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원은 아무도 찾는 이 없는, 옛 모리스 가의 별장이 있던 모리스 기념관에서 일하던, 80이 가까운 늙은 직원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직원은 아버지 대부터 모리스 가를 섬긴 하인이라고 했다.
“그래서 모리스 가의 마지막 핏줄인 스마코가 행방이 묘연하다는 말인가요?”
“네. 모리스 가가 몰락한 이후 스마코의 어머니 오시즈는 어디론가 도망을 갔고, 스마코가 어디 갔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혜원은 갖고 있던 사진을 노인에게 보여준다.
노인이 말한다. “당신 이 사진을 어떻게 구했습니까?”
“제 할머니 사진이예요.” 사진은 “해방되던 해(1945), 경수, 유사, 수미” 라고 한글로 적혀 있었다.
“아리사 아가씨와 스마코 아가씨가 조선에 가 계셨었군요…”
“그럼 제가…” “맞습니다. 아가씨는 모리스 가의 유일한 핏줄이십니다.”
이것으로 그녀의 과거를 붙잡는 마지막 끈은 없어진 것이다. 그녀는 경수와는 아무 관계도 없고, 한국인의 피는 오로지 그녀의 외할아버지였던 ,
차수미, 그러니까 메레디스 모리스에게 쌍동이 딸을 박아 넣었던, 이름도 모르는 그 놈의 피밖에는 없는 것이다.
이제 그녀는 부담 없이 앞으로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상해에서 연락이 왔다… 그녀가 구했던 탈북자 박경남이 누군가의 밀고로 다시 북한으로 끌려갔다고. 박경남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오로지 양수창 그자 뿐. 분명히 양수창이 찔렀을 것이었다.
그녀는 더 이상 어리석지 않았다. 그 사실을 알자마자 그녀는 양수창을 따돌리고 그냥 여기 온 것이다.
차경수 .. 그의 유산이 무엇이었을까. 그의 인생이 그녀는 … 뭐라고 말을 할 수 없었다. 어찌 되었든 그는 그녀의 첫사랑인 것이다…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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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그녀는 무연고묘인 탁승찬과 그 일가의 묘를 납골당에 모셨다. 그것으로 그녀가 할 도리는 다했다고 보았다.
학교에는 돌아가지 않았다. 더 이상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창고에 모셔 둔 경수의 유물들을 기증하기로 했다.
암성미술관은 강원도 산 속의 작은 미술관이다. 서양화가 조덕순 여사가 세운 곳이다.
(덕순은 사리원 편에 등장했던 적이 있는 인물입니다)
미술관 관장 주형선은 40대 중반의 독신남이었다. 독신이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것 같았다.
“저, 물건들을 모두 기증하시려고요?” “예.”
혜원은 주형선을 한번 훑어본다. 기품이 있어 보였고 가벼이 좆을 놀리고 다닐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왜 하필 저입니까?”
“사실은 .. 믿기지 않겠지만, 제 증조할아버지의 기록에 이사장님의 이름이 보여서요.”
그렇다 …. 조덕순 화가의 고향이 사리원이라고 했을 때, 그 덕순이가 조덕순 화백이란 걸 알아챘다.
“어머님은 작년에 돌아가셨습니다.”형선이 말한다.
“그래요… 그런데 관장님은 왜 여기서 혼자 사시지요?”’
“혼자 사는 게 보이나요? 하하.”
주형선은 미소를 짓는다.
“사실 증조할아버님은 어머님께 편지를 보내셨습니다.”
형선은 안으로 들어가 편지들을 보여 준다. 이 때 무심코 틀어 놓은 티비에서는 폭설주의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혜원은 편지를 보았다… 경수와 조덕순은 옛날에 어떤 인연이 있었던 것 같았지만, 두 사람이 만났던 것 같지는 않다. 경수는 덕순의 그림공부를 지원한 것 같고, 덕순은 진정으로 경수에게 고마와한 것 같지만, 특이하게도 편지는 1965년경에 아무 이유없이 멈춰 있었다.
1965년이라면 쌍동이인 혜원의 어머니 미선과, 이모였던 미진(진 차) 가 태어났던 해이다. 도대체 이 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외삼촌에게 물어 봤어야 하는데…
혜원은 편지를 읽느라 시간을 보내는 사이 이미 밖에는 눈으로 가득했다. 주형선은 그런 혜원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형선은 좋아하는 다큐를 보러 티비 볼륨을 올린다… 그런데 지방방송에서는 다큐는 안 하고 폭설뉴스가 나온다.
“어떡하지요? 폭설로 길이 끊어졌네요.”
“마치 쌍팔년도 스토리 같네요.” 혜원이 말한다.
“그런가요? .. 인생이 쌍팔년도와 달라져도 얼마나 달라졌겠습니까.
어쩌면 우리는 아직도 차경수 선생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지요. 어머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차혜원씨도 그렇고…”
형선은 뜻모를 미소를 짓는다.
“차경수 선생이라.. 그분에게 작은어머니가 막대한 유산을 줬을 때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 것이지요. 피도 안 섞인 시댁 조카에게 그런 돈을 준 이유가 뭐였을까요?”
“아마도 자기 이름을 잊혀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요?” 형선이 말한다. “피가 안 섞여도 기념해 줄 사람이 있으면 절대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혜원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추우니 안방에 들어와 주무세요. 저는 여기서 알아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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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눈은 그칠 줄 몰랐고, 창문까지 눈이 쌓인다. 이런 폭설은 오래간만이었다. 혜원은 서울에서 쭉 살아서 이런 눈을 잘 모른다.
그녀가 잠이 깼을 때 형선은 옥상에 쌓인 눈을 치우고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그는 방한복으로 무장이 되어 있다.
“잘 주무셨나요?” “예.”
그녀는 저 옷을 벗겨 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그래, 질러 보는 거야.
그녀는 입은 옷차림으로 일어나 형선의 점퍼를 벗긴다. 형선은 말없이 고개를 끄떡인다… 왜 그녀가 일어나는지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지만, 장기로 보면 벌써 몇 수가 진행된 상태였다.
형선은 말없이 그녀의 등 뒤로 손을 가져간다… 그녀는 저항하지 않는다.
혜원은 경수의 마지막 날을 잠시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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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X년 여름 어느 날
그날도 경수는 서재에서 옛날 책을 읽고 있었다. 병원 같은 데는 가지 않았다. 가 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90이 넘게 살았으니 더 살아야 할 이유는 없었다.
혜원이 들어온다. “할아버지..” “응”
혜원이 대학에 들어가더니 옷차림이 많이 달라진다.. 하기는 누가 나 같은 노인과 하고 싶겠는가.
하지만 혜원은 경수가 발로 바닥을 한번 치자, 상의를 벗는다.
“할아버지. 오늘도 하고 싶어?” “응.”
경수는 바지를 벗었고, 혜원은 경수의 팬티를 내려 준 다음 그의 좆을 만지기 시작한다. 경수의 좆은 금방 커졌다.
그래도 얘만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군. 경수는 혜원이 옷을 다 벗자., 그녀를 책상에 구부리게 하고 뒤로 천천히 걸어간다.
그리고는 좆을 그녀의 항문에 집어넣으려 했다.
“할아버지.. 아파.”
“오늘은 여기다 하고 싶어.”
“더러운데…”
“우리 증손녀의 몸인데 더러운 데가 어딨어?”
경수는 손가락으로 혜원의 엉덩이를 벌리고, 간신히 그녀의 항문에 좆을 꽂아 넣는다. 경수의 좆이 흐물흐물해서인지 혜원은 그다지 아프지는 않았다.
경수는 천천히 몸을 앞뒤로 움직인다. 할아버지는 늙어서 그런지 많이 쇠약해졌다.. 그는 숨을 천천히 쉬면서 , 피는 안 섞였지만 어쨌든 증손녀인 혜원의 항문을 느끼고 있다.
지금까지의 그의 생이 주마등같이 지나간다… 그가 데려왔던 아내 유사는 6.25 때 납북되어서 어떻게 되었는지 모른다. 딸 아닌 딸 수미는 집에서 혼자 거미를 잡아 연명하다가 겨우 그에게 돌아왔다.
수미의 인생도 고달팠었다… 김동철! 그 개자식은 끝까지 그의 속을 썩였다. 하필 수미가 만난 남자가 바로 그 김동철과 강신애의 차남일 줄 누가 알았겠는가?
수미는 자살을 기도했고… 혼수상태 속에서 쌍동이 딸을 끄집어 낸 직후 숨을 거두었다. 정말로 모리스 가도 참으로 기구했다.
경수는 모리스 가의 마지막 인물인 조나선이, 아웅산 사건이 나던 해 (1983) 고베 근처의 어느 정신병원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찾아 가지 않았다. 가뜩이나 수미나 미진, 미혜 모두 한국인의 피가 많이 들어 있지 않은데, 모리스 가를 잇겠다고 떠나 버린다면 누가 내 옆에 남으리….
결국 그래서 혜원이라도 내 옆에 남았으니 손해본 장사는 아니다.
경수는 지금까지 한동안 보지 못한 힘으로 혜원의 항문에 박더니, 그녀의 엉덩이 골에 두 엄지손가락을 대고 사정한다.
혜원은 신음소리도 내지 않았다… 솔직히 이건 할아버지를 위한 일이었고 그녀는 약간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원하니까 참아야 한다.
경수는 사정을 하자 곧바로 좆을 빼냈고, 좆에는 혜원의 똥이 묻어 있었다. 혜원이 말한다. “할아버지. 그러니까 거기단 하지 말라고 했잖아?”
“그래도 거기다 하고 싶었어..”
혜원의 뒤에서는 경수의 정액이 흘러 내리고 있다. 그녀가 말했다. “할아버지, 닦게 물수건 좀 가져온다” “응.”
경수는 좆에 묻은 혜원의 똥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나도 스캣매니아였나? 이 재미를 알았으면 진작 했을 텐데 이 나이가 되어서야 그걸 알게 되다니…
이 때 그의 눈앞에 한 꾀죄죄한 옷의 여인이 나타난다.
“차경수. 날 기억하나?”
“아니, 넌 누구야?”
“나? 무연이라고 해.” “무연이 누군데?”
“너는 그 나이가 되도록 쾌락만 추구하고 사는군. 나는 네가 싸지른 네 씨를 키우나 평생을 고생했는데 말이야.”
무연… 60여년 전의 일이라 기억이 잘 안 난다.
“한 가지만 말해 주지.. 저 애의 아버지는 네 외손자야.”
“하하하. 그런 웃기는 말이 어디 있어? 저애 아버지는 멕시컨이야.”
무연은 경수를 똑바로 쳐다본다.
“저애 아버지는 네 딸의 구멍에서 나왔어.”
“내 딸? 내게 딸이 있었단 말이야?”
“그럼. 내가 너밖에 상대한 수컷이 없는데, 내 딸이지. “
경수는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1936년 그날 이후 그에겐 핏줄이 없다고 생각하고 아무것도 이루지 않았는데, 내 핏줄이 있었단 말인가…
“그런데 왜 지금 그걸 가르쳐 주지?”
“그건 네가 죽을 때가 되었기 때문이지.”
“아니 방금 전까지 섹스를 할만큼 건강한 내가…”
무연은 경수의 좆을 마구 잡고 흔들며 말한다.
“명이 다 되면 지금 당장이라도 죽어야 하는 거야. 어때. 친 증손녀와 교접한 기분이?”
경수는 갑자기 숨이 막히고 더 할 말을 잇지 못한다… 그는 겨우 말한다.
“혜원이에게 사실을 말해 줘야지.”
“걔가 그 말을 믿을까? 그 말도 안되는 진실을? 세상에는 묻혀져야 할 것은 묻혀져야 하는 거고, 그게 네가 네 핏줄에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리야.”
무연은 경수의 목을 조르면서 말했다.
잠시 후 혜원이 물수건을 들고 들어왔을 때, 경수의 머리는 젖혀져 있었고, 그의 좆에서는 핏물인지 정액인지 모를 액체가 잔뜩 흘러나오고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혜원은 지금까지도, 방금 사정을 끝냈던 할아버지가 왜 죽을 때에 사정을 한번 더 했는지 아직도 궁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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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선의 몸은 크고 다부졌다. 그의 좆은 그다지 크지는 않았지만, 쓸만은 했다.
“남자 혼자 사는 곳이라 피임기구 같은 게 없는데…” 형선이 말했다.
“괜찮아요. 그냥 해도 돼요.”
형선은 좆을 천천히 혜원의 구멍에 집어넣는다. 경험이 많은 듯 색이 약간 갈색이었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이모님 -- 호적상으로는 어머니--- 인 조덕순 여사를 안는 게 그의 일과였다. 1937년 태어난 그의 진짜 어머니인 조경순은 전쟁 때에 언니와 헤어져, 술집 니니노로 살아가다 애비 없는 자식인 형선을 낳았고, 결국 자궁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산가족 찾기 할 때에 조덕순은 개인적으로 경순을 찾았지만, 경순은 이미 없고 조카인 형선만 찾아냈다. 이때 덕순은 이미 50대 후반으로 폐경이 된 후였다.
덕순은 40이 넘어 파리에서 주씨 성을 가진 중국인 화가와 결혼했었고, 이혼후 자식 없이 혼자 살았기에 어머니의 성을 따랐었던 조형선은 주형선이 되었다.
이모님이 돌아가신 후 혼자 산 것도 20년 이상 그와 이모는 하나였기 때문이다 . 물론 세상 사람들은 이런 속사정을 모른다.
형선은 임신이 가능한 여자와 하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할 때마다 약을 잔뜩 바르고 해야 했던 이모님과의 관계와는 달리, 혜원의 구멍에서는 액이 많이 나온다.
형선은 혜원 위에 올라가 그녀를 덮는다. 그녀의 질은 그의 좆을 감싸지 않았다… 하지만 형선은 그게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걸 알지 못한다.
잠시 후 형선이 말했다. “아무래도 나올 것 같은데…”
혜원이 말했다. “그냥 해요.”
형선은 혜원을 끌어안은 후 사정한다. 혜원은 절정과는 거리가 멀었지만,형선에게 뺴라고 하고 싶지 않았다.
형선이 아! 소리를 지르는 순간, 혜원의 눈에는 아주 잠깐 차경수의 얼굴이 지나간다. 이게 무슨 징조인가?
잠시 후 형선은 좆을 빼내고 화장지를 꺼낸다. 혜원의 회음부에는 형선의 이미 차가와진 정액이 흘러 내려간다..
이게 새로운 시작인가? 양수창의 치료로 혜원은 임신이 가능한 몸이 되었었지만, 그녀의 과거를 기억하는 그에게서 떨어진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는 정성스레 그가 토한 흔적을 닦아넀고, 혜원은 생각했다… 최고를 찾기보다는 그나마 가장 나은 것을 택하라는 할아버지의 말이.
형선은 이래도 된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한다. 그가 태워 버린 이모 덕순의 편지들에는 덕순이 경수의 아이를 낳고 싶다고 한 내용이 있었고, 경수는 이러이러해서 자식을 가질 수 없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저 여자는 경수의 핏줄이 아니다. 나의 외할아버지는 형사 조택기, 덕순의 아버지가 아니라고 어머니는 술에 취해 말했었다. 누구냐고 물었지만 끝내 말을 안하고 죽었다.
그러니 내 외할아버지가 경수인지는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내가 경수의 핏줄이었다면 이모가 가만 있지는 않았겠지… 아마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저기 누워 있는 그녀가 내 앞에 나타난 것도 다 하늘의 뜻이고, 끝까지 경수만을 진정으로 사모했던 이모 조덕순의 공덕이라고 형선은 생각하였다.
大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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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매우 난해한 소설이었고 가능하면 다시 쓰고 싶은 소설인데, 어쩄든 여러 독자님들의 성원으로 완결은 보았습니다.
다시금 감사드리며 다른 대작소설을 기획중이니 지금 연재중인 작품과 함께 연재합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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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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