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지연씨"
"네"
"...그...수민씨하곤...어떤..친구인거죠?"
"왜그러세요?"
"아아..다른건 아니고...그냥...남친하고 얽힌 문제도 그렇고...같이지내기까지하는 친구인데...좀 뭐랄까..묘한 관계 같아서요"
"묘한건 맞죠..그래도..절 많이 도와줘서...남자문제때문에 친구를 잃는것보단...낫다고 여기고 살고있어요"
"...수민씨가 블랙본에서 일하는건 어떻게 생각해요?"
날 빤히 바라본다
"왜요?"
"...아니..그..술집이란데가..험하니깐.."
"수민인..보셨다시피..화려하죠? 섹시하고..남자에게 늘 인기가많았어요..저랑 반대되는 느낌이었달까..게다가...수민이는 자신이 가진걸 잘 이용할줄 아는 애에요..전 수민이가 어떤일을 하건 그런건 별로 신경안써요"
흠...
"....아 내생각이 짧았어요...비맞고...이러고 있음 감기걸리니깐 일단 집에 돌아갑시다."
난 차를 몰아 오피스텔로 돌아갔다
운전을 하면서 난 옆자리에 앉은 지연씨를 흘끔거리며 바라봤다
비에 젖은 머리 그리고 히터의 열기로 발그레해진 얼굴
섹시하구나..젠장..발기했잖아..우씨.........
날 바라보는 지연씨
"왜 그렇게 흘끔거리세요?"
"아..아니요.....에..예뻐서요"
순간 지연씨가 피식 웃는다
"그래도 사장님은 솔직하셔서..그건 좋네요"
좋다............라...........
어느새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같이 내리려는데 쭈삣쭈삣하더니 지연씨가 내 옆으로 다가온다
"저...."
"네"
"오피스텔에..올라가실껀가요?"
"네? 아...아닙니다 그냥갈꺼에요"
싱긋 웃어주는 지연씨
"..고마워요..아직..제가..좀..불편한 감이없지않아요..."
"네..알고있습니다 올라가서 좀 쉬세요"
"네"
꾸벅 인사를 하고 사라지는 지연씨
난 엘리베이터앞에 서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지연씨를 보다 차에 올라타서 시동을 걸었다
그때
사이드 미러로 왠 남자가 추적추적 비를 맞으며 뛰어오는게 보였다
쯧쯧..요새 날씨가 얼마나 변덕스러운데 우산하나 안가지고 다니나..
헌데 왠지 낯이 익은 얼굴같다
....차를 돌리려는데 마침 사내가 옆을 지나간다
...응?
...저 사람은..그..수혁이라는..그친구...?
난 문을 열고 그 남자를 불렀다
"수혁씨?"
뛰어가던남자가 뒤를 돌아본다
살짝 놀란 얼굴
"어..아..안녕하세요"
"...혹시..지금 오피스텔에 가나요?"
몹시 당황해 하는 얼굴
"..아 네.."
솔직히 기분이 무척 나빴다
젠장
"...잠깐 차에 타실래요?"
"네? 아..네.."
온몸이 젖은 수혁씨가 못마땅한 기색을 채 감추지 못한 채 내 차에 올라탔다
"잠시 얘기좀 하죠..오피스텔에..지연씨 보러가나요?"
".....그건 왜 물으시죠?"
"...궁금해서 그럽니다"
"..네.."
"실례지만......지연씨랑..아직도 사귀는 관계입니까?"
날 똑바로 바라본다
"왜그러십니까?"
"...솔직히 말씀드리죠. 지연씨랑 진지하게 교제를 해볼까 해서 오늘 대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남자친구가 있거나 관계정리가 안된 사람이 있다면..머리아파질테니까..그래서 물어보는겁니다"
수혁씨는 내 말에 무척이나 당황한 표정으로 얼굴까지 붉어졌다
"....지연이가 뭐라 던가요?"
"....지연씨는 일단..고민을 해보겠다고는 했습니다. 확답은 안했죠 물론..부정한것이라곤 생각하진않습니다만 일단은 전 지연씨 결정에 따르기로 했죠"
씁쓸하게 웃는 수혁씨
"아아..그랬군요..그래서..."
"네?"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오늘 완전하게 정리하려고 온거니까요 저..그럼 이만 가봐도 될까요? 지연이를 만나서 뭘 좀 받고 얼른 가야 하거든요"
"아 네..알겠습니다.."
수혁씨는 인사도없이 차에서 내려 뛰어갔다
...
난 한동안 차에 앉아있었다
....
완전하게..정리를 한다?
무슨의미지?
십분가까이 차에 앉아 담배를 피워댔다
머리가 복잡하다.........
그때....
건물 현관에서 지연씨가 들고있던 쇼핑백을 들고 나오는 수혁씨가 보였다
수혁씨는 내 차 옆을 지나면서 날 한번 흘깃 본다음 바쁜걸음으로 비를 맞으며 반은 뛰다시피 사라져갔다
....젠장
얼른 난 차를 돌려 수혁씨 뒤를 쫓았다
"빵빵"
클랙션이 울리자 뒤를 돌아보는 수혁씨
난 차를 세우고 얼른 문을 열고 수혁씨 근처로 뛰었다
"..저기요"
"왜그러시죠?"
".....그 쇼핑백은..뭔가요?"
"....왜 그런것까지 관심을 가지시는겁니까?"
"..아까 지연씨가 들고있던 쇼핑백같아서..궁금해서 그럽니다"
"후.....씨발......이거 지연이한테 줬던 선물이랑..편지 그리고 사진같은것들입니다. 헤어지자고 하면서 주더군요"
.....아.........
"...다른말은..없던가요?"
"좋으시겠습니다"
"네?"
"지연이가 그러더군요..후후...남자가 생겼으니 헤어지자고요.하하씨발.."
...남자? 나 말인가?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지연이 같은 애와 뭔가 진지한 관계가 되고 미래를꿈꿨다는 것 자체가..지금은 태어나서 가장 크게 후회한 일이라고 여기고 있으니까요"
싸늘하게날 바라본다
"그래도 저랑 한때 사귀었던 애니까 뭐라 말은 안하겠습니다만. 선생님이 지연이를 어떻게 보건 진실을 보고있다고 여기진 말라는 겁니다"
또 수민씨처럼 뚱딴지 같은 소리다
"...지연이 생각보다 영악하고 생각보다 독하고 생각도 못할만큼 굉장히 무서운 면이 있는 애죠. 어리버리하면...지연이에게 한방 먹게될겁니다"
".......그게 무슨 말이죠?"
"....더는 말할 필요도없고..저로썬 그정도 조언이면 할건 다 했다 생각합니다 이건.....사장님이 왠지 이성관계엔 쑥맥같이 보여서 드리는 말이니깐...그렇게 아십쇼"
수혁씬 고개만 꾸벅하고 다시 뛰어가 버렸다
비를 맞으며 한동안 난 그 자리에 서있었다
한기를 느끼곤 차에 돌아가 히터를 켜고 담배를 무는데 부재중 전화가 3통이나 걸려온것을 알았다
응?
이건....관리사무소?
"여보세요"
"아 여기 관리사무소입니다. 라이터를 찾았습니다"
"네? 진짜요?"
"아 네..관리실 앞에 누군가 가져다 놨더군요"
"...아무 쪽지같은것도 없구요?"
"네 제가 일단 맡아놓고 있겠습니다 이따 오늘 당직자가 오면 인수인계해놓을꺼니까 퇴근하시면 사무실에서 받아가시면 됩니다"
"아 감사 합니다! 제가 가서 사례라도 하겠습니다"
"아이구 사례라뇨 아닙니다"
"아아 그러시지 말고요 지금 제가 집으로 갈꺼니까..언제 교대하세요?"
"..한시간 쯤 후에요?"
"알겠습니다"
난 얼른 차를 몰아 집으로 갔다
관리사무소에 가니 관리인이 날 보며 라이터를 건내줬다
휴....다행이군
"감사합니다..저 이거..이따 소주라도 한잔하세요"
난 오만원짜리 한장을 내밀었다
"아 제가 찾은것도 아닌데 뭘 이런걸.."
"그래도 복도며 엘리베이터며 전단도 붙여주셨잖아요..."
"아이구..감사합니다"
꾸벅꾸벅 인사를 하는 관리인에게 나도 수인사를 하고나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엘리베이터에 타서 올라가는데 라이터의 상태가 궁금했다
뚜껑을 여는데..
소리가 좀이상했다
뭔가 껴있나?
라이터 뚜껑안쪽에 뭔가 들어있다
하얀 종이?
손가락을 집어넣어 꺼내려는데 마침 문이 열린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가 소파에 앉자마자 난 새끼손톱으로 종이쪼가리를 꺼냈다
작게 접은 쪽지?
"깜빡하고 라이터를 가져갔네염 죄송염 늦게줘서 미안해염 수진냐옹이가~"
...수진냐옹? 수진이..이름인가?
귀엽게 쓴 작은 글씨들
..훗
난 간만에 라이터의 불을 당겨 담배를 피웠다
담배를 다 태우고 커피나 내려 먹을까 하고 일어서는데 전화가 온다
응? 정마담?
"여~ 무슨 일이야?"
"저기 고사장님 혹시 말이에요....지금.............수민이랑 같이있는건 아니죠?"
"응? 뭔소리야?"
"......아 얘가 오늘 안나왔어요"
"..........그래? 내가 오피스텔에 전화해볼까?"
"희주가 다녀왔는데 오피스텔엔 아무도없다고 하던데.."
뭐?
"그럴리가..언제갔었는데?"
"한 이십분전 쯤요?"
".....내가 지연씨..그 수민씨 친구..오피스텔에 데려다줬는데..집에있을텐데.."
"..아무도없더래요. 초인종눌러도 답이없고 문을 두들겨도 답이없고"
"........흐음.........."
"알았어요 난 또 혹시 고사장님이 수민이 데리고 있나 했죠"
"거 뭐 그런생각을 하나"
"으이그...알았어요 끊어요"
난 전화를 끊자마자 지연씨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기의 전원이 꺼져있어 음성사서함으로..."
응?
오피스텔로 전화를 했다
"뚜......뚜...........뚜......"
어라?
뭐지?
가만.....가만....흠..아 그렇지
난 오피스텔의 내 방 전화로 전화를 했다
"뚜...뚜..철컥"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 지연씨..아니 왜 전화기를 꺼놨어요?"
"..아...전원이 나갔나보네요..죄송해요"
"사무실 전화도 안받고.."
"...아 네..갑자기 PC가 안켜져서..사장님 방에서 PC를 좀썼습니다..죄송해요"
"아아 그럴수도있는건데 걱정했어요..전화도 안받고 해서.."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그나저나..혹시..잠깐 나갔었어요?"
"네?"
"아...수민씨다니는 블랙본에서 사람이갔었는데..오피스텔에 아무도없었다고해서요"
"아..............제가 샤워하고 있을때였나 본데요?"
"그랬군요...혹시 수민씨 어디갔는지 알아요?"
"왜요?"
살짝 싸늘해진 목소리
"블랙본에 안나왔다고 거기 마담이전화를 해서요"
"...글쎄요.....수민이는...볼일이있다고 나가긴 했는데 어딜간다고 한게 아니라서..."
"음.......그래요?"
"그럼 이 번호로 해보세요...010-2312-5804"
"..? 누구번호죠?"
"...수혁선배요"
응?
"혹시모르니까..해보세요..아님 그 블랙본 마담에게 알려주시던가요"
"..아 네 알겠습니다..어디 불편한데가 있는건 아니죠?"
"샤워했더니 좋아졌어요..걱정마세요"
"아 네 알겠습니다..그리고.."
"네?"
"아 아닙니다..쉬세요"
난 전화를끊자 마자 지연씨가 알려준 번호로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혹시.수혁씨..핸드폰인가요?"
"네 맞습니다만"
"아..전 지연씨 회사 사장 고영민입니다"
"..................이번호는..어떻게 알았죠?"
"...아 다른게 아니라..수민씨때문에..지연씨가 알려줬어요"
"수민이요?"
"네"
"왜요?"
"수민씨..일하는곳에서 수민씨가 안나왔다고 연락이 와서요"
순간 수혁씨가 언성을 높였다
".....이보세요..당신도 그 블랙본인가 하는 룸 손님입니까?"
"네?"
"거기 손님이냐고 물어보잖아!"
"..........왜 성질은 냅니까?"
"..씨발..이보쇼 수민이찾는데면 블랙본이라는 룸이잖아. 그런 룸에서 전화를 했음 당신이 거기 손님이거나 거기 마담이랑 친한 사람이거나 그 룸 관계자겠지. 회사 사장이니까 손님일 가능성이 클테고!"
"......젊은 친구가 말을 막하는군요. 손님은 맞아요. 거기 마담이랑 친하기도 하고."
"씨발.....당신같은 인간들이 수민이 등골 빨아먹는다는거...그걸 씨발 내가 그럼 존칭까지 하면서 당신을 존중해줄꺼라 생각했어?"
"....이봐..수혁씨. 지금 뭔가 오해하는데..난 그저 갑자기 수민씨가 사라졌다고 해서 걱정되서 연락한것 뿐이라고"
"지랄하네. 술집여자애 찾는 전화에 그걸 또 찾아준답시고 전화하는놈이면 뻔한거 아닌가?"
"....다른 말하지말고 수민씨 어디있는지 아나"
"..왜 씨발"
".....휴....이봐요 수혁씨. 다른거 필요없고 수민씨 별탈없이 같이 있는건지 아닌건지나 말해요"
"..........같이있다면?"
"...같이 있는겁니까?"
"그럼 어쩔껀데?"
"...어쩌고 그런거없고 같이 있는지 없는지나 말해줘요 확인하는것뿐이니까"
"..같이있었고 지금은 잠깐 나갔...습니다"
다소 누그러지는 수혁씨
"....알겠습니다..혹..수민씨가..뭔일이 있어서 수혁씨에게 간건가요?"
"....자세한건 모르겠지만 할말이 있다고 해서 온거고 얘기하기도 전에 갑자기 문자를 보고 뛰어나갔습니다..곧 돌아오겠죠"
흠...
"알겠습니다..혹....만약 블랙본을 그만두고 싶다면..저한테 연락하라고 하세요..거기 마담이랑 친하니까..좋게 말해주겠다고"
"............진짜입니까?"
"..수민씨에게 물어봐요. 난 수민씨에게도 알맞는 일자리를 찾아줄수도 있다고 말을 했었으니까"
".........훗.............혹시 수민이에게도......관심이 있는..아아 아니지..수민이랑 어떻게 좀 해보려고 그런겁니까? "
"......그런거 아니니까 오해말고 그렇게나 전해줘요"
난 기분이나빠 전화를 끊었다
씨발..뭐야...왜 내가 저런 말을 들어야 하는데?
기분도 꿀꿀하고 왠지 억울한 기분마저 들어서 난 냉장고문을 열고 맥주를 찾았다
.......
아 씨발! 언제 다먹었지?
전화로 맥주를 시킬까..하다가..난 지갑과 담배, 라이터를 챙겨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누군가 다가온다
흘깃 뒤를 보는데
잉????????????????
"..어?"
"얼래? 히히..라이터는 받았어요?"
짧은 숏팬츠를 입고 펑퍼짐한 셔츠를 입은 채 작은 가방을 어깨에 맨 그 고삐리..수진이가 보였다
"..아아 받았어요..돌려줘서 고마워요"
"...쩝..죄송욤...아 깜빡하고 그냥 제가 라이터를 챙겼나보더라구염...아우..이놈의 손모가지"
혀를 살짝 내밀고 웃는 고삐리
..귀엽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난 얼른 올라탔다
내 뒤를따라 타는 수진이
"어디가세염?"
"...아....난 저기 슈퍼에.."
"담배사러요?"
"에? 아 아니 맥주사러.."
갑자기 눈이 반짝반짝한다
"아저씨"
"네?"
"아우 뭔 존대..걍 말놔염"
"..아아..응..그러지 뭐...왜"
"저..혹시 결혼 하셨어요?"
"에? 아니요..아 아니.."
"..그럼 집에 혼자사셈?"
"응 그렇지.."
"오호...저기.....저도 술한잔 주심 안데염?"
"........뭐?"
"아잉...오늘 술땡기는데..고삐리따위 술먹기 얼마나 그런데염.."
"...허...."
"저기..술한잔 사주심 음.....아 그래! 이쁜 여자 소개해줄께여!"
"하하하..무슨 하하"
난 솔직히 박장대소를 해버렸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1층에 내렸다
"...하하..아이구..진짜..이봐 에..이름이수진이?"
"에? 아 네네"
"...담배준것도 사실 후회하는데..술까지 줌..난 진짜 나쁜 어른이잖아.."
".......................에이..............걍 나중에 사줄꺼 미리준거라 여김 안되염?"
"나중?"
"넵넵! 어차피 나도 2년후면 졸업인데 까짓거 그때 사줄꺼 미리 땡겨사준거라 여김 되잖아염!"
당돌하....다고 해야하냐????????????????????????????
"거 참..........................."
어떻게 해야하지?
갑자기 내 앞으로 불쑥 얼굴을 들이민다
"...아저씨....아 진짜..쪼옴~"
"......휴.............수진인 어디살아?"
"옆동이요~!"
"옆동이면...8동?"
"넵!"
"...그럼..내 금방 맥주 사올테니까...이따 진짜 먹고싶음...우리집와...우리집 알어?"
"알졈~복도에 엘리베이터에 아저씨 집 홋수 다 나와있잖아염"
아.....전단!
"...알았어 ...후.......거참... 그럼 ...가급적..술땡김이 사라지길 바라겠지만..먹고싶음..진짜 한캔만 줄꺼니까..알았지?"
"칫..알았어염!"
통통 발을 튕기며 사라지는 수진이
귀엽구먼........
헌데....저리 당돌해도되는거냐???????????????
슈퍼에 가서 맥주를 고르는데 누군가 내 옆에 슬그머니 선다
"아저씨!"
"헉!"
"...에이 놀라긴........"
"아니 여긴..왜?"
"왜긴요! 맥주고르러 왔찌"
"잉?"
"...저기 아사히로 응응 그 옆에꺼로 히히"
............헐
난 아까 수진이에게 말한 한캔 이라는 말을 까먹었다.
수진이가 골라준 아시히를 4캔을 넣고서야 만족한듯 수진이가 계산대로 날 이끌었다
계산을 하는데 흘끔흘끔 슈퍼 사장이 날 본다
아 씨발..이제보니...이거..
"..사장님 이친구는?"
"네?"
"...조칸가요?"
"아..하..하..아 아니요"
"아아....."
왠지 표정이 좀.......................
봉지를 받아 들고 나오는데 아직도 등 뒤로 슈퍼사장의 눈길이 내게 머무는 기분이다
하아아...
"저기.."
"넵!?"
"....이대로 같이 들어감...보는눈이 말야......."
"아아아 그르취이~~~~~~~~ 알았어염~"
후다닥 달려가는 수진이
...........
우리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냉큼 올라타더니 브이자를 그린다
휴....................
내려온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문을 닫는데 진동이 느껴진다
"여보세요"
"아저씨! 얼른오셈!"
흐익.....
"..폰번호는 어찌.."
"전단이요 전단!!!!"
아아........
난 엘리베이터 벽에 붙은 전단을 봤다
..........내 폰번호도 있었지........얼른 전화해서 전단좀 뗘달라 해야겠다........
문이 열리고 엘리베이터 앞에 버티고선 수진이가 보였다
"자자 가요가요~"
노래부르듯 말하는 수진이
문을 여는데 우리집 도어락을 유심히 본다
"우어..........우리집은 지문이랑 버튼 두갠데..아저씨네껀..이거 뭐에염?"
"어? 아 그거..홍채인식.."
"홍채? 눈?"
"아아 안구인식이라 해야하나.."
"오오 대박~!"
문이 열리자 좌우를 한번 쓱 보곤 휙 하고 안으로 뛰어들어간다
에그그
소파에 털썩 앉은 수진이가 고개를 좌우로 위아래로 돌려가며 집안을 스캔한다
"오오...아저씨..쫌 사나봐염! 오오..저 티비는 몇인치에염?"
"아..120인치.."
"오옷.....! 엇! 저건 프로젝터! 엑박이랑 플쓰리랑..오옷...우어..저건..런닝머신!!!!!!!!!!"
런닝 머신에 올라가는 수진이
"에........이건..뭔 모니터가..이리 커욤?????????"
"..아.....영화도 볼수있고..뭐 그래.."
"에엥? 우어어어........이거 졸라 비싸겠는데염?"
억.조.졸라..
"..어 좀..뭐.."
"우어어.....에? 이거 캠도 있어염?"
"아...인터넷 전화기랑 연결도 되고 스마트폰이랑되 연결되고..그래.."
"우업..대박..."
난 런닝머신으로 가서 전원을 켜줬다
"..해볼꺼야?"
"넵넵!!!!!!!!!!"
라이트 모드로 가볍게 산책상태로 만들어줬는데
"..에이..런닝 런닝~"
...헐...
어디.............
그래 런닝
"Step by step~Ooh baby~Gonna get to you girl~~~"
아차....mp3...
"얼....뭐에염 이노래?"
"아..뉴키즈언더블럭이라고..미국..예전..아이돌?"
"..헐.........노랜 괘안네염"
탁탁탁 런닝을 하기시작한 수진이
난 테이블앞 소파에 앉아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뭐냐 지금 이상황......거 왜..쟤가 우리집에 와서 런닝을 하고 있는건데.......
날 보며 소리친다
"어우..이거...그냥 런닝머신하곤 다른데염?"
헉헉거리는 숨소리가 수진이의 목소리를 흔든다
"아아..그거 랜덤모드로 높낮이가 조금씩 조절되는거야...평지달리는것이랑 좀 다르게 세팅된거지"
"우어어 대에박~!!!!"
난 수진이를 보다 얼른 고개를 돌렸다
런닝을 하는수진이는 봉긋한 가슴이 위아래로 출렁거리고 있었다
헐.요새애들..발육이 진짜 좋긴 좋구먼.......
"아저씨 이거 어떻게 멈춰염????????"
"아...스탑 이라고 하거나...옆에 가이드..그거 금속으로된 손잡이.거기 잡으면 서.."
수진이는 핸들부분의 터치 스위치에 손을 얼른 올렸다
"후어...이야..아저씨..저런건 어디서 샀어염?"
"아...그거...미국에서 사왔지.."
"헐...대단하심당..우어..진짜 저거 좋은데염?"
자리에 앉는 수진이 이마에 땀이 맺혀있다
맥주를꺼내더니 칙 하는 소리와 함께 캔을 한방에 따더니 그대로 들어서 꿀럭거리며 마신다
"크아아.......역쒸~ 아사히~~~~~~~~~"
......헐헐...............
"네"
"...그...수민씨하곤...어떤..친구인거죠?"
"왜그러세요?"
"아아..다른건 아니고...그냥...남친하고 얽힌 문제도 그렇고...같이지내기까지하는 친구인데...좀 뭐랄까..묘한 관계 같아서요"
"묘한건 맞죠..그래도..절 많이 도와줘서...남자문제때문에 친구를 잃는것보단...낫다고 여기고 살고있어요"
"...수민씨가 블랙본에서 일하는건 어떻게 생각해요?"
날 빤히 바라본다
"왜요?"
"...아니..그..술집이란데가..험하니깐.."
"수민인..보셨다시피..화려하죠? 섹시하고..남자에게 늘 인기가많았어요..저랑 반대되는 느낌이었달까..게다가...수민이는 자신이 가진걸 잘 이용할줄 아는 애에요..전 수민이가 어떤일을 하건 그런건 별로 신경안써요"
흠...
"....아 내생각이 짧았어요...비맞고...이러고 있음 감기걸리니깐 일단 집에 돌아갑시다."
난 차를 몰아 오피스텔로 돌아갔다
운전을 하면서 난 옆자리에 앉은 지연씨를 흘끔거리며 바라봤다
비에 젖은 머리 그리고 히터의 열기로 발그레해진 얼굴
섹시하구나..젠장..발기했잖아..우씨.........
날 바라보는 지연씨
"왜 그렇게 흘끔거리세요?"
"아..아니요.....에..예뻐서요"
순간 지연씨가 피식 웃는다
"그래도 사장님은 솔직하셔서..그건 좋네요"
좋다............라...........
어느새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같이 내리려는데 쭈삣쭈삣하더니 지연씨가 내 옆으로 다가온다
"저...."
"네"
"오피스텔에..올라가실껀가요?"
"네? 아...아닙니다 그냥갈꺼에요"
싱긋 웃어주는 지연씨
"..고마워요..아직..제가..좀..불편한 감이없지않아요..."
"네..알고있습니다 올라가서 좀 쉬세요"
"네"
꾸벅 인사를 하고 사라지는 지연씨
난 엘리베이터앞에 서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지연씨를 보다 차에 올라타서 시동을 걸었다
그때
사이드 미러로 왠 남자가 추적추적 비를 맞으며 뛰어오는게 보였다
쯧쯧..요새 날씨가 얼마나 변덕스러운데 우산하나 안가지고 다니나..
헌데 왠지 낯이 익은 얼굴같다
....차를 돌리려는데 마침 사내가 옆을 지나간다
...응?
...저 사람은..그..수혁이라는..그친구...?
난 문을 열고 그 남자를 불렀다
"수혁씨?"
뛰어가던남자가 뒤를 돌아본다
살짝 놀란 얼굴
"어..아..안녕하세요"
"...혹시..지금 오피스텔에 가나요?"
몹시 당황해 하는 얼굴
"..아 네.."
솔직히 기분이 무척 나빴다
젠장
"...잠깐 차에 타실래요?"
"네? 아..네.."
온몸이 젖은 수혁씨가 못마땅한 기색을 채 감추지 못한 채 내 차에 올라탔다
"잠시 얘기좀 하죠..오피스텔에..지연씨 보러가나요?"
".....그건 왜 물으시죠?"
"...궁금해서 그럽니다"
"..네.."
"실례지만......지연씨랑..아직도 사귀는 관계입니까?"
날 똑바로 바라본다
"왜그러십니까?"
"...솔직히 말씀드리죠. 지연씨랑 진지하게 교제를 해볼까 해서 오늘 대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남자친구가 있거나 관계정리가 안된 사람이 있다면..머리아파질테니까..그래서 물어보는겁니다"
수혁씨는 내 말에 무척이나 당황한 표정으로 얼굴까지 붉어졌다
"....지연이가 뭐라 던가요?"
"....지연씨는 일단..고민을 해보겠다고는 했습니다. 확답은 안했죠 물론..부정한것이라곤 생각하진않습니다만 일단은 전 지연씨 결정에 따르기로 했죠"
씁쓸하게 웃는 수혁씨
"아아..그랬군요..그래서..."
"네?"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오늘 완전하게 정리하려고 온거니까요 저..그럼 이만 가봐도 될까요? 지연이를 만나서 뭘 좀 받고 얼른 가야 하거든요"
"아 네..알겠습니다.."
수혁씨는 인사도없이 차에서 내려 뛰어갔다
...
난 한동안 차에 앉아있었다
....
완전하게..정리를 한다?
무슨의미지?
십분가까이 차에 앉아 담배를 피워댔다
머리가 복잡하다.........
그때....
건물 현관에서 지연씨가 들고있던 쇼핑백을 들고 나오는 수혁씨가 보였다
수혁씨는 내 차 옆을 지나면서 날 한번 흘깃 본다음 바쁜걸음으로 비를 맞으며 반은 뛰다시피 사라져갔다
....젠장
얼른 난 차를 돌려 수혁씨 뒤를 쫓았다
"빵빵"
클랙션이 울리자 뒤를 돌아보는 수혁씨
난 차를 세우고 얼른 문을 열고 수혁씨 근처로 뛰었다
"..저기요"
"왜그러시죠?"
".....그 쇼핑백은..뭔가요?"
"....왜 그런것까지 관심을 가지시는겁니까?"
"..아까 지연씨가 들고있던 쇼핑백같아서..궁금해서 그럽니다"
"후.....씨발......이거 지연이한테 줬던 선물이랑..편지 그리고 사진같은것들입니다. 헤어지자고 하면서 주더군요"
.....아.........
"...다른말은..없던가요?"
"좋으시겠습니다"
"네?"
"지연이가 그러더군요..후후...남자가 생겼으니 헤어지자고요.하하씨발.."
...남자? 나 말인가?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지연이 같은 애와 뭔가 진지한 관계가 되고 미래를꿈꿨다는 것 자체가..지금은 태어나서 가장 크게 후회한 일이라고 여기고 있으니까요"
싸늘하게날 바라본다
"그래도 저랑 한때 사귀었던 애니까 뭐라 말은 안하겠습니다만. 선생님이 지연이를 어떻게 보건 진실을 보고있다고 여기진 말라는 겁니다"
또 수민씨처럼 뚱딴지 같은 소리다
"...지연이 생각보다 영악하고 생각보다 독하고 생각도 못할만큼 굉장히 무서운 면이 있는 애죠. 어리버리하면...지연이에게 한방 먹게될겁니다"
".......그게 무슨 말이죠?"
"....더는 말할 필요도없고..저로썬 그정도 조언이면 할건 다 했다 생각합니다 이건.....사장님이 왠지 이성관계엔 쑥맥같이 보여서 드리는 말이니깐...그렇게 아십쇼"
수혁씬 고개만 꾸벅하고 다시 뛰어가 버렸다
비를 맞으며 한동안 난 그 자리에 서있었다
한기를 느끼곤 차에 돌아가 히터를 켜고 담배를 무는데 부재중 전화가 3통이나 걸려온것을 알았다
응?
이건....관리사무소?
"여보세요"
"아 여기 관리사무소입니다. 라이터를 찾았습니다"
"네? 진짜요?"
"아 네..관리실 앞에 누군가 가져다 놨더군요"
"...아무 쪽지같은것도 없구요?"
"네 제가 일단 맡아놓고 있겠습니다 이따 오늘 당직자가 오면 인수인계해놓을꺼니까 퇴근하시면 사무실에서 받아가시면 됩니다"
"아 감사 합니다! 제가 가서 사례라도 하겠습니다"
"아이구 사례라뇨 아닙니다"
"아아 그러시지 말고요 지금 제가 집으로 갈꺼니까..언제 교대하세요?"
"..한시간 쯤 후에요?"
"알겠습니다"
난 얼른 차를 몰아 집으로 갔다
관리사무소에 가니 관리인이 날 보며 라이터를 건내줬다
휴....다행이군
"감사합니다..저 이거..이따 소주라도 한잔하세요"
난 오만원짜리 한장을 내밀었다
"아 제가 찾은것도 아닌데 뭘 이런걸.."
"그래도 복도며 엘리베이터며 전단도 붙여주셨잖아요..."
"아이구..감사합니다"
꾸벅꾸벅 인사를 하는 관리인에게 나도 수인사를 하고나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엘리베이터에 타서 올라가는데 라이터의 상태가 궁금했다
뚜껑을 여는데..
소리가 좀이상했다
뭔가 껴있나?
라이터 뚜껑안쪽에 뭔가 들어있다
하얀 종이?
손가락을 집어넣어 꺼내려는데 마침 문이 열린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가 소파에 앉자마자 난 새끼손톱으로 종이쪼가리를 꺼냈다
작게 접은 쪽지?
"깜빡하고 라이터를 가져갔네염 죄송염 늦게줘서 미안해염 수진냐옹이가~"
...수진냐옹? 수진이..이름인가?
귀엽게 쓴 작은 글씨들
..훗
난 간만에 라이터의 불을 당겨 담배를 피웠다
담배를 다 태우고 커피나 내려 먹을까 하고 일어서는데 전화가 온다
응? 정마담?
"여~ 무슨 일이야?"
"저기 고사장님 혹시 말이에요....지금.............수민이랑 같이있는건 아니죠?"
"응? 뭔소리야?"
"......아 얘가 오늘 안나왔어요"
"..........그래? 내가 오피스텔에 전화해볼까?"
"희주가 다녀왔는데 오피스텔엔 아무도없다고 하던데.."
뭐?
"그럴리가..언제갔었는데?"
"한 이십분전 쯤요?"
".....내가 지연씨..그 수민씨 친구..오피스텔에 데려다줬는데..집에있을텐데.."
"..아무도없더래요. 초인종눌러도 답이없고 문을 두들겨도 답이없고"
"........흐음.........."
"알았어요 난 또 혹시 고사장님이 수민이 데리고 있나 했죠"
"거 뭐 그런생각을 하나"
"으이그...알았어요 끊어요"
난 전화를 끊자마자 지연씨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기의 전원이 꺼져있어 음성사서함으로..."
응?
오피스텔로 전화를 했다
"뚜......뚜...........뚜......"
어라?
뭐지?
가만.....가만....흠..아 그렇지
난 오피스텔의 내 방 전화로 전화를 했다
"뚜...뚜..철컥"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 지연씨..아니 왜 전화기를 꺼놨어요?"
"..아...전원이 나갔나보네요..죄송해요"
"사무실 전화도 안받고.."
"...아 네..갑자기 PC가 안켜져서..사장님 방에서 PC를 좀썼습니다..죄송해요"
"아아 그럴수도있는건데 걱정했어요..전화도 안받고 해서.."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그나저나..혹시..잠깐 나갔었어요?"
"네?"
"아...수민씨다니는 블랙본에서 사람이갔었는데..오피스텔에 아무도없었다고해서요"
"아..............제가 샤워하고 있을때였나 본데요?"
"그랬군요...혹시 수민씨 어디갔는지 알아요?"
"왜요?"
살짝 싸늘해진 목소리
"블랙본에 안나왔다고 거기 마담이전화를 해서요"
"...글쎄요.....수민이는...볼일이있다고 나가긴 했는데 어딜간다고 한게 아니라서..."
"음.......그래요?"
"그럼 이 번호로 해보세요...010-2312-5804"
"..? 누구번호죠?"
"...수혁선배요"
응?
"혹시모르니까..해보세요..아님 그 블랙본 마담에게 알려주시던가요"
"..아 네 알겠습니다..어디 불편한데가 있는건 아니죠?"
"샤워했더니 좋아졌어요..걱정마세요"
"아 네 알겠습니다..그리고.."
"네?"
"아 아닙니다..쉬세요"
난 전화를끊자 마자 지연씨가 알려준 번호로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혹시.수혁씨..핸드폰인가요?"
"네 맞습니다만"
"아..전 지연씨 회사 사장 고영민입니다"
"..................이번호는..어떻게 알았죠?"
"...아 다른게 아니라..수민씨때문에..지연씨가 알려줬어요"
"수민이요?"
"네"
"왜요?"
"수민씨..일하는곳에서 수민씨가 안나왔다고 연락이 와서요"
순간 수혁씨가 언성을 높였다
".....이보세요..당신도 그 블랙본인가 하는 룸 손님입니까?"
"네?"
"거기 손님이냐고 물어보잖아!"
"..........왜 성질은 냅니까?"
"..씨발..이보쇼 수민이찾는데면 블랙본이라는 룸이잖아. 그런 룸에서 전화를 했음 당신이 거기 손님이거나 거기 마담이랑 친한 사람이거나 그 룸 관계자겠지. 회사 사장이니까 손님일 가능성이 클테고!"
"......젊은 친구가 말을 막하는군요. 손님은 맞아요. 거기 마담이랑 친하기도 하고."
"씨발.....당신같은 인간들이 수민이 등골 빨아먹는다는거...그걸 씨발 내가 그럼 존칭까지 하면서 당신을 존중해줄꺼라 생각했어?"
"....이봐..수혁씨. 지금 뭔가 오해하는데..난 그저 갑자기 수민씨가 사라졌다고 해서 걱정되서 연락한것 뿐이라고"
"지랄하네. 술집여자애 찾는 전화에 그걸 또 찾아준답시고 전화하는놈이면 뻔한거 아닌가?"
"....다른 말하지말고 수민씨 어디있는지 아나"
"..왜 씨발"
".....휴....이봐요 수혁씨. 다른거 필요없고 수민씨 별탈없이 같이 있는건지 아닌건지나 말해요"
"..........같이있다면?"
"...같이 있는겁니까?"
"그럼 어쩔껀데?"
"...어쩌고 그런거없고 같이 있는지 없는지나 말해줘요 확인하는것뿐이니까"
"..같이있었고 지금은 잠깐 나갔...습니다"
다소 누그러지는 수혁씨
"....알겠습니다..혹..수민씨가..뭔일이 있어서 수혁씨에게 간건가요?"
"....자세한건 모르겠지만 할말이 있다고 해서 온거고 얘기하기도 전에 갑자기 문자를 보고 뛰어나갔습니다..곧 돌아오겠죠"
흠...
"알겠습니다..혹....만약 블랙본을 그만두고 싶다면..저한테 연락하라고 하세요..거기 마담이랑 친하니까..좋게 말해주겠다고"
"............진짜입니까?"
"..수민씨에게 물어봐요. 난 수민씨에게도 알맞는 일자리를 찾아줄수도 있다고 말을 했었으니까"
".........훗.............혹시 수민이에게도......관심이 있는..아아 아니지..수민이랑 어떻게 좀 해보려고 그런겁니까? "
"......그런거 아니니까 오해말고 그렇게나 전해줘요"
난 기분이나빠 전화를 끊었다
씨발..뭐야...왜 내가 저런 말을 들어야 하는데?
기분도 꿀꿀하고 왠지 억울한 기분마저 들어서 난 냉장고문을 열고 맥주를 찾았다
.......
아 씨발! 언제 다먹었지?
전화로 맥주를 시킬까..하다가..난 지갑과 담배, 라이터를 챙겨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누군가 다가온다
흘깃 뒤를 보는데
잉????????????????
"..어?"
"얼래? 히히..라이터는 받았어요?"
짧은 숏팬츠를 입고 펑퍼짐한 셔츠를 입은 채 작은 가방을 어깨에 맨 그 고삐리..수진이가 보였다
"..아아 받았어요..돌려줘서 고마워요"
"...쩝..죄송욤...아 깜빡하고 그냥 제가 라이터를 챙겼나보더라구염...아우..이놈의 손모가지"
혀를 살짝 내밀고 웃는 고삐리
..귀엽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난 얼른 올라탔다
내 뒤를따라 타는 수진이
"어디가세염?"
"...아....난 저기 슈퍼에.."
"담배사러요?"
"에? 아 아니 맥주사러.."
갑자기 눈이 반짝반짝한다
"아저씨"
"네?"
"아우 뭔 존대..걍 말놔염"
"..아아..응..그러지 뭐...왜"
"저..혹시 결혼 하셨어요?"
"에? 아니요..아 아니.."
"..그럼 집에 혼자사셈?"
"응 그렇지.."
"오호...저기.....저도 술한잔 주심 안데염?"
"........뭐?"
"아잉...오늘 술땡기는데..고삐리따위 술먹기 얼마나 그런데염.."
"...허...."
"저기..술한잔 사주심 음.....아 그래! 이쁜 여자 소개해줄께여!"
"하하하..무슨 하하"
난 솔직히 박장대소를 해버렸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1층에 내렸다
"...하하..아이구..진짜..이봐 에..이름이수진이?"
"에? 아 네네"
"...담배준것도 사실 후회하는데..술까지 줌..난 진짜 나쁜 어른이잖아.."
".......................에이..............걍 나중에 사줄꺼 미리준거라 여김 안되염?"
"나중?"
"넵넵! 어차피 나도 2년후면 졸업인데 까짓거 그때 사줄꺼 미리 땡겨사준거라 여김 되잖아염!"
당돌하....다고 해야하냐????????????????????????????
"거 참..........................."
어떻게 해야하지?
갑자기 내 앞으로 불쑥 얼굴을 들이민다
"...아저씨....아 진짜..쪼옴~"
"......휴.............수진인 어디살아?"
"옆동이요~!"
"옆동이면...8동?"
"넵!"
"...그럼..내 금방 맥주 사올테니까...이따 진짜 먹고싶음...우리집와...우리집 알어?"
"알졈~복도에 엘리베이터에 아저씨 집 홋수 다 나와있잖아염"
아.....전단!
"...알았어 ...후.......거참... 그럼 ...가급적..술땡김이 사라지길 바라겠지만..먹고싶음..진짜 한캔만 줄꺼니까..알았지?"
"칫..알았어염!"
통통 발을 튕기며 사라지는 수진이
귀엽구먼........
헌데....저리 당돌해도되는거냐???????????????
슈퍼에 가서 맥주를 고르는데 누군가 내 옆에 슬그머니 선다
"아저씨!"
"헉!"
"...에이 놀라긴........"
"아니 여긴..왜?"
"왜긴요! 맥주고르러 왔찌"
"잉?"
"...저기 아사히로 응응 그 옆에꺼로 히히"
............헐
난 아까 수진이에게 말한 한캔 이라는 말을 까먹었다.
수진이가 골라준 아시히를 4캔을 넣고서야 만족한듯 수진이가 계산대로 날 이끌었다
계산을 하는데 흘끔흘끔 슈퍼 사장이 날 본다
아 씨발..이제보니...이거..
"..사장님 이친구는?"
"네?"
"...조칸가요?"
"아..하..하..아 아니요"
"아아....."
왠지 표정이 좀.......................
봉지를 받아 들고 나오는데 아직도 등 뒤로 슈퍼사장의 눈길이 내게 머무는 기분이다
하아아...
"저기.."
"넵!?"
"....이대로 같이 들어감...보는눈이 말야......."
"아아아 그르취이~~~~~~~~ 알았어염~"
후다닥 달려가는 수진이
...........
우리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냉큼 올라타더니 브이자를 그린다
휴....................
내려온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문을 닫는데 진동이 느껴진다
"여보세요"
"아저씨! 얼른오셈!"
흐익.....
"..폰번호는 어찌.."
"전단이요 전단!!!!"
아아........
난 엘리베이터 벽에 붙은 전단을 봤다
..........내 폰번호도 있었지........얼른 전화해서 전단좀 뗘달라 해야겠다........
문이 열리고 엘리베이터 앞에 버티고선 수진이가 보였다
"자자 가요가요~"
노래부르듯 말하는 수진이
문을 여는데 우리집 도어락을 유심히 본다
"우어..........우리집은 지문이랑 버튼 두갠데..아저씨네껀..이거 뭐에염?"
"어? 아 그거..홍채인식.."
"홍채? 눈?"
"아아 안구인식이라 해야하나.."
"오오 대박~!"
문이 열리자 좌우를 한번 쓱 보곤 휙 하고 안으로 뛰어들어간다
에그그
소파에 털썩 앉은 수진이가 고개를 좌우로 위아래로 돌려가며 집안을 스캔한다
"오오...아저씨..쫌 사나봐염! 오오..저 티비는 몇인치에염?"
"아..120인치.."
"오옷.....! 엇! 저건 프로젝터! 엑박이랑 플쓰리랑..오옷...우어..저건..런닝머신!!!!!!!!!!"
런닝 머신에 올라가는 수진이
"에........이건..뭔 모니터가..이리 커욤?????????"
"..아.....영화도 볼수있고..뭐 그래.."
"에엥? 우어어어........이거 졸라 비싸겠는데염?"
억.조.졸라..
"..어 좀..뭐.."
"우어어.....에? 이거 캠도 있어염?"
"아...인터넷 전화기랑 연결도 되고 스마트폰이랑되 연결되고..그래.."
"우업..대박..."
난 런닝머신으로 가서 전원을 켜줬다
"..해볼꺼야?"
"넵넵!!!!!!!!!!"
라이트 모드로 가볍게 산책상태로 만들어줬는데
"..에이..런닝 런닝~"
...헐...
어디.............
그래 런닝
"Step by step~Ooh baby~Gonna get to you girl~~~"
아차....mp3...
"얼....뭐에염 이노래?"
"아..뉴키즈언더블럭이라고..미국..예전..아이돌?"
"..헐.........노랜 괘안네염"
탁탁탁 런닝을 하기시작한 수진이
난 테이블앞 소파에 앉아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뭐냐 지금 이상황......거 왜..쟤가 우리집에 와서 런닝을 하고 있는건데.......
날 보며 소리친다
"어우..이거...그냥 런닝머신하곤 다른데염?"
헉헉거리는 숨소리가 수진이의 목소리를 흔든다
"아아..그거 랜덤모드로 높낮이가 조금씩 조절되는거야...평지달리는것이랑 좀 다르게 세팅된거지"
"우어어 대에박~!!!!"
난 수진이를 보다 얼른 고개를 돌렸다
런닝을 하는수진이는 봉긋한 가슴이 위아래로 출렁거리고 있었다
헐.요새애들..발육이 진짜 좋긴 좋구먼.......
"아저씨 이거 어떻게 멈춰염????????"
"아...스탑 이라고 하거나...옆에 가이드..그거 금속으로된 손잡이.거기 잡으면 서.."
수진이는 핸들부분의 터치 스위치에 손을 얼른 올렸다
"후어...이야..아저씨..저런건 어디서 샀어염?"
"아...그거...미국에서 사왔지.."
"헐...대단하심당..우어..진짜 저거 좋은데염?"
자리에 앉는 수진이 이마에 땀이 맺혀있다
맥주를꺼내더니 칙 하는 소리와 함께 캔을 한방에 따더니 그대로 들어서 꿀럭거리며 마신다
"크아아.......역쒸~ 아사히~~~~~~~~~"
......헐헐...............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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