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1부-4장)
광인의 눈이 번쩍 떠졌다. 주변은 어둠으로 덮여있었다. 처음에는 인식 못했지만 허리춤으로부터 통증이 느껴졌다. 그는 그곳에 본능적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곳은 어느새 헝겊으로 둘둘 말아져 있었고 그것은 허리를 압박하고 있었다.
“딸칵!”
그때 마침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광인은 그 소리에 고개를 그 쪽으로 돌리며 바짝 긴장했다. 이내 여인의 모습이 비춰지자 광인은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어머! 깨어나셨군요.” “아직은 일어나면 안돼요. 상처가 아물지 않았어요.”
방에 들어온 여인은 광인의 행동을 말렸다.
“으윽!” “털썩!”
광인은 의지와는 다르게 갑자기 밀려드는 통증 때문에 마음처럼 행동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즉 또 다시 밀려드는 통증으로 말미암아 몸을 일으키지 못했던 것이다. 순간 광인은 자신의 행동을 말리는 젊은 여인의 목소리가 너무도 청아하다고 느껴졌다. 그 소리는 광인으로서는 처음 듣는 낯선 여인의 목소리였다.
여인은 자연스럽게 방안으로 들어왔고 이내 호롱불을 밝히며 이불자리 옆에 다소곳이 앉았다. 그리고 광인을 쳐다보며 눈빛으로 그를 나무랐다. 그리고 어느새 다가앉은 여인은 익숙한 행동으로 붕대를 풀며 광인의 몸을 살펴나가기 시작했다.
“피를 많이 흘려서 며칠 동안 사경을 해매고 계셨어요.” “이만하길 천만 다행이에요.”
여인은 차분하고 또렷한 목소리로 현재 광인의 상태를 말하고 있었다.
“흐음. 제가 얼마 동안이나 이러고 있었죠. 그리고 여기는 어디에요? 그리고 당신은 누구시죠? 제가 어떻게 여기에...?”
광인은 통증을 참아가며 여인에게 여러 가지를 물었다.
“호호호. 성급하시네요.” “차근차근 한 가지씩 물어보세요.”
여인은 밝게 웃으며 채근하는 광인에게 대꾸했다.
“미 미안해요.”
“아니 아니에요. 미안해 말아요.” “저도 상태가 좋아져서 농담 한 번 해 본 거예요.”
호롱불의 흔들거림에 따라 여인의 얼굴이 화사하게 피어났다가 사라졌다. 선우광인은 순간 영림이 거기에 있는 것 같았다. 너무도 예뻤다.
“아!”
광인은 자신도 모르게 탄식을 올렸다.
“왜요? 제 얼굴에 뭐가 묻기라도 했나요?”
“아니 그게 아니라...!”
“제가 ‘영림’이란 분과 닮았나 보죠?”
“어떻게...?”
광인은 순간 여인이 ‘어떻게 영림을 알았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이유를 이내 들을 수 있었다.
“당신은 며칠 동안 내내 ‘영림’이라는 이름만...인사불성이 된 상태에서도 계속 불렀어요.” “하도 불러 대서 깨어나면 어떤 분인가 제가 먼저 묻고 싶을 정도였어요.”
“그랬군요! 하하...으윽!”
그때서야 광인은 의문을 풀 수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상태를 망각한 채 웃으려다가 허리로부터 밀려드는 통증으로 말미암아 또 다시 신음을 흘렸다. 자신의 바보 같은 행동에 여인으로부터 비웃음은 사지나 않는지 걱정하며 고개를 여인 쪽으로 돌렸다. 그 순간 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다.
“아아!”
순간 광인은 아까처럼 탄성을 터뜨렸다. 왜냐하면 꿈에도 못 잊고 있던 여인 영림이 거기에 소복을 입은 채 앉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보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영림이 나이가 조금 더 들면 저런 모습이다 싶은 여인이 거기에 다소곳이 앉아 있었던 것이었다.
“왜요?”
“......그게...그러니까...!”
광인은 여인의 물음에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댔다. 이에 여인은.
“제 얼굴에...?!”
여인은 말끝을 흐리며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쓸며 얼굴을 붉혔다.
“아니 그게 아니라. 사실...!” “당신의 모습이 영림과 너무도 흡사해서...!”
“어머! 그래요?” “그런가요? 제가 영림씨와 그렇게 닮았나 보죠? 호호호!”
평소 밝은 성격의 그녀는 좀 전의 부끄러워하는 모습은 온대간대 없었다. 이내 밝은 웃음을 터트렸고 이내 자세를 바꾸고는 호기심어린 눈길로 광인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여인은.
“여기는 소백산이 있는 곳이에요. 산골이라 사람이라고는 거의 찾지 않는 곳이죠.” “제 몸 종 말례가 마을까지 심부름 갔다 오다가 댁을 발견하고는 우리 두 사람이 겨우겨우 여기로 끌고 와서 눕힌 것이지요.”
여인은 아까 광인이 물었던 얘기를 해주기 시작했다. 다소곳이 기품이 흐르는 모습이었고 이곳 산골과는 어울리지 않는 그런 여인이었다. 그녀의 차분한 음성에 광인은 편안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을 끊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를 쳐다보며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당신은 거의 열흘 만에 깨어나신 거예요. 피를 많이 흘려서 잘못되는 게 아닌지 무척 걱정이 되었어요.” “다행이도 이렇게 깨어나시니 이젠 안심이 되네요.”
이렇게 말하며 여인은 정말로 한시름 놓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맙습니다.”
광인은 짧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고맙기는요. 응당 할일을 한 것 뿐 인데...!”
여인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쑥스러운 듯 엷은 웃음을 띠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간의 약간의 침묵이 흘렀다. 그 사이 광인은 여인을 흘겨봤다. 곱게 빗은 머릿결이 참으로 정갈하게 느껴졌다. 영림과는 비슷해 보였으나 자세히 보면 영림보다 나이가 들어 보였다. 나이 살인지 영림보다 조금 더 살집이 있어 보였다. 여인은 남편이 있는지 쪽을 차고 있었다. 집안 누구의 상(喪)인지 하얀 소복을 입고 있었다.
“아까, 제가 누군지 궁금하다 물었지요?” “제 이름은 수영, 한수영이에요.”
광인의 눈길을 의식한 탓인지 민망한 분위기를 깨려고 의도적으로 하는 것인지 여인은 광인에게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네...에...!” “어쨌든 이 은혜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할 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제 처지가...!”
“호호호! 염려 말아요. 몸이 완쾌될 때까지 여기서 부담가지지 말고 지내셔도 되요.”
여인은 광인의 그런 말들에서 그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애섰다.
“그래도 남편도 계신 것 같은데 외간남자가 이렇게 방을 차지하고 있으면...!”
순간 여인은 광인의 말을 막아서고 있었다. 그리고 광인으로서는 뜻밖의 말을 뱉었다.
“아니에요. 그런 염려하지 마세요. 여기는 저와 제 몸종 말례 밖에 없어요.”
그렇게 말하는 수영의 눈가에는 어느새 이슬이 맺히고 있었다. 광인은 약간 놀라며 되물었다.
“네? 둘 뿐이라고 요?”
“네 맞아요. 여기는 저와 말례 둘 뿐이에요.” “그리고...저의 남편은 작년에 저세상으로 갔어요.”
그제야 광인은 ‘괜한 말을 꺼냈구나!’하고 후회가 들었다. 그래서 황급히.
“아...! 그런 줄도 모르고...!” “미안합니다. 제가 실수를 했군요.” “그런데, 남편은 어쩌다가...?”
“이런 말을 해야 하나?”
여인은 머뭇거렸다. 광인 궁금증이 증폭되었지만 그녀를 더 이상 재촉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서.
“대답하시기 곤란하시면 대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조금의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곧 여인은 입술을 떼기 시작했다.
“아니...아니에요. 그런게 아니라...!” “남편의 일이 크게 대놓고 말할 만 것이 아니라서...그래요!” “하지만 딱히 숨길만한 것도 아닌데...” “그래요. 말씀드리죠. 뭐!”
“꼴깍!”
대답하리라 결심이 선 여인은 침을 한 번 삼키고는.
“네, 남편은 일찍이 빨치산을 돕는 활동을 했어요.” “저는 그 사실을 전혀 몰랐거든요.” “가끔씩 밤마다 찾아오는 사람들이 남편의 친구인 줄만 알았죠.” “그런데 작년인가 대대적인 빨치산 토벌작전이 벌어졌는데, 그때 남편은 토벌대에게 죽음을 당하고 말았어요.” “저는 지금 남편의 무덤이 있는 이곳에 남아 상을 지냈고 상을 끝낸 후 친정이 있는 청주로 돌아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전쟁 나는 통에...!”
그랬다. 수영은 고향이 청주였다. 청주 한 씨 집안의 여인으로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경상북도 영주로 시집을 왔는데, 결혼 한지 삼년 만에 시부모가 잇따라 죽자 시부모 상을 치룬 다음. 남편의 뜻에 따라 가산을 정리하였고, 곧바로 이곳 소백산으로 거처를 옮겨서 지금까지 생활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남편마저 저세상으로 떠나가자 이곳에 남아 있을 필요를 못 느꼈고 그 결과 친정이 있는 청주로 다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전쟁은 그녀의 귀향을 막았다. 전쟁이 일어나자 여인의 몸으로 청주까지 가기는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하는 수없이 전쟁이 끝나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수영은 어릴 적부터 같이 지낸 몸 종 말례와 남편이 남겨둔 밭을 일구며 생활하고 있었다. 남편이 남겨놓은 재산은 많지는 않으나 두 사람이 지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수영의 현재 나이는 스물일곱이었고 광인과는 일곱 살 차이가 났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녀에게는 자식이 없었다. 남편과의 금슬이 나쁜 편은 아니었으나 삼신할미는 그들에게는 자식을 점지해주지는 않았다.
이렇게 초저녁에 시작한 두 사람간의 대화는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이런저런 대화 속에 둘은 금세 친해졌다. 비로소 광인은 그녀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자신의 처지를 밝혔다. 즉 왜 자신이 이렇게 상처 입은 몸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말이다.
“그랬군요. 아무튼 걱정 말고 이곳에서 지내세요.” “전쟁이 끝나면 같이 집으로 돌아가요.” “그 전까지는 여기서 숨어 지내도록 하세요.” “말례에게는 제가 따로 입단속 시켜놓았으니까, 안심하시고요.” “모처럼 친구 같은 사람을 만나 수다를 떨다보니 밤이 깊었네요.” “남은 얘기는 차차하도록 하고 이제 그만 쉬도록 해요. 호호호!”
묵묵히 광인은 말을 듣고 있던 수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소곳이 그를 안심시켰다.
“네.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할 지...!”
“호호호. 또 그런다. 아무 걱정 마시라니까 그러네요.” “전 친정 동생이 왔다고 여길 테니 편하게 지내요.”
사실 수영은 오빠 셋에 막내 딸 이었다. 그렇지만 광인의 모습에서 보호 본능이 작동했고 없는 동생이 생긴 것 같아 기뻤다. 한사코 그를 안심시키는 수영에게 안도감을 느낀 광인은 자신의 처지가 처지인지라 그녀의 당부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마침내.
“그러면...당분간 신세를 지도록 할게요. 누님!”
“네?!”
“네 누님. 이제부터 누나라고 부를 게요. 그래도 되죠?”
“호호호! 좋아라. 되고말고요. 동생!”
“누님! 말씀 놓으세요. 허허허! 으윽!”
수영의 웃음에 기분이 좋아진 광인도 그녀를 따라 웃다가 상처 난 부위에서 올라온 통증에 고통의 신음을 터트렸다.
“어머. 조심...조심하세요...아니 조심해!” “상처가 잘못되면 어떡해!”
“미안 미안해요. 저도 모르게 그만 기분이 좋아져서...!”
영림은 광인을 지아비로 섬기기로 결심한 순간 광인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교육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깊이 고민했고 그 결과 광인에게 우선 글을 깨우쳐주기로 결심했다. 광인은 영림의 도움으로 한글을 먼저 깨우쳤고 곧바로 일본어와 한자를 배워 나갔다. 일 년 만에 어느 정도 글자를 깨우친 광인은 영림의 도움으로 아버지 선우혁의 서재를 무시로 드나들었다. 이제 둘 만의 공간은 숲속 공터가 아니라 아버지 선우혁의 서재로 바뀌게 된 것이다. 물론 그 사이 배다른 형제들의 괴롭힘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영림의 악착같은 보살핌으로 그 횟수는 현저히 잦아들었고, 차츰차츰 그것은 유야무야되었다. 마침내 광인이 열여섯 건장한 청년이 되자 그것 또한 완전히 없어져 버렸다. 즉 힘으로 형들을 못 당해내던 광인이 우람한 청년이 되자 그들을 압도한 결과였다. 자그맣고 볼 품 없는 형들과 달리 광인은 구척장신 거구로 성장했다. 형제들은 웬만해서는 구척장신의 거구 광인의 그 기세가 눌려 그를 건드리진 못했던 것이다.
선우혁은 조선말 대표적인 문장가 김윤식에게 학문을 사사 받았다. 그의 영향을 받아 친일의 길로 들어섰던 인물이다. 물론 김윤식은 조선말 일제에 대해 소극적인 저항을 한 흔적도 있고 그 바람에 옥살이도 했지만 전체적인 그의 행적을 살펴보면 일제로부터 작위를 하사(下賜) 받는 등 소극적인 친일의 흔적이 없다할 수는 없었다. 지금도 그를 친일파로 봐야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의견이 분분하다. 어쨌든 그에게 학문을 사사(師事) 받은 선우혁은 친일파였지만 학식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그의 서재에는 없는 책이 없을 정도로 방대한 서적이 소장되어 있었다. 이때부터 광인은 영림의 지극한 보살핌으로 서재의 대부분의 책을 독파하게 되었다. 그곳 생활 5년 만에 그는 백과사전적인 지식을 쌓게 되었다. 비록 정식 학교 교육은 받지는 못했으나 방대한 지식을 쌓게 된 선우혁은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갖추게 되었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불행은 겹쳐서 발생하는 것인지. 그가 자신의 웅지를 펼치려고 하는 찰라. 민족상잔의 비극이 발발하게 되었던 것이다.
광인이 스무 살이 되던 해 어느 저녁이었다. 영림은 발걸음을 죽이며 광인의 방으로 가고 있었다. 음력 그믐 날 저녁 마당은 빛 한 점 없는 칠흑 같은 어둠이 깔려 있었다. 영림은 광인의 방 문 앞에 다다르자 신발을 손에 쥔 채 익숙하게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스르르르르...!”
“많이 기다렸니?”
“어서와. 누나.” “책 보며 기다렸어.”
“그래?! 우리 광인이 이제 책벌레가 다 됐구나.”
“하하하 뭘...!” “다 누나 덕분이지.”
오늘 저녁 자신의 처소로 영림이 찾아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광인은 웃음으로 영림을 반겼고 이어지는 영림의 칭찬에 멋쩍어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영림은 광인 앞으로 다가 앉았다. 스물두 살 처녀의 웃음은 방안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그것에 비하면 방안의 호롱 불빛은 햇빛 앞에 반딧불이었다. 영림은 평소 광인의 방을 찾길 좋아했으므로 그 방안 분위기는 그녀에게 너무나 익숙했다. 아니 곳곳이 영림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즉, 남자 방 치고는 정리정돈이 잘되어 있는 이 방의 모든 정리정돈은 영림의 몫이었다. 원래 이 방은 하인 돌쇠와 광인이 함께 생활하던 곳이었으나 광인을 영림이 섬기고 난 다음부터는 영림이 임의로 이 방에서 돌쇠를 몰아냈고, 그 후부터 줄곧 광인은 여기서 혼자 지내왔다. 하지만 말이 혼자 지내왔지 이 공간은 영림과 광인의 생활공간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했다.
“영림이 누나!” “그런데 어쩐 일로 오늘 밤 약속을 잡았어?”
“흑흑흑!”
광인의 물음에 영림은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다.
“누나! 왜...?”
“흑흑흑! 흐윽흐윽! 훌쩍 훌쩍!”
난데없는 영림의 울음은 한참동안 진행되었다. 눈물은 양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광인은 얼마 전 영림이 손수 수놓아 준 손수건을 꺼내 영림에게 건네주었다. 그런 광인의 모습에서는 옛날의 초라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모습만 봐도 영림의 수발이 얼마나 지극한지 알 수 있었다.
“훌쩍!”
“누나 다 울었어?” “그런데 왜 울어?”
영림의 울음이 어느 정도 잦아들자 광인은 다시 한 번 우는 이유를 물었다.
“사락 사락 사라락!”
그러나 영림은 대답 대신 몸을 일으켰고 갑자기 자신의 옷을 벗기 시작했다. 삽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순식간에 영림은 속치마만 입은 상태가 되었다. 평소 볼 수 없었던 그녀의 새하얀 속살은 광인의 눈을 멀게 만들었다. 속치마 속에 감추어진 커다란 젖가슴은 속치마를 들어 올리고 있었다.
“누나 왜 그래?” “왜 갑자기...?”
“와락!”
오늘 영림의 행동은 갑작스러움 그 자체였다. 광인은 정신 차릴 틈도 없이 계속해서 그것을 당하고만 있었다. 엉겁결에 품에 안겨오는 영림의 몸을 힘겹게 받치며 버티고 있었다.
“후웁...!”
“우우움!”
광인의 품속에 파고들었던 영림은 광인의 입술을 덮쳤다.
“푸하!” “누나! 갑자기 왜이래?”
“광인아. 날 안아줘! 어서 오늘이 가면 오늘이 지나면 난...나안...!”
“뭐? 오늘이 지나면 뭐?” “누나 얘기해봐.” “우웁...!”
그런 영림을 광인은 밀어내려고 했다. 영림은 입술을 때내며 영문을 알 수 없는 말만 지껄인 채 또다시 광인에게 다짜고짜 매달렸다. 그리고 어리둥절 하는 그에게 키스를 이어갔다. 광인은 갑작스럽고 싫지 않은 키스를 힘겹게 버텨냈다.
“광인아 아무것도 묻지 말고...!” “누나 믿지?”
“그래 누나야 내가 믿지.” “하지만 이게 뭐야? 왜이래 갑자기...?”
영림은 또 다시 입술을 때냈고 그에게 자신을 믿어줄 것을 다짐을 받으려고 했다.
“나중에...나중에 내가 다 얘기해줄게.” “그러니까 오늘은 넌 모든 걸 나한테 맡겨. 알겠지?”
그러면서 광인의 옷을 하나씩 벗겨내기 시작했다.
“왜? 누나 이러면...이러면 안 돼.”
“가만...가만있어 봐. 아무것도 묻지 말고...!”
마침내 광인의 옷은 영림으로 인해 모두 벗겨지고 말았다. 어느새 우뚝 솟은 거대한 좆이 영림의 눈에 드러났다.
‘어쩜! 저렇게 커!’
그것은 아직 완전하게 발기하지 않은 상태인데도 웬만한 아기 팔뚝만 했다. 영림은 그 위용에 깜짝 놀랐지만 다시 한 번 의지를 굳히고 다음 행동을 이어나갔다. 광인의 옷을 모두 벗긴 영림은 그를 이부자리 위에 눕혔다. 그리고 자신의 속속곳마저 벗고는 그의 좆을 손으로 쥐었다.
“으흑!” “누나...!”
광인은 처음 느껴보는 여인의 손길에 신음을 토해냈다.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그런 느낌이었다. 나이 스물이 되도록 여체라고는 접해보지 못한 그였다. 물론 사춘기를 겪으면서 혼자서 좆물을 싼 적은 많았다. 하지만 여인이 직접. 그것도 지금까지 누나였던 여인이 전해주는 강렬한 그 느낌에 온 몸이 전율하는 듯 했다. 그 부드러운 손길에 광인의 좆은 이내 발기하고 말았다. 완전히 발기한 그의 좆은 영림의 손아귀로 완전히 거머쥘 수 없게 되었다. 즉 그만큼 굵고 우람했던 것이다.
‘아아 너무 커. 한 손으로는 다 쥐어지지가 않아!’ ‘과연 이 큰 게 내 속으로 모두 들어올 수 있을까?’
어릴 적 자신이 손수 씻겨주던 그런 좆이 아니었다. 그때도 웬만한 성인보다 컸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두 손으로도 겨우 움켜잡을 수밖에 없는 그것의 위용에 영림은 없었던 두려움이 앞섰다. 하지만 그녀는 여기올 때부터 아니 몇 날 며칠 동안 고민하고 또 고민한 결과 지금 이렇게 실행에 옮기는 자신의 행동이기에 이 모든 것을 감내하리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영림은 결코 오늘 밤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마침내 영림은 동생 광인의 좆을 한껏 밑으로 내려 귀두를 최대한 벗겨 낸 후 광인의 하복부 위로 자신의 둔부를 실었다. 그리고 곧바로 자신의 씹구멍을 거머쥔 귀두와 맞추었고 입술을 한 번 더 질끈 깨문 다음. 자신의 커다란 엉덩이를 내렸다.
“아흐으윽...흐윽 아파!”
참으려 해도 참을 수없는 통증이 밀려들었다. 숫처녀의 씹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좆이 구멍을 가득 메우며 파고들어갔다. 아무리 영림이 참으리라 다짐했고 감당해내리라 다짐했어도 파과의 고통은 의지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자신의 의지로 엉덩이를 내렸지만 그것과 고통의 신음은 완전히 별게였다. 깨문 입술 사이를 고통의 신음이 비집고 흘러나왔다.
“크으윽...흐음...흐으으!”
“누나. 많이 아프면 빼내...!” “이러지 않아도 돼.” “왜 갑자기 이러는 거야.”
“흐음...괜찮아. 흐으음...참을 만 하니까...흐음...너무 염려 하지 마.” “하윽...그렇지만...그렇지만...조금만 있어!”
좆이 구멍으로 반쯤 들어가자 영림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잠시 동작을 멈추었다. 찡그린 영림의 얼굴에서 그녀가 얼마나 큰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마침내 몇 번의 심호흡 끝에 영림은 자신의 엉덩이를 그대로 내려앉아 버렸다. 굵은 좆은 구멍을 가득 메우며 보지살을 헤집었고 기다란 터널 속으로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굵고 거대한 좆은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씹구멍 안에서 보지살들에 뒤엉켜 그곳을 꽉 메우고 있었다. 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지경인데도 불구하고 어디에 빈틈이 있었던지 새빨간 앵혈이 파과의 흔적을 감추지 못한 채 흘러내리고 있었다. 고통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새롭게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스멀스멀 올라오는 자극 때문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마침내 보지살은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회음 부근의 살들은 팽팽하게 늘어져 그곳을 건드리기만 하면 찢어질 것만 같아서 아슬아슬했다. 영림은 한참을 그 상태로 있었다. 고통을 나누려는 듯 광인의 넓은 가슴에 엎어진 채 뜨거운 호흡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광인의 입술을 찾았다. 영림의 의지대로 두 사람의 입술은 또 다시 밀착되었다.
“쭈웁. 후우웁!”
“우음 우음 우우우음!”
그녀의 뜨거운 숨결은 광인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더 이상 자신의 만류가 소용없게 되어버린 상태에서 광인은 이제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그런 결심이 서자 지금까지 수동적이던 그의 행동은 능동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맨 처음 그가 한 행동은 부딪혀오는 입술을 거칠게 빠는 것이었다. 여인과는 난생 처음 해보는 키스였지만 그는 그것을 이미 책으로는 알고 있었다. 딸딸이를 할 때도 영림과의 키스를 상상하며 딸딸이를 했고 영림과의 살을 섞으며 딸딸이를 했기 때문에 처음 있는 행위지만 되도록이면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했다. 광인은 거칠게 빨던 입술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혀로 영림의 입술을 열었다. 그리고 그는 영림의 입술이 열리자 그 사이로 혀를 밀어 넣었다. 처음 하는 행위라서 서툴렀음일까 가끔씩 두 사람의 이가 부딪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익숙해진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서로 입 안을 헤집을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익숙해진 긴 입맞춤을 이어나갔다. 많은 양의 두 사람의 타액이 혀의 들락거림에 편승해서 서로의 입을 통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그것을 게걸스럽게 삼켰다.
그것은 길고 긴 입맞춤이었다. 긴 입맞춤 끝에 영림은 마음이 진정됨을 느꼈다. 세차게 뛰던 가슴도 많이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동시에 그것과 같이해서 또 다른 느낌이 스멀스멀 일어나기 시작함을 느꼈다. 찢어질듯 팽창했던 보지살들도 씹물로 인한 질척거림으로 인해 더욱 많이 늘어질 수 있게 되었다. 그 바람에 그녀가 느꼈던 고통도 많이 누그러졌고 그것과 때를 맞추어 보지살들의 흡착력은 배가되기 시작했다. 긴 입맞춤의 자극은 그녀에게 가해졌던 부정적인 요소들을 태풍이 더위를 몰아내듯 끌고 가벼렸다. 하복부로부터 시작된 그 느낌은 등줄기를 타고 스멀스멀 기어오르더니 그녀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난생처음 느끼는 그런 자극이었다. 어쩌면 자신이 이 자극에 빠져버리고 말겠다고 순간 생각이 들었다. 순식간에 자신의 이성을 마비시키며 뚜렷하게 뇌 주름에 파고드는 그런 엄청난 것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영림은 광인의 가슴에 허물어져 버리고 만 것이었다.
광인 또한 다르지 않았다.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척수와 연수에 파고드는 커다란 쾌감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혼자서 영림을 대상으로 했던 딸딸이와는 차원이 달랐다. 처음에는 미동도 없던 씹구멍이 어느 샌가 느슨해지더니 질척거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자신의 좆에 그 많은 살들이 달라붙으며 빨아 당기고 있었다. 그것은 처음에는 미미했지만 차츰 강도를 높이더니 흡사 좆을 물어대듯 요동치기 시작했다.
“누나! 나 이제 견딜 수 없어.” “우리는 이러면...이러면 안되는 데...!” “나 참을 수 없어.” “이게 이렇게 좋은 줄...알았으면...!”
“아흠...광인아!” “흐으음...나도 이상해.” “아으음...네 맘대로 해!” “흐으음...이제 난 네 꺼야.”
광인은 여인의 몸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 진즉에 알았더라면 누나 영림을 지금까지 이렇게 놓아두지 않았을 것을 하는 후회가 들었다. 누나 영림은 자신의 말은 무조건 들어주었기 때문에 이런 행위를 부탁해도 당연히 들어주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더 이상 생각을 이어나갈 수는 없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영림의 속치마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고 그녀의 커다란 젖가슴을 움켜쥐고는 주물러 댔다.
“하아 인아. 하아악 간지러...!” “하아아아...그래도 싫지는 않아!”
“누나 가슴이 너무 부드러워!” “이렇게 컸어? 나 마구 주무르고 싶어.” “그래도 돼?”
“하윽...몰라.” “하으으으 아까도 말했지만 흐음 맘대로 해.” “흐으으음 난 네 꺼야.”
그 순간 광인은 몸을 뒤집었다. 여전히 좆은 구멍에 꽉 끼워져 있는 상태였고 광인이 위에서 눌러대는 통에 더욱 깊숙이 파고드는 형국이 되었다.
“허엉 허어엉!”
좆이 더욱 깊게 찔러 들어오자 자극의 교성이 코를 통해서 흘러나왔다. 감당 할 수 없는 자극은 더욱 커졌고 그것은 고스란히 광인의 본능을 깊숙이 자극했다.
“누나...누나아...크윽...누우나!”
광인은 연신 ‘누나’를 불러댔다. 숨이 끊어질 듯 목마름의 교성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제 두 사람에게 남은 건 본능의 움직임뿐 이었다. 그 본능에 속박된 광인은 터질듯 영림의 젖가슴을 쥐어짜며 엉덩이를 앞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여태 상상만으로 한 행위였고 실제로 그가 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었다. 혼자서 딸딸이를 칠 때 그렇게 누르고 싶었던 영림 누나의 적나라한 나신이 현재 자신 앞에 벌려져 있었고 그런 그녀의 몸속에 자신의 좆을 깊게 꽂은 채 엉덩이를 흔드는 것이 꿈만 같았다.
“광인아 하악 네 꺼 너무 커 흐으윽 숨 막혀 죽을 것 같아!”
영림은 광인의 좆이 빠졌다가 다시 찔러 들어오자 그것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고통은 많이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를 숨이 턱턱 막히도록 조여 오는 숨 막힘의 희열이 들어차고 있었다. 마침내 영림은 좆이 씹구멍을 틀어막고 있을 뿐인데도 자신의 모든 구멍이 막힌 듯 숨을 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퍽퍽퍽!”
“누나 나 크윽 너무 좋아!” “이게 이렇게 좋은 줄 몰랐어.”
“찔꺽 찔꺽 찔꺽!”
“하음 광인아 하아아음 난 아무것도 모르겠어.” “하아아아 이것에 하아음 중독될 것만 하악 같아.”
광인은 정신없이 엉덩이를 들썩였다. 길고 굵은 좆은 새하얀 씹물과 새빨간 앵혈을 여기저기로 튀기며 씹구멍을 후벼 팠다. 정신없는 용두질 속에서도 남아있는 영림의 속치마까지 걷어 올려 벗겨냈다. 이제 영림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게 되었다. 언제 그렇게 커졌는지 커다란 젖가슴이 오롯했고 새빨간 젖꼭지를 딱딱하게 세우며 그에게 도발하고 있었다. 광인은 그것을 용납하기 싫었다. 자신에게 도전하듯 돌출된 젖꼭지를 움켜쥐었다. 젖꼭지를 입술로 빨기 시작했다. 그것은 생각보다 더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젖무덤을 사정없이 움켜쥐며 젖꼭지를 더욱 돌출시키며 빨았다. 그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는지 이를 세웠고 그것을 깨물기 시작했다.
“아악 아파 살살 아아악!” “아흐흑 인아 아흑 조금만 살살해줘!” “아아아 흐윽!”
“알았어. 누나 아팠다면 미안해.” “너무 좋아서 그랬어. 앞으로 조심할 게!”
“흐음 아니야. 흐으음 미안해 하지마. 흐윽 네 하고 싶은 대로 해.”
“퍽퍽퍽!” “철벅 철벅 철벅!”
“하악 하아악!” “흐응! 좋아.” “아학 아아아 이게 무슨 기분인지 몰라도.” “하아아 나 미칠 것 같아!”
“누나도 좋아? 내 자지가 박아주니까 좋아?”
“흐응 그래.” “하악 나 처음에는 흐으윽 몰랐는데 하아아아 정신을 차릴 수가 흐으응 없을 만큼 좋아!” “흐윽 네 꺼가 흐윽 나 한테 흐으윽 들어올 때마다 아아 숨이 막혀 아아아아 죽을 것 같아!”
“누나 누나 보지 크윽 너무 쫄깃해!” “크윽 내 자지 마구 물어대고 있어.” “나 못 참겠어!” “쌀 것 같아!”
“흐응 그래?” “흐으응 그러면 흐윽 맘껏 싸.” “흐으응 참지 말고 흐응 말이야!”
“퍽퍽퍽!” “찔꺽 찔꺽!”
“크윽 그래도 돼?” “누나 보지에 크윽 나 싸도 돼?”
처음 여자를 경험하는 광인으로써는 좆을 물어대는 찰진 보지살의 경련에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그것은 광풍처럼 몰아치는 쾌감이었다. 마침내.
“흐윽 그래.” “흐으윽 광인아.” “흐응 흐응 으으으음 나 괜찮아!” “흐으응 나에게 으응으응 모두 흐윽 줘!”
“크윽 알았어!” “나 나 나 싸.” “크으윽 이젠 못 참아!”
“아아 느껴져!” “아아아아 내 거기로 아아 내거기로 아아아 뭔가가 아아 들어오는 게...!”
1부-4장(끝)
광인의 눈이 번쩍 떠졌다. 주변은 어둠으로 덮여있었다. 처음에는 인식 못했지만 허리춤으로부터 통증이 느껴졌다. 그는 그곳에 본능적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곳은 어느새 헝겊으로 둘둘 말아져 있었고 그것은 허리를 압박하고 있었다.
“딸칵!”
그때 마침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광인은 그 소리에 고개를 그 쪽으로 돌리며 바짝 긴장했다. 이내 여인의 모습이 비춰지자 광인은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어머! 깨어나셨군요.” “아직은 일어나면 안돼요. 상처가 아물지 않았어요.”
방에 들어온 여인은 광인의 행동을 말렸다.
“으윽!” “털썩!”
광인은 의지와는 다르게 갑자기 밀려드는 통증 때문에 마음처럼 행동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즉 또 다시 밀려드는 통증으로 말미암아 몸을 일으키지 못했던 것이다. 순간 광인은 자신의 행동을 말리는 젊은 여인의 목소리가 너무도 청아하다고 느껴졌다. 그 소리는 광인으로서는 처음 듣는 낯선 여인의 목소리였다.
여인은 자연스럽게 방안으로 들어왔고 이내 호롱불을 밝히며 이불자리 옆에 다소곳이 앉았다. 그리고 광인을 쳐다보며 눈빛으로 그를 나무랐다. 그리고 어느새 다가앉은 여인은 익숙한 행동으로 붕대를 풀며 광인의 몸을 살펴나가기 시작했다.
“피를 많이 흘려서 며칠 동안 사경을 해매고 계셨어요.” “이만하길 천만 다행이에요.”
여인은 차분하고 또렷한 목소리로 현재 광인의 상태를 말하고 있었다.
“흐음. 제가 얼마 동안이나 이러고 있었죠. 그리고 여기는 어디에요? 그리고 당신은 누구시죠? 제가 어떻게 여기에...?”
광인은 통증을 참아가며 여인에게 여러 가지를 물었다.
“호호호. 성급하시네요.” “차근차근 한 가지씩 물어보세요.”
여인은 밝게 웃으며 채근하는 광인에게 대꾸했다.
“미 미안해요.”
“아니 아니에요. 미안해 말아요.” “저도 상태가 좋아져서 농담 한 번 해 본 거예요.”
호롱불의 흔들거림에 따라 여인의 얼굴이 화사하게 피어났다가 사라졌다. 선우광인은 순간 영림이 거기에 있는 것 같았다. 너무도 예뻤다.
“아!”
광인은 자신도 모르게 탄식을 올렸다.
“왜요? 제 얼굴에 뭐가 묻기라도 했나요?”
“아니 그게 아니라...!”
“제가 ‘영림’이란 분과 닮았나 보죠?”
“어떻게...?”
광인은 순간 여인이 ‘어떻게 영림을 알았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이유를 이내 들을 수 있었다.
“당신은 며칠 동안 내내 ‘영림’이라는 이름만...인사불성이 된 상태에서도 계속 불렀어요.” “하도 불러 대서 깨어나면 어떤 분인가 제가 먼저 묻고 싶을 정도였어요.”
“그랬군요! 하하...으윽!”
그때서야 광인은 의문을 풀 수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상태를 망각한 채 웃으려다가 허리로부터 밀려드는 통증으로 말미암아 또 다시 신음을 흘렸다. 자신의 바보 같은 행동에 여인으로부터 비웃음은 사지나 않는지 걱정하며 고개를 여인 쪽으로 돌렸다. 그 순간 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다.
“아아!”
순간 광인은 아까처럼 탄성을 터뜨렸다. 왜냐하면 꿈에도 못 잊고 있던 여인 영림이 거기에 소복을 입은 채 앉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보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영림이 나이가 조금 더 들면 저런 모습이다 싶은 여인이 거기에 다소곳이 앉아 있었던 것이었다.
“왜요?”
“......그게...그러니까...!”
광인은 여인의 물음에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댔다. 이에 여인은.
“제 얼굴에...?!”
여인은 말끝을 흐리며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쓸며 얼굴을 붉혔다.
“아니 그게 아니라. 사실...!” “당신의 모습이 영림과 너무도 흡사해서...!”
“어머! 그래요?” “그런가요? 제가 영림씨와 그렇게 닮았나 보죠? 호호호!”
평소 밝은 성격의 그녀는 좀 전의 부끄러워하는 모습은 온대간대 없었다. 이내 밝은 웃음을 터트렸고 이내 자세를 바꾸고는 호기심어린 눈길로 광인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여인은.
“여기는 소백산이 있는 곳이에요. 산골이라 사람이라고는 거의 찾지 않는 곳이죠.” “제 몸 종 말례가 마을까지 심부름 갔다 오다가 댁을 발견하고는 우리 두 사람이 겨우겨우 여기로 끌고 와서 눕힌 것이지요.”
여인은 아까 광인이 물었던 얘기를 해주기 시작했다. 다소곳이 기품이 흐르는 모습이었고 이곳 산골과는 어울리지 않는 그런 여인이었다. 그녀의 차분한 음성에 광인은 편안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을 끊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를 쳐다보며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당신은 거의 열흘 만에 깨어나신 거예요. 피를 많이 흘려서 잘못되는 게 아닌지 무척 걱정이 되었어요.” “다행이도 이렇게 깨어나시니 이젠 안심이 되네요.”
이렇게 말하며 여인은 정말로 한시름 놓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맙습니다.”
광인은 짧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고맙기는요. 응당 할일을 한 것 뿐 인데...!”
여인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쑥스러운 듯 엷은 웃음을 띠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간의 약간의 침묵이 흘렀다. 그 사이 광인은 여인을 흘겨봤다. 곱게 빗은 머릿결이 참으로 정갈하게 느껴졌다. 영림과는 비슷해 보였으나 자세히 보면 영림보다 나이가 들어 보였다. 나이 살인지 영림보다 조금 더 살집이 있어 보였다. 여인은 남편이 있는지 쪽을 차고 있었다. 집안 누구의 상(喪)인지 하얀 소복을 입고 있었다.
“아까, 제가 누군지 궁금하다 물었지요?” “제 이름은 수영, 한수영이에요.”
광인의 눈길을 의식한 탓인지 민망한 분위기를 깨려고 의도적으로 하는 것인지 여인은 광인에게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네...에...!” “어쨌든 이 은혜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할 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제 처지가...!”
“호호호! 염려 말아요. 몸이 완쾌될 때까지 여기서 부담가지지 말고 지내셔도 되요.”
여인은 광인의 그런 말들에서 그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애섰다.
“그래도 남편도 계신 것 같은데 외간남자가 이렇게 방을 차지하고 있으면...!”
순간 여인은 광인의 말을 막아서고 있었다. 그리고 광인으로서는 뜻밖의 말을 뱉었다.
“아니에요. 그런 염려하지 마세요. 여기는 저와 제 몸종 말례 밖에 없어요.”
그렇게 말하는 수영의 눈가에는 어느새 이슬이 맺히고 있었다. 광인은 약간 놀라며 되물었다.
“네? 둘 뿐이라고 요?”
“네 맞아요. 여기는 저와 말례 둘 뿐이에요.” “그리고...저의 남편은 작년에 저세상으로 갔어요.”
그제야 광인은 ‘괜한 말을 꺼냈구나!’하고 후회가 들었다. 그래서 황급히.
“아...! 그런 줄도 모르고...!” “미안합니다. 제가 실수를 했군요.” “그런데, 남편은 어쩌다가...?”
“이런 말을 해야 하나?”
여인은 머뭇거렸다. 광인 궁금증이 증폭되었지만 그녀를 더 이상 재촉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서.
“대답하시기 곤란하시면 대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조금의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곧 여인은 입술을 떼기 시작했다.
“아니...아니에요. 그런게 아니라...!” “남편의 일이 크게 대놓고 말할 만 것이 아니라서...그래요!” “하지만 딱히 숨길만한 것도 아닌데...” “그래요. 말씀드리죠. 뭐!”
“꼴깍!”
대답하리라 결심이 선 여인은 침을 한 번 삼키고는.
“네, 남편은 일찍이 빨치산을 돕는 활동을 했어요.” “저는 그 사실을 전혀 몰랐거든요.” “가끔씩 밤마다 찾아오는 사람들이 남편의 친구인 줄만 알았죠.” “그런데 작년인가 대대적인 빨치산 토벌작전이 벌어졌는데, 그때 남편은 토벌대에게 죽음을 당하고 말았어요.” “저는 지금 남편의 무덤이 있는 이곳에 남아 상을 지냈고 상을 끝낸 후 친정이 있는 청주로 돌아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전쟁 나는 통에...!”
그랬다. 수영은 고향이 청주였다. 청주 한 씨 집안의 여인으로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경상북도 영주로 시집을 왔는데, 결혼 한지 삼년 만에 시부모가 잇따라 죽자 시부모 상을 치룬 다음. 남편의 뜻에 따라 가산을 정리하였고, 곧바로 이곳 소백산으로 거처를 옮겨서 지금까지 생활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남편마저 저세상으로 떠나가자 이곳에 남아 있을 필요를 못 느꼈고 그 결과 친정이 있는 청주로 다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전쟁은 그녀의 귀향을 막았다. 전쟁이 일어나자 여인의 몸으로 청주까지 가기는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하는 수없이 전쟁이 끝나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수영은 어릴 적부터 같이 지낸 몸 종 말례와 남편이 남겨둔 밭을 일구며 생활하고 있었다. 남편이 남겨놓은 재산은 많지는 않으나 두 사람이 지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수영의 현재 나이는 스물일곱이었고 광인과는 일곱 살 차이가 났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녀에게는 자식이 없었다. 남편과의 금슬이 나쁜 편은 아니었으나 삼신할미는 그들에게는 자식을 점지해주지는 않았다.
이렇게 초저녁에 시작한 두 사람간의 대화는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이런저런 대화 속에 둘은 금세 친해졌다. 비로소 광인은 그녀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자신의 처지를 밝혔다. 즉 왜 자신이 이렇게 상처 입은 몸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말이다.
“그랬군요. 아무튼 걱정 말고 이곳에서 지내세요.” “전쟁이 끝나면 같이 집으로 돌아가요.” “그 전까지는 여기서 숨어 지내도록 하세요.” “말례에게는 제가 따로 입단속 시켜놓았으니까, 안심하시고요.” “모처럼 친구 같은 사람을 만나 수다를 떨다보니 밤이 깊었네요.” “남은 얘기는 차차하도록 하고 이제 그만 쉬도록 해요. 호호호!”
묵묵히 광인은 말을 듣고 있던 수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소곳이 그를 안심시켰다.
“네.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할 지...!”
“호호호. 또 그런다. 아무 걱정 마시라니까 그러네요.” “전 친정 동생이 왔다고 여길 테니 편하게 지내요.”
사실 수영은 오빠 셋에 막내 딸 이었다. 그렇지만 광인의 모습에서 보호 본능이 작동했고 없는 동생이 생긴 것 같아 기뻤다. 한사코 그를 안심시키는 수영에게 안도감을 느낀 광인은 자신의 처지가 처지인지라 그녀의 당부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마침내.
“그러면...당분간 신세를 지도록 할게요. 누님!”
“네?!”
“네 누님. 이제부터 누나라고 부를 게요. 그래도 되죠?”
“호호호! 좋아라. 되고말고요. 동생!”
“누님! 말씀 놓으세요. 허허허! 으윽!”
수영의 웃음에 기분이 좋아진 광인도 그녀를 따라 웃다가 상처 난 부위에서 올라온 통증에 고통의 신음을 터트렸다.
“어머. 조심...조심하세요...아니 조심해!” “상처가 잘못되면 어떡해!”
“미안 미안해요. 저도 모르게 그만 기분이 좋아져서...!”
영림은 광인을 지아비로 섬기기로 결심한 순간 광인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교육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깊이 고민했고 그 결과 광인에게 우선 글을 깨우쳐주기로 결심했다. 광인은 영림의 도움으로 한글을 먼저 깨우쳤고 곧바로 일본어와 한자를 배워 나갔다. 일 년 만에 어느 정도 글자를 깨우친 광인은 영림의 도움으로 아버지 선우혁의 서재를 무시로 드나들었다. 이제 둘 만의 공간은 숲속 공터가 아니라 아버지 선우혁의 서재로 바뀌게 된 것이다. 물론 그 사이 배다른 형제들의 괴롭힘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영림의 악착같은 보살핌으로 그 횟수는 현저히 잦아들었고, 차츰차츰 그것은 유야무야되었다. 마침내 광인이 열여섯 건장한 청년이 되자 그것 또한 완전히 없어져 버렸다. 즉 힘으로 형들을 못 당해내던 광인이 우람한 청년이 되자 그들을 압도한 결과였다. 자그맣고 볼 품 없는 형들과 달리 광인은 구척장신 거구로 성장했다. 형제들은 웬만해서는 구척장신의 거구 광인의 그 기세가 눌려 그를 건드리진 못했던 것이다.
선우혁은 조선말 대표적인 문장가 김윤식에게 학문을 사사 받았다. 그의 영향을 받아 친일의 길로 들어섰던 인물이다. 물론 김윤식은 조선말 일제에 대해 소극적인 저항을 한 흔적도 있고 그 바람에 옥살이도 했지만 전체적인 그의 행적을 살펴보면 일제로부터 작위를 하사(下賜) 받는 등 소극적인 친일의 흔적이 없다할 수는 없었다. 지금도 그를 친일파로 봐야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의견이 분분하다. 어쨌든 그에게 학문을 사사(師事) 받은 선우혁은 친일파였지만 학식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그의 서재에는 없는 책이 없을 정도로 방대한 서적이 소장되어 있었다. 이때부터 광인은 영림의 지극한 보살핌으로 서재의 대부분의 책을 독파하게 되었다. 그곳 생활 5년 만에 그는 백과사전적인 지식을 쌓게 되었다. 비록 정식 학교 교육은 받지는 못했으나 방대한 지식을 쌓게 된 선우혁은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갖추게 되었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불행은 겹쳐서 발생하는 것인지. 그가 자신의 웅지를 펼치려고 하는 찰라. 민족상잔의 비극이 발발하게 되었던 것이다.
광인이 스무 살이 되던 해 어느 저녁이었다. 영림은 발걸음을 죽이며 광인의 방으로 가고 있었다. 음력 그믐 날 저녁 마당은 빛 한 점 없는 칠흑 같은 어둠이 깔려 있었다. 영림은 광인의 방 문 앞에 다다르자 신발을 손에 쥔 채 익숙하게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스르르르르...!”
“많이 기다렸니?”
“어서와. 누나.” “책 보며 기다렸어.”
“그래?! 우리 광인이 이제 책벌레가 다 됐구나.”
“하하하 뭘...!” “다 누나 덕분이지.”
오늘 저녁 자신의 처소로 영림이 찾아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광인은 웃음으로 영림을 반겼고 이어지는 영림의 칭찬에 멋쩍어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영림은 광인 앞으로 다가 앉았다. 스물두 살 처녀의 웃음은 방안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그것에 비하면 방안의 호롱 불빛은 햇빛 앞에 반딧불이었다. 영림은 평소 광인의 방을 찾길 좋아했으므로 그 방안 분위기는 그녀에게 너무나 익숙했다. 아니 곳곳이 영림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즉, 남자 방 치고는 정리정돈이 잘되어 있는 이 방의 모든 정리정돈은 영림의 몫이었다. 원래 이 방은 하인 돌쇠와 광인이 함께 생활하던 곳이었으나 광인을 영림이 섬기고 난 다음부터는 영림이 임의로 이 방에서 돌쇠를 몰아냈고, 그 후부터 줄곧 광인은 여기서 혼자 지내왔다. 하지만 말이 혼자 지내왔지 이 공간은 영림과 광인의 생활공간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했다.
“영림이 누나!” “그런데 어쩐 일로 오늘 밤 약속을 잡았어?”
“흑흑흑!”
광인의 물음에 영림은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다.
“누나! 왜...?”
“흑흑흑! 흐윽흐윽! 훌쩍 훌쩍!”
난데없는 영림의 울음은 한참동안 진행되었다. 눈물은 양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광인은 얼마 전 영림이 손수 수놓아 준 손수건을 꺼내 영림에게 건네주었다. 그런 광인의 모습에서는 옛날의 초라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모습만 봐도 영림의 수발이 얼마나 지극한지 알 수 있었다.
“훌쩍!”
“누나 다 울었어?” “그런데 왜 울어?”
영림의 울음이 어느 정도 잦아들자 광인은 다시 한 번 우는 이유를 물었다.
“사락 사락 사라락!”
그러나 영림은 대답 대신 몸을 일으켰고 갑자기 자신의 옷을 벗기 시작했다. 삽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순식간에 영림은 속치마만 입은 상태가 되었다. 평소 볼 수 없었던 그녀의 새하얀 속살은 광인의 눈을 멀게 만들었다. 속치마 속에 감추어진 커다란 젖가슴은 속치마를 들어 올리고 있었다.
“누나 왜 그래?” “왜 갑자기...?”
“와락!”
오늘 영림의 행동은 갑작스러움 그 자체였다. 광인은 정신 차릴 틈도 없이 계속해서 그것을 당하고만 있었다. 엉겁결에 품에 안겨오는 영림의 몸을 힘겹게 받치며 버티고 있었다.
“후웁...!”
“우우움!”
광인의 품속에 파고들었던 영림은 광인의 입술을 덮쳤다.
“푸하!” “누나! 갑자기 왜이래?”
“광인아. 날 안아줘! 어서 오늘이 가면 오늘이 지나면 난...나안...!”
“뭐? 오늘이 지나면 뭐?” “누나 얘기해봐.” “우웁...!”
그런 영림을 광인은 밀어내려고 했다. 영림은 입술을 때내며 영문을 알 수 없는 말만 지껄인 채 또다시 광인에게 다짜고짜 매달렸다. 그리고 어리둥절 하는 그에게 키스를 이어갔다. 광인은 갑작스럽고 싫지 않은 키스를 힘겹게 버텨냈다.
“광인아 아무것도 묻지 말고...!” “누나 믿지?”
“그래 누나야 내가 믿지.” “하지만 이게 뭐야? 왜이래 갑자기...?”
영림은 또 다시 입술을 때냈고 그에게 자신을 믿어줄 것을 다짐을 받으려고 했다.
“나중에...나중에 내가 다 얘기해줄게.” “그러니까 오늘은 넌 모든 걸 나한테 맡겨. 알겠지?”
그러면서 광인의 옷을 하나씩 벗겨내기 시작했다.
“왜? 누나 이러면...이러면 안 돼.”
“가만...가만있어 봐. 아무것도 묻지 말고...!”
마침내 광인의 옷은 영림으로 인해 모두 벗겨지고 말았다. 어느새 우뚝 솟은 거대한 좆이 영림의 눈에 드러났다.
‘어쩜! 저렇게 커!’
그것은 아직 완전하게 발기하지 않은 상태인데도 웬만한 아기 팔뚝만 했다. 영림은 그 위용에 깜짝 놀랐지만 다시 한 번 의지를 굳히고 다음 행동을 이어나갔다. 광인의 옷을 모두 벗긴 영림은 그를 이부자리 위에 눕혔다. 그리고 자신의 속속곳마저 벗고는 그의 좆을 손으로 쥐었다.
“으흑!” “누나...!”
광인은 처음 느껴보는 여인의 손길에 신음을 토해냈다.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그런 느낌이었다. 나이 스물이 되도록 여체라고는 접해보지 못한 그였다. 물론 사춘기를 겪으면서 혼자서 좆물을 싼 적은 많았다. 하지만 여인이 직접. 그것도 지금까지 누나였던 여인이 전해주는 강렬한 그 느낌에 온 몸이 전율하는 듯 했다. 그 부드러운 손길에 광인의 좆은 이내 발기하고 말았다. 완전히 발기한 그의 좆은 영림의 손아귀로 완전히 거머쥘 수 없게 되었다. 즉 그만큼 굵고 우람했던 것이다.
‘아아 너무 커. 한 손으로는 다 쥐어지지가 않아!’ ‘과연 이 큰 게 내 속으로 모두 들어올 수 있을까?’
어릴 적 자신이 손수 씻겨주던 그런 좆이 아니었다. 그때도 웬만한 성인보다 컸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두 손으로도 겨우 움켜잡을 수밖에 없는 그것의 위용에 영림은 없었던 두려움이 앞섰다. 하지만 그녀는 여기올 때부터 아니 몇 날 며칠 동안 고민하고 또 고민한 결과 지금 이렇게 실행에 옮기는 자신의 행동이기에 이 모든 것을 감내하리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영림은 결코 오늘 밤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마침내 영림은 동생 광인의 좆을 한껏 밑으로 내려 귀두를 최대한 벗겨 낸 후 광인의 하복부 위로 자신의 둔부를 실었다. 그리고 곧바로 자신의 씹구멍을 거머쥔 귀두와 맞추었고 입술을 한 번 더 질끈 깨문 다음. 자신의 커다란 엉덩이를 내렸다.
“아흐으윽...흐윽 아파!”
참으려 해도 참을 수없는 통증이 밀려들었다. 숫처녀의 씹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좆이 구멍을 가득 메우며 파고들어갔다. 아무리 영림이 참으리라 다짐했고 감당해내리라 다짐했어도 파과의 고통은 의지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자신의 의지로 엉덩이를 내렸지만 그것과 고통의 신음은 완전히 별게였다. 깨문 입술 사이를 고통의 신음이 비집고 흘러나왔다.
“크으윽...흐음...흐으으!”
“누나. 많이 아프면 빼내...!” “이러지 않아도 돼.” “왜 갑자기 이러는 거야.”
“흐음...괜찮아. 흐으음...참을 만 하니까...흐음...너무 염려 하지 마.” “하윽...그렇지만...그렇지만...조금만 있어!”
좆이 구멍으로 반쯤 들어가자 영림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잠시 동작을 멈추었다. 찡그린 영림의 얼굴에서 그녀가 얼마나 큰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마침내 몇 번의 심호흡 끝에 영림은 자신의 엉덩이를 그대로 내려앉아 버렸다. 굵은 좆은 구멍을 가득 메우며 보지살을 헤집었고 기다란 터널 속으로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굵고 거대한 좆은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씹구멍 안에서 보지살들에 뒤엉켜 그곳을 꽉 메우고 있었다. 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지경인데도 불구하고 어디에 빈틈이 있었던지 새빨간 앵혈이 파과의 흔적을 감추지 못한 채 흘러내리고 있었다. 고통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새롭게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스멀스멀 올라오는 자극 때문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마침내 보지살은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회음 부근의 살들은 팽팽하게 늘어져 그곳을 건드리기만 하면 찢어질 것만 같아서 아슬아슬했다. 영림은 한참을 그 상태로 있었다. 고통을 나누려는 듯 광인의 넓은 가슴에 엎어진 채 뜨거운 호흡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광인의 입술을 찾았다. 영림의 의지대로 두 사람의 입술은 또 다시 밀착되었다.
“쭈웁. 후우웁!”
“우음 우음 우우우음!”
그녀의 뜨거운 숨결은 광인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더 이상 자신의 만류가 소용없게 되어버린 상태에서 광인은 이제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그런 결심이 서자 지금까지 수동적이던 그의 행동은 능동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맨 처음 그가 한 행동은 부딪혀오는 입술을 거칠게 빠는 것이었다. 여인과는 난생 처음 해보는 키스였지만 그는 그것을 이미 책으로는 알고 있었다. 딸딸이를 할 때도 영림과의 키스를 상상하며 딸딸이를 했고 영림과의 살을 섞으며 딸딸이를 했기 때문에 처음 있는 행위지만 되도록이면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했다. 광인은 거칠게 빨던 입술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혀로 영림의 입술을 열었다. 그리고 그는 영림의 입술이 열리자 그 사이로 혀를 밀어 넣었다. 처음 하는 행위라서 서툴렀음일까 가끔씩 두 사람의 이가 부딪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익숙해진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서로 입 안을 헤집을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익숙해진 긴 입맞춤을 이어나갔다. 많은 양의 두 사람의 타액이 혀의 들락거림에 편승해서 서로의 입을 통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그것을 게걸스럽게 삼켰다.
그것은 길고 긴 입맞춤이었다. 긴 입맞춤 끝에 영림은 마음이 진정됨을 느꼈다. 세차게 뛰던 가슴도 많이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동시에 그것과 같이해서 또 다른 느낌이 스멀스멀 일어나기 시작함을 느꼈다. 찢어질듯 팽창했던 보지살들도 씹물로 인한 질척거림으로 인해 더욱 많이 늘어질 수 있게 되었다. 그 바람에 그녀가 느꼈던 고통도 많이 누그러졌고 그것과 때를 맞추어 보지살들의 흡착력은 배가되기 시작했다. 긴 입맞춤의 자극은 그녀에게 가해졌던 부정적인 요소들을 태풍이 더위를 몰아내듯 끌고 가벼렸다. 하복부로부터 시작된 그 느낌은 등줄기를 타고 스멀스멀 기어오르더니 그녀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난생처음 느끼는 그런 자극이었다. 어쩌면 자신이 이 자극에 빠져버리고 말겠다고 순간 생각이 들었다. 순식간에 자신의 이성을 마비시키며 뚜렷하게 뇌 주름에 파고드는 그런 엄청난 것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영림은 광인의 가슴에 허물어져 버리고 만 것이었다.
광인 또한 다르지 않았다.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척수와 연수에 파고드는 커다란 쾌감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혼자서 영림을 대상으로 했던 딸딸이와는 차원이 달랐다. 처음에는 미동도 없던 씹구멍이 어느 샌가 느슨해지더니 질척거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자신의 좆에 그 많은 살들이 달라붙으며 빨아 당기고 있었다. 그것은 처음에는 미미했지만 차츰 강도를 높이더니 흡사 좆을 물어대듯 요동치기 시작했다.
“누나! 나 이제 견딜 수 없어.” “우리는 이러면...이러면 안되는 데...!” “나 참을 수 없어.” “이게 이렇게 좋은 줄...알았으면...!”
“아흠...광인아!” “흐으음...나도 이상해.” “아으음...네 맘대로 해!” “흐으음...이제 난 네 꺼야.”
광인은 여인의 몸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 진즉에 알았더라면 누나 영림을 지금까지 이렇게 놓아두지 않았을 것을 하는 후회가 들었다. 누나 영림은 자신의 말은 무조건 들어주었기 때문에 이런 행위를 부탁해도 당연히 들어주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더 이상 생각을 이어나갈 수는 없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영림의 속치마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고 그녀의 커다란 젖가슴을 움켜쥐고는 주물러 댔다.
“하아 인아. 하아악 간지러...!” “하아아아...그래도 싫지는 않아!”
“누나 가슴이 너무 부드러워!” “이렇게 컸어? 나 마구 주무르고 싶어.” “그래도 돼?”
“하윽...몰라.” “하으으으 아까도 말했지만 흐음 맘대로 해.” “흐으으음 난 네 꺼야.”
그 순간 광인은 몸을 뒤집었다. 여전히 좆은 구멍에 꽉 끼워져 있는 상태였고 광인이 위에서 눌러대는 통에 더욱 깊숙이 파고드는 형국이 되었다.
“허엉 허어엉!”
좆이 더욱 깊게 찔러 들어오자 자극의 교성이 코를 통해서 흘러나왔다. 감당 할 수 없는 자극은 더욱 커졌고 그것은 고스란히 광인의 본능을 깊숙이 자극했다.
“누나...누나아...크윽...누우나!”
광인은 연신 ‘누나’를 불러댔다. 숨이 끊어질 듯 목마름의 교성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제 두 사람에게 남은 건 본능의 움직임뿐 이었다. 그 본능에 속박된 광인은 터질듯 영림의 젖가슴을 쥐어짜며 엉덩이를 앞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여태 상상만으로 한 행위였고 실제로 그가 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었다. 혼자서 딸딸이를 칠 때 그렇게 누르고 싶었던 영림 누나의 적나라한 나신이 현재 자신 앞에 벌려져 있었고 그런 그녀의 몸속에 자신의 좆을 깊게 꽂은 채 엉덩이를 흔드는 것이 꿈만 같았다.
“광인아 하악 네 꺼 너무 커 흐으윽 숨 막혀 죽을 것 같아!”
영림은 광인의 좆이 빠졌다가 다시 찔러 들어오자 그것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고통은 많이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를 숨이 턱턱 막히도록 조여 오는 숨 막힘의 희열이 들어차고 있었다. 마침내 영림은 좆이 씹구멍을 틀어막고 있을 뿐인데도 자신의 모든 구멍이 막힌 듯 숨을 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퍽퍽퍽!”
“누나 나 크윽 너무 좋아!” “이게 이렇게 좋은 줄 몰랐어.”
“찔꺽 찔꺽 찔꺽!”
“하음 광인아 하아아음 난 아무것도 모르겠어.” “하아아아 이것에 하아음 중독될 것만 하악 같아.”
광인은 정신없이 엉덩이를 들썩였다. 길고 굵은 좆은 새하얀 씹물과 새빨간 앵혈을 여기저기로 튀기며 씹구멍을 후벼 팠다. 정신없는 용두질 속에서도 남아있는 영림의 속치마까지 걷어 올려 벗겨냈다. 이제 영림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게 되었다. 언제 그렇게 커졌는지 커다란 젖가슴이 오롯했고 새빨간 젖꼭지를 딱딱하게 세우며 그에게 도발하고 있었다. 광인은 그것을 용납하기 싫었다. 자신에게 도전하듯 돌출된 젖꼭지를 움켜쥐었다. 젖꼭지를 입술로 빨기 시작했다. 그것은 생각보다 더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젖무덤을 사정없이 움켜쥐며 젖꼭지를 더욱 돌출시키며 빨았다. 그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는지 이를 세웠고 그것을 깨물기 시작했다.
“아악 아파 살살 아아악!” “아흐흑 인아 아흑 조금만 살살해줘!” “아아아 흐윽!”
“알았어. 누나 아팠다면 미안해.” “너무 좋아서 그랬어. 앞으로 조심할 게!”
“흐음 아니야. 흐으음 미안해 하지마. 흐윽 네 하고 싶은 대로 해.”
“퍽퍽퍽!” “철벅 철벅 철벅!”
“하악 하아악!” “흐응! 좋아.” “아학 아아아 이게 무슨 기분인지 몰라도.” “하아아 나 미칠 것 같아!”
“누나도 좋아? 내 자지가 박아주니까 좋아?”
“흐응 그래.” “하악 나 처음에는 흐으윽 몰랐는데 하아아아 정신을 차릴 수가 흐으응 없을 만큼 좋아!” “흐윽 네 꺼가 흐윽 나 한테 흐으윽 들어올 때마다 아아 숨이 막혀 아아아아 죽을 것 같아!”
“누나 누나 보지 크윽 너무 쫄깃해!” “크윽 내 자지 마구 물어대고 있어.” “나 못 참겠어!” “쌀 것 같아!”
“흐응 그래?” “흐으응 그러면 흐윽 맘껏 싸.” “흐으응 참지 말고 흐응 말이야!”
“퍽퍽퍽!” “찔꺽 찔꺽!”
“크윽 그래도 돼?” “누나 보지에 크윽 나 싸도 돼?”
처음 여자를 경험하는 광인으로써는 좆을 물어대는 찰진 보지살의 경련에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그것은 광풍처럼 몰아치는 쾌감이었다. 마침내.
“흐윽 그래.” “흐으윽 광인아.” “흐응 흐응 으으으음 나 괜찮아!” “흐으응 나에게 으응으응 모두 흐윽 줘!”
“크윽 알았어!” “나 나 나 싸.” “크으윽 이젠 못 참아!”
“아아 느껴져!” “아아아아 내 거기로 아아 내거기로 아아아 뭔가가 아아 들어오는 게...!”
1부-4장(끝)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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