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5부
木馬와 淑女
누나는 그 시절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를 가장 좋아했다.
나에게 책이라면 학교 교과서와 참고서인 완전정복, 그리고 숨어보던 빨간책(만화), ‘ 채털리 부인의 사랑 ’ 이 전부였다.
난 친구가 별로 없었다.
그 이유는 도시 아이들과 난 분위기에서 너무도 달랐고 그런 이유로 알 수 없는 거리감 있어 그래서 쉽게 어울리지 못했다. 그래도 친한 친구가 한명 있었는데 그 친구가 청계천에 가서 빨간책을 구해 주었다.
나에게 그 귀한 걸 구해다 준 그 친구도 나처럼 집이 시골이었고 공장에 다니는 누나와 자취를 하고 있었다. 우린 처지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쉽게 친해졌고 학교가 끝나면 그 친구의 자취방에 누워 빨간책들을 탐독하며 보내곤 했다. 바지 속에 손 넣고 자위를 하며 누가 먼저 싸나 내기도 하며 지냈을 정도다. 그 때 본 만화의 내용은 지금의 야설과 거의 흡사하다.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 해졌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건 형부와 처제의 이야기이다. 형부가 언니 외출한 사이 놀러온 처제를 따먹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전셋집에 새로 들어온 가정주부를 집주인이 강간하는 내용이었다. 여자가 주인이 왔다가 나가는 뒷모습만 보고 나갔다고 생각하고 옷을 벗고 샤워를 준비하는데 미처 나가지도 못한 주인이 그 모습을 보고 욕정에 눈이 멀어 따먹어버리는 그런 비현실적인 내용들이었다. 그럼에도 실사에 가까운 그림들이 우리들의 눈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하루는 그 친구의 자취방에서 시간만 죽이고 있는데 그 친구 입에서 나온 말이 충격적이었다.
“ 나 우리 누나 확 따먹어 버릴지도 몰라... ”
“ 야. 너 미쳤어 너 친누나잖아................ ”
“ 너 우리 누나 몰라서 그래? 이대로 가다간 미쳐버리겠다. ”
“ ...................... ”
난 더 이상 그에 대해 대답을 안했다. 이상하게 생각하겠지만 난 그 친구의 말이 이해가 됐다.
그 친구에게는 나처럼 누나가 한명이 있었는데...
솔직하게 누나보다도 그 친구의 누나가 훨씬 더 예쁘게 생겼다. 비교 할 수 조차없다.
그 친구누나는 얼굴이 너무도 예쁘고 요염해서 웬만한 남자는 한번 품어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은 얼굴이었다. 그때는 어려서 그런 말을 생각 못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누나의 모습은 꼭 ‘도화살’ 이 있는 그런 얼굴이었다. 나도 한때 그 친구의 누나를 흠모할 정도였고 내가 그 친구의 자취방에 자주 드나든 이유가 그 친구누나 때문이기도 하였다.
그 누나를 처음 본 건 그 친구와 친해지고 얼마 되지 않은 때였는데,
놀러와라, 놀러와라... 하도 노래를 불러서 한번 갔는데... 그 때가 장마철이라 저녁에 비가 많이 왔었다. 놀러 갈 때는 비가 오지 않아 우산 없이 갔는데, 올 땐 비가 그치지 않아 집에 오지도 못하고 늦도록 친구집에 머물러 있었다.
밤늦게 그 친구누나가 들어왔는데 그 모습을 처음보고 난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친구누나는 아주 얇은 하얀색 셔츠 같은 걸 입고 있었는데 옷이 비에 다 젖어서 브래지어 속의 젖꼭지 까지 다 드러난 모습이었다. 그 요염하고 섹시한 모습에 난 매혹되고 말았다.
도화살 있는 얼굴에다 그런 섹시한 모습으로 만났으니...
난 그런 친구누나의 모습을 떠오리며 누나를 따먹어 버리겠다는 친구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와 버렸다.
‘ 너도 별 수 없이 나와 같은 과구나... ’
솔직히 그 친구의 말이 백번 이해가 갔다. 나도 그러한데 같이 자고 생활하는 그 친구심정은 말할 수도 없을 것이었다. 아무리 친누나지만 남자가 그런 여자를 곁에 두고 어찌 가만히 있을 수가 있겠는가... 나라도 누나가 그런 여자였다면 확 따먹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그 후 여름방학이 되고 한동안 그 친구자취방에 가지 않았다.
2학기가 시작되고 나서 무엇보다도 난 그 친구의 안부가 몹시도 궁금했다. 그 친구가 궁금해서 자취방에 찾아갔는데 풍기는 방 분위기 부터 사뭇 달라져 있었다. 친구와 그 누나는 거의 신혼부부 같아 보였다. 친구는 그에 대해 말하지 않았고 나도 굳이 묻지 않았지만 그동안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그 친구가 누나에게 어떻게 했는지 난 직감적으로 알 수가 있었다. 그 누나도 동생이랑 그러고 사는 게 행복해 보였다. 저녁을 먹고 가라는 말에 난 도망치듯 그냥 나와버렸다.
난 그 친구가 너무도 부러웠다. 난 그럴 용기도 없고 그럴 수도 없었다. 나의 누나는 순수하고 맑은 눈망울을 가진 청순한 여자이다.
누나가 치마를 입고는 누운 자세로 책을 보고 있었다. 그 희고 고운 손으로 턱을 괴고 보는데 너무 예뻐 보였다.
“ 누나 뭐해? ”
“ ............... ”
그러자 누나가 천사 같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 대신 책표지를 내게 보여준다.
“ 누나 그게 뭔데? ”
“ 시집... ”
난 누나의 옆에 누웠다. 그래도 누나는 옆에 누운 내게 관심이 없다.
“ 누나, 나 머리에 열 있나봐... ”
누나는 그제서야 책을 놓았다.
“ 이리 가까이와 봐... ”
난 누나에게 바짝 다가갔다. 누나는 살짝 내 머리에 손을 올려본다. 누나의 몸에서는 땀 냄새 비슷한 시큼한 냄새가 난다. 누나의 살내음에 내 몸은 이런 상황에서도 그만 반응을 한다.
“ 진짜 열이 조금 있네... ”
“ 응...... ”
“ 여기 누워 한숨 자... 자고나면 괜찮아 질 것 같아... ”
난 누나의 말에 눈을 감아 보았다.
하지만 누나의 살냄새를 맡은 후라 잠이 올 것 같지가 않았다. 누나는 내가 눈을 감는 것을 보고 다시 시집을 읽고 있었다.
“ 누나... ”
“ 응, 잠 안 와? ”
“ 누나 나 누나 한번만 안아 보면 안돼? ”
“ ..................... ”
누나는 대답이 없었다. 대신 읽고 있던 책을 소리 내어 읽어준다. 누나의 시 읽는 소리를 들으며 난 누나의 품속을 파고들었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生涯)와...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少女)는... 정원(庭園)의 초목(草木) 옆에서 자라고... 문학(文學)이 죽고... 인생(人生)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木馬)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孤立)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作別)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 보아야 한다...
……등대(燈臺)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未來)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木馬) 소리를 기억(記憶)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意識)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靑春)을 찾는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人生)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낡은 잡지(雜誌)의 표지(表紙)처럼 통속(通俗)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나의 손은 엎드려 누운 누나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누나가 엎드린 탓에 내 손에 쉽게 내어주지를 않는다. 손놀림에 그만 누나의 앞가슴 옷이 벌어지며 살포시 브래지어랑 가슴 골짜기가 드러난다. 너무도 희고 매끄러운 살결이다. 거기에는 이제 막 자라나는 솜털이 보송보송 나있다. 나의 눈엔 그게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 헉! ’
살짝 드러난 하얀 가슴골에 난 또 흥분을 하고 만다.
내손은 드러낸 누나의 가슴언저리를 어루만지며 쓰다듬는다. 누나는 자신의 몸을 어루만지는 나의 손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지막하면서도 아름다운 목소리로 천천히 목마와 숙녀를 읽어나간다. 웬일인지 자신의 몸을 파고드는 내손을 밀어내지도 거부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흥분한 내 몸이 누나의 허벅지를 스친다. 누나가 순간적으로 ‘흠칫’ 하고 놀란다.
살며시 몸을 떤다. 분명 누나가 몸을 떨었다. 분명 누나가 나의 남성을 느꼈다. 하지만 너무도 침착하다. 시를 읽는 누나의 목소리는 변함이 없다. 단지 나의 그것이 스칠 때 잠시 끊겼을 뿐이다.
한번 흥분을 한 나의 손은 도저히 멈출 줄을 모른다.
누나의 성감대는 어디일까 생각을 해본다.
나의 손이 아래로 내려간다. 누나의 엉덩이 위에 살며시 올려놓는다. 그런데 누나의 반응이 없다.
‘ 누나도 내 손의 느낌을 느낀 걸까... 내 손을 느끼지 못한 걸까... 목마와 숙녀에 너무 깊이 빠져버린 걸까... ’
난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런 누나에게 용기를 얻은 걸까... 누나가 이렇게 자지 않고 이렇게 있는데...
나의 못된 손이 누나의 보지를 느껴보려 한다. 슬금슬금 엎드려 누운 누나의 엉덩이를 타고 아래로 내려간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누나의 뒤쪽 보지이다.
그때 더는 안 된다는 듯이 누나가 갑자기 내 손을 쳐낸다.
그런 누나의 얼굴을 쳐다본다. 웬일인지 발그스름하게 달아올라 있다. 내가 쳐다보자 책속에 얼굴을 파묻는다. 분명히 부끄러워한다. 그게 또 너무나 예뻐 보인다.
‘ 누나 걱정하지마... 내가 누날 영원히 지켜줄게... 누난 내 여자야... ’
난 마음속으로 누나에게 열 번도 더 말하고 있다.
6부에서 계속 됩니다.
5부
木馬와 淑女
누나는 그 시절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를 가장 좋아했다.
나에게 책이라면 학교 교과서와 참고서인 완전정복, 그리고 숨어보던 빨간책(만화), ‘ 채털리 부인의 사랑 ’ 이 전부였다.
난 친구가 별로 없었다.
그 이유는 도시 아이들과 난 분위기에서 너무도 달랐고 그런 이유로 알 수 없는 거리감 있어 그래서 쉽게 어울리지 못했다. 그래도 친한 친구가 한명 있었는데 그 친구가 청계천에 가서 빨간책을 구해 주었다.
나에게 그 귀한 걸 구해다 준 그 친구도 나처럼 집이 시골이었고 공장에 다니는 누나와 자취를 하고 있었다. 우린 처지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쉽게 친해졌고 학교가 끝나면 그 친구의 자취방에 누워 빨간책들을 탐독하며 보내곤 했다. 바지 속에 손 넣고 자위를 하며 누가 먼저 싸나 내기도 하며 지냈을 정도다. 그 때 본 만화의 내용은 지금의 야설과 거의 흡사하다.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 해졌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건 형부와 처제의 이야기이다. 형부가 언니 외출한 사이 놀러온 처제를 따먹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전셋집에 새로 들어온 가정주부를 집주인이 강간하는 내용이었다. 여자가 주인이 왔다가 나가는 뒷모습만 보고 나갔다고 생각하고 옷을 벗고 샤워를 준비하는데 미처 나가지도 못한 주인이 그 모습을 보고 욕정에 눈이 멀어 따먹어버리는 그런 비현실적인 내용들이었다. 그럼에도 실사에 가까운 그림들이 우리들의 눈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하루는 그 친구의 자취방에서 시간만 죽이고 있는데 그 친구 입에서 나온 말이 충격적이었다.
“ 나 우리 누나 확 따먹어 버릴지도 몰라... ”
“ 야. 너 미쳤어 너 친누나잖아................ ”
“ 너 우리 누나 몰라서 그래? 이대로 가다간 미쳐버리겠다. ”
“ ...................... ”
난 더 이상 그에 대해 대답을 안했다. 이상하게 생각하겠지만 난 그 친구의 말이 이해가 됐다.
그 친구에게는 나처럼 누나가 한명이 있었는데...
솔직하게 누나보다도 그 친구의 누나가 훨씬 더 예쁘게 생겼다. 비교 할 수 조차없다.
그 친구누나는 얼굴이 너무도 예쁘고 요염해서 웬만한 남자는 한번 품어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은 얼굴이었다. 그때는 어려서 그런 말을 생각 못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누나의 모습은 꼭 ‘도화살’ 이 있는 그런 얼굴이었다. 나도 한때 그 친구의 누나를 흠모할 정도였고 내가 그 친구의 자취방에 자주 드나든 이유가 그 친구누나 때문이기도 하였다.
그 누나를 처음 본 건 그 친구와 친해지고 얼마 되지 않은 때였는데,
놀러와라, 놀러와라... 하도 노래를 불러서 한번 갔는데... 그 때가 장마철이라 저녁에 비가 많이 왔었다. 놀러 갈 때는 비가 오지 않아 우산 없이 갔는데, 올 땐 비가 그치지 않아 집에 오지도 못하고 늦도록 친구집에 머물러 있었다.
밤늦게 그 친구누나가 들어왔는데 그 모습을 처음보고 난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친구누나는 아주 얇은 하얀색 셔츠 같은 걸 입고 있었는데 옷이 비에 다 젖어서 브래지어 속의 젖꼭지 까지 다 드러난 모습이었다. 그 요염하고 섹시한 모습에 난 매혹되고 말았다.
도화살 있는 얼굴에다 그런 섹시한 모습으로 만났으니...
난 그런 친구누나의 모습을 떠오리며 누나를 따먹어 버리겠다는 친구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와 버렸다.
‘ 너도 별 수 없이 나와 같은 과구나... ’
솔직히 그 친구의 말이 백번 이해가 갔다. 나도 그러한데 같이 자고 생활하는 그 친구심정은 말할 수도 없을 것이었다. 아무리 친누나지만 남자가 그런 여자를 곁에 두고 어찌 가만히 있을 수가 있겠는가... 나라도 누나가 그런 여자였다면 확 따먹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그 후 여름방학이 되고 한동안 그 친구자취방에 가지 않았다.
2학기가 시작되고 나서 무엇보다도 난 그 친구의 안부가 몹시도 궁금했다. 그 친구가 궁금해서 자취방에 찾아갔는데 풍기는 방 분위기 부터 사뭇 달라져 있었다. 친구와 그 누나는 거의 신혼부부 같아 보였다. 친구는 그에 대해 말하지 않았고 나도 굳이 묻지 않았지만 그동안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그 친구가 누나에게 어떻게 했는지 난 직감적으로 알 수가 있었다. 그 누나도 동생이랑 그러고 사는 게 행복해 보였다. 저녁을 먹고 가라는 말에 난 도망치듯 그냥 나와버렸다.
난 그 친구가 너무도 부러웠다. 난 그럴 용기도 없고 그럴 수도 없었다. 나의 누나는 순수하고 맑은 눈망울을 가진 청순한 여자이다.
누나가 치마를 입고는 누운 자세로 책을 보고 있었다. 그 희고 고운 손으로 턱을 괴고 보는데 너무 예뻐 보였다.
“ 누나 뭐해? ”
“ ............... ”
그러자 누나가 천사 같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 대신 책표지를 내게 보여준다.
“ 누나 그게 뭔데? ”
“ 시집... ”
난 누나의 옆에 누웠다. 그래도 누나는 옆에 누운 내게 관심이 없다.
“ 누나, 나 머리에 열 있나봐... ”
누나는 그제서야 책을 놓았다.
“ 이리 가까이와 봐... ”
난 누나에게 바짝 다가갔다. 누나는 살짝 내 머리에 손을 올려본다. 누나의 몸에서는 땀 냄새 비슷한 시큼한 냄새가 난다. 누나의 살내음에 내 몸은 이런 상황에서도 그만 반응을 한다.
“ 진짜 열이 조금 있네... ”
“ 응...... ”
“ 여기 누워 한숨 자... 자고나면 괜찮아 질 것 같아... ”
난 누나의 말에 눈을 감아 보았다.
하지만 누나의 살냄새를 맡은 후라 잠이 올 것 같지가 않았다. 누나는 내가 눈을 감는 것을 보고 다시 시집을 읽고 있었다.
“ 누나... ”
“ 응, 잠 안 와? ”
“ 누나 나 누나 한번만 안아 보면 안돼? ”
“ ..................... ”
누나는 대답이 없었다. 대신 읽고 있던 책을 소리 내어 읽어준다. 누나의 시 읽는 소리를 들으며 난 누나의 품속을 파고들었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生涯)와...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少女)는... 정원(庭園)의 초목(草木) 옆에서 자라고... 문학(文學)이 죽고... 인생(人生)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木馬)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孤立)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作別)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 보아야 한다...
……등대(燈臺)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未來)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木馬) 소리를 기억(記憶)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意識)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靑春)을 찾는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人生)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낡은 잡지(雜誌)의 표지(表紙)처럼 통속(通俗)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나의 손은 엎드려 누운 누나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누나가 엎드린 탓에 내 손에 쉽게 내어주지를 않는다. 손놀림에 그만 누나의 앞가슴 옷이 벌어지며 살포시 브래지어랑 가슴 골짜기가 드러난다. 너무도 희고 매끄러운 살결이다. 거기에는 이제 막 자라나는 솜털이 보송보송 나있다. 나의 눈엔 그게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 헉! ’
살짝 드러난 하얀 가슴골에 난 또 흥분을 하고 만다.
내손은 드러낸 누나의 가슴언저리를 어루만지며 쓰다듬는다. 누나는 자신의 몸을 어루만지는 나의 손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지막하면서도 아름다운 목소리로 천천히 목마와 숙녀를 읽어나간다. 웬일인지 자신의 몸을 파고드는 내손을 밀어내지도 거부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흥분한 내 몸이 누나의 허벅지를 스친다. 누나가 순간적으로 ‘흠칫’ 하고 놀란다.
살며시 몸을 떤다. 분명 누나가 몸을 떨었다. 분명 누나가 나의 남성을 느꼈다. 하지만 너무도 침착하다. 시를 읽는 누나의 목소리는 변함이 없다. 단지 나의 그것이 스칠 때 잠시 끊겼을 뿐이다.
한번 흥분을 한 나의 손은 도저히 멈출 줄을 모른다.
누나의 성감대는 어디일까 생각을 해본다.
나의 손이 아래로 내려간다. 누나의 엉덩이 위에 살며시 올려놓는다. 그런데 누나의 반응이 없다.
‘ 누나도 내 손의 느낌을 느낀 걸까... 내 손을 느끼지 못한 걸까... 목마와 숙녀에 너무 깊이 빠져버린 걸까... ’
난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런 누나에게 용기를 얻은 걸까... 누나가 이렇게 자지 않고 이렇게 있는데...
나의 못된 손이 누나의 보지를 느껴보려 한다. 슬금슬금 엎드려 누운 누나의 엉덩이를 타고 아래로 내려간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누나의 뒤쪽 보지이다.
그때 더는 안 된다는 듯이 누나가 갑자기 내 손을 쳐낸다.
그런 누나의 얼굴을 쳐다본다. 웬일인지 발그스름하게 달아올라 있다. 내가 쳐다보자 책속에 얼굴을 파묻는다. 분명히 부끄러워한다. 그게 또 너무나 예뻐 보인다.
‘ 누나 걱정하지마... 내가 누날 영원히 지켜줄게... 누난 내 여자야... ’
난 마음속으로 누나에게 열 번도 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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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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