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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6:10 791회 0건
오늘은 며칠 쉰 관계로 조금..깁니다.
하지만...재미 없습니다..
^^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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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온 세희는 침대에 누워 오늘 하루를 생각해 보았다.
비록 갑자기 만난 철민이었지만 적당한 타이밍이었다.
동준으로부터 처음 철민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무척이나 흥분이 되었었다.
그러나 잘 기억나지 않는 기억을 되살려 본 철민은 무척이나 순수하고 순진해 보였다.
그리고 그날 밤...
세희는 철민에게 상큼한 감정이 들었다.
정신없는 섹스였기에 기억이 잘 나지는 않았지만 그 다음날 자신의 보지를 열정적으로 빨아주는 철민의 눈에서는 강한 흥분으로 인한 열멍이 보였지만 태도와 행동에선 아직 때가 묻어있지 않는 순수를 볼 수 있었다.
커다란 체격으로 봐선 철민과의 섹스는 상당히 짜릿한 기분이 들 것 같았다.
시동생의 친구.......
그러나...
쉽게....갖고 싶지 않았다.
천천히 즐기고 싶었다..........
세희는 철민에 대해 조사를 해 보았다.
그리고 그 결과를 두고 많은 생각을 했다.
생각보다 어려운 가정...그러나 그런 가정속에서도 항상 든든한 미소를 짓는 철민의 모습을 생각하면서.....문득 세희는 지난 자신의 어려운 나날들이 생각이 났다.
왠지 철민에게 연민이 생겼다.
그런 순수함속에 존재하는 씩씩함을 지켜주고 싶었다.
돈으로 되는 것이라면 좋겠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은 돈이 모든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던 세희는 천천히 철민을 위한 계획을 세워 나가기 시작했었다.
비록 완전한 계획은 아니었지만 우연히 만난 철민이 자연스럽게 그 계획을 받아들이게 된 것은 너무나 좋은 타이밍이었다.
게다가 처음 느껴보는 철민의 자지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 강하고 굵은 것을....어서 빨리 느껴보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세희의 마음속에 걸리는 가장 큰 것은...
철민이 자신에게 너무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자신은 진지한 그 누구를 만나고 싶지 않았고 그 어느 누구도 생각 이상으로 진지한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아빠가 여기 웬일이예요?”

동준이 세희의 집으로 들어서면서 소파에 앉아 있는 영호를 보면서 말했다.

“나야 당연히 며느리 챙기느라고 왔지, 몰랐냐? 나랑 세희랑 무척 사이가 좋은거 말이다.”

“그거야 알고 있었지만 형수집까지 오는줄을 몰랐지요.”

“그러는 넌 웬일이냐?”

“형수님이 제 과외선생이었던거 잊었나요? 아마 아버지보다 제가 더 친할껄요?"

두 남자의 기싸움이 볼 만했다.
세희는 두 남자가 자신의 집에서 벌이는 이상한 신경전에 신경이 곤두섰다.
이런 상황을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별로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아무리 자신이 그렇다고 할지라도..이건...자신의 계획과 생각등에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었던 것이다.
생각속에서야 동준과 영호 사이에서 나누는 쓰리썸도 해보았지만 실제로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웬만하면 둘은 서로 마주치지 않게 하려 했었다.
하지만 동준의 갑작스런 방문으로 인해 세희가 우려하던 그 상황이 연출되고 말았다.
세희는 갑자기 치미는 짜증을 느꼈다.

“음...갑자기 머리가 아파요...혼자 있고 싶네요..”

세희는 그 말과 함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영호와 동준은 거실 소파에 앉아 서로 상대방이 빨리 가기를 바랬다.

“아버진 바쁘지 않은가 봐요?”

“그런 넌 공부 안하냐? 내가 너 나이때는 정신없이...”

영호는 동준 앞에서 전형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보였고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짜증난 동준은 어쩔수 없이 이 자리를 벗어나야만 했다.

동준이 신경질적으로 문을 쾅 닫고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못 마땅한 표정을 짓던 영호는 창밖으로 동준이 아파트를 나서는 것을 확인한 후 서둘러 방으로 들어갔다.
세희는 문쪽으로 등을 돌린 채 누워 있었다.

“자니?”

영호가 세희의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말을 했다.

“화 났니?”

“.........”

“그녀석이 웬일로 와서...”

“............”

영호가 세희의 어깨를 살짝 주무르면서 말을 이었다.

“세희야...”

“...............”

세희는 자는 척 말이 없었다.

“아가...화 풀렴..”

영호의 아가라는 말에 세희는 불끈 솟아오르는 흥분을 느꼈다.

“뭐예요..둘이서...이상한 분위기나 만들고...”

여전히 고개를 돌린 채 세희가 말했다.

“미안하다...”

영호는 뻘쭘해진 표정으로 말을 했다.

“앞으로 집으로 오지 마세요...”

세희의 말에 영호는 마음이 아파왔다.

“그래....”

“이상한 분위기가 되는 게 싫어서 그래요. 아빠가 미운건 아니예요..”

세희가 고개를 돌리면서 말을 했다.
둘의 신경전에 기분이 상해서였는지 얼굴이 조금 안되보였다.

“이해하시지요?”

세희가 어깨의 영호의 손을 잡아 이끌어 가슴으로 가져왔다.
손에 만져지는 세희의 가슴..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듯 잠옷위로 느껴지는 느낌은 세희의 몸 그대로가 느껴졌다.
영호가 손에 힘을 주어 세희의 가슴을 잡아갔다.

“키스해 줘요..”

세희가 눈을 살며시 감으면서 말을 했다.
영호가 세희의 입술을 덮었다.
세희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혀가 영호의 혀를 감아왔다.
영호의 손이 옷위로는 만족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단추 사이를 파고 들어갔다.
손 하나 가득 만져지는 세희의 젖가슴...
가운데 이미 단단해진 젖꼭지가 영호의 손바닥을 자극했다.

“아빠....안아줘요..”

영호의 손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서둘러 세희의 윗도리의 단추를 풀어내리자 하얀 상체가 드러났다.
점 하나 없이 하얀 세희의 상체가 어스름한 불빛 아래 드러났다.
영호의 입이 세희의 입술에서 떠나 눈처럼 하얀 세희의 젖가슴을 빨았다.
손 하나가 세희의 잠옷 바지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거침 없이 부드러운 세희의 털을 가르고 그 가운데 살을 손가락으로 갈랐다.
부드럽고 따뜻하게 영호의 손가락을 빨아들이는 세희의 보지는 이미 애액으로 흥건했다.

“아...아빠...사랑해요.”

“너무...아름다와..넌..”

“아빠...어서..”

세희가 바지를 벗고 싶은지 엉덩이를 들자 영호가 서둘러 끌어내렸다.
침대위에 드러난 하얀 세희의 육체....
정말 미끈하게 빠진 아름다운 몸이었다.
영호는 이미 불끈 솟아오른 아랫도리를 압박하는 바지가 거추장스럽다는 듯이 서둘러 옷을 벗었다.
그리고 손으로 다시 세희의 보지를 자극하면서 세희의 얼굴쪽으로 아랫도리를 들이밀었다.
세희는 고개를 돌려 영호의 자지를 입으로 받아들여 혀로 정성스럽게 빨기 시작했다.
그러나 영호는 세희의 오랄을 즐길 여유가 없는 듯이 세희의 침으로 인해 자지가 축축해지자 입에서 자지를 빼냈다.
그리고 영호의 행동에 맞추어 활짝 벌리는 세희의 다리를 어깨에 걸쳤다.
살짝만 맞추어 보았는데도 불구하고 귀두부분을 쪼옥 빨아들이는 세희의 보지에 천천히 엉덩이를 밀어갔다.

“아...흑...”

영호의 단단한 자지가 자신의 보지 깊숙이 박히면서 가득 채우자 세희가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사실 세희는 두 사람이 신경전을 벌이는 거실에서의 모습을 보면서 이미 충분히 흥분해 있었다.
아버지와..아들..그 둘의 자지를 이미 자신의 안에 품어 본 세희는 두 사람의 모습에 걱정되기는 했지만 그와는 반대로 흥분되는 육체를 느낄수 있었다.
방으로 들어온 세희는 팬티와 브래지어를 벗고 얇은 잠옷을 입은채 보드라운 잠옷의 질감을 몸으로 느끼면서 흥분을 애써 식히고 있었기에 영호의 자극에 너무나 쉽게 불타올랐다.

영호의 입이 세희의 입술을 덥치자 세희는 정열적으로 영호의 혀와 입술을 빨았다.
또한 탐욕스럽게 영호의 자지를 조이면서 조금이라도 더욱 느껴보려는 듯이 온 몸으로 영호를 받아들였다.

영호 또한 동준에 의해 뻘쭘했던 기분이 오히려 세희의 원래 위치를 깨닫게 해 주었고 동준이 나감으로 인해 모든게 해결됨에 따라서 그 기분이 더욱 업되었다.
동준이 있을적에는 유두의 돌출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방으로 들어가면서 자신에게 주려고 속옷을 벗은 세희의 행동을 추측하면서 더욱 흥분이 되었다.
그리고 정열적으로 자신에게 안겨오는 세희의 행동과 모습에 더할 수 없는 흥분과 쾌감이 전신을 엄습했고 그것은 세희의 보지에 터질듯이 팽창한 자지를 집어 넣으면서 더욱 배가 榮?
다리를 활짝 벌린 채 백사같이 하얀 팔로 자신의 목을 안고 흔들리는 젖가슴을 내밀면서 눈을 감고 자신을 느끼는 세희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고 유혹적이었다.

“세희야...정말 넌.....날 미치게 해..”

“너도....최고야....너무 좋아..아학.......학...”

세희의 가끔 있는 반말과 자신을 너라고 호칭하는 말은 영호를 더욱 자극시켰다.

“아.....”

세희도..영호도.. 너무 쉽게 타올라서인지 세희의 몸이 먼저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영호도 더 이상 참기 힘들다는 듯이 세희의 안에 정액을 쏟아 넣기 시작했다.
서로를 꼭 안은 채 강한 오르가즘에 온 몸을 떠는 두 사람은 쾌감의 정점을 즐겼다.
세희가 아주 천천히 허리를 돌려 보지에 박혀있는 영호의 자지를 압박했다.
울컥거리면서 정액을 쏟아 넣는 영호도 천천히 자지를 움직여 세희의 보지를 자극했다.


“아빠....”

격렬했던 섹스를 마친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면서 서로의 눈을 응시했다.

“...........”

“아빠....”

“세희야...우리...”

말을 잇지 못하는 영호의 입술을 쳐다보면서 세희가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결혼할까..?”

“아...빠....”

손으로 만지고 있던 세희의 탱탱하고 부드러운 젖가슴을 한번 쳐다본 후 다시 세희의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를 이어가는 영호의 표정은 아직도 황홀한 듯 했다.

“최소한..결혼식...을...”

“아빠...하고 싶어요?”

“으..응...”

세희는 영호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의아해 했다가 영호의 표정을 보니 알것 같았다.
영호는 결혼식이라는 의식을 통해 자신과의 유대감을 더욱 돈독히 하고 싶은 것 같았다.
아들의 여자라는 의미를 떨쳐 버리고 한 남자로서 여자를 온전히 소유하고 싶은 것은 영호로서는 당연한 생각일듯 했다.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도요...?”

“그래..알아....하얀...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너를 보고 싶어...”

“아빠도...참.....사실 나도...그런 생각 했었어요...식장에 들어갈 때 아빠가 제 손을 잡고 들어갔었잖아요....기억해요?”

어렸을 적 돌아가신 아빠 때문에 사고무친의 고아가 되버린 세희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으로 들어간 것은 영호였다.

“그럼..기억하지..”

“그때....내 옆에 설 사람이..아빠였음 했었어요..”

“저...정말...?”

세희가 부끄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런 세희가 너무나 사랑스러운 영호는 세희를 꼭 끌어 안았다.
작은 새처럼 품에 꼭 안겨 있는 세희는 영호에겐 정말 사랑스러운 존재이자 여자였다.

“그냥....둘만의....그런...의식으로...”

“그래요...아빠..하고싶은데로...하세요...”

영호의 입술이 세희의 입술을 덮었다.



“너....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야?”

“너니까....말하는거야..”

경철은 영호의 말을 순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너...하고...”

경철이 어이 없다는 듯이 영호를 쳐다보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나도...아직도 믿어지지 않아...하지만....”

“하지만..뭐?”

“휴...나도 모르겠어...미친것 같기도 하지만....어쩔수가 없었다.”

“그게....말이..되? 아니....음....”

경철은 머릿속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

영호와 경철은 죽마고우였다.
아주 어렸을 적부터 이웃에 살던 두 사람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까지 똑같은 학교를 졸업했고 회사마저 같은 곳에 들어갔었다.
그리고 학교때의 성적과 마찬가지로 승진도 역시 앞서거니 윗서거니 하면서 현재는 부서는 다르지만 둘 다 이사의 직책을 맡고 있었다.
그렇게 절친했기에 서로를 가장 잘 알고 있었고 좋은 일도, 그리고 나쁜일도 항상 자신의 일처럼 여겨지던 사이였다.
총각딱지를 뗀다고 처음 들른 청량리도 함께했었고 대학시절 엠티에 가서 양다리를 걸치려는 여자의 보지속에 모르는 척 돌아가면서 사정을 한 일도 있었다.
룸쌀롱에 가서 서너명의 여자를 돌려가면서 섹스를 즐길 정도로 서로에겐 거리낌이 없는 사이였다.

하지만 그런 경철에게도 영호의 이야기는 도저히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그..그러니까...너...며느리...아니..세희랑....그렇게...”

힘없이 고개를 숙인 채 끄덕이는 영호의 뒤통수를 한 대 때려주고 싶은 경철이었다.

“휴....”

“욕해도 좋아...할수 없었다...도저히..”

“그럼 그 아이는....?”

“많이 외로웠던 것 같아...아들놈이 워낙 오랫동안 집을 비워서...”

“그래도 그렇지...그래도 너가...”

“알아...다 내 잘못이야...하지만..어쩔수가 없었어..”

경철은 영호를 바라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물론 경철도 세희를 알고 있었다.
가장 친한 친구의 며느리...가끔 회사로 찾아와 같이 식사를 한 적도 있었다.
물론 아름다운 여자란 걸 알고 있었고 가끔이지만 여자로 보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을 책망하면서 금방 그 마음을 지웠던 경철이었다.

갑작스런 영호의 상담 요청은 경철에게 이상한 생각이 들게는 했지만 이것은 상상 이상의 충격이었다.
며느리와의 관계라.....
이루어질수 없는...그리고 이루어져서는 안되는 그런 관계였다.
하지만.....
경철의 머릿속의 복잡함과는 다르게 반응하는 몸을 느끼고는 당혹감을 가진 경철은 애써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으..음....영호야...정말...이지? 방금 이야기 한거...”

“그래..”

체념한 듯 이야기를 하는 영호의 모습은 어느때보다 진지해 보였다.

경철은 문득 세희를 생각해 보았다.
비록 친구의 아들이었지만 아깝다고 생각되는 여자였다.
부모님도 계시지 않은 여자였지만 사고무친의 환경에서 스스로 저렇게 훌륭하게 커 나간 세희는 자신도 관심이 가는 여자였다.
아들이 조금만 나이가 많았어도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은 여자였다.
뛰어난 머리와 예의 바른 모습, 그리고 멋진 외모까지....
어디 하나 빼 놓을 곳 없는 그런 세희였다.
그런데...그런 세희와 자신의 친구가 그런....사이가 되다니..
스스로를 자제못한 영호를 책망하는 생각과 더불어 떠오르는 생각....
아무리 자제하려고 해도 세희에 대한 불순한 생각이 떠올라 미친 듯이 단단해지는 아랫도리는 제 멋대로였다.
다행이도 탁자 때문에 그런 경철의 반응을 알지 못한 영호는 끝까지 진지했다.

“세희도..너 많이 좋아하니?”

“응...그런 것 같아.”

“정말...관계도 갖었단 말이지...?”

“..................”

영호의 침묵은 대답보다 더 확실한 증언이 되었다.

“바보같은 놈...”

“미안하다...”

“휴...나한테 미안할 것은 또 모가 있겠냐.....단지...휴..나도 모르겠다.”

“...........”

“그런데...왜 갑자기..나한테.이야기를 한거야? 솔직히 아무리..나라고 해도..이야기하기는 쉽지 않았을텐데..”

“휴....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자체가 미친 짓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말해봐..이 상황에서 말하지 못할게 뭐 있겠니..”

경철은 영호에게서 어떤 이야기가 나와도 별로 이젠 놀랄 것도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참을 뜸을 들이던 영호가 경철에게 말했다.

“너가 참관인이 되었으면...해..”

“참관인?? 무슨 이야기야?”

“휴....미치겠다....지금도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사실..”

“무슨 이야기인데 이렇게 뜸을 들여....말해...이 마당에 말하지 못할게 모가 있냐?”

“....휴....그래....다름이 아니고...나...세희랑....식을 올려 볼까..해..”

“식이라.......뭐라고? 식이라고? 무슨 식?”

경철은 깜짝 놀라 영호에게 되물었다.

“음....그런거 있잖아...결혼식 비슷한거.....”

“너....정말 단단히 미쳤구나....아들의 여자...며느리와 결혼식을 하겠다고?”

“그래...나 아무래도 미친 것 같아...그런데...정말 하고 싶어...”

경철은 고개를 숙인 채 간신히 말을 이어가는 영호의 모습을 보면서 뭐라 말할 수 없는 비장함이 느껴졌다.

“그러니까....아들에게도 미안하긴 하지만....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아...물론...둘이 사는 것은 아니지만...공식적인 것도 아니고..단지....그런 기분을 느끼고 싶어..내 여자라는....확신..”

“................”

경철이 말이 없다.

“모르겠다....하여튼...그 식에 너가 증인이 되어주었으면 해..”

“너..진심으로 말하는 거냐?”

“........그래...진심이야...”

“우리..늙어도 곱게 늙어야 하는거 아냐? 이건...아닌거 같은데..”

“몰라...나...이미 세희에게 빠져도 보통 빠진게 아닌 것 같아..”

영호의 말에 경철은 마음속으로 동의했다.

‘하긴......그런 여자라면....’


“아빠....”

경철은 자신들의 자리로 다가와 말을 건내는 여자를 보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세희였다.

“으..응...왔니?”

“아저씨도 계셨네요......”

“으응....잘 지냈니..”

세희의 태도가 전과 같지 않았다.
평소 아저씨라 부르면서 살갑게 대하던 세희는 무엇을 느꼈는지 경철과 영호를 바라보면서 말이 없어졌다.

“앉아라...”

영호의 말에 세희가 옆에 앉았다.

“그래..이왕 이렇게 된거....모두 이야기 하자..”

세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경철과 영호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여기 장이사한테 모든 것을 이야기 했다...우리 사이..”

“아빠.............”

“너도 알다시피 장이사는 형제같은 사람이야. 어렸을 적부터 우린 형제이상으로 친하게 지냈고 나에게 있어서는 단 하나의 친구야. 알지...?”

“네...알고 있어요..”

“며칠전...내가 이야기 한거 기억나?”

“무...슨?”

“우리....식 말이야....”

“...........”

“장이사한테 부탁했어. 물론 우리 둘만의 식을 해도 되지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우리 사이를....최소한 한 사람만이라도..말이야..”

“.............”

“그래서 이야기 했단다.....먼저 상의하지 않아서 미안하구나..”

“...................”

세희는 고개를 살짝 숙인채....경직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경철은 그런 세희의 모습을 쳐다 보았다.
너무나도 검은 색으로 윤기마져 흐르는 긴 생머리....그에 반해 너무나도 하얀 얼굴...긴 목과 블라우스....지금은 탁자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방금 전 서 있던 모습중의 검은 스커트 아래 눈부시게 시원하게 뻗은 다리는 정말 멋졌다.
약간 숙인 고개로 인해 길게 뻗은 속눈썹은 매력적이었고 탁자에 올려 놓은 손과 긴 손가락 또한 예뻤다.

경철의 머릿속에 세희의 하얗고 긴 다리가 아른거렸다.
검은 망사 스타킹 속에 비추어져서인지 더욱 하얗게 빛나는 세희의 다리....
적당한 굵기의 허벅지와 종아리로 이어지는 시원한 선..그리고 그 아래 잘록한 발목은 예술이었다.
그리고 검은 하이힐 끝에 드러난 앙증맞은 발가락들....
그 발가락을..입에..넣고...빨면...

경철은 화들짝 놀라 상상속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현실로 돌아와 최소한의 마음속의 예의를 갖추려 자신을 추스렸다.
하지만....
이미 앞에서 고개숙이고 있는 세희가 여자로 보이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영호와 저 세희가 침대에서 알몸으로 안고..딩굴고...그리고.........

‘휴.....저 친구가 이해가 가네...’

평소 발랄하고 명랑한 세희의 모습에서 언뜻언뜻 느껴지던 무엇인지 모를 그 느낌...
죄를 지은 마음에서인지 고개를 숙이고 처량해 보이기까지 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세희였지만 이젠 그 세희에게서 느껴지는 강열한 감정은 경철을 당황시켰다.
그것은.....요사스러울 정도의 색기였다.

‘나도...미친거 아냐....친구 며느리를 보고..여자로 생각되다니......여자라....아...’

경철의 머릿속은 복잡해져 갔다.

“장이사...내 부탁..들어줄거지?”

“............”

“장이사....”

“그래..알았어....정말 두 사람..후회 안할 자신 있어? 이건 장난이 아니야....그리고.....휴...모르겠다....”

“그래..알아...이게 얼마나 웃기고 황당하고.....그리고 바보같이 느껴지는지..... 하지만...”

“..............”

“어휴..모르겠다....너희들 마음대로 해라....나도 이젠 모르겠다. 어쨌던....난 너희들 편이다...휴...”

“고마워...”

“세희도....아니지..이젠 세희씨라고 해야 하나...헛..참....같은 생각이지?”

말 대신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는 세희를 보면서..경철은 문득 영호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죄송해요...”

“죄송할게 뭐 있나....휴..”

자꾸만 한숨이 나오는 경철이었다.
오늘따라 세희가 너무나 예뻐 보이는 것은 왜일까...
은근히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느끼는 경철이었다.
영호의 말에 의해서인지 세희를 친구의 며느리로 더 이상 생각하지 않자 여자로 느껴지는 경철이었다.

“그런데...부탁이 있네..”

“무슨 부탁...또 부탁 할게 있어?”

“다름이 아니라 내일부터 내가 일주일간 출장을 가야 해서...그래서...자네가 세희와 함께 예식에 필요한 것들을 좀 준비해 주었음 하는데.....”

“휴....내가 이 나이에....별거 다 해보는군....어쩔수 없지...”

“고마와....친구..”

“나도 모르겠다...이놈아..”


“아저씨 오래 기다리셨어요?”

“아니..나도 방금 왔어.”

“차가 조금 밀려서요.”

“뭐...별로 안 늦었는데...괜찮아..신경 쓰지마..”

세희의 얼굴을 외면하면서 걷는 경철은 차마 세희를 보기가 민망했다.
친구의 며느리에서 친구의 여자로 인정해야 하는 상황....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이건...정말...웃기는 상황이었다.
게다가...세희에게서 느껴지는 이...느낌은....

세희가 종종걸음으로 뛰어가 경철의 팔을 잡아 팔짱을 끼었다.

“아저씨....괜찮지요?”

“뭐....그렇지...”

경철은 애써 뻘쭘한 기분을 감추려 노력했다.

“먼저 웨딩 드레스부터 맞추어야 하나?”

“네...........”

세희도 솔직히 그다지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영호가 그렇게 빠지는 것도 별로였다.
비록 예식을 통해 한 남자와의 궁극적인 완전한 결합을 느껴보고 싶기도 했지만 그리 썩 내키는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따님같지는 않은데....”

“네.. 우리 신랑될 사람이예요.”

“.............”

드레스를 맞추는 의상실에서 경철과 함께 들어온 세희를 보면서 경철의 기분을 좋게 하려고 따님같지 않다는 말을 했던 웨딩샵 실장은 순간 조금 당황했다.

“아..하하....그래요. 제가 실수했네요..”

“더욱 경철의 팔을 꼭 끌어안으면서 웃음을 짓는 세희의 표정이 상큼했다.


경철은 잠시 후 방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커튼이 젖혀지자 입을 딱 벌릴 수 밖에 없었다.
고풍 스런 왕관을 쓰고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세희의 모습은....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이젠 자신과 상관 없는 여자였던 세희가 한 여자로 보이는 경철은 세희를 보면서 넋이 나간 듯 쳐다보았다.

“아저씨....저.....괜찮아요?”

“으..응...너무 예쁘다..”

“그렇지요? 정말 아름다우세요. 이렇게 드레스가 잘 어울리시는 분은 처음이예요.”

약간의 과장이 섞였겠지만 실장은 나름대로 진심을 담았다.
사실 이번에 새로 기획한 웨딩드레스였지만 너무 화려하고 고풍스러워서인지 쉽게 어울리는 모델을 찾을 수가 없었다.

“신부가 너무 아름다우세요. 옷하고도 무척 잘 어울리고요...”

“그래, 정말 아름답구나..”

“다음 옷도 한번 입어보지요..”

하나하나의 옷을 입고 나오는 세희는 말 그대로 여신같았다.
특히 검고 윤기나는 머리와 하얀 웨딩드레스는 정말로 한폭의 그림을 연출했고 커튼을 걷을때마다 빛나는 세희의 모습에 경철은 넋을 잃었다.
특히나 백미였던 것은 처음 입었던 고풍스런 웨딩드레스와 현대식으로 연출된 마지막 것이었다.
희랍의 여신처럼 월계관을 쓴 채 하늘거리는 얇은 웨딩드레스는 단순한 원피스의 형태로 제작되어 있었다.
세희의 가슴부분 깊숙이 파여 가슴의 골을 다 드러낸 채 허벅지 바로 위쪽부터 끝나는 초 미니 원피스에 살짝 가운처럼 한쪽으로 내려온 한장의 천은 세희의 다리 한쪽을 살짝 가리고 있었다.
얇은 천으로 만들어져서인지 세희의 속살이 훤히 비추어지는 이 드레스는 세희의 몸매를 전부 드러내어 事?실장마져도 입을 헤 벌린 채 쳐다볼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경철은 띠 하나 없는 부드럽고 하얀 살결의 세희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경철에게도 피 끓는 젊은 시절이 있었고 많은 여자들을 섭렵하는 경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이젠 오십을 지나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들자 스스로가 느낄 정도로 쇠약해 가는 정력을 느꼈고 그보다 더욱 아쉬운 것은 여자를 바라보면서도 여자로 느끼지 못하는, 어느순간부터 찾아온 권태스런 삶이 한순간에 느껴졌다.
그 삶 가운데서 세희가 주는 강열한 충격은 경철이 스스로를 조명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버렸다.

“음...죄송하지만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되겠습니까?”

“네? 무슨...?”

세희의 마력적인 모습을 바라보던 실장이 세희에게 말을 했다.

“신부님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우리샵의 이미지와 부합되는 면이 많아서요..그래서 말인데요. 우리 샵의 모델이 되어 주셨으면 해서요.”

“호호...감사하신 말씀입니다만....제 사진이 밖에 걸리는 것을 원치 않아요.”

경철은 세희의 말의 의미를 알았다.
사실 그다지 떳떳하지 못한...아니 숨겨야 할 세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는 경철로서는 실장의 말이 그다지 달갑지 않았다.

“음...그렇다면...죄송하지만 그냥 사진으로 보관하는 정도로만도 안되겠습니까? 우리 디자이너가 참조할 수 있도록요...”

“글쎄요..거듭 말씀드리지만...”

“모든 것은 저희 乍【 제공하겠습니다. 일체 무료로 진행해 드리겠습니다.”

실장은 강한 어조로 세희에게 이야기를 했고 그런 실장의 모습에 세희는 난처한 듯 경철을 바라보았다.

“이번 기회에 사진 한장 찍어보는 것도 괜찮겠지? 그냥 편하게 해봐. 밖으로 돌리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말이야.”

“하하. 고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실장은 경철을 보면서 만족한 듯한 웃음을 지으면서 세희와 경철의 지하의 스튜디오로 안내했다.

종합 웨딩이벤트를 갖추고 있는 事?사진 분야에서도 공을 많이 들인 듯 실내에 각종 포토월 및 시설들을 완벽히 갖추고 있었다.
희정의 웨딩드레스와 잘 어울리는 그리스식 배경부터 아늑한 분위기의 침대, 그리고 멋진 테라스까지 여러분위기로 연출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실장은 한장의 사진이라 말했지만 막상 사진기를 잡은 사진작가는 한눈에 세희의 가치를 알아보았고 연신 흥분된 모습으로 세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경철은 한쪽에 설치된 모니터 앞에서 카메라에 담기는 세희의 모습을 볼수 있었는데 역시 전문가의 눈은 다른 듯 끔찍할 정도로 매력적인 세희의 부분부분을 적절하게 찍어내는 모습에 감탄을 했다.
그리고 작가의 성화에 못 이겨 여러벌의 옷을 갈아입어야 했던 세희의 사진 작업은 저녁무렵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저기....저....보호자분 같이 사진 한장 찍으셔야겠어요. 멋지게 찍어 드릴께요.”

만족한 듯 웃음짓는 작가가 경철을 세희의 옆에 세웠다.

“그냥 그렇게 뻘쭘하게 계시지 마시고 서로 마주 보세요.”

반짝이는 눈망울로 경철을 바라보는 세희의 모습과 머리가 반백으로 덥힌 경철의 노숙한 모습은 생각외로 잘 어울렸다.

“아빠의 뺨에 살짝 뽀뽀해 주세요.”

세희는 작가의 주문에 살짝 얼굴이 빨개지면서 경철의 뺨에 살짝 뽀뽀를 해 주었다.

“아빠는 그렇게 있지 마시고 딸의 허리에 손을 얹어 잡아주셔야지요.”

작가 보조가 무대로 올라와 작가가 시키는 데로 두 사람의 자세를 잡아 주었다.
경철의 한 손이 가냘픈 세희의 허리를 둘렀고 세희가 경철의 목에 손을 감아 매달리듯이 경철의 뺨에 뽀뽀를 해 주었다.
경철은 손에 느껴지는 세희의 허리의 느낌에 소름이 돋았다.
너무나도 가냘픈 허리였지만 군살 하나 찾아볼 수 없는 탄력있는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허리 살짝 아래쪽에 걸쳐진 손으로 인해 엉덩이로 이어지는 그 시원함과 짜릿함은 경철의 얼굴을 붉게 상기시켰다.

“이젠 딸이 아빠의 가슴에 얼굴을 대고..”

세희는 이제 조금 이력이 붙은 듯 작가의 의도에 잘 순응하였다.
경철은 자신의 품에 안겨 살짝 가슴에 얼굴을 댄 세희의 머리를 두 손으로 감쌌다.

“좋습니다...네...네...신부 살짝 웃어주세요...아...아빠도 좋습니다. 시집보내는 딸에 대한 아쉬움으로 가득찬 시선....위쪽을 봐주세요...고개 살짝 옆으로...네...좋아요.”

경철과 세희는 마치 전문 모델이라도 된 듯이 작가의 입담에 빠져 들어 포즈를 잡았다.
경철은 세희와 같이 한다는 것에 전혀 생각도 못한 모델에 집중하게 되었고 그런 경철의 모습에 진짜 아빠라도 느끼듯이 세희도 응했다.

“이번에는 아빠의 등 뒤에서...네..그렇게 꼭 안으세요. 신부 얼굴 오른쪽으로....아빠 고개 살짝 떨어뜨린다....”

경철은 등 뒤로 꼭 안아 자신의 앞으로 깍지낀 세희의 자세로 인해 느껴지는 가슴의 융기에 살짝 당황되기도 했다.
그리고 세희의 한쪽 팔이 깍지 낀 팔을 풀어 자신의 가슴에 대자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그런 경철의 심장고동을 느끼기라도 하듯 지긋이 경철의 가슴을 눌러오는 세희의 손길은 섬세한 유혹이었다.

“이제 그만 합시다....”

경철은 불끈 솟아오르려는 아랫도리의 느낌에 정색을 하고 말했다.

“아....네....아쉽지만....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아저씬....별로였나 봐요...”

와인잔을 들어 선홍색의 입술사이로 빨간 와인을 흘러들려 보낸 세희가 웃음지으면서 말했다.

“그런게..아니고...”

“전 좋았어요. 사실....전 고아잖아요...그래서....”

경철은 세희의 말에 괜시리 미안함을 느꼈다.

“아빠..같았어요....어렸을 적 속만 썩이다가 돌아가신...”

“그랬니...?”

“아까 아저씨 뒤에서 아저씨를 안았을 때 무척이나 따뜻했어요.....”

아련함이 묻어 있는 눈길로 창밖을 쳐다보면서 말을 하는 세희의 모습은 한폭의 그림이었다.
어두운 화단의 작은 조명이 세희의 이마에 걸린 몇올의 머리카락을 빛나게 했고 그 아래 검은 눈망울에 그늘이 져 더욱 검게 만들었다.

“................”

경철은 진탕되는 가슴의 두근거림을 애써 참으면서 와인으로 목을 축였다.

“아저씬..우리 아빠같아요...물론 우리 아빠보단 훨씬 멋지시고...자상하시고...그렇지만....”

세희가 그 검은 눈망울로 경철을 보면서 말을 하자 경철은 그 눈속으로 한없이 빨려 들어가는 자신을 느꼈다.

“춤 한번 출래?”

경철이 일어나 세희의 옆으로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그런 경철의 모습에 생긋 웃음을 지으면서 손을 내밀어 경철의 손을 잡은 세희가 몸을 일으켰다.

어두운 카페 안에 작은 스테이지로 한쌍의 남녀가 걸어나갔다.
그리고 단 한개의 작은 스포트라이트 아래 조용한 음악에 맞추어 스텝을 밟기 시작했다.

경철은 미칠 것 같았다.
비록 세희의 애잔하고 슬퍼보이는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춤을 신청했지만 스테이지에서 세희의 몸을 안은 채 천천히 움직이면서 느껴지는 세희는 그런 자신의 호의를 산산히 무너뜨렸다.
검은 색 긴 드레스를 입은 세희의 등뒤로 두개의 끈이 교차되어 드레스를 잡아주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그 등에 한손을 댄 채로, 그리고 한쪽손은 세희의 허리를 감은 채로 춤을 리드하고 있는 경철은 두 손에서 느껴지는 세희의 육체에 미칠것 같은 유혹을 느꼈다.
그리고 바짝 몸을 밀착 시킨 채로 경철의 어깨에 뺨을 살짝 대고 있는 세희에게서 느껴지는 강한 장미향은 경철의 정신을 아득하게 만들었다.
왼손에 느껴지는 세희의 맨 살결...의 느낌...
그것은 세상 무엇보다 부드러움의 결정체였다.
맨질맨질하면서도 따뜻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느껴지는 세희의 살결.....
그리고 허리를 감은 한쪽 손에선 놀랄만큼 잘록한 허리를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아까 사진을 찍을 때 느꼈던 그 소름이 다시 경철의 온 몸을 엄습했다.

경철은 애써 아득해지는 정신을 바로 잡으려 했지만 세희의 뜨거운 숨결이 목 부분에 느껴지자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감은 손에 힘이 빠졌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세희의 몸의 선을 따라 내려가던 손이 멈춘 곳은 세희의 엉덩이 한 가운데였다.
한장의 실킷 재질의 천 사이를 두고 세희의 엉덩이를 만난 경철의 손은 세상에 태어나 가장 부드러운 것을 만나기라도 한 듯한 느낌이 든 듯이 좀처럼 그곳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부드러움과 탄력을 감상이라도 하듯 거의 움직이지 않는 움직임으로 세희의 힙을 살짝 어루만지기까지 하는 경철의 손은 이미 그의 의지와 상관 없는 부분인 듯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경철은 목부분에 느껴지는 세희의 숨결이 더욱 더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세희야...너...아름답구나.....”

“.................”

경철의 자신도 모르게 나온 작업성 멘트같은 말은 진심이 담겨 있었다.
그런 경철의 칭찬에 아무 대답도 없는 세희는 그저 경철에게 좀 더 안겨왔다.
경철은 그런 세희의 모습에 이젠 자신의 통제를 전혀 받지 않는 손의 움직임이 부산해 진 것을 느꼈다.
아주 천천히 세희의 힙의 느낌을 감상하던 손이 이젠 신사의 움직임에서 건달의 건들거림으로 세희의 엉덩이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한쪽 엉덩이에 손을 올려 놓은채 손바닥의 느낌에 전신의 감각이 곤두섰던 경철은 이제 세희의 좌 우 엉덩이를 옮겨다니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손에 힘이 들어가 세희의 엉덩이를 손에 쥐었다.

“아...아저씨...너무해..”

세희는 순간 느껴진 작은 아픔에 신음소리를 지으면서 경철에게 눈을 흘겼다.
순간 경철은 제 정신이 돌아온 듯 서둘러 손을 떼어 세희의 허리로 올렸다.

“미안...”

몸을 살짝 뒤로 한채 눈을 흘기던 세희는 다시 경철의 품에 안겨 고개를 어깨에 묻었다.
경철의 주책맞은 행동을 묵인한다는 세희의 태도에 경철은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나 새롭게 느껴지는 여러가지 충격의 하루에 결국 포기해 버린 경철이 세희에게서 몸을 때고 다시 바로 내려갔다.

경철이 자신의 몸에서 손을 떼고 바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는 세희는 갑자기 느껴지는 강한 열망에 눈을 반짝였다.
이미 완전히 넘어 왔다고 생각했던 경철의 의외의 모습에 세희는 짜릿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었다.
그리고 경철이 잡아왔던 엉덩이 부분에서 느껴지던 아픔이 새삼스럽게 온 몸으로 치달아 퍼지는 쾌감으로 느껴져 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세희는 문 앞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검은 그림자에 깜짝 놀랐다.
잠이라도 잔 듯 부스스 눈을 뜨고 일어나는 인영은 동준이었다.

“어머...도련님...”

“형수, 전화도 안 받고....오래 기다렸잖아...”


집으로 들어온 세희는 동준과 마주 앉았다.

“아빠는 자주 들르나 보지?”

“...........”

세희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런 세희의 표정을 보지 못한 동준은 여전히 뽀루퉁한 음성으로 말을 했다.

“참내, 노인네가 시간이 남는가보지...시간이 남음 집에나 가지 여긴 뭐하러 오나....”

“도련님...이제 도련님도 집으로 오는것은 삼가해 주세요..”

“형수....”

동준은 갑자기 세희가 싸늘한 어조로 말을 하자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세희의 표정을 본 동준은 세희가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지난번 그게 뭐예요. 아버님도 그렇고 도련님도 그렇고...사람 이상하게 되잖아요.”

“형수...”

“앞으로 집으로 오는 것은 자제해 주세요. 볼일이 있으면 전화 하세요. 사실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그렇고요. 오늘도 그래요. 그렇게 있다가 사람들이라도 보면 뭐라고 하겠어요...”

세희는 조근조근하게 하나하나 따져 이야기 했다.
그런 세희의 모습에 동준은 갑자기 세희가 타인처럼 느껴졌다.
적어도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했던...그리고 자신의 여자라고 느꼈던 세희가 아니었다.

“형수......”

“도련님과 그렇게 되었다고 절 쉽게 보는것 같아서 별로 기분이 좋지 않네요...오늘은 이만 돌아가 주세요.”


내쫓기듯 세희의 집에서 나온 동준은 황당하고 서운하고 여러가지 복잡한 심정이 들었다.

‘탁...’

괜히 발앞에 놓은 돌멩이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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