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 없었는데...”
웃음이 나오려는 걸 가까스로 참았다. 그 날 아침부터 내 신경은 모두 유미 누나에게 쏠려 있었기 때문에, 숙모에게도 건성이었다. 아마 숙모는 내가 자신에게 무관심한 것이 그 전 날 자신의 늦은 귀환 때문일 거라고 짐작했나 보다. 대답 없이 숙모를 돌아다보니 그녀도 나를 힐끗 쳐다보고는 배시시 웃었다.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때 하나 없을 듯 시퍼런 상추를 씻는 데 열중했다.
아침에 유미 누나가 보여준 태도는 그녀를 잘 아는 나로서도 이해할 수 없었다. 전 날 밤 선미 누나와 나의 섹스 장면은 유미 누나가 선미 누나와 나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고는 해도, 분명 충격이었을 텐데... 내 예상대로였다면 그녀는 이 세상에 태어난 이래 가장 딱딱한 표정으로 있으면서, 나와 얼굴이 마주치면 세상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것을 본 것처럼 불쾌한 표정을 지었어야 했다.
그런데 몇 달 만에 처음 보는 그 쾌활함은 무엇일까? 마치 우중충한 과거쯤은 자신의 마음 한 구석에도 남아있지 않다는 듯한 태도... 게다가 더 알 수 없는 건, 내가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가 내게 지어준 그 밝은 미소였다. 전혀 꾸밈이 있어 보이지 않는 그 미소에 나는 어안이 벙벙한 채 멍청한 표정으로 답해 줄 수 밖에 없었다. 그 미소의 의미는... 뭘까?
“나, 아무 일도 없었다니까, 도련님.”
결국 참지 못하고, ‘풋’하고 웃음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저녁 식사 메뉴가 ‘삼겹살’이었기 때문에, 일찍 돌아올 필요는 없었는데, 일찍 가서 저녁 준비하자는 숙모의 제안에 오후 스키를 몽땅 포기한 채 숙소로 돌아온 터였다. 사실 유미 누나의 일 때문에 스키고 뭐고 썩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별로 궁금하지 않아요.”
시큰둥하게 한마디 던져놓고 나서, 한 번만 더 씻으면 걸레로 변할 것 같은 상추를 잡고 다시 광을 내기 시작했다. 숙모도 한 번만 더 다지면 가루가 될 것 같은 양파에 다시 한 번 칼 찜을 넣고 있었다. 둘 다 그 작업만 끝내면 더 이상 할 일이 없었다.
작은 엄마 때문이 아니에요. 제 머리가 복잡한 건...
“삐졌지, 도련님?”
“제가 왜요?”
“도련님 데이트는 내가 막아 놓구선... 나는 남자 만나고 왔잖아?”
“그러고 보니 그렇네.”
나는 드디어 상추를 해방시켜 주고, 옆에 나란히 서서 칼질을 하고 있는 숙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낱낱이 고하렷다!”
“푸히히히, 이제 좀 도련님답네.”
숙모도 양파를 해방시켜 주었다. 양파를 쪼개던 칼을 수돗물에 대충 씻더니, 내 앞에 불쑥 내밀었다.
“만약 행여라도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면, 소녀 이걸 깨물고 자결하지요.”
“어허! 방자하도다. 과년한 남녀가 한 밤중에 같이 있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니, 말이 되느냐?”
나도 웃음을 참고 있었지만, 숙모의 얼굴도 점점 벌개져 가고 있었다.
“사실 그 자의 수작이 없었던 건 아니오나, 오매불망하는 도련님 생각에 소녀, 가까스로 견딜 수 있었나이다.”
“니 마음이 그리도 깊었더냐? 그간 내가 뭇 아낙네들의 추파에 힘겨워, 니 마음을 몰랐구나.”
“어이구...크크크크!”
“내 일간 짬을 내어 특별히 너에게 수청을 들 기회를 주겠노라.”
“망극하옵니다, 도련님. 흐흐흐흐!”
목까지 빨개진 숙모가 입을 가리고 웃어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만약 숙모가 새로 만나는 남자가 변변찮으면 내가 얼마나 실망할까?
“도련님 기분 풀렸어?”
“작은 엄마 때문에 그런 거 아니예요.”
“역시... 그렇구나. 그 이유, 저한테 말해줄 수 없죠?”
“죄송해요.”
“뭘, 죄송까지는... 그나저나 저녁 준비가 이렇게 빨리 끝날 줄은 몰랐는데... 뭐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조금 쉬다 같이 산책하러 갈까요?”
“음... 그래요, 그럼. 저는 부족한 잠이나 좀 보충해야겠어요. 저 일어나지 않으면, 네 시에 깨워주세요, 도련님.”
TV를 켜두고 멍하니 앉아, 유미 누나가 변한 이유를 생각해 보려 애썼다. 누나와 내가 서로 전혀 알지 못하는 낯 선 사이라고 해도 그런 섹스 장면은 충격이었을 텐데... 섹스 경험이 거의 없는 유미 누나의 눈으로 보았을 때, 침대에 엎드려 엉덩이를 쳐든 채 신음하고 있는 선미누나와 그녀의 음부를 사납게 공격하고 있는 내 모습은 서로 애정을 나누는 행위가 아니라, 말초적 자극에 빠져 허우적대는 발정난 동물들의 교미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런데 불과 몇 시간 후에 보여준 어울리지 않는 쾌활함이란...
어쩌면 유미 누나는 그 장면을 보고 그녀의 마음 속에 아직껏 남아있던 나에 대한 감정의 찌꺼기를 모조리 청소해 버렸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누나?’
네 시가 조금 넘었지만 숙모는 아직 자고 있는 듯,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냥 자도록 내버려 두고 혼자 나갈까 하다가 텅 빈 집에 자는 그녀를 내버려 둘 수 없어, 문짝을 두드렸다.
‘똑, 똑, 똑....’
“작은 엄마, 주무세요?”
“......”
“작은 엄마, 네 시!”
“......”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열었다가, 흠칫 하고 다시 닫았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의 스냅샷은 이미 머리 속에 박혀 버렸고, 신경을 통해 사타구니에 신호를 전달하고 있었다. 뻣뻣해지는 아랫도리... 어떡할까? 고민은 했지만, 이미 대답은 뻔한 것이었다. 이번에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신경을 바짝 기울여 천천히 문을 열었다.
‘햐....!"
두터운 커튼으로 햇빛이 차단된 방안은 환한 편은 아니었지만, 사물을 뚜렷이 할 정도는 되었다. 내 눈 앞 3미터 쯤 되는 거리에 가로로 놓인 침대 위에서 숙모는 담요도 덮지 않은 채 커튼 쪽을 향해 모로 누워 있었다. 얇은 은색의 슬립은 육감적인 육체의 굴곡을 감추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볼록하게 솟아오르는 엉덩이의 능선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아찔한 은밀함만 더할 뿐...
잠시 동안 나는 내 방문이 허가받은 것인가 고민해 보았다. 잠기어져 있지 않은 문, 네 시에 깨워달라는 요청... 그리고, 마치 보라는 듯 노출된 그녀의 육체... 어쩌면, 숙모는 점심 때부터 서둘러 저녁 식사 준비를 하자고 했을 때부터 지금의 상황을 머리 속에 그리고 있었을 지도 몰랐다. 물론 그 모든 것을 다른 뜻으로 해석할 수 있었지만, 누구든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기 마련 아니겠는가? 아니, 그런 증거가 없더라도 남자라면 누구나 거기에서 발걸음을 돌릴 수는 없을 것...
화장대 앞에 놓은 동그란 의자를 집어 조심스레 침대 옆에 가져다 앉은 후, 나는 그녀의 자태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팔순 잔치가 있었던 날, 새벽의 여명에 실루엣을 본 것 말고는 사실, 여지껏 그렇게 자세히 그녀를 들여다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더 상큼한 그녀의 육체에 나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잡티 없이 하얀 피부... 길다란 목선은 볼록하게 바뀌어 탐스러운 어깨 선으로 이어지고 가슴에서 흘러 허리에서 움푹 꺼진 곡선은 위태위태하게 엉덩이의 융기를 향했다. 그리고 그 아래로 직선으로 길게 뻗은 다리... 승무원들은 다리가 잘 붓는다는 데 다 그렇지는 않나 보구나.
‘연어같다.... 연어. 아참, 내가 연어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크크크.’
나도 모르게 히죽 웃었다. 이런 육체를 가진 여자라는 걸 알고 있었다면 그 동안 내가 험한 손찌검을 할 수 있었을까? 처음 그녀의 몸에 손을 댔던 그 날 이후 많은 여자와 관계를 가져본 후였지만, 내 심장은 마치 그 날처럼 뛰고 있었다. 어깨 너머 호흡에 따라 주기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풍성한 가슴의 윤곽에 눈길이 쏠렸다. 브래져를 하지 않았는데도 허공에서 동그란 형체를 유지하고 있는 살덩어리... 그 첨부에 달린 꼭지가 하얀 슬립에 방사형의 주름을 만들고 있었다. 그걸 손으로 쥐고 싶은 욕망을 꾹 참고 그저 드러난 어깨살 위에 가볍게 손을 얹었다. 치한 노릇을 하면 그녀도 나도 처리가 애매해지기 때문에 참을 수밖에...
“작은 엄마, 일어날 시간이예요.”
“으응...!”
그녀가 천정 쪽을 향해 몸을 돌려 반듯이 누웠다. 두 개의 살덩어리가 출렁거리고, 슬립이 어지럽게 흐트러졌다. 그녀가 눈을 뜨자 나도 그녀의 몸을 훔쳐보던 시선을 재빨리 얼굴 쪽으로 돌려 마주 보았다.
“몇 시예요?”
“네 시 조금 넘었어요.”
숙모가 내 눈을 쳐다보는 동안 나도 그녀를 마주 보며 미소를 지어 주었다. 예쁘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처럼...
“도련님이 그렇게 봐 주니까 참 좋다...”
“좀 더 자요. 시간 많이 남았어요.”
침대 위에 어정쩡하게 놓여 있던 내 손을 그녀가 쥐더니 그걸 자신의 뺨 위에 올려놓더니 마치 강아지처럼 비벼왔다. 그 감촉이란... 내가 손을 움직여 뺨을 쓰다듬어 주자 그녀의 두 눈이 실처럼 가늘게 감겼다.
“옆에 있어 줘요, 도련님.”
뺨을 어루만지던 내 손이 이마로, 그 다음에 귓불로 향했다. 오묘한 연골의 융기를 따라 내려온 후 턱과 만나는 곳에서 안쪽으로 일직선을 긋다, 마치 지나가던 길에 거기 있어 그런 것처럼 붉은 입술을 지그시 눌렀다. 숙모는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 내 추행을 받아 들였다. 입술을 두어 바퀴 돌던 손가락이 턱 선을 지나 목의 정중앙을 따라 내려 왔다. 양쪽 쇄골이 만나 이루는 움푹한 함몰에서 다음 행선지를 놓고 고민 중... 그러다 내 쪽으로 난 쇄골의 구릉을 따라 움직였다. 슬립의 끈에 막히자 또 고민... 이제는 노골적으로 행선지를 밝힐 수 밖에 없었다.
슬립의 끈을 따라 아래로... 숙모의 목젖이 빠르게 위로 올라갔다 다시 돌아왔다. 이제 손가락은 경계가 불분명한 유방의 영역 위에 있었고, 손가락 끝 아래로 푹신한 지방의 탄력의 느껴졌다. 그래도 흰 천의 안쪽을 감히 침범하지 못하고, 삼각형의 한 변을 따라 가슴의 가운데로... 깊은 골짜기에 잠시 머물다 반대편 삼각형 변으로 미끄러졌다.
이번에는 반대편 끈을 타고 올라가는 내 손가락... 거부하는 기색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그만 두려고 숙모의 얼굴을 살피며, 나는 손가락을 끈의 아래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방향은 위가 아닌 바깥쪽... 하얀 끈이 애처럽게 밀리다 마침내 어깨의 최대 융기를 넘어 무기력하게 흘러 내렸다. 유방의 위쪽 반이 노출되고 유두를 둘러싼 연갈색의 테두리가 위태위태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나도 마른 침을 삼켰다.
손가락 네 개를 갈퀴처럼 만든 다음 피부를 부드럽게 긁으며 어깨에서 가슴으로 향했다. 가늘게 떨리는 숙모의 눈끝... 손가락이 가슴의 능선을 타고 올랐다. 정상의 직전에는 슬립의 하얀 천이 버티고 있었지만, 노도 같은 손길에 그저 밀려날 수밖에... 내 중지와 약지 사이로 작고 둥그런 갈색 꼭지가 스쳐 지나가더니 이제 그녀의 한 쪽 가슴은 가릴 것 하나 없이 내 따가운 시선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었다.
탄성이 나오려는 걸 겨우 억눌렀다. 한 쪽 가슴을 드러낸 숙모의 모습이 음란하기 보다는 수줍게 보이는 이유가 뭘까? 거대한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살덩이는 거칠어진 호흡에 따라 어쩔 줄 모르고 요동치고 있었다. 손바닥을 펴서 그 살덩이를 살포시 덮어 주었다. 그 아찔한 감촉...
“흐으~~~!”
숙모의 입에서 나온 느린 탄식과는 달리 심장은 달리는 말의 그것처럼 뛰고 있었다. 지그시 압력을 가하며 천천히 원을 그려 주자, 말랑거리는 살덩이 속에서 단단한 꼭지가 있는 힘껏 손바닥을 밀어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엄지와 손바닥 사이의 간격을 좁히자 살덩이의 형체가 무너지면서 꼭지가 천정을 향해 발끈 솟아올랐고, 숙모의 턱도 꼭지를 따라 공중에 치들렸다. 그러기를 수 차례... 희롱을 견디지 못한 숙모의 얼굴이 반대쪽으로 돌려졌다. 의기양양한 손길은 이제 또 다른 목적지를 향해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천을 쓸던 손바닥을 배꼽 언저리에서 멈춘 건 숙모에게 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덤으로 군살 하나 없는 아랫배의 감촉을 만끽하며... 예전 엘리베이터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나는 그녀가 마음먹은 이상, 사타구니에 대한 손의 침입은 허용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분명 그렇게 말했었다. ‘만지기만...’ 반대쪽 손도 놀리지는 않았다. 한 손으론 아랫배에 원을 그리면서, 다른 손으로는 내 쪽의 유방을 가리고 있는 천 조각을 벗겨내는 어려운 미션을 나는 훌륭히 완수했고, 고생한 내 손은 유방의 부드러운 감촉을 만끽할 수 있는 보상을 받고 있었다.
아랫배를 만지던 손은 이제 몸의 바깥쪽을 타고... 은은히 내비치는 검은 속옷을 지나 허벅지의 안쪽을 탐험하고 있었다. 무릎의 안쪽까지 굳이 내려간 이유는 치부를 가리고 있는 천을 걷어내기 위한 명분을 얻기 위해서였다. 이제는 손을 천천히 쓸어 올려 숙모의 맨살을 훑었다. 중심에 가까이 갈수록 점점 뜨거워지는 열기... 숙모의 가늘고 긴 손가락이 시트를 움켜쥐고 있는 걸 보며, 그녀가 내 공격을 예상하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허벅지에서 올라온 손이 슬립 아래를 파고 들었다가, 허벅지와 아랫배의 경계에서 다시 검은 천조각의 아래로 파고들었다. 손의 방향을 그녀의 몸 중심을 향하도록 돌리자, 부드럽던 허벅지의 근육이 딱딱하게 굳었다가... 다시 풀어지는 게 느껴졌다. 그대로 손을 밀자, 팬티의 부드러운 질감이 손등을 스치고, 이윽고 손가락 끝에 걸리는 까칠한 수풀의 감촉... 그걸 헤치고 나가자 살갗의 탄력 아래로 치골의 견고함이 느껴졌다. 잠시 손을 그대로 두고 고개를 숙여 내 쪽에 있는 갈색 꼭지를 노렸다. 입술 사이에 느껴지는 그 딱딱한 돌기...
“아...!”
연기에는 거의 프로에 가까운 숙모도 자극에 대한 반응만은 정직했다. 왜 여자는 애무만으로도 신음할 수 있는데 남자는 그렇지 않을까? 꼭지에 가학적인 음압을 가하면서 아직까지 치골 언저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손의 새끼손가락을 벌려, 클리토리스가 있을 만한 언저리에 지그시 압력을 가하며 쓰다듬었다.
“흐응...!”
어쩌면 그렇게 타이밍 적절한 신음 소리마저도 여자의 연기일지도 몰랐다. 학습의 효과는 놀라운 것이니까, 여자도 분명 남자가 자신의 신음소리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을 테니... 그게 꾸민 것이든 아니든 나도 숙모를 제대로 흥분시키고 있다는 속물 같은 만족감에 용기백배했다. 이제는 모든 손가락을 치골을 넘어 아래쪽으로 투입했다. 갈라진 금의 위쪽부터 아래쪽까지 왕복시키는 동안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를 매끈거리는 액체가 음부 전체로 번졌다. 그 액체의 근원으로 생각되는 구멍 속으로 가운데 손가락을 슬며시 밀어넣자 지금껏 무기력하게 늘어져 있던 두 다리가 움직임을 막으려 내 손을 조였다.
“흑!”
허벅지의 저항을 무시하고 본격적으로 그녀의 음부를 희롱하기 시작했다. 엄지로는 음핵을 문지르며, 중지로는 질 벽에 느리지만 꾸준한 마찰을 일으켜 주었다. 그리고 둘째, 넷째 손가락은 바깥 살을 누르고 있다 간헐적으로 모여 속 입술을 압박... 숙모의 허리가 이리저리 비틀리고, 입에서는 작지만 지속적인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흠.... 흠.... 흠....”
더 이상 진전하지 못하고 같은 애무만을 계속하고 있었다. 예전에 그녀의 팬티를 벗기려다 거부당했던 경험 때문에 섣불리 더 이상의 행동을 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손가락만 가지고는 숙모에게 더 큰 쾌감을 주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팬티 속에서 손을 움직이고 있으니 점점 힘들기도 하고...
마침내 팬티 속에 있던 손을 빼내고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내가 뭘 하려 하는지 숙모도 알 거라 생각했고, 그걸 거부하려면 그 때가 가장 좋은 타이밍이었다. 내가 침대의 아래쪽으로 돌아가는 기척을 느꼈겠지만, 그녀는 여전히 머리를 벽 쪽으로 돌린 채, 애무의 여운으로 인한 가뿐 숨만 몰아쉬고 있었다. 무언의 동의로 인해 내 심장은 벅차게 뛰기 시작했다. 그녀의 다리 위에 걸터 앉아 팬티를 아래로 잡아당기자, 그녀도 엉덩이를 올려 이의 없다는 의사 표시를 해 주었다.
천 쪼가리로 변한 팬티를 완전히 벗겨내 버린 후 슬며시 무릎을 밀자, 두 다리가 힘없이 벌어지고 드디어 내 눈에 그녀의 음부가 생생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 검붉은 바깥 입술 사이에 슬며시 삐져나온 유난히 붉은 속살... 그 언저리가 온통 번질거리고 있는 이유는 좀 전의 손가락 장난 때문이었다. 숙모가 내 시선의 추행을 견디지 못하고 한 팔을 들어 눈을 가렸다. 허리를 숙여 수풀의 아래.. 살이 갈라지는 지점에 입술을 대고 딥 키스를 가해 주었다. 어쩔 줄 모르는 숙모의 반응...
“하아...! 도련님.”
혀로 쓸어주자 다시 뭉쳐지는 공알... 그걸 건드리기만 해도 육체 전체가 비틀린다는 게 참 경이롭기만 했다. 공알에 머물던 혀가 금 사이를 훑으며 항문의 앞쪽까지.. 그리고 다시 오던 길을 거슬러 올라가 공알까지...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는 동안 숙모의 신음소리는 점점 처절하게 변했다. 그런데...
“도...도련님, 약속해 줘. 넣지 않는다고...”
그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삽입을 하지 않으면,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일까? 혀와 손가락은 되는데 성기는 안 되는 이유가 뭘까? 그저 살덩이가 살 속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 뿐인데... 그래도 그 상황에서 그 주제를 가지고 그녀와 토론을 할 수는 없었다. 아쉽지만 그녀의 의사를 존중해 줄 수 밖에...
“걱정하지 마세요, 작은 엄마.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을게...”
“원해도... 조금 있다 제가 원한다고 해도 하면 안돼요. 응?”
자신을 잘 믿지 못하는 구나.
“하지 않을게요, 절대로...”
보험 들어 놓아 안심했기 때문일까? 숙모는 마음껏 흥분하기 시작했다. 내 혀는 그녀의 음핵을 누르고, 그녀의 손은 내 머리를 눌렀다. 속 입술을 헤치고 손가락을 밀어 넣자, 질 벽이 기다렸다는 듯 단단하게 뭉치며, 길이 전체를 압박해 왔다. 다시 뒤로 물렀다가... 속살을 헤치며 전진...
“하아... 하아... 하아... 미치겠어! 하아...”
‘푸걱... 푸걱... 푸걱... 푸걱...!’
“하아... 도... 도련님... 나... 나... 도련님 거... 하아.. 하아... 너.. 넣구 싶어.”
이런... 크크크. 그래서 미리 다짐을 받아 두었구나. 약속을 했으니, 성기를 넣을 수는 없고 해서, 대신 손가락을 하나 더 선사했다. 질 속에서 손가락 사이를 벌리자, 팽팽히 벌어지던 질 벽이 질 수 없다는 듯 강하게 조여오기 시작... 동시에 음핵에 강한 음압을 가해 주니, 숙모의 몸까지 뻣뻣하게 굳으며, 절정을 향해 갔다.
“흐으응! 흐응! 으.......응!”
몇 초 동안 숨소리가 들리지 않더니, 다시 헉헉 거리는 거친 숨소리... 푸들거리는 그녀의 긴장이 풀어질 때까지 애무를 계속해 주었다.
“도... 도련님...”
“네?”
“저... 이제...”
“그만 할까요?”
얼굴을 올려 숙모 얼굴을 마주 보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끄덕 하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어떡해.... 창피해...”
“이게 왜 이렇게 되었을까?”
아직도 허연 거품이 묻어 있는 손가락을 들어 보여주자, 숙모가 화들짝 놀라며 몸을 일으키더니 시트를 집어 손가락을 감쌌다.
“짓굳어, 도련님.”
그녀를 당겨 붉어진 입술에 내 입술을 가져다 붙였다. 그녀도 내 허리를 당겨... 호응.
“저 좀 씻고 산책하러 가요, 작은 엄마.”
아쉽지만, 파티는 끝났다. 욕실에 가서 옷을 벗은 후 샤워기를 틀었다. 잔뜩 헛물만 켠 채 여전히 화가 나 단단하게 굳어있는 좆 기둥을 슬며시 쥐어 보았다. 요 놈을 어떻게 달래주나? 눈을 감고 조금 전에 보았던 숙모의 몸을 떠올리며 기둥을 훑었다. 그 풍만하고 탄탄한 유방의 감촉... 손가락을 조여 오는 질의 압력...
“풋!”
눈을 떴다.
“작은 엄마!”
“흐흐흐흐!”
에이씨... 쪽 팔리게... 다급하게 타월을 가져다 사타구니를 가리고 샤워기를 잠궜다. 열린 욕실 문 앞에 서있는 숙모의 얼굴이 웃음을 참느라 벌개져 있었다. 여전히 은색 슬립 차림의 그녀...
“방에는 욕실 없어요?”
“씻으려는게 아니구요.”
숙모가 욕실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이어 ‘딸깍’하는 잠김음... 그녀의 얼굴에 묘한 미소가 떠올랐다.
“빚을 진 것 같아서...”
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흥분이 밀려 올라왔다. 빚을 갚으러 온 거라면... 그녀가 야릇한 시선을 내 얼굴에 고정한 채 얼굴을 살짝 비틀어 변기를 가리켰다. 앉으라는 뜻이려니... 내 앞에 다가온 그녀가 사타구니를 가린 타월을 벗겨내자 강철처럼 뻣뻣해진 좆 대가리가 염치없이 고개를 내밀었다. 타월을 두어번 접어 내 앞에 깔고서, 그녀가 무릎을 타월 위에 올렸다. 긴 손가락이 기둥 끝에서 뿌리까지 직선을 그었다. 그리고 다시 내 얼굴을 향하는 그녀의 시선...
“이상한 여자로 보면 안돼요. 알았죠?”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목적 달성을 위한 작업으로 되돌아갔다. 기둥을 훑는 그녀의 손길은 이미 경험이 많다는 걸 증명하듯, 너무도 부드럽고 자극적이었다. 짜릿한 감촉에 빠져들면서도 나는 욕심을 잊지 않았다. 그녀의 어깨에 걸쳐져 있는 슬립 끈을 밀어 벗기고, 풍성한 유방 하나를 드러내 놓았다. 손놀림에 따라 흔들거리는 그 풍성한 살덩어리... 보여주기 싫다는 듯 숙모가 고개를 숙여 내 시선을 차단했다. 그리고 연이어 귀두 끝에 닿는 부드러운 점막의 감촉...
“으음...”
숙모의 입에 내 껄 넣다니... 정복자의 짜릿한 쾌감으로 인해 몸이 떨려 왔다. 삼촌의 결혼식 날 처음 보았던 숙모의 모습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웨딩드레스 때문인지 마치 성녀처럼 보이던 그녀가... 지금은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내 남성을 입에 머금고 있다... 나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
발칙하게도 한 손을 숙모의 머리 위에 얹어 쓰다듬었다. 마치 그녀가 내 소유가 된 것 같은 착각... 숙모는 조카의 건방진 행동에 대해 아무런 토를 달지 않고, 재밌는 장난감을 받은 아이처럼 좆 기둥을 가지고 노는 데 열중했다. 그녀의 혀가 귀두와 기둥이 만나는 내 취약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자 어쩔 수 없이 허리가 빳빳하게 펴지고, 정액에 좆 끝에 몰려들어 튀어나가겠다고 아우성을 치기 시작했다.
“나... 나올 거 같은데...”
입을 떼라는 뜻인데... 손놀림을 빨리 하라는 뜻이 아닌데... 작은 엄마... 이러다간... 으윽....
“으읏!”
통렬한 쾌감으로 목이 뒤로 꺾였다. 내가 그녀의 머리칼을 쥐고 있다는 걸 알아챘지만 그걸 놓아줄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염치없는 내 좆 기둥은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짜내고서야 수축을 멈추고 얌전해졌다. 숙모가 조용히 몸을 일으켜 입에 모였던 정액을 세면기에 내뱉었다.
“많기도 해라.”
입을 헹구고 난 그녀가 아직까지 무기력하게 변기 위에 앉아 있는 나를 쳐다보고 배시시 웃었다.
“뭔가 또 나올 게 있어요?”
“풋!”
“무인도에 가도 도련님과 함께 가면 굶어죽진 않겠어요.”
“입만 대면 먹을 게 나오는 호스가 있어서요?”
“맞아요, 호호호. 근데 맛은 별루네.”
“입에 해서 미안해요.”
“그럼 얼른 씻고 나가서 커피 한 잔 만들어 놔요, 도련님. 진하게...”
식구들이 차례로 돌아왔다. 유미 누나와 진규 군... 그 다음엔 선미 누나와 광식 군...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손님, 차 상무와 그의 딸 혜린. 혜린을 보기가 좀 껄끄러웠다. 약속을 어긴 셈이니... 하지만 그녀는 크게 개의치 않는 듯... 저녁 식사 시간 내내 떠들썩한 건 역시, 관록의 차 상무 덕분이었다. 그리고 놀라운 건, 유미 누나와 혜린과의 관계였다. 언제 저렇게 친해질 기회가 있었을까? 아침부터 시작된 유미 누나의 쾌활함은 그때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혜린 씨하고 유미는 꼭 단짝친구 같다?”
선미 누나의 질문에 대답한 사람도 유미 누나였다.
“응, 혜린이가 오늘 하루 종일 스키 가르쳐 줬어. 덕분에 중급자 코스도 가봤어.”
“제가 외모도 빼어나지만, 스키 실력도 좀 되거든요, 호호호.”
“언제 그렇게 스키를 배웠어요?”
“노는 건 뭐든 잘해요. 공부만 빼고...”
분위기가 좋아서인지 노래방에 가자는 차 상무의 제의에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노래방이 원래 그의 계획에 있었는지, 우리가 도착하기도 전에 테이블 세팅이 끝나 있었다. 게다가 전세라도 낸 듯, 우리 방 외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었는데도, 주인 아주머니가 아예 간판을 끄고 문을 잠궈 버렸다.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니예요, 차 상무님?”
“어이구, 우리 정 대리님이 이 먼데까지 오셨는데, 이 정도는 해야죠. 사실 동네가 별 볼일 없어 대접이 시원찮아 걱정입니다.”
차 상무의 입장에서 보면 광식 군은 상당히 껄끄러운 원청업체 보스의 후계자니,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 주는 게 당연한 것일 터였다. 내가 감탄스러운 건 마치 그게 자신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우리가 느끼도록 할 수 있는 차 상무의 능력이었다. 후천적이든 선천적이든 그 능력 하나만으로도 그는 회사에서 인정받을 자격이 있었다. 게다가 그 핏줄을 이어받아 그러는 건지, 분위기 메이킹에는 그에 못지 않은 그의 딸... 혜린. 분위기가 좀 쳐진다 싶으면, 빠른 템포의 노래에 엄청난 춤 솜씨로 금방금방 되살려 내곤 했다.
시간이 꽤 흐르고, 술도 꽤 돌았다. 이제는 다들 기세가 한 풀 꺾여 느린 노래에 맞춰 얼싸안고 춤을 추고 있었다. 이미 상당히 마신 나도 소파에 기대 앉아 앞에 나가 노는 커플들을 멀건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진지한 자세로 노래하고 있는 진규 군과 그 옆에서 어색하게 장단을 맞추고 있는 유미 누나... 술 대신 물을 더 많이 마셔 아직은 버티고 있는 광식 군과 선미 누나... 그리고 차 상무와 혜린...
아빠와 부둥켜 안고 돌고 있는 혜린... 나는 그녀의 지칠 줄 모르는 체력에 놀라고 있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놀라운 주량... 나와 비슷한 수준으로 마신 것 같은데 여전히 그녀는 팔팔하게 무대를 누비고 있는 것이다.
저 부녀는 단 둘이 노래방에 놀러 왔어도 잘 놀 거야... 어쩌면 아빠와 딸 사이가 저렇게 스스럼없을까? 우리 집 같으면 저런 건 꿈도 못 꾼다. 딸이 아빠에게 저렇게 매달려 있을 수 있다니... 아빠도 딸 보다는 애인이랑 노는 것 같아... 어떻게 딸 엉덩이를 더듬을 수...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눈을 부릅뜨고 그들을 관찰했다. 차 상무의 손이 혜린의 스커트 아래로 들어가 있었다. 혜린의 몸이 벽 쪽에 있고 차상무의 올챙이 같은 아랫배가 혜린의 몸을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차단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해괴한 장면은 그들과 같은 쪽 소파에 앉아 있는 나 말고는 볼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자세히 보니 혜린도 허리 아래쪽을 앞으로 내밀어 차 상무의 아랫도리에 비벼대고 있었다. 세상에... 저게 아빠와 딸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짝짝짝 소리와 함께 모두들 자리로 돌아오고 차 상무가 마이크를 쥐었다. 혜린이 내 옆에 털썩하고 몸을 내려 놓더니, 양주잔을 집어 내밀었다.
“원 샷!”
‘쨍’하고 부딪치고 목구멍에 털어 놓았다. 그녀의 술 잔도 비어 있었다.
“누나 참 잘 마셔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던 혜린이 내 쪽을 쳐다보더니, 큭 하고 웃었다.
“잘 마시긴... 방금 마신 게 네 잔 째야.”
“사십 잔은 마시는 것 같던데요?”
그녀가 담배를 한 모금 빨더니, 후~ 하고 연기를 내뱉었다.
“내가 무슨 술독이니? 마시는 척 하면서 버리는 거지.”
“아...!”
그제서야 그녀의 쎈 주량이 이해가 되었다. 그녀한테는 마음 놓고 놀 수 있는 자리가 아닌 게 분명했다.
“왜 안 나왔니?”
“첫날이고 해서 가족이랑 함께 있으려구요.”
“그럼, 전화라도 해 주지.”
“미안해요. 근데 제가 전화하겠다는 약속 하지 않았잖아요.”
“요런 데서... 나 같이 잘 빠진 년 퇴짜 놓는 녀석이 있을 줄은 몰랐지.”
“아빠랑 이런 데 자주 오세요?”
“이런 데라니?”
“이를테면... 아빠 회사 손님들 접대하는 자리...”
“응? 호호호. 응. 꽤 자주...”
“힘들겠어요. 술도 버려야 하고. 노는 게 아니라 꼭 일하는 것 같아요.”
차 상무의 노래 소리가 커서 들리지 않을 것 같았는지, 그녀가 입을 내 귀에 가져다 댔다.
“맞아... 일해...”
그녀가 혀를 내밀어 내 귀를 핥은 것보다 더 놀라운 게, 그녀의 대답이었다. 일 한다니... 도우미도 아니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마주 보았다.
“무슨 뜻이예요?”
그녀가 싱긋 웃었다.
“말 그대로 일 한다고... 대상이 너였으면 훨씬 재밌겠다만...”
그녀가 담배를 비벼 끄더니, 자리에서 일어서 무대로 걸어 나가더니 아직껏 노래를 부르고 있는 아빠 옆에 서서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부담스러운 술자리라는 뜻이려니 하고 잊어버렸다.
유미 누나와 진규 군, 그리고 이모가 버티지 못하고 먼저 자리를 떴다. 그만 좀 끝낼 것이지... 하지만 차 상무는 우리를 놔줄 생각이 없었다.
“이제부터 한 번 본격적으로 마셔 봅시다.”
아예 작정을 했는지 자신도 혀가 꼬구라질 만큼 취해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잔을 내밀었다. 물 반, 술 반 마시며 버티던 광식 군은 소파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고, 넙죽넙죽 받아 마시던 선미 누나는 아예 옆으로 쓰러져 버렸다. 젊은 혈기로 무장한 나는 나이 든 차 상무에 지기가 싫어 버티고는 있었지만, 이미 소파가 빙글빙글 돌 정도로 술이 올라 있었다.
“저... 화장실 좀...”
비틀거리며 화장실을 찾아 찬 물로 얼굴을 씻었다. 진짜 강적이네, 쳇. 다시 비틀거리며 방으로 복귀... 그런데 광식 군이 없다.
“우리 매형.. 어디 가셨어요?”
“아, 잠시 바람 좀 쐰다길래... 혜린이 같이 보냈으니 별 일 없을 거야. 우리 둘이 몇 잔 더 먹지.”
“이제 그만 들어가 봐야겠어요.”
“에이 젊은 친구가 시시하기는... 자형 오실 때까지만 있다 가자니까.”
은근히 자존심을 자극하는 그 말에 슬며시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좋아... 내일 일정은 모두 포기 하더라도...
얼마나 마셨을까? 마치 술독 그 자체인 것 같던 차 상무의 고개도 옆으로 쳐지기 시작했다. 그럼 그렇지, 크크크. 이겼다는 승리감에 도취되어 패색이 완연한 그에게 다시 한 번 술잔을 들이 밀었다.
“자, 차 상무님. 원 샷!”
거의 본능처럼 입에 술을 들이부은 그가 소파에 몸을 일으켰다.
“어디 가시게요?”
“어... 화장실 좀... 젊은 친구가 쎄긴 쎄네.”
비틀거리며 룸을 빠져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유치한 승리의 쾌감에 입 꼬리가 올라갔다. 이제 더 먹자는 말 못하겠지...
“누나, 이... 일어나. 들어가 자야지... 매형 찾아 가지고 올게.”
내 발걸음도 비틀거리고 있었다. 간신히 카운터에 도착했지만, 주인도, 종업원도 자러 간 듯 자리에 없었다. 어딜 간 거야... 젠장... 화장실에 들렀더니, 세면대를 붙잡고 주저앉아 졸고 있는 차 상무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길다란 복도 양쪽에 있는 불꺼진 룸의 문을 일일이 하나씩 열어보았다. 맨 마지막 방... 손잡이를 돌리려던 내 귀에 들려오는 가느다란 비음이 파고들었다. 낮에 들었던 숙모의 그것과 비슷한 여자의 신음 소리... 누군지는 몰라도 그걸 하고 있구나, 크크크.
문을 여는 대신, 문에 붙은 작은 유리를 통해 룸 안을 들여다 보았다. 테이블 위 갓이 씌워진 촛불의 희미한 조명... 맞은편 소파 위에 남자가 앉아 있고, 그 남자 위에 여자가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비음은 그 여자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듯... 여자의 뒷모습이 연신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 실례할 뻔 했네.
돌아서려던 내 몽롱한 머리 속에 여자의 옷차림이 떠올랐다. 저 옷은 틀림없이 혜린... 그러면 남자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노래방에 손님이 하나도 없었는데... 다시 눈을 유리에 대고 안을 들여다 보았다. 꿈틀거리고 있는 여자는 혜린이 틀림없었다. 남자의 모습이 보일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설마...
하지만 이미 내 마음 속에서는 혜린의 상대가 광식 군일 거라고 단정 짓고 있었다. 그래... 차 상무와 혜린은 부녀관계가 아닐 것이다. 혜린이 차 상무를 아빠라고는 불러도... 그건 그냥 호칭일 뿐. 혜린은 분명 일을 하러 온 게 맞을 것이다. 무슨 일? 서울에서 온 귀한 손님을 접대하는 일일 테지.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가족끼리 함께 왔는데, 저런 접대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광식 군의 마누라가 엄연히 옆방에서 버티고 있는데... 그래서 그렇게 차 상무가 술을 돌린 거구나.
가슴 속에서 뭔가가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혜린의 움직임이 멈췄다. 바닥을 딛고 서더니 점차 테이블의 수평선 너머로 내려가는 그녀의 상체... 그리고 드디어 남자의 얼굴이 보여지기 시작했다. 이것들이...!! 머리를 뒤로 젖히고 있는 광식 군의 눈은 감겨져 있었고, 그걸 본 내 눈에는 불똥이 튀었다.
‘이 씨발...!’
웃음이 나오려는 걸 가까스로 참았다. 그 날 아침부터 내 신경은 모두 유미 누나에게 쏠려 있었기 때문에, 숙모에게도 건성이었다. 아마 숙모는 내가 자신에게 무관심한 것이 그 전 날 자신의 늦은 귀환 때문일 거라고 짐작했나 보다. 대답 없이 숙모를 돌아다보니 그녀도 나를 힐끗 쳐다보고는 배시시 웃었다.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때 하나 없을 듯 시퍼런 상추를 씻는 데 열중했다.
아침에 유미 누나가 보여준 태도는 그녀를 잘 아는 나로서도 이해할 수 없었다. 전 날 밤 선미 누나와 나의 섹스 장면은 유미 누나가 선미 누나와 나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고는 해도, 분명 충격이었을 텐데... 내 예상대로였다면 그녀는 이 세상에 태어난 이래 가장 딱딱한 표정으로 있으면서, 나와 얼굴이 마주치면 세상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것을 본 것처럼 불쾌한 표정을 지었어야 했다.
그런데 몇 달 만에 처음 보는 그 쾌활함은 무엇일까? 마치 우중충한 과거쯤은 자신의 마음 한 구석에도 남아있지 않다는 듯한 태도... 게다가 더 알 수 없는 건, 내가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가 내게 지어준 그 밝은 미소였다. 전혀 꾸밈이 있어 보이지 않는 그 미소에 나는 어안이 벙벙한 채 멍청한 표정으로 답해 줄 수 밖에 없었다. 그 미소의 의미는... 뭘까?
“나, 아무 일도 없었다니까, 도련님.”
결국 참지 못하고, ‘풋’하고 웃음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저녁 식사 메뉴가 ‘삼겹살’이었기 때문에, 일찍 돌아올 필요는 없었는데, 일찍 가서 저녁 준비하자는 숙모의 제안에 오후 스키를 몽땅 포기한 채 숙소로 돌아온 터였다. 사실 유미 누나의 일 때문에 스키고 뭐고 썩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별로 궁금하지 않아요.”
시큰둥하게 한마디 던져놓고 나서, 한 번만 더 씻으면 걸레로 변할 것 같은 상추를 잡고 다시 광을 내기 시작했다. 숙모도 한 번만 더 다지면 가루가 될 것 같은 양파에 다시 한 번 칼 찜을 넣고 있었다. 둘 다 그 작업만 끝내면 더 이상 할 일이 없었다.
작은 엄마 때문이 아니에요. 제 머리가 복잡한 건...
“삐졌지, 도련님?”
“제가 왜요?”
“도련님 데이트는 내가 막아 놓구선... 나는 남자 만나고 왔잖아?”
“그러고 보니 그렇네.”
나는 드디어 상추를 해방시켜 주고, 옆에 나란히 서서 칼질을 하고 있는 숙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낱낱이 고하렷다!”
“푸히히히, 이제 좀 도련님답네.”
숙모도 양파를 해방시켜 주었다. 양파를 쪼개던 칼을 수돗물에 대충 씻더니, 내 앞에 불쑥 내밀었다.
“만약 행여라도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면, 소녀 이걸 깨물고 자결하지요.”
“어허! 방자하도다. 과년한 남녀가 한 밤중에 같이 있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니, 말이 되느냐?”
나도 웃음을 참고 있었지만, 숙모의 얼굴도 점점 벌개져 가고 있었다.
“사실 그 자의 수작이 없었던 건 아니오나, 오매불망하는 도련님 생각에 소녀, 가까스로 견딜 수 있었나이다.”
“니 마음이 그리도 깊었더냐? 그간 내가 뭇 아낙네들의 추파에 힘겨워, 니 마음을 몰랐구나.”
“어이구...크크크크!”
“내 일간 짬을 내어 특별히 너에게 수청을 들 기회를 주겠노라.”
“망극하옵니다, 도련님. 흐흐흐흐!”
목까지 빨개진 숙모가 입을 가리고 웃어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만약 숙모가 새로 만나는 남자가 변변찮으면 내가 얼마나 실망할까?
“도련님 기분 풀렸어?”
“작은 엄마 때문에 그런 거 아니예요.”
“역시... 그렇구나. 그 이유, 저한테 말해줄 수 없죠?”
“죄송해요.”
“뭘, 죄송까지는... 그나저나 저녁 준비가 이렇게 빨리 끝날 줄은 몰랐는데... 뭐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조금 쉬다 같이 산책하러 갈까요?”
“음... 그래요, 그럼. 저는 부족한 잠이나 좀 보충해야겠어요. 저 일어나지 않으면, 네 시에 깨워주세요, 도련님.”
TV를 켜두고 멍하니 앉아, 유미 누나가 변한 이유를 생각해 보려 애썼다. 누나와 내가 서로 전혀 알지 못하는 낯 선 사이라고 해도 그런 섹스 장면은 충격이었을 텐데... 섹스 경험이 거의 없는 유미 누나의 눈으로 보았을 때, 침대에 엎드려 엉덩이를 쳐든 채 신음하고 있는 선미누나와 그녀의 음부를 사납게 공격하고 있는 내 모습은 서로 애정을 나누는 행위가 아니라, 말초적 자극에 빠져 허우적대는 발정난 동물들의 교미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런데 불과 몇 시간 후에 보여준 어울리지 않는 쾌활함이란...
어쩌면 유미 누나는 그 장면을 보고 그녀의 마음 속에 아직껏 남아있던 나에 대한 감정의 찌꺼기를 모조리 청소해 버렸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누나?’
네 시가 조금 넘었지만 숙모는 아직 자고 있는 듯,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냥 자도록 내버려 두고 혼자 나갈까 하다가 텅 빈 집에 자는 그녀를 내버려 둘 수 없어, 문짝을 두드렸다.
‘똑, 똑, 똑....’
“작은 엄마, 주무세요?”
“......”
“작은 엄마, 네 시!”
“......”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열었다가, 흠칫 하고 다시 닫았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의 스냅샷은 이미 머리 속에 박혀 버렸고, 신경을 통해 사타구니에 신호를 전달하고 있었다. 뻣뻣해지는 아랫도리... 어떡할까? 고민은 했지만, 이미 대답은 뻔한 것이었다. 이번에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신경을 바짝 기울여 천천히 문을 열었다.
‘햐....!"
두터운 커튼으로 햇빛이 차단된 방안은 환한 편은 아니었지만, 사물을 뚜렷이 할 정도는 되었다. 내 눈 앞 3미터 쯤 되는 거리에 가로로 놓인 침대 위에서 숙모는 담요도 덮지 않은 채 커튼 쪽을 향해 모로 누워 있었다. 얇은 은색의 슬립은 육감적인 육체의 굴곡을 감추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볼록하게 솟아오르는 엉덩이의 능선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아찔한 은밀함만 더할 뿐...
잠시 동안 나는 내 방문이 허가받은 것인가 고민해 보았다. 잠기어져 있지 않은 문, 네 시에 깨워달라는 요청... 그리고, 마치 보라는 듯 노출된 그녀의 육체... 어쩌면, 숙모는 점심 때부터 서둘러 저녁 식사 준비를 하자고 했을 때부터 지금의 상황을 머리 속에 그리고 있었을 지도 몰랐다. 물론 그 모든 것을 다른 뜻으로 해석할 수 있었지만, 누구든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기 마련 아니겠는가? 아니, 그런 증거가 없더라도 남자라면 누구나 거기에서 발걸음을 돌릴 수는 없을 것...
화장대 앞에 놓은 동그란 의자를 집어 조심스레 침대 옆에 가져다 앉은 후, 나는 그녀의 자태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팔순 잔치가 있었던 날, 새벽의 여명에 실루엣을 본 것 말고는 사실, 여지껏 그렇게 자세히 그녀를 들여다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더 상큼한 그녀의 육체에 나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잡티 없이 하얀 피부... 길다란 목선은 볼록하게 바뀌어 탐스러운 어깨 선으로 이어지고 가슴에서 흘러 허리에서 움푹 꺼진 곡선은 위태위태하게 엉덩이의 융기를 향했다. 그리고 그 아래로 직선으로 길게 뻗은 다리... 승무원들은 다리가 잘 붓는다는 데 다 그렇지는 않나 보구나.
‘연어같다.... 연어. 아참, 내가 연어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크크크.’
나도 모르게 히죽 웃었다. 이런 육체를 가진 여자라는 걸 알고 있었다면 그 동안 내가 험한 손찌검을 할 수 있었을까? 처음 그녀의 몸에 손을 댔던 그 날 이후 많은 여자와 관계를 가져본 후였지만, 내 심장은 마치 그 날처럼 뛰고 있었다. 어깨 너머 호흡에 따라 주기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풍성한 가슴의 윤곽에 눈길이 쏠렸다. 브래져를 하지 않았는데도 허공에서 동그란 형체를 유지하고 있는 살덩어리... 그 첨부에 달린 꼭지가 하얀 슬립에 방사형의 주름을 만들고 있었다. 그걸 손으로 쥐고 싶은 욕망을 꾹 참고 그저 드러난 어깨살 위에 가볍게 손을 얹었다. 치한 노릇을 하면 그녀도 나도 처리가 애매해지기 때문에 참을 수밖에...
“작은 엄마, 일어날 시간이예요.”
“으응...!”
그녀가 천정 쪽을 향해 몸을 돌려 반듯이 누웠다. 두 개의 살덩어리가 출렁거리고, 슬립이 어지럽게 흐트러졌다. 그녀가 눈을 뜨자 나도 그녀의 몸을 훔쳐보던 시선을 재빨리 얼굴 쪽으로 돌려 마주 보았다.
“몇 시예요?”
“네 시 조금 넘었어요.”
숙모가 내 눈을 쳐다보는 동안 나도 그녀를 마주 보며 미소를 지어 주었다. 예쁘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처럼...
“도련님이 그렇게 봐 주니까 참 좋다...”
“좀 더 자요. 시간 많이 남았어요.”
침대 위에 어정쩡하게 놓여 있던 내 손을 그녀가 쥐더니 그걸 자신의 뺨 위에 올려놓더니 마치 강아지처럼 비벼왔다. 그 감촉이란... 내가 손을 움직여 뺨을 쓰다듬어 주자 그녀의 두 눈이 실처럼 가늘게 감겼다.
“옆에 있어 줘요, 도련님.”
뺨을 어루만지던 내 손이 이마로, 그 다음에 귓불로 향했다. 오묘한 연골의 융기를 따라 내려온 후 턱과 만나는 곳에서 안쪽으로 일직선을 긋다, 마치 지나가던 길에 거기 있어 그런 것처럼 붉은 입술을 지그시 눌렀다. 숙모는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 내 추행을 받아 들였다. 입술을 두어 바퀴 돌던 손가락이 턱 선을 지나 목의 정중앙을 따라 내려 왔다. 양쪽 쇄골이 만나 이루는 움푹한 함몰에서 다음 행선지를 놓고 고민 중... 그러다 내 쪽으로 난 쇄골의 구릉을 따라 움직였다. 슬립의 끈에 막히자 또 고민... 이제는 노골적으로 행선지를 밝힐 수 밖에 없었다.
슬립의 끈을 따라 아래로... 숙모의 목젖이 빠르게 위로 올라갔다 다시 돌아왔다. 이제 손가락은 경계가 불분명한 유방의 영역 위에 있었고, 손가락 끝 아래로 푹신한 지방의 탄력의 느껴졌다. 그래도 흰 천의 안쪽을 감히 침범하지 못하고, 삼각형의 한 변을 따라 가슴의 가운데로... 깊은 골짜기에 잠시 머물다 반대편 삼각형 변으로 미끄러졌다.
이번에는 반대편 끈을 타고 올라가는 내 손가락... 거부하는 기색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그만 두려고 숙모의 얼굴을 살피며, 나는 손가락을 끈의 아래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방향은 위가 아닌 바깥쪽... 하얀 끈이 애처럽게 밀리다 마침내 어깨의 최대 융기를 넘어 무기력하게 흘러 내렸다. 유방의 위쪽 반이 노출되고 유두를 둘러싼 연갈색의 테두리가 위태위태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나도 마른 침을 삼켰다.
손가락 네 개를 갈퀴처럼 만든 다음 피부를 부드럽게 긁으며 어깨에서 가슴으로 향했다. 가늘게 떨리는 숙모의 눈끝... 손가락이 가슴의 능선을 타고 올랐다. 정상의 직전에는 슬립의 하얀 천이 버티고 있었지만, 노도 같은 손길에 그저 밀려날 수밖에... 내 중지와 약지 사이로 작고 둥그런 갈색 꼭지가 스쳐 지나가더니 이제 그녀의 한 쪽 가슴은 가릴 것 하나 없이 내 따가운 시선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었다.
탄성이 나오려는 걸 겨우 억눌렀다. 한 쪽 가슴을 드러낸 숙모의 모습이 음란하기 보다는 수줍게 보이는 이유가 뭘까? 거대한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살덩이는 거칠어진 호흡에 따라 어쩔 줄 모르고 요동치고 있었다. 손바닥을 펴서 그 살덩이를 살포시 덮어 주었다. 그 아찔한 감촉...
“흐으~~~!”
숙모의 입에서 나온 느린 탄식과는 달리 심장은 달리는 말의 그것처럼 뛰고 있었다. 지그시 압력을 가하며 천천히 원을 그려 주자, 말랑거리는 살덩이 속에서 단단한 꼭지가 있는 힘껏 손바닥을 밀어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엄지와 손바닥 사이의 간격을 좁히자 살덩이의 형체가 무너지면서 꼭지가 천정을 향해 발끈 솟아올랐고, 숙모의 턱도 꼭지를 따라 공중에 치들렸다. 그러기를 수 차례... 희롱을 견디지 못한 숙모의 얼굴이 반대쪽으로 돌려졌다. 의기양양한 손길은 이제 또 다른 목적지를 향해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천을 쓸던 손바닥을 배꼽 언저리에서 멈춘 건 숙모에게 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덤으로 군살 하나 없는 아랫배의 감촉을 만끽하며... 예전 엘리베이터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나는 그녀가 마음먹은 이상, 사타구니에 대한 손의 침입은 허용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분명 그렇게 말했었다. ‘만지기만...’ 반대쪽 손도 놀리지는 않았다. 한 손으론 아랫배에 원을 그리면서, 다른 손으로는 내 쪽의 유방을 가리고 있는 천 조각을 벗겨내는 어려운 미션을 나는 훌륭히 완수했고, 고생한 내 손은 유방의 부드러운 감촉을 만끽할 수 있는 보상을 받고 있었다.
아랫배를 만지던 손은 이제 몸의 바깥쪽을 타고... 은은히 내비치는 검은 속옷을 지나 허벅지의 안쪽을 탐험하고 있었다. 무릎의 안쪽까지 굳이 내려간 이유는 치부를 가리고 있는 천을 걷어내기 위한 명분을 얻기 위해서였다. 이제는 손을 천천히 쓸어 올려 숙모의 맨살을 훑었다. 중심에 가까이 갈수록 점점 뜨거워지는 열기... 숙모의 가늘고 긴 손가락이 시트를 움켜쥐고 있는 걸 보며, 그녀가 내 공격을 예상하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허벅지에서 올라온 손이 슬립 아래를 파고 들었다가, 허벅지와 아랫배의 경계에서 다시 검은 천조각의 아래로 파고들었다. 손의 방향을 그녀의 몸 중심을 향하도록 돌리자, 부드럽던 허벅지의 근육이 딱딱하게 굳었다가... 다시 풀어지는 게 느껴졌다. 그대로 손을 밀자, 팬티의 부드러운 질감이 손등을 스치고, 이윽고 손가락 끝에 걸리는 까칠한 수풀의 감촉... 그걸 헤치고 나가자 살갗의 탄력 아래로 치골의 견고함이 느껴졌다. 잠시 손을 그대로 두고 고개를 숙여 내 쪽에 있는 갈색 꼭지를 노렸다. 입술 사이에 느껴지는 그 딱딱한 돌기...
“아...!”
연기에는 거의 프로에 가까운 숙모도 자극에 대한 반응만은 정직했다. 왜 여자는 애무만으로도 신음할 수 있는데 남자는 그렇지 않을까? 꼭지에 가학적인 음압을 가하면서 아직까지 치골 언저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손의 새끼손가락을 벌려, 클리토리스가 있을 만한 언저리에 지그시 압력을 가하며 쓰다듬었다.
“흐응...!”
어쩌면 그렇게 타이밍 적절한 신음 소리마저도 여자의 연기일지도 몰랐다. 학습의 효과는 놀라운 것이니까, 여자도 분명 남자가 자신의 신음소리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을 테니... 그게 꾸민 것이든 아니든 나도 숙모를 제대로 흥분시키고 있다는 속물 같은 만족감에 용기백배했다. 이제는 모든 손가락을 치골을 넘어 아래쪽으로 투입했다. 갈라진 금의 위쪽부터 아래쪽까지 왕복시키는 동안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를 매끈거리는 액체가 음부 전체로 번졌다. 그 액체의 근원으로 생각되는 구멍 속으로 가운데 손가락을 슬며시 밀어넣자 지금껏 무기력하게 늘어져 있던 두 다리가 움직임을 막으려 내 손을 조였다.
“흑!”
허벅지의 저항을 무시하고 본격적으로 그녀의 음부를 희롱하기 시작했다. 엄지로는 음핵을 문지르며, 중지로는 질 벽에 느리지만 꾸준한 마찰을 일으켜 주었다. 그리고 둘째, 넷째 손가락은 바깥 살을 누르고 있다 간헐적으로 모여 속 입술을 압박... 숙모의 허리가 이리저리 비틀리고, 입에서는 작지만 지속적인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흠.... 흠.... 흠....”
더 이상 진전하지 못하고 같은 애무만을 계속하고 있었다. 예전에 그녀의 팬티를 벗기려다 거부당했던 경험 때문에 섣불리 더 이상의 행동을 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손가락만 가지고는 숙모에게 더 큰 쾌감을 주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팬티 속에서 손을 움직이고 있으니 점점 힘들기도 하고...
마침내 팬티 속에 있던 손을 빼내고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내가 뭘 하려 하는지 숙모도 알 거라 생각했고, 그걸 거부하려면 그 때가 가장 좋은 타이밍이었다. 내가 침대의 아래쪽으로 돌아가는 기척을 느꼈겠지만, 그녀는 여전히 머리를 벽 쪽으로 돌린 채, 애무의 여운으로 인한 가뿐 숨만 몰아쉬고 있었다. 무언의 동의로 인해 내 심장은 벅차게 뛰기 시작했다. 그녀의 다리 위에 걸터 앉아 팬티를 아래로 잡아당기자, 그녀도 엉덩이를 올려 이의 없다는 의사 표시를 해 주었다.
천 쪼가리로 변한 팬티를 완전히 벗겨내 버린 후 슬며시 무릎을 밀자, 두 다리가 힘없이 벌어지고 드디어 내 눈에 그녀의 음부가 생생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 검붉은 바깥 입술 사이에 슬며시 삐져나온 유난히 붉은 속살... 그 언저리가 온통 번질거리고 있는 이유는 좀 전의 손가락 장난 때문이었다. 숙모가 내 시선의 추행을 견디지 못하고 한 팔을 들어 눈을 가렸다. 허리를 숙여 수풀의 아래.. 살이 갈라지는 지점에 입술을 대고 딥 키스를 가해 주었다. 어쩔 줄 모르는 숙모의 반응...
“하아...! 도련님.”
혀로 쓸어주자 다시 뭉쳐지는 공알... 그걸 건드리기만 해도 육체 전체가 비틀린다는 게 참 경이롭기만 했다. 공알에 머물던 혀가 금 사이를 훑으며 항문의 앞쪽까지.. 그리고 다시 오던 길을 거슬러 올라가 공알까지...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는 동안 숙모의 신음소리는 점점 처절하게 변했다. 그런데...
“도...도련님, 약속해 줘. 넣지 않는다고...”
그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삽입을 하지 않으면,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일까? 혀와 손가락은 되는데 성기는 안 되는 이유가 뭘까? 그저 살덩이가 살 속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 뿐인데... 그래도 그 상황에서 그 주제를 가지고 그녀와 토론을 할 수는 없었다. 아쉽지만 그녀의 의사를 존중해 줄 수 밖에...
“걱정하지 마세요, 작은 엄마.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을게...”
“원해도... 조금 있다 제가 원한다고 해도 하면 안돼요. 응?”
자신을 잘 믿지 못하는 구나.
“하지 않을게요, 절대로...”
보험 들어 놓아 안심했기 때문일까? 숙모는 마음껏 흥분하기 시작했다. 내 혀는 그녀의 음핵을 누르고, 그녀의 손은 내 머리를 눌렀다. 속 입술을 헤치고 손가락을 밀어 넣자, 질 벽이 기다렸다는 듯 단단하게 뭉치며, 길이 전체를 압박해 왔다. 다시 뒤로 물렀다가... 속살을 헤치며 전진...
“하아... 하아... 하아... 미치겠어! 하아...”
‘푸걱... 푸걱... 푸걱... 푸걱...!’
“하아... 도... 도련님... 나... 나... 도련님 거... 하아.. 하아... 너.. 넣구 싶어.”
이런... 크크크. 그래서 미리 다짐을 받아 두었구나. 약속을 했으니, 성기를 넣을 수는 없고 해서, 대신 손가락을 하나 더 선사했다. 질 속에서 손가락 사이를 벌리자, 팽팽히 벌어지던 질 벽이 질 수 없다는 듯 강하게 조여오기 시작... 동시에 음핵에 강한 음압을 가해 주니, 숙모의 몸까지 뻣뻣하게 굳으며, 절정을 향해 갔다.
“흐으응! 흐응! 으.......응!”
몇 초 동안 숨소리가 들리지 않더니, 다시 헉헉 거리는 거친 숨소리... 푸들거리는 그녀의 긴장이 풀어질 때까지 애무를 계속해 주었다.
“도... 도련님...”
“네?”
“저... 이제...”
“그만 할까요?”
얼굴을 올려 숙모 얼굴을 마주 보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끄덕 하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어떡해.... 창피해...”
“이게 왜 이렇게 되었을까?”
아직도 허연 거품이 묻어 있는 손가락을 들어 보여주자, 숙모가 화들짝 놀라며 몸을 일으키더니 시트를 집어 손가락을 감쌌다.
“짓굳어, 도련님.”
그녀를 당겨 붉어진 입술에 내 입술을 가져다 붙였다. 그녀도 내 허리를 당겨... 호응.
“저 좀 씻고 산책하러 가요, 작은 엄마.”
아쉽지만, 파티는 끝났다. 욕실에 가서 옷을 벗은 후 샤워기를 틀었다. 잔뜩 헛물만 켠 채 여전히 화가 나 단단하게 굳어있는 좆 기둥을 슬며시 쥐어 보았다. 요 놈을 어떻게 달래주나? 눈을 감고 조금 전에 보았던 숙모의 몸을 떠올리며 기둥을 훑었다. 그 풍만하고 탄탄한 유방의 감촉... 손가락을 조여 오는 질의 압력...
“풋!”
눈을 떴다.
“작은 엄마!”
“흐흐흐흐!”
에이씨... 쪽 팔리게... 다급하게 타월을 가져다 사타구니를 가리고 샤워기를 잠궜다. 열린 욕실 문 앞에 서있는 숙모의 얼굴이 웃음을 참느라 벌개져 있었다. 여전히 은색 슬립 차림의 그녀...
“방에는 욕실 없어요?”
“씻으려는게 아니구요.”
숙모가 욕실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이어 ‘딸깍’하는 잠김음... 그녀의 얼굴에 묘한 미소가 떠올랐다.
“빚을 진 것 같아서...”
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흥분이 밀려 올라왔다. 빚을 갚으러 온 거라면... 그녀가 야릇한 시선을 내 얼굴에 고정한 채 얼굴을 살짝 비틀어 변기를 가리켰다. 앉으라는 뜻이려니... 내 앞에 다가온 그녀가 사타구니를 가린 타월을 벗겨내자 강철처럼 뻣뻣해진 좆 대가리가 염치없이 고개를 내밀었다. 타월을 두어번 접어 내 앞에 깔고서, 그녀가 무릎을 타월 위에 올렸다. 긴 손가락이 기둥 끝에서 뿌리까지 직선을 그었다. 그리고 다시 내 얼굴을 향하는 그녀의 시선...
“이상한 여자로 보면 안돼요. 알았죠?”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목적 달성을 위한 작업으로 되돌아갔다. 기둥을 훑는 그녀의 손길은 이미 경험이 많다는 걸 증명하듯, 너무도 부드럽고 자극적이었다. 짜릿한 감촉에 빠져들면서도 나는 욕심을 잊지 않았다. 그녀의 어깨에 걸쳐져 있는 슬립 끈을 밀어 벗기고, 풍성한 유방 하나를 드러내 놓았다. 손놀림에 따라 흔들거리는 그 풍성한 살덩어리... 보여주기 싫다는 듯 숙모가 고개를 숙여 내 시선을 차단했다. 그리고 연이어 귀두 끝에 닿는 부드러운 점막의 감촉...
“으음...”
숙모의 입에 내 껄 넣다니... 정복자의 짜릿한 쾌감으로 인해 몸이 떨려 왔다. 삼촌의 결혼식 날 처음 보았던 숙모의 모습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웨딩드레스 때문인지 마치 성녀처럼 보이던 그녀가... 지금은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내 남성을 입에 머금고 있다... 나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
발칙하게도 한 손을 숙모의 머리 위에 얹어 쓰다듬었다. 마치 그녀가 내 소유가 된 것 같은 착각... 숙모는 조카의 건방진 행동에 대해 아무런 토를 달지 않고, 재밌는 장난감을 받은 아이처럼 좆 기둥을 가지고 노는 데 열중했다. 그녀의 혀가 귀두와 기둥이 만나는 내 취약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자 어쩔 수 없이 허리가 빳빳하게 펴지고, 정액에 좆 끝에 몰려들어 튀어나가겠다고 아우성을 치기 시작했다.
“나... 나올 거 같은데...”
입을 떼라는 뜻인데... 손놀림을 빨리 하라는 뜻이 아닌데... 작은 엄마... 이러다간... 으윽....
“으읏!”
통렬한 쾌감으로 목이 뒤로 꺾였다. 내가 그녀의 머리칼을 쥐고 있다는 걸 알아챘지만 그걸 놓아줄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염치없는 내 좆 기둥은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짜내고서야 수축을 멈추고 얌전해졌다. 숙모가 조용히 몸을 일으켜 입에 모였던 정액을 세면기에 내뱉었다.
“많기도 해라.”
입을 헹구고 난 그녀가 아직까지 무기력하게 변기 위에 앉아 있는 나를 쳐다보고 배시시 웃었다.
“뭔가 또 나올 게 있어요?”
“풋!”
“무인도에 가도 도련님과 함께 가면 굶어죽진 않겠어요.”
“입만 대면 먹을 게 나오는 호스가 있어서요?”
“맞아요, 호호호. 근데 맛은 별루네.”
“입에 해서 미안해요.”
“그럼 얼른 씻고 나가서 커피 한 잔 만들어 놔요, 도련님. 진하게...”
식구들이 차례로 돌아왔다. 유미 누나와 진규 군... 그 다음엔 선미 누나와 광식 군...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손님, 차 상무와 그의 딸 혜린. 혜린을 보기가 좀 껄끄러웠다. 약속을 어긴 셈이니... 하지만 그녀는 크게 개의치 않는 듯... 저녁 식사 시간 내내 떠들썩한 건 역시, 관록의 차 상무 덕분이었다. 그리고 놀라운 건, 유미 누나와 혜린과의 관계였다. 언제 저렇게 친해질 기회가 있었을까? 아침부터 시작된 유미 누나의 쾌활함은 그때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혜린 씨하고 유미는 꼭 단짝친구 같다?”
선미 누나의 질문에 대답한 사람도 유미 누나였다.
“응, 혜린이가 오늘 하루 종일 스키 가르쳐 줬어. 덕분에 중급자 코스도 가봤어.”
“제가 외모도 빼어나지만, 스키 실력도 좀 되거든요, 호호호.”
“언제 그렇게 스키를 배웠어요?”
“노는 건 뭐든 잘해요. 공부만 빼고...”
분위기가 좋아서인지 노래방에 가자는 차 상무의 제의에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노래방이 원래 그의 계획에 있었는지, 우리가 도착하기도 전에 테이블 세팅이 끝나 있었다. 게다가 전세라도 낸 듯, 우리 방 외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었는데도, 주인 아주머니가 아예 간판을 끄고 문을 잠궈 버렸다.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니예요, 차 상무님?”
“어이구, 우리 정 대리님이 이 먼데까지 오셨는데, 이 정도는 해야죠. 사실 동네가 별 볼일 없어 대접이 시원찮아 걱정입니다.”
차 상무의 입장에서 보면 광식 군은 상당히 껄끄러운 원청업체 보스의 후계자니,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 주는 게 당연한 것일 터였다. 내가 감탄스러운 건 마치 그게 자신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우리가 느끼도록 할 수 있는 차 상무의 능력이었다. 후천적이든 선천적이든 그 능력 하나만으로도 그는 회사에서 인정받을 자격이 있었다. 게다가 그 핏줄을 이어받아 그러는 건지, 분위기 메이킹에는 그에 못지 않은 그의 딸... 혜린. 분위기가 좀 쳐진다 싶으면, 빠른 템포의 노래에 엄청난 춤 솜씨로 금방금방 되살려 내곤 했다.
시간이 꽤 흐르고, 술도 꽤 돌았다. 이제는 다들 기세가 한 풀 꺾여 느린 노래에 맞춰 얼싸안고 춤을 추고 있었다. 이미 상당히 마신 나도 소파에 기대 앉아 앞에 나가 노는 커플들을 멀건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진지한 자세로 노래하고 있는 진규 군과 그 옆에서 어색하게 장단을 맞추고 있는 유미 누나... 술 대신 물을 더 많이 마셔 아직은 버티고 있는 광식 군과 선미 누나... 그리고 차 상무와 혜린...
아빠와 부둥켜 안고 돌고 있는 혜린... 나는 그녀의 지칠 줄 모르는 체력에 놀라고 있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놀라운 주량... 나와 비슷한 수준으로 마신 것 같은데 여전히 그녀는 팔팔하게 무대를 누비고 있는 것이다.
저 부녀는 단 둘이 노래방에 놀러 왔어도 잘 놀 거야... 어쩌면 아빠와 딸 사이가 저렇게 스스럼없을까? 우리 집 같으면 저런 건 꿈도 못 꾼다. 딸이 아빠에게 저렇게 매달려 있을 수 있다니... 아빠도 딸 보다는 애인이랑 노는 것 같아... 어떻게 딸 엉덩이를 더듬을 수...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눈을 부릅뜨고 그들을 관찰했다. 차 상무의 손이 혜린의 스커트 아래로 들어가 있었다. 혜린의 몸이 벽 쪽에 있고 차상무의 올챙이 같은 아랫배가 혜린의 몸을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차단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해괴한 장면은 그들과 같은 쪽 소파에 앉아 있는 나 말고는 볼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자세히 보니 혜린도 허리 아래쪽을 앞으로 내밀어 차 상무의 아랫도리에 비벼대고 있었다. 세상에... 저게 아빠와 딸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짝짝짝 소리와 함께 모두들 자리로 돌아오고 차 상무가 마이크를 쥐었다. 혜린이 내 옆에 털썩하고 몸을 내려 놓더니, 양주잔을 집어 내밀었다.
“원 샷!”
‘쨍’하고 부딪치고 목구멍에 털어 놓았다. 그녀의 술 잔도 비어 있었다.
“누나 참 잘 마셔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던 혜린이 내 쪽을 쳐다보더니, 큭 하고 웃었다.
“잘 마시긴... 방금 마신 게 네 잔 째야.”
“사십 잔은 마시는 것 같던데요?”
그녀가 담배를 한 모금 빨더니, 후~ 하고 연기를 내뱉었다.
“내가 무슨 술독이니? 마시는 척 하면서 버리는 거지.”
“아...!”
그제서야 그녀의 쎈 주량이 이해가 되었다. 그녀한테는 마음 놓고 놀 수 있는 자리가 아닌 게 분명했다.
“왜 안 나왔니?”
“첫날이고 해서 가족이랑 함께 있으려구요.”
“그럼, 전화라도 해 주지.”
“미안해요. 근데 제가 전화하겠다는 약속 하지 않았잖아요.”
“요런 데서... 나 같이 잘 빠진 년 퇴짜 놓는 녀석이 있을 줄은 몰랐지.”
“아빠랑 이런 데 자주 오세요?”
“이런 데라니?”
“이를테면... 아빠 회사 손님들 접대하는 자리...”
“응? 호호호. 응. 꽤 자주...”
“힘들겠어요. 술도 버려야 하고. 노는 게 아니라 꼭 일하는 것 같아요.”
차 상무의 노래 소리가 커서 들리지 않을 것 같았는지, 그녀가 입을 내 귀에 가져다 댔다.
“맞아... 일해...”
그녀가 혀를 내밀어 내 귀를 핥은 것보다 더 놀라운 게, 그녀의 대답이었다. 일 한다니... 도우미도 아니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마주 보았다.
“무슨 뜻이예요?”
그녀가 싱긋 웃었다.
“말 그대로 일 한다고... 대상이 너였으면 훨씬 재밌겠다만...”
그녀가 담배를 비벼 끄더니, 자리에서 일어서 무대로 걸어 나가더니 아직껏 노래를 부르고 있는 아빠 옆에 서서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부담스러운 술자리라는 뜻이려니 하고 잊어버렸다.
유미 누나와 진규 군, 그리고 이모가 버티지 못하고 먼저 자리를 떴다. 그만 좀 끝낼 것이지... 하지만 차 상무는 우리를 놔줄 생각이 없었다.
“이제부터 한 번 본격적으로 마셔 봅시다.”
아예 작정을 했는지 자신도 혀가 꼬구라질 만큼 취해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잔을 내밀었다. 물 반, 술 반 마시며 버티던 광식 군은 소파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고, 넙죽넙죽 받아 마시던 선미 누나는 아예 옆으로 쓰러져 버렸다. 젊은 혈기로 무장한 나는 나이 든 차 상무에 지기가 싫어 버티고는 있었지만, 이미 소파가 빙글빙글 돌 정도로 술이 올라 있었다.
“저... 화장실 좀...”
비틀거리며 화장실을 찾아 찬 물로 얼굴을 씻었다. 진짜 강적이네, 쳇. 다시 비틀거리며 방으로 복귀... 그런데 광식 군이 없다.
“우리 매형.. 어디 가셨어요?”
“아, 잠시 바람 좀 쐰다길래... 혜린이 같이 보냈으니 별 일 없을 거야. 우리 둘이 몇 잔 더 먹지.”
“이제 그만 들어가 봐야겠어요.”
“에이 젊은 친구가 시시하기는... 자형 오실 때까지만 있다 가자니까.”
은근히 자존심을 자극하는 그 말에 슬며시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좋아... 내일 일정은 모두 포기 하더라도...
얼마나 마셨을까? 마치 술독 그 자체인 것 같던 차 상무의 고개도 옆으로 쳐지기 시작했다. 그럼 그렇지, 크크크. 이겼다는 승리감에 도취되어 패색이 완연한 그에게 다시 한 번 술잔을 들이 밀었다.
“자, 차 상무님. 원 샷!”
거의 본능처럼 입에 술을 들이부은 그가 소파에 몸을 일으켰다.
“어디 가시게요?”
“어... 화장실 좀... 젊은 친구가 쎄긴 쎄네.”
비틀거리며 룸을 빠져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유치한 승리의 쾌감에 입 꼬리가 올라갔다. 이제 더 먹자는 말 못하겠지...
“누나, 이... 일어나. 들어가 자야지... 매형 찾아 가지고 올게.”
내 발걸음도 비틀거리고 있었다. 간신히 카운터에 도착했지만, 주인도, 종업원도 자러 간 듯 자리에 없었다. 어딜 간 거야... 젠장... 화장실에 들렀더니, 세면대를 붙잡고 주저앉아 졸고 있는 차 상무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길다란 복도 양쪽에 있는 불꺼진 룸의 문을 일일이 하나씩 열어보았다. 맨 마지막 방... 손잡이를 돌리려던 내 귀에 들려오는 가느다란 비음이 파고들었다. 낮에 들었던 숙모의 그것과 비슷한 여자의 신음 소리... 누군지는 몰라도 그걸 하고 있구나, 크크크.
문을 여는 대신, 문에 붙은 작은 유리를 통해 룸 안을 들여다 보았다. 테이블 위 갓이 씌워진 촛불의 희미한 조명... 맞은편 소파 위에 남자가 앉아 있고, 그 남자 위에 여자가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비음은 그 여자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듯... 여자의 뒷모습이 연신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 실례할 뻔 했네.
돌아서려던 내 몽롱한 머리 속에 여자의 옷차림이 떠올랐다. 저 옷은 틀림없이 혜린... 그러면 남자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노래방에 손님이 하나도 없었는데... 다시 눈을 유리에 대고 안을 들여다 보았다. 꿈틀거리고 있는 여자는 혜린이 틀림없었다. 남자의 모습이 보일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설마...
하지만 이미 내 마음 속에서는 혜린의 상대가 광식 군일 거라고 단정 짓고 있었다. 그래... 차 상무와 혜린은 부녀관계가 아닐 것이다. 혜린이 차 상무를 아빠라고는 불러도... 그건 그냥 호칭일 뿐. 혜린은 분명 일을 하러 온 게 맞을 것이다. 무슨 일? 서울에서 온 귀한 손님을 접대하는 일일 테지.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가족끼리 함께 왔는데, 저런 접대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광식 군의 마누라가 엄연히 옆방에서 버티고 있는데... 그래서 그렇게 차 상무가 술을 돌린 거구나.
가슴 속에서 뭔가가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혜린의 움직임이 멈췄다. 바닥을 딛고 서더니 점차 테이블의 수평선 너머로 내려가는 그녀의 상체... 그리고 드디어 남자의 얼굴이 보여지기 시작했다. 이것들이...!! 머리를 뒤로 젖히고 있는 광식 군의 눈은 감겨져 있었고, 그걸 본 내 눈에는 불똥이 튀었다.
‘이 씨발...!’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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