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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complicate - 단편6장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5:48 710회 0건
번개남77님의 말씀처럼 돌림자로 처음에 구상했었는데 빠르시군요 ^^

토냐, 해피넘, 삐도2, 시크맨 님들 궁금해하시는데 너무 늦게 업데이트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 이해해주세요~

다른 재밌게 봐주시는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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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마주쳤다. 그녀도 나와 눈이 마주쳤다. 서로 말이 없었고 성태가 인사를 시킨다고 말을 하고 있었다.

“자기야~ 인사해~ 내가 맨날 이야기하던 그 민기 형이야~”

곧 그녀가 당황스러워 하면서 눈길을 피했고, 이내 나도 정신이 돌아왔다.

진희… 언니 진이… 그래 이름이 비슷하다. 얼른 너스레를 떨어 성태가 눈치를 채지 못하게 해야 한다.

“야~ 미인이시다~ 성태한테 너무 과분한데?”

그녀는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눈을 아래로 깔고 있다. 성태 놈이 뭐가 즐거운지 싱글거리고 있다. 아~ 복잡해진다. 빨리 자리를 피하고 싶어진다. 다행히 진희가 얼른 내 팔짱에 매달리면서 말을 건다.

“오빠 우리는 가자~”

서먹하게 인사를 하고 그들을 뒤로하고 진희를 태워 무사히 빠져 나왔다.

“오빠 많이 아파?”

“그냥 오늘 컨디션이 영~ 별로네~”

“그래? 그럼 오빠네 집으로 가자~”

“그래도 되겠어? 너 밥은?”

“집에서 대충 뭐 먹었어~”

“그럼 뭐든 사가지고 가자~ 오늘은 나돌아다니기 싫은 날이다~”

오면서 진희에게 진이의 일을 들을 수 있었다. 나와 전화를 끊고는 제 언니랑 이야기를 좀 했나 보다.

“언니 어제 외박 했어~ 다행히 형부가 나한테 전화를 해서~ 언니 좀 바꿔 달라고 해서 내가 또 눈치 백단이잖아~ 언니 잔다고 했지~ 큭큭큭”

“그러다 진짜 이혼하는 건데~ 어쩔려구 그러냐~”

“뭐 형부가 언니 아직두 저렇게 좋아하는데~”

“야 그런 놈이 이모랑 바람피냐?”

“히힛 그런가? 진짜 복잡하네~”

이 이야기를 끝으로 진희의 표정이 점점 무거워진다. 할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인가? 생각보다 빨리 왔다. 하지만 뭐 내가 손해 볼 것은 없지 않은가…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문다. 씁쓸한 기분은 어쩔 수가 없다.

뭘 사가지고 가자고 했지만 진희가 굳이 싫다고 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커피를 끓여 소파에 앉으니 진희가 물끄러미 바라본다.

“자 이제 이야기 해봐~”

“응?”

“너 오빠한테 할 얘기 있다며~”

“아니야~”

“뭐가 아니긴 아니야~ 얼른 해봐~ 벌써 우황청심환 먹었어~ 괜찮으니까 이야기 해~”

“아니라니깐~”

“참나~ 너 남자친구 있는 거 이야기 하려고 했던 거 아니야?”

눈이 동그랗게 커져서는 커피잔을 내려 놓는다.

“오빠가 그걸 어떻게 알아?”

“야 니 나이에 남자친구 없겠냐?”

“남자친구는 아니구~”

“괜찮아~ 니가 원할 때 가끔 연락하고 지내자~ 불편하면 그냥 잊어버리면 되고~”

“오빠!!”

조금 심통이 난 얼굴이다.

“응?”

“오빤 내가 남자친구가 있다는데~ 질투 같은 거 안 생겨?”

“질투야 나지~ 그렇지만 내가 그런다고 진희가 그 친구를 버리고 나한테 오는 것도 아닌데~ 너 불편하게 하고 싶지는 않아~ 또 나만 불편한가? 다 불편하지?”

어깨를 살짝 두드려 주는데 뭔가 골똘히 생각에 잠긴다. 약간 귀엽다.

“오빠 내가~ 이기적인 건 알겠는데~ 나~ 걔랑 당장 헤어지기가~ 그런데도 오빠가 좋아~”

“하하하~ 그래서?”

“그래서어~ 오빠가 쫌 전에 얘기 한 것처러엄~ 그냥 이렇게 계속 만났으면 좋겠는데~”

“싫어~”

눈이 커졌다가 금새 시무룩해지면서 고개를 떨군다.

“쫌 전에는 그렇게 만나자며~”

“그러다 반대로 오빠가 진희가 진짜 좋아지면 어떻게 하라고~”

“음~~~~~ 그럼 그때 다시 생각하면 되지?”

“그건 너 편한데로구~”

“아잉~~~”

안겨온다. 갑작스레 눈시울이 붉어진다. 슬프다. 정말 슬프다. 왜 나는 어떤 여자든 종착역 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는 것일까?

고개를 들어 나를 보던 진희가 놀란 듯이 묻는다.

“오빠 울어?”

“아니야~”

“아니긴~~ 오빠~~ 내가 미안해~~ 흑”

되려 진희를 울리고 말았다. 가슴에 기대어 훌쩍이는 진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지금이 너나 나나 딱 좋지 않을까? 더 만나면 너나 나 둘 중에 한 명은 상처를 받을 거야~”

“아니야~ 히익~ 흑”

떼를 쓴다. 상처가 나 보았던 심장이라 덜컥 겁이 나는 것은 나도 어쩔 수가 없나 보다.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에 껌을 씹다가 잠이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만 머리카락에 껌이 붙어 고생한 기억이 났다. 어머니께 혼날까 혼자 거울을 보면서 그걸 떼어내려고 한참이나 고생을 했었다. 이상하게 머리카락을 잘라낼 생각은 하지 못하고 말이다. 한참이나 되어서 어머니께 들키고 말았고 어머니는 가위로 손 쉽게 머리카락을 잘라 버렸다. 아주 손 쉽게 말이다. 한참이나 고생했던 그 기억에 나는 그 뒤로 껌을 씹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떼어내는 것은 그저 껌이 아닐까? 머리카락을 조금 떼어 낸다고 뭐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냥 조금 우스워 보이겠지만 말이다. 친구들이 조금 놀리는 것을 참아내면 그 뿐이다. 그렇다고 살점을 떼어내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겁을 먹어서야 어른이라고 할 수 있나?

그냥 껌 딱지라고 생각하자!!

“알겠어~ 너 편할 때 이렇게 만나자~”

훌쩍이는 그 애를 어르고 달래서 겨우 진정을 시켰다. 둘이 TV를 보다가 자장면을 시켜 먹고 그 애와 함께 샤워를 하고, 그 애와 함께 침대에서 우리는 모두 벗어버렸다.

그 순간은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맛있는데~ 이렇게 좋은데~ 이렇게 황홀한데~

미리 겁을 먹어서 좋은걸 놓치는 바보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다치는 것은 나중 일이다. 잘난 척, 센 척을 했지만 인간은 누구나 불나방이 아닌가… 뭐든 생각대로 되지는 않는다. 감정대로 될 뿐이다. 나도 머리가 시키는 대로 하지 못하겠다. 심장이 시키는 대로… 그렇게…

그 날 12시가 넘어서야 진희를 집에 바래다 주었다. 나는 그렇게 또 일상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회사에서 최이사를 대면하니 잊고 있던 진이 생각이 문득 난다. 진희의 언니! 성태의 아내! 알고 저지른 일은 아니지만 왠지 죄책감이 몸을 감싼다. 안절부절 하게 된다.

최이사는 점심을 먹자면서 하루 종일 시간만 나면 불러내 담배를 피우면서 어제 있었던 일을 영웅담처럼 이야기 꺼낸다.

“아~ 어제 그 이쁜이를 말이야~ 내가 데리고 갔어야 되는데~~”

실소가 난다. 나는 말 없이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담배만 피웠다.

“어제는 날이 아니었나봐~ 뭐 어제만 날인가~ 담에 또 도전해보자구~ 이팀장이랑 있으면 재미있는 일이 생겨서 좋아~ 하하하”

어지간하면 다시는 함께 가고 싶지는 않다. 그렇지만 이게 사회생활 아닌가? 아무리 일을 잘 해보아야 무엇 하겠는가? 함께 하루 같이 달린 탓에 어제의 결근도 무마가 되고 마치 형제를 대하듯 최이사가 친근하게 군다.

더럽다. 나도, 최이사도, 사회생활도, 이 거지 깽깽이 같은 세상도…

오후에 회의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다가 그만 멈춰 서버렸다. 성태에게서 전화가 왔다. 왠지 알고 전화를 하는 것만 같아서 발이 저려온다.

“여보세요?”

“형~ 어제는 고마웠어요~”

다행이다. 일단 육두문자는 나오지 않았다.

“아니 그냥~ 어제 형이랑 같이 갔다가 와이프랑 화해하구~ 그랬죠~ 형이 이야기 해준대로 가서 이야기 했더니 진짜 금새 풀리더라고요~”

“아~ 그래?”

“예~ 형!! 제가 한턱 쏠 테니 언제 한번 달려요~”

“그래~ 이번 주는 좀 그렇구~ 다음주에 전화하자~”

바쁜 척을 하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왠지 불편하다. 자리로 돌아오면서 또 전화가 왔다. 모르는 번호다.

“이민깁니다”

특유의 냉정한 말투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저…”

“네 누구세요?”

“저 경안데요~”

“네? 경아가 누군데요?”

“저 그저께 나이트에서…”

가만 나이트에서 만난 사람 중에서 전화번호를 흘린 기억은 없는데? 최이사가 내 전화번호로 작업을 한 것인가? 일단은 친절하게 받아야 뒤 탈이 없겠다.

“네에~ 저 그런데 제가 기억력이 나빠서 그런데 누군지 기억이 안 나네요~”

“호호호~ 당연하죠~”

“네?”

전화기 너머로 ‘야~ 인제 니가 받아봐~’ 라고 저희들끼리 하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게 무슨 장난인가? 최이사 이 새끼는 이런 저질 언니들이랑 뭘 하겠다고 남의 전화번호까지 흘린 것일까?

“안녕하세요?”

“네? 아~ 네~ 안녕하세요~”

“저 누군지 아세요?”

“네? 글쎄요~ 목소리는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저 진이에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을 뻔 했다. 전화를 하느라 급하게 휴게실에 서서 전화를 받으며 담배를 피우려고 했다가 담배도 그만 떨어뜨렸다.

왜 했을까? 왜? 입 조심하자는 이야기일 게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 네 죄송해요~ 제수씨”

조심스럽다.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 하는지도 모르게 머리가 멍해진다.

“킥킥 갑자기 왠 재수씨? 오빠~ 웃기네?”

“아~ 뭐~ 하하~ 참나~ 세상 좁지?”

“킥킥 그러게 말이야~”

“에휴~ 뭐 어쩌겠어~ 성태랑은 화해 잘 했다며~ 좀 전에 성태한테 전화 와서 들었어~”

“어머~ 그래? 오빠 진짜 우리 그이랑 친해?”

“음… 어디까지 들었는데?”

“몰라~”

“응? 몰라? 하하 아무튼 그날 일은 뭐~ 조심하자~ 하하”

“어? 그 얘기 때문에 전화한 거 아닌데?”

“응? 아니 뭐~ 나도 그냥~ 그래 왜 전화한건데?”

“음…. 맛있는 거 사달라고~”

“뭐?”

“왜~ 안되?”

“야 당연~ 아니 참~ 진아~ 너 성태~ 휴우~ 솔직하게에~ 나는 너 결혼 한 줄도 몰랐고~ 또 하필 성태랑~ 좀 그렇잖아~ 게다가 니가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지만 니 동생 말야~”

“응? 진희?”

“어~ 성태가 말 안 했나 본데~ 나 니 동생이랑 만나~”

“뭔 소리야~ 진희 남자친구 있어~ 내가 잘 아는데~ 아니 나랑도 친해~”

“휴우~ 뭐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어~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냐~ 아무튼 니 동생이 니가 지금 말하는 남자친구랑 나랑 양다리 걸치고 있는 중이다”

“뭐? 나 참~ 밥 안 얻어 먹어~ 별 핑계를 다 대네~”

“그날 나랑 같이 차 타구 같이 가는 거 봤잖아~”

“그럼 진희가 말한 사람이 오빠야?”

“진희가 뭐라는데?”

“아니~ 남자 친구랑 그만 만나야겠다는 둥~ 뭐야 그럼 오빠 진희랑 잤어?”

“어? 그게 말이야~ 휴~ 그렇게 됐네?”

“어휴~ 오빠 보기랑 틀리네?”

“응? 뭐가?”

“전혀 바람둥이처럼 생기진 않아 가지구~”

“바람둥이는 아니구~ 뭐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 아무튼 일단 성태도 그렇고~ 니 동생도 그렇고~ 너랑 나랑 같이 본다는 건… 그리구 니 동생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만 만날 생각이니까~”

말을 자른다.

“아~ 됐고~ 무슨 말인지 알았어~ 비싸게 굴기는~ 잠깐 하늘이가 오빠랑 잠깐 얘기하고 싶데~”

“여보세요?”

“어~ 잘 지냈니?”

“아하하하~ 오빠~ 완전 웃기더라~ 진이 남편 선배라며? 킥킥 진희랑도 그렇고 그런 사이구~”

“하하하~ 뭐 그렇게 됐다~ 내가 생각해도 골 때리네~”

“어이그으~ 그러게~ 그날 괜히 진이를 건드려서~ 나한테 집중을 하시지~”

“푸하~ 그럴껄 그랬다~ 니가 좀 잡아주지 그랬냐?”

“히히 오빠 이번 주 언제 밥이나 사줘요~”

이건 또 무슨 시추에이션인가? 정말 얘네들은 개념이라고는 코딱지만큼도 없나 보다. 덜컥 겁이 나는 애들이다. 성태 놈은 하필 저런 여자에게 빠진 것일까?

“어~ 그래~ 내가 솔직히 이번 주에는 회사일로 바빠서 말이야~ 먹고 살려니 그렇네~ 다음주에 언제 전화하고 밥이나 먹자~”

그렇게 전화를 끊으니 왠지 담배가 더 당긴다. 성태 놈이 왠지 짠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요새는 참 무서운 세상이란 생각도 든다.

사실 바쁠 일은 없다. 그런데 왠지 성태 놈과 역이면 역일수록 점점 복잡해지는 것 같아서 이제 성태랑도 연락하고 지내는 일을 줄여야 할 것 같다.

잠수… 이럴 때에는 잠수가 최고다. 그래도 난 소연이가 있으니까… 그 쪽을 보면서는 당분간 오줌도 싸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몇 일이 지나갔다. 소연이의 전화만 받으면서 그 애랑 같이 저녁을 한번 먹은 것 말고는 특별한 일은 없이 지나갔다. 소연이는 그 bar를 그만두고 다시 대학원만 다니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내가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뭐 어쩌랴~ 어린애를 만나려면 이 정도만 투자를 해야 하는 것도 감지덕지가 아닐까?

그렇게 조용한 하루하루가 지나갔다. 계속 놀러 가자는 최이사가 조금 귀찮기는 했지만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피해 다녔다. 금요일… 오늘은 소연이랑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

어울리지 않게 아침부터 설레서 퇴근시간이 거의 다 되도록 시계만 보고 있었다. 나이 먹고 주책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지만 들뜨는 마음을 어쩌랴~ 정말 주책이다.

퇴근 시간이 거의 다 되어 가는데 소연이가 전화를 한다.

“어~ 소연아~”

“오빠 미안해서 어떻게 하지?”

“응? 뭔데?”

“나 오늘 엄마 집에 좀 가야~ 엄마 생일이거든~”

“뭐야 갑자기~”

“나도 쫌 전에 알았어~ 까맣게 모르고 있었지 뭐야~ 아빠한테 전화 와서 알았어~”

“하하하~ 그래? 그럼 집에 가야지~”

서운하지만 티를 낼 수 없다. 속상하다.

“미안해 오빠~”

“너 엄마 생일 선물은 샀니?”

“응? 아직~”

“그래? 에이~ 아 잠깐만… 집 어디니?”

“응~ 방이동”

“그럼 오빠 회사에 잠깐 들렸다가라~ 잠깐이라도 얼굴 보게~”

그렇게 전화를 끊고는 후다닥 나가서 회사 근처 백화점에서 화장품을 샀다. 사실 얼마나 하겠어? 라는 생각으로 저지른 행동이지만 화장품이 그렇게 비쌀 줄이야~ 그렇다고 싸구려를 살 수도 없다. 기초 화장품을 살까 아이크림을 살까 고민을 했지만 종업원이 고가의 아이크림을 계속 추천해서 할부 3개월로 사버렸다.

소연이가 잠깐 들렀을 때에 전해주자 감동한다. 꼭 안아주고는 얼른 그 애를 보내고 사무실에 들어오자 다 퇴근하고 없다. 쓸쓸하다. 몇 주 전에만 해도 이런 모습이 일상이었는데 지금은 어색하게 느껴진다. 외롭다. 외로움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착각이었나 보다. 지금은 정말이지 외롭다.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아 정리를 하고 회사를 나왔다. 다시 씁쓸해진다. 집 말고는 갈 데가 없다. 집에 갈 수밖에… 집에서 조용히 칵테일을 만들어 먹으면서 영화나 보다가 자야겠다.

거의 집에 다 와서 전화벨이 울린다. 반갑다. 미치도록 반갑다. 그런데… 성태다. 불편했던 마음이 다시 올라온다. 받지 않았다. 당분간은 바쁘다는 핑계를 계속 대면서 피하고 싶다.

그런데 녀석이 전화를 계속 한다. 보통 이러지 않는 놈인데… 3번 정도 피하고 나서 받았다.

“아~ 형~ 어디에요? 왜 이렇게 전화가 안되~”

“아~ 미안 회의하면서 무음으로 하고 까먹고 있었다. 왜 무슨 일인데?”

“형 미안한데 나 형 집 좀 하루만~”

“야~ 나 집에 다 왔어~ 그리구 임마”

전화를 하면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 신발을 벗었다. 어? 누군가 있다.

“형~ 형~”

“야 잠깐 내가 다시할께~”

전화를 끊고 집에 들어가니 누가 소파에서 일어난다. 가까이 다가갔다.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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