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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5:46 1,005회 0건
부정(父情)(29부)




1999년 12월 31일. 내 나이 이제 서른 셋.
경인이와 진선이가 저 세상으로 간지 이제 1년을 넘기고 있었다. 지금까지 가슴 속에 묻어둔 두 여인을 완전히 떨쳐버리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자 이렇게 산행 길에 올랐다.

사고로 경인이를 잃은 후 나는, 둘을 한꺼번에 잃은 안타까움에, 그들과 같이 하지 못한 죄스러움에, 몸을 떨어야 했다. 이렇게 털고 일어나기까지 1년이라는 세월을 방황했고 이제 나를 쳐다보고 있는 여인들, 즉 엄마 잃은 연희, 선경과 연정, 그리고 혜지를 위해서라도 정신을 추슬러야 했다.

자기 엄마를 잃은 연희는 엄마 잃은 슬픔을 달랠 새도 없이 나의 방황을 지켜봐야 했다. 연희는 엄마를 닮아서 그런지 나보다도 더 의연하게 모든 상황을 이겨내고 있었고 오히려 절망에 신음하는 나를 위로하며 감싸주기까지 하였다.

내가 경인이를 못 잊고 방황하고 있는 사이, 연희를 돌 볼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부산에서 연희의 친할머니가 올라왔고 여태까지 같이 생활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떠나간 지 1년이 다된 어느 날이었다. 식음을 전폐하다시피하며 직장에 나갈 생각도 않고 방황하고 있는 나를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던 어머니 당신은, 내 모습에 안타까워서 더 이상 견디기 힘드셨는지, 나를 불러 힘들게 말씀을 꺼내셨다.

“아범! 이제 떠나간 사람은 떠나보내야지. 아범이 이렇게 죽은 사람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으면 그 사람들 편안히 눈을 못 감아. 어서 정신 차리세.”

“......!”

나는 그것을 초점 없는 멍한 눈으로 묵묵히 듣고 있었다. 지난 밤 어디서 먹었는지 기억은 없지만 상당히 많은 양의 술을 마신 것 같다. 머리가 쪼개지는 것처럼 아파왔다.

“그리고 여기 연희도 생각해야지 안 되겠나!”

“......!”

바로 그때.
할머니 무릎 위에 앉아서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연희는 벌떡 일어서더니 뒤돌아서 할머니를 노려보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할머니 미워. 왜 아빨 야단쳐? 우리 아빠 야단치지 마. 아빠가 불쌍하지도 않아?”

“연희야. 그런 게 아니라. 할미는 너그 아빠를 야단치는 게 아니라 이제 정신차려줄 것을 부탁하고 있는 거야.”

“피이! 거짓말! 할머니 나빠. 야단치는 게 아니긴 뭐가 아냐. 연희도 알건 다 안단 말이야. 할머니 미워...아앙!”

연희는 연신 씩씩 거리며 토라진 표정을 짓고는 당돌하게 할머니를 원망하며 몰아세우더니. 자기 분에 못 이겼는지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희야! 할미가 잘못했다. 다시는 너그 아빠 야단 안칠 테니 그만 울음을 그치렴. 어여. 아가. 뚝.”

내 어머님은 어린 연희에게 지고 말았다. 연희가 울음을 터트리자 애를 달래려고 두 손을 싹싹 비는 시늉을 하고 있었고, 동시에 연희의 두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투박하고 주름진 손으로 훔쳐 주고 있었다.

“훌쩍...훌쩍...흑흑흑흑... 할머니는 엄마 잃고 혼자 남게 된 울 아빠가 불쌍하지도 않아? 연희도 다 알고 있단 말이야. 아빠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말이야. 얼마나 엄마를 사랑했으면 저러겠어. 진짜 사랑했으니까 저런 다는 거 다 알아. 난 그런 아빠가 오히려 더 자랑스러워. 연희도 가슴 아파 죽겠는데 아빤 오죽 하겠어.”

연희는 이렇게 얘기 하는 것이었다. 이게 과연 일곱 살짜리 어린애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정신이 퍼뜩 드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내가 책임져야할 여인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혜지, 선경, 연정 등이 차례로 말이다.



“헉헉헉...하아...하아...후우...후우...!”

몇 년 만에 찾은 지리산은 여전히 가파르고 힘들었다. 나는 이제 모든 것을 털고 일어나리라 결심했다. 그동안 식음을 전폐하며 지냈던 세월을 청산하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나의 어머니와 내 딸의 대화를 들으며 나는 ‘더 이상 떠난 사람을 붙잡고 있으면 그들이 편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제는 그들을 놓아 주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의 의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맨 처음 내가 한 행동이 바로 이렇게 지리산에 오르는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오늘이 12월 31일 20세기의 마지막 날 이었던 것이다.

아침부터 난 서둘렀다. 지난 밤 꿈속에 나타난 경인과 진선에게 마지막 작별을 고했다.

“둘이 같이 있으니까 외롭지는 않지? 이제 저 세상으로 편히 가도록 해. 나중에 내가 올 때까지 거기서 둘이 손 꼭 잡고 기다리고 있어.”

“그래. 잘 생각 했어 오빠. 우리는 오빠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릴게. 나중에 천천히 와. 오빠에게 미안하지만 우리 연희 잘 부탁해. 잘 키워줘. 그리고 어서 빨리 새 사람 만나.”

“그래 한 서방. 아니 내 사랑 선군. 그동안 나를 사랑해줘서 너무 고마웠어. 우리 다음에 웃는 얼굴로 다시 만나. 안녕 내 사랑!”

꿈속에 나타난 두 여인은 두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서로를 의지하며 이승에서 못 다한 사랑을 저승에서 하자며 약속하고 있었고 엷은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며 떠나갔던 것이다.

49제 후 절에 모셔두었던 진선과 경인의 뼛가루를 받아 챙겨들고는 차를 몰아 단숨에 중산리로 왔다. 그리고 간단히 아침을 때운 후 곧바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헐떡이며 힘들게 오른 겨울 산행은 저녁 무렵에서야 천왕봉 꼭대기에 오를 수 있었다. 다행이도 겨울답지 않게 날씨는 쾌청했고 따뜻했다. 정상에는 아무도 없었다. 해는 빨간 빛을 내며 자신의 자취를 감추고 있었고 온 세상은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나는 곧바로 짊어지고 온 배낭에서 뼛가루를 담은 상자를 꺼냈고, 꺼낸 즉시 거기서 그 속에 담겨 있는 뼛가루를 미련 없이 흩뿌렸다. 두 볼에는 뜨거운 눈물이 타고 내렸다. 마지막 작별의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며 시야를 뿌옇게 만들었다.

“경인아!”

“진선아!”

“안녕 내 사랑. 잘 가!”

그렇게 그들을 보냈다. 나는 곧바로 산을 내려가지 않았다. 허전한 마음을 추스르며 천왕봉 정상 바로 아래 움푹 들어간 곳에 자리 잡아 웅크리고 앉아 바람을 피했다. 배낭에 들어있는 술을 꺼내 그것을 홀짝 홀짝 마시며 뜬 눈으로 새 천년 1월 1일 새벽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록 바람이 들지 않는 곳일 지라도 한 겨울 지리산 정상은 견디기 힘들 만큼 추웠고 두터운 등산복 속으로 찬 기운이 파고들어 오는 것을 온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턱을 떨떨거리며 찬 소주를 입안으로 부어 넣었다. 소주는 목을 타고 흘러내리며 약간의 온기를 제공하고 있었다.

소주 4병을 모두 마신 후인데도 너무나 추워서 그런지 몰라도 취기를 느낄 수 없었다. 시계를 보니 자정이 넘어 있었다. 바람은 더 세게 불어왔고 주변의 나무를 꺾어버릴 듯 흔들어 대고 있었다. 다행히도 눈은 오지 않았다. 여기에 눈이라도 겹쳤다면 나로서는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을 터인데 그나마 다행이었다.

다시 배낭을 뒤졌다. 거기에는 독한 고량주 3병과 함께 30년 산 시바스리갈 1병이 있었다. 배낭 안에는 술 이외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먼저 시바스리갈을 꺼냈고 뚜껑을 열어 병째로 그것을 조금씩 들이켰다. 입안으로 들어온 독한 양주는 목젖을 불태울 듯 목구멍을 지져가며 배 속으로 흘러들어왔다. 그것을 조금씩 비워가자 배 속에서부터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기 시작했고 그 온기가 서서히 얼굴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처럼 나는 칠흑 같은 밤을 독한 양주와 고량주를 마시고 손전등 건전지를 갈아 끼우며 견뎌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갔다. 동쪽 하늘 저편에서 어슴푸레하게 새벽이 밝아 오기 시작했다. 곧이어 구름 위의 동쪽 하늘은 붉은 빛으로 충혈 되기 시작했다. 주변을 삽시간에 뒤 덮은 그 기운은 새벽 추위를 걷어내기 시작했고 부들 부들을 떨고 있던 내게 약간이나마 평온 제공해 주고 있었다.

나는 너부러진 술병을 배낭 속에 쑤셔 넣었고 곧바로 몸을 일으키려고 했으나 그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웅크린 자세로 몇 시간을 추위와 싸워 왔기 때문에 온 몸의 뼈마디가 순간적으로 굳어버렸는지 내 몸이 나의 의지대로 움직여지질 않았다. 하는 수 없었다. 곧바로 일어나는 것을 포기하고 앉은 자세에서 무릎과 허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 그렇게 하자 뻑뻑하던 허리도 미약하나마 감각이 찾아오는 듯 했고 약간 씩 가눌 수 있게 되었다. 무릎도 천천히 굽혔다가 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시도했다. 이번에는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온 몸의 뼈들이 재조립 되는 듯 관절을 펼 때마다 우두둑 거렸고 아직도 뻐근했다. 하지만 좀 전보다는 많이 좋아져서 이제는 어느 정도 몸을 가눌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힘겹게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

일어선 자세에서 곧바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 자세에서 조금씩 앉았다 섰다를 서너 번 반복한 후에야 옆에 있던 배낭을 집었고 그것을 어깨에 들춰 멜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산 정상을 향해 조금씩 발걸음을 옮겨갔다.

산 정상에는 두 서넛의 등산객이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고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직도 가파르게 새 천년의 일출을 맞이하려고 올라오는 사람들의 불빛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들의 가쁜 숨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 했다.


드디어 2000년 1월 1일 새해가 밝아오기 시작했다. 한겨울 지리산인데도 불구하고 정상 주변은 삽시간에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그들은 일제히 동쪽 구름 위를 응시하며 새 천년 첫 날의 아침 해를 맞이하고 있었다.

“아...!!”

붉은 알이 구름을 뚫고 솟구쳐 오르자 사람들은 일제히 탄성을 내지르고 말았다. 8년 만에 맞이한 천왕봉의 일출은 너무도 경이로웠다. 8년 전 그때 경인이도 내 옆에서 같이 숨을 몰아쉬며 아침 해를 맞이했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뜨거운 눈물은 주르륵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저 멀리 빛을 내고 있는 태양에서 경인이의 얼굴이 비춰지는 것 같았다.



경인이를 떠난 보낸 나는 다음 날부터 내 여인들을 하나하나씩 챙겨나가기 시작했다. 아침 일찍 가장 먼저 선경과 연정을 찾았다.

“띵똥...띵똥...!!”

문 앞에서 초인종을 눌렀다. 잠시 후 초인종 스피커에서는 낭랑한 선경의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아...군...!”

“딸칵...!”

선경은 인터폰에 딸린 화면으로 나를 발견한 것인지. 내 대답도 듣지 않고 곧바로 문을 열어주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금세 축축한 눈망울로 나를 응시하는 선경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서와...군! 그동안 힘들었지...훌쩍! 이렇게 날 찾아줘서 너무 고마워!”

신을 벗고 거실로 올라서서 두 팔을 활짝 벌렸다. 그러자 선경은 널찍한 거실을 가로 질러 품에 안겨왔다. 그리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서로 입술을 마주치며 헐떡이기 시작했다.

“하아...너무...그리웠어...당신이...!”

“미안하다. 그동안 네게 신경을 쓰지 않아서 말이야.”

“난 괜찮아. 이렇게 찾아와 준 것만도 너무 고마워...사랑해...!”

“흐음...하으음...쭈우우웁...하아아...!”

뜨겁게 마주친 입술을 떼어내며 선경의 얼굴을 내려 보았다. 어느새 눈물은 빨갛게 상기된 선경의 두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연정이는 유치원 갔어?”

“응...방금 유치원차 타고 갔어!”

“그럼. 너도 곧 출근해야겠네!”

“아니. 모처럼 찾아온 당신을 이렇게 일찍 보낼 순 없어. 나 오늘 출근 안할 거니까, 편히 있다가 나중에 연정이도 보고 가. 알았지?”

“그래도 어떻게 그럴 수....있...?”

“군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내가 알아서 할께!”

선경은 커다란 눈망울을 위로 치켜 뜬 채 나의 승낙을 기다리고 있었다.

“알았다. 그러도록 하자.”

“호호호...아이 좋아...!”

내가 승낙하자 얼굴이 금세 환해지면서 마냥 좋아했다.

“아 참! 아침은 아직 안 먹었지?”

“.......”

“저기 소파에 앉아서 잠깐만 기다려. 곧 아침상 차릴 께...!”

“후후후...밥은 천천히 먹고 우선...!”

“어머! 군...갑자기 왜?”

선경을 번쩍 들어 안았다. 깜짝 놀란 표정의 선경은 이내 그게 무엇을 의미 하는지 알았다는 듯 눈동자를 빛내며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곧장 침대로 향했다. 침대에 당도한 나는 안고 있던 선경을 침대에 던져 놓았다. 선경의 육체는 침대 위에 떨어지며 출렁이고 있었다. 연속된 동작으로 나는 옷을 모두 벗어 버렸다.

옷을 다 벗은 나는 떨리는 눈망울로 침대에 누워서 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선경의 옷가지를 열어 재꼈다. 속옷만 남겨 놓은 채 순식간에 선경을 알몸으로 만들어 버렸다.

“하흑...!”

선경은 속옷만 걸친 자신의 모습에 조금씩 흥분되었던지 나지막한 신음을 흘렸다. 하지만 선경는 부끄러움에 몸을 떨면서도 기꺼이 나를 위해 가랑이를 벌려 주었다. 내가 좆을 덜렁거리며 가랑이 사이에 들어서자 선경은 허벅지에 힘을 주어 나를 옥죄어 오기 시작했다. 그런 후.

"키스해줘... 흐음"

순간 선경은 내게 키스를 요구했다.

"쭈우웁... 우우움..."

망설임 없이 선경의 요구를 들어 주었다. 선경의 도톰한 입술을 먹어 버릴 듯 잔뜩 입을 벌린 후 그녀의 입술을 덮어 버렸다. 순간 입맞춤의 짜릿함이 머리를 띵하게 만들었다. 짧지만 강렬한 입맞춤이었다. 살며시 감긴 선경의 눈 사이로 다시금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선경아, 많이 힘들었지? 앞으론 힘들게 하지 않을 게. 너무 미안해."

이슬 맺힌 두 눈이 스르르 열렸다. 열린 두 눈 사이로 눈망울이 파르르 떨렸고 그 떨림에 의해 눈가에 애처롭게 맺혀 있던 눈물방울이 양 볼 아래로 흘러 내렸다.

"훌쩍...아니야. 힘들어서 우는 게 아니야. 너무 좋아서 우는 거야. 이렇게 다시 나를 잊지 않고 찾아와준 네가 너무 고마워서 우는 거야."

그 말에 나는 와락 선경을 끌어안았다. 가슴 아래에서 느껴지는 풍만한 젖가슴의 출렁거림이 그대로 느껴졌다. 더 이상 참을 이유가 없게 된 나는 처음부터 내 것인 선경의 풍만한 젖가슴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벌어진 선경의 입술을 점령했고 동시에 젖가슴을 가리고 있던 G컵의 브래지어를 들추었다. 브래지어의 호크를 가볍게 끄른 후 터질듯 솟아오른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아아아아...좋아...더 세게 쥐어줘...그렇게...아항...좋아...사랑해...!!"

이제 갓 40이 된 선경의 육체는 완숙하고 농염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마흔 살의 육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군더더기 하나 잡히지 않는 선경의 백옥 같은 나신은 내 눈을 멀게 만들기에는 충분 했다. 손대면 하얀 분말이 묻어날 것 같은 백옥의 나신을 손끝으로 점령해나가기 시작하자 벌어진 선경의 입술 사이로 신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아...흑...아아아...흑...군...흐으윽...하음!!"

아래에 깔린 선경은 흥분에 겨워 눈을 감고 있었기 때문에 나로서는 도통 그녀가 웃는 것인지 찡그리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즉 이 표정이 어떤 감정을 나타내고 있는 것인지 알 길이 없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나는 다시 한 번 선경의 입술에 입맞춤을 했다. 이번에는 벌어진 입술 사이로 혀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선경의 떨리는 혀를 입 안으로 가져왔다. 선경의 혀는 달콤한 타액 속을 헤엄치며 들어왔다. 나는 흘러들어온 타액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목구멍 안으로 넘겨버렸다.

"쭈우웁... 쭈우우웁..."

"으으음... 으으으음... 하아아... 군... 아아아아... 하음... 하음..."

길고 긴 입맞춤이었다. 창으로 비춰지는 아침 햇살에 의해 선경의 나신은 반짝이고 있었고, 그런 선경의 육체는 입맞춤의 격정에 흥분된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상체를 일으켰다. 봉긋하게 드러난 젖가슴은 한껏 부풀어 있었다. 그것은 선경이 호흡을 할 때마다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 양 옆으로 벌어졌다 닫혔다하며 심하게 출렁거리고 있었다. 7년 전 내게 처녀를 줄 때, 사루비아꽃 같이 반짝이며 반기던 새빨간 유두와는 너무나 대조된 정중앙의 새까만 유두는 그동안 내가 그것을 얼마나 괴롭혀 왔는지를 새삼 일깨우고 있었다.

“아하아...여보...뭐해? 쳐다보지만 말고, 어서 와줘...나...너무 꼴린단 말이야.”

뇌쇄적인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는 완숙한 선경의 아름다운 육체는 나를 취하게 만들어 버렸다. 취한 듯 몽롱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나에게 욕망의 화신으로 변한 선경은 몸을 비틀며 안아줄 것을 갈구하고 있었다.

"쪽...!!"

"허...억!"

나 또한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한 채 황소처럼 거친 콧바람을 내뿜으며 언제 그렇게 변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건포도처럼 새까만 유두를 입으로 머금었다. 입 안에 들어온 건포도 열매는 시큼한 맛과 함께 빨려지고 있었다. 그 순간 선경의 입에서는 바람 빠지듯 단발마의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소리에 나는 남은 하나의 열매조차 그대로 둘 수 없어서 그것마저도 탐하고 말았다. 건포도 열매는 단숨에 으깨지며 잘게 부수어지는 듯 했다. 입 안에 맴도는 시큼한 열매의 그 맛은 중독처럼 나를 빠져들게 만들었다. 어린애가 젖꼭지를 빨듯 선경의 양쪽 가슴을 쉴 새 없이 오가며 탐닉했다.

풍선같이 부푼 선경의 젖가슴은 젖꽃판 주위를 세게 쥐면 옆으로 넓게 퍼졌고, 가장 자리를 움켜쥐면 젖꽃판 가운데에 자리 잡은 유두는 침으로 번들거리며 팽팽하게 솟아올랐다. 선경이 숨 쉴 때마다 터져 나오는 갈증 섞인 입내음은 안 그래도 취한 나를 더욱 취하게 만들었고 급기야는 혼을 모조리 빼앗긴 나를 몽롱하게 했다. 선경의 몽환적 아름다움은 가히 살인적이었다.

"아아...음."

선경 또한 나의 손길과 입술에 의해 점점 깊은 쾌락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급기야 민감해진 몸을 들어 올리며 하염없이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반짝이는 선경의 눈부신 자태는 미의 화신이 유혹하는 것처럼 치명적 이었다.

드디어 나는 손을 아래로 내리기 시작했다. 손을 따라 입술도 백옥의 나신을 가만두지 못하고 선경의 모든 부위를 쪽쪽거리며 빨아 당겼다. 움푹 패여 있는 배꼽을 발견한 나는 그 속으로 혀를 밀어 넣었다. 그 속을 혀로 콕콕 찌르자 선경의 배는 거친 신음과 힘이 잔뜩 들어갔다.

이미 선행한 손은 벌써 팬티 안을 파고들고 있었다. 손으로는 무성한 음모가 느껴졌고 그 곳은 물에 빠진 듯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많은 애액을 분출한 것인지 여지없이 질척이고 있었다. 입술이 아랫배에 도달했을 때 거추장스럽게 걸려있는 선경의 하얀색의 팬티가 눈에
띄었고 본능적으로 그것을 나는 아래로 내려버렸다.

팬티는 띠처럼 돌돌 말려가며 벗겨지기 시작했다. 둔부에 팬티가 걸리자 선경은 자신의 둔부를 들어주며 팬티의 이탈을 도와주었고, 다시금 발목에서 팬티가 빠져나오지 못하자 다리를 하나씩 들어주며 나를 도와주었다. 서서히 드러나는 선경의 음부는 처음 그때처럼 무성하게 수풀을 이루고 있었고 그 숲은 계곡 전체를 가득히 뒤덮고 있었다. 애액이 흘러내리고 있을 계곡은 수풀에 가려 찾을 수 없었지만 이슬 맞은 것처럼 촉촉한 밀림만으로도 선경이 현재 얼마나 흥분하고 있는지 짐작이 되었다.

"하아악...하아...여보...거기야...내 보지가...질척거리지? 그곳이 흠뻑 젖은 것이 느껴져 나 좀 어떻게 해줘. 미칠 것 같아!"

수풀을 가르며 계곡의 상층부를 헤집어보았다. 그 곳에는 완두콩만한 음핵이 부풀어 올라 있었다. 앙증맞은 음핵을 손가락 끝으로 건드리자 선경은 자지러질듯 신음 소리를 냈다. 그 소리에 자극받은 나는 그 놈을 두 손가락으로 까서 오롯이 돌출시켜버렸다. 연이어 검지의 지문을 이용해 부풀어 오른 음핵을 볼륨 돌리듯 문질렀다.

"하아학...으음...여보...좋아...나 너무 꼴려...하윽...씹물이 줄줄 나오는 것 같아...하아악...!"

그리고 화가 난 음핵을 입술로 물었고 그것을 빨아 당겼다.

"쪼옵...쪼오옵...쪼오오옵..."

“으으으...흐음...으으으으...흐응...흐응...죽을 것 같아!”

처음에는 부드럽게 다음에는 약간 강하게 그 다음은 점점 세게 빨았다. 입안에 머금은 채 혀로 굴리기도 했다. 이런 자극에 선경은 흥분을 감추지 못 했음인지 앓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씩 둔부를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지속적으로 음핵에 자극을 가한 나는 질구 쪽으로 입술을 옮겨갔다. 혀를 길게 내밀어 수풀을 둘로 갈랐다. 이미 질척해진 수풀은 혀로 쓸어 올리자 위쪽으로 눕혀지며 양 옆으로 갈라졌고 검붉게 늘어진 살들이 벌렁거리며 나타나기 시작했다. 두툼한 살집의 꽃잎은 두 장의 넓은 입이 질구 양 옆으로 늘어져 있었고 그것은 질구가 움찔하며 숨을 쉴 때마다 떨리고 있었다.

나는 질구와 함께 옴찔옴찔 숨을 쉬고 있는 항문에서부터 회음부를 지나 꽃잎까지 단번에 혓바닥으로 쓸어 올렸다. 처음 혀에는 질액의 쌉싸래한 맛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 맛은 점점 변하였고 급기야 향기로운 풀맛을 내기 시작했다. 더불어 짙은 밤꽃향은 코와 뇌를 자극하고 있었다.

"하아...하아...흐음...으음...하아악...여보 미쳐...내 거기가...타들어 가는...것...같아...흐으으으음...미치겠어!!"

"니 보지...걸레같이 너덜거리는 개보지. 질척거려서 씹 물이 이렇게 많이 흘러나와!!"

"여보...하아...허으응...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허으음!!"

몸을 일으켰다. 그런 다음 선경의 둔부를 위로 들어올렸다. 그러자 치켜 올려진 둔부가 중심을 못 잡고 바동거리고 있었다. 다시 탐하다가 만 꽃잎과 질구 속으로 입술을 묻었다. 혀를 길게 빼서 수풀과 꽃잎을 둘로 갈랐다. 갈라졌던 꽃잎은 움찔거리며 속에서 한 움큼의 애액을 토해내고는 다시 하나로 모아지고 있었다. 혀로 가를 때 마다 매번 그러고 있었다.

한참 만에 몸을 일으켰다. 곧바로 커다란 둔부를 끌어당겨 꿇어앉은 내 허벅지 위에 올려놓았다. 위로 솟구친 좆 기둥 아래로 질척한 음모의 감촉이 느껴졌다. 좆 기둥을 음순에 대고 위아래로 비볐다. 축축 늘어져 있던 꽃잎이 기둥에 달라붙는 듯 했다. 좆이 위아래로 왕복할 때마다 거대하게 부푼 귀두 끝에서는 울컥하며 애액을 토해냈다.

"하아아...그렇게 비비지만 말고...여보...어서...당신 좆...당신의 거대한 좆을...보지...하윽...씹구멍에...넣어줘요...하악...당신의 좆으로 내 보지를 뚫어줘...나...너무 하고...싶었어. 이렇게 당신이 와서 뚫어주기만 기다렸어...어서...어서...나...급하단 말이야...어서...뚫어줘...그리고 씹구멍 안쪽으로 깊숙히 넣어서 휘저어줘...그리고 보지를 찢어줘!!"

"시발 년...너무 꼴리는 갑제! 씹보지 벌렁거리는 것 봐라. 그래, 콱 뚫어주지. 씹구멍을 찢어주지. 더 크게 가랑이가 찢어지도록 다리를 벌려라!!"

내 말대로 선경은 두 다리를 더 넓게 벌렸다. 나 또한 좆을 깊숙이 넣기 위해 선경의 보지를 더 넓게 벌렸다. 그리고 선경의 두 다리를 어깨에 걸쳐서 질구를 침대 바닥과 수직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못 참겠던지 성급한 선경의 손이 좆을 거머쥐며 질액으로 질척거리는 질구로 좆을 안내했다. 그런 다음 질액으로 번득이는 좆을 질구와 일직선으로 맞추고는 손을 놓았고 동시에 엉덩이를 더욱 위로 치켜 올렸다. 나는 좆을 서서히 질구로 진입시키기 시작했다.

"으음...드디어...1년 만에...당신의 좆이...보지로 들어오고 있어...느껴져! 흐으음...당신의 커다란 좆이...씹구멍을 가득 메우고 있어. 너무 좋아...이거야...너무 그리웠어!!"

"하음...하아아음...쭈우욱...쭈웁...아음...아아음...하아하아...하아아아아아!!"

좆이 어느 정도 보지 속으로 들어가자 나는 좆을 밀어 넣는 것과 동시에 선경의 입술에 입맞춤을 퍼부었다. 그리고 일순간 허리는 강하게 낮추어 버렸다. 이에 선경은 살 속을 후벼파는 커다란 자극에 키스하던 입을 쩍 벌렸다.

“드디어, 들어왔어...내 몸 안으로 당신 좆이 가득 들어왔어...얼마나 넣고 싶었는지 몰라. 나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당신 좆 넣은 채...말이야!”

나는 천천히 피스톤 운동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좆이 보지 속을 헤집기 시작했다.

"으음...아아...으음...하아...으음...흐음...하아아아!”

계속되는 풀무질에 빡빡하던 질구도 금세 적응되었고 신음 소리는 점점 더 고조 되었다.

“응응응...음음음음...으응으응으응으응...아학아학...아아아아...!!"

"어때? 좋아? 죽이지?"

"으응으응으응...하아악...하아아악...그래...이거였어. 이제 아무생각도...안나...아...아아아...응응응...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급기야 선경도 둔부를 쳐올리기 시작했다. 풀무질과 박자를 맞추어 끝없이 요분질을 치기 시작했다. 한번 터지기 시작한 선경의 신음 소리는 계속되는 피스톤 운동에 강도를 더해가고 있었고 거기에 맞춰 좆을 끌어당기는 힘은 더욱 강력해지고 있었다.

급기야 나는 풀무질의 속도를 최대한으로 높였다. 그리고 선경을 들어 올려 내 허벅지 위에 앉혔다. 서로를 부둥켜안고 있는 자세가 되었다. 허벅지 위에서는 커다란 둔부가 좆을 먹었다가 토해내기를 쉴 새 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여보...하아아...하악...하음...응응응응...하아하아...응응응...내...몸이...내...몸이...아아아...아학...아아아...하아악...하으윽...아흐윽...하으윽...하아악...부서져 버리는 것 같아...!"

"푹푸북...푸부북...푹푹푹...푸직...푹푹...푸직푸직...푹푹."

"하아...으으으응...자기꺼...응응응응...응응응...너무...커...하윽하윽...하아아...하응...배속에...가득찬 것...같아...! 악...아아응...흐윽...내...보지가...하아악...으헉...좋아서...하아...응응응...하응...응응응...불타올라...!!“

이제 우리는 오직 본능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선경이 무슨 말을 어떻게 하는지 알아들을 수도 없었다. 침실 안은 온통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로, 우리가 토해내는 거친 숨소리로, 흥분에 못 이겨 앓음앓음 죽을 듯 내뱉는 콧소리로, 거친 몸짓을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는 침대의 삐걱거리는 소리로 터질듯 진동하고 있었다.

"쭈걱...퍽퍽...쭈걱...퍽퍽...찌걱...찌거억...푸직푸직....푹푹푹."

점점 거칠어지는 두 사람의 감창소리는 서로를 더욱 흥분되게 했고, 질구를 둘로 가르며 들락거리는 풀무질 소리는 우리를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참을 수 없었다. 회음부와 항문을 두드리던 고환이 위로 바짝 올라붙었다. 머리로 온 몸의 피가 쏠려 세상이 온통 새하얗게 변했다. 선경에게서도 마지막이 왔음을 알려주는 듯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는 선경의 젖가슴을 쥐어짰다. 그리고 서 너 번을 더 몰아치며 좆을 박았다. 그러자 숨통이 콱콱 막히는 것 같은 기미를 느껴졌고, 마침내.....!





29부(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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