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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5:40 931회 0건
6. 유리상자.

기대감에 바지 앞섬은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있었다. 머릿속엔 온통 누나와 했던 섹스에 대한 회상과 오늘 어떻게 할까 하는 상상들로 가득했다. 하늘이가 이런 본성을 안다면 어떨까. 아무리 생각해도 싫어하게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하늘이가 싫어한다고 해도 전혀 마음 아프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누나란 존재가 너무 큰 나머지 마음을 전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물소리가 멈췄다. 고간을 있는 대로 부풀렸으면서도 누나에게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 욕실 쪽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은 상태로 귀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잠시 후. 문이 열리는 소리 그리고 살며시 닫히는 소리. 그리고 맨발이 바닥을 밟은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의 방향은 내 쪽이 아닌 누나의 방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문 열리는 소리와 닫히는 소리. 그리고 아쉬운 나머지 자동 적으로 흘러나오는 한숨.
하지만 문이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닫히는 소리. 이어지는 발소리. 다정스런 목소리.
“진아 들어가자.”
“응”
소파에 앉은 자세로 고개와 어깨를 돌렸다. 누나는 엷은 하늘색의 슬립을 입고 그 위에 숄을 두르고 있었는데 풍만한 가슴의 계곡이 들어나고 미니스커트 같은 슬립 아래로 너무나 예쁘고 하얀 허벅지가 들어나 보였다.
그 모습에 넋이 나갈 것 같았다. 섹시하고 귀여운 그녀만의 아름다움이 온 방을 채울 것 같았고 자지를 괴롭게 하고 있었다.
그녀의 말이 어떤 뜻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난 멍한 표정으로 누나만을 바라보고 있다가 누나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뭐해 멍해가지고는.”
“응. 미안.”
누나는 대답을 들은 후 이제 어깨까지 내려오는 머리를 매만지며 춤을 추듯 경쾌하게 몸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걸어갔다.

누나의 방은 이 집에서 가장 큰 방이었다. 2중으로 된 커다란 창이 있고 한쪽 벽 쪽엔 리모컨으로 움직이는 거실과 욕실을 볼 수 있는 블라인드가 있었다. 이모 집엔 없는 기능으로 봐선 전에 살던 사람이 리모델링한 것 같았다. 아무리 봐도 전에 살던 사람의 우화한 취미를 짐작하게 한다.
누나가 침대에 걸쳐 앉으며 입을 열었다.
“전에 살던 신혼부부가 만든 거래.”
“하하하. 부부 끼리 서로 목욕하는 것 보려고.”
“뭐 서로 감시하는 건지도 모르지.”
“뭘?”
누나는 괜한 농담을 시작했다고 생각 했나 보다. 난처해했다.
“아냐.”
미등을 놔두고 불을 껐다.
“저기. 하고 싶어.”
여전히 자신 없는 말.
“이리와”
누나가 살며시 웃고 자신의 옆 자리를 손으로 두드리며 말했다.

이 거부 할 수 없는 매력의 여자에게 ‘답은 자신이 만들지 않은 키스 마크 찾기.’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에게 다가가서 옆에 앉았다. 그러자 얼굴이 다가왔다. 내 귀가 있는 부분 그녀는 내 귀 바퀴에 살며시 입술을 부비고. 살며시 깨물고. 입김을 불었다.
그 느낌에 어깨를 떨었다. 이게 애무인지 전혀 알지 못했지만 기분이 전혀 나쁘지 않았다. 똑같이 그녀의 귀에 입을 가져가서 혀로 핥고 입을 맞추고 살며시 깨물고 입김을 내듯 천천히 불었다.
누나 또한 어깨를 떨었다. 그러자 이번에 누나는 얼굴에 달라붙는 모양의 단발머리를 매만져 주고. 내 뺨을 살며시 만져 주었다. 따듯한 손의 감촉이 너무나 좋아서 난 미소 지으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손을 들었다. 잠시 후 손은 누나의 슬립 위 가슴을 만지고 있었다. 누나는 내 손을 전혀 거부하지 않고 내 눈 동자를 보고 있었다. 눈동자는 말하고 있었다. 욕망을 채우고 싶다고.
난 나머지 한손도 들어 누나의 슬립 어깨 끈을 내렸다. 어깨 끈을 내리자 두 개의 풍만한 유방이 위부터 서서히 들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그 아름다운 유방의 전체 모습을 빨리 보고 싶은 난 충동적으로 누나의 슬립을 잡아서 내렸다.
그러자 들어나는 브래지어를 하지 않아 바로 들어나는 출렁이는 예쁜 두 개의 가슴. 그 가슴을 아래에서부터 위로 주물러 갔다. 그리고 유두가 손에 느껴졌을 때. 그녀의 첫 신음성이 들렀다.
“아. 앗.”
그 신음성에 반응해 얼굴을 가슴에 가져가서 유두를 혀 핥고. 살며시 깨물고 쪽 소리가 나도록 빨라 들였다.
“아흑!”
그리고 손으로 다른 쪽 가슴을 주무르고 다른 한손으로 슬립 아래 즉 누나의 허벅지 사이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팬티를 찾고. 팬티에 고물줄 사이로 손을 넣어 털을 찾고. 야들야들한 곳 위에 있는 단단해진 클리토리스 찾았다.
“아앗. 흑.”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것을 만졌다. 누나는 쾌감에 신음성을 흘리고 몸을 비틀었다.
“아앗. 흑. 아.”
잠시 후 내가 가슴을 공략하던 입과 손을 거두고 누나를 봤을 때는 누나의 표정은 너무나도 요염해 보였다. 붉어진 뺨과 약간 풀린 눈동자 약간 벌어진 입.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난 나도 모르게 팬티 속에 있던 손을 빼고 그녀의 약간 벌어진 입에 내 입을 가져갔다.
나에게 있어 그건 생애 첫키스 였다.

흥분 했을 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난 누나의 턱을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잡고 키스에 열중하고 있었다. 혀를 집어넣고 누나의 타액을 빨아 드리고 있었다. 하지만 누나의 동조는 아직 오지 않고 있었다.
그렇지만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다. 나의 집요함에 포기를 한 건지 누나의 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혀가 서로 스치기도 하고 서로 말리기도 하고 타액을 줬다가 다시 찾아왔다. 반복하고 있었다.
치약냄새가 나기는 했지만 너무나 황홀했다. 밀착감에서 오는 충족감이 마음을 들뜨게 했었는지 키스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아. 앗. 읍. 읍.”
“읍. 아. 읍. 하.”
하지만 열정적인 키스는 너무 힘들었다. 우린 입이 아프다고 느낌이 와서 중단하고 다시 서로 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흘러나온 조용한 웃음소리와 화사한 미소. 적어도 그 순간만은 서로 너무나 사랑하는 일반적인 연인이었다.

이번엔 누나가 다가왔다. 그리고 내 이마에 키스하고. 코 끝 에 키스하고. 입에 키스 하고. 목에 키스하고 그리고 손을 들어 내 상의 단추를 끌었다. 위에서 아래로 아주 천천히 그리고 모든 단추가 풀리자 살며시 상의를 양쪽으로 열었다. 또 이어지는 키스의 이어짐. 쇠골에 키스하고. 유두를 입으로 살며시 물고. 배에. 배꼽에. 그리고 손을 들어 내 고무줄 바지를 양쪽에서 잡고 눈빛으로 내리겠다는 의사를 보낸다.
키스의 향연에 황홀해 하며 엉덩이를 든다. 그리고 내려가는 잠옷바지 그리고 내려가는 팬티 그녀는 내 팬티와 바지를 내 무릎에 걸어두고 키스의 향연을 재개한다. 다음 목적지는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오른 자지.

그녀는 내 커다란 자지가 다음 차례란 사실에 조금 망설이는 듯 내 눈과 자지를 번갈아 보며 고민하는 표정이 되었다. 나는 아쉬웠지만 구지 꺼려하는 누나에게 이런 일 까지 시키고 싶지 않아서 입을 열었다.
“안 해줘도 돼.”
“음.”
그녀는 미안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누나가 나에게 미안해 할 필요는 조금도 없었다. 그녀는 나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고 있는 것이다. 구지 꺼려하는 것 까지 해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

이 선택 때문에 서로 침묵이 흘렀다. 잠시 후 누나의 표정이 나쁘지는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한손을 들어 풍만한 가슴으로 한손을 내려 팬티 속으로 집어넣었다. 털 사이에 있는 물렁한 살 속으로 손가락 두 개를 넣고 살며시 쑤셔주었다. 터지는 신음.
“앗. 아. 흑”
그 신음을 들으며 얼굴을 내밀어 놀고 있는 가슴의 유두를 입으로 살짝 물고 핥는다. 조금 커진 신음 소리.
“흑. 앙. 아. 핫.”

이제 참고 있지 못할 것 같았다. 손과 입을 거두어드렸다. 그리고 들뜬 때문인지 직선적으로 말이 나왔다.
“이제 할게 누워볼래.”
누나는 요염한 미소를 지은 체 고개를 끄덕이고 두 다리를 들어 침대위로 올라가서 침대 중앙에 자리를 잡았다. 걸쳐져 있는 상의를 벗어 옆에 있는 화장대 의자등받이에 걸치고 바지와 팬티를 완전히 벗어 그 위에 포개었다.
그리고 알몸으로 침대 위를 기어서 서로 눈의 위치가 직각을 되는 자리로 이동했다. 내 아래로 그녀의 반쯤 벗겨진 슬립을 입은 너무나 요염한 육체가 보였다.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킨다. 누나는 침을 삼키는 소리를 들었는지 살며시 웃었다.
나도 미소를 짓고 누나의 다리 옆에 무릎을 꿇어앉아 두 손을 움직여 슬립 아래 살짝 보이는 연두색 귀여운 무늬의 팬티를 천천히 내렸다. 허벅지를 무릎을 발목을 두 다리를 통과해서 내려간 팬티를 침대 옆에 놔두었다.
슬립이 아직 몸에 남아 있었지만 그 모습도 색다르고 가만히 보고 있으니 더욱더 섹시하게 보여서 벗기고 싶지 않았다.
누나는 독심술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너무 알기 쉬운 사람일까.
“그냥 해.”
“응.”
나는 왼지 부끄러워 졌다. 마음을 전부 알고 있는 것 같은 누나가 왼지 밉기도 했다. 그래서 조금 심통한 표정을 지어본다.
“바보.”
“헤헤헤”
실없는 웃음 그리고 누나도 같이 웃어 준다. 하지만 내 거기는 전혀 손색없이 서 있었다. 나는 손으로 한 쪽씩 누나의 다릴 잡았다. 부드러운 살들이 너무나 기분 좋아 조금 주물러 본 후. 다리를 벌렸다. 그리고 단순한 호기심에 그곳을 보았다.
조개 같은 모양의 야들야들한 점막으로 된 보지가 내 눈에 들어왔다. 또 그 보지 사이로 흘러나오는 미등의 빛을 반사해 반짝이는 애액. 1초 정도 가만히 보고 있었는데 누나가 부끄러운 듯 잔소리를 한다.
“그만 봐.”
“으 응.”
말 더듬. 그리고 자지를 잡고 보지 바로 앞 야들야들한 살들 사이에 살며시 집어넣었다. 그러자 귀두를 통해 온기가 전해져 왔다. 누나의 표정은 앞으로 올 통증과 쾌감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나에게 알려 주었다.
“할게”
누나의 눈빛이 나를 향했다. 알겠다는 뜻이었다. 허리를 움직여 자지를 살들 사이로 조금씩 집어넣었다. 그러자 터지는 신음.
“아. 아. 앗. 하.”
조금씩. 조금씩 내 사랑스런 누나가 힘들지 않도록 조금씩 집어넣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다 들어갔다고 느낀 순간 허리를 들어 빼내었다. 낼 때는 조금 빠르게. 그러자 황홀한 쾌감이 내 말초신경에 쾌락의 절정을 향한 첫 오르가즘을 남겨주었다. 기분이 좋았다. 난 신음을 흘리지 않았지만 누나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아. 흑.”
그리고 이어지는 허리운동 두 번째 삽입은 처음보다는 빠르게 하고 세 번째는 그보다 빠르게 이런 식으로 허리를 움직여 갔다. 그리고 횟수가 20회가 넘었을 때부터는 속도를 유지하고 쑤셨다.
쑤심을 당하는 누나는 점점 달라 오랐다. 신음소리가 커지고 이를 악물고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쥐며 자신의 쾌락을 표현하고 있었다.
“진아. 아. 앗. 아. 기분 좋아. 흑. 핫.”
어느새 나의 입에도 신음 소리가 나도 모르게 나오고 있었다.
“누나. 앗. 아. 나도. 좋아. 아. 아.”
계속 이어지는 피스톤. 오르가즘의 쾌감이 거세지고 있음을 느끼고 누나의 몸 아래로 손을 넣어 강하게 끌어안았다. 그리고 고개를 가슴 사이에 묻고 허리를 격하게 움직여 갔다.

내 쑤심이 너무 격해서 싫었는지. 누나가 신음 썩힌 음성으로 항의한다.
“아. 앗. 아. 아. 너무해. 앗. 살살. 하. 해.”
하지만 오르가즘의 절정의 직전에 있었기에 그 허리 운동을 제어할 수 없었다.
“아. 아. 살살해. 앗. 아파.”
누나는 재차 아픔을 호소했지만. 난 내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아. 아. 싸겠어. 앗. 아. 하. 윽.”
나의 허리 운동이 멈추고 경련을 일으키며 난 허리를 누나의 보지 깊숙한 곳까지 집어넣은 체 정액을 싸버렸다. 뭐라 말 할 수 없는 충만감이 느껴져 황홀경을 느꼈다. 난 누나의 몸에 내 몸을 포개며 얼굴을 가슴 사에 묻었다.
누나는 절정까지 못 간 것 같았다. 거기다 막판에 아프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도 자지를 세게 쑤셔 박아 버렸다. 미안해서 밀착된 자세 그대로 입을 열었다.
“미안. 아프다는 소리 듣고도 세게 해 버렸네.”
“아냐. 좋았어.”
얼굴을 보지 못하는 자세라 누나의 표정을 보지 못했지만 목소리엔 아쉬움이 풍겨났다. 나도 누나를 끝까지 보내주고 싶었지만 작아진 자지는 아직 누나 보지 안에 있었지만 반응이 없었다.
“그냥 이대로 안고 있자 이것도 기분 좋은데. 섹스 후 서로 밀착해 있는 것. 절정과는 다른 느낌인걸.”
“정말.”
아이 같은 대답이었다. 누나는 나를 감싸서 안은 후. 몸을 돌려 양 어깨가 위와 아래로 향하도록 한 후. 아기를 대하듯 내 머리카락을 쓸어주며 입을 열었다.
“진이 운동 해야겠다.”
누나의 등을 끌어안아 기분 좋은 포근함을 느끼며 답했다.
“응”
“네일 아침 5시30분 기상이다.”
사실 자신이 없었다. 5시에 어떻게 일어난담. 또 다시 독심술 작열.
“못 일어나겠다고. 걱정 마. 절대 일어 날 태니.”
“뭐?”
난 무슨 소린가 했지만. 독심술이 없어서 알 수가 없었다. 누나는 내 뒷머리를 쓸어준 후. 나를 밀었다. 자지가 보지에서 빠져나오며 야릇한 느낌이 전해져 왔지만 발기하지 않았다.
누나는 나를 때어낸 후. 일어나 내 자지와 보지를 휴지로 닦고 달력을 들어 보았다. 뭔가 계산을 하는 듯. 고민의 기색이 있었지만 잠시 뿐 입가에 미소를 띠우며 베개를 머리 아래로 밀어주고 이불을 목까지 올려 주었다.
이불이 무척 따듯했고 누나의 세심한 손길이 기분 좋았다.
“먼저 자. 난 씻고 잘게.”
“응.”
그녀는 욕실로 들어갔고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호기심이 동해 욕실과 거실을 볼 수 있는 침실에 설치되어 있는 자동 블라인드를 자동시켜버리고 싶은 욕망이 일순 일었지만 누나가 화를 낼 것 같아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
누나가 침대에 돌아올 때 까지 자지 않으려고 했지만. 스르르 졸음이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순 눈이 감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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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삼켜 버리는 어둠 그 어둠을 몰아내기 위해 난 눈을 떴다. 그러자 온통 검은색의 물줄기가 흘러오는 강이 내 앞으로 거세게 흘러가고 있었다. 잘못 했다가는 휩쓸려 버릴 것 같은 불안감에 뒤로 한걸음 물러난다.
하지만 한걸음 가지고는 그 불안감을 씻을 수 없었다. 조금 씩 천천히 지속적으로 뒷걸음질 친다. 그러나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었다. 등에 무언가 차가운 것이 느껴졌다.
방해물을 확인하기 위해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엔 내 키만 한 유리상자가 있었다. 주위 빛을 반사해 반짝이기는 했지만 안은 보랏빛으로 차여 있을 뿐 전혀 안이 보이지 않았다.
그 보랏빛은 움직이고 있었다. 물감이 물에 떨어져 번지듯 움직이고 있었다. 그 모양이 너무 아름다워 마음을 빼앗겨 버릴 것 같았다.
보랏빛은 시간이 지나면서 한층 멋지게 변화되어 형광 빛을 띠어갔다. 더욱 아름다워진 그 모습에 아까의 불안감 같은 것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미소를 띠워가는 나의 표정이 유리벽에 비쳐보였다.
검은색 뿔태 안경. 높은 코. 약간 오른쪽 코끝에 난 점. 안경 너머로 보이는 커다란 검은색 눈동자. 가름한 턱선. 앙증맞은 작은 입 전체적으로 새침하고 귀여운 소녀 같은 얼굴 이제 내 얼굴. 변화된 나의 마음이 표현되어 지는 마음의 창.
난 그 얼굴을 보다 다시 유리상자를 본다. 일순 미소가 사라졌다. 그 아름답던 보랏빛이 사라지고 유리 속은 투명하게 변해 있었다. 덕분에 그 속에 알몸의 새하얀 피부를 가진 젊은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여자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난 그 여자의 몸매가 낫이 있다는 것을 서서히 알 것 같았다.

나를 제일 사랑해 주고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 성 가희. 노래하는 아가씨란 뜻을 가진 이름. 어머니가 직접 지어주셨다는 이름의 여자가 그 안에 편안한 자세로 너무 편안한 표정으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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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방은 아직 어두웠고 들리는 소리라곤 옆에서 자고 있는 누나의 숨소리뿐이고 집밖도 어두운 듯 커튼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어둠으로 물들어 있었다. 고개를 돌려 시계를 보니 4시. 누나가 이야기 한 기상 기상이 1시간 30분이나 남아 있었다. 하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누나를 깨울 것 같아 다른 일을 할 수도 없어서 눈을 감았다. 그러자 귓가에서 아니 나의 머리에서 말 들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노래하는 아가씨 란 뜻의 가희. 그리고 나의 이름은 가현. 노래하는 현 또는 연주되어지는 현악기“
가현. 어머니가 네게 지어 주신 이름 이었다고 한다. 그것을 아버지가 나를 인정하기 싫은 마음에 호적등록 할 때. 변경해 버린 거라고 하는데. 누나의 이름과 한 세트가 되면 누나는 노래하고 나는 연주를 한다는 뜻일까.
하지만 현제는 어떨까. 누나는 노래를 하지 못한다. 나라는 고장 난 악기를 고치느라 아름다운 노래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내 존재가 누나에게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난 누나를 놔줄 수가 없다. 그녀를 향한 나의 마음이 언제부터 이렇게 왜곡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건 내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거다.
복잡한 심경에 감았던 눈을 뜬다. 눈을 뜨니 일순간 마음을, 머릿속을 괴롭히는 감정들이 희석되어 간다.

여전히 어두운 방의 풍경. 잠이 오지 않아 두 눈을 가리고 다시 심상의 세계로 잠수해 본다. 이번엔 복잡한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학교일 떠올리려 노력해 본다. 하늘이, 수애, 헤인, 하은, 창세, 담임 그들과 대화를 다시 떠올려 본다.
그리고 수애가 하려던 말을 하늘이가 막았을 때가 떠올랐다. 그건 분명히 하늘이가 내가 자살미수를 하자 울었다는 이야기이었을 거다. 그 남부럽지 않는 모든 것을 타고난 아이가 왜 나 같은 녀석을 좋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늘이와 이야기를 나눈 건. 책에 대해서 몇 번 뿐이었다. 그녀는 책을 좋아 한다기보다는 의무적으로 보고 있었는데 도서실에서 나에게 다가와 책의 내용에 대해 물어본 일이 있었고 그에 대해 답해 준 것이 대화의 전부다. 그런 일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영향을 주는 것일까. 누나이외 여자에 대해서 강한 애착을 품은 적이 없는 나였기에 알 수 없는 사항 이었다.

분명히 누나는 이런 관계를 영원히 이를 수가 없다고 했었고 나 또한 싫지만 인정한다. 그럼 누나대신 하늘이를 사귀어 보는 것은 어떨까. 나를 좋아 한다고 하니 아주 쉬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내 마음은 그녀를 향하고 있지 않다. 만일 억지로라도 내가 그녀와 사귀게 된다면 난 비어버린 유리상자 같아질지도 모른다.
안이 보이만 그 자신의 모습도 보아야 하는. 그래서 자신을 더 똑바로 바로 볼 수 있는 상황이 되어 그녀는 나를 증오할 것이다.
일순 내 머릿속에 붉게 상기된 얼굴로 눈물을 흘리며 증오감과 허망함에 울부짖는 하늘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또 다시 어두운 방. 에어컨은 꺼져 있었다. 땀이 흘렀다. 그리고 골반위에 무언가 무게가 느껴졌다. 난 고개를 들어 지금 상황을 보기 위해 습관 적으로 머리 옆 선반에 둔 안경을 손을 뻗어 꼈다.
그러자 귀여운 양 그림이 그려진 하늘색 파자마를 상의만 걸친 누나가 내 자지를 보지에 끼우고 내 배위에 앉아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내가 깨어나자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거부했다.
그리고 그녀의 허리가 들어 올려졌다. 다시 내리 찍혔다. 쾌감의 역습. 나의 신음성.
“앗. 아.”
자지는 완전발기 상태. 자연 아침 발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누나가 왜 아침부터 이런 일을 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뿐 그녀의 운동이 빨라지고 다양해 져 가자 그런 생각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오직 이 섹시한 여자를 범하는 것 이외에는 생각이 되지 않았다.
“아. 앗. 좋아.”
그녀는 허리를 내려 깊숙이 삽입한 상태로 앞으로 뒤로 움직였다. 부드러운 엉덩이 살이 내 골반과 허리를 마찰시키고 자지도 보지 속에서 살짝 위치를 달리하면서 마찰되고 있었다.
“아. 앗. 하 윽.”
“햐 누나. 아.”
희열에 들뜬 누나의 표정. 그 요염한 아름다움에 눈을 땔 수 없었다. 내 가슴에 손가락을 전부 펴고 자신을 지탱하고 있던 누나의 손 위에 내 손을 포개고 두 손 모두 맞잡았다. 그리고 누나가 자신의 몸을 좀 더 자연스럽게 지탱할 수 있도록 힘을 주었다.
“햐. 으. 악. 나 진아.”
“아. 앗. 아.”
누나는 균형을 잡기가 편해진 덕분인지 아까보다 더 격렬하게 움직여 됐다. 참을 수 없는 쾌감이 올라오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 하. 아. 햐.”
“흐 누나. 아.”
에어컨이 꺼진 덕분인지 둘의 몸은 몹시 뜨거웠고 그건 두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이었다. 누나도 절정을 향해 가는지 이맛살이 찌푸려져 있었다. 그 것에 반응 했을 까 난 충동적으 내 위에 누나를 태운 체로 두 다리를 당기고 상의를 새웠다. 그리고 누나의 팔을 풀어 내 목에 걸어주고 내 손을 등 뒤로 해서 몸을 지탱하고 내 행동변화 주춤했던 누나가 다시 허리를 내릴 때 나도 허리를 움직여 박아 올렸다.
“앗. 햐. 흑. 진아. 좋아.”
“햐. 하. 누나. 아.”
그 자세로 지속적으로 쳐 올렸다. 새로운 체위에서 오는 쾌감이 이었을까. 누나도 나도 오래 참기 힘들었다.
“하. . 아. 아. 앗. 하. 진아. 아. 와. 온다고. 아. 진아. 앙~~”
“햐. 앗. 싸겠어. 아. 하. 아~~”
누나가 먼저 등을 휘어 내 머리를 끌어안으며 가버렸고 내가 1초도 안되어 뒤를 이어 누나의 자궁 속을 향해 정액을 듬뿍 흘러내어 버렸다.

쾌감의 여운에 정신이 아득했다. 그리고 여운이 가실 때. 기분 좋은 나른함을 느꼈다. 내게 달라붙어 있는 누나는 숨을 고르고 있었고 둘 다 온몸이 땀으로 번들 거렸지만 기분이 좋았다.
아마 이런 자세로 계속 있으면 온 몸이 땀띠 범벅이 될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랑하는 여자의 품에서 죽더라도 세상에 대해 원망 따위 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얼마나 흘렀을 까. 누나가 내 몸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떨어진 살들 사이로 들어오는 차가온 공기가 기분 좋았다.
“끈적끈적해. 어서 씻자.”
“응”
누나는 나에게서 일어섰다. 그녀의 보지에서 자지가 빠지자 액체들이 흘러나왔지만 누나는 벗어둔 팬티로 그것을 시트에 떨어지기 전에 팬티로 잡아체었다. 그리고 돌아보지 않고 상의만 입고 있는 자세 그대로 걸어서 방을 나갔다.
눈으로 그녀의 예쁜 엉덩이를 ?다가 자지를 휴지로 닦아 쓰레기통에 버리고 침대 걸쳐 앉아 누나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시계를 보니 5시31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누나가 어제 말한 것이 아침 발기를 이용한 섹스 이었다니 정숙한 누나가 하기엔 어울리지 않는 기상방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멋진 누구나 꿈꿀만한 에로틱한 이벤트이었다.
내 자지가 다시 꿈틀거렸다. 누나와 방금 있었던 행위를 떠올렸기 때문일까 잘 내려가지 않았다. 누나가 보면 창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다른 생각을 떠올려 보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참 웃기다 몇 번이나 정사를 같이 한 사이인데 아직도 이런 것을 부끄러워한다니 스스로도 이해하기 힘든 반응이었다.

나의 마인드 컨트롤은 잘 되지 않았다. 샤워하고 타월로 몸을 감은 누나는 결국 내 걸 봐 버렸고 웃어 버렸다.
“하하. 뭐야 또 섰어. 꼬맹이 야한 건만 느네.”
내 머리를 살짝 쥐어박았다. 그리고 등을 떠밀어 방에서 밀어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자 찬물에 머릿속 식히고 와. 운동 가야지.”

난 도망치듯 자지를 덜렁거리며 방을 나와 욕실로 들어갔다. 손잡이를 돌렸다. 차가운 물이 달구어진 몸과 끈적끈적해서 불쾌한 느낌을 주는 이물질들이 흘려내려 가자 상쾌한 기분이 전해져 왔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누나의 알몸과 함께 나눈 정사의 순간이 지워지지 않았고 자지는 목욕하는 동안 잠시 숙으려 들기를 여러 차례 할뿐 물기를 닦을 때 까지 숙으려 들지 않았다.
그 때 검은띠를 가진 흰색 운동복을 입은 누나가 내 운동복과 속옷을 들고 들어왔다. 그리고 다시 내 거기를 확인하고 이번엔 얼굴을 좀 붉히고 입을 열었다.
“정말 어쩔 수 없구나.”
“미안”
누나는 운동복과 속옷을 세탁기 위에 있는 바구니에 넣고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내 시아가 누나의 가슴으로 가려 버렸을 때 바닥에 무릎을 대고 앉았다. 이번에 누나의 시선의 위치가 내 발기한 자지에 닫고 있었다.
누나는 살며시 손을 들어 단단 자지 첨단부를 손가락 끝으로 장난스럽게 눌렀다. 난 움찔 했고 그 반응에 누나가 작게 웃은 후 이번에 귀두 돌기를 건드려 갔다. 탐미하듯 천천히 부드럽게 뿌리 끝까지 내려갔다.
그러면서도 누나의 시선을 나의 눈을 향하고 있었다. 내 반응을 보는 것이 재미있는 것인지 나의 안색을 하나라도 노칠 까봐 눈을 때지 않았다. 반 두 손을 빤빤하게 쭉 내려 뻗고 이 생소한 희열에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아. 아. 앗.”
누나가 오른손으로 귀두 바로 아래 내가 부분을 감싸 쥔 후 앞뒤로 쓸어주었다. 쾌감이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아. 아.”
호흡이 불규칙해지고 심장소리가 내 귀에 들렸다. 그리고 누나의 다정스런 목소리도.
“불편하면 세탁기에 기대.”
난 천천히 움직여 세탁기 쪽으로 이동해서 팔을 끌어당겨 팔꿈치를 세탁기에 올리고 등으로 기대었다. 누나는 낮은 자세로 그대로 내 거기를 놓지 않고 같은 자세로 이동해 와서 다시 마찰을 시켰다.
마찰은 처음부터 격렬했다. 내 껍질이 앞뒤로 왔다 갔다 하면서 내 희열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아. 아. 누나. 아. 좋아.”
아름다운 누나의 손으로 딸딸이 당하고 있었지만 한 가지가 아쉬웠다. 하지만 그것을 입 밖으로 내기에는 난 뻔뻔함이 부족 했다. 하지만 역시 독심술사 누나가 어제 꺼려하던 것과는 다르게 똑바로 말했다.
“입으로 해주면 좋겠어?”
난 대답 하지 못했다.
“어떻게 해줄까?”
또 대답을 못한 나.
“싫어?”
난 신음성 속에 썩어 말했다.
“으. 아. 해줘. 입으로.. 하. 앗.”
수간 누나의 손이 거두어 졌다. 하지만 허전함은 잠시 부드럽고 따듯하고 촉촉한 감촉이 귀두 전체로 느껴져 왔다. 누나가 내 거기를 입으로 물고 있었다. 이 에로틱한 상황에 내 자지는 더욱 힘이 들어갔고 누나는 남는 손으로 내 두 불알을 만져주며 더 깊숙이 자지를 입에 넣고 혀로 요도구멍을 건드리기도 하고 자지 전체를 핥아주었다.
“으. 흑. 항. 좋아. 기분. 좋아.”
그리고 갑자기 누나가 자지를 빨아 먹어버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빨아 드렸다가 놓고 다시 빨아 드렸다가 놓기를 반복했다. 쾌감의 물결이 나의 온 전신을 돌며 나의 몸을 비틀게 만들었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보지에 넣어서 움직이는 것처럼 마찰을 시키기 시작했다.
누나의 머리가 앞으로 뒤로 움직이고 있었고 시선은 언제나 나의 눈을 향하고 있었다. 나는 그 시선을 피한 상태로 문을 보고 연신 신음을 토해 넬 수밖에 없었다.
“하. 하. 아. 하.”
급속도로 올라오는 쾌감. 그 쾌감을 난 도무지 조절하지 못했다. 누나는 한손으로 내 불알을 한손으로 내 항문을 만져 주었는데 터무니없을 정도로 쾌감이 쏟아지고 있었다.
“핫. 핫. 하. 하. 나와.”
누나는 그 말을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지속적으로 동일한 방식을 취한 채로 나에게 쾌락을 계속 주었고 어떤 것도 제어하지 못한 나는 그만 누나의 입에 욕망의 덩어리를 쏟아 내었다.
그러자 피스톤 운동을 중단하고 입을 빼 귀두 정도만 입에 들어오게 한 다음 강하게 나를 전부 빨라 드리는 것처럼 입에서 압력을 빼 내었다.
울컥 울컥 몇 번의 사정이 있은 후 입을 땐 누나가 일어나며 입을 열었고 난 그 깜찍한 입술에 흘러내린 자국도 입안에 무언가 있어 말씨가 이상해지는 것을 전혀 없다는 것을 알았다. 누나가 내 정액 모두 마셔버린 것이다.
절정의 희열이 가시자 누나의 행동이 당황스러웠다. 여자는 정사가 지속되면 남자보다 더 빨리 변하는 것인가 의문이 갔다.
하지만 그런 의문은 잠시 뿐 모든 것. 더럽게 여기지는 것 까지도 사랑해 준다는 사실에 감동 받았다. 그것이 나의 착각 이었을지는 모르지만 나는 두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누나는 나의 그런 작태에 한심하다고 생각했는지 머리를 쥐어박으며 핀잔을 놓았다.
“진이는 울보구나 바보 같아. 이런 상황에서 울다니. 이해불능 인걸.”
난 대답하지 못했다.
“가자. 옷 입어.”
“으. 응.”


옷을 입고 나오니 누나는 현관 앞에서 운동화 끈을 묶고 있었다. 시간은 좀 많이 흘러 6시 15분 8시 30분 까지 도착하면 되지만 넉넉한 시간은 되지 못했다. 전과는 다르게 학교와의 거리는 걸어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다.
“진아 얼른.”
“응”
난 서둘러 신발과 함께 가져다 놓은 양말을 신고 신발을 신었다. 내 건 찍찍이 테이프로 되어 있는 신발이라 금방 신을 수 있었고 누나는 현관을 열고 나가 내가 나 올때 까지 문을 잡고 있었다.
내가 나오자 그녀는 문을 열쇄로 잠그고 가벼운 동작으로 몸을 날렸다. 난 누나를 놓칠 까봐 뛰 따랐고 그녀는 장난스럽게 속도를 올리고 있었다. 한 참을 그렇게 뛰어가니 배가 아파졌다.
역시 운동을 하지 않던 몸이라 그런지 무리가 따랐고 난 점점 처지다가 길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심장이 요동치고 숨이 차올랐으며 열기가 목 까지 차올랐다. 하지만 야속한 누나는 저 멀리 가고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난 그 야속함에 분기하며 다시 일어나 뛰어갔다. 하지만 속도를 내기는 힘들었기에 걷는 것처럼 뛰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목적지를 정한 것도 아니라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갈림길이 많아 졌을 때. 나의 행보는 중단되어 버렸다.
“앵! 너무해”
그 때 내 머리에 누군가의 손이 올려졌다.
“미안.”
“누나 어디 갔었어.”
약간 화난 내 목소리.
“저 쪽 약수터로 올라가는 골목으로 들어갔는데 진이가 그냥 지나쳐 가더라고.”
“행선지를 말 안했잖아.”
“헤헤 미안.”
누나가 웃으며 귀엽게 입술을 삐죽 내민다.

누나가 정한 행선지는 완만한 경사로로 이루어진 산길 이었다. 사람이 많이 다져놓아 단단한 길이 이었지만 이런 길에서 페이스를 올려 뛰고 있는 나로서는 발밑이 미끄러워 힘들기만 했다.
가쁜 숨을 쉬며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등산로를 누나의 발꿈치만 보며 한참이나 걸어 올라갔다. 그리고 도무지 못 참겠다는 느낌이 왔을 때 누나의 걸음이 멈추었다. 난 벤치가 보이자 그냥 그대로 그 위에 주저앉아 버렸다. 하지만 누나는 생생한 몸놀림으로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순간 아침에 내가 누나에게 빼앗겨 버린 것을 떠올렸다. 그것이 이유가 아닐까 하는 말도 안돼는 결론을 돌출할까 했지만 너무 변태적이고 한심한 생각이라 그만두었다.

“진아! 여기 와서 물 마셔.”
누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난 고개를 들어 목소리가 들렸던 방향을 보았다. 수도꼭지 까지 달아놓은 약수터 앞에서 바가지로 물을 떠 마시고 있었다. 난 조금 비틀거리며 일어나 걸어서 약수터 앞에 섰고 누나가 바가지에 반쯤 물을 받아서 주었다. 난 조금씩 천천히 마신 후 입을 닦고 시원한 맛에 답했다.
“좋다. 하하”
“그치. 매일 오자.”
사실 아침부터 일어나 매일 이렇게 달리는 것이 네겐 너무 힘들게 느껴졌기에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싫으니?”
“아니. 알았어.”
누나는 내 마음을 알겠지만 이번엔 독심술을 쓰지 않았다.
“호르몬 치료도 열심히 받고 운동도 하고 식생활도 바꾸면 키도 많이 클 거야.”
“그럴까.”
“그동안 누나가 신경 못써서 미안해.”
순간 진짜 미안한 표정을 짓는 누나.
“아냐.”
“엄마도 고등학교 들어가서 엄청 컸다더라! 너도 그럴 거야. 엄마는 교복을 1년에 한번 바꿨다고 하던걸.”
“얼마나 컸는데 1년에 한번 교복을 다시 맞춰.”
“연간 6~9cm.”
“완전 변신이네.”
“하하 그러네.”
“근데 나 키 크고 싶지 않기도 하다.”
“아?”
난 말을 연결하지 않았다. 누나에게 영원히 어리광 부리고 싶다는 말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녀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더 그 말의 뜻을 묻지는 않았다.

그 후 약수터에서 누나의 동작을 따라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을 때다. 여자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가희 선배”
“응. 진이랑 같은 반인가.”
“예”
수애다. 그녀도 운동복 차림을 하고 있었고 일행은 없는 것 같았다. 그녀는 누나에 이어 나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넸고 나도 어색하게(가족이외 여자에게 손을 흔들어 보긴 처음)손을 흔들어 주었다.
“아름다우신 누님이랑 운동 중.”
“응.”
난 동작을 중단하고 대답했다.
“와. 너 하늘이 눈에 안차는 거 이해 간다니까.”
“뭐?”
“네 누나 너무 하다 싶을 정도로 퀸카잖아.”
수애는 이런 아인가 싶었다.
“큰 키, 작고 어른스런 예쁜 얼굴, 긴 팔 다리 목 들어갈 때 확실 들어가고 나올 때 확실히 나온 뭐냐 집안이 외국인 혼혈이냐.”
“혼혈은 아닌데.”
누나가 끼어들었다.
“진이 기억 안나 할머니 모습.”
만으로 4살 이전 기억이 뚜렷할 리가 없었다. 특히 난 병원에 자주 있었고 병원에 있는 동안 이모와 캐리 그리고 할아버지의 모습을 많이 봐도 할머니의 모습을 그렇게 많이 보지는 못한 것 같았다.
“사진도 없어서 잘”
“외할머니 독일계 미국이민자 집안 출신인데.”
“그랬나.”
“할머니 섭섭하시겠다. 그래도 너 많이 챙겨 주셨는데.”
그랬다. 할머니가 내 생일날 마다 소소하지만 선물을 한 가지씩 보내 주셨다. 우리 가족은 생일잔치를 전혀 하지 않는 냉담한 집안 이었고 그 선물이 매년 오지 않았다면 내 생일을 나 스스로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을 거였다.

“불효막심한 놈! 하하하”
언제 그렇게 자기랑 친해 졌다고 큰 소리로 호통을 쳐 장난치는 수애.
“오늘 저녁에 한번 전화나 드려서 사죄드리어라.”
이번엔 사극 흉내.
“근데 너 영어 잘해. 아님 할머니가 우리말 잘 아시나.”
“모르겠는데.”
이 한심한 놈 이라는 듯 쳐다보는 수애. 그 표정에 마음이 상했지만 입을 열지는 않았다. 대신 누나가 내 항변을 해 주었다.
“진이 조그만 할 때.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병원에 몇 년 동안 입원해 있었는걸.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게 당연 하잖아. 그동안 연락도 없었고. 그러니 그만해 응.”
수애는 누나의 말에 한번 웃어 보인 후. 내게 고개를 끄덕이었다. 사죄 한다는 뜻인지 모르지만 장난은 그만 두고 대신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선배 우리집 도시락집 하는데 아침도 됩니다. 특히 아침은 대부분의 반찬들이 새로 만들어지는 시간이라 특히 맛있어요. 위치는 병원 앞 상가건물에 있답니다. 간판명은 수애도시락. 많이 이용바랍니다.”
이 부드러운 미소는 바로 영업용 이었다. 알 수 없는 녀석 캐리랑 비슷한 녀석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전혀 다른 종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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