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시는 분들이 있네요....
부족한 글입니다.
이런 글을 쓰기에도 스스로 부끄러울 정도네요...
쉬는 동안 허접한 글이나마 계속 쓰고 싶은 욕망이 생겼습니다.
아무래도 저에게는 비뚫어진 성에 대한 환상이 존재하나 봅니다.
하지만 현실과는 많이 동떨어졌기에 이렇게 글로나마 스스로 위안을 삼는듯 합니다.
보시는 분들도....아시겠지만...환상은 환상일때..아름답고 야하리라 생각됩니다.
이걸 현실로 연결시키려는 순간....추해지고....어려워집니다.
그리고 설사 현실로 어느정도 연결 시킨다 할지라도 결국 후회로 남게 될듯 합니다.
그냥 글로만 즐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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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최고야....형 부러워.”
현정은 지원의 말에 자신과의 결혼이 너무나도 자랑스럽다는 듯이 입이 헤 벌어져 있는 지후를 바라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실소를 흘렸다.
더우기 그렇게 지후에게 말하면서도 흘낏흘낏 자신을 쳐다보는 지원의 시선을 느끼는 자신이 이상하게 생각되기도 했다.
‘휴...도대체...이건 무엇일까....도대체 왜 이런 감정이.....’
지원은 점점 현정을 바라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자신을 느껴야만 했다.
완벽했다.
세상에 저렇게 완벽한 여인이 있다는 것을 믿을수가 없었다.
비록 취향이라는 것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면 현정은 완벽하게 자신의 취향과 부합되는 여자였다.
처음에 느낀 느낌...하지만 형수가 될 여자였기에 애써 마음속에서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가면 갈수록....더욱 더 강해지는 현정에 대한 마음은 정말 참을수가 없었다.
‘하....아....어떻게 저렇게......아름다운.....여자가 있을까..’
지원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어야만 했다.
형 지원이 옆에 있기에...그리고 형수가 되었기에 표가 나지 않도록 현정의 모습을 훔쳐보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한없이 초라함을 느꼈다.
하지만 수없이 마음을 잡고 결심을 해도 어느새 현정의 모습에 넋을 잃고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에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현정은 비행기가 이륙함에 느껴지는 느낌에 눈을 감았다.
귀가 멍멍해지자 현정은 눈을 꼭 감고 침을 삼켰다.
그러자 귀가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고 눈을 뗬다.
창가에 앉은 지후는 여전히 싱글벙글이었다.
현정과의 결혼전부터 지후는 세상을 모두 얻은 듯 행동했다.
그런 지후를 보면서 현정은 흐믓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마음 깊숙이 느껴지는 허전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현정의 마음을 알지도 못한채 바보처럼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지후의 모습에 현정은 역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만년설을 즐기면서 헬리스키를 타고 싶다는 지후의 주장을 처음에는 현정은 인정하기 싫었지만 동생 지원이가 가이드를 해 준다는 핑계를 들어 거듭 이야기하는 지후의 성화에 못 이겨 신혼여행은 캐나다로 정했었고 현정과 지후는 지원과 함께 비행기를 탔다.
결혼식 이후로 점점 지원을 대할 때마다 느껴지는 이상한 감정에 현정은 의식적으로 지원을 피하려 했지만 비행기에 타서도 우습게도 창가에 앉아야만 한다는 지후의 주장에 둘 사이게 앉게 된 현정은 좌불안석이었다.
연신 창가를 바라보면서 호들갑을 떠는 지후의 말에 못이긴 척 창쪽으로 몸을 기울이고는 있었지만 온 몸의 신경은 왼쪽의 지원쪽으로 향해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을 보면서 지원은 나름대로 때론 질투를...때론 포기라는 감정으로 스스로와 갈등하고 있었다.
그렇게 떠들던 지후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
이륙한지 두세시간이 흐르고 시끌벅적한 식사시간이 지나자 비행기 안은 불이 꺼졌고 조그만한 LCD화면에는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결혼식 준비에 연신 피곤했던 지후는 밥을 먹자 식곤증이 오는 듯 슬그머니 잠이 들고 말았다.
현정은 그나마 떠들면서 분위기를 주도하던 지후가 잠이 들어 버리자 찾아온 정적에 기분이 이상해졌다.
그래서 자신도 덩달아 무릎 위 기내 담요를 끌어 올리고 지후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았다.
지원은 살짝 고개를 돌려 보았다.
그러자 어스름한 어둠 속으로 빛나는 현정의 옆모습이 보였다.
하얀 살결.....너무나도 하얀색이어서 오히려 약간 푸르스름하게까지 보이는 투명한 살결이 눈에 들어왔다.
‘휴....’
지원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없이 빨려드는 자신...도저히 눈을 땔수가 없었다.
어느 순간 지원은 다시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안되....지..이러면....정신을 차려야지.....음악이라도 들어야겠다...’
지원은 역시 잠을 자는 척 하면서 올려 놓은 담요속으로 손을 움직였다.
귀에 꼽힌 헤드폰의 볼륨을 조절하기 위해 팔걸이의 버튼을 찾았다.
어느순간.....
지원은 얼음처럼 몸이 굳어졌다.
손안에 느껴지는 생소한...하지만 너무나 좋은 느낌....
버튼을 찾으로 팔걸이를 아무 생각 없이 더듬던 지원의 손 안에 들어온 것은 현정의 손이었다.
손안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느낌....세상에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부드러움이었다.
지원은 순간 당황하여 손을 빼려 했지만 지원의 손은 마치 자신의 손이 아닌 듯 지원의 생각을 거부했다.
손안의 부드러움을 포기할 수 없다는 듯이 지원의 손은 마냥 현정의 손을 손 안에 가득 안고만 있었다.
현정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잠을 자려고 했으나 잠이 오지 않았다.
지원 쪽으로 등을 살짝 돌리고 있었지만 현정은 이상하게 지원의 모든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지원의 시선...나지막한 한숨소리..
비록 그것이 어떤 감정인지는 확신이 들지는 않았지만 현정은 그 모든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신의 몸이 이상할 뿐이었다.
지원쪽의 자신의 몸이 점점 굳어갔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자신이 잠을 자지 않는다는 것을 들키는 것 같아 더욱 더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어느순간...
지원의 손이 자신의 손위에 덮여지자 너무나도 놀랐다.
사실 얼마든지 있을수 있는 일이었지만 가뜩이나 지원 때문에 긴장하고 있던 현정에게는 아주 크게 놀랄일이었다.
지원은 처음에는 손을 금방 때려고 했지만 자신의 손이 닫는 순간 움찔 했던 현정의 손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느끼고는 손을 떼어 내려는 노력이 점점 사라짐을 느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손 안의 부드러움을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느끼었다.
전기에 감전한 듯 찌르르한 느낌이 어느정도 사라지자 지원은 천천히 손에 압력을 가했다.
그리고는 손 안의 부드러운 현정의 손이 주는 기분 좋음에 온 몸이 반응을 했다.
현정은 지원의 손이 자신의 손을 덮자 자신도 모르게 움찔했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자신은 잠을 자고 있는 것이었다.
애써 잠을 자고 있음을 표현했기에 더욱 더 움직일수가 없었다.
잠을 자고 있지도 않으면서 잠을 자는 척 했다는 사실을 지원이 안다면 이상하게 느낄 것 같았다.
그래서 지원의 손이 자신의 손을 덥고 있음에도 꼼짝할 수가 없었다.
‘아....지원씨는 왜....’
현정은 지원이 왜 손을 떼지 않는지 궁금했다.
자신이야 그렇다 치지만 지원이 왜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지 점점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것보다는 지원의 손 안에 있는 자신의 손으로부터 느껴지는 이상한 감정이 온 몸을 휩싸는 것을 느껴야만 했다.
웬지 짜릿한 그 기분을....
지원은 점점 자신도 모를 기분에 휩싸이게 되었다.
움직이지 않는 현정의 손에 용기가 생겼는지도 몰랐다.
지원은 슬그머니 현정의 손을 자신의 손으로 쥐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현정의 손을 살짝 만지기 시작했다.
아주 적당한 살이 붙어 있는 현정의 손은....지원에겐 새로운 느낌이었다.
한낱 손에 불과했지만 지원에게 있어서 현정의 손은 단순한 손이 아니었다.
한없는 부드러운 살결...그리고 그 안의 작게 느껴지는 손가락 뼈조차 지원에게는 경이였다.
현정은 자신의 손을 잡아오는 지원의 손에 온 몸이 긴장되는 것을 느꼈다.
지원은 실수로 자신의 손을 덮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다.
지원의 손이 자신의 손을 조심스럽게 모아 잡았고 지원의 손가락이 자신의 손가락을 쓰다 듬었다.
짜릿했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짜릿함이 손으로부터 전신으로 퍼져갔다.
너무나 좋았다.
지원은 어느 순간부터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아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었다.
지원은 현정의 손이 주는 너무나도 좋은 느낌에 취해 버렸다.
더 이상도 필요 없었다.
현정의 손이 전부인양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소중하게 생각되었다.
자신도 모르게 현정의 손을 쓰다듬고 잡고 다시 쓰다듬음을 반복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지원은 정신이 들었다.
‘아.....’
지원은 현정이 잠을 자고 있지 않음을 느꼈다.
어떤 사람이라도 손을 잡히면서도 모를만큼 잠이 들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현정은 그러지 않을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다면....’
그 이상은 생각할 수가 없었다.
손만이라도....자신에게 허락되었다는 것이 너무나 황홀했다.
아니 허락이 아니라 어쩔수 없이 잡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지금 중요한게 아니었다.
다만 손 안에 느껴지는 황홀함에 취해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지원이 현정의 손을 잡아 천천히 돌렸다.
그리고 자신의 손가락을 현정의 손가락 사이사이에 삽입시켰다.
그리고는 천천히 현정의 손을 잡아갔다.
지원은 자신의 손바닥과 현정의 손바닥이 일치가 되고 현정의 가느다란 손가락 사이에 자신의 손가락들이 파고 들어가는 것을 아주 천천히 느꼈다.
그리고는 어느순간 완벽히 일치가 된 손에 힘을 주자 현정의 손이 완벽하게 자신의 손에 잡혀 있는 것을 느꼈다.
현정은 지원의 손이 주는 포근함에 기분이 점점 좋아졌다.
그 기분은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자신의 손을 소중하게 만지는 지원의 손길은 정말 기분 좋은 텃치였다.
어느순간부터 긴장이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시간이 해결해 준 것일까...
어느새 현정도 역시 지원의 손길을 즐기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지원의 손이 자신의 손을 잡아 왔다.
그리고 서서히 손을 한쪽으로 돌리고는 살짝 움켜쥔 자신의 손을 파고 들어 왔다.
현정은 지원의 손이 자신의 손에 깎지를 끼자 지금까지 느껴왔던 느낌보다 강한 짜릿함을 느낄수가 있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손에 서서히 힘이 들어갔다.
지원은 현정의 손에 깍지를 끼고 손바닥으로 느껴지는 손의 느낌과 손가락 사이사이 느껴지는 가느다란 현정의 느낌에 온 몸이 짜릿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자신의 손가락 사이에 단순히 잡혀 있던 현정의 손가락에서 가늘게 진동이 느껴졌다.
그리고는 서서히 벌어져 있던 현정의 손이 오무라 드는 것을 느꼈다.
어느 순간 현정과 지원은 서로의 손을 잡게 되었다.
비록 꽉 잡는 그런 강한 압력은 느낄정도는 아니었지만 둘의 손 사이에는 완벽하게 틈이 없어져 버렸다.
‘왜.....’
지원은 순간 충격에 휩싸였다.
현정은 잠을 자고 있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손을 마주 잡았다.
단순히 자신의 행위를 모르는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사를 미약하나마 전해 온 것이었다.
순간 지원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느껴지는 짜릿한 느낌에 몸이 떨려왔다.
지원과 현정은 그렇게 한동안 움직이지도 못하고 서로의 손을 잡고만 있었다.
좋았다.
너무나 좋았다.
가슴 가득 느껴지는 환희....
그리고 쾌감....
손에 불과했지만 두 사람의 상황에서는 그것은 그 무엇 이상이었다.
“으음...”
지원은 문득 들려오는 지후의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자신도 모르게 손을 빼려했다.
그런데....
현정의 손이 빼려는 지원의 손을 꼬옥 잡아왔다.
지후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던 현정이었기에 단순히 살짝 자세를 바꾸면서 지후가 소리를 냈다는 것을 알았고 그로 인해 빼려는 지원의 손을 자신도 모르게 꼬옥 잡아갔다.
지원은 마음속으로 계속 해서 부정하려 했던 그 모든 것이 사라짐을 느꼈다.
현정은 잠을 자는 것도 아니었고 잠결에 자신의 손을 잡은 것도 아니었다.
현정은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지원의 가슴은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아도 내내 두근거렸던 지원의 심장은 쿵쾅거리면서 심하게 박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현정을 보았다.
현정은 자신도 모르게 지원의 손을 꼬옥 잡았던 것을 깨닫고 얼굴이 순간 빨개졌다.
그리고 지원의 시선을 받는 옆 얼굴에 찌릿찌릿해졌다.
지원의 손이 점점 대담해졌다.
작고 가녀린 현정의 손을 즐기기 시작한 것이었다.
손바닥을 비비기도 하고.. 손가락을 움직여 현정의 손등을 어루만졌다.
현정은 얼굴이 화끈거리면서도 지원의 너무나도 좋은 느낌에 기분이 한없이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지원의 숨소리가 들렸다.
현정은 자신의 뒷덜미에 그 숨이 닿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둘은 서로의 손이 주는 그 표현할 수 없는 짜릿함에 모든 것을 잊은 듯 했다.
손만으로도 이렇게 기분 좋을수 있다는 것을 현정은 믿을수가 없었고 지원은 더더욱이나 그랬다.
“으음...”
“잘 잤어요?”
지후가 문득 눈을 뜨면서 신음소리를 냈다.
그러자 현정이 말을 했다.
여전히 둘의 손은 서로의 손을 잡은 상태였다.
지원은 순간 더욱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현정은......스스로의 의지로 지원의 손을 더욱 꼭 잡아왔던 것이었다.
지후가 눈을 떴음에도 불구하고....
곧 그 아쉬운 손을 때내야만 했다. 하지만 지원도...현정도 마음속에 그 무엇인가를 담아 더 없이 뿌듯함을 간직하게 되었다.
“야. 정말 오랜만이다.”
현정은 호텔의 로비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일행을 향해 크게 외치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두꺼운 옷으로 몸을 둘러싼 한 남자가 자신들을 향해 다가왔다.
“너...경철이 아냐?”
지후가 놀란 얼굴로 남자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래 이 자식아. 너가 여기 웬일이냐?”
“하하. 정말 반갑다. 이거 삼년만이지?”
“그래..짜식 그동안 신수가 훤해졌구나. 뭐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 보지?”
“좋은 일? 하하. 그래 좋은 일이 있었지..아...인사해라..형수님이시다.”
지후는 남자의 손을 잡고 악수를 하다가 뒤쪽에 엉거주춤 서 있는 현정을 보면서 이야기를 했다.
“형수님이라고? 아...너 결혼했구나. 이 자식이..”
남자는 지후의 등을 세게 한 대 갈기더니 성큼 성큼 현정을 향해 다가왔다.
“민경철이라고 합니다. 지후랑은 어렸을때부터 친구였지요.”
“강현정이라고 해요.”
현정은 살짝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정말 미인이십니다. 짜식 너 신수가 훤해진 이유를 알겠다. 하하.”
경철은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도둑 장가를 가다니.. 이 형님한테 이야기도 안하고..”
“짜식아, 너가 연락이 되야지 삼년전 소리도 없이 사라지더니 연락도 안하고. 이 나쁜 놈아.”
“하하. 그랬나? 하하. 어쨌던 이것도 인연인데 우리 한잔 하자.”
경철은 뻘쭘한 현정과 지원을 데리고 호텔의 지하 바로 데리고 갔다.
“신혼여행이라고? 하하하. 그렇구나. 지원이가 캐나다에 있으니 뭐 가이드 역할도 할테고...뭐 좋네...짜식 스키 타려구 너가 우겼구나?”
“뭐..그렇지..”
겸연쩍게 웃음을 짓는 지후는 현정을 보면서 다시 입이 찢어졌다.
“야, 임마. 너무 티내는거 아냐? 짜식.”
“하하, 부러우면 너도 장가 가라 임마.”
“뭐..제수씨정도 되는 여자 있음 당장이라도 간다. 하하하. 한잔 하자.”
경철은 호기롭게 잔을 들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현정은 괜히 불편했다.
경철이라는 친구는 대충 보니 남편의 절친이었던 것 같았으나 현정의 성격과는 맞지 않았다.
술을 좋아하고 친구를 좋아하는 전형적인 사람이었다.
그런 경철이 하두 현정에게까지 술을 권하는 바람에 지후만 흑기사로 술을 많이 마셨다.
하지만 목청 큰 경철의 이야기는 끊길줄 몰랐고 그런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현정은 그 자리가 불편하기만 했다.
그런 현정의 심정을 파악한 듯 지원이 입을 열었다.
“형. 형수 피곤할텐데 올려 보내지요.”
“아..그래. 그래야지.”
“아...제수씨 섭섭하네요. 뭐 별로 마시지도 않았으면서....”
“짜시야. 원래 술 잘 못해. 자꾸 그러면 나 화낸다.”
“짜식, 벌써 꽉 잡혔냐? 하하. 그럼 제수씨는 올라가시고요. 이놈은 제가 조금 데리고 있다가 올려 보내겠습니다.”
“아..네..그럼..전 이만..”
현정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약간의 현기증이 났다.
많이 마시지는 않았지만 경철의 성화에 두서너잔 마신 술의 영향이었을까...
“어....자기 취했나?”
“아..아니예요...괜찮아요.:
현정의 비틀거리는 모습에 놀란 지후에게 현정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지원이가 모셔다 드려라. 우린 한잔 더 해야겠다...”
경철은 막무가내로 지후를 붙들었다.
할수 없다는 듯이 지원이 일어나 현정과 바를 나섰다.
현정은 바를 나서는 순간부터 괜시리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지원과 함께였기 때문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자 그 기분은 더욱 이상해졌다.
하지만 현정도 지원도 비행기 안에서의 일에 대해서는 다시 거듭할 용기가 없었고 그래서도 안된다는 생각에 고개를 흔들었다.
‘딸칵’
방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자 유난히 문이 잠기는 소리가 현정의 가슴에 메아리쳤다.
현정은 거실의 소파에 기대 앉았다.
어색한 분위기가 돌았다.
지원이 냉장고의 문을 열고 목이 타는 듯 음료수 하나를 꺼냈다.
“드실래요?”
지원은 현정을 쳐다 볼 용기가 없었다.
“괜찮아요.”
지원은 간이 주방쪽으로 가서 컵을 하나 꺼내 들었다.
“꼴꼴꼴...”
음료수를 따르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현정은 소파에 몸을 기댄 채 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술기운일까...
현정은 온 몸이 다시 긴장됨과 동시에 뒤쪽의 지원의 시선이 느껴졌다.
지원은 단숨에 음료수를 들이키고 다시 컵에 남은 음료수를 전부 따랐다.
고개를 숙인 지원은 맞잡은 손이 어색했는지 손가락 장난을 시작했다.
지원은 현정의 뒤쪽의 벽에 몸을 기댄 채 지원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올린 머리 아래 살짝 드러난 현정의 목덜미가 시원했다.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이미 늦은 밤...
호텔의 방안에 두 남녀가 있었다.
문득 손이 저려옴을 느꼈다.
현정의 손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했다.
무슨 의미였을까....
어떤 마음이었을까...
지원은 비행기 안에서의 현정의 행동이 궁금해졌다.
비록 마음 깊은 곳에서는 어떤 결론이 내려졌음에도...
지원은 수십번도 더 생각해야만 했다.
현정은 형의 여자이기에...
하지만 수없이 억누르고 억눌러도 현정의 모습은 지원의 가슴속을 온통 휘저었다.
부족한 글입니다.
이런 글을 쓰기에도 스스로 부끄러울 정도네요...
쉬는 동안 허접한 글이나마 계속 쓰고 싶은 욕망이 생겼습니다.
아무래도 저에게는 비뚫어진 성에 대한 환상이 존재하나 봅니다.
하지만 현실과는 많이 동떨어졌기에 이렇게 글로나마 스스로 위안을 삼는듯 합니다.
보시는 분들도....아시겠지만...환상은 환상일때..아름답고 야하리라 생각됩니다.
이걸 현실로 연결시키려는 순간....추해지고....어려워집니다.
그리고 설사 현실로 어느정도 연결 시킨다 할지라도 결국 후회로 남게 될듯 합니다.
그냥 글로만 즐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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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최고야....형 부러워.”
현정은 지원의 말에 자신과의 결혼이 너무나도 자랑스럽다는 듯이 입이 헤 벌어져 있는 지후를 바라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실소를 흘렸다.
더우기 그렇게 지후에게 말하면서도 흘낏흘낏 자신을 쳐다보는 지원의 시선을 느끼는 자신이 이상하게 생각되기도 했다.
‘휴...도대체...이건 무엇일까....도대체 왜 이런 감정이.....’
지원은 점점 현정을 바라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자신을 느껴야만 했다.
완벽했다.
세상에 저렇게 완벽한 여인이 있다는 것을 믿을수가 없었다.
비록 취향이라는 것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면 현정은 완벽하게 자신의 취향과 부합되는 여자였다.
처음에 느낀 느낌...하지만 형수가 될 여자였기에 애써 마음속에서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가면 갈수록....더욱 더 강해지는 현정에 대한 마음은 정말 참을수가 없었다.
‘하....아....어떻게 저렇게......아름다운.....여자가 있을까..’
지원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어야만 했다.
형 지원이 옆에 있기에...그리고 형수가 되었기에 표가 나지 않도록 현정의 모습을 훔쳐보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한없이 초라함을 느꼈다.
하지만 수없이 마음을 잡고 결심을 해도 어느새 현정의 모습에 넋을 잃고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에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현정은 비행기가 이륙함에 느껴지는 느낌에 눈을 감았다.
귀가 멍멍해지자 현정은 눈을 꼭 감고 침을 삼켰다.
그러자 귀가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고 눈을 뗬다.
창가에 앉은 지후는 여전히 싱글벙글이었다.
현정과의 결혼전부터 지후는 세상을 모두 얻은 듯 행동했다.
그런 지후를 보면서 현정은 흐믓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마음 깊숙이 느껴지는 허전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현정의 마음을 알지도 못한채 바보처럼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지후의 모습에 현정은 역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만년설을 즐기면서 헬리스키를 타고 싶다는 지후의 주장을 처음에는 현정은 인정하기 싫었지만 동생 지원이가 가이드를 해 준다는 핑계를 들어 거듭 이야기하는 지후의 성화에 못 이겨 신혼여행은 캐나다로 정했었고 현정과 지후는 지원과 함께 비행기를 탔다.
결혼식 이후로 점점 지원을 대할 때마다 느껴지는 이상한 감정에 현정은 의식적으로 지원을 피하려 했지만 비행기에 타서도 우습게도 창가에 앉아야만 한다는 지후의 주장에 둘 사이게 앉게 된 현정은 좌불안석이었다.
연신 창가를 바라보면서 호들갑을 떠는 지후의 말에 못이긴 척 창쪽으로 몸을 기울이고는 있었지만 온 몸의 신경은 왼쪽의 지원쪽으로 향해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을 보면서 지원은 나름대로 때론 질투를...때론 포기라는 감정으로 스스로와 갈등하고 있었다.
그렇게 떠들던 지후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
이륙한지 두세시간이 흐르고 시끌벅적한 식사시간이 지나자 비행기 안은 불이 꺼졌고 조그만한 LCD화면에는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결혼식 준비에 연신 피곤했던 지후는 밥을 먹자 식곤증이 오는 듯 슬그머니 잠이 들고 말았다.
현정은 그나마 떠들면서 분위기를 주도하던 지후가 잠이 들어 버리자 찾아온 정적에 기분이 이상해졌다.
그래서 자신도 덩달아 무릎 위 기내 담요를 끌어 올리고 지후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았다.
지원은 살짝 고개를 돌려 보았다.
그러자 어스름한 어둠 속으로 빛나는 현정의 옆모습이 보였다.
하얀 살결.....너무나도 하얀색이어서 오히려 약간 푸르스름하게까지 보이는 투명한 살결이 눈에 들어왔다.
‘휴....’
지원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없이 빨려드는 자신...도저히 눈을 땔수가 없었다.
어느 순간 지원은 다시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안되....지..이러면....정신을 차려야지.....음악이라도 들어야겠다...’
지원은 역시 잠을 자는 척 하면서 올려 놓은 담요속으로 손을 움직였다.
귀에 꼽힌 헤드폰의 볼륨을 조절하기 위해 팔걸이의 버튼을 찾았다.
어느순간.....
지원은 얼음처럼 몸이 굳어졌다.
손안에 느껴지는 생소한...하지만 너무나 좋은 느낌....
버튼을 찾으로 팔걸이를 아무 생각 없이 더듬던 지원의 손 안에 들어온 것은 현정의 손이었다.
손안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느낌....세상에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부드러움이었다.
지원은 순간 당황하여 손을 빼려 했지만 지원의 손은 마치 자신의 손이 아닌 듯 지원의 생각을 거부했다.
손안의 부드러움을 포기할 수 없다는 듯이 지원의 손은 마냥 현정의 손을 손 안에 가득 안고만 있었다.
현정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잠을 자려고 했으나 잠이 오지 않았다.
지원 쪽으로 등을 살짝 돌리고 있었지만 현정은 이상하게 지원의 모든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지원의 시선...나지막한 한숨소리..
비록 그것이 어떤 감정인지는 확신이 들지는 않았지만 현정은 그 모든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신의 몸이 이상할 뿐이었다.
지원쪽의 자신의 몸이 점점 굳어갔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자신이 잠을 자지 않는다는 것을 들키는 것 같아 더욱 더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어느순간...
지원의 손이 자신의 손위에 덮여지자 너무나도 놀랐다.
사실 얼마든지 있을수 있는 일이었지만 가뜩이나 지원 때문에 긴장하고 있던 현정에게는 아주 크게 놀랄일이었다.
지원은 처음에는 손을 금방 때려고 했지만 자신의 손이 닫는 순간 움찔 했던 현정의 손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느끼고는 손을 떼어 내려는 노력이 점점 사라짐을 느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손 안의 부드러움을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느끼었다.
전기에 감전한 듯 찌르르한 느낌이 어느정도 사라지자 지원은 천천히 손에 압력을 가했다.
그리고는 손 안의 부드러운 현정의 손이 주는 기분 좋음에 온 몸이 반응을 했다.
현정은 지원의 손이 자신의 손을 덮자 자신도 모르게 움찔했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자신은 잠을 자고 있는 것이었다.
애써 잠을 자고 있음을 표현했기에 더욱 더 움직일수가 없었다.
잠을 자고 있지도 않으면서 잠을 자는 척 했다는 사실을 지원이 안다면 이상하게 느낄 것 같았다.
그래서 지원의 손이 자신의 손을 덥고 있음에도 꼼짝할 수가 없었다.
‘아....지원씨는 왜....’
현정은 지원이 왜 손을 떼지 않는지 궁금했다.
자신이야 그렇다 치지만 지원이 왜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지 점점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것보다는 지원의 손 안에 있는 자신의 손으로부터 느껴지는 이상한 감정이 온 몸을 휩싸는 것을 느껴야만 했다.
웬지 짜릿한 그 기분을....
지원은 점점 자신도 모를 기분에 휩싸이게 되었다.
움직이지 않는 현정의 손에 용기가 생겼는지도 몰랐다.
지원은 슬그머니 현정의 손을 자신의 손으로 쥐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현정의 손을 살짝 만지기 시작했다.
아주 적당한 살이 붙어 있는 현정의 손은....지원에겐 새로운 느낌이었다.
한낱 손에 불과했지만 지원에게 있어서 현정의 손은 단순한 손이 아니었다.
한없는 부드러운 살결...그리고 그 안의 작게 느껴지는 손가락 뼈조차 지원에게는 경이였다.
현정은 자신의 손을 잡아오는 지원의 손에 온 몸이 긴장되는 것을 느꼈다.
지원은 실수로 자신의 손을 덮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다.
지원의 손이 자신의 손을 조심스럽게 모아 잡았고 지원의 손가락이 자신의 손가락을 쓰다 듬었다.
짜릿했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짜릿함이 손으로부터 전신으로 퍼져갔다.
너무나 좋았다.
지원은 어느 순간부터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아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었다.
지원은 현정의 손이 주는 너무나도 좋은 느낌에 취해 버렸다.
더 이상도 필요 없었다.
현정의 손이 전부인양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소중하게 생각되었다.
자신도 모르게 현정의 손을 쓰다듬고 잡고 다시 쓰다듬음을 반복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지원은 정신이 들었다.
‘아.....’
지원은 현정이 잠을 자고 있지 않음을 느꼈다.
어떤 사람이라도 손을 잡히면서도 모를만큼 잠이 들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현정은 그러지 않을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다면....’
그 이상은 생각할 수가 없었다.
손만이라도....자신에게 허락되었다는 것이 너무나 황홀했다.
아니 허락이 아니라 어쩔수 없이 잡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지금 중요한게 아니었다.
다만 손 안에 느껴지는 황홀함에 취해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지원이 현정의 손을 잡아 천천히 돌렸다.
그리고 자신의 손가락을 현정의 손가락 사이사이에 삽입시켰다.
그리고는 천천히 현정의 손을 잡아갔다.
지원은 자신의 손바닥과 현정의 손바닥이 일치가 되고 현정의 가느다란 손가락 사이에 자신의 손가락들이 파고 들어가는 것을 아주 천천히 느꼈다.
그리고는 어느순간 완벽히 일치가 된 손에 힘을 주자 현정의 손이 완벽하게 자신의 손에 잡혀 있는 것을 느꼈다.
현정은 지원의 손이 주는 포근함에 기분이 점점 좋아졌다.
그 기분은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자신의 손을 소중하게 만지는 지원의 손길은 정말 기분 좋은 텃치였다.
어느순간부터 긴장이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시간이 해결해 준 것일까...
어느새 현정도 역시 지원의 손길을 즐기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지원의 손이 자신의 손을 잡아 왔다.
그리고 서서히 손을 한쪽으로 돌리고는 살짝 움켜쥔 자신의 손을 파고 들어 왔다.
현정은 지원의 손이 자신의 손에 깎지를 끼자 지금까지 느껴왔던 느낌보다 강한 짜릿함을 느낄수가 있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손에 서서히 힘이 들어갔다.
지원은 현정의 손에 깍지를 끼고 손바닥으로 느껴지는 손의 느낌과 손가락 사이사이 느껴지는 가느다란 현정의 느낌에 온 몸이 짜릿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자신의 손가락 사이에 단순히 잡혀 있던 현정의 손가락에서 가늘게 진동이 느껴졌다.
그리고는 서서히 벌어져 있던 현정의 손이 오무라 드는 것을 느꼈다.
어느 순간 현정과 지원은 서로의 손을 잡게 되었다.
비록 꽉 잡는 그런 강한 압력은 느낄정도는 아니었지만 둘의 손 사이에는 완벽하게 틈이 없어져 버렸다.
‘왜.....’
지원은 순간 충격에 휩싸였다.
현정은 잠을 자고 있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손을 마주 잡았다.
단순히 자신의 행위를 모르는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사를 미약하나마 전해 온 것이었다.
순간 지원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느껴지는 짜릿한 느낌에 몸이 떨려왔다.
지원과 현정은 그렇게 한동안 움직이지도 못하고 서로의 손을 잡고만 있었다.
좋았다.
너무나 좋았다.
가슴 가득 느껴지는 환희....
그리고 쾌감....
손에 불과했지만 두 사람의 상황에서는 그것은 그 무엇 이상이었다.
“으음...”
지원은 문득 들려오는 지후의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자신도 모르게 손을 빼려했다.
그런데....
현정의 손이 빼려는 지원의 손을 꼬옥 잡아왔다.
지후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던 현정이었기에 단순히 살짝 자세를 바꾸면서 지후가 소리를 냈다는 것을 알았고 그로 인해 빼려는 지원의 손을 자신도 모르게 꼬옥 잡아갔다.
지원은 마음속으로 계속 해서 부정하려 했던 그 모든 것이 사라짐을 느꼈다.
현정은 잠을 자는 것도 아니었고 잠결에 자신의 손을 잡은 것도 아니었다.
현정은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지원의 가슴은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아도 내내 두근거렸던 지원의 심장은 쿵쾅거리면서 심하게 박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현정을 보았다.
현정은 자신도 모르게 지원의 손을 꼬옥 잡았던 것을 깨닫고 얼굴이 순간 빨개졌다.
그리고 지원의 시선을 받는 옆 얼굴에 찌릿찌릿해졌다.
지원의 손이 점점 대담해졌다.
작고 가녀린 현정의 손을 즐기기 시작한 것이었다.
손바닥을 비비기도 하고.. 손가락을 움직여 현정의 손등을 어루만졌다.
현정은 얼굴이 화끈거리면서도 지원의 너무나도 좋은 느낌에 기분이 한없이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지원의 숨소리가 들렸다.
현정은 자신의 뒷덜미에 그 숨이 닿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둘은 서로의 손이 주는 그 표현할 수 없는 짜릿함에 모든 것을 잊은 듯 했다.
손만으로도 이렇게 기분 좋을수 있다는 것을 현정은 믿을수가 없었고 지원은 더더욱이나 그랬다.
“으음...”
“잘 잤어요?”
지후가 문득 눈을 뜨면서 신음소리를 냈다.
그러자 현정이 말을 했다.
여전히 둘의 손은 서로의 손을 잡은 상태였다.
지원은 순간 더욱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현정은......스스로의 의지로 지원의 손을 더욱 꼭 잡아왔던 것이었다.
지후가 눈을 떴음에도 불구하고....
곧 그 아쉬운 손을 때내야만 했다. 하지만 지원도...현정도 마음속에 그 무엇인가를 담아 더 없이 뿌듯함을 간직하게 되었다.
“야. 정말 오랜만이다.”
현정은 호텔의 로비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일행을 향해 크게 외치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두꺼운 옷으로 몸을 둘러싼 한 남자가 자신들을 향해 다가왔다.
“너...경철이 아냐?”
지후가 놀란 얼굴로 남자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래 이 자식아. 너가 여기 웬일이냐?”
“하하. 정말 반갑다. 이거 삼년만이지?”
“그래..짜식 그동안 신수가 훤해졌구나. 뭐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 보지?”
“좋은 일? 하하. 그래 좋은 일이 있었지..아...인사해라..형수님이시다.”
지후는 남자의 손을 잡고 악수를 하다가 뒤쪽에 엉거주춤 서 있는 현정을 보면서 이야기를 했다.
“형수님이라고? 아...너 결혼했구나. 이 자식이..”
남자는 지후의 등을 세게 한 대 갈기더니 성큼 성큼 현정을 향해 다가왔다.
“민경철이라고 합니다. 지후랑은 어렸을때부터 친구였지요.”
“강현정이라고 해요.”
현정은 살짝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정말 미인이십니다. 짜식 너 신수가 훤해진 이유를 알겠다. 하하.”
경철은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도둑 장가를 가다니.. 이 형님한테 이야기도 안하고..”
“짜식아, 너가 연락이 되야지 삼년전 소리도 없이 사라지더니 연락도 안하고. 이 나쁜 놈아.”
“하하. 그랬나? 하하. 어쨌던 이것도 인연인데 우리 한잔 하자.”
경철은 뻘쭘한 현정과 지원을 데리고 호텔의 지하 바로 데리고 갔다.
“신혼여행이라고? 하하하. 그렇구나. 지원이가 캐나다에 있으니 뭐 가이드 역할도 할테고...뭐 좋네...짜식 스키 타려구 너가 우겼구나?”
“뭐..그렇지..”
겸연쩍게 웃음을 짓는 지후는 현정을 보면서 다시 입이 찢어졌다.
“야, 임마. 너무 티내는거 아냐? 짜식.”
“하하, 부러우면 너도 장가 가라 임마.”
“뭐..제수씨정도 되는 여자 있음 당장이라도 간다. 하하하. 한잔 하자.”
경철은 호기롭게 잔을 들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현정은 괜히 불편했다.
경철이라는 친구는 대충 보니 남편의 절친이었던 것 같았으나 현정의 성격과는 맞지 않았다.
술을 좋아하고 친구를 좋아하는 전형적인 사람이었다.
그런 경철이 하두 현정에게까지 술을 권하는 바람에 지후만 흑기사로 술을 많이 마셨다.
하지만 목청 큰 경철의 이야기는 끊길줄 몰랐고 그런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현정은 그 자리가 불편하기만 했다.
그런 현정의 심정을 파악한 듯 지원이 입을 열었다.
“형. 형수 피곤할텐데 올려 보내지요.”
“아..그래. 그래야지.”
“아...제수씨 섭섭하네요. 뭐 별로 마시지도 않았으면서....”
“짜시야. 원래 술 잘 못해. 자꾸 그러면 나 화낸다.”
“짜식, 벌써 꽉 잡혔냐? 하하. 그럼 제수씨는 올라가시고요. 이놈은 제가 조금 데리고 있다가 올려 보내겠습니다.”
“아..네..그럼..전 이만..”
현정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약간의 현기증이 났다.
많이 마시지는 않았지만 경철의 성화에 두서너잔 마신 술의 영향이었을까...
“어....자기 취했나?”
“아..아니예요...괜찮아요.:
현정의 비틀거리는 모습에 놀란 지후에게 현정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지원이가 모셔다 드려라. 우린 한잔 더 해야겠다...”
경철은 막무가내로 지후를 붙들었다.
할수 없다는 듯이 지원이 일어나 현정과 바를 나섰다.
현정은 바를 나서는 순간부터 괜시리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지원과 함께였기 때문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자 그 기분은 더욱 이상해졌다.
하지만 현정도 지원도 비행기 안에서의 일에 대해서는 다시 거듭할 용기가 없었고 그래서도 안된다는 생각에 고개를 흔들었다.
‘딸칵’
방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자 유난히 문이 잠기는 소리가 현정의 가슴에 메아리쳤다.
현정은 거실의 소파에 기대 앉았다.
어색한 분위기가 돌았다.
지원이 냉장고의 문을 열고 목이 타는 듯 음료수 하나를 꺼냈다.
“드실래요?”
지원은 현정을 쳐다 볼 용기가 없었다.
“괜찮아요.”
지원은 간이 주방쪽으로 가서 컵을 하나 꺼내 들었다.
“꼴꼴꼴...”
음료수를 따르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현정은 소파에 몸을 기댄 채 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술기운일까...
현정은 온 몸이 다시 긴장됨과 동시에 뒤쪽의 지원의 시선이 느껴졌다.
지원은 단숨에 음료수를 들이키고 다시 컵에 남은 음료수를 전부 따랐다.
고개를 숙인 지원은 맞잡은 손이 어색했는지 손가락 장난을 시작했다.
지원은 현정의 뒤쪽의 벽에 몸을 기댄 채 지원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올린 머리 아래 살짝 드러난 현정의 목덜미가 시원했다.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이미 늦은 밤...
호텔의 방안에 두 남녀가 있었다.
문득 손이 저려옴을 느꼈다.
현정의 손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했다.
무슨 의미였을까....
어떤 마음이었을까...
지원은 비행기 안에서의 현정의 행동이 궁금해졌다.
비록 마음 깊은 곳에서는 어떤 결론이 내려졌음에도...
지원은 수십번도 더 생각해야만 했다.
현정은 형의 여자이기에...
하지만 수없이 억누르고 억눌러도 현정의 모습은 지원의 가슴속을 온통 휘저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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