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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를 꿈꾸며(개정)2 - 21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6:18 672회 0건
눈을 떴다. 얼마나 잤을까. 정선은 몸을 일으켜 세웠다.

"앗!!"

일어나는 순간 하체에서 전해져 오는 진한 통증에 정선은 움찔하였다. 그리고는 자신의 음부쪽을 바라보았다.

"이런.... 이렇게나 많이....."

음부에서 흘러나오는 선혈들을 보면서 정선은 혀를 끌끌 찼다. 자신이 너무 무리를 한게 아닌가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은 휴지같은 것은 없었다. 짐만 쌓아두는 다락방이다 보니 그런게 구비되어 있을 리가 없다. 할수 없이 정선은 옆에 널려있는 자신의 팬티를 집어다가 대충 닦아 내고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두번 밖에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많이 쌌어?"

흘러나오는 피 못지 않게 잔뜩 배여나오는 하얀 덩어리들을 보면서 정선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조금전의 정욱의 모습을 떠올렸다. 두 번째 진한 정사를 마무리 지은후 정선과 정욱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힘겨운 듯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채 그렇게....
그러다가 정욱이 먼저 일어났다. 그리고는 자신을 바라보았다. 하지만은 뭐가 문제인진 모르지만은 정욱은 아무말 못하였고 머뭇거리기만 하였다. 그리고는 널려있는 옷들을 대충 추슬러 입고는 다락방 문을 나섰다. 차마 정선을 바라보기 너무나도 겁난다는 듯 겁먹은 아이의 모습으로..... 기진 맥진한채 그대로 뻗어 있었지만은 정선은 그런 정욱의 모습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대로 깊히 잠들었다.

"그래 겁이 날만도 할거야. 할때는 그런거 생각하지도 않았고 할 필요도 없었지만은 하고 난뒤에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지."

누가 뭐래도 자신은 정욱의 어머니이다. 그런 자신과 진한 정사를 벌였고 사회통념상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을 넘었다. 그렇기에 정선으로써는 그런 정욱의 모습이 충분이 이해가 갔다.
그러다가 정선의 시선이 어느 한곳에 집중이 되었다. 바로 자신이 일을 벌리기 전에 펼쳐보던 사진첩들.....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정욱의 초등학교 시절 모습이었다.
그것을 보자 정선은 왠지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리고는 애써 시선을 피하면서 그것들을 집어 정리를 하였다.

"괜찮아. 정말로..... 이걸로 빚은 청산한거야. 암, 그렇고 말고...."

스스로 자신에게 그렇게 말을 하며 달래고 다독거렸다. 결국에 벌려버린 의붓 아들과의 섹스, 아무런 죄책감이나 죄의식같은 것은 없다. 단지 그간 쌓이고 쌓인 마음의 고뇌를 이것으로 훌훌 털어 버릴수 있을뿐이다.
정선은 어그적 어그적거리면서 다락방을 나왔고 소리를 죽여가면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왔다. 다행히 어느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았다. 자신의 방에 도착을 하자 정선은 방과 연결이 된 욕실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샤워를 시작하였다.
촤아아........ 시원한 물줄기가 전신을 때리면서 흘러 내린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조금전에 벌인 정사의 흔적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씻겨 내었다.
그렇게 얼마동안 샤워를 하고 난후 정선은 안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화장대의 거울을 바라보면서 헤어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렸다. 말리는 동안 정선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아침에 일어나면은 뭐라고 말을 하지."

이제부터 정욱을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그것이 자꾸 신경이 쓰였다.
조금전에 일을 벌이기 전까지는 그래도 의붓 아들과 계모라는 꼬리표가 있었다. 하지만은 일을 벌이고 난 지금 그런 것은 무의미하다. 그렇기에 정선으로써는 이후의 일들이 신경쓰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내가 뭔 생각을 하는 거야. 지금.......?"

스스로를 그렇게 책망하면서 정선은 잠자리에 드러누웠다. 정욱과의 새로운관계, 인연을 의식해서 원해서 그런 것은 아니지 않은가. 자꾸 자신이 이상한쪽으로 몰고가고 연관짓는 것이 너무나도 경박하고 한심하다는 생각이들었다. 피곤하였다. 야심한 밤 얼마 않되는 시간동안 정선에겐 많은 일들이 있었고 피로에 찌들게 하였다. 애써 머릿속에 맴도는 잡념들을 물리치고는 정선은 잠을 청하였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면은 될 것이다.

한숨이라도 연신 내쉬고 싶었지만은 그럴수 없었다. 행여라도 자신의 품안의 이 여자가 깰까봐서.......

"이거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속으로 한탄조로 군시렁거리지만은 지금 자신의 행동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여유만만하게 품안의 그녀의 살덩이를 주물럭거리면서 그 내음에 도취되어 있는 중이었다.

"아음....."

정욱의 손길이 자신의 가슴을 주물럭거리자 정미는 잠결에 신음을 내질렀다. 하지만은 그뿐 깨어나진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이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잠에 깊숙이 빠져들었다.

"지금 내품안에 있는게 그렇게 행복하니?"

이렇게 소리라도 치고 싶었다. 지금 몸 따로 마음 따로 그야 말로 뒤죽박죽인 정욱의 심기는 그렇게 정미처럼 홀가분하지 못하니까.
다락방에서 정선과 뒹굴고 내려오던 정욱은 거실에서 정미랑 마주쳤다. 자다가 목이 말라서 물이라도 마실려던 참에 부엌으로 가던 중이었는데 그때 정욱이랑 마주친 것이다.
으레 그렇게 아는 척 하면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갈려던 정욱의 팔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 정미, 뭐라고 말하려고 했지만은 정미랑 눈이 마주치는 그 순간 정욱은 그러지 못하였다.

"나랑 있어줘."

간절하게 애절하게 그녀의 외침이 자신의 머릿속에 울려퍼지는 것 같았다. 정욱은 그런 정미를 거부할수도 뿌리칠수도 없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녀를 와락 껴안았고 결국 그녀의 방으로 직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과는 이렇게 되어버렸고......

"아무래도 나에겐 변강쇠 기질이 있나봐"

축 늘어진 자신의 성기를 바라보자니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수 없었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괜찮을까 몰라?"

조금전에 계모 정선의 그 속을 들락 날락거리지 않았던가. 그것도 두 번씩이나 진하게 싸대었고.......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근소한 시간 차이로 다시 그녀의 동생의 몸속을 헤집고 다니고 싸대었다. 아무래도 그 부분이 꺼림칙하지 않을수 없었다. 뒤처리를 전혀 하지 않은채 아니, 먼저번에 일을 치르면서 뭍었던 언니의 애액이 채 마르기도 전에 다시 그 동생의 질속을 거칠 것 없이 들락 날락거렸으니 말이다.
이건 두말할 여지가 없는 방탕한 무절제한 섹스가 아닌가. 아무래도 성병을 의식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에휴~~ 그만두자. 뭐, 이거 처음도 아닌데...... 헙!!"

무심결에 입밖으로 튀어나온 그 소리에 정욱은 자신의 입을 가로 막았다. 행여라도 정미가 들었을까봐 그녀를 바라보았다. 다행히도 정미는 아직 꿈나라였다.
이런 얘기 함부로 발설하는 것이 아닌데 하면서 정욱은 스스로를 자책을 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너무나도 피곤하였다. 다락방에서 정선과 두 번, 그리고 정미방에서 한번 이렇게 근소한 시간차이로 3차례나 섹스를 하였으니 오죽할까. 시간도 많이 늦었다.
그렇게 그날밤의 대장정?을 끝내고 정욱은 잠을 청하였다. 잠든 정욱의 품에는 전라의 정미가 안겨 있었다. 그리고 정욱의 두손에는 정미의 탐스러운 유방이 손아귀 가득 쥐어줘 있었고......

지이이잉~~~
그렇게 큰 소리는 아니지만은 그래도 적막감이 맴도는 이 방안에서는 크게 울렸다. 정욱은 눈을 비비면서 일어났다. 다시 한번 울리는 진동음..... 자신이 벗어둔 정장 주머니의 핸드폰에서 울려퍼지는 소리였다. 정욱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는 액정에 표시된 것들을 보자 미간이 일그러졌다.

"아니, 이 인간은 이 시간에 왜 전화질이야!!"

액정에 표시된 시간은 이제 세벽 6시에 도달하고 있는 중이었다. 자신의 기억으로는 정미 방에서 막 잠들었을때가 세벽 4시쯤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은 눈부친지 2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는 예기가 아닌가. 그러니 단잠이 깬것에 짜증이 나지 않을수가 없었다. 하지만은 더 짜증 나게 만드는 것은 액정에 표시된 발신자 전화번호가 이준기 그 인간의 것이라는데 있다. 않그래도 재수없고 성가시고 걸거치는 놈인데 자신의 단잠을 깨우니 화가 나지 않을수 없었다. 하지만은 옆에 잠든 정미를 바라보면서 정욱은 애써 그런 불편한 심기를 가라 앉히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회장님 이른 아침부터 죄송합니다만은.... 어서 회사로 나오셨으면은 합니다."
"무슨 일인데요?"

이 시간에 회사로 나오라니? 정욱은 의아하기에 앞서서 짜증이 앞섰다.

"그게..... 전화상으로 예기할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속히 나오셨으면은 합니다."
"왠만한 일이라면은 부회장님께서 처결하실수 있는거 아닌가요?"

그러자 저쪽에서 잠시동안 대답이 없었다. 얼굴은 볼수 없어서 잘 모르지만은 아마도 이 어린놈이 자신을 막 부려먹는 것 같은 인상 때문에 열받지 않았나 정욱은 생각하였다.

"저, 너무 피곤해서 그렇거든요. 잠을 못자서..... 말이죠"
"뭔 일 때문에 그렇게 주무시지도 못한겁니까!!"

이번엔 준기가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노골적으로 자신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따지는 것에 가까웠다. 그러자 정욱의 표정도 서서히 일그러지기 시작하였다.

"니 딸들 건드리느라 정신없어서 일찍 잠들지 못했어"

목구멍까지 이 소리가 나오려는 것을 정욱은 필사적으로 참았다. 그러다가 옆에서 정미가 부스럭거리면서 덮고 있던 이불을 걷어찼다. 그러자 애액과 정액으로 뒤범벅이된 음부와 시커먼 음모들이 보란 듯이 드러났다. 그것을 보면서 정욱은 애써 불편한 심기를 억눌렀다.
아니꼬와도 지겨워도 지금 수화기 저편의 이 인간은 방금 자신과 뒹굴고 몸을 섞인 여인들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애써 상기하면서........

"그렇게도 중요한 일인가요?"
"그럼요. 아주 중대한 일입니다. 어서 와주셨으면은 합니다. 아니, 여의치 않으면은 제가 찾아갈까요?"
"아, 아니.... 됐어요. 됐어. 알았어요. 곧..... 그리로 가죠. 기다리고 계십시오."
"예."

그렇게 해서 준기와의 통화는 일단락되었다. 정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충 옷을 추슬러 입고는 정미의 방을 나왔다. 나오기 전에 정욱은 정미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이불을 바로 덮어주었다.

"도데체 뭔 일인데 이 시간에 날 불러......"

정미방을 나오면서 정욱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깊히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정욱의 시선이 맞은 편 정선의 방에 이르렀다. 그러자 왠지 모르게 심장이 쿵쾅 거리는 것을 느꼈다.

"지금 편히 잠들어 있나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이후 자신과의 계약이란 것 때문에 하루 하루 맘 졸이면서 잠을 이루었다는 그녀의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다락방에서 서로가 이행한 계약내용 준수도 함께....
이 일로 인해서 그녀 마음의 짐이 덜어졌을까. 그리고 두발 뻗고 홀가분한 기분에 달콤한 잠을 청하고 있을까. 궁금하지 않을수 없었다.
생각같아서는 그녀 방으로 들어가서 몰래 확인하고 싶지만은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온 어머니와 아들 지간이니 만큼 현실을 준수하고 싶었다. 그런 궁금증을 애써 삭히면서 정욱은 발걸음을 돌렸다.

"어머..... 지금 뭐하세요."
"아!! 깨어났어요?"

다시 회사로 가기 위해서 옷을 갈아입는데 그만 그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진희가 깨어났다.
진희는 눈을 비비면서 머리맡에 있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벌써...... 가실려고요?"
"예."
"이런.... 그럼 일찍 깨워주셔야죠. 그래야 아침 준비를...."
"아!! 그러지 않아도 돼요. 나도 조금전에야 전화받았거든요. 급한 일이 있다고...."
"이런...... 어쩌죠."

미안해하는 표정을 짓는 진희를 보면서 정욱은 기분이 묘해졌다. 이거 완전히 갓 결혼한 신혼부부가 따로 없다면서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괜찮아요. 진희씨. 눈 좀 부쳐요. 아직 날 밝으려면은 더 있어야 하니까요."

그리곤 정욱은 진희의 배에 귀를 갖다대었다. 그러면서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말하였다.

"거봐요. 이 녀석도 좀더 자자고 하잖아요."
"어머? 호홋"

정욱의 썰렁한 농담에 진희는 황당해하더니 이내 웃음을 터트렸다.

"그럼, 나 나가 볼께요. 마중나오지 말고 그냥 자요"
"예. 그럼 다녀오세요."

그렇게 진희를 뒤로하고 정욱은 집을 나섰다. 정욱이 모는 차가 대문을 나서는 순간 뭔가 이상한 것이 눈에 띄였다.

"누구지?"

몇 명의 사람들이 삼삼 오오 모여서 집앞에서 숙덕숙덕거리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게 여겼는데 왠지 심상치 않아보인다. 그 순간 이상한점이 또 눈에 띄였다. 자신의 집 주변에 주차해있는 차들이 제법 되어 보였다.

"저 사람들은 도데체 뭐지?"

남의 집 앞에서 무단 주차해 있고 이른 시간에 저렇게 모여 있는 것이 수상하였지만은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기에 일단 넘어가기로 하였다. 정욱의 차가 집에서 서서히 멀어져 갈때쯤 집 앞에 주차해 있던 차 몇 대가 정욱의 뒤를 따랐다.

정욱의 두손이 벌벌 떨렸다. 아니 손만이 아닌 온 몸 전체가 부들 부들 떨리는 듯하였다. 그런 정욱을 여러 사람들은 침울한 표정으로 하염없이 처다보기만 하였다. 자신들도 이 순간 달리 할말이 없는 듯 하여보였다.
그러다가 부회장인 이준기가 한마디 함으로 인해서 그런 적막감은 깨어졌다.

"현재까지..... 이 기사들이 내놓은 곳들은 이들 잡지사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잡지사에서 내놓은 것으로 그치지 않을거 같다는 겁니다. 아마도..... 거대 언론사로 퍼져서 기사화되지 않을까..... 그렇게 추정됩니다. 어쩌면은 이미.... 지금쯤 내보내고 있을지도 모르고요."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침착하게 보고를 하고 있지만은 사실 이준기도 기절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오늘 이른 시간에 긴급 회의가 소집된 것은 자신의 부하직원이 세벽녘에 가지고 온 잡지 뭉치들때문이었다.
길거리 노점상이나 역내의 매점에서 파는 그저 그런 별볼일 없는 싸구려 성인 잡지였다. 이거 왜 가져왔느냐고 부하 직원에게 따지려던 찰나 준기는 그 생각을 행동에 바로 옮길수가 없었다. 왜냐하면은 예사롭지 않아보이는 잡지의 구절 구절의 제목들을 보고 준기는 그 내용들을 펴보았다. 그리고 곧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00재벌 후계자, 불륜 행각.......-
-죽은 아버지의 내연녀와 동거중, 거기다가 임신까지.....-
-00재벌 그룹 회장의 후처, 의붓 아들과 긴밀한 관계.. 심상치 않다.-

방탕한 젊은 오너의 돌아가신 아버지의 애인 및 후처와의 긴밀한 삼각관계를 설명한 것과 자극적인 상상이 가미하도록 리얼하게 의혹들을 파헤치는 내용들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기사에 나오는 인물들이었다 드러 내놓고 실명을 기재하진 않았지만은 이 기사에서 거론하는 인물들이 누구인지 대충 감이 잡혔다. 그들은 바로.......
곧 준기는 사람들을 풀어서 이리 저리 수소문을 하였고 이 기사가 어디까지 퍼졌는지 알아보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오늘 석간 신문에 이 기사들이 실렸다는 것을..... 그것도 국내에서 내노라하는 굴지의 언론에서 말이다.
예상치 못한 구설수에 예상치 못한 파급 효과에 준기는 어쩔줄 몰라하였고 결국 이렇게 정욱을 포함한 그룹 중역들까지 전부 모여서 대책 회의를 소집하였던 것이다.

"회장님. 뭐라고... 말좀 해주십시오."

아무런 말을 잇지 못하고 멍하니 있는 정욱을 보면서 준기가 한마디하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였다.

"정말로 사고친거 아냐?"

아니땐 굴뚝에 연기가 날까. 하는 심정에서 그런 생각을 가지기도 하였지만은 이내 애써 그런 생각을 접어두었다. 자신이 아는 저 새파란 놈은 절대로 그럴 놈이 아니라는 것을.... 그럴 배짱도 없는 놈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기에......

"도데체 누가 이런 짓을....."

이들 내용을 일일이 훑어 보면서 정욱은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자신과 진희, 혹은 자신가 정선과의 불륜 관계를 폭로하는 식의 기사들을 처음 접하였을 때 정욱의 느낌은 뭐랄까 혹시 집에서 누군가가 외부에 퍼트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진희의 경우는 절대로 아니지만은 그래도 모르는 사람들이 봤을때는 그렇게 보일수도 있었다. 하지만은 정선의 경우는...... 그게 아니었다. 실제로 자신은 그녀를 품었지 않았는가.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기사화 될 수가 있을까. 누군가가 그것을 보지 않은 이상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 아울러 뭔가 형언할수 없는 분노가 속에서 속구치기 시작하였다. 누군가의 귀와 눈 역할을 하는 끄나풀이 심어져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말이다. 하지만은 그런 감정의 폭발은 그리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애써 집에 누가 그런 짓을 했을거라는 가능성을 먼저 접어두었다. 그리고 분기를 가라 앉히고는 냉정히 머리를 회전시켰다.그리고 정욱은 자신 앞에 널려있는 그 싸구려 잡지들을 처다보았다. 그리고 그들 기사가 내보낸 날짜들을 유심히 살폈다.

"뭔가 이상해."

잡지마다 기사를 내보낸 일자가 차이가 있지만은 적어도 3일에서 일주일 전쯤에 내보낸 것으로 되어 있었다. 정욱은 이것이 너무나도 석연치 않았다. 한가지 의심스런 부분이 짚히자 정욱은 서서히 냉정해지기 시작하였고 이성을 회복했다. 그리고 깊히 생각을 하였다. 정말로 누군가에게 자신의 불륜 행각이 목격되었고 폭로된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점점들기 시작하였다. 정선과 섹스를 벌인 것은 실제로 몇시간 전의 일인데..... 기사가 나간 것은 아니 잡지의 발행 일시를 본다면은 몇일전이라는 상당한 시간차가 발생한다.그리고 또 한가지.... 정말로 진희와 정선과의 관계가 집의 누군가에 의해서 외부로 누출된거라면은 정미는..... 정미 역시 자신과 한 이불을 덮었고 살을 맞대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들 기사에서는 정미는 왜 거론되지 않았을까.

"들킨게 아냐. 절대로..... 누군가가 음해할려는 거야."

진희와 정선과의 일이 세상에 백일하에 공개된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과 공포에서 정욱은 서서히 회복되었고 정욱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은 문제는 이걸로 끝나지 않는다. 준기의 말대로 이런 싸구려 잡지에만 기사가 내보내는 것이 아닌 다른 언론들에도 퍼지고 보도되고 있다지 않은가. 그렇다면은 여간 큰 일이 아니다. 정욱은 다시 초조해지기 시작하였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죠?"

한참만에 튀어나온 정욱의 물음에 준기는 난감해하는 표정이었다. 자신에게 은근히 팔밀이 하는 것 같은 기분에 저러는 것이 아니라 뭔가 뾰족한 대안이나 대책을 내놓을수 없었기 때문이다.

"언론중재 보도 위원회에 이들 언론들을 제소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아니, 그건 않돼요. 이 기사엔 실명을 기재하지 않았어요. 만일에 우리가 그렇게 행동한다면은 이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이 실제 누군지 스스로 떠벌이는 결과 밖에 않돼요."
"그럼 어쩐단 말이오? 실명을 거론하며 기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잘만 살펴보면은 누굴 가리키는지 여실히 드러난단 말이오. 않그렇소."

주위에 있는 중역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각자의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은 어느 누구하나 마땅한 대안을 내놓진 못하였다. 게중에는 이들 언론들을 매수를 해서 보도를 못하게 하자는 의견까지 나왔지만은 환영받지 못하였다. 이미 제한적이나마 세상에 드러났는데 그게 뭔 소용이 있겠는가. 실제로 그렇게 한다면은 얼마나 천문학적인 로비자금과 뇌물이 들어가야 할지 짐작도 할수 없으니까. 뜻밖의 사태에 경악을 하고 곤혹스러워하는 정욱, 그러다가 정욱은 옆자리에 앉은 이준기랑 시선이 마주쳤다. 그리고는 얼른 고개를 옆으로 돌려 외면하였다.
순간 마주본 그의 눈빛에서 너 정말로 캥기는 거 없냐는 의구심에 가득찬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어떤 놈들이 이런 짓을 한 거야!!"

김정준의 불호령에 다들 어쩔줄 몰라하며 움찔거렸다. 그리고 다들 서로의 눈치를 봐가면서 다음 보고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말을 해봐. 어서!! 이딴 짓을 한 놈이 누군지를 말야."
"아!! 이봐. 참으라고...... 진정 좀 해."

보다 못한 유상민이 나서서 그를 진정시켰다. 하지만은 자신 역시 지금 심중은 김정준이랑 다를봐가 없었다. 그야 말로 속에서 천불이 나 미치기 일보 직전인 상태였다. 이번 자리를 마련한 것은 유상민 자신이었다.
어느때와 같이 오늘 새벽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집 마당에 던져진 조간 신문을 보면서부터 일은 시작되었다. 00그룹 젊은 회장의 불륜 스캔들..... 아버지 애인과 동거에다가 임신까지 시킨 상태에서부터 시작, 3살 연상의 젊은 계모와도 동거중, 난잡한 할렘 생활을 한다는..... 기가 찰 내용들이 신문에서 나왔던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어느 지도층 인사의 사생활이나 구설구려니 여겼지만은 자세히 보니까 왠지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자신이 아는 누군가와 아주 유사하다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기사 내용을 읽었고 결국 이 내용들이 누굴 의미하는지 알수가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동료들과 부하직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긴급 대책 회의를 열게 되었던 것이다.

"저기.... 누가 이런 짓을 벌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진철수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입을 열었다. 그러자 다들 그에게 시선이 몰렸다.

".... 이 시점에서 말이죠."
"뭔 소리야!!"
"그게 중요하지 않다면은 그럼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

진철수는 애써 김정준과의 시선을 회피하면서 차분히 마음 가라 앉히고 말을 이었다. 여러 해 동안 모셔온 상관이라서 잘 알지만은 저 인간 흥분했을때는 정말로 상종도 하기 싫을 정도로 오금이 저려온다.

"어떻게 해명을 하고 어떻게..... 진화를 할지가..... 관건이라고 보여집니다. 이런 짓을 벌인 놈 지금 찾아 낸다고 해서..... 뭐 수습 된다는 보장은 없잖아요."
"맞습니다. 이 짓거리 누가 한지는 나중에 밝혀 내면은 되는 일이고..... 지금은 이번 일을 수습하고 매듭짓는 것이 최대의 관건이라고 보여집니다."

조영민도 진철수를 지지하면서 거들었다. 그리고 다들 이들도 맞는 말이라며 동조하는 기색을 보이자 김정준과 유상민도 서서히 수긍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래. 수습이라.... 맞는 말인데..... 어떻게 하여야 할까?"
"그게..... 우선은 회장님이랑 상의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어느 정도 수위에서 인정할건 인정하고 부인할건 부인을 할지를 말이죠."
"뭔 소리야!! 인정할건 인정하고? 그말은..... 이 기사 내용이 틀리지만은 않다 그 소리인가?"

유상민이 눈이 휘둥그레지며 장건영에게 따지고 들었다. 그러자 장건영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꾸하였다.

"그....... 그게..... 윤비서라는 여자가.... 저어......"
"뜸들이지 말고 어서 말해봐. 어서....."
"현재..... 임신중인건 사실입니다."
"뭐!!"

유상민과 김정준이 동시에 놀라 입이 쩌억 벌어졌다. 그런 두분 상관들의 반응에 장건영은 어쩔줄 몰라하면서 계속 말을 이었다.

"저, 한달 전쯤인가...... 길가다가 먼 발치에서...... 윤비서 본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배가.... 어림잡아 5개월은 되어 보였습니다."

장건영은 이전 회장인 병윤이 생존하고 있었을 때 그의 비서였던 윤진희와는 어느정도 안면이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회장의 정부라는 사실도 들어 알고 있었고......
장건영의 폭탄 발언에 여기 모인 사람들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그러다가 김정준이 격앙된 음성으로 그를 다그쳤다.

"근데...... 왜!! 그 말을 이제야 하는 거야."
"저... 그게.... 그저 그려려니 하였죠. 그 여자도..... 회장님 돌아가셨으니까 누구 한남자 골라서 새 출발하는 걸로.......요."

병윤이 죽고 난 이후에 회사를 그만둔 그녀였기에 장건영으로써는그때 본 윤진희란 여인의 모습에 놀라워 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이다.

"이럴수가!!"
"그럼..... 이거 어떻게 되는 거지? 윤비서가 임신중인 아이는....."
"설마? 아니야. 아냐. 그럴 리가..... 하지만은......."

김정준과 유상민은 심한 딜레마에 빠졌다. 죽은 병윤과 윤비서의 관계는 이들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은 우선은 윤비서가 임신중인 아이는 병윤의 유복자일 가능성이 우선시된다.
하지만은 평상시에 그 사실을 알았다면은 당연히 그렇게 생각을 하고 단정짓겠지만은 지금은 그렇지 않다. 다른 가능성이 부각된다. 기사의 내용이 일부 맞지 않을까? 정욱이 윤비서와 어떻게 가까이 해서 벌인 씨앗이라면은..... 부정하고 싶고 거론도 하기 싫은내용들이지만은 하나 하나 따져보니까 그렇지만은 않다. 첫째 이들이 현재 한 집에서 같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랑 둘째 거의 같은 또래의 혈기 왕성한 선남 선녀들이 아닌가.

"저기...... 일단은 두분께서 회장님을 뵙고.... 한번 알아보시는게 어떨까요?"

이렇게 탁상공론을 해서 맞지 않맞니 하는 식의 얘기는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 여기고 조영민이 한마디 하였다. 어째 회의의 내용이 이딴 삼류소설을 두고 격조 높은 토론을 벌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으니 오죽할까.

"그, 그래. 그러는 것이 좋겠지. 알았네. 그렇게 함세."

조영민의 제안에 유상민이 수긍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김정준이 눈을 부라리며 말하였다.

"그대들 말대로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이겠지. 하지만은...... 이 짓을 한놈 절대로가만 둘수 없어. 않그렇나. 철저히 뒷조사를 해서 누군지 알아내야해. 반드시...."
"자넨 누구라고 생각을 하나. 혹시 짐작가는 거라도......"
"어디까지나 짐작이지만은...... 이준기 그놈 아니면은....... 정욱이랑 원한 관계에 있는 쪽이 아닐까 생각해. 아주 가까이에 있는...."

그러자 진철수가 이해가 않간다는 듯 대꾸하였다

"이준기 부회장이라뇨? 저기..... 이 내용들 읽어 보셨나요? 여기에 그분 큰 딸도연관되어..."

스캔들에는 분명 00회장의 후처가 그 의붓아들과 심상치 않는 관계를가진것인양 나와 있다. 그런데..... 김정준이 이 소문의 발단을 이준기쪽으로 거론을 하자 영 이해가 않가는 듯 진철수가 반문을 하였다.

"그 놈이 다른 뜻으로 정욱이를 내몰려고 하기 위해서 일종의 음해성 공작을 펼쳤을수 있지. 예를 들자면은 윤비서랑 연관시켜서 의도적으로......"
"그럴수도 있지만은 그래도 자기 딸과 연관시킨다는 건......."
"더 들어봐. 처음에는 윤비서와 그렇고 그렇다고 걸고 넘어지려다가 어느 순간 그 소문이란게 스캔들이란게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서 이렇게 수습할수 없을 정도로 불똥이 튀었고 걷잡을수 없이 커졌다면은........"

그러자 진철수가 공감이 가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은 가능성이 없진 않은 얘기이다.
사람의 입과 입을 통해서 전해지는 소문의 특성상 살이 붙어지고 부풀려지고 원래의 의미가 왜곡 퇴색되는 일이 빈번하다. 조작은 가능해도 자신의 의도대로 제어 통제를 할수 없으니까. 김정준의 말처럼 이준기가 다른 뜻을 품고 의도적으로 흘렸을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점점 더 부풀려지다가 종래에는 자신의 딸까지 연관된거라면은.....
그러다가 말없이 듣고만 있던 유상민이 나섰다.

"만일..... 원한 관계에 의해서 벌어진 일이라면은....... 그게 누굴까?"
"여기에 윤비서와 이준기 딸년까지 포함되어 있어. 정욱과 함께 이들까지 다 연관시킨다면은 아마도......."
"그럴수도 있겠어."

김정준의 말대로 그 원한관계에 들어갈만한 이들이 뇌리속에서 떠올랐다. 하지만은 그생각을 입밖으로 내뱉진 않았다. 밝혀진 것은 현재 아무것도 없고 어디까지나 추측에 지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날 회의는 몇시간 동안 더 계속되었고 결국 종지부를 찍었다. 결론은 아직 그룹내에 붙어 있는 연줄인 진철수, 조영민, 장건영 이들은 계속 준기와 정욱의 동향을 사내에서 파악을하고 따로 김정준과 유상민은 별도의 팀을 구성을 해서 뒷조사를 하여서 소문의 근원지를 파악하는 것으로 의견 일치를보았다. 그리고 가까운 시일내에 정욱과 만나 앞으로의 일들을 상의하는 것과 함께.....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온 정욱은 정선에게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설명을 하였다.
아침부터 집 앞에 포진해 있는 이들은 파파라치 아니면은 신문사 기자들 같았기에 집에서도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을 거라는 생각에서 미리 언질을 주고 대비책을 세우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 그럴수가.... 그 일이 어떻게 알려질수가 있지!!"

어젯밤 자신과 정욱이 몸을 섞은 일이 그렇게나 빨리 기사화될수 있을까 하며 정선은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그게 아니에요. 그 일이 알려진게 아니라..... "

정선에게 정욱은 자세히 설명을 하였다. 누군가가 임의로 자신들을 음해하기 위한 공작 같다는 것을 -그게 어느정도 부분적으로 기가 막히게 적중한 면이 없진 않지만은- 결코 이 집안에 다른 누군가의 끄나풀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을 하였다.

"그렇니?"

결코 정욱과 자신의 섹스 행각이 탄로난 것이 아니라는 것에 정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은 곧 눈앞이 캄캄해지는 기분이었다. 이 정도의 구설수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고 처신을 해야 할지를 말이다. 더욱이 정욱이 진희와 놀아나서 현재 임신중인 것이 아니냐는 기사가 나와 있지 않은가. 그렇기에 정선은 걱정되지 않을수가 없었다.

"일단은..... 회사 내에서도 대책을 논하는 중이에요."
"그나저나.... 누가 이런 짓을 한걸까."
"글쎄요. 지금은 그런 것은 별로 중요치 않아요.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죠.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당분간 집 밖에 나가는 일들은 되도록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어요."
"어째서.......?"
"집 앞에 진을 친건 아무래도 기자들 같아요. 뭔가 특종을 잡으려고 말이죠."

아무래도 그들로써는 뭔가 큰거 단단히 한건 올리겠다는 생각에서 저렇게 나오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외출시 그들로 인해서 집안 식구들이 불편을 격지 않게 된다는 보장이 없었기에 정욱은 주의를 주는 것이다.

"그렇게 까지 해야 한다면은..... 할수 없지."
"장 보는 거라던가 뭐 살게 있으면은 정미에게 시키시세요."
"아!! 그러고 보니..... 정미는? 정미도 기사가 난건 아니겠지?"

진희가 임신중인 것은 정욱의 자식, 그리고 계모인 자신도 정욱과 한 침대에서 놀아났다는 기사가 났을 정도라면은 자신의 동생은...... 실제로 정미가 정욱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아는 정선이기에 그 일이 궁금해 하지않을수 없었다.

"다행히도.... 정미는 거론되지 않았지요. 그랬다면은 제가 이렇게 얘기를 하겠어요."
"다행이구나."

이런 너저분한 스캔들에서 자신의 동생이 제외되었다는 사실에 정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글쎄요."

결코 이번 스캔들이 간단하게 무마될 것 같지 않기에 정선으로써는 걱정되지 않을수가 없었다. 잘하면은 정욱과 자신 그리고 진희까지 사회에서 공개적으로 매장될 가능성이 높은 문제였기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암담하기만 하였다.

"모르는 사람 누구도 집안에 들어오게 해선 않돼요. 그리고 외출할거면은 미리 저에게 언질을 주세요. 들키지 않게 나서는 방법을 생각해보죠."
"그렇게까지 해야 할 정도니?"

이번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였다. 자신이 생각을 해봐도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으니까.

"어쨌던 조만간에 뭔가 대책이 나올겁니다. 그렇게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될겁니다."
"알았어."

그리곤 정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막 방문을 열고 나설려는 순간 행동을 멈추고는 돌아보지 않고 말하였다.

"잘 주무셨나요?"
"??!!"

뜬금없는 정욱의 말에 정선은 의아해하였다. 하지만은 곧 그 뜻을 알수가 있었다. 어젯밤의 일이 떠올랐기에..... 그러자 정선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고 곧 답하였다.

"간만에 달게 자봤어."

결국에는 일을 치뤘던 만큼 마음 한구석에 존재하던 그 응어리들은 해소된 상태였다. 간밤의 그 일로 인해서 불안해 하며 초조해 하며 매일밤 누군가를 기다리고 않게 된 정선이다.정욱이 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을 뜻하는 거였다.

"다행이군요."
"고마워. 정말로....."

고맙다고? 자신과 섹스를 해줘서 의붓아들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새엄마의 모습, 희한하지 않은가.

"이제 부턴 편안히 주무세요. 결코 이런 저런 일로 인해서 마음쓰지 마시고요."

정욱이 나가고 나자 그가 나간 방문쪽을 정선은 한동안 계속 바라만 보았다.

정욱이 들어오자 진희는 반갑게 그를 맞이하였다.

"별일은 없었고요."
"예. 회장님."

늘그랬듯이 정욱은 그녀의 불러오른 배를 보듬기 시작하였다.

"이제 6개월이 지났죠?"
"예. 병원에서도 아무 이상이 없고 저랑 아기 모두 건강하데요."
"다행이군요. 그런데.... 그렇게까지 자주 병원에 갈 필요 없진 않나요?"
"예?"

무슨 말인가 싶어서 진희가 의아해하였다. 그런 진희를 보며 정욱은 설명을 하였다.

"이렇게 배가 불러올랐는데..... 함부로 그렇게 거동하는거 무리인거 같아서요 별 이상이 없다면은 그렇게 불필요하게 가지 않아도 돼요. 내말 뭔 뜻인지 알겠어요?"
"예. 회장님."

아마도 정욱의 말은 만삭이 다돼가는 자신을 염두해두고 걱정스러워서 그런 것일게라고 진희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은 정욱의 뜻은 진희가 예상하는 거랑 전혀 달랐다.
이미 세상의 이목이 자신과 정선, 진희에게로 집중되지 않았던가. 그런 상황이니 만큼 함부로 돌아다녔다가 저들 눈에 포착이 된다면은 이 여자에게 얼마나 많은 심적인 부담이 될것인가. 그것을 염두해두고 바깥 거동을 만류하는 거였다.

"이거 정말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겉으로 그렇게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은 그럴수가 없었다. 이제 6개월, 곧 출산이 임박한 시기인데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격게 되니 진희가 걱정이 되지 않을수가 없었다. 아울러 뱃속의 아기또한 이만 저만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 속마음과는 달리 정욱은 애써 태연함을 유지하며 늘 그랬듯이 진희에게 달려들었다. 간질이고 보듬으며 서로 엉켜 있다가 곧 이어서 진희의 옷이 한 벌 한 벌 떨어져 나가는 것으로 시작을 해서 얼마후 두 사람은 알몸이 되었다. 그리고 정욱은 솟아 오른 자신의 성기를 진희의 입속에 집어 넣었다. 잠시후 진한 쾌감과 자극이 온몸 전체로 번지기 하였다.

그날부터 정욱은 신경이 예민해지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집 주변에 진을 치다 시피한 신문, 방송사 기자들로 추측되는 사람들 때문에 말이다. 정욱이 출근을 할때마다 그들중 일부는 정욱의 뒤를 밟았다. 회사까지 따라오고 어디를 가던 미행을 하며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였다. 여간 신경쓰이는 일이 아니지만은 그래도 함부로 그들을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문제는 그것에만 국한되어 있진 않았다. 사내에서 직원들이 삼삼 오오 짝을 지으면서 숙덕거리는 모습이 간혹 눈에 띄였다. 정욱이 지나갈때마다 뒤에서 손가락질을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것도 포착이 되었다. 그들이 왜 그러는지는 듣지 않아도 알만 하였다. 사내에서는 업무 외에도 이번 일에 대한 스캔들에 대한 대비책을 놓고 적지 않게 많은 의견이 분분하였지만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였다.

"하긴 내가 너희들에게 그런 것을 바란 것이 한심하지."

이들은 대부분 준기의 추천에 의해서 이 자리에 오른 인간들, 하지만은 연륜이나 능력은 절대로 그들이 앉아 있는 직책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잘안다. 그러니 그들에게서 애당초 마땅한 대안을 내놓을 거란 기대는 너무나도 웃기는일이다.
현재로써는 정욱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노코멘크 전략, 연애인들이 누구와 열애설에 휘말리게 되면은 으레 취하는 방법이 바로 소송을 해서 진실을 가리거나 아니면은 함구해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지 않은가. 메스컴의 특성상 자신이 아니라고 반박을하고 완강히 부인을 해도 사람들은 "저렇게 나오는 것을 보니 분명 뭐가 있긴 있어." 하면서 더욱 더 큰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기에 연애인들은 대부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 지금 정욱이 그런 방식을 따라하고있는 중이다. 하지만은.......

"아무래도 오래 버티기 힘들거 같아."

오늘도 집 주변에 포진해 있는 신문/방송국 차량들을 바라보면서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오빠 손님 와계셔"

들어오는 정욱을 맞이하며 정미가 그렇게 말을 하자 정욱의 눈이 치켜 올라갔다.

"누구? 어떤 사람인데!!"

행여라도 어느 언론사에서 취재하러 온게 아닌가 싶어서 먼저 놀라기부터 하는 정욱이었다. 그런 정욱의 반응에 정미는 의아해 하며 애써 말을 이었다.

"오빠..... 작은 형수되는 분......이야."
"??"

정미 입에서 형수라는 호칭이 나오자 정욱은 순간 머릿속을 정리하느라 뜸을 들였다. 그리고 그런 호칭을 쓸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는지 상기하면서 정욱은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다.

"어디 계시니?"
"진희씨.... 방에......"

그러자 정욱은 서둘러 진희의 방으로 향하였다. 방문을 열자 차를 마시면서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는 두사람의 모습이 눈에 띄였다.

"오셨어요. 회장님."
"도련님 오랜만이에요."

정욱이 들어오자 진희가 인사를 건냈고 정유민도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였다.

"예, 오랫....만이네요. 형수님?"

방안의 분위기와 두 사람의 모습에 정욱은 어리둥절하면서 형식적인 인사를 건냈다.

"어떻게 된거지?"

진희와 다정하게 한 자리를 함께하는 작은 형수의 모습에 정욱은 당혹스럽기까지 하였다.사실 이들이 이렇게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할 이유가 없을텐데... 하지만은 그런 정욱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진희는 아무렇지 않은 듯 말을 이었다.

"이만 자리를 옮기시죠. 회장님한테 드릴 말씀이 있다면서요?"
"예. 그럼 도련님. 잠시만......"
"예. 그래요."

정욱은 정유민을 자신의 서재로 안내를 하였다. 형수랑 마주쳤을 때 눈빛을 보아하니 표정과는 달리 뭔가 중대한 일이 있어서 온 것 같기에 조용한데로 일단 안내를 하였다.

"여긴 어쩐 일이에요?"

느낌상으로 아무래도 그냥 와본 것 같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기에 서재에 들자마자 정욱은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에 들어갔다.

"많이.... 힘드시죠. 도련...님"
"무슨 일로 왔냐고요?"

정욱의 채근에 정유민은 할수 없이 본론으로 들어갔다. 걱정스러운 듯 안스러운 듯 정욱을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그 일로 인해서 지금.... 집안이 발칵 뒤집혔어요"
"어이구... 그래요?"

이런 삼류 소설에서나 나오는 애정 행각에 자신이 거론되었다는 것을 알고 그들이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생각만 해도 궁금해지는 정욱이었다. 하지만은 그의 말에는 왠지 비꼬는 어조가 강하였다.

"그래서..... 그일을 가지고 다들 상의를 하였는데....."

정유민은 그때의 일을 설명을 하였다.


"그럼 넌 아직도 정욱이 한테 그 얘기 꺼내지도 않았다 그말이야!!"

형의 질책에 서진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서윤이 불같이 화를 내며 동생을 닦달하였다.

"너 나 한테 뭐라고 말했어. 그 일 너 한테 맡겨 달라고.... 그래서 이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
"그게... 막상 실행에 옮기자니 걸리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더라고....."
"뭔 소리야?"

서진은 마지 못해서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다. 어떻게 접근을 하고 어떻게 해서 진지하게 대화를 할지를 모색하느라고 이렇게 지지부진 하였다는 것을.....

"막말로 정욱이 한테 가서 윤비서 아이 누구 아이냐고.... 아버지 아니면은 너 둘중 누구냐고.... 이렇게 물어볼수도 없잖아. 않그래."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 지지부진 해 있는 건 마냥 좋은 줄 알아. 이게 뭐야 이게....."

서윤은 탁자위에 올려져 있는 신문과 잡지들을 가리키며 으르렁 거렸다. 보면 볼수록 떠올리면은 떠올릴수록 열받는 내용들이 있는 그 망할 기사들을 상기하면서.....

"그게.... 내 탓이야? 그나 저나.... 이딴 짓을한게 어떤 놈들이지?"
"그걸 알면은 내가 얌전히 있겠어. 젠장!!"

잡지 신문은 물론이고 방송까지 타가면서 급속하게 번지기 시작하였다. 처음 이 기사를 접하였을 때 서윤은 하마터면 기절할뻔 하였다. 그만큼 이들 내용이 충격적이었으니까.
대 놓고 실명 거론하지 않았지만은 그 내용이 정욱을 암시하는 것을 아는데 어렵지 않았으니까. 하지만은 더 기가 막한 것은 윤비서로 추정되는 여자가 임신중이며 그 자식이 정욱의 아이로 점찍힌것과 웬수인 이준기의 딸년과도 정욱과 놀아나지 않았을까 하는식으로 기사가 나와 있는 것이다. 이것이 서윤으로써는 너무나도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었다.

"니 생각은 어떻니?"
"뭘?"
"이 기사 내용들.... 말이야."

전부 터무니 없는주장일지..... 아니면은 어느정도 부분적으로 사실적인 요소가 있지 않을는지... 그것을 질문하는 거였다. 그러자 서진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윤비서쪽에는 아무래도...... 그렇게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봐."

그리곤 서진은 자신이 그간 멀리서 관찰한 봐를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다. 정욱과 진희가 다정하게 동행을 하며 지내던 모습을......

"그렇게 보인 면이 없진 않았어. 마치....."
"그것만 가지고는..... 판단하긴 힘들지. 일단은 그 얘긴 접어두자."

서진의 설명으로 봐서는 확실히 정욱과 윤비서와의 관계에 의구심이 들만 하다. 하지만은 그것만 가지고 사실 여부를 전혀 단정지을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서윤은 그 문제를 일단락 두기로하였다. 일단 문제는 세상에 쫙 퍼진 사실 여부를 밝히는 것이 아닌 이것들을 어떻게 진화시키며 무마를 하느냐 그것이 문제였다. 집안의 명예가 걸린 문제가 아닌가. 그런 만큼 사실 관계 여부따위는 이 시점에서 이들에게선 거론의 대상이 아니었다.
잠시후 연락을 받고 매제 내외들까지 도착을하였다. 그들도 뜻밖의 사태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였다.

"정말로 작은 처남이 그런 짓을 하였을까요?"
"뭔 소리야? 자네 이딴 걸 믿는 거야!!"
"그래도...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렇게 많은 곳에서 기사를 내보냈다는 건 믿기 어려운데...."

윤채의 말에 남편 원정수도 공감이 가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받았다.

"일단은 오해의 소지는 있다고 봐요. 먼저...... 이 부회장의 딸이랑 윤비서랑 같이 처남은 한 집에서 지내고 있잖아요. 않그래요?"
"그래요. 그들이랑 같이 한 집에서 기거한다는 것이 영....."

형부의 말에 윤미가 석연치 않다는 듯 거기에 동조하였다. 최근에서야 정욱이 그들이랑 한 집에서 지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무리 생각을 하여도 그 점이 자신들로써는 이해가 않가는 부분이니까. 윤비서와 돌아가신 아버지의 후처를 정욱이 여태까지 한집에서 기거를 한다는 것이 정상적인 사고 방식에서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윤미로써는 어쩌면은 기사의 내용이 전혀 틀리지만은 아닐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들 입닥쳐!! 듣자 듣자 하니까. 못하는 소리가 없구만."

여동생 내외들의 추측과 분분한 의견에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자 서진이 참다 못해 호통을 쳤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게 아니야. 우리 집안 완전 콩가루 집안이라고 세상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는데 너희들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서진의 질책에 매제 내외들은 더는 말을 못하고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런 주변의 분위기를 살피면서 서윤이 말을 이었다.

"일단.... 조만간 정욱이랑 이 문제를 상의해야겠어. 그때 모두들 자리를 함께 하였으면은 하는데...."
"저, 저는......"

윤혜가 왠지 거부감이 드는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얼마전 그 새파란 막내 녀석에게 한 소리 들었던 것에 화가 않풀렸는지 꺼리는 듯 하였다. 하지만은 서진은 그런 동생의 말을 중간에 끊으며 단호하게 외쳤다.

"이 문제는 우리 집안 문제야. 싫던 좋던간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고.... 그럼 그렇게 결정 난 것으로 알고 들 있어."

서진의 일방적인 통고에 윤혜는 더는 어쩌지 못하고 침묵으로 일관을 하였다.
그렇게 대책 회의는 어느정도 가닥이 잡혔고 얼마후 이들은 물러났다. 형들이랑 동생들이 하나 둘 떠나는 것을 지켜보던 서진은 곧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정말이지 도데체 어떻게 되는 거야 진짜...."
"여보. 하영이 듣겠어요."

아내의 지적에 서진은 그제서야 표정 관리를 하며 입을 닫았다. 아무래도 이번 일을 한창 민감한 시기의 딸 아이한테 않좋은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정욱인 왜 그들이랑 한 집에서 지내는 거지?"
"당신도..... 도련님을 의심하는 거...예요?"

설마하는 표정으로 정유민이 한마디 하자 서진은 얼른 부인을 하였다.

"그게 아니라..... 꼭 한 집에서 지낼 필요까진 없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영....."
"도련님께서 윤비서 임신한걸 알고 그냥 내버려 둘순 없었을거예요. 그정도는....."
"알아. 알고 있어 그정도는.... 하지만은...."
"도련님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니에요. 절대로요."

정유민의 거듭된 외침에 서진도 더는 말을 잇지 못하였다. 생각을 해보니 자신도 쓸데 없이 동생을 의심하는 것 같았고 추측과 가식의 구설수에 놀아난다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었다.

"그래. 당신 말이 맞아. 내가 지금 뭔 말을 하는 건지...."
"지금 도련님도 많이 힘들어 하실거예요. 누군가가 옆에서 도와주고 힘이 되어 드려야...."
"말 않해도 잘 알아..... 그래서 하는 말인데 당신이 한번 정욱이 집에 들르는 것 어때."
"제가요?"
"응, 그래. 다름이 아니라..... 윤비서를 한번 만나서 그 얘기도 하고 같이 상의 하는 것이 좋을거 같아."

아무래도 이 스캔들에 거론된 최대의 의혹을 갖춘 것이 그녀인 만큼 그녀를 달래서 어떻게든 동의를 구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여기며 서진은 생각하였다.
물론 윤비서에게 도움 요청하는 것이 그렇게 달갑지 않다. 내심.... 돌아가신 아버지 애인이라고 세상에 떠벌이고 다니는 것도 모자라서 그녀 뱃속의 아이가 돌아가신 아버지 자식이라고 둘러대야 하는 것도 꺼림칙하기까지 하니 말이다. 하지만은 지금은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번 스캔들 진화하는데 그녀의 도움은 불가피하다. 그래서 어느정도 안면이 있고 아무런 불협 화음이 없는 자신의 아내에게 이 부탁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오셨다고요?"

정유민으로부터 형네 집안의 근황을 듣던 정욱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은 그의 말에는 왠지 불편한 심기를 반영하듯 아니꼬운 감정이 잔뜩 배여 있었다.

"예."
"그래 윤비서 한테 그 얘기를 하셨어요? 기자회견인지 양심 고백인지 뭔지를 하는데 나서 달라고?"
"아니, 그러지 않았어요. 아직 윤비서한테 아무 말도 않했어요. 보아하나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기에......."
"고맙군요."

그녀에게 아무 말도 아직 않하였다는 말에 정욱은 내심 안도를 하였다. 물론 진희는 현재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은 그래도 어느정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매일 저렇게 집 주변에 죽치고 있는 차량들과 수상쩍은 사람들로 인해서 왠지 석연치 않아 하며 의구심을 서서히 갖고 있는 중이었다.

"이제 그만 가보세요. 들을건 다 들은 상태니까. 이제 형수님 볼일도 끝났잖아요."
"일간 저희 집에 한번 오실수 없을까요?"
"알았어요. 알았다니까요."

더는 할말도 들을 말도 없다는 듯 정욱이 짜증난다는 식으로 대꾸를하자 그렇게 두사람의 대화는 끝을 맺었다. 그녀가 돌아서자 정욱은 창가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대충 전해들은 것이지만은 지금 형들 누나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결국 정욱의 결백이니 뭐니를 따지는 것을 떠나서 이 파장으로 인해 격게될 자신들의 타격이라던가 집안의 명예에 흠이 갈 것을 우려하는 것이 분명하였다.
즉 작은 형수가 말하던 대책이나 도움이니 하는 것들은 보나마나 자신들에게 불똥이 튀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 대책 회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뭐, 당연하다면은 당연한 반응이지. 그리고 내 결백이니 시시비비니 그런거 따져봤자 뭣하게....."

생각해봐도 그런 생각을 하고 구상한다는 것이 웃기지 않은가. 언론에 보도된 자신의 스캔들 역시 동기가 불순하고 보도된 시기가 너무 앞서나간다는 것과 사실일지 거짓일지 전혀 생각 않고 기사 내보낸 것일뿐, 그렇게 틀린 얘기가 아니다.

"그나저나..... 어떤 잔소리가 튀어 나올려나??!!"

조만간 형네 집에 가서 형식적이나마 몇마디 해야 겠다며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돌아서는 순간 정욱의 눈에는 아직 가지 않고 그대로 서 있는 작은 형수가 눈에 띄였다.

"왜 아직 않갔어요? 뭐, 할말 더 있어요?"
"아, 아니요. 그럼 이만......."
"??"

대충 인사를 건낸후 정유민은 서재를 나섰다.

"왜 저러지?"

방금전의 형수의 태도에 의아하였지만은 정욱은 더는 깊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때 진희가 들어왔다.

"사모님. 가셨어요."
"알고 있어요."
"저기..... 회장님."
"왜요?"

건성 건성으로 아무렇지 않은 듯 대꾸하는 정욱, 하지만은 진희는 잘 안다.

"저한테 뭔가 숨기시는거 없으세요?"
"뭘요?"
"요즘들어서..... 왠지.... 집안 사람들이 절 감금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제가 집 밖에 나갈려고 하면은 이상하게 과민 반응을 보이더군요. 거기다가......"

밤 낮을 가리지 않고 저렇게 집 밖에 진을 치다 시피한 차량과 수상쩍인 인파들에 대해서도 너무나도 석연치 않아하였다. 진희는 이상한 생각을떨칠수가 없었다.

"별거 아니에요."
"말씀해주세요. 회장님."

대수롭지 않은 듯 둘러대는 정욱, 하지만은 진희는 그렇게 고분 고분 넘어가지 않았다.
그런 진희의 태도에 정욱은 너무나도 난감해 하였다. 한참이 지나서야 정욱은 진희에게 겨우입을 열었다.

"그렇게 쓸데 없는일에 신경 쓰는거... 아기 한테 않좋아요. 몸조리에만 신경 쓰세요."
"회장님!!"

더는 정욱은 진희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다는 듯 서재에서 나왔다. 홀로 남겨진 진희, 왠지 너무 처량하였다. 뭔가 일이 생긴 것이 분명하다고 확신이 들었다. 돌아서는 순간 진희는 정선과 마주쳤다.

"사모님?"
"잠시, 나랑 얘기 좀 할까요"

눈빛을 보아하니 뭔가 알고 있는 듯 하고 뭔가 말을 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수가!!"

정선으로부터 그간의 일들을 전해들은 진희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였다. 그런 그녀를 정선은 진정하느라 애를 먹었다.

"진정해요. 윤비서. 그렇게 놀라면은 아기 한테 해로워요."
"어떻게.... 어떻게.... 그런 일이....."

추잡한 스캔들이 난무하고 있고 거기에 해당되는 것이 자신과 정욱, 그리고 정선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에 진희는 상당히 충격을 받은 듯 하였다. 뱃속의 아기가 자신과 정욱의 불륜으로 인해서 생겨난 아기라고 세상에 알려져 있다니.

"흑흑...."

점점 흐느끼더니 이내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자신과 아기의 존재로 인해서 정욱이 그렇게까지 난처해 있다는 사실에 솟구치는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였다. 그런 진희를 정선은 다독거리면서 덧붙였다.

"오해는 말아요. 여기 일이 바깥에 알려진 것이 아니라..... 누가 정욱이를 음해 하려고 그런 것이에요."

일부러 누군가가 지어내서 퍼트렸다는 것, 그래서 이렇게 기사가 났다는 것을 정선은 누차 강조를 하였다.

"저 때문이에요. 제가..... 회장님을..... 이렇게 될줄.....흐어엉"
"그렇지 않아요. 윤비서. 내가 말했잖아요. 누군가가 정욱이를 음해하려고 그런거라고.... 결코 두 사람의 일이 밖에 알려진 것이 아니라고요. 윤비서는 아무 죄 없어요."

한동안 정선은 진희를 달래느라고 무척 애를 먹었다. 자신때문이라면서..... 자신이 괜한 욕심을 부려서 -정욱의 곁에 있어서- 일이 이렇게 된거라고 탓하는 그녀를 달래느라고 상당히 고생을 하였다.
그러다가 않돼겠다 싶어서 정욱을 불렀다. 서재에 들어와 보니 진희의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그 사실을 알게 된거 같았다. 정욱은 아무말도 못하고 그녀를 다독거리면서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그녀를 달래면서 잠을 재웠다. 한동안 힘겹게 울어대서 그런지 진희는 곧 잠들었다.

"진희씨는?"
"이제 막 잠들었어요."
"이럴줄 알았으면은..... 얘기 하지 말걸 그랬나."

괜실히 얘기를 꺼낸거 같다는 생각에서 정선은 속으로 후회를 하였다.

"언젠가는 알게 될 일이었어요."

자신이 차마 얘기 하기 힘들어서 정선이 대신 말한 것 뿐이었다. 얘기를 꺼낸 정선에 대해서 어떠한 서운함도 불편한 감정도 없었다.

"그나저나 어쩐다지? 너나 나는 그렇다고 쳐도 진희씨는..... 아기까지 가진 몸인데.... 저러다가 뭔가 않좋은 일이 벌어지면은 큰일이잖니."

그 점은 정욱 자신도 항상 마음에 걸리는 일이었다. 이제 산달이 서서히 다가가는 진희가 아닌가. 그런 상황에서 이런 구설수에 휘말려서 고초를 격게 된다니 정욱으로써는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수 없었다.

"전 정말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른 건 그렇다 쳐도 진희 문제라면은 정말로 눈앞이 캄캄해진다. 예정일까지 순조롭게 몸조리하며 순산을 하게 해야 하는데... 지금의 상황은... 정욱은 그대로 주저 앉아 머리를 쥐어 뜯었다. 무기력한 자신을 책하며, 저주를 하면서....

"요즘 들어 회장 반응은 어때?"
"완전히 소금에 절인 배추라고 해야 할까요. 완전 기가 죽어 있어요."
"그럴만도 하겠지."

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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