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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5:39 976회 0건
14. 가장 자연스런 관계란?

입학식을 하고. 반을 배정 받고. 담임과 단체로 인사를 하고. 1년 동안 같은 반에서 공부할 아이들 앞에서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자리를 배정 받는 일들이 끝나고 3달이 지났다.

그동안 나의 일상이 변했나 하면 그다지 많이 변하지 않았다고 하겠다. 고등학교라고 해봐야 입문계열이니 공고나 상고처럼. 기계나 컴퓨터를 전문으로 배우지 않는 관계로 전혀 변화한 것이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소감이다.
단지 학과정이외의 문제에 대해서는 변화된 것이 상당하다. 일단 하늘이를 제외하고는 기존 친구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져 버렸다. 흩어 졌다고 해봐야 다른 반이고 자주 놀로 오기는 하지만 그것도 초반만 그랬고 요즘은 방과 후에나 보는 정도로 바꿨다.
다들 같은 반에서 친구를 사귄 이유 때문인데 친구를 사귀는 것을 잘 못하는 나로서는 외롭기 그지없었다. 물론 하늘이가 버팀목이 되기는 하지만 역시나 이성친구란 굴레 때문에 그녀가 사귀기 시작한 여자아이들과 친해지기가 힘들어서 한번 씩 소외된 느낌을 받곤 한다.

6월 중순. 우리반에 하늘이와 내가 사귄다는 소문이 나고 있었다. 그 것을 반증이라도 하듯이 내 앞을 지나가던 ‘금빛이 나는 직사각형의 금속태 안경’을 낀 우리반 우등생 지우민이 나에게 그 건에 관해서 당돌하게 질문 해왔다.
“너 우리반 퀸카 하늘이와 사귄다며.”
퀸카! 퀸카는 퀸카지만. 대놓고 그러니까 어색해서 난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아냐. 우린 친구야.”
미안한 것도 있지만 수애 때문이라도 난 하늘이를 엄청 신경 쓴다. 이런 문장을 하늘이 앞에선 절대 하지 않는다.
“그래. 나에게도 기회는 있다는 거군.”
기회야 있겠지만. 내 앞에서 그런 이야기 할 필요는 없지 않나. 하지만 녀석에겐 꼭 필요한 말이었다.
“그럼 너 하늘이에게 말해서 내말 좀 잘 해줘.”
절대 못할 말이다. 전에도 이런 건 때문에 수애에게 된통 깨졌는데 또 깨지라고 어림없다.
“미안. 그런 일 하면 나를 죽이려 드는 녀석이 있거든.”
지우민은 안경을 고쳐 쓰며 미심쩍은 표정으로 다시 질문했다.
“누가 그런다는 거야.”
“수애. 성 뭐더라. 성은 모르겠고 2반 반장.”
고등하교는 중학교 보다 머리에 대해서 자유로워서 난 머리를 좀 길렀는데 모우면 조금 묶을 수 있을 정도라서 요즘 선생님들의 잔소리를 듣고 있다. ‘뭐 여자 같으니까 남자애 답께 하고 다니라나.’ 녀석은 그런 나의 모습을 이해 못 하겠다는 표정으로 보며 한참을 말이 없었다.
난 나를 쳐다보며 말이 없는 상황이 기분 나빴지만. 이 상황을 깨기 위해 아직도 변성기가 오지 않은 목소리로 찬분하게 이야기 했다.
“미안하지만 난 불가능 하니까. 다른 방법을 찾아봐 주길 바라.”
하지만 녀석은 대답도 없고 나를 보는 것도 그만 두지 않았다. 난 이 녀석이 왜 이러나 싶어서 그 자리를 이탈해서 교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매점에서 과자랑 음료수를 사먹고 들어 왔을 때. 말 많고 주변 인물들 끌어드려 남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통통한 여자애가 오늘도 주변에 아이들을 끌어드려 놓고 말을 하고 있는 걸 목격했다. 그 수는 남자2에 여자3 이고 그 중엔 하늘이도 끼어 있었다.
난 또 쓸 때 없는 이야기로 남을 바보 만들고 있구나. 했지만 수업 시작종이 울려서 자기 자리로 돌아온 하늘이가 한 말은 나를 경악케 했다.
“지애가 그러는데 지우민이 너에게~~ 아니다. 미안.”
“앵! 이야기 해봐. 이야기 하다가 뭐야. 기분 나쁘게.”
“미안 좀 황당해서. 그러니까.”
그녀는 나에게 말하기 난처한지 지애가 앉은 쪽으로 한번 씩 돌아봤다. 하지만 그 쪽에선 구원의 손길이 없었고 그녀는 결굴 자기 스스로 이야기 했다.
“진이에게 반해 버린 것 같다고.”
이런 소리를 들으면 어떤 반응을 해야 하는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남자가 나에게 반했다니. 아니다 그건 지애의 쓸 때 없는 망상인지도 모른다. 난 지애를 한번 처다 보았다. 하지만 지애는 나의 시선에 눈을 마주치지 않고 무언가를 계속 적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번엔 키가 엄청 크지만 눈이 많이 나빠서 창가 쪽 맨 앞자리에 앉는 녀석을 확인했다. 근데 녀석이 없었다.
“어! 지우민 어디 갔어.”
“조퇴 했데.”
“왜?”
“지애 말로는 너에게 반해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 나머지 진이 얼굴을 볼 수 없어서 조퇴를 했다고 하더라.”
다른 사람이 못 듣게 작은 목소리기는 했지만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하는 건 하늘이가 아니고 이 목소리도 하늘이 것이 아니었다. 바로 소현누나 아니 물리선생님의 목소리였다.
“선생님! 놀랐잖아요.”
조금은 당돌한 나의 반응. 하지만 나와 선생님이 다른 사제지간 보다는 조금 격이 없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었다. 물론 그들은 전 담임과 담당학생이라서 그런다고 생각하지 둘이 자주 만나서 육체관계를 가지는 사이란 것을 모른다.
“선생님 쉿!” 하늘이가 흔히들 하는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응. 선생님이 학생 인생 망쳤다고 소문 퍼지면 잘리니까. 오늘도 무사히 오늘도 무사히.”
소현누나는 장난스럽게 쉿 하는 동작을 취하며 교탁으로 가 섰다. 잘 다듬어진 몸매에 잘 어울리는 감색정장이 멋지고 섹시해 보였다.

“차렷. 경례.”
반장이 구령을 붙이고 반전체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말을 했다.
“반갑습니다.”
어디에나 꼭 엉뚱한 소리를 하는 애들이 하나쯤 있었다.
“사랑합니다.”
“나도 여러분 사랑해요.”
전혀 당황하지 않고 돌려주는 저 센스 역시나 노련한 성인여자다. 하지만 또 엉뚱한 소리가 나온다.
“스포츠카 좀 태워 주세요.”
“태현이 너 밖에 나갈래.”

소현누나의 물리 수업시간은 물리라는 특징 때문인지 딱딱하고 재미가 없고 그녀도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노처녀이기는 해도 워낙 미녀여선생이라 여자아이들은 몰라도 남자아이들은 얼굴 보는 맛에 수업 받는 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서 조는 애들은 별로 없었다.

“자 이게 중요하니까 기억해라. 시험에 100% 나온다. 그럼. 반장.”
소현누나의 말에 반장이 일어섰다. 반장은 애들을 한번 둘러보고는 이것으로 수업 끝이라서 그런지 힘차게 구령을 붙었다.
“차렷. 경례.”
그리고 아이들도 힘차게 인사를 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했어.”
수현누나는 늘 그렇듯 왼쪽 손엔 교재와 지시봉을 끼고 오른손을 흔들고 교실 문 쪽으로 하이힐 소리를 내며 걸어가서 문을 열었다 하지만 바로 나가지 않고 고개만 돌려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내가 듣도록 말했다.
“성진 잠시만.”
“네~”
난 익숙하게 대답하고 일어나서 그녀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담임의 종례가 남았지만 방과 후는 아이들에게 언제나 즐거운 시간이라서 교실들 마다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소현누나는 종례를 위해서 또는 교무실로 돌아가려고 복도를 오가는 선생님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나와 밀담을 나눴다.
“아까 문자 보냈잖아. 왜 답장을 안줘.”
하지만 나는 신경이 쓰여서 지나가는 선생님 마다 인사를 하며 말했다.
“미안 배터리가 없어서.”
“하늘이 거는 좀 그렇고 다른 친구들 것 빌리지.”
“소현누나 미안. 나 그럴만한 녀석이 없어.”
“아무나 이야기 붙여봐. 금방 친구 된다. 진이는 진짜 숙기 없다니까.”
“영화. YES or NO"
"YES."
대답은 했지만 소현누나랑 영화관 같은 사람 많은 곳을 가는 것은 꺼려진다.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어떻게 넘겨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병원 앞에서 봐.”
“응”
그녀는 환한 미소를 보여 준 후. 교무실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난 그녀의 뒷모습 속에서 몇 회째 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섹스 그리고 1번인가 있었던 데이트 그리고 아직도 죽을 쓰는 운전연습을 떠올렸다.

첫 번째 섹스 후 우린 시간만 나면 만나서 섹스를 했고 그 장소는 처음엔 그녀의 집이었다 하지만 여자혼자 산다고 새를 얻은 집이라 집 주인이 무척 신경을 쓰이게 해서 수박업소와 노래방, 비디오방 같은 걸로 장소를 확대 했고 최근 소현누나가 원룸으로 맨션으로 이사하면서 주로 그곳을 장소로 활용하고 있었고 만족도도 둘 다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데이트의 경우는 사람들의 눈이 무서워서 딱 한번 한 게 다다. 그래도 남자인 난 섹스하는 동안 이야기도 하니 그게 데이트지 하는 생각을 했지만 여자는 달랐다 “우린 섹스가 데이트지.”하고 말하는 소현누나의 목소리엔 불만이 잔득 배어 있다.

병원 앞. 방과 후. 집에 와서 안경 대신에 콘택트렌즈를 끼고. 물이 대각선으로 다섯 가닥 빠져 있어서 꼭 동물이 손톱으로 할퀸 것 같은 무늬가 있는 스키니진과 후드가 달린 하얀색 면티로 가라 입고 실재 내 발 사이즈 보다 큰 스니커즈를 신고 검은색의 체크무늬 베레모를 쓰고 나와서 소현누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구름 한 점 없는 멋진 날씨라 야외 같은 곳으로 가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했지만. 3시가 넘어가고 있는 시각이라 불가능 했다 그래서 기존의 계획인 영화를 어떤 것으로 볼까 고민을 해 보았다.
난 스마트폰(소현누나가 저번 주에 사준 것.)을 열어서 어떤 영화들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하지만 평소 영화를 거의 본적이 없는 난 볼만한 것 찾기가 쉽지 않았다. 몇 명 아는 배우들도 있지만 거의 다 모르는 이름들 이었다.
“모르겠다. 소현누나가 보고 알아서 하라고 그래야지.”
난 어플을 닫고 잠금을 누르고 호주머니에 스마트폰을 넣었다.

소현누나는 나를 30분 정도 기다리게 만든 후 스포츠카를 타고 나타났다. 워낙 눈에 뛰는 차라 바꾸면 안 되냐고 몇 번을 말했지만 그녀는 나중에 네게 주고 다른 거 살 거라나 그러니까 3년 후에 바꾼다는 뜻인데 나 여기 있소 하고 광고하는 차를 같이 타고 다니다가 누군가 보기라도 하면 뭐라고 변명을 할지 걱정스러웠다.
“뭐해 빨리 타.”
소현누나는 목 주위가 헐렁해서 어깨가 들어나 보이는 반팔티와 무릎이 보이는 반바지라는 34세의 여자가 입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다는 느낌의 옷을 입고 있었다. 난 차에 타자마자 그녀를 한번 처다 보았고 장난으로 이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왜? 34살이나 먹은 아줌마가 이러고 있으니 이상해.”
“너무 야한 차림 아냐.”
솔직함 심정이었다. 나이를 생각하기 힘든 피부와 몸매를 가진 그녀라 나이를 따지고 들기가 이상했다.
“이상해.”
“아냐.”
“그럼.”
“예뻐.”
“헤헤. ‘아줌마가 왜 이렇게 야한 거 입어’라고 하지 않을 까 했는데. 예쁘다고 해주니 기분 좋네. 고마워 진아.”
소현누나는 진짜 기분 좋아 하며 미소 지었다. 그리고 내 팔을 잡아끌어 당긴 후 내 볼에 가볍게 키스를 해 주었다. ‘쪽’ 소리가 났고 난 순간 주변을 둘러보지 않을 수 없었다.
“신경 쓰여.”
“이모나 이모부가 보면 뭐라고 그래. 잘 못하면 소현누나 쇠고랑 찰걸.”
“안 들켜.”
“어떻게 장담해.”
“여자의 감.”
소현누나는 그렇게 말하며 손으론 V자 눈은 윙크를 해 보였다. 17살이나 많은 여자에게도 귀엽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는 것을 최근에 확인했지만 여자의 감이란 것은 확인해 본적도 없고 확인할 가치도 없는 것 같았다.
“가장 못 믿을 걸.”


멀티플렉스 극장. 그 복장에 가디건을 더 걸치고 있는 소현누나는 선글라스 까지 끼고 있어서 그런지 20대 초반쯤으로 보여서. 난 안경을 끼고 있지 않아서 절대 못 알아 볼 거라는 착각에 빠졌는지 주변에 대한 경계심이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우린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사람이 많은 의자들 사이에 앉아서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내 말대로 너 여장 했으면 더 마음 편하게 돌아다닐 건데.”
난 소현누나의 진담인지 장난인지 알 수없는 주장에 질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도 충분히 여자 같다는 소리를 들을만한 복장이거든. 근데 이거 보다 더 하라면 치마라도 입으란 말인가.”
“헤헤헤. 한번 보고 싶거든. 언제 한번만 해보면 안 될까.”
양손을 교차해 X를 만들어 거부했다.
“절대안해.”
이번에 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민다.
“치사하네.”
“그 이야기는 그만하고 몇 시?”
“20분 남았어.”
“나 화장실 좀.”
“그래. 팝콘하고 음료수 사 놓고 기다릴게.”
“난 오렌지.”
“응”
그렇게 말하고 돌아서서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화장실 앞에서 ‘치마 입고 오면 화장실 들어가기 부끄러워서 어떻게 하라고.’라고 생각한 후. 남자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볼일을 보고 손을 씻고 핸드드라이기로 말린 후 친구들로 보이는 남자들 사이에 끼어서 화장실을 나왔다.

“하늘아.”
화장실을 나 온 직후 수애의 목소리가 내 귀에 어른 거렸다. 난 착각을 했나 싶었지만 다음에 들린 소리는 상당히 컸기 때문에 확신해 버렸다.
“하늘아. 헤인아. 하은아.”
놀란 난 일단 같이 나왔던 사람들 사이를 어색하게 끼어 들어가 숨었고 그 사람들과 같이 걸어가다 수애를 지나쳐 갔다. 순간 심장소리가 내 귓가에서 울리는 느낌이 들었고 난 서둘러 소현누나를 찾았다.
그녀는 수애와 하늘이들을 확인하지 못했는지 태연하게 나에게 손을 흔들어 자기 위치를 알리고 있었다. 난 목소리를 냈다가 들킬 것 같아서 손짓 발짓을 하면서 우리가 지금 숨어야 한다는 것을 전달했지만. 내가 문제인지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하는 수없이 난 주변을 확인하고 소현누나에게 다가가서 말로 이 사실을 전달했다.
“수애랑 하늘이가 있어.”
나는 놀라서 혼란해 했지만 그녀는 그 말을 듣고도 태연했다.
“나인지 못 알아볼 걸. 넌 몰라도.”
나도 수긍이 갔다. 34살 여자가 이런 복장을 한다니 상상이 안 간다. 그럼 문제는 나인데 어떡하지.
“만일 그 애들이 널 알아보면 날을 모르는 사람 취급해. 일단 서로 약간 거리를 두고 있으면 되잖아. 그리고 말 걸면 혼자 왔다고 하고.”
역시나 소현누나는 경험 많은 어른이었다. 이런 일에 혼란스러워 하는 나와는 다르게 침착하고 정확하게 판단해서 가장 간편한 방법을 찾아내 주었다.

하지만 작전을 써먹을 일은 없었다. 우리가 영화를 다 보고(혹시나 들킬까봐서 영화내용 기억이 많이 안남.) 멀티플렉스 극장을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하늘이 일행 조우하지 않은 탓에 말이다.
“남자애가 간이 그렇게 작아서 어디에 쓸려고.”
번화가 뒤 식당이 많은 거리를 걸으며 소현누나가 선글라스를 벗으며 입을 열었다.
“그만해!”
극장을 나옴과 동시에 내 소심함에 대해서 놀리는 통해 짜증이 나 버럭 화를 냈다. 하지만 그녀는 이걸 노렸는지 순간 포착을 했다. 작은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있는 그녀는 어이없어 하는 나의 표정을 보며 미소 지었다.
“어머! 화난 표정도 너무 귀여워.”
역시 이 여자 이상한 여자였다. 뭐 처음 그녀의 고백을 듣는 순간부터 알았지만. 나의 다양한 표정이 담겨진 사진을 보관하고 싶단다. 그런데 나는 이런 일을 당하면 진짜 만나는 것 중단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녀는 34세란 것이 무색할 정도로 색기를 뿜어내어 지나가는 남자들의 시선을 잡아끌고 한번쯤 돌아보게 만드는 마력을 부리고 있었다. 나 또한 그 마력에 사로잡혀 지난 3개월 동안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그녀를 다른 사람에게 줘 버리고 싶지 않았다.
“미안. 이제 안해. 다 찍었는걸. 진이 다양한 표정집. 완료라고.”
소현누나는 그렇게 말하며 배시시 웃는다. 얄밉지만 너무 예뻐서 깨물어주고 싶은 웃음 난 그 미소에서 다른 사람을 잠시 떠올리고 졌다는 표시로 양손을 들어 보인 후. 입을 열었다.
“설마 그거 팔려고 그러는 거 아니지.”
“헤헤 들켰네. 선생봉급으론 내 사치스런 생활이 어려워서 돈이 필요 했거든.”
난 인상을 썼다. 물론 내가 인상 쓴다고 무서워할 사람이 없겠지만 소현누나는 내가 화를 내면 집에 가 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농담이야 농담. 알았어. 이제 안한다.”
그녀는 디지털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이제 안 한다는 뜻으로 손을 털었다. 나는 그 모습을 한동안 보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나 매운 음식.”

우린 매운 닭갈비집을 찾아서 저녁식사를 했다. 소현누나는 늘 그렇듯이 소주를 1병 먹고 그 중 잔을 나에게 거의 억지로 마시게 하는 일을 거르지 않았다.
난 그 한잔에도 얼굴이 밝게 지는데 이 상태로 섹스를 시작하면 발기는 해도 사정이 잘 되지 않아 괴로워지기도 하기 때문에 우리는 취기와 나온 배를 꺼트리기 위해 당구장을 찾았다. 난 완전 초짜였지만 그녀의 당구실력은 사람들이 몰려들 정도로 대단했다. 뭐 초짜만 그 실력을 대단하다고만 여기고 모여든 사람들의 실태는 그저 야한 복장을 한 미녀를 보고 싶은 건지도 모르지만 우린 그 인파 때문에 오랫동안 당구를 칠 수가 없었다.

그 다음 향한 곳은 숙박업소가 즐비한 거리. 소현누나는 장식이 화려한 러브호텔을 선호하는데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방 있는 집을 찾지 못해서 그나마 고급스러운 외형을 가진 모텔을 찾았다.
카운터를 지키는 늙은 아줌마가 과도하게 어려보이는 날 따지고 들것 같아서 긴장 했지만 소현누나가 선택한 곳이 늘 그렇듯이 그저 흘러가 버렸다.
“이상 하네 소현누나가 고른 데는 이상하게 아무소리 안 한다니까.”
“이 누님의 아름다움에 다들 넋이 나갔나 보지.”
“에이~”
“이게”

서로에게 많이 익숙해져 그런지 우리의 섹스는 여유로웠다.
“먼저 씻을래 아니면 나부터 그것도 아니면 같이?”
침대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며 질문 했다.
“욕실이 좁아서 같이 하기 싫어. 먼저 해.”
그랬다 외형만 번드르르 하고 속은 형편없는 외형만 리모델링한 모텔이었다.
“그럼 먼저.”
내가 먼저 씻고 소현누나가 내가 보고 있는 앞에서 익숙하게 가디건부터 해서 훌렁 훌렁 벗어 버렸다. 그녀는 전라가 된 후. 가슴과 음부를 구지 가리고 나에게 정면을 보여주는 쇼를 한번하고 욕실로 들어갔다.
난 그 모습에 흥분해 발기해 버렸고 샤워 소리를 들으면서 그 흥분을 유지해 발기된 자지를 하늘로 향한 상태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잠시 후. 물소리가 멎고 문 열리는 소리와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약간 젖은 발 걸음소리가 들렸다.
“자.”
“아니.”
“그렇겠지 자지는 이렇게 흥분해 있는데 잘 리가 없지.”
난 눈을 떴다. 그 순간 그녀의 몸으로부터 스르륵 목욕타월이 흘러내리고 뇌쇄적인 전라가 들어났다.
“소현누나 정말 예뻐.”
“헤헤 고마워. 너도 예뻐. 여기도 예쁘고.”
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침대로 올라와 나의 중심부를 따듯한 손으로 잡아서 요도구을 시작으로 불알까지 살살 자극해갔다. 그리고 다른 손으론 내 젖꼭지를 애무해 나를 자극시켰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내 입에서 낮은 신음성이 나오자 자지에 입을 가져갔다.
“아~ 소현이 입속 따듯하고 기분 좋아.”
그녀는 나의 칭찬에 기분 좋았는지 자지 천체를 삼켰다가 혀로 요도구를 자극하고 입술로 귀두와 귀두 바로 아랫부분을 집중적으로 자극해 주었다. 이 부분이 나의 가장 민감한 부분으로 이러고 있으면 금방 사정해 버린다.
그녀도 이런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나의 상태를 유심히 보고 있다가 사정감이 올라온다는 싶을 때 그만 두었다.
“하. 하. 하.”
“오늘은 어떻게 해 볼까. 입위.”
입위라. 키가 작고 힘이 없는 나로선 힘들었다. 난 그녀의 탱탱한 엉덩이를 부드럽게 만지면서 말했다.
“그냥 소현이가 위에서 해줘.”
“그럼 의자에서 그렇게 해볼까. 저 의자 편안해 보이는데.”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창가에 있는 의자를 지적했다. 수면용 소파로 뒤로 많이 눕혀져 있고 일단 1인용 같았지만 2명도 겨우겨우 앉을 수 있을 것 같은 큰 크기였다.
난 그 것을 잠시 지켜보다가 그녀의 가는 팔목을 잡으며 일어나선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그녀의 팔을 살며시 잡아 당겨 내 위에 올라오도록 하고 양손으로 얼굴을 부드럽게 잡고 당겨서 입을 맞췄다.
입술이 부드럽게 마주쳐 눌러지고 아랫입술을 빨아드리고 혀를 넣어 이빨을 두드리며 쪽 소리가 나도록 서로 입술을 마주친 체 빨아드렸다.
“헤헤 뭐야 이상해.”
“하~ 기분 좋은데.”
“읍~”
난 다시 그녀의 입술을 훔쳤다. 코가 교차되어 밀착된 입술 위로 콧바람이 심하게 나와 간질 거렸지만 그것 까지도 자극적이었다. 이번엔 혀와 혀가 말리며 입과 입속을 여행하며 황홀함의 극치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타액이 오고가고 자연스럽게 입술의 접촉이 느슨해 졌다 강하게 밀착되다가를 반복하고 있었다.
“읍~ 음~”
“음~ 읍~ 음~”
그리고 내 손은 3개월간의 관계로 인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녀의 가슴을 더듬는다. 젖꼭지를 잡아당기기도 하고 살살 전체적으로 주무르기도 하며 흥분을 고조시킨다.
“읍~ 음~ 하~”
“읍~ 하~”
겨우 떨어진 입술과 입술 사이를 연결한 점액질 액체가 우리사이에 있었다. 그리고 얼굴은 홍조를 띤 상태로 서로의 사랑스러움을 감상하고 있었다.
“진이 너무 귀여워.”
“소현이도 너무 예뻐.”
나의 말에 그녀가 내 목을 감싸 안으며 내 어깨에 턱을 고인다. 당연하게 온 몸은 밀착되었고 나의 가슴에 그녀의 가슴이 뭉개지며 압박해 오고 따듯함이 온 몸으로 전해져 왔다.
“진아 사랑해.”
소현으로부터 처음 듣는 ‘사랑해’란 말. 그리고 누나로부터 태어나서 처음 들었던 ‘사랑해’란의 말의 무게감이 적어도 나에겐 확연하게 틀렸지만 이 순간만큼은 소현에게 충실해지고 싶었다.
“나도 소현이를 사랑해.”
그녀는 내 말이 진담이 아닌 것을 알 것이다. 하지만 그 말에 대한 의미가 남다른 만큼 그녀는 조금 이라도 기분이 좋아졌을 것이다. 난 그렇게 생각했다.
“이제 넣을게. 키스뿐이었는데 나 벌써 축축해.”
“응”
“그럼.”
그녀는 목을 풀고 나에게서 떨어져 나와서 음부가 보이도록 내 위에 섰다. 그녀의 보지가 내 눈에 들어왔고 그 곳에서 액체가 떨어져 내 배꼽을 적셨다. 이 에로틱한 상황 속에서 나의 자지는 미친 듯이 발기해 마땅히 들어가야 할 곳을 애타게 찾고 있었고 소현누나는 천천히 그 위로 내려앉았다.
애액이 줄줄 흘러내리는 보지속이라 압박감은 거의 없었지만 어느 정도 들어가자 살들이 물어대었다. 그 기분 좋은 쾌감에 난 그녀의 표정을 살폈고 그녀도 역시 쾌감을 느끼며 미소 지으며 내 눈을 마주쳐 주었다.
“따듯해. 역시 진이 자지가 좋아.”
“헤헤 뭐야 변태 같아.”
“넌.”
동조 하라는 뜻이다.
“헤헤 나도 소현이 보지가 좋아.”
요염한 미소를 던지는 그녀. 난 그녀의 양손을 하나씩 잡아서 손가락들을 애무하며 균형을 잡기 쉽도록 해주었다.
“손을 잡아주니 기분 좋은데.”
손과 손을 맞잡는다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녀는 이것을 매우 해보고 싶어 했다. 물론 길을 가면서 말이다.
“오늘은 절대 이손 안 놓을 거야.”
“응”
“그럼 움직인다.”
그녀는 그렇게 말한 후 허리를 들어올렸다. 보지 속에서 주름들에 의해 마찰되는 자지을 통해서 느껴지는 쾌감이 뇌로 전달되면서 점점 흥분이 몰려오고 있었다.
“앗~ 아~ 하~ 아~”
“하~ 하~ 진아~ 아~”
소현도 나와 같이 쾌감을 느끼는지 홍조를 띤 얼굴로 나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위 아래로 오르내리는 동작에 맞추어 출렁거리는 두 개의 아름다운 과실의 끝을 곤두새우고 있었다.
“하~ 아~ 아~ 기분 좋아. 앙~ 너무 좋아. 진이가 좋아.”

“하~ 하~ 하~ 소현아 힘들지 않아~”
어느새 땀에 흠뻑 젖어 버린 그녀가 나에겐 너무 위태롭게 보였다. 하지만 달뜬 표정을 한 상태로 고개를 흔들며 부인을 했다.
“아니! 하~ 아~ 좋아~ 아~”
“하~ 아~ ”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쾌감의 연속 그녀의 오르내림은 한층 빨라졌고 난 철썩 거리는 살 부딪치는 소리를 들으며 기분좋은 황홀경에 빠져들려고 했다. 그녀는 나의 반응을 미리알고 갑자기 동작을 중단했다.
“아~ 아~ 왜 그래?”
“진아 잠시만.”
그녀는 나의 자지 끼운 상태 그대로 몸을 천천히 180도 돌려 나에겐 등을 보인 후. 허리를 숙여 의자의 장치를 작동시켜 눕혀져 있는 등받이를 들어올렸다. 그 때문에 나의 몸은 들어 올려 졌고 다시 허리를 새운 그녀의 등에 밀착되었다.
“손을 잡아 줄래.”
난 팔 걸이에 올려져있는 그녀의 손을 잡아 깍지를 꼈다.
“진이 손 따듯하고 부드러워 기분 좋아.”
“하하 오늘은 손에 집착하네.”
“헤헤 새로운 것에 눈을 뜬 걸까나.”
그렇게 말하며 소현은 허리를 들어 올렸다.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지만 거의 끝까지 갔기 때문인지 오르가즘의 오름폭도 컸고 그녀도 마찬가지 인 것 같았다.
“아~ 하~ 아~ ”
“하~ 아~ 아~ 기분 좋아~ 아 소현이 보지속이 너무 좋아 아~”
“아~ 하~ 하~ 아~ 보지만 좋아 아~”
“아니 전부다 아~ 아~”
“나도 아~ 진이 전부가 좋아 아~”
음란한 대화와 행위 속에서 난 사정감이 어느새 온 것 같았고 그녀도 어느새 절정에 가까움을 대변하듯 절정감에 겨워 심음성도 한층 높아져 있었다.
“하~ 나 갈 것 같아. 아~ ”
“아~ 나도 아~ 아~ 내 안에 진이 정액 전부 싸줘 아~ 아~” 아앙!“
순간 그녀가 동작을 멈추고 축축한 몸을 나에게 밀착한 상태로 몸을 부르르 떨어오며 자신의 보지 속 나의 자지를 강하게 물어왔다. 그 때문인지 나도 상쾌한 쾌감의 황홀경을 맛보며 많은 양의 정액을 그녀의 자궁 안으로 쏘아 부었다.
“아~ 앙~ 싸~”
둘 다 절정의 쾌감을 느끼면서도 맞잡은 양손은 놓지 않았고 좀 더 서로의 몸의 촉감과 체온을 느끼기 위해 등과 가슴은 더 밀착되었다. 난 이 사랑스러운 여자의 예쁜 등에 밀착된 상태로 고개만 돌려 땀이 밴 등줄기를 살짝 핥았다.
“아~ 앙~ 간지러워~ 안 짜.”
“응! 조금. 하지만 맛있어.”
“어떤 등급.”
“하하 A급 레스토랑.”
그녀에겐 미안하지만 A+급은 나의 누나다.
“진이 정액 맛은 A 급.”
이상한 냄새에 비릿하기 까지 한. 정액이 그런 맛있으리.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렇게 까지 말해주니 기분이 좋았고 동시에 장난스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 자지는 A 급 주방장이겠네.”
“아니 악덕 판매상이지 노력해서 비싸게 안 춰주면 안 팔잖아.”
“하하 그렇게 되나.”
“응 그렇지.”
그리고 그녀는 내 자지를 보지에서 빼며 일어섰다. 하지만 그녀의 음부와 나의 자지 사이엔 점액질 액체들이 연결되어 있었고 난 그것이 끊어질 때까지 지켜보고 있다 입을 열었다.
“키스해줘.”
“응.”
그녀는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잡아 쥐고 내 이마를 자기 이마로 살짝 부딪친 후 입술을 마주쳐 주었다. 촉촉하고 따듯한 감촉은 아주 잠시 오갔고 난 그녀의 볼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정말 기분 좋았어.”
그녀는 입가에 매력적인 미소를 떠 올려 준 후 이마를 다시 마주치며 답해 주었다.
“나도 진이 라면 언제든 최곤걸. 사랑해.”
“응. 나도.”


우리는 샤워를 하던 도중 1회 더 하고 애욕의 장소를 등졌다. 그녀는 화장을 하고 옷을 입은 후. 나의 팔에 붙었고 그 모양세가 조금 이상했던지 젊은 남자로 바뀐 카운터는 이상한 눈초리를 주었다.

“그 비쩍 마른 남자 기분 나쁘네.”
모텔의 유리문을 나와 어두운 거리로 들어선 직후 소현누나가(외부에선 소현누나로. 학교에선 선생님. 둘만의 공간에선 소현이)여전히 나의 팔에 들려 붙은 상태로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좀 그랬지.”
“근데 궁금하지 않아 우리를 레즈비언커플로 봤을까. 아니면 평범한 연인으로 봤을까.”
“범죄자로 봤을지도.”

“아얏 아파.”
내 말에 발끈한 그녀가 잡고 있던 팔을 꼬집었다. 하지만 잠시뿐 그녀는 다시 내 팔에 붙어왔다.

“진이가 영원히 안 컸으면 했는데 이상하게 요즘은 좀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녀의 지금 발언은 중대한 문제였다. 그녀가 나를 대하는 것이 단순한 그림자 ?기가 아니게 된다는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말이다.
“왜?”
“나도 몰라. 하지만 수염은 안 났으면 해. 키스 할 때 느낌이 별로 거든.”
“안 날 것 같은데. 다른 애들은 솜털 같은 검은 털이 나던데 난 그것도 없으니까. 안 나지 않을까.”
“그럼 좋겠다.”

우린 이런 저런 대화를 하며 이 거리를 빠져나가서 멀티플렉스 극장의 주차장에 있는 스포츠카를 타기 위해 천천히 걸었다. 비틀거리는 취객을 피하기도 하고 넘어져 자고 있는 만취한 아저씨의 중얼거림에서 웃음 코드를 찾아 웃기도 하고 중년남자에게 붙어 아양을 떠는 앳된 여자애의 행보를 보며(자신들은 생각 않고)욕하기도 하며 걸었다.
그리고 아직 모텔거리가 끝나지 않은 장소에서 우리는 오늘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여자 둘과 마주쳐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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