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탈퇴
9월. 그동안 나에겐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 감히 나는 그 변화들을 대혁명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모는 자기가 직접 수술을 해서 자살 소동으로 떨어져 나갔던 코를 복구 하고 덤으로 쌍꺼풀 까지 해 넣었는데. 그 모습이 내가 가지고 있는 어머니 사진과 너무나 비슷해 보였다. 이건 이모가 생각했던 의도 이상이라고 했는데 안경까지 어머니 평소 자주 끼던 걸로 바꾸니. 그냥 판박이 같았다.
어머니를 알고 있던 사람들은 나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아버지는 우연히 나를 만난 자리에서 말까지 더듬었다.
이모는 자신의 말로는 코를 엄마랑 똑 같이 만들고 쌍꺼풀을 넣은 것이 다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말했지만. 느낌이 너무 달라진 얼굴이라 난 한 번씩 거울을 볼 때 마다 실감이 없었다.
그 느낌은 딱 1주일이 갔다. 그 후엔 나도 어느 정도 내 얼굴에 적응을 하고 있었다.
누나는 그동안 아버지와 많이 싸웠다고 한다. 이유는 당연히 나 때문이었다. 누나는 나를 돌봐줘야 한다고 그 집에 다시 드리든지 둘이서 나가 살겠다는 거였다. 아버지는 나의 자살소동 후 나에 대한 미움이 많이 희석되었다고 한다. 근데 최근에 내 수술이 끝나고 내 얼굴을 본 아버지는 내 얼굴이 어머니와 너무 닮은 것이 기분 나쁘다며 집에 드리는 것은 거부해 버렸다.(이모는 아버지의 반응을 “자기가 널 덮칠까봐서 그런 거라고” 비아냥거렸다.) 그 대신 아버지는 이모가 사는 빌라 바로 아래층에 방을 하나 구해 주었다.
그 집에 오늘 입주하기로 되어 있다. 난 퇴원하고 나서 이모집 거실에서 생활했는데. 짐은 거의 이모집에 있었고 누나짐을 챙겨오면 되는데 그건 이삿짐센터에 의뢰했다고 해서 내가 할 일은 나중에 청소와 짐정리만 하는 되는 거라 오늘 다시 가기로 했던 학교를 가야 했다.
나는 학교 가기 싫었지만. 요즘 참견이 엄청 심해진 누나는 이를 봐주지 않았다. 이사를 핑계로 하루 늦게 가려던 나를 변혁이 아저씨의 차에 매달아 보내 등교 시켜 버렸다.
“진아 남자는 늑대야. 조심해.”
수술 후 나의 모습이 너무나 여자 같아져 하는 이모의 농담이었다.
“진이 머리 때문에 더 여자 같네. 어제 미용실 간다고 하더니 수희씨가 저렇게 해달라고 했죠.”
“뭐 어때요. 나 여자요. 해도 믿을 얼굴인데.”
“그만 좀 해요. 수술은 이모가 했으면서.”
“너 연예계 좀 진출해라 아마 나 때돈 벌거다.”
“히히히히히 진아 가자 아저씨 출발해요.”
“오빠 빠이빠이”
차가 출발하고 오늘은 병원에 따라 간다고 뒷좌석에 남아 있는 소라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나도 웃으며 손을 흔들어 준 후. 혼자 앞에 가고 있는 캐리 뒤를 서둘러 따라갔다.
교문 앞. 캐리는 선도부선생이 보이자 내 등을 툭툭 두들겼다. 그녀의 교복은 규정인 무릎 아래까지 내려와 있었다.
“아무문제 없음.”
“응.”
“그럼 점심 때 봐.”
“어.”
그녀는 보라는 듯이 턱을 들어 거만하게 선생님 앞을 걸어갔다. 오늘은 어디를 봐도 잡힐 때가 없으니 얼마든지 보라는 것이지만. 인사 안한다고 선생님에게 납치되었다. 그녀 뿐 아니라 나도 선도 부원에게 걸려야 했다. 왜냐면 교복을 입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날 난 티와 몸에 달라붙는 바지를 입고 있었다.
“전학생.”
“아니 3학년 인데. 교복이 못쓰게 됐거든.”
“아. 선배 죄송합니다. 낮선 얼굴이라 그런데 학생증 좀.”
난 바지 주머니를 뒤져 지갑에 든 학생증 내 밀었다. 하지만 얼굴이 틀리니 소용이 없었다. 결국 저 쪽에 잡혀있는 캐리가 와서야 해명이 될 수 있었다. 그 선도 부원은 내 전 얼굴을 직접 본적이 없었지만. 사진을 본 때문인지 좀 당황해 했다.
“사고로 코가 날라 갔는데. 완전히 잃어버려서 처음부터 만들었거든. 이왕 하는 거 예쁘게.”
“예.”
“그럼”
난 학교로 들어갔다. 누나가 어제 전화로 나에게 “학교가면 선생님에게 먼저 인사드려”라고 명한 것을 따르려고 교실이 아닌 교무실로 향했다. 하지만 담임은 자리에 없었다. 아직 시간이 있어서. 난 교무실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가방에 넣어 온 책을 꺼냈다. 제목은 레이몬드 커버의 단편집. 많은 일을 격은 탓인지 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잃어져서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그의 단편집과 그의 개인적인 팬이라고 하는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도 며칠 전. 대형 서점에 가서 구입해 놓은 상태였다.
난 그 책을 잠시 보다가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적확하게는 이름이 아니라. 학생이었지만.
“학생. 전학생인가.”
3학년주임을 하고 있는 늙은 남선생이었다. 나는 일어나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아뇨. 3학년 1반 인데요.”
그는 나를 미심쩍은 표정으로 봤다.
“근데 왜 교실로 안가고 여기 있는 거지.”
“그 동안 병원에 있었거든요. 그래서 담임선생님께 먼저 인사드리려고.”
“그러냐. 못 보던 얼굴인데다. 교복도 입지 않고 있어서. 알았다.”
꾸벅 인사를 했다. 그리고 다시 인사를 했다. 나를 지나치고 있는 소현 선생님에게 그녀는 나를 한번 보고 누군지 몰랐는지. 입을 열었다.
“누구지. 못 보던 얼굴인데. 전학생.”
“죄송해요. 누나가 연락 했다고 하던데요. 저 성진요.”
그녀는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평소 그녀의 입에서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말이 나왔다.
“하하하 뭐야 미소년이 되어 버렸네. 너무 귀여운 거 아냐. 코가 날아가서 복구했다고 들었는데. 복구가 아니라. 다른 모양으로 만들어 놓았네. 자세하게 보니 예전 모습도 보이는 구나. 사실 네 얼굴선이 가름한데 비해서 전에 코가 눈에 많이 튀어서 말이야. 그 코에 대한 인상이 너무 셌거든 그러니 한눈에 몰라보는 거 당연 한 거니. 너무 섭섭해 하지 말거라.”
“아닙니다.”
난 살짝 웃어 주었다. 그녀는 또 웃었다.
“하하하. 웃는 거 진짜 귀여워 졌네. 한번 안아보면 안될까.”
난 그 말에 당황해 버렸다. 난 고개를 흔들었고 그 때 그녀의 뒤에서 딱딱한 남자 목소리 들렸다.
“소현 선생님. 성희롱으로 징계 받고 싶으면 그러세요.”
“장난입니다. 선생님. 진짜로 제가 그럴 리가요.”
소현 선생은 얼굴을 붉히며 자기 항변을 했고 주임선생은 손을 흔들며 이야기 했다.
“미안해요 장난입니다.”
“너무해요. 선생님”
그녀는 나를 교무실로 되려가서 학생상담일지를 꺼내며 물었다.
“미안하다. 너 의식 있을 땐 정작 문병 못 가서.”
“아뇨. 바쁜 신데요. 저 모를 때라도 오셨는데요.”
“아버지와는 화해했니.”
그 질문은 나에겐 너무 힘든 거였다.
“아뇨 화해고 뭐고 이젠 완전히 남남인데요. 호적도 정리가 되어 버려서 저 혼자 따로 되어 있어요.”
“그래. 힘들겠구나. 근데 학비나 생활비는 어떻게 하니.”
“돈은 예전부터 외할머니가 이모에게 맡겨 놓은 게 있어서 문제없어요.”
“그래. 집은 어디에 사니.”
“지금 이모 집에 있는데. 오늘 누나랑 살려고 이모집 바로 아래층에 집을 얻었는데 오늘 이사할 거예요.”
“잘 됐구나. 너 누나한테는 어리광쟁이지.”
“헤헤헤”
난 웃을 뿐이었다. 그녀는 수첩에 몇 가지를 기록하고 나서 미소를 지으며 교실로 가 있으라고 했다. 난 사실 교실로 가기가 겁이 나서 선생님 하고 같이 가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고. 소현은 그럼 잠깐 기다리고 있으라고 해서 난 교무실 밖에 앉아 있었다.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진이지.”
나를 한눈에 알아보는 첫 인물. 그건 하늘이었다. 여전히 깔끔하게 예쁜아이였다. 꾸미지 않는 아름다움이라고 할까. 긴 생머리에 하얀 피부. 큰 눈물망울의 스마트한 마스크 개인적인 순위로 우리학교 랭킹 3위.(1위 가희, 2위 캐리, 3위 하늘)의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미녀였다.
“어떻게 알았어.”
“너 입원해 있는 병원에 아는 사람 있거든. 간호사인데. 네 이야기를 하더라고.”
“누구”
“모를 걸. 신경정신과 간호사라. 팔뚝 굵은 남자거든.”
난 그 병원에서 남자간호사를 본적이 없었다. 그러니 알 리가 없었다.
“그러네. 근데 이야기만 듣고 어떻게 알아.”
“그. 그게 아는 방법이 있어. 너 코 복구하고 쌍꺼풀만 했다며 그러니 다른 부분은 옛날하고 같을 거 아냐. 그러니 아는 거지.”
“그래”
난 그렇게 대답 했지만. 이해는 가지 않았다.
“근데 머리모양 때문인지 너무 여자 같아.”
“미안하지만. 오늘 그 이야기 너무 많이 들었다.”
“뭐 조금 있다가 교실에 가면 더 들어야 할 걸”
“피곤해.”
“근데 있지.”
그녀는 물어보기 힘든 것을 물어보려는지 말을 끌었다.
“이제 그럴 마음은 안 드는 거지.”
난 그녀가 뭘 말하려는 건지 알았다. 아마 그 사건으로 학교가 발칵 뒤집어 졌을 것이다. 선생님은 그냥 그 질문을 넘어 갔는데 하늘은 넘어가지 않았다.
“벽에 똥칠 할 때 까지 살 거야.”
“그래. 다행이다.”
그녀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나에게 다정하게 손을 흔들어 준 후. 교실로 향했다. 그녀의 뒷모습을 잠시 보다가 누나의 모습을 같이 떠올렸다. 하늘이도 예쁘긴 하지만 적어도 나에겐 누나가 가장 예뻤다.
“가자 진아.”
담임이었다. 그녀는 지시봉과 교제 학생수첩을 가지고 있었다. 난 그녀의 뒤를 졸졸 따라서 교실로 향했고 그곳에 가까워질수록 긴장하는 나를 만나게 되었다.
드디어 교실 앞. 담임이 먼저 앞장서서 문을 열고 들어갔고 난 바로 뒤를 따라서 교단 옆에 섰다. 그냥 내 자리로 갈까 했는데. 내 자리였던 자리에 다른 남학생이 앉아 있어서 난 갈 곳을 잃어버리고 당황해 버렸다. 그런 와중에 선생님이 입을 열었다.
“예가 누군지 모르겠냐.”
하늘이는 가만히 있었고 창세가 입을 열었다.
“전학생요.”
“아닌데.”
“선생님이 잘리고 대신 오시는 담임. 선생님”
“말도 안돼.”
“그럼 청소부, 잡상인.”
엉뚱한 말이 난무했다. 창세는 자기가 웃겨 주었다고 생각했는지 스스로 의기양양 표정을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이건 그냥 장난 이었다.
“진이가 성전환수술 해 왔어요.”
“맞아.”
맞긴 뭐가 맞아 난 성전환은 안했단 말입니다. 하지만 난 말을 하지 못했다. 그 때 나를 대신해 하늘이가 토를 달았다.
“진이지만 성전환은 안했어요. 이유는 사고 때문에 코가 다 날아가서 복구한 거고.”
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나에게 윙크를 했다. 난 어색한 웃음을 지은 후. 쏟아지는 아이들의 시선과 질문공세에 당황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의 질문공세 담임의 목소리가 잠시 중단 되었다.
“그만. 아직 조회 안 끝났다. 진아 넌 하늘이 옆에 앉아라.”
“예”
난 시선의 압박에 부담을 느끼며 걸어서. 하늘이 옆에 앉았다. 하늘이는 내가 자리에 착석하니 상쾌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어 주었다.
그리고 조회가 끝났을 때. 난 아이들에게 둘러싸였다. 부담스러웠다. 그들의 질문을 대부분 내가 진짜 성전환 했는지 안했는지에 대해서 이었지만. 그것의 호기심이 풀리자 더 이상의 질문을 삼가는 분위가 되었다. 역시 자살소동 여파는 오래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1교시 수업이 끝나고 하늘이와 친한 여자아이들 셋이 왔을 때. 그 중 하나가 나에게 그 이야기 물었다.
“너 이제 자살 안 할 거지.”
“야. 너무 직접 적이다”
난 대답을 바로 하지 못했다. 대신 하늘이가 나의 대변인이라도 대는 냥 두 번째 대변을 해주었다.
“안 한데. 벽에 똥칠 할 때 까지 산다고 했어.”
또 그 직설적인 어투의 아이가 입을 열었다.
“하늘이가 얼마나 울었.”
누군가 그녀의 입을 막았다. 하늘 이었다. 그녀의 얼굴이 순간 홍당무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친구의 입을 막고 조용하고 손가락을 입에 데고 새우고 이었다. 난 영문을 몰라서 이 낮선 상황속에서 어리둥절 했고 그 상황은 다행이 수업종에 의해 해결 되었다.
난 진짜 왜 그러는지 몰라서 물었다.
“왜 그래?”
하지만 대답 없는 하늘이.
그 시간 이후 하늘이는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이 미웠는지 자리를 이탈했다. 그리고 점심시간. 말이 없던 하늘이가 입을 열었다.
“진아 오늘 급식 없는데. 같이 먹을래. 수애가 찬합에 잔득 제사음식 싸왔다고 하더라고.”
난 수애가 누군지 몰랐다. 그녀는 내 마음을 잃었는지 나에게 그녀가 누군지 이야기 해 주었다.
“아까 자살 어쩌고 한 년.”
“미안 캐리가 매점에서 먹자고 했거든.”
“그랬구나. 알았어.”
실망하는 표정.
“응”
“그 언니 친구 없어.”
“아냐. 인기 많은 걸.”
“그럼. 왜?”
“나 때문이겠지.”
“진아. 누님 오셨다.”
왼 누님 누나는 이사하고 있을 건데. 난 나도 모르게 번지는 미소를 억지로 참으며 일어섰지만. 그것 누나가 아니었다. 캐리다. 사실 캐리는 나보다 1살 많아서 누님 이지만. 나의 사랑하는 누님이랑은 거리가 있었다.
“캐리 왜?”
“응. 언니가 가보라고 해서 와봤어. 하여튼 요즘 언니 너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챙긴다니까 귀찮아 죽겠다. 완전히 브라더 콤플렉스야.”
“하하하.”
“휴대폰 빨리 좀 사라. 나도 이 굴레를 벋어나고 싶어.”
“응”
“귀찮게 구는 놈은 없고”
그녀는 주먹을 쥐고 흔들어 보였다.
“없어”
“밥 먹어야지. 가자”
캐리가 따라오라며 손짓을 하며 돌아섰다. 그때 하늘이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하세요. 캐리 선배.”
“어. 하늘이구나.”
“먹을 것 넉넉 하니까. 같이 먹어요. 선배.”
“그럴까.”
난 캐리와 하늘이 아는 사이라는 사실 몰라서 물었다.
“둘이 알아.”
“응. 너 의식 없을 때. 병원에 자주 왔었거든.”
갑자기 하늘이의 낯빛이 변했다. 난 왜 그런지 싶었지만. 실례가 되는 것 같아서 묻지 않았다. 대신에 수애가 끼어들었다.
“자주가 아니고 매일 갔잖아요. 의식이 돌아왔다는 소식 듣기 까지.”
“그랬나. 내가 매일 가지 못해서 몰랐네. 정상이 갸륵하네. 히히히.”
하늘이는 얼굴을 푹 숙이고 고개를 들지 못했다. 난 왜 그런지 몰라서 어리둥절해 있었고. 또 다른 여학생이 교통정리를 했다.
“자! 그런 이야기는 조용히 둘이서 하게 해주시고. 일단. 밥 먹으로 갑시다.”
우리는 옥상으로 올라갔다. 일단 수애가 가져온 돗자리를 퍼고 신발을 벗고 다들 그곳으로 올라갔다.
일단 내가 먼저 아무 곳에나 앉았고 수애랑 두 친구가 등을 떠밀어서 하늘이가 내 오른쪽에 앉고 캐리가 내 왼쪽 나머지 셋은 자기 내키는 곳에 앉았다.
그리고 각자가 들고 온 도시락을 중앙에 놓았다. 하늘이는 보온도시락,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두 여학생은 예쁘장하게 생긴 플라스틱 도시락 이었다. 그리고 수애의 엄청 큰 찬합과 야외용 보온통에 담아온 김이 나는 된장국과 밥. 아직 뚜껑을 개봉하지 않았지만. 푸짐할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수애가 먼저 찬합을 둘러싼 천을 풀고 찬합을 한칸 한칸 내려놓았다. 그 속에는 기름에 익힌 생선, 산나물, 각종튀김, 전, 장조림 등이 있었다. 그중에서 동그랑땡은 진짜 맛있어 보여서 나도 모르게 손을 가져가서 하나집어 먹었다.
수애가 눈치를 주기는 했지만 다들 아무말 없었고 그 맛에 매료되어 버렸다.
“너희집 음식 정말 맛있다.”
수애가 나의 칭찬에 답했다.
“우리집 예전부터 음식점 했어 지금은 도시락집 하고 있고. 근데. 너 엄청 얌전해서 음식에 제일먼저 손대는 타입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네.”
“미안. 누군가 먹어라 하고. 말한 것 같다고 할까. 헤헤.”
수애가 씩 웃었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자 드십시다. 선배도 많이 들어요. 진이도 많이먹어. 넌 먹지 마 키키”
“Thank you"
“고마워”
“잘 먹을게.”
수애가 플라스틱 숟가락이랑. 나무젓가락을 나누어 주고 밥이 없는 사람에겐 1회용 용기담은 아직 따듯한 밥도 주었다. 그리고 모두에게 된장국이 나누어 졌다. 수애는 다른 사람이 도와준다고 해도 한사코 자기가 다 음식을 돌린 후. 자기도 숟가락을 들었다.
수애네 제사음식은 간결한 맛이 있었다. 맵지도 짜지도 않은 재료의 고유한 향을 살린 깔끔한 맛이었다. 모두들 말은 많이 하지 않았다. 밥을 다 먹은 후엔. 튀김이나 떡을 또 먹었고 더 이상 배에 들어가지 않을 것 같을 때가 되어서야 찬합이 합체를 하고 있었다.
치울 때는 캐리와 나를 제외한 여학생이 전담을 했다. 미안해서 옥상에 설치되어 있는 음료수 자판기에서 주스를 빼서 나눠 돌아가며 나눠 주었다. 나지막으로 수애에게 음료수를 건네며 인사를 했다.
“잘 먹었다. 어머니가 음식솜씨가 좋구나.”
“그치. 하하하. 우리 엄만 최고지.”
“도시락집 어디야. 자주 사 먹어야겠다.”
“해성종합병원. 옆 상가건물.”
“나 거기 근처 사는데.”
“전에는 학교 근처 이었지 않나. 이사했나 보구나.”
“응.”
“너 하늘이 어떻게 생각해.”
하늘이는 친구둘이랑.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벤치에서 수다를 떨며 음료수를 마시고 있었다.
“어?”
“여자친구로 어떠냐고.”
“최고지.”
“사귀어 볼래.”
“어?”
“하늘이 너 좋아 하거든.”
“설마.”
난 순간 하늘이가 나에게 했던 행동들이 떠올랐다. 다른 아이들에게 하는 행동과는 다른 행동을 나에게 보여준 적이 몇 번 있었는데. 난 눈치체지 못하고 있었다.
“사귀어 볼래.”
“미안. 나 아직은 좀 그래.”
“그래 알았다.”
그녀는 내가 큰일을 격고 나서 아직은 힘들다는 이야기로 알아들었나 보다. 그녀는 씁쓸하게 미소를 보여준 후 하늘이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녀들과 무언가 이야기 한 후. 다시 나에게 다가왔다.
“그냥 친구로 지내주라. 너 친한 친구도 없는 것 갔더라.”
“알았어.”
수애는 정말 직설적이다. 친구가 없다. 라는 말은 가슴에 바늘을 꼽는 기분이었는데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내 등을 두들겼다.
“나 사실 남자랑 별로 이야기 안하는데. 너 너무 편하다. 꼭 동성친구 같은 걸.”
또 직설적인 말.
“헤헤헤.”
“뭐 친구로 지내다가 연인사이가 되는 일은 자주 있으니.”
“하늘이 대신에 너랑 잘될 수도 있잖아.”
캐리가 끼어들었다. 그러자 수애의 직설적인 말.
“미안하지만 진이 같이 남자답지 못한 애는 별루라.”
“그럼 저기 애들은.”
캐리가 하늘이랑 같이 있는 두명을 가리켰다.
“혜인이는 남자친구 있고. 하은이는.”
수애는 하은이의 취향에 대해서 떠올리는 듯. 생각하는 사람의 전형적인 포즈를 취했다. 그리고 1분경과 후 입을 열었다.
“코 고쳐서. 가망성 있어 보이네요. 오늘 아침에 진이 교단에 섰을 때부터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 누구 닮았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누군지 나도 잘 모르지만요.”
“진아 혹시 그 연예인 이모 아닐까.”
나는 모르겠다는 의미 손바닥이 보이게 손을 들었다 놓았다.
“아닐 가능성이 더 많겠네 은퇴한지. 20년 쯤 되었을 예전 연예인을 15살 먹은 여자애가 알 리가 없지.”
수애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서. 질문했다.
“혹시 어머니가 연예인 이었냐.”
“응. 진수진 이라고 유명했다고 하던데. 당시에 해당하겠지만.”
“음. 확실히 모르는 이름이네. 근데 가수, 탤런트, 영화배우 어느 쪽?”
솔직히 난 어머니의 사진을 딸랑 하나 가지고 있지 예전 영상자료나 다른 사진은 음반 등은 본 적이 없었다. 아버지가 모조리 치워버렸기 때문에. 하지만 캐리는 알고 본적이 있는 듯 했다.
“다양하게 하셨대. 패션모델로 시작해서. 가수하고 TV드라마에 연기하고 영화배우 까지 했다던데.”
수애는 과장되게 대답해주었다.
“와! 대단해. 네 누나. 패션모델인줄 알았는데. 그 피가 어머니 쪽에서 왔구나. 너 다시 봤다. 어머니는 집에 계시냐.”
캐리가 대신 대답했다.
“아니. 돌아가셨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맘이 아팠다. 수애는 나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것을 봤는지 미안한 표정으로 사과했다.
“미안 흥분해서. 알고 있었는데. 잊어 버렸네.”
점심시간이 끝나고 제자리로 돌아갔을 때. 하늘이를 대하기가 어색했다. 말을 붙이기 힘들어 한마디도 하지 않은 상태로 하교 길에 올랐다.
혼자서 하늘이 생각을 하다가 내 앞에 누가 걸어가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렇게 걸어가다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소에 앉았다. 그 때 내 앞에 걸어가던 녀석이 입을 열었다.
“야. 아는 척 좀 해라. 몇 개월 만에 봤으면서.”
창세다. 녀석은 특유의 능글거리는 표정으로 앉아 있는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엉.”
나랑 언제부터 인사 했다고 저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내 표정이 별로 좋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놈은 웃었다.
“하하. 너 코 바꾸니까. 완전 딴 사람 같네. 반하겠는 걸.”
난 답하지 않았다. 이 녀석에게 진정성이란 것이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너 하늘이 한태 고백 받았냐.”
난 귀찮아서 고개를 끄덕 거렸다.
“사귀는 거냐. 사귀는 거겠지 그런 애 보기 만나기 힘드니까.”
“아니. 안 사귀는데.”
“앵!”
당황한 표정. 왜 창세 녀석이 당황스런 표정을 짓는지 모르겠다. 물론 하늘이가 조건이 좋은 건 사실이지만 지가 저런 표정 지을 이유는 없었다.
“왜?”
“나 여자사귈 마음 없어. 친구로 있자고 했어”
녀석은 혼자 흥분한 듯 했다.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난 긴장을 했지만 녀석에게 인내심 이란 것이 있는지 심호흡을 하고 참아내고 있었다.
“너 정말 잘 나신 분이군. 나에게도 기회가 다시 온 거니. 다행이라고 해야겠지만. 이 싸가지야 잘 가라. 간다!”
“그래!”
창세 녀석이 뛰어갔다. 창세가 나를 괴롭혔던 게. 하늘이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오고 있었다. 사실 창세와 나를 비교하면 내가 처지는 게 사실이다. 불량스러워서 그렇지 창세는 키도 크고 잘생긴 녀석인데. 나는 키가 작고 계집에 같은 녀석이다. 지가 좋아하는 하늘이가 나를 좋아한다니 자존심 상했을 거다.
암흑 속에서 나오니. 다른 세상이 있었다. 그렇게 싫게만 여겨지던 놈의 다른 면도보고. 내일은 어떤 변화를 목격할까. 행복을 향한 나의 방향전환은 영원하지는 않겠지만. 아직은 진행 중이다.
이모가 근무하는 병원 앞 까지 버스를 타고 와서 걸었다. 아침부터 이모집에 전화해서 나에게 ‘오늘은 이삿짐 정리해야 하니까 어디가지 말고 바로 와.’라고 누나가 이야기 했었지만 집에 도착하니. 거의 다 정리가 되어 있었다.
집안에는 누나와 소라가 중국음식을 먹고 있었는데. 내가 들어오자 소라가 먹던 자장면을 내려놓고 나에게 달려와서 뭐가 그렇게 좋은지 몰라도 웃으며 인사를 했다.
“헤헤헤 오빠 오늘도 수고 하셨습니다.”
“너도 수고 많았네요.”
난 그렇게 말한 후.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녀석은 여전히 미소 지으며 달려서 앉아있던 자리에 다시 앉았고 난 누나 옆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누나가 눈웃음을 지으며 반겨주웠다.
“어서와. 진이 짐은 방에 놔뒀는데. 나중에 정리해.”
“응. 안 힘들었어.”
그렇게 말하며 누나를 보았다. 누나는 연두색 긴팔 티와 빈티지 청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두 옷 모두 매력적인 몸매를 그대로 들어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매료된 난 잠깐 야릇한 생각을 떠올렸다가 소라의 존재 때문에 바로 떨쳐버렸다.
“아니 거의 다 이삿집센타에서 해주던걸.”
“근데 소라랑 누나 오늘 처음보지 않나.”
“전에 병원에서 몇 번 봤는걸.”
“그래. 아! 오늘 병원 갔잖아 뭐래.”
소라는 입에 묻은 자장을 휴지로 닦은 후 입을 열었다.
“남자인 오빠에게 비밀.”
비밀 이라고 말했지만 알 것 같았다. 소라가 생리통이 원인 같았다. 난 짓궂은 행동을 하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오늘은 왼지 기분이 좋은 덕인지 충동적이었다.
“알겠다. 뭔지.”
소라의 낯빛이 조금 붉어졌고 누나가 내 등을 꼬집었다. 난 신음은 내지 않고 인상 조금 쓰고 누나의 날카롭게 뜬 눈을 마주 보고는 소라에게 사과했다.
“미안. 소라야. 난 아무것도 모르는 걸로 해줘.”
소라의 화난 목소리.
“그런 게 어디 있어. 미워.”
“미안 용서를 바랍니다. 소라님.”
그날 소라는 한참동안 꿍해 있었다. 하지만 날이 어두워지고 이모와 변혁이 아저씨가 왔고 조금 늦게 캐리가 데이트 갔다가 맛있어서 사왔다며 케이크를 선물이라고 가져왔고. 이모가 이사기념 이라고 피자를 4판이나 주문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고 떠들고 있었다.
난 그런 소라를 보다 피자를 하나 집어서 한입 배어먹고 누나가 따라주는 콜라를 마셨다. 그녀는 이 떠들썩한 식구들을 보며 살며시 미소 짓고 있었다.
“우리집도 이랬으면 어땠을까.”
누나가 내가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말했다.
“음~. 좋았겠지. 하지만 우린 상황이 나빴잖아.”
“내 생각이지만. 중요한 건. 상황이 아냐. 성격이지. 아버지나 나나 말없고 내색을 안 하는 성격인걸.”
“나도 마찬가지 인데.”
우리들의 가족 이야기는 피를 흘리고 걷고 있는 동물과 같았다. 언제 넘어져 죽을지 모르는 네발 동물처럼. 비틀거리다 바닥에 스러져 초원의 청소부들에게 뜯어 먹히는 그런 위태로운 상태였다. 이렇게 파국으로 치닫고 말았지만 나와 누나는 차라리 잘 되었다는 생각을 서로 동의했다.
난 살며시 내 손을 들어 바닥을 짚고 있는 누나의 손 위에 포개었다. 부드럽고 따듯한 감촉이 기분 좋았다. 난 감촉을 좀 더 느껴보고 싶어 손에 힘을 주어 살며시 잡았다가 놓고 손 아래로 손을 넣어 손바닥을 맞잡았다.
누나는 그런 나의 행동에 반응해 맞잡은 내손을 살며시 힘을 줘 잡았다가 힘을 풀고를 반복하다 내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에 있는 부드러운 살을 살며시 꼬집듯 만져 되었다.
누나의 단순한 장난 같은 스킨쉽 이었지만 나에겐 따듯한 감정을 안겨주고 있었다. 난 누나의 귀에 대고 낫게 속삭였다.
“난 누나가 제일 좋아.”
누나는 그 말에 입가 미소를 보이며 날 보고 입 모양으로만 ‘나도’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배부르게 먹고 차도 마시고 저녁 늦게 하는 쇼프로그램도 다 같이 시청한 다음 이모 식구들이 자야겠다고 집을 나섰다. 뭐 나선다고 해봐야 바로 위층이지만. 근데 서로 인사를 하려고 보니 소라가 보이지 않았다.
5명은 소라를 눈으로 찾았고 12살 여자아이가 소파에서 자고 있음을 뒤늦게 발견해서 깨운 후 비몽사몽인 녀석의 고개를 숙이게 해서 인사시킨 후 그들은 누나와 나의 집에서 퇴장했다.
난 그들이 나가자 일단 문을 걸어 잠그고 현관과 거실 불을 껐다. 그리고 샤워실로 직행해 몸을 구석구석 씻고 이를 닦고 같이 가지고 갔던 파자마로 갈아입고 어두운 거실의 소파에 앉았다.
그 때 심장 소리가 귀에 들릴 정도로 뛴다는 것을 알았다. 난 기대하고 있었다. 나의 귀에 누나의 샤워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나의 페니스는 기대감으로 벌써 부풀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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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에서 했던 섹스 후. 난 누나에게 완전히 매료되었던 것 같다. 난 수학여행을 갔다 온 누나를 보고 그날 일이 생각나서 계속 서 버리는 자지를 주체하지 못했다. 더 이상 누나를 힘들게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발기한 녀석을 보여주지 않으려 했지만. 시간이 가도 그 반응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그리고 정확히 두 번째 관계 후. 2주가 지난 날. 화를 내고 날 격멸이나 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안고. 옷 가라 입는 걸 도와주고 있던 누나에게 섹스를 요구하려고 했다. 하지만 말이 도무지 나오지 않았고 난 얼굴을 붉히고 하려던 말을 집어넣어버렸다.
하지만 누나는 나의 상태를 알고 있었다. 난 얼굴을 붉히며 어떻게 알았냐. 물었고 누나는 너무 티를 네더라고 이야기 했다.
그날 우린 전 같이. 10시 소등시간 후. 여성상위로 섹스를 했다. 그날도 전처럼 전회가 없이 로션을 바르고 했는데 전 보단 오래갔고 누나도 전 보단 좀 더 느낀 것 같았다.
초심자인 나로선 어떻게 하는 섹스가 서로에게 좋은 건지 알 수가 없었고 섹스 해달라고 하는 것부터가 부담스러운 나로선 누나에게 이렇게 해 달라 내가 이렇게 해 볼게 하는 것을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거기다 누나는 자신이 느끼고 즐기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닌 나를 위해서 하는 행동이고 지식역시 부족했기 때문에 우리는 만족스런 섹스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누나에게는 그러했을 것이다.
하지만 섹스 횟수가 증가하면서 대범해진 것인지 어느 5회 째 때 인가 내가 누나에게 정상위를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누나는 그러라고 했고 나는 그 아름다운 몸매를 내려다보며 로션을 바르고 바로 집어넣었다.
이 자세는 첫 정사 때. 그 자세이었을 것이다. 난 누나의 가슴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잘록한 허리를 두 손으로 감싸 쥐고 허리를 움직여갔다. 두드러운 살들이 부딧치면서 야릇한 소리가 나고 있었고 내가 키가 작아 누나의 표정을 보지 못했지만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누나의 반응이 보고 싶어 허리를 움직이며 두 팔로 몸을 지탱하며 상태를 새웠다. 고운 누나의 얼굴에 홍조가 띄워져 있었다. 누나는 신음성에 첫 관계 후 부터는 과장된 말을 쓰지 않았다. 그저 신음만 흘리고 있었기에 좋은 지 그저 통증만 있는 것인지 나로선 알 수가 없었다.
“흑 앗. 흑. 아. 아. 앗.”
하지만 내가 누나의 얼굴을 보면서 허리를 계속 움직이고 있자. 누나는 섹기가 감도는 황홀한 미소를 보여 주었다. 그 미소에 반응 했을 까. 내의 심장의 요동침이 거세졌다.
난 그 심장 소리를 들으며 이 사랑스런 여자의 아름다운 가슴에 입을 가다되었다. 그리고 혀로 핥고 한손으로 다른 가슴을 아래부터 주물렀다.
부드럽고 탈력 있는 그녀의 가슴이 너무나도 기분좋은 감촉을 나에게 전해주고 있었다.
난 한참 동안 허리를 움직이고 한쪽 가슴은 입으로 다른 한쪽 가슴은 손으로 애무를 하는 동작을 지속했다. 그러자 신음 소리뿐이었던 누나 소리가에 말들이 썩히고 있었다.
“앗. 윽. 아. 앗. 진아 나 이상해. 흑. 앗.”
그녀도 천천히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누나에게 내가 오르가즘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너무 받는 것에만 익숙해 진 것일 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누나에게 해준 것이. 단 하가지도 생각나지 않았다. 부끄럽고 미안했다. 내가 누나에게 해 줄 수 있는 것. 그날 난 누나에게 만족스러운 오르가즘을 선사해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난 허리를 좀 더 빨리 움직이고 두 가슴을 한손에 한 개씩 주무르며 누나의 얼굴을 보았다. 누나의 달뜬 표정이 적나라하게 보았다. 누나는 오르가즘이 가까이 왔는지 두 다리를 꼬고 시트를 잡아 틀고 신음을 흘리며 두 눈을 감고 고개를 약간 들었다.
“아. 아. 앗. 핫. 아. 이상해. 나. 핫. 이상해. 기분 좋아.”
누나의 쾌감에 겨운 음성과 모습이 나에게 영향을 준 것인지 나 또한 급격하게 느낌이 오고 있었다.
“으. 아. 앗. 나오려고 해. 아.”
“으. 아. 앗. 핫. 앙. 와. 온다. 핫. 윽. 아. 악. 악.”
“앗 나온다. 나온다. 앗. 앗.”
절정의 쾌감에 겨워 비명 같은 신음이 울리며 누나의 등이 들려 올라갔다. 나 또한 절정의 쾌감에 신음을 흘리며 허리를 누나에게 밀착시키고 뿌리까지 나의 자지를 삼킨 보지속 자궁 안으로 뜨거운 정액을 흘려 넣었다.
그리고 나른한 피곤과 쾌감의 여운을 느끼며 서로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누나의 손이 내 등을 에워싸고. 나의 손이 누나의 허리를 감았다. 땀으로 서로 몸이 젖어 있었지만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에어컨이 돌아가는 방이라 시간이 지나면서 땀이 식어 추어지기 시작했다.
누나가 먼저 침묵을 깨었다.
“감기 걸리겠다. 수건으로 몸 닦고 옷 입어.”
“응”
그녀의 목소리엔 떨림이 있었다. 아무래도 내 앞에서 신음을 흘리며 했던 이야기가 창피한 모양 이었다. 난 모른 척. 몸을 일으켜 아직도 누나 속에 있던 자지를 빼 냈다. 정액과 애액이 뒤섞인 액체가 누나의 보지사이로 흘러나왔다.
누나는 휴지를 가져와 보지를 조심스럽게 닦고 그 시간 동안 난 화장실에 가서 수건 두 개를 가져와 한 개를 내 밀었다. 누나는 그것을 받을 때도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답했다.
“고마워.”
“아니.”
그 모습이 너무 귀엽게 보였다. 누나를 귀엽다고 생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었다. 내 기억 하는 누나는 항상 당당하고 빈틈이 없는 영리한 여자 이었지 실수를 하거나 창피해 하거나 하는 어수룩한 여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누나가 기분 나빠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에 반응해서 이야기를 꺼낸 수는 없었다. 난 조금 어색해진 분위기를 돌리기 위해 다른 이야기 꺼내 보았다.
“배구는 어떻게 된 거야.”
누나는 땀을 다 닦고 팬티를 올리고 브래지어 후크를 채우며 입을 열었다.
“미래가 없어서. 나 요즘 주전에서도 밀렸어. 아니다 싶어서.”
남자라서 그랬을 까. 난 벌써 옷을 다 갈아입은 상태이었다.
“배구하는 누나 모습 멋있었는데. 아쉽네.”
“그만해 그 이야기는 맘 아파.”
“미안.”
누나가 옷을 다 입은 후. 땀에 젖은 이불을 치우고 다른 것을 가져 와. 침대 위에 펐다. 그리고 나를 그 위에 눕힌 후. 자기는 집에서 가져 온. 얇은 담요를 보호자용 간이침대에 깔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자.”
“응”
하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난 눈을 감고 한참동안 뒤척이며 있다가 도무지 잠이 안와서 눈을 떴다. 12:30 병원에서 지내는 팔자 늘어진 인생이라서 늦게 자는 게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몇 번이나 누워있는 포즈를 바꿔본다던지 하면서 소리를 낸 때문인지 누나역시 자지 않고 있었다.
“자?”
“아니.”
침묵. 우린 서로가 잠이 들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지만 난 누나의 절정을 봐버려서 누나는 자신의 절정을 나에게 보여 주었기 때문에 말을 쉽게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그렇게 30분 쯤 흘렀을 것이다. 누나가 다시 먼저 입을 열었다.
“진아”
“왜 누나?”
“우리가 했던 일. 너도 알겠지만. 다른 사람에겐 비밀이다.”
“응.”
“그리고 우리는 분명히 남매야. 이런 일 계속 할 수는 없어. 언젠가는 그만 두어야 할 거야. ”
난 대답하지 않았다. 나에게 있어 누나와 이어짐. 그건 성욕과 쾌락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분명히 보이지 않는 유대감이란 것을 분명히 각인시키는 하나의 도구다. 난 누나와 그런 유대감의 확인을 지속적으로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도 알고 있다. 누나가 나를 남자로서 사랑하는 것이 아님을 그저 소중한 남동생일 뿐이다. 그저 그녀의 죄책감과 책임감 그리고 나에 대한 정상적이지 않는 집착이 이런 관계를 하게 만든 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또한 우리의 관계가 지속되면 될수록 어려가지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는 것도 말이다.
“응.”
내키지 않는 대답. 하지만 누나에게 영원한 짐을 지을 수는 없는 일이다.
“자. 나도 내일부터 집 알아봐야 해서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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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째 날 이후. 내가 묵던 2인 병실에 다른 환자가 들어왔다. 이모 말로는 도무지 자리가 없어서 2인실을 1인실로 쓸 수 없다는 거였다. 당연히 그 후론 병실에서 할 수 없었고 1주일 후 퇴원해서 사람 많은 이모집에서 지내다 보니 전혀 기회가 없었다.
물론 여관이나 러브호텔 아니면 노래방, 공원 기타 등등 섹스 할 장소는 많았지만 그런 곳에 대한 경험도 없고 사랑하는 누나를 그런 곳에 되려간다는 것을 난 용납을 할 수가 없었기에 그동안 참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오늘 나의 알 속엔 진한 정액이 잔득 고여 있었고 누나의 섹시한 육체를 향한 나의 욕망 또한 주체 할 수 없을 정도로 쌓여 있었다.
9월. 그동안 나에겐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 감히 나는 그 변화들을 대혁명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모는 자기가 직접 수술을 해서 자살 소동으로 떨어져 나갔던 코를 복구 하고 덤으로 쌍꺼풀 까지 해 넣었는데. 그 모습이 내가 가지고 있는 어머니 사진과 너무나 비슷해 보였다. 이건 이모가 생각했던 의도 이상이라고 했는데 안경까지 어머니 평소 자주 끼던 걸로 바꾸니. 그냥 판박이 같았다.
어머니를 알고 있던 사람들은 나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아버지는 우연히 나를 만난 자리에서 말까지 더듬었다.
이모는 자신의 말로는 코를 엄마랑 똑 같이 만들고 쌍꺼풀을 넣은 것이 다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말했지만. 느낌이 너무 달라진 얼굴이라 난 한 번씩 거울을 볼 때 마다 실감이 없었다.
그 느낌은 딱 1주일이 갔다. 그 후엔 나도 어느 정도 내 얼굴에 적응을 하고 있었다.
누나는 그동안 아버지와 많이 싸웠다고 한다. 이유는 당연히 나 때문이었다. 누나는 나를 돌봐줘야 한다고 그 집에 다시 드리든지 둘이서 나가 살겠다는 거였다. 아버지는 나의 자살소동 후 나에 대한 미움이 많이 희석되었다고 한다. 근데 최근에 내 수술이 끝나고 내 얼굴을 본 아버지는 내 얼굴이 어머니와 너무 닮은 것이 기분 나쁘다며 집에 드리는 것은 거부해 버렸다.(이모는 아버지의 반응을 “자기가 널 덮칠까봐서 그런 거라고” 비아냥거렸다.) 그 대신 아버지는 이모가 사는 빌라 바로 아래층에 방을 하나 구해 주었다.
그 집에 오늘 입주하기로 되어 있다. 난 퇴원하고 나서 이모집 거실에서 생활했는데. 짐은 거의 이모집에 있었고 누나짐을 챙겨오면 되는데 그건 이삿짐센터에 의뢰했다고 해서 내가 할 일은 나중에 청소와 짐정리만 하는 되는 거라 오늘 다시 가기로 했던 학교를 가야 했다.
나는 학교 가기 싫었지만. 요즘 참견이 엄청 심해진 누나는 이를 봐주지 않았다. 이사를 핑계로 하루 늦게 가려던 나를 변혁이 아저씨의 차에 매달아 보내 등교 시켜 버렸다.
“진아 남자는 늑대야. 조심해.”
수술 후 나의 모습이 너무나 여자 같아져 하는 이모의 농담이었다.
“진이 머리 때문에 더 여자 같네. 어제 미용실 간다고 하더니 수희씨가 저렇게 해달라고 했죠.”
“뭐 어때요. 나 여자요. 해도 믿을 얼굴인데.”
“그만 좀 해요. 수술은 이모가 했으면서.”
“너 연예계 좀 진출해라 아마 나 때돈 벌거다.”
“히히히히히 진아 가자 아저씨 출발해요.”
“오빠 빠이빠이”
차가 출발하고 오늘은 병원에 따라 간다고 뒷좌석에 남아 있는 소라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나도 웃으며 손을 흔들어 준 후. 혼자 앞에 가고 있는 캐리 뒤를 서둘러 따라갔다.
교문 앞. 캐리는 선도부선생이 보이자 내 등을 툭툭 두들겼다. 그녀의 교복은 규정인 무릎 아래까지 내려와 있었다.
“아무문제 없음.”
“응.”
“그럼 점심 때 봐.”
“어.”
그녀는 보라는 듯이 턱을 들어 거만하게 선생님 앞을 걸어갔다. 오늘은 어디를 봐도 잡힐 때가 없으니 얼마든지 보라는 것이지만. 인사 안한다고 선생님에게 납치되었다. 그녀 뿐 아니라 나도 선도 부원에게 걸려야 했다. 왜냐면 교복을 입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날 난 티와 몸에 달라붙는 바지를 입고 있었다.
“전학생.”
“아니 3학년 인데. 교복이 못쓰게 됐거든.”
“아. 선배 죄송합니다. 낮선 얼굴이라 그런데 학생증 좀.”
난 바지 주머니를 뒤져 지갑에 든 학생증 내 밀었다. 하지만 얼굴이 틀리니 소용이 없었다. 결국 저 쪽에 잡혀있는 캐리가 와서야 해명이 될 수 있었다. 그 선도 부원은 내 전 얼굴을 직접 본적이 없었지만. 사진을 본 때문인지 좀 당황해 했다.
“사고로 코가 날라 갔는데. 완전히 잃어버려서 처음부터 만들었거든. 이왕 하는 거 예쁘게.”
“예.”
“그럼”
난 학교로 들어갔다. 누나가 어제 전화로 나에게 “학교가면 선생님에게 먼저 인사드려”라고 명한 것을 따르려고 교실이 아닌 교무실로 향했다. 하지만 담임은 자리에 없었다. 아직 시간이 있어서. 난 교무실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가방에 넣어 온 책을 꺼냈다. 제목은 레이몬드 커버의 단편집. 많은 일을 격은 탓인지 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잃어져서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그의 단편집과 그의 개인적인 팬이라고 하는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도 며칠 전. 대형 서점에 가서 구입해 놓은 상태였다.
난 그 책을 잠시 보다가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적확하게는 이름이 아니라. 학생이었지만.
“학생. 전학생인가.”
3학년주임을 하고 있는 늙은 남선생이었다. 나는 일어나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아뇨. 3학년 1반 인데요.”
그는 나를 미심쩍은 표정으로 봤다.
“근데 왜 교실로 안가고 여기 있는 거지.”
“그 동안 병원에 있었거든요. 그래서 담임선생님께 먼저 인사드리려고.”
“그러냐. 못 보던 얼굴인데다. 교복도 입지 않고 있어서. 알았다.”
꾸벅 인사를 했다. 그리고 다시 인사를 했다. 나를 지나치고 있는 소현 선생님에게 그녀는 나를 한번 보고 누군지 몰랐는지. 입을 열었다.
“누구지. 못 보던 얼굴인데. 전학생.”
“죄송해요. 누나가 연락 했다고 하던데요. 저 성진요.”
그녀는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평소 그녀의 입에서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말이 나왔다.
“하하하 뭐야 미소년이 되어 버렸네. 너무 귀여운 거 아냐. 코가 날아가서 복구했다고 들었는데. 복구가 아니라. 다른 모양으로 만들어 놓았네. 자세하게 보니 예전 모습도 보이는 구나. 사실 네 얼굴선이 가름한데 비해서 전에 코가 눈에 많이 튀어서 말이야. 그 코에 대한 인상이 너무 셌거든 그러니 한눈에 몰라보는 거 당연 한 거니. 너무 섭섭해 하지 말거라.”
“아닙니다.”
난 살짝 웃어 주었다. 그녀는 또 웃었다.
“하하하. 웃는 거 진짜 귀여워 졌네. 한번 안아보면 안될까.”
난 그 말에 당황해 버렸다. 난 고개를 흔들었고 그 때 그녀의 뒤에서 딱딱한 남자 목소리 들렸다.
“소현 선생님. 성희롱으로 징계 받고 싶으면 그러세요.”
“장난입니다. 선생님. 진짜로 제가 그럴 리가요.”
소현 선생은 얼굴을 붉히며 자기 항변을 했고 주임선생은 손을 흔들며 이야기 했다.
“미안해요 장난입니다.”
“너무해요. 선생님”
그녀는 나를 교무실로 되려가서 학생상담일지를 꺼내며 물었다.
“미안하다. 너 의식 있을 땐 정작 문병 못 가서.”
“아뇨. 바쁜 신데요. 저 모를 때라도 오셨는데요.”
“아버지와는 화해했니.”
그 질문은 나에겐 너무 힘든 거였다.
“아뇨 화해고 뭐고 이젠 완전히 남남인데요. 호적도 정리가 되어 버려서 저 혼자 따로 되어 있어요.”
“그래. 힘들겠구나. 근데 학비나 생활비는 어떻게 하니.”
“돈은 예전부터 외할머니가 이모에게 맡겨 놓은 게 있어서 문제없어요.”
“그래. 집은 어디에 사니.”
“지금 이모 집에 있는데. 오늘 누나랑 살려고 이모집 바로 아래층에 집을 얻었는데 오늘 이사할 거예요.”
“잘 됐구나. 너 누나한테는 어리광쟁이지.”
“헤헤헤”
난 웃을 뿐이었다. 그녀는 수첩에 몇 가지를 기록하고 나서 미소를 지으며 교실로 가 있으라고 했다. 난 사실 교실로 가기가 겁이 나서 선생님 하고 같이 가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고. 소현은 그럼 잠깐 기다리고 있으라고 해서 난 교무실 밖에 앉아 있었다.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진이지.”
나를 한눈에 알아보는 첫 인물. 그건 하늘이었다. 여전히 깔끔하게 예쁜아이였다. 꾸미지 않는 아름다움이라고 할까. 긴 생머리에 하얀 피부. 큰 눈물망울의 스마트한 마스크 개인적인 순위로 우리학교 랭킹 3위.(1위 가희, 2위 캐리, 3위 하늘)의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미녀였다.
“어떻게 알았어.”
“너 입원해 있는 병원에 아는 사람 있거든. 간호사인데. 네 이야기를 하더라고.”
“누구”
“모를 걸. 신경정신과 간호사라. 팔뚝 굵은 남자거든.”
난 그 병원에서 남자간호사를 본적이 없었다. 그러니 알 리가 없었다.
“그러네. 근데 이야기만 듣고 어떻게 알아.”
“그. 그게 아는 방법이 있어. 너 코 복구하고 쌍꺼풀만 했다며 그러니 다른 부분은 옛날하고 같을 거 아냐. 그러니 아는 거지.”
“그래”
난 그렇게 대답 했지만. 이해는 가지 않았다.
“근데 머리모양 때문인지 너무 여자 같아.”
“미안하지만. 오늘 그 이야기 너무 많이 들었다.”
“뭐 조금 있다가 교실에 가면 더 들어야 할 걸”
“피곤해.”
“근데 있지.”
그녀는 물어보기 힘든 것을 물어보려는지 말을 끌었다.
“이제 그럴 마음은 안 드는 거지.”
난 그녀가 뭘 말하려는 건지 알았다. 아마 그 사건으로 학교가 발칵 뒤집어 졌을 것이다. 선생님은 그냥 그 질문을 넘어 갔는데 하늘은 넘어가지 않았다.
“벽에 똥칠 할 때 까지 살 거야.”
“그래. 다행이다.”
그녀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나에게 다정하게 손을 흔들어 준 후. 교실로 향했다. 그녀의 뒷모습을 잠시 보다가 누나의 모습을 같이 떠올렸다. 하늘이도 예쁘긴 하지만 적어도 나에겐 누나가 가장 예뻤다.
“가자 진아.”
담임이었다. 그녀는 지시봉과 교제 학생수첩을 가지고 있었다. 난 그녀의 뒤를 졸졸 따라서 교실로 향했고 그곳에 가까워질수록 긴장하는 나를 만나게 되었다.
드디어 교실 앞. 담임이 먼저 앞장서서 문을 열고 들어갔고 난 바로 뒤를 따라서 교단 옆에 섰다. 그냥 내 자리로 갈까 했는데. 내 자리였던 자리에 다른 남학생이 앉아 있어서 난 갈 곳을 잃어버리고 당황해 버렸다. 그런 와중에 선생님이 입을 열었다.
“예가 누군지 모르겠냐.”
하늘이는 가만히 있었고 창세가 입을 열었다.
“전학생요.”
“아닌데.”
“선생님이 잘리고 대신 오시는 담임. 선생님”
“말도 안돼.”
“그럼 청소부, 잡상인.”
엉뚱한 말이 난무했다. 창세는 자기가 웃겨 주었다고 생각했는지 스스로 의기양양 표정을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이건 그냥 장난 이었다.
“진이가 성전환수술 해 왔어요.”
“맞아.”
맞긴 뭐가 맞아 난 성전환은 안했단 말입니다. 하지만 난 말을 하지 못했다. 그 때 나를 대신해 하늘이가 토를 달았다.
“진이지만 성전환은 안했어요. 이유는 사고 때문에 코가 다 날아가서 복구한 거고.”
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나에게 윙크를 했다. 난 어색한 웃음을 지은 후. 쏟아지는 아이들의 시선과 질문공세에 당황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의 질문공세 담임의 목소리가 잠시 중단 되었다.
“그만. 아직 조회 안 끝났다. 진아 넌 하늘이 옆에 앉아라.”
“예”
난 시선의 압박에 부담을 느끼며 걸어서. 하늘이 옆에 앉았다. 하늘이는 내가 자리에 착석하니 상쾌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어 주었다.
그리고 조회가 끝났을 때. 난 아이들에게 둘러싸였다. 부담스러웠다. 그들의 질문을 대부분 내가 진짜 성전환 했는지 안했는지에 대해서 이었지만. 그것의 호기심이 풀리자 더 이상의 질문을 삼가는 분위가 되었다. 역시 자살소동 여파는 오래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1교시 수업이 끝나고 하늘이와 친한 여자아이들 셋이 왔을 때. 그 중 하나가 나에게 그 이야기 물었다.
“너 이제 자살 안 할 거지.”
“야. 너무 직접 적이다”
난 대답을 바로 하지 못했다. 대신 하늘이가 나의 대변인이라도 대는 냥 두 번째 대변을 해주었다.
“안 한데. 벽에 똥칠 할 때 까지 산다고 했어.”
또 그 직설적인 어투의 아이가 입을 열었다.
“하늘이가 얼마나 울었.”
누군가 그녀의 입을 막았다. 하늘 이었다. 그녀의 얼굴이 순간 홍당무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친구의 입을 막고 조용하고 손가락을 입에 데고 새우고 이었다. 난 영문을 몰라서 이 낮선 상황속에서 어리둥절 했고 그 상황은 다행이 수업종에 의해 해결 되었다.
난 진짜 왜 그러는지 몰라서 물었다.
“왜 그래?”
하지만 대답 없는 하늘이.
그 시간 이후 하늘이는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이 미웠는지 자리를 이탈했다. 그리고 점심시간. 말이 없던 하늘이가 입을 열었다.
“진아 오늘 급식 없는데. 같이 먹을래. 수애가 찬합에 잔득 제사음식 싸왔다고 하더라고.”
난 수애가 누군지 몰랐다. 그녀는 내 마음을 잃었는지 나에게 그녀가 누군지 이야기 해 주었다.
“아까 자살 어쩌고 한 년.”
“미안 캐리가 매점에서 먹자고 했거든.”
“그랬구나. 알았어.”
실망하는 표정.
“응”
“그 언니 친구 없어.”
“아냐. 인기 많은 걸.”
“그럼. 왜?”
“나 때문이겠지.”
“진아. 누님 오셨다.”
왼 누님 누나는 이사하고 있을 건데. 난 나도 모르게 번지는 미소를 억지로 참으며 일어섰지만. 그것 누나가 아니었다. 캐리다. 사실 캐리는 나보다 1살 많아서 누님 이지만. 나의 사랑하는 누님이랑은 거리가 있었다.
“캐리 왜?”
“응. 언니가 가보라고 해서 와봤어. 하여튼 요즘 언니 너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챙긴다니까 귀찮아 죽겠다. 완전히 브라더 콤플렉스야.”
“하하하.”
“휴대폰 빨리 좀 사라. 나도 이 굴레를 벋어나고 싶어.”
“응”
“귀찮게 구는 놈은 없고”
그녀는 주먹을 쥐고 흔들어 보였다.
“없어”
“밥 먹어야지. 가자”
캐리가 따라오라며 손짓을 하며 돌아섰다. 그때 하늘이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하세요. 캐리 선배.”
“어. 하늘이구나.”
“먹을 것 넉넉 하니까. 같이 먹어요. 선배.”
“그럴까.”
난 캐리와 하늘이 아는 사이라는 사실 몰라서 물었다.
“둘이 알아.”
“응. 너 의식 없을 때. 병원에 자주 왔었거든.”
갑자기 하늘이의 낯빛이 변했다. 난 왜 그런지 싶었지만. 실례가 되는 것 같아서 묻지 않았다. 대신에 수애가 끼어들었다.
“자주가 아니고 매일 갔잖아요. 의식이 돌아왔다는 소식 듣기 까지.”
“그랬나. 내가 매일 가지 못해서 몰랐네. 정상이 갸륵하네. 히히히.”
하늘이는 얼굴을 푹 숙이고 고개를 들지 못했다. 난 왜 그런지 몰라서 어리둥절해 있었고. 또 다른 여학생이 교통정리를 했다.
“자! 그런 이야기는 조용히 둘이서 하게 해주시고. 일단. 밥 먹으로 갑시다.”
우리는 옥상으로 올라갔다. 일단 수애가 가져온 돗자리를 퍼고 신발을 벗고 다들 그곳으로 올라갔다.
일단 내가 먼저 아무 곳에나 앉았고 수애랑 두 친구가 등을 떠밀어서 하늘이가 내 오른쪽에 앉고 캐리가 내 왼쪽 나머지 셋은 자기 내키는 곳에 앉았다.
그리고 각자가 들고 온 도시락을 중앙에 놓았다. 하늘이는 보온도시락,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두 여학생은 예쁘장하게 생긴 플라스틱 도시락 이었다. 그리고 수애의 엄청 큰 찬합과 야외용 보온통에 담아온 김이 나는 된장국과 밥. 아직 뚜껑을 개봉하지 않았지만. 푸짐할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수애가 먼저 찬합을 둘러싼 천을 풀고 찬합을 한칸 한칸 내려놓았다. 그 속에는 기름에 익힌 생선, 산나물, 각종튀김, 전, 장조림 등이 있었다. 그중에서 동그랑땡은 진짜 맛있어 보여서 나도 모르게 손을 가져가서 하나집어 먹었다.
수애가 눈치를 주기는 했지만 다들 아무말 없었고 그 맛에 매료되어 버렸다.
“너희집 음식 정말 맛있다.”
수애가 나의 칭찬에 답했다.
“우리집 예전부터 음식점 했어 지금은 도시락집 하고 있고. 근데. 너 엄청 얌전해서 음식에 제일먼저 손대는 타입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네.”
“미안. 누군가 먹어라 하고. 말한 것 같다고 할까. 헤헤.”
수애가 씩 웃었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자 드십시다. 선배도 많이 들어요. 진이도 많이먹어. 넌 먹지 마 키키”
“Thank you"
“고마워”
“잘 먹을게.”
수애가 플라스틱 숟가락이랑. 나무젓가락을 나누어 주고 밥이 없는 사람에겐 1회용 용기담은 아직 따듯한 밥도 주었다. 그리고 모두에게 된장국이 나누어 졌다. 수애는 다른 사람이 도와준다고 해도 한사코 자기가 다 음식을 돌린 후. 자기도 숟가락을 들었다.
수애네 제사음식은 간결한 맛이 있었다. 맵지도 짜지도 않은 재료의 고유한 향을 살린 깔끔한 맛이었다. 모두들 말은 많이 하지 않았다. 밥을 다 먹은 후엔. 튀김이나 떡을 또 먹었고 더 이상 배에 들어가지 않을 것 같을 때가 되어서야 찬합이 합체를 하고 있었다.
치울 때는 캐리와 나를 제외한 여학생이 전담을 했다. 미안해서 옥상에 설치되어 있는 음료수 자판기에서 주스를 빼서 나눠 돌아가며 나눠 주었다. 나지막으로 수애에게 음료수를 건네며 인사를 했다.
“잘 먹었다. 어머니가 음식솜씨가 좋구나.”
“그치. 하하하. 우리 엄만 최고지.”
“도시락집 어디야. 자주 사 먹어야겠다.”
“해성종합병원. 옆 상가건물.”
“나 거기 근처 사는데.”
“전에는 학교 근처 이었지 않나. 이사했나 보구나.”
“응.”
“너 하늘이 어떻게 생각해.”
하늘이는 친구둘이랑.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벤치에서 수다를 떨며 음료수를 마시고 있었다.
“어?”
“여자친구로 어떠냐고.”
“최고지.”
“사귀어 볼래.”
“어?”
“하늘이 너 좋아 하거든.”
“설마.”
난 순간 하늘이가 나에게 했던 행동들이 떠올랐다. 다른 아이들에게 하는 행동과는 다른 행동을 나에게 보여준 적이 몇 번 있었는데. 난 눈치체지 못하고 있었다.
“사귀어 볼래.”
“미안. 나 아직은 좀 그래.”
“그래 알았다.”
그녀는 내가 큰일을 격고 나서 아직은 힘들다는 이야기로 알아들었나 보다. 그녀는 씁쓸하게 미소를 보여준 후 하늘이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녀들과 무언가 이야기 한 후. 다시 나에게 다가왔다.
“그냥 친구로 지내주라. 너 친한 친구도 없는 것 갔더라.”
“알았어.”
수애는 정말 직설적이다. 친구가 없다. 라는 말은 가슴에 바늘을 꼽는 기분이었는데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내 등을 두들겼다.
“나 사실 남자랑 별로 이야기 안하는데. 너 너무 편하다. 꼭 동성친구 같은 걸.”
또 직설적인 말.
“헤헤헤.”
“뭐 친구로 지내다가 연인사이가 되는 일은 자주 있으니.”
“하늘이 대신에 너랑 잘될 수도 있잖아.”
캐리가 끼어들었다. 그러자 수애의 직설적인 말.
“미안하지만 진이 같이 남자답지 못한 애는 별루라.”
“그럼 저기 애들은.”
캐리가 하늘이랑 같이 있는 두명을 가리켰다.
“혜인이는 남자친구 있고. 하은이는.”
수애는 하은이의 취향에 대해서 떠올리는 듯. 생각하는 사람의 전형적인 포즈를 취했다. 그리고 1분경과 후 입을 열었다.
“코 고쳐서. 가망성 있어 보이네요. 오늘 아침에 진이 교단에 섰을 때부터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 누구 닮았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누군지 나도 잘 모르지만요.”
“진아 혹시 그 연예인 이모 아닐까.”
나는 모르겠다는 의미 손바닥이 보이게 손을 들었다 놓았다.
“아닐 가능성이 더 많겠네 은퇴한지. 20년 쯤 되었을 예전 연예인을 15살 먹은 여자애가 알 리가 없지.”
수애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서. 질문했다.
“혹시 어머니가 연예인 이었냐.”
“응. 진수진 이라고 유명했다고 하던데. 당시에 해당하겠지만.”
“음. 확실히 모르는 이름이네. 근데 가수, 탤런트, 영화배우 어느 쪽?”
솔직히 난 어머니의 사진을 딸랑 하나 가지고 있지 예전 영상자료나 다른 사진은 음반 등은 본 적이 없었다. 아버지가 모조리 치워버렸기 때문에. 하지만 캐리는 알고 본적이 있는 듯 했다.
“다양하게 하셨대. 패션모델로 시작해서. 가수하고 TV드라마에 연기하고 영화배우 까지 했다던데.”
수애는 과장되게 대답해주었다.
“와! 대단해. 네 누나. 패션모델인줄 알았는데. 그 피가 어머니 쪽에서 왔구나. 너 다시 봤다. 어머니는 집에 계시냐.”
캐리가 대신 대답했다.
“아니. 돌아가셨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맘이 아팠다. 수애는 나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것을 봤는지 미안한 표정으로 사과했다.
“미안 흥분해서. 알고 있었는데. 잊어 버렸네.”
점심시간이 끝나고 제자리로 돌아갔을 때. 하늘이를 대하기가 어색했다. 말을 붙이기 힘들어 한마디도 하지 않은 상태로 하교 길에 올랐다.
혼자서 하늘이 생각을 하다가 내 앞에 누가 걸어가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렇게 걸어가다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소에 앉았다. 그 때 내 앞에 걸어가던 녀석이 입을 열었다.
“야. 아는 척 좀 해라. 몇 개월 만에 봤으면서.”
창세다. 녀석은 특유의 능글거리는 표정으로 앉아 있는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엉.”
나랑 언제부터 인사 했다고 저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내 표정이 별로 좋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놈은 웃었다.
“하하. 너 코 바꾸니까. 완전 딴 사람 같네. 반하겠는 걸.”
난 답하지 않았다. 이 녀석에게 진정성이란 것이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너 하늘이 한태 고백 받았냐.”
난 귀찮아서 고개를 끄덕 거렸다.
“사귀는 거냐. 사귀는 거겠지 그런 애 보기 만나기 힘드니까.”
“아니. 안 사귀는데.”
“앵!”
당황한 표정. 왜 창세 녀석이 당황스런 표정을 짓는지 모르겠다. 물론 하늘이가 조건이 좋은 건 사실이지만 지가 저런 표정 지을 이유는 없었다.
“왜?”
“나 여자사귈 마음 없어. 친구로 있자고 했어”
녀석은 혼자 흥분한 듯 했다.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난 긴장을 했지만 녀석에게 인내심 이란 것이 있는지 심호흡을 하고 참아내고 있었다.
“너 정말 잘 나신 분이군. 나에게도 기회가 다시 온 거니. 다행이라고 해야겠지만. 이 싸가지야 잘 가라. 간다!”
“그래!”
창세 녀석이 뛰어갔다. 창세가 나를 괴롭혔던 게. 하늘이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오고 있었다. 사실 창세와 나를 비교하면 내가 처지는 게 사실이다. 불량스러워서 그렇지 창세는 키도 크고 잘생긴 녀석인데. 나는 키가 작고 계집에 같은 녀석이다. 지가 좋아하는 하늘이가 나를 좋아한다니 자존심 상했을 거다.
암흑 속에서 나오니. 다른 세상이 있었다. 그렇게 싫게만 여겨지던 놈의 다른 면도보고. 내일은 어떤 변화를 목격할까. 행복을 향한 나의 방향전환은 영원하지는 않겠지만. 아직은 진행 중이다.
이모가 근무하는 병원 앞 까지 버스를 타고 와서 걸었다. 아침부터 이모집에 전화해서 나에게 ‘오늘은 이삿짐 정리해야 하니까 어디가지 말고 바로 와.’라고 누나가 이야기 했었지만 집에 도착하니. 거의 다 정리가 되어 있었다.
집안에는 누나와 소라가 중국음식을 먹고 있었는데. 내가 들어오자 소라가 먹던 자장면을 내려놓고 나에게 달려와서 뭐가 그렇게 좋은지 몰라도 웃으며 인사를 했다.
“헤헤헤 오빠 오늘도 수고 하셨습니다.”
“너도 수고 많았네요.”
난 그렇게 말한 후.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녀석은 여전히 미소 지으며 달려서 앉아있던 자리에 다시 앉았고 난 누나 옆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누나가 눈웃음을 지으며 반겨주웠다.
“어서와. 진이 짐은 방에 놔뒀는데. 나중에 정리해.”
“응. 안 힘들었어.”
그렇게 말하며 누나를 보았다. 누나는 연두색 긴팔 티와 빈티지 청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두 옷 모두 매력적인 몸매를 그대로 들어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매료된 난 잠깐 야릇한 생각을 떠올렸다가 소라의 존재 때문에 바로 떨쳐버렸다.
“아니 거의 다 이삿집센타에서 해주던걸.”
“근데 소라랑 누나 오늘 처음보지 않나.”
“전에 병원에서 몇 번 봤는걸.”
“그래. 아! 오늘 병원 갔잖아 뭐래.”
소라는 입에 묻은 자장을 휴지로 닦은 후 입을 열었다.
“남자인 오빠에게 비밀.”
비밀 이라고 말했지만 알 것 같았다. 소라가 생리통이 원인 같았다. 난 짓궂은 행동을 하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오늘은 왼지 기분이 좋은 덕인지 충동적이었다.
“알겠다. 뭔지.”
소라의 낯빛이 조금 붉어졌고 누나가 내 등을 꼬집었다. 난 신음은 내지 않고 인상 조금 쓰고 누나의 날카롭게 뜬 눈을 마주 보고는 소라에게 사과했다.
“미안. 소라야. 난 아무것도 모르는 걸로 해줘.”
소라의 화난 목소리.
“그런 게 어디 있어. 미워.”
“미안 용서를 바랍니다. 소라님.”
그날 소라는 한참동안 꿍해 있었다. 하지만 날이 어두워지고 이모와 변혁이 아저씨가 왔고 조금 늦게 캐리가 데이트 갔다가 맛있어서 사왔다며 케이크를 선물이라고 가져왔고. 이모가 이사기념 이라고 피자를 4판이나 주문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고 떠들고 있었다.
난 그런 소라를 보다 피자를 하나 집어서 한입 배어먹고 누나가 따라주는 콜라를 마셨다. 그녀는 이 떠들썩한 식구들을 보며 살며시 미소 짓고 있었다.
“우리집도 이랬으면 어땠을까.”
누나가 내가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말했다.
“음~. 좋았겠지. 하지만 우린 상황이 나빴잖아.”
“내 생각이지만. 중요한 건. 상황이 아냐. 성격이지. 아버지나 나나 말없고 내색을 안 하는 성격인걸.”
“나도 마찬가지 인데.”
우리들의 가족 이야기는 피를 흘리고 걷고 있는 동물과 같았다. 언제 넘어져 죽을지 모르는 네발 동물처럼. 비틀거리다 바닥에 스러져 초원의 청소부들에게 뜯어 먹히는 그런 위태로운 상태였다. 이렇게 파국으로 치닫고 말았지만 나와 누나는 차라리 잘 되었다는 생각을 서로 동의했다.
난 살며시 내 손을 들어 바닥을 짚고 있는 누나의 손 위에 포개었다. 부드럽고 따듯한 감촉이 기분 좋았다. 난 감촉을 좀 더 느껴보고 싶어 손에 힘을 주어 살며시 잡았다가 놓고 손 아래로 손을 넣어 손바닥을 맞잡았다.
누나는 그런 나의 행동에 반응해 맞잡은 내손을 살며시 힘을 줘 잡았다가 힘을 풀고를 반복하다 내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에 있는 부드러운 살을 살며시 꼬집듯 만져 되었다.
누나의 단순한 장난 같은 스킨쉽 이었지만 나에겐 따듯한 감정을 안겨주고 있었다. 난 누나의 귀에 대고 낫게 속삭였다.
“난 누나가 제일 좋아.”
누나는 그 말에 입가 미소를 보이며 날 보고 입 모양으로만 ‘나도’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배부르게 먹고 차도 마시고 저녁 늦게 하는 쇼프로그램도 다 같이 시청한 다음 이모 식구들이 자야겠다고 집을 나섰다. 뭐 나선다고 해봐야 바로 위층이지만. 근데 서로 인사를 하려고 보니 소라가 보이지 않았다.
5명은 소라를 눈으로 찾았고 12살 여자아이가 소파에서 자고 있음을 뒤늦게 발견해서 깨운 후 비몽사몽인 녀석의 고개를 숙이게 해서 인사시킨 후 그들은 누나와 나의 집에서 퇴장했다.
난 그들이 나가자 일단 문을 걸어 잠그고 현관과 거실 불을 껐다. 그리고 샤워실로 직행해 몸을 구석구석 씻고 이를 닦고 같이 가지고 갔던 파자마로 갈아입고 어두운 거실의 소파에 앉았다.
그 때 심장 소리가 귀에 들릴 정도로 뛴다는 것을 알았다. 난 기대하고 있었다. 나의 귀에 누나의 샤워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나의 페니스는 기대감으로 벌써 부풀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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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에서 했던 섹스 후. 난 누나에게 완전히 매료되었던 것 같다. 난 수학여행을 갔다 온 누나를 보고 그날 일이 생각나서 계속 서 버리는 자지를 주체하지 못했다. 더 이상 누나를 힘들게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발기한 녀석을 보여주지 않으려 했지만. 시간이 가도 그 반응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그리고 정확히 두 번째 관계 후. 2주가 지난 날. 화를 내고 날 격멸이나 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안고. 옷 가라 입는 걸 도와주고 있던 누나에게 섹스를 요구하려고 했다. 하지만 말이 도무지 나오지 않았고 난 얼굴을 붉히고 하려던 말을 집어넣어버렸다.
하지만 누나는 나의 상태를 알고 있었다. 난 얼굴을 붉히며 어떻게 알았냐. 물었고 누나는 너무 티를 네더라고 이야기 했다.
그날 우린 전 같이. 10시 소등시간 후. 여성상위로 섹스를 했다. 그날도 전처럼 전회가 없이 로션을 바르고 했는데 전 보단 오래갔고 누나도 전 보단 좀 더 느낀 것 같았다.
초심자인 나로선 어떻게 하는 섹스가 서로에게 좋은 건지 알 수가 없었고 섹스 해달라고 하는 것부터가 부담스러운 나로선 누나에게 이렇게 해 달라 내가 이렇게 해 볼게 하는 것을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거기다 누나는 자신이 느끼고 즐기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닌 나를 위해서 하는 행동이고 지식역시 부족했기 때문에 우리는 만족스런 섹스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누나에게는 그러했을 것이다.
하지만 섹스 횟수가 증가하면서 대범해진 것인지 어느 5회 째 때 인가 내가 누나에게 정상위를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누나는 그러라고 했고 나는 그 아름다운 몸매를 내려다보며 로션을 바르고 바로 집어넣었다.
이 자세는 첫 정사 때. 그 자세이었을 것이다. 난 누나의 가슴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잘록한 허리를 두 손으로 감싸 쥐고 허리를 움직여갔다. 두드러운 살들이 부딧치면서 야릇한 소리가 나고 있었고 내가 키가 작아 누나의 표정을 보지 못했지만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누나의 반응이 보고 싶어 허리를 움직이며 두 팔로 몸을 지탱하며 상태를 새웠다. 고운 누나의 얼굴에 홍조가 띄워져 있었다. 누나는 신음성에 첫 관계 후 부터는 과장된 말을 쓰지 않았다. 그저 신음만 흘리고 있었기에 좋은 지 그저 통증만 있는 것인지 나로선 알 수가 없었다.
“흑 앗. 흑. 아. 아. 앗.”
하지만 내가 누나의 얼굴을 보면서 허리를 계속 움직이고 있자. 누나는 섹기가 감도는 황홀한 미소를 보여 주었다. 그 미소에 반응 했을 까. 내의 심장의 요동침이 거세졌다.
난 그 심장 소리를 들으며 이 사랑스런 여자의 아름다운 가슴에 입을 가다되었다. 그리고 혀로 핥고 한손으로 다른 가슴을 아래부터 주물렀다.
부드럽고 탈력 있는 그녀의 가슴이 너무나도 기분좋은 감촉을 나에게 전해주고 있었다.
난 한참 동안 허리를 움직이고 한쪽 가슴은 입으로 다른 한쪽 가슴은 손으로 애무를 하는 동작을 지속했다. 그러자 신음 소리뿐이었던 누나 소리가에 말들이 썩히고 있었다.
“앗. 윽. 아. 앗. 진아 나 이상해. 흑. 앗.”
그녀도 천천히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누나에게 내가 오르가즘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너무 받는 것에만 익숙해 진 것일 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누나에게 해준 것이. 단 하가지도 생각나지 않았다. 부끄럽고 미안했다. 내가 누나에게 해 줄 수 있는 것. 그날 난 누나에게 만족스러운 오르가즘을 선사해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난 허리를 좀 더 빨리 움직이고 두 가슴을 한손에 한 개씩 주무르며 누나의 얼굴을 보았다. 누나의 달뜬 표정이 적나라하게 보았다. 누나는 오르가즘이 가까이 왔는지 두 다리를 꼬고 시트를 잡아 틀고 신음을 흘리며 두 눈을 감고 고개를 약간 들었다.
“아. 아. 앗. 핫. 아. 이상해. 나. 핫. 이상해. 기분 좋아.”
누나의 쾌감에 겨운 음성과 모습이 나에게 영향을 준 것인지 나 또한 급격하게 느낌이 오고 있었다.
“으. 아. 앗. 나오려고 해. 아.”
“으. 아. 앗. 핫. 앙. 와. 온다. 핫. 윽. 아. 악. 악.”
“앗 나온다. 나온다. 앗. 앗.”
절정의 쾌감에 겨워 비명 같은 신음이 울리며 누나의 등이 들려 올라갔다. 나 또한 절정의 쾌감에 신음을 흘리며 허리를 누나에게 밀착시키고 뿌리까지 나의 자지를 삼킨 보지속 자궁 안으로 뜨거운 정액을 흘려 넣었다.
그리고 나른한 피곤과 쾌감의 여운을 느끼며 서로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누나의 손이 내 등을 에워싸고. 나의 손이 누나의 허리를 감았다. 땀으로 서로 몸이 젖어 있었지만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에어컨이 돌아가는 방이라 시간이 지나면서 땀이 식어 추어지기 시작했다.
누나가 먼저 침묵을 깨었다.
“감기 걸리겠다. 수건으로 몸 닦고 옷 입어.”
“응”
그녀의 목소리엔 떨림이 있었다. 아무래도 내 앞에서 신음을 흘리며 했던 이야기가 창피한 모양 이었다. 난 모른 척. 몸을 일으켜 아직도 누나 속에 있던 자지를 빼 냈다. 정액과 애액이 뒤섞인 액체가 누나의 보지사이로 흘러나왔다.
누나는 휴지를 가져와 보지를 조심스럽게 닦고 그 시간 동안 난 화장실에 가서 수건 두 개를 가져와 한 개를 내 밀었다. 누나는 그것을 받을 때도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답했다.
“고마워.”
“아니.”
그 모습이 너무 귀엽게 보였다. 누나를 귀엽다고 생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었다. 내 기억 하는 누나는 항상 당당하고 빈틈이 없는 영리한 여자 이었지 실수를 하거나 창피해 하거나 하는 어수룩한 여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누나가 기분 나빠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에 반응해서 이야기를 꺼낸 수는 없었다. 난 조금 어색해진 분위기를 돌리기 위해 다른 이야기 꺼내 보았다.
“배구는 어떻게 된 거야.”
누나는 땀을 다 닦고 팬티를 올리고 브래지어 후크를 채우며 입을 열었다.
“미래가 없어서. 나 요즘 주전에서도 밀렸어. 아니다 싶어서.”
남자라서 그랬을 까. 난 벌써 옷을 다 갈아입은 상태이었다.
“배구하는 누나 모습 멋있었는데. 아쉽네.”
“그만해 그 이야기는 맘 아파.”
“미안.”
누나가 옷을 다 입은 후. 땀에 젖은 이불을 치우고 다른 것을 가져 와. 침대 위에 펐다. 그리고 나를 그 위에 눕힌 후. 자기는 집에서 가져 온. 얇은 담요를 보호자용 간이침대에 깔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자.”
“응”
하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난 눈을 감고 한참동안 뒤척이며 있다가 도무지 잠이 안와서 눈을 떴다. 12:30 병원에서 지내는 팔자 늘어진 인생이라서 늦게 자는 게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몇 번이나 누워있는 포즈를 바꿔본다던지 하면서 소리를 낸 때문인지 누나역시 자지 않고 있었다.
“자?”
“아니.”
침묵. 우린 서로가 잠이 들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지만 난 누나의 절정을 봐버려서 누나는 자신의 절정을 나에게 보여 주었기 때문에 말을 쉽게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그렇게 30분 쯤 흘렀을 것이다. 누나가 다시 먼저 입을 열었다.
“진아”
“왜 누나?”
“우리가 했던 일. 너도 알겠지만. 다른 사람에겐 비밀이다.”
“응.”
“그리고 우리는 분명히 남매야. 이런 일 계속 할 수는 없어. 언젠가는 그만 두어야 할 거야. ”
난 대답하지 않았다. 나에게 있어 누나와 이어짐. 그건 성욕과 쾌락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분명히 보이지 않는 유대감이란 것을 분명히 각인시키는 하나의 도구다. 난 누나와 그런 유대감의 확인을 지속적으로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도 알고 있다. 누나가 나를 남자로서 사랑하는 것이 아님을 그저 소중한 남동생일 뿐이다. 그저 그녀의 죄책감과 책임감 그리고 나에 대한 정상적이지 않는 집착이 이런 관계를 하게 만든 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또한 우리의 관계가 지속되면 될수록 어려가지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는 것도 말이다.
“응.”
내키지 않는 대답. 하지만 누나에게 영원한 짐을 지을 수는 없는 일이다.
“자. 나도 내일부터 집 알아봐야 해서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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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째 날 이후. 내가 묵던 2인 병실에 다른 환자가 들어왔다. 이모 말로는 도무지 자리가 없어서 2인실을 1인실로 쓸 수 없다는 거였다. 당연히 그 후론 병실에서 할 수 없었고 1주일 후 퇴원해서 사람 많은 이모집에서 지내다 보니 전혀 기회가 없었다.
물론 여관이나 러브호텔 아니면 노래방, 공원 기타 등등 섹스 할 장소는 많았지만 그런 곳에 대한 경험도 없고 사랑하는 누나를 그런 곳에 되려간다는 것을 난 용납을 할 수가 없었기에 그동안 참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오늘 나의 알 속엔 진한 정액이 잔득 고여 있었고 누나의 섹시한 육체를 향한 나의 욕망 또한 주체 할 수 없을 정도로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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