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동반자살.
이모는 날 많이 걱정했다. 그녀는 캐리를 소라랑 같은 방을 쓰게 하고 나를 캐리의 방에 지내게 하고 이것저것을 많이 챙겨 주었다.
하지만 절망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난 항상 무기력 했다. 학교도 가지 않고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있거나 의자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며 누나를 생각할 뿐이었다. 몇 번인가 하늘이랑 친구들이 문병을 왔지만 친구, 하늘이 따위는 아무 의미 없는 것처럼 느껴져 난 만나기를 거부했다.
먹는 둥 마는 둥 자는 것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뇌의 기능이 억지로 잠을 자게 만드는 것 빼고는 거의 자지 않았으며 씻는 것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냥 그대로 죽어버렸으면 했다. 아주 쉽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 순간 가버린 다면 즐거울 건데 하는 생각을 자주했다.
변혁이 아저씨는 정신과 의사답게 나에게 우울증이란 진단을 내리고 약과 지속적으로 상담을 했지만 난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누나와 나의 일은 비밀스런 것이 많았고 아무리 변혁이 아저씨를 신뢰한다고 해도 털어놓고 싶지 않았다.
외부로부터 도움을 거부한 난 나를 죽일 뿐이었다. 어느 날 난 화장실에 있었고 손엔 캐리서랍에서 빼온 커트칼이 쥐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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甘き死よ, 來たわ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I know, I know I"ve let you down
알아요, 나는 내가 당신을 낙심시킨걸 한걸 알아요
I"ve been a fool to myself
내 자신은 바보였어요
I thought that I could
난 생각해요 내가 할 수 있다고
live for no one else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걸
But now through all the hurt & pain
그러나 지금 모든 상처와 코통을 겪으며
It"s time for me to respect
이젠 내가 존경할 시간이에요
the ones you love
당신이 사랑하는 그 사람에게
mean more than anything
다른 어느것보다 많은 것을 뜻하는
So with sadness in my heart
그리고 내 가슴 속의 슬픔과
(I) feel the best thing I could do
(난) 느껴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
is end it all
모두 끝났다는걸
and leave forever
그리고 영원히 떠났다는걸
what"s done is done it feels so bad
끝난건 끝난건데 슬퍼요
what once was happy now is sad
잠깐 기뻤던 것이 지금은 슬퍼요
I"ll never love again
나는 다시 사랑하지 않을거에요
my world is ending
내 세계는 끝나고 있어요
I wish that I could turn back time
나는 내가 시간을 돌릴 수 있길 바래요
cos now the guilt is all mine
왜냐하면 지금 죄는 모두 나의 것이니까요
can"t live without
살수없어요 그것이 없이는
the trust from those you love
당신의 사랑에서 나온 진실
I know we can"t forget the past
나는 우리가 과거를 잊을 수 없다는걸 알아요
you can"t forget love & pride
당신은 사랑과 자존심을 잊을 수 없어요
because of that, it"s kill in me inside
그것 때문에, 그건 나를 안에서 죽여요
It all returns to nothing, it all comes
그건 전부를 무(無)로 돌려요, 그건 모두를
tumbling down, tumbling down,
뒤집어 엎어요, 뒤집어 엎어요,
tumbling down
뒤집어 엎어요
It all returns to nothing, I just keep
그건 전부를 무(無)로 돌려요, 나는 지킬뿐이에요
letting me down, letting me down,
나를 실망시켜요, 나를 실망시켜요,
letting me down
나를 실망시켜요
It all returns to nothing, it all comes
그건 전부를 무(無)로 돌려요, 그건 모두를
tumbling down, tumbling down,
뒤집어 엎어요, 뒤집어 엎어요,
tumbling down
뒤집어 엎어요
It all returns to nothing, I just keep
그건 전부를 무(無)로 돌려요, 나는 지킬뿐이에요
letting me down, letting me down,
나를 실망시켜요, 나를 실망시켜요,
letting me down
나를 실망시켜요
In my heart of hearts
내 심장 속의 심장에서
I know that I called never love again
나는 알아요 내가 다시 사랑하지 않을거라고 말한걸
I"ve lost everything
나는 모든 걸 잃었어요
everything
모든 걸
everything that matters to me, matters in this world
나한테 문제가 되는, 이 세계의 문제가 되는 모든 것들(그냥 한줄로 해석)
I wish that I could turn back time
나는 내가 시간을 돌릴 수 있길 바래요
cos now the guilt is all mine
왜냐하면 지금 죄는 모두 나의 것이니까요
can"t live without
살수없어요 그것이 없이는
the trust from those you love
당신의 사랑에서 나온 진실
I know we can"t forget the past
나는 우리가 과거를 잊을 수 없다는걸 알아요
you can"t forget love & pride
당신은 사랑과 자존심을 잊을 수 없어요
because of that, it"s kill in me inside
그것 때문에, 그건 나를 안에서 죽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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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난 손을 그어버리지 못했다. 내 손을 보고 있던 나의 눈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들이우고 있었고 그 그림자로부터 사람의 음성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손목 그어서 자살 성공한 사람. 상당히 적은 편이라는 거 알아.”
캐리의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그녀는 화장실 문틀에 기대고 서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자살 할 거면 확실한 것도 많아 예를 들자면 투신자살. 앗! 미안 너 해봤지.”
그녀의 말투는 내가 죽던지 말든지 상관 안 하겠다는 투였다.
“근데 투신은 죽은 후에 시체가 너무 험하잖아. 극약 이건 좀 괴롭겠네. 그리고 목매달기 괴롭기는 하겠지만 금방이지 하지만 목에 자국이 남고. 젤로 추천하는 것이 천천히 가버리는 연탄가스 흡입과 인터넷으로 판다는 서서히 죽어가는 약이 좋을 것 같아.”
그녀는 긴 말을 한 다음 목을 좀 가다듬는지 헛기침을 몇 번 했다. 난 그 사이에 입을 열었다.
“하고 싶은 말이 뭐야.”
그녀는 내 눈빛을 응시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과장하며 말했다.
“우리 같이 죽을까.”
난 두 눈을 크게 떴다.
“거짓말 아냐. 농담도 아니고 내 진심이야.”
난 일단 인정하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아침에 엄마한테 너 기분 전환 시켜 준다고 쇼핑 데려간다고 하고 나오자 그리고 낮에는 놀고 밤에 여관방 같은데 들어가서 약 먹자.”
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니 역시 캐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녀에게 있어 자살도 일종의 게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난 현실감이 들지 않았지만 거부할 이유를 찾을 수도 찾고 싶지도 않았기에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난 오래감 만에 씻고 있었다. 그동안의 생활을 대변하듯 얼굴은 마르고 눈 아래는 그늘이 져 있었다. 하지만 수염은 호르몬이 정상이란 말을 듣고 더 이상 치료가 필요 없다는 진단을 받은 후에도 나오지 않고 있어 깔끔했고 다만 머리가 제법 길어서 묶을 수 있을 정도였다. 전체적으로 지저분한 인상은 없었고 그런 건 아무렴 어때 하는 생각이 들어 방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이모가 가져다주는 간단한 먹을 것을 식욕이 없어 억지로 삼켰다.
그리고 캐리가 나를 부르기를 기다렸다. 난 외투를 아무거나 골아 입고 책상의자에 앉아 볼펜을 들고 내 노트 위에 마구잡이로 그림을 그려 넣었다.
“진아 가자.”
캐리가 문을 급하게 열면서 들어왔다. 그녀는 갈색 타이즈에 갈색가죽 스커트 그리고 예쁜 무늬가 새겨진 회색 울코트를 입고 있었고 언제 미장원을 갔다 왔는지 웨이브진 머리가 울코트 위에 살며시 내려와 있었다.
“예쁘지! 하하하”
그녀는 밝은 표정이었지만 평소의 웃음소리가 아니었다. 난 그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 상태로 일어나서 방을 나왔다.
“즐겁게 놀고 와.”
“싫은 생각은 잊어버려.”
이모와 이모부가 될 아저씨는 나에게 격려의 말을 건네고 또 용돈이라며 20만원을 주었다. 그 돈을 잠시 보고 있자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이곳에서 울어봐야 계획에 차질이 생길거란 생각이 들어 꾹 참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집을 나왔다. 소라는 방학이라고 늦잠을 자는 것 같았다.
그날 캐리는 평소보다 말이 더 많았다. 그녀의 진실을 의심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말이 계속 되어 가면서 난 그 의심을 묻어 버렸다.
우린 상점들이 모인 대형 쇼핑몰을 한 바퀴 돌아 내 목도리를 사고 미용실에 가서 내 머리를 다듬었다. 캐리는 무척 즐거워하는 표정으로 자기 마음대로 내 머리에 대한 주문을 했고 미용사는 그녀의 주문에 따라 내 머리에 웨이브까지 넣어서 다듬어 머리들이 얼굴 쪽으로 달라붙는 것 같은 모양의 헤어스타일을 만들어 놓았다.
미용사는 자신이 한 치렁치렁한 귀걸이를 달면 더 예쁠 거라고 말하며 나를 칭찬했고 내 사진을 폴라로이드카메라로 한 장 찍어서 거울 옆에 압핀으로 꽃아 놓았다. 미용사는 캐리랑 쌍벽을 이룰 정도로 말이 많고 손님은 없었으며 밖은 추웠고 어느 순간 눈까지 내리고 있었다.
하얀 눈에 정신을 빼앗겨 버린 것일까 우린 미용실에 앉아 미용사가 건네주는 따듯한 커피를 마시며 쇼케이스 너머로 보이는 하얀색이 쌓여가는 것만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좋은 날이지.”
캐리가 가스난로에 몸을 데우며 입을 열었다.
“응”
아마 죽기 좋은 날이란 말일 것이다. 난 캐리를 응시했고 캐리도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왜 죽으려 하는지 아직 물어보지 않았지만 나도 이야기 하지 않았으니 피장파장인 것이고 그녀나 나나 그건 알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갈까.”
“응”
날 살짝 저물고 있었다. 우린 약속한 계획을 천천히 실행하고 있었다.
미용실을 나와 카페에 들어가 토스트와 커피를 시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다시 모든 색을 지워버리는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제법 쌓여서 눈싸움이 가능할 정도가 되어있었고 아이들이 그것을 실행하고 있었다.
그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누나 생각이 들었다. 얼른 난 그 생각을 지워버리려고 고개를 저어 버렸고 입을 열어 캐리의 시선을 당겼다.
“나 아직 눈싸움 한 번도 안 해봤어.”
“음. 해볼까. 하하하”
평소와 다른 웃음소리. 그녀는 일부러 웃음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 것 같았다. 그녀 그 웃음소리만큼 과장된 행동으로 내 손을 잡아끌었고 난 장갑도 끼지 않은 손으로 눈덩이를 만들고 던져 대는 것에 불리함을 느끼며 하늘이의 눈덩이를 맞아야 했다.
한참을 던져대고 있으니. 어느순간 하늘이의 웃음소리가 평소의 웃음소리가 되어 있었다.
“히히히히히히 진이 항복해라. 그럼 고통 없이 죽여주지”
“하하하. 뭐야 너나 항복해.”
우리 둘은 아주 어릴 적 미국에 있는 병원에서 처음만나서 중간에 공백이 몇 번 있었지만 줄 곳 왕래를 했었다. 어떻게 보면 누나보다도 더 남매 같은 사이라고 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 그녀는 고개를 돌리게 만드는 미녀였지만 성격은 남자 같아서 형제사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격한 운동이 영향이었을 까. 우린 진짜 웃었다. 하지만 해가 지는 것이 눈으로 보이자 그 웃음은 점점 죽어가고 있었다. 우린 눈으로 엉망이 된 옷을 서로 털어주고 택시를 타고 기차역 앞으로 갔다.
기차역 앞엔 광장이 있었고 그곳엔 더 많은 눈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그 아름다운 설원을 걸으며 각자 생각에 잡혔다. 난 누나 생각 그리고 캐리는 난 알지 못하는 생각을 말이다.
그리고 정신이 들었을 때. 눈앞에 모텔들의 거리가 들어났다. 우리들은 아직 어렸지만 이 중엔 우리 같은 애들을 그냥 받아주는 곳도 많다고 들었기에 선택한 장소인데 오늘 어떤 축제를 해서 빈방을 찾기 힘들다는 말을 계속 들어야 했다.
하지만 맨 마지막에 있는 허름한 모텔에 도착했을 때 방이 남아 있었다. 주인은 살찐 아줌마로 우리를 보자 알만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얼마라고 말하고 돈을 챙긴 다음 열쇄를 주고 층과 호수를 알려 줄 뿐 다른 것은 말하지 않았다.
우린 아줌마가 말한 곳으로 향했다. 5층 503호 방은 더블침대, 거울이 있는 화장대, 작은냉장고, 옷걸이 그리고 에어컨과 전기히터 그리고 구형의 브라운관 TV가 다이고 화장실은 좌변기와 세면대가 전부였다. 그야 말로 딱 하루만 묵고 가기 좋은 구성으로 되어 있었다.
캐리는 방으로 들어가자 불쾌한 냄새가 난다며 창을 열었고 차가운 바람이 방안으로 들어 닥쳤다. 난 그 바람을 피해서 전기히터를 쬐고 있다가 창을 닫았을 때. 침대에 걸쳐 앉았다.
“우와 완전 싸구려내.”
“그런가.”
“이런데 안 와봤어.”
“음 한번.”
“응 누구랑.”
난 답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조퇴를 하고 누나를 끌고 갔다는 말을 하기엔 너무 부담이 되었다.
“호호 하늘이지.”
“아냐.”
“뭐 알았다.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면야. 근데 넌 내가 죽고 싶어 하는지 알고 싶지 않아.”
난 고개를 흔들었다.
“뭐야. 너와 나 말하자면 소꿉친구 같은 사이인데 너무하네.”
심통하게 말하며 그녀가 TV를 켰다. 뮤직비디오가 나오는 채널이 방송되고 있었다. 그녀는 한참을 말없이 그것만 보고 있었고 난 그녀가 어떤 약을 가져 왔는지 궁금해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녀가 몹시 흥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 자식이야.”
난 고개를 들었다. 여전히 TV를 보고 있었는데 그녀는 손가락으로 TV속 어떤 인물을 지칭하고 있었다.
“저 놈 자식이. 이제 내가 싫대.”
발음은 울분 때문에 부정확했고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두 눈동자에선 핏기가 서렸다.
“케인 좋아하네 넌 덕판이야. 촌스런 이름. 덕판.”
일순간 그녀가 화장대 앞에 있던 의자를 들어서 TV 쪽으로 집어 던졌다. 난 반사적으로 말리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가 그녀의 휘두른 팔에 머리를 맞고 침대 쪽으로 넘어졌고 귀로만 브라운관이 깨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내가 일어났을 땐. 브라운관은 깨지진 않았지만 금이 가고 TV는 전원이 완전히 내려가 있었다. 아마 조금 있음 주인아줌마 또는 옆방에 묵고 있을 숙박 객이 뭐냐고 난리를 피울 것 같았다.
하지만 이 동내는 흔해빠진 시추에이션인지 그런 일은 없었다. 옆방은 빈방인지 조용했고 그 아줌마는 실수라도 얼굴비추는 일은 없었다. 정말이지 속편한 모텔이었다. 그리고 이 일을 저질러 놓은 캐리도 속편한 자살예정자였다.
“미안 소란 피워서.”
“왜 그러는 거야.”
“하하하 케인 ARTAN 멤버잖아 저 녀석이 내 순정을 짚 밟았어. 내 마음도 주고 몸도 주고 입술도 주고 보지도 주고 후장도 주고 했는데 저 놈이 나를 헌신짝 취급했어. 그렇게 좋아했는데. 연예인 중에 좋아하는 애가 생겼다나. 미친놈. 죽일놈. 개자식.”
그녀는 몹시 흥분해 있었고 이번엔 눈물도 참지 못했다. 양쪽 눈물샘이 터져 버린 것처럼 눈물이 흘러내렸고 난 그녀를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 알지 못해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한마디를 건네야 하겠다는 마음이 생겼고 힘들게 한마디 했다.
“캐리보다 예쁜 애가 어디에 있다고.”
“하하하.”
그녀는 내 말이 상황에 안 맞는다고 생각했는지 웃어버렸다. 그리고 조용한 어조로 말했다.
“넌.”
“나는.”
그녀에게도 꺼려지는 질문이 있는지 아주 조심스럽게 다시 입을 열었다.
“언니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해.”
“으 응”
“너 완전히 시스콤이다.”
“놀리지 마. 난 진지 하니까”
“미안.”
그녀는 고개를 끄덕인 후 외투를 벗어서 옷걸이에 걸었다. 그리고 타이즈를 내가 보는 데도 신경 쓰지 않고 잡아 내리고 예쁜 은색이 감도는 블라우스 단추 몇 개를 풀어 브래지어가 살짝 보이게 만들고 반짝이는 털실로 짠 검은색의 핸드백의 끈을 잡아 당겨서 침대 위에 놓고 내용물을 몇 개 꺼내 놓았다.
연한 살색 이지만 광택이 나는 립스틱, 생리대, 거울, 지갑 그리고 택배로 도착 했는지 택배 회사전표가 붙은 작은 상자. 그녀는 그 속에서 내용물을 꺼내 놓았다. 왼 종이들이 잔득 떨어지고 마지막으로 하늘색 2개 핑크색 2개의 알약이 싸구려 투명한 비닐봉지에 담긴 채로 떨어졌다.
그녀는 그 봉지를 손에 들었다. 겉에는 ‘절대위험 극약.’라고 적혀 있었다. 근데 메트릭스도 아니고 왜 알약이 색이 틀린지를 알리는 설명은 없었다. 그저 ‘서서히 잠이 오고 더 이상 깨어나지 않습니다. 라고 적혀 있었다.
난 캐리가 소지품을 핸드백에 다시 넣고 약 봉지를 찢는 것을 본 후 냉장고에서 생수 두 개를 꺼내 왔다.
“근데 너 유언장 썼어.”
“아니. 캐리는.”
“내일 자동적으로 핸드폰 문자메시지가 날아갈 거야. 엄마, 아저씨, 소라, 선생님, 친구들 그리고 그놈과 그놈의 여자친구에게. 넌 어떻게 지금 쓸래.”
“아니. 난.”
난 말을 더 하지 않고 고개를 흔들었다. 캐리는 그런 나를 보다가 손바닥을 펴고 거기에 봉지 속에 있던 알약 4개를 올렸다.
“빨간색 1개 파란색 1개씩 먹자.”
난 별 대수롭지 않은 듯이 빨간색1개 파란색 1개를 집었다. 하지만 물을 들고 입에 가까이 대려고 하자 순간 겁이 났다. 그리고 누나의 모습도 떠올랐다. 하지만 그 누나가 나를 버리고 떠나 버렸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일순간 메워버렸다. 난 충동 적으로 약을 털어 넣고 물을 벌컥 마셔 버렸다. 분명히 그 알약이 내 배속에 들어간 것이다.
나는 체념하고 그녀를 처다 보았고 그녀는 내 행동에 용기를 얻었는지 단번에 이를 실행했다. 그녀는 목구멍으로 약이 잘 들어가지 않는지 물을 많이 마셨지만 어째든 완전히 삼키는 것을 실행해 버렸다.
이로서 우린 모든 준비가 끝난 것이다. 이제 서서히 잠이 들고 죽는 건만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땐. 이렇게 같이 죽을 거란 생각 해본적은 없는데.”
“당연하지. 몇 살인데. 겨우 11개월과 24개월짜리가 무슨 생각을 해.”
“그치 히히히히히”
“잠이 오는 같기도 하네.”
“나도 그런 것 같아.”
우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하는 것을 느끼며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근데 갑자기 그녀가 불숙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 졸려서 가 버리기 전에 한번 할까.”
“뭘 해”
“섹스.”
난 놀랐다. 왼 섹스라니. 서로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서로의 존재를 진짜 형제 같이 여기는 우리가 그런 것이 가능 할까 의심이 먼저 들고 그녀의 생각에 대한 의문을 느꼈다.
“그냥 죽어버릴 것 한번 하고 죽으면 좋을 것 같아서. 갑자기 좀 땡기는데.”
“하하하”
한심해서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어차피 막판 뭘 하던 뭔 상관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다음 순간 내 벨트를 풀고 지퍼를 내리 그 속에 손을 넣어서 아직 발기하지 않은 자지를 살살 주물러 주었다. 그에 반응해 점점 살아나는 내 자지 어느 순간 그 좁은 공간에 있기에는 힘든 크기가 되었고 그녀는 일어나 침대 걸쳐 앉아 있는 나의 다리 약간 들고 바지를 잡아 당겼다. 어느새 팬티바람이 된 나의 하체 털 하나 없는 새하얀 다리가 들어났다.
“너 진짜 여자 같아.”
“놀리지 마.”
그녀는 이번엔 팬티를 내렸다. 그녀의 손은 섬세했고 부드러웠다. 난 팬티를 끌어내려지는 에로틱한 상황에 더욱 흥분해 자지를 더욱 크게 부풀렸고 그녀는 침대 아래에서 내 다리 가까이 얼굴을 위치 시켜 내 걸을 보며 입을 열었다.
“다리는 여자 같고 여기는 남자답네.”
“놀리지 말라니까.”
“그럼 나도 벗겨 줄래.”
그녀는 조용히 내 앞에 섰다. 난 발기한 자지를 덜렁거리며 일어나서 그녀의 가슴 가로 손을 가져갔다. 아무리 경험이 있다고 해도 대상이 달라지니 긴장이 되었다. 난 손을 약간 떨며 단추를 위에서부터 풀어나갔고 한 개의 단추가 풀릴 때 마다 붉은색의 브래지어가 전체모습을 들어내어 갔다.
그리고 마지막 단추를 풀고 난 블라우스를 옆으로 벌렸다. 그곳엔 풍만한 누나 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탱탱하고 부드러운 두 개의 과실을 브래지어에 감싸여 먹어줄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창피하게 그만 보고 빨리 벗겨줘.”
캐리의 볼이 홍조를 띠고 있었다. 난 그 모습이 무척 사랑스럽다는 생각을 하며 나도 모르게 누나와 겹쳐 보고 있었다.
난 캐리의 브래지어를 익숙한 손놀림으로 풀어서 아무 곳에나 던져 버리고 흥분해 달라 들었다 그녀를 밀어서 침대 눕히고 등을 보이고 누운 그녀의 스커트 아래로 손을 넣어서 팬티를 잡아 당겼다. 그리고 가죽 스커트를 다음으로 벗겨서 또 아무곳에나 던져 버렸다. 이제 캐리의 몸을 감싸고 있는 것은 풀어진 블라우스 뿐이었고 난 그녀를 침대위에 앉게 한 다음 그 블라우스 마져 벗겨 버렸다. 전라의 캐리가 얼굴을 붉혔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나의 탐욕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손을 들어 그녀의 탱탱하고 풍만한 유방을 일그러뜨리고 한손을 아래로 넣어 클리토리스와 그 주변을 애무했다.
“하~ 너~ 왜 이렇게 익숙해. 하~”
나의 공격에 두 손을 놓았던 그녀는 잠시 나의 애무만 받고 있다가 손을 들었다.
“나도 해줄게.”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한손으로 몸을 지탱하고 한손으로 내 발기되어 있는 자지를 한손으로 매만져 주었다.
“하~ 좋아. 잘해. 하~ 아~ 너 잘해~”
캐리는 누나보다 감이 좋은 듯 했다. 작은 터치에도 반응하고 유두로도 많이 느끼는지 황홀한 신음을 질러대었다.
“햐~ 아~ 좋아. 하~ 죽을 것 같아~”
난 그런 캐리의 반응이 기분이 좋았고 그녀에게 잘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난 마지막으로 입고 있던 T를 벗어 던지고 아직도 내 자지를 주무르고 있는 그녀의 손을 잡아서 손가락 사이를 혀로 살며시 빨아주고 더 가까이 다가가 머리카락을 어루만져 주고 귀로 다가가 귓불을 살며시 물었다.
“아~ 아파. 아~”
그리고 귓구멍 속으로 입김을 살며시 불어 넣었다. 이번엔 눈을 찡그리는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신음했다.
“음~ 읍~”
또 그리고 이번엔 목을 흡혈귀가 깨물듯이 살짝 물었다 때고 입술과 혀로 압박을 해 갔다. 그녀는 기분 좋은지 몸을 떨었지만 거부 의사는 없었다.
“아~ 아~ 간지러워. 아~”
그리고 난 그녀의 입술을 훔쳤다.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지며 립스틱 냄새가 나고 입을 약간 열고 혀를 그녀의 입속으로 넣었을 때. 달콤한 초콜릿 냄새가 미세하게 흘러나왔다. 난 그녀의 혀를 찾아 해매고 그녀의 혀는 내 혀가 엉키는 것을 거부했다. 하지만 내 손이 한 개씩 유방 전체를 주물러 대자 그녀의 혀가 내 혀에 엉켜들어 왔다. 난 놓치지 않고 서로 혀를 꼬면서 타액을 빨아 드렸다.
달콤한 그녀의 침이 내 입속으로 들어오고 내 침이 그녀의 입속으로 흘러들어 갔다. 열정적인 키스에 난 머리가 새는 듯 했고 그녀는 눈을 감고 연신 기분 좋은 신음을 흘러내었다.
“읍~ 음~ 하~ 아~”
“하~ 음~ 읍~”
한참의 키스가 끝나고 떨어지는 우리의 입술 사이에 실들이 수없이 연결되어 있다가 끊어지고 있었다. 그녀는 나와 키스를 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더욱 얼굴을 붉혔고 난 너무나 귀여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후. 아래로 손을 넣었다. 근데 아래는 너무나도 축축했다. 누나와 비교하면 이건 한강수준 이었다.
“부끄럽게 이상하게 보지 마.”
그녀는 내가 한참동안 축축한 아래에 대해 생각하는 것에 창피함을 느끼며 그렇게 이야기 했고 난 다음 행동을 착수 했다. 그녀를 부드럽게 않아서 침대에 눕히고 두 다리를 접어 올렸다. 나의 눈에 그녀의 적나라한 털이 수북한 보지가 들어났다. 서양인의 피가 누나나 나 보다 더 많은 그녀라 그런지 피부는 더욱 더 하얗고 보지는 예쁜 꽃처럼 보였다.
“너 너무 처다 본다.”
캐리의 잔소리에 다리사이 전경을 보는 것을 그만 두었다. 대신에 그녀를 당겨서 올렸다. 하지만 신경 쓰이는 것이 있었다.
“안에 싸도 상관없어.”
“으 응 상관없어.”
창피한지 말을 더듬는 캐리 평소 같으면 ‘바보 조금 있으면 죽을 건데 뭘 신경 써’ 하고 말 할 것인데 그런 말이 생각나지 않는지 그녀는 그냥 간단하게 말했고 난 그녀의 말을 듣고 촉촉하다 못해 홍수가 난 그녀의 보지 속으로 내 자지를 단숨에 집어넣었다. 압박이 자지를 통해 나에게 전달되었지만 그녀는 크게 아파하지 않았다.
“아하~ 왜 이렇게 커. 아~”
“큰가.”
“커 적어도 그 놈에 비하면.”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매쳤다. 정말 많이 좋아 했던 것 같았다. 이런 귀엽고 발랄한 여자를 버리다니 나중에 평생 후회 할 거라고 난 생각했다. 나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말했다.
“그놈을 지워줘 내 안에서 깔끔히”
난 허리를 전진시켰다. 그녀의 살들이 내 자지를 물어주고 있었다. 누나와 마지막 섹스 이후 거의 2달만의 섹스라 그런지 한번 자지가 빠져 버리기는 했지만 순조롭게 진행되어갔다.
“햐~ 아~ 햐~ 아~ 나 죽어~”
“앗 아 앗 아 하~”
난 한참 그녀의 허리를 잡고 무릎을 새워서 박는 자세를 취하다 손에 힘이 빠져 버렸다. 그래서 그녀의 허리를 놓고 내 다리를 뒤 쪽 뻗고 정상위로 올라탔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허리 운동. 그녀도 나의 움직임에 동조하여 허리를 움직여주고 있었고 난 점점 올라가고 있는 오르가즘을 느끼며 그녀의 가슴을 입으로 가져가 핥고 빨고 혀로 돌리고 손으로 다른 쪽 유방을 애무해 갔다.
“진아~ 좋아~ 기분 좋아~ 아~”
“아. 캐리. 아 앗 아.”
캐리는 내 박음질 달뜬 표정으로 나에게 미소를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마지막 스퍼트를 위해서 두 손 모두를 몸의 지탱하는데 사용하기 위해 침대를 짚자 손으로 내 목을 감아왔다.
“진아~ 하~ 흥~ 아~”
“아~ 아~ 아~”
그리고 두 다리도 내 허리를 감아온다. 난 속도를 빠르게 그리고 깊이 집어넣었다. 그녀는 중간에 한번 씩 쾌감에 몸부림치며 허리를 튕겨 올리며 나의 몸에 매달렸고 난 그녀의 몸무게를 지탱 하느라 상당히 힘들어 땀을 비 오듯이 흘려 대었다.
“하~ 하~ 진아~ 좋아~ 오려고 해~ 하~”
“아~ 하~ 아~ 하~”
“아앗~ 아~ 하~ 가~ 가~”
그녀가 절정의 쾌감에 등을 휘면서 나에게 매달려 왔다. 난 그 몸무게 못 이기고 침대 그녀를 찍어 눌렀다. 하지만 그다지 아파하지 않았기에 난 나의 절정을 위해서 강하게 때려 박았다. 그리고 곧 쏟아지는 쾌감이 엄습하고 나의 요도를 통해 캐리의 자궁속으로 정액이 쏟아져 들어갔다. 그 량은 2달분인 만큼 엄청나서 캐리의 많은 애액과 함께 흘러나오고 있었다.
“헉. 헉. 흐 힘들어. 허리가 아프다.”
그녀와 밀착한 상태로 내 입에서 자연스럽게 그런 말이 흘러 나왔다. 캐리는 행위가 끝나자 나를 대하기가 껄끄러운지 말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나와 그녀의 상태는 전라로 안고 있는 데다 자지를 보지에 담근 형국을 하고 있었다. 부끄러우면 이런 상태부터 풀어야 하지 않나. 하지만 그녀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난 끈적끈적 하지만 서로 체온을 전달받고 있어 기분이 좋았지만 그녀의 표정이 좋지 못해서 그 상태를 계속 유지 하지 않고 내려왔다. 내 자지가 빠지면서 그녀의 보지 아래로 많은 정액과 애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바보 힘도 없고.”
한참 동안의 침묵이 가고 캐리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녀는 침대 근처에 있던 휴지를 가지고 와 자기 음부를 닦고 전라인 그 상태로 이불속으로 들어가 얼굴 까지 덮었다. 그리고 다시 한참의 침묵이 흐르고 이불속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나왔다.
“야. 진아.”
난 캐리에게서 떨어진 후 힘이 없어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 상태로 누워 있었다. 그 상태이다 보니 슬슬 잠이 오고 있었다. 이제 약 기운이 온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캐리의 목소리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캐리는 다시 한 번 나를 불렀다.
“진아.”
“응”
“옷 입어.”
“왜?”
“우리 발견되었을 때 전라면 엄마가 어떻게 생각 하겠냐. 딸 까지 죽었는데 근친상간이라니 충격이 클 거야.”
“그런가.”
난 일어나 자지 주위를 대충 닦고 팬티를 입고 바지를 입고 티를 입었다. 그리고 다시 아까 그 자리에 누워 버렸다.
그러자 캐리가 나에게 알몸을 안 보이려는지 이불을 둘러쓰고 침대 아래로 내려가 앉은 자세로 팬티와 스커트 브래지어와 블라우스를 갖추어 입고 침대에 다시 올라왔다.
난 그녀의 무게 때문에 요동치는 침대의 감촉을 느끼며 점점 드리워지는 죽음의 졸음을 내 생명력이 빠져나가는 착각에 빠져들고 있었다.
“너 막판에 무너져 버린 것 빼곤 잘 하던데.”
다시 평소의 그녀로 돌아온 목소리가 나에게 속삭이고 있었다. 나와는 다르게 그녀의 목소리엔 졸음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생생했다.
“2달이나 집안에 틀어박혀 있었잖아.”
“가희 언니가 잘 해줬나 보네. 그렇게 잘 하는 거 봐선.”
약의 기운 때문일까 난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대답하기가 귀찮아 지고 있었다. 아마도 나만 제대로 약기운이 드나보다.
“왜?”
“너 마지막에 누나라고 마지막 작게 말한 거 기억 안나. 그리고 상황을 봐라 누가 누나 떠난다고 방안에 틀어박혀.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그동안 생각했지. 그리고 오늘 네가 섹스를 너무 잘하는 것 보고 알아버린 거야.”
“음”
내 목소리엔 힘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이제 죽는구나 싶었고 난 의식이 희미해져 아무것도 분간할 수 없는 상태로 흘러 들어가 결국 의식을 놓았다. 마지막 의식을 놓기 전 누나의 눈물이 떠올랐지만 그것이 내 의식을 잡아둘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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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밑바닥 펼쳐진 무의식의 엄청나게 큰 강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중간 중간 내 앞을 빠르게 지나가버리는 기억의 단편들이 내 눈을 어지럽혔지만 나는 그 것을 잡으려 하지 않았다.
즐거운 일. 슬픈 일. 화난 일. 절망적인 일. 행복하다고 스스로 느꼈던 일. 무심코 지나가 버린 일들이 반복적으로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나에겐 그런 것은 하찮은 것에 불과 했다. 나를 이루는 기억이 아닌 나에게 있어 전부가 되어 버리는 기억을 난 찾아가고 있었다.
산이 되어버린 친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나를 가로막고 현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늪지가 되어 나의 발을 묶어도 나는 전진한다. 너무 가엽게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동정심과 그녀에게 밭은 이 육체의 무게에 짓눌려도 나는 전진한다. 오직 누나에 대한 기억을 만나기 위하여. 난 전진한다.
하지만 나의 계속된 전진을 멈추게 하는 소리가 있었다. 누나가 내 휴대폰에 넣어준 문자메시지 착신음. 누나의 목소리로 녹음 된 ‘진아 메시지!’ 라고 하는 짧은 음성이 나의 귓가에 들리고 있었다. 난 내 호주머니를 뒤져 휴대폰을 꺼냈다 하지만 감촉은 있지만 휴대폰 내 눈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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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눈을 떴다. 까치의 노래 소리가 경쾌하게 들리는 아침 난 부스스한 모습으로 일어났다. 그곳은 여관이었고 캐리는 보이지 않았다. 난 내가 죽으려고 약을 먹었다는 것도 잊고 까치의 소리 말고 다른 소리가 나는 창을 열고 아래를 멍하게 바라보았다.
눈에 미끄러지기도 하고 아침부터 눈싸움을 하기도 하고 하지만 너무 많이 온 눈 탓에 눈을 치우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아침부터 삽을 퍼는 소리가 온 동내에 들리고 있었다. 쇄가 콘크리트에 부딧치며 나는 소리가 그렇게 좋은 소리는 아니지만 왼지 나에겐 즐겁게 들리고 있었다. 나의 입가에 나도 모르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리고 난 언제부터 들고 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휴대폰을 열고 메시지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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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야 진아. 건강한지 걱정이구나.
그렇게 갑자기 가버려서 미안.
하지만 나를 이해해 주렴.
나중에 한 참 후 한 7,8년 후쯤 네가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을 졸업해 일을 하는 어른이 된 후. 너에게 그 이야기를 해줄게 그럼 너도 이해해 줄 거야.
그럼 그 때 까지 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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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볼을 타고 따듯한 눈물이 흘렀다. 그 눈물은 바람을 타고 흘러가 눈 위에 떨어졌고 눈을 조금 녹이고 얼어 버렸다.
작고 연약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난 다시 그렇게 희망을 품었다.
이모는 날 많이 걱정했다. 그녀는 캐리를 소라랑 같은 방을 쓰게 하고 나를 캐리의 방에 지내게 하고 이것저것을 많이 챙겨 주었다.
하지만 절망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난 항상 무기력 했다. 학교도 가지 않고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있거나 의자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며 누나를 생각할 뿐이었다. 몇 번인가 하늘이랑 친구들이 문병을 왔지만 친구, 하늘이 따위는 아무 의미 없는 것처럼 느껴져 난 만나기를 거부했다.
먹는 둥 마는 둥 자는 것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뇌의 기능이 억지로 잠을 자게 만드는 것 빼고는 거의 자지 않았으며 씻는 것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냥 그대로 죽어버렸으면 했다. 아주 쉽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 순간 가버린 다면 즐거울 건데 하는 생각을 자주했다.
변혁이 아저씨는 정신과 의사답게 나에게 우울증이란 진단을 내리고 약과 지속적으로 상담을 했지만 난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누나와 나의 일은 비밀스런 것이 많았고 아무리 변혁이 아저씨를 신뢰한다고 해도 털어놓고 싶지 않았다.
외부로부터 도움을 거부한 난 나를 죽일 뿐이었다. 어느 날 난 화장실에 있었고 손엔 캐리서랍에서 빼온 커트칼이 쥐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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甘き死よ, 來たわ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I know, I know I"ve let you down
알아요, 나는 내가 당신을 낙심시킨걸 한걸 알아요
I"ve been a fool to myself
내 자신은 바보였어요
I thought that I could
난 생각해요 내가 할 수 있다고
live for no one else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걸
But now through all the hurt & pain
그러나 지금 모든 상처와 코통을 겪으며
It"s time for me to respect
이젠 내가 존경할 시간이에요
the ones you love
당신이 사랑하는 그 사람에게
mean more than anything
다른 어느것보다 많은 것을 뜻하는
So with sadness in my heart
그리고 내 가슴 속의 슬픔과
(I) feel the best thing I could do
(난) 느껴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
is end it all
모두 끝났다는걸
and leave forever
그리고 영원히 떠났다는걸
what"s done is done it feels so bad
끝난건 끝난건데 슬퍼요
what once was happy now is sad
잠깐 기뻤던 것이 지금은 슬퍼요
I"ll never love again
나는 다시 사랑하지 않을거에요
my world is ending
내 세계는 끝나고 있어요
I wish that I could turn back time
나는 내가 시간을 돌릴 수 있길 바래요
cos now the guilt is all mine
왜냐하면 지금 죄는 모두 나의 것이니까요
can"t live without
살수없어요 그것이 없이는
the trust from those you love
당신의 사랑에서 나온 진실
I know we can"t forget the past
나는 우리가 과거를 잊을 수 없다는걸 알아요
you can"t forget love & pride
당신은 사랑과 자존심을 잊을 수 없어요
because of that, it"s kill in me inside
그것 때문에, 그건 나를 안에서 죽여요
It all returns to nothing, it all comes
그건 전부를 무(無)로 돌려요, 그건 모두를
tumbling down, tumbling down,
뒤집어 엎어요, 뒤집어 엎어요,
tumbling down
뒤집어 엎어요
It all returns to nothing, I just keep
그건 전부를 무(無)로 돌려요, 나는 지킬뿐이에요
letting me down, letting me down,
나를 실망시켜요, 나를 실망시켜요,
letting me down
나를 실망시켜요
It all returns to nothing, it all comes
그건 전부를 무(無)로 돌려요, 그건 모두를
tumbling down, tumbling down,
뒤집어 엎어요, 뒤집어 엎어요,
tumbling down
뒤집어 엎어요
It all returns to nothing, I just keep
그건 전부를 무(無)로 돌려요, 나는 지킬뿐이에요
letting me down, letting me down,
나를 실망시켜요, 나를 실망시켜요,
letting me down
나를 실망시켜요
In my heart of hearts
내 심장 속의 심장에서
I know that I called never love again
나는 알아요 내가 다시 사랑하지 않을거라고 말한걸
I"ve lost everything
나는 모든 걸 잃었어요
everything
모든 걸
everything that matters to me, matters in this world
나한테 문제가 되는, 이 세계의 문제가 되는 모든 것들(그냥 한줄로 해석)
I wish that I could turn back time
나는 내가 시간을 돌릴 수 있길 바래요
cos now the guilt is all mine
왜냐하면 지금 죄는 모두 나의 것이니까요
can"t live without
살수없어요 그것이 없이는
the trust from those you love
당신의 사랑에서 나온 진실
I know we can"t forget the past
나는 우리가 과거를 잊을 수 없다는걸 알아요
you can"t forget love & pride
당신은 사랑과 자존심을 잊을 수 없어요
because of that, it"s kill in me inside
그것 때문에, 그건 나를 안에서 죽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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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난 손을 그어버리지 못했다. 내 손을 보고 있던 나의 눈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들이우고 있었고 그 그림자로부터 사람의 음성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손목 그어서 자살 성공한 사람. 상당히 적은 편이라는 거 알아.”
캐리의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그녀는 화장실 문틀에 기대고 서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자살 할 거면 확실한 것도 많아 예를 들자면 투신자살. 앗! 미안 너 해봤지.”
그녀의 말투는 내가 죽던지 말든지 상관 안 하겠다는 투였다.
“근데 투신은 죽은 후에 시체가 너무 험하잖아. 극약 이건 좀 괴롭겠네. 그리고 목매달기 괴롭기는 하겠지만 금방이지 하지만 목에 자국이 남고. 젤로 추천하는 것이 천천히 가버리는 연탄가스 흡입과 인터넷으로 판다는 서서히 죽어가는 약이 좋을 것 같아.”
그녀는 긴 말을 한 다음 목을 좀 가다듬는지 헛기침을 몇 번 했다. 난 그 사이에 입을 열었다.
“하고 싶은 말이 뭐야.”
그녀는 내 눈빛을 응시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과장하며 말했다.
“우리 같이 죽을까.”
난 두 눈을 크게 떴다.
“거짓말 아냐. 농담도 아니고 내 진심이야.”
난 일단 인정하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아침에 엄마한테 너 기분 전환 시켜 준다고 쇼핑 데려간다고 하고 나오자 그리고 낮에는 놀고 밤에 여관방 같은데 들어가서 약 먹자.”
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니 역시 캐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녀에게 있어 자살도 일종의 게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난 현실감이 들지 않았지만 거부할 이유를 찾을 수도 찾고 싶지도 않았기에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난 오래감 만에 씻고 있었다. 그동안의 생활을 대변하듯 얼굴은 마르고 눈 아래는 그늘이 져 있었다. 하지만 수염은 호르몬이 정상이란 말을 듣고 더 이상 치료가 필요 없다는 진단을 받은 후에도 나오지 않고 있어 깔끔했고 다만 머리가 제법 길어서 묶을 수 있을 정도였다. 전체적으로 지저분한 인상은 없었고 그런 건 아무렴 어때 하는 생각이 들어 방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이모가 가져다주는 간단한 먹을 것을 식욕이 없어 억지로 삼켰다.
그리고 캐리가 나를 부르기를 기다렸다. 난 외투를 아무거나 골아 입고 책상의자에 앉아 볼펜을 들고 내 노트 위에 마구잡이로 그림을 그려 넣었다.
“진아 가자.”
캐리가 문을 급하게 열면서 들어왔다. 그녀는 갈색 타이즈에 갈색가죽 스커트 그리고 예쁜 무늬가 새겨진 회색 울코트를 입고 있었고 언제 미장원을 갔다 왔는지 웨이브진 머리가 울코트 위에 살며시 내려와 있었다.
“예쁘지! 하하하”
그녀는 밝은 표정이었지만 평소의 웃음소리가 아니었다. 난 그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 상태로 일어나서 방을 나왔다.
“즐겁게 놀고 와.”
“싫은 생각은 잊어버려.”
이모와 이모부가 될 아저씨는 나에게 격려의 말을 건네고 또 용돈이라며 20만원을 주었다. 그 돈을 잠시 보고 있자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이곳에서 울어봐야 계획에 차질이 생길거란 생각이 들어 꾹 참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집을 나왔다. 소라는 방학이라고 늦잠을 자는 것 같았다.
그날 캐리는 평소보다 말이 더 많았다. 그녀의 진실을 의심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말이 계속 되어 가면서 난 그 의심을 묻어 버렸다.
우린 상점들이 모인 대형 쇼핑몰을 한 바퀴 돌아 내 목도리를 사고 미용실에 가서 내 머리를 다듬었다. 캐리는 무척 즐거워하는 표정으로 자기 마음대로 내 머리에 대한 주문을 했고 미용사는 그녀의 주문에 따라 내 머리에 웨이브까지 넣어서 다듬어 머리들이 얼굴 쪽으로 달라붙는 것 같은 모양의 헤어스타일을 만들어 놓았다.
미용사는 자신이 한 치렁치렁한 귀걸이를 달면 더 예쁠 거라고 말하며 나를 칭찬했고 내 사진을 폴라로이드카메라로 한 장 찍어서 거울 옆에 압핀으로 꽃아 놓았다. 미용사는 캐리랑 쌍벽을 이룰 정도로 말이 많고 손님은 없었으며 밖은 추웠고 어느 순간 눈까지 내리고 있었다.
하얀 눈에 정신을 빼앗겨 버린 것일까 우린 미용실에 앉아 미용사가 건네주는 따듯한 커피를 마시며 쇼케이스 너머로 보이는 하얀색이 쌓여가는 것만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좋은 날이지.”
캐리가 가스난로에 몸을 데우며 입을 열었다.
“응”
아마 죽기 좋은 날이란 말일 것이다. 난 캐리를 응시했고 캐리도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왜 죽으려 하는지 아직 물어보지 않았지만 나도 이야기 하지 않았으니 피장파장인 것이고 그녀나 나나 그건 알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갈까.”
“응”
날 살짝 저물고 있었다. 우린 약속한 계획을 천천히 실행하고 있었다.
미용실을 나와 카페에 들어가 토스트와 커피를 시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다시 모든 색을 지워버리는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제법 쌓여서 눈싸움이 가능할 정도가 되어있었고 아이들이 그것을 실행하고 있었다.
그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누나 생각이 들었다. 얼른 난 그 생각을 지워버리려고 고개를 저어 버렸고 입을 열어 캐리의 시선을 당겼다.
“나 아직 눈싸움 한 번도 안 해봤어.”
“음. 해볼까. 하하하”
평소와 다른 웃음소리. 그녀는 일부러 웃음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 것 같았다. 그녀 그 웃음소리만큼 과장된 행동으로 내 손을 잡아끌었고 난 장갑도 끼지 않은 손으로 눈덩이를 만들고 던져 대는 것에 불리함을 느끼며 하늘이의 눈덩이를 맞아야 했다.
한참을 던져대고 있으니. 어느순간 하늘이의 웃음소리가 평소의 웃음소리가 되어 있었다.
“히히히히히히 진이 항복해라. 그럼 고통 없이 죽여주지”
“하하하. 뭐야 너나 항복해.”
우리 둘은 아주 어릴 적 미국에 있는 병원에서 처음만나서 중간에 공백이 몇 번 있었지만 줄 곳 왕래를 했었다. 어떻게 보면 누나보다도 더 남매 같은 사이라고 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 그녀는 고개를 돌리게 만드는 미녀였지만 성격은 남자 같아서 형제사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격한 운동이 영향이었을 까. 우린 진짜 웃었다. 하지만 해가 지는 것이 눈으로 보이자 그 웃음은 점점 죽어가고 있었다. 우린 눈으로 엉망이 된 옷을 서로 털어주고 택시를 타고 기차역 앞으로 갔다.
기차역 앞엔 광장이 있었고 그곳엔 더 많은 눈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그 아름다운 설원을 걸으며 각자 생각에 잡혔다. 난 누나 생각 그리고 캐리는 난 알지 못하는 생각을 말이다.
그리고 정신이 들었을 때. 눈앞에 모텔들의 거리가 들어났다. 우리들은 아직 어렸지만 이 중엔 우리 같은 애들을 그냥 받아주는 곳도 많다고 들었기에 선택한 장소인데 오늘 어떤 축제를 해서 빈방을 찾기 힘들다는 말을 계속 들어야 했다.
하지만 맨 마지막에 있는 허름한 모텔에 도착했을 때 방이 남아 있었다. 주인은 살찐 아줌마로 우리를 보자 알만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얼마라고 말하고 돈을 챙긴 다음 열쇄를 주고 층과 호수를 알려 줄 뿐 다른 것은 말하지 않았다.
우린 아줌마가 말한 곳으로 향했다. 5층 503호 방은 더블침대, 거울이 있는 화장대, 작은냉장고, 옷걸이 그리고 에어컨과 전기히터 그리고 구형의 브라운관 TV가 다이고 화장실은 좌변기와 세면대가 전부였다. 그야 말로 딱 하루만 묵고 가기 좋은 구성으로 되어 있었다.
캐리는 방으로 들어가자 불쾌한 냄새가 난다며 창을 열었고 차가운 바람이 방안으로 들어 닥쳤다. 난 그 바람을 피해서 전기히터를 쬐고 있다가 창을 닫았을 때. 침대에 걸쳐 앉았다.
“우와 완전 싸구려내.”
“그런가.”
“이런데 안 와봤어.”
“음 한번.”
“응 누구랑.”
난 답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조퇴를 하고 누나를 끌고 갔다는 말을 하기엔 너무 부담이 되었다.
“호호 하늘이지.”
“아냐.”
“뭐 알았다.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면야. 근데 넌 내가 죽고 싶어 하는지 알고 싶지 않아.”
난 고개를 흔들었다.
“뭐야. 너와 나 말하자면 소꿉친구 같은 사이인데 너무하네.”
심통하게 말하며 그녀가 TV를 켰다. 뮤직비디오가 나오는 채널이 방송되고 있었다. 그녀는 한참을 말없이 그것만 보고 있었고 난 그녀가 어떤 약을 가져 왔는지 궁금해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녀가 몹시 흥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 자식이야.”
난 고개를 들었다. 여전히 TV를 보고 있었는데 그녀는 손가락으로 TV속 어떤 인물을 지칭하고 있었다.
“저 놈 자식이. 이제 내가 싫대.”
발음은 울분 때문에 부정확했고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두 눈동자에선 핏기가 서렸다.
“케인 좋아하네 넌 덕판이야. 촌스런 이름. 덕판.”
일순간 그녀가 화장대 앞에 있던 의자를 들어서 TV 쪽으로 집어 던졌다. 난 반사적으로 말리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가 그녀의 휘두른 팔에 머리를 맞고 침대 쪽으로 넘어졌고 귀로만 브라운관이 깨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내가 일어났을 땐. 브라운관은 깨지진 않았지만 금이 가고 TV는 전원이 완전히 내려가 있었다. 아마 조금 있음 주인아줌마 또는 옆방에 묵고 있을 숙박 객이 뭐냐고 난리를 피울 것 같았다.
하지만 이 동내는 흔해빠진 시추에이션인지 그런 일은 없었다. 옆방은 빈방인지 조용했고 그 아줌마는 실수라도 얼굴비추는 일은 없었다. 정말이지 속편한 모텔이었다. 그리고 이 일을 저질러 놓은 캐리도 속편한 자살예정자였다.
“미안 소란 피워서.”
“왜 그러는 거야.”
“하하하 케인 ARTAN 멤버잖아 저 녀석이 내 순정을 짚 밟았어. 내 마음도 주고 몸도 주고 입술도 주고 보지도 주고 후장도 주고 했는데 저 놈이 나를 헌신짝 취급했어. 그렇게 좋아했는데. 연예인 중에 좋아하는 애가 생겼다나. 미친놈. 죽일놈. 개자식.”
그녀는 몹시 흥분해 있었고 이번엔 눈물도 참지 못했다. 양쪽 눈물샘이 터져 버린 것처럼 눈물이 흘러내렸고 난 그녀를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 알지 못해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한마디를 건네야 하겠다는 마음이 생겼고 힘들게 한마디 했다.
“캐리보다 예쁜 애가 어디에 있다고.”
“하하하.”
그녀는 내 말이 상황에 안 맞는다고 생각했는지 웃어버렸다. 그리고 조용한 어조로 말했다.
“넌.”
“나는.”
그녀에게도 꺼려지는 질문이 있는지 아주 조심스럽게 다시 입을 열었다.
“언니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해.”
“으 응”
“너 완전히 시스콤이다.”
“놀리지 마. 난 진지 하니까”
“미안.”
그녀는 고개를 끄덕인 후 외투를 벗어서 옷걸이에 걸었다. 그리고 타이즈를 내가 보는 데도 신경 쓰지 않고 잡아 내리고 예쁜 은색이 감도는 블라우스 단추 몇 개를 풀어 브래지어가 살짝 보이게 만들고 반짝이는 털실로 짠 검은색의 핸드백의 끈을 잡아 당겨서 침대 위에 놓고 내용물을 몇 개 꺼내 놓았다.
연한 살색 이지만 광택이 나는 립스틱, 생리대, 거울, 지갑 그리고 택배로 도착 했는지 택배 회사전표가 붙은 작은 상자. 그녀는 그 속에서 내용물을 꺼내 놓았다. 왼 종이들이 잔득 떨어지고 마지막으로 하늘색 2개 핑크색 2개의 알약이 싸구려 투명한 비닐봉지에 담긴 채로 떨어졌다.
그녀는 그 봉지를 손에 들었다. 겉에는 ‘절대위험 극약.’라고 적혀 있었다. 근데 메트릭스도 아니고 왜 알약이 색이 틀린지를 알리는 설명은 없었다. 그저 ‘서서히 잠이 오고 더 이상 깨어나지 않습니다. 라고 적혀 있었다.
난 캐리가 소지품을 핸드백에 다시 넣고 약 봉지를 찢는 것을 본 후 냉장고에서 생수 두 개를 꺼내 왔다.
“근데 너 유언장 썼어.”
“아니. 캐리는.”
“내일 자동적으로 핸드폰 문자메시지가 날아갈 거야. 엄마, 아저씨, 소라, 선생님, 친구들 그리고 그놈과 그놈의 여자친구에게. 넌 어떻게 지금 쓸래.”
“아니. 난.”
난 말을 더 하지 않고 고개를 흔들었다. 캐리는 그런 나를 보다가 손바닥을 펴고 거기에 봉지 속에 있던 알약 4개를 올렸다.
“빨간색 1개 파란색 1개씩 먹자.”
난 별 대수롭지 않은 듯이 빨간색1개 파란색 1개를 집었다. 하지만 물을 들고 입에 가까이 대려고 하자 순간 겁이 났다. 그리고 누나의 모습도 떠올랐다. 하지만 그 누나가 나를 버리고 떠나 버렸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일순간 메워버렸다. 난 충동 적으로 약을 털어 넣고 물을 벌컥 마셔 버렸다. 분명히 그 알약이 내 배속에 들어간 것이다.
나는 체념하고 그녀를 처다 보았고 그녀는 내 행동에 용기를 얻었는지 단번에 이를 실행했다. 그녀는 목구멍으로 약이 잘 들어가지 않는지 물을 많이 마셨지만 어째든 완전히 삼키는 것을 실행해 버렸다.
이로서 우린 모든 준비가 끝난 것이다. 이제 서서히 잠이 들고 죽는 건만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땐. 이렇게 같이 죽을 거란 생각 해본적은 없는데.”
“당연하지. 몇 살인데. 겨우 11개월과 24개월짜리가 무슨 생각을 해.”
“그치 히히히히히”
“잠이 오는 같기도 하네.”
“나도 그런 것 같아.”
우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하는 것을 느끼며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근데 갑자기 그녀가 불숙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 졸려서 가 버리기 전에 한번 할까.”
“뭘 해”
“섹스.”
난 놀랐다. 왼 섹스라니. 서로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서로의 존재를 진짜 형제 같이 여기는 우리가 그런 것이 가능 할까 의심이 먼저 들고 그녀의 생각에 대한 의문을 느꼈다.
“그냥 죽어버릴 것 한번 하고 죽으면 좋을 것 같아서. 갑자기 좀 땡기는데.”
“하하하”
한심해서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어차피 막판 뭘 하던 뭔 상관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다음 순간 내 벨트를 풀고 지퍼를 내리 그 속에 손을 넣어서 아직 발기하지 않은 자지를 살살 주물러 주었다. 그에 반응해 점점 살아나는 내 자지 어느 순간 그 좁은 공간에 있기에는 힘든 크기가 되었고 그녀는 일어나 침대 걸쳐 앉아 있는 나의 다리 약간 들고 바지를 잡아 당겼다. 어느새 팬티바람이 된 나의 하체 털 하나 없는 새하얀 다리가 들어났다.
“너 진짜 여자 같아.”
“놀리지 마.”
그녀는 이번엔 팬티를 내렸다. 그녀의 손은 섬세했고 부드러웠다. 난 팬티를 끌어내려지는 에로틱한 상황에 더욱 흥분해 자지를 더욱 크게 부풀렸고 그녀는 침대 아래에서 내 다리 가까이 얼굴을 위치 시켜 내 걸을 보며 입을 열었다.
“다리는 여자 같고 여기는 남자답네.”
“놀리지 말라니까.”
“그럼 나도 벗겨 줄래.”
그녀는 조용히 내 앞에 섰다. 난 발기한 자지를 덜렁거리며 일어나서 그녀의 가슴 가로 손을 가져갔다. 아무리 경험이 있다고 해도 대상이 달라지니 긴장이 되었다. 난 손을 약간 떨며 단추를 위에서부터 풀어나갔고 한 개의 단추가 풀릴 때 마다 붉은색의 브래지어가 전체모습을 들어내어 갔다.
그리고 마지막 단추를 풀고 난 블라우스를 옆으로 벌렸다. 그곳엔 풍만한 누나 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탱탱하고 부드러운 두 개의 과실을 브래지어에 감싸여 먹어줄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창피하게 그만 보고 빨리 벗겨줘.”
캐리의 볼이 홍조를 띠고 있었다. 난 그 모습이 무척 사랑스럽다는 생각을 하며 나도 모르게 누나와 겹쳐 보고 있었다.
난 캐리의 브래지어를 익숙한 손놀림으로 풀어서 아무 곳에나 던져 버리고 흥분해 달라 들었다 그녀를 밀어서 침대 눕히고 등을 보이고 누운 그녀의 스커트 아래로 손을 넣어서 팬티를 잡아 당겼다. 그리고 가죽 스커트를 다음으로 벗겨서 또 아무곳에나 던져 버렸다. 이제 캐리의 몸을 감싸고 있는 것은 풀어진 블라우스 뿐이었고 난 그녀를 침대위에 앉게 한 다음 그 블라우스 마져 벗겨 버렸다. 전라의 캐리가 얼굴을 붉혔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나의 탐욕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손을 들어 그녀의 탱탱하고 풍만한 유방을 일그러뜨리고 한손을 아래로 넣어 클리토리스와 그 주변을 애무했다.
“하~ 너~ 왜 이렇게 익숙해. 하~”
나의 공격에 두 손을 놓았던 그녀는 잠시 나의 애무만 받고 있다가 손을 들었다.
“나도 해줄게.”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한손으로 몸을 지탱하고 한손으로 내 발기되어 있는 자지를 한손으로 매만져 주었다.
“하~ 좋아. 잘해. 하~ 아~ 너 잘해~”
캐리는 누나보다 감이 좋은 듯 했다. 작은 터치에도 반응하고 유두로도 많이 느끼는지 황홀한 신음을 질러대었다.
“햐~ 아~ 좋아. 하~ 죽을 것 같아~”
난 그런 캐리의 반응이 기분이 좋았고 그녀에게 잘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난 마지막으로 입고 있던 T를 벗어 던지고 아직도 내 자지를 주무르고 있는 그녀의 손을 잡아서 손가락 사이를 혀로 살며시 빨아주고 더 가까이 다가가 머리카락을 어루만져 주고 귀로 다가가 귓불을 살며시 물었다.
“아~ 아파. 아~”
그리고 귓구멍 속으로 입김을 살며시 불어 넣었다. 이번엔 눈을 찡그리는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신음했다.
“음~ 읍~”
또 그리고 이번엔 목을 흡혈귀가 깨물듯이 살짝 물었다 때고 입술과 혀로 압박을 해 갔다. 그녀는 기분 좋은지 몸을 떨었지만 거부 의사는 없었다.
“아~ 아~ 간지러워. 아~”
그리고 난 그녀의 입술을 훔쳤다.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지며 립스틱 냄새가 나고 입을 약간 열고 혀를 그녀의 입속으로 넣었을 때. 달콤한 초콜릿 냄새가 미세하게 흘러나왔다. 난 그녀의 혀를 찾아 해매고 그녀의 혀는 내 혀가 엉키는 것을 거부했다. 하지만 내 손이 한 개씩 유방 전체를 주물러 대자 그녀의 혀가 내 혀에 엉켜들어 왔다. 난 놓치지 않고 서로 혀를 꼬면서 타액을 빨아 드렸다.
달콤한 그녀의 침이 내 입속으로 들어오고 내 침이 그녀의 입속으로 흘러들어 갔다. 열정적인 키스에 난 머리가 새는 듯 했고 그녀는 눈을 감고 연신 기분 좋은 신음을 흘러내었다.
“읍~ 음~ 하~ 아~”
“하~ 음~ 읍~”
한참의 키스가 끝나고 떨어지는 우리의 입술 사이에 실들이 수없이 연결되어 있다가 끊어지고 있었다. 그녀는 나와 키스를 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더욱 얼굴을 붉혔고 난 너무나 귀여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후. 아래로 손을 넣었다. 근데 아래는 너무나도 축축했다. 누나와 비교하면 이건 한강수준 이었다.
“부끄럽게 이상하게 보지 마.”
그녀는 내가 한참동안 축축한 아래에 대해 생각하는 것에 창피함을 느끼며 그렇게 이야기 했고 난 다음 행동을 착수 했다. 그녀를 부드럽게 않아서 침대에 눕히고 두 다리를 접어 올렸다. 나의 눈에 그녀의 적나라한 털이 수북한 보지가 들어났다. 서양인의 피가 누나나 나 보다 더 많은 그녀라 그런지 피부는 더욱 더 하얗고 보지는 예쁜 꽃처럼 보였다.
“너 너무 처다 본다.”
캐리의 잔소리에 다리사이 전경을 보는 것을 그만 두었다. 대신에 그녀를 당겨서 올렸다. 하지만 신경 쓰이는 것이 있었다.
“안에 싸도 상관없어.”
“으 응 상관없어.”
창피한지 말을 더듬는 캐리 평소 같으면 ‘바보 조금 있으면 죽을 건데 뭘 신경 써’ 하고 말 할 것인데 그런 말이 생각나지 않는지 그녀는 그냥 간단하게 말했고 난 그녀의 말을 듣고 촉촉하다 못해 홍수가 난 그녀의 보지 속으로 내 자지를 단숨에 집어넣었다. 압박이 자지를 통해 나에게 전달되었지만 그녀는 크게 아파하지 않았다.
“아하~ 왜 이렇게 커. 아~”
“큰가.”
“커 적어도 그 놈에 비하면.”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매쳤다. 정말 많이 좋아 했던 것 같았다. 이런 귀엽고 발랄한 여자를 버리다니 나중에 평생 후회 할 거라고 난 생각했다. 나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말했다.
“그놈을 지워줘 내 안에서 깔끔히”
난 허리를 전진시켰다. 그녀의 살들이 내 자지를 물어주고 있었다. 누나와 마지막 섹스 이후 거의 2달만의 섹스라 그런지 한번 자지가 빠져 버리기는 했지만 순조롭게 진행되어갔다.
“햐~ 아~ 햐~ 아~ 나 죽어~”
“앗 아 앗 아 하~”
난 한참 그녀의 허리를 잡고 무릎을 새워서 박는 자세를 취하다 손에 힘이 빠져 버렸다. 그래서 그녀의 허리를 놓고 내 다리를 뒤 쪽 뻗고 정상위로 올라탔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허리 운동. 그녀도 나의 움직임에 동조하여 허리를 움직여주고 있었고 난 점점 올라가고 있는 오르가즘을 느끼며 그녀의 가슴을 입으로 가져가 핥고 빨고 혀로 돌리고 손으로 다른 쪽 유방을 애무해 갔다.
“진아~ 좋아~ 기분 좋아~ 아~”
“아. 캐리. 아 앗 아.”
캐리는 내 박음질 달뜬 표정으로 나에게 미소를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마지막 스퍼트를 위해서 두 손 모두를 몸의 지탱하는데 사용하기 위해 침대를 짚자 손으로 내 목을 감아왔다.
“진아~ 하~ 흥~ 아~”
“아~ 아~ 아~”
그리고 두 다리도 내 허리를 감아온다. 난 속도를 빠르게 그리고 깊이 집어넣었다. 그녀는 중간에 한번 씩 쾌감에 몸부림치며 허리를 튕겨 올리며 나의 몸에 매달렸고 난 그녀의 몸무게를 지탱 하느라 상당히 힘들어 땀을 비 오듯이 흘려 대었다.
“하~ 하~ 진아~ 좋아~ 오려고 해~ 하~”
“아~ 하~ 아~ 하~”
“아앗~ 아~ 하~ 가~ 가~”
그녀가 절정의 쾌감에 등을 휘면서 나에게 매달려 왔다. 난 그 몸무게 못 이기고 침대 그녀를 찍어 눌렀다. 하지만 그다지 아파하지 않았기에 난 나의 절정을 위해서 강하게 때려 박았다. 그리고 곧 쏟아지는 쾌감이 엄습하고 나의 요도를 통해 캐리의 자궁속으로 정액이 쏟아져 들어갔다. 그 량은 2달분인 만큼 엄청나서 캐리의 많은 애액과 함께 흘러나오고 있었다.
“헉. 헉. 흐 힘들어. 허리가 아프다.”
그녀와 밀착한 상태로 내 입에서 자연스럽게 그런 말이 흘러 나왔다. 캐리는 행위가 끝나자 나를 대하기가 껄끄러운지 말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나와 그녀의 상태는 전라로 안고 있는 데다 자지를 보지에 담근 형국을 하고 있었다. 부끄러우면 이런 상태부터 풀어야 하지 않나. 하지만 그녀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난 끈적끈적 하지만 서로 체온을 전달받고 있어 기분이 좋았지만 그녀의 표정이 좋지 못해서 그 상태를 계속 유지 하지 않고 내려왔다. 내 자지가 빠지면서 그녀의 보지 아래로 많은 정액과 애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바보 힘도 없고.”
한참 동안의 침묵이 가고 캐리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녀는 침대 근처에 있던 휴지를 가지고 와 자기 음부를 닦고 전라인 그 상태로 이불속으로 들어가 얼굴 까지 덮었다. 그리고 다시 한참의 침묵이 흐르고 이불속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나왔다.
“야. 진아.”
난 캐리에게서 떨어진 후 힘이 없어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 상태로 누워 있었다. 그 상태이다 보니 슬슬 잠이 오고 있었다. 이제 약 기운이 온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캐리의 목소리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캐리는 다시 한 번 나를 불렀다.
“진아.”
“응”
“옷 입어.”
“왜?”
“우리 발견되었을 때 전라면 엄마가 어떻게 생각 하겠냐. 딸 까지 죽었는데 근친상간이라니 충격이 클 거야.”
“그런가.”
난 일어나 자지 주위를 대충 닦고 팬티를 입고 바지를 입고 티를 입었다. 그리고 다시 아까 그 자리에 누워 버렸다.
그러자 캐리가 나에게 알몸을 안 보이려는지 이불을 둘러쓰고 침대 아래로 내려가 앉은 자세로 팬티와 스커트 브래지어와 블라우스를 갖추어 입고 침대에 다시 올라왔다.
난 그녀의 무게 때문에 요동치는 침대의 감촉을 느끼며 점점 드리워지는 죽음의 졸음을 내 생명력이 빠져나가는 착각에 빠져들고 있었다.
“너 막판에 무너져 버린 것 빼곤 잘 하던데.”
다시 평소의 그녀로 돌아온 목소리가 나에게 속삭이고 있었다. 나와는 다르게 그녀의 목소리엔 졸음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생생했다.
“2달이나 집안에 틀어박혀 있었잖아.”
“가희 언니가 잘 해줬나 보네. 그렇게 잘 하는 거 봐선.”
약의 기운 때문일까 난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대답하기가 귀찮아 지고 있었다. 아마도 나만 제대로 약기운이 드나보다.
“왜?”
“너 마지막에 누나라고 마지막 작게 말한 거 기억 안나. 그리고 상황을 봐라 누가 누나 떠난다고 방안에 틀어박혀.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그동안 생각했지. 그리고 오늘 네가 섹스를 너무 잘하는 것 보고 알아버린 거야.”
“음”
내 목소리엔 힘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이제 죽는구나 싶었고 난 의식이 희미해져 아무것도 분간할 수 없는 상태로 흘러 들어가 결국 의식을 놓았다. 마지막 의식을 놓기 전 누나의 눈물이 떠올랐지만 그것이 내 의식을 잡아둘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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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밑바닥 펼쳐진 무의식의 엄청나게 큰 강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중간 중간 내 앞을 빠르게 지나가버리는 기억의 단편들이 내 눈을 어지럽혔지만 나는 그 것을 잡으려 하지 않았다.
즐거운 일. 슬픈 일. 화난 일. 절망적인 일. 행복하다고 스스로 느꼈던 일. 무심코 지나가 버린 일들이 반복적으로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나에겐 그런 것은 하찮은 것에 불과 했다. 나를 이루는 기억이 아닌 나에게 있어 전부가 되어 버리는 기억을 난 찾아가고 있었다.
산이 되어버린 친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나를 가로막고 현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늪지가 되어 나의 발을 묶어도 나는 전진한다. 너무 가엽게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동정심과 그녀에게 밭은 이 육체의 무게에 짓눌려도 나는 전진한다. 오직 누나에 대한 기억을 만나기 위하여. 난 전진한다.
하지만 나의 계속된 전진을 멈추게 하는 소리가 있었다. 누나가 내 휴대폰에 넣어준 문자메시지 착신음. 누나의 목소리로 녹음 된 ‘진아 메시지!’ 라고 하는 짧은 음성이 나의 귓가에 들리고 있었다. 난 내 호주머니를 뒤져 휴대폰을 꺼냈다 하지만 감촉은 있지만 휴대폰 내 눈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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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눈을 떴다. 까치의 노래 소리가 경쾌하게 들리는 아침 난 부스스한 모습으로 일어났다. 그곳은 여관이었고 캐리는 보이지 않았다. 난 내가 죽으려고 약을 먹었다는 것도 잊고 까치의 소리 말고 다른 소리가 나는 창을 열고 아래를 멍하게 바라보았다.
눈에 미끄러지기도 하고 아침부터 눈싸움을 하기도 하고 하지만 너무 많이 온 눈 탓에 눈을 치우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아침부터 삽을 퍼는 소리가 온 동내에 들리고 있었다. 쇄가 콘크리트에 부딧치며 나는 소리가 그렇게 좋은 소리는 아니지만 왼지 나에겐 즐겁게 들리고 있었다. 나의 입가에 나도 모르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리고 난 언제부터 들고 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휴대폰을 열고 메시지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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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야 진아. 건강한지 걱정이구나.
그렇게 갑자기 가버려서 미안.
하지만 나를 이해해 주렴.
나중에 한 참 후 한 7,8년 후쯤 네가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을 졸업해 일을 하는 어른이 된 후. 너에게 그 이야기를 해줄게 그럼 너도 이해해 줄 거야.
그럼 그 때 까지 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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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볼을 타고 따듯한 눈물이 흘렀다. 그 눈물은 바람을 타고 흘러가 눈 위에 떨어졌고 눈을 조금 녹이고 얼어 버렸다.
작고 연약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난 다시 그렇게 희망을 품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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