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규와의 사랑에 깊이 빠져들었던 소희가 방심했던 결과였다. 거울 속에 비친 연경의 눈빛을 느낀 소희가 화들짝 놀라 재빨리 찬규를 밀치고 무릎 위에서 일어나다가 팔걸이에 걸려 바닥에 넘어졌다. 아무것도 모르는 찬규가 얼른 그녀를 잡아서 일으켰다. 그녀가 다급하게 그의 귓가에 작은 목소리를 흘렸다.
“민지 보모가 봐요.”
“..........!?”
거실을 뒤돌아보는 찬규의 눈동자가 크게 확대 되었다. 그리고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정색을 한 소희가 책상위에 놓인 물 컵과 물주전자가 든 쟁반을 집어 들었다. 그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긴 그녀는 황급히 작업실을 나왔다. 그리고 그녀는 시치미를 떼고 있는 연경을 향해 애꿎은 파출부를 핀잔했다.
“진숙 아줌마는 비어 있는 물주전자도 안채우고 갔네. 주전자 가지러 들어갔다가 넘어졌네.”
“내가 치울게요.”
“괜찮아요. 식사준비 해야 되니까.”
“.........”
쟁반을 받으려고 두 손을 내밀었던 연경의 눈빛에는 비웃음이 흘렀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소희는 연경의 시선을 피해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식탁위에 덮인 식탁보에 젖히고 식사준비를 했다. 평소에 습관이 되어 있는 일이지만 소희의 손길은 왠지 더듬거리고 서툴렀다.
그날 저녁 연경은 퇴근해서 중요한 소식을 전달한다면서 상욱에게 연락을 했다. 거울 앞에 앉은 그녀는 유별나게 얼굴 화장에 신경을 썼다. 상욱은 대영그룹 본사에 들어가 아버지의 지시로 바쁘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녀의 들뜬 목소리에 어떤 소식인지 궁금하여 그는 잠시도 머룰 수가 없었다. 대충 업무를 처리하여 마무리하도록 비서실에 맡긴 그는 호텔 커피숍에서 연경과 마주 앉자마자 다급하게 물었다.
“형님한테 무슨 일이 있어?”
“호호호~! 왜 그렇게 급하세요.”
남자가 여자를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남자를 정복하는 것인가. 찬규에게 몸을 허락한 그녀의 눈빛에는 여유로움과 교태가 어리어 있었다. 여자들의 속마음을 꿰뚫고 있는 상욱은 소리 없는 비웃음을 흘렸다.
“하하하~! 시간은 금이라고 하잖아! 오늘 보니 연경 씨가 더 예뻐 보이네.”
“그렇게 보인다니 기분 좋네요. 오늘 저는 시간이 많아 여유가 있거든요.”
“그래! 우선 나한테 할 말이나 들어 보자고.”
“나는 눈에도 안보여요? 민지 작은 엄마 얘기가 그렇게 듣고 싶어요?”
“민지 작은 엄마라고........!?”
눈웃음을 치는 연경의 말을 듣는 상욱의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그는 형 찬규에 대한 소식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내의 이름이 들먹이는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연경이 찬규에 대한 얘기라고 할 것을 실수 한 것이다. 아니 어차피 소희가 관계된 것이라 실수라고 할 수는 없고 얘기 내용을 모르는 상욱이 이해하지 못할 뿐이었다.
연경은 공연히 앞가슴을 여미며 상욱의 시선을 끌었다. 상욱의 시선이 농염하게 부풀어 오른 그녀의 앞가슴을 향했다. 그는 정사를 하면서 유난스럽게 흐느끼던 그녀의 신음소리를 떠올렸다. 그렇지만 많은 여자와 관계를 했던 그에게 그녀는 단지 일순간의 즐거움에 지나지 않았다. 단지 찬규에 대한 소식이 궁금하다는 그의 표정을 보며 연경이 눈을 흘겼다.
“난 오늘 아르바이트도 안가고 나온 거란 말예요.”
“알았어. 그만큼 보상해줄게. 말이나 해봐.”
“민지 아빠하고 민지 작은 엄마가 이상해요.”
“그게, 무슨 소리야?”
연경의 말에 찬규는 당치도 않다는 표정을 했다. 감성적이면서도 조금은 보수적인 형이기에 그로서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더욱이나 이미 타인이 되어버린 아내는 성품이 도도하고 어린 시절부터 가정교육을 철저히 받아 가족 관념에 철저하다고 상욱은 믿고 있었다. 그는 연경의 말을 떨쳐 버리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실망하는 자세를 취했다. 연경은 별로 놀라지 않는 상욱을 보고 조바심이 났다. 소식을 전달함으로서 신뢰감을 얻으려던 그녀는 주위를 돌아보다가 일어나서 상욱의 옆자리로 가서 앉았다.
“저도 믿기지 않았어요. 그런데 둘이 포옹하고 키스까지 하는 것을 직접 봤단 말에요.”
“설마, 그들이........!?”
“그것도 아주 진한 장면이었어요. 몸도 줬는데, 내 말을 못 믿어요?”
“음........!?”
비로소 상황을 예감하는 상욱은 온 몸에 소름이 돋아나는 것을 느꼈다. 부둥켜안은 형과 아내가 스킨십을 하는 장면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보다도 벌거벗은 그들이 하나가 되어 침대위에 누워있는 모습에 상욱은 몸서리쳤다. 깊은 숨을 들이마신 상욱이 중얼거렸다.
“언제부터이지........한 달 전. 아니면 더 오래전에? 그래서 한 감독에게 캐스팅 된 것인가?”
“모르겠어요. 다만 오래전부터 두 사람이 애인 같은 말투를 하더라고요.”
“그럴 리 없어.......”
“그 전에도 몇 번인가 두 사람 사이가 의심스러웠으나 확실치 않아 말을 못했어요.”
상욱은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탁자에 팔꿈치를 받쳤다. 배반! 그는 형과 아내가 배신을 했다는 충격에 휩싸였다. 아니 어쩌면 그가 형의 자리를 넘보고 있고 욕망을 위해 아내를 먼저 배반한 대가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욱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충격이었다. 잠시 숨을 몰아쉬던 상욱의 눈빛이 번뜩였다. 혈연간의 불륜이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어차피 상욱은 아내와의 이별을 기정사실로 받아 드리고 있지만 다만 언론에 유포되면 그룹의 명예가 실추되고 주가가 영향을 받을 것이다. 또한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아버지는 도리어 상욱 자신의 못난 탓이라고 할 것이 뻔했다. 그는 우선 이 사실을 알게 된 연경의 입부터 막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한 숨을 내쉰 그는 헛웃음을 흘렸다.
“하하~! 그럴 수도 있겠지.”
“네.........!?”
연경은 상욱의 의외의 태도 변화에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자신의 아내와 형의 불륜을 그럴 수도 있다고 너그럽게 받아 드릴 수 있는 것인가. 상욱이 놀라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녀의 어깨를 껴안았다. 그리고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말했다.
“술이나 한잔 할까?”
“나는 좋지만, 그 말을 듣고 괜찮아요?”
“연경 씨, 처음 볼 때 내가 말했잖아. 세상 남자와 여자들은 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산다고.”
“그렇지만........!?”
“뭘 그래! 연경 씨는 남편이 없어? 연경 씨도 섹스 꽤 좋아하더구먼.”
“몰라요. 부끄럽게........”
눈가가 발그스름해진 연경이 그윽하게 바라보는 상욱의 시선을 피했다. 그녀의 어깨를 감쌌던 그가 안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 그녀의 손에 쥐어 주었다. 그녀는 엉겁결에 받아든 두툼한 봉투를 받아들고 당황했다. 벌어진 봉투 속에는 수표가 가득했다. 그리고 그의 손길이 그녀의 겨드랑이 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갑자기 표정이 냉혹하게 변한 그가 그녀의 귓가에 나직하고 강압적인 목소리를 흘렸다.
“이번 일은 보지 못한 것으로 하고 다른 소식을 가지고 와. 만약 이 사실을 입이라도 뻥끗했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 오늘 그냥 술 마시고 사랑도 하면서 잊어 버려야 한다는 거 알지?”
“네. 네. 네.......”
연경은 거부할 수 없는 위압감에 눌렸다. 보복을 당하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두려움에 젖은 그녀는 연달아 대답을 했다. 셔츠를 들추고 들어간 상욱의 손가락이 그녀의 브래지어 속으로 들어가 젖꼭지를 마찰하고 있었다. 돈의 유혹과 온 몸에 퍼지는 짜릿한 쾌감을 그녀는 거부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이미 허벅지 사이가 촉촉하게 젖어들도록 예민해지고 있었다.
연경에게 찬규와의 사랑행위를 발각당한 소희는 한동안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사랑! 그것은 어쩌면 두려움으로 오는 쾌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잠시 젖었던 두려움이 그녀를 가두어 둘 수는 없었다. 단지 더 조심스럽게 그녀는 찬규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며 사랑의 감정을 더욱 뜨겁게 받아 드리는 시간이 될 뿐이었다.
한 용우 감독이 홍보 영상의 보충 촬영을 허기 위해 소희에게 연락했다. 매일같이 찬규의 뜨거운 눈빛과 손길을 의식하며 대본을 익히던 그녀는 다시 한 용우감독의 호출을 받고 인천으로 가서 보충 촬영을 했다. 조금씩 카메라 앞에 익숙해지는 그녀는 어렵지 않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제작한 홍보영상을 보완하는 짧은 커트장면이지만 하루 종일 촬영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소희는 한 감독과 둘이서 저녁식사를 같이했다. 물론 한 감독의 제안을 따른 것이지만 그녀는 흔쾌히 받아 들였다. 이제는 평소에 농담까지 주고받게 된 한 감독은 식사도 변변히 하지 않고 술잔만 기울였다. 그녀는 왠지 한 감독의 어두운 표정이 걱정되었다.
“표정이 안 좋으시네요. 무슨 걱정거리 있으세요?”
“처음 계획대로 안돼서.......자금도 그렇고, 촬영 스튜디오도 문제고. 내가 너무 가난한 탓이지.”
“그래도 배우들은 한 감독님 작품에 나오려고 줄을 서고 있으니 용기를 내세요.”
“나에겐 행운이지. 소희 씨가 옆에 있는 것도.”
“아닌데요. 제가 한 감독님에게 캐스팅 된 것이 영광이지.”
“아니, 난 소희 씨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있어. 정말 사랑스럽고.”
“그렇게 제가 좋아요?”
“내 마음을 그렇게 몰라?”
소희를 바라보는 한 용우의 눈빛이 자잘하게 떨렸다. 한 감독은 소희에 대한 감정과 수심어린 걱정거리는 들이키듯이 술잔을 들어 마셨다. 그녀는 그의 마음을 읽고 있는 것처럼 짙은 속눈썹아래의 까만 눈동자를 깜박거렸다. 운전 때문에 술잔을 바라보고만 있던 그녀가 술잔을 들어 한 모금 들이켰다. 그가 다시 물었다.
“내가 여배우가 아닌 여자로서 소희 씨를 사랑한다는 것을 모르겠냐고?”
“알아요. 감독님이 나를 사랑해주는 것을........”
“알아주니 고맙군. 그런데 둘이 있을 때는 감독이라는 호칭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편한데. 그럼 뭐라고 불러요?”
“그냥 사람이름을 부르는 게 편한 거 아냐?”
“호 홋! 그럼 용우 씨라고 불러도 되요?”
“그러면 난 정말 좋지.”
“용우 씨! 호호.......! 이상하네요.”
눈가에 자잘한 미소가 번지는 소희의 얼굴에 보조개가 깊이 들어났다. 그녀를 바라보던 한 감독의 팔이 슬며시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소희는 그의 손길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따스함! 아니면 포근한 정열!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없으나 그녀는 그의 감상에 젖은 표정에 남자의 정열을 느꼈다. 꽤 많은 술을 마신 한 용우의 얼굴에 취기가 어려 있었다. 한 모금씩 마셨던 소희도 분위기에 젖어 들었다.
“감독님은 왜 결혼 안하세요?”
“또 감독님? 난 그냥 혼자 사는 게 편했었나봐. 어쩌면 여자를 아내로 마지 할 능력이 없던지. 그렇지만 소희 씨 같으면 내가 머슴살이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
“호호~! 용우 씨에게 적지 않은 여자들이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누가 그래?”
“아주버니한테 들었어요.”
“그 친구 참! 입 조심 좀 하지. 그렇지만 숨기고 싶지는 않아. 다만 소희에 대한 감정과는 달랐으니........”
소희와 한 감독은 서로 살아왔던 지난날들을 회상하며 여과 없이 솔직함을 들어냈다. 그들은 친구처럼 어쩌면 연인처럼 농담도 하고 웃으며 때로는 끈끈한 감정을 노출했다. 음식점을 나올 때 한 감독의 발걸음이 휘청거렸다. 아직도 밤공기를 적시는 찬바람이 불어와 그녀의 달아오른 얼굴을 식혀 주었다.
“어쩌시겠어요? 술을 들었으니 운전은 못 할 테고........”
“음........”
소희는 조금 휘청거리는 것 같은 한 감독을 마주하고 서서 안쓰러운 눈빛을 보냈다. 불어오는 찬바람이 왠지 뜨뜻함을 그리워하게 했다.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그가 한걸음 다가섰다. 그녀를 바라보는 끈끈한 눈빛! 그를 바라보는 그녀는 남자의 뜨거움을 의식했다. 그가 그녀의 손을 슬며시 쥐면서 무슨 말인가 하려는지 마른 침을 삼켰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나........! 소희 씨를 안고 싶어........”
“.........!”
말없이 바라보는 소희는 꼭 육체적인 욕구가 아니더라도 남자의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또 다른 사랑인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남녀의 사랑이 하나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그러나 선뜻 마음을 열 수 없는 소희는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손을 움켜쥐었던 그가 그녀의 어깨를 가슴 안으로 당겼다.
“욕망이 아니라, 소희의 영혼을 갖고 싶어.”
“그렇게........절 갖고 싶어요?”
한 감독의 가슴에서 올려다보는 그녀의 맑은 눈동자가 진실을 묻고 있었다. 갈망하는 남자의 시선, 상대가 보내는 사랑의 색깔을 음미하는 여자의 눈빛. 한 감독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의 갈구하는 말을 되묻는 여자의 마음은 긍정의 갈등이기도 하다. 한 감독은 그녀의 어깨를 껴안고 천천히 돌아서서 걷기 시작했다.
그들은 밤길을 걷는 연인들 속에 묻혀 걸음을 옮겼다. 말없이 걷고 있지만 그들은 서로의 감정을 체온으로 전달하며 감정을 느꼈다. 빌딩들이 즐비한 거리에서 한 감독은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호텔 입구로 들어섰다. 잠시 주춤하던 소희는 힘없이 그에게 이끌려 로비로 들어서고 있었다.
둘만이 있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소희는 찬규를 떠올리고 갈증을 느꼈다. 그렇지만 한 감독의 가벼운 포옹에 그녀는 떠올렸던 찬규의 이미지가 지워졌다. 그녀는 룸 안에 들어서서 낯선 이방인이 되어 두리번거렸다. 소파에 앉아야 할는지, 아니면 침대로 가야하는지, 망설이는 그녀를 한 용우가 가볍게 끌어안았다.
그리고 입맞춤에 이어 뜨거워지는 열기. 남녀가 함께 있으면 그들이 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그들은 껴안는다. 서로 달아오른다. 그 이후는 가로 막혔던 벽이 허물어지고 하나의 감정이 되는 것이다. 한 감독은 스스로의 옷을 벗으면서 그녀의 입술을 탐닉했다. 혀와 혀가 엉키어 타액을 교환하고 팬티차림이 된 그는 가식의 허물을 벗겨내듯이 그녀의 옷을 벗겨냈다.
한 용우의 가슴에 안겨 침대위에 눕혀진 소희는 아늑한 늪 속으로 빠져드는 현기증을 느꼈다. 그의 손길과 혀끝이 그녀의 젖가슴과 젖꼭지를 방황하고 다녔다. 그는 상상했던 이상으로 그녀의 몸이 아름답고 성적인 매력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느꼈다. 아담하면서도 성적인 촉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여자의 육체. 그녀의 가녀린 허리선과 알맞게 익은 엉덩이, 그리고 젖가슴은 신이 빚어낸 조각 같았다. 그의 애무를 받으며 숨결을 높이던 그녀가 속삭였다.
“씻고 싶어요.”
“아니 기다려. 내가 씻어 줄게.”
소희를 내려다 본 용우가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욕실로 들어가서 뜨뜻한 물을 대야에 담아가지고 나왔다. 그는 팬티만 걸친 그녀를 침대 모서리에 앉혀놓고 대야에 그녀의 발을 담갔다. 그는 어린아이를 씻기듯이 정성스럽게 그녀의 발을 닦아 주었다. 그녀로서는 처음 느껴보는 감동이었다.
소희의 발에 묻은 물기를 수건으로 닦아낸 용우는 그녀의 발밑에 엎드렸다. 그는 그녀의 발가락을 입속에 넣고 빨기 시작했다. 마치 타액으로 그녀의 발가락을 다시 씻어주듯이 섬세한 그의 혀끝이 그녀의 발가락 사이를 헤집었다. 그녀는 알 수 없는 짜릿함에 참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의 혀끝이 종아리와 무릎을 지나 점점 위로 올라왔다. 그녀는 받아 보지 못했던 남자의 애무에 긴장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었다.
눈을 지그시 감고 감각의 회오리 속에 빠져든 소희는 팬티가 벗겨지고 알몸이 들어나는 것도 모를 지경이었다. 그녀는 다만 남자의 혀끝이 허벅지를 지나 사타구니로 다가오는 쾌감에 젖어 있을 뿐이었다. 뻗어 올려진 남자의 손끝에서 그녀의 젖꼭지와 젖가슴이 농락을 당했다.
소희에게 순수한 감정인지 몰라도 많은 여자를 상대했던 용우의 숙련된 애무였다. 그녀는 무한한 늪 속의 열기에 빠져들고 있었다. 이성을 감지할 수 없도록 뜨거운 남자의 혀끝이 그녀의 몸을 뱀처럼 누비고 다녔다. 아니 그녀는 그 뜨거움이 몸속으로 들어와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느 순간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 부르르 떨며 눈을 떴다.
“요, 용우 씨! 거기는........”
“오늘은 소희의 모든 아름다움을 맡겨줘.”
“아, 안되는데. 거기는.......”
“아! 나의 사랑.”
발가벗겨진 소희의 하복부에 용우의 머리가 틀어 박혀 있었다. 말로만 들었을 뿐 그녀는 남자의 혀에 보지가 애무당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찬규의 섬세한 손끝에 보지를 애무당하는 것만도 경이로운 흥분을 느꼈던 그녀였다. 용우의 머리를 밀어내려고 그녀가 손을 뻗쳤다. 그러나 그가 그녀의 양손을 지그시 누르며 거친 숨을 흘렸다.
“소희에게 모든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싶어. 완벽한 사랑스런 여자로 만들어 줄게.”
“하, 하지만. 시, 싫어요.”
“괜찮아. 두려워하지 마
“나, 난 몰라........”
소희는 용우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참을 수 없는 쾌감에 허우적거렸다. 남자의 혀끝이 클리토리스를 핥으며 마찰했다. 그녀는 온몸의 신경이 한군데로 몰리는 아찔함에 바들바들 떨며 허리를 들어 올렸다. 남자의 혓바닥이 보지 입구 살갗을 문질러 마찰을 하는 순간 그의 머리를 움켜쥔 그녀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 나왔다.
“아, 안 돼요. 하 으........”
“사, 사랑해.”
헐떡이는 용우는 그녀의 둔부를 들어 올리며 꽃잎처럼 펼쳐진 보짓살을 으깨듯이 입술로 문질렀다. 그녀의 몸이 파르르 떨리며 모지 입구에 맑은 샘물이 주르르 흘러 나왔다. 그는 그녀의 몸속에서 흘러나온 샘물을 꿀물처럼 빨아 마셨다. 보지 살갗이 남자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희열에 그녀는 몸서리쳤다.
“하 윽! 어떡해. 난 몰라........”
“소희 몸은 정말 아름다워........”
소희는 순간 들이 마신 숨을 내 쉴 수조차 없었다. 뜨겁게 달아오른 남자의 혀끝이 그녀의 보지 속을 침범한 것이었다. 그녀는 자지러지는 신음을 흘리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일그러진 눈빛으로 내려다보는 그녀의 시선에 허벅지 사이에 타액을 적시는 남자의 알몸이 들어나 보였다. 찬규처럼 우람하지는 않지만 조각처럼 깎아 세운 남자의 성기가 하늘로 치솟아 있었다.
“요, 용우 씨! 그, 그만.........하 윽!”
“소, 소희의 모든 것이 아름다워........”
용우는 뜨거운 숨결을 뿜어내며 소희의 보지 속으로 혀끝을 밀어 넣어 숨겨진 살갗을 훑어냈다. 그녀는 자궁 속의 피부가 딸려 나오는 아찔함에 정신이 혼미 할 정도였다. 그는 그녀의 허벅지를 벌리고 보지 속으로 혀끝을 밀어 넣었다가 빼내기를 반복하면서 때로는 클리토리스의 돌기를 입술로 잘근 깨물기도 했다. 그녀는 허리를 비틀며 그의 머리카락을 잡아 당겼다. 지독한 희열이었다.
“하 우! 제발, 그만.........하 아!”
“나, 나도 못 참겠어.......”
소희의 손에 끌어올려진 용우는 그녀의 입술을 찾았다. 그들은 허겁지겁 입술과 입술을 마주하여 소리가 나도록 진한 키스를 했다. 갈증을 느낀 그는 허겁지겁 그녀의 혀를 입속으로 빨아 당기며 타액을 들이마셨다. 농도 깊은 키스를 하던 그가 그녀의 젖꼭지를 애무하고 또 다른 젖꼭지를 입속으로 빨아 당겼다.
“하 윽! 요, 용우 씨.........!”
“헉! 사, 사랑해.........”
황홀한 혼돈의 늪에 빠졌던 그녀가 별안간 숨을 몰아쉬며 눈동자를 크게 떴다. 용우가 기둥처럼 솟은 페니스를 쥐고 촉촉하게 젖은 그녀의 보지 속으로 밀어 넣은 것이다. 페니스가 보지 속의 부드러운 살갗 속으로 빠듯하게 밀려들어가는 아늑함에 용우는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소희는 새삼스럽게도 용우의 남성을 몸속에 받아 드렸다는 것을 의식했다. 남편과 찬규가 아닌 또 다른 남자에게 몸을 허락했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느낀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눈을 감았다. 하지만 용우의 페니스로 가득 채워진 몸이 아래위로 흔들릴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는 옅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하 으! 으 흠, 아 하.........”
“소, 소희 너무 좋아 미치겠어.......”
많은 여자와 육체관계를 했던 용우이지만 소희에게서는 특별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뜨거운 열기의 보지 속에 갇힌 페니스가 압박감을 느끼는 희열에도 그는 결코 서둘지 않았다. 그는 페니스를 천천히 보지 속으로 밀어 넣으며 키스를 하기도 하고 젖꼭지를 혀끝으로 마찰하며 애무하였다.
“하 으! 어떡해........아 하 으........”
“소희는........대단해.......너무 아름다워.........”
관자놀이의 핏줄이 돋아난 용우는 소희의 흥분한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얼굴이 발그스름하게 열기로 달아오른 그녀는 보지 속을 가득 채운 페니스가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의 혀와 손길에 젖꼭지와 민감한 부위들을 애무를 당하고 보지속의 페니스 혈관이 맥박 치는 감각만으로도 미칠 지경이었다.
“나, 하 으! 난 몰라. 용우 씨! 아 하........”
그만큼 용우의 여자다루는 기교가 대단하다는 것이다. 그녀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고나서야 그는 보지속의 페니스를 천천히 빼냈다가 집어넣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때로는 둥글게 회전을 시키며 보지 깊숙이 페니스를 박아 넣었다. 그녀의 신음소리가 조금씩 높아갔다.
“하 아~! 아 흐 으! 하 음! 하 으.......”
“허 으, 흐 읍, 헉........”
용우는 보지 속에 박힌 페니스가 한없이 빨아 당겨지는 쾌감에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보지 속에 틀어박힌 페니스가 조금씩 빠르게 진퇴를 거듭하고 그들의 숨소리도 점점 거칠어졌다. 용우의 가슴에서 땀방울이 배어나기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그들은 오직 뜨거워지는 성욕의 화신으로 변해갔다.
“핫, 앗, 흠, 하 으, 아, 하, 하, 앗.........”
“너무, 소희가 너무 좋아. 헉! 핫........”
소희는 반사적으로 용우의 어깨와 허리를 번갈아 잡아당기며 둔부를 들어 올렸다. 용우의 가슴에서 흘러내린 땀방울이 소희의 젖가슴을 적시고 룸 안에는 그들의 거친 숨소리, 페니스가 보지 속을 드나들 때마다 질척거리는 정액의 마찰음, 가슴과 가슴에 잇닿은 땀방울의 으깨지는 소리만이 들렸다.
“쩌 걱, 찌 거덕, 쩌 걱, 찌걱,.........”
“헛, 어후, 하으, 핫, 흡, 하아, 하 앙, 아 응.......”
“헉, 헉, 헉, 하, 핫, 흐읍........”
소희의 보지 속에 박힌 페니스가 저돌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페니스는 보지 속에 숨겨진 살갗들을 낱낱이 찾아다니면서 헤집기도 하고, 때로는 좌우로 회전을 하면서 그녀의 만감한 성감대들을 농락했다.
“하 읍! 요, 용우 씨. 하 으.........”
정말 용우의 기교는 대단했고 긴 시간 동안 그녀를 혼미한 상태로 몰아갔다. 그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선정적이면서도 활짝 핀 장미송이 같다고 느꼈다. 그는 멈추지 않고 그녀의 보지 속을 헤집어 기교를 발휘하며 그녀의 얼굴을 양손으로 보듬었다.
“정말 아름다워. 희열을 느끼는 모습이 환상적이야.”
“하 으~! 모, 몰라요. 하 앙........”
부끄러움을 느낀 소희가 하얗게 눈을 흘기며 콧소리를 했다.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용우는 그녀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쥐고 빨았다. 미간을 찌푸리는 그녀는 짜릿한 통증보다는 신경이 마비되는 황홀함을 느꼈다. 그가 그녀의 둔부를 들어 올리며 보지 깊숙이 박아 넣었다. 그녀는 페니스가 자궁까지 잇닿는 충격에 파르르 떨며 매달렸다. 그리고 허리를 틀어 올리며 베개를 잡아당긴 그녀가 거친 신음을 터트렸다.
“하 윽~! 주, 죽겠어.”
“헛~!”
용우는 보지 속에 틀어박힌 페니스가 뜨거움에 휩싸이는 충격에 숨을 멈추었다. 연달아 엑스터시에 젖었던 그녀가 오르가즘의 희열을 쏟아낸 것이다. 아! 감당할 수 없는 희열의 열기였다. 페니스를 감싸고 있는 보지 속의 근육이 살아 움직이듯이 꿈틀거리며 옥죄이고 있었다. "아! 미치겠어.......!" 사정할 것만 같이 엑스터시에 젖은 용우도 숨을 몰아쉬었다.
잠시 보지 속을 헤집던 페니스를 멈추고 용우는 그녀의 젖꼭지를 물고 어린아이처럼 빨아 당겼다. 한동안 황홀한 희열의 도가니에 빠졌던 그녀가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는 찬규와 또 다른 격렬한 희열에 빠져 들었었다. 정말 긴 시간동안의 감미롭고 지독한 정사였다. 몽롱한 눈빛을 하고 있던 그녀가 진지하게 그에게 물었다.
“용우 씨! 정말 나 사랑해요?”
“어떻게 해야 내 사랑을 믿지?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에게 몸을 주면서도 사랑을 의심하고, 수시로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가봐!”
한 용우의 말에 소희는 자신이 정말 진실한 사랑에 목마른 사람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던 남편을 떠 올렸다. 그러나 남편의 사랑은 배신으로 변하여 그녀에게 고통을 남겨 주었다. 한편 그녀 자신도 사랑한다는 시아주버니를 배반하고 한 감독에게 몸을 허락하고 있다는 현실에 자책감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감정은 황홀한 희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진액으로 흥건한 보지 속에 페니스를 박아 넣고 있던 용우가 비스듬히 누웠다. 그리고 그녀의 다리 한쪽을 들어 올렸다.------------
“민지 보모가 봐요.”
“..........!?”
거실을 뒤돌아보는 찬규의 눈동자가 크게 확대 되었다. 그리고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정색을 한 소희가 책상위에 놓인 물 컵과 물주전자가 든 쟁반을 집어 들었다. 그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긴 그녀는 황급히 작업실을 나왔다. 그리고 그녀는 시치미를 떼고 있는 연경을 향해 애꿎은 파출부를 핀잔했다.
“진숙 아줌마는 비어 있는 물주전자도 안채우고 갔네. 주전자 가지러 들어갔다가 넘어졌네.”
“내가 치울게요.”
“괜찮아요. 식사준비 해야 되니까.”
“.........”
쟁반을 받으려고 두 손을 내밀었던 연경의 눈빛에는 비웃음이 흘렀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소희는 연경의 시선을 피해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식탁위에 덮인 식탁보에 젖히고 식사준비를 했다. 평소에 습관이 되어 있는 일이지만 소희의 손길은 왠지 더듬거리고 서툴렀다.
그날 저녁 연경은 퇴근해서 중요한 소식을 전달한다면서 상욱에게 연락을 했다. 거울 앞에 앉은 그녀는 유별나게 얼굴 화장에 신경을 썼다. 상욱은 대영그룹 본사에 들어가 아버지의 지시로 바쁘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녀의 들뜬 목소리에 어떤 소식인지 궁금하여 그는 잠시도 머룰 수가 없었다. 대충 업무를 처리하여 마무리하도록 비서실에 맡긴 그는 호텔 커피숍에서 연경과 마주 앉자마자 다급하게 물었다.
“형님한테 무슨 일이 있어?”
“호호호~! 왜 그렇게 급하세요.”
남자가 여자를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남자를 정복하는 것인가. 찬규에게 몸을 허락한 그녀의 눈빛에는 여유로움과 교태가 어리어 있었다. 여자들의 속마음을 꿰뚫고 있는 상욱은 소리 없는 비웃음을 흘렸다.
“하하하~! 시간은 금이라고 하잖아! 오늘 보니 연경 씨가 더 예뻐 보이네.”
“그렇게 보인다니 기분 좋네요. 오늘 저는 시간이 많아 여유가 있거든요.”
“그래! 우선 나한테 할 말이나 들어 보자고.”
“나는 눈에도 안보여요? 민지 작은 엄마 얘기가 그렇게 듣고 싶어요?”
“민지 작은 엄마라고........!?”
눈웃음을 치는 연경의 말을 듣는 상욱의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그는 형 찬규에 대한 소식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내의 이름이 들먹이는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연경이 찬규에 대한 얘기라고 할 것을 실수 한 것이다. 아니 어차피 소희가 관계된 것이라 실수라고 할 수는 없고 얘기 내용을 모르는 상욱이 이해하지 못할 뿐이었다.
연경은 공연히 앞가슴을 여미며 상욱의 시선을 끌었다. 상욱의 시선이 농염하게 부풀어 오른 그녀의 앞가슴을 향했다. 그는 정사를 하면서 유난스럽게 흐느끼던 그녀의 신음소리를 떠올렸다. 그렇지만 많은 여자와 관계를 했던 그에게 그녀는 단지 일순간의 즐거움에 지나지 않았다. 단지 찬규에 대한 소식이 궁금하다는 그의 표정을 보며 연경이 눈을 흘겼다.
“난 오늘 아르바이트도 안가고 나온 거란 말예요.”
“알았어. 그만큼 보상해줄게. 말이나 해봐.”
“민지 아빠하고 민지 작은 엄마가 이상해요.”
“그게, 무슨 소리야?”
연경의 말에 찬규는 당치도 않다는 표정을 했다. 감성적이면서도 조금은 보수적인 형이기에 그로서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더욱이나 이미 타인이 되어버린 아내는 성품이 도도하고 어린 시절부터 가정교육을 철저히 받아 가족 관념에 철저하다고 상욱은 믿고 있었다. 그는 연경의 말을 떨쳐 버리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실망하는 자세를 취했다. 연경은 별로 놀라지 않는 상욱을 보고 조바심이 났다. 소식을 전달함으로서 신뢰감을 얻으려던 그녀는 주위를 돌아보다가 일어나서 상욱의 옆자리로 가서 앉았다.
“저도 믿기지 않았어요. 그런데 둘이 포옹하고 키스까지 하는 것을 직접 봤단 말에요.”
“설마, 그들이........!?”
“그것도 아주 진한 장면이었어요. 몸도 줬는데, 내 말을 못 믿어요?”
“음........!?”
비로소 상황을 예감하는 상욱은 온 몸에 소름이 돋아나는 것을 느꼈다. 부둥켜안은 형과 아내가 스킨십을 하는 장면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보다도 벌거벗은 그들이 하나가 되어 침대위에 누워있는 모습에 상욱은 몸서리쳤다. 깊은 숨을 들이마신 상욱이 중얼거렸다.
“언제부터이지........한 달 전. 아니면 더 오래전에? 그래서 한 감독에게 캐스팅 된 것인가?”
“모르겠어요. 다만 오래전부터 두 사람이 애인 같은 말투를 하더라고요.”
“그럴 리 없어.......”
“그 전에도 몇 번인가 두 사람 사이가 의심스러웠으나 확실치 않아 말을 못했어요.”
상욱은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탁자에 팔꿈치를 받쳤다. 배반! 그는 형과 아내가 배신을 했다는 충격에 휩싸였다. 아니 어쩌면 그가 형의 자리를 넘보고 있고 욕망을 위해 아내를 먼저 배반한 대가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욱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충격이었다. 잠시 숨을 몰아쉬던 상욱의 눈빛이 번뜩였다. 혈연간의 불륜이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어차피 상욱은 아내와의 이별을 기정사실로 받아 드리고 있지만 다만 언론에 유포되면 그룹의 명예가 실추되고 주가가 영향을 받을 것이다. 또한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아버지는 도리어 상욱 자신의 못난 탓이라고 할 것이 뻔했다. 그는 우선 이 사실을 알게 된 연경의 입부터 막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한 숨을 내쉰 그는 헛웃음을 흘렸다.
“하하~! 그럴 수도 있겠지.”
“네.........!?”
연경은 상욱의 의외의 태도 변화에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자신의 아내와 형의 불륜을 그럴 수도 있다고 너그럽게 받아 드릴 수 있는 것인가. 상욱이 놀라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녀의 어깨를 껴안았다. 그리고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말했다.
“술이나 한잔 할까?”
“나는 좋지만, 그 말을 듣고 괜찮아요?”
“연경 씨, 처음 볼 때 내가 말했잖아. 세상 남자와 여자들은 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산다고.”
“그렇지만........!?”
“뭘 그래! 연경 씨는 남편이 없어? 연경 씨도 섹스 꽤 좋아하더구먼.”
“몰라요. 부끄럽게........”
눈가가 발그스름해진 연경이 그윽하게 바라보는 상욱의 시선을 피했다. 그녀의 어깨를 감쌌던 그가 안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 그녀의 손에 쥐어 주었다. 그녀는 엉겁결에 받아든 두툼한 봉투를 받아들고 당황했다. 벌어진 봉투 속에는 수표가 가득했다. 그리고 그의 손길이 그녀의 겨드랑이 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갑자기 표정이 냉혹하게 변한 그가 그녀의 귓가에 나직하고 강압적인 목소리를 흘렸다.
“이번 일은 보지 못한 것으로 하고 다른 소식을 가지고 와. 만약 이 사실을 입이라도 뻥끗했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 오늘 그냥 술 마시고 사랑도 하면서 잊어 버려야 한다는 거 알지?”
“네. 네. 네.......”
연경은 거부할 수 없는 위압감에 눌렸다. 보복을 당하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두려움에 젖은 그녀는 연달아 대답을 했다. 셔츠를 들추고 들어간 상욱의 손가락이 그녀의 브래지어 속으로 들어가 젖꼭지를 마찰하고 있었다. 돈의 유혹과 온 몸에 퍼지는 짜릿한 쾌감을 그녀는 거부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이미 허벅지 사이가 촉촉하게 젖어들도록 예민해지고 있었다.
연경에게 찬규와의 사랑행위를 발각당한 소희는 한동안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사랑! 그것은 어쩌면 두려움으로 오는 쾌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잠시 젖었던 두려움이 그녀를 가두어 둘 수는 없었다. 단지 더 조심스럽게 그녀는 찬규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며 사랑의 감정을 더욱 뜨겁게 받아 드리는 시간이 될 뿐이었다.
한 용우 감독이 홍보 영상의 보충 촬영을 허기 위해 소희에게 연락했다. 매일같이 찬규의 뜨거운 눈빛과 손길을 의식하며 대본을 익히던 그녀는 다시 한 용우감독의 호출을 받고 인천으로 가서 보충 촬영을 했다. 조금씩 카메라 앞에 익숙해지는 그녀는 어렵지 않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제작한 홍보영상을 보완하는 짧은 커트장면이지만 하루 종일 촬영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소희는 한 감독과 둘이서 저녁식사를 같이했다. 물론 한 감독의 제안을 따른 것이지만 그녀는 흔쾌히 받아 들였다. 이제는 평소에 농담까지 주고받게 된 한 감독은 식사도 변변히 하지 않고 술잔만 기울였다. 그녀는 왠지 한 감독의 어두운 표정이 걱정되었다.
“표정이 안 좋으시네요. 무슨 걱정거리 있으세요?”
“처음 계획대로 안돼서.......자금도 그렇고, 촬영 스튜디오도 문제고. 내가 너무 가난한 탓이지.”
“그래도 배우들은 한 감독님 작품에 나오려고 줄을 서고 있으니 용기를 내세요.”
“나에겐 행운이지. 소희 씨가 옆에 있는 것도.”
“아닌데요. 제가 한 감독님에게 캐스팅 된 것이 영광이지.”
“아니, 난 소희 씨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있어. 정말 사랑스럽고.”
“그렇게 제가 좋아요?”
“내 마음을 그렇게 몰라?”
소희를 바라보는 한 용우의 눈빛이 자잘하게 떨렸다. 한 감독은 소희에 대한 감정과 수심어린 걱정거리는 들이키듯이 술잔을 들어 마셨다. 그녀는 그의 마음을 읽고 있는 것처럼 짙은 속눈썹아래의 까만 눈동자를 깜박거렸다. 운전 때문에 술잔을 바라보고만 있던 그녀가 술잔을 들어 한 모금 들이켰다. 그가 다시 물었다.
“내가 여배우가 아닌 여자로서 소희 씨를 사랑한다는 것을 모르겠냐고?”
“알아요. 감독님이 나를 사랑해주는 것을........”
“알아주니 고맙군. 그런데 둘이 있을 때는 감독이라는 호칭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편한데. 그럼 뭐라고 불러요?”
“그냥 사람이름을 부르는 게 편한 거 아냐?”
“호 홋! 그럼 용우 씨라고 불러도 되요?”
“그러면 난 정말 좋지.”
“용우 씨! 호호.......! 이상하네요.”
눈가에 자잘한 미소가 번지는 소희의 얼굴에 보조개가 깊이 들어났다. 그녀를 바라보던 한 감독의 팔이 슬며시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소희는 그의 손길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따스함! 아니면 포근한 정열!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없으나 그녀는 그의 감상에 젖은 표정에 남자의 정열을 느꼈다. 꽤 많은 술을 마신 한 용우의 얼굴에 취기가 어려 있었다. 한 모금씩 마셨던 소희도 분위기에 젖어 들었다.
“감독님은 왜 결혼 안하세요?”
“또 감독님? 난 그냥 혼자 사는 게 편했었나봐. 어쩌면 여자를 아내로 마지 할 능력이 없던지. 그렇지만 소희 씨 같으면 내가 머슴살이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
“호호~! 용우 씨에게 적지 않은 여자들이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누가 그래?”
“아주버니한테 들었어요.”
“그 친구 참! 입 조심 좀 하지. 그렇지만 숨기고 싶지는 않아. 다만 소희에 대한 감정과는 달랐으니........”
소희와 한 감독은 서로 살아왔던 지난날들을 회상하며 여과 없이 솔직함을 들어냈다. 그들은 친구처럼 어쩌면 연인처럼 농담도 하고 웃으며 때로는 끈끈한 감정을 노출했다. 음식점을 나올 때 한 감독의 발걸음이 휘청거렸다. 아직도 밤공기를 적시는 찬바람이 불어와 그녀의 달아오른 얼굴을 식혀 주었다.
“어쩌시겠어요? 술을 들었으니 운전은 못 할 테고........”
“음........”
소희는 조금 휘청거리는 것 같은 한 감독을 마주하고 서서 안쓰러운 눈빛을 보냈다. 불어오는 찬바람이 왠지 뜨뜻함을 그리워하게 했다.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그가 한걸음 다가섰다. 그녀를 바라보는 끈끈한 눈빛! 그를 바라보는 그녀는 남자의 뜨거움을 의식했다. 그가 그녀의 손을 슬며시 쥐면서 무슨 말인가 하려는지 마른 침을 삼켰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나........! 소희 씨를 안고 싶어........”
“.........!”
말없이 바라보는 소희는 꼭 육체적인 욕구가 아니더라도 남자의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또 다른 사랑인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남녀의 사랑이 하나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그러나 선뜻 마음을 열 수 없는 소희는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손을 움켜쥐었던 그가 그녀의 어깨를 가슴 안으로 당겼다.
“욕망이 아니라, 소희의 영혼을 갖고 싶어.”
“그렇게........절 갖고 싶어요?”
한 감독의 가슴에서 올려다보는 그녀의 맑은 눈동자가 진실을 묻고 있었다. 갈망하는 남자의 시선, 상대가 보내는 사랑의 색깔을 음미하는 여자의 눈빛. 한 감독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의 갈구하는 말을 되묻는 여자의 마음은 긍정의 갈등이기도 하다. 한 감독은 그녀의 어깨를 껴안고 천천히 돌아서서 걷기 시작했다.
그들은 밤길을 걷는 연인들 속에 묻혀 걸음을 옮겼다. 말없이 걷고 있지만 그들은 서로의 감정을 체온으로 전달하며 감정을 느꼈다. 빌딩들이 즐비한 거리에서 한 감독은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호텔 입구로 들어섰다. 잠시 주춤하던 소희는 힘없이 그에게 이끌려 로비로 들어서고 있었다.
둘만이 있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소희는 찬규를 떠올리고 갈증을 느꼈다. 그렇지만 한 감독의 가벼운 포옹에 그녀는 떠올렸던 찬규의 이미지가 지워졌다. 그녀는 룸 안에 들어서서 낯선 이방인이 되어 두리번거렸다. 소파에 앉아야 할는지, 아니면 침대로 가야하는지, 망설이는 그녀를 한 용우가 가볍게 끌어안았다.
그리고 입맞춤에 이어 뜨거워지는 열기. 남녀가 함께 있으면 그들이 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그들은 껴안는다. 서로 달아오른다. 그 이후는 가로 막혔던 벽이 허물어지고 하나의 감정이 되는 것이다. 한 감독은 스스로의 옷을 벗으면서 그녀의 입술을 탐닉했다. 혀와 혀가 엉키어 타액을 교환하고 팬티차림이 된 그는 가식의 허물을 벗겨내듯이 그녀의 옷을 벗겨냈다.
한 용우의 가슴에 안겨 침대위에 눕혀진 소희는 아늑한 늪 속으로 빠져드는 현기증을 느꼈다. 그의 손길과 혀끝이 그녀의 젖가슴과 젖꼭지를 방황하고 다녔다. 그는 상상했던 이상으로 그녀의 몸이 아름답고 성적인 매력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느꼈다. 아담하면서도 성적인 촉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여자의 육체. 그녀의 가녀린 허리선과 알맞게 익은 엉덩이, 그리고 젖가슴은 신이 빚어낸 조각 같았다. 그의 애무를 받으며 숨결을 높이던 그녀가 속삭였다.
“씻고 싶어요.”
“아니 기다려. 내가 씻어 줄게.”
소희를 내려다 본 용우가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욕실로 들어가서 뜨뜻한 물을 대야에 담아가지고 나왔다. 그는 팬티만 걸친 그녀를 침대 모서리에 앉혀놓고 대야에 그녀의 발을 담갔다. 그는 어린아이를 씻기듯이 정성스럽게 그녀의 발을 닦아 주었다. 그녀로서는 처음 느껴보는 감동이었다.
소희의 발에 묻은 물기를 수건으로 닦아낸 용우는 그녀의 발밑에 엎드렸다. 그는 그녀의 발가락을 입속에 넣고 빨기 시작했다. 마치 타액으로 그녀의 발가락을 다시 씻어주듯이 섬세한 그의 혀끝이 그녀의 발가락 사이를 헤집었다. 그녀는 알 수 없는 짜릿함에 참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의 혀끝이 종아리와 무릎을 지나 점점 위로 올라왔다. 그녀는 받아 보지 못했던 남자의 애무에 긴장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었다.
눈을 지그시 감고 감각의 회오리 속에 빠져든 소희는 팬티가 벗겨지고 알몸이 들어나는 것도 모를 지경이었다. 그녀는 다만 남자의 혀끝이 허벅지를 지나 사타구니로 다가오는 쾌감에 젖어 있을 뿐이었다. 뻗어 올려진 남자의 손끝에서 그녀의 젖꼭지와 젖가슴이 농락을 당했다.
소희에게 순수한 감정인지 몰라도 많은 여자를 상대했던 용우의 숙련된 애무였다. 그녀는 무한한 늪 속의 열기에 빠져들고 있었다. 이성을 감지할 수 없도록 뜨거운 남자의 혀끝이 그녀의 몸을 뱀처럼 누비고 다녔다. 아니 그녀는 그 뜨거움이 몸속으로 들어와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느 순간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 부르르 떨며 눈을 떴다.
“요, 용우 씨! 거기는........”
“오늘은 소희의 모든 아름다움을 맡겨줘.”
“아, 안되는데. 거기는.......”
“아! 나의 사랑.”
발가벗겨진 소희의 하복부에 용우의 머리가 틀어 박혀 있었다. 말로만 들었을 뿐 그녀는 남자의 혀에 보지가 애무당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찬규의 섬세한 손끝에 보지를 애무당하는 것만도 경이로운 흥분을 느꼈던 그녀였다. 용우의 머리를 밀어내려고 그녀가 손을 뻗쳤다. 그러나 그가 그녀의 양손을 지그시 누르며 거친 숨을 흘렸다.
“소희에게 모든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싶어. 완벽한 사랑스런 여자로 만들어 줄게.”
“하, 하지만. 시, 싫어요.”
“괜찮아. 두려워하지 마
“나, 난 몰라........”
소희는 용우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참을 수 없는 쾌감에 허우적거렸다. 남자의 혀끝이 클리토리스를 핥으며 마찰했다. 그녀는 온몸의 신경이 한군데로 몰리는 아찔함에 바들바들 떨며 허리를 들어 올렸다. 남자의 혓바닥이 보지 입구 살갗을 문질러 마찰을 하는 순간 그의 머리를 움켜쥔 그녀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 나왔다.
“아, 안 돼요. 하 으........”
“사, 사랑해.”
헐떡이는 용우는 그녀의 둔부를 들어 올리며 꽃잎처럼 펼쳐진 보짓살을 으깨듯이 입술로 문질렀다. 그녀의 몸이 파르르 떨리며 모지 입구에 맑은 샘물이 주르르 흘러 나왔다. 그는 그녀의 몸속에서 흘러나온 샘물을 꿀물처럼 빨아 마셨다. 보지 살갗이 남자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희열에 그녀는 몸서리쳤다.
“하 윽! 어떡해. 난 몰라........”
“소희 몸은 정말 아름다워........”
소희는 순간 들이 마신 숨을 내 쉴 수조차 없었다. 뜨겁게 달아오른 남자의 혀끝이 그녀의 보지 속을 침범한 것이었다. 그녀는 자지러지는 신음을 흘리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일그러진 눈빛으로 내려다보는 그녀의 시선에 허벅지 사이에 타액을 적시는 남자의 알몸이 들어나 보였다. 찬규처럼 우람하지는 않지만 조각처럼 깎아 세운 남자의 성기가 하늘로 치솟아 있었다.
“요, 용우 씨! 그, 그만.........하 윽!”
“소, 소희의 모든 것이 아름다워........”
용우는 뜨거운 숨결을 뿜어내며 소희의 보지 속으로 혀끝을 밀어 넣어 숨겨진 살갗을 훑어냈다. 그녀는 자궁 속의 피부가 딸려 나오는 아찔함에 정신이 혼미 할 정도였다. 그는 그녀의 허벅지를 벌리고 보지 속으로 혀끝을 밀어 넣었다가 빼내기를 반복하면서 때로는 클리토리스의 돌기를 입술로 잘근 깨물기도 했다. 그녀는 허리를 비틀며 그의 머리카락을 잡아 당겼다. 지독한 희열이었다.
“하 우! 제발, 그만.........하 아!”
“나, 나도 못 참겠어.......”
소희의 손에 끌어올려진 용우는 그녀의 입술을 찾았다. 그들은 허겁지겁 입술과 입술을 마주하여 소리가 나도록 진한 키스를 했다. 갈증을 느낀 그는 허겁지겁 그녀의 혀를 입속으로 빨아 당기며 타액을 들이마셨다. 농도 깊은 키스를 하던 그가 그녀의 젖꼭지를 애무하고 또 다른 젖꼭지를 입속으로 빨아 당겼다.
“하 윽! 요, 용우 씨.........!”
“헉! 사, 사랑해.........”
황홀한 혼돈의 늪에 빠졌던 그녀가 별안간 숨을 몰아쉬며 눈동자를 크게 떴다. 용우가 기둥처럼 솟은 페니스를 쥐고 촉촉하게 젖은 그녀의 보지 속으로 밀어 넣은 것이다. 페니스가 보지 속의 부드러운 살갗 속으로 빠듯하게 밀려들어가는 아늑함에 용우는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소희는 새삼스럽게도 용우의 남성을 몸속에 받아 드렸다는 것을 의식했다. 남편과 찬규가 아닌 또 다른 남자에게 몸을 허락했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느낀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눈을 감았다. 하지만 용우의 페니스로 가득 채워진 몸이 아래위로 흔들릴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는 옅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하 으! 으 흠, 아 하.........”
“소, 소희 너무 좋아 미치겠어.......”
많은 여자와 육체관계를 했던 용우이지만 소희에게서는 특별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뜨거운 열기의 보지 속에 갇힌 페니스가 압박감을 느끼는 희열에도 그는 결코 서둘지 않았다. 그는 페니스를 천천히 보지 속으로 밀어 넣으며 키스를 하기도 하고 젖꼭지를 혀끝으로 마찰하며 애무하였다.
“하 으! 어떡해........아 하 으........”
“소희는........대단해.......너무 아름다워.........”
관자놀이의 핏줄이 돋아난 용우는 소희의 흥분한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얼굴이 발그스름하게 열기로 달아오른 그녀는 보지 속을 가득 채운 페니스가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의 혀와 손길에 젖꼭지와 민감한 부위들을 애무를 당하고 보지속의 페니스 혈관이 맥박 치는 감각만으로도 미칠 지경이었다.
“나, 하 으! 난 몰라. 용우 씨! 아 하........”
그만큼 용우의 여자다루는 기교가 대단하다는 것이다. 그녀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고나서야 그는 보지속의 페니스를 천천히 빼냈다가 집어넣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때로는 둥글게 회전을 시키며 보지 깊숙이 페니스를 박아 넣었다. 그녀의 신음소리가 조금씩 높아갔다.
“하 아~! 아 흐 으! 하 음! 하 으.......”
“허 으, 흐 읍, 헉........”
용우는 보지 속에 박힌 페니스가 한없이 빨아 당겨지는 쾌감에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보지 속에 틀어박힌 페니스가 조금씩 빠르게 진퇴를 거듭하고 그들의 숨소리도 점점 거칠어졌다. 용우의 가슴에서 땀방울이 배어나기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그들은 오직 뜨거워지는 성욕의 화신으로 변해갔다.
“핫, 앗, 흠, 하 으, 아, 하, 하, 앗.........”
“너무, 소희가 너무 좋아. 헉! 핫........”
소희는 반사적으로 용우의 어깨와 허리를 번갈아 잡아당기며 둔부를 들어 올렸다. 용우의 가슴에서 흘러내린 땀방울이 소희의 젖가슴을 적시고 룸 안에는 그들의 거친 숨소리, 페니스가 보지 속을 드나들 때마다 질척거리는 정액의 마찰음, 가슴과 가슴에 잇닿은 땀방울의 으깨지는 소리만이 들렸다.
“쩌 걱, 찌 거덕, 쩌 걱, 찌걱,.........”
“헛, 어후, 하으, 핫, 흡, 하아, 하 앙, 아 응.......”
“헉, 헉, 헉, 하, 핫, 흐읍........”
소희의 보지 속에 박힌 페니스가 저돌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페니스는 보지 속에 숨겨진 살갗들을 낱낱이 찾아다니면서 헤집기도 하고, 때로는 좌우로 회전을 하면서 그녀의 만감한 성감대들을 농락했다.
“하 읍! 요, 용우 씨. 하 으.........”
정말 용우의 기교는 대단했고 긴 시간 동안 그녀를 혼미한 상태로 몰아갔다. 그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선정적이면서도 활짝 핀 장미송이 같다고 느꼈다. 그는 멈추지 않고 그녀의 보지 속을 헤집어 기교를 발휘하며 그녀의 얼굴을 양손으로 보듬었다.
“정말 아름다워. 희열을 느끼는 모습이 환상적이야.”
“하 으~! 모, 몰라요. 하 앙........”
부끄러움을 느낀 소희가 하얗게 눈을 흘기며 콧소리를 했다.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용우는 그녀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쥐고 빨았다. 미간을 찌푸리는 그녀는 짜릿한 통증보다는 신경이 마비되는 황홀함을 느꼈다. 그가 그녀의 둔부를 들어 올리며 보지 깊숙이 박아 넣었다. 그녀는 페니스가 자궁까지 잇닿는 충격에 파르르 떨며 매달렸다. 그리고 허리를 틀어 올리며 베개를 잡아당긴 그녀가 거친 신음을 터트렸다.
“하 윽~! 주, 죽겠어.”
“헛~!”
용우는 보지 속에 틀어박힌 페니스가 뜨거움에 휩싸이는 충격에 숨을 멈추었다. 연달아 엑스터시에 젖었던 그녀가 오르가즘의 희열을 쏟아낸 것이다. 아! 감당할 수 없는 희열의 열기였다. 페니스를 감싸고 있는 보지 속의 근육이 살아 움직이듯이 꿈틀거리며 옥죄이고 있었다. "아! 미치겠어.......!" 사정할 것만 같이 엑스터시에 젖은 용우도 숨을 몰아쉬었다.
잠시 보지 속을 헤집던 페니스를 멈추고 용우는 그녀의 젖꼭지를 물고 어린아이처럼 빨아 당겼다. 한동안 황홀한 희열의 도가니에 빠졌던 그녀가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는 찬규와 또 다른 격렬한 희열에 빠져 들었었다. 정말 긴 시간동안의 감미롭고 지독한 정사였다. 몽롱한 눈빛을 하고 있던 그녀가 진지하게 그에게 물었다.
“용우 씨! 정말 나 사랑해요?”
“어떻게 해야 내 사랑을 믿지?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에게 몸을 주면서도 사랑을 의심하고, 수시로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가봐!”
한 용우의 말에 소희는 자신이 정말 진실한 사랑에 목마른 사람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던 남편을 떠 올렸다. 그러나 남편의 사랑은 배신으로 변하여 그녀에게 고통을 남겨 주었다. 한편 그녀 자신도 사랑한다는 시아주버니를 배반하고 한 감독에게 몸을 허락하고 있다는 현실에 자책감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감정은 황홀한 희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진액으로 흥건한 보지 속에 페니스를 박아 넣고 있던 용우가 비스듬히 누웠다. 그리고 그녀의 다리 한쪽을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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