않은 기간 안에 자신의 꿈을 이루어지고 큰딸의 고충은 그대로 종지부를 찍게 될거라고 생각을 하며 준기는 눈을 질긋 감았다.
"결국은 이렇게 되는군."
"이 부회장님 감각이 이렇게 무뎌지시다니..... 자만심에 푹 빠지셔서 둔해졌다고 해야 하나."
한영성의 말에 다들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00금융 사장에 강서진을...... 00 유통 사장에 강서윤을 앉힌다? 그런데로 체면치레를 해주는 건가?"
"이사직보단 그게 낮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바보 같이...... 높던 낮던 간에 일단 복귀를 하면은 그들은 물고기가 물을 만난것과 같은 처지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내 말이 바로 그말이야. 이 부회장은 그들이 복귀를 해도 쥐죽은 듯 가만히 지내면서 열심히 일만 할거라고 생각을 하겠지."
"이쯤에서 이 부회장이랑 결별하는 것은 찬성인데.....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걸 모르겠단 말씀이야. 강서윤 강서진 그 친구들이랑 손을 잡을 것도 아니라며....."
그렇게 말한 구석희 실장외 다른 이들은 일제히 한영성에게 시선이 돌아갔다. 이들 모임의 핵심적인 두뇌이자 이준기 다음으로 이들을 이끄는 존재가 바로 그니까 말이다.동료들의 말에 한영성은 술잔을 기울이면서 느긋한 어조로 답하였다.
"자네와 내가 이사직함을 달면은 그때 행동에 옮기면은 돼."
"그, 그런가"
한영성의 확정적인 말에 구석희 실장은 의기양양해졌다. 조만간에 자신이 이사가 된다는 사실과 자신들의 계획과 행동들이 예정되어 있고 성공이 보장되어 있다는 것을 확신을 하니까 말이다.
"자, 다들 건배할까. 우리들의 성공을 위해서....."
"그렇지. 좋아. 자, 다들 잔 채워......"
분위기가 무르익자 한영성은 이들에게 건배를 하기를 권하였다. 그러자 다들 흔쾌히 응하며 잔을 높이 들었다.
"우리들의 성공을 향해서..... 건배."
"건배"
미래에 대한 확신에 다들 들떠 있었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내가 한다니까. 어서 들어가...."
"싫어. 좀더 있다가...... 응.... 제발...."
정미는 정욱에게 좀처럼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다. 샤워를 핑계로 정미는 정욱에게 착 달라 붙어서 진하게 자신과 살을 맞대게 하고 있었다. 일 끝내고 집으로 들어온 정욱은 늘 그랬던 것처럼 샤워를 하기 위해 욕실로 들어왔다. 하지만은 욕실에는 이미 누군가가 들어와 있는 중이었다. 물을 받아 놓고 알몸인채 대기중인 그녀..... 바로 정미였다. 정욱은 화들짝 놀라며 나가라고 했지만은 정미는 요지부동..... 앞서 정미는 정욱과 진한 밤을, 몸까지 여러차례 섞어서인지 더욱 정욱에게 달라붙었다. 정욱은 너무나도 난감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런 정욱을 정미는 은근한 어조로 달래며 말을 이었다.
"오빠 너무 부담 갖지마. 나 이젠 오빠여자야. 그러니까......"
"그런소린 하지마. 듣기 민망하니까."
"오빠......"
정미는 그런 정욱이 원망스러웠다. 이미 이 사람은 자신의 첫남자. 그런 그를 위해서 이렇게 헌신적으로 봉사를 하며 위해주는 건데 이렇게 매몰차게 나오니까 말이다. 그날 밤 정욱과 보내던 뜨겁고 진한 시간들을 떠올리는 정미로써는 여간 서운한게 아니었다.
"오빠.... 나, 정말로 오빠 사랑해."
정욱의 등에서 껴안고는 정미는 그렇게 외쳤다. 그런 정미를 정욱은 이 이상 매몰차게 대하기 어려웠다. 그 자신은 그렇게 모진 성격이 아니었기에....
"미, 미안해. 정미야. 내가..... 너무 피곤하다 보니까."
정욱은 등뒤로 손을 뻗쳐 정미의 엉덩이와 등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어루고 달랬다.그러자 정미는 언제 그랬냐는 듯 표정이 바뀌었다.
"괜찮아. 나, 이해해. 하지만은..... 오빠, 나 이대로 있게 해줘. 제발...."
"알았어."
정욱은 할수 없이 그렇게 승낙하였다. 그러자 정미는 손으로 정욱의 몸 구석 구석을 씻기기 시작하였다.
"아름다워."
자신의 몸을 씻기는 물기에 젖은 전라의 알몸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면서 정욱의 소감을 표현하자면은 이렇다.
그러다가 정미는 정욱과 시선이 마주쳤고 그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 그러다가 정미는 정욱에게 기습적으로입을 맞추었다. 짧은 키스를 끝내고 나자 정미는 정욱의 두 손을 자신의 가슴에 갖다 대게 해 놓고는 다시 정욱을 씻기기 시작하였다.
"다른 남자라도 물색하는 건 어때."
정욱은 정미의 유방을 문질러대면서 속으로 그렇게 외쳤다. 하지만은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고 그녀만 바라보았다.
"자, 아무도 없어. 어서 옷 입어."
"..........."
목욕을 다 끝내고 정욱은 욕실문을 살짝 열면서 밖에 누가 있는지 돌아다니지 않는지 확인한후 정미에게 가보라고 말하였다. 하지만은 정미는 정욱의 말을 듣지 않고 그대로 우두커니 서 있을뿐이었다.
"뭐해. 어서 옷입으라니까."
"좀더 있으면은 않돼. 오빠"
"........"
산넘어 산이라더니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정미의 표정을 보자 지금 정욱은 그녀가 뭔 생각을 하는지 대충 감이 잡혔다. 간절한 시선으로 갈망하는 그녀를 보면서 정욱은 다시 한번 순간 갈등을 하였다. 하지만은........
"자꾸 이렇게 굴면은 나, 정말로 화 낼거야. 농담 아니야."
"오빠....."
정욱의 단호한 어조에 정미의 얼굴에 두려움이 드리워졌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정욱은 자신이 너무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은 이내 그생각은 접어두고 정미에게 옷을 입혀주었다. 아무래도 그것이 제일 나을거 같기에......속옷에서 겉옷까지 다 입히고 나저 정욱은 다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정미는 조금전의 정욱의 무서운 태도에 지레 겁을 먹은 듯한 표정이었다.
"그만 들어가서 자."
그리고는 정욱은 욕실을 나왔다.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정욱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회장님."
"아직 않자고 뭘해요"
정욱이 방으로들어오자 진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정욱을 맞이하였다. 정욱은 그런 그녀를 책망하는 어조로 한마디 하였다. 홀몸도 아닌데 아직도 않자고 이렇게 자신을 기다리는 것에 대해서........
"회장님 오시기 전에는......"
"아기한테 해로워요. 먼저 아기 생각을 해요. 엄마가 이렇게까지 무신경하면은 얼마나 서운해 하겠어요."
"예."
뱃속의 아이를 거론하며 책망을 하자 진희는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답하였다.둘은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진희가 옆으로 드러뗌?정욱이 그녀를 등뒤에서 끌어 안으면서 진희의 불러오른 배를 어루만졌다.
정욱의 손의 체온이 자신의 몸에 와닿자 진희는 그날 하루에 쌓인 피로가 다 풀린 듯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뭔가 일이 잘 풀리시나요?"
"뭔 소리예요?"
뜬금없이 튀어나온 진희의 말에 정욱은 의아해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퇴근하고 들어오셨을 때 보니까 평소보다 여유있어 보이고..... 들떠 보여서요."
"그렇게 보였나요?"
정욱의 물음에 진희는 자신이 잘못 짚은 것이 아닌가 하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제가..... 잘못 본거예요?"
"아니, 아니요. 제대로 본거예요. 진희씨 정말로 눈썰미 하나 끝내주네요."
"어떤..... 좋은 일이 생긴건데요? 저도 알면 않돼나요?"
진희의 물음에 정욱은 그녀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않될게 뭐가 있겠어요. 별거 아니고.... 몇일 안으로 형들 회사로 복귀하게 될거예요."
"예."
그렇게 대답을 하고는 진희는 더는 말을 하지 못하였다. 정욱이 털어 놓은 것이 간략하게 축약된 것들이지만은 그것이 실제로 그렇게 간단하고 단순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결과가 좋긴 하지만은 그것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과 난항을 격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을 할수 있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진희는 그 일을 거론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였다.
"이런다고.... 내가 한짓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은.... 조금은 그런데로 위안이 되네요. 형들은 어떻게 생각을 할진 모르겠지만은......"
그리고는 정욱은 진희를 더욱 세차게 끌어안았다. 진희는 돌아서서 정욱의 품에 안기며 잠을 청하고 싶었지만은 그렇게 하지못하였다. 마지막 말끝을 흐리면서 끝을 맺을 때 알게 모르게 그속에 배여있는 슬픔과 죄책감을 읽을수 있었기에......지금 돌아서면은 이 사람의 슬픔에 젖은 얼굴을 보게될까봐 그것이 두려웠다.
"전 회장님에게 왜 아무런 도움이되지 못할까요."
진희는 속으로 그렇게 외쳤다. 자신에게 온갖 배려를 하며 위해주며 지켜주는 이 사람에게 자신은 아무것도 해줄 것도 없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그렇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다가 진희는 곧 잠들었다. 진희가 잠들자 정욱은 그녀에게서 몸이 떨어져 나갔다.
"휴으......."
깊게 한숨을 내쉬면서 정욱은 천정만 바라보았다. 이것으로 해서 서윤과 서진이 회사에 복귀하는 것은 현실화된다. 하지만은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전번의 일로 인해서 자신과 형들 사이는 돌이킬수 없게끔 틀어져 있다. 현재 이준기를 견제해야 하는데다가 곧 돌아오게 될 형들.... 앞으로 그들이 자신에게 어떤 존재가 될까. 생각만해도 눈앞이 캄캄하다.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까지 돼었을까."
몇 달전까지만 해도 자신은 전략 전술에는 무지한 그런 계념도 갖춰지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들어서부터 자신은 그렇게 변해가고 있었다. 주변 상황이 자신을 그렇게 만들기때문이지만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이 오지 않고 마음이 심란하기에 정원이나 산책을 할 생각이었다.
"달빛 정말로 밝구나"
오늘따라 보름달이 유달리 밝게 비추고 있었다. 밝게 비추는 달을 바라보면서 정욱은 정원을 거닐었다.
"흑흑..... 흑"
"누구지?"
어디선지 누군가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정욱은 귀를 귀울이며 살며시 발걸음을 옮기고 그곳을 향해 다가갔다.정원에서 외진 고목나무 뒤편에서 나는 소리였다. 정욱은 발걸음과 숨소리까지 죽여가며 그곳에 다가갔다.
"너 이시간에 뭣하고 있는 거야?"
"엉? 흑... 오, 오빠.... 아, 아니 그냥......."
정미였다. 두손에 얼굴을 파묻으면서 흐느끼는 것이 바로 그녀였다. 정욱의 갑작스런 등장에 정미는 놀라면서 한편으로는 얼굴의 눈물을 닦으면서 애써 자신을 수습하는 모습이 역력하였다.
"많이 서운했나 보구나."
조금전 욕실에서 자신이 보인 행동에 정미가 마음 상하였던거 같았다. 그런정미를 보자 정욱은 마음을 주체할수 없었다.
"어, 어머... 오빠?"
예고도 없이 자신을 껴안자 정미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의아해하였다. 하지만은 그런 것도 잠시, 곧 정욱의 그 따스한 품 속에서 정미는 안정을 되찾아갔다.
"미안해. 정미야. 정말로..... 나도 정말로....."
"말하지마. 오빠. 나도 잘 알아. 나, 오빠 미워하진 않아. 절대로......."
자신을 이해한다며 오히려 자신을 위로해주는 정미의 그 말에 정욱은 더욱 견딜수가 없었다.
"고마워. 정말로....."
더욱 힘을 줘가면서 정미를 품으면서 정욱은 몇 번이고 말하였다. 한동안 둘은 그렇게 서로 엉켜 있었다. 그러다가 얼마후 둘은 떨어져 나갔다.
"지금 오빠가 진희씨가 제일 소중해하는 거 당연하다고 생각해. 난, 그거 원망하지도 질투하지도 않아."
"정미, 너......"
"나 한테도 오빠가 제일 소중해. 그리고 오빠가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는 진희씨 역시....."
여기까지 말하고는 정미는 더는 말을 잇기 힘든지 안으로 들어갔다. 돌아서는 정미를 보면서 정욱은 뭐라고 형언하기 힘든 기분이었다.자신을 원망하며 욕을 하며 저주라도 하진 않을까 여겼는데 그 반대이니까 말이다.
정미가 안으로 들어갈때까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정욱은 이내 뭔가 결심한 듯 그녀가 간곳을 향해서 뛰어갔다.정원을 가로질러 현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보니 정미는 거실을 지나 자신의 방에 들어서려는 순간이었다. 정욱은 서둘러 다가가 그녀를 번쩍 들어 안았다.
"어머? 오빠........"
갑작스런 정욱의 출현과 자신을 번쩍 안아드는 그의 태도에 정미는 의아해하며 놀라는 눈치였다. 그런 정미를 정욱은 외면하며 정미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침대위에 그녀를 내려 놓고는 방문을 잠궜다. 너무나도 갑작스런.... 뜻밖의 정욱의 행동에 정미는 뭐가 뭔지 몰라하면서 머뭇거리고 있을 때 정욱은 그녀 곁에 다가와 앉았다.
"나, 너한테 상처 주기 싫은데.... 지금 그러고 싶어"
"??"
그리고는 정욱은 자신의 손을 정미의 다리 사이의 깊은 계곡에 가져다 대었다. 정욱의 손길이 어느 깊은 부분에 닿고 멈추자 다시 말을 이었다.
"나중에 날 원망하고 욕하더라도.... 지금은 그래야겠어. 나, 어떻게 해야 하니"
"오빠......"
그제서야 정미는 정욱이 하는 말의 뜻을 아니, 하고자 하는 것이 뭔지알거 같았다.얼굴이 새빨개진 정미는 고개를 숙이며 그에 답하였다.
"나, 얼마든지....... 참을수 있어요. 절대 오빠 욕 않하고 원망 않할 자신이...... 엇!!"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정욱은 정미를 덮쳤다. 우선은 대충 정미의 상의를 위로 올려 가슴부위까지만 드러나게 만들고 입술과 두 손으로 그녀의 유방을 주무르고 빨아 당기기 시작하였다.
"아, 천천히..... 아항.... 간지러워요. 으응, 그, 그만....."
얼마나 스피드하게 주물럭거리는지... 그리고 정욱의 입속에서 유두가 격하게 혀랑 비벼대는지 정미는 간지러움을 견딜수가 없어서 웃음을 터트렸다.그러면서도 정미는 정욱을 위해서 아직까지 자신의 상체에 걸려있는 상의를 몸을 움직이며 마저 벗었다. 이제 장애물이 사라지자 정욱은 정미의 유방에서 그녀의 목부위까지... 그리고 볼과 입술에까지 연신 입을 맞추었다.한참동안 둘은 그렇게 시간을 보낸후 얼마후 정욱이 정미에게서 떨어져나갔다. 그러자 정미는 올것이 왔구나하고 긴장을 하며 자신도 몸을 일으켜세웠다.정욱은 자신의 옷을 벗고 있었다. 그런 정욱을 보면서 정미는 자신의 남은 하의를 벗기 시작하였다. 정욱이 옷을 다 벗었을때쯤 돌아섰을 때 이미 정미는 전라의 알몸으로 침대위에 누워 있었다. 다리를 최대한 벌릴수 있는데까지 벌린 상태로......
정욱은 정미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정미는 정욱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잔뜩 긴장하는 표정이었다. 정욱이 정미의 몸위에 올라타서 자세를 고정한후 곧 정미의입술을 덮쳤다.정미는 점점 커지는 정욱의 얼굴을 올려다 보면서 입을 벌려서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그런데......
"윽...... 아압!! 웁웁......"
갑자기 하체에서 전해져 오는 통증이 온몸 전체로 번져왔다. 그와 동시에 자신의 입을 틀어막으며 뭉개어대는 정욱의 뜨거운 입술의 감촉을 느꼈다.위와 아래 양쪽에서 동시에 정미를 덮친 정욱은 천천히 하체에 힘을 줘서 정미의 그곳에 힘껏 자신의 성기를 밀어 넣으면서 한편으로는 더욱 격렬하게 정미의 입술과 입속을 누비고 다녔다.
정미는 자신의 음부속을 누비는 정욱의 억센 성기의 압박에 의해서 괴로워하며 발버둥을 치다가 서서히 성적인 환희에 치닫기 시작하였다. 정욱과의 진한 프렌치 키스와 자신이 몸 구속 구석에 와 닿는 손길에 의해서 점점 진한 희열을 격었고 그것이 몸 전체로 퍼졌다.쥬걱쥬걱..... ???..... 철석 철석......
살 부H히는 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졌다. 하지만은 그 소리는 침대가 들썩거리는 소리와 맞물려서 자세히 귀를 귀울이지 않으면은 알아듣기 힘들었다.
"흐으...... 흐읍..... 헙 졉접....."
"웁웁...... 하아.... ??"
가뿐 숨을 들이쉬면서 둘은 뭔가 신들린 듯이 격하게 서로의 입술을 덮쳤고 비벼댔다. 그리고 얼굴쪽과는 상관없이 하체쪽에서는 규칙적으로 일사분란하게 정욱의 성기가 정미의 음부 속을 들락 날락거렸다. 그렇게 정욱과 격렬한 섹스를 치르는 정미는 서서히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처음 정욱과 관계를 가졌을 때 정미가 느낀 것은 지독한 아픔과 괴로움뿐이었다. 오늘 두 번째로 몸을 섞는 와중에서도 정미는 지난번에 격었던 고통을 상기하면서 막연한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은 지금 자신에게는 그런 두려움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웁웁, 으으...... 아, 아하......."
"아압..... 왜, 왜그래? 오빠..... 아악"
한창 격렬하게 프렌치 키스를 즐기다가 입술이 떨어져 나가더니 정욱이 신음을 내지르자 정미는 의아해하였다. 서서히 정욱의 표정이 심각해지더니 하체의 운동이 격렬해졌고 정미의 유방을 주무르던 두 손이 엉덩이쪽으로 다가가서 두툼한 살덩어리를 움켜잡았다.
"정미, 정미야..... 나, 나, 아아...... 싸아.....윽"
"아......악.......으으...... 꺄악......."
정욱의 말에 이제 올것이왔구나 하는 생각도 잠시..... 곧 자신의 몸속에 가로지르는 그 뜨거운 기운에 정미는 비명을 질렀다. 한번, 두 번..... 규칙적으로 짧은 시간차로 그 뜨거운 기운은 정미의 음부속에 전해져왔고 몸전체로 퍼져나가는 것 같았다.
"으, 으흑.....아아......아하"
"헉헉.......으윽. 휴으......."
숨을 헐떡이며 두 사람은 절정의 환희의 순간을 만끽하였다. 마지막 한방울도 남김없이 정미의 질속에 사정을 마친 정욱은 그대로 정미의 몸 위에 쓰러졌다. 그의 몸에는 땀이 송글 송글 맺혔다.
"이러면은 않돼는데..... 내가 왜 이러는 걸까?"
생각하면은 할수록 정욱은 자신이 이해가 않갔다. 족보상의 형식적인 이모라는 점은 둘째치더라도 이렇게 계속 정미와 관계를 가지고 지속시켜 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짓인지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거기다가 지금 정욱은 이준기를 어떻게 하면은 내칠까 이래저래 궁리를 하고 있고 언젠가 실행에 옮겨야 하는 처지가 아닌가.
그런데 그런 자신이 그의 여식이랑 살을 맞대고 이렇게 품고 지낸다니......지금 당장은 어떨지 모르겠지만은 먼 미래에 두사람은 결코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다.
"하아........휴으........."
정미가 서서히 몸을 비틀면서 기지개를 켜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에 맞춰서 아직까지 정미의 질속에 삽입되어 있던 정욱의 성기에서도 더 이상 아무런 반응이 전해져 오지 않았다.정욱이 사정을 끝내고 난 이후에도 계속 정욱의 성기를 오물 오물 거리면서 씹으며 조이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그것이 멈췄다. 그러자 정욱은 그녀에게서 몸이 떨어져나갔다. 둘은 땀범벅이었다. 정미는 머리맡의 티슈를 몇장 꺼내서 자신의 얼굴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괜찮은 거야?"
정욱은 몸을 일으켜 세우고는 정욱의 다리 사이의 음부를 보면서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그러자 정미도 자신의 음부에 흘러나오는 정액과 애액들.... 그리고 핏자국을 보고는 많이 놀라는 듯 하였다. 하지만은 이내 아무렇지 않은 듯 웃음띤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내가 너무 심했나. 앞으론 주의 할게."
"어머..... 나, 몰라."
"??"
정욱이 한말에 정미는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숙였다. 정욱은 그런 정미가 왜 그런지 의아해하였지만은 이내 그냥 넘어가기로 하였다. 약간 몸이 피곤하였고 나른해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정미, 나 이만 가봤으면은 하거든."
정욱은 정미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은 당연한 말이지만은 그래도 다 즐기고 나서 무책임하게 돌아서는 것으로 오인받을까 싶어서 그렇게 정미의 눈치를 살피며 말하였다. 하지만은 정욱의 우려와는 달리 정미는 아무렇지 않아 하였다.
"정말, 많이 피곤해 보이네요. 어서 가서 주무세요. 오빠."
정미의 그런 태도에 정욱은 의아해하면서 한편으론 다행이라고 여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충 옷을 추슬러 입은 후 정욱은 아직도 알몸은채로 침대위에 누워있는 정미에게 고개를 숙여서 그녀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방을 나섰다.
"잘자요. 오빠. 오늘 정말로 고마웠어요."
정욱이 나가고 난후 정미는 혼자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생각같아서는 지난번처럼 오늘밤도 한 이불을 덮으면서 같이 지냈으면은 하였지만은 정욱의 입장을 생각을 해서 참기로 하였다. 물론 정미가 이렇게까지 나올수 있는 것은 정욱과의 관계가 계속 이어질거라는 확신때문이기도 하였다. 조금전 정욱이 자신의 몸속에 사정을 하고 떨어져 나간후 자신에게 하던 말을 상기하였다.
-이거.... 내가 너무 심했나. 앞으론 주의 할게.-
앞으론 주의를 할거라는 말..... 그 말은 자신을 마음에 두고 있으며 이렇게 관계를 가지는 것에 대해서 저 사람 역시 거부할 생각이없다는 소리가 아닌가.물론 정미가 넘겨 짚어서 확대 해석하는 것일수 있지만은 그래도 정미는 희망을 가지기로 하였다.
"내일 밤이 기다려지는데......"
정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잠을 청하였다. 온몸에 땀범벅인데다가 음부에는 정욱의 정액과 자신의 애액, 그리고 핏자국이 아직도 흐르고 잇었지만은 개의치 않고 그대로 잠들었다.조금전에 정욱으로부터 받은 그의 체취를 계속 간직하고 싶었다.
"오늘은 뭘 사야하나."
문밖을 나서면서 진희는 필요한 물품의 목록들을 체크를 하며 장 볼 준비를 하였다. 이제 눈에 띌 정도로 배가 불러서 누군가가 이런때 동행을 해주는 것이 좋겠지만은 아직 진희는 그럴 필요까진 느끼지 못하였다. 대충 준비를 마치고 문밖을 나설때였다.
"응?"
나오자 마자 차 한 대가 집앞에 다가와 정차 시키는 것이 보였다. 진희는 누군가 싶어서 운전석을 주시하였다.
"어머!!"
곧 차문이 열리고 나오는 한 여자, 그녀를 알아보고서 진희는 크게 놀랐다.
"윤.....비서?"
상대도 진희를 알아보고는 아는채 하려다가 곧 진희의 모습을 보고 크게 놀라는 눈치였다.
"아, 안녕하셨어요. 사모님."
강서진의 부인인 정유민이었다. 진희가 그녀에게 인사를 건내자 그제서야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진희에게 시선이 갔다.
"예. 그, 그럼요. 그런데......"
진희의 불러오른 배를 바라보면서 정유민은 좀처럼 당혹감을 감출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예상치 못한 그녀와의 만남이었기에.....
"여기엔...... 어쩐 일로......"
무슨 일로 왔느냐고 진희가 말을 걸자 정유민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진희에게 답하였다. 좀처럼 그녀의 지금의 모습에 받은 충격이 가시지 않은지 그녀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듯 멍한 모습으로 일관하였다.
"아!! 그게요. 그이 일 때문에..... 도, 도련님에게 고맙다는 인사라도 드릴려고....."
"그러세요. 어머..... 제 정신 좀 봐. 들어오세요. 차라도 한잔 하세요."
"아니.... 그렇게까지...."
"이렇게 오셨는데...... 어서요. 아!! 지금 집안에는 아무도 없으니까 부담 갖지 않으셔도 돼요."
진희는 정유민이 혹시 정선의 존재를 염두해두는가 싶어서 그렇게 말하였다.진희가 그렇게까지 말을 하자 안으로 들기를 권하자 정유민은 못이기는 척 하고 진희의 권유를 받아들였다.
"그럼, 잠시 폐가 않된다면은......"
정유민이 안으로 들어서자 진희도 뒤따라 들어갔다. 진희가 차를 내오자 정유민은 한모금 들이키고는 그녀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기 시작하였다. 그녀가 물어보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진희 뱃속에 자라는 아이의 얘기에 국한되었다.
"왜 아무말도 없었어요?."
이날이때까지 자신들에게 그에 관해서 단 한마디도 언질도 없는 것에 대해서 정유민이 책망을 하는 어조로 말하자 진희는 씁쓸한 표정으로 답하였다.
"그럴 필요를 전혀 못느꼈거든요."
"............"
그 말에 정유민은 순간 할말을 잊었다. 그럴 필요를 전혀 못느꼈다는 진희의 말...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소리였다. 사실 그녀가 아이를 가진 것을 남편이나 서윤, 시누이들이 알고 있었다면은 어떻게 행동을 하였을까. 그것을 떠올리니 이 여자가 여태까지 아무 말도 없이 지내왔던 것이 이해가 가고도 남았다.
"사모님께서 지금 뭔 생각 하는지 짐작이 가요. 그렇다고 오해는 마세요. 아무말 하지 않은 것이 다른 뜻이 있어서 그랬던 건 아니니까요."
"아니, 그게 아니라....."
"그냥 저는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싶다 이 생각뿐이에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에요."
진희의 말에 정유민은 잠시 할말을 잃은 듯 침묵으로 일관하였다. 그러다가 다시 차를 한모금 들이키고는 그녀에게 말하였다.
"오해는 마세요. 진희씨. 오늘 이렇게 보니까 너무 뜻밖이라서 그만..... 그렇다고 당신에게 뭐라고 하는 건 아니에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로 고맙네요."
정유민의 말에 진희는 서서히 안도하기 시작하였다. 사실 그녀의 등장으로 인해서 진희는 김미혜를 비롯하여 그 시누이들인 윤혜 윤채 윤미 3자매가 곧 자신의 머리끄뎅이 붙잡고 온갖 욕을 해대며 산부인과로 끌고 갈 것을 떠올렸다.
"아기는 건강한가요? 병원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저랑 아기 모두 건강하다고 그래요. 현재까지는 별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어요."
"잘됐네요."
진희는 서서히 정유민에게 호의를 가지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약간 그녀에 대한 경계와 긴장을 늦추지 않았지만은 이렇게 형식적이긴 하지만은 몇마디 대화를 하면서 이때까지 정욱과 정선 이외의 집안 식구들에게 품어왔던 선입견을 사라지는 것 같았다. 물론 지금 대화를 나누는 정유민 한명에 국한된것이지만은.....
"아기를 낳으면은 어떻게 할건가요?"
그 말에 진희는 약간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이내 표정관리를 하면서 차분한 어조로 답하였다.
"현재까지는 아직 계획같은 것은 없어요. 낳고 나면은 그때 생각을 해볼려고요. 회장님도 몸조리에만 신경쓰라고 신신당부를 하셨거든요."
"그, 그런가요. 도...련님께서 진희씨 신경을 많이 써주시는 가 보군요."
"그럼요. 제가 아기 가진거 알고는 얼마나 기뻐하셨는데요."
처음 정욱에게 임신 사실을 발각되었을때를 떠올리니 진희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사실 지레 겁을 먹고 울며 불며 사정하던 자신이 아니었던가. 그런 자신을 바라보며 놀라워하다가 이내 기뻐 어쩔줄 몰라하던 그의 모습을 떠올리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런가요. 도련님께서....."
"예. 사실 아기 가진거 알았을때 저는 어디 아무도 모르는데 가서 아이 낳아서 키울려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그만.... 회장님에게 발각되어서....."
"그래....서요?"
그 다음이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보는 정유민의 모습에 진희는 왠지 초조해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역력하였지만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그녀의 물음에 답하였다.
"이왕이면은 여동생이었으면은 좋겠다고 그러셨어요. 그리고..... 저랑 아이를 위해서 뭐든지 해주겠다고 약속까지 해주셨어요."
"그, 그렇군요. 그렇겠죠. 아무래도......"
그렇게 말하고는 정유민은 더는 말을 잇지 못하였다. 왠지 서글퍼하는 듯 보이면서 한편으로는 애써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끔 필사의 노력을 하며 참는....... 지금 그녀의 모습을 표현을 한다면은 이렇다. 그녀를 보면서 진희는 더 뭐라고 말을 할수없었다. 자신의 임신 사실에 대해서 이렇다할 적대감은 없어보이지만은 그래도 정욱처럼 좋게 받아들이거나 기뻐하는 식은 아니기 때문에 더는 그것을 가지고 말하기 그랬다.
그러다가 진희는 화제를 다른데로 돌리고자 정유민에게 먼저 말을 건냈다.
"이번에 두분께서 회사에 복귀를 하셨다니...... 정말로 잘됐네요."
"도련님 덕분이지요. 정말로 뭐라고 감사 해야 할지......"
회사 문제로 화제를 돌리니까 정유민은 다시 안색이 원상태대로 돌아왔다. 진희는 그녀의 모습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지켜보았다. 아무래도 그녀의 모습들이 그렇게 대수로워 보이진 않았기에......
"전번 법정까지 갔고 두분 그렇게 만든것에 대해서 얼마나 괴로워하셨는데...... 이것으로 해서 두분이랑 회장님이 가까운 시일내에 화해를 하실수 있겠죠"
"글쎄요. 그건 잘........ 물론 그이는 도련님에게 잘 해주지 못한것 때문에 내심 미안해 하였는데..... 도련님도 그 이 원망 많이 하였을 거예요. 생각하면은 할수록 못할 짓이었으니까요."
"그렇지 않아요. 절대로......"
"??"
진희의 확정적인 말에 정유민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진희는 다시 말을 이었다.
"회장님께서 강 실장님이랑 사모님을 얼마나 생각하시는데요. 정말로 두분을 아버지 어머니로 두었다면은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한탄하실 정도인데......."
"뭐, 뭔 소리예요??"
진희의 말에 정유민은 크게 놀라면서 목소리를 높여가며 소리쳤다. 그녀의 그 반응에 진희는 순간 움찔하며 놀랬다.
"왜 저러는 거지?"
저렇게 경악에 가까운 표정으로 소리칠 이유가 없을텐데...... 진희는 애써 의아함을 접어두고 다시 말을 이었다.
"오래전에 회장님을 양자로 입양하려고 강실장님이 예기를 꺼낸적이 있었다고..... 물론 돌아가신 회장님께서 반대하셔서 무산되었다고..... 그러셨는데요?"
진희의 말에 정유민의 안색이 더욱 굳어진다. 그리고 두손은 부들 부들 떨리기까지 하였다.
"그, 그일을 어떻게.......??"
"집안 식구들이 언젠가 얘기하는 것을 회장님께서 엿들었다고 그러셨어요. 그 예기를 듣고 회장님께서 얼마나 안타까워하셨는지..... 하영이 같은 여동생도 생겼을지도 모른다 하시면서......??"
"나, 그만 가볼께요. 이거..... 너무 오래 있었어요."
진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유민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일방적으로 진희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돌아섰다. 진희도 자리에서 일어나 정유민의 뒤를 따랐다.
"사모님. 사모님??"
진희가 그녀를 불렀지만은 정유민은 대답도 없이 돌아보지도 않은채 문밖까지 뛰어갔다.얼마간 뒤를 따라가던 진희는 이내 그녀랑 거리가 멀어지자 따라잡는 것은 포기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배가 불러 올라서 무리하게 뛰기 힘들었기에.....
"저 여자 여기 뭣하러 온걸까?"
저쪽에서 밝힌 봐에 따르면은 일단 정욱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 그렇다면은 관점을 달리하면은 잘 지내기 위해서 화해 차원에서의 방문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그런데 저 모습은 뭘까? 진희는 정유민과 자신이 나눴던 말들을 천천히 떠올렸다.
"회장님 입양 얘기가 그렇게 듣기 거북했나? 그게 뭐 대수라고......"
되짚어 보니까 서진이 정욱을 입양을 하려고 했던 얘기가 나올때쯤에서 저 여자가 저렇게 반응하던 것 같았다. 진희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수십년 터울의 동생을 양자로 입양하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수 있는 일이지 않은가. 달리 허물이 되거나 문제될것이 전혀 없는 사안이다. 그런데 저 여자의 태도는.......
"아응, 나도 모르겠네 정말로.... 저 속을 내가 어떻게 알아."
더는 시시콜콜 따지는 것이 귀찮은지 진희는 안으로 들어갔다. 이런 복잡한 이해관계가 무지하게 얽힌 집안 사람들을 이해하고 다가가고 싶은 생각이 없으니까 말이다.
정유민이 진희를 만났을 시점 회사에서도 서진과 정욱이 만나 얘기를 나누었다.
"방금 했던 얘기.... 큰 형한테도 가서 그대로 얘기해줘요."
"알았어. 어쨌던 고맙구나. 그렇게 쉽지 않은 일인데...... 결국 이렇게 처리하니까 말이다."
서진의 말은 서윤과 자신들의 업무 복귀를 추진하였고 성사시킨데 대한 감탄사라 할수 있다. 정욱옆에 이준기가 죽
"설마.... 이렇게까지 나올거라고는 누군들 생각이나 했겠나."
진철수 조영민, 장건영도 상관으로부터 전해듣는 희소식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였다. 발단은 김정준이 유상민과 더불어서 그룹내에서의 직위에 대해 사직서를 제출하고 나왔을 때 회장이 건내준 주식과 지분때문이었다. 그안에는 정욱이 소유하고 있던 00철강, 00중공업, 00화학의 주식과 지분들 외에도 따로 3개계열사의 주식과 지분들이 더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다른 3개 계열사들은 다름아닌 진철수 조영민, 장건영 이들 3사람이 사장으로 있는 기업들이다. 독립시킨 3개사 외에도 현재 그룹내의 계열사 3곳에 대한 영향력을 김정준과 유상민이 갖게되어서 사실상 이들이 대주주가 된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이들은 그 일로 인해 들떠 있었다.
"이것이 뭘 의미를 할까요?"
"의미라니..... 무슨 뜻인가?"
"두분이 보시기에도 다른 뜻이 있을거 아닙니까. 그냥 원로분들에게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게끔 챙겨 넣은 것으로 보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장건영 사장의 말에 김정준과 유상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눈치였다.
"물론 다른 뜻이 있겠지. 그냥 기분 내키는데로 이렇게 덮석 내준 것 분명 아니지."
"그게 뭘까 하는 겁니다."
"현재 회장님이 보유하신 그룹내에 있는 3개사가 실질적으로 두분에게 넘어갔습니다. 거기다가 그이전에 두분께서는 3개 사를 갖고 독립을 해나가셨고요."
"그렇지."
"이들 기업은 계열사중에서 알짜입니다. 그런 것을 두분에게 넘겼다는 것은 추측할수 있는 것은 단 한가지입니다."
"그게 뭔가?"
"조만간에 나머지 3개사를 더 떼내서 내보낼수 있다 이거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내보내서 뭘 어쩌겠다고?"
"회장님의 속내를 잘 모르겠지만은..... 조만간에 뭔가 큰 일을 벌일게 분명합니다. 예컨대 이준기 부회장을 축출하는데 어떤 수를 동원할겁니다. 어떤 식으로 행동에 옮길지는 알순 없지만은 그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을 격을 것이고 회사에선 그것을 부담해야 하겠지요. 그것을 감안을 해서 미리 우량 기업들을 떼어낸다.... 이렇게 생각을 해볼수 있진 않을까요?"
현재 김정준과 유상민이 정욱에게서 추가로 받은 진철수, 장건영, 조영민 3사람이 맡고 있는 계열사 주식과 지분들이라면은 어떻게 해서든지 그룹에서 떨어져나가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으니까 말이다.
"그럴지도..... 모르겠군. 아니....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보네."
"그렇다면은 이거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
"서서히 정욱이도 뭔가 일을 벌일게 분명하다? 그소리.... 그렇다면은 이거 가만 있을순 없잖아."
유상민의 말에 조영민이 나섰다.
"않됩니다. 절대로 먼저 나서면은 않됩니다."
"하지만은........"
"회장님 쪽에서 뭔가 이쪽에 요청해오지 않은 이상은 저희들이 먼저 두각을 나타내서는 곤란합니다."
"그렇습니다. 조사장 말이 맞아요. 일단은 회장님의 의중이 어떤것인지부터 파악을 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어떻게든 나서든 방관하던지 가부간의 결정을 내야 할겁니다."
그러자 김정준이 벌레씹은 표정으로 대꾸를 하였다.
"이거 정말로 답답하군. 가서 물어볼수도 없고....."
"어쩔수 없습니다. 저희들의 움직임을 이 부회장이 눈치라도 채는 날에는......"
"그건 잘 알아. 알았어. 알았다고..... 그러면은 이 시점에서 우리들이 할수 있는 일은 뭘까."
"장 사장이 말한데로...... 어쩌면은 추가로 계열사 분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겠죠. 그에 대비를 해서 다른 대주주들이랑 소액 주주들에게 언질을 주며 설득을 하는 것이 어떨까요."
"그러는 것이 좋겠습니다.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닐거라고 보네요. 거기다가......"
조영민은 김정준 유상민 두사람에게 넘어온 주식/지분들을 떠올리면서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자신감이 생기기까지 하였다.
"참, 자네들.... 이부회장 측의 움직임 뭐 이상징후가 있던가...."
"그러고 보니.... 요즘 여러 가지 일로 술렁이고 있더군요."
그말에 김정준이 긴장을하면서 귀를 귀울였다.
"술렁이다니......"
"강전무, 강실장 두 사람 복귀시키는 것 말입니다. 이 부회장이랑 회장님, 그리고 이부회장이랑 그 측근들끼리 그 일로 시끌벅적하더군요"
"흠, 그거야... 예상했던 일들이고...... 진통이 생길 수밖에 없겠지."
"거기다가...... 뭔 일인지 모르겠지만은 이 부회장 측근들끼리 내분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뭔 소리인가? 내분이라니......."
"구석희 실장이나 한영성 차장이 자주 이 부회장 사무실에 들락 날락 거리고 이따금씩 언성을 높이면서 분위기가 살벌하다고 그러더군요. 뭔 일때문인지 전혀 알수가 없습니다."
"서윤이랑 서진이 복귀 시키는 것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고......."
얘기를 듣던 유상민이 한마디 하였다. 하지만은 장건영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닌거 같습니다. 그 두사람 문제와는 별개 같습니다. 어쨌던 간에 뭔 일로 인해서 삐거덕거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뭔일인지 알아내려면은 시간이......"
"알았어. 계속 수고를 해보게. 이제 그룹에서 우리둘은 나가떨어진 만큼 실질적인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자네들이 해줘야 하네."
"물론입니다."
조영민, 장건영, 진철수 3사람은 이구동성으로 답하였다. 그렇게 그날의 비밀 회의는 일단락되었다. 간만에 들려온 희소식에 이들은 사기충천하였고 더욱 자신들의 일에 매진하기로 결의를 다지면서 헤어졌다.
장건영의 말대로 현재 이준기 부회장의 집무실에서는 연일 모종의 중대 회의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거 정말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부회장님 현재로써는 방법이 없습니다. 포기하시는 것이...."
그러자 이준기가 발끈하며 소리를 지른다.
"그게 말이나 돼. 그 많은 돈들을....... 그걸......"
"하지만은 그렇다고 해서 소송을건다거나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서 찾거나 환수하는 것은 좀.."
"으이그....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원......"
상관의 이갈리는 목소리에 다들 고개를 들지 못하고 눈치만 보았다. 준기와 그 측근들이 이렇게 의기소침해 있는 이유는 이러하였다.외국은행에 개설된 몇 개의 계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전부 이준기가 조성한 비자금들을 예치시킨 것들로 타인 명의의 차명으로 분산 예치 시킨것들이었다.그런데 그들 계좌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조사를 해본 결과 해당 은행들이 최근에 다른 은행들이랑 인수 합병을 거쳤는데 그 과정에서 전산망 통합 작업을 하면서 오류가 생긴 것으로 추정되었다. 장기간 예치시키고 찾아가지 않은 휴면 계좌들이 정리되는 과정에서 그렇게 된 것으로 잠정적으로 결론지었다.그로 인해서 이들은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중이었다. 하지만은 마땅한 대책이 없었다.정상적인 소송 절차를 거친다면은 어떻게 환수하거나 보상 받을수 있다. 하지만은 그러기 위해서는 그것을 증명을 해야 하는데 이들이 예치시킨 계좌의 명의는 타인 명의인데다가 성격상 비자금으로 떳떳치 못한 돈이다. 만일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서 환수를 시도한다면은 그것이 세상에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은 이들로써는 여간 곤란한 이일이 아닐수 없기에 다들 이러고 있는 것이다.한영성 차장은 환수보단 그냥 그대로 묻어두는 것이 어떻냐는 대안을 내놓았다. 어떻게 보면은 그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일수 있지만은 그래도 사라진 계좌에 예치된 돈들이 한두푼이 아닌만큼 쉽사리 그 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중이다.
"뭐, 어쩔수 없지. 방법이 없다면은...... 이 참에 해외에 개설된 계좌들을 점검해봐야 하겠군. 그리고 관련 은행들쪽의 동향이나 움직임도 살펴보고...... 두 번 다시 이런 사고가 생기는 것을 미연에 방지를 해야 하지 않나."
"예. 부회장님."
어쭐수 없다는 듯 현실을 받아들이며 입맛을 다시는 이준기를 보면서 다들 안도하기 시작하였다. 호되게 경을 치르거나 면박당하지 않을까 생각하였는데 이렇게 넘어가니 말이다.
"그건 그렇고..... 강실장 강전무 이 두사람 문제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 이거 언제까지 이 문제 가지고 입씨름 하는 것도 그렇고......"
"절대 않됩니다. 부회장님."
"아무렴요. 그들을 복귀시킨다는 것은 있을수 없습니다."
다들 그 문제에 대해서는 완강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도 그럴것이 강서윤이랑 강서진이 다시 일선에 복귀한다면은 언제 자신들에게 칼날을 들이 내밀지 알수가 없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들이 김정준의 후임으로 이준기가 지내던 이사직에 후임으로 발령을 받는 다면은 그 자리를 각자 염두해두고 있던 이들로써는 여간 손해가 아니기때문이다.
"한차장 생각은 어떤가?"
다른 사람들은 반대 의사를 내비치는데 정작 한영성만은 묵묵 부답이니 이준기는 왜 그런가 싶어서 의아해하며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그러자 한영성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하더니 이내 말을 하였다.
"반대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부회장님."
"무슨 소리인가?"
이준기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죄다 한영성에게로 몰린다. 한영성은 잠시 그들의 시선에 난감해하더니 천천히 말을 이었다.
"어느정도는 회장의 뜻에 맞춰주는 것이 어떨까요"
"그럼, 그 놈들 다시 불러들이라 그말이요."
"한차장 생각이있는 거요 없는 거요."
다들 한영성의 뜻밖의 발언에 따지고 들었다. 하지만은 한영성은 그런 분위기에 내색을 하지 않고 천천히 자신의 의견을 내놓았다.
"회장님 말처럼 아무래도 주변의 시선이라던가 이목을 고려해서 외형상으로 경영권, 재산 분쟁, 가족간의 불화가 종식되었다는 것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렇긴 하겠지. 그점에 대해선 나도 반대하진 않아. 하지만은 그래도......."
"물론 부회장님이 우려하는 것이 뭔지 잘 압니다. 하지만은 그 문제는 당장 발생하지 않을거라고 보여집니다. 일단은 강전무의 처가 식구들을 전부 걸러냈으니까요."
"그렇지. 하지만은 그들은 알고 보면은 별볼일 없는 잔챙이에 지나지 않아. 그들이랑 비교해서 강전무는 차원이 틀려. 다시 불러들이고 나면은 언제 내몰수 있게 될는지 기약을 할수 없지 않나."
"그렇게 할수 없게 만들면은 됩니다."
"어떻게......."
그말에 이준기는 뭔가 좋은 대안이 있는가 싶어서 기대에 찬 시선으로 한영성의 다음 말에 귀를 귀울였다.
"복귀를 시키되.... 딴짓을 할수 없게끔 한직을 주면은 됩니다. 그리고 회장님 역시 그 두사람들과 불편한 관계는 여전하지 않습니까. 그 점을 이용해서 어떻게 보직 문제에 대해 조절을 하며 그들을 절대 신뢰할수 없게끔 만들면은 됩니다."
"불러들이긴 하지만은 이전처럼 기반을 다지지 못하게끔 철저히 감시하고 제재를 가한다.... 좋아 한번 생각을 해보지. 자네말 참고해두도록 하겠네"
"감사합니다. 부회장님."
이준기의 신뢰가 가득 담긴 시선에 한영성은 속으로 크게 흡족해 하였다. 이것으로 해서 어쩌면은 이준기가 지내던 이사직에 대한 후임으로 자신이 지명을 받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자니 의기양양해졌다.그렇게 측근들과의 회의를 끝난뒤 다들 돌아가자 준기는 창밖을 내다보면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거 정말로 내키지 않은데...... 방법이 없는 걸까."
합리적인 관점에서 그들 둘의 복귀는 타당하다. 하지만은 아무래도 감정적인 측면에서 이준기는 그 안을 받아들이긴 어려웠다. 과거 서윤을 상대해봐서 잘 알지만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놈이 아니었으니까. 만일 그 녀석이 자신에게 언젠가 정면으로 도전을 해온다면은....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린다.
"강실장만 불러들이고 그 놈은 배제 시킨다면은..... 아휴!! 어느것도 쉽지 않군. 그래."
한동안 머리를 굴렸지만은 전혀 답이 나오지 않았다. 현 시점에서 자신은 정욱의 요구를 뿌리칠 명분이 없었다. 그렇게 고민 고민하던 준기는 이내 뭔가 결심을 하였는지 전화기를 들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어느정도 영향력을 행사할만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회장님...... 전화가 왔는데.....!!"
"누구 전화인데 그래요?"
"회장님의.... 큰누님인데요"
"??!!"
그 말에 정욱은 잠시 멈칫거리더니 이내 침착한 어조로 말하였다.
"연결해주세요."
"예."
곧 삐 소리와 더불어서 외부와 연결되었다는 신호음이 울리고 정욱은 전화를 받았다.
잠시후 정욱은 집무실에서 나왔다. 그가 나오자 한영혜는 자리에 일어났다.
"잠시 나갔다 올테니까.... 그런줄 알고 계세요."
"다른 분들이 찾으시면은 어디로 연락을......"
"아!! 오래 않걸릴거예요. 잠깐 나갔다 오는 거니까..... 정 중요하다 싶으면은 부회장님에게 먼저 보고를 하게 하세요."
"알겠습니다."
정욱이 나가자 한영혜는 어디론가 연락을 하기 위해서 휴대폰을 주머니에서 빼냈다. 그러다가 아니다 싶어서 다시 주머니로 폰을 넣었다.
"이런거 까지 보고할 필요는 없지."
조금전 정욱에게 전화를 연결했을 때 자신도 그들의 통화 내역을 들어서 잘 알고 있었다.그 나이 많은 누님이라는 자는 억지로 아양을 떨며 좀 만났으면은 한다고 하였고 정욱은 내키지 않은 듯 마지 못해 예예 하면서 그러겠노라고 하였다.이들이 직접 만나서 뭔 얘기를 할지 않봐도 잘 안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요주의 인물들은 아니기에 한영혜는 대수롭지 않은 듯 그냥 덮어두기로 하였다.
"너 요즘 들어서 많이 수척해보이는 구나."
"그러게..... 이전보다 많이 않돼 보여."
"회사일이 많이 힘든가 보지?"
처음 보자마자 누나들이 각기 한마디씩 하며 재잘 거리며 떠드는 모습을 정욱은 별로 내키지 않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왠일들이에요. 나를 부른 이유부터 말씀하시죠"
이런 영영가 없는 대화를 재빨리 종결짓기 위해서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꺼내는 정욱을 3자매는 잠시 당황하더니 이내 표정관리를 하며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너, 아직도 우리들한테 서운한 감정 남아 있구나."
"그때 아버지 유언이 하도 뜻밖이라서.....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날 부른 목적이 뭐냐고요!!"
더는 이런 알랑 방귀뀌는 누나들의 잔소리를 듣기 힘든지 언성을 높혀가며 자신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자 다들 꿀먹은 벙어리 마냥 침묵으로 일관하더니 서로 눈치만 보았다. 먼저 말을 해라는 식으로 팔밀이하는 듯 서로 시선을 주고 받았다.
"역시 그러면은 그렇지."
이들이 자신을 이렇게 찾아올 이유는 전혀 없다. 있다면은 뭔가 바라는 봐가 있어서 일 것이다. 현재 자신은 이들 시각에서 본다면은 뭐든지 다 가진 칼자루 쥔 몸이니까 말이다.
"이번에 너 이 이사를 부회장으로 임명한거 그게 말이나 돼니."
"그 소리 듣고 우리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그래서요?"
그러저 연장자인 윤혜가 나직한 어조로 정욱에게 말하였다.
"너무 우리들 경계하진 말아. 사실 우린 니가 너무 걱정이 되어서 그러는 거야"
"..............."
"너희 매형들도 정욱이 널 얼마나 걱정하는 줄 알기나 하니. 이준기 그 자식이 언젠가는 회사를 말아먹고 널 내?을지 모른다고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야."
윤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윤채도 재빨리 말을 이었다.
"지금 너한테는 누군가가 도와줘야해. 우리들이 힘이 되줄게. 우린 한 식구잖아. 않그래."
"그럼... 정욱아. 우리들한테 서운한 감정은 접어두고 이제부터라도 손잡는 게 어떻니."
막내누나인 윤미의 말이 끝나자 그제서야 정욱은 입을 열었다.
"그게 누나들 뜻이에요? 아니면은 매형들의 뜻이에요?"
"뭔 소리니?"
"정말로 매형들이 그렇게 생각을 해냈고 나설려고 하느냐 그말이에요"
"??"
정욱의 이 말에 다들 뭔 소리인지 도통 모르겠다는 듯 의아해하였다. 그런 누나들을 향해서 정욱은 다시 말을 이었다.
"누나들이 지금 나한테 뭣하러 온건지 말 않해도 잘 알아요. 이 부회장 문제 들먹거리면서 매형들 인사문제 거론하는 거겠지요. 도와줄테니까 힘이 되줄테니까 나 역시 매형들 신경좀 써달라고...... 않그래요?"
"그, 그게.........."
정욱이 너무나도 자신들의 속내를 정확히 짚어내자 다들 당황하는 눈치였다. 그들을 보면서 정욱은 속으로 그들을 비웃었다. 아마도 이들은 지금 속으로 "저 자식 제법이네. 다시 봤어." 하며 놀라워하고 있을거다.
"잘 알고 있구나. 그럼......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큰 누나, 아니..... 누나들...... 매형들에 대해서 어떻게 보세요?"
"뭔 소리니?"
"매형들은 누나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야심만만한 사람들이 아니에요. 다만 누나들이 그렇게 만들고 있을뿐이죠."
"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어!!"
도저히 밑도 끝도 없는 정욱의 말에 이들의 언성이 높아져가고 있었다. 하지만은 정욱은 그들의 반응에 개의치 않고 자신의 말을 계속 하였다.
"사위 자식도 자식이다. 아들 자식들만 자식은 아니다. 아들 자식들은 저만치 가고 있는데 사위 자식들은 지금 뭣하냐. 따라잡아라. 지금 이대로 물러나거나 도태된다면은 죽도 밥도 않된다. 분발하라...... 이런 식으로 매형들을 자극을 해서 질질 끌고 다니는 식이라고요. 누나들이....."
"너, 너!! 듣자 듣자 하니까 점점........"
"기가 막혀서... 너 유산에 회사까지 다 받으니까 우리들이 전혀눈에 않뵈이나 본데.... 나, 참......"
그렇게 다들 한마디씩 하고서는 윤혜, 윤채 윤미 3자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정욱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돌아가서 매형들에게 직접 물어봐. 허심탄회하게 속에 있는거 다 털어놔 보라고.... 절대로 서방님 타박하거나 욕보이진 않을테니까 진정한 그 속내를 말해보라고...... 그러면은 알게 될거야. 매형들의 고충을....."
그렇게 말하고는 정욱이 먼저 자리를 떴다. 돌아서는 정욱의 뒷모습을 한동안 유심히 바라보던 3자매도 자리를 떴다.
"남편을 사랑하는 건지..... 아니면은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이기고 보려는 생각이 강한건지...."
조금전의 누나들을 떠올리면서 혀를 끌끌 찼다. 그간 옆에서 보아왔기에 정욱은 잘 안다. 매형들은 평범한 사람들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전번 유산 상속 및 경영권 싸움이 법정으로까지 갔을 때 누나들쪽은 그야 말로 별거 아니었을 정도로 상대할만한 가치가 없었다. 매형들이란 존재는 억지로 이래저래 끌려다니는 소 신세와 같았기때문이었다.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서 할수 없이 자신들도 덩달아서 따라하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은 낙오될거 같고 많은 비난이 쏟아질거 같으니까 어쩔수 없이 움직이는..... 매형들은 딱 그 신세 그 처지였다.
"이제 매형들좀 풀어주는 것이 어때 누나들......."
저 멀리 그들이 탄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정욱은 나직히 중얼거렸다.
"이거 니가 좀 어떻게 나서면은 않될까?"
"왠만하면은 정욱이 하자고 하는데로 하시는게 어때요. 이제 정욱이 내세워서 그 사람들이랑 으르렁 거리는 것도 이쯤 해두세요."
"하지만은...... 그게....."
아버지의 호출로 친정으로 찾아온 정선은 그간의 사정 얘기를 듣고 짜증난 어조로 대꾸하였다. 할말이 있다면서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에 뭔 일인가 싶어서 귀를 귀울이며 경청하였는데..... 정욱이가 형들 회사 복귀하려는 것 철회하게끔 중간에서 힘좀 써달라고... 그래도 자신의 말이라면은 차마 더는 고집 피우지 못할거라는 기껏 한다는 얘기가 그거였다. 그렇기에 정선은 짜증이 나지 않을수가 없었다.
"아버지.... 정욱이 심정 잘 몰라서 그런데.... 그애 그렇게 매정한 애가 아니에요. 전번에 아버지 손 들어줘서 그사람들 내쳤을 때 속으로 얼마나 힘들고 괴로워 했는지 아세요."
"니 말도 맞아. 하지만은......."
"이젠 아버지도 부회장이잖아요. 그리고... 강전무 처가 식구들 다 걸러냈고..... 이 쯤에서 아버지도 못이기는 척 하고 한발 물러나주세요. 명목상이지만 외손자 부탁 외할아버지가 눈 질긋 감고 들어준다. 이렇게 생각을 하세요. 그정도도 못해요?"
"............"
정선의 지적에 준기는 달리 할말이 없었다. 사실 하나에서 열까지 따지는 것을 본다면은 그렇게 틀린 소리는 아니었으니까......정선 역시 이 참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계속 밀고 나갔다. 지금의 아버지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맘에 않들기에......
"이런 일로 이젠 저 부르시지 말았으면은 해요. 저도..... 이젠 지겹다고요."
"미, 미안하구나."
딸의 짜증섞인 어조에 준기는 더는 뭐라고 말할수 없었다. 어지간하면은 아버지인 자신에게 그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지 않은 아이인데..... 오늘 이렇게 보니까 자신이 너무 못할 짓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 측은하였다.
"정욱이 나이를 생각해보세요. 그렇게 세파에 찌든 물든 애가 아니에요. 그런 애한테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눈에 뵈이지 않도록 누굴 치고 짜르게 하는 거... 결코 좋은 일이 못돼요. 아버지한테 절대로 득이 될 수 없다고요. 알겠어요"
"알았다. 알았어."
준기와 정선의 논쟁은 이쯤에서 종지부를 찍게되었다.
"그건 그렇고..... 요즘 어떻니. 지내는데 불편한건 없고......."
"없어요. 불편할게 뭐가 있겠어요."
"그렇다면은 다행이고..... 아!! 얼마전에 정미 생일이었는데.... 챙겨줬니."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 준기가 말을 꺼내자 정선은 고개를 저었다.
"챙겨주지 못했다고? 저런.... 난리났겠구나."
"아니요. 이번은 아니에요."
"뭔 소리니?"
정선은 정미의 근래에 들어서 달라진 면목을 아버지에게 말해주었다. 그러자 준기는 놀랍다는 듯 눈이 휘둥그레진다.
"왠 일이니.... 그 애가..... 그렇게 어른스러워지다니."
"정미도 이젠 어린애가 아니에요"
"혹시..... 남자 친구라도 생긴거 아니냐?"
그 말에 정선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남자 친구.... 라는 단어를 떠올리자 누군가가 떠올랐기에.....
"나도 몰라요. 저..... 이만 가볼께요."
"벌써 가보려고......"
"바쁘실텐데..... 제가 오래 있어봤자 뭐하겠어요. 그럼....."
그렇게 대화를 끝맺고 정선은 친정집을 나섰다. 돌아서는 딸의 모습을 보는 준기는 착잡함을 금할수 없었다. 이제 24살, 결혼한지 1년 남짓 됐는데 상처한 과부 신세..... 그리고 그대로 지금것 지낸다. 한창 나이에 그렇게 홀로 지내는 것은 정말로 감당하기 힘든 고충이란 것을 준기는 잘 안다.
"조금만 기다려라."
그렇게 멀지 않은 기간 안에 자신의 꿈을 이루어지고 큰딸의 고충은 그대로 종지부를 찍게 될거라고 생각을 하며 준기는 눈을 질긋 감았다.
"결국은 이렇게 되는군."
"이 부회장님 감각이 이렇게 무뎌지시다니..... 자만심에 푹 빠지셔서 둔해졌다고 해야 하나."
한영성의 말에 다들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00금융 사장에 강서진을...... 00 유통 사장에 강서윤을 앉힌다? 그런데로 체면치레를 해주는 건가?"
"이사직보단 그게 낮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바보 같이...... 높던 낮던 간에 일단 복귀를 하면은 그들은 물고기가 물을 만난것과 같은 처지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내 말이 바로 그말이야. 이 부회장은 그들이 복귀를 해도 쥐죽은 듯 가만히 지내면서 열심히 일만 할거라고 생각을 하겠지."
"이쯤에서 이 부회장이랑 결별하는 것은 찬성인데.....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걸 모르겠단 말씀이야. 강서윤 강서진 그 친구들이랑 손을 잡을 것도 아니라며....."
그렇게 말한 구석희 실장외 다른 이들은 일제히 한영성에게 시선이 돌아갔다. 이들 모임의 핵심적인 두뇌이자 이준기 다음으로 이들을 이끄는 존재가 바로 그니까 말이다.동료들의 말에 한영성은 술잔을 기울이면서 느긋한 어조로 답하였다.
"자네와 내가 이사직함을 달면은 그때 행동에 옮기면은 돼."
"그, 그런가"
한영성의 확정적인 말에 구석희 실장은 의기양양해졌다. 조만간에 자신이 이사가 된다는 사실과 자신들의 계획과 행동들이 예정되어 있고 성공이 보장되어 있다는 것을 확신을 하니까 말이다.
"자, 다들 건배할까. 우리들의 성공을 위해서....."
"그렇지. 좋아. 자, 다들 잔 채워......"
분위기가 무르익자 한영성은 이들에게 건배를 하기를 권하였다. 그러자 다들 흔쾌히 응하며 잔을 높이 들었다.
"우리들의 성공을 향해서..... 건배."
"건배"
미래에 대한 확신에 다들 들떠 있었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내가 한다니까. 어서 들어가...."
"싫어. 좀더 있다가...... 응.... 제발...."
정미는 정욱에게 좀처럼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다. 샤워를 핑계로 정미는 정욱에게 착 달라 붙어서 진하게 자신과 살을 맞대게 하고 있었다. 일 끝내고 집으로 들어온 정욱은 늘 그랬던 것처럼 샤워를 하기 위해 욕실로 들어왔다. 하지만은 욕실에는 이미 누군가가 들어와 있는 중이었다. 물을 받아 놓고 알몸인채 대기중인 그녀..... 바로 정미였다. 정욱은 화들짝 놀라며 나가라고 했지만은 정미는 요지부동..... 앞서 정미는 정욱과 진한 밤을, 몸까지 여러차례 섞어서인지 더욱 정욱에게 달라붙었다. 정욱은 너무나도 난감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런 정욱을 정미는 은근한 어조로 달래며 말을 이었다.
"오빠 너무 부담 갖지마. 나 이젠 오빠여자야. 그러니까......"
"그런소린 하지마. 듣기 민망하니까."
"오빠......"
정미는 그런 정욱이 원망스러웠다. 이미 이 사람은 자신의 첫남자. 그런 그를 위해서 이렇게 헌신적으로 봉사를 하며 위해주는 건데 이렇게 매몰차게 나오니까 말이다. 그날 밤 정욱과 보내던 뜨겁고 진한 시간들을 떠올리는 정미로써는 여간 서운한게 아니었다.
"오빠.... 나, 정말로 오빠 사랑해."
정욱의 등에서 껴안고는 정미는 그렇게 외쳤다. 그런 정미를 정욱은 이 이상 매몰차게 대하기 어려웠다. 그 자신은 그렇게 모진 성격이 아니었기에....
"미, 미안해. 정미야. 내가..... 너무 피곤하다 보니까."
정욱은 등뒤로 손을 뻗쳐 정미의 엉덩이와 등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어루고 달랬다.그러자 정미는 언제 그랬냐는 듯 표정이 바뀌었다.
"괜찮아. 나, 이해해. 하지만은..... 오빠, 나 이대로 있게 해줘. 제발...."
"알았어."
정욱은 할수 없이 그렇게 승낙하였다. 그러자 정미는 손으로 정욱의 몸 구석 구석을 씻기기 시작하였다.
"아름다워."
자신의 몸을 씻기는 물기에 젖은 전라의 알몸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면서 정욱의 소감을 표현하자면은 이렇다.
그러다가 정미는 정욱과 시선이 마주쳤고 그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 그러다가 정미는 정욱에게 기습적으로입을 맞추었다. 짧은 키스를 끝내고 나자 정미는 정욱의 두 손을 자신의 가슴에 갖다 대게 해 놓고는 다시 정욱을 씻기기 시작하였다.
"다른 남자라도 물색하는 건 어때."
정욱은 정미의 유방을 문질러대면서 속으로 그렇게 외쳤다. 하지만은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고 그녀만 바라보았다.
"자, 아무도 없어. 어서 옷 입어."
"..........."
목욕을 다 끝내고 정욱은 욕실문을 살짝 열면서 밖에 누가 있는지 돌아다니지 않는지 확인한후 정미에게 가보라고 말하였다. 하지만은 정미는 정욱의 말을 듣지 않고 그대로 우두커니 서 있을뿐이었다.
"뭐해. 어서 옷입으라니까."
"좀더 있으면은 않돼. 오빠"
"........"
산넘어 산이라더니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정미의 표정을 보자 지금 정욱은 그녀가 뭔 생각을 하는지 대충 감이 잡혔다. 간절한 시선으로 갈망하는 그녀를 보면서 정욱은 다시 한번 순간 갈등을 하였다. 하지만은........
"자꾸 이렇게 굴면은 나, 정말로 화 낼거야. 농담 아니야."
"오빠....."
정욱의 단호한 어조에 정미의 얼굴에 두려움이 드리워졌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정욱은 자신이 너무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은 이내 그생각은 접어두고 정미에게 옷을 입혀주었다. 아무래도 그것이 제일 나을거 같기에......속옷에서 겉옷까지 다 입히고 나저 정욱은 다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정미는 조금전의 정욱의 무서운 태도에 지레 겁을 먹은 듯한 표정이었다.
"그만 들어가서 자."
그리고는 정욱은 욕실을 나왔다.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정욱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회장님."
"아직 않자고 뭘해요"
정욱이 방으로들어오자 진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정욱을 맞이하였다. 정욱은 그런 그녀를 책망하는 어조로 한마디 하였다. 홀몸도 아닌데 아직도 않자고 이렇게 자신을 기다리는 것에 대해서........
"회장님 오시기 전에는......"
"아기한테 해로워요. 먼저 아기 생각을 해요. 엄마가 이렇게까지 무신경하면은 얼마나 서운해 하겠어요."
"예."
뱃속의 아이를 거론하며 책망을 하자 진희는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답하였다.둘은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진희가 옆으로 드러뗌?정욱이 그녀를 등뒤에서 끌어 안으면서 진희의 불러오른 배를 어루만졌다.
정욱의 손의 체온이 자신의 몸에 와닿자 진희는 그날 하루에 쌓인 피로가 다 풀린 듯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뭔가 일이 잘 풀리시나요?"
"뭔 소리예요?"
뜬금없이 튀어나온 진희의 말에 정욱은 의아해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퇴근하고 들어오셨을 때 보니까 평소보다 여유있어 보이고..... 들떠 보여서요."
"그렇게 보였나요?"
정욱의 물음에 진희는 자신이 잘못 짚은 것이 아닌가 하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제가..... 잘못 본거예요?"
"아니, 아니요. 제대로 본거예요. 진희씨 정말로 눈썰미 하나 끝내주네요."
"어떤..... 좋은 일이 생긴건데요? 저도 알면 않돼나요?"
진희의 물음에 정욱은 그녀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않될게 뭐가 있겠어요. 별거 아니고.... 몇일 안으로 형들 회사로 복귀하게 될거예요."
"예."
그렇게 대답을 하고는 진희는 더는 말을 하지 못하였다. 정욱이 털어 놓은 것이 간략하게 축약된 것들이지만은 그것이 실제로 그렇게 간단하고 단순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결과가 좋긴 하지만은 그것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과 난항을 격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을 할수 있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진희는 그 일을 거론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였다.
"이런다고.... 내가 한짓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은.... 조금은 그런데로 위안이 되네요. 형들은 어떻게 생각을 할진 모르겠지만은......"
그리고는 정욱은 진희를 더욱 세차게 끌어안았다. 진희는 돌아서서 정욱의 품에 안기며 잠을 청하고 싶었지만은 그렇게 하지못하였다. 마지막 말끝을 흐리면서 끝을 맺을 때 알게 모르게 그속에 배여있는 슬픔과 죄책감을 읽을수 있었기에......지금 돌아서면은 이 사람의 슬픔에 젖은 얼굴을 보게될까봐 그것이 두려웠다.
"전 회장님에게 왜 아무런 도움이되지 못할까요."
진희는 속으로 그렇게 외쳤다. 자신에게 온갖 배려를 하며 위해주며 지켜주는 이 사람에게 자신은 아무것도 해줄 것도 없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그렇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다가 진희는 곧 잠들었다. 진희가 잠들자 정욱은 그녀에게서 몸이 떨어져 나갔다.
"휴으......."
깊게 한숨을 내쉬면서 정욱은 천정만 바라보았다. 이것으로 해서 서윤과 서진이 회사에 복귀하는 것은 현실화된다. 하지만은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전번의 일로 인해서 자신과 형들 사이는 돌이킬수 없게끔 틀어져 있다. 현재 이준기를 견제해야 하는데다가 곧 돌아오게 될 형들.... 앞으로 그들이 자신에게 어떤 존재가 될까. 생각만해도 눈앞이 캄캄하다.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까지 돼었을까."
몇 달전까지만 해도 자신은 전략 전술에는 무지한 그런 계념도 갖춰지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들어서부터 자신은 그렇게 변해가고 있었다. 주변 상황이 자신을 그렇게 만들기때문이지만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이 오지 않고 마음이 심란하기에 정원이나 산책을 할 생각이었다.
"달빛 정말로 밝구나"
오늘따라 보름달이 유달리 밝게 비추고 있었다. 밝게 비추는 달을 바라보면서 정욱은 정원을 거닐었다.
"흑흑..... 흑"
"누구지?"
어디선지 누군가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정욱은 귀를 귀울이며 살며시 발걸음을 옮기고 그곳을 향해 다가갔다.정원에서 외진 고목나무 뒤편에서 나는 소리였다. 정욱은 발걸음과 숨소리까지 죽여가며 그곳에 다가갔다.
"너 이시간에 뭣하고 있는 거야?"
"엉? 흑... 오, 오빠.... 아, 아니 그냥......."
정미였다. 두손에 얼굴을 파묻으면서 흐느끼는 것이 바로 그녀였다. 정욱의 갑작스런 등장에 정미는 놀라면서 한편으로는 얼굴의 눈물을 닦으면서 애써 자신을 수습하는 모습이 역력하였다.
"많이 서운했나 보구나."
조금전 욕실에서 자신이 보인 행동에 정미가 마음 상하였던거 같았다. 그런정미를 보자 정욱은 마음을 주체할수 없었다.
"어, 어머... 오빠?"
예고도 없이 자신을 껴안자 정미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의아해하였다. 하지만은 그런 것도 잠시, 곧 정욱의 그 따스한 품 속에서 정미는 안정을 되찾아갔다.
"미안해. 정미야. 정말로..... 나도 정말로....."
"말하지마. 오빠. 나도 잘 알아. 나, 오빠 미워하진 않아. 절대로......."
자신을 이해한다며 오히려 자신을 위로해주는 정미의 그 말에 정욱은 더욱 견딜수가 없었다.
"고마워. 정말로....."
더욱 힘을 줘가면서 정미를 품으면서 정욱은 몇 번이고 말하였다. 한동안 둘은 그렇게 서로 엉켜 있었다. 그러다가 얼마후 둘은 떨어져 나갔다.
"지금 오빠가 진희씨가 제일 소중해하는 거 당연하다고 생각해. 난, 그거 원망하지도 질투하지도 않아."
"정미, 너......"
"나 한테도 오빠가 제일 소중해. 그리고 오빠가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는 진희씨 역시....."
여기까지 말하고는 정미는 더는 말을 잇기 힘든지 안으로 들어갔다. 돌아서는 정미를 보면서 정욱은 뭐라고 형언하기 힘든 기분이었다.자신을 원망하며 욕을 하며 저주라도 하진 않을까 여겼는데 그 반대이니까 말이다.
정미가 안으로 들어갈때까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정욱은 이내 뭔가 결심한 듯 그녀가 간곳을 향해서 뛰어갔다.정원을 가로질러 현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보니 정미는 거실을 지나 자신의 방에 들어서려는 순간이었다. 정욱은 서둘러 다가가 그녀를 번쩍 들어 안았다.
"어머? 오빠........"
갑작스런 정욱의 출현과 자신을 번쩍 안아드는 그의 태도에 정미는 의아해하며 놀라는 눈치였다. 그런 정미를 정욱은 외면하며 정미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침대위에 그녀를 내려 놓고는 방문을 잠궜다. 너무나도 갑작스런.... 뜻밖의 정욱의 행동에 정미는 뭐가 뭔지 몰라하면서 머뭇거리고 있을 때 정욱은 그녀 곁에 다가와 앉았다.
"나, 너한테 상처 주기 싫은데.... 지금 그러고 싶어"
"??"
그리고는 정욱은 자신의 손을 정미의 다리 사이의 깊은 계곡에 가져다 대었다. 정욱의 손길이 어느 깊은 부분에 닿고 멈추자 다시 말을 이었다.
"나중에 날 원망하고 욕하더라도.... 지금은 그래야겠어. 나, 어떻게 해야 하니"
"오빠......"
그제서야 정미는 정욱이 하는 말의 뜻을 아니, 하고자 하는 것이 뭔지알거 같았다.얼굴이 새빨개진 정미는 고개를 숙이며 그에 답하였다.
"나, 얼마든지....... 참을수 있어요. 절대 오빠 욕 않하고 원망 않할 자신이...... 엇!!"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정욱은 정미를 덮쳤다. 우선은 대충 정미의 상의를 위로 올려 가슴부위까지만 드러나게 만들고 입술과 두 손으로 그녀의 유방을 주무르고 빨아 당기기 시작하였다.
"아, 천천히..... 아항.... 간지러워요. 으응, 그, 그만....."
얼마나 스피드하게 주물럭거리는지... 그리고 정욱의 입속에서 유두가 격하게 혀랑 비벼대는지 정미는 간지러움을 견딜수가 없어서 웃음을 터트렸다.그러면서도 정미는 정욱을 위해서 아직까지 자신의 상체에 걸려있는 상의를 몸을 움직이며 마저 벗었다. 이제 장애물이 사라지자 정욱은 정미의 유방에서 그녀의 목부위까지... 그리고 볼과 입술에까지 연신 입을 맞추었다.한참동안 둘은 그렇게 시간을 보낸후 얼마후 정욱이 정미에게서 떨어져나갔다. 그러자 정미는 올것이 왔구나하고 긴장을 하며 자신도 몸을 일으켜세웠다.정욱은 자신의 옷을 벗고 있었다. 그런 정욱을 보면서 정미는 자신의 남은 하의를 벗기 시작하였다. 정욱이 옷을 다 벗었을때쯤 돌아섰을 때 이미 정미는 전라의 알몸으로 침대위에 누워 있었다. 다리를 최대한 벌릴수 있는데까지 벌린 상태로......
정욱은 정미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정미는 정욱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잔뜩 긴장하는 표정이었다. 정욱이 정미의 몸위에 올라타서 자세를 고정한후 곧 정미의입술을 덮쳤다.정미는 점점 커지는 정욱의 얼굴을 올려다 보면서 입을 벌려서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그런데......
"윽...... 아압!! 웁웁......"
갑자기 하체에서 전해져 오는 통증이 온몸 전체로 번져왔다. 그와 동시에 자신의 입을 틀어막으며 뭉개어대는 정욱의 뜨거운 입술의 감촉을 느꼈다.위와 아래 양쪽에서 동시에 정미를 덮친 정욱은 천천히 하체에 힘을 줘서 정미의 그곳에 힘껏 자신의 성기를 밀어 넣으면서 한편으로는 더욱 격렬하게 정미의 입술과 입속을 누비고 다녔다.
정미는 자신의 음부속을 누비는 정욱의 억센 성기의 압박에 의해서 괴로워하며 발버둥을 치다가 서서히 성적인 환희에 치닫기 시작하였다. 정욱과의 진한 프렌치 키스와 자신이 몸 구속 구석에 와 닿는 손길에 의해서 점점 진한 희열을 격었고 그것이 몸 전체로 퍼졌다.쥬걱쥬걱..... ???..... 철석 철석......
살 부H히는 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졌다. 하지만은 그 소리는 침대가 들썩거리는 소리와 맞물려서 자세히 귀를 귀울이지 않으면은 알아듣기 힘들었다.
"흐으...... 흐읍..... 헙 졉접....."
"웁웁...... 하아.... ??"
가뿐 숨을 들이쉬면서 둘은 뭔가 신들린 듯이 격하게 서로의 입술을 덮쳤고 비벼댔다. 그리고 얼굴쪽과는 상관없이 하체쪽에서는 규칙적으로 일사분란하게 정욱의 성기가 정미의 음부 속을 들락 날락거렸다. 그렇게 정욱과 격렬한 섹스를 치르는 정미는 서서히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처음 정욱과 관계를 가졌을 때 정미가 느낀 것은 지독한 아픔과 괴로움뿐이었다. 오늘 두 번째로 몸을 섞는 와중에서도 정미는 지난번에 격었던 고통을 상기하면서 막연한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은 지금 자신에게는 그런 두려움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웁웁, 으으...... 아, 아하......."
"아압..... 왜, 왜그래? 오빠..... 아악"
한창 격렬하게 프렌치 키스를 즐기다가 입술이 떨어져 나가더니 정욱이 신음을 내지르자 정미는 의아해하였다. 서서히 정욱의 표정이 심각해지더니 하체의 운동이 격렬해졌고 정미의 유방을 주무르던 두 손이 엉덩이쪽으로 다가가서 두툼한 살덩어리를 움켜잡았다.
"정미, 정미야..... 나, 나, 아아...... 싸아.....윽"
"아......악.......으으...... 꺄악......."
정욱의 말에 이제 올것이왔구나 하는 생각도 잠시..... 곧 자신의 몸속에 가로지르는 그 뜨거운 기운에 정미는 비명을 질렀다. 한번, 두 번..... 규칙적으로 짧은 시간차로 그 뜨거운 기운은 정미의 음부속에 전해져왔고 몸전체로 퍼져나가는 것 같았다.
"으, 으흑.....아아......아하"
"헉헉.......으윽. 휴으......."
숨을 헐떡이며 두 사람은 절정의 환희의 순간을 만끽하였다. 마지막 한방울도 남김없이 정미의 질속에 사정을 마친 정욱은 그대로 정미의 몸 위에 쓰러졌다. 그의 몸에는 땀이 송글 송글 맺혔다.
"이러면은 않돼는데..... 내가 왜 이러는 걸까?"
생각하면은 할수록 정욱은 자신이 이해가 않갔다. 족보상의 형식적인 이모라는 점은 둘째치더라도 이렇게 계속 정미와 관계를 가지고 지속시켜 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짓인지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거기다가 지금 정욱은 이준기를 어떻게 하면은 내칠까 이래저래 궁리를 하고 있고 언젠가 실행에 옮겨야 하는 처지가 아닌가.
그런데 그런 자신이 그의 여식이랑 살을 맞대고 이렇게 품고 지낸다니......지금 당장은 어떨지 모르겠지만은 먼 미래에 두사람은 결코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다.
"하아........휴으........."
정미가 서서히 몸을 비틀면서 기지개를 켜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에 맞춰서 아직까지 정미의 질속에 삽입되어 있던 정욱의 성기에서도 더 이상 아무런 반응이 전해져 오지 않았다.정욱이 사정을 끝내고 난 이후에도 계속 정욱의 성기를 오물 오물 거리면서 씹으며 조이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그것이 멈췄다. 그러자 정욱은 그녀에게서 몸이 떨어져나갔다. 둘은 땀범벅이었다. 정미는 머리맡의 티슈를 몇장 꺼내서 자신의 얼굴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괜찮은 거야?"
정욱은 몸을 일으켜 세우고는 정욱의 다리 사이의 음부를 보면서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그러자 정미도 자신의 음부에 흘러나오는 정액과 애액들.... 그리고 핏자국을 보고는 많이 놀라는 듯 하였다. 하지만은 이내 아무렇지 않은 듯 웃음띤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내가 너무 심했나. 앞으론 주의 할게."
"어머..... 나, 몰라."
"??"
정욱이 한말에 정미는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숙였다. 정욱은 그런 정미가 왜 그런지 의아해하였지만은 이내 그냥 넘어가기로 하였다. 약간 몸이 피곤하였고 나른해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정미, 나 이만 가봤으면은 하거든."
정욱은 정미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은 당연한 말이지만은 그래도 다 즐기고 나서 무책임하게 돌아서는 것으로 오인받을까 싶어서 그렇게 정미의 눈치를 살피며 말하였다. 하지만은 정욱의 우려와는 달리 정미는 아무렇지 않아 하였다.
"정말, 많이 피곤해 보이네요. 어서 가서 주무세요. 오빠."
정미의 그런 태도에 정욱은 의아해하면서 한편으론 다행이라고 여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충 옷을 추슬러 입은 후 정욱은 아직도 알몸은채로 침대위에 누워있는 정미에게 고개를 숙여서 그녀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방을 나섰다.
"잘자요. 오빠. 오늘 정말로 고마웠어요."
정욱이 나가고 난후 정미는 혼자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생각같아서는 지난번처럼 오늘밤도 한 이불을 덮으면서 같이 지냈으면은 하였지만은 정욱의 입장을 생각을 해서 참기로 하였다. 물론 정미가 이렇게까지 나올수 있는 것은 정욱과의 관계가 계속 이어질거라는 확신때문이기도 하였다. 조금전 정욱이 자신의 몸속에 사정을 하고 떨어져 나간후 자신에게 하던 말을 상기하였다.
-이거.... 내가 너무 심했나. 앞으론 주의 할게.-
앞으론 주의를 할거라는 말..... 그 말은 자신을 마음에 두고 있으며 이렇게 관계를 가지는 것에 대해서 저 사람 역시 거부할 생각이없다는 소리가 아닌가.물론 정미가 넘겨 짚어서 확대 해석하는 것일수 있지만은 그래도 정미는 희망을 가지기로 하였다.
"내일 밤이 기다려지는데......"
정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잠을 청하였다. 온몸에 땀범벅인데다가 음부에는 정욱의 정액과 자신의 애액, 그리고 핏자국이 아직도 흐르고 잇었지만은 개의치 않고 그대로 잠들었다.조금전에 정욱으로부터 받은 그의 체취를 계속 간직하고 싶었다.
"오늘은 뭘 사야하나."
문밖을 나서면서 진희는 필요한 물품의 목록들을 체크를 하며 장 볼 준비를 하였다. 이제 눈에 띌 정도로 배가 불러서 누군가가 이런때 동행을 해주는 것이 좋겠지만은 아직 진희는 그럴 필요까진 느끼지 못하였다. 대충 준비를 마치고 문밖을 나설때였다.
"응?"
나오자 마자 차 한 대가 집앞에 다가와 정차 시키는 것이 보였다. 진희는 누군가 싶어서 운전석을 주시하였다.
"어머!!"
곧 차문이 열리고 나오는 한 여자, 그녀를 알아보고서 진희는 크게 놀랐다.
"윤.....비서?"
상대도 진희를 알아보고는 아는채 하려다가 곧 진희의 모습을 보고 크게 놀라는 눈치였다.
"아, 안녕하셨어요. 사모님."
강서진의 부인인 정유민이었다. 진희가 그녀에게 인사를 건내자 그제서야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진희에게 시선이 갔다.
"예. 그, 그럼요. 그런데......"
진희의 불러오른 배를 바라보면서 정유민은 좀처럼 당혹감을 감출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예상치 못한 그녀와의 만남이었기에.....
"여기엔...... 어쩐 일로......"
무슨 일로 왔느냐고 진희가 말을 걸자 정유민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진희에게 답하였다. 좀처럼 그녀의 지금의 모습에 받은 충격이 가시지 않은지 그녀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듯 멍한 모습으로 일관하였다.
"아!! 그게요. 그이 일 때문에..... 도, 도련님에게 고맙다는 인사라도 드릴려고....."
"그러세요. 어머..... 제 정신 좀 봐. 들어오세요. 차라도 한잔 하세요."
"아니.... 그렇게까지...."
"이렇게 오셨는데...... 어서요. 아!! 지금 집안에는 아무도 없으니까 부담 갖지 않으셔도 돼요."
진희는 정유민이 혹시 정선의 존재를 염두해두는가 싶어서 그렇게 말하였다.진희가 그렇게까지 말을 하자 안으로 들기를 권하자 정유민은 못이기는 척 하고 진희의 권유를 받아들였다.
"그럼, 잠시 폐가 않된다면은......"
정유민이 안으로 들어서자 진희도 뒤따라 들어갔다. 진희가 차를 내오자 정유민은 한모금 들이키고는 그녀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기 시작하였다. 그녀가 물어보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진희 뱃속에 자라는 아이의 얘기에 국한되었다.
"왜 아무말도 없었어요?."
이날이때까지 자신들에게 그에 관해서 단 한마디도 언질도 없는 것에 대해서 정유민이 책망을 하는 어조로 말하자 진희는 씁쓸한 표정으로 답하였다.
"그럴 필요를 전혀 못느꼈거든요."
"............"
그 말에 정유민은 순간 할말을 잊었다. 그럴 필요를 전혀 못느꼈다는 진희의 말...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소리였다. 사실 그녀가 아이를 가진 것을 남편이나 서윤, 시누이들이 알고 있었다면은 어떻게 행동을 하였을까. 그것을 떠올리니 이 여자가 여태까지 아무 말도 없이 지내왔던 것이 이해가 가고도 남았다.
"사모님께서 지금 뭔 생각 하는지 짐작이 가요. 그렇다고 오해는 마세요. 아무말 하지 않은 것이 다른 뜻이 있어서 그랬던 건 아니니까요."
"아니, 그게 아니라....."
"그냥 저는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싶다 이 생각뿐이에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에요."
진희의 말에 정유민은 잠시 할말을 잃은 듯 침묵으로 일관하였다. 그러다가 다시 차를 한모금 들이키고는 그녀에게 말하였다.
"오해는 마세요. 진희씨. 오늘 이렇게 보니까 너무 뜻밖이라서 그만..... 그렇다고 당신에게 뭐라고 하는 건 아니에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로 고맙네요."
정유민의 말에 진희는 서서히 안도하기 시작하였다. 사실 그녀의 등장으로 인해서 진희는 김미혜를 비롯하여 그 시누이들인 윤혜 윤채 윤미 3자매가 곧 자신의 머리끄뎅이 붙잡고 온갖 욕을 해대며 산부인과로 끌고 갈 것을 떠올렸다.
"아기는 건강한가요? 병원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저랑 아기 모두 건강하다고 그래요. 현재까지는 별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어요."
"잘됐네요."
진희는 서서히 정유민에게 호의를 가지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약간 그녀에 대한 경계와 긴장을 늦추지 않았지만은 이렇게 형식적이긴 하지만은 몇마디 대화를 하면서 이때까지 정욱과 정선 이외의 집안 식구들에게 품어왔던 선입견을 사라지는 것 같았다. 물론 지금 대화를 나누는 정유민 한명에 국한된것이지만은.....
"아기를 낳으면은 어떻게 할건가요?"
그 말에 진희는 약간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이내 표정관리를 하면서 차분한 어조로 답하였다.
"현재까지는 아직 계획같은 것은 없어요. 낳고 나면은 그때 생각을 해볼려고요. 회장님도 몸조리에만 신경쓰라고 신신당부를 하셨거든요."
"그, 그런가요. 도...련님께서 진희씨 신경을 많이 써주시는 가 보군요."
"그럼요. 제가 아기 가진거 알고는 얼마나 기뻐하셨는데요."
처음 정욱에게 임신 사실을 발각되었을때를 떠올리니 진희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사실 지레 겁을 먹고 울며 불며 사정하던 자신이 아니었던가. 그런 자신을 바라보며 놀라워하다가 이내 기뻐 어쩔줄 몰라하던 그의 모습을 떠올리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런가요. 도련님께서....."
"예. 사실 아기 가진거 알았을때 저는 어디 아무도 모르는데 가서 아이 낳아서 키울려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그만.... 회장님에게 발각되어서....."
"그래....서요?"
그 다음이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보는 정유민의 모습에 진희는 왠지 초조해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역력하였지만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그녀의 물음에 답하였다.
"이왕이면은 여동생이었으면은 좋겠다고 그러셨어요. 그리고..... 저랑 아이를 위해서 뭐든지 해주겠다고 약속까지 해주셨어요."
"그, 그렇군요. 그렇겠죠. 아무래도......"
그렇게 말하고는 정유민은 더는 말을 잇지 못하였다. 왠지 서글퍼하는 듯 보이면서 한편으로는 애써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끔 필사의 노력을 하며 참는....... 지금 그녀의 모습을 표현을 한다면은 이렇다. 그녀를 보면서 진희는 더 뭐라고 말을 할수없었다. 자신의 임신 사실에 대해서 이렇다할 적대감은 없어보이지만은 그래도 정욱처럼 좋게 받아들이거나 기뻐하는 식은 아니기 때문에 더는 그것을 가지고 말하기 그랬다.
그러다가 진희는 화제를 다른데로 돌리고자 정유민에게 먼저 말을 건냈다.
"이번에 두분께서 회사에 복귀를 하셨다니...... 정말로 잘됐네요."
"도련님 덕분이지요. 정말로 뭐라고 감사 해야 할지......"
회사 문제로 화제를 돌리니까 정유민은 다시 안색이 원상태대로 돌아왔다. 진희는 그녀의 모습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지켜보았다. 아무래도 그녀의 모습들이 그렇게 대수로워 보이진 않았기에......
"전번 법정까지 갔고 두분 그렇게 만든것에 대해서 얼마나 괴로워하셨는데...... 이것으로 해서 두분이랑 회장님이 가까운 시일내에 화해를 하실수 있겠죠"
"글쎄요. 그건 잘........ 물론 그이는 도련님에게 잘 해주지 못한것 때문에 내심 미안해 하였는데..... 도련님도 그 이 원망 많이 하였을 거예요. 생각하면은 할수록 못할 짓이었으니까요."
"그렇지 않아요. 절대로......"
"??"
진희의 확정적인 말에 정유민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진희는 다시 말을 이었다.
"회장님께서 강 실장님이랑 사모님을 얼마나 생각하시는데요. 정말로 두분을 아버지 어머니로 두었다면은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한탄하실 정도인데......."
"뭐, 뭔 소리예요??"
진희의 말에 정유민은 크게 놀라면서 목소리를 높여가며 소리쳤다. 그녀의 그 반응에 진희는 순간 움찔하며 놀랬다.
"왜 저러는 거지?"
저렇게 경악에 가까운 표정으로 소리칠 이유가 없을텐데...... 진희는 애써 의아함을 접어두고 다시 말을 이었다.
"오래전에 회장님을 양자로 입양하려고 강실장님이 예기를 꺼낸적이 있었다고..... 물론 돌아가신 회장님께서 반대하셔서 무산되었다고..... 그러셨는데요?"
진희의 말에 정유민의 안색이 더욱 굳어진다. 그리고 두손은 부들 부들 떨리기까지 하였다.
"그, 그일을 어떻게.......??"
"집안 식구들이 언젠가 얘기하는 것을 회장님께서 엿들었다고 그러셨어요. 그 예기를 듣고 회장님께서 얼마나 안타까워하셨는지..... 하영이 같은 여동생도 생겼을지도 모른다 하시면서......??"
"나, 그만 가볼께요. 이거..... 너무 오래 있었어요."
진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유민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일방적으로 진희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돌아섰다. 진희도 자리에서 일어나 정유민의 뒤를 따랐다.
"사모님. 사모님??"
진희가 그녀를 불렀지만은 정유민은 대답도 없이 돌아보지도 않은채 문밖까지 뛰어갔다.얼마간 뒤를 따라가던 진희는 이내 그녀랑 거리가 멀어지자 따라잡는 것은 포기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배가 불러 올라서 무리하게 뛰기 힘들었기에.....
"저 여자 여기 뭣하러 온걸까?"
저쪽에서 밝힌 봐에 따르면은 일단 정욱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 그렇다면은 관점을 달리하면은 잘 지내기 위해서 화해 차원에서의 방문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그런데 저 모습은 뭘까? 진희는 정유민과 자신이 나눴던 말들을 천천히 떠올렸다.
"회장님 입양 얘기가 그렇게 듣기 거북했나? 그게 뭐 대수라고......"
되짚어 보니까 서진이 정욱을 입양을 하려고 했던 얘기가 나올때쯤에서 저 여자가 저렇게 반응하던 것 같았다. 진희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수십년 터울의 동생을 양자로 입양하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수 있는 일이지 않은가. 달리 허물이 되거나 문제될것이 전혀 없는 사안이다. 그런데 저 여자의 태도는.......
"아응, 나도 모르겠네 정말로.... 저 속을 내가 어떻게 알아."
더는 시시콜콜 따지는 것이 귀찮은지 진희는 안으로 들어갔다. 이런 복잡한 이해관계가 무지하게 얽힌 집안 사람들을 이해하고 다가가고 싶은 생각이 없으니까 말이다.
정유민이 진희를 만났을 시점 회사에서도 서진과 정욱이 만나 얘기를 나누었다.
"방금 했던 얘기.... 큰 형한테도 가서 그대로 얘기해줘요."
"알았어. 어쨌던 고맙구나. 그렇게 쉽지 않은 일인데...... 결국 이렇게 처리하니까 말이다."
서진의 말은 서윤과 자신들의 업무 복귀를 추진하였고 성사시킨데 대한 감탄사라 할수 있다. 정욱옆에 이준기가 죽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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