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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6:11 589회 0건
오랜만의 오븟한 시간을 맞은 세희는 숨 가쁘고 짜릿했던 지난 몇주간을 생각해 보았다.

“휴....이래도 되는것일까...”

세희가 앉은 창가에서 훤히 보이는 실내의 광경은 편해 보였다.
대부분 쌍쌍이 들어와 서로의 시선에 눈을 맞추고 그 사이에 느껴지는 사랑의 따사로운 기운에 함빡 젖어있는 사람들의 모습들....

세희는 문득 자신에게 저런때가 있었는가 생각해 보았다.
찢어지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공부를 하던 학창 시절...
그토록 바라던 대학교에 들어갔고 그 곳에서 만난 남자...
저렇게 즐거운 나날들을 보내기 보다는 경직榮?자신의 생각과 가치관, 그리고 성격에 의해 그다지 재미없는 자신을 돌아보니 자신도 모르게 쓴 웃음이 나왔다.
그나마 자신의 특이한 성적욕망 때문에 스스로를 자제하고 절제해야만 했던 시간들...
그 모든 것을 인정하고 실행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한 모든 것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철이 들어버린 것으로 말미암아 세희에겐 참고 노력하는 일은 이제 습관이 되어 버렸다.
하루 두세시간의 수면으로 일주일 이상을 버티는 일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고 남들에게는 힘들다는 공부가 세희에겐 숨쉬는 것만큼 쉬운 일이었었다.
차라리....공부가 더욱 쉬웠던 것일지도 몰랐다.
금전적으로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의해 결혼한 후에는 주식에 손을 댔었다.
하지만 자신과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포기를 했었다.

사람에게는 인생에 세 번의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아 노력하는 사람은 성공한다는 말일것이다.
세희에겐 그 세 번의 기회가 동시에 와 버린듯 했다.
결혼한 후 집에서 있는 세희에게 외국으로 발령난 남편이 일년치 보너스를 주식으로 받아 선물해 주면서 심심풀이로 해보라고 했었다.
하지만 세희는 주식에 흥미가 느껴지지 않아 정리를 하니 이천정도의 돈이 생겼고 육개월간의 분석과 실험을 통해 시작한 인터넷 옷가게가 제법 장사가 잘 되어 일년만에 일억정도의 돈을 벌수 있었다. 그리고 그 가게를 넘기면서 받은 돈을 합치니 일억오천의 돈이 되었고 그것으로 우연히 사둔 시골의 땅이 개발되면서 무려 열배의 이익을 남겼었다.
그 이후로 세희의 손은 마이더스의 손이 된듯이 돈을 벌었지만 세희는 정작 필요이상의 돈이 들어오게 되자 별 감흥이 없어져 버렸다.

아껴쓰던 습관때문인지 그전과 그 이후도 스스로에 대한 변화는 별로 없었다.
단지 원수같은 돈을 은행에 저금해 놓는다는....그것만이 유일한 즐거움일 뿐이었다.
또한 돈으로 인해 쪼달림을 더 이상 받지 않아도 된다는 위안정도만의 의미였을 뿐이었다.

대기업의 이사인 시아버지가 사준 집과 살림살이들 그리고 대기업의 어느정도 인정받는 남편의 수입만으로도 충분히 세희가 사는데에는 부족함이 없었기도 했다.

오히려 가끔씩 가야하는 은행에 들리면 특별고객으로 취급되는 상황이 항상 불편하기만 한 세희였다.
화려한 생활에 대한 동경보다는 하루하루 평온하게 살아가는 정도로도 충분히 만족하면서 사는 세희였고 그런것을 사랑하는 여자였다.

과거를 돌아본 세희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십여년 동안 참 많은 것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에는 감히 상상도 못하는 돈도 벌고....그리고.....
이렇게 평온한 마음이 들때면 세희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미칠것 같은 후회감이 들곤 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가면서 찾아오는 강열한 유혹... 생각만 해도 육체를 활활 타오르게 만드는 정욕의 불길은 도저히 꺼지지 않았고 결국 순응해 버린 세희였다.
하지만 지금처럼 도란도란 속삭이는 연인들을 보노라면 한 없이 부러운 마음이 드는건 어쩔수 없이 세희도 평범한 여자라는 것을 인식하게 했다.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있던 세희앞에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세희가 고개를 들어 그 그림자의 주인공을 보았다.

“어....철민이...웬일이야?..앉아..”

“동행이 있는거 아니예요?”

“응..오랜만에 혼자서 궁상 좀 떨어보느라고...”

철민은 세희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시선을 이리저리 피했다.
세희는 그런 철민의 모습을 보면서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커다란 덩치에 비해 어딘가 묘한 감성을 지니고 있는듯한 철민의 모습을 보는 것은 홀안의 연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느껴지는 따뜻한 느낌과 비슷한 감정이 떠올랐다.

“지나가다가 창가에 있는 누님 모습을 봤어요...”

“그랬구나. 어디 가는 길이었어?”

“수업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어요..”

“그랬구나...음...”

갑자기 세희는 할말이 없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그렇게 잘 돌아가는 머리...노력하지 않아도 술술 나오는 사교적인 말들...
하지만 앞에 앉은 철민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그 모든 것이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본능적으로 철민을 만나기 전의 편안한 모습이고 싶은 마음이 그 모든 것을 가져가 버린 듯 했다.

그런 세희의 모습과 보조를 맞추기라도 하듯이 처음에 쭈뻣거리던 철민도 시간이 흐르자 그 침묵과 가끔 던지는 가벼운 대화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흘러나오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연인들을 바라보면서 미소 짓는 세희를 따라 홀 안을 살펴보기도 하고...종업원이 가져온 커피잔 속에 티스푼으로 세희의 이름을 써보기도..하고...

그러다가 문득 고개를 든 철민의 눈에 환상적인 세희의 모습이 들어왔다.
어느새 서쪽으로 기울어져간 해가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안아서인지 타오르듯 붉은 노을을 만들어냈고 그 해를 등지고 앉은 세희의 뒤쪽에서 그 붉은 광선을 투영시켰다.
세희의 검고 윤기나는 머리카락이 온통 붉디 붉은 빛으로 빛났고 그와는 반대로 그림자 진 하얀 얼굴은 오히려 약간 창백해 보였다.
철민은 그 세희가 주는 순수하고 약간은 차가우면서도 뭐라 표현하기 힘든 아름다움에 입을 약간 벌린 채 눈을 뗄수가 없었다.

‘아....아름다와...이런 것이 아름다움이란 것일까....세상에..이런....’

철민은 해가 산 너머로 넘어가면서 마지막으로 뿌려대는 강한 열기의 붉은 노을이 세희를 마지막으로 찬란한 화려함으로 장식해 버리자 가슴이 뛰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식어버린 대기의 차가움에도 불구하고 세희의 주변에 오로라와 같은 서광을 느꼈다.
그러나 그 느낌은 금방 사라져 버리고 세희의 주변에도 어두움의 그림자가 하나둘씩 내려 앉자 또 다른 감정의 변화를 느껴야만 했다.
그런 철민의 감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희는 창밖의 도시를 바라보면서 아련한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세희는 창밖을 바라보고 그런 세희를 바라보는 철민의 모습은 참으로 이상한 모습이었다.
문득 그런 철민의 시선을 느낀 듯 세희가 고개를 돌렸다.
겸연쩍은 듯 고개를 돌려 홀쪽을 쳐다보는 철민을 보면서 세희가 웃었다.

“보기 좋지?”

세희가 철민이 바라보는 홀을 보면서 이야기 하자 철민이 다시 홀쪽을 바라보았다.
젊은 남녀 여러쌍이 저마다의 이야기에 빠져 웃고, 떠들고 있었다.

“난....저런 시절이 기억나지 않아...아니 없었던것 같아.. 순수하고...즐겁고..행복하고..”

아련한 눈빛으로 홀쪽을 바라보는 세희의 눈은 촛점이 흐려져 있었다.
철민은 갑자기 가슴이 아려옴을 느꼈다.

그렇게 한참을 홀의 여러 남녀들을 쳐다보고 있던...아니 시선을 그쪽으로 돌리고 있던 세희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철민을 바라보았다.

“우리 오늘 즐겁게 보내자...”

“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세희를 바라보는 철민을 보면서 장난꾸러기같은 미소를 띄운 세희가 말했다.

“음...오늘 우리도 저렇게 보내자구....쇼핑도 하고...밥도 먹고....놀러도 가고....그리고..사랑도 하고.....”

철민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평소 여유가 있는 동준과는 달리 그다지 부유하지 못한 가정에서 태어나 그 흔한 학원한번 다니지 못한 철민은 고민이 되었다.
현실적인 문제가 떠오른 것이었다.
다른 학생들은 대학의 낭만을 즐긴다..모다 하면서 떠들지만 자신은 학교가 끝나자마자 홀어머니 혼자 일하시는 식당으로 가야만 했다.
비록 불만은 없었지만...이런 경우는....

세희가 가방을 뒤적거렸다.

“오늘 사실 공돈이 생겼거든...그거 알아? 로또....”

“로또라고요?”

“그래...비록 일등은 아니지만....”

철민은 황당했다.
일등이 아니라면..이등...?
이등만 해도 몇천이 우습게 넘어가는 돈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자신으로서는 저렇게 쉽게 이야기 하는 세희의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공돈은 쉽게 써야 한데.. 오늘 우리 즐겁게 보내자..”

세희가 손에 카드 하나를 들고 흔들었다.
그리고 아직도 얼떨떨해하는 동준에게 말했다.

“왜? 싫어? 나랑 데이트 하는게?”

“싫긴....요..”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세희가 싫다니....
동준이 스스로 되뇌이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말로만 해도 되는 부정을 고개까지 흔들면서 뇌까리는 철민의 행동이 무척이나 귀여웠다.

“음...우리 이왕 할꺼면 제대로 해야지?”

“제대로요?”

“응...설정을 해야지..”

이야기를 하는 세희의 표정이 무척이나 즐거워 보였다.

“음.. 뜨뜻 미지근한 관계는 싫어. 일단 우리 관계는 애인으로 하자..”

“그건...지난번에..”

“그래..하지만 그건 셋만의 이야기였고...그건 잊도록 해..지금은 철민과 나만 있으니까.....난 철민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여자, 철민 하나밖에 모르는 그런 여자야...그리고 철민도 역시 날 무척이나 사랑하는...그런 모습....어때?”

‘그건 설정이 아니예요. 누님...전 이미.....’

철민의 혼자말이었다.

“그래, 그럼...”

세희가 철민의 손을 잡고 일으켰다. 이 일이 무척이나 기대되고 즐거운 모양이었다.

밖으로 나선 철민과 세희는 이미 불야성처럼 밝아진 밤거리를 보면서 놀라워 했다.
세희의 손에 이끌려 나온 철민의 손을 잡은 세희의 손이 조금은 부담스러웠다.
아직 익숙하지 못해서인지 철민은 좋으면서도 뻘쭘했다.

“먼저 옷부터 사야해. 이런 차림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것 같은데?”

세희는 철민의 손을 잡고 근처 옷가게로 들어갔다.

서로의 손을 잡고 다시 옷가게를 나선 두 사람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캐쥬얼한 철민의 옷에 맞춘듯 세희의 옷은 아주 젊어져 있었다.
가슴이 도드라져 보이는 탱크탑에 반팔 남방을 걸치고 모자를 눌러쓴 세희는 어느새 대학생처럼 어려져 보였다.
또한 몸에 붙는 청반바지는 쭉 뻗은 세희의 다리를 시원하게 자랑했고 발목 바로 위까지 주름져 올라오는 양말에 하얀 농구화는 한층 더 시원해보였다.
철민의 핑크빛 남방과 찢어진 구제청바지와 잘 어울렸다.
또한 백구십에 가까운 훤칠한 키의 철민과 백육십 중반의 세희는 조금 작은 듯 했지만 너무나도 귀여운 모습에 어울리는 커플이었다.

“음...자꾸 이러면 삐질거야..”

잡은 손에 힘이 조금 빠져가는 철민의 모습에 세희가 오히려 철민의 팔을 들어 그 안으로 들어가 어깨를 안도록 하면서 말했다.

철민은 그런 세희의 도발에 갑자기 호승심이 들었다.

‘이왕..하는거....모르겠다.’

철민이 세희의 어깨를 감쌌다.
손과 팔에 느껴지는 세희의 몸의 느낌...
비록 세희의 모든 것을 보았고 노골적인 행위까지 했었지만 그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그것과는 별개로 철민의 가슴이 두근거림은 첫사랑과 데이트를 하는 그런 설레임이었다.
고개를 살짝 돌리면 세희의 긴 머리카락에서 나오는 상쾌한 향기가 코를 자극했다.
자신의 팔 안에 있는 여인....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철민은 손에 잡힌 세희의 팔 부분에 힘이 들어갔다.
세희가 철민의 허리를 팔로 감았다.
팔 위로 얹어진 머리카락...
거의 힙까지 내려온 세희의 검고 윤기나는 머리카락이 반팔남방으로 드러난 팔에 자극적으로 찰랑거렸다.

“너무 좋아...”

문득 걸음을 멈춘 세희가 모자 아래 눈을 반짝 거리면서 철민을 바라보았다.
철민은 한없이 빠져드는 그 눈빛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고 세희의 입술을 덮쳤다.
너무나 부드럽고 촉촉한 세희의 입술...
그리고 살짝 입을 벌린 이 사이로 달콤한 과육을 품은 듯한 세희의 혀가 자연스럽게 철민의 혀를 마중나왔다.
비록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열정적인 두 사람의 키스는 사람이 복작거리는 거리의 시선들을 모았다.
어떤이는 ‘미친놈들..’이라면서 욕을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가슴을 두근거리면서 선남선녀의 키스를 부러운 듯 바라보았다.

키스를 마친 철민이 이젠 조금 자신이 생긴듯 세희의 어깨를 힘주어 잡고 앞으로 걸었다.
그런 철민의 모습에 완벽하게 반응하듯 세희는 조금 부끄러운 모습으로 고개를 살짝 숙이고 철민에게 기대어 같이했다.

“이거..이거..너무 예쁘다...”

연신 ‘깔깔’거리면서 여러가지 악세사리와 소품들을 구경하는 세희를 따라다니면서 철민도 연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거..이거..너무 예쁘지 않아?”

세희가 손에 든 반지를 철민에게 보이면서 미소를 지었다.
백금인듯 은색 반지 위에 작은 다이아로 보이는 것이 얹어져 있었다.
철민은 갑자기 걱정이 생겼다.
마침 과외로 인해 받은 돈으로 세희의 옷과 악세사리를 사 주었지만 세희가 데리고 들어온 이곳은 온통 샹델리어가 빛을 내고 있는 럭셔리한 곳이었다.
단순한 이미테이션이 아닌 진짜만을 팔고 있는 그런 곳이었기에 얇은 지갑에 들어있는 얼마 되지 않는 돈으로는 어림없음을 깨닫고는 괜시리 속상해졌다.
세희는....
이 세상을 사주어도...아깝지..않다는 생각이었기에 지나온 자신의 삶과는 다르게 세희의 쇼핑에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었다.
오히려 명품이 아닌 보통 메이커의 옷과 악세사리를 구경하는 세희가 무척이나 검소해 보였었다.

“자기야, 이거 괜찮지?”

“으..응...”

“이거 주세요.”

너무나도 순진한 표정으로 말을 하는 세희를 보면서 설명을 하고 물건들을 보여주었던 점원의 얼굴이 환해졌다.
하지만 거의 오백이 넘는 반지를 아무생각 없이 구입할 정도로 보이지 않았기에 점원은 걱정이 되었다.
더군다나 잘 어울린다면서 철민의 목에 걸어준 금목걸이와 시계의 가격을 합치면 천만원이 넘는것을 알고 있는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이미 물건의 가격을 대충 짐작하고 있는 세희와 그런 가격임이 상상도 안되는 철민은 가격에 대해 물어보지도 않았었기에 더욱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일시불로 해 주세요’라면서 세희가 내민 한장의 카드를 가지고 ‘한도가 될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카드체크기에 긁은 점원의 얼굴에 놀라움이 비쳤다.
일시불로 모두 결제가 되는 것을 보면 보통 카드가 아님을 알았고 금방 점원의 태도는 더욱 공손해졌다.
덤으로 백금에 가운데 작은 보석이 박힌 커플링을 서비스로 받은 두 남녀가 가게를 나올때는 고개를 거의 구십도로 숙이면서 인사를 하는 점원이었다.

“우리 영화나 볼까?”

세희의 제안을 함과 동시에 철민의 대답도 듣지 않고 차에 물건을 실은 철민에게 키를 내밀었다.

“운전할 줄 알지?”

가게의 배달때문에 트럭을 많이 몰아보았던 철민이었지만 일반 승용차는 몰아본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괜히 호승심이 생겨 철민은 키를 받았다.

“물론이지요.”

하지만 운전석에 오른 철민은 곧 후회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봐도 세희가 준 열쇠꾸러미에서 키를 찾을 수 없었다.
자동차의 마크가 새겨져 있는 것은 작은 플라스틱 조각뿐이었다.

“누나..이거...키가....”

세희가 웃으면서 조금 튀어나온 키를 잡아 키구멍처럼 보이지 않는 부분을 가리켰다.

뻘쭘한 표정으로 시동을 건 철민은 세희의 말대로 차를 몰아 영화관을 찾았다.

자신이 앞장은 섰지만 세희의 인도에 따라 영화관에 들어온 철민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거대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커플의자들이 몇조만이 놓여있는 영화관...
커다란 두개의 리클라이너 의자가 붙어 있는 그곳은 일반 영화관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평소 여기 오고 싶었는데 혼자는 웬지 이상해서..”

웃으면서 말하는 세희와 함께 의자에 앉은 철민은 편안함을 주는 의자에 몸을 묻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기대어 오는 세희의 어깨를 안은채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철민은 점점 영화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남자의 본성이 어두운 곳에 오니 발동을 한 철민은 손 안에 있는 세희의 어깨를 슬슬 어루만졌다.
그리고..그 아래....
철민은 손이 점점 아래로 내려가고푼 욕망을 억지로 눌러야만 했다.
봉긋하게 솟아오른 세희의 젖가슴은 정말로 매력적이었다.
자신의 품에 거의 안기다시피 하면서 영화를 보고 웃고 찡그리는 세희와는 달리 철민은 스스로에게 드는 응큼한 생각에 점점 흥분이 고조되어 갔다.
그런 자신의 기분을 억지로 참기는 했지만 어느새 세희의 하얀 목덜미가 자신의 손 아래 있는 것을 느낀 철민이 깜짝 놀랐다.
하지만 매력적인 쇄골부분을 철민의 손이 만짐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도 않은듯 영화를 보고 있는 세희의 모습에 철민은 다시 마음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역시 어느새 세희의 살결을 마음껏 느끼고 있는 철민의 손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내려가면서 세희의 반응을 보는 철민의 마음은 역시 남자였다.
세희의 반응이 조금이라도 싫은 기색을 보이면 손을 떼려는 마음으로 내려가던 손이 가슴의 융기가 시작되는 부분에 이르자 철민의 심장소리가 들릴정도로 두근거렸다.
한참을 고민하는 철민...
세희의 가슴의 시작되는 부분에서 오는 탄력과 부드러움이 주는 유혹은 대단했다.
그리고 결국 그 유혹에 진 철민의 손이 천천히 세희의 옷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손 하나 가득 잡혀오는 세희의 부드러운 가슴의 느낌에 철민은 녹아나는 듯 했다.

그러나 그 순간 세희가 철민을 향해 고개를 돌림에 철민은 가슴이 철렁 했다.
의아한 듯한 표정으로 철민을 향해 고개를 돌린 세희는 오히려 철민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대고는 살짝 뽀뽀를 해 주었다.
그리고 한층 더 철민의 몸에 자신의 몸을 묻었다.

세희의 반응에 철민은 더욱 용기를 얻어 천천히 세희의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
아니, 그런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는 그런 가슴이었다.
편하게 세희의 목에 팔을 감아 왼쪽의 가슴을 한 손에 쥔 철민은 새삼 자신이 손이 부러웠다.
그리고 그런 자신에 비해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영화를 보는 세희의 행동에 더욱 흥분이 되었다.

한없이 부드러우면서도 손 아래 느껴지는 탄력은 너무나 싱싱했다.
그리고 그 끝의 부끄러운 유실이 자극을 받은 듯 성을 냈지만 새끼 손가락보다도 작은 앙증맞은 그 모습은 최고의 자극이었다.
타이트한 티의 영향으로 인해 정면에서 보면 세희의 가슴 왼쪽이 불쑥불쑥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수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영화관의 어둠과 철민의 품에 안긴 세희의 모습을 자세히 볼 사람은 없었다.
아무리 어둡기는 했었지만 철민의 마음은 한껏 고조되어 철민의 손 아래 젖가슴을 만지고 또 만졌다.
아무리 만져도 실증은커녕 세희를 좋아하는 마음이 샘솟듯 솟아났다.
그리고 손 아래 느껴지는 느낌에 대한 감탄만이 철민의 마음을 자극했다.

이젠 거침 없이 양쪽을 오가면서 충분히 즐기는 철민의 마음은 시작했을때 뻘쭘함은 사라지고 오직 자신의 애인역할에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갔다.

“세희야...사랑해..”

자신도 모르게 복받치는 감동과 감정에 세희의 귀에 대고 철민이 속삭였다.

“저도 사랑해요.”

세희의 목소리가 속삭이듯이 철민의 귀에 들려왔다.
이젠 자세도 거만하게 세희를 안고 편하게 젖가슴이 주는 쾌감과 감촉에 만족하면서 느껴보는 철민이었다.
세희는 그런 철민의 행동에 철저하게 처음 말했던 모습으로 일관했다.

철민에게 기대어 있음으로 철민의 허벅지에 얹어져 있던 세희의 손이 찢어진 청바지 틈으로 들어가 철민의 살결을 천천히 어루만졌다.
허벅지 깊은 곳에 뚫려 있는 그곳을 만지는 세희의 손길은 철민에게 소름이 끼치는 쾌감을 안겨주었다.
어느새 자연스럽게 서로의 부분을 만지는 두 남녀의 행동은 자연스러워졌다.

영화관을 나선 철민과 세희는 바로 위쪽에 있는 스카이 라운지로 자리을 옮겼고 시내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창가에 나란히 앉았다.
그리고는 시원한 맥주를 시켜 놓고는 연신 깔깔거렸다.
어느새 자연스러운 철민이 어줍잖은 농담으로 세희를 웃겼고 그런 철민의 말에도 시원하게 웃어주는 세희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이젠 틈틈히 세희의 입술에 키스하는것이 자연스러웠고 간간히 세희의 엉덩이와 가슴을 만지는 철민의 손길도 능숙하게 적당히 응큼했다.
그런 철민의 손길에 얼굴이 붉어지면서도 기분 좋게 반응하는 세희의 모습은 사랑에 빠진 여인 그대로였다.

“세희야..우리 건배할까?”

“응..”

“러브샷?”

“러브샷? 그게 어떻게 하는건데?”

“음..서로 팔을 교차해서 하는 것도 있고...또...”

“또?. 또 뭐가 있는데?”

“음....그러니까....입..에서..입..으로..”

“호호...요즘은 별거 다하네.... 그래? 그럼 우리도 해 봐야지..”

“정말?”

뒤에서 수근거리는 시선들을 의식하지 않는 두 사람의 행동은 전형적인 신세대 연인이었다.

“오늘 정말 즐거웠어. 정말 고마와..오랜만에...좋았어..”

“응...나도..”

마주보는 두 사람의 시선이 따뜻함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이거..”

세희가 내미는 작은 상자에 철민은 세희의 허벅지를 더듬고 있던 손을 들어 받았다.

“내일이 어머님 생신이잖아..자기가 준비 못할거 같아서...”

철민은 순간 밀려 오는 감동에 말을 잊었다.
아까 보석상에서 보여주던 그 반지였다.

어떻게...

“어떻게 알았냐는 묻지말고...아니...사랑하는 사람 어머님 생신도 모르는게 비정상이지..”

철민은 순간 이상한 감정에 휩싸여야 했다.
이건.....정말...

“사랑해..”

세희의 말은 진심이 담겨 있었다.
비록 오늘 하루만의 설정이라도 해도 세희의 행동과 마음은 진실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철민의 입술이 세희의 입술을 덮었다.
그리고....아주 오래 두 사람의 입술은 떨어지지 않았다.

세희는 눈 앞에 있는 강한 철민을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 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벌려 혀를 내었다.
그것을 손으로 위로 올린 후 아래쪽 주머니에서부터 혀로 핥아 올라가기 시작했다.
기둥의 모든 부분을 혀로 핥은 세희가 드디어 철민의 자지를 입안으로 넣었다.
귀두부분을 삼킨 세희가 천천히, 그러나 강하게 철민의 자지를 빨아들였다.
철민은 온 몸이 세희의 입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강한 쾌감에 세희의 머리카락 안에 넣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혀로 귀두의 아래 홈을 따라 핥아가는 세희의 행위에 미칠듯한 쾌감이 들어 철민의 강한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였다.

“후......”

세희가 핥던 것을 잠시 중단하자 철민은 숨도 쉬지 못했던 쾌감에서 잠시 빠져나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다시 이어지는 세희의 오랄은 정말 멋졌다.
정말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것을 대하듯이 철민의 자지를 빨고 핥는 세희의 모습은 아름다왔다.
철민은 자신의 집 앞까지 데려다 주겠다면서 차를 집으로 향하게 했다.
그리고 집 근처에 이르자 차를 세우고는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철민이 세희에게 키스를 했고 그 키스가 이어지던 중 세희의 가슴을 자연스럽게 만지던 철민은 다시 한번 놀라야만 했다.
세희의 손이 철민의 자지를 만져온 것이었다.
그런 세희의 행동에 흥분된 철민이 신음소리와 함께 키스를 멈추지 않자 세희의 손이 천천히 벨트를 풀고 단추를 풀고 지퍼를 내렸다.
그리고는 팅겨나오듯이 뛰쳐나온 자지를 손으로 천천히 어루만져주던 세희가 쾌감에 못이긴 철민이 세희의 입에서 입을 떼고 신음소리를 내자 고개를 숙였다.
세희의 손이 버튼을 누르자 자연스럽게 철민의 의자가 뒤로 젖혀졌고 세희가 철민의 자지를 빨기 시작한 것이었다.

철민은 세희의 도발적인 행동과 태도에 끊임없이 흥분하는 자신을 느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도 믿어지지 않았다.
세희가.....자신의 자지를......

마음속의 여신은 어떻게 해도 그대로였다.
비록 동준과 자신이 세희와 쓰리썸을 하게 되었어도...세희의 안에 자신의 자지를 넣어 본 일은 있었어도...
더군다나 동준과 셋이서 세희의 몸을 즐겼어도...그건 변하지 않았다.
이상했다.
생각을 해 본다면 세희는 충분히 쉽게 볼 수도 있고 즐길수도 있었지만 그렇기에는 지금까지 철민이 품어온 연정과 애틋함은 너무나 큰 것일수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희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동준에게 있어서는 신선한 자극이고 세희로서는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이해가 될뿐 조금도 거리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순간순간 떨려오고 흥분되는 자신이 미안해 지기까지 했다.

“자기..멋져..”

잠시 철민의 자지에서 입을 뗀 세희가 말을 하고는 다시 사랑스러워 견딜수가 없다는 듯이 철민의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그러나 애써 참고 있던 철민의 자지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고 철민은 급하게 소리쳤다.

“세희야...나...할것 같아...입에서 빼..”

그러나 세희는 여전히, 아니 더욱 강하게 철민의 자지를 빨면서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철민은 미안함이 들긴 했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자극에 세희의 머리를 잡아 떼어내려 했지만 이미 늦어 분출을 시작하고 말았다.

울컥울컥 정액을 쏟아내는 철민의 자지는 정말 대단했다.
젊디 젊은 나이와 커다란 체격에 맞게 커다란 자지에서 배출하는 정액의 양은 상당했다.
세희의 손이 부드럽게 철민의 자지기둥을 어루만지면서 입으로는 살짝살짝 철민의 귀두를 빨아 자극했다.
여러번의 배출에 세희의 정액으로 가득차자 세희는 목안으로 그것을 넘겼다.
그리고 이젠 조금씩 흘러나오는 것을 천천히 여유있게 빨아주었다.
손가락으로 철민의 강한 기둥을 부드럽게 훑어 올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시원하게 배출시키려는 세희의 행동이 정성스러웠다.
철민은 너무나도 시원하게 모든 것을 사정해 버려 온 몸이 가뿐해 진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견딜수 있는 최대한의 쾌감을 주면서 사정을 받는 세희의 행위는 정말 적절했다.
그리고 요도 안에 있는 마지막 한 방울마져 여유있게 배출 할 수 있도록 천천히 철민의 자지를 빨아주는 세희의 배려는 철민에게 감동으로 느껴졌다.

‘세상에...이런 여자가..있을까....’

철민은 기가 막혔다.
정말 이런 여자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니 이제서야 진짜 여자가 어떤 것인가를 깨닫는 기분이었다.
자신도 사람이고 세희도 사람이었다.
하지만 자신 앞에선 세희는 완전히 여자였다.
여자로서 시작되어 여자로 느껴지고 완벽하게 여자로서 행동했다.
그리고 끝까지 여자로 남았다.
세희로 인해 철민은 자신이 남자라는 것을 느꼈다.
여자의 몸을 만지는 응큼한 생각들...그리고 짜릿함...
정복하고 갖고 싶어하는 욕망들...
그리고 배출.....
철저하게 애정과 군림의 의미인 입안의 사정....
당신의 여자라는 의미가 느껴지는 철민의 정액을 삼켜버리는 세희의 모습에서 철민은 더할수 없는 희열과 흥분, 그리고 쾌감과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미안했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건데 세희의 제안은 돌발적인 행동이 아니었던 것을 알수 있었다.
동준과의 일 이후...
자신은 바쁜 일상에 쫓겨 힘듬을 핑계로....세희에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세희는...자신을 오히려 행복하게 해 주었다.
동준과의 일은 철민에게 있어 용서받어야 할 일이었다.
세희는 용서를 했고 오히려 두 사람을 받아들여 주었다.
게다가..오늘일은......

철민은 오늘을 돌아보니 가슴이 감동으로 북받혔다.

“이거..”

세희가 무엇인가를 내밀었다.
카드였다.
얼핏 보니 아까 보석상에서 썼던 그 카드였다.

“로또 때문에 돈을 받으러 갔다가 갑자기 자기 생각이 났었어. 평소 동준이 철민씨 이야기를 자주 했었거든....”

“너.....”

“미안해...물어보지도 않고....하지만 내 마음...이야.”

철민은 손 안의 카드를 보았다.
그런데....그 카드에 쓰여있는 이름은...분명 자신의 것이었다.

“직불카드야. 자기 이름으로 만든...비번은 며칠전 그날의 날짜이고...”

“이거....이럼...”

철민은 복잡한 생각에 빠져야만 했다.
자괴감도..들었고 한편으로는 감동도 왔다.

“알아...자기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혼자서 맘대로 해서 미안해...용서해 줘...나 혼날께...하지만 그냥 받아줘...얼마 되지 않아...그냥 철민씨 공부하는데 방해되는 다른거..조금 없었으면 하는 생각에....”

세희의 목소리가 기어들어갔다.
아니...왜...세희가 저런 표정과 미안함을 가져야 하나....
철민은 지금의 상황이 다시 황당하기도 하고....이상하기도 했다.
솔직히 자신이 고마와 해야 하는것이 아닌가.....
그런데..왜....?

철민은 지금까지와 다른 무엇인가가 심장에 툭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화내지..마..제발....”

세희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쪼그라든 철민의 자지를 입에 넣었다.
그리고 정성스럽게 철민의 자지를 빨았다.
자신은 당신것이라는 듯이......

철민은 자신의 아랫쪽에 얼굴을 묻고 자신의 자지를 정성스럽게 빨고 있는 여자를 보았다.
너무나....너무나....아름다왔다..
행복했다.
너무나도 큰 감동으로...행복했다.
그리고....
철민이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어느새 강하게 커져버린 자지를 입안에 가득 채운채 정성을 다하고 있는 세희의 고개를 들게 했다.
그리고 애액과 침으로 번들거리는....세희의 입에 애정과 정성, 그리고 감동의 키스를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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